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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JRPG(Japanese Role-Playing Game)[1]는 일본에서 제작된 롤플레잉 게임을 뜻한다.일본에서 제작된 롤플레잉 게임은 PC게임 시절 울티마와 위저드리 같은 CRPG의 장점만을 받아들이면서 패미컴 같은 기기에서도 개발 가능하게 바꾼 드래곤 퀘스트 1(1986)[2]의 등장이래 턴제 전투, 외길 맵과 시나리오, 뚜렷한 캐릭터성 같은 특징들을 가진 채 JRPG 장르가 형성되었다. 따라서 1990년대에는 '아바타'도 없는 '일본제 RPG는 역할수행게임이라는 의미에 있어서 진정한 롤플레잉게임이라고 할 수 없다'는 논쟁이 있었다. 선형 진행이라 자유도 역시 거의 없기 때문에 어드벤처 게임의 변형이라는 논쟁도 많았다.
JRPG는 동아시아(한국/대만/중국 등)에서 1990년, 2000년대에 만든 RPG에도 큰 영향을 주었다. 예를 들어 비선형 스토리 진행, 미형 캐릭터, 턴제 전투 등이 있다. 이런 RPG 들은 "JRPG 스타일의 롤플레잉 게임"이라고 얘기하기도 한다.
2. 특징
2.1. 고전식 JRPG
스퀘어의 파이널 판타지 VI(1994) 오프닝. | 에닉스의 드래곤 퀘스트 V 천공의 신부(1992) 플레이 화면. |
1980년대 초 북미의 CRPG(울티마, 위저드리 등)가 플레이어의 자유로운 이동과 다양한 상호작용을 통해 스토리의 진행을 중요시하였다면 JRPG는 정해진 레벨을 따라가면서 몇가지 정해진 행동만을 플레이하면서 스토리를 즐기게 된다. 주인공 역시 플레이어의 분신이라기보다는 가치관이 정해져 있는 경우가 많아, 플레이어가 스스로 모험을 한다는 느낌보다 주인공의 이야기를 따라가면서 본다는 인상이 강하다. 게임에 따라 다르지만 플레이어의 몰입도를 높이기 위해 거의 대사를 하지 않는 드래곤 퀘스트 시리즈의 주인공들도 저마다 스토리 배경과 짜여진 역할이 있다. TRPG로 비유하자면 강력한 권한을 쥔 게임 마스터가 짜놓은 룰과 시나리오를 플레이어가 수동적으로 따라가는 것이다.
어드벤처 게임과의 차이는 전투 역시 많은 비중을 가지고 있다는 점으로 특히 턴제 전투를 기반으로 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게임 용량이나 표현에 제약이 있던 SFC 시절만 해도 거의 턴제 전투나 턴제에 약간의 변형을 한 전투가 대부분이었다. 턴제에 약간의 변형이 들어가는 경우도 ATB 시스템 정도가 대부분이었을 정도. 후기 고전식 JRPG로 갈수록 턴제의 요소가 점점 약화됐으나, 일단은 턴을 주고받으며 전투한다는 기본 시스템은 유지되었다. 턴제가 완전히 없어진건 2010년대 이후 아래 문단의 현대식 JRPG가 정립되면서부터다.
고전(클래식) JRPG의 특징
JRPG 장르는 2000년대 후반과 2010년대 초반을 지나 침체기를 거쳐 새롭게 부활함과 동시에 2010년대 중반부터는기존의 JRPG와는 확연히 다른 플레이스타일을 갖추게 되었다. 아래 현대식 JRPG 문단 참조. 다만 고전 JRPG 장르가 여전히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것이 스퀘어 에닉스 같은 JRPG 명가들도 클래식 JRPG풍의 옥토패스 트래블러(2018)나 트라이앵글 스트래티지(2022) 같은 게임을 출시하고 있다.
관련 문서: 비디오 게임/클리셰
고전식 JPRG의 특징 혹은 클리셰가 있다. 상당수의 JPRG들이 직 간접적으로 DQ의 영향을 받은 작품들이다 보니 몇몇 공통된 클리셰들이 있는 경우가 많다.[3] JRPG의 법칙 링크 참조.
- 주인공은 별 볼일없고 가난한 마을 혹은 가정에서 태어났지만 홀로 사는 어머니를 둔채 여행을 떠나고[4] 여러 사람들과 동료가 되어 이런저런 일들을 겪은 다음에 최종보스인 마왕 혹은 드래곤을 무찌르고 (납치된 공주를 되찾는 경우도 있음) 최고로 칭송받는 용사가 되는 전형적인 스토리라인 클리셰
- 시간대적 배경은 문명이 거의 발전되지 않은 세계. 전자기기 같은건 존재하지 않는다. 왕국 같은 개념들이 자주 등장하는 걸로 보아 세계관을 실제 세계사적 관점으로 본다면 대략 중세 시대쯤으로 예측 가능하다.[5]
- 주인공의 주 무기는 검. 또한 오로지 용사만이 손에 넣을 수 있다는(= 사용할 수 있다는) 용사의 검이 존재한다는 설정이 있는 경우가 많다.[6]
- 화폐 단위는 대부분 골드(GOLD) 또는 제니.
2.2. 현대식 JRPG
모노리스 소프트의 제노블레이드 크로니클스 3(2022) 컷씬. | 스퀘어 에닉스의 파이널 판타지 XVI(2023) 플레이 화면. |
2010년대 후반 이후에는 "현대식 JRPG"가 새롭게 정립되어, 기존 JRPG와 확고하게 다른 게임성을 가지게 되었다.
"현대식 JRPG"는 "고전식 JPRG"와 스타일이 많이 다르다. 일단 턴제가 아닌 실시간제이고 액션의 비중이 크다. 스토리도 단순한 공주와 용사의 이야기가 사실상 없어졌으며, 하나의 거대한 세계관을 무대로 복잡한 플롯을 추구하는 경우가 많다.[7]
이러한 장르의 대격변의 가장 큰 이유는 2000년대~2010년대 초반의 JRPG 대침체기가 그 이유이다. 조금씩 시들해지던 분위기가, 현시점에서는 마지막 대자본 고전 JRPG인 파이널 판타지 XIII 트릴로지 프로젝트의 대실패로 인해 결정적으로 폭발해버린 것이다. 한동안 JRPG는 완전히 사망한 장르 취급을 받았으며, 조롱의 대상이 되기도 했었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 문단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서술 대부분 또한 그때 당시 작성되었던것이니만큼 당시 JRPG 장르의 취급이 얼마나 박했는지를 느껴볼 수 있다. 그 여파로, 과거 대단한 인기를 끌었던 JRPG 게임들 중 많은 수가 몰락했으며, 간신히 살아남은 게임들이나 그 게임들이 인기를 끌던 시대 이후에 만들어진 게임들 중에서는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또는 게임의 인기를 더 높이기 위해 해외의 소비자들이 어떤 게임을 원하는지 파악하려고 노력한 결과 장르가 대격변하게 된 것이다.
그 결과 제노블레이드(2010)를 기점으로 WRPG의 요소를 대거 투입함과 동시에 오픈월드, 실시간 전투같은 개념을 적극적으로 도입하는 시도가 이루어지게 되었으며, 제노블레이드 크로니클스 크로스(2015)등 전혀 JRPG스러운 느낌이 드러나지 않는 작품이 만들어지기도 했고, 디렉터가 해당 작품의 영향이 있었다고 언급한 파이널 판타지 XV(2016)에 와서는 완전히 실시간 전투가 JRPG의 주류로 올라서게 된다. 그래서 JRPG가 고쳐야 할 점 10가지같은 것에서는 2020년 이후의 JRPG와는 매치가 되지 않는 부분들이 대부분이다.
이의 부작용으로, RPG 게임을 좋아하는 유저들 사이에서 가끔 턴제 vs 액션으로 키배가 벌어지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는데, 턴제의 편을 드는 유저들은 보통 옛날 JRPG를 즐긴 유저들이고, 액션쪽의 편을 드는 유저들은 21세기들어 상당히 대중적이라고 할 수 있는 액션 RPG 게임을 즐기는 유저들이다. 턴제 쪽 유저들은 액션 RPG 게임이 옛날에 재미있게 했던 RPG 특유의 감성이 떨어진다, 범람하는 양산형 게임같다, 턴제가 근본이라는 논리를 내세우며, 턴제만 RPG로 취급하고 액션은 아예 RPG 이외의 다른 장르로 보고 있으며, 턴제로 가던 시리즈가 액션 RPG로 노선을 바꾸면 목에 핏대를 올려가며 반대여론을 외치기도 한다.[8] 반대로 액션을 선호하는 유저들은 턴제 시스템은 21세기 게임에선 상당히 낡은 시스템이고, 신체의 노화로 인해 눈이 액션을 쫓아가지 못하거나, 직접 컨트롤하는 방식에 쉽게 피로감을 느끼는 아재들이나 좋아한다며 폄하한다.
"현대식" JRPG의 특징 혹은 클리셰는 아래와 같다. 고전 작품이 많이 영향받은 드래곤 퀘스트 보다는 파이널 판타지의 영향을 강하게 받은 것이 특징.
- 엄청나게 긴 플레이타임. 근래 대작 현대식 JRPG는 보통 엔딩까지 50시간 내외가 소요된다. 사이드 미션 등을 열심히 한다면 100시간에 가깝게 늘어나기도.
- 거대한 하나의 세계관을 무대로 언뜻 평범해 보이는 스토리를 통해 시작하나, 엔딩 무렵에는 세계관 전체를 아우르는 거대한 스토리로 이어진다. 뒷감당 못하고 용두사미로 끝나버리는 작품들도 많지만, 제대로 끝맺는 경우에는 훌륭한 스토리로 상찬받는 경우가 많다.[9]
- 시간대적 배경은 SF의 영향을 강하게 받은 판타지 세계를 바탕으로 한 근세나 현대를 다루는 경우가 많다. 이 경우 약간의 근미래적인 요소를 가미하는 경우도 흔하다.
- 주인공 캐릭터는 약간의 중2병끼를 가지고 있거나, 아닌 경우에는 극도로 조용한 성격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
3. 고전식 JPRG의 호불호
"일본 것(JRPG)을 보면 완전히 다른 레벨입니다... "저건 좀 멋있긴 한데, 말도 안 돼..." 라고 생각하게 돼요. 정말 상상 최고조 레벨의 판타지이죠."[10]
토드 하워드 - 베데스다 게임 스튜디오의 대표.
JRPG라는 명칭이 생겨난 것은 2000년대 북미의 게임 관계자들이 그 유래로 여겨지며 2009년 바이오웨어의 창립자 그렉이 'JRPG의 몰락은 진화의 진보의 결여 탓이 크다' 라고 언급한 것이 대표적. 한국에는 JRPG가 고쳐야 할 점 10가지로 잘 알려지기도 했다. 유래를 보면 알 수 있겠지만 일본산 RPG를 싸잡아 까기위해 쓰는 일종의 멸칭으로 쓰였었던 적이 있었다.토드 하워드 - 베데스다 게임 스튜디오의 대표.
1980~90년대 콘솔 SFC, PS1 시절은 가히 JRPG의 전성기라고 할 수 있을만큼 찬사를 받는 게임이 많았으나 기술의 발전으로 보다 직접적으로 게이머가 조작할 수 있는 높은 액션성을 가진 게임이 늘어나고 하드웨어 제약이 사라졌으며, 좀 더 많은 젊은층이 비디오게임과 RPG게임을 즐기게 되면서 오픈 월드나 샌드박스 식의 RPG가 크게 발달하여 주춤한 상황.
현대 게이머들은 JRPG를 잘 모르는 경우도 많고, 올드 게이머들 중 JRPG에 대한 혐오를 보이는 이들도 적지 않고, JRPG도 수요층의 기호에 따라 과거작과의 차이가 생겨났다. 이러한 인상의 대표적인 예가 JRPG가 고쳐야 할 점 10가지. 해당 문서에서 나오는 JRPG의 문제점 상당수는 이전 콘솔의 성능 및 표현력으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과거에는 유저들이 납득하는 부분이었지만 새로운 콘솔의 등장과 성능, 표현력의 확장으로 인해 구시대적인 게임이라는 취급을 받게 된 것이다.
사실 JRPG의 문제라고 짚고 있긴 하지만 원래 JRPG의 법칙에 해당하는 클리셰 상당수는 대부분 하드웨어의 제약속에 좀 더 표현력을 넓히거나 제작비를 줄이기 위해 프로그래머들이 고민한 아이디어가 드러난 특징이기도 하다. 저 틀을 깬다는건 그만큼 제작이 어렵다는 의미이기 때문.
- 턴제 게임 - 실시간 통제가 필요없기 때문에 구현 난도가 상대적으로 낮다. 일본 게임의 영향이 컸던 극초반 한국 RPG에서도 이런 특징이 자주 보였었다.[11]
- 멀티 요소가 없음 - 기획 단계에서부터 멀티 요소를 고려조차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 선형적 전개(정해진 스토리, 정해진 루트, 정해진 이벤트, 정해진 이동 경로) - 서브 퀘스트를 넣느니 본편의 각 내용에 좀 더 충실하겠다는 마인드가 강하다.
- 노가다가 심하다 - 레벨 디자인이 바뀌면서 많이 완화된 편이지만, 여전히 몇몇 회사는 이러한 특성을 강하게 띠곤 한다.
- 회차 플레이 - 본래는 미연시에서 시작된 개념으로 하나의 세이브로 멀티 엔딩을 달성하지 못하게 막고, 플레이타임을 늘리기 위한 용도로 쓰이게 된다. 일정 회차를 진행하거나 특정 엔딩을 봐야만 추가 시나리오가 열리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문제가 발생한 이유는 일반적인 2D 맵에 턴제 전투를 접목한 전통적인 JRPG가 구현이 쉽고 수요가 많았던 시기에 무차별적으로 여러 게임이 범람한 것과 JRPG의 가장 중요한 구성 요소인 스토리와 전투가 미흡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기도 하다. 겉보기에는 호리이 유지와 같은 꼼꼼한 개발자가 작업한 드래곤 퀘스트 시리즈와 자기 만족으로 만든 역량 없는 감독의 RPG가 별로 달라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많은 컷신과 그래픽에 많은 투자를 해서 겉보기엔 멋진 게임처럼 보여지는데도 불구하고 실제로 플레이 해보면 천편일률적인 스토리 라인과 그다지 재미는 없지만 새로운 점을 강조하기 위해서 만들어 놓은 무의미한 전투 시스템 등이 발목을 잡는 경우도 많다.
JRPG를 잘 만들기 위해서는 플레이어가 몰입해서 스토리를 즐길 수 있게 하며 매력적인 캐릭터들을 등장 시킴과 더불어 일자 진행에 의한 강제성을 느끼지 않게 하는 다양한 이벤트와 디테일하고 풍부한 대사 패턴, 월드 디자인이 필수이며 전투 역시 주어진 턴 속에서 여러가지 보조 마법과 행동, 적의 특징을 고려한 전투 밸런스가 맞아 떨어져야 한다. 즉 보기보다 만들기 어려운 게임이라는 것. 이러한 특성을 미처 고려하지 않고 게임을 만들어 출시하거나 겉모습 만을 보고서 JRPG는 낡았다고 치부하는 경우에 의하여 평가 절하된 경우가 많다.
위의 특성을 잘 고려하여 만든 게임은 여전히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예를 들어 크로노 트리거는 여전히 북미쪽에서도 최고의 찬사를 받는 게임이며, 페르소나 4는 동양과 서양 양쪽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일본에서 DQ의 절대적인 입지는 말할 것도 없다.
또한 JRPG는 TRPG가 크게 유행했던 일본[12]을 시초로 하는 장르답게 시나리오에서의 선택과 그에 따른 결과(choice and consequence) 면에서 경직된 장르가 아니었다. 예를 들어 1995년 출시된 택틱스 오우거는 스토리 진행 중 플레이어가 맞닥뜨리는 윤리적 선택지에 따라 시나리오 분기가 여러개로 나뉘고, 이 분기점 이후부터는 주제의식, 스토리, 등장인물, 대사, 엔딩, 심지어 캐릭터의 외모와 분위기까지 플레이어의 선택에 의해 통째로 바뀌게 된다. 크로노 트리거(1995년 출시) 역시 플레이어의 선택에 따른 다양한 스토리와 엔딩을 볼 수 있는데, 심지어 주인공인 크로노가 사망한 상태에서 남은 동료만으로 게임을 진행하면 그 상태를 반영한 스토리가 펼쳐지고 엔딩 역시 그에 걸맞게 달라지는 광경을 볼 수도 있다. 진 여신전생시리즈 역시 1992년에 시작한 이래, 로우(Law) 루트와 카오스(Chaos)루트를 매편마다 준비해놓아 게임중 수많은 선택을 통하여 플레이어 캐릭터의 성향을 설정할 수 있으며 이는 곧 스토리와 엔딩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친다. 이도 저도 싫다면 로우 세력과 카오스 세력을 모두 죽여 유일한 승리자가 되는 뉴트럴(Neutral) 루트까지 가능하다.
사실 선형적 스토리의 대명사인 DQ(드래곤 퀘스트)와 FF(파이널 판타지) 같은 유명 JRPG도 이런 선택과 결과, 멀티엔딩적인 요소를 서양의 CRPG보다 선제적으로 도입하였다. 예를 들어 드래곤 퀘스트(1986년)에서는 엔딩에서 공주를 구하느냐 마느냐에 따라 엔딩에서의 대사가 바뀌었는데 이는 서양 CRPG사상 최초로 멀티엔딩을 도입한 위저드리 4(1987년)보다 1년 앞선 것이었고 파이널 판타지 5(1992년)같은 작품 역시 등장인물 중 누가 죽고 살아남았느냐에 따라 엔딩때의 대사가 총 15개의 버전으로 바뀌는 멀티엔딩적인 요소를 선보였기도 하다.
택틱스 오우거나 크로노 트리거처럼 메인 시나리오가 통째로 바뀌는 수준은 아니더라도 이 당시 JRPG에는 최소한 소소한 시나리오 분기를 갖추고 있는 것이 준필수적인 취급을 받았기 때문에 JRPG에 영향을 크게 받았던 한국 RPG들 역시 유저 선택에 따른 시나리오 분기를 갖춘 경우가 상당히 많았는데 1995년에 출시된 망국전기#가 그 시초로 꼽히고 이후에 출시된 창세기전 3나 제노에이지 시리즈 역시 시나리오 분기가 있던 경우이다. 코에이같은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 전문 회사가 가끔 만드는 JRPG(삼국지 영걸전, 삼국지 조조전, 오다 노부나가전 등) 역시 선택에 따른 스토리 분기 및 멀티 엔딩은 당연하다는듯 구비하고 있다.
또한 JRPG 명작들은 RPG 시스템 측면에서도 다수의 혁신을 도입한 바 있는데, 예를 들어 MOTHER 시리즈는 어린이로서의 주인공, 어반 판타지, 심리적 공포요소, 비폭력적 전투, 메타픽션 적인 요소를 선구적으로 도입한 작품이고, 진 여신전생(1992년)부터 도입된 악마설득 시스템에서는 '모든 적들과의 대화 가능' 및 '모든 적들을 영구적인 동료로서 포섭 가능' 기능을 도입하는 등 JRPG 역시 RPG 시스템의 중요한 한 축인 비살상 & 비전투적 공략 요소에 꽤 신경을 쓴 편이다. 그리고 이들 작품의 요소는 후일 언더테일 같은 2010년대 명작 RPG의 대화시스템과 몰살/불살 루트에 큰 영감을 주기도 하였다.
3.1. 2010년대 중반까지의 위기
2000년대~2010년대에 들어서면서 더욱 급속히 몰락했었다. 나날이 늘어나는 개발비와 게이머들의 높아진 눈을 감당하기 어려워진 점이 크며, 특히 개발비가 늘어나서 예전처럼 이런 저런 시도를 하며 완전 신작 게임을 내는 건 어려워진 형편이고 다른 장르의 게임들과 마찬가지로 일본 내에서 판매량이 줄어들다보니 오랫동안 JRPG를 만들어 온 개발사들이 망해버리거나 자신만의 신작을 내놓지 못하고 다른 개발사의 하청 개발을 한다거나 하는 등 형편이 좋지 못한 편이었다.반대로 비교적 규모가 큰 개발사 밑에 속해 있는 자회사, 소규모 개발사나 대기업 개발사에게 인수된 경우 예전보다 안정적으로 게임을 개발할 수 있게 되기도 했다.[13]
또 시간이 흐르면서 오랫동안 유명 시리즈, 다양한 명작들을 배출해온 개발사임에도 개발진들의 세대 교체에 의해 개발력이 떨어지거나 게임성이 좋지 못한 후속작을 내놓게 되는 경우도 많아졌었다. 현장에서 은퇴한 개발자는 물론, 원래 일하던 개발사에서 퇴사해 개발사를 다른 곳으로 옮겨가거나 하여 시리즈를 담당하던 핵심 개발자가 없어지면서 시리즈 전체가 흔들리는 게임 시리즈도 적지 않았었다.
4. 2020년 이후의 JRPG
2020년 이후의 JRPG는 기존 팬층이 옛날부터 두꺼워 망할 일이 적은 DQ와 FF, 그리고 소울라이크라는 새로운 장르 체계를 성립할 정도로 고유의 개성적인 재미를 보여준 소울 시리즈를 제외하면 계속 살아남아 성공한 시리즈는 그리 많지 않다. 그나마 2010년 이후 대성공을 거두고 엄청난 성장을 보여주는 JRPG로는 페르소나 시리즈, 제노블레이드 시리즈가 있으며, 장르상 SRPG에 가까우나 기성 시리즈 중에서도 생명이 다했다 평가받던 파이어 엠블렘 시리즈는 파이어 엠블렘 각성을 기점으로 완전히 부활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이스 시리즈 및 궤적 시리즈, 테일즈 오브 시리즈 또한 독자적인 팬층을 만들어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었다.그런 상황 속에서도 일본에선 한 해에 많은 JRPG가 만들어지고 있다. 하지만 그 중 대부분은 오타쿠층만 겨냥하고 작품성은 별로인 게임이 상당수다. 그럼에도 그런 게임을 사는 오타쿠층 유저가 많아 일본에서 현재 JRPG는 최대한 적은 비용을 투자하고 DLC 등을 팔아넘겨 이득을 보자란 느낌으로 개발돼가고 있는 상황이다. 오타쿠만 노린 타겟층+정상적이지 않은 게임 개발 등의 이유로 일반 게이머들은 등을 돌리는 건 당연하다. 그래도 위에 언급된 게임 시리즈 중에서는 게임사에서 노력을 많이 기울여 개발하고 게임에 묻어나오는 세심함 등으로 인해 완성도를 인정받아서 전세계적으로 많은 인기를 끄는 작품도 있다. 대표적으로 제노블레이드 크로니클스 3, 페르소나 5, 파이널 판타지 VII 리버스 및 파이널 판타지 XVI, 드래곤 퀘스트 11, 테일즈 오브 어라이즈, 니어:오토마타, 메타포: 리판타지오 등은 모두 빠짐없이 전세계적으로 평론 및 흥행 양면에서 기록적인 성과를 달성해내는데 성공해, 과거의 침체기 분위기를 완전히 반전시키는데 성공했다.
5. 장르명에 대한 오해
″일본산 게임이며, RPG적 요소가 일부 들어가있다″며 모조리 싸잡혀 JRPG로 불리는 경우가 많으나, 젤다의 전설는 3인칭 액션 어드벤쳐이지 JRPG가 아니고, 몬스터 헌터 시리즈는 액션의 비중이 매우 큰, RPG 요소가 없는 헌팅 액션 장르로 구분하는 등 레벨 개념이 없어서 RPG로 분류하지 않는다.다크 소울 시리즈나 블러드본, 엘든 링 등의 게임들은 JRPG와 꽤 다른 게임성을 가지고 있으며[14], 오히려 스스로 소울라이크라는 장르를 개척한 것에 가깝다. JRPG는 살인적인 난이도와 비동기적 멀티플레이, 간접적 스토리텔링과 같은 소울라이크 장르의 주요 요소들을 전혀 갖추고 있지 않다. 과거에는 다크 소울이 JRPG인가에 대한 찬반론이 꽤나 있었으나 현재는 사실상 별개의 장르로 구분한다. JRPG라는 명칭이 단순 ″일본산 RPG″를 뜻하는 단어에서 장르명으로 바뀐 것과, 다크 소울을 JRPG로 간주하기엔 소울라이크 장르가 너무 커져버린 것이 그 이유로, 다크소울 시리즈는 2010년대 중반 이후의 전세계 AAA 게임 시장에서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단순히 JRPG의 한 갈래로 취급하기에는 체급이 JRPG 장르 이상으로 커져버린 탓.
그 밖에도 파이어 엠블렘는 SRPG를 정립한 게임인지라 JRPG보다는 SRPG로 분류하는 편이고, 악마성 시리즈는 메트로배니아 겸 횡스크롤 액션 게임, 포켓몬스터는 뼈대가 JRPG인 것이 맞으나 몬스터 컬렉팅이 훨씬 중요한 요소인 등, 과거 JRPG가 맞는지에 대한 찬반 여부가 갈리던 거대 프랜차이즈 게임 대다수가 현재는 JRPG의 영향을 일부 받아, 각자의 장르를 개척하거나 타 장르로 이동한 경우가 대다수다. 애초에 타 장르의 영향을 받지 않는 게임은 없으며, 실제로 젊은 게이머들 사이에선 해당 게임들이 JRPG냐는 논의 자체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6. 리스트
자세한 내용은 분류:JRPG 문서 참고하십시오.JRPG 예시가 너무 많으니 여기에서는 편의상 최소 2개 이상의 타이틀이 발매된 시리즈만 기입.
- 스퀘어 에닉스
- 드래곤 퀘스트 시리즈
- 파이널 판타지 시리즈
- 킹덤 하츠 시리즈
- 니어 시리즈
- 옥토패스 트래블러 시리즈
- 스타 오션 시리즈
- 사가 시리즈
- 발키리 프로파일 시리즈
- 브레이블리 시리즈
- 성검전설 시리즈
- 크로노 시리즈
- 닌텐도
- 반다이 남코
- 세가 / ATLUS
- 니혼 팔콤
- 캡콤
- 아틀리에 시리즈
- 그란디아 시리즈
- 랑그릿사 시리즈
- 와일드 암즈 시리즈
- 오우거 배틀 시리즈
- 이상한 던전 시리즈
- 천외마경 시리즈
- 초차원게임 넵튠 시리즈
- 환상수호전 시리즈
- 헤라클레스의 영광 시리즈
7. 관련 문서
[1] ## Eastern role-playing video games (RPGs) are RPGs developed in East Asia. Most Eastern RPGs are Japanese role-playing video games (JRPGs), developed in Japan. RPGs are also developed in South Korea and in China.[2] DQ1 이전에도 코에이의 드래곤&프린세스나 팔콤의 드래곤 슬레이어 같은 작품도 있었다.[3] 이 클리셰를 일부러 뒤튼게 용사물 비틀기.[4] 어째서인지 주인공의 아버지가 등장하는 경우는 상대적으로 없다. 이는 주인공의 불완전한 가정사를 토대로 주인공의 성장의 필요성을 나타냄과 동시에 주인공의 내러티브를 유연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또한 보통 스케일이 커지는 JRPG특징 상 불필요한 인물 간 복잡한 관계나 서술을 축소시키기에도 용이하다. 타 작품중에서 이와 같은 클리셰가 작용하는게 바로 포켓몬스터(3세대 제외)다. 포켓몬스터를 보면 어머니가 아버지에 대해 이야기하는 경우가 거의 없음을 보면 잘 드러난다. 아버지가 있는 버전은 주로 아버지가 대장장이라서 검을 물려받았다는 식으로 검을 소유한 이유가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반면 이 경우 어머니가 실종되신다(...)[5] 사실 절대 왕정이 확립되어 정말로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왕이 등장한 것은 근대 이후이고, 중세시대의 왕은 봉권 영주들이 땅을 모두 나누어가져서 그렇게 권한이 강하지는 않았다.[6] 근데, 정작 이런 검의 대표주자는 JRPG가 아닌 젤다의 전설 시리즈의 마스터 소드이다.[7] 제노 시리즈가 특유의 복잡한 플롯 및 세계관으로 유명하며, 파이널 판타지 시리즈 또한 후기 작품으로 갈수록 굉장히 복잡한 플롯을 선보이고 있다. 너무나도 복잡한 스토리로 악평을 들었던 13편 이후로는 조금 완화하여 16편에서는 스토리가 많이 간소화되긴 했지만. 고전식 작품이었던 파이널 판타지 VII의 경우, 리메이크를 거치며 분량이 몇배 이상 늘어나 3편으로 나누어 발매할정도로 세계관과 스토리가 거대해졌다.[8] FF 시리즈만 봐도 FF 15에서 액션으로 바뀐 것을 싫어하는 유저들이 많았다. FF 16도 액션으로 출시된다는 발표가 나자, 이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액션으로 나오면 안되는 이유로 FF 15를 예시로 드는데, FF 15가 실패한 작품이라고 보기엔 애매하지만, 상당히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작품이라 거의 가불기급으로 내밀기엔 딱이었다.[9] 이 부분은 사실 JRPG의 클리셰라 하기보다는 보통 RPG장르라 하면 거의 비슷한 이야기 구조를 띈다. 이 설명과 마찬가지로 시나리오를 잘 풀어내면 좋은 평가를 받기 때문인 듯. 호라이즌 제로 던같은 서양RPG도 구조가 비슷하기도 하고 거의 이런 이야기를 잘 이끌어가는 것이 관건.[10] 이 말의 뜻은 서양 게임은 마법이나 용이 나오는 판타지 세계라도 주인공의 최종 목적이 사라질지라도 가족을 찾는 등 현실에서도 있을 법한 것인데 일본은 전설의 검을 받은 용사가 마왕을 무찌르는 류라는 완전히 신화적 내용이라 영역이 전혀 다르다는 맥락이다.[11] 당시엔 유니티나 언리얼 같은 게임 엔진이 없어서 게임을 만들려고 하면 기초부터 쌓아야 했었다.[12] 일본은 1980~90년대 TRPG가 가장 크게 흥했던 나라중 하나다(일본 TRPG 역사). 일본 판타지 RPG의 원형을 제공한 로도스도 전기는 원래 D&D의 리플레이였던 사실은 이미 유명하며 1980년대에 이미 소드 월드 RPG같은 대형 TRPG 룰을 흥행시켜 서양에 수출한 사례까지 있다[13] 대표적으로 전자는 아이디어 팩토리의 자회사 컴파일 하트나 코에이 테크모의 자회사인 거스트, 후자는 갖가지 수난을 겪다가 최종적으로 세가 사미에 인수된 아틀러스.[14] 단도직입적으로 소울의 핵심인 패링, 뒤잡, 구르기, 스태미나 등은 JRPG에서 시도도 되지 않던 것들이며, 소울 시리즈가 지금과 같은 명성을 얻은 지금도 최신 JRPG에 전투에서 거의 중요치 않은 특수 기술로 아주 살짝씩만 들어가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 막말로, MP를 소모해 마법을 쓰거나 (현대식 JRPG에 한정해) 실시간 전투를 한다는 것 정도가 게임성상 유일한 접점이다.[15] 7편 이후. 6편 이전 시리즈는 액션 어드벤처 장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