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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현대 일본에서 급식이라는 단어는 거의 학교 급식을 뜻한다고 하며 본 문서에서도 그에 기초해서 초등학교를 중심으로 한 학교의 급식에 대해서 다룬다. 한국에서는 고등학교까지도 급식이 이루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일본에서는 고등학교는 의무교육이 아니라는 이유로[1] 급식인 경우가 적고 대부분 학생식당[2]이나 매점에서 학생이 사 먹거나 도시락을 싸 온다. 한국에서는 중학교부터는 학생이 식당으로 가서 배식을 받는 형태가 일반적이지만 일본은 초등학교뿐 아니라 중학교에서도 교실로 음식을 날라 교실에서 배식이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다.현대 일본의 급식은 학교급식법에 기초하여 다음의 7가지 목적를 가지고 만들어진다고 한다.
- 적절한 영양을 섭취함으로서 건전한 체력의 유지를 목적으로 한다.
- 일상생활에 있어서의 식사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갖추고, 건전한 식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판단력과 바른 식습관을 갖추게 한다.
- 학교생활을 풍족하게 함으로서 건전한 사교성 및 협동정신을 기른다.
- 식생활이 자연의 은혜에 힘입어 성립된다는 것을 주지시키고, 생명과 자연을 존중하는 정신과 환경보존을 고려하는 태도를 기른다.
- 식생활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다종다양한 사람들의 활동과 노력이 있음을 이해하고, 이러한 노력을 존중하는 태도를 기른다.
- 일본의 각 지역의 뛰어난 전통적 식문화에 대한 이해를 기를 것.
- 식재료의 생산, 유통 및 소모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할 수 있도록 유도할 것.
2. 역사
일본에서 급식에 대한 최초의 기록은 1889년 야마가타현의 한 학교에서 당시 일본의 일반적인 식사였던 오니기리와 츠케모노를 무료로 나눠준 것인데 이는 일본 급식의 기원으로 여겨지고 있다.이후 결식아동 대책을 위해 일부 학교에서 빵 등의 식재를 일부 제공하면서 1930년대에 들어서는 어느 정도 일반화되다가 1940년대부터 국내 식량사정이 악화되면서 급식은 전면 중단되었다.
전후인 1945년부터 SCAP였던 미국 및 여러 나라에서 원조를 해 주면서 결식아동 대책으로 다시 급식이 시작되었다. 1953년경부터 식량사정의 개선으로 전면 급식제가 시행되었다. 이 무렵 급식은 결식아동 대책이 아닌 교육의 일환으로 인식이 바뀌었고 학교급식법이 제정되었다.
이 시기 급식의 특징은 쌀을 주식으로 삼는 일본과 다른 밀이 주식을 차지하는 미국 및 유럽에서의 지원물자 및 잉여식량을 제공받아 이루어졌다는 것이다. 학교에서 빵과 우유 위주의 서양식 식단이 보급되었고 일본의 식생활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 그러나 재건기의 일본에서는 서구식의 빵류를 제조하는 기술도 익숙하지 않았고 원조받은 재료도 질이 떨어지는 편이었다. 때문에 당시 학교에서 급식으로 나온 빵의 맛은 그냥 주니까 먹는다 정도였다.
이러한 세태는 일본 경제가 급성장을 이루는 60~70년대 부터 급격히 나아지기 시작했다. 탈지분유가 우유로 바뀌고 1976년부터 쌀밥이 식단에 다시 올라왔다. 이렇게 시간이 지나면서 급식의 질이 개선되어 21세기에 이르러 행사급식, 세계의 식사 등 다양한 교육 목적의 급식도 이뤄지고 있다.
이러한 시대의 변화에 따라 급식의 질도 발전해 온 만큼 급식에 대한 세대 간 인식 차이가 명확하다. 세대간 격차를 주 소재로 삼아 만들어졌던 버라이어티인 제네레이션 천국이란 방송에서 이와 관련된 내용이 나온다. 중간세대와 신세대는 급식만이 학교를 가는 이유라고 할 정도로 급식에 대해 좋은 기억을 갖고 있었던 반면 전후 세대인 구세대 출연자들은 급식은 고통이라고 발언할 정도로 극명한 차이를 보였다. 실제로 구세대 출연자들은 방송에서 소개된 급식 메뉴들에 대해서도 그다지 좋은 평을 하지 않았다.
3. 급식의 구분
일본의 급식은 학교급식법에 의거해 여러 종류의 구분이 이뤄진다.3.1. 정의에 따른 구분
- 완전급식 - 빵 또는 쌀을 중심으로 한 주식과 우유와 반찬을 포함한 완전한 한 끼 식사로 이루어진 급식. 2009년 기준으로 초등학교의 98%, 중학교의 76%가 완전급식제라고 한다.[3] 고등학교와 대학교가 왜 안 나왔냐면 의외로 고등학교 이상부터는 급식을 실시하는 비율이 더 낮기 때문이다. 한국이야 의무인 데다 무상급식이지 일본도 그렇다고 한 적은 없다.[4]
- 보식급식 - 우유와 반찬류를 중심으로 한 식사. 주식은 학생이 지참한다.
- 우유급식 - 식사류 일체는 학생이 부담하며 급식은 우유만 지급한다.
3.2. 조리방식에 따른 구분
- 단독조리 방식 - 학교 내에 조리실을 갖추고 직접 조리를 하여 학생에게 제공한다.
조리담당자와의 직접적인 의견교환 등을 통해 식재료의 관리 및 메뉴 선정이 용이하고 교내 사정에 유연하에 대응할 수 있으며 비상사태[5]에 대한 대응도 가능한 데다 불의의 사고 발생 시에도 적은 피해만으로 처리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대신 조리실 건설 및 관리를 위해 학교측에 큰 부담이 가해지고 상대적으로 급식비도 올라간다는 단점이 있는 편이다. 한국의 학교 급식과 비슷한 면이 있지만 한국은 조리실 건설 및 관리는 학교 자체가 아닌 교육청에서 예산을 담당하고 집행하는지라 급식비 인상과는 관련이 없다. - 공동조리 방식 - 학구 내의 다수의 학교가 공동으로 운영하는 조리시설에서 전용 급식차를 통해 분배를 받는다.
상대적으로 합리적인 급식비용을 책정할 수 있지만 교내 조리실을 짓는것에 비해 대규모의 시설이 필요하고 부지도 상당한 규모가 필요하며 일단 만들어진 음식을 운송하는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위생관리가 더욱 철저히 이루어져야 하고 만약 수송차량이 교통정체 등으로 늦어질 경우 급식시간이 늦춰질 가능성도 있다. 여기에 대량의 식사를 일괄적으로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각 학교들의 개별 요망[6]을 반영하기 힘들고 가능성이 낮긴 하지만 식중독이 발생할 경우 다수의 학교가 피해를 입을 가능성도 존재하는 등 단점도 많은 편이다. - 외부위탁 방식 - 전문 식품업자에게 위탁 제조한 급식을 제공하는 방식.
이미 지어져 있는 식품업체의 설비를 이용하기 때문에 가장 저렴한 급식비 설정이 가능하지만 위생관리 및 운송 등을 거의 외부업체에 의존해야 하기 때문에 학교 측의 요망이 거의 반영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조금 부유한 학교는 아예 호텔에 급식을 위탁하는 경우도 있다고 하는데 비용은 많이 들지만 식사의 질이나 호텔의 브랜드명을 건 서비스는 충분히 그런 비용을 감수할 만한 수준이라고 한다. 한국도 위탁급식을 실시하는 학교가 많지만 급식 전문업체가 담당한다.
3.3. 교육 목적의 급식
평시의 일반적인 급식 외에도 교육 목적을 위한 특별식이 존재한다.- 행사식 - 명절이나 연중행사, 계절감 등을 고려하여 그에 해당하는 적절한 식사를 제공한다.[7]
- 향토요리 - 학교가 위치한 지역의 특산물이나 명물재료 등을 이용한 요리[8]는 물론, 자매결연을 맺고 있는 지방의 식재료를 사용한 요리 등 지역색 강한 요리가 나오는 경우도 많은 편이라고 한다.
- 이문화 교류 - 타국의 유명 요리[9]를 내놓고 그에 대한 기원이나 위상 등을 설명한다.
- 수확작물식 - 교내에서 재배한 식재료를 직접 요리하여 먹는 것으로 식재료 생산에 드는 생산업자들의 노력을 직접 느껴보기 위해 이뤄지는 행사.
4. 문제점
위 항목들에서는 좋은 점을 많이 다뤘지만 일본 급식이라고 해서 문제가 없는 것은 절대 아니다. 특히 충분한 경제적 여유가 되는데도 급식비를 내지 않는 부모가 상당수 있어서 사회 문제화된 적도 많이 있는 편이라고 한다.일본 초중고등학교 급식은 거의 반강제적으로 돈을 내고 먹어야 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지 않으면 교칙이나 학칙을 무시했다면서 정학처리를 비롯한 징계 처리나 심하면 퇴학까지 당하는 곳도 있다. 학교에 들어갈 때 입시기준이나 입학시험이 빡세고 여러가지 경제적 요인 등을 고려하는 이유도 처음부터 이같은 일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급식비를 내지 않는 이유로 "애초에 입학시에 급식에 관한 규정이 없었는데 내가 왜 돈을 내야 하냐?"라거나 "초등학교는 의무교육 아니냐? 국가에서 의무적으로 하는 교육인데 왜 국민이 세금 외의 돈을 내야 하냐?", "가정의 경제사정상 급식비를 지불하기 힘들다" 등등이 튀어나왔는데 조사 결과 급식비 체납자 중에 실제로 돈을 내지 못할 만큼 경제적 사정이 안 좋은 가정의 비율은 상당히 낮은 편이었다고 한다. 결국 2015년 사이타마의 몇몇 중학교에서 "3개월 이상 급식비 체납자는 급식을 중지할 것이므로 집에서 도시락을 싸 오세요"라고 통지하자 체납대상자 43개 가정 중 40개 가정에서 급식비를 냈다고 한다.
비싼 돈 주고 맡겼더니 부실한 급식을 제공하는 외부위탁 업체 문제 등 한국의 급식체계에서 드러나는 문제들이 일본에서도 어김없이 벌어지는 중이라고 한다.
5. 여담
- 일본 급식은 70년대 후반경까지 밥이 아닌 빵이 메인이었는데 빵의 질이 썩 좋지 않아서 학생들이 빵을 먹지 않고 버리는 것이 사회현상으로까지 대두되기도 했다.[10] 특히 1976년부터는 쌀밥이 급식에 추가되면서 더더욱 이러한 현상이 심화되었는데 이는 결국 빵 조리법 및 재료 선정에 더 공을 들여 빵 자체의 질을 높임으로서 해결했다고 한다. 그렇다 보니 예전 세대들은 제발 급식에서 밥 비율 좀 늘려 달라고 절규했는데 요즘 세대들은 너무 밥만 주지 말고 빵 비율 좀 늘려 줘라고 한다.[11] 현재는 빵도 다양화되어 난이나 크레이프 같이 다양한 빵 종류를 배식하는 편이다.
- 전후 급식에서 빠지지 않았던 탈지분유는 당시 학생이었던 세대들에게는 말 그대로 고통의 물건이었다고 한다. 맛은 어지간히도 없는데 학생들의 영양보충을 위해서는 반드시 먹여야 하는 물건이었던지라 이 끔찍한 물건을 완식할 때까지 교사가 감시하며 아예 "네가 다 먹을 때까지 수업시작 안 한다"고 겁을 줄 정도였다고 한다. 덕분에 억지로 떠 넘기면서도 먹기 싫어 훌쩍훌쩍 울어대는 학생과 엄한 얼굴로 감시하는 교사 때문에 거북한 분위기가 전국 각지에서 자주 연출되었다고 한다. 60~70년대에 접어들면서 탈지분유에서 진짜 우유로 바뀌자 학생들 사이서 신세계를 맛보았다는 평이 나왔다고 전해진다.
- 급식을 먹지 않고 버리는 학생이 나오는 문제는 일본에서도 심각한 편이었는데 일본 교육당국은 메뉴를 다양화 해서 질리지 않도록 만드는 정면돌파를 선택했다. 덕분에 급식 거부 문제는 많이 줄어들었다. 다만 이쪽도 너무 실험정신을 발휘하는 경우가 있어 가끔 기상천외한 메뉴가 나와 화제가 되기도 한다.
- 80~90년대 까지만 해도 학생들이 사용하는 식기는 알마이트라 불리는 알루미늄 합금제를 주로 이용했는데 현재는 특수제작한 자기제 식기로 바뀌었다고 한다. 신형 식기는 이전 식기와는 달리 충격을 받으면 깨지게 되어 있는데 이는 물건을 소중하게 다루는 법을 가르치기 위함이다. 잘 깨지기는 해도 파편이 적게 나오는 구조라서 위험도는 적은 편이다. 쉽게 뜨거워지는 예전 식기에 비해 들기 편하다는 장점이 있다. 한국과는 달리 일본은 밥그릇을 손에 들고 먹는 것이 식사예절에 맞아서 이런 식기가 예절교육에도 도움이 된다고 한다.
- 콩가루를 뿌린 마카로니나 포민톤(옥수수계란수프) 같이 주로 학교 급식에서만 취급하는 시그니처 메뉴가 있다. 급식에 좋은 추억을 가진 세대들에겐 좋은 추억거리다.
- 괴짜가족에서 학교에서 급식을 먹는 장면이 자주 등장하며 개그소재로도 자주 사용된다.
- 2020년 일본 치바현에서 태풍으로 급식 시설이 파손되자 ‘흰 쌀밥에 우유, 그리고 해조류 절임(히지키노리)’만 나온 급식이 논란이 되었다. 관련 기사
- 후쿠시마의 중학교에서는 급식 업체 직원이 자기 집에 쌀이 남자 쌀에 들어있던 벌레를 제거해서 급식에 내놓아 논란이 되었다. 일본 야후 관련 기사
- 아이치현에서 학교 급식에 사람의 배설물을 섞은 혐의로 20대 여성 교직원이 현지 검찰에 서류 송치됐다. "학교 급식에 배설물 풍덩"…日 20대 교직원 검찰 송치
- 2022년 9월, 사이타마현에서 학교 급식 카레에 표백제를 넣은 초등학교 교사가 체포되었는데 그는 경찰 조사에서 "올해 3월까지 맡았던 반의 담임을 올해는 맡지 못해 분해서 그 반의 카레에 표백제를 넣었다"고 털어놓았다. 충격 日 초등학교 여교사, 담임 맡았던 반의 급식 카레에 표백제 넣어
- 2022년, 일본에서는 물가가 올라서 과일을 급식에 넣을 수 없게 되자 대신 젤리나 케이크를 내놓은 것이 화제가 되었다.'물가 상승' 시달리는 일본…학교 급식에 과일 대신 젤리 등장
- 카타르 월드컵 때는 코스타리카와의 경기를 앞두고 하치오지시의 한 학교에서 코스타리카의 음식을 먹고 일본을 응원하자는 마음에서 코스타리카 음식이 급식으로 나와 화제가 되었다. 일본 야후 관련 기사
- 일본 학교에는 재난을 대비해서 비상식량이 구비되어 있는 경우도 많은데, 비상식량의 유통기한이 가까워지면 그걸 급식으로 내놔서 처리하기도 한다.일본의 신기한 급식 TOP5
[1] 물론 한국도 고등학교는 의무교육이 아니지만 고등학교 진학률이 매우 높기 때문에 급식이 이루어지고 있다.[2] 이것이 중요하다. 당연히 급식실과 차이점은 의무급식이 아니고 먹을 때마다 돈을 내야 한다는 점에서 한국 급식실에 비하면 먹는 사람이 적다는 점이 있다. 대학교의 학생식당과 똑같다고 보면 된다.[3] 우리가 아는 그 급식이 맞다. 우리가 급식실 혹은 아니면 반에서 받는 그 급식을 말하는 거다.[4] 그래서 일본은 한국 급식 이전 세대처럼 도시락을 가지고 와서 먹는 것이 흔하다. 사실 걱정할 필요도 없는게 일본 편의점이나 마트가 기본적으로 도시락 종류나 양이 많기 때문에 걱정할 필요가 없다. 결정적으로 의무급식비율이 낮다고 했지 학교에서 아무것도 제공하지 않는다는 것은 아니여서 앵간한 고등학교는 학생식당이나 하다못해 매점이라도 갖고 있다. 그러니 일본인들은 아침에 도시락을 매일 싸지 않으면 굶는 거라는 생각은 안 해도 좋다.[5] 재난상황 시에 학교가 임시 피난처로 쓰일 경우 학교 단독으로 식재관리가 가능하다 등[6] 가령 특정 학교의 창립자를 기념하기 위한 특별식이라든가, 개교기념일 등을 맞아 식사에 특징을 준다든가 하는...[7] 예를 들면 절분에는 콩과 테마키스시, 9월의 쥬고야(十五夜)에는 경단, 12월의 크리스마스에는 케익과 로스트치킨 등[8] 지역에 따라서는 비싼 돈 주고 먹어야 하는 고급식재가 나오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9] 러시아의 보르시치, 스페인의 파에야, 한국의 비빔밥 등 그 나라의 대표요리 또는 잘 알려지진 않았지만 독특한 향토요리 등[10] 빵을 대체하기 위해서 '소프트 면(ソフト麺)'이라는 국수가 제공되기도 했다. 싸구려 스파게티면 같은 것으로 푹 삶아서 포장한 것이라 이름처럼 탄력 없이 부드러운 면이다. '추억의 급식 메뉴' 중 상위권에 올라오는 메뉴로 도쿄 기준 2015년 급식에서 내려갔다고 한다. 그래서 최근까지도 급식으로 나왔기 때문에 '추억의 음식' 취급받음에도 20대 중에도 이 메뉴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다.[11] 현재 일본은 한 달에 휴일을 제외한 약 20회 정도의 급식 중 절반 가량이 밥 메인 급식이라고 한다.이래도 한국보다 한참 빵 비율이 높다. 당연히 요즘 한국에서도 빵 비율을 늘려달라는 말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