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雜劇
1. 개요
중국 희곡사의 한 형식.잡극이라는 용어가 처음 출현한 것은 당나라 시기 이덕유(李德裕)의 『이문요문집(李文饒文集)』12권에 '잡극'이라는 명칭이 등장한 것이 시초이나, 당대 잡극이 정확히 어떤 형태였는지 지금으로서는 확실하지 않다. 이후 송잡극(宋雜劇), 원잡극(元雜劇), 온주잡극(溫州雜劇), 남잡극(南雜劇) 등이 출현했지만 대체로 오늘날 잡극이라고 불리는 대표작들은 거의 원잡극이다.
대체로 중국 문학의 정점은 본래 시문, 그리고 역사서술 이었고, 사실이 아닌 픽션에 대해서는 그다지 취급이 좋은 편은 되지 못했다. 당나라 시기에는 전기(傳奇)[1]라고 하여 이러한 형태의 픽션 장르가 있기는 했지만, 대부분 작자들이 취미로 적는 수준에 불과했다.
기실 원나라 이전의 중국에서는 문학을 하는 문인이 곧 학자이자 관료였고, 관료가 되기 위해서는 사서오경을 연구하고, 시를 짓고, 미문을 작성하는것이 필요했다. 그런데 의식적으로 유교를 경멸하는 태도를 취하고 과거 제도를 폐지한 원나라 시기가 되자 이런 문인들의 벼슬길은 그대로 끊겨버리게 되었다.
이렇게 되자, 이전이라면 희곡에 눈도 주지 않았을 문인들은 먹고 살기 위해서, 혹은 가슴 속에 쌓인 울분을 풀기 위해서 (그 시대 기준으로)재능낭비 격으로 희곡에 몰두했고, 이렇게 되자 잡극은 이전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퀄리티가 높아지게 되어 현재 중국의 문학사를 살필 때 빠질 수 없는 요소 중 하나로 남게 되었다.
여담으로 잡극 외에도 통속 소설 쪽에서도 마찬가지의 이유로 큰 발전에 생겼는데, 이러한 영향으로 탄생한것이 두말 할 필요도 없는 불후의 대작인 삼국지연의 등이 있다.
원나라 이후에도 중국의 연극은 전기 - 경극 등으로 발전을 했으나, 개중에 가장 중시되는것은 바로 원잡극이다. 그보다 이전인 북송 이전의 가무희를 중심으로 하는 소희(小戱)는 완전한 대본이 남아 있는게 거의 없어서 다룰 수가 없고, 남송 희문 역시 남아 있는 작품이 없다. 오대전기(五大傳奇)의 경우 작품수도 적고 형식이 제대로 완비되지 못한 상태의 연극에 가깝다.
또한 명나라와 청나라 시기 곤곡(崑曲)을 중심으로 하는 전기는 뛰어난 작품이 없지는 않지만 대체로 귀족화되어 형식화된 모습을 보여준다. 청대 이후 여러 지방의 지방화와 경희에 이르면 내용이 옛 연극을 재생시킨 정도에 머물러 중국문학자들도 다루기를 꺼릴 정도. 그러니 중국문학사상 중국의 고전희곡을 대표할 수 있는 작품으로는 원잡극 만한게 없다.
원잡극은 민간에서 탄생하면서 통속적인 면을 가진 한편, 중국을 지배하게 된 몽골의 지배자들에 봉사하고 영합하는 측면도 있어 귀족적인 면도 있고, 또한 몽골이 완연한 이민족인 탓에 '본래 중국의 요소' 와 '이국적인 요소' 가 섞이며 전퉁문학의 관점에서 전혀 벗어나는 완전히 새로운 희곡이다.
그런 상징성 때문에 중국의 희곡사를 최초로 이룩한 왕국유(王國維)는 원대의 잡극과 남희야말로 "순수한 희곡" 혹은 "진짜 희곡" 이라 하여, 명청대의 희곡은 모조리 무시해버리고 원잡극을 중심으로 희곡사를 썼다. 여기에 대해 반발하는 의견이 없지는 않지만 현대에 이른 지금도 그런 희곡관이 완전히 극복되었다고 할 수 없을 정도로, 원잡극의 상징성은 어마어마하다.
2. 주요 원잡극
[1] "기이한 것을 전한다." 는 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