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산문 문학에서의 시점(視点, point of view)이란 글 속에서 서술자의 위치를 조정하여 이야기의 전달 방식을 구성하는 것을 말한다.시점은 소설작법 가운데서도 텍스트를 독자에게 전달하는 데 중요한 요소이다. 모든 소설에는 독자에게 텍스트를 전달하는 서술자(narrator)가 존재하며, 이 서술자를 어떤 위치에 놓을 것인가, 서술자에게 어떤 정보를 제공할 것인가, 혹은 서술자가 독자에게 어떠한 정보를 제공할 것인가에 따라 묘사의 방향과 글의 분위기가 달라진다. 각각의 시점은 저마다의 특징이 있으며, 시점을 잘 활용하는 작가는 독자의 몰입감을 극대화시킬 수 있지만 반대로 혼란스러운 시점은 글 자체를 난해하게 만들 수도 있다.
보다 난이도가 높은 작문에서는 한 소설 내에서 시점을 바꿔 가며 내용을 전개하기도 한다. 대표적인 작품으로 메리 셸리의 <프랑켄슈타인>이나 오상원의 <유예>, 김원일의 <도요새에 관한 명상>, 성석제의 <내가 그린 히말라야시다 그림> 등이 있다.
이하 서술되는 '관찰자', '화자'는 모두 소설의 서술자를 뜻한다. 소설의 서술자는 시점의 구성에 따라 작가와 같을 수도, 같지 않을 수도 있다. 작가는 '작품을 쓰는 사람'이고, 서술자는 '작품 내부에서 이야기를 말해주는 가상의 화자'를 가리킨다. 작가는 항상 작품 외부에 있으며, 서술자는 작품 안에서 이야기 속의 등장인물(1인칭)이 될 수도 있고, 이야기 밖에서 이야기를 서술(3인칭)할 수도 있는 것이다.
2. 종류
소설의 시점은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 크게 네 가지 전형으로 분류할 수 있다. 이 네 가지는 다시 서술자의 위치에 따라 두 개의 범주로 구분된다.소설의 시점 | ||
이야기 속의 서술자 (1인칭) | 이야기 밖의 서술자 (3인칭) | |
비관찰자 시점 | 1인칭 주인공 시점 | 전지적 작가 시점 |
관찰자 시점 | 1인칭 관찰자 시점 | 3인칭 관찰자 시점 |
2.1. 1인칭
서술자인 '나'가 주어가 되어 소설의 문장을 풀어낸다. 그래서 일기[1]나 기록문 등의 형식을 취하기도 하며, '나'가 상황과 사건들을 말하는 형식으로 쓰이는 게 보통이다.최고의 장점은 몰입감이다. 주인공인 인물이 이야기 속에서 자기가 겪은 일을 자기의 감상과 함께 직접 말해주기 때문에 작품을 훨씬 생생하게 읽을 수 있고 글을 쓸 때도 주인공의 심리나 처한 상황 등을 더욱 세세하고 긴장감 있게 묘사할 수 있다.
그만큼의 단점은 역시 '나'라는 틀에 갇힌다는 것이다. '나'라는 존재의 시각으로만 상황을 알 수 있고, 그래서 한계가 명확하다. '나'가 사건에서 얼마만큼의 비중을 갖고 있고 어떤 위치에 있는가에 따라 사건에 대한 인식의 정도가 판이하게 달라질 수 있다. 사건이 '나'의 주변에서 일어나지 않고, '나'가 부재한 사건이 많을수록, 그 사건이 중요한 사건일수록 묘사가 힘들어진다. 억지로 해당 사건을 설명하려 하면 어색해지며, 그렇다고 묘사를 어설프게 하면 독자가 이해하기가 힘들어진다. 또한 독자들도 서술자가 보고 느낀 것만을 알 수 있다는 한계를 갖게 되어 서술자를 제외한 인물들의 감정을 묘사하거나, 극적 아이러니를 조성하는 것이 어려워진다.[2]
그래서 어떤 이야기를 쓸 것인가에 따라 서술자를 누구로 정하는가가 또한 중요한 과제이다. 서술자를 잘 고른다면 이런 난점을 충분히 극복할 수 있지만, 잘못 고르면 이야기를 흥미롭게 끌고 가기가 더욱 어려워지기 때문. 때문에 엔더의 게임으로 대히트를 친 오슨 스콧 카드가 쓴 작법서 '캐릭터 공작소'에서도 1인칭은 어렵다는 식으로 말이 나온다.
이런 것을 고려하지 않고 쓰면 독심술이라도 쓴 것마냥 주인공이 남의 심리와 행동 원인 등을 마구 꿰뚫어서 서술하거나, 자기 몸 간수하기도 힘든 급박한 상황인데 주변 상황이나 등장인물들의 행동을 주야장천 상세하게 묘사해 대는 어색한 경우도 나오기도 한다. 가령 주인공과 동료들이 적과 급박하게 싸우는 중인데 주인공이 자기 싸우는 것을 한참 묘사하고 옆을 보니 동료가 싸우는 모습을 한참 묘사하고 다시 옆을 보니 또 다른 동료가 싸우는 모습을 한참 설명하는 전개다. 이런 묘사는 3인칭 시점에 더 잘 어울린다.
그렇기에 1인칭이란 것은 여러모로 제약이 심한 시점이지만 한편으로는 잘 쓰면 그만큼 활용도가 높기도 하다. 전술했듯 주인공에 대한 몰입도가 높으며, 숙련된 작가는 주인공의 시각에 한계가 있다는 것을 오히려 유용하게 써먹을 수도 있다. 특히 1인칭 주인공은 자신의 한계로 잘 이해하지 못하지만 독자들은 이해할 수 있는 식의 서술을 하여 재미를 더해주기도 한다. 사랑 손님과 어머니처럼 남녀관계를 잘 모르는 어린아이라는 서술자의 한계를 이용해 매력적인 상황묘사를 보여주는 작품이 대표적이다. 한편 앨저넌에게 꽃을은 주인공이 저지능자였다 실험을 통해 고지능자가 되었다가, 다시 실험의 부작용으로 저지능자로 돌아가면서 상황 판단력과 사용하는 언어의 수준이 계속 바뀌는 묘사를 보여준다.
또한 1인칭 주인공 시점이 꼭 고정적일 필요는 없다. 챕터에 따라서, 혹은 편수에 따라서 1인칭 주인공을 바꿔가면서 서술하는 것도 가능하다. 예를 들어서 주인공이 A고 등장인물이 B라고 한다면, A와 B가 서로 대화할 때 주인공 A 시점에서 B에 대한 생각을 서술하고, 그 이후는 B의 시점에서 A에 대한 생각을 서술할 수 있다. 이것을 잘 이용한다면 주인공 vs 주인공이라는 군상극 같은 전개도 가능하다.
여기서 더 나아가서 '서술자가 이야기를 자신의 주관에 따라 왜곡할 수 있다.'는 클리셰 서술 트릭 역시 써먹을 수 있다. 각종 스릴러나 추리물 등에서도 알고 보니 주인공이 범인이었다거나, 알고 보니 주인공이 악당이었다는 식의 상황의 반전을 충격적으로 전달할 수 있게 된다.
영상(비주얼) 매체인 경우 제대로 1인칭을 실현하려면 카메라 앵글도 주인공의 시점이어야 하기 때문에, 부분적으로만 1인칭 서술이 가능하고, 작품 전체적으로 1인칭을 관철하는 작품은 만들기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처음부터 끝까지 1인칭인 영화는 하드코어 헨리밖에 없다. 파운드 푸티지 장르 등에서는 좀 적극적으로 쓰인다.
대신에 영상에서도 나레이션은 1인칭 주인공 시점으로 쓸 수 있다.
2.1.1. 1인칭 주인공 시점
1인칭 주인공(Participant first-person) 시점 또는 주인공 시점, 본인 시점은 서술자가 곧 등장인물 중에서도 이야기의 주인공이며, 사건의 중심에 서는 것을 말한다.2.1.1.1. 장점
- 주인공에 감정이입하여 이야기를 적극적으로 전개할 수 있다.
- 주관적인 심리, 행적, 감상을 서술하기에 용이하다.
- 주인공이 자기가 직접 겪은 이야기를 직접 함으로써 주인공의 내면 세계가 독자들에게 직선적으로 전달된다.
독자가 주인공과 자신을 동일시하여 공감과 감정 이입을 쉽게 할 수 있다. - 주인공을 페르소나로 활용하여 주제를 드러낼 수 있다.
- 일기나 수필과 같이 작가 스스로를 중심으로 써도 되는 장르에 추천된다.
- 드라마나 애니메이션 등의 영상매체와의 연동에 용이하다.
- 추리물이나 착각물에선 주인공을 믿을 수 없는 화자로 만들어 독자에게 거짓 정보를 주기에 용이하다.
여기에서 이러한 장점을 잘 응용하면 기가 막힌 반전을 만들 수 있다.
2.1.1.2. 단점
- 사건의 중심에 서는 주인공에 함몰되어 객관적인 시야를 잃기 쉽다.
- 작가가 주인공을 스스로와 동일시 여기기 쉽다. 작가 자신에게는 개인적 경험 등으로 당연하더라도 독자에게는 그렇지 않은 선택이나 감정 표현 따위를 그냥 서술한다면, 당연히 독자는 주인공에게 공감하지 못한다.
- 작가가 주인공에게 애착하여 메리 수로 만들기 쉽다. 주인공의 강함과 멋있음을 보여주는 데에만 과몰입하거나, 주인공의 묘사와 설정에만 공을 과도하게 들이고 나머지는 대충 넘어가는 문제를 발생시키기 쉽다.
- 주인공 외 인물의 감정을 직접 서술할 수 없다. 그저 주인공 내면의 묘사만으로 독자에게 '나는 이런 사람'이라고 보여주기만 한다면, 그 소설은 독자에게 공감을 이끌어내는 것이 아니라 일방적으로 '날 받아들여라.' 하고 명령하는 꼴이다. 예컨대, 하나의 특종 기사를 봤다면 그것만으로 판단하지 않고 후속 기사와 사실 확인을 기다리듯, 주인공 또한 그렇다.
- 주인공의 시야를 빌려야 하기 때문에 작가가 의도한 바를 독자에게 직접 전달할 수 없다.
- 독자가 감정이입하기 쉽게 주인공을 설정해야 한다. 주인공의 사회성과 인성이 안 좋을 경우 독자에게 비호감을 산다.
2.1.1.3. 목록
- 모든 FPS 게임
- 대다수의 미연시
- 고전부 시리즈
- 날개
- 동백꽃
- 서울, 1964년 겨울
- 해저 2만리[3]
- 새크리파이스(게임)
- 스타크래프트 2
- 서찰을 전하는 아이
- 악역의 엔딩은 죽음뿐
- 하워드 필립스 러브크래프트의 소설 대부분
- 무라카미 하루키의 초기작 대부분
- 인간실격
- 마녀의 여행
- 마션
- 사티리콘
- 서치[4]
- 가시고기[5]
- 이세계물을 포함한 많은 라이트 노벨
- One Room
- 도게자로 부탁해봤다
- 소음 공해
- 별
- 유진과 유진
- 롤리타
- 신세계에서
- 말죽거리 잔혹사
- 탐정 진구지 사부로 시리즈
2.1.2. 1인칭 관찰자 시점
1인칭 관찰자(Observant first-person) 시점은 주인공이 아닌 작품 속의 등장인물이 주인공을 관찰하여 이야기를 전달하는 시점이다. 서술자가 반드시 사람일 필요는 없다. 서술자를 의인화된 길고양이나 호텔 로비의 행운목으로도 얼마든지 설정할 수도 있다. 이러한 서술자가 자신이 본 이야기를 남에게 말해주는 이야기의 형식이 되고, 사건의 중심은 주인공이 된다.2.1.2.1. 장점
- 관찰자의 시점에서 주인공을 묘사해야 되기 때문에 주인공 내면을 독자들이 상상하기 좋다. 이것을 잘 이용한 작품으로 셜록 홈즈 시리즈의 존 왓슨이 특히 유명하며, 애거서 크리스티의 작품 중 아서 헤이스팅스가 나오는 작품들도 이 시점으로 전개된다.
- 관찰자 역시 등장인물이다. 3인칭 관찰자 시점과 달리, 관찰자의 추측과 감상을 서술할 수 있다. 관찰자는 실제로 사건을 겪는 주인공과는 엄연히 다른 시점, 다른 입장을 가질 수 있기 때문에, 관찰자의 의견이 주인공의 것과 대립하거나 아예 잘못될 수도 있다. 이 점을 서술 트릭에 활용하여 작품의 재미를 더해주는 것도 가능하다. 방법을 좀 뒤틀어서, 1인칭 관찰자로 시작해서 사건에 말려들거나 혹은 적극적으로 개입하며 1인칭 주인공으로 변해 가는 작품들도 있다. 반대로 1인칭 주인공으로 시작했다가 1인칭 관찰자로 변하는 작품도 있다.
- 셜록 홈즈 시리즈는 1인칭 관찰자 시점의 장점을 효과적으로 활용한 훌륭한 예시이다. 원래 추리 소설이 제한된 정보를 활용하는 특성상 서술자의 시각이 좁은 것이 재미를 주기 유리한 만큼, 1인칭 시점을 잘만 활용하면 신의 한 수가 될 수 있는데, 작가가 거기에 더해 1인칭 서술자 캐릭터의 조형을 기가 막히게 해냈다. 이 작품의 서술자인 존 왓슨은 개성 넘치는 주인공 셜록 홈즈를 관찰하는 평범한 서술자로, 수수하지만 반듯하고 진중하며 도덕적인 성격의 소유자이다. 이런 성격은 자연스럽게 독자의 호감과 공감을 이끌어내, 독자가 서술자에게 쉽게 몰입할 수 있으며, 역으로 서술자가 독자들의 대변인으로 기능하는 데도 유리하게 작용한다. 또한 왓슨은 작가의 페르소나로서의 성격을 가지는 동시에 '주인공의 조수'라는 설정을 부여받아, 자연스럽게 주인공의 사건 해결 과정을 밀접 관찰하는 위치에 선다. 그냥 주인공의 언행을 지켜보고 받아적기만 하는 수동적인 관찰자 역할에 머무르지 않고, 탄탄한 본인 서사[6]에 기반하여 주인공의 친구, 조수, 동료로서 그 자신의
2.1.2.2. 단점
- 관찰자의 시점에서 주인공을 묘사해야 되기 때문에, 주인공의 내면은 직접적으로 제시되지 않고 독자들이 추측을 해야 한다.
- 애초에 1인칭 시점 자체가 서술상 제약이 심한데, 그 위에다 관찰자 시점의 제약이 추가된다. 이중의 제약을 걸고서도 독자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서술하는 게 어렵다. 게다가 서술자가 주인공과 작중 사건을 계속 쫓아다니며 관찰할 수 있는 적절한 위치를 선정하는 것도 중요하다.
2.1.2.3. 목록
- 디아블로 4[7]
- 위대한 개츠비
- 왔다! 장보리
거의 모든 드라마는 3인칭 관찰자 시점으로 전개하지만, 이 드라마는 1인칭 관찰자 시점으로 전개하는 특이한 케이스다. - 배따라기
- 사랑 손님과 어머니
1인칭 관찰자 시점의 교과서적인 예시. 비유가 아니라 정말로 교과서에 흔히 실려서 학교에서 이걸 배운 사람이 많을 것이다. 옥희라는 어린이가 관찰자이고, 옥희의 어머니와 사랑 손님 아저씨가 주인공이다. 어머니와 아저씨 사이에 연모하는 감정이 싹트는데 너무 어린 옥희는 이를 이해하지 못해, 어머니가 아저씨의 연서를 받고 얼굴을 붉힌 것을 화가 났다고 잘못 해석하는 등, 1인칭 관찰자 시점의 큰 특징인 '관찰자의 사견 개입'을 잘 드러내는 대표주자. - 화랑의 후예
- 리타 헤이워드와 쇼생크 탈출
- 셜록 홈즈 시리즈[8]
- 애거서 크리스티의 작품 일부[9]
- 장마[10]
- 장미의 이름
- 이상한 선생님
- 필경사 바틀비
- 길모퉁이에서 만난 사람
- 달과 6펜스
- 유자소전[11]
- 병신과 머저리[12]
- 화수분
-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13]
-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 명두 (구효서)
- 어느 피씨주의자의 종생기 (구병모)[스포일러]
- 쇼생크 탈출
- 스타크래프트[15]
- 오락실(한스밴드)
- 노새 두 마리
- 리애니메이터
- 치숙
- 쑤저우강
- 내 비밀친구 햄찌
- 키노의 여행 일부 에피소드[16]
2.1.3. 1인칭 전지적 시점
1인칭 전지적(Omniscient first-person) 시점이란 1인칭 관찰자 시점이면서도 서술자에게 전지성을 부여하는 특수한 경우이다.이러한 서술자의 전형적인 예로 '영혼 서술자(ghost narrator)'가 있다. 죽은 이의 영혼을 서술자로 설정해, 물리적인 한계를 뛰어넘고 서술자의 주변 인물이나 서술자와 관련한 사건 따위를, 서술자의 경험과 더불어 서술하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1인칭 관찰자 시점을 취하면서도 그 서술자가 사신이라 등장인물의 내면 묘사가 자주 들어가는 소설 책도둑이 있다. 아님 에덴즈 제로의 샤오메이는 시간을 읊는다고 하여 시청자를 의식, 자세한 설명을 해주기도 한다. 또한 사이키 쿠스오의 재난의 주인공 사이키 쿠스오도 비슷한 경우인데, 이는 주인공이 초능력자라 사람의 속마음이나 관련 사건들을 저절로 알 수 있기 때문이다. 단 작품 내에서 넨도 리키나 사이키 쿠스케처럼 이게 안 통하는 경우도 있긴 하다.
2.1.3.1. 목록
- 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 : 기본적으론 1인칭 관찰자 시점으로 쓰인 소설이다. 하지만 연대기 형식으로 쓰였기 때문에 서술자가 여러 등장 인물들의 생각이나 내면 심리를 알고 있다. 그래서 이 소설을 1인칭 전지적 시점으로 분류 하기도 한다.
2.2. 3인칭
3인칭 시점의 경우 서술자는 작품 밖에 존재하며, 스토리 안에서 아예 서술자의 자리가 아예 없는 시점이기에 '서술자'를 나타내거나 묘사하는 문장이 없다.그러나 1인칭처럼 서술자가 어떤 인물이라는 명확한 설정이 있는 게 아니므로, 아래에서 서술된 시점들은 구분이 모호한 점이 있다. 1인칭 주인공이나 1인칭 관찰자는 그 설정상 어디까지 사건을 볼 수 있는지가 명확하지만, 3인칭 시점에서는 그런 게 없으니 작가 마음대로 써도 되기 때문이다.
2.2.1. 3인칭 관찰자 시점
3인칭 관찰자 시점은(는) 여기로 연결됩니다.
동명의 소설에 대한 내용은 3인칭 관찰자 시점(소설) 문서 참고하십시오.3인칭 관찰자(Observant third-person) 시점은 무비 카메라(movie camera) 시점, 작가 소멸 시점, 작가 관찰자 시점, 3인칭 객관자 시점 등으로 불리기도 한다. 작품 밖의 서술자가 주관을 배제하고 관찰자의 시점에서 이야기를 서술한다. 인물의 내면을 서술하지 않고, 사건에 대한 평가 등도 직접적으로는 하지 않으며, 눈에 보이는 것만을 객관적으로 서술하므로, 독자가 상상력을 최대한으로 발휘할 수 있다.
일반적인 영화나 드라마를 생각해보면, 관객이나 시청자는 영화, 드라마와 전혀 관계없는 사람이고 관객이나 시청자가 어떠한 시공간에 있더라도 영화나 드라마의 내용이나 진행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또한 관객이나 시청자는 영화나 드라마에서 직접 보고 들은 것만 알 수 있다. 이것이 바로 3인칭 관찰자 시점이다. 그러므로 소설에서도 3인칭 관찰자 시점을 잘 활용한다면 소설 자체가 영화나 드라마를 보는 것처럼 극적인 느낌을 독자들에게 줄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영화에서처럼 한 컷이 많은 정보를 담을 수 있는 영상매체와 달리, 소설에서는 모든 것을 서술로 해결해야 하기에 겉으로 보이는 것만 서술해서 이야기를 끌고나간다는 것은 난이도가 높은 일이다. 지나치게 이야기가 건조해지거나, 상황을 제대로 전달하기 어려운 등의 문제가 발생하기 쉬워서 생각만큼 인기 좋은 전개 방식은 아니다. 특히 장편 소설을 3인칭 관찰자 시점으로 쓰는 것은 매우 난이도가 높기 때문에, 동서고금 장편 소설이 3인칭 관찰자 시점인 경우는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17]
메타픽션적인 요소도 거의 이 시점에서 발생한다.
2.2.1.1. 목록
소설의 경우, 순수 하게 3인칭 관찰자 시점으로 쓰여진 목록들만 정리되었다.참고로 한국 소설 오발탄, 소나기, 만무방, 학,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 등은 3인칭 관찰자 시점으로 오해하기 쉽지만, 서술자가 등장 인물의 머릿속을 들여다보거나 내면을 묘사 하는 부분이 존재하기 때문에 3인칭 관찰자 시점이라고 할 수 없다.
소설
미디어
- 극 문학 : 거의 모든 영화와 드라마는 매체의 특성상 3인칭 관찰자 시점이 된다.
- 거의 모든 다큐멘터리
- 기막힌 이야기 실제상황
- 남녀탐구생활
게임
- FPS 게임을 제외한 모든 게임 : 매체의 특성상 3인칭 관찰자 시점이 되며, 구성에 따라 주인공의 생각을 읽을 수 있는 제한된 전지적 작가 시점의 게임도 있다
2.2.2. 전지적 작가 시점
전지적 서술자(Omniscient narrator) 또는 3인칭 전지적(Omniscient third-person) 시점이라고도 한다. 이는 서술자가 작품 밖에서 사건을 서술하는(3인칭) 동시에 모든 것을 알고 있는(전지, 全知) 것을 말한다.3인칭 관찰자 역시 작품 밖에 있기는 하지만 보이는 내용만 그대로 서술하는 것과 달리, 전지적인 서술자는 인물의 내면이나 인물 간의 관계, 과거나 미래의 사건 등을 전부 파악한 채로 이야기를 서술한다. 인간의 사유에서 가장 떠올리기 간편한 시점이라는 특성 때문에 오랜 시간 가장 많은 소설의 시점으로 채택되었으며, 특히 고전소설 시대에는 굉장히 보편적으로 쓰였지만 현대에는 여러가지 다른 여러가지 시점의 정립으로 그 수가 줄어들고 있다.
2.2.2.1. 장점
- 군상극을 서술하는 데 용이하다.
- 편집자적 논평을 사용하기 쉽다.
- 작가의 사상 또는 주관(인생관 등)을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다.
특히 교훈을 넌지시 전달하기 위한 글이나 어떠한 대상을 풍자하는 글, 정치적 프로파간다를 목적으로 하는 글에 적합하다. - 등장인물의 내면이나 성격에 대해 직접 서술할 수 있다.
흥부와 놀부를 예로 들면 전지적 작가 시점에선 서술자가 "흥부는 착하고 성실하고 또 어떻고... 놀부는 심술궂고 게으르고 또 어떻고..." 하고 설명할 수 있지만, 3인칭 관찰자 시점에선 그럴 수 없어서 흥부가 착하고 놀부가 나쁘다는 장면을 묘사를 통해 보여주는 밖에 없다. - 서술자가 약간의 스포일러를 제시하여 독자의 흥미를 일으킬 수 있다.
- 시공간의 제약에서 자유롭다.
등장인물의 운명에 대해서 직접 묘사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여주인공이 길을 가다 갑자기 튀어나온 괴물에게 통째로 잡아먹혔는데 먹히자마자 기절했고, 이 광경을 옆에 있는 남자친구가 목격하다고 가정해보자. 1인칭 관찰자나 주인공 시점에선 단지 그때와 그 이후의 상황을 추측하거나 상상해서 기술할 수밖에 없고, 주변 사람의 심리나 행동 묘사도 알 수 없다. 하지만 전지적 작가 시점에선 여주인공이 기절하여 어떤 일을 겪는지, 그리고 옆에 있는 남자친구는 뭘 하는지 완벽하게 서술할 수 있다. 그러므로 서술하는 상황의 폭이 넓고 묘사도 세세하게 할 수 있다.
2.2.2.2. 단점
서술자의 눈으로 쓰는 묘사와 등장인물 간의 대화를 적절하게 배치하지 못할 경우 딱딱하고 무미건조한 정보만을 사전처럼 줄줄 뱉어내는(흔히 '설명충'이라고 하는) 글이 되어 버리고 만다. 초보 작가일수록 이 서술자의 '전지성'에 매몰되기 쉬운데, 진정한 문학이란 체호프의 말처럼 '달이 빛난다고 직접 말해주지 말고, 깨진 유리조각에서 반사되는 반짝이는 빛을 보여주어야' 하는 법이다. 서두에 이것저것 이야기하면 독자의 상상력을 제한하는 동시에 몰입감을 깨트려 지루해지기 쉽다. 따라서 이 시점으로 글을 쓸때는 서술자의 관찰을 적절히 제한할 필요가 있다.2.2.2.3. 목록
2.2.3. 제한된 전지적 작가 시점
제한적인 전지적 서술자(Limited omniscient narrator), 선택적 시점(Selective perspective)이라고도 한다. 이는 전지적 작가 시점의 하위 갈래로, 전지성에 따른 단점을 상쇄하기 위해 개발되었다. 선택적 시점에서는 등장인물 가운데 하나(이하 '시점자')를 선택하여 오로지 이 캐릭터의 내면과 캐릭터의 눈으로 바라본 사건만을 서술한다는 독특한 특징이 있다.시점자에 한해서는 1인칭 시점과 같은 서술 규칙을 따라서 시점자 개인의 독백이나, 생각 등을 자유롭게 서술하지만 동시에 1인칭 시점의 특징을 공유하기 때문에 3인칭 시점임에도 시점자의 지식이나 성숙도, 의식 유무에 따라 서술에 제약을 받는다. 예를 들어 시점자가 특별한 조건 아래에 있거나 특수한 상황에 처해 있을 경우, 목격하는 일에 대한 제대로 된 이해가 동반되지 않은 피상적인 내용만이 묘사가 되는 식이다. 때문에 한 인물의 시각에 몰입하기가 더 쉽다.
A가 주인공, B가 등장인물이고, A와 B가 대화를 한다면.
1인칭 주인공 시점은 A, 즉 '나'의 대사와 내면을 알 수 있지만 B의 내면을 알 수 없다.
전지적 작가 시점의 서술자는 A와 B의 대사와 내면을 전부 알 수 있다.
제한된 전지적 작가 시점은 3인칭이기 때문에 A를 '나'가 아니라 서술자가 'A' 라고 서술하고 서술자는 A의 내면을 알 수 있지만 B의 내면을 알 수 없다. #
그러니 제한된 전지적 작가 시점은 1인칭 주인공 시점이지만, 서술하는 것이 주인공이 아니라 서술자라고 생각하면 된다.
이에 《얼음과 불의 노래》 같은 군상극 소설에서 자주 채용하는 시점이다. 군상극, 특히 전쟁물이나 대하사극 같은 대규모 사건을 다루는 소설의 경우 묘사 난이도가 높다. 1인칭으로 다루기엔 사건의 규모가 지나치게 크기에 맛이 제대로 살지 않고, 상황이 극적이고 복잡한 경우가 많아 3인칭 관찰자로 다루기에는 이해가 매우 어렵다. 그렇다고 전지적 3인칭으로 다루면 역사책을 요약해서 읽는 꼴마냥 몰입감이 부족해진다. 그래서 해당 사건에 휘말린 다양한 사람들의 시각을 다뤄서 큰 상황을 이해시키면서도 디테일과 몰입감 역시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인 것이다.
물론 군상극이란 특성상 이를 제대로 활용하는 것은 난이도가 높다. 조지 R.R. 마틴은 얼음과 불의 노래를 쓰면서 어떤 시점자를 다룰 때 가장 어렵냐는 독자의 질문에 브랜 스타크를 언급한 적이 있다. 나이가 10살도 안 된 어린아이이기 때문에 하나의 사건이 미성숙한 시점자의 관점에서는 어떻게 비춰질까를 매번 고민하면서 작업해야 되는 부분이 까다롭다고. 얼음과 불의 노래에서 브랜 스타크가 시점자로서 남녀의 성교를 목격하는 장면이 있는데, 이 때의 서술은 다음과 같다.
방 안에서는 어떤 남자와 여자가 드잡이질을 하고 있었다. 둘 다 벌거벗은 몸이었다. 브랜은 그들의 정체를 알 수 없었다.
여기서 '드잡이질'은 '서로 머리채나 멱살을 움켜잡고 싸우는 짓'을 뜻한다. 즉, 어린아이인 시점자가 성교 장면을 남녀가 부둥켜 싸우고 있는 것으로 이해했기 때문에 소설의 서술도 이를 따라간 것이다. 박태원이 쓴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 역시 의식의 흐름을 묘사하기 쉽도록 이러한 시점을 택하고 있다. 이 글의 일부를 이용하여 제한된 전지적 작가 시점과 완전한 전지적 작가 시점의 차이점을 비교하면 다음과 같다.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의 시점(좌)과 이를 완전한 3인칭 전지적 작가 시점으로 바꿀 경우(우)의 비교. (2008학년도 6월 한국교육과정평가원 모의고사 언어 영역 25번 문제 발췌) |
원문(제한된 전지적 작가)
구보(시점자)는 자기가 이러한 사내와 접촉을 가지게 된 것에 지극한 불쾌를 느끼며, 경어를 사용하는 것으로 그와 사이에 간격을 두기로 하였다. 그러나 이 딱한 사내는 도리어 그것에서 일종 득의감을 맛볼 수 있었는지도 모른다. 그뿐 아니라, 그는 한 잔 십 전짜리 차들을 마시고 있는 사람들 틈에서 그렇게 몇 병씩 맥주를 먹을 수 있는 것에 우월감을 갖고, 그리고 지금 행복이었을지도 모른다.
구보(시점자)는 자기가 이러한 사내와 접촉을 가지게 된 것에 지극한 불쾌를 느끼며, 경어를 사용하는 것으로 그와 사이에 간격을 두기로 하였다. 그러나 이 딱한 사내는 도리어 그것에서 일종 득의감을 맛볼 수 있었는지도 모른다. 그뿐 아니라, 그는 한 잔 십 전짜리 차들을 마시고 있는 사람들 틈에서 그렇게 몇 병씩 맥주를 먹을 수 있는 것에 우월감을 갖고, 그리고 지금 행복이었을지도 모른다.
변형문(완전한 전지적 작가)
구보(캐릭터)는 자기가 이러한 사내와 접촉을 가지게 된 것에 지극한 불쾌를 느끼며, 경어를 사용하는 것으로 그와 사이에 간격을 두기로 하였다. 그러나 이 딱한 사내는 도리어 그것에서 일종 득의감을 맛보고 있었다. 그뿐 아니라, 그는 한 잔 십 전짜리 차들을 마시고 있는 사람들 틈에서 그렇게 몇 병씩 맥주를 먹을 수 있는 것에 우월감을 갖고, 그리고 지금 그는 행복하였다.
구보(캐릭터)는 자기가 이러한 사내와 접촉을 가지게 된 것에 지극한 불쾌를 느끼며, 경어를 사용하는 것으로 그와 사이에 간격을 두기로 하였다. 그러나 이 딱한 사내는 도리어 그것에서 일종 득의감을 맛보고 있었다. 그뿐 아니라, 그는 한 잔 십 전짜리 차들을 마시고 있는 사람들 틈에서 그렇게 몇 병씩 맥주를 먹을 수 있는 것에 우월감을 갖고, 그리고 지금 그는 행복하였다.
밑줄친 부분을 보면 제한적 전지적 작가 시점에서는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라고 서술자가 추정하지만. 전지적 작가 시점에서는 ~하였다라고 서술자가 정확히 구보의 생각을 서술한다.
한편으로는 1인칭 대명사(나) 대신 시점자의 이름이나 3인칭 대명사(그, 그녀)를 주어로 사용해서 서술상 거리를 좀 더 두고 객관적인 느낌을 주기도 하며, 더 넓은 시각을 보여줄 수도 있는 중간적인 시점이다. 이 제약이란 것은 어디까지나 서술상 특징이기 때문에, 상황 따라 전지적 시점이나 관찰자 시점에 가깝게 바꾸는 경우도 나온다. 예시로 앞서 괴물에게 잡아먹히는 여주인공 이야기라면 괴물의 등장 과정에 대해서는 전지적 3인칭에 가깝게 상세히 서술하다가, 여주인공이 괴물을 만나 잡아먹히는 과정은 공포감을 주기 위해 여주인공이 괴물을 보는 제한적 시점으로 서술하다가, 잡아먹힌 후에는 그 옆의 남자친구가 그 광경을 관찰하는 시점으로 전환하여 여주인공이 잡아먹힌 뒤로는 죽었는지 어쨌는지 등의 정보를 제한하는 식으로 쓸 수 있다. 물론 이런 것을 남용하면 이야기가 난잡해진다는 단점도 있다.
2.2.3.1. 목록
- 검은 집
- 계단섬 시리즈 2, 4권[19]
- 라플라스의 마녀
- 소설가 구보 씨의 일일(박태원)
- 반월당의 기묘한 이야기
- 백야행
- 얼음과 불의 노래
- 톰 클랜시의 소설들
- 해리 포터 시리즈
- 비 오는 날이면 가리봉동에 가야 한다 (양귀자)
2.3. 논외: 2인칭
흔히 '2인칭(second-person) 시점'이라고 부르는 것은 실제로는 '(서술자에 따른) 소설의 시점'이라고 하기는 어렵다. 상술한 1인칭 또는 3인칭 시점에서 주어로 쓰이는 인칭대명사를 '나', '그', '그녀'가 아닌 '너(you)'로 바꾼 것으로, 마치 서술자가 독자를 작중 등장인물과 동치시켜 독자에게 이야기하듯 진행하는 문체의 일종이다. 작품의 주인공이 1인칭이라면 이를 관찰하는 모든 '너'는 3인칭이 된다. 1인칭과 3인칭을 섞어 쓰는 경우에도 이러한 문체를 사용할 수 있다.2인칭에서는 대화에서 상대방을 가리키는 대명사인 '너'나 '당신' 이전에 한 개인이 존재한다. 따라서 2인칭이란 개념은 타인을 인식하고 그 타인이 개인과 상황 따위의 맥락을 공유해야 사용 가능한 일종의 생략과 같다. 제 아무리 서술자가 2인칭 대명사로 지칭된들, 독자에겐 제3의 인물이며, 그 시점을 가진 주체는 스스로를 1인칭으로 설명할 수 있기 때문에 2인칭 시점이라는 것은 성립 자체가 불가능하다. 요컨대 주체와 객체 이외에 시점이 적용되는 것은 없다.
결국, 2인칭 시점이라고 불리는 문체 자체의 특징이 분명히 있기는 있지만 어디까지나 글의 스타일이나 기교일 뿐, 별개의 시점이라고는 할 수 없는 것이다. 아래는 그 예시다.
너는 교실 문을 열고 들어왔다. 나는 너에게 첫눈에 반했다.
가령 위와 같은 글에서 첫번째 문장은 분명히 주어가 '너'이지만, 어디까지나 1인칭 시점이다. 왜냐면 '네가 교실 문을 열고 들어왔다'는 사실은 '나'가 목격하고 나의 입장에서 서술하고 있기 때문이다.너는 배가 고프다. 그래서 치킨을 시켜먹는다.
이런 글이 대표적인 2인칭 서술 방식이라고 할 것이다. 그러나 이는 본질적으로 불안정한데 왜냐면 '너'라는 대명사는 '나'가 있어야 성립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굳이 2인칭 시점에서의 '나'를 억지로 상정하자면 신이나 전지적 존재, 혹은 작가가 될 것이다. 즉, 3인칭 전지적 작가 시점에서 단순히 '그/그녀' 대신 '너'라는 대명사를 사용했을 뿐이지 별개의 시점은 아닌 것이다. '그녀는 배가 고프다. 그래서 치킨을 시켜먹는다'로 바꾸어도 뉘앙스의 차이가 있을 뿐이지 근본적인 차이는 없다.또 편지의 형식을 빌리는 서간체 소설 중에도 일종의 2인칭 시점으로 된 것이 있다. 다만 서간체는 어디까지나 본질적으로 1인칭 주인공 시점이며 서간체에서 2인칭 시점이 사용된다면 위에 설명했듯 본격적인 2인칭이 아니라 1인칭 '나'의 시점에서 관찰한 '너'의 이야기를 '나'의 시점에서 쓰는 것이 된다.
가장 유명한 2인칭 시점의 소설은 역시 베스트셀러인 신경숙의 엄마를 부탁해라고 할 것이다. 여기서의 1챕터는 '나'에 대한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2인칭 시점으로 되어 있다. 3인칭으로 바꾸어 써도 전혀 무리가 없는 전지적 작가 시점이나, 이 소설에서 2인칭의 사용은 묘하게 강한 임팩트를 주는데 다름 아닌 각각의 독자들 '너'에 대해 말하는 것처럼 느끼게 해서, 모든 자식들이 응당 가지고 있는 '부모에 대한 죄의식'을 자극하는 것이다.
테드 창의 소설 네 인생의 이야기는 주인공이 과거와 미래를 모두 볼 수 있게 되면서 관찰되는 '나'의 딸을 서술자인 '나'가 서술하는 매우 특이한 형식을 띄고 있다.
호루스 헤러시 소설 시리즈의 최종장인 종말과 죽음(The End and the Death) 2권에서 주인공인 호루스 루퍼칼의 시점으로 사용되는데, 이는 행동의 주체가 호루스 본인인지(1인칭), 호루스를 조종하는 카오스 신인지(3인칭) 여부를 모호하게 하는 문체이다.
주인공을 독자로 잡고 진행되는 경우라면 2인칭을 연상케 하는 서술이 아주 적극적으로 나오게 된다. 특히 보는 대상이 누구인지 명확한 게임북이나 매뉴얼, 노래 가사, 비디오 게임 등을 예시로 들 수 있다. 비디오 게임의 경우 플레이어가 행동을 하면 그 결과를 문장으로 출력해야 했기에 플레이어를 대상으로 한 2인칭으로 이루어진 서술이 필요하고, 특히 고전 텍스트 어드벤쳐나 머드 게임에서는 모든 것이 문장으로 출력되었기에 이런 서술을 수도 없이 볼 수 있었다[20]. 이후로는 그래픽의 발전으로 대부분의 상황을 화면으로 전달할 수 있기에 이런 서술이 현격히 줄었지만, 아직도 상당히 많은 게임에서 '당신은 300 경험치를 얻었습니다' 혹은 '당신은 죽었습니다' 같은 문장이 종종 나오는 것을 볼 수 있다.[21] 물론 이건 소설이나 영화 등에서는 쓸 수 없는 방식이기는 하다.
2.3.1. 목록
- 신경숙의 '엄마를 부탁해'
- 성석제의 '경두'
- 김영하의 '당신의 나무', '도드리'
- 정이현의 '1979년생'
- 카를로스 푸엔테스의 '아우라'
- 하일지의 '그는 내게 지타를 아느냐고 물었다'
- 진산의 단편 잠자는 꽃
- 한강의 '소년이 온다' 중 1장 '작은 새'
- 가오싱젠의 '영혼의 산' - 2000년 노벨문학상 수상작.
- 시게마츠 기요시의 '친구가 되기 5분 전'
- N. K. 제미신의 '다섯 번째 계절'
- 일부 컴퓨터 게임
- 거의 모든 비주얼 노벨
백괴사전
3. 초점론
'종류' 목차에서 분류한 서술자의 위치에 따른 범주 바깥의 이론. 초점론에서는 사건의 체험(초점, focalizer)과 사건을 서술(발화, voice)을 분리한다.소설의 시점/초점 참고.
[1] 여기서 초보 작가가 하는 실수로는 '나'라는 인칭대명사를 절대 써서는 안 된다는 강박 관념이다. 이건 1인칭 시점이라 굳이 서술자인 '나'를 지칭할 필요가 없다는 논리인데, 명백하게 잘못된 논리이다. 일단 '주어'가 없으면 문장 성립 자체가 안 되는데, 서술자가 자기 자신을 주어로 지칭해서 서술해야 할 때가 의외로 많다. 이것은 여러 가지 이유가 있는데, 초보 작가들이 쓸데 없이 '나'를 습관적으로 반복해서 쓰곤 하기 때문에 사용을 자제시키곤 하는데, 이것이 아예 써서는 안 된다는 식으로 와전되거나, 1인칭 시점과 일기를 동일시해서 '나'를 쓰면 안 된다는 식으로 인식하는 경우다. 일기와 1인칭 시점의 소설을 동일시하는 건 크게 잘못된 인식이다.[2] 물론 불가능하거나 선례가 없는 것은 아니다. 서술자의 자폐증이나 성적 지향을 이용한 소설은 이미 숱하다.[3] 네모 선장을 주인공으로 본다면 1인칭 관찰자 시점이라 할 수 있으나 어디까지나 이 작품의 주인공은 화자인 아로낙스 박사다.[4] 영화지만 작중 (대부분의) 앵글이 '주인공이 보는 모니터, 셀카, 핸드폰 등의 화면'이라는 설정.[5] 주인공 다움이의 시점 부분을 의미한다.[6] 제2차 영국-아프가니스탄 전쟁에 참전했다가 전역한 군의관 출신. 즉 그는 의사이자 군인으로서, 사람을 살릴 수도 죽일 수도 있으며, 그 자신은 선량하고 도덕적이지만 극단적인 폭력에 익숙하다는 특이한 배경을 가졌다. 그래서 왓슨은 언제라도 의사가 필요한 일이 발생하면 즉시 나서서 처리할 수 있고, 물리적 충돌이 발생하면 총까지 꺼내들고 맞설 수 있으며, 어지간한 위기 상황이 닥쳐와도 쉽게 동요하지 않고 굳건한 정신력을 유지할 수 있다.[7] 디아블로 4의 메인 스토리는 로라스가 1인칭 관찰자 시점에서 과거를 회상하는 걸로 전개된다. 즉, 디아블로 4의 이야기는 먼 미래 시점에서 로라스가 이미 일어났던 일을 들려주는 것이기 때문에 로라스는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를 이미 전부 다 알고 있는 입장이고 오랫 동안 방랑자의 조력자로 활동했다는 뜻이 된다.[8] 상술했듯 1인칭 관찰자 캐릭터를 잘 조형해서 장르의 특성과 훌륭하게 어우러지게 만든 좋은 사례. 단, 셜록 홈즈의 사건집에 수록된 '탈색된 병사'와 '사자의 갈기'는 1인칭 주인공 시점, 사건집에 수록된 '마자랭의 다이아몬드'와 셜록 홈즈의 마지막 인사에 수록된 '마지막 인사'는 3인칭 관찰자 시점으로 쓰였다.[9] 아서 헤이스팅스가 나오는 모든 작품이 여기에 해당되며 그 외에 애크로이드 살인사건, 메소포타미아의 살인, 움직이는 손가락 등이 이런 형식을 취하고 있다.[10] 서술자 동만의 관점으로 외할머니와 할머니의 대립과 화해 속에 상징되어 있는 남한과 북한의 대립과 화합을 무속이란 공통 주제에 담고 있다.[11] 주인공 유재필의 이야기를 서술자 이문구가 얘기해준다.[12] 해당 작품은 한국 근현대문학의 고전이라 불리기도 하며, 국어국문학과나 문예창작학과에서는 1인칭 시점의 특징을 설명하기 위해 읽게 하곤 한다.[13] 다단계 액자식 구성을 하고 있지만, 1단계 액자에서는 소설가가 과거에 만났던 사람이 해줬던 이야기를 전달하는 내용으로 것으로 보이는데, 그 과거에 만났던 사람이 2단계 액자에서 사실은 본인이 벨보이 시절에 호텔의 콘시어지(스토리 진주인공)였던 사람의 이야기를 3단계 액자 이야기로 내레이션 하고 있어 일종의 1인칭 관찰자의 관찰자시점이다.[스포일러] 본래는 1인칭 주인공 시점이 맞으나, SNS를 소재로, 주인공이자 서술자인 본인의 행적에 대한 객관화를 선보여 주관자와 객관자의 경계를 허문 문제적 작품이기에 여기에 기술한다.[15] 1편의 캠페인에서 플레이어가 주인공이나 상관으로부터 명령을 받는 시점이기 때문이다.[16] 시즈가 주인공인 에피에서는 리쿠의, 포토가 주인공인 에피에서는 소우의 시점으로 진행된다.[17] 사실 3인칭 관찰자 시점 소설 자체가 매우 적은편이다.[18] 탐정 샘 스페이드 시리즈는 전부 3인칭 관찰자 시점으로 쓰였다.[19] 예외적으로 캐릭터 1명은 1인칭 시점이다.[20] "당신은 동쪽으로 갔다. 슬라임이 당신을 공격한다! 슬라임이 당신의 피부를 살짝 녹였다.(-4) 당신은 얼어붙은 폭풍을 날려 슬라임을 박살냈다.(-157) 슬라임이 죽었다. 당신은 300의 경험치와 100의 골드를 얻었다." 같은 식으로 게임이 진행되곤 했다.[21] 하지만 이 역시 2인칭스러운 서술이지 2인칭 시점은 아니다. 어쨌거나 그 말을 하는 화자는 시스템이라는 제3자이기 때문에, 위의 모든 것들은 3인칭 시점의 서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