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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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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2. 연기자의 분수령3. 전문 연기자4. 악역은 오로지 '역할'일 뿐이다
4.1. 사례4.2. 기타 사례
5. 미화 논란
5.1. 시대에 따른 변화
6. 관련 문서

1. 개요

반동 인물 / Antagonist / 惡役

작품에서 악한 '역할'을 맡는 사람 혹은 캐릭터. 보통 선역반대되는 입장에 서기 때문에 악역이라 불린다. 하지만 후술하듯이 악역이라고 해서 반드시 악당아니다.

여기서는, 연기하는 역할로서의 악역을 다룬다. 흔히 말하는 캐릭터성의 악역은 악당 문서 참고.

주인공, 주동인물은 대체로 도덕률 상 선한 기질을 부여받기 때문에 그에 대립하는 반동인물은 도덕률상 악한 기질을 부여받을 수 있다. 그러나 피카레스크에서 주인공은 명백한 악역이므로, 주인공에 대항하는 반동인물은 자연스럽게 선역을 받게 된다. 한국어 상의 악역은 반동인물을 다르게 부르는 말에 지나지 않으나, 단어 자체에 선악의 도덕적 개념이 혼합되어 있어으므로 주인공에 대항하는 캐릭터는 반동인물로 지칭하는 것이 용어적으로 더 정확하다.

악역, 반동인물은 주인공에게 시련을 부여하고 갈등을 만드는 역할이다. 악역이 없으면 작품은 '전개'될 수 없다. 반동인물이 크게 존재하지 않는 작품들은 하나같이 일상을 묘사하는 것 자체에 치중하는 것들이다. 작가에게 있어서 악역은 그야말로 약방의 감초, 이야기의 샘이다. 악역이 굳이 없어도 되는 일부 몇몇 장르를 제외하면 보통 악역이 없으면 이야기의 샘은 쉽게 마른다. 끊임없이 문제를 만들고 주인공에게 시험을 강요하면 관객들에게는 욕을 먹을지언정 작가들에게는 사랑을 받는다. 그리고 이 악역조차도 나름대로의 이유와 성격이 확실하다면, 관객에게 사랑받을 뿐더러 이야기 자체를 더욱 풍부하게 만들어준다. 본 문서에서 말하는 악역이 바로 이러한 역할이며, 단순히 악행을 저지르며 주인공을 방해하기만 한다면 악당에 가깝다. 국내에선 대표적인 예로 영화 은행나무 침대황장군이다. 김갑수안성기, 헨리 폰다와 같은 연기파 배우들은 선역도 잘 표현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악역도 잘 표현한다.

두 단어의 뜻이 비슷하여 거의 동의어처럼 사용되지만, 엄연히 다른 용어이다. 악당이 '행위'에 초점을 맞추는 데에 비해, 악역은 주인공과의 '관계'에 초점을 맞춘다. 가령 전쟁물처럼 선악을 쉽게 구분하기 힘든 수라장에서는 선역(정확히는 주인공)과 아무 면식이 없더라도 선역(주인공)의 반대편이기 때문에 악역으로 간주된다. 반대로 악역 입장에서는 주인공 측이 악역이 된다. 즉, 간단히 말해 순수한 악인이라 주인공과 대립하는 경우악인은 아니지만 상황 때문에 대립하는 경우로 나뉜다. 다만 주인공이 여럿인 경우는 선인인 주인공과 대립하는 악당 주인공을 악역으로 간주된다.[1]

또 하나 알아야 할 것은, 입체적이든 평면적이든 그 캐릭터를 매력적으로 만드는 건 창작자의 능력에 달렸다는 것이다. 입체적인 캐릭터라도, 쏟아져나오는 질 낮은 만화들의 악역들처럼 단순히 이놈은 사실 착했다 수준에 머무는 캐릭터가 될 수도 있고, 평면적이더라도 타란티노 감독의 란다 대령처럼 매력적인 캐릭터가 나올 수도 있다. 따라서 중요한 건 그 캐릭터를 얼마나 심혈을 기울여 만들었냐다.

디즈니의 애니메이션 《주먹왕 랄프》에서 묘사되는 악역 모임의 표어가 이 점을 한 마디로 표현하고 있다.
I am bad, and that's good. I will never be good, and that's not bad. there's no one I'd rather be than me.
난 악역이지만, 그건 그거대로 좋아. 난 절대 선역이 될 수 없겠지. 하지만 그건 그거대로 나쁘지 않아. 지금의 나 밖에, 되고 싶은 나 같은 건 없어.

2. 연기자의 분수령

어떤 연기자가 연기를 얼마나 잘하느냐를 가름하는 척도 중 하나가 악역을 얼마나 잘하느냐로 결정된다. 실제로도 악역은 일정 수준 이상의 연기력이 있어야 가능하며 그래서 신인에게 악역을 맡기는 경우는 비교적 드물다. 선역은 굳이 보여주지 않아도 되는 음험함, 탐욕, 증오, 분노 등 온갖 나쁜 감정에 대한 연기를 악역은 능수능란해야 하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악역은 선역보다 더 많은 표정연기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선역보다 더 뛰어난 연기력을 필요로 한다. 거기다 악독(?)해보이는 외모의 배우가 맡아도 높은 연기력으로 되려 호평을 받을수 있는 선역과 달리 악역은 배우가 아무리 연기를 잘해도 외모가 선역스러우면 호평은커녕 불호 내지 미스캐스팅으로 낙인 찍힐 위험이 크다.[2]

그래서 특정 연기자에게 선역을 계속 맡겼을 때는 보이지 않던 연기력의 결함이 악역을 맡으면 보이게 되는 경우도 있으며[3] 명배우 중에 악역을 진짜 능수능란하게 구사하는 배우들도 있는데 악역 연기에 능한 배우로는 김수로(태극기 휘날리며), 이순재(사랑이 뭐길래), 전인화(조선왕조오백년 인현왕후), 김민재(반도), 김창완(하얀거탑)[4] 등이 있다.

연기력은 훌륭하나 위상이 애매했던 배우들이 뛰어난 악역 연기로 큰 인기를 끌게 되고, 이후에 맡게 된 주연작을 히트시키면서 스타덤에 오르는 경우도 꽤나 있는 편. 이유리남궁민이 대표적 케이스로, 이유리는 이전까지 잘 나간다고 보기에는 조금 애매한 배우였으나, 연민정을 연기하며 연기대상을 수상하고 이후 맡은 작품들이 연이어 히트하고 좋은 평가를 받으며 흥행 보증수표격인 배우가 되었고, 남궁민도 연기력은 인정받고 있었으나 위상과 인기가 애매한 위치에 있었는데 리멤버남규만 역으로 주목을 받고 이후 주연을 맡은 미녀 공심이, 김과장, 조작, 닥터 프리즈너 모두 흥행시키며 믿고 보는 배우가 되었고 항상 한 끗 차이로 대상을 놓치다 스토브리그백승수 역으로 연초 방영이라는 불리한 조건에도 불구하고 연기대상을 수상하며 최고의 주가를 달리고 있다. 임지연 또한 더 글로리 전까지는 연기력이나 배우로서의 위상이 애매한 축이었으나, 본인 인생 최초의 악역인 더 글로리의 박연진으로 초대박을 치게 되며 배우로서의 급이 몇 단계는 올라간 케이스.

주인공보다 뛰어난 연기력을 선보이면서 큰 인기를 끌어 주인공을 제치고 연기 대상을 수상하는 경우도 많다. 태조 왕건궁예김영철, 선덕여왕미실역을 맡은 고현정, 왔다! 장보리연민정 역을 맡은 이유리 등이 있다.

한편 일부 연기자들의 경우 본인의 취향이나 정치 성향과 정반대인 형태의 악역을 선호하기도 한다. 가령 평소 인종차별에 강하게 반대하던 배우가 악랄한 인종차별주의자 악역을 연기하거나, 노동자의 권익을 위해 활동하던 배우가 노동자를 착취하는 악덕 기업인을 연기하는 것을 선호하는 형태. 한국 영화계에서는 197~80년대 민주화 운동에 직접 참여했거나 영향을 받은 배우가 당시 독재 정권의 하수인 역을 선호하는 사례도 있다.

3. 전문 연기자

파일:상세 내용 아이콘.svg   자세한 내용은 악역/연기자 문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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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악역은 오로지 '역할'일 뿐이다

배역은 미워하더라도, 배우는 미워하지 맙시다!
이성재

당연하겠지만, 악역 연기를 하는 '배우'들은 그저 '직업'으로서 '연기'를 하는 것이지, 실제로 악당인 건 절대 아니다.[5] 잭 니콜슨 같은 경우는 단지 일부 캐릭터를 맛깔나게 연기했을 뿐인데, 그거 하나만으로 작품 밖에서도 미치광이 취급을 받는데[6], 작품 속의 이미지를 현실에까지 덮어씌우는 것은 굉장히 억울하고도 무례한 짓이라 하겠다. 특히 대한민국에서는 실제와 흡사한 연기력을 요구하는 시청자를 비롯한 대중들의 성향 때문에 적당히가 통하지 않고(조금이라도 엉성한 연기가 보이면 발연기 운운하며 평이 나빠지는 판인지라) 더구나 시청자들이 주인공과 자신을 대입시켜 보거나 아니면 동일화하며 시청하는 일이 대부분이라 곤란한 때가 많다.

그래서 악역을 제안받으면 연기파 배우로 인정받을 기회가 생겼어도 꺼리는 배우들이 많은데, 연기 변신을 시도하다가 어설프게 할 경우 연기에 대한 비판을 받고 정말 제대로 표현해 내면 그 배우의 인상까지 나빠지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이미지는 악당으로 고정되어서 악역만 줄창 하게 되기 때문에 광고를 찍기도 힘들어진다.[7] 또 상황 따라 다른 게 악역이었지만 몰락해서 컬트적인 인기를 얻은 심영의 예시도 있으니 케바케.

연기와 실제는 다르지만, 인터넷이 발달하기 전 악역 연기자들을 실제로 나쁜 사람으로 오인했기 때문에 일반인들에게 봉변당하는 일이 흔했다.[8] 이러한 몰상식한 관객들이 진정한 악역으로 보일 정도로 말이다. 더군다나 사람들에게 욕설을 듣거나 경찰에게 신고당하고, 심지어는 따귀를 맞는 경우도 있었다. 이처럼 악역 연기를 잘 해도 이미지가 좋지 않다.[9] 문제는 악역이 욕을 먹는 거 자체가 업계포상이라는 거다. 이래서 이런 배우들은 스트레스와 격려가 섞여서 더욱더 괴로워한다.

실제로 악역 전문 배우가 현실에서 선행을 하면 배역과 연기자를 구분하지 않은채 그저 "악인인 주제에 착한척 하는 위선자"라며 매도하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다.

4.1. 사례

실제로 악역을 연기한 일 때문에 배우들은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은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며 현실에서 실제로 피해를 받은 경우들을 나열하기만 해도 수두룩하다. 아래의 예시들은 그 중에서 대표적인 것으로 서술했다.

4.2. 기타 사례

더 끔찍한 사례로, 이미지 유지를 위해 일상에서도 악한 인상을 유지할 것을 강요한 사례도 있다. 역도산의 이야기 중에 외국에서 악역 전담 레슬러를 초빙했는데 그가 경기장 밖에서 아이들이랑 노는 장면이 신문에 뜨자 그 레슬러에게 호통을 치며 이런 모습은 보이지 말라며 줄(물건 갈 때 쓰는 그 줄)을 주고는 밖에서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그걸로 이를 가는 퍼포먼스를 보이라 했다는 이야기가 있다.
악역 잘하는 건 좋은 게 아니야! 그만큼 악하다는 거야!
김기덕, 영화 아리랑 에서 #

2011 칸 영화제에 참석한 김기덕 감독은 악역 전문 배우들은 정말로 악해서 그런 연기를 잘하는 거라는 드립을 쳤다.[14] 이게 진심으로 한 말이었다면 악역 연기로 인해 실제 인생이 고통받는 배우들이나 성우들에게 크나큰 실례가 되는 것은 물론이요, 현실과 작품을 구분하지 못하거나 배우나 성우에 대해 알지 못하고 좋지 않은 감정으로 꼬투리를 잡으려는 몰지각한 관객들이 배우나 성우를 공격할 때에 얼토당토않은 근거로 삼을 수 있으므로 아주 위험한 발언이다.

한편 악역 전문이면서 정말로 범죄자인 인물이 외국에서도 진짜로 있었으며, 심지어 대한민국에서도 제법 많이 발생하였다. 강지환, 송영창, 이경영, 조민기, 조재현 등이 예시들.[15] 그런가 하면 마에야마 타카히사의 사례처럼 직접적으로 범죄를 저지르지는 않았지만 사회적으로 큰 지탄을 받을 만한 행동을 저지른 사례도 있고, 법적으론 문제가 안되더라도 도덕적으로는 문제가 되거나 사회적으로 논란이 되는 언행을 저지른 사례도 많이 있다.

또 악역은 아니었지만, MCU에서 스타로드 역을 맡았던 배우 크리스 프랫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개봉 이후 연기했던 캐릭터의 심각한 트롤링 때문에 한동안 SNS로 많은 욕을 먹었다고 한다. 하지만 이후에는 배우 본인의 재치 있는 대처와 어벤져스: 엔드게임의 개봉으로 많이 사라진 편.

또한 악역이 아닌 비호감 연기긴 하지만, 순풍산부인과에서 미달이 아빠로 유명한 박영규는 그저 작품에서 연기 좀 잘 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SBS에서 만든 유튜브 채널인 SBS 빽능에 업로드되는 순풍산부인과 영상의 댓글을 보면 실존인물 박영규도 작중의 박영규와 똑같은 사람일 것 같다는 지나친 편견 및 고정관념까지 생겨났다.

배우가 아니긴 하지만 한국에서의 악질성 억지 밈으로 악명을 떨치고 있는 훈이의 성우인 정혜옥이 SNS 상에서의 DM 테러를 비롯해 악성 팬덤의 악플에 시달리고 있으며, 일본 성우더라도 예외는 아니다(댓글 욕설 주의)[16]

한편, 이전까지 여러 영화에서 악역을 맡았다가 선역인 제임스 고든 역을 맡았던 게리 올드만의 경우도 고담에서 제일 무서운 사람, 그가 타락하지 않은게 다크나이트 트릴로지 최고의 반전이라는 드립이 나오기도 했다.[17] 그만큼 악역의 꼬리표를 떼기가 어렵다는 얘기.

그 외엔 프로레슬러들 중 악역 전문 선수들의 경우 현실에서도 쓰레기로 오해받는 경우가 있는데, 특히나 인상이 험악하게 생겼거나 누가 봐도 싸움 잘 하게 생긴 선수들은 더욱 그러한데, 당연히 현실에선 그들 대부분은 생긴 거와 달리 좋은 사람들이다.

거기다가 급식왕 & 급식걸즈, 광족들 같은 상황극을 찍는 유튜브에서도 배우들이 악역을 너무 실감나게 연기한 탓에 욕을 먹는 경우가 잦다. 물론 팬들이 쉴드를 쳐주긴 하지만.

또한 악역을 맡으면서 직접 악플이나 비난을 받지는 않으나 그 정체성 및 몰입 때문에 배우가 우울증에 걸리는 사례도 있다. 대표적으로 박기웅은 드라마 각시탈에서 기무라 슌지 역할을 하면서 한 때 우울증에 시달린 적도 있다고 한다.

5. 미화 논란

매력적인 이야기를 만들때 사용할 수 있는 강력한 도구라 미화가 많다. 창작물의 주인공이 동정의 여지가 전혀 없는 천하의 악당이기를 바라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그래서 일진물이나 조폭물 등 몇몇 소재에서는 미화가 크게 활약한다. "사회의 규칙 하에서 보자면 그냥 범죄자일 뿐이지만 사실은 약자를 돕고 정의를 추구하는 협객"에 대한 이야기는 오랜 옛날부터 사람들의 인기를 얻어왔다. 사회가 혼란기로 접어들어 치안이 나쁜 시절에 이런 인물들이 아예 없지도 않았다는 점 역시 나름의 사실성을 준다. 그런 상황 하에서는 어차피 공권력이든 건달이든 뜯어먹히는 약자들에게 도긴개긴일 뿐인데, 그 와중에 약자들은 일절 건드리지 않고 자기들끼리나 높으신 분들끼리만 싸워주는 사람이 한 명이라도 있다면? 그런 자가 약자의 영웅이 되는 것이다.

악역을 부정해야 하는 위치인 주인공도 악역에게 공감하고 악역의 선한 면을 이해하는 것이 나오는 게 일종의 트렌드라고 할 수 있다. 이 녀석도 사실은 불쌍한 녀석이었어, 이 녀석도 사실은 좋은 녀석이었어는 악역 미화가 아닌 악역의 과거를 드러내는 장치라고 한다면, 악역 미화는 주인공이 악당의 행동을 미화하는 것, 악당으로 인해 희생된 다른 무고한 이들을 신경쓰지 않거나 그 사실을 묻어버리는 것.

악역 미화는 문화매체, 제작자의 성향에 따라 다르다. 소년만화, 애니메이션 등 저연령층이 더 많이 보는 작품에서는 미화가 일정히 부여받고, 고연령층이 보는 작품에서는 악역 미화가 적다. 이런 식으로 나타내는 점은 소년만화의 악역도 독자와 시청자들에게 매력적으로 보이는 팔려야 하기 때문이라는 추측도 있다. 이렇게 악역 미화 및 옹호가 과도하게 남용될 경우, 작품의 질이 떨어지기도 한다.

혹은 창작자가 되려 악역 캐릭터에게 감정이입 해 버리는 바람에 자기도 모르게 가치관이 뒤틀려버리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창작자 입장에선 '이 정도면 용서해줘도 되겠지'인데 독자들 시각에선 '그래봤자 악은 악, 인정사정 봐주지 말고 박살내야 한다'로 갈리게 되면 악역 미화 논란이 터진다.

악행을 저질렀을 때 정신병이 있다던가 인격 자체가 완전히 붕괴된 상태[18]였거나 인격 자체는 유지했어도 마약, 최면세뇌당한 상태였다면 옹호나 동정을 받아도 미화로 치지 않는다. 게다가 저런 쪽에 해당되는 자들은 현실에서도 불가항력이나 심신미약으로 처벌을 받지 않거나 받아도 감형이 된다.

다만 악역에게 서사 자체를 주면 안된다는 사람들의 과격한 반응이 나오기도 하는데, 이렇게 되면 스토리의 개연성이 없고, 1차원처럼 평면적이라 지나치게 이야기가 단순해져 재미가 없다는 문제점(댓글)이 있다. 링크, 링크 2. 하지만 이 찬반은 양쪽 모두 원본을 오독한 것이다. 해당 내용은 악당에게 서사를 주지 말라는 이야기가 아니라, 이 녀석도 사실은 불쌍한 녀석이었어 클리셰를 남용해 악역 미화를 하지 말란 거다.

5.1. 시대에 따른 변화

이러한 악역 미화의 범주에 대한 정의는 시대가 지나며 엄격해지는 편이 있다.

다만 이에 21세기 들어 인터넷에서 나타내는 현상만을 가지고 "한국은 악역 미화에 민감하지만 일본은 상대적으로 덜하다, 나라마다 차이가 있다." 라는 잘못된 주장이 퍼져있는데, 이는 사실과는 다르다.

우선 악역 미화에 대한 관점은, 나라별 차이보다는 시대별 차이가 더 도드라진다. 한국이 전통적으로 평면적인 악역을 좋아한다는 내용은 사실이 아니다. 한국만 그런 게 아니라, 전세계적인 풍조다. 한국의 고전소설에서 권선징악이 두드러진다지만 그건 셰익스피어 등 모든 고전문학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특징이지 한국만의 특징이 아니다. 이것을 세계적으로 평면적인 악역이 주류라는 의견으로 곡해하는 경우도 있으나, 위의 문단 제목에 "시대에 따른 변화"라고 적은 것처럼 "과거에는 전세계적으로 권선징악적, 평면적 악역이 주류였다."는 것이지 현대에도 전 세계적으로 평면적인 악역이 주류라는 내용이 아니다. 현대에 들어선 만화 리니지아스테어 켄 라우헬의 사례에서 보듯 사연많은 악역 자체는 한국에서도 널리 사용되었다. 인터넷에서 "악역이 사연만 읊어댄다."라며 싫어하는 의견이 있는것은 주로 이 녀석도 사실은 불쌍한 녀석이었어 클리셰를 남용하는 것을 비판하는 것이지, 악역에게 사연이 있는 것 자체를 싫어하는 게 아니다.

과거 양국의 악역 미화에 대한 공통된 인식의 대표적인 사례는 만화 드래곤볼베지터, 봉신연의달기다. 두 캐릭터는 초반엔 악역이었지만 후반엔 주인공의 동조자가 되는데, 한국이나 일본이나 당대에는 이에 대한 비판이나 왈가왈부가 현저히 적었다. "일본에서는 한국과 달리 과거의 잘못이 있더라도 후의 선행으로 이를 만회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는 주장은, 이 논리가 이현세의 만화 등 20세기 한국만화에서도 나타나기에 틀린 주장이다. 애초에 한국에서 악역 미화에 대한 논란이 거세진 것은 나루토가 끝나던 2010년대부터이며, 그 시기부터 일본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났다. 만화 하나의 영향이 아니라, 사회 자체가 과거와 달리 "악역이든 선역이든 악한 행동을 했다면 그 어떤 선한 행동을 했든 악행은 악행대로 합당한 처벌을 받아야 한다."라고 변화했기 때문이다.

또 다른 사례로 애니메이션 디지몬 테이머즈임프몬/베르제브몬이 있다. 해당 캐릭터는 초반에는 확실한 선역도 아니고 확실한 악역도 아닌 중립적인 역할이었다가 이후 타락하여 레오몬을 죽이고, 후반에는 갱생하여 주인공의 동조자가 되었다. 해당 캐릭터는 상술한 베지터 및 달기와 달리 속죄를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하는 모습이 꾸준히 묘사돼서 베지터 및 달기에 비해 논란의 여지가 적은 것처럼 보였으나, 레오몬을 죽인 것이 황주연의 멘탈붕괴를 이용한 데리파의 각성으로 이어진 세계구급 민폐의 원인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죽지 않고 산 것 때문에 2010년대 중후반 이후를 기점으로 부정적 재평가를 하는 여론이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 물론 중간에 디지몬 어드벤처 tri.메이쿠몬이 훨씬 심각한 악역 미화 때문에 혹평을 받으면서 긍정적 재평가를 받게 된 바 있지만 악행에 대한 미화가 없는 대신 죄질에 비해 가벼운 처벌이 제대로 된 속죄인 것처럼 미화되었다는 부정적 재평가의 여지를 남긴 점이 아쉽다고 볼 수 있다. 디지몬 테이머즈의 또 다른 사례로 은세나레나몬이 있는데, 이쪽은 현실세계에 나타난 디지몬들을 아직 인간이나 다른 디지몬들을 해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단순히 강해지기 위해 마구 죽여온 초반의 행적에도 불구하고 어떤 처벌도 없이 선역화된 점에서 베지터 및 달기 수준으로 논란의 여지가 있다. 어떻게 보면 디지몬 테이머즈는 정말로 악역 미화가 전혀 없어서 악역 미화 논란을 피할 수 있었다기보다 악역 미화의 전성기에 방영된 덕분에 악역 미화 논란을 피할 수 있었던 셈이다.

2010년대 후반부터는 나루토 같은 유명 만화에서 악역 미화가 심각하게 잔행되어 결국 작품의 주제 자체가 어그러지는 일들이 빈번하게 일어남에 따라 미화에 대해서 비판적인 시각이 크게 늘어났다. 2010년대 후반을 강타한 귀멸의 칼날의 경우 호평받는 부분 중 하나가 악역 미화가 없다는 점이었단 것도 특기할 사항이다.[19] 2010년대 후반 이후 시점에서 악역 미화가 심함에도 불구하고 큰 논란이 없는 일본 창작물들은 절대다수가 2010년대 후반 이전에 완결된 경우이며 상술한 드래곤볼, 봉신연의, 디지몬 테이머즈가 대표적인 사례다.

6. 관련 문서



[1] 예를 들어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의 안톤 쉬거는 분명 공동 주인공임에도 불구하고 권위있는 영화 잡지나 평론가들 사이에서도 의심없이 악역으로 간주되고 있다.[2] 아래에서 설명한 배우 박주미만 해도 드라마 옥중화에서 맡은 역인 정난정에 대한 연기 자체는 분명 자연스럽게 했으나 악녀 특유의 진한 화장조차 박주미 특유의 선한 외모를 완전히 가리지 못해서 미스캐스팅으로 분류된다. 한편 해당 드라마에서 윤원형 역을 맡은 정준호는 되려 박주미보다는 확연히 떨어지는 연기력을 보였음에도 악역에 확실히 어울리는 얼굴을 가졌기에 아쉬운 연기력으로만 비판받았다. 결국 박주미는 이후 선역을 거의 맡고, 종종 악역을 맡더라도 입체적이고 미워하기 어려운 악역을 주로 한다.[3] 실사 배우 중에서는 박주미마르반 켄자리가 대표적인데 이들은 각각 옥중화에서의 정난정 연기와 알라딘에서의 자파 연기가 혹평을 들었다. 성우 중에서는 고구인디도가 대표적인데 이들은 하트캐치 프리큐어!에서 각각 맡은 사바쿠 박사이 무게감과 카리스마를 살리지 못한 연기로 혹평을 들었다.[4] 이 작품 전까지는 주로 순박하고 소탈한 서민 역할을 주로 맡았었는데 이때의 악역 연기로 호평을 받으며 악역에 캐스팅되기 시작했다.[5] 즉 배역과, 해당 역할을 연기하는 배우의 성격은 케바케다. 멀리 가지 않아도 인상적인 악역을 연기한 이유리, 김소연, 임지연만 해도 실제 성격은 착하고 좋기로 유명하다.[6] 다만, 실제로 배우의 성격이 약간 괴팍하다는 점은 감안해야 한다.[7] 가령 배우 정호근은 주로 순박한 청년 역할을 맡다가 《왕초》 이후 악역 전문 배우가 되었다.[8] 최악의 경우 손찌껌은 기본으로 들어온다.[9] 심한 경우에는 친척들이나 가족들 가운데서도 이런 반응이 나온다고... 어느 배우는 자기가 맡아서 연기한 악역 하나 때문에 친척들 가운데 한 분에게 실제로도 저러냐는 질문까지 받았다는 에피소드도 전해져 온다.[10] 그나마 이번에는 임기응변을 발휘하여 이미지 훼손을 생각보다 덜 당했다.[11] 무려 3일 동안 본인을 쳐다보지 않았다고 한다.[12] 심지어 최수린의 친언니인 유혜리도 악역 전문 배우다.[13] 이중에서 한지현은 본인이 악플 테러를 당하고 욕먹는 건 당연하며 악플도 관심의 표현이자 사랑이라고 생각하는 등 아무렇지도 않게 넘어가는 모습을 보였다.[14] 사실 조재현이 《나쁜남자》 이후로 대중적인 드라마영화에서 주역을 맡으며 김기덕 감독의 작품에 나오지 않아 둘 사이가 멀어진 것이 아니냐는 말이 있었다. 조재현은 2012 베니스 영화제에 참석했을 때 김기덕 감독과 만나 직접 아리랑에서 언급한 배우가 자기냐고 물어봤는데 김기덕 감독은 "너라는 생각은 1%도 없어, 악역 주로 하는 배우들 전체를 지칭하는 거야."라고 대답했다. 그리고 그 곳에서 둘이서 한 잔 하며 그 동안 멀어진 감정도 다 털어내 다시 가까워졌다. 하지만 조재현은 0.5% 정도는 자신을 가리킨 것일 수도 있다고 말했지.[15] 하지만 이런 경우는 거의 소수이다. 참고로 원래부터 악역 전문 배우들로 유명했던 송영창과 이경영은 전과자가 된 이후 한동안 연기 활동을 못 하다가 나중에야 복귀를 했는데, 복귀하고 나서도 여전히 악역을 전문으로 활동하고 있다.[16] 그나마 억지 밈에 대한 진실이 알려지자 어느 정도 줄긴 했지만, 여전히 대놓고 억지 밈 유행에 편승해 훈발놈을 비난하는 영상을 업로드하는 유튜버를 비롯해 훈이와 성우를 비하하는 사람들이 있다.[17] 심지어 배우가 인터뷰에서 밝히길 캐스팅된 제임스 고든은 중간에 타락 같은 거 일절 없는 스토리 끝까지 선역이라는 걸 알리자 가족들이 기뻐서 울었다고 한다.[18] ex) 자신을 인간이 아닌 인형이나 짐승으로 생각함[19] 만약 귀멸의 칼날이 악역 미화에 대한 대중의 인식이 한창 관대했던 2010년대 초반 이전에 연재되었다면, 사연 있는 악역에 대해 너무나도 가혹한 전개라는 비판을 받았을 수도 있다. 키부츠지 무잔 본인을 제외한 도깨비들은 키부츠지 무잔의 악행에 의한 피해자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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