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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르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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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2. 기원3. 설명4. 대중매체에서의 보르시5. 우크라이나와 타 동구권 국가 사이의 갈등6. 둘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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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파일:630_360_1542129414-291.jpg
러시아어 Борщ
우크라이나어
벨라루스어 Боршч
에스토니아어 Borš
라트비아어 Borščs
리투아니아어 Barščiai
폴란드어 Barszcz
루마니아어 Borş
영어 Borsch(t)
한국어 보르시

러시아, 우크라이나, 벨라루스 등 동유럽 국가들 전반에서 널리 해먹는 국민 음식이다.

비트가 들어 붉은 빛을 띤다. 러시아, 우크라이나의 '보르시' 말고도 언어별로 다양한 이름이 있는데, 이렇게 이름이 다양하게 불리는 이유는 전반적으로 동유럽이라면 어디서나 이 수프를 해 먹는 까닭에 나라마다 명칭이 조금씩 다르기 때문이다. '보르시'라는 단어의 어원은 인도유럽조어 'bhr̥stis'로 그루터기를 뜻하며, 이것이 고대 동슬라브어로 이어져 '돼지풀'을 뜻하는 'bŭrščǐ'가 됐는데, 이는 원래 보르시의 원형이 되는 수프에 돼지풀을 넣어서 만들었기 때문이다.

좀 더 나열하자면 바르치(독일어), 바르슈치(폴란드어), 보르슈(루마니아어),[1] 보르슈(불가리아어). 공통적으로 뒤에 가 붙는 '슈치', '슈', '시'가 러시아 쪽 말로 수프를 의미한다고. 또한 한국에서는 과거 흐루쇼프를 흐루시초프라고 쓰던 것처럼 러시아어의 'щ'를 옮길 때 과거 '시ㅊ'라고 옮겼던 시절이 있기 때문에 '보르시치'라고 잘못 알려진 요리이기도 하다.[2] 현재 러시아어에서는 'щ'는 '시'라고 옮긴다. 최근에는 인터넷의 발달 덕에 검색이 간편해지면서 보르시라고 제대로 표기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2. 기원

보르시는 정확한 기원은 알려져 있지 않지만 주로 슬라브족이 살던 초원 지대에서 자라는 호그위드라는 어수리의 일종인 식물의 잎, 절인 줄기 등으로 요리한 고대 수프에서 파생되었으며, 동유럽 각국에서 시간이 지나면서 넣은 재료에 따라 다양한 종류의 수프로 발전했다.

3. 설명

만드는 방법을 담은 영상.
빨간색 비트[3]를 사용하고 스메타나(흰색 사워크림의 일종)를 곁들이면 보르시다. 동유럽 전반에 걸쳐 흔한 음식인 만큼 나라마다 고유의 요리법이 있지만, 공통적으로 비트를 원재료로 사용하고 사워 크림을 곁들여 먹는다. 러시아에서 만드는 보르시는 소시지와 소고기를 첨가해서 만드는 것이 유명하고[4], 벨라루스에서는 감자를 큼지막하게 썰어 넣어 수프와 같이 끓이는 방법이 유명하다.

기본 색상은 국물 요리 중에서 굉장히 드문 진한 분홍색이고, 느끼함을 잡으려고 사워크림(스메타나)를 곁들이면 딸기우유 색깔이 돼서 묘하게 괴식처럼 보이지만 막상 먹어보면 한국인에게 친숙하고 낯설지 않은 느낌을 받을 수 있는데, 그건 이 요리가 뭇국에 가까운 맛이기 때문이다. 즉 무를 비트로 대신한 국이라고 보면 얼추 느낌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때문에 전문 요리점에서 확 튀는 색깔만 보고 대단히 이국적인 풍미를 기대하고 시키면 동네 골목 국밥집에 온 기분을 느끼고 실망할 수 있다. 사실 비트도 평범한 뿌리 채소의 한 종류일 뿐이고, 보르시는 태생적으로 가정식이다 보니 이색 음식 하면 떠오르는 자극적인 맛과는 거리가 멀다. 한국인이 매운맛을 즐긴다고 일상적인 가정 식단에서조차 모든 메뉴에 고추를 뭉텅뭉텅 썰어넣어 먹는 건 아닌 것과 마찬가지이다. 마늘은 그렇게 들어간다 다만 지역이나 개인마다 차이는 있어서 뭇국에도 경상도식 얼큰한 뭇국이 있는 것처럼 적당한 향신료를 넣어서 얼큰하게 만들어 먹는 경우도 있다.

물론 이런 무난한 맛 때문에 동유럽인들의 국민 가정식으로 자리잡은 것이며, 한국인이 해외에서 김치찌개된장찌개를 그리워하듯이 동유럽인들은 해외에서 보르시를 그리워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뭇국이랑 비슷한 음식이기는 해도 실제로 접해보면 낯선 향신료의 풍미가 날 뿐더러 동유럽 요리답게 꽤나 시큼하면서도 기름진 음식이기 때문에 진짜 뭇국처럼 가볍게 먹는 건 어려울 수 있다. 만약 보르시를 처음 접한다면 추천 방법은 사워크림을 팍팍 쳐서 먹는 것으로, 사워크림의 유지방의 담백함이 보르시의 기본적인 시큼함을 먹기 좋은 수준으로 휘어잡아주기 때문에 초심자도 괜찮게 즐길 수 있다. 여담으로 이 덕분에 동유럽인들이 왜 사워크림을 팍팍 넣어먹는지를 이해할 수 있게 된다. 물론 익숙해지면 취향에 따라 사워크림 없이 순수한 보르시를 즐기거나 사워크림의 양을 조절해나가면서 먹어도 좋다. 또 동유럽인들은 이것을 그냥 먹거나 빵을 손으로 잡아 찢어서 찍어먹는 방식으로 먹는데 그렇게 먹어도 좋고, 여건이 된다면 뭇국처럼 밥을 말아먹어도 괜찮다.

간단한 가정식답게 조리법은 천차만별로, 비트와 육수(야채 육수든 고기 육수든 뼈 육수든 상관 없다)를 사용한다는 점과 가니쉬로 마지막에 스메타나를 한 큰술 듬뿍 얹어 먹는다는 것을 제외한다면 바리에이션이 무한하다.

일단 비트를 사용하기 때문에 국물이 진한 자주색이다. 여기에 당근, 양배추, 토마토, 감자,등의 채소를 잘게 썰어 볶아 양고기쇠고기 또는 돼지고기[5][6] 고기 건더기들을 대거 투입해 푹 삶고, 먹기 전에 스메타나를 한 숟가락 떠서 국물에 풀어 먹는다. 스메타나가 없는 경우에는 마요네즈를 넣어도 된다. 그러면 붉은 국물은 스메타나와 섞여 딸기우유 같은 하여튼 뭔가 음식으로는 쉬이 보이지 않는 핑크색이 되지만 맛있다. 맛은 갈비탕 혹은 소고기뭇국과 비슷한 맛인데 향신료가 많이 들어가고 일부 조리법대로 레몬이 들어간다면 향긋하고 상큼해서 부담되지 않고 무난하다. 비주얼은 전혀 그렇게 보이지 않지만 한국인이 처음 먹어도 의외로 쉽사리 적응이 가능한 음식이라고 한다. 물론 사람 입맛은 천차만별이긴 하지만.

보르시에 들어가는 내용물은 지방마다 천차만별이지만, 일반적으로 야채를 푸짐하게 넣어서 먹는 게 특징이다. 고기는 보통 육수 우린 것을 잘게 찢어서 다시 넣는 경우가 많다. 또한 양배추를 첨가해서 따로 시원한 맛을 내고, 삶고 난 내용물은 마치 수육처럼 풍미가 생기니 이것을 따로 건져낸 뒤 스메타나를 얹어 먹는 경우도 많다. 지방 섭취가 활발한 동유럽에서 얼마 안 되는 채식. 육수로 끓이고 고기도 좀 들어가지만 지방 섭취가 활발한 동유럽에선 이 정도가 그나마 채식이다.

파일:external/upload.wikimedia.org/621px-Lurid_borscht.jpg

보통 따뜻하게 해서 먹지만, 여름에는 냉국처럼 끓여뒀다가 차갑게 식혀서 먹기도 한다. 다만 냉국 버전의 경우 육수 없이 요구르트나 케피르에 비트 간 즙, 오이, 토마토로 맛을 낸 바리에이션도 존재한다. 이 버전은 폴란드, 리투아니아 등에서 많이 해먹기도 하는데, 폴란드에서는 '흐워드닉(Chłodnik)', 리투아니아에서는 '샬티바르셰이(šaltibarščiai)' 등으로 불린다. 폴란드 요리 참조.

의외로 중국에도 '뤄쑹탕(羅宋湯)'이라는 이름으로 보급되어 있는데, 저 멀리 남쪽의 홍콩 등지에서도 볼 수 있을 정도다. 조리법은 비슷하지만 좀 더 국물이 많은 편이고 비트 대신 고구마토마토, 보라색 양배추를 넣기도 하기 때문에 원판과는 맛이 좀 다르다. 또한 헝가리굴라시도 비주얼이 유사하다.

국내에서는 이태원에 위치한 러시아 음식점 '트로이카'나 서울 광희동, 안암동 혹은 안산 원곡동에 위치한 우즈베키스탄 음식점 '사마르칸트', 대구광역시에서는 대구역 근방에 위치한 '사마르칸트', 광주광역시 월곡동 고려인마을에 있는 '고려가족식당', 부산광역시 초량동에 있는 차이나타운(예전에는 러시아타운이었다)의 우즈베키스탄 음식점 '사마르칸트'(이름이 같다), '우츠끄똑 2',[7] 러시아 음식점 '마야크',[8] '아바차'에서 맛볼 수 있으며, 창원시 팔용동과 대전광역시 우송대 동캠퍼스 인근에도 우즈벡 음식점이 있으나 아쉽게도 보르시는 팔지 않는다. 제주특별자치도에서는 서귀포시에서 보르시를 판매하는 카페가 한곳 존재한다.


유튜버 화니의 주방의 보르시 만드는 영상.

한국에는 비트가 나지 않지만 순무는 난다. 그리고 순무라 하면 강화순무가 대표적이었고, 붉은 국물은 한식점 물김치로 접해본 사람이 많을 것이다. 다만 비트가 건강식으로 유명해진 뒤로는 비트도 일반 마트에 종종 풀리고 있고, 그게 아니라도 아종 단위까지는 같은 근대가 많으니까 그걸로 재현하면 된다. 겉은 짙은 보라색으로, 영락없이 백설공주 잡을 마녀가 쓸 만한 독요리 비주얼인데 단 맛이 좀 더 나는 시원한 뭇국이다. 다시 말하지만 생긴 것과 달리 전혀 무해한 음식이니 친구들 놀릴 때 쓰면 좋을 것이다.

동유럽에서 집밥급의 지명도를 가질만큼 보편적인 요리이기 때문에 당연히 군대에서도 전투식량으로 보급이 되었고, 야전에서 먹을 짬밥 조리법에도 포함이 되었다. 1차 대전 러시아 제국군 군용 식단 조리법에 들어가 있었고, 소련군은 이걸 그대로 차용했기에 2차 대전 때도 당연히 조리법에 올라가 있었다. 물론 전쟁터에서의 조리법이기에 제대로 된 방법보다는 많이 간략화되었으며 그냥 수프에 가까운 보르시에 보리나 호밀, 귀리 같은 곡물을 섞어 넣어 열량을 높였다.

러시아를 비롯한 동유럽 및 구 동구권에 거주하는 유대인들이나 러시아 출신의 유대인 및 이스라엘인들도 보르시를 먹지만 코셔 푸드의 영향으로 스머타나 또는 사워크림을 곁들여 먹지는 않는다.

4. 대중매체에서의 보르시

5. 우크라이나와 타 동구권 국가 사이의 갈등

2020년 12월 1일, 보르시의 정통성을 두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사이에서 갈등이 일어났다. #

유네스코가 전쟁 위협을 이유로 유례없는 졸속 심사를 통해 우크라이나만의 긴급 보호가 필요한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하자 많은 동구권 국가들이 반발하고 있다. 유네스코는 우크라이나 가족생활과 지역사회에 필수적이라는 애매모호한 답변을 했다가 더 크게 비판받았다.

6. 둘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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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비록 어원은 같으나 루마니아에서 보르슈는 전통 수프에 넣는 맥아 식초를 뜻한다. 자세한 건 이 문서를 볼 것.[2] 참고로 щ는 장자음(/ɕː/)이다. 한국어 '시'를 두 박자로 늘린 꼴.[3] 한국어 위키백과에서는 사탕무라고 적어놨는데, 같은 beetroot라도 설탕 뽑아내려고 기르는 사탕무와는 미묘하게 다르다. 정확하게는 비트와 설탕무에 서양 근대까지 모두 근대종에 들어있고, 잎을 먹는 근대와 비트는 아종 단위에서, 비트와 사탕무는 재배품종(Cultivar group) 수준에서 다르다. 이걸 무시할 게 못 되는 게, 양배추브로콜리학명아종 단계까지는 'Beta vulgaris subsp. vulgaris'로 같고, 품종에서 다른 것일 정도로 차이가 있는 경우도 많다. 비트는 'Conditiva' group, 사탕무는 'Altissima Group'이다. 이 중에서 뿌리에 당분 함량이 훨씬 높아서 설탕을 만드는 데 쓰이고 무나 당근처럼 자라는 것이 사탕무, 덩이 뿌리를 먹으면 비트이다. 다만 그냥 비트를 보고 사탕무라고 부르면서 사탕무(비트)나 비트(사탕무) 등으로 표기한 사례도 많고, 사탕무가 사탕 만드는 데 쓰이기 전에는 그냥 먹는 데 쓰였을 수는 있다. 다만 일반적으로 현대에 보르시 만드는 데 쓰는 beetroot는 비트로 보는 것이 더 합당하다. 단적으로 보르시 만들겠다고 제주도 사탕무를 사면, 당근이나 무처럼 생긴 하얀색 뿌리 채소를 보게 될 것이다. 이건 제주도에서 기르는 사탕무라서 그런 것이 아니라 사탕무라는 놈은 다 그렇게 생겼다.[4] 특히 모스크바에서 이렇게 해먹는 방식이 유명하다. 나라 크기가 크기다 보니 지역별로 조리법이 많이 다르다.[5] 타타르스탄 공화국, 체첸 공화국 등 러시아 내 무슬림 거주지나 중앙아시아 국가에서는 종교적 문제로 보르시에 돼지고기가 들어가지 않는 경우가 많다.[6] 오호츠크해 근방에서는 명태를 넣기도 한다.[7] 초량동 차이나타운 내 우츠끄똑은 두 곳이 있는데, 우츠끄똑 1은 술을 위주로 파는 술집이며 우츠끄똑 2는 일반 음식점이다. 즉 보르시를 비롯한 우즈벡 음식을 맛보려면 우츠끄똑 2로 가야 한다.[8] 이 곳도 우츠크똑처럼 두 곳이 운영 중인데, 보르시를 맛볼 수 있는 곳은 건물 지하에 위치한 곳이며 주로 러시아 요리의 비중이 크다. 다른 한 곳은 바로 맞은편 건물 2층에 있는 '마야크 티플리스'라는 곳으로 이곳은 조지아 요리의 비중이 크지만 보르시는 팔지 않는 데다 점심 시간에는 영업을 하지 않는다.[9] 실제로도 김일성이 자주 즐겨 먹던 음식 중 하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