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1919년 출판된 서머셋 몸의 소설. 작 중의 서술자인 '나'가 '찰스 스트릭랜드'와 만나면서 겪었던 일들을 회고하는 소설이다.2. 줄거리
소설의 화자인 주인공 '나'는 '찰스 스트릭랜드'라는 화가가 퇴폐와 향락의 화신으로 추앙받는다는 사실과 목사인 그의 친아들, 정신병리학자 등 그에 대한 지인들의 기록을 알게 된다. '나'는 이 자료들이 스트릭랜드의 모습을 왜곡한다고 생각해 사람들에게 그가 직접 본 찰스 스트릭랜드를 알리기 위해 글을 작성한다.
안정적인 중산층이자 은행원이었던 찰스 스트릭랜드는 평소 주변사람에게 무심하고 말이 없고 재미 없는 사내로 여겨졌다. 아내는 교양있지만 속물적인 구석이 있는 여자로 나타난다. 작중 '나'도 처음엔 그를 특별할 것 없는 전형적인 사내라고 평가했고, 아내 조차 그를 예술 따위엔 관심이 없는 교양없는 자라고 언급한다.
그러던 어느날 '나'는 스트릭랜드가 아내를 버리고 파리로 떠났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스트릭랜드에게 가정으로 돌아오라는 아내의 말을 전하기 위해서 파리로 가게 된다. 여자가 생겨서 파리로 갔을 거라는 아내의 예상과 달리 스트릭랜드는 느닷없이 그림을 그리고 싶은 강렬한 욕망에 휩싸여 집을 떠난 것이었다. '나'는 그가 이렇게 색다른 인물이었나에 대해 회상해본다. 오로지 그림을 그리고 싶다는 욕망을 좇아 떠난 그에게 금전적인 여유는 없었다. 더럽고 낡은 호텔방에서 머무르며 파리 하층민의 삶을 전전하던 스트릭랜드는 곧 생활고에 몸져눕게 되지만, 평소 스트릭랜드를 천재라 여기고 가까이 하던 더크 스트로브라는 유순한 네덜란드 인[1]의 도움을 받아 회복을 한다.
그러던 중 자신을 간호하던, '나'의 친구(=더크 스트로브)의 부인과 눈을 맞게 되고[2] 몸이 건강해지자마자 스트릭랜드는 더크 스트로브를 버리고 블란치와 잠시동안 동거 생활을 하다가 끝내 그녀를 버린다. 그녀는 그 충격으로 자살을 하게 되는데, 차후 '나' 가 그 사실에 대해 추궁하자 스트릭랜드는 블란치가 자살한 이유는 자신 때문이 아니라 그녀 스스로가 제대로 균형이 잡히지 않은 인간이어서 그렇다고 말한다.[3]
이후 스트릭랜드는 타히티로 떠나고, '나'는 스트릭랜드가 죽고 나서야 그가 최후에 머물었다는 타히티로 오게 된다. 스트릭랜드는 그곳에서 아타라는 원주민 여자를 만나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는다. 그러나 섬에서의 평화로운 생활 도중 그는 갑작스레 나병에 걸리게 되고, 죽어가는 삶의 마지막 기간 동안 자신이 살던 오두막집의 벽과 천장에 영혼을 쏟아부어서 자신 최후의 걸작을 그린다. 직후 스트릭랜드는 아타에게 그림을 불태워 달라고 부탁하고, 그렇게 완성된 그림은 아타와 스트릭랜드 그리고 스트릭랜드를 치료하려 온 의사 셋만이 보곤 잿더미로 사라지고 만다. 그림은 의사의 작중 묘사에 따르면 '헉, 이건 천재다' 라는 감탄사가 무의식 중에 튀어나올 정도로 압도적이었다고 한다. 스트릭랜드는 그렇게 나무 밑에 묻히고, '나'는 그가 마지막에 남긴 정물화를 접한다.
3. 이모저모
'달'은 미술가가 갖는 이상을 나타내고 6펜스는 그와 반대되는 사회 물질적인 재화를 의미한다고 한다.스트릭랜드의 모티브는 40살 때 직장을 버리고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폴 고갱이지만, 본래 삶의 모습은 폴 고갱이 훨씬 더 저질이었다고 한다. 스트릭랜드의 진면모를 알린다는 취지로 내용으로 전개되는 소설인데 아이러니하게도 오히려 폴 고갱을 신화적 존재로 만들어서 그의 진면목을 못 보게 만드는 부작용이 있다. 서머셋 몸은 이 소설을 쓰기 위해 타히티를 직접 답사했고, 거기서 폴 고갱이 살았던 집에 가 보고, 그가 데리고 살았던 여자와 얘기도 나누고, 그가 그린 그림을 사기도 했었다. 폴 고갱과 스트릭랜드와의 공통점은 둘 다 화가가 되기 전 금융업에 몸을 담았고[4], 타히티에서 아내가 아닌 다른 여자를 데리고 있었으며, 말년에 비참하게 죽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차이점도 존재하는데, 폴 고갱은 스트릭랜드처럼 가출을 하지 않았고, 그의 부인이 그가 증권 시장의 붕괴로 직업을 잃어 생활이 궁핍해지자 아이들을 데리고 떠났고, 스트릭랜드와는 다르게 한센병이 아닌 다른 이유로 죽었다.
세계문학전집에도 들어가 있으며, 서구 언론에서 선정하는 영문학 최고 걸작 50에 자주 들어가는 명작이다.
웹툰 작가 김규삼과 혜원의 작품 블랙홀과 3만원은 이 소설에서 영감을 받았다.
성문종합영어 118p에 수록되어 있다.
온라인 게임 붕괴: 스타레일의 3번째 시나리오인 페나코니에서 돌아오지 않는 어머니를 찾아 수소문을 하며 다니는 딸 페넬로페와 아버지 위즐리의 서브퀘스트가 등장하는데, 이 줄거리 역시 "달과 6펜스"에서 착안한 것으로 보인다.
[1] 모티브는 빈센트 반 고흐.[2] 작중에서는 '나'의 친구의 부인이 스트릭랜드의 예술가적인 기이한 분위기에 사로잡혀 떠났다는 식으로 묘사된다. 아이러니한 것은 처음엔 블란치가 스트릭랜드를 혐오한다고 생각될 정도로 싫어했다는 것이다.[3] 작품에서는 결코 이를 미화시켜서 표현하지는 않는다. 불륜으로 이혼한 여자가 살기에 19세기의 유럽은 결코 호락호락한 동네가 아니었는데 그럼에도 불륜의 당사자인 찰스 자신의 욕망만 채운 뒤 균형 운운하며 스스로를 미화하고 합리화하는 스트릭랜드의 극단적인 이기주의와 무책임이 작품에서도 쉽게 드러난다. 다만 작품에서는 이 조차 예술인의 어쩔 수 없는 본성인 양 묘사하기는 한다.[4] 단, 고갱은 도선사로 있으면서 이런저런 항구를 돌아다녔던 생활이 더 잘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