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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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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Mansindo_(萬神圖),_early_19th-c._Korean_shamanic_painting.jpg
한국 신화 속 32위의 신을 묘사한 1800년대 초반의 만신도

1. 개요2. 역사3. 우주관4. 창세신화
4.1. 창세가4.2. 마고 창세신화4.3. 창조신과 지배신 대립 (이승과 저승 분리)4.4. 태양, 달, 별 탄생 (우주와 환경 완성)4.5. 하늘신과 땅신 결합 (문명 탄생)
5. 건국 신화
5.1. 고조선 단군 신화5.2. 부여 건국 신화
5.2.1. 고구려 건국 신화5.2.2. 백제 건국 신화
5.3. 신라 건국 신화5.4. 가야 건국 신화5.5. 후백제 건국 신화5.6. 고려 시조 신화5.7. 제주 탐라국 삼성혈 신화
6. 신화속 장소들
6.1. 천상: 신적 세계6.2. 이승: 현실 세계6.3. 지하: 지저 세계6.4. 저승: 영적 세계
7. 8. 신앙9. 고대 신화
9.1. 고구려 신화
9.1.1. 고구려 신화 속 신들
9.2. 백제 신화
9.2.1. 백제 신화 속 신들
10. 민담, 설화, 전설
10.1. 남매혼 홍수 신화10.2. 밀 기원 전설10.3. 동해 전설들10.4. 여우누이10.5. 인물과 장소에 얽힌 민담들10.6. 문조물
11. 요괴12. 연구 실태와 한계
12.1. 신화소와 계보 미비12.2. 창세신화 미비12.3. 무교, 불교, 도교 혼합12.4. 고유 이름 유실
13. 관련 창작물14. 관련 문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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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한국 신화()는 대한민국에서 전해내려오는 신화를 일컫는다. '우리 신화'라 하기도 한다.

2. 역사

한국 신화는 집대성된 경전이 따로 있지 않고, 전근대에 다른 사료를 통해 기록된 비중도 적어 입에서 입으로 구전된 것이 대부분이며, 불교와 혼합되거나 무교, 대종교와 같은 한국계 종교의 바탕이 되었다. 일상적으로도 속담이나 격언, 전래동화 등의 이야기로 한국인들의 문화 속에 어느 정도 자연스레 녹아들었다. "말 안듣는 아이는 망태 할아버지(혹은 삼신할미호랑이)가 잡으러 온다."와 같은 말이나 해나 달을 보며 좋은 일이 있기를 기원하는 것이 그 예.

현대에는 시대별, 지역별 한국 신화 근원소들을 연결하고 특유의 구전문학이 지닌 특징에서 가치를 재발굴하려는 노력이 이루어지고 있다. 특히 20세기로 들어서 그동안 거의 소외되어 왔던 제주도 신화들을 국문학자들과 신화학자들이 발굴하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여서 지금은 제주도 토착 신앙인 천지왕과 대별왕 등의 이야기가 네이버 웹툰 신과함께에서 소개되는 등 인지도가 꽤나 올라갔다.

그러나 문서에 실린 구전자료의 상당수는 20세기 근현대에 무속인들의 이야기를 조사한 결과라는 점은 한계이다. 이런 이야기에 나오는 특징 전부가 긴 세월 한국에서 이어져 온 전통일거라고 속단하거나 전국적으로 널리 퍼진 한국 신화라고 바로 단정해서는 안된다.[1] 일부 지역에서만 받아들여졌거나, 조사된 무속인들이 신화를 왜곡시켜 전달했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이런 문제를 잘 고려하는 것은 신화를 분석할 때 중요한 문제다.

3. 우주관

한국 신화는 정제되고 통합된 우주관이 미약하나, 오늘날 신화학 연구자들은 각지에서 채록한 설화들을 바탕으로 한국 신화의 우주를 형성하는 신화를 크게 세 가지 분류로 나누고 있다.

1. 자연 신화: 미륵/마고/선문대. 창조신. 자연신들.
2. 천상 신화: 환인/석가/상제. 우주의 행정 체계에 포함되는 신. 문명신. 인격신들. 대별왕과 소별왕처럼 2세대 신이 저승과 이승의 통치권을 두고 다투기도 한다.[2]
3. 저승 신화: 삼신할미/감은장아기. 우주의 순환 체계에 종사하는 신. 저승신/지하신들.[3]

한국 신화는 위의 세 가지 분류 아래 다양한 신들이 우주를 형성하고 있다. 우리들이 사는 현실은 '이승'이라고 일컫는다. 이승은 곧 현실의 우주이며 해/달/별과 같은 우주의 천체들이나 산/강/바위와 같은 각 세상의 명지(名地)들은 신들끼리 구역 다툼, 벼슬 다툼을 벌이는 온갖 사건의 중심이 된다.[4] 제3의 세계인 용궁은 현실(이승)과 가까운 바다에 있지만 물과 바다로 갈라진 일종의 다른 세상에 자리한다. 마지막으로 신들의 정부가 되는 천상에서 이러한 싸움과 행정 업무를 조율한다.

한국 신화는 전형적 문명 신화로 구조와 발달과정은 다른 신화들과 큰 차이가 없다. 자연신들은 우주를 창조하고 사라지거나 문명신들의 부하로서 부임받거나 저승의 신이 된다. 천상신들은 자연을 제압하여 우주의 행정 체계를 만들어내고 문명신들을 관리한다. 저승신(지하신)들은 생명을 순환시키는 저승과 지하를 관리한다.

한반도 전역에서는 오방색의 가 중요한 느낌으로 일치하며 신들이 나라를 세우고 투닥거리는 과정에서 온갖 사건이 벌어지는 형태를 띠고 있다.

4. 창세신화

전근대 이전 기록에 나타나는 한국의 창세 신화는 찾아 보기 힘든 편이다. 그나마 고려시대의 문조물(問造物)등의 자료를 통해 조물주에 대한 관념이 고려에도 퍼져 있었다는 것을 추측할 수 있다.

4.1. 창세가

한국 창세신화 중에서 널리 알려진 자료로 1930년에 간행된 《조선신가유편》에서 20세기초 함흥 지역의 김쌍돌이라는 한 무속인의 구연 자료를 출처로 하고 있다. #
하늘과 땅이 나뉘지 않은 상태였다가 하늘이 가마솥 뚜껑처럼 볼록하게 도드라지자 그 틈새에 미륵이 땅의 네 귀에 구리 기둥을 세워 천지가 분리되었다. 이 시절에는 해와 달이 둘씩 있었는데, 미륵이 해와 달을 하나씩 떼어 북두칠성과 남두칠성 그리고 큰 별, 작은 별들을 마련했다.

미륵은 칡넝쿨을 걷어 베를 짜서 칡 장삼을 해 입었다. 그런 연후에 물과 불의 근본을 알아내기 위하여 쥐를 잡아 세 차례 무릎 뼈를 때리며 물과 불의 근본에 대해 물었다. 쥐로부터 대답을 들은 미륵은 금덩산으로 들어가서 차돌과 시우쇠를 톡톡 쳐서 불을 만들어 내고, 소하산에 들어가서 샘을 찾아 물의 근본을 알아내었다. 미륵이 금쟁반․은쟁반을 양손에 들고 하늘에 축수하여 하늘로부터 금벌레․은벌레를 다섯 마리씩 받아, 각각 남자와 여자로 변하여 다섯 쌍의 부부가 생겨나 인류가 번성하게 되었다.

미륵이 인간 세상을 다스리고 있을 때에 석가가 등장하여 미륵에게 인간 세상을 내놓으라 했다. 미륵은 석가의 도전을 받고 인세 차지 경쟁을 하게 되었다. 미륵이 계속 승리하자 석가는 잠을 자면서 무릎에 꽃을 피우는 내기를 제안하고, 미륵이 잠든 사이에 미륵이 피운 꽃을 가져다 자기 무릎에 꽂아 부당하게 승리한다. 미륵은 석가에게 인간 세상을 내어주고 사라진다. 석가의 부당한 승리로 말미암아 인간 세상에는 부정한 것들이 생겨나게 되었다.

거인(미륵)에 의한 창세설화다. 미륵이 불과 물을 얻는 내용은 굉장히 희극적폭력적인데, 이는 구술하는 무당에게서 만들어진 희화화라고 생각하고 있다. 부도지로 인해 신화소가 오염된 마고할미와는 달리 이쪽은 불교적 명칭을 제외하면 그나마 오염이 덜한 신화소로, <창세가>의 내용은 마이다르 보르항과 샥즈무니 보르항이 등장하는 몽골의 창세신화와 일본 류큐의 아마미 군도에서 전승되는 창세신화와도 내용상 공통유형에 속한다. 아울러 중․동부 유럽을 포함한 지역과 슬라브 민족들 사이에서도 이와 유사한 창세신화가 활발하게 전승되고 있어 비교신화학적 관점에서 중요시되는 자료이다.

창조신이 하늘에 빌거나 동물에게 세상의 창조법을 묻는 것은 어색해보일 수 있지만 한국 신화는 체계적 학자들이 아니라 20세기의 민간 주술사제들의 구술을 기록한 것이므로 당연한 현상이다. 불과 2~3세기 전의 무교 신화조차 실제로는 어떤 설화였을지 알기가 어려운 실정이다.[5]

원래 불교에서는 미륵을 먼 미래에 나타나 중생을 구제할 부처로 여긴다. 그러나 한국 신화에서는 태초에 천지만물을 창조한 신의 이름으로 쓰였다는 사실이 역설적인 부분이다. 참고로 대승 불교에서 창조자로 숭상하는 존재는 비로자나불이다.

창세가는 몽골, 튀르키예, 헝가리 등지의 신화세계관을 공유한다는 분석도 있다.

4.2. 마고 창세신화

마고할미의 창세를 다룬 신화. 마고라는 명칭은 전국에 분포하고 있으며, 마고의 창세설화는 여러 판본이 있다. 설문대할망, 노고할미 등 제주도에 전해지는 여성 거인신화도 마고 신화와 궤를 같이한다는 해석이 많다.
이 세상의 처음에는 암흑뿐이었다. 오랜 세월이 지난 뒤에 하늘과 땅이 나누어졌다. 다시 오랜 세월이 지난 뒤에 한 줄기 빛이 나타나 하늘에 비치자, 그 속에서 8가지 소리가 생겨났다. 다시 8가지 소리들이 몇 천만 번 변화하여 하늘의 해와 달과 별들이 생겨났다. 이 시대를 선천시대라 한다. 다시 수천만 년이 지나자, 8가지 소리들이 다시 수천만 번 변화하여 마고(麻姑)가 태어났다. 마고는 이 8가지 소리들을 가지고 다시 마고성을 지어 그 안에서 살았다. 이 성은 지상에서 가장 높은 성으로, 실달성보다 더 높은 허달성 위에 있었다. 이 시대를 짐세시대 혹은 중천시대라 한다.
특이하게 소리가 창세를 했다는 신화다. 실마릴리온?

단, 위의 전승이 나온 책이 1986년 출간된 부도지이기 때문에 신화의 전문을 그대로 믿지는 않고 있다. 현대에는 부도지 이외에도 마고를 자연신이자 대지모로서 믿었다는 증거들이 연결되면서 최소한의 가치만을 인정하는 정도에 머무르고 있다.
아주 먼 옛날, 해도 달도 없이 어둡기만 한 세상에 마고라는 거인이 살고 있었다. 그녀는 매일 잠만 잤는데, 그녀가 코 고는 소리가 어찌나 크던지 하늘이 땅에 내려앉고 땅은 하늘의 무게를 지탱하지 못하여 갈라졌다. 하늘이 떨어지는 바람에 별들도 질서를 잃고 우르르 떨어져 세상은 혼란에 빠지고 말았다. 마고는 세상이 엉망이 된 줄도 모르고 계속 잠을 자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마고는 오줌이 마려워 잠에서 깨어났다. 마고가 잠자리에서 일어나 기지개를 켜니 땅에 떨어진 하늘이 밀어올려져 제자리로 돌아갔다. 그러자 해와 달이 제자리로 찾아갔고, 다른 별들도 모두 제자리로 돌아갈 수 있었다.

별들 사이에 뒤엉켜 있던 구름과 비가 어디 있을 데가 없어지니까 땅으로 쏟아져 내리기 시작했다. 대홍수가 나서 사람들은 갑자기 솟아오른 산으로 피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까마득히 높았던 산은 사람들의 무게에 눌려 쉬익 소리를 내며 내려앉기 시작하였다. 그래서 땅으로 다시 내려오지 않을 수 없었다. 내려와서 보니 높이 솟았던 산의 정체가 바로 마고의 무릎이었다. 제주도에선 산을 오름이라고 하는데 마고가 무릎을 올려 세워 생기게 되었다는 뜻이 있다. 사람들은 말을 타고 마고의 발끝을 보러 달려갔다. 하지만 마고의 정강이에도 못 갔다.

마고가 드디어 오줌을 누니 오줌이 흘러 강물이 되고 바다가 되었다. 오줌을 눈 후에 마고는 아직도 잠이 덜 깨서 또 잠들고 말았다. 한라산을 머리에 베고 오른발은 동해로 뻗고 왼발은 서해로 뻗어 걸쳤다. 잠에서 깬 마고는 심심해서 두 발로 물장구를 쳤다. 출렁이던 물은 땅을 덮쳤고, 사람들은 물을 피해 산으로 올라갔다. 마고는 다리 아래에 놓여있는 땅을 내려다보았다. 손으로 땅을 긁으니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온 곳은 산맥이 되었고 푹 패인 곳은 강이 되었다. 이리하여 마고의 국토가 만들어졌다. 이 국토가 오늘날 우리가 살고 있는 한반도다.

한참 일을 한 마고는 깊은 한숨을 쉬었다. 마고가 내쉰 한숨은 태풍이 되어 나무와 바위를 날려버렸다. 그래서 아무것도 남지 않은 황막한 만주 벌판이 생겼다. 마고는 음식을 만들어 먹을 줄을 몰랐다. 그때는 아직 농사가 시작되지 않았던 것이다. 마고는 아무거나 닥치는 대로 먹었다. 그녀가 커다란 산을 뽑아 먹으니 이가 아프고 맛이 없어서 도로 뱉어버렸다. 그녀가 버린 큰산은 북쪽에 박혀 백두산이 되었고 작은산은 남쪽에 떨어져 한라산이 되었다. 이렇게 한반도가 오늘과 같은 형태로 완성되었다. 그 뒤로 마고의 얼굴은 아무도 볼 수가 없었다고 한다.
제주도를 비롯한 곳곳에 퍼져있는 창세신화로서 북유럽 신화이미르중국 신화반고 등과 같은 거인신, 대지모신적 성격을 지닌 설화이다. 설문대할망이나 노고할미 설화 등이 이와 유사한 내용을 담고 있다. 부도지의 창세신화 역시 거인신 마고의 신화소들을 응용한 것이 아닌가 추측할 수 있지만 부도지부터가 검증되지 않은 책이기 때문에 역으로 마고할미의 신화소가 오염되는 촌극을 빚고 있다... 거인 여신 설화는 전국적으로 확인되고 있는 만큼 소리 창조를 주장하는 부도지의 설화보다 원전에 가까울 가능성이 매우 높다.

4.3. 창조신과 지배신 대립 (이승과 저승 분리)

두 명의 주신이 세상을 지배할 권한을 두고 경쟁하는 단계의 신화다. 전국에 비슷한 이야기가 있다. 끝내는 이승(인간세상)과 저승(우주)가 분리되는 구조를 설명하는 신화다. 미륵석가, 대별왕과 소별왕(또는 대한국과 소한국), 혹은 삼신할미와 저승삼신이 등장하는 이야기가 있다.

아래의 미륵과 석가의 차지 경쟁은 1930년에 발간된 손진태의 《조선신가유편》에 실려 있는 이야기이며, 대별왕과 소별왕 이야기는 1968년에 나온 진성기의 책 《남국의 무가》에 실려있는 이야기다.

1. 미륵과 석가의 차지 경쟁
미륵이 이 세상을 만들었을 때 참으로 잘 만들어서 석가가 보고 욕심을 내어 '이 땅을 자신이 가지겠다'고 선언했다. 이에 미륵이 재주를 겨루자 하여 석가와 겨루었는데 석가가 두 번을 졌다는 이야기도 있고 승패를 교환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그리고 마지막 배틀은 꽃 피우기였는데, 미륵석가가 꽃을 피워 더 크게 핀 꽃을 피운 사람이 이기는 내기였다. 둘이 배에 꽃을 올려놓고 있었는데 미륵이 잠깐 존 사이에 석가가 꽃을 바꿔치기해서 이기고, 미륵이 그래, 니가 한 번 해 봐라, 라고 해서 석가가 이 세상을 다스리게 되었다. 그런데 석가는 사기치기를 좋아했기 때문에 이 세상이 조금 암울해졌다.[6][7]

다른 판본에는 이후 석가가 미륵을 찾아 도움을 요청하려고 자신의 제자들과 함께 떠났는데, 여행 중간에 배가 고파지자 석가가 사냥을 해서 제자들과 그 고기를 나눠먹으려 했다.[8] 그러자 석가의 제자 중 두 명이 "나는 성인이 되겠다!"면서 고기를 내팽개쳤고 돌과 소나무가 되었다고 한다. 미륵이 싸움에서 패하고 승천하여 얼굴은 해와 달이 되고, 얼굴의 눈은 샛별이 되고, 코는 삼태성이 되고, 귀는 북두칠성이 되고, 배는 푸른 하늘이 되고, 몸은 대지가 되었다고 이야기하는 판본도 있다.

석가는 현세의 부처이고 미륵은 미래의 부처다. 그러므로 현세의 총체적 난국을 부정하고 다음 세상이 되면 좋아 질거라는 무당의 굿거리 사설에서 나온 특이한 신격들이다. 하지만 이 신화에서 등장하는 신들은 불교의 부처도 아니고 석가를 굉장히 천박하게 그리고 있는데, 이것은 불교 세력이 만든 신화가 아니기 때문이다.[9]
2. 대별왕과 소별왕 이야기. (천지왕 본풀이)
옛날에 천지왕이라는 하늘의 제일신이 있었는데 지상에 수명장자라 하는 개차반이 있어서 사람들을 괴롭히고 다녔다. 그래서 내려가서 혼내주자고 생각하고 우선 시험하러 갔는데 수명장자에게 처절하게 거절당하고 나와 당금아기라는 미인의 집에서 머물게 되었다. 그리고 당연한 수순으로(?) 하룻밤을 보내게 되고 집을 떠날 때 아들이 태어나면 첫째를 대별왕 둘째를 소별왕이라 하고 씨앗을 주면서 이걸 심어 하늘에 올라오게 하라고 하며 증표도 남겨 주었다.

아들 쌍둥이가 태어나 어느 정도 자라자 어머니 당금아기가 증표와 씨앗을 주며 아버지 이야기를 해 주었고, 두 아들은 하늘로 올라가서 왕자리를 받고 형이 이승, 동생이 저승을 다스리게 되었다. 그런데 동생이 이승이 탐이 나 형에게 부탁했고, 형은 쾌히 들어주었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대결을 벌였다는 이야기가 많다. 동생이 석가처럼 꽃에게 속임수를 쓰고 결국 동생이 이승을 다스리고 형이 저승을 다스리게 되었다. 판본에 따라서는 대별이 소별의 속임수를 간파하고 재시합을 요청하지만 계속계속 사기를 치는 바람에 대별왕이 그 끈기에 밀려서... 저승을 맡는다는 이야기도 있다.

공통되는 요소는 1) 세 번의 대결, 2) 마지막 다툼이 꽃을 피워내는 것, 3) 경쟁 과정에서 속임수가 있다는 점이다. 2명의 주신들이 벌이는 대결/이승의 모순성/우주를 관리하는 행정 체계의 형성이 라는 전개들이 매우 유사하기 때문에 학계에서는 같은 계통의 설화로서 분류한다.

한국 신화의 미륵이 창조신을 상징한다는 점은 한반도 전역에서 일치하는 사항이기 때문에 별 이견이 없다. 또한 미륵이 승천 후에 하늘이 된다는 요소를 보면 한국 신화에서 미륵은 자연 그 자체를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미륵의 원형이 되는 힌두교의 미트라는 모성애와 창조여신의 성격을 지니는데, 우리나라의 신화의 미륵에게도 이러한 경향이 강하다.

반면 석가/소별왕은 미륵과는 달리 꽃을 피우는 창조 능력은 없지만 하늘과 땅을 분리하는 역할을 맡거나 이후에 미륵이 만들어놓은 자연을 각종 사기를 쳐서 지배한다. 즉 석가/소별왕은 인간과 문명, 그리고 대지모신을 제압하는 천상의 남성신에 대응한다고 풀이할 수 있다.

한국 신화에서 미륵/창세신은 자연법칙을 의미하고 석가/소별왕은 문명화한 인간을 뜻하는 인격신이라는 것이다. 끝내 위의 설화는 문명화해가는 세상에의 진단이라고 볼 수 있는데, 공정한 자연신(미륵/대별왕)을 정복하려는 이기적 인간의 문명(석가/소별왕) 때문에 세상의 온갖 문제가 생겨나며, 이는 문명이 세상을 지배하는 한 사라지지 않는다는 의미가 나타난다고 보기도 한다.

또한 대결에서 밀려난 미륵/대별왕은 각각 자연 그 자체가 되거나 저승의 왕이 된다는 점에서 인간 세상과 신들의 세상이 나누어지는 설화로 분류하기도 한다. 창조신에게 붙은 미륵이라는 이름은 구세주 신앙이 흡수된 흔적이며 대별왕이 다스리는 저승이 이승보다 살기 좋다는 점을 볼 때 옛날 사람들은 현세의 모순적 삶 이후에는 비교적 공평하고 합리적인 우주구조가 있기를 희망하는 심리가 깔려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4.4. 태양, 달, 별 탄생 (우주와 환경 완성)

활로 태양을 쏘는 사양(射陽)설화이다. 태양과 별을 조절하여 우주를 현재의 지구처럼 만들어 환경을 완성시키는 단계의 설화다.

외국과 다른 점은 한국은 반드시 해와 달을 동시에 조정한다는 것이 차이점이다. 한국 신화는 공통으로 해와 달을 동등하게 취급한다.
1. 대별왕과 소별왕 에필로그: 하늘을 조종하여 별이 생기다
능력도 성품도 부족한 소별왕은 능력이 부족해서 지상을 다스리지 못했다. 결국 저승을 다스리는 대별왕이 틈틈히 동생을 위해서 교육을 시켜준다. 이러한 과정에서 해와 달이 갑자기 두 개 있어서 세상이 너무 뜨겁기 때문에 형이 대신 쏘아서 떨어뜨려준다는 것으로 대별왕&소별왕의 이야기는 끝을 맺는다.

혹은 대별왕이 불개를 시켜서 2번째 해와 달을 먹어치우게 하거나, 형제가 사이좋게 대별왕이 해를 떨어트리고 소별왕이 달을 떨어뜨렸다는 결말도 있다.[10]
2. 민담과 동화 해님달님 오누이 이야기: 태양과 달
'떡 하나 주면 안 잡아먹지' 하면서 나타난 호랑이가 결국 엄마를 잡아먹고, 집까지 쳐들어가서는 오누이를 잡아먹으려고 한다. 이때 오누이가 하늘에 빌어서 동아줄을 타고 올라간다. 누이는 밤을 맡아서 달이 되었으나, 밤이 무서워서 견디지 못했다. 그러자, 오빠가 누이에게 낮의 시간을 비추는 해의 신이 되라고 했다. 누이는 해의 신이 되었으나, 이번에는 사람들의 시선이 부끄러워서 사람들이 쳐다보지 못하도록 볼을 새빨갛게 빛내고 있다.
3. 일월 놀이 푸념
달이 여성신, 해가 남성신인 설화다. 궁산이란 총각이 명월각시에게 반해 열렬한 구애로 결혼한다. 문제는 궁산이가 명월각시를 너무 사랑해 일도 안 하고 명월각시 곁에만 있는 것이다. 굶을 지경이 되자 각시는 자신의 그림을 그려주며 이것을 보면서 일하라며 궁산이에게 나무를 시킨다. 그런데 궁산이가 그림을 걸어놓으니 그림이 바람에 날려 어느 선비의 앞에 떨어지고 선비는 이것을 보고 각시에게 반한다. 선비는 각시를 차지할 요량으로 궁산이를 꾀어 자신은 아내를 걸고 도박을 하게 한다. 당연히 궁산이는 지고 명월각시는 끌려갈 판이 되자 명월각시는 꾀를 내어서 몸종을 자신이라고 속이기로 한다. 하지만 선비가 '남의 아내를 끌고가면 평생 원수가 될테니깐 저 몸종이나 데려가겠소' 라고 하는 바람에 결국 명월각시는 끌려가게 된다. 명월각시를 잃은 궁산이는 거지가 되어버린다.

한편 선비에게 끌려간 명월각시는 이후 웃지도 않고 입을 싹 닫아버린다. 답답해진 선비가 제발 웃어달라 하니깐 명월각시가 거지잔치를 열어달라고 요구한다. 사흘짜리 잔치를 열었는데 궁산이는 첫날과 둘쨋날은 자리를 잘못 잡아 하나도 못 먹고 셋째 날에 겨우 음식을 먹는다. 그런데 명월각시가 갑자기 폭탄선언을 한다. 구슬옷을 던지며 누구든지 이걸 입으면 자기 신랑이라는 것이다. 온 거지가 달려들지만 입을 수 없었는데 궁산이가 가볍게 들어 걸치자 몸이 붕 떠올랐다 내려온다. 선비는 당연히 가만히 있지 않고 옷을 입는데 옷을 입으니 하늘로 붕 떠올랐다. 그런데 옷을 벗을 줄 모르던 선비는 계속 올라가기만 했고 결국 하늘에서 솔개가 된다. 명월각시와 궁산이는 다시 만나서 살다가 사후에 일월신이 되었으며, 그 뒤 궁산이가 해가 되고 명월각시가 이름처럼 달이 된다.

해당금이 문서도 참고.

한국에서는 이렇게 민담형식의 유사한 이야기들이 무속으로 집대성되어서 소개되고 있다. 여성 신격들이 등장하는 설화에서 주목할 신화소는 바로 과 밧줄과 천. 옷은 선문대할망이나 연오랑과 세오녀 등의 여러 전설에서 등장하는 요소로서 창조여신이 문화를 창조하는 은유성을 나타난다. 세오녀 신화에서도 세오녀의 옷감이 신비한 힘으로 신라의 일월을 되돌리고, 위의 명월각시의 구슬옷도 궁산이를 태양신으로 만들어준다.

4.5. 하늘신과 땅신 결합 (문명 탄생)

하늘에서 내려온 남신과 땅에서 태어난 여신이 결합하는 신화다. 단군 신화의 환웅웅녀, 대별왕과 소별왕 이야기의 천지왕과 당금아기의 결합, 고구려의 해모수유화부인의 결합 등. 전 세계 대다수 신화에서 보이는 형식의 설화이며, 한국에서 가장 유명한 단군신화 초반부 환웅과 관련한 내용이 여기에 든다. 이후로는 문명 국가가 탄생하는 건국 신화들로 연결된다.

5. 건국 신화

상기한 무가 계통 신화와 달리 중국 신화의 신들이 언급되어 도교의 영향을 많이 받은 것으로 나타난다.

5.1. 고조선 단군 신화

석제 환인(釋帝 桓因)의 서자 환웅이 어느 날 하늘에서 땅을 굽어보고 '저기가 다스릴 만하구나'라고 해서 아버지의 허락을 받고 3천 명의 신하를 데리고 신단수에 내려온다.
이후 호랑이이 찾아와 자신들을 인간으로 만들어 달라고 요청하여 마늘을 주며 100일간 먹으면서 햇빛을 보지 않으면 인간이 된다 하였는데, 호랑이는 먹다 지쳐 나가고 은 남아있어 삼칠일(三七日=21일)만에 아름다운 여자가 되었다.
이후 이 여자가 아이를 낳고 싶어 환웅에게 다시 빌자 환웅이 인간의 몸을 하고 결합하여 단군이 태어났다.
단군고조선을 세웠으며 약 1000~2000년(기록에 따라 조금씩 다름)을 다스리다가[11] 신선이 되었다.
한국에서 가장 잘 알려져 있는 신화. 모든 면에서 깔끔하게 하늘-문명-인간을 정리한다. 다만 단군 신화는 어디까지나 건국 신화지, 창세 신화나 인간 탄생 신화가 아니다. 실제로 단군이 등장하기 훨씬 이전에도 이미 천지, 즉 세계는 완성되어 있었고 인간들도 존재했다.[12][13]

5.2. 부여 건국 신화

해모수가 하늘에서 지상으로 내려와 부여를 건국했고 부루왕에서 금와왕으로 이어졌다는 신화와, 동명왕 신화가 있다.

부여, 동명왕, 해모수 문서 참고.

5.2.1. 고구려 건국 신화

동명성왕 문서 참고.

그런데 해당 문서를 참고하면 알 수 있듯 부여의 동명왕 신화와 고구려의 동명성왕 신화가 그 내용이 거의 확장팩이라 해도 될 정도로 비슷하다. 그리고 초기 기록에서는 동명과 주몽을 서로 다른 사람으로 구분하는데 나중에는 둘을 같은 사람처럼 혼용하는 기록이 등장하기도 한다. 이는 고구려가 고대 국가로 자리를 잡는 과정에서 더 먼저 존재했던 부여 신화를 차용했기 때문이라는 설이 제기되고 있다.

5.2.2. 백제 건국 신화

백제 건국 과정은 여러 버전이 전해지는데 부여와 고구려 신화의 에필로그다. 다만 백제 건국 과정은 부여, 고구려 부분을 제외하고 보면 신적인 능력이 등장하지도 않고 초월적인 사건도 없고 완전히 현실 사람들 이야기 뿐이라 그냥 역사기록이지 신화가 아니라는 관점이 많다. 심지어 연구자에 따라서는 (로물루스 탄생 년도를 로마제국 수립 이후에 원로원에서 '지정'했듯) 신화 패러다임이 무너지고 난 후대의 창작이라고 보기도 한다.

5.3. 신라 건국 신화

초기에 박씨, 석씨, 김씨가 왕을 번갈아 맡았다는 문헌 기록처럼 각 성씨의 시조인 박혁거세, 석탈해, 김알지 신화가 각각 따로 전해지고 있다. 혁거세와 알지는 하늘에서 내려온 알에서 태어났다는 천손 난생 신앙을, 탈해는 외국에서 바다를 건너왔다는 신화로 전해진다. 석탈해 신화는 석탈해가 신라로 도착하기 전에 가야에 먼저 도착해 수로왕과 겨뤘다는 식으로 가야 신화하고도 엮인다.

5.4. 가야 건국 신화

삼국유사에 수록된 구지가와 얽힌 6개의 알 신화와, 신증동국여지승람에 수록된 가야산정견모주의 아들 신화 2가지가 전해진다. 전자는 김해 금관가야 중심의, 후자는 고령 대가야 중심의 신화로 추정되고 있다.

5.5. 후백제 건국 신화

삼국유사에 수록되었으며, 광주 북촌의 부잣집 딸이 밤마다 찾아오는 사람과 관계하여 견훤을 낳았는데 알고 보니 그 사람은 지렁이였다는 것이다. 이는 본래 이야기였는데 후백제가 패배한 후 지렁이로 격하해 전해졌다는 설도 있다.[14]

5.6. 고려 시조 신화

고려사에 기록된 것으로 왕건의 먼 조상 호경이 산신과 혼인한 것, 작제건서해 용왕의 딸(원창왕후)과 혼인하여 왕건의 아버지를 낳았다는 것이다. 그런데 작제건 설화는 신라의 거타지 설화를 복붙한 것이 확실하기 때문에 이는 고려왕조가 세워진 후, 원래 신라의 지방 호족에 불과하던 왕건 가문의 조상들을 대단한 사람으로 우상화하기 위해 다른 신화를 복붙해 윤색한 흔적으로 추정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5.7. 제주 탐라국 삼성혈 신화

탐라국의 건국 신화. 삼성혈에서 양을나, 고을나, 부을나라는 삼신인 형제가 솟아나왔다. 이후 바다를 건너 온 신부들을 각자 맞이하여 제주도를 다스려 양(良->梁)씨, 고(高)씨, 부(夫)씨의 시조가 되었다는 이야기다. 특이하게도 삼국 건국 신화와 달리 남자가 땅에서 솟아나와 그 후 바다에서 건너 온 여자를 받아들인다. 땅에서 나온 남자(목축) + 바다에서 건너온 여자(농경)라는 특이 조합이다. 이 삼성혈 신화는 동남아계 신화와 유사하다고 한다.

6. 신화속 장소들

파일:한국신화세계.jpg
한국 신화의 세계관
보통 한국 신화에서 신들이 사는 나라들은 천상저승, 지하 어딘가에 존재하는 지역들이며, 각 이야기마다 다양한 나라와 거주민(신)들이 있다. 각 나라들의 이름은 주민들이 상징하는 개념과 연관된 단어들을 조금씩 섞어서 변형하는 방식으로 만들어진다.

중세 이후의 한국 신화에서 등장하는 다양한 신격이나 설정들은 안락국 이야기가 만들어진 시기부터 일치하는 점이 많다. 특히 중세 이후의 무당들은 필요할 때마다 '옛날 어떤 나라'라는 식으로 신들의 출생지를 지어냈고 이에 따라서 무당들의 굿거리마다 생소한 신들의 나라가 하나둘씩 존재하기도 한다.

6.1. 천상: 신적 세계

하늘은 인간세상(이승)을 관리하는 장소이며, 문명신들의 정부 조직이 위치하는 공간이다. 천상의 신들은 독립성이 강한 몇몇 집단을 제외한 거의 모든 세상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 하지만 영향력이 확고하지는 않은데, 한국 신화는 워낙 신들의 나라가 중구난방인 데다 하늘에서 파견할 수 있는 신령은 한정되어 있어서 지상의 괴물이나 심술쟁이들을 처리하지 못해서 쩔쩔매는 모습도 자주 볼 수 있다.

천상계에 속하는 신들은 거의 모든 문명신들이며, 이승에서 사는 신들도 천상의 명령에 따르는 편이다. 이승은 인간과 문명의 공간을 상징하는 영역이기 때문이다. 각 집마다 위치하는 가택신들도 천상계통의 명령을 들으며, 심지어 부엌이나 공방에 깃드는 잡다한 신령들도 천상에서 부임하거나 일자리를 얻은 관계이다. (인간 문명에 연관된 신들이므로.)

6.2. 이승: 현실 세계

인간이 사는 세상이다. 대다수의 신화와 전승에서는 일관되게 이승과 신들의 세상을 구분하고 있다. 이승은 좁게 보면 인간들이 사는 마을이기도 한데, 이는 고대부터 마을 하나가 나라였던 점을 반영한다는 설도 있다. 장승이 마을의 수호자인 동시에 저승길의 수호자라는 점도 이와 같다.[15]

이승은 주로 하늘신(문명신)들의 정부가 관리직 신들을 파견하거나 직접 관리하는 장소이다. 이승을 처음 분리하여 가졌던 소별왕/석가/문명신들은 저승에 처음으로 부임했던 신들보다 부족하다는 언급이 많다. 보통 한국, 중국, 인도, 동해 등 실제로 존재하는 지역에서 모티브를 가져온 경우가 많다.

6.3. 지하: 지저 세계

땅밑에 존재하는 세상으로 지하국이라고도 부른다. 보통 지하세계라고하면 저승과 동일하게 보는 타국의 신화들과는 다르게 저승과 아예 별개의 세상이다. 즉, 이곳에 사는 생명체들도 죽으면 저승으로 간다. 지하를 다스리는 '지부사천대왕'은 천상의 하늘신에 견줄만하다고 한다.[17]

전체적으로 어둡고 거친 분위기에 기괴하고 험악한 생명체들이 살고있다. 또한 지하에는 지하국의 수도가 되는 지하도성, 지하국 생물의 원천인 종남산, 사실상 몬스터에 가까운 흑룡이라는 신들이 거처하는 흑룡굴 등이 존재하며 신, 인간, 괴물 등이 서로 섞여서 산다.

6.4. 저승: 영적 세계

한국 신화의 저승은 생명의 순환을 이루는 여러 세계의 중간쯤 되는 모호한 공간이다. 이곳은 불교의 천국인 극락, 지옥과도 연결된다. 하지만 서천꽃밭이나 안락국 이야기에 나오는 한국스런 무속 세계관처럼 보이는 요소가 많다. 또한 불교+도교+한국 설화의 특성이 결합된 복합 공간으로 등장한다.

간혹 저승=지옥이라 생각하는 일도 있는데 절대 그건 아니다. 한국 신화에서의 지옥이란 저승에 위치해 있으며 저승에 부속되어 있는 지역이다. 지옥은 죽은 사람이 생전의 죄를 심판받고 처벌받는 공간이고 저승은 말 그대로 신화 세계의 한 지역이자 생명의 탄생과 순환을 관장하는 세계다.

사실 지옥이라는 개념 자체가 불교의 영향을 강하게 받아 만들어진 것이라고도 볼 수 있다. 불교가 들어오기 전의 한국 신화에서 저승은 죽은 사람이 가서 또 다른 두 번째 삶을 사는 공간이었고, 지옥에서처럼 영원히 끝나지 않는 벌을 받는다는 개념 자체가 없었다. 그렇게 때문에 오늘날도 많은 한국인들이 죽은 사람을 두고 저승에 가서 좋은 사람을 만나서 행복하게 살라는 식의 작별 인사를 하는데, 이것은 바로 무의식중에 한국인들이 가졌던 원초적인 사후세계관을 보여주는 흔적이다. 공교롭게도 이러한 사후세계관은 서유럽의 켈트족들도 가졌는데, 기독교를 믿기 전의 켈트족들은 사람이 죽으면 그 영혼이 저승으로 가서 이승과 마찬가지로 똑같이 살다가 다시 이승으로 돌아온다는 순환적인 사후세계관을 믿었다.

또한 한국의 저승은 사람이 살고 다양한 국가를 이루는 또 다른 세상이다.[18] 이곳에도 식물이나 음식이 존재하며, 설화에 따라서는 신과 인간의 직접 육체 교류도 등장한다... 이곳에 존재하는 신으로는 명계(지옥)에서 망자를 심판하는 불교시왕, 그 중에서도 염라대왕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운명을 담당하는 감은장아기, 영혼의 순환을 담당하는 그 유명한 저승신이자 무조신 바리데기, 마지막으로 지하와 농업에 연관된 신들이 있다.

특이한 신격으로 구삼승할망이 있는데 본래 삼신할미의 역할을 수행하다 저승으로 쫓겨나 삼신할미의 대척점에 위치한 존재가 되었다.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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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에 전해지는 한국 신화는 민중들의 상상력에 따라서 특별한 정리 작업 없이 만들어졌는데, 다양한 세상에서 다양한 신들이 다양한 나라를 이루면서 살고 있다. 큰 신으로 모셔지는 일부 신들을 제외하면 대다수의 신들은 인간처럼 죽음이라는 개념이 존재하는 반신적 존재들이다. 이들은 신이라고는 하지만 사는 모습은 인간들이랑 비슷한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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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신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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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윤복이 그린 혜원풍속도첩의 "무녀신무"
한국 신화의 신들을 믿는 신앙으로는 무교가 있다. 일반적으로는 흔히 무속이라고 불리우며, 한민족과 그 역사를 같이해온 가장 오래된 종교라고 볼 수 있다. 옛날에 마을마다 존재했던 성황당이 대표적인 무교의 성소에 해당한다.

무교의 여성 성직자는 무당이라고 하며 남성 성직자는 박수라고 하는데 이들이 수행하는 종교적 행사를 보통 굿이라고 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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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고대 신화

9.1. 고구려 신화


광개토대왕릉비에서도 나오듯이 '천제지자(天帝之子)'라 하여 '하늘신의 자손[19]'이라는 자부심이 높았으며, 유화부인으로 인해 '물(水)신의 자손'이라는 자부심도 상당하였다. 당연히 조상 숭배 사상도 있었기에 건국신인 주몽은 물론이고 영웅들을 신으로 모시기도 했다. 우리가 신의 자식이니 우리도 신이라는 고구려인들의 패기

기자조선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기자신'을 모셨다는 기록이 있고, 이걸 기록한 중국 측에서는 '음사(淫祠)'라면서 사이비 취급하듯이 표현한 걸로 보아 중국 제사 방식과는 다른 토착 제사 방식으로 고조선과 관련한 누군가를 숭배했을 가능성이 있다.

더불어 벽화들을 통해 고구려에서는 어떤 신들이 있었고 고구려인들은 어떤 믿음을 가지고 있었는지 유추할 수 있다.

횡도개마무사같이 군사적인 것과도 관련 있는 을 생산·가공·운영하는 중공업, 고대 정주민들이 먹고 사는 데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농업 등과 함께 여러 자연을 신격화 한 신앙이 대장장이신, 농사신, 수레바퀴신, 기록신, 해신, 달신, 불(火)신, 마석(磨石)신 등의 모습으로 나타나는 걸 보아 고구려에서는 평소 이런 요소들을 특히 중요하게 여겼음을 알 수 있다. 후기에는 불교나 도교 요소들이 보이기도 한다.

또한 무덤 벽화로 일상 풍경을 그려놓은 걸 보면 고구려인들은 저승에서도 이승에서와 같은 생활이 계속 이어진다는 내세적인 종교관을 가지고 있었던 듯 하다.

파일:고구려 벽화 별자리.jpg 파일:고구려 벽화 북두칠성.jpg

파일:약수리 고분 묘주 부부 벽화.jpg

벽화 곳곳에서는 별자리도 많이 그려놓았는데 특히 북두칠성고조선고인돌에서도 발견되며 이를 신격화 한 칠성신무교무당들이 지금도 비중있게 모시고 있을 정도로 역사가 깊은 한민족의 오랜 신앙이다.

이러한 별자리 벽화들을 보면 고구려의 천문 관측 기술이 상당한 수준이었다는 걸 알 수 있다. 여러 고분 벽화들 중 덕흥리 고분 벽화는 관측한 별자리와 신화 속 세계를 동시에 표현한 것으로 유명한데 북두칠성의 별이 여덟 개로 나타나 있으며 이는 잘 보이지 않는 보성까지 관측하여 그려넣었기 때문이라 한다. 이러한 고구려의 천문학은 이후 천상열차분야지도로 이어진다.

삼국시대 백제가 고구려를 욕할 때 '맥(貊)'과 모양이 비슷한 '박(狛)'을 써서 '박적(狛賊, 짐승같은 도둑놈)'이란 표현을 쓴 적이 있다. 일본에서는 '高麗'와 '狛'을 '코마'라고 발음하기도 하는데 고(구)려에서 전해졌다는 해태 비슷한 동물 석상인 '고려견(高麗犬)'도 '狛犬(코마이누)' 표기를 쓴다. 또한 웅진(熊津)백제어로 '고마나루' 또는 '고마나리'라고 발음하며 일본어로 곰을 '쿠마'라고 발음하는 사례를 연관지어 고구려에서도 고조선처럼 을 숭상하지 않았을까 추측하기도 한다.

이 외에도 고구려의 종교관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보이는 흥미로운 떡밥이 하나 있다. 참고

9.1.1. 고구려 신화 속 신들

9.2. 백제 신화

9.2.1. 백제 신화 속 신들

10. 민담, 설화, 전설

10.1. 남매혼 홍수 신화

온 세상이 물에 잠겨, 각각 암수 한 쌍씩을 빼고 온 생명이 죽게 된다. 이 때 (인간으로)살아남은 것은 오누이었는데 그들은 근친결혼이라는 죄책감 때문에 다른 암수들이 서로 사랑하는 데에도 서로 피하기만 하였다. 그러나 이대로 두면 인류의 대가 끊어질 일이었다.

남매는 각각 서로 다른 곳에서 불을 피워 연기를 냈다. 그러자 두 연기가 동시에 솟아 오르더니 서로 꼬이는 것이 아닌가. "짝을 맺으라는 하늘의 신호다" 그러나 두 남매는 한 가지 더 확인을 하기 위해 맷돌을 굴렸다. 맷돌 역시 합쳐지게 되었다. 남매는 비로소 하늘이 그들의 사랑을 허락(명령)하였다는 것을 알고 서로 짝을 맺으니, 이들 남매에게서 태어난 것이 우리 사람들이라.

홍수라는 자연재해로 세계가 리셋된 뒤의 새로운 시작을 담은 신화다. 남매의 근친상간이라는 금기를 담았으며 비슷한 금기의 달래 전설과는 달리 인류 절멸의 위기에 결국 남매는 근친상간을 범하게 된다. 동아시아의 여러 민족에 퍼져있는 신화로 남매만이 인류의 유일한 생존자고 남매는 최대한 근친혼을 피하려 하지만 결국 하늘의 뜻으로 맺어지게 된다는 공통점이 있다.

10.2. 밀 기원 전설

경기도 양평 땅에 늙고 병든 아버지와 아들이 살고 있었다. 아들은 아버지의 병을 고치려고 좋다는 약을 다 써보았지만 효험을 보지 못하다가 어느 날 중국 북경에 명의가 있다는 말을 듣고 찾아가 병 증세를 이야기했지만 대답이 없어서 할 수 없이 소실을 통해 청을 넣어 사람의 생간 셋을 고아 먹어야 나을 수 있다는 말을 듣는다.

아들은 처음에는 의기소침했지만 아버지를 위해 약을 만들기로 결심한다. 아들은 사람들의 눈을 피해 집에서 멀리 떨어진 의주 근처 고갯마루로 가서 기다렸다. 처음에는 선비가 글을 중얼거렸고 다음에는 중이 염불을 하며, 세 번째는 미친 놈이 낄낄거리고 춤을 추며 올라온 그들의 배를 갈라 간을 꺼낸 뒤 시체는 합장하고 돌아왔다.

약의 효력으로 아버지의 병은 씻은 듯이 나았으며 그 후 아들은 희생당한 사람들에게 사죄하는 제사를 올리려고 기일에 찾아갔는데 무덤 위에 전에 보지 못한 풀이 많이 자라 있었고 어떤 것은 누렇게 익어가고 있었다. 아들은 그 씨앗을 받아와 두어 해 되풀이 심었더니 한 섬이나 되었다. 일부는 빻아 가루를 만들어 먹고 잘 빻아지지 않는 것은 쌓아두었는데 장마가 지난 후 썩어 술이 되었다.

밀에 칼자국이 있는 것은 배가 갈라져 희생당한 사람들의 원혼 때문이며 이렇게 술이 만들어졌기 때문에 술을 마시면 세 사람의 혼이 차례로 나온다. 그래서 처음에는 예의바르다가 다음에는 불공드리는 중처럼 술을 억지로 권하고 마지막에는 미친놈처럼 애 어른도 못 알아보게 되는 것이다.
#

시체에서 곡물 같은 종류가 탄생한다는 것은 세계적으로 발견되는 신화 요소이다. 또 술의 기원을 설명하면서 왜 술이 취하는지도 근거를 부여한다.

10.3. 동해 전설들

한반도 동쪽 바다인 동해가 서해나 남해와는 달리 워낙 수심이 깊고 넓은 곳이라 옛 사람들의 상상력을 자극했던지 고대 한국과 중국의 문헌들을 보면 동해에 얽힌 온갖 신비한 전설과 설화들이 자주 등장한다.

10.4. 여우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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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5. 인물과 장소에 얽힌 민담들

10.6. 문조물

고려시대의 작가 이규보문조물이라는 글에서 자신과 조물주와의 대화를 상상하여 이야기로 썼다. 내용은 이규보가 모기를 너무나 싫어하여 조물주에게 세상을 만들 때 도대체 쓸 데 없는 모기 같은 생물을 왜 묻느냐고 따지는 것인데, 조물주는 나도 내가 세상을 왜 창조했는지 모른다고 대답하며, 내가 왜 조물주인지도 모르겠다고 답한다.

글 자체는 한 작가의 창작이지만, 고려시대 사람들 사이에 퍼져 있던 조물주와 창조에 대한 무신론적인 시각을 어느 정도 보여 준다. 설령 세상을 만든 초자연적인 존재가 있다고 하더라도 그 존재가 꼭 전지전능일 필요는 없으며, 그냥 세계가 왜 생겨났고 무슨 의미가 있는 지도 모르는 채로 세상을 창조했을 수도 있다는 것.

조선시대에도 인정을 받은 글이었는지, 이 글은 조선시대의 동문선에도 실려 있다.

11. 요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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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연구 실태와 한계

한국에서는 대표적으로 가장 잘 알려진 신화로서 관(官)과 민(民), 즉 정부와 민간의 이해가 일치해서 잘 보존된 단군 신화가 있다. 하지만 한국 신화에서 지방 및 우주와 관련한 내용들은 '짜임새 있는 체계'로서 통합성이 부족한 편이다. 당장에 창세와 관련한 신화는 문서로 전해지지 못 했으며, 대다수가 무당들의 구전을 통해서만 전해지고 있다. 즉 여러 왕조를 거치면서 짜임새 있는 비판과 사료를 통합할 만한 역량이 없었던 무당들의 문화에서만 다수의 신화들이 방치되며 사라지거나 왜곡된 신화가 많았다는 점에서 따로 신화 체계를 유지하기에 불리했다.

이런 이유들 때문에 한국 신화는 체계성을 갖춘 족보가 미비하며, 듣는 이들에게 유쾌함이나 교훈을 주기 위한 목적으로 한정한 낱이야기들의 구성률이 높은 편이다. 즉 현대 대한민국으로 이르기까지 민족 신화를 짜임새 있게 통합하려는 시도가 없었던 점이 큰 약점이라고 볼 수 있다. 그리스 신화는 호메로스와 헤시오도스와 아폴로도토스가, 북유럽 신화는 스노리 스투를루손이, 켈트 신화아일랜드 가톨릭 수도자들이 체계적으로 기록하고 편집하여 일관성 있는 통합이 이루어졌으나 한국 신화는 그러한 시도가 없었기에 하나로 연결되지 못하고 여러 신화의 이야기들이 조각조각 떨어진 채로 남게 되었다. 특히 관(官)에 따른 체계성을 지닌 신화가 건국 설화들밖에 없다는 점이나, 근세에 서민 문화의 발전이 충분히 이루어지지 못해 각각의 신화들이 세련된 문학의 형태로 정리되지 못하고 날 것에 가까운 형태를 띠고 있는 점도 지적된다.

한국 고유의 신화와 관련하여 오늘날까지 남은 자료가 얼마 없어 재구성하는데 한계가 있으며, 고유 신화가 완전히 자리잡기 전에 타국의 종교와 신화가 많은 영향을 준 탓에 무엇보다 꽤 높은 신격은 도교불교의 신들이 차지해버린 탓에 한민족 고유의 사상으로 이루어진 신화라는 느낌이 적은 것이 사실이다.

한국 신화는 시대에 따라서 다양한 종교의 영향을 받았다. 현대에 구전되는 창세 설화인 『미륵과 석가』 이야기는 불교의 두 부처를 창조신으로 언급하는데, 이는 무당들이 불교미륵 신앙을 빌려서 살아남았기 때문에 일어난 현상이다.[27] 심지어는 기독교가 들어올 때는 예수를 당신(무당의 신)으로 섬겼던 무당들이 있다.[28]

조선시대에는 유교의 영향으로 무교에 상당히 탄압이 가해졌던 본토에서는 무당설화 상당수들이 쇠퇴했으나 제주도에는 엄청난 숫자의 구전 이야기가 남아 있다. 단 제주도 신화는 지방 신화로만 한정되는 예시도 많으므로 남부계통 신화에서도 꽤 특이한 사례로 다루는 편이다.[29]

일부 신화들은 특유의 친근함 때문인지 아동용 동화책에 수록되어 읽히는 경향이 있어서 정작 현대 한국에서도 신화로 인식하지 못하고 전래동화 쯤으로 여겨진 기간이 길었던 경우도 있다. 이야기 장르의 무분별한 동화화는 소설들도 예외가 아니었지만[30] 신화는 구비문학이라 더욱 이런 경향이 짙었던 것이다.

12.1. 신화소와 계보 미비

유럽 신화나 인도-이란 신화는 물론이고 중국 신화나 일본 신화만 하더라도 화소가 매우 풍부하고 다양한 것에 비해, 한국 신화는 우주와 철학의 계보가 미비하고 단편적인 이야기들 위주이며 그 서사도 깊지 못하다는 한계가 있다. '단군 이야기'나 '바리공주 이야기' 같은 신화 자체는 전해지지만 민족 전체의 신화상이라는 바구니에서 단군과 해모수가 무슨 관계인지, 바리공주는 어떤 관계가 있는지 등 족보정리가 전혀 되어있지 않다. 이 때문에 현대에 전통 문화를 기반으로 한 행사나 홍보물, 창작물 등을 만드는 데도 딱히 차용할 소재가 없거나 한국인에게도 낯선 내용이 등장하는 등의 문제가 생긴다.[31]

본디 신들의 족보는 가장 마지막에 만들어지는 경향이 있다. 원시 공동체에서는 거대하고 장엄한 이야기보다는 토테미즘 등에 기반한 소박한 이야기 위주로 다신교 신앙이 싹트는 일이 많다. 그런데 이러한 공동체들이 정복에 정복을 거듭하면서 주변지역과 교류해나감에 따라 족보가 정리되는 것이 다신교의 경향이다. 이를테면 그리스에서 본래 계절의 변화를 다스리던 신인 제우스는 그 숭배 집단이 그리스 전역의 주도권을 쥐어나감에 따라서 주신(主神)으로 여겨지게 된다. 이 과정에서 각 도시들이 스스로의 권위를 드높이기 위해 "우리는 제우스의 후손"이라는 이야기를 주장하게 되면서 이 여자 저 여자를 건드리고 다니는 우리가 아는 그 난봉꾼 제우스 느낌이 정착되는 것이다. 그리고 이 '정리된 족보'를 헤시오도스가 전하게 되면서 우리가 아는 체계적이고 장엄한 그리스 신화가 전해지는 것이다. 중국 신화일본 신화도 고대국가 시절 자신들의 정체성을 규정하고 이를 후대에 전하기 위하여 중국의 사기, 일본의 고사기일본서기 같은 '정리된 계보'를 전하면서 21세기까지 보존이 될 수 있었던 것이다. 단편된 이야기들이 아니라 '계보'를 전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신앙 공동체를 아우르는 권위있는 집단이 있어야 하고 이들이 문자로 후대에 전해줘야 한다. 반면 한국신화는 그렇지가 못했는데, 고대국가로서 '신들의 계보'를 정리하였을 것으로 강력하게 추정되는 고구려, 백제, 신라 등의 역사서가[32] 모조리 소실되어버렸기 때문이다. 현존하는 한국의 가장 오래된 역사서가 통일신라도 아닌 고려삼국사기인데 고대국가의 신화가 그대로 보존되는 것부터가 기적일 것이다. 그나마 광개토대왕릉비 등의 삼국시대 금석문과 중국사서들의 단편적 기록만이 전해지고 있을 뿐이다.

근대에는 환단고기부도지 같은 유사역사학 서적이 생겼는데, 창작물의 관점에서 접근하자면 신화라고 할 수 있을 것이나 이들은 대중에게 통용되어 사실을 기망할 목적으로 날조된 책들이기 때문에 역사서에 가까운 형식으로 쓰여졌으며, 따라서 신화로서의 가치도 존재하지 않는다. 오히려 일부 세력들의 돈벌이를 위한 불량서적이자 정보오염을 부추기는 서적이 되어 버린 지 오래다. 대표할 만한 게 마고 설화다. 본래 한국 신화의 창세신, 대지모신적 위치에 있는 신이지만 부도지에서 언급하고 있는 창세신화에서도 마고를 중요하게 다루고 있는 데다 부도지에서 등장하는 각종 사건들이 한국 지역 전승이나 무속의 전승과 유사성이 많은 것도 문제점. 이는 부도지가 여러 전승들을 마구 섞어 만든 책이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우세한 편이다. 그 덕분에 원전인 창세신화를 찾는 것에 애로사항이 생길 정도로 마고의 신화소가 상당부분 오염되었다.

한국신화는 원 간섭기, 일제강점기, 6.25 전쟁 등으로 많은 자료가 소실되었으며, 해방 이후의 급격한 공업화 정책으로 인해 전통 신화들을 없어져야 할 무지한 미신 정도로 치부하고 정부가 나서서 파괴해버린 점들[33] 때문에 신화상의 족보가 끊어지기를 반복했다는 점도 원인으로 지적받는다. 특히 현대화가 시작되는 시점에서 신화 계통학의 부재 → 남북으로 분단되어 버린 현실이 가장 큰 장애 요소라고 한다.

고조선-고구려/백제-고려-조선 사이의 신화상의 족보가 하나로 연결되지 않았다. 이는 한반도의 왕조들이 이전의 왕조를 부정하고 새로운 정부의 정통성을 단군에게서 직접 위임받은 것으로 포장하려고 노력했기에 벌어진 현상이라는 가설이 있다. 조선뿐 아니라 고려도 왕건 본인은 아니지만 아들 광종이 궁예, 후백제 기타 등등의 유산을 철저하게 말살해 버렸다. 그나마 현재 남아 있는 신화 단편들을 일제강점기 민족주의 사학자 손진태 선생 등이 겨우겨우 수집해서 지금까지 남아 있는 것이 좀 있다.[34]

신화 연구는 짜임새 있게 사료들을 분별할 수 있는 지식인, 민족 신화를 수용할 수 있는 문화의식, 이를 유연하게 통합할 수 있는 구심점이 필요한 고도의 민족문화 정리 작업이다. 이런 면에서 한국사회는 현대까지도 불리한 점이 많다. 심지어 이익을 위해서 급조한 논리를 강요하면서 부딪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서로 싸우지도 배척하지도 말자.

12.2. 창세신화 미비

창세가의 경우 근대에 조사된 자료이기 때문에 20세기초 함흥지역의 무속인에 대해 알아 보기에는 좋은 자료이지만 이런 이야기가 한국인에게 오랜 시간 널리 퍼져 있던 신화라고 단정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35] 오히려 한국에는 창세신화 형태의 자료로 옛 기록에서 확인되는 널리 퍼진 자료는 별로 없는 것이 특징이라고 한다. #

이러한 경향은 기본적으로 한국의 전통신앙이 유교나 불교에 비하여 천시받았기 때문도 있지만 어쩌면 전근대 한국 사회가 전반적으로 불교의 영향을 강하게 받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불교에서는 십사무기라고 하여, 시간의 유한함과 무한함에 대한 질문이 무의미한 질문으로 취급되어 불문에 붙이는 것이 맞다는 설이 있었기 때문. 그래서인지 오히려, 이규보의 문조물에 나오는 이야기나, 아예 서경덕의 성리학적 태극 이론처럼 무신론적인 세계의 탄생에 대한 이야기도 꽤나 인기 있었던 것 같다.

물론 처음부터 창세신화가 미비했다고 보기는 어렵고 불교, 유교 등의 영향으로 인해 오래전부터 점차 실전되었다고 보는 것이 정확하다.

12.3. 무교, 불교, 도교 혼합

한국 신화를 가장 잘 보존하고 있는 종교는 무교불교이다. 특히 한국의 불교는 처음 들어 온 삼국시대 부터 한국 신화와 동일시 되어 무려 2000여년으로 이르는 오랜 시간 동안 영향을 공유해 왔다.[36] 그래서 지금까지 알려진 한국 신화는 불교적인 요소가 많이 보이며[37], 반대로 한국 불교가 무교의 영향을 받아 해외 불교와는 다소 차이점을 보이기도 한다.

비록 불교와 합쳐진 몇몇 무교 신들은 진짜 이름이 어떠했는지 현대인들은 알 수 없지만, 역대 한민족 사람들이 토착 신앙에서 가장 높은 신을 부르는 명칭이자 또는 하늘에 있는 신을 높혀 부르는 뜻이 담긴 하느님(하늘님)이라는 고유 명칭이 지금까지도 이어오고 있다.[38]

고려시대 부터 이어 온 국가 주도 한국식 불교 행사에서는 중세 이전의 한국 무교가 지녔던 요소들이 많이 남아 있다. 대표적으로 승무. 복식 또한 불교 보다는 민속 무교에 가까운 양식이 많이 남아 있다.

한국식 도교 또한 한국 신화에 적지 않은 흔적을 남겼다. 옥황상제와 용신 같은 명칭 등이 그렇다. 한 때는 중국천조국이었으니 도교도 현대 한국에서 미국을 통해 들어온 기독교 쯤 되는 보편적인 종교였기 때문이다.

12.4. 고유 이름 유실

한국의 대표 창세설화로 언급되는 미륵 신화는 무교의 거인신이 변한 존재라는 해석이 정설로 통한다. 한국 신화의 미륵은 불교 철학과는 큰 관계가 없는 원시 거인신을 묘사하기 때문이다. 이는 구전자였던 무당구세주 미륵 신앙에게 의탁하여 살아남기 위해서 신의 이름을 미륵으로 바꾸었기 때문이다.[39]

남성형 거인이 등장하는 창조신화는 함경도 등 북부지방에서 무가 형태로 전승된다. <창세가>도 함경도의 전승이다. 남쪽으로 내려올수록 여성스러운 대지모신 창조신화가 폭넓게 분포되는 양상을 보인다. 이를 근거로 북방계와 남방계 신화를 구분하려는 시도도 있다. (조동일, 한국문학강의, 길벗)

13. 관련 창작물

한국 신화/창작물 분류 참고.

14. 관련 문서


[1] 단적인 예로 울릉도에는 수많은 구비설화들이 전해져 내려오지만 정작 울릉도는 무려 4세기간 공도상태였고, 육지에서 뿔뿔이 흩어진 원주민들이 이런 전승을 간직해 다시 울릉도로 복귀했을거라는 가정은 매우 비현실적이다. 때문에 학계에서는 신라의 우산국 복속을 토대로, 아마도 조선 초기에 울릉도와 왕래했던 동해안 지역 사람들을 사이에서 그 원형이 처음 만들어졌을 것으로 추정한다. 또한 그 이후인 1882년에 울릉도가 다시 개척되면서 이런 설화가 좀 더 구체적으로 변화했다고 여겨진다.[2] 천상은 문명, 인간, 우주의 행정업무에 연관되는 공간이다. 이러한 속성을 띠거나 천상에 속하는 문명신 계통이 여기에 든다. 대다수의 인격신도 천상 신화의 행정에 편성된다. 천상이라는 공간 자체가 자연 신화를 제압한 인격의 지혜를 상징하기 때문이다. (ex: 건국신, 인격신, 가택신 등등.)[3] 저승 신화들은 죽음, 농업, 운명을 담당하는 신들은 우주의 순환을 상징한다. 따라서 이러한 요소가 있는 신들은 저승신/지하신으로서 분류되고 있다.[4] 유명한 산이나 강, 바위처럼 유명하고 아름다운 장소에는 으레 신들끼리 다투거나 주인이 교체되는 전승이 있다. 혹은 시대에 따라서 다양한 신들이 교류하는 전승이 있다. 신은 차지하는 벼슬이니까 이것은 하늘의 천체나 천상에서도 마찬가지다. 심지어 저승신이나 지하에서도 신들의 세대가 교체되거나 물려받는 전승이 많다. 사람 사는 세상이랑 똑같구만[5] 이런 이야기 구조는 전 세계의 비학문적 신화들에게서 자주 드러난다. 소위 잘 알려진 신화들조차도 지역의 무속인이나 주술사들에게 물어보면 20세기의 무당들처럼 장난스러운 신화를 이야기해준다. 루마니아 신화에도 창조신 둠네제울이 세상을 창조한 후 악마의 농간으로 물이 없어지자 고슴도치에게 물어봤지만 놀림만 당하는 이야기가 있다.[6] 미륵도 당연히 석가가 훼이크를 쓴 것을 알았고 '니가 세상을 다스리면 그 세상은 편치 못할 거다'라고 얘기한다.[7] 태조 왕건 67회에서 궁예가 법회에 나와 이 설화를 인용하면서 석가가 도둑이라며 모독하고 자신이 참된 미륵불이라고 주장하는 장면이 나왔다.[8] 보다 자세하게 이야기된 판본에는 괜히 사냥을 한 것이 아니라 그 고기를 뜯어 허공에 뿜으니 산짐승 날짐승 물고기로 화했다고 한다.[9] 우리나라 외에도 민간신앙과 미륵신앙의 결합이 활발한 오키나와 쪽에도 유사한 신화가 전해진다.[10] 주호민의 신과함께에서는 이 두 설을 절충했는지 대별왕이 활로 2번째 해와 달을 각각 떨어뜨리는데, 2번째 달의 파편이 밤하늘을 수놓자 사람들이 그것을 형제의 이름을 따서 이라고 불렀다고 설명한다.[11] 삼국유사 원전에서는 중국에서 기자가 건너왔다는 이야기가 있으나, 학계에서 기자조선은 허구로 보고 있다.[12] 풍백, 우사, 운사하백이 등장하고, 바리에이션 중 요임금이 언급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중국 신화와 세계관을 공유하는 것으로 추정된다.[13] 하지만 일반적으로 학계에선 후대에 첨가되거나, 미륵신앙처럼 토착신이 중국신으로 대체되었다고 본다. 가령 앞에서 근거로 제시된 하백의 경우 모든 강의 신을 통칭하는 것이 아니라 황하의 수신만을 지칭하는 용어이다.[14] 지렁이는 당시에는 지룡이라는 이름으로 어느정도 신성시되고 있기는 했다.[15] 물론 현대에 전승되는 신화들이 만들어진 17세기에도 그렇게 마을끼리 멀리 여겼던 것은 아니고 마을 밖에 묘지가 있으므로 마을 밖으로 나가는 길을 저승길에 종종 비댔던 것이라고 한다.[16] 보통 조선으로 등장함.[17] 다만 명목상으로만 그런 것이고 사실상 한 수 정도 아래로 친다.[18] 위에서 언급한 대로 켈트족들이 믿었던 켈트 신화에도 저승은 왕이 다스리는 또 다른 나라라고 언급된다.[19] 일명 천손사상. 단군신화도 이에 해당한다.[20] 여자다.[21] 원래는 성별로 여신, 여왕 등으로 분류하지 않았다. '여왕'이라는 호칭조차 조선시대부터 등장한다.[22] 2015년 8월 30일 방송분[23] 부여지역의 구전전설로 전해지는 내용.[24] 이 이야기는 삼국사기에도 짧게 실려 있는데, 삼국사기의 편찬자인 김부식은 "동해에 대인국이 있다고 하지만, 아직 그 모습을 본 사람은 없다."라고 논평을 달았다.[25] 이 삼봉도가 역사상 실제로 존재했던 섬인 점은 사실이나, 그 정확한 위치는 아직도 밝혀지지 않았다. 울릉도나 독도, 혹은 일본의 홋카이도라는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26] 조선 초기에 국토 개척을 하던 와중에 여진족들의 잦은 침략과 추위 때문에 견디지 못하고 백성들을 철수시킨 지금의 평안북도 지역인 우예(虞芮), 여연(閭延), 자성(慈城), 무창(茂昌)을 가리킴.[27] 한국 신화의 미륵/석가는 불교 철학과는 크게 상관없이 원시 거인신들을 논하는 신화에 가깝다. 외국에서도 자국의 주신을 불교와 통합한 경우가 많았는데, 일본에서도 아마테라스가 제석천이 되어 버린 예가 있었다. 한국 신화의 환인이 제석천이라는 별칭을 가졌던 것도 불교의 영향력을 받은 해석이 후대로 이어진 것이다.[28] 예수를 모신 무신도는 현재에도 전해진다. 심지어 웬만큼 큰 교회조차 과거에는 무교의 성소였거나 그 당골판(신도)들이 흡수되어서 만들어진 경우가 많다.[29] 다만 제주도에도 조선 숙종 시절 제주 목사로 부임해온 이형상(李衡祥 1653~1733년)이 뱀과 귀신도깨비를 섬기는 129개의 신당을 모두 불태워서 토착 신앙의 제사를 금지시키는 탄압을 가했다. 이에 관련된 설화가 있는데 이형상이 부임 후 신당을 여럿 없애다가 어느 한곳에 이르러 말이 쓰러져죽고 큰 구렁이가 나타나 방해를 하자 활을 쏴 무찔렀다. 설화에서 보듯이 토착민들의 반발이 심했고, 제주도는 토착 신앙이 워낙 강해서 이런 탄압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살아남아 한국 신화의 원형을 보존하는데 성공했다.[30] 대표적인 예가 홍길동전 같은 고전소설 절대다수[31] 평창 올림픽 개막식에 '만세'라는 인면조가 등장해 낯선 인상으로 컬트적 인기를 누린다든지, 장르 문학에서 한국형 판타지라는 것이 무엇인지를 두고 논쟁을 벌인다든지 하는 일들이 모두 근원을 찾아 보면 빈약한 고유신화의 화소(스토리)에 있다.[32] 고대국가는 역사서와 신화의 구분이 모호하기 때문이다. 특히 고구려의 광개토대왕릉비에서는 국가에서 체계가 정비된 건국신화가 있기에 상당히 정리된 신화가 고구려에 있었을 정황이 높다. 게다가 평양이 고구려의 강역에 포함되면서 고구려 후기에는 이미 기자에게 제사를 지내는 등 고조선계 전승들과 상당한 교류가 이루어지고 있었을 것이다.[33] 단적인 예로 1970년대 박정희 정부에서 시행한 새마을 운동을 주도한 사람은 독실한 개신교 목사였고, 무속 신앙 같은 한국의 전통 신화적인 요소들을 미신이라 여기며 파괴해 버렸다. 실제로 새마을 운동의 과정에서 시골의 각 마을마다 오랫동안 섬기고 있던 서낭당 같은 전통 신앙의 터전들이 파괴되었다고 전해진다.[34] 다만 이 가설에 진지하게 반박을 하면 다신교 사회에서는 피정복민의 신들이 정복민의 신들의 부하나 자녀들이나 괴물로 격하되는 일은 있을지언정 존재가 지워지는 일은 많지 않다. 그리고 한국 신화의 원형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고 평가되는 제주도 신화에서는 단군이나 환웅은 그 이름조차 전혀 언급되지 않는다. 그래서 일부 신화학자들은 이를 두고 단군은 원래 평양 지역의 토착신에 불과했으나 고려 말엽에 이르러 국가에서 민족 전체의 시조로 그 위상이 변경되었다고 보기도 한다.[35] 기독교가 전래되고 다른 여러 신흥종교가 탄생된 이후인 근대에 조사된 자료라 사료오염이 발생했을 수도 있다.[36] 비슷한 사례로 일본에서 토착 종교인 신토가 1000년 넘게 불교와 합쳐져 이어온 적이 있는데 이걸 일본에서는 '신불습합(神仏習合)'이라고 한다. 이후 자신들의 고유 종교인 신토를 더 우위로 보는 사상으로 바뀌고 신토 복고 운동이 일어나기도 했으며 결정적으로 국가신토라는 정치적인 목적으로 현재는 두 종교가 다시 분리되었다. 그래도 여전히 외래신들의 존재와 불교의 영향이 곳곳에 남아있는데, 대표적인 예로 일본에서 가장 대중적인 신 중 하나인 이나리 같은 경우. 신토의 신사들이 불교의 사찰 처럼 거대건축화 되고 신자들이 직접 찾아가는 종교 시설로 바뀐 것도 불교 영향이다.[37] 한국의 최고신인 환인에게도 제석천이라는 불교신 이름이 이명으로 붙었다.[38] 기독교, 천주교, 이슬람교 등 외래 종교에서 쓰는 '하느님', '하나님'이라는 표현은 한국식으로 현지화 한 번역 표현이다.[39] 중국, 일본, 심지어 본산지인 인도에서조차도 후대에 등장한 거대 보편 종교의 신에 의해서 원본신들이 사라지거나 대체되는 일이 있었다. 하지만 이들 나라에서는 다행스럽게도 기존의 민속 신격들이 중세 이전에 이름을 되찾았다고.[40] 한국의 사후세계관을 다뤘지만, 신과함께와는 달리 독자적인 스토리로 진행된다.[41] 단군신화.[42] 함경도 지역의 무가인 창세가를 모티브로 했다고 하며 각 종족의 모티브도 한국 설화에 근간을 두었고 한다..#[43] 한국의 사후세계에 관련된 신화를 다룬 대표적인 만화.[44] 현 시리즈를 전부 통틀어서 겨우 두 개 밖에 안 나왔지만 어느 정도는 관련이 있기에 여기에 기재.[45] 한복 전문 서브컬쳐 만화가로 알려진 우용곡 작가가 그린 학습만화. 조선 왕실에서 제사를 지낸 신들에 대해 직접적으로 해설하는 작품이다.[46] 비형랑, 신기원요 등의 한국 귀신에 대한 설화를 다뤘다.[47] 커피의 신우유의 여신커피우유를 만들기까지의 시시한(...) 신화를 다룬 한국 웹툰.[48] 제주도 설화와 도깨비를 기반으로 만든 다음웹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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