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 지 土 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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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bgcolor=#fadcc4><colcolor=#1a1614> 토지 土地 | ||
장르 | 대하소설 | |
작가 | 박경리 | |
출판사 | ||
연재 | {{{#!folding [ 펼치기 · 접기 ] {{{#!wiki style="border: 0px solid; margin: -11px; margin-top: -8px; margin-bottom: -6px" | 제1부 1969년 9월 ~ 1972년 9월 (현대문학) |
제2부 1972년 10월 ~ 1975년 10월 (문학사상) | ||
제3부 1977년 1월 ~ 5월 (독서생활) 1977년 6월 ~ 1979년 12월 (한국문학) 1977년 1월 ~ 1979년 12월 (주부생활) | ||
제4부 1981년 9월 ~ 1982년 7월 (마당) 1983년 7월 ~ 12월까지 (정경문화) 1987년 8월 ~ 1988년 5월까지 (월간경향) | ||
제5부 1992년 9월 1일 ~ 1994년 8월 30일 (문화일보) | }}}}}} | |
편 수 | 5부 25편 (完) | |
권 수 | 20권[1] (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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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박경리의 대하소설.작가 필생의 역작으로 1969년 6월부터 집필을 시작하여[2] 1994년에야 완성된 '집필'[3]에만 25년이 걸린 소설로, 그에 걸맞게 상당히 길어서[4] 총 5부 25편, 그것도 책 1권에 약 400페이지 분량이 담겨 있다. 설정에서 헷갈리지 않은 것이 대단[5]한 데다 그 길이에 질린 사람들을 위해 청소년 토지(12권)[6], 오세영, 박명운의 만화 토지 등이 나왔다.
2. 지리적 배경
박경리 작가는 베스트셀러와 작가들이라는 책에서 토지의 지리적 배경으로 하동군 악양면 평사리를 택한 이유를 밝혔는데, 요약하면 원래는 만석꾼 집안인 최 참판 댁 집안에 어울리는 지리적 배경으로 전라도의 평야 지대가 적합하다고 생각했지만, 작가 본인이 경상남도 통영 출신이라서 전라도 지역의 사투리나 풍습에 대해선 모르는 게 많아서 곤란한 상황이었다. 그러다가 우연히 하동군 평사리를 찾게 되었는데, 꽤나 배경에 적합하다고 여겨 결정하게 되었다고.신기한 점으로 평사리와 같은 악양면에 속해 있는 옆 동네 정서리에는 최 참판 댁을 빼다 박은 조 참판 댁 화사별서가 존재한다. 그러나 이는 기가 막힌 우연으로, 원래 박경리 선생이 토지를 집필할 때는 화사별서를 취재하여 서술한 것이 아니라 오직 상상에 의거하여 만들었는데, 알고 보니 옆 동네에 최 참판 댁과 비슷한 집이 실제로 있었고, 소설에 나오는 것과 거의 똑같은 연당과 곳간[7]에, 심지어는 안주인 성격까지도 소설과 비슷했다는 것. # 훗날 SBS에서 토지를 드라마화하였을 때 평사리에 최참판댁 세트장을 만들었는데, 이때 화사별서를 상당 부분 참고하였다고 한다.
놀랍게도 이는 비단 평사리에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라, 평사리와 함께 중요한 지역으로 등장하는 간도 용정 지역의 경우 집필할 당시에는 중국과 수교하지 않은 상태였기 때문에 용정 지역을 직접 갈 수 없었고, 지도를 통해 상상으로 배경을 설정해야 했다. 그런데 수교 후 알려진 결과, 실제 용정 지역과 소설에서 등장하는 용정은 큰 차이가 없었다고 한다. 박경리 작가의 작가로서의 상상력과 추리력이 얼마나 발군인지 확인할 수 있는 부분.
3. 연재
연재 기간이 26년에 달할 정도로 길었던 탓에 여러 번 연재 공간을 바꾸었는데 제1부는 1969년 9월부터 1972년 9월까지 만 3년 동안 <현대문학>에 연재되었고 제2부는 <문학사상>으로 옮겨 1972년 10월부터 1975년 10월까지 역시 만 3년 동안 연재되었다. 제3부는 1977년 1월부터 5월까지는 <독서생활>에, 1977년 6월부터 1979년 12월까지 <한국문학>에 연재했으며 동시에 1977년 1월부터 1979년 12월까지 <주부생활>에 함께 실렸다.1980년에는 집필지를 지금의 원주시 박경리문학공원(舊 토지문학공원)으로 옮긴 후, 자연과 인간의 공생적인 삶에 대해 고민하며 4부의 구상으로 들어갔다. 그리하여 제4부의 앞부분은 1981년 9월부터 1982년 7월까지 <마당>에, 1983년 7월부터 12월까지 <정경문화>에 실렸고, 다시 3년 8개월간 연재가 중단되었다가 1987년 8월부터 다음해 5월까지 <월간경향>에 4부의 나머지가 발표되었다. 제5부는 그 후 4년여의 공백 끝에 1992년 9월 1일부터 1994년 8월 30일까지 약 2년간 607회에 걸쳐 <문화일보>에 연재되었다.
여담이지만 연재는 8월 30일에 마쳤지만 집필은 8월 15일에 끝났다. 작중 마지막 장면이 1945년 8월 15일이라는 것을 생각해 보면 재미있는 우연이다.
4. 출간
1973년판 | 1976년판 | 1982년판 | 1988년판 |
이후 삼성출판사에서 세 번이나 모습을 바꿔 재출간되었다. 1976년판은 소프트 커버의 세로 2단으로 편집되었고, 3부까지 전 9권으로 출간되었다. 낱권의 가격이 1500원 내외였다. 1982년판은 자주색 양장본이고 역시 세로 2단으로 편집되었다. 3부까지 전 9권으로 출간되었고, 전질의 정가는 27000원이었다. 1988년판은 양장본의 가로 1단으로 편집되었고, 4부까지 전 12권으로 출간되었다. 당시 드라마가 방영된 직후여서 한 달만에 판을 새로 찍을 정도로 잘 팔렸다. 각권의 가격은 6000원이었으며,
1979년판 | 1993년판 | 2002년판 | 2012년판 |
1993년에는 솔출판사에서 간행되기 시작해 1994년 연재가 끝난 후 전 16권으로 완간되어(1부에서 4부까지는 전 3권, 5부는 전 4권) 처음으로 5부까지 출간된 판본이 되었다. 1995년 다른 판형으로 재출간을 시도했으나 1부 5권까지만 출간되었다. 이후 1998년 솔출판사에서 출판권을 반납함으로써 근 3년 여 동안 구간(舊刊)의 형태로서만 떠돌다가 2002년 나남출판사에서 전 21권으로(1부에서 4부까지는 전 4권, 5부는 전 5권) 간행되었다.
작가 사후인 2012년 마로니에북스에서 전 20권으로(1~3부는 전 4권, 4부는 전 3권, 5부는 전 5권)으로 재출간되었다.
현재는 2006년 토지 만화판 출판을 담당했던 걸 인연으로 마로니에북스에서 2012년부터 연재본을 저본으로 한 새 단행본을 내고 있다. 오탈자가 꽤 있다고 알려졌는데 꽤 많은 수준까지는 아니고 작품에 경상도 사투리 표현이 많고 구어를 그대로 옮기다 보니 그걸 오탈자로 아는 경우가 많다. 오죽하면 경상도에서 나고 자란 사람들도 못 알아 보는 경우도 많다.##
단행본 출판사가 자주 바뀐 편이라서 에피소드도 있는데 처음 토지의 완결 전질을 발간한 솔출판사와는 인세분쟁을 겪은 적이 있다.#
5. 구성 및 주요 내용
지식인이 무엇을 다 창조하는 것은 아니거든요. 도자기를 만든 사람만 하더라도 지식인이 만든 것은 아니잖아요? 문제는 어떤 미적 의식이에요. 이것은 신앙과도 통하는 거예요. 이런 창조적인 면에서 우리는 일본이나 다른 나라에 대해서 조금도 뒤떨어진다 할 수 없어요. 따라서, 우리도 자존심이라 할까, 자기에 대한 존엄성을 가져야 한다고 봐요. 존엄성이라는 것은 오만과는 달라요. 이것은 자기 스스로가 자신을 지키는 것으로 욕심을 가지는 것이 아니고 인간의 가장 숭고한 것을 지키는 것이에요. 아까 우리의 역사가 치욕스러운 역사가 아니라는 것도 이 존엄성과 관련이 있어요.
또, 한 가지 주목할 일로 농부들의 문제가 있어요. 한국의 여건은 외국과 달라서 농(農)이란 것이 상당히 중시되었어요. 일본도 보면 농이 상(商)의 다음이고, 러시아 같은 경우 농노의 숫자로 재산을 따졌고 서구에서는 장원 제도하에서 농노가 있었지요. 이들 나라에서는 농부라는 것이 노예에 가까운 신분이었지요.
우리나라에서는 달랐어요. 물론 핍박을 받았지요. 가난하여 보리죽을 끓여 먹었지만, 사회적 신분으로 볼 때는 상인 위였거든요. 유교가 농민들에게도 흘러갔던 것입니다. 제사라든지, 의식 구조라든지, 조상 숭배라든지 이 모든 것이 농부들에게 흘러갔는데, 이것은 농부들에게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인식시키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어릴 때 보면 제일 창피스럽게 생각하는 것은 부모의 기일에 물을 안 떠 놓는 것이었어요. 물론, 형식에 흐른 것은 나쁘지만 인간의 존엄성을 높인 것은 부인할 수 없습니다. 또 우리나라 농민들은 손님이 오면 옷을 갈아입고 맞았으며, 제삿날에는 정장을 하였지요. 이러한 예의 범절은 우리 농민에게 미의식이 있었다는 얘기입니다. 우리의 농부에게 이처럼 무엇인가 다른 점이 있었다는 이야기를 저는 토지에서 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용이라든지 영팔이 같은 인물들에게 인간의 존엄성을 부여했던 것입니다. 비록 농부지만 범접할 수 없는 자의식, 이런 것을 그네들에게 부여하고 싶었던 것이지요. 보리죽을 먹어도 인간으로서 비천한 짓을 못한다는...
박경리, 작가와의 대화, 신동아 1981.5
또, 한 가지 주목할 일로 농부들의 문제가 있어요. 한국의 여건은 외국과 달라서 농(農)이란 것이 상당히 중시되었어요. 일본도 보면 농이 상(商)의 다음이고, 러시아 같은 경우 농노의 숫자로 재산을 따졌고 서구에서는 장원 제도하에서 농노가 있었지요. 이들 나라에서는 농부라는 것이 노예에 가까운 신분이었지요.
우리나라에서는 달랐어요. 물론 핍박을 받았지요. 가난하여 보리죽을 끓여 먹었지만, 사회적 신분으로 볼 때는 상인 위였거든요. 유교가 농민들에게도 흘러갔던 것입니다. 제사라든지, 의식 구조라든지, 조상 숭배라든지 이 모든 것이 농부들에게 흘러갔는데, 이것은 농부들에게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인식시키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어릴 때 보면 제일 창피스럽게 생각하는 것은 부모의 기일에 물을 안 떠 놓는 것이었어요. 물론, 형식에 흐른 것은 나쁘지만 인간의 존엄성을 높인 것은 부인할 수 없습니다. 또 우리나라 농민들은 손님이 오면 옷을 갈아입고 맞았으며, 제삿날에는 정장을 하였지요. 이러한 예의 범절은 우리 농민에게 미의식이 있었다는 얘기입니다. 우리의 농부에게 이처럼 무엇인가 다른 점이 있었다는 이야기를 저는 토지에서 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용이라든지 영팔이 같은 인물들에게 인간의 존엄성을 부여했던 것입니다. 비록 농부지만 범접할 수 없는 자의식, 이런 것을 그네들에게 부여하고 싶었던 것이지요. 보리죽을 먹어도 인간으로서 비천한 짓을 못한다는...
박경리, 작가와의 대화, 신동아 1981.5
- 토지 제1부
- 제1편 어둠의 발소리
- 제2편 추적과 음모
- 제3편 종말과 발아
- 제4편 역병과 흉년
- 제5편 떠나는 자, 남는 자
- 토지 제2부
- 제1편 북국의 풍우
- 제2편 꿈속의 귀마동
- 제3편 밤에 일하는 사람들
- 제4편 용정촌과 서울
- 제5편 세월을 넘고
- 토지 제3부
- 제1편 만세 이후
- 제2편 어두운 계절
- 제3편 태동기
- 제4편 긴 여로
- 제5편 젊은 매들
- 토지 제4부
- 제1편 삶의 형태
- 제2편 귀거래
- 제3편 명희의 사막
- 제4편 인실의 자리
- 제5편 악령
- 토지 제5부
- 제1편 혼백의 귀향
- 제2편 운명적인 것
- 제3편 바닥 모를 늪 속으로
- 제4편 순결과 고혈
- 제5편 빛 속으로!
최참판 일가와 이용 일가의 가족사를 중심으로 한 3대 구성의 가족사 소설이라 할 수 있고 또한 작중 모든 인물들은 이 두 집안과 직간접적으로 인연을 맺고 있다. 윤씨부인 - (최치수, 별당아씨, 구천이 김환) - 최서희(김길상) - (최환국, 윤국 형제), 이양현으로 이어지는 최 참판 댁 여자들의 역사와 이용 - 이홍 - 이상의로 이어지는 남자들의 이야기이면서도 결국은 여자로 수렴되는 이용 일가의 역사를 중심으로 그 내용은 구한말부터 일제강점기를 지나 광복까지의 내용을 다루고 있다. 등장인물을 집계하면 삼국지보다는 적긴 하지만 사전을 만들어야 할 정도며 이름만 등장하는 인물들까지 모두 합할 경우 600여 명이나 등장하지만 이 많은 등장인물들은 거의 모두 가상 인물이며, 실존 인물 중 직접 등장하는 인물은 강우규 의사 1명뿐이다. 나머지 실존 인물들은 배경 설명으로 이름만 언급되는 수준.
6. 등장인물
†표는 작중에서 등장하지 않고 사망한 인물이나 작중 인물 간의 연결, 혹은 중요한 사건의 계기가 된 인물에 붙이고 있다.
6.1. 최참판가
- 윤씨부인: 작품 시작 시점 최참판가를 이끌어가는 사실상의 당주로, 최씨 집안의 마지막 남자 최치수의 어머니이다. 카리스마 넘치는 반가의 부인상으로, 엄격하면서도 공명정대하여 하인들과 소작인들의 존경을 한몸에 받는다. 21세에 요절한 남편[8]의 명복을 빌기 위해 연곡사에 불공 드리려고 갔다가 김개주에게 겁탈당하여 김환을 낳는다. 낳자마자 떠나보내야 했던 아들 김환, 데리고 함께 사는 아들 최치수에 대한 죄책감 때문에 그 후로 최치수에게 거리를 두어서, 최치수가 비뚤어지는 원인을 제공한다. 동학 농민군이 괴멸한 후 떠돌이로 위장하여 찾아온 김환을 하인으로 곁에 두며, 별당아씨(최치수의 아내)와 김환의 불륜을 용인하고 나중에 두 사람을 몰래 도망시킨다. 작품 시작 시점이 바로 이 별당아씨와 구천의 불륜이 드러나는 사건이다. 최치수는 진작에 반폐인이고 자손은 손녀 서희뿐인데 먼 친척인 친일파 조준구가 이 상황에 빨대를 꽂아보려고 드나들자, 서희를 데리고 영지를 돌아보는 등 후계자 교육을 시킨다. 상황이 더 나빠져 최치수가 죽고 호열자의 유행으로 자신의 앞날조차 불투명해지자 서희가 처할 상황에 대비해 아무도 모르는 재산을 마련해 주는데, 금괴와 은괴를 한지에 싸서 서희 방의 장롱 농발 대신 괴어주고 앞일을 잘 헤쳐나갈 것을 당부한다. 스스로의 예상대로 윤씨부인은 호열자로 사망하고 조준구가 들어앉아 재산을 틀어쥐자 서희는 금괴, 은괴 말고는 아무것도 없는 처지에서 독립하게 된다.
- 최치수(崔致修): 최참판가의 당주로서 원래도 허약하게 태어나 신경질적인 성격이었는데, 어머니 윤씨부인에게 하루아침에 이유도 모른 채 외면당하면서 냉소적이고 음산한 성격으로 성장한다. 마른 몸집이 '버마재비 같다'는 묘사가 있고, 늘 차갑고 무서운 분위기로 골병 기침을 하고 있어 딸 서희도 아버지를 두려워하고 멀리한다. 노비인 귀녀가 자신을 유혹하여 임신하고 최씨 집안의 재산을 차지하고 싶어 안달하는 것을 진작에 알고 있으나, 냉소적인 성격 때문에 그런 꼴도 보는 재미가 있다며 귀녀의 유혹을 외면하고 끝내 방관하고 있다. 그런 뒤틀린 성격이 발동하여 귀녀를 강 포수와 결혼시키려 했는데[9], 이것이 귀녀를 결정적으로 자극하여 그날 밤으로 귀녀와 결탁한 김평산의 손에 살해되고 만다. 젊은 한때 조준구와 서울에 머물던 중 제물포(인천)의 허름하고 더러운 윤락가에서 며칠간 방탕한 생활을 했다가 성병에 걸려 다 죽다 살아났지만 남자 구실을 못하게 되었다.[10] 열세 살에 한 살 위인 아내와 결혼했던 그는 그녀와 "두 날비둘기같이" 의가 좋았으나 12년을 살다가 혈육 하나 남기지 못하고 아내가 죽자 10여 세나 아래인 별당아씨와 재혼했었다.
- 별당아씨 : 최치수가 첫 부인을 잃은 후 재혼한 부인이자 서희의 생모. 서울의 가난하나 엄한 가풍의 좋은 집안에서 자라났다. 냉정한 남편에게 외면당하여 외롭게 살던 중에 머슴으로 들어온 이부(異父) 시동생 김환과 사랑에 빠진다. 남편에게 들켜 갇히지만 시어머니 윤씨부인의 도움으로 김환과 도피하여 떠돌며 살다가 묘향산 근처에서 병으로 죽는다. 김환에게는 평생 아름답고 신비한 진달래꽃의 이미지로 남아 있으며, 유일하게 마음에 품은 여인이고, 딸 서희에게는 자존심과 긍지에 큰 상처를 남긴 애증의 여인이다. 특이하게 등장인물의 회상과 꿈속에만 등장한다.
- 최서희 : <토지>의 중심을 처음부터 끝까지 관통하는 진주인공. 최치수와 별당아씨의 딸이다. 윤씨부인의 명석한 두뇌와 배포, 최치수의 불같은 성깔, 별당아씨의 미모[11]를 다 물려받은 먼치킨이다. 다정했던 어머니는 노복이던 이부삼촌과 도망치고, 무섭기만 하던 아버지는 살해당하고, 아버지를 대신하여 실질적으로 집안을 이끌어가던 마지막 혈육인 할머니마저 호열자에 걸려 사망한 후 11세의 어린 나이로 만석 살림을 물려받는다. 하지만 먼 친척 아저씨뻘[12]인 조준구가 어린 서희의 후견인을 자처하며 재산을 빼앗는 것만으로도 모자라 일본군과 결탁하여 서희의 안전마저 위협하자,[13] 길상을 비롯한 평사리 사람들과 함께 간도 용정으로 야반도주한다. 윤씨부인이 남겨준 금괴를 자본으로 곡류, 재목 등의 투기사업을 벌여 크게 성공하며, 성공을 위해 공개적으로 친일 행각까지 서슴치 않아 이동진 등의 경악을 산다. 아버지 친구의 아들인 이상현을 연모했지만 이상현은 이미 혼인했기 때문에, 그 당시로는 매우 파격적으로 하인이었던 길상과 결혼하여 환국과 윤국 두 아들을 얻는다. 하지만 길상이 독립운동에 뜻을 둔 것과 길상과의 신분 격차로 인한 사회적 시선 때문에 갈등을 겪다가, 결국 길상만 간도에 남고 서희는 두 아들을 데리고 거대한 부를 일구어 금의환향한다. 평사리의 석이, 서울의 임역관 등 여러 조력자들의 작업을 활용해 조준구가 평사리 땅문서, 집문서를 전부 자신에게 팔게끔 조종해 마침내 고향집을 수복하나, 목표를 이룬 직후 깊은 허탈감에 빠진다. 평사리로 돌아가지 않고 진주에 거처하며 폐인이 된 봉순이를 돌보고, 봉순이가 죽자 그의 딸 양현이를 입양한다. 돌아오지 않은 길상을 위해 대외적으로는 친일파로 활동하면서 은밀하게 항일운동을 돕고, 길상이 체포되어 옥살이를 하다고 석방된 후에도 남편 및 가족 전체의 안전을 위해 애쓴다. 5부에 이르러서는 징용이나 징병을 피해 지리산으로 숨어든 젊은이들을 돕고, 평사리 사람들의 정신적인 지주로 살아간다.
- 김길상(호적상 최길상): 이상현과 쌍벽을 이루는 1세대 미소년 1호. 원래 절에서 자란 고아 출신이고 뛰어난 그림 솜씨를 보여 절에서 탱화를 그리는 승려, 즉 금어로 자랄 예정이었다. 하지만 우관 스님에 의해 소년 시절에 참판댁에 심부름꾼으로 보내지게 되어, 자신보다 7살 어린 서희의 응석을 받아주며 놀이 상대 겸 보호자 노릇을 하게 된다. 준수한 용모[14]와 뛰어난 머리로, 서희가 용정으로 이주한 후 서희의 사업을 돕는다. 서희를 향한 마음과 두고 온 봉순에 대한 마음으로 갈등하다가 회령에서 옥이네와 동거를 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것이 서희를 자극하는 도화선이 되어 결국 연모하던 서희와 결혼한다. 하지만 독립운동에 대한 열망 및 아내와의 신분차이에서 오는 심적 갈등 때문에[15], 서희가 두 아들을 데리고 귀국할 때 막판에 쏙 빠져 홀로 간도에 남아 독립운동 조직에 합류한다. 훗날 계명회 사건에 연루되어 서대문형무소에서 옥살이를 하고, 출소 후에는 서희와 함께 조용히 지내는 것 같지만 남몰래 독립운동에 힘을 쓴다. 그 후에는 원력을 모아 도솔암에 관음탱화를 조성하여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준다.[16]
- 최환국: 최서희의 장남. 참을성 강하고 천성이 부드러우면서도 속이 깊어서 남편과 떨어져 지내는 서희에게 심적인 버팀목이 되어준다. 서울 K중학을 거쳐 일본으로 유학, 동경미술학교에서 공부하며 귀국 후 사립중학의 미술교사로 일한다. 동경의 유수한 미술단체와 공모전에서 입선한 것을 비롯, 몇 차례의 개인전으로 아버지를 닮아 역량 있는 화가로 성장하며, 아내와 사랑하는 동생 양현의 갈등을 안타깝게 바라본다. 양현과의 사랑 실패로 친구 송영광이 만주로 떠나자 자책감에 사로잡힌다. 쓸쓸한 어머니의 사랑과 집을 떠나야만 했던 아버지를 이해하여, 조용하고 성실한 가장으로 집안을 지킨다.[A]
- 황덕희: 근화방직회사 황태수 사장의 막내딸로 환국의 처. 아들 재영을 둔다. 부잣집 막내딸로 자란 까닭에 유아적이고 타인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며, 최서희를 비롯한 환국과 윤국의 양현에 대한 사랑을 질투하며 관계를 어렵게 만든다. 더군다나 진짜 시누이도 아닌 데다 기생의 딸인 양현에게 시누이 대접을 하라는 서희의 명령도 불만이었던 듯하다. 양현을 노골적으로 압박해 끝내 집에서 밀어내지만 결정적으로 악한 성격은 아니라서, 독신녀 양현이 전선에 끌려갈지도 모르는 시국이 오자 진심으로 걱정하여 결혼을 권하기도 한다. 서희가 설득해 양현을 다시 데려오자 환국과 크게 다투고 아이들을 데리고 친정으로 가 버리는 등 나름의 시위를 했지만 환국의 무반응으로 별 소득 없이 끝난다.
- 최윤국: 서희의 차남. 형인 환국이 아버지를 닮은 데 비해 윤국은 어머니의 성격을 닮았다. 게다가 그 시대 지식인층 젊은이들 상당수가 그러하듯 사회주의에 끌려서, 자기 집안의 거대한 부를 창피해하고 어머니의 신분을 부담스러워하는 등 정열적이고 행동이 앞서는 성품이다. 사회주의 성향의 비밀결사에 깊이 관여하기도 한다. 성인이 되고 나서는 어머니와 정면으로 맞서 격론을 벌이기도 한다. 남매처럼 자라온 양현을 사랑하게 되지만, 양현의 거절에 괴로워하다가 학도병으로 입대한다.[A]
- 이양현: 이상현과 기화 사이에서 난 딸로 작중 2세대 최고 미녀. 기화가 기생 생활을 하며 낳아 일단은 아비를 모르는 아이인 것으로 알려진 채,[19] 기화가 자살한 후 서희의 양녀가 된다. 정신적으로 힘들고 외로운 서희에게 큰 위로가 되어주고 서희의 두 아들에게도 여동생으로 무척 귀여움을 받으면서 바르고 선하게 자라, 그 시대에 드문 여자 의사가 된다. 서희의 결단으로 호적을 생부 이상현에게로 옮기는데, 성인이 되어 이상현의 집(본처와 아들들만 사는 집)에 방문했을 때 이상현을 꼭 닮은 그 둘째 아들과 쌍둥이처럼 닮아 있어 모두가 한눈에 눈치챈다. 기생의 딸이라는 태생적 한계 때문에 심적 갈등을 겪고, 백정의 딸에게서 태어나 자신과 비슷한 고뇌를 하는 송영광과 사랑을 하지만 결국 송영광이 떠나버려 이어지지 못한다. 서희의 둘째 아들 최윤국과는 남매처럼 자랐고 친오빠로 여겼지만, 윤국이 자신을 한 여자로 보고 사랑하는 데 충격을 받는다. 환국의 아내인 덕희의 질투로 갈등을 빚기도 한다. 윤국이 자신에게 거절당한 후 학도병으로 입대하자 죄책감에 최씨 가문을 떠나지만, 서희가 먼저 찾아와 보듬자 다시 최씨 가문으로 들어간다.
- 조준구: 소설 토지의 메인 빌런. 최치수의 재종형. 얼굴은 매끈하게 잘생겼지만 머리가 크고 다리가 짧다. 최치수의 할머니는 원래 조준구 집안 사람으로 최씨 집안에 시집을 왔다. 친일파 무리를 기웃거리며 출세를 꿈꾸지만 여의치 않자 먼 친척인 윤씨부인에게 빌붙으러 온다. 처음에는 돈을 얻어가는 정도였으나 급기야 집까지 잃게 되자 아예 가족을 다 데리고 최참판가에 들어앉아 은근히 주인 행세를 한다. 최치수와 윤씨부인이 연달아 죽자 서희가 어린 것을 빌미 삼아 최참판가 재산을 차지한다. 서희가 간도로 도주하자 꼽추 자식인 병수를 평사리에 내버려둔 채 서울로 이사하여 사치와 향락을 누린다. 하지만 결국은 자신의 탐욕과 무능에 더해 서희의 계략에 넘어가 재산을 잃는다. 말년에는 중풍에 걸려 자신이 외면했던 아들 병수에게 몸을 의탁하는 처지가 되지만, 그런 처지로도 개과천선하지 않고 오히려 아들 며느리에게 온갖 정신적 학대를 가하다가 고통스럽게 죽는다. 아내 홍씨 외에 향심이라는 기생 출신의 첩과 무식하고 어리석고 못생긴 파주댁이라는 식모 겸 후처를 둔다. 파주댁은 배고프지 않은 것만 다행으로 여겨 조준구의 가학을 그대로 견뎌낸다.
- 조병수: 조준구와 홍씨 사이에서 난 아들. 얼굴은 아름답지만 곱추로 태어난 몸이라 홍씨는 병수의 생김새를 모조리 조준구의 탓으로 타박하고 조준구 역시 아들에게 병적인 혐오감을 갖고있어, 부모에게 외면당한 채 외롭게 성장한다. 하지만 어떻게 그런 부모에게서 그런 아들이 태어났나 싶을 만큼 마음이 곧고 총명하며 탐미적인 감각과 인간의 존엄성을 헤아리는 의지를 가졌다. 소년 시절에 2살 아래의 서희에게 순수한 애정을 품고 있었지만, 그 호감을 길상에게 들킨[20] 후 절망하기도 한다. 평사리에 옮겨온 후 아버지에게 농락당한 후에 버림받고 삼수에게 매질당하는 삼월을 동정과 연민으로 바라본다. 조준구가 최 참판 댁의 재산을 독차지하기 위해 자신을 서희와 결혼시키려 하자 차라리 죽어버리겠다며 결사적으로 반대한다. 결국 서희가 간도로 떠나고 조준구가 최씨 집안의 재산을 다 차지하자, 아비의 악행을 참지 못하고 수차례 자살을 시도하고 괴로워하며 유리걸식하다가 어찌어찌하여 통영에서 소목장 일을 배우며 새 삶을 살게 된다. 성장 환경상 약간의 교육밖에 못 받았지만, 그 나름대로 쌓은 교양과 굴곡진 삶에서 얻은 정신적 깊이와 예술적 감성으로 소목장으로서 일가를 이루며 김휘를 제자로 기른다. 온 재산을 탕진한 채 의지할 데 없어진 부친 조준구가 병수네를 찾아와 얼마 후 병으로 눕게 되자, 3년간 지극 정성으로 간병한다. 병이 악화될수록 점점 더 심해지는 조준구의 횡포를 묵묵히 받아들이며, 아들로서가 아닌 마지막까지 구제받지 못한 자에 대한 슬픔 혹은 생명에 대한 연민을 느낀다. 결국 그는 부친 조준구의 죽음을 거둠으로써 자신에게 씌워진 혹독한 업보를 씻고 본인 자녀들의 반대를 물리치고서 묘를 만들어 끝까지 자식 된 도리를 다한다. 빈한한 선비집 딸 유씨와 결혼하여 두 아들과 딸 하나를 두었는데, 큰아들 남현(南鉉)[21]은 통영에서 어구점을 하고 있으며, 딸은 출가했고, 막내아들 종현(鍾鉉)은 사범학교를 나와 사천에서 교사로 재직한다. 은신한 젊은이를 위해 식량을 가득 싣고 도솔암에 와 길상이 그린 관음탱화를 보고 서희에 대한 애정과 오랜 갈등에서 벗어난다.
- 바우할아범과 간난할매 부부: 원래는 윤씨부인 친정 노비였기 때문에 최참판네 가문 그 자체보다는 윤씨부인에 대한 충성심이 깊다. 윤씨부인이 김개주에게 겁탈당한 일로 자살하려 했을 때 이 부부가 막았고, 문의원에게 사정을 털어놓고 도움을 청했다. 바우할아범은 평소 말주변이 없고, 말수도 적은 편이었으며 간난할매는 자식이 없어 조카뻘이 되는 김이평의 둘째 영만을 양자로 삼아 대를 잇는다. 최치수 부친의 죽음과 삼수 할아버지(쇠돌)의 죽음 등으로 최 참판가의 손이 귀하게 된 까닭 등의 내력을 마을 사람들에게 전달해 준다. 윤씨 부인의 모든 비밀을 알고 있으며, 독자에게 김환의 정체를 알리는 역할을 한다. 1부에서는 바우할아범이 먼저 세상을 떠난 뒤 홀로 남겨진 간난할매가 주로 등장한다.
- 김서방 가족: 김서방은 최 참판가의 마름으로 천성이 소심하면서도 충성을 목숨으로 아는 우직한 인물이다. 윤씨 부인의 친정인 남원 윤씨 집안의 종으로 있다가 그가 열일곱 되던 해 시작된 천주교도 학살로 이듬해 윤씨집안이 몰살당하자 병든 윤익로(윤씨 부인의 아버지)를 최 참판가로 업고 온다. 그의 임종을 지킨 후 최 참판가에 눌러 살면서 여러 가지로 윤씨 부인을 돕다가 호열자로 죽는다. 윤씨부인이 서희를 위해 김서방이 마지막까지 살아남아 주기를 바랐을 만큼 믿음직한 인물. 아내인 김서방댁은 음식 솜씨가 좋고 남과 나누어 먹는 것을 좋아하나 수다스럽다. 김서방댁의 이름을 제목으로 하는 에피소드가 한 편 있을 정도로, 김서방댁의 리듬감 있게 쏟아지는 폭풍수다는 가히 대단하다. 생각이 깊거나 지혜로운 성품과는 거리가 멀지만 인정 많고 시원시원한 일꾼. 조준구가 실권을 잡은 후, 딸인 남이의 혼사 문제로 조준구에게 대들었다가 천치 아들 개똥이와 쫓겨나 떡장사를 해서 연명하다가 죽는다. 개똥이는 어머니가 죽은 후 머슴살이와 장사를 하며 떠돌아다니다가 나이 사십이 다 되어 거지꼴을 하고 평사리에 돌아와서 최참판가에서 일하게 된다. 기화를 사모하기도 한다.
- 육손과 순이 가족: 육손은 조준구의 하인으로 서희가 간도로 떠난 후, 평사리의 집을 지킨다. 부인인 순이는 최 참판가의 하인으로 수더분한 인상이며 조준구가 실권을 쥐자 서울에서 온 하인들에게 밀려나 허드렛일을 한다. 같은 하인으로 불행하게 된 삼월이를 불쌍히 여긴다. 둘 사이에 언년이(건이네)가 태어난다. 언년이는 어릴 때 홍씨에 의해 강제로 서울로 끌려가 종살이를 하다가 조준구의 진상을 견디지 못하고 평사리로 도망쳐 와 막동이와 결혼 후, 서희의 평사리 집을 관리한다.
- 귀녀: 최참판댁의 계집종으로 미모와 함께 배짱이 대단한 야심가. 종 신분으로 살아야 하는 세상에 증오심을 품고 있다. 최참판가 비극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인물. 최참판가의 재산을 차지하려고 최치수 살해음모를 꾸민다. 김평산과 칠성이와 결탁하여 자신이 최치수의 아이를 임신한 것으로 꾸미고 최치수를 죽이는 데까지는 성공한다. 그러나 최치수가 영구불임이라는 사실을 몰랐던 것이 치명적인 오류가 되어 사형 선고를 받는다. 귀녀를 짝사랑하는 강 포수가 옥중의 귀녀를 찾아와 헌신적으로 옥바라지를 하자 감동해서, 마지막에는 모든 죄를 뉘우친다. 아들 강두메를 낳지만 산후 후유증으로 죽는데 죽는 그 순간까지도 세상을 원망하지 않는다. 이 아들이 칠성이가 아닌 강 포수의 자식이라는 암시가 작중에 나타난다.[22]
- 봉순(기화): 최참판가 침모[23]이자 서희의 보모 역할도 한 봉순네의 딸. 서희보다 2살 많아서 소꿉동무처럼 자랐다. 서희 못지 않은 미녀로 자라났고, 길상을 사모하지만 길상은 서희를 사모하고 있음을 간파하고 절망하여 간도행에 동행하지 않는다. 타고난 목청을 살려 명기 기화로 다시 태어난다. 서울로 진출할 때 상현에게 도움받은 것을 계기로, 인간구실 못하는 상현에게 거처를 내주는 등 도움을 준다. 이때 상현에게 겁탈당해 딸 양현을 낳았다.[24] 미모와 독보적인 창으로 서울의 풍류계에서 이름을 날렸으나 타고난 성격이 유약하고 첫사랑의 실패, 기생 생활의 허무감과 외로움에다 혼자 몸으로 아이까지 낳아 키우는 상황에 이르자 방황 끝에 아편 중독자가 되고 만다. 서희가 책임지고 보살피며 평사리에서 요양하며 살도록 배려하지만 아편 금단증을 극복하지 못한 데다가, 자신과의 소문 때문에 정석이 학교에서 쫓겨났다는 말을 듣고 섬진강에 몸을 던져 자살했다. 재능은 대단하지만 노력이 부족한 예술인. 기생으로서 퇴물 취급받은 이후에도 '그의 독특한 창을 아끼는 풍류객들'이 꾸준히 찾았고, 기화를 가르친 명창이 기화의 망가진 재능을 끝내 아까워하며 유산을 따로 남겨주기도 한다.
- 삼수: 최참판가의 하인. 어릴 때부터 싹수가 노랬고 끝까지 악행만 저지르는 인물. 할아버지 쇠돌이 권한 노루고기를 먹고 최치수의 부친이 죽은 사건 때문에 내내 '천덕꾸러기'로 자란다. 할아버지는 자살했으며 아버지는 할아버지의 이력 때문에 갈등하다가 삼수만 남기고 집을 나갔다. 조준구가 득세하자 최 참판 가에 복수할 겸 그의 하수인으로 신분상승할 욕망을 가졌으나, 그의 두호를 과신한 채 두리를 겁탈하고 조준구의 뜻에 따라 삼월이와 결혼해서는 임신한 삼월을 구타하는 등 악행을 일삼는다. 대흉년으로 마을 장정들이 최 참판가를 습격했을 때 대문을 열어주는 한편 사당 안에 숨은 조준구를 모른 척함으로써 제 몫을 챙기는 걸 잊지 않는다. 그의 이중적인 면모를 알아본 조준구에 의해 왜병에게 넘겨져 죽는다.
- 삼월: 최참판가의 계집종. 구천을 사모했으나 별당아씨와 구천이 도주하자 크게 상심한다. 조준구가 득세한 후, 그에게 강간당하고 홍씨에게는 고문을 당한 데다 삼수와 결혼하여 가학적인 폭력을 당하며 살아간다. 아비 모를 아이를 낳지만 차가운 시선 속에 아이가 이질로 죽자 끝없이 먹어대는 등 정신적인 이상 증세를 보인다. 그녀의 불행은 병수에게 동일시되고, 그의 연민을 받는다. 출구 없는 불행을 견디지 못하고 강에 투신자살한다.
- 장연학(張延鶴): 진주에 정착한 서희를 돕는 마름. 학식은 없으나 믿음직한 성품에 일처리가 치밀하고 정확하여 서희의 깊은 신뢰를 받는다. 석이, 관수와 동지적 유대를 가지고 있다. 서희의 집에서 독립한 후 진주에서 남강여관을 경영하면서, 은밀히 도솔암에 은신한 젊은이들을 돕는다. 형사에게 불시에 심문당할 때도 임기응변으로 능숙하게 처리할 만큼 머리 회전도 빠르다. 그의 형이 두만의 누나인 선이와 혼인했으므로 두만과는 사돈 간.[25] 서희를 도우며 한 항일의 행동에는 추상적인 반일감이 배어 있었으나, 남희의 강간 사건에 깊이 개입하면서 항일의 정열이 분출한다. 그가 해방 소식을 듣고 춤을 추며 돌아오는 모습이 이 작품의 마지막을 장식한다.
6.2. 평사리 농민들
- 이용: 평사리의 농민. 키가 훤칠하고 잘생긴 작중 1세대 평민 최고 미남. 한 동네에서 자란 무당의 딸 월선과 어릴 때부터 사랑하는 사이였지만, 무당은 천민인데다 월선이 먼저 강제로 시집가는 바람에 이어지지 못했고 강청댁과 혼인했다. 강청댁은 불임이었고, 결혼생활에 실패한 월선이 돌아와 주막을 열자 끝내 월선과 불륜의 관계를 가진다. 최치수 살해사건 후 우여곡절 끝에 임이네와의 사이에서 외아들 홍이를 얻는다. 강청댁은 전염병으로 죽고 서희를 따라 간도 용정으로 이주한 후 탐욕스러운 임이네 행패에, 그리고 혼인 외의 두 여자(월선, 임이네)가 있다는 사실 자체, 그들의 노동에 기대 살아가는 자괴감 등 여러
자초한고통을 겪는다. 결국 혼자 용정을 떠나 벌목 등 품팔이 일을 찾아 살아가며, 월선이 위독하다는 소식을 듣고서야 돌아온다. 자신의 품에 안겨 월선이 죽음으로써 운명적 사랑을 마감한다. 귀향하여 서희의 배려로 평사리의 최참판가를 지키다 조용히 숨을 거둔다. 객관적으로 행적을 보면 난잡하고 딱히 잘한 게 없어 보이지만[26] 작가의 편애와 이상화가 듬뿍 들어간 캐릭터. 정 깊고 선하며 도리를 알고 비굴하지 않게 살아가려 하는 위대한 농민의 모델 같은 존재로 그려진다. 현대적 관점에서 보면 이기적 무책임의 극치. 본처와의 관계에선 불능이고, 임이네에게서 아들을 보았지만 철저하게 곁을 주지 않아서 임이네의 흑화에 일조함. 월선과의 우유부단한 관계는 작가가 미화했을 뿐이지 강청댁과 관계에선 전형적인 불륜이고 임이네와의 관계에서도 부당한 편애. 애조차 교육 핑계로 엄마한테서 떼어놔서 월선에게 줘서 끈을 이어가는 교활한 면도 있음
- 강청댁(江淸宅): 이용의 본처. 남편인 이용을 매우 사랑한다. 월선과 이용 사이를 알아채고 항의하지만, 가부장제 사회에서 오히려 '여자가 강짜를 부린다'는 욕만 먹으며 산다. 게다가 임이네가 이용의 아들을 갖자 아이 못 갖는 여자는 칠거지악으로 쫓아내도 된다는 소리까지 들으며 살다가 호열자에 걸려 죽는다. 증세가 생기자마자 임이네와 용이가 공모하여 자신을 독살하는 게 아니냐고 의심할 만큼 끝까지 심적으로 고통받았다.[27] 불임+남편의 첫사랑+남편의 혼외자식까지 겪었으니 결혼 생활에 잘 풀린 일이 하나도 없는 인물.
- 임이네: 칠성의 처. 작중 1세대 평민 최고 미남이 이용이라면 최고 미녀는 임이네. 욕심 많고 이기적이지만 성실하고 생활력이 강하다. 칠성이 최치수 살해 사건에 연루되어 처형당하자 하루아침에 동네에서 쫓겨나 거지 생활로 고생한다. 살다 못해 평사리로 돌아와 윤씨부인의 배려로 자리를 잡고, 월선이 떠나 방황하던 이용과의 사이에서 홍이를 얻는다. 간도로 이주해서는 끔찍할 정도의 물질적 집착을 보여 가족에게 외면당하고, 귀국한 후에도 악착같이 재물을 모으고 백수로 놀고 있는 아들에게 패악질을 부린다. 심지어 아들의 결혼에도 돈이 아까워 일절 참여하지 않는다. 이후 결핵성 복막염을 얻어 고독하고 처참하게 죽는다. 칠성과의 사이에서 딸 임이[28]와 두 아들을 두었지만 아들들은 호열자로 사망.
- 공월선(孔月仙): 무당 월선네의 딸. 이용과 평생 운명적인 사랑을 나누는 인물로서 한없이 착하고
호구내성적이다. 푸른 빛이 도는 눈과 노르스름한 머리카락 등 특이한 풍모. 월선네가 윤씨부인의 필생의 은인인 인연으로 월선 역시 서희의 각별한 보호를 받는다. 행상인 삼촌을 따라 간도를 기행해본 경험이 있어, 서희와 평사리 사람들을 용정으로 인도하고 정착하게 하는 길잡이 역할을 했다. 용정에서 국밥집을 운영해서 살아가며 임이네의 질투와 탐욕을 견뎌낸다. 이용의 아들 홍이를 친아들처럼 사랑해주고 보살펴주는데 아버지는 방황하고 어머니는 탐욕뿐인 홍이에게는 월선이야말로 평생 잊지 못할 진정한 사랑이 된다. 오래 투병하다 임종 직전 돌아온 용이의 품에 안겨 죽는다. 서희는 월선을 끝까지 챙겨 치료뿐 아니라 장례도 도맡아 성대히 치렀고 직접 문상하여 용이와 맞절하는 파격으로 주변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생전 국밥집으로 모은 상당한 유산을 길상에게 위탁하여 이용에게 비밀리에 상속했고, 이용은 이를 독립운동에 전액기부한다.
- 김훈장: 평사리의 가난한 향반. 직접 농사를 지어 생계를 꾸려야 할 정도로 빈한하지만, 마을 대소사를 관장하고 조언하는 어른으로 대접받는다. 서희의 교육을 담당하기도 한다. 시대의 변화를 인정하지 않는 봉건적 보수주의자의 전형으로, 윤보목수와는 마주치면 토닥토닥 입씨름을 한다. 을사늑약이 선포되자 의병에 가담하기도 한다. 서희 일행과 간도에 간 후, 서희가 투기사업을 벌인 것과 반상의 법도를 어기고 하인인 길상과 혼인한 것 때문에 서희와의 사이가 틀어지게 되고, 외롭게 지내다가 귀국하지 못하고 죽는다.
- 문의원:
평사리의 화타평사리 주민은 아니고, 평사리 등 일대에 이름난 명의.[29] 윤씨부인이 강간당해 임신한 사실을 아는 극소수[30] 중 한 명으로, 멀리서 비밀리에 해산할 수 있도록 주선한다. 검소하고 소탈하며 인품을 반영하듯 깨끗하게 늙어 신선 같은 풍모를 보여준다. 길에서도 감기 걸린 아이가 눈에 띄면 환약을 꺼내 먹이고, 함안댁에게 무료로 약을 지어 보내는 등 선행을 한다. 호열자가 유행할 때 왕진을 다니다 낙마하여 사망.
- 김범석: 김훈장의 손자(양자의 아들). 가정 형편상 보통학교만 졸업했지만 꾸준한 독학으로 상당한 학식을 지니고 있고 심지도 굳은 인물이라 마을의 대소사를 도맡아 처리한다. 외래의 사조와 문물에 대해 비판적이며 외부로부터 우리를 지키는 길을 농촌 공동체에서 발견한다.
- 윤보: 평사리 일대에 이름난 대목. 마마 흉터가 온 얼굴에 남아 있어 곰보목수라는 별명으로 불린다. 성격이 곧고 직설적이며 독신남으로 자유롭게 일한다. 조준구가 차지한 최참판가를 습격하고 재물을 탈취하여 입산, 의병 활동을 벌이던 중 전사한다. 그의 사후 길상이 신분은 낮을지언정 진정한 의인이었다 평하며 그리워한다.
- 김영팔: 평사리의 농민으로 이용의 절친. 남편을 하늘같이 공경해야 한다거나 여자는 때려야 한다는 식의 말을 유난히 자주 한다. 서희 일행과 간도로 이주한 후 소작과 벌목일을 하며 고생스럽게 살아간다. 귀향 후 봉곡에 자리잡아 살다가 편안히 임종을 맞이한다.[31]
밥보다 간장을 먼저 먹는다
- 김이평(두만아비): 최참판가의 노비 출신으로 면천한 작인. 이목구비가 자그마하고 성질은 꼼꼼하며, 경위 바르지만 결정적으로 보신주의적 성향이 강해서 조금이라도 자신에게 해로울 일에는 절대 나서지 않는다. 마을 사람들이 조준구를 처단하러 최참판가를 습격할 때 끼지 않고 얍삽하게 도피한다. 이 일로 윤보 목수에게 욕을 먹으며 평생 동안 죄의식 속에 살아간다. 2남 1녀 중 둘째 영만[32]을 간난 할멈의 양자로 주어 논 다섯 마지기를 얻지만, 후에 조준구에게 빼앗기고 친구들 모두 용정으로 떠나자 진주로 이사한다. 전형적인 농부로서 자신의 일을 사랑하며 근검절약하고 밤늦게까지 성실히 일하여 상당한 재산을 마련한다. 하지만 큰아들 두만[33]이 막딸이(기성네)[34] 버리고 쪼깐이(서울네)[35], 월화[36]를 차례로 첩으로 들이고 부와 명예에 눈이 멀어 속물적인 인간으로 변화하자 부자의 인연을 끊는다. 아들 둘 외에 딸 선이[37]가 있다. 자신이 애써 장만한 삼백 섬지기 땅을 조강지처로서의 도리를 다하며 효성을 바친 며느리 기성네에게 명의이전하고 둘째 아들 영만에게 선영봉사를 맡긴 채 죽어 독골에 묻힌다.
- 두만네: 김이평의 처. 덕성 있고 포용력이 있으며 대범하여 마을 여인들의 좌장 격으로 존경받는다. 최치수 살해 사건 이후 모두가 대놓고 배척하는 한복과 임이네를 따뜻하게 돌보아 준 유일한 인물이 이 두만네다. 성실성과 선함뿐 아니라 옳은 일 하는데 굽히지 않는 강단까지 갖춘, 그야말로 옛 농민의 이상과 같은 인간형. 서희와 일행들이 간도로 도피한 후 김이평과 같이 평사리 사람들에게 부채의식을 가지고 살아간다. 아들 두만의 탐욕과 이기심을 가차없이 까고, 서울네를 싫어하면서도 서울네의 공으로 재산을 일군 점을 인정하여 서울네의 권리를 옹호해 줄 만큼 공명정대한 모습을 보인다. 큰아들을 설득하고 용서하려 하지만 실패한다. 김이평이 죽은 후 말년에 평사리를 몹시 그리워하며 고향에 묻히기를 희망한다. 두만네의 맏딸 선이가 어머니의 성품을 상당 부분 이어받았다.
- 김평산: 무반 출신 몰락 양반. 술과 도박에 빠져 살며 게으르고 탐욕스러울 뿐 아니라 악행을 일삼아, 양반의 후손인데도 마을 사람들로부터 천시받는다. 아내 함안댁의 노동에 철저히 기생해서 살면서 아내 폭행을 일삼는 인간쓰레기 1호. 귀녀와 모의해서 최치수를 삼끈으로 교살하나, 발각되어 처형당한다. 외모도 뚱뚱하고 뻐드렁니가 심하다 묘사된다.
- 함안댁: 김평산의 아내. 중인 출신으로 몰락한 양반 김평산에게 시집와 갖은 폭력과 착취를 당하지만, 남편의 양반 혈통에 대한 우월감을 가지고 자신은 '법도'에 철저한 현모양처라는 자부심을 인생의 지주 삼아 살아간다. 남편과 달리 올바른 심성을 지녀서 기생충 남편을 부양하고 아들 둘을 곧게 키우려고 애쓴다. 하지만 남편이 살인죄로 처형되자 절망하여 감나무에 목을 매달아 죽는다.[38][39] 이 인물의 죽음으로 마을 사람들 인성이 그대로 드러나는데 자신의 이득만 취하는 강봉기는 "열녀 났네, 열녀 났어. 열녀는 열년데 샐인죄인헌테는 개 발에 달걀 아이가?"며 비아냥거리며 삼끈과 나뭇가지를 꺾어 챙기고 그에 따라 마을 사람들이 하나 둘 챙기기 시작하자 대쪽같은 성정의 윤보와 정한조는 "갈밭 쥐새끼 같은 놈", "인심 좋다, 인심 좋아. 모두들 삼천갑자 동방삭이 되려고 애 세는고나."라며 비난하였고 나서서 움직이지는 않지만 그나마 양심적이고 마음 약한 용이와[40] 영팔은 장례를 돕고 삼수는 주인인 최참판댁에서 아무 말 하지 않았음에도 장례 보는 집에 와서 행패를 부린다.[41]
- 김한복: 김평산의 차남. 형 거복과는 달리 어머니를 닮은 착하고 경위 바른 성품이다. 아버지가 처형당하고 어머니 함안댁이 목을 매어 자살한 후, 형과 평사리를 떠나 외가에 의탁하지만 외가에서도 학대를 당한다. 결국 어머니 묘를 찾아 맨발로 걸어 평사리로 돌아왔고 두만네를 비롯한 마을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가며 성장한다. 최참판댁 당주를 살해한 자의 아들인 탓에, 마을 의병들이 최참판댁을 습격할 때 함께 하지 못하고 숨죽여 살며 착한 덕성으로 자존심을 회복한다. 아버지에 대해서는 역겨운 감정을 가지고 있지만 악행을 일삼는 유일한 혈육인 형 거복에 대해서는 뼈아픈 연민을 가지고 있다. 스무 살에 마을 사람들의 주선으로 장바닥을 떠돌던 거지 처녀와 결혼하여 영호[42], 인호[43], 성호 남매를 낳고 착실하게 살아간다. 아버지와 형의 죄를 보상하고 어머니의 자긍심을 치유하기 위해 군자금 전달의 임무를 수행하며 형과 재회한다. 이때 길상을 통해 한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주체적인 삶에 대한 자각을 얻고 위축된 과거를 극복한다. 이후 사람들과 만나고 관계맺는 데 적극적으로 변화한다. 또한 석이에게 부탁했던 아들 영호가 광주학생사건과 관련하여 마을의 영웅이 되자 유년기의 아픈 기억에서 벗어나 평사리 사람들과 완전한 화해에 이른다. 나이 들어 송관수와 정석 주변의 젊은이들의 상담자 노릇을 하며, 힘을 잃고 늙어가는 형 거복의 재산을 맡는다.
- 숙이: 주모 영산댁이 노년에 이르러 양녀로 기르고 있는 아이. 사당패인 숙이 아버지가 영산댁에게 딸을 맡겼고 영산댁은 성실하고 착한 숙이를 손녀처럼 아껴 기른다. 아버지와 동생의 생사도 모르는 슬픔에 몰래 우는 모습을 본 최윤국이 인간적인 호의와 연민으로 각별히 대했다. 영산댁의 주선으로 한복의 아들 영호와 결혼한다. 열등감에 찌든 영호가 찌질하게 숙이를 괴롭히지만 숙이에게는 타고난 당당한 기품과 자존심이 있어 일방적으로 당하지만은 않는 모습을 보인다. 후반에 성장한 남동생 몽치와 재회하는 기쁨을 누린다.
- 우개동(禹介東): 후반부 평사리에 새로 나타난 우가네의 차남. 가족 모두가 마을에서 학을 떼는 악머구리인데, 징용간 동생 덕에 면소 서기가 되어, 징용병. 정신대 모집에 앞장서는 등 일제의 앞잡이 행각뿐 아니라 폭행, 강간 등을 일삼는다. 윤국이 학도병으로 입대하여 길상이라는 약점을 상쇄하자, 환국이 즉시 손을 써서 면사무소에서 파면당한다. 이를 만회하려고 지리산의 독립군 거점에 잠입했다가 몰매를 맞아 죽는다. 전반부의 삼수+중반부 김두수를 합친 듯한, 후반부 최악의 인간쓰레기이며 진상 중의 진상.
- 정석: 이용의 친구인 평사리 농민 정한조의 아들. 아버지 정한조는 일본 순사에게 끌려가 사살당했는데, 조준구가 자신에게 평소 공손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앙심을 품고 모함했기 때문이다. 이 일로 동네를 쫓기듯 떠나 진주에 정착하여 어머니는 빨래품, 자신은 물지게꾼으로 힘겹게 살아간다. 관수를 따라 동학운동에 참여하기도 하고, 3․1운동에 연루되어 오랫동안 구금된다. 기화와 혜관스님이 다리를 놓아주어 조준구의 집에서 심부름꾼으로 잠입해 스파이 노릇을 해서 최서희가 평사리 집을 되찾는 데 큰 역할을 한다. 최서희의 후원으로 교육을 받아 교사가 되는 데까지 성공한다. 3살 연상의 기화를 소년 시절부터 짝사랑해 왔고 물지게꾼 시절에도 도움을 받았다. 폐인이 되어 칩거하는 기화를 종종 찾아가 위로하는데, 불륜을 저지른 것은 아니나 기생이라는 사실 때문에 아내 양을례에게 이혼을 당한다. 깊이 사랑하던 기화가 죽고 난 후, 아내 양을례의 보복심에 의한 고발 때문에 경찰에 쫓겨 만주로 옮겨 독립운동에 투신한다. 자기 자식과 부모를 포함한 일가족 전부가 처참하게 살았던 불행한 인물. 만주로 도피한 이후로는 대화를 통해 간접적으로 생사여부만 전해진다.
- 양을례: 정석의 아내. 어느 정도 교육을 받고 집안, 외모 등 괜찮은 스펙을 갖추었지만 이기적이고 천박한 성품. 정석과 기화의 관계를 알고 자주 다투다 가출해서 형사에게 정석의 독립운동을 고발한다. 정석을 도피하게 만들고 가정을 파탄나게 만든다. 5부에 등장하여 시모 석이네에게서 아이들(성환,남희)을 데려가겠다고 한다. 석이네는 거절하고 성환도 그의 실체를 아는지라 거절하지만 어린 남희는 엄마의 정을 그리워했고, 양을례는 남희의 학교에 몰래 찾아가서 자기 집 근처 학교로 전학 수속을 밟은 다음 자신이 데려가기에 이른다. 성환과 석이네가 남희를 다시 데려오려고 시도했으나 남희는 엄마와 사는 게 좋다며 거부하고 양을례는 아들인 성환과 시어머니였던 석이네를 깡패를 시켜 때리고 물을 퍼부어 내쫓는 등 온갖 굴욕을 준다. 이후 남희는 양을례의 술집에 드나들던 일본군 장교인 사가에게 성폭행을 당하고 성병까지 걸린 채 할머니 집으로 도망친다. 양심은 있는지 딸이 성폭행당하고 도망치자 울면서 딸을 영영 잃을까 봐 딸을 찾고, 그러다 만난 장연학에게 딸이 어떤 일을 겪었는지 말하면서 펑펑 우는 모습을 보인다. 그러나 장연학은 끝내 남희를 돌려주지 않았다.
- 서서방: '운봉 할배'로도 불리는 노인으로 천부적인 재능으로 노래를 잘해서 동네 경조사 때마다 노래를 도맡는다.[44] 아들을 일찍 잃고 아내와 며느리인 복동네
봉덕네 아님셋이서 살고 있다. 아내를 알뜰히 사랑하며 아끼는 모습이 동네에 유명하다. 극심한 보리 흉작 때 아내가 굶어 죽고 본인도 굶어 죽기 직전까지 갔다가 간신히 살아 남았지만, 그 후유증으로 실성해서 착한 며느리 복동네를 시어머니 굶어 죽인 x이라고 욕하며 동네를 돌아다닌다. 실성한 후에는 하루도 거르지 않고 동냥질을 해서 밥을 빌어 처의 묘에 가 넋두리를 하고 내려온다. 물론 복동네도 어쩔 수 없었다는 것[45]을 동네 사람들도 알고 있지만 이미 실성한 사람이라서 어쩌지도 못한다.
- 강봉기: 김이평 또래 1세대 농민. 속물적이며 약삭빠르지만 가족에 대한 애정만큼은 깊다. 이기적이기로는 김이평과 마찬가지지만, 염치를 알고 최소한 도리는 지키는 김이평과는 달리 이 강봉기는 심성이 천박하고 양심이 없다.
기야! 니 하늘이 안 무섭드나?작품의 끝까지 평사리에서 살면서 후반부에는 평사리의 소식을 전하는 역할을 한다. 함안댁이 자살하자 목맨 줄을 차지하려고 제일 먼저 살구나무 위로 올라갔고, 고향을 찾아온 한복이를 구박하고, 구천이 마을에 나타났을 때 몰매를 때리는 데 앞장서기도 한다. 조준구가 실세를 잡자 그의 하인 지 서방에게 함안댁이 목맨 줄을 바치기도 한다. 삼수에게서 떡고물을 얻어내려고 자신의 예쁜 딸 두리를 들먹이며 밀당을 한다. 그러나 인간쓰레기인 삼수가 두리를 강간하고, 그 소문이 슬금슬금 퍼지자 그것을 덮으려고 뜬금없이 과부 복동네가 삼수와 불륜을 저질렀다고 주작을 퍼뜨린다. 이 일로 복동네가 억울함에 자살하는 사태에 이르자, 석이에게 협박당해 딸의 비밀을 지키기 위해 자복[46]하고 야유와 돌팔매를 당한다. 탐욕은 많았지만 평사리의 다른 사람들에 비해 유복하지 못한그럼에도 불구하고 2차대전 중 물자가 허덕일 때 죽었지만 자식들이 상에 필요한 물품들은 다 준비해놨다며 효성스러운 자식들이란 말이 상가에서 오간다.말년을 보내다 죽는다.
- 야무네: 평사리 1세대 과부 중 한 사람. 별다른 사건사고 없이 평사리에서 선량하고 성실하게 살아가나 후반에 심한 불행을 여러 차례 겪는다. 공장에 취직했던 맏아들 야무가 해골 같은 모습으로 돌아오고[47], 딸 푸건이는 사위가 병에 걸렸다는 이유로 시가에서 뒷방에 방치되는 냉대를 당하다 입은 옷 그대로 쫓겨나 친정으로 업혀온다. 딸은 결국 병을 이기지 못해 죽지만 딸을 못 잊던 사위가 재혼 후에도 아들처럼 드나들고, 김한복의 딸 인호가 자청하여 야무와 혼인하여 야무의 건강도 회복된다.
6.3. 지리산 사람들
- 우관스님(牛觀): 윤씨부인을 겁탈한 김개주의 친형이며, 길상의 대부격으로 윤씨부인의 정신적 후견인 역할을 한다. 동생 김개주가 저지른 일 때문에 최씨 집안과 어린 서희에게 부채의식을 지니고있고, 별당아씨와 도망한 조카 환이를 도와주기도 하고 윤씨부인에게 환이의 생사 근황을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서희가 간도로 떠나던 해 가을 입적했다. 기골이 장대하고 눈빛이 형형한 무인 스타일.
일본 순사에게 '저 중놈 눈깔' 마음에 안 든다고 욕을 먹었다
- 김환(구천): 윤씨부인이 김개주에게 강간당하여 낳은 아들. 훤칠하고 귀티나는 미남으로 자랐고 어려서부터 생부를 따라 동학농민운동에 참여한다. 아비가 죽자 최참판가에 머슴으로 들어가 일했다. 윤씨부인을 원망해서 복수하기 위해 찾아온 건데 정작 피해자는 윤씨부인이라는 것이 문제. 윤씨부인은 그래도 아들이라고 이래저래 챙겨줬건만 조준구와 함께 최씨가문의 몰락에 일조한다.[48] 함께 도망했던 별당아씨가 병으로 죽은 후, 전국을 방랑하다가 지리산을 중심으로 동학잔당을 규합하며 민중 혁명을 도모한다. 유일한 혈육인 조카 서희에 대한 연민으로 간도에 찾아가기도 한다. 지삼만의 밀고로 체포된 후, 유치장에서 목 졸라 자살한 시체로 발견된다.
- 김강쇠: 김환의 절대적인 심복. 지리산에서 숯 굽는 천민으로 태어나 살다가 김환의 영향을 받아 동학운동에 투신한다. 김환이 죽자 밀고자를 끝까지 추적해 직접 죽인다. 송관수와 부산에서 부두 노동운동을 조직하다가 발각되어 지리산에 정착한다. 김환의 뜻을 이어 지리산을 지키며, 소지감, 해도사와 동지적 관계를 유지한다.
- 소지감: 도솔암의 주지. 가문의 몰락과 결혼 실패로 20년 동안이나 방랑하면서 불교, 천주교 등의 사상을 섭렵하였다. 출가하여 도솔암에 정착하여 해도사, 강쇠, 관수 등과 교류한다.
- 송관수: 평사리의 농민. 최참판가 습격에 가담하였다가 도피생활 중에 만난 백정의 딸과 결혼한다. 이후 동학잔당의 중심 인물로서 곳곳에서 비밀리에 의병활동을 벌이며, 형평사 운동과 부산부두 노동자 파업에도 관여한다. 물지게꾼으로 고생하던 정석을 동학파에 영입한다. 아들 영광이 백정의 딸을 어머니로 둔 상황 때문에 마음의 상처를 입고 가출하며 방황하자, 아내의 존재를 부정하는 듯한 행동을 하기도 한다. 일경의 표적이 되어 만주로 도피하여 조직에 합류했으나, 목단강 방면에서 호열자로 죽는다. 잔머리와 배짱이 빼어나서 노름판의 실력자로 쏠쏠히 이익을 거두기도 한다.
- 지삼만: 동학 잔당으로 권력지향적이고 지식인을 불신한다. 김환의 예상대로 동지를 배신하고 청일교라는 사이비종교의 교주가 되어 방탕한 생활을 한다. 한서방의 도움으로 김환을 밀고하여 죽게 하지만, 결국 그의 재산과 권위를 노린 측근의 손에 살해당한다
- 해도사(성도섭, 成道燮): 중인 출신. 풍수지리에 조예가 있다. 운봉 양재곤의 조카이기도 하다. 능청스럽고 객담과 너스레가 심하며, 이런 말장난으로 소지감과는 죽이 맞은 사이가 된다. 도솔암을 중심으로 한 지리산 모임에 자연스럽게 합류하며 사회주의 혁명을 꿈꾸는 이범호의 폭력주의를 경계한다. 해도사라는 인물이 등장하게 된 게 박경리의 사위 김지하가 투옥되었다가 풀려나면서 기존의 정치 성향을 완전 바꾸어 생명운동이나 단학선원 같은 곳에 빠져 있었는데 혹시 그 영향이 아닐까 추측된다.
- 혜관스님(惠觀--): 연곡사의 금어(金魚). 길상에게 그림을 가르치다가 나중에 김환의 권유로 동학잔당에 합류, 김환의 재산을 관리하며 독립운동 지원금을 전달하는 총무 역할을 한다. 뚱뚱한 몸집과 울퉁불퉁한 머리통이 특징이며 우락부락 소리는 크지만 인정스러운 성품. 기화를 몰래 연모하여 기화가 투신한 강에 염주를 띄워보냈다.
- 몽치(박재수): 숙이의 남동생. 사당패의 아들로 아버지가 숲에서 숨지자 그 시신 옆에서 밤을 새우고 늑대소년처럼 살아간다. 추운 겨울날 강쇠가 구조
몽줍하고 해도사가 거두어 가르쳐 키운 아이. 어릴 때의 경험 때문인지 세상 무서운 것 없는 성질에다 독특한 교육까지 받아 카리스마 있는인상도 더러운장정으로 성장한다. 어부로서 통영에 정착한 후, 모두의 결사반대를 씹고 연상의 과부 모화[49]와 결혼한다. 어장 아비로서의 꿈을 키우며 징용을 피해 도망 온 사람들을 보호하다가 체포당해 유치장 신세를 지기도 한다. 도솔암에 은신, 산사람들과 합류하여 지리산의 독립운동에 참여한다. 마르크스주의자 이범호를 고까워하며 갈등을 빚기도 한다.
6.4. 서울의 지식인과 그 주변
- 이상현 (李相鉉): 청백리 양반 이동진의 아들. 길상과 쌍벽을 이루는 1세대 미소년. 서희를 사랑했으나 서희가 하인인 길상과 혼인한 일로 마음의 상처를 받고[50], 독립운동에 투신한 아버지에 대한 열등감에 평생을 방황하는, 일제 치하의 전형적인 나약한 지식인. 서울에서 지식인 계층 사람들과 어울리며 소설을 쓰기도 하고 신문사에서 일하기도 한다. 동병상련[51]의 처지로 가까워진 기화와의 사이에 아이가 생겼음을 알고 치욕감에 만주로 도피, 자기혐오와 자책감 속에 연해주를 방랑한다. 남해에 양자로 간 동생 상열과 상열의 아들 세민 외에 아내 박씨[52]에게서 두 아들 시우[53]와 민우[54]가 있다. SBS 드라마에서는 딸의 어린 시절 사진을 계속 간직하고 있었을 정도로 딸에게 정을 느끼고 있었고 보고 싶어했다고 묘사된다.
- 서의돈: 이상현의 선배. 한때 가까이 지내던 기화와 헤어져 중국을 방랑하기도 한다. 일본으로 갔다가 관동대학살의 참상을 경험하고 끓어오르는 분노를 이기지 못한다. 계명회 사건으로 피검된다.
- 성삼대: 서의돈 등과 친하게 지내었으나 가족 때문에 친일의 길을 걷게 됨.
- 선우신(鮮于信): 선우일의 동생. 냉정하고 날카로운 용모. 동경 Y대학에서 영문학을 전공했다. 현실의 문제와 지식인의 허위의식을 자각하고 있으나 별다른 대안을 가지지 못한 채 방황한다.
- 오가다 지로: 세계주의자임을 자처하는 일본인. 맑고 순수하며 투명한 감성을 간직한 인간형. 인실에게 연정을 바치지만 일본인이라는 이유로 거절당하고 괴로워한다. 안타까운 사랑을 나눈 후 인실이 떠나 버리자 자신의 반전사상과 가해자 일본인이라는 정체성, 특히 천황 사상 사이에서 공황감에 방랑하며 지내던 중, 절친한 조선인 친구 찬하의 아들 쇼지가 자신의 친아들임을 알게 되고, 하얼빈에서 인실과 재회하여 후일을 기약한다. 토지에서 등장하는 외국계 등장인물 중 가장 비중이 크다.
- 유인실: 후반부 여성 인물 중 분량대비 임팩트가 상당히 큰 중요 인물. 동경유학생 출신의 항일의식이 강한 신여성으로 계명회 사건에 연루되어 수감되기도 한다. 심지가 굳고 침착하며 카리스마 있는 성격으로, 누구에게나 신뢰를 준다. 오가다와의 사랑과 조국의 독립에 대한 열망 사이에서 고뇌하다 오가다와 잠자리를 가진 후 떠나 잠적해 버린다. 임신 사실을 알고 동경의 조찬하를 찾아가 아이 양육을 부탁한 후, 만주로 가서 독립운동에 투신한다. 조용하와 면담하여 토론한 적이 있는데, 세상 사람 전부 특히 여자라면 무조건 눈 아래로 깔보는 조용하가 유인실의 기에 눌려 당황하기도 했다.
- 임명빈: 역관인 임덕구의 아들.
아버지는 잘생겼지만 아들은 머리가 커서 망했다.부친 임역관이, 서희가 주도한 조준구 몰락 공작에서 큰 역할을 맡은 인연으로 최참판댁과 교류하게 된다. 자타공인 만년 문학청년으로, 소심하고 섬세하다. 독립운동 주모자의 한 사람으로 몰려 옥고를 치른 후, 이상현 등과 어울리지만 잡지사업, 기와사업 등 모두 실패하고 가산을 보존하지 못한다. 누이동생 명희의 불행한 결혼이 자신 탓이라는 죄책감에 병을 얻어 절망과 허탈의 세월을 보낸다. 옥고 이후 망가진 몸을 추스르기 위해 지리산으로 떠났다가 해도사, 강쇠 등의 동학 무리와도 어울리게 된다.
- 임명희: 후반부 등장하는 최고 미녀 중 한 명. 임명빈의 동생. 아버지를 닮아 빼어난 용모에 지적인 세련미를 지녔다. 중인 집안 딸로서 동경 유학을 다녀온, 일제강점기 신여성 최상위 스펙. 그러나 본인은 어디에도 이렇다 할 열정이 없어 스스로를 텅 빈 인형처럼 생각하고 있다. 상현을 사모하여 평생 처음 용기내어 고백하고는 고백과 동시에 욕만 먹고 빗속을 걸어 돌아오는 신파극을 자초한 흑역사가 있다. 재벌 조용하가 정신없이 들이대자 별다른 의욕도 없이 결혼했다. 조용하의 기상천외한 정신적 학대에 시달리다가 급기야 감금 강간을 당하고 자살을 시도하기도 하나, 친구 여옥의 격려로 새로운 삶을 시작한다. 조용하가 죽은 후 유산으로 유치원을 경영하며 상현의 딸 양현에 대한 특별한 애정으로 살아간다. 전쟁 막바지의 압박이 심해질 시점 유치원을 정리한 후 상당한 금액을 지리산 독립군에 쾌척한다.
- 길여옥: 임명희의 친구. 역시 고등교육을 받은 중인 집안 신여성. 첫 결혼에서 전남편이 더 좋은 조건의 결혼을 하겠다며 일방적으로 이혼장을 던지고 떠나자 절망을 딛고 선교사업에 투신한다. '전도부인'이라는 직업으로 활동하는 동안 과부로서, 인텔리 신여성으로서 고된 선교활동, 이중삼중의 차별, 고까운 눈길, 종교 사업의 현실 등에 단련되며 강인한 사상가로 거듭난다. 자살 시도 후 폐인이 된 시기의 명희가 다시 일어나는 데 큰 도움을 준다. 기독교계가 연루된 독립운동 사건에서 검속 대상이 되어 심한 고문을 당하고, 사경을 헤매다 석방되어 명희를 비롯한 친구들의 보살핌을 받아 회복된다. 오래 전부터 그를 알고 지냈던 부유한 음악교사 최상길에게 청혼을 받지만 독립된 길을 걷고 싶다고 거절한다.
- 강선혜: 임명희의 동경유학 선배. 마포강에서 사공으로 큰돈을 번 일명 '마포 강서방'의 외동딸이다. 거침없는 성품에 패션 감각이 뛰어나 최신 유행의 양장을 멋지게 소화한다. 신분 낮은 졸부 집안+인텔리 여성이라는 이유로 지식인 사회에서 조리돌림에 가까운 따돌림과 멸시의 대상이 된다. 겉으로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 비웃어 넘기지만 사실은 외강내유의 심약한 성품이라 견디다 못해 결혼으로 도피처를 찾고 만다. 평소 찍어두었던 애 딸린 홀아비인 극작가이자 극단주 권오송에게 자본을 앞세우고 들이대 결혼에 성공하여 잠시 패잔병의 평온함(...)을 누린다. 그러나 비겁한 지식인 무리가 강선혜를 배척하려고 일본 세력을 이용해 권오송까지 투옥되는 지경에 이르자 우울증과 화병에 시달린다.
- 조찬하: 일제로부터 남작 작위를 받은 부유한 친일 양반가의 차남. 악질적인 형 조용하와는 거복과 한복 형제만큼이나 철저히 대조적이다.[55] 겸손하고 선하며 감수성이 뛰어난 인물로, 우연히 방문한 임명희에게 한눈에 반해 청혼하려 했지만 형이 선수를 치는 바람에 시작도 못해본 사랑에 실패. 싸해진 집안 분위기를 피하기 위해 일본으로 건너가 일본인 노리코와 결혼하고 딸 후미를 낳는 등 안정된 가정생활을 한다. 이후 임명희가 자살시도에 이르는 등 불행을 겪자 순수한 선의를 가지고 최대한 돕기 위해 동분서주한다. 오가다 지로의 절친한 친구이기도 한데, 이것이 인연이 되어 후에 유인실이 절박하게 떠맡긴 갓난아이를 입양하여 쇼지라 이름붙이고 훌륭히 길러낸다. 그의 아내 또한 쇼지를 친딸과 차별 없이 키우며 매우 아끼고 사랑한다.
- 조용하: 친일파 남작 조씨 집안의 장남으로, 거대한 부와 양반 혈통에 물론 영민하고 유능하며 세련된 태도와 번듯한 외양까지 다 가진 남자. 없는 건 인성인데 세상살이가 갑질이고 인성이 뿌리부터 뒤틀리고 썩은 진상이다. 이 인물의 행적은 내내 '오늘은 누구를 괴롭힐까' 하는 궁리로 점철된다. 1) 동생 찬하가 임명희에게 청혼하려 하자 자신은 유부남인 처지에 동생을 괴롭히는 재미에 번개같이 이혼+명희에게 청혼+재혼을 해치운다. 2) 그렇게 결혼한 명희를 괴롭히는 재미를 보려고 명희의 후배와 보란 듯 바람을 피우고, 찬하를 들먹이며 집요하게 명희를 들쑤신다. 3)그 모든 노력(?)을 무시하고 명희가 관심도 주지 않자 뜬금없이 명희의 오빠 명빈과 찬하를 집에 초대하고는 '명희와 찬하의 불륜으로 이혼하겠다'고 선언한다. 역시 명희와 명빈, 찬하 모두 쩔쩔매며 괴로워하게 만들고 그 구경을 하며 재미를 보려는 계획. 그런데 명희가 기다렸다는 듯 '이혼에 동의한다'는 쪽지를 남기고 사라져 버렸고 찬하에게는 멱살을 잡히는 수모만 당한다. 4) 태세전환하여 사과편지를 연달아 보내는 등 만회해보려 하지만 조용하의 본성에 진저리가 난 명희는 읽씹으로 일관한다. 이에 명희를 쫓아가 별장으로 납치해 감금 강간한다. 이 때문에 명희가 바다에 투신자살을 기도했다. 5) 명희와는 서류상으로만 부부로 남은 상태에서 암에 걸려 시한부 판정을 받고 나날이 쇠약해진다. 집에 틀어박혀 젊음이 스러진 육체를 한탄하다 면도칼로 자살한다.
6.5. 만주지역 독립운동가와 그 주변
- 권필응(權熚應): 운헌선생의 아들로서 만주 일대에서 독립운동을 하는 중심인물. 냉정하면서 따뜻하고 카리스마 넘치는 인물로서 어떤 타협도 불허한다. 한중공동전선의 형성으로 독립을 할 수 있다는 믿음으로 운동했으나 좌절하고 사상적으로 방황하다가 죽는다.
- 송장환(宋章煥): 송병문의 차남. 부친이 설립한 상의학교 교사이며 실질적인 경영자. 이상현, 김길상 등과 교류하며 독립운동가들을 돕는다. 후에 연해주로 건너가 독립운동에 투신한다.
- 장인걸(張仁杰): 얼굴에 푸르스름한 점이 있는 일명 점박이로 이범윤 휘하에서 독립운동을 한다.
눈에 너무 잘 띈다밀정 김두수를 미행하는 과정에서 심금녀를 인질로 잡았으나 금녀 입장에서는 구조. 금녀를 독립투사 집단에 가담시키고 사격을 가르쳐주는 등 금녀의 인생반전에 결정적 역할을 한다. 서로 간에 애정을 느끼지만 불안정한 미래 때문에 더이상 접근하지 못한다. 훈춘에서 일본군에게 총살당한다.
- 강두매: 1899년생. 귀녀가 옥중에서 낳은 아들[56]로 강 포수에게 거두어져 산속에서 자랐다. 교육을 위해 길림성 용정촌의 송장환에게 맡겨져 상의학교를 다니며 강 포수의 죽음으로 출생의 비밀을 모른 채 성장한다. 정호네 집에서 기숙하면서 이홍, 박정호 등과 동문수학하며 수석을 놓치지 않는다. 정호네 일가가 연해주로 이사하자 시내에서 하숙생활을 하며 사춘기를 겪는다. 김사달(金思達) 선생으로부터 강두매(姜杜梅)라는 이름을 지어 받는다. 송장환의 도움으로 중국군관학교를 졸업하고 독립운동에 투신, 투철한 공산주의자로 변모한다. 변신술에 능하며 조직의 최전방에서 활약한다. 공 노인의 주선으로 만난 옥이네[57]의 외동딸 전옥이[58]와 결혼하여 난우, 연우라는 두 딸을 두지만, 늘 쫓기는 몸으로 가족과 행복하게 살지 못한다. 용정촌 동성반점 배달원으로 변장해 가족을 본 것을 마지막으로 재회하지 못해 두 딸에 대한 사랑을 가슴속에 묻어 둔다. 후에 하얼빈에서 다시 정호와 홍이 등과 교류하며, 이상현을 반동분자로 경멸한다.
- 심금녀(수냥): 김두수의 유일한 사랑의 대상. 어느 정도 교육도 받았고 평범하게 살 수 있었으나 가세가 기울자 아비가 술집에 팔아넘겼고, 술집에서 금녀에게 반한 두수의 손에 넘어가고 말았다. 이때 밀정 김두수를 암살하려고 미행하던 장인걸에게 인질로 잡혔는데, 그러잖아도 탈출하고 싶던 금녀에게는 뜻밖의 행운. 장인걸 일행에게 자신의 처지를 호소하여 독립운동에 뛰어든다. 심운회의 집에서 '수냥'이라는 이름의 중국인으로 위장하고 활동하며 이제까지 굴려지고 망가지기만 하던 인생에서 처음으로 주체적으로 살아가는 기쁨을 맛본다. 김두수가 추적해 오자 초근거리에서 총격을 하고 달아났으나 부상만 입혔고 이 때문에 오히려 독립운동을 하고 있다는 사실까지 드러나고 말았다. 끝내 김두수에게 잡혀 고문당하다가 벽에 머리를 부딪쳐 자살한다.
- 이동진(李東晉): 최치수의 친구. 이상현의 아버지. 청백리(靑白吏)의 후예로서 일찍 독립운동에 투신한다. 김훈장과 마찬가지로 서희와 길상의 혼사나 김환의 존재를 끝내 받아들이지 못한다. '유교를 바탕한 근왕정신' 이라는 쇠락한 사상을 붙들고 자가당착에 빠져, 독립운동의 전면에 나서지 못한 채, 권필응을 비롯한 젊은 지사들을 보고 고뇌한다. 연추에서 59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난다.[59] 권필응은 그를 두고 '애국애족하는 풍류객'이라고 디스한다.
- 이홍: 이용과 임이네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 부모가 각각 1세대 최고의 미모인 만큼 이홍은 아버지와 꼭 닮은 2세대 평민 최고 미남. (2세대 양반 최고 미남은 환국, 윤국) 간도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며 강두매, 박정호 등과 교류한다. 공부에는 취미가 없고 불량소년으로 방황하는 등 소년기 한때 싹수가 노랬고 심지어 좋아하는 여자아이(염장이)를 강간하는 범죄까지 저질렀다. 아무튼 방황 끝에 마음을 잡고 건실한 성인으로 자랐다. 생모 임이네의 발악적인 탐욕을 보며 증오와 죄책감을 가지고 살아간다.[60] 김훈장의 손녀 허보연과 결혼, 통영에서 화물차 운전을 하기도 하며, 병을 얻어 나타난 어머니 임이네의 임종을 괴로운 마음으로 지키고, 이용마저 죽자 가족들과 다시 간도로 이주하여 자동차 수리센터를 운영한다. 영업만 열심히 하는 생활인으로 위장하고 실제로 독립운동에 관여하고 있는데, 뜬금없이 나타난 김두수와 부품 거래까지 트는 등 위태로운 줄타기를 해 나간다. 실제로 박경리의 부친이 화물차 운전을 했다고 한다. 통영과 진주를 오가며 통영의 생선과 진주의 과일을 날랐다고 한다. 거기다가 차부에서 숙박하다가 여자와 바람이 난 것까지 똑같다. 하지만 박경리의 부친은 실제로 바람이 나서 살림을 따로 차렸고 소설 속 이홍은 다행히(?) 한때의 바람으로 끝나고 원래의 가정으로 되돌아온다. 박경리 본인을 이상의에 대입시키고[61] 부친을 이홍에 대입시킨 것도 재미있는 부분.
- 주갑: 이용이 길에서 만나며 등장. 타고난 소리꾼으로, 흥이 많고 순박하며 낙천적이다. 노래 한 곡만 뽑으면 볼품없는 용모가 갑자기 달라 보일 만큼 소리가 빼어나다. 영팔의 친구로 용이 등과 가까이 지내면서 평사리 사람들의 삶에 깊이 관여한다. 용정에 찾아온 기화에게 한눈에 반하지만 부엌에서 몰래 고기반찬 훔쳐먹다 그 기화에게 들켜 체하고 만다. 이때 마침 침을 놓아 급체를 치료해준 강우규 의사를 따라 만주를 떠돌며 독립운동에 참여한다. 홍이에게는 마음의 고향 같은 존재.
- 이상의(李尙義): 홍이의 장녀이자 이용의 손녀. 만주에서 태어나 성장한 후 진주 ES여고에 진학하여 일제 말의 친일적 교육을 받으며 자란다. 일제 말 작가의 모습이 가장 뚜렷하게 투영된 인물. ES여고의 묘사는 작가의 고등학교 학창시절 경험이 바탕이 된 걸로 보인다. 작가의 출신 고등학교인 진주여자고등학교의 옛 이름은 일신여자보통학교이며 학교를 세운 재단이 일신학원이며 지금도 학교 강당 이름이 일신관이다. 일신 → ES 로 따온 걸로 보인다. 극중 나이도 작가의 실제 나이와 비슷하다.
- 김거복(김두수): 김평산의 큰아들. 아비의 성격을 닮아, 어릴 때부터 손버릇이 나쁘고 싸움이 잦아 함안댁의 심한 꾸짖음과 마을 사람들의 걱정을 들으며 성장한다. 최치수 살해사건으로 아버지 김평산이 처형당하고, 어머니 함안댁이 목을 매서 자살하자 소나무에 머리를 짓찧고 피를 흘리며 울 만큼 상처를 받는다. 마을 사람들의 눈치를 보지 않고 함안댁의 장례를 치러준 김영팔, 윤보, 이용 등은 인간의 아름다움에 대한 신뢰를 새겨주었지만, 양반의 자식이면서도 평사리 사람들에게 받은 능멸과 하시, 천대 때문에 고향에 대한 소외감을 적개심으로 키운다. 부모가 죽은 후 동생 한복과 평사리를 떠나 외가에 간 후, 한복은 돌아오지만 거복은 살인자의 자식이라는 오명을 지우기 위해 아편장사에 인부노릇 등 온갖 고생을 하며 용정까지 간다. 이름을 김두수로 바꾸고 일제 밀정이 되어 후에 회령 순사부장까지 된다. 용정에서 서희 일행을 만난 후에는 살인죄인의 자식이라는 사실이 일제에 알려질까봐 만남을 꺼린다. 러일전쟁시 헌병보조원 러시아간첩의 혐의를 씌워 박재수를 총살시킨 일로 그의 동생인 박재연에게 쫓긴다. 함안댁을 닮은 심금녀를 사랑하게 되어 그의 옛 애인인 윤이병을 끄나풀로 이용하다가 잔인하게 살해하며, 공 노인의 양녀 송애를 겁탈하여 밀정노릇을 시키고 버리며, 사랑하는 금녀를 납치, 고문하여 자살에 이르게 하는 등 악행을 일삼는다. 그러나 자신을 찾아온 동생 한복만큼은 끔찍이 아낀다. 신경에 온 홍이와 동업을 제의, 자동차 정비공장을 차리고, 홍이 주변을 감시하고 재산축적을 한다. 일본인 하녀 오다케에게서 낳은 아들은 저능에 낭비벽이 심한 문제아가 되어 어머니와 함께 일본에 가서 행방불명되며, 금녀 다음으로 집착하게 된 송인숙을 강탈하여 정식 혼인했으나 인숙이 당연히 그에게 마음을 열지 않아 결혼생활은 불행하다. 송인숙과의 사이에 공업학교를 나와 기술자가 된 아들과 시집간 딸이 있으나 유일하게 믿고 사랑하는 한복에게 남몰래 마련한 부동산을 맡긴다. 일제로부터 이용가치가 떨어지자 가산을 정리하여 서울에 정착한 후 외로운 말년을 보낸다.[62]
7. 문학사적 의의
한 작가가 40대에 쓰기 시작하여 60대 후반에 완성을 보게 된 이 작품은 문자 그대로 '필생의 역작'이라는 이름에 값하는 작품이다. 26년이라는 세월 동안 5부 16권의 대작을 완성한 작가의 집념은 우리 역사상 그 유례를 찾아 볼 수 없는 치열한 작가정신의 표현이고, 전권이 독자로부터 큰 호응을 받은 것은 우리의 독서풍토에 새로운 기록을 세웠으며, 무엇보다도 집필기간이나 작품의 길이에도 불구하고 끝없는 인물유형의 창조와 새로운 긴장의 유지는 우리 소설의 문학적 승리로 표현해도 지나치지 않다.
― 김치수, '광복50년 한국을 바꾼 100인' 월간중앙 1995년 신년호 별책#
― 김치수, '광복50년 한국을 바꾼 100인' 월간중앙 1995년 신년호 별책#
토지야말로 우리 문학에서 대표적으로 볼 수 있는 '총체소설(total roman)'로서 농민과 중인을 중심으로 양반으로부터 노비에 이르기까지 사회 모든 계급을 망라한 우리 인구 전체의 삶의 모습을 재구성했으며, 별의별 갖가지 인물들과 성격들을 재현하고 창조함으로써 인간사의 모든 것을 모아들여 또 하나의 거대한 실존적 세계를 만들어냈다는 것… 언어가 창조할 수 있는 삶의 세계의 실재를 파노라마적으로 전시했다는 소설의 거대성을 나는 평가하고 있는 것이다.
― 김병익 '현대문학' 2008년 6월#
― 김병익 '현대문학' 2008년 6월#
토지는 봉건적 가족 제도와 신분질서의 해체, 서구문물의 수용과 식민지 지배의 과정, 간도 생활과 민족의 이동, 독립운동의 전개와 식민지 사회의 구조적 변화 등을 초점으로 개인의 운명과 역사의 조류가 서로 침투하는 웅대한 조망의 세계를 펼치고 있다. 개항기 이래 한국 사회의 풍속에 대한 풍성한 탐구, 각양각색의 인간상의 창출, 삶의 의미와 역사의 원동력에 대한 심오한 직관은 그 격변과 진통의 시대를 살아갈 한국인의 삶을 장엄한 파노라마로 육화시키는 데 공헌하고 있다.
― 한국문학개관#
― 한국문학개관#
선생님이 필생의 업적으로 남기신 토지에는 우리의 파란만장한 근세사의 모든 국면과 모든 직업, 고귀한 인간성으로부터 바닥 상것의 비천함까지 천태만상의 인간군상이 총망라되어있습니다. 그것도 박제를 만들어 모자이크 한 게 아니라, 그 많은 사건과 인생들이 생생히 살아 움직이면서 비천한 것들이 존엄해지기도 하고 잘난 것들이 본색을 드러내면서 비천해지기고 하는 게, 마치 지류(支流)의 맑고 탁함을 가리지 않고 받아들인 큰 강이 도도히 흐르면서 그 안에 온갖 생명들을 생육하는 것과 같은 장관입니다. 이 작은 나라에서 그런 큰 강이 존재할 수 있다는 건 문학이니까 가능한 축복이요 기적입니다.
― 박완서 #
― 박완서 #
우리가 이 모순의 세계에 빠져 있을 때 우리 영혼의 슬픈 밑뿌리를 보호해 이 땅에 묻는 작업을 한 선배가 박경리다. 나는 거대한 중화학공장 몇 백 개보다 '토지'에 더 큰 가치를 둔다. 세금으로도 생산해낼 수 없는 것이 예술작품이다. '토지'가 올려준 것은 우리 정신의 GNP다.
― 조세희 #
― 조세희 #
1973년 봄 '토지' 1부를 읽고 문학평론가 김병익은 “아마도 춘원의 '무정' 이후 가장 탁월한 작품 중 하나”이며 “박경리의 '토지'는 소설로 쓴 한국 근대사”라고 평가했거니와, 그로부터 30여 년이 지난 2008년에도 '토지'가 '가장 뛰어난 작품'이라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고 했다. '토지'야말로 우리 문학에서 대표적으로 볼 수 있는 총체소설이라고 그는 평가했다.
'토지'는 개인사·가족사·생활사·풍속사·역사·사회사 등을 포괄하고 있다. 여기에는 농민과 중인을 중심으로 양반부터 노비에 이르기까지 사회 모든 계급을 망라한 우리 민족 전체의 삶의 모습이 재구성되어 있으며, 별의별 인물과 성격들을 재현하고 창조함으로써 인간사의 모든 것을 모아들여 거대한 실존적 벽화를 그리고 있다. 소설의 시대적 배경도 구한말부터 일제강점기를 거쳐 광복에 이르는 가장 험난한 역사적 흐름을 폭넓게 조망하고 있으며, 그 서사적 공간도 한반도 남단의 하동 평사리에서 시작해 진주·통영·경성과 만주의 용정·신경·하얼빈 및 일본의 동경 등으로 확대되며, 언어가 창조할 수 있는 삶의 실제 세계를 파노라마처럼 전시함으로써 소설의 거대성을 담보해내고 있다. 따라서 '토지'는 마땅히 최상급으로 존중받아야 할 우리 소설문학 최대의 자산이라는 것이 김병익 평론가의 평이다.#
토지의 표현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었던 적 있다. 일본어의 무분별한 사용과 번역 등에 대한 내용이지만 당시 시대상황을 고려해보면 한국어보다 매끄럽게 표현될 여지가 있는 부분도 존재하니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링크 기사 참조
8. 번역
1983년에 《토지》 1부가 일본 문예신서에서, 1994년에는 역시 1부가 프랑스 벨퐁출판사에서, 다음해에 1부가 영국 키건폴출판사에서 번역되어 나왔으며, 독일어 번역도 준비 중이다.일본의 경우, 2016년에 쿠온출판사에서 번역 출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쿠온출판사는 2020년까지 토지 20권을 완간할 예정이다. 기사
9. 여담
2020학년도 6월 모의평가 국어 영역에서 출제된 적이 있다.이 소설에 나온 백정각시놀이는 존재하지 않는다. 자세한 내용은 문서 참조.
10. 미디어 믹스
11. 관련 문서
[1] 마로니에북스판 기준[2] 그보다 3~4년 전에 한 수필에서 '이제부터 나는 써야 할 작품이 있다.'라고 밝히고, 그것을 위해 지금까지 습작을 해 왔었다고 고백한 적이 있는데 들판이 온통 노란 벼로 풍년이었지만 호열자(콜레라)로 많은 사람들이 죽어서 먹을 사람이 없었다는 이야기가 이 작품의 시발점이 되었다고.[3] 소설은 집필과 별개로 구상 작업의 시간을 따로 할애하기에, 구상 시간까지 합한다면 더할 것이다.[4] 개인 제작 원고지로 31,200매. 이 정도면 세계적인 기록으로 A4용지로 변환하면 여백 없이 빽빽이 메운 깜지 같은 녀석이 약 6,000장 정도 된다. 기네스 세계 기록(기네스북)에 올라와 있는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가 약 9,609,000자고 <토지>가 31,200x200=6,240,000자이긴 한데, 프랑스어의 평균 단어 길이는 5.33자나 되지만 한국어는 3.05자에 불과하여 훨씬 짧으므로 <토지>를 프랑스어로 번역하면 <토지> 쪽이 더 길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한마디로 전 세계에서도 손꼽힐 만큼 긴 소설이다.[5] 실제로 헷갈리기는 했던 모양으로, 4부에서는 이재수라고 나왔던 몽치라는 인물이 5부에서는 박재수로 성이 바뀌어 나오기도 하였다. 또 설정에서 헷갈렸다기 보다 작중 인물들의 나잇대에서 조금 어색한 지점들이 있어서 작중 '임이네'가 '임이'를 낳은 것이 13살이라는 계산이 나오기도 한다.[6] 완전축약본으로 원작의 깊이를 전혀 따라가지 못한다고 하나, 청소년 대상으로 만든 의미를 생각해보자. 적어도 기본적인 인물 설명과 관계는 모두 나오는 작품. 다만 1~3부가 각 3권인데 비해 4부가 1권 분량으로 적다.[7] 별당, 그리고 구천이와 별당아씨가 가두어졌던 그 곳간일 것이다.[8] '뼈대가 장대하고 호협'하여 사냥도 즐기고 세상물정에 능통하며 아랫사람도 잘 다루었다. 삼수의 할아버지가 가지고 온 노루고기를 잡숫고 난 후 급작스레 사망하였다 하며, 이로 인해 삼수의 할아버지는 죄책감을 이기지 못하고 자살하였다.[9] 사실 좋은 의도는 아니었지만 어느 정도는 최치수가 강 포수의 맘씨 좋은 성품을 높게 산 것도 있을 것이며, 무엇보다 결과적으로 보았을 땐 귀녀 입장에선 강 포수한테 시집가는 게 가장 행복한 결말이었을 것이다.[10] 최치수가 음탕한 자라 그런 게 아니라, 어머니와 김환의 관계를 눈치채고 분노와 절망감에 자학적인 심정으로 몸을 함부로 굴렸고 성병으로 불임이 되어 서희가 최치수의 유일한 자손이 되었음[11] 묘사를 살펴보면 차갑고 도도하면서도 기품이 흐르는 고귀한 외모의 소유자다.[12] 7촌 숙부[13] 그 와중에도 조준구에게 일본어를 배워 후일의 사업에 유용하게 써먹게 된다.[14] 작중에서 잘생겼다는 묘사가 한두번 나오는 것이 아니다. 어느 정도였냐면 천한 신분임에도 불구하고 외모 하나 때문에 유복한 집안에서 사위 삼으려 했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구시대에서 잘생겼다는 것은 천인의 핏줄이 아니라는 것을 암시하는 표현이기도 한데 길상이의 경우 끝내 본인의 핏줄이 밝혀지진 않고 그저 범상치 않은 인물이라는 암시로서 사용된 듯하다.[15] 더해서 서희가 가문의 재산을 찾기 위해 친일도 불사하는 것을 보고 자손들에게 겉으로는 친일을 하였으나 뒤에서는 몰래 독립운동에 헌신했음을 말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그랬다는 서술도 나온다. 서희가 훗날 다시 옥살이를 하는 길상을 면회하고 돌아오면서 이걸 깨닫는 장면이 나오기도 한다.[16] 미술을 전공한 아들 환국에게 관음탱화를 보여줄 때 쑥스러워 자리를 피하기도 한다.[A] 최참판가의 대를 잇기 위해 어머니인 서희의 뜻에 따라 호적상 최씨가 된다.[A] [19] 하지만 서희는 어린 양현을 보고 이상현의 모습을 느끼고 아버지가 누구인지 눈치챘다.[20] 처음에 길상은 병수가 아버지 준구와 같은 악인이라고 생각하고 어딜 감히 서희를 넘보냐며 분노하지만, 병수의 순수한 마음을 알고 난 뒤 비밀을 지켜주겠다고 약속하며 복잡한 심정을 나타낸다.[21] 할아버지 조준구에 대한 증오심이 강하다. 통영 어장 주인의 아들인 여동철과는 보통학교 동창으로 절친한 친구이며, 이홍의 처남 허삼화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한다.[22] 칠성이에게서 없는 무언가를 강 포수에게서 느꼈다는 식이다.(인물 가계도에서도 두메의 아버지가 강 포수라고 나와 있다.)[23] 남의 집에 딸려서 바느질을 맡아 하고 일정한 품삯을 받는 여자.[24] 마치 어찌어찌 한번 잤다는 듯 넘어가는 것 같지만, 전혀 합의도 뭣도 아닌 명백한 강간이다.[25] 그래서 두만이 평사리와 연이 닿는 장연학을 꺼리지만 장연학 집안의 재력과 최서희의 뒷배 때문에 차마 무시하지 못한다.[26] 정작 이 소설에 나오는 남자 캐릭터들을 보면 이용의 여자관계는 아무것도 아니긴 하다. 당장 이 소설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받고 있는 인물들 중에서도 요즘 기준으로 하면 성범죄자 아닌 사람이 없을 정도니 서서방, 오가다 지로, 조찬하, 주갑이, 김한복, 조병수, 김이평, 장연학, 김훈장, 윤보, 김범석,정석, 몽치.... 불륜이나 첩질은 예삿일이니 그냥 그러려니 하자.[27] 이용은 강청댁이 죽자 생전의 죄책감과 미안함 때문에 시신을 똑바로 보는 것도 두려워한다.[28] 물질적 욕심과 비인간적 면모는 어머니 임이네와 그대로 닮았으나 '악랄하다 할 수 없는 정신박약'이라고 한다. 양아버지 용이를 따라 임이네와 퉁포슬에 정착, 성실하나 좀 모자란 허 서방과 결혼하여 사이에 아들을 하나 두지만, 가출하여 왜헌병의 끄나풀 노릇을 하며, 길상을 밀고한다. 송애의 술집에서 일을 거들다가 두수를 통해 이부동생 홍이의 근황을 알고 홍이 집에 와 빌붙어 보연의 속을 뒤집어 놓는다. 만주에 다시 돌아온 홍이에게 돈을 뜯으며 살아가던 어느 날 겨울 술에 만취된 채, 신경 길거리에서 죽는다.역시 그 어머니에 그 딸[29] 온갖 치료에도 차도를 못 보던 병을 문의원의 약 열 첩으로 단박에 날렸다는 간증이 나온다![30] 몸종 간난할멈과 바우할아범, 월선네, 문의원, 우관스님[31] SBS 드라마에서는 해방을 보고 친일파 두만이 맞아 죽는 모습을 지켜본다.[32] 형 두만의 행동을 못마땅해하며, 부모를 모시면서 아내 기완이네, 형수와 독골에서 농사짓고 산다. 사려 깊고 우직하며 성실하여 형과는 대조적이어서, 장사를 해 보라는 형의 권유를 물리치고 농사일을 고집한다. 후에 아버지로부터 선영 봉사를 이어받아 사실상 맏아들의 구실을 하게 된다. 큰아들 기완은 사범학교를 나와 거창 산골의 국민학교 교사로 일하며 둘째 기태는 농업학교를 나와 우편국 사무원이 되었고, 막내 기숙은 남편과 함께 독골에서 과수원을 경영한다.[33] 허영심과 이기심이 강하고 신분에 대한 열등감이 심하다. 평사리 목수인 윤보를 따라 서울에서 목수 일을 배우고 돌아와 진주에 정착한다. 어린 시절에는 그리 나쁘지 않았으나 서울에서의 생활이 이 인물의 성격을 급격히 바꾼 것으로 묘사된다. 결혼한 후에는 아내를 심하게 구박하고, 서울에서 데려온 후처인 서울네가 비빔밥집을, 자신은 술 도매 등 사업을 벌여 부를 획득한다. 신분 상승을 위해 친일도 마다않고 돈과 명예에 집착하며 진주의 유지가 된 후에는 유세를 부리고 다녀 졸부로서 비아냥거림을 받는다. 최 참판댁 노비의 후손이라는 사실이 알려질까 두려워 최씨 집안을 모략하는 등 평사리와 인연을 끊고 살아간다. 가정부(상해임시정부) 군자금 강도 사건으로 거금 삼천 원을 강탈당하자 돈보다도 가정부와 내통했다고 의심받을까봐 공포에 떨며 송관수를 범인으로 지목하여 한바탕 싸움을 벌인다. 나중에는 기성네에 이어 서울네를 버리고 기생 월화와 새살림을 차려 주변 사람들에게 악평을 듣는다. 이러한 행동거지 때문에 독골에 사는 부모 김이평 내외와 의절하다시피 살아가며, 아버지가 기성네에게 재산을 물려주고 동생 영만에게 선영봉사를 맡긴 데에 분노를 느끼고 싸움을 벌이기도 한다.[34] 막딸네의 외동딸로 어머니와는 달리 '마음이 곱고 착하'다. 하지만 '머리가 크고 목이 다붙어' 난쟁이라고 놀림받으며 자란다. 두만과 결혼했으나 곧 버림받고 구타와 괄시 속에 끝내 호적에서 파인다. 호적에서 파였음에도 불구, 독골에서 시부모를 모시고 시동생 가족과 함께 아들 둘을 키우며 살아간다. 큰아들 기성은 아버지를 닮아 허영심이 강하고 단순하며, 술과 여색을 즐긴다. 국가와 민족에 대한 의식은 희박한 반면 아버지의 돈으로 세상을 즐기면서 하루하루를 보내는 속물적인 인간이며 어머니를 무시하고 서울네를 어머니로 삼아 진주 시내에서 살아가며, 진주 향반의 딸인 금옥과 결혼하여 신분상승을 이루고, 경방단 단장이 되기까지 하여 유세를 부린다. 그러나 순철, 윤국 등 학교 동창을 만나서는 신분적 열등감과 지적 열등감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반면 부산 철도국에 근무하는 작은 아들 기동은 명절마다 독골에 가며 안부편지를 보내기도 하는 등 어머니 기성네에 대해 배려를 한다.[35] 두만의 후처로 쪼깐이 비빔밥집을 경영하여 두만에게 부와 명예를 안겨다 주지만, 며느리로 인정해주지 않는 시부모에게 무시를 받는다. 결국, 김두만을 이혼하게 하고 자식들을 데려다가 진주에서 살림을 차려 목표를 달성한다. 두만이 월화라는 기생을 첩으로 들이자 두만과 잦은 싸움을 벌이며, 월화를 찾아가 행패를 부리기도 하나, 끝내 버림받는다. 이에 기성의 아내 금옥의 연민을 받는다.[36] 옥봉의 기생 출신. 독골의 김이평 부부에게 인사 갔다가 두만의 아내로서 일부종사한 기성네의 당당한 위엄과 자리를 부러워한다.[37] 장배 부리며 해물을 도매하는 장사꾼인 장 서방(최서희가 조준구의 땅문서를 사는 데 거간 역할을 한다)의 조카 장종학에게 시집가, 최서희 집의 집사인 장연학의 사촌형수가 된다. 기성네와 남동생 김두만의 관계를 회복시켜 보려 여러모로 노력한다.[38] 드라마에서는 남편이 처형되기전에 자살한 것으로 나온다.[39] 여기서 충격적인 장면이 나오는데, 목매단 나뭇가지와 삼끈을 달여먹으면 만병통치약이라며 앞다투어 챙기는 마을 사람들의 추한 모습이다. 그래서 감나무가 가지 하나 없이 민둥나무가 되었다. sbs드라마에선 거복이 이 꼴을 보고 마을 사람들과 최참판가에 원한을 품게 되는 계기로 묘사하였다.[40] 월선과 임이네의 경우를 보면 그렇지도 않다라고 할수도 있으나 강청댁이 강짜를 부리거나 할 때 폭력으로 해결하려 들 수도 있지만 그러지 않는다는 점, 임이네의 경우에도 처음 시작 자체가 연민이라는 점 등을 보면 양심적이라고는 할 수는 없어도 마음 자체는 여리다고도 할수있다.[41] 이는 원작 소설에도 언급된 부분으로 드라마판에서도 나왔다.[42] 할머니 함안댁을 닮아 얼굴이 좁고 집안 유일의 미남형이다. 진주농고 재학 중 맹휴계획 주동자로 투옥되고 퇴학 처분까지 받는다. 하지만, 이 일로 살인죄인의 손자라는 불명예를 씻고 평사리의 영웅이 된다. 후에는 거복의 도움을 얻어 유학을 가려고 하는 등 속물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63] 영산댁의 양녀 숙이와 결혼한 후 윤국에 대한 질투와 열등감으로 숙이를 학대하며, 매제 몽치에 대해서도 냉담하다. 그러나 어업조합에 취직이 되어 통영으로 옮겨와 만나게 된 김휘 등과 터놓고 지내면서 소극적이고 말이 없던 성격에서 벗어나 활기차고 넉넉한 사람으로 변화하며 숙이와 몽치에 대한 태도도 바뀐다.[43] 살인죄인의 후손이라는 오명 때문에 속아서 결혼하고 학대받다가 한복이 부부가 이혼시켜 고향에 데려온다. 우가네가 일동이와 결혼시키려고 행패를 부리자, 돌연 아버지뻘 되는 병든 야무에게 청혼하여 결혼, 평화로운 생활을 한다.[44] 어느 노인이 위독하여 초상이 들 징조가 보이자, 동네에서는 '오랜만에 너거 시아부지 상두가 듣겠고나' 하고 은근히 기대한다(...)[45] 이전에는 기근이 벌어지면 최참판댁에서도 식량을 풀어서 구휼했었지만, 조준구가 집안을 장악한 뒤에 이를 가지고 평사리 주민들을 이간질시켜서 제대로 식량을 얻지 못했다. 복동네도 이를 견디다 못해서 친정집까지 찾아가 간신히 곡식을 얻어왔더니 그 사이 시어머니가 굶어죽고 시아버지가 실성하는 참극이 벌어진 것.[46] '내가(봉기) 과거에 복동네를 겁탈하려다 복동네의 칼부림에 실패한 적이 있어 앙심을 품고 거짓소문을 퍼뜨렸다.' 는 이야기를 석이가 지어주고, 이를 모두 모인 곳에서 자백하고 망신당하는 죄값이라도 치르라고 협박했다.[47] 노조활동에 참여했다가 투옥돼 고문당한 정황이 간접적으로 밝혀진다.[48] 사실 김환이 최씨 집안의 몰락을 의도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별당아씨와 야반도주를 하여 최씨 집안에 큰 타격을 입혔고, 그 일로 별당아씨가 친정에서 절연되어 나중에 서희가 아버지와 할머니마저 잃고 조준구에게 재산을 빼앗기게 되었을 때 외가의 도움을 받을 수 없었다.[49] 전남편의 행패에 못 견뎌 홀로 어린 아들과 노모를 부양하며 밀주집으로 겨우 연명하는 가난한 과부. 평범한 외모에 무뚝뚝하고 접대조의 애교 따위는 일체 안 하는 성미다. 음식 솜씨가 좋은지 단골은 꽤 많다. '성깔이 대단하고 비루한 짓은 죽어도 못하는' 인물로, 심한 진상 손님에게 부엌칼을 들이대고 눈빛에서 살기를 뿜은 사건으로 유명하다(...). 몽치의 느닷없는 청혼에 남자에게는 질려버렸다 하여 거절했지만 앞날의 막막함과 몽치의 끈질긴 대쉬에 결국 정식 결혼했다.[50] 사실 이상현은 당시의 풍습에 따라 어린 나이에 어른들의 뜻에 따라 혼인해서 서희와 이어질 수 없었고, 서희 역시 그런 현실에 차선책으로 길상을 택한 것임.[51] 상현은 서희를 사랑했지만 이어지지 못했고, 기화는 어린 시절부터 길상을 짝사랑했지만 길상이 서희를 마음에 품어 이어지지 못했다.[52] 시어머니 염씨를 모시고 친정과 최 참판가의 정기적인 도움으로 살아간다. 집을 떠나 방황하다가 종내는 알코올 중독이 된 상현을 기다리며 묵묵히 삯바느질로 생계를 이어가며 아이들을 키운다. 연적 서희의 도움을 받으면서도 '차갑고 단정하면서도 모멸감을 숨기고 감사하며 원망하는' 당당함을 보인다. 상현이 기화에게서 낳은 양현까지 받아들이지만 양반가 여성으로서의 존엄을 유지하며 한치의 소홀함도 보이지 않는다.[53] 최환국과 동갑. 숙부와 외가의 도움으로 중학을 마치고 서울 경성의학전문학교에 진학했으나 광주학생항일운동으로 연행된다. 경의전 졸업 후 진주도립병원에서 근무하며, 허정윤으로부터 병원을 물려받아 개업한다. 윤국과 양현의 결합을 강렬히 원하나, 양현의 의중을 파악한 후 포기한다. 정란과 결혼해 인혜라는 딸을 낳는다.[54] 경성제국대학과 경성의학전문학교에 모두 낙방, 동경의 법정전문학교를 거쳐 와세다대학에 진학한다. 심성은 좋은 편이나 계속된 낙방으로 형과 최서희 집의 형제들에 대해 열등감을 가지고 있다. 양현을 마음속으로 사모했으나 이복동생인 것을 알고 충격을 받아 아버지를 증오하며 일본에서 행방불명된다.[55] 그나마 거복은 동생 한복 하나만은 끔찍하게 아끼고 챙겨주기라도 하나, 조용하는 그러기는커녕...[56] 생부가 칠성이 아닌 강 포수라는 강한 암시가 있다. 귀녀는 임신만을 목적으로 칠성이와 몇 번이나 관계를 가졌고 강 포수와는 그 후의 일인데, 강 포수의 진심과 애정을 담은 터치(...)에 비로소 섹스의 쾌락을 알게 되었다는 것. 이에 귀녀가 '칠성이하고는 왜 애가 안 생겼을까? 너무 싫어서 그랬을까?' 하고 생각하는 대목이 있다. 무엇보다 수염이 강 포수처럼 덥석부리처럼 자라는 듯한 묘사가 있다.[57] 과부로 생활이 곤궁한 속에서도 자존심을 지키는 인물. 길림성 용정의 재봉소에서 바느질일을 하여 살아가나, 용정 대화재로 살길을 찾아 함경북도 회령군으로 가다가 마차에서 우연히 만난 길상과 가까워진다. 회령의 한양여관에서 일하다가 성매매를 강요당할 때 길상의 도움을 받기도 하며, 길상과 결혼을 결심한 서희가 찾아오자 길상에 대한 감정을 속이고, 침모 제의를 거절한다. 길상이 서희와 결혼하자 회령을 떠나 하얼빈의 외국목사 집에서 옥이를 키우며 살아간다. 이 애정은 청년 길상의 갈등 원인이 되고, 서희와의 극적 결합을 앞당기는 결과를 낳는다.[58] 용정촌의 화재로 회령으로 나와 살다가, 미국인 선교사의 집에 머물며 신교육을 받는다. 용정에서 선생으로 일하다가 공 노인의 소개로 강두매와 결혼, 난우, 연우 두 딸을 키우며 산다. 늘 쫓기는 남편과 짧은 해후를 한 후 그의 뜻에 따라 주갑과 함께 아이들을 데리고 연해주로 떠난다.[59] SBS 드라마에서는 두메에 의해 암살당한것으로 나온다.[60] SBS 드라마에서는 아예 자신의 친어머니에게 살인자 여편네로 디스한다.[61] 아래 이상의 소개 참고.[62] 2005년 sbs에서 방영된 드라마 토지에서는 지리산에 숨어 지내는 사람들을 찾아 다니다가 잡혀 맞아 죽는다. 원작에서는 우개동의 최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