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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04-20 13:30:54

오신채

파일:五辛菜.jpg

1. 개요2. 역사3. 대상 나물4. 한국에서의 적용5. 타 종교의 유사 개념6. 여담

1. 개요

오신채() 또는 오훈채()는 승려들이 수행하는 데 방해되는 5가지 매운 나물로, 마늘부추달래흥거를 말한다.

2. 역사

불교에서 저 다섯 가지 음식을 금하는 이유는 신체작용적, 수행적 측면이 강하다. 오신채는 모두 자극이 강한 식물이라 날것으로 먹으면 화를 잘 내게 하고 익혀서 먹으면 음란한 마음을 일으킨다고 하는 등 번뇌를 유발한다고 한다. 거기다가 강한 냄새까지 나니 수행에 방해가 된다고 여기는 것이다.

어디까지나 붓다 사후에 생긴 사회적 문화에 따라 계율이 어느 정도 변질된 것이기 때문에 초기의 불교에서는 오신채라는 개념이 없었다. 이 전통은 채식과 함께 대승 불교힌두교아유르베다에서 받은 영향이다. 아유르베다에서는 파 대신 양파를 금지한다. 채식과 비슷한 경우다.[1] 때문에 상좌부 불교에서는 이러한 전통이 없을 때가 더 많다. 다만 상좌부 불교라고 해도 스리랑카 요리에서는 오신채를 빼는 문화 자체는 있으며, 현재도 인도권에서 수행자는 오신채를 빼서 먹는것이 일반적이다.

3. 대상 나물

어떤 채소를 오신채로 할 지는 초기 불경마다 기록이 갈린다. 능엄경에서는 대산(大蒜:마늘), 소산(小蒜:달래?염교?), 자총(慈蔥:샬롯), 각총(茖蔥:산마늘), 흥거(興渠:아위)를 오신채로 들었으며, 범망경에서는 대산(大蒜:마늘), 혁총(革蔥:산마늘 혹은 염교?달래?), 자총(慈蔥:샬롯), 난총(蘭蔥:부추), 흥거(興渠:아위)를 오신채로 제시했다. 능가경에서는 산(蒜:마늘). 총(蔥:대파), 구(韮:부추), 해(薤:염교), 흥거(興渠:아위)를 오신채로 들었다. 즉, 오신채라 하면 일반적으로 마늘, 대파, 아위, 산마늘, 달래, 염교, 부추, 샬롯 중 다섯 가지를 가리킨다.

마늘(大蒜)은 어느 경전에서도 빠지는 경우가 없으며, 무조건 포함되었다.

대파(蔥)의 경우 원래 초기 대승 불교에서 금지하던 것은 우리가 알던 대파가 아닌 양파의 일종인 샬롯(자총, 화총)이었다.[2] 하지만 샬롯은 동아시아에서 재배하지 않았기 때문에 동아시아 불교에서는 샬롯 대신 대파를 금했다. 원래 샬롯이 오신채에 포함되어 있었기 때문에 양파를 오신채에 넣기도 하는데, 일반적으로 그렇다고 해서 대파를 빼지는 않으며, 소산(小蒜)이나 흥거(興渠)를 빼고 대신 양파를 금지하는 경우가 많다.

소산(小蒜)의 경우 달래(小根蒜, 薤白)를 뜻한다는 설과 염교(薤)를 뜻한다는 설이 있는데, 주로 한국에서는 달래를, 일본에서는 염교를 오신채로 본다. 사실 원래는 초기 불경에서는 산마늘(茖蔥)이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으나, 단주육문에서 빠지면서 자연스럽게 달래나 염교가 그자리를 차지했다.

흥거의 경우, 결론만 말하면 인도 쪽에서 자라는 미나리과 식물인 아위(아사푀티다)다.[3] 하지만 아위는 동아시아에서 재배되는 식물이 아니기 때문에[4] 각 나라마다 다른 식물을 흥거로 취급했는데, 한국에서는 무릇을 흥거로 취급해서 먹지 않았고, 일본은 생강을 흥거로 취급했다. 그 외에 같은 부추속 식물인 양파를 흥거로 취급해서 빼기도 한다. 다른 네 식물과는 과 단위에서 다른 식물인 데다가 동아시아에서 재배조차 되지 않는 식물이었기 때문에 없는 취급을 해서 사실상 사신채 취급을 받기도 한다.

한국에서는 일반적으로 마늘, 대파, 달래, 부추, 흥거를 오신채로 보았으며, 일부에서는 부추속에 속하는 식물 전체를 먹지 않기도 한다.

서양권에서는 일반적으로 양파, 마늘, 리크, 차이브, 래디시 등을 오신채로 언급하는데 아마도 대파나 부추, 달래, 염교가 서양권에서는 거의 먹지 않는 채소인 것이 이유인 듯하다.[5]

4. 한국에서의 적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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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요리에서 위 재료를 빼버리면 조리 가능한 음식들이 절반이 넘게 날아가 버린다. 특히 마늘은 거의 한식의 필수품이라 골치 아프다. 여기에 더해 오신채를 따지는 사람들은 당연히 스님일 테니 육식도 못 한다.

5. 타 종교의 유사 개념

여타 종교에서도 특정 음식류를 금지하는 교리를 많이 찾아볼 수 있다. 한국에는 이슬람교의 돼지/술 금지, 힌두교의 소 금지 교리가 잘 알려져있다. 이는 음식을 통제하는 것이 자신의 욕망을 절제하고 입장을 표출하는 가장 직접적인 표현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7] 그런 신념적 원인을 제외하고서 종교 창시 당시의 사회적 요인으로 금지되었다고 생각되는 예도 있다.

6. 여담



[1] 사실 중국.한국.일본 등 대승불교가 채식 전통을 갖게 된건 중국 역사상으로 양나라에서 양무제가 스님들에게 술과 고기 섭취를 강력하게 금기시히는 단주육문 칙령을 내려서 그렇게 된 것이다.[2] 샬롯은 양파(Allium cepa)와 같은 종이다. 불경 주석을 보면 베어내고 다시 자란 파란 식으로 두루뭉술하게 설명하는데, 이는 분구한 샬롯을 심어 대파처럼 자란 것을 말한다. 한국에서 흔히 먹는 양파도 이런식으로 재배가능하며 2020년대 들어 양대파, 함양파란 이름으로 팔리고 있다.[3] 한국에서는 페룰라나 힝 파우더(이 Hingu-힝구는 흥거라는 음역의 어원이기도 하다)라는 이름으로 카레 가루에나 소량첨가되는 것을 제외하는 아예 먹지 않는 향신료다. 인도에서는 여전히 널리 쓰이며, 서양에서도 과거 실피움을 쓰던 레시피를 아위로 대체했기 때문에 남유럽 요리에서 사용된다.[4] 때문에 불경의 주석서에서도 흥거는 무엇인지 알 수 없다고 기록된 경우가 많다. 자총(샬롯)의 경우도 한 번 베어내고 다시 자란 대파라는 식으로 잘못 기록된 경우가 많았다.[5] 리크는 대파나 양파와는 완전히 별개의 품종(Allium ampeloprasum:국명 코끼리마늘)이고, 차이브도 부추나 쪽파와는 다른 품종(Allium schoenoprasum)이다. 리크보다는 오히려 칼솟(양대파)이 오신채에서 가리키는 자총에 가깝다.[6] 다만 이것과 맛이 똑같은 현미 채식라면은 유기농 매장에서 구할 수 있다.[7] 가령 채식주의는 많은 경우 공장형 사육에 반대하는 주장의 일환으로 이루어진다.[8] 淸規. 불교 승려나 도교 도사로서 지켜야 할 계율.[9] 한때 유행한 강시선생 영화를 보면 잘 알 수 있는데, 1편 주인공 임정영이 맡은 도사의 본업은 장의사이다. 2편에서는 의원을 하고 있다.[10] 이 스님은 피자를 만들 때도 피자치즈 대신 마를 쓰기도 한다.[11] 아스파라거스목의 다른 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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