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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12-11 14:48:26

저팔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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豬八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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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2. 특징3. 성격
3.1. 욕심3.2. 미련함3.3. 게으름3.4. 겁쟁이
4. 대중문화의 저팔계

1. 개요

중국 고전 소설 서유기의 등장인물.

2. 특징

2.1. 배경

서유기에 등장하는 돼지 괴물이자 삼장법사의 두 번째 제자. 머리가 돼지(정확히는 멧돼지)인 수인이다.

본명은 '저강렵'(豬剛鬣). 법명은 '저오능'(猪悟能)이다. 최유기의 영향으로 '저오능'이 본명이고 '저팔계'가 법명인 것으로 잘못 알려졌는데, '저팔계'는 별명이다.[1] 삼장법사의 제자들 중에서 유일하게 본명이 명시되어 있다.[2]

사용하는 무기는 상보심금파(上寶沁金耙)로, 이빨 아홉 달린 쇠스랑 모양의 무기다. 여의봉만큼은 아니지만 서유기에서 꽤나 강력하고 유명한 무기. 여의봉보다는 급이 낮은 무기지만, 애초에 여의봉은 무기가 아니라 해저의 깊이를 재던 무식하게 커다란 도구였던 반면 상보심금파는 처음부터 저팔계를 위해 만들어진 호신병기다.[3] 태상노군의 팔괘로에서 만들어졌으며 무게는 5,040 근. 다만 겉모습은 영락없는 농기구라서, 저팔계를 만난 요괴가 무기가 고작 쇠스랑이냐고 비웃고 저팔계가 발끈해서 이 무기의 내력을 줄줄 설명하는 장면도 종종 나온다.

원래는 천계의 수군대장인 천봉원수(天蓬元帥)였지만, 취중에 월궁항아를 덮치다가[4] 잡혀 철퇴 2천대를 맞고 지상으로 추방당했다. 이 때 잘못 들어간 곳이 암퇘지의 태내라 돼지의 모습으로 태어난다. 태어나자마자 어미 돼지랑 다른 새끼 돼지들을 물어죽이고 요괴가 되어 난이저란 요괴와 결혼한다. 난이저가 죽은 후 복릉산으로 들어가 길가는 사람들을 잡아먹는 악행을 저지르다가 어느날 취경인을 물색하러 당나라에 가던 관세음보살을 덮쳤고, 보살의 제자인 혜안 행자[5]와 싸우다가 관세음보살의 신분을 알게 되자 저오능이라는 법명을 받고 경 가지러 가는 길에 동참하기로 한다.

삼장법사를 기다리는 동안에는 좀이 쑤셨는지, 멀쩡한 남자로 변신해 복릉산 아래의 마을 고로장으로 가서 데릴사위를 구하는 부잣집에 찾아가 덜컥 합격해 결혼한다. 이때 결혼한 아내의 이름은 고취란. 결혼한 후에는 열심히 일을 하긴 해도 점점 본색을 드러내 부인 취란을 별채에 감금하고 요술을 부려 마을 사람들을 겁주고는 했다. 장인어른은 질릴대로 질려 제발 이 요괴 사위를 퇴치해달라고 삼장법사 일행에게 빌었다. 그나마 일은 열심히 하는 데다 잘하는 편이라 집안은 부유해졌다지만, 딸자식을 부모도 보지 못하게 감금해놓은 데다가 육식만 안 할 뿐[6] 먹기도 엄청나게 먹어대는 데다가 본색을 드러낸 뒤론 흉측한 외모에 온갖 도술을 부리고 다니니 그럴 만하다.

결국 손오공을 만나 대판 싸웠지만, 고대하던 삼장법사가 나타났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냅다 항복하고 귀의하였고, 삼장의 제자가 되며 오능이라는 법명을 받게 된다. 삼장을 따라나서면서도 일이 파토 나면 돌아올 거라며 부인 취란에게 기다리라고 신신당부를 한다.[7] 이 때 삼장법사에게 기다리는 동안 스스로 계율을 지키기 위해 오훈삼염(五葷三厭)이라 하여 불가에서 금하는 5가지 음식[8]과 도교에서 금하는 3가지 음식[9]을 금하고 있었는데, 이제 만났으니 그 계율을 풀겠다고 하자 삼장법사가 어차피 지키고 있던 거니 불계에 들어온 이상 계속 지키라고 권유하며 '저팔계'라는 별명을 지어주게 되고, 이후로 대부분 저팔계라고 부르게 된다.[10]

여행이 끝나고 서천에 도착한 이후 석가여래로부터 그동안의 공을 인정받아 정단사자(淨檀使者)에 임명된다. 이때 스승님이랑 원숭이 형[11]은 부처가 되었는데 자기는 왜 사자가 되었냐고 불평을 하였는데, 석가여래가 저팔계가 음식을 탐하는 것은 본능이라 어쩔 수 없으니 공양 음식을 마음껏 먹을 수 있도록 정단사자로 삼은 것이라고 달랜다.[12] 그런데 임명 전에 민가에서 대접받을 때, 정과를 얻었기 때문에 식사량도 상당히 줄어버렸다는 묘사가 등장했다.[13]

서유기 초반부, 천계에서 한참 깽판을 부리던 손오공을 제압한 후 돌아가려는 석가여래에게 '옥황상제께서 감사 잔치를 벌이신다 하니 돌아오시라'는 말을 전한 사람이 천봉원수로 나온다. 작 중 명시되지는 않으나 어쩌면 그 당시 저팔계였을지도 모른다.[14]

서유기가 맨 처음 쓰일 당시에는 성이 주(朱)씨, 즉 '주팔계'였다. 마침 돼지를 뜻하는 猪가 朱와 발음이 비슷해서, 사람 이름처럼 보이게 하려는지 朱씨로 했는데 나중에 세워진 명나라 태조 주원장의 성이 朱씨로서 朱씨가 명나라의 국성이 되어버려 피휘를 하고자 저(猪)씨로 고쳐졌다고 한다. 조선 초기의 중국어 학습서인 박통사(朴通事)에 수록된 서유기 발췌분에 '朱八戒'라 쓰인 부분이 있다. 현대 표준 중국어에서도 猪와 朱는 zhū로 발음이 같으며, 비슷한 작명 방식으로 현대 명작 동화로 꼽히는 '돼지책'의 중국어 제목도 '朱家故事(朱씨 가족의 이야기)'로 정해졌다. 청나라가 중원을 완전히 장악한 후에도 저팔계가 원래대로 주팔계로 돌아오는 일은 끝내 일어나지 않았다.

모티브는 현장이 고창국에 방문했을때 고창국 왕인 국문태가 시종으로 보내준 4명의 시종제자중 오능(悟能)으로 파미르 고원을 넘는 도중 사망하였다고 한다. #

2.2. 역할

서천행 일행 내에서 백마의 고삐를 끌면서 삼장법사를 가운데에서 호위하는 역할이자 보조 전투원이지만... 실질적으로는 서유기 작품의 메인 개그캐릭터이다. 키워드를 나열하면 골칫덩어리, 트러블메이커, 트롤, 눈새.

손오공이 강하긴 하지만 독불장군이 되는 상황도 있으므로 이럴 경우에는 제2순위로 투입되어 전투를 보조한다. 삼장법사의 신변 보호는 믿음직스러운 사오정에게 맡기는 편. 하지만 상대가 보스급 요괴라면 그다지 도움이 되질 않아 요괴에게 점점 밀리다가 쇠스랑을 질질 끌고 후퇴하거나 포박되기도 하고, 상대 요괴의 속임수나 함정에는 백이면 백 넘어간다. 대신 졸개 요괴나 별로 강하지 않은 마왕 정도를 때려잡을 실력은 된다. 또한 수중전의 경우, 손오공은 수중에서 힘을 못쓰기 때문에[15] 사오정과 함께 주력으로 활약한다. 유사하에 살던 사오정이 확실히 수중전이 주특기긴 하지만, 저팔계 역시 천계 수군을 통솔하던 장군이었기 때문이다. 뭣보다도 이미 유사하 에피소드에서 장소가 저팔계한테 불리했을뿐이지[16], 둘은 명백하게 무승부였다.

전투가 없을 때는 서천행 일행의 짐꾼 역할을 하여 살림살이가 전부 든 짐을 메고 길을 걷는다. 여산노모가 여색으로 삼장 일행을 시험하기 전에 저팔계가 스스로 밝힌 바에 따르면, 기본적인 짐은 이불 네 묶음, 담요 서너 채, 길고 짧은 밧줄 여덟 타래, 대나무 광주리, 쇠로 만들고 구리로 장식한 삼장법사의 구환석장, 차양 등이 있다. 여기에 시주 받은 음식, 약간의 돈, 저팔계 자신의 무기 등을 포함하면 무게가 꽤 나가는 짐이 된다. 짐꾼 역할을 하지 않을 때면 병기로 길을 뚫는 등 갖은 궂은 일을 거의 도맡아 하며 손오공이 수작을 부릴 때면 매우 높은 확률로 저팔계를 대동하기 때문에 어찌 보면 서천행 일행 중에서 가장 바쁘게 움직이는 일원.[17]

하지만 한편으로는 실수를 저지르거나, 이미 저지른 실수를 크게 만들거나, 불평불만을 늘어놓거나, 이간질을 하거나, 개드립을 날리는 등 부정적인 역할도 많이 맡는다. 일단 요괴가 좀 세다 싶으면 천축행 때려치고 짐을 나눠서 돌아가자는 말부터 한다. 백골정 에피소드에서는 평소 손오공이 얄미웠던 저팔계가 말빨로 삼장법사를 부추겨 손오공을 파문시킨 뒤, 막상 강력한 요괴인 황포괴를 만나자 손오공이 없어 쩔쩔매기도 한다. 이 에피소드에서도 그렇고 특히 제일 잘하는게 귀가 얇은 삼장법사를 부추겨 손오공을 고생시키는 일이다. 거기다 삼장법사, 손오공, 사오정, 백마 등 다른 일행들과는 달리 혼자서만 성욕, 식욕을 전혀 주체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서 이 때문에 문제를 크게 일으키기도 한다. 그나마 상대가 요괴일 경우엔 아무리 예뻐도 성희롱을 하는 선에서만 그치고 적으로는 넘어가지 않는 게 다행.[18]

2.3. 능력

능력은 사오정과 엇비슷하지만, 공적은 저팔계가 더 많다. 사오정은 짐을 지키거나 삼장법사의 신변을 지키는 역할이기 때문.[19] 손오공에게는 당연히 후달린다.[20] 하지만 위에서 언급하듯이 유일하게 손오공을 능가하는 분야가 있으니 바로 수중전. 전생에 천계 수군대장이었던 걸 생각하면 당연한 이치인 셈이다. 손오공은 물속에 들어가는 건 가능하지만 결을 맺고 있거나 물에 사는 동물로 변해 있어야 하기 때문에 전투력이 수직낙하한다. 손오공도 수영을 못 하는 건 아니지만 잘하는 편도 아니다. 수중전이 있으면 일단 저팔계가 들어가 요괴의 어그로를 끈 뒤 물 밖으로 유인하여 손오공이 때려잡도록 하는것이 주된 패턴. 하지만 대부분 적이 눈치채거나 해서 성공률이 그리 높지는 않다. 구두충과 싸울 때는 이 전략이 먹혀서 구두충의 장인 만성 용왕을 죽이는 데 성공했지만.

하지만 이론상 사오정과 비슷한 능력치임에도 어쩐지 삼형제가 전부 출동하는 싸움에서는 가장 먼저 패하여 도망가거나 포박당하는 징크스가 있다. 예를 들면 사타동의 세 마왕과의 싸움, 구령원성 일행과의 싸움, 세 코뿔소 요괴와의 싸움 등등.

뭐 그렇다고 아주 쓸모없을 정도로 약한 건 아니다. 왕년에는 천봉원수, 즉 천계 수군의 장군이었기에 작정하고 무술을 선보이면 빛이 번쩍번쩍 빛난다고 묘사될 정도의 실력자이며 상황에 따라 마왕급 적과도 제법 잘 싸우기도 한다. 예를 들어 우마왕과 싸울 때는 손오공과 함께 우마왕을 공격하다가 손오공이 좀 띄워주니까 신이 나서 몰아치니 지칠대로 지친 우마왕이 결국 후퇴했다. 남산대왕과의 싸움에서는 손오공이 말로만 도와준다고 외치자 용기를 얻어 홀몸으로 다굴놓는 적들을 격퇴하는 위엄을 선보이기도 한다. 다만 손오공이 존재감을 드러내기 전에는 많이 밀리던 상황이라는 걸 생각하면 평소에는 자신감 부족 때문에 본 실력을 나타내지 못하는것 같다. 사실 깨지는 모습이 많은 것은 그만큼 사오정보다 전투에 많이 투입되기 때문인 것도 있다.

지능의 경우, 우둔하다고 묘사되지만, 영리한 모습을 종종 보이기도 한다.물에 관련된 일이라면 박식하여, 얼어붙은 통천하를 건널 땐 삼장법사에게 지팡이를 가로로 잡으라고 한다. 만에 하나 얼음이 깨졌을 땐, 가로로 잡은 지팡이 덕에 물에 완전히 빠질 확률이 적어지기 때문. 처음엔 이게 무슨 수작이냐며 딴지를 걸던 손오공도 저팔계의 설명을 듣고 속으로 감탄을 금치 못하며 저팔계의 말을 따랐다. 청모사자를 잡을 때, 청모사자가 삼장법사로 변신하여 손오공을 혼란시키자 긴고아를 못 외우는 쪽이 가짜라는 사실도 단번에 파악했다. 옆에서 미소만 짓던 저팔계에게 손오공이 화를 내다가, 저팔계의 계책을 듣고는 성질을 억누르고 잘못을 인정하며 사과까지 했다. 손오공의 발언에 사리있게 반박하는 부분도 꽤 많아서, 손오공이 미련하기만 한 줄 알았는데 제법 조리있게 반박할 줄도 안다고 웃으며 인정하는 부분[21]도 꽤 많다. 또한 상술한 대로 삼장법사의 호의를 이용하여 손오공을 골탕먹이는 모습도 종종 나온다.

손오공의 72가지 둔갑술보다는 양과 질적으로 모두 떨어지긴 하지만[22] 36가지 둔갑술을 사용할 수 있으며,[23] 근두운보다야 느리지만 구름도 탈 수 있다.

2.4. 민폐

서천행 일행 중에서는 민폐로 따지자면 필두를 차지하며, 삼장법사 다음으로 서유기 팬들의 짜증과 분노를 유발한다. 그나마 개그캐 보정 때문에 얄미운 정도로 끝나는 것.

저팔계의 대표적인 민폐 행적 중 하나는 상황을 가리지 못하고 말을 내뱉는 것이다. 인삼과 도난 사건도 저팔계가 떠들었기 때문에 들통이 나서 일행이 고생했고, 주자국 왕의 병을 치료하여 잔치를 열 때, 자신의 공로를 인정받고싶은 마음에 약에 말의 오줌을 넣었다는 사실을 말하려는것을 손오공이 막아서 어찌어찌 넘어가긴 했다.[24] 가장 가관인 것은 구령원성과 싸울 때인데, 초반부터 민폐 작렬이다. 옥화현에서 일어난 무기 도난 사건당시 손오공이 무기가 사라졌다는 말을 듣자 자신들이 회수하지 않아 이런 일이 생겼다고 자책하는데 비해 저팔계는 자신들 잘못을 생각하긴커녕 애꿎은 대장장이들을 마구 문책하며 화를 내고 있다.[25] 싸움 끝에 손오공을 제외한 서천행 일행과 근처 나라인 옥화현의 왕과 왕자들이 잡혀 있었다. 이때 손오공이 몰래 요괴의 소굴에 잠입해 일행을 구출하려 하는데, 손오공이 사오정부터 구출해 주자 심통이 나서 내가 더 오래 매달려 있었다, 왜 나는 내비두고 사오정부터 구출하냐고 몸을 뒤틀고 소리를 지르는 바람에 요괴들이 잠에서 깨어나 달려오기 시작했다. 어쩔 수 없이 손오공은 혼자 도망쳐야 했고, 풀려난 사오정은 미처 도망가지 못해 엉거주춤하게 서 있다가 도로 결박당했다. 서천행 초반이라면 어찌어찌 미숙하다며 변호를 할 수도 있겠지만, 문제는 이 사건이 벌어진 건 서천행 일행이 옥화현에 있었을 때, 즉 서천행 여행의 약 9할 정도가 끝난 시점이었다는 것이다. 약 십 년 넘게 요괴와 싸우고 붙들리는 고초를 겪었어도 저렇게 눈치가 없었다.

이 때문에 삼장법사, 사오정[26], 특히 손오공의 지적을 많이 받는다. 손오공은 아예 짜증을 견디다 못해 저팔계의 멱살을 잡거나 구타하며 윽박지르는 일도 심심치 않게 보일 정도다. 서천행 일행만 저팔계의 행실을 지적하는 건 아니다. 진원대선은 손오공이 인삼과 나무를 죽인 후 온갖 술법을 부리며 빠져나가도 관대하게 웃다가 손오공의 술법으로 솥이 박살나고 여러 제자가 끓는 기름에 화상을 입어서야 화를 내고, 손오공이 얼른 나타나서 변명하자 그나마도 잊고 호탕하게 웃으며 인삼과를 살려 놓기만 하면 손오공의 민폐를 용서하고 예를 갖춰 손오공과 의형제를 맺겠다고 공언한 대인배다. 이토록 관대한 진원자가 손오공이 인삼과를 살리기 위해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동안 서천행 일행을 돌보게 되었는데, 저팔계가 기껏 찾아온 후배 신선들에게 무례한 행동을 하고 시끄럽게 굴자, 이맛살을 찌푸리며 저팔계의 면전에서 저놈이 갈수록 점잖지 않게 군다고 짜증을 부렸다.

2.5. 이 녀석도 사실은 불쌍한 녀석이었어

이렇듯 안 좋은 부분들이 많지만 알고 보면 사실은 불쌍한 녀석이기도 하다.

일단 혼인관계에서 보면 저팔계 쪽에서 사기결혼, 강제결혼의 소지가 있긴 하지만 애초에 고태공이 데릴사위를 들인 목적은 노인봉양이었고 저팔계는 식탐이 심하긴 했지만 일도 성실하게 했는지라 재산을 많이 벌어들였다. 그런데 저팔계가 본색을 드러낸 뒤에 고태공 측에서 대뜸 돼지얼굴의 요괴사위가 꺼림칙하다는 이유만으로 혼인관계를 파기시키려 하는 건 아무리 봐도 정당한 이혼사유라고 보기 어렵다. 고태공 측은 그의 식탐이 엄청나서 문제라고 하지만, 앞서 설명한 것처럼 대신 그만큼 일도 열심히 해서 재산은 오히려 늘어났고, 육식을 한 것도 아니라 엄청나게 먹어댄 것 치고는 식비는 생각보다 적게 들었다. 오죽하면 저팔계를 퇴치하려고 나섰던 손오공도 "천계의 선인이 하계에 내려온 거니 당신의 딸과 결혼하기에는 부족하지 않은데 그냥 사위로 두라"고 권고할 정도. 즉 이 사건은 어떻게 보면 쌍방과실이라 할 수 있다.[27]

그리고 이제 서천행, 본격 저팔계 고난의 시작이다. 일단 위에서 언급했듯이 일행의 짐은 전부 저팔계 몫이다. 또한 험난한 곳에서 길을 내는것도 저팔계 담당이다. 즉 서천행에서 온갖 궂은 일은 저팔계 전담이다. 평소에도 이렇게 힘든데 위험한 일, 즉 전투에도 제2순위로 투입되어 고생한다. 다른 일행들의 경우, 가장 윗사람인 삼장법사나 말인 백마는 제외, 손오공은 전투에선 가장 열심히 일하지만 평소에는 아무 짐도 들지 않고 정찰을 한다.[28] 막내인 사오정은 간단한 봇짐만 들고 삼장법사의 호위역 및 식사시중 그리고 말만 잡아끄는 일[29]을 하기에 역시 저팔계보다 일의 양은 적다. 이렇게 본업만으로도 고된데, 가끔씩은 손오공이란 놈이 심술을 부려 자신이 해야 할 일들(정찰 등)까지 떠맡기는 경우가 있다. 싫은 내색을 내면 바보, 게으름뱅이라고 매도하거나, 아예 때리겠다고 위협까지 한다. 특히 저팔계 혼자서 크게 고생한 곳 중 하나가 희사동인데 감 썩은 것이 천 년 동안이나 모여 길을 막고 있던 것을 저팔계 혼자서 일일이 다 치워가면서 길을 냈다. 물론 마을 사람들이 저팔계가 썩은 감 무더기를 다 치울 때마다 푸짐하게 대접해주고 삼장법사도 희사동에서의 공은 모두 저팔계에게 돌린다며 달래긴 했지만 저팔계 혼자서 궂은 일을 한 것은 사실이다.

게다가 서천행에서 손오공은 수시로 저팔계를 상대로 장난을 친다. 흔히 저팔계가 말빨로 손오공을 헐뜯어서 골탕먹인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손오공이 저팔계를 놀리는 경우가 더 많다. 보물이 있다고 속여서 우물 바닥에 처넣은 뒤, 시체를 업고 올라오게 하거나, 마을이 있다고 속여서 요괴 소굴로 탁발을 보내거나, 저승사자로 변신하여 삥뜯는 정도[30]는 양반이다. 심각하게 질 나빴던 경우는 사타동의 세 마왕과 싸울 때인데 저팔계는 구명줄을 허리에 차고 위험하면 당겨서 자신을 구해달라고 부탁했으나 손오공은 오히려 헐겁게 풀어버린데다가 심지어 밧줄을 저팔계를 추격하는 마왕 쪽에 집어던져버려서 저팔계가 잡혀가도록 하였다. 오죽하면 삼장법사까지도 너무 심하다고 생각했는지 "남들은 요괴임에도 형제간의 우애가 돈독한데 넌 왜 이러냐? 이러니까 오능이 널 싫어하지."라며 꾸짖는다. 다만 워낙 눈치가 없고 이간질을 자주 하는터라 손오공이 주 피해를 입어 서로간에 사이가 좋지 않은 편. 사실 이 정도면 저팔계가 이간질을 하거나 헤어지자는 말을 하는것도 이상하지 않다. 저팔계의 의지부족을 탓하기 전에 일행의 문제들도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이렇게 온갖 수고를 겪으며 서천까지 왔지만 그에 대한 보상은 고작 정단사자라는 직책이다. 이 직책은 여직정과에 해당되는 것으로, 대직정과에 해당되는 사오정의 금신나한보다 낮다. 앞에서 언급하듯 공적 자체는 저팔계가 더 많은데도 말이다. 맘껏 먹을 수 있는 직위이니 저팔계에게 적절한 직책이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저팔계는 이미 정과를 얻었기 때문에 식사량이 많이 줄어든 상태다.

굳이 따지자면 일행 중 식욕은 물론 성욕도 지 혼자서 누그러뜨리지 못하고, 사고치는 바람에 일행 전체가 곤경에 빠진 경우도 많아서 이를 반영한 것일 수 있다. 혹은 다른 관점에서 보자면 공적을 무시하고 인물에 걸맞은 직책을 주느라 저팔계의 직책이 고작 정단사자일 가능성이 높다. 현실의 군대로 따져도 원사대위보다 공적은 훨씬 많다. 그럼에도 계급은 대위가 더 높다. 이와 비슷한 이치일 것이다.

3. 성격

3.1. 욕심

식욕색욕에서 초탈하지 못한 유일한 일원인데, 관련 묘사는 쉴새없이 등장한다. 식욕은 서천에 이르기 전까지 관련 묘사가 잊을 만하면 등장한다. 성욕으로 말하자면 관세음보살님을 만나기 전엔 난이저라는 여괴의 데릴사위로 있었으며,[31] 그 뒤 삼장법사 일행을 기다릴 때도 견디지 못하고 앞서 말한 부잣집에 또 데릴사위로 들어가는 등 한시도 참지 못하고 마누라를 구한다. 이후로도 관세음보살이 다른 보살들과 함께 여자로 변신해 삼장 일행을 유혹하는 시험을 했을 때도 저팔계만 홀렸다가 죽을 고생을 하고, 서량여국이라는 여자들만 사는 나라에 가서는 여왕의 미모를 보고 침을 질질 흘리기도 했다. 가장 압권은 탁구천에서 일곱 명의 거미 여괴를 만나자, 미꾸라지로 변해서 그들이 목욕하고 있는 샘에 들어가서 사타구니를 쑤시고 다녔다. 서유기의 어떤 판본에서는 어느 왕국에서 궁녀를 겁탈하는 이야기도 있다.

물욕도 상당하다. 삼장 일행은 여비를 전혀 지니지 않고 시주를 받아가며 여행하지만, 저팔계는 시주받은 것을 모아 비자금까지 마련했을 정도. 하지만 오승은의 서유기를 포함한 대부분의 판본에서는 욕심은 많이 부려도 스님으로서의 규율은 끝까지 지킨 걸로 묘사된다. 이렇게 미련하고 욕심이 넘쳐 오히려 웃기고 친근한 푼수 인물의 특성을 한자로 '골계滑稽'라고 한다. 지금 말로 바꾸면 개그, 혹은 개그 캐릭터 정도. 긍정적으로 표현하자면 작중 내의 감초 역할이자 진중하고 심각한 분위기에 때로 활력을 주는 윤활유 역할. 부정적으로 표현하자면 민폐 캐릭터.

3.2. 미련함

서유기 전체에 걸쳐 미련하다는 묘사가 쉴 새 없이 등장한다. 가장 좋은 예는 후반부에 등장하는데, 삼장법사를 납치한 지용부인을 찾던 손오공과 저팔계는 지용부인의 하녀 노릇을 하는 두 요괴를 발견한다. 손오공이 저팔계에게 정보를 캐내라는 분부를 하자 저팔계는 그들에게 다가가서 뜬금없이 요괴야 라고 부른다. 생면부지의 사람에게 대뜸 요괴 소리를 들어서 화가 난 여요괴들은 작대기로 저팔계를 때린다. 혹을 여러 개 달고 돌아온 저팔계는 손오공에게 사정을 설명하고, 사정을 들은 손오공은 웃음을 터트리면서 매를 덜 맞았다고 놀리며, 버드나무는 부드럽기에 사랑받고, 박달나무는 딱딱해서 끝없이 두들겨 맞는다고 일깨워 준다. 즉, 아무리 상대가 요괴라고 해도 대놓고 요괴라고 부르면 누가 기분이 안 나쁘겠냐는 것.

서유기 세계관에서 요괴는 위상이 상당히 낮으며, 상당수의 요괴도 그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새태세의 부하 요괴 유래유거라는 놈은 자기 두목이 하는 일은 하늘의 도리에 어긋나는 일이니 결코 잘 될 리가 없다고 투덜댄 적이 있다. 애초에 요괴들이 삼장의 고기를 노리는 것도 자기들이 인간이 되고 싶어 오랜 세월을 견뎌왔는데 그것만 먹으면 단숨에 인간이 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언급한다. 홍해아와 흑풍 대왕이 관세음보살에게 거두어져 공덕을 얻자 손오공에게 감사를 표했는데 우마왕은 이를 보고 아들과 생이별했다며 손오공에게 화를 내다가, 손오공이 홍해아는 이제 영생을 누리며 선행을 쌓는 귀한 몸이 되었는데 왜 자기한테 화를 내냐고 말하자 우마왕이 반박할 거리가 없어져서 말을 못할 정도다. 결정적으로 육이미후 편에서 손오공이 파문당한 후 관음보살에게 억울함을 호소하는 대목에서 관음보살이 사람을 죽이는 건 잘못된 일이나, 요괴를 때려 죽이는 건 공적이라고 언급한다.

미련한 성격 덕에 삼장법사의 관심을 알게 모르게 많이 받는다. 손오공이 갈구기[32] 시작하면 삼장법사가 그만 구박하라며 말리는 장면이 자주 나온다. 청모사자 에피소드에서는 손오공이 삼장법사에게 익사한 왕을 살려낼 계책을 말하며, 저팔계의 말만 듣고 편을 들어 계책을 이루지 못할까봐 걱정된다고 투덜거릴 정도. 다만 삼장법사라고 저팔계를 늘 편애하는 건 아닌 게, 금각 은각 에피소드에서는 저팔계가 시킨대로 정찰을 하기는커녕 게으름을 피우기만 하다 돌아왔다는 사실이 밝혀지자, 저팔계의 애원에도 불구하고 이야기를 들어보니 저팔계가 맞기는 맞아야겠다고 순순히 인정했다.[33] 봉선군에서는 좋은 대접을 받고 있는데 뭐하러 떠나냐며 손오공에게 딴죽을 걸다가 삼장법사에게 혼나기도 했다. 또한 여행의 극후반부인 천축국에서는 삼장법사가 공주로 변장한 요괴에게 장가들게 되자 예비 부마인 삼장법사의 위세만 믿고 천축국의 황제 면전에서 날뛰다가, 꿈에도 생각지 못한 장가를 들게 되어 속만 썩이던 삼장법사가 불같이 화내며 관세음보살이 하사한 쇠로 만든 선장으로 직접 저팔계를 스무 대나 때리기까지 한다.[34]

욕심이 많고 미련한 모습 덕에 자뻑이 심하고 앙큼스럽다고 묘사되는 손오공과의 콤비가 유명하다. 외관상으로 뚱뚱한 돼지와 비쩍 마른 원숭이의 모습도 대조를 이루고, 저팔계의 태평한 성격은 다혈질인 손오공과 좋은 대비를 이루기 때문이다. 사실 저팔계는 생긴 것과는 달리 잔머리가 잘 돌아가기 때문에 손오공에게 놀림받고 까일 때면 손오공을 골탕먹이는 것도 잘한다. 주된 패턴은 귀가 얇은 삼장법사를 어떻게든 꼬셔서 긴고주를 외우게 해서 손오공을 엿먹이는 것.

3.3. 게으름

삼장법사나 손오공이 일을 시키면 불평하며 일을 하려 들지 않고, 때로는 몰래 낮잠을 자거나 거드름을 부려서 일행에 민폐를 끼칠 때로 끼치는 게으름뱅이다. 이에 짜증이 날대로 난 손오공이 여의봉으로 때리겠다고 협박해야 그제서야 식겁하며 일을 하는 건 서유기의 황금 패턴 중 하나다. 이게 심해지자 나중에는 삼장법사조차도 저팔계를 석장으로 두들겨 패는 일이 있었다.

3.4. 겁쟁이

만사에 겁이 많아서 앞에 요괴가 있다는 사전정보를 입수하면 일단 어떻게든 도망치거나 포기할 궁리부터 한다.

실전에서도 세 형제가 다른 요괴들과 싸우면 언제나 가장 먼저 겁을 먹고 패퇴하다가 포박당한다. 황포괴와의 싸움에서는 사오정을 버리고 혼자 도망쳤을 정도.

요괴를 상대로 겁먹는 건 그렇다쳐도, 일반인을 상대로도 겁을 먹는 경우가 있다. 일반인 중에서도 민간인 레벨은 옛날 잡아먹기도 하고 했지만, 일단 군인, 포졸, 강도와 같은 무장한 일반인이 쪽수로 밀어붙여도 제압당하거나 겁을 먹는다. 명색이 그래도 수천 근의 무기를 다루는 선인인데...

근데 또 미련하다보니 겁없이 난리칠 때도 있다. 은각대왕과 싸울 때에는 죽기살기로 싸우자 그 기세에 놀라서 은각대왕이 부하들에게 다굴을 명령했고, 남산대왕이 부하들하고 다굴할 때는 쩔쩔 매다가 뒤에서 손오공이 '내가 도우러 왔다'고 하자 갑자기 자신감을 되찾더니 죄다 떨쳐냈다. 정작 손오공은 도와준다고 말만 해놓고 돌아가서 그런 적 없다며 낄낄댔지만... 우마왕하고 싸울 때도 실제론 우마왕의 한 방 거리도 안되는데, 옆에 손오공이 있으니 얼씨구나하고 달려들어 한참 손오공하고 1대1로 막상막하였던 우마왕이 어쩔 수 없이 물러설 정도.[35]

여담으로 우마왕전에서 저팔계는 이상하게 평소 그답지 않은[36] 모습을 보이며, 서유기에서도 손꼽히게 강한 요괴인 우마왕을 상대로 평소 같이 뺄 생각하지 않고 매우 적극적인 태도로 용맹하게 싸운다. 그야말로 서유기 내에서 저팔계의 리즈 시절이라 해도 무방할 정도. 작중 저팔계의 대사에서 "목(木)이 생겨나 해(亥)에 짝하여 돼지가 되었으니, 황소란 놈 끌어다 흙 따위(土類)로 만들어 버립시다!"가 있는 것으로 봐서는, 오행상극에 근거하여 돼지(=목)가 소(=토)에 우세하다는 관념이플라시보 효과?나 설정이 있어 소를 상대로 특히 더 적극적이고 용맹해지는 거 같다.

4. 대중문화의 저팔계

보통의 경우에는 민폐 담당으로 나온다. 원전에서부터 민폐 담당이기는 하지만.

4.1. 날아라 슈퍼보드의 저팔계

자세한 것은 날아라 슈퍼보드의 저팔계(날아라 슈퍼보드) 문서 참조.

4.2. 최유기의 등장인물

자세한 건 최유기의 저팔계 문서 참조.

4.3. 개그만화 보기 좋은 날서유기 ~여행의 끝~ 에피소드에 나오는 저팔계

성우는 나이토 료. 사실 서역 도착전에 그만 배고픈 다른 세명에게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그래도 마지막에 제일 먼저 서역에 골인 했다.

삼장법사의 회상을 보면 계속 자기가 식재료니 맛이 있다느니 하는 드립을 계속 친다. 하지만 잡아먹힐 때는 비계맛밖에 안 난다며 살려달라하다가 먹힌다.

4.4. SF 서유기 스타징가의 돈 핫카

돈 핫카 문서 참조.

4.5. 드래곤볼

오룡이란 캐릭터의 모델이 되었다. 생김새부터 돼지지만 여자를 밝힌다든지 변신술을 쓴다는 점에서도 비슷한 부분이 있다.

4.6. 북한의 저팔계 외교

김정일 지시로 위 캐릭터의 이름을 딴, 저팔계 외교로 외교관들에게 “우리는 이제부터 외교를 저팔계식으로 해야 한다. 저팔계처럼 자기 잇속만 챙길 수 있다면 적에게도 추파를 던질 줄 아는 것이 우리가 해야 할 외교방식”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고 한다. “그렇다고 적들에게 바지까지 벗어주는 행동은 절대로 하지 마라”며 “외교관들은 당성과 계급적 원칙을 가슴 속에 깊이 간직하고 겉으로 철저히 영국신사처럼 행동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솔직한 척, 어리석은 척, 억울한 척, 미련한 척하면서 어딜 가나 얻어먹을 것은 다 얻어먹은 것처럼 해야 한다고 전했다.

4.7. Into the Badlands

Bajie라는 이름의 캐릭터가 등장하는데, 이는 "팔계"의 중국식 발음. 시즌 2부터 등장하며 서니와 함께 광산 노동을 하고 있던 중 만나게 된다. 원작처럼 약삭빠르고 이기적인 데다가 트롤끼가 있어서 1화에서 서니를 도와주는듯 하더니 그를 팔아먹는다. 그 후 2화에선 서니와 함께 쫓기는 꼴이 된다. 단순 트롤러로 보일 수도 있겠지만 사실 생존 관련해선 머리가 팍팍 돌아가고 거리낌이 없는 캐릭터이다. 배우는 닉 프로스트

4.8. 이말년 서유기

자세한 것은 문서 참조.

4.9. 마법천자문저팔계

저팔계 참조.

4.10. 검은 신화: 오공의 저팔계

앙증맞은 2등신 멧돼지 캐릭터로 등장하며, 근본적인 서사[37]는 변하지 않았지만 어머니 거미 요괴와 서로 사랑하는 사이였으며 팔계는 몰랐지만 자식까지 있었던 것으로 각색되었다. 2장까지 고독하게 여행을 하던 주인공 천명자의 길동무이자 서포터로 원전대로 꼴사납고 때로는 볼성 사나운 짓도 하지만 그러면서도 완전히 미워할 수 없는 캐릭터다.

[1] 이 당시 불가에서는 같은 스승을 둔 제자들은 법명에 돌림자를 사용하였는데, 현장 삼장의 세 제자들은 깨달음 오(悟)자 돌림자를 사용한다. 각각 오공, 오능, 오정. 단, 똑같은 오자돌림이지만 오공의 법명은 수보리조사한테서 받은 것이고 오능과 오정은 먼 훗날에 관세음보살한테서 받은 것이다.[2] 손오공의 경우는 원래 이름도 없는 원숭이였다가(굳이 따지자면 미후왕이지만 이것도 별호에 가깝다) 수보리조사의 제자가 되면서 오공이라는 법명을 받았고, 사오정은 본래 인간이었다가 도를 닦아 하늘에 올랐다고 자기소개를 한 적이 있으니 인간 시절~권렴대장 시절의 본명이 있을 법은 하지만 단 한 번도 언급되지 않고 불가에 귀의해 관세음보살에게서 법명을 받은 후로는 법명인 사오정이나 별명인 사화상으로만 불린다. 사실 제대로 된 서유기 완역본이 나오기 전까지 저팔계의 진짜 이름이 따로 있다는 점을 알던 한국 독자들은 거의 없었다.[3] 때문에 가끔씩은 여의봉보다 더 상위의 보물로 평가되기도 한다. 옥화현에서 사자 요괴가 일행의 무기를 훔쳤을 때 잔치를 열었는데 잔치의 이름이 정파회, 즉 저팔계의 쇠스랑이 메인이었다. 도둑맞은 입장이긴 하지만 이 말을 듣고 저팔계는 싱글벙글했다.[4] 2010년 드라마판에서는 삼장에게 과거 이야기를 할 때 항아와 매일 만나다보니 정이 생겼고 어느날 아예 잔뜩 취한 채로 "후예 같은 놈은 잊으시고, 천봉원수인 저를 만나주세요!"라고 고백해버렸다. 항아의 역린을 아주 제대로 건드린 셈이다. 항아가 처음엔 그만두라고 했는데 안 들으니 옥황상제앞에서 저팔계를 고소했고, 옥황상제는 취중진담이라며 곤장 2천대에 추방처분을 내린다.[5] 출가하기 전 이름은 목타로, 탁탑천왕 이정의 둘째 아들이자 나타의 형이다. 관세음보살의 제자가 되면서 이름을 목차로 고치고 혜안을 법명으로 삼았다고 나온다.[6] 아래에서 설명하겠지만 이 무렵 저팔계는 8가지 음식을 금하고 있었는데, 그 중 3종은 고기다. 이것만 보면 이 세 종류 이외의 고기는 먹었을 듯 싶기도 하지만, 장인어른이 삼장법사에게 푸념할 때 보면 그나마 육식은 하지 않아 식탐이 엄청난데도 피해는 그리 크지 않았다고 말한다.[7] 훗날 다른 작가가 쓴 '후서유기'라는 2차 창작에서는 이 기다리고 있던 부인이 낳은 저팔계의 후손이 이쪽 일행의 저팔계 포지션을 맡게 된다.[8] 일명 오신채라 부르는 그것. , 마늘, 부추, 달래, 흥거이다.[9] 하늘에서 금슬이 좋은 기러기, 땅에서 집을 지키는 개, 물속에서 군신의 의리가 있는 뱀장어의 고기라고 한다.[10] 판본에 따라서는 '팔계'를 팔재계, 즉 식탐, 성욕, 재물, 고자질, 거짓말, 게으름, 두려움, 공명심이라는 8가지 번뇌의 근원으로부터 거리를 두는 것이라고 풀이하기도 한다. 이 8가지 계는 상좌부 불교에서 정리한 팔재계(aṭṭhaṅga-sīla)와는 비슷하면서도 약간 다르다.[11] 猴哥. 원작에서 저팔계가 손윗서열인 손오공을 부르는 존칭이자 한편으로는 깐죽거리면서 늘 부르는 호칭이다. 날아라 슈퍼보드에서 항상 저팔계가 손오공에게 '손형'이라고 하는 게 고증을 따른셈. 猴은 원숭이 후 라고 읽는다.[12] 아직도 그런 거나 따지고 있으니 부처에 오르지 못한다고 꾸중하는 바리에이션도 있다. 천웨이동 서유기에선 불문에 귀의하고도 여색을 밝혀 성불을 못한다고 나왔다.[13] 다만 저팔계 기준으로 줄어든 것일 뿐이다. 어떤 판본에서는 아예 정과가 묘사되지 않고 이에 자기 직위에 엄청 만족해하기도 한다.[14] 이때는 돼지머리 요괴가 아닌, 술버릇이 좀 심하게 안 좋긴 해도 어엿한 천군의 장수였다.[15] 피수결을 맺으면 물에 젖지 않고 들어갈 수 있고, 물에 사는 생물로 변해도 된다. 하지만 둘 다 전투를 잘 못하게 된다. 수영을 할 줄 알긴 한데, 역시 그렇다고 물 속에서 평소처럼 싸우는 건 불가능하다.[16] 사오정이 살던 유사하는 깃털조차 가라앉는 강이다.[17] 이 때문에 원래 저팔계가 막내 포지션이 아니었냐는 말도 있다.(문학과 지성사 출판본 서유기 참조) 당장 평소 여행길에서 하는 일만 봐도 사오정은 삼장법사의 말 고삐를 쥐고 걷는 역할이다. 반면 저팔계는 혼자 짐을 들쳐메고 가며 저팔계의 푸념에서만 나오지만 하룻밤 묵을 곳에 도착하면 저팔계가 온갖 잡일, 허드렛일을 도맡아한다고 한다. 그러고도 전투에서는 사오정은 삼장의 호위로 빠지고 선봉장이자 제일 강한 손오공을 따라 출전하는 역할도 맡고 있고 말이다. 중간에 저팔계가 자신이 둘째임에도 불구하고 '여행길에선 막내가 제일 고생한다'는 푸념을 하는 것도 볼 수 있다. 특히 마지막에 무사히 천축에 도착해 경을 가지고 돌아온 뒤 그동안의 공로에 따른 직함을 받는 부분에서도 사오정보다 낮은 단계의 직함을 받는데, 이게 여행하는 동안 제일 민폐를 많이 끼쳤기 때문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연공서열에 따라 그렇게 된 것이라고 보는 것도 가능하다. 결국 오승은 서유기에서는 저팔계가 둘째, 사오정이 막내라고 완전히 굳어졌으니 그냥 그랬을 수도 있다는 것 정도로만 알아두자.[18] 대표적인 예가 거미 요괴 에피소드. 목욕하는 요괴들을 상대로 실컷 희롱한 뒤, 자비없이 때려잡으려고 했다.[19] 원래 사오정이 쫓겨나기 전의 직함이 천계 옥황상제 궁의 궁성방어사령관이라서 그렇다. 은하계의 해군사령관인 저팔계와는 달리 방어 위주의 임무를 계속 담당해왔다.[20] 손오공은 원래 화과산에 있는 원숭이 나라의 국왕이었다. 아예 애초부터 왕이었던 손오공은 자기 꼴리는 대로 스스로 일을 해왔기 때문에 남의 명령을 받던 저팔계나 사오정과는 격이 다르다. 긴고아는 이런 남의 밑에 있기 싫어하는 손오공을 통제하기 위해 삼장이 손오공에게 씌운 것이다.[21] 물론 저팔계가 삼장법사나 손오공보다 학식이 부족하고 사오정보다 머리가 좋지는 않고 농민들을 상징한다는 분석도 많지만 엄연히 글을 깨친지라 그 시대의 평균 이상이라고 봐야한다.[22] 크고 우둔한 것으로만 변신 가능하다고 본인이 언급. 근데 2010년 신서유기에선 생쥐로 변신하는 등 원작보단 나아졌으나 처음엔 호랑이꼬리가 나오는 묘사가 있었다[23] 손오공수보리 조사의 제자일 무렵 둔갑술을 배울 때 천강수 36가지 둔갑술과 지살수 72가지 둔갑술 중 어느 것을 배우겠냐고 하자 손오공은 자기는 욕심쟁이라 숫자가 많은 게 좋다며 지살수를 배우겠다고 했었다. 저팔계가 배운 것이 바로 나머지 하나인 천강수 36가지 둔갑술. 수보리 조사한테 배운 건 아니고 어디서 배웠는지는 나오지 않는다. 변신 가능한 수가 적을 뿐, 천강수가 원래 지살수보다 더 안 좋은 것인지는 작중 나오지 않는다. 저팔계가 손오공보다 둔갑술 실력이 낮기 때문에 제대로 된 비교가 힘들기도 하다.[24] 그냥 말의 오줌이 아닌 백룡마의 오줌으로 산속의 풀이 머금으면 영지초가 되고 물고기가 마시면 용이 되는 영약이다. 하지만 일반인에게 이 사실을 설명하기는 어려우니...대뜸 "아, 이거 저희가 타고 온 백마 오줌인데 애가 사실 용이라서 효과가 좋아요ㅎ"라고 하면 퍽이나 믿음직스러울 것이다.[25] 사실 3인방의 무기는 각각 13,500근(여의봉), 5480근(쇠스랑과 항요장)이나 되는 엄청난 중량을 자랑해 일반인 여럿이 달려들어서 들려 해도 소용이 없다.[26] 서열상 동생에게도 핀잔을 듣고 갈굼받는 못난 형 역할이다.[27] 2010년 드라마판에서는 고태공의 부인이 종의 장벽을 언급하면서 개연성이 부가됐다. 상대가 요괴가 아닌 신이라고 해도, 견우와 직녀(중국 설화에서 견우는 인간이다)(만화로 보는 중국신화에선 우랑과 직녀로 표현)의 사례처럼 결과가 좋은 적은 한 번도 없었다는 것. 그래도 저팔계가 과실을 먼저 저지른게 맞긴 맞다. 인간 저강렵의 모습으로 결혼했다면 인간 저강렵으로 조용하게 지내야한다. 고태공은 인간 데릴사위를 원했지 종이 다르며 부인을 별채에 감금하고서 바람 일으키고 구름을 타고 다니며 조용한 농촌을 떠들썩하게 만드는 소란행위를 할 요괴 데릴사위를 구한게 아니다. 게다가 바깥에 보이는 눈도 있고... 부잣집 사위가 돼지요괴라면 집안망신이 아닐수가 없다. 차라리 그냥 하인이라면 해명이라도 가능하지 사위는 빼박 망신감.[28] 물론 평소에 오공이 힘쓰는 일을 안하는건 나름 합리적이긴 하다. 오공은 요괴 같은 적들과 만날때 투입되는 핵심전력이므로 애초에 하는 일이 따로 정해져 있다.[29] 사실 백마도 용이었던지라 보통 말과 다르며 말이 된 후 필마온이었던 손오공에 대해 절대적으로 복종하기에 사실상 말을 돌보는 일의 난이도는 저팔계가 14년간의 서천행에 필요한 동계 하계 물자 전반에 해당하는 무거운 짐을 운반하는 일과는 비할 수 없다.[30] 사실 탁발 때 받은 재물을 몰래 챙겨둔 것은 저팔계 과실이긴 하지만 이 저승사자로 속이게 된 이유 자체가 후술한 전투에서 손오공의 장난 때문에 포로가 되어 연못에 포박당해서였다[31] 데릴사위가 아니라 남편이었다고 나오는 버전도 있다. 어쨌든 그 여괴가 죽은 뒤로는 그냥 그 여괴의 거처에 머물고 있었다고 한다.[32] 손오공으로부터 늘 呆子, 夯货(둘 다 바보라는 의미)라고 놀림받고 갈굼당한다.[33] 순전히 짐꾼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산을 넘어갈 때까지만은 봐 주자고 했는데, 금각은각대왕이 끼어드는 바람에 한바탕 홍역을 치른 후에는 어물쩡 넘어갔다.[34] 작중에서 삼장법사가 저팔계에서 정말 불같이 화를 내며 벌을 주는 몇 안 되는 장면이기도 하다. 오죽했으면 저팔계가 맞으면서 악을 쓰는 소리에 주변에서 시중 들던 천축국의 관원들이 삼장법사를 뜯어 말렸겠나. 그런데, 얻어 맞고 나서 저팔계가 중얼거리는 소리가 또 걸작이다.. "정말 대단하신 부마 나으리야! 혼사를 치르기도 전에 왕법을 집행하시고 세도가 당당하시네그려!" 물론, 당연하게도 이 말을 한 뒤에 또다시 손오공에게 꾸지람을 듣는다.[35] 이 때는 우마왕이 저팔계로 변신해 손오공을 한 번 속였던 걸 손오공이 말해줘서 감히 자신으로 변신했냐며 열받은 상태기도 했다. 그래도 사실 손오공과 동급의 강자인 우마왕에게는 상대도 안되지만, 워낙 득달같이 달려드는데다가 손오공에게 가세해서 2대1인 상황이었던지라 밀린 것.[36] 아예 묘사로 평소 그답지 않다고 대놓고 말한다.[37] 팔계가 주역인 4장의 엔딩 애니메이션에서 천봉원수 시절의 모습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