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대한민국의 전래동화.2. 줄거리
어느 시골마을에 하루 벌어 먹고살기도 힘들 정도로 가난한 집이 있었다. 가장인 선비는 항상 이를 마음아파해서 "어차피 밥만 축내는 못난 놈이니 차라리 죽어버리자."라고 한탄하며 자살을 하기 위해 어느 깊은 산으로 들어가 죽으려 하였다.그러던 중 한 여인이 이를 보고 달래며, "너무 자책하지 마세요. 제가 도와드리겠습니다."라고 하며 선비를 집으로 들였다.
선비는 일단 여인의 말대로 집에서 지내며 여인이 당부한 "절대로 제 본모습을 보시고 아무 소리도 내지 마십시오."라는 말을 지키며 몇 달간은 조용히 지냈지만 이내 가족들이 걱정되었다.
여인에게 "잠깐 가족들이 있는 본가로 가고 싶소."라고 말하니, 여인은 "너무 걱정 마십시오. 본가에 미리 필요한 것들을 전했으니 잠깐이나마 다녀오도록 하십시오."라고 하여 여인의 말을 반신반의하며 서둘러 집으로 돌아갔다.
본가에 도착하자마자 아내와 아이들이 반기는데, 하나같이 달덩이같이 살이 오른 모습이다. 너무 놀라서 물어보니 "어떻게 되긴요. 몇 달 전부터 갑자기 집에 온갖 금은보화와 돈에, 새 옷, 먹을 것들이 오던데... 당신이 보낸 게 아니었소?"라고 답만 나온다.
그 여인이 도와준것인가 싶어 아내에게 자초지종을 설명하자 아내도 "세상에.. 그리 착한 사람이 있을 줄이야! 정말로 고마운 분이시네요."라고 기뻐하고, 여인에게 감사 인사를 하려고 여인의 집으로 가던 중, 선비는 우연하게 다른 여인을 만난다.
여인은 선비의 "대체, 댁은 뉘시오?"라는 말에 "오해 마세요. 전 당신의 사촌 여동생이에요."라고 운을 뗀 뒤, "오빠가 만난 그 여자는 사실 천 년을 묵은 푸른 구렁이에요! 그 계집은 오빠의 가족을 잡아먹기위해 겉으로는 오빠와 가족들에게 잘 대해주지만 그건 허울 좋은 가짜에요. 더 늦기 전에 그녀의 본 모습을 본 뒤, "저 구렁이를 봐!"라고 외쳐요. 그러면 구렁이는 죽고 오빠는 살 거에요."라고 하였다.
자신의 사촌 여동생이라 주장하는 여인의 대답에 선비는 의아해하며 여인의 집으로 가자마자 여인의 본모습을 몰래 보고 놀랐다. 이제 "저 구렁이를 봐"라고 외쳐야 구렁이는 죽고 선비 가족은 살 것이라는 여동생의 말에 선비는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사촌 여동생의 말이 맞았구나... 허나 아무리 생각해도 그 동안 우리 가족을 도와준 착한 여인인데... 어찌 은혜를 원수로 갚을 수 있겠는가!?'라고 생각을 마치며 아무 말도 하지 않기로 결심한 선비.
그러자 그 직후 여인이 다정한 미소를 지으며 선비에게 "제 본모습을 보셨지만, 결국 아무런 답도 하지 않으셨군요. 덕분에 저는 모든 죄를 사함받고 천계로 돌아갈 수 있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라고 감사 인사를 올렸다.
선비가 어안이 벙벙해서 자초지종을 물어보자 여인은 모든 진실을 밝혔다.
여인은 본래 천계의 선녀 중 한 사람으로 10년 전, 어떠한 일에 휘말려 누명을 쓰고 인간계로 떨어지게 되었는데, 천신왕이 '10년 동안 10000명의 사람에게 은혜를 베풀면, 죄를 용서해주겠다.'라고 하여 10년 간 10000명의 사람들에게 은혜를 베풀며 살았는데 이전의 9999명의 사람들은 여인의 모습을 보고 '저 구렁이를 봐!'라고 외쳐 천계의 비밀을 누설한 죄로 그 자리에서 죽는 바람에 여인은 10000명이 되는 선비마저 죽게 되면 천계로 돌아가지 못할 뻔했다고 하였다. 그러자 선비가 "그, 그럼 그 때 만난 제 사촌누이동생이란 여자는 누굽니까?"라고 당황하며 물어보니 여인은 "그 여인은 사실 저에게 누명을 씌워 천계에서 인간계로 떨어지게 만든 사악한 선녀입니다. 진실을 알게 된 천신왕이 인간계로 귀양을 보낸 여인으로 천신왕의 시녀들 중 성격이 매우 사악한 여인이라 잘못을 뉘우치지 않고 오히려 제 속죄를 방해하기 위해 모략을 꾸민 것이었죠. 만약 제가 천계로 가지 못하면 그 여인이 천계로 가는 것이니까요. 다행히 선비님은 그 여인의 모략에 넘어가지 않아 모든 게 원래대로 돌아왔습니다."라고 진실을 밝혔다.
여인은 "선비님의 도움으로 저는 이제 천계로 돌아갈 수 있습니다. 집 터에 남은 재물들은 모두 선비님 소유로 하여 선비님 댁으로 보냈으니, 남은 것들을 가지고 돌아가셔서 가족들과 행복하게 사십시오."라고 당부하며 천계로 돌아갔다.
모든 것을 본 선비가 여인의 집이 있던 터에 남은 재물들을 가지고 집으로 돌아가던 중 우연하게 거대한 멧돼지가 죽어 있는 것을 보고 놀라는데, 알고 보니 결국 구렁이 선녀가 천계로 돌아가고, 결국 죄를 그대로 받아 영원히 천계로 돌아가지 못하게 된 멧돼지 여인은 억울하고 원통한 나머지 바위에 몸을 부딪쳐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임을 알게 되었다.
선비는 구렁이 여인이 남겨준 재물과 죽은 암컷 멧돼지 사체를 가지고 집으로 돌아가 가족들과 함께 즐겁게 살았다고 한다.
3. 기타
- 큰 틀은 대표적인 권선징악 형식이지만, 보지 말라는 것을 봤는데도 큰 벌을 받지 않는다던지, 사람들이 기피하는 생물들이 알고 보니 선한 존재였다는 기존에 정해진 틀과는 다르게 나름의 반전이 있는 동화 형식을 띄고 있다.
- 구렁이와 멧돼지 뿐만 아니라 다른 곳에선 내용은 비슷하나 그 대상이 닭, 지네 등으로 바뀌어 있기도 하다. 물론 마찬가지로 선한 존재는 사람들이 기피할 생물들로 나온다는 것은 동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