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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10-03 20:29:49

다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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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 (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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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2. 문화적 바탕3. 나라별 차 의식
3.1. 한국 문화의 다례3.2. 중국 문화의 다예
3.2.1. 중국 차에서 사용되는 도구들
3.2.1.1. 조주공부다기3.2.1.2. 사천개완배법 다기3.2.1.3. 현대 다예에서 쓰이는 다기들
3.3. 일본 문화의 다도
3.3.1. 지켜야 할 점3.3.2. 실제
4. 해외의 차문화5. 그 외

1. 개요

다례(茶禮)는 를 만들고 마시는 것에 대한 예절을 말한다. 같은 한자를 쓰는 차례(茶禮)와 어원이 같다.[1]

세계 각지의 나라마다 고유한 차문화가 있지만 여기서는 동아시아에서 성행하는 차문화 위주로 설명한다. 한국에서는 다례(茶禮), 중국에서는 다예(茶藝, 茶艺), 일본에서는 다도(茶道)라고 하며 해외에서는 이러한 동아시아 차문화를 통틀어서 차 의식(Tea Ceremony)이라고도 한다.

한국 차문화를 '다도'라고 부르는 방식은 역사가 짧다.[2] 조선왕조실록에서 '다도(茶道)'는 한 건도 조회되지 않고 '다례(茶禮)'는 3,951건이나 조회되는 점으로 보아 한민족은 전통적으로 차를 마시는 문화를 '다례'라고 불러왔음을 알 수 있다.

2. 문화적 바탕

차는 원래 약으로 이용하는 음료였다. 오늘날로 따지면 보약 한 첩 지어 마시는 것 같이 여겨서 차에 약재를 넣고 함께 달이거나 가루차(말차) 처럼 차를 고운 분말로 갈아서 찻잎 자체를 먹었다. 하지만 중국 남북조시대로 들어 차는 귀족들의 사치품으로 여겨지기 시작했고, 비싼 차는 비싼 그릇에 담아 마셔야 한다고 여겨 당나라 시기에는 귀족들이 금은으로 만든 탕관에 차를 우리고, 당시에는 중국에서도 귀했던 도자기에 차를 따라 마시기 시작했다. 누구의 차가 더 고급인지, 누가 더 차를 잘 우리는지를 두고 대결하는 투차(鬪茶) 풍습과 여기에 따른 도박까지 만연했다. 차에 대한 최초의 전문 지침서인 육우의 《다경》(茶經)을 보면 당대에도 높으신 분들돈지랄을 애석히 여기며 차 본연의 정신적 문화를 찾으려고 한 시도가 보이는데, 특히 선종의 승려들이 그리했다.

한중일의 다례는 불교 선종에 바탕을 둔다. 차를 정결하게 준비하고, 찻물을 끓이고, 격식에 따라 차를 우리고 손님에게 대접하는 과정을 참선의 일환으로 여겼다. 그래서 '다선일미(茶禪一味)'라는 말이 있다. 각 나라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여기에 도교와 유교의 영향을 받아 각국의 다례는 특정한 방향으로 발전했다. 그리고 선종이 융성하던 시기에 다례도 융성한 것을 볼 수 있다.

한편 일본에서는 다도의 정신에 선종뿐만 아니라 가톨릭적 영성도 포함되어 있다고 보는 사람들도 있다. 실제로 프란시스코 하비에르 이후로 일본에 들어온 예수회 선교사들은 일본의 문화와 전통에 맞추어 선교를 하고자 하였으며 그로 인해 일본 문화와 함께 다도를 배우기도 하였다. 크리스천이면서 다도를 수행하던 다이묘도 있는데 일본에서 기리시탄 다이묘로 유명한 다카야마 우콘이 그 예이다. 실제로 가톨릭이 비교적 널리 보급되어 있던 규슈 일대에서는 십자가 문양이 들어간 다기가 만들어지기도 했으며, 필리핀 루손 섬에서 들여온 도기항아리를 루손쓰보(ルソン壷)라고 부르며 명물로 여기기도 했다. 또한 비단천으로 다완을 닦고 정리하는 모습과 전통적으로 일본에서는 각상, 각잔으로 식사를 하는 문화가 있음에 불구하며 차를 마실 때에는 모두가 같은 다완에 같은 부분에 입을 대고 마시는 점이 미사영성체 때 성작으로 성혈을 영하는 모습과 유사함을 들어 가톨릭의 영향 또한 있다고 보는 것이다. 참고자료1 참고 자료 2 참고 자료 3

시간이 갈수록 나날이 한중일 세 나라 모두 다례를 지키며 차를 즐기는 모습이 사라지고 있다. 현대에는 돈이나 시간적인 여유 문제로 인한 점과 인스턴트 음료처럼 간단하게 빨리 마시는 것들이 나오기 때문. 비슷하게 티타임을 즐기던 영국에서도 현대로 들어서 티타임 즐기는 이들이 나날이 사라지고 있는 것과 같다. 오히려 그리 풍족하지 못한 스리랑카케냐 같은 나라에서 흔하게 티타임을 지키고 있다.

한중일의 차 문화를 취재하고 연구한 차 연구가인 일본계 한국인(한국인 남자와 결혼해 한국 국적이 있다.) 오사다 사치코는 다례가 모두 사라져서 안타깝다고 회고했다. 그나마 중국 시골에선 아직도 차를 느긋하게 즐기긴 하지만 대도시로 가면 사라지는 모습이라고 한다. 조국인 일본에서도 흔히 사라지고 있기 때문에 영국인들이 묻기를 "일본은 차를 마실 때 다도라는 것으로 기모노 입고 느긋하게 마시느냐"고 하자 즉각 "그 모습은 사라진 지 오래다."라고 하면서 티타임과 같이 사라지는 모습이라고 아쉬워하는 글을 쓰기도 했다.

3. 나라별 차 의식

3.1. 한국 문화의 다례

말 그대로 '차를 대하는 예절'이라는 뜻이다. 기본적으로는 차를 마실 때 필요한 다구(茶具)들과 물, 찻잎을 준비해야 하고 차와 함께 먹는 다과 등은 선택사항이다. 차문화는 삼국시대 때도 있었지만 특히 고려 시대불교를 중심으로 크게 융성하였으며 조선 시대 때는 숭유억불을 겪으며 잎차를 마시는 문화가 비교적 쇠퇴하기도 했었으나 역시 불교 승려들을 중심으로 꾸준히 보존하여 왔고, 잎차 대신 열매차와 과일차를 마시는 문화가 부흥하기도 했으며 조선시대 후기부터 정약용, 초의선사 등으로 대표되는 차 문화에 대한 관심이 다시 되살아났다.

한국 전통 다례는 차의 종류와 맛의 깊이를 탐구하는 중국 전통 다예와 격식적이고 온도와 시간에 엄격한 일본 전통 다도에 비해 그 중간 즈음이다. 격식에 치우치지 않고 편하고 자연스럽게, 하지만 예절을 갖추고 손님에게 대하는 배려로 차를 우리는 것을 중요시한다. 사실 여기에는 나름 이유가 있는데, 일본식 녹차인 전차(센차)는 한국식 덖음방식이 아니라 증제방식으로 차를 만들기 때문에 차를 우리는 온도와 시간에 매우 민감하다. 일본식 녹차를 마셔보면 알 수 있지만 거의 미지근한 물이라 할 만한 아주 세심하게 조절한 온도에서 차를 우려야 향과 맛이 망가지지 않는다. 하지만 한국식으로 만든 덖음차는 상대적으로 온도에 덜 민감하며, 차 본연의 맛에 차를 덖을 때 나는 불맛이 섞여있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구수한 숭늉 같은 느낌이 든다. 그래서 한국식 다례는 일본식 다도와 달리 다기 배치와 우리는 과정에서 딱딱 맞춘 듯한 정형이 없어도 되며 규칙으로부터 더 자유로울 수 있는 것이다. 그저 계절에 맞게 물을 준비하고, 필요한 경우 차를 아주 진하게 우려도 좋고, 옅게 우려도 좋다.

또한 한국식 다기에서는 철학적인 의미를 포함하고 있는 것도 특징이다. 예를 들면 찻주전자의 형태를 들 수 있는데, 한국식 찻주전자의 특징인 옆으로 나 있는 손잡이는 남자를, 뚜껑은 여자를, 그리고 긴 주둥이로 나오는 차는 남녀의 결합으로 인해 태어나는 아이를 상징한다.

녹차를 우릴 때 한국식으로 우리는 방식에서는 중국식처럼 재탕, 삼탕으로도 우릴 수 있다. 3을 좋아하는 한국인 답게 삼세번 그러나 한국식 녹차도 중국식 녹차에 비하면 내포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삼탕 정도만 한다. 일본식 녹차는 잎을 잘게 부수기 때문에 재탕할수록 떫은 맛이 강해지므로 한번만 우린다.

3.2. 중국 문화의 다예

찻잎을 다기로 우려 따라낸 뒤 향기를 맡는 일련의 과정이 일상적이지 않은 한국이나 일본과는 달리 우롱차, 보이차, 홍차, 녹차 등 각종 차가 다양하게 발달한 중국에서는 이것이 일상이다. 대만이나 중국 현지에서 회사를 다녀 본 사람은 알겠지만 아침에 출근하면 각자 자신만의 다기를 들고 탕비실로 들어와 찻잎을 풀어 차를 우리는 것이 대부분 사람들의 아침 모습이다. (물론 커피로 대신하는 사람도 있다.) 이렇듯 굳이 차의식 같은 것이 없어도 한국이나 일본에 비해 좋은 차를 쉽게 일상적으로 접하는 중국인들에게는 딱히 일본처럼 번거롭고 형식적인 차의식 문화가 생성되지 않았다고 할 수 있다.

'다예'라는 명칭은 일본의 '다도'와 구별하기 위해 1970년 종반 대만에서 비롯한 명칭으로서 차의 예술성에 주목한 부분이다. 한국과 일본의 차의식과 분명하게 구분되는 특징을 한 가지 꼽자면, 우러난 차를 '문향배'라고 부르는 긴 컵에 우선 따르고 그것을 다시 찻잔으로 옮겨 따라, 문향배를 들어 향을 맡는 과정을 추가한다. 차를 맛보기 전에 향을 맡고 찻잔에 따른 차의 색을 감상하는 일련의 과정을 '품차(品茶)'라고 부르며, 다기에 집중하는 일본과 달리 차 자체에 집중한다. '공부차(工夫茶)'라 하여 차의 특징, 역사, 색, 맛, 느낌 등을 탐구하는 과정도 있다.

개완을 비롯한 여러 특이한 다기들이 있으며 녹차뿐만 아니라 우롱차, 보이차, 홍차(숙차) 등 다양한 종류의 차를 즐기는 중국 문화 특성상 차를 우리는 도구 또한 다양하다. 거기에 특이하게도 차판 밑에 퇴수기가 장치되어 있어서 다기를 데우고, 우롱차와 보이차는 첫물을 버리는 '세차' 과정이 반드시 들어가는데 이때도 물을 그냥 차판에 쏟아버리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전통적인 다구는 차판 1개, 자사호 혹은 개완 1점, 찻잔 4~6개로 구성되며, 현대에 들어와 거름망, 숙우 등이 추가된다.

중국식 다구, 특히 공부차에서 쓰는 다구는 굉장히 아기자기함이 특징이다. 찻잔이 겨우 30 mL 분량이고, 자사호개완 또한 일반적으로 100~150 mL 남짓한 작은 것을 쓴다. 차를 갈증 해소가 아니라 향과 맛을 탐구하기 위해 마신다는 느낌 때문이다.

차를 우리고 따라내는 과정을 4자로 표현하는 것도 특징이다. 이를테면 철관음을 마시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3.2.1. 중국 차에서 사용되는 도구들

중국은 땅이 크기 때문인지 지방마다 고유의 다례가 발달했다. 근본적으로는 명나라 홍무제의 말차금지령 이후 형성된 포다법(泡茶法)이 독자적으로 발달한 것으로 크게 쓰촨성청두를 중심으로 한 개완다법(蓋碗茶法)과 광둥성 차오저우를 중심으로 광동, 복건, 대만일대에 퍼진 조주공부다법(潮州功夫茶法), 그리고 중국 전역에서 볼 수 있는 일상적인 대형 다관(서양 티팟같은)으로 적은 양의 차를 오랫동안 우려내는 다법으로 나눠볼 수 있다. 1970년대에 형성되어 오늘날 널리 행해지고 있는 대만식 다예 도구와 함께 구분하여 서술한다.
3.2.1.1. 조주공부다기
흔히 중국다기하면 생각나는 미니미니한 다구들은 조주공부다법의 영향을 받은 것이다. 조주식 차우림은 정교하고 또한 섬세한 것으로 유명하며 일반적으로 퇴수기 겸 쟁반으로 쓰이는 호승(壺承) 혹은 차선(茶船)이라는 받침과 잔 세개, 산두호 혹은 자사호가 한 조가 되며 그 외 탕관, 화로 등의 보조도구들이 곁들여진다. 보통 "팽다사보"(烹茶四寶)라고 해서 맹신관(孟臣罐, 다관), 옥서외(玉書碨, 탕관), 약침구(若琛瓯, 잔), 홍니화로(紅泥火爐, 숯불화로)를 필수요소로 여긴다.


조주공부다기 사용모습

조주공부차법의 7단계 초식은 다음과 같다.
3.2.1.2. 사천개완배법 다기
현대에는 개완을 만능 차우림도구 정도로 쓰지만, 쓰촨성을 중심으로 한 개완배법에서는 개완을 찻잔처럼 사용한다. 개완배법이란 녹차황차같은 차를 소량 개완에 담고 뜨거운물을 부은 다음, 차가 우러나면 개완의 뚜껑을 살짝 열어서 입대고 차를 마시는데, 절반 정도 차를 마시면 다시 뜨거운 물을 부어서 과추출된 찻물을 희석시켜 계속 마시는 방법이다. 위에 언급한 조주에서는 이 개완을 크기를 작게 해서 간편한 차우림 도구로 사용하기 시작했고 이것이 대만으로 넘어가 현대 다예의 기반이 되었다.
3.2.1.3. 현대 다예에서 쓰이는 다기들

3.3. 일본 문화의 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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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세기 후반 승려이자 정치인이었던 센노 리큐(千利休)가 일본식 차문화를 정립했다는 것이 통설이다. 센노 리큐는 '와비차'라고 부르는 말차를 이용했다고 하며[4] 이후에 메다옹 선사를 통해 일본으로 전해진 잎차를 뜨거운 물로 우려마시는 '전차도'는 기존 와비차의 위세로 인해 크게 유행하지 못했다. 당시 시대상 사무라이들의 예절과 일본식 연극인 노가쿠의 영향이 강하게 나타나 매우 깍듯한 예의와 철저히 지키는 순서가 특징이다. 이 때문에 다도는 외국인들에게 비치는 일본인들의 깍듯한 예의범절 이미지의 대표적인 예시가 되기도 하고 현대 일본에서는 신부수업의 한 과정으로서 이루어지기도 한다.

다도의 정신 가운데 유명한 것이 "일기일회(一期一會)"인데, 이는 '평생에 단 한 번 만난다'는 뜻이다. 즉 다도를 통하는 만남은 살면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맞는 것과 같이 소중히 해야 한다는 뜻.

근대에 이르러서는 미국 보스턴 미술관에 근무했던 오카쿠라 텐신이 <<The Book of Tea>>(1906)라는 책을 펴내 세계적으로 일본 다도가 유명해졌다.

일본식 다구, 특히 말차용 다구는 한국과 중국에 비하기에는 간략한 편이다. 하지만 꽃병과 족자같이 직접 차를 마시는 것과는 상관없는 물품들도 다구로 포함한다. 그리고 차를 담는 그릇인 다완에 굉장히 세분화된 구분을 해놓은 것을 볼 수 있다. 일본의 다기는 다음과 같다.

이 밖에도 종류에 따라 또 사소한 것까지 포함하면 수백 가지의 다도구가 있다. 예컨대 와비차 이전의 귀족 다도에는 여러 다도구가 들어가는 가구인 다이스(台子)와 풍로, 가마, 미즈사시, 겐스이, 히샤쿠, 부젓가락, 히샤쿠이레(柄杓入), 자이레와 나쓰메와 그 받침쟁반까지 한세트였으며, 도쿠가와 이에미쓰는 오와리가로 시집가는 딸을 위해 이것을 하나를 순금으로, 하나는 순은으로 마련해 주었다.

그 밖에 향을 피우는 데에는 향로 밖에 화도구 일곱 가지, 풍로나 화로에 쓰는 화도구들, 말차가루를 채치고 정량을 재기 위하는 도구 등등이 더 있다. 또 야회용 다도구가 더 있다. 거기에 밤의 다회를 위한 촛대 등등 가이세키 요리 도구까지 합치면 수가 적잖다.

순서는 크게 4가지로 나뉜다.
초대된 우선 '집'에서 머무르는데, 다실로 입실하기 전에 정원(로지)를 거치게 된다. 다실 입실 전, 손을 씻고 다실에 들어갈 때 허리를 숙여 작은 문을 통해 들어갈 수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이 문을 '니지리구치(躙口,にじりぐち)'라고 한다. 다실에 들어가면 신분과 상관없이 동등한 자격으로 만나야 함을 상징하는 뜻으로 이루어졌다고 한다. 그래봐야 높으신 분들이나 했을 텐데. 더불어 니지리구치를 이용한 까닭은 좁은 문을 기어서 들어가야 하기에 무기를 들고 입실하지 못하게 하려는 의도가 있었다고 전해진다.

일단 기본적으로 주는 쪽은 차를 만들어 권하는 말과 함께 건넨다. 이때 두 손으로 공손히 건네는 것을 잊으면 안 된다.

받는 쪽은 찻잔을 받아서 감사하다고 말하고 일단 마시지 말고 찻잔(오차왕)을 두어 번 돌리며 찻잔을 감사의 예를 보이고[5] 후루룩 마시고 입술이 닿은 부분을 손으로 흝은 다음에(입술이 닿으니까) 기모노 앞자락에 끼워둔 종이로 손가락을 닦고 칭찬의 말을 하는 것이 기본적인 말차 다도법이다. 대다수의 대중매체에선 시간상 이하생략을 거쳐 후루룩 → 칭찬 부분만 나오긴 하지만.

추가로 유파에 따라 마시는 방법도 다른 경우가 많다. 기본적인 부분은 공유하지만 세세한 부분이 다르다고 보면 된다. 이렇기에 한 유파에서 오래 배웠더라도 다른 유파의 다과회의 초대를 받으면 벙찌는 일도 종종 생긴다. 처음 다도를 경험하거나 다른 유파에 초대받은 경우에는 사전에 정주(다과회의 주최자)와 다른 손님들께 미리 양해를 구하면 도가 지나친 실례가 아닌 이상 이해해준다. 모든 예법을 완벽하게 맞추는 것은 오랫동안 다도를 해온 사람도 힘든 일이고 무엇보다 자신이 처음 시작한 때에 하나하나 배워나가던 고충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오히려 서로 이해해주는 분위기. 기껏 내준 차가 마음에 안 든다고 투정을 부리거나 상대가 두 손 모아 건네준 다완을 한 손으로 받거나 분위기를 흐리는 주제를 던지거나 주변 사람에게 신경 안 쓰고 자기 집 안방에 있는 듯한 행동 등 무례한 짓만 안 부리면 된다. 즉 다과회가 아니라 그냥 평범한 점심 식사에 초대받아도 해선 안 되는 행동임을 알 수 있다.

3.3.1. 지켜야 할 점

  1. 주최자와 다른 손님께 예의를 지킨다. 무엇보다 중요한 행동이자 마음가짐이다. 아무것도 모르더라도 스스로가 조심하고 예를 지키려고 하는 태도를 보인다면 주최자와 다른 손님들은 이해해준다. 사실 이것만 잘 지켜도 문제가 없다. 공개적으로 열리는 체험회장이 아니라 개인적으로 여는 다과회의 경우 주최자와 어지간히 친한 사이이거나 호감을 보이지 않는 이상 '초대조차' 받기 힘들다. 별 거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주최자는 한 다과회를 위해 크게는 한 달 이상을 기획하고 최소 며칠을 준비한다. 상대방이 그만큼의 시간과 열성을 쏟아 당신을 맞으면 당연히 그에 예로 답해주는 게 초대받은 사람로서의 일이다.
  2. 처음이라면 되도록 주최자와 다른 손님에게서 양해를 구하자. 별 거 아닌 자존심으로 아는 체를 하면 직접 고생을 다하며 정말로 비웃음을 사게 된다. 깨끗하게 모른다고 인정하고 양해를 구하면 불편하더라도 챙겨줄지언정 코 끝을 빳빳하게 세우고 위에서 내려다보면 챙겨줄려다가도 마음이 싹 가시게 되는 건 누구나 똑같다. 덤으로 다시는 그 다과회에 초대를 못 받는 옵션도 따라온다. 보통 친한 사이에서 여는 다과회에 초대받아 자리를 망쳐놨으니 상식적으로 또 초대를 받을 수 있을 리가. 보통 첫 다과회는 상대적으로 가벼운 박차에 초대받을 가능성이 높다. 긴 다과회는 식사와 술까지 나오는 4시간 이상의 풀코스이다. 당연히 그만큼 알아둬야 할 것도 많고 오래 앉아야 해서 다리도 아프기에 초심자는 잘 초대받지 않는다. 농차와는 달리 박차는 중간중간 얘기도 하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진행되기에 정중히 가르침을 구한다면 오히려 짧게나마 정식으로 다도예법을 배울 찬스가 될 수 있다.
  3. 혹시라도 타이밍을 놓쳤거나 가르침을 구할 분위기가 아니면 자신의 앞 차례의 손님이 한 행동을 눈치껏 그대로 따라하면 된다. 손님들 중 리더격인 정객(御正客)과 정객을 도와 손님들을 보좌하는 마지막석(御詰め)을 제외한 중간석은 해야할 예법이 거의 같기 때문이다. 그리고 상대방(주최자와 다른 손님)이 고개를 숙여 절을 하면 이 쪽도 고개를 숙여 절을 하면 된다. 굳이 안 해도 되는 경우도 있지만 안해도 되는데 하는 것이 해야되는데 안 하는 것보다 백만 배 낫다.
  4. 다과회를 시작할 때에 다른 손님들이 정객이나 마지막석을 권하면 정중히 거절하는 편이 좋다. 2번에서처럼 미리 처음오는 자리라 양해를 구하면 이 두 자리가 일이 가장 많은 자리임을 알기 때문에 보통 다른 손님들이 권하지 않는다. 보통 이 두 자리가 일이 가장 많고 그만큼 책임감이 요구되며 무엇보다 일본 특유의 양보문화가 겹치기에 서로 자리를 양보하는 경우가 많다. 이럴 때 초심자가 덥석 정객의 직책을 맡게 되면 다른 손님들에게도 피해가 될 수 있다. 앞서 말했듯이 정객은 특히나 손님들의 리더격이기 때문에 요구되는 것이 다른 손님들에게 비할 바가 없이 많아진다.
  5. 사용하는 도구들(다완, 찻숟가락, 차기 등)은 소중히 아껴줘야 한다. 보통 다과회에는 연습용이 아닌 좋은 다구들이 많이 사용되기 마련인데, 몇몇 다구들은 대대로 다구들만을 만들어온 장인들이 만들기 때문에 가격도 가격이거니와 주최자에게는 값을 매길 수 없는 소중한 물건일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옛 선생님이나 대대로 물려받은 다구들은 가격의 문제에서 떠나 소유자에게 있기에 추억의 물건이고 다른 물건으로 대체할 수 없다. 소모품 가운데의 하나인 이빨이 나간 폐급 다선들조차도 버리지 않고 하나하나 손질하고 간추려서 다실에 디스플레이해놓는 다인들도 많다. 되도록 흠이 가지 않게 조심하고 하나하나를 예술작품처럼 다루어야 한다. 실제로 장인들이 만든 물건이기에 자세히 들여다보면 숨이 넘어갈 만큼 섬세하고 아름다운 다구들도 많이 보인다. 예를 들어 다선은 대나무통 하나를 100~200조각으로 나눈 뒤에 한 가닥은 안쪽 한 가닥은 바깥쪽 이렇게 한 땀 한 땀 엇갈려 가며 만들고 띠를 감아서 마무리한다. 조선에서 전래된 이도 다완 같은 찻사발이 일본의 국보 26호일 정도. 괜히 일본 다도에서 다기 감상하는 시간이 있는 것이 아니다. 대개 박차는 마시는 다완 외에 차기와 찻숟가락을 마지막에 들여다볼 수 있는 기회가 있다.
  6. 한 다과회를 준비할 때 주최자는 여러모로 신경 써서 다구와 소품들을 선택한다. 계절에 맞는 물건들로 통일하기도 하고, 색에 맞춰 조합하기도 하며, 특별한 일이 있는 손님을 축하하거나 살펴주는 테마들에 맞춰 준비하기도 한다. 즉 하나의 다과회는 그곳에 모인 손님들만을 위해 준비하는 자리인 것. 걸리는 족자 하나, 꽃병에 장식된 꽃 하나, 작은 차과자 하나, 나아가 다실에 들어오기 전에 지나치게 될 정원조차도 오늘 초대받은 손님들을 위해 준비한 것이다.
  7. 가능하면 작은 선물 하나 정도는 준비한다. 형편이 여의치 않으면 마음이 담긴 편지라도 한 장 준비한다.[6] 이는 상대방의 정성에 자신도 답한다는 의미가 있는 것이고, 값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추후에 "다과회에 초대해 주어서 감사하다.", "좋은 추억이 되었다." 등의 연락을 넣으면 더욱 좋다.

3.3.2. 실제

대중 매체에서는 전통 일본 문화의 정수로 여겨지나, 사실 현대 일본에서는 보기 어렵다. 당연한게, 일본의 다도는 차 자체를 즐기는 것보다는 다실에 초대된 명사들과 함께 나누는 시사나 정세 이야기가 더 중요했던 일종의 다이묘들의 고급 귀족문화였으니 아무나 할 수 없는 게 당연하다. 당시 다이묘들은 차를 마시며 위세를 과시하기 위해서 별도로 다실을 꾸미고 차를 우리는 데 쓰는 명품 도구를 마련해 초대된 명사들에게 자랑하는데에도 굉장한 돈을 들였으며, 티타임 고정멤버(말상대)로 오토기슈라는 전용 측근까지 별도로 고용할 정도였다.[7] 즉 애초에 보편적인 생활양식은 아니었던것.

유명한 다도 유파로는 센노 리큐에서 현재도 이어지는 산센케(三千家) - 우라센케(裏千家), 오모테센케(表千家), 무샤노코지센케(武者の小路千家) 유파가 있는데, 현대에는 고리타분하다고 싫어하거나 낯설어하는 젊은 층도 많다고 일본인 차 연구가인 오사다 사치코(한국 남성과 결혼해 한국에 거주 중)가 쓴 바 있다. 그가 영국 취재 당시, 영국인들이 티타임을 지키지 않는 것을 보고 놀라워하자 몇몇 영국인들이 "일본도 설마하니 차 마실 때 죄다 다도로 마시는 것은 아니죠?"라고 물었다. 그 질문에 그는 일본에서도 찾아보기 어렵다고 하였고, 물은 영국인들도 "티타임과 같네요."라고 반응하였다 한다. 물론 영국인들이 서민들까지 티타임을 칼같이 지킨 것은 일본같은 귀족놀음이 아니라 엄연히 수분섭취라는 생존활동을 목적으로 했던 것이고 그나마도 현대 상수도와 냉장음료의 보급으로 인해 필요성이 낮아져서 사라져가는 것일 뿐이지만.

물론 오늘날 일본인들 중에서도 차 마시는 것 자체를 즐기는 사람은 여전히 많지만, 한국인이 커피 마시듯 자유롭게 마시는 게 보통이지 위 문단의 복잡한 절차를 일상적으로 지키면서 마시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전통적으로 다도를 진지하게 받아들이며 다테마에와 혼네를 구분하는 일본인이 차를 제안하는 것은 둘이 정말 공적으로 진지한 사이이거나 혹은 진지하게 할 이야기가 있다는 뜻이라 편함과는 매우 거리가 멀다. 그러므로 괜히 일본인 지인에게 차 좀 끓여달라고 하지는 않는 것이 좋다. 정식으로 손님과 차를 마시려면 차를 마시는 장소, 차를 우릴 물, 차를 우리는 데 사용하는 도구까지 꼼꼼하게 신경써서 골라야된다. 즉 차를 대접받으려고 용쓰는건 메이와쿠에 정면으로 반하는 민폐다.[8]

교토나 나라 같이 관광객들이 많이 찾을법한 역사적 관광지에는 전통 찻집이나 다실을 갖춘 이 많고 이런 데서 차와 화과자를 팔지만 그냥 차만 제공해주는 것이므로 실제 일본식 다도를 정석으로 경험하고 싶다면 친구를 만들거나 체험형 프로그램에 따로 참여하는 수밖에 없다.

말차 말고도 '전차도(煎茶道)'라는 엽차를 우려먹는 방식도 있다. 하지만 일본에서 가장 많이 소비되는 차는 말차가 아니라 엽차인 점을 보듯, 말차를 이용하는 다도에 비하면 보다 생활다도의 느낌을 준다.

4. 해외의 차문화

영국티타임도 전통적으로는 의식에 가까울 만큼 정형화되었다. 남자들만 마실 수 있던 커피를 대신하기 위해 중국에서 들여온 차가 귀부인들 사이에서 인기를 얻었고, 중국에서 차를 떼와 장사하는 차 도매상들이 중국 도자기 다기까지 가져와 끼워 팔면서 도자기도 보급되었다. 더 귀중하고 화려한 다기를 보유하는 것이 품위의 한 가지 척도가 되자 차를 마시면서 다기를 감상하고 시를 짓고 음악을 연주하고 춤을 추는 등 사교활동을 병행하였다. 물론 동아시아의 다례와 비교하면 어떤 종교적인, 또는 정신적인 의미는 없다.

커피의 원산지인 에티오피아에서는 옛 제국식 예절을 따라 커피를 손님 앞에서 로스팅하고, 갈고, 우리고, 따르는 과정과 손님에게 을 피우는 과정이 정형화된 일종의 커피례 의식이 있다. 영어로도 Coffee Ceremony라고 부른다. 보기

5. 그 외

사극이나 시대극 등 역사를 다룬 매체에서 등장하는 동아시아의 다례는 고즈넉한 멋과 격식을 갖춘, 아시아권의 색채가 진하게 드러나는 고요한 예절로 등장하곤 한다. 서양의 다과회가 영애나 귀부인들의 화사하고 우아한 모임으로 그려지는 것에 비하면 깔끔하고 정돈된 느낌을 주는 것도 특징. 좀 더 다례에 대해 파고든 작품에서는 명품 다기를 두고 다투는 귀족들이나 앞서 설명한 차 대결과 도박이 묘사되기도 한다.

닌자 슬레이어에서는 와비챠(ワビチャ)라는 명칭의 복잡기괴한 예법으로 등장. 특히 허례허식에 집착하는 교토 공화국과 격차사회를 지향하는 자이바츠 섀도우 길드 내에서 필수적인 교양으로 여겨지고 있다. 그 내용물은 실제 일본식 다례와 별반 다를 게 없지만, 꼬투리 잡기같은 정치적 요소가 가미된 좀 더 경직된 분위기에 한치라도 실수하면 승진이 막히거나 할복까지도 불사할 수 있는 정신나간 무언가로 묘사되었다. 아이에에에![9]

[1] 고려시대 때는 조상에게 제사를 지낼 때 차를 올렸다. 이것이 조선시대 때 술로 바뀐 것.[2] 한국 활쏘기 문화를 '궁도'라고 부르기 시작한 경우에서 보이듯이 일제강점기에 일본식 표현과 혼동된게 원인일 가능성이 크다. 이에 대해서는 국궁 항목 참고.[3] 아래의 중국식 다례의 관공순성, 한신점병과 같다.[4] 가루차(말차)로 차를 마시는 방식 자체는 중국에서 유래한 방식이다. 송나라고려에서도 유행하였다.[5] 이때 벌컥 마시면 아주 무례한 사람으로 대우를 받는다.[6] 일본은 한국보다 손으로 쓴 엽서를 주고받는 문화가 활성화된 편이다.[7] 타치바나 무네시게가 낭인으로 몰락했다가 재기할때 가장 먼저 받은 관직이 후계자 시절 도쿠가와 히데타다의 오토기슈였다.[8] 한국인이 생면부지의 일본인에게 차를 대접받은 사례가 희귀하다. 오사카 출혈열 출현을 주장했다가 학계에서 매장당한 타무라 박사의 한을 이호왕 박사가 한타바이러스를 발견해서 풀어주자 타무라 가문이 총출동하여 이호왕 박사에게 FM 다도로 차를 대접한 일화가 있으며, 여기서 일본인에게 다도가 가지는 의미를 짐작할 수있다.[9] 교토 사람들이나 자이바츠의 닌자들도 사람이긴 한지라 와비챠에서의 실수가 폭발사산이나 죽음으로 바로 이어지는 건 아니다. 보통은 실수를 저지른 사람을 모자라고 교양없는 놈이라 취급하며 멸시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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