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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6-06-23 19:10:00

짐새

파일:청나라 깃발의 청룡.svg 동아시아 상상의 생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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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2. 특징
2.1. 짐독
3. 문헌 기록4. 생물학적 사실성5. 픽션상에서의 등장

1. 개요

파일:external/square.umin.ac.jp/fig03.gif 파일:external/square.umin.ac.jp/fig02.gif
〈삼재도회〉의 삽화로 명나라 때의 그림이라 신뢰도가 떨어진다. 〈산해경〉의 외형 묘사와 비교하면 괴리가 심하다.
파일:鴆鳥圖.png
〈고금도서집성〉의 짐새 삽화. 위 삼재도회 삽화를 더 세밀하게 옮겨 그린 것으로 보이지만 청나라 때의 그림이므로 위의 〈삼재도회〉보다도 신뢰도가 더 떨어진다.

(), 짐조(鴆鳥) 또는 짐새중국의 여러 고문헌에서 중국 남부의 산악 지대, 화남 지방(광둥성)에 주로 살았다고 전해지는 전설적인 조류로, 온몸에 맹독을 지녔다고 한다. 전설에 따르면 새매가 천년을 묵으면 짐새가 되는데, 이는 늙을수록 더욱 악독하게 된다고 전해진다.

그 위력에 허구적인 전승이 많고 화석과 같은 물적 증거가 확인된 바도 없어 어떤 새인지 알 도리가 없다. 그러나 단순한 전설 속 동물로 간주하기에는 사서, 공문서 등으로 상세하고 구체적인 기록이 많거니와 묘사 또한 일관적이며, 실제로 살아있는 독조가 발견된 상황이라 실존했을 가능성이 아예 없지는 않다. 만약 짐새가 실존했다면, 강남개발이 진행되며 장강 이남의 삼림들이 사라지던 위진남북조시대~송나라 즈음에 멸종되었으며 그 이후 상상의 동물처럼 다루어졌다고 추측할 수 있다.

2. 특징

파일:Shanhaijing-Zhen.jpg
산해경〉의 삽화. 이 문서의 삽화 중 유이하게 위진남북조시대 이전에 그려진 그림(을 옮겨 그린 그림)이라 가장 신뢰도가 높다고 볼 수 있다. 물론 이후 판본에 옮겨 그리며 와전된 걸 감안해야 하나 그래도 대충의 실루엣은 유추 가능하다는 의의가 있다.
파일:924954aec00b4cb2874e764abeddd7bb.jpg
청나라 판본 〈산해경〉의 삽화
파일:Bencaogangmu-Zhen.jpg
본초강목〉의 삽화

기록에 따르면 짐새는 모습이 독수리/해오라기/백로/왜가리와 유사하고 몸집은 독수리만큼(또는 약간 더) 크고, 목과 부리, 다리가 길었으며 발톱은 세개, 부리는 밝은 구릿빛,[1] 깃털은 보라색 혹은 녹색이나 자녹색, 깃털 끝은 검은색, 몸은 검은색, 복부는 짙은 자주색,[2] 눈알은 붉은색이었고 머리에는 관수리처럼 깃털 볏이 있었다고 한다. 또 다른 묘사로는 송나라의 백과사전인 비아(埤雅)의 따르면 외모는 오리/거위와 같고 몸은 어두운 자주색이며 구리색의 부리는 7-8촌[3]이었다.

게다가 이 새는 동력조(同力鳥)라고도 불리는데 선인이든 악인이든 짐새의 이름만 들어도 안색이 변하고, 수컷은 운일(雲日, 運日), 암컷은 음해(陰諧)라고 한다. 또한 암수가 같이 잠자고 날면서 생활하며 새끼들을 돌보았는데 그 모습이 마치 암살자 한 쌍 같았다는 묘사가 있다.

산해경〉에도 짐새 이야기가 나온다. 중산경 중 중차십일경에 따르면 요벽지산(瑤碧之山)이란 곳에도 짐(鴆)이라는 새가 사는데, 모습은 참새 혹은 올빼미/부엉이나 오리/기러기 또는 꿩을 닮았고 비()라는 벌레[4]를 먹고 산다고 나온다. 이 새를 짐(酖)이라고도 한다고 기록했다.

2.1. 짐독

짐새의 독은 사람을 일순에 죽일 만큼 강력하기로 당대에 유명하여, '짐새 짐()' 자가 들어가는 어휘는 예외 없이 '죽음', '치명적인', '살해'라는 뜻이다.

온몸에 독기가 있어 짐새가 위를 날면 그 아래의 논밭, 꽃밭, 과수원은 모두 말라 죽었고 대소변 역시 독이 있어서 만약 짐새가 오줌을 싸면 집 천장과 금속, 암석을 비롯한 모든 것이 순식간에 부식되어 부서지고 구멍이 나는 건 물론이며 식물은 다 말라죽고 땅이나 은 빠른 속도로 오염되어 그곳의 모든 생물들이 다 죽는다. 심지어는 그 대소변에 맞거나 날아다니는 짐새 근처에 있기만 해도 즉사였기 때문에 모든 곤충동물들이 짐새를 보는 순간 본능적으로 피했다.

주로 독이 있는 동식물들이 많이 있는 특정한 깊은 밀림이나 산속에 서식했기 때문에 보기가 희귀했으며 전갈, 지네, 거미, , 개미, 가뢰 같은 독충들, 살무사, 두꺼비와 야생에서 자라는 독버섯이나 을 먹고 사는데 특히 독사의 머리를 먹는 걸 즐겼고 독충과 독식물, 독이 있는 동물을 먹기 때문에 눈, 가죽, 피부, 살을 비롯한 몸, 깃털, 내장, 피, 뼈에는 맹독 성분이 가득하며, 사람이나 동물, 곤충이든 이 새를 먹거나 만지거나 스치면 100% 즉사했고 근처에만 있어도 죽을 정도였다. 이 때문에 짐새의 둥지 근처엔 풀도 안 났고 짐새가 들어간 돌과 나무는 부식되었으며 심지어 짐새에서 나온 피와 고기, 깃털마저도 독의 제조와 암살에 사용되었다. 또 오죽하면 짐육재조 아도불식(鴆肉在俎 餓徒不食)[5]이란 말까지 있었으니 말 다 했다.

짐새를 이용하여 제조한 독을 짐독(鴆毒)이라고 한다. 입에 닿으면 입이 퍼래지고, 피부에 닿으면 두드러기가 생기고 눈에 닿으면 즉시 실명할 정도. 짐독의 정확한 성상 및 제조법은 알 수 없으나, 짐새의 나 독을 구강으로 섭취하면 이 탄다는 내용으로 보아 유기용매[6]와 비슷한 독으로 추정한다.[7] 게다가 이 독은 향도 맛도 색깔도 없어서 짐새를 잡아 그 깃털로 술을 담가 암살용으로 마시게 했다는 기록도 있다. 이렇게 짐독으로 만든 술을 짐주(鴆酒), 짐독을 이용한 독살을 짐살(鴆殺)이라 했다. 이렇게 물에 잘 녹는 짐새의 깃털을 물이나 술에 담그거나 타도 색, 맛, 향이 변하지 않아 독살에는 최적이었다.

비소화합물의 증기를 새의 깃털에 쐬어 깃털 표면에 비소 가루가 묻게 만든 것이 짐새의 정체가 아닌가 하는 설도 있다. 이에 대해서는, 실제 짐새가 모두 사라진 뒤 후대에 가짜 짐새를 만들어보고자 비소를 사용했을 것이라는 추측도 가능하다. 무엇보다 짐새의 깃으로 만들었다는 짐주가 역사에 자주 등장하는데, 짐주를 만들기 위해 이런 뻘짓을 할 바에야 그냥 술에 비소를 타면 그만이니 주객이 전도된 격이다.

이러한 짐새의 무서움 탓에 짐독을 없앨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바로 코뿔소의 뿔이고, 코뿔소의 뿔로 잔을 만들어 그 안에 짐독이나 짐주를 넣으면 거품이 일어나 독을 중화한다는 근거 없는 헛소문이 퍼져 코뿔소들이 대량으로 사냥당하기도 했다.

3. 문헌 기록

중국의 고대문헌과 공문서에서도 자주 언급되고 강력한 맹독을 '짐독'(鴆毒)이라고 하는 등 이야기가 많지만, 한편으로는 '논이나 밭 위를 날면 작물을 말려죽인다'라는 등의 서술도 많고 야사나 민간의 이야기 수준이 아니라 관청의 공식 기록물 등 공문서사서에 짐새 관련 기록과 그림이 매우 많이, 상세하게 등장한다.
한국사에서는 신라 김유신당나라의 신라 침공 계획을 간파하고 소정방 휘하의 병사들을 연회에 초대한 뒤 짐독을 탄 술을 먹여 암살했다는 삼국유사의 기록이 가장 이른 시기의 것이다.[8] 고려 시대에는 1341년 윤5월 18일 현효도(玄孝道)가 충혜왕을 짐독으로 암살하려다 실패했다는 기록과 충정왕이 짐독을 먹고 죽었다는 기록이 확인되며, 충혜왕도 짐독으로 인해 사망했다는 설이 있다.

조선 시대에도 짐새 관련 기록이 나온다. 조선왕조실록에 따르면 숙종 15년(1689)에 인조의 손자인 동평군(東平君)이 북경에서 짐새를 사 가지고 왔다는 소문이 퍼졌다. 물론 송나라가 멸망한 지도 몇 세기가 흘렀으므로 사실일 가능성은 낮다. 조선에는 중기까지만 해도 맹독이 없어서 사약이 잘 듣지 않는 일이 흔했고, 옥에 갇힌 죄수가 독약을 먹고 자살했다거나 효장세자가 독살당했다는 등 효과적인 독극물이 수입되기 시작한 때는 청나라를 통해 서양의 맹독을 구할 수 있게 되는 조선 후기로 추정한다.

4. 생물학적 사실성

오랫동안 조류에는 유독종이 보고되지 않았기에 짐새 또한 허구의 동물이리라 의심받았지만[9], 현대에 유독종 조류가 실존함이 학계에 보고되자 짐새의 존재에 대한 신빙성이 높아졌다.(영어 위키백과 List of poisonous animals의 birds 항목 참조)
파일:external/upload.wikimedia.org/Pitohui_dichrous.jpg
두건피토휘(Hooded pitohui, Pitohui dichrous)

뉴기니에서 발견된 피토휘(Pitohui, Pitohui spp.)와 '파란모자이프리트(Blue-capped Ifrita. Ifrita kowaldi)라는 새는 피부와 깃털에 호모바트라코톡신이라는 맹독이 있는데, 독이 있는 딱정벌레를 잡아먹어서 축적한다고 한다. 피토휘 새의 깃털에 있는 독이 사람 피부에 닿으면 잠깐 마비가 될 정도이고, 혈관에 직접 주입하면 사망한다. 파푸아뉴기니의 원주민들은 피토휘를 "쓰레기 새"라는 멸칭으로 부르며 보통은 먹지 않지만 절박한 경우에는 이 새의 깃털과 껍질을 제거하고 고기에 숯을 입힌 다음, 구워 먹는다고 한다. #

또 다른 유독종 조류인 때까치지빠귀속(Shrikethrush) 역시 먹이를 통해 독을 얻는 조류들이며 박차날개기러기는 고기를 먹으면 독에 중독되어 죽을 수도 있다고 한다. 물론 피토휘를 비롯한 이들 역시도 독화살개구리, 무당개구리, 두꺼비, 복어처럼 독 있는 먹이를 주면 독이 생긴다.

한편으로는 야생 메추라기를 먹고 메추라기증 (Coturnism)이라는 중독증으로 사망하는 사례가 서양에서 은근히 악명 높으며, 후투티도 천적으로부터 방어무기로 냄새가 역하고 유독한 분비물을 내뿜는다.

그렇다고 이런 조류들이 곧 고대 중국의 짐새라는 말은 아니다. 서식지가 중국이 아닌 데다 이 새들의 독은 사서 속 짐독만큼 강력하지는 않다. 다만 이런 새들의 존재가 입증된 것으로 보아 짐새라는 멸종된 유독종 대형 조류도 충분히 존재했을 가능성이 다분하다는 뜻이다. 실제로 지금까지 발견된 유독종 조류의 공통점은 모두 체내에서 스스로 독을 생성하지 않고 먹이를 통해 얻었다는 것인데, 이는 전설 속 짐새와 생태가 매우 유사하다.

짐새가 논밭 위를 날면, 그 아래 작물은 모두 말라 죽었다거나 또 그 깃털에 술잔이 스치기만 해도 마신 사람이 독사(毒死)한다는 등의 비현실적인 맹독 묘사는 후세에 전해지면서 과장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이 외에는 조류가 아닌 연체류에 해당되는 푸른갯민숭달팽이가 짐새라는 설도 있다.

5. 픽션상에서의 등장



[1] 이야기에 따라 붉은색이나 분홍색 또는 주홍색이었다 한다.[2] 어떤 기록에선 깃털은 대부분 보라색, 복부는 녹색 또는 보라색, 날개 끝은 녹색이었다고 전해진다.[3] 대략 21~24cm란 얘긴데 비슷한 체급의 흰머리수리의 부리가 4~7cm이니 짐새의 부리는 엄청나게 긴 것이다. 부리가 엄청 긴 편인 왜가리두개골 전체 길이가 18~20cm 정도이다.[4] 산해경의 문맥에서 비(蜚)가 무엇을 가리키는지는 불명확하다. 메뚜기류나 진딧물일 수도 있고, 바퀴일 수도 있고, 또는 날벌레를 폭넓게 가리키는 단어일 수도 있다.[5] 짐새의 고기가 도마 위에 있어도, 굶주린 사람조차 먹지 않는다.[6] 쉽게 말해 벤젠이나 아세톤 류의 공업용 유독성 물질에 함유된 성분. 땅이 황폐화됐다거나 건축자재가 부식됐다는 등 기록을 토대로 추정해보면 강산성 물질을 분비했을 가능성도 있다.[7] 하지만 그런 유기용매들이 치사량으로 포함되면 향이 없기는 힘들다. DMSO나 포름아마이드 정도를 생각해볼 수는 있으나, 동물이 직접 합성할 가능성이 낮고 독성도 낮은 편이다. 게다가 무향무취에 관해서는 특히 강산 계열은 말할 필요도 없지만 설령 황산 같은 놈을 합성했다 하더라도 그걸 만든 짐조가 저장 및 운반을 어떻게 할 것이며...[8] 다만 일연도 이 전승을 "신라고전(新羅古傳)"에서 인용했다고 밝히며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비판한 만큼 진위 여부는 불확실하다. 자세한 사항은 소정방 문서의 기타 문단 참고. 이 일화가 일본에도 알려진 것인지, 후지와라 가문의 역사서 등씨가전(藤氏家傳)에는 김유신이 '짐신(鴆信)'이라는 이름으로 등장한다.[9] 무엇보다 군자긴팔원숭이, 한유수쿠스와 달리 짐새의 경우 화석 같은 물적 증거가 전혀 발견되지 않고 있다.[10] 여기서의 짐새는 '몸에 맹독을 지닌 반면, 그 피는 모든 독을 해독한다'는 설정.[11] 춘추전국시대의 진나라가 아닌 고대 한반도 중남부 지역에 위치했던 부족 연맹체로 뒷날 마한·진한·변한으로 대표되는 삼한의 시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