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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12-13 22:49:34

2015 WBSC 프리미어 12/결선 토너먼트/준결승 2경기

도쿄돔의 기적에서 넘어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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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WBSC 프리미어 12 엠블럼.svg
경기 일정
본선 조별리그 [[2015 WBSC 프리미어 12/조별 리그/A조|
A조
]] · [[2015 WBSC 프리미어 12/조별 리그/B조|
B조
]]
결선 라운드 [[2015 WBSC 프리미어 12/결선 토너먼트|
8강전~결승
]]
관련 문서
대회 준비 · 논란 · 도쿄 대첩


1. 개요2. 경기 전3. 경기 내용4. 경기 정황
4.1. 1~8회4.2. 9회초4.3. 9회말
5. 총평과 경기 후 반응
5.1. 한국 측 반응5.2. 일본 측 반응5.3. 총평
6. 경기 이후
6.1. 일본의 여러 수작
7. 여담8. 관련 문서9. 둘러보기

[clearfix]

1. 개요

2015년 11월 19일 도쿄 돔에서 펼쳐진 2015 WBSC 프리미어 12 준결승 2경기에 대해 다루는 문서. 대한민국일본에 3:0으로 끌려가던 경기를 9회 초에 4득점을 기록하면서 대역전승을 일궈낸 경기로, 1982년 세계 야구선수권대회[1]에 이은 또 하나의 쾌거로 꼽히고 있다.

2. 경기 전

안경현 해설은 일본과의 개막전 이후 "일본과는 다시 한 번 꼭 맞붙었으면 좋겠다"라고 해설 도중 여러 번 언급했는데 그것이 실제로 일어났다.

일본은 푸에르토리코전이 끝난 후 인터뷰에서 4강전 선발이 본인들이 가진 최고의 카드인 오타니 쇼헤이임을 발표했다. 한편 한국의 선발로는 이대은이 나섰는데, 일본프로야구에서 선발로 자리잡은 경험이 있기에 일본 선수들을 상대하는 것에 대해 어느 정도 익숙해진 선수지만 아무리 봐도 오타니의 상대로는 역부족이어서 전체적으로 경기의 승산에 대해 암울한 예상이 훨씬 컸다. 그냥 지난 경기처럼 오타니에게 완벽하게 막히지만 않으면 된다는 식으로 이미 포기하는 분위기였다.

일본 측에서는 한국 팀의 사인 훔치기를 우려한다는 발언을 해 어그로를 끌었다.

3. 경기 내용

파일:WBSC 프리미어 12 엠블럼.svg 2015 WBSC 프리미어 12 준결승
2015 WBSC Premier 12 Semi Final Game 2

2015.11.19. 19:01 ~ 22:51 (3시간 50분) | 도쿄 돔 | 45,000명(매진)
중계방송사: 파일:SBS 로고.svg | 캐스터: 정우영 | 해설: 이승엽, 안경현
선발 1 2 3 4 5 6 7 8 9 R H E B
파일:대한민국 국기.svg 대한민국 이대은 0 0 0 0 0 0 0 0 4 4 6 1 3
파일:일본 국기.svg 일본 오타니 쇼헤이 0 0 0 3 0 0 0 0 0 3 6 0 8
승: 임창민 | 패: 노리모토 다카히로 | 세이브: 이현승 | 홀드: 정대현
주심: 마르쿠스 파틸로(미국) | 1루심: 쑤젠원(대만) | 2루심: 폴 길레(미국)
3루심: 세스 벅민스터(미국) | 좌선심: 가와구치 고타(일본) | 우선심: 케빈 스위니(미국)
양 팀 선발 라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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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f2024,#ffffff {{{#!folding [ 펼치기 · 접기 ]
{{{#!wiki style="margin: -6px -1px -11px"
대한민국 타순 일본
포지션 선수명 선수명 포지션
2B 정근우 1 아키야마 쇼고 CF
CF 이용규 2 사카모토 하야토 SS
LF 김현수 3 야마다 테츠토 2B
DH 이대호 4 쓰쓰고 요시토모 DH
1B 박병호 5 나카타 쇼 1B
RF 민병헌 6 마쓰다 노부히로 3B
3B 황재균 7 나카무라 아키라 RF
C 양의지 8 히라타 료스케 LF
SS 김재호 9 시마 모토히로 C
SP 이대은 P 오타니 쇼헤이 SP
}}}}}}}}}}}} ||
주요 경기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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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f2024,#ffffff {{{#!folding [ 펼치기 · 접기 ]
{{{#!wiki style="margin: -6px -1px -11px"
결승타 이대호(9회 무사 만루서 좌익수 앞 2타점 적시타)
홈런 없음
2루타 정근우(9회)
실책 김재호(4회)
도루 나카타 쇼(5회) 사카모토 하야토(7회)
희생플라이 사카모토 하야토(4회)
병살타 민병헌(2회)
}}}}}}}}}}}} ||
투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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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f2024,#ffffff {{{#!folding [ 펼치기 · 접기 ]
{{{#!wiki style="margin: -6px -1px -11px"
대한민국 대표팀 투수 기록
투수 기록 이닝 투구수 피안타 피홈런 볼넷 사구 탈삼진 실점 자책점 ERA
이대은 3.1 95 3 0 3 1 2 3 1 2.70
차우찬 2.2 44 0 0 2 0 3 0 0 0.00
심창민 0.0 11 0 0 2 0 0 0 0 0.00
정우람 1.2 26 2 0 0 0 1 0 0 0.00
임창민 0.1 6 0 0 0 0 1 0 0 0.00
정대현 홀드 0.2 9 1 0 0 0 1 0 0 0.00
이현승 세이브 0.1 2 0 0 0 0 0 0 0 0.00
일본 대표팀 투수 기록
투수 기록 이닝 투구수 피안타 피홈런 볼넷 사구 탈삼진 실점 자책점 ERA
오타니 쇼헤이 7.0 85 1 0 1 1 11 0 0 0.00
노리모토 다카히로 1.0 21 3 0 0 1 1 4 4 36.00
마츠이 유키 0.0 5 0 0 1 0 0 0 0 0.00
마스이 히로토시 1.0 17 2 0 0 0 0 0 0 0.00
}}}}}}}}}}}} ||
타자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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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f2024,#ffffff {{{#!folding [ 펼치기 · 접기 ]
{{{#!wiki style="margin: -6px -1px -11px"
대한민국 대표팀 타자 기록
<rowcolor=#fff> 타순 선수 포지션 1회 2회 3회 4회 5회 6회 7회 8회 9회
1 정근우 2B 3땅 우플 중안 좌2
4타석 4타수 2안타 1타점 1득점
2 이용규 CF 3땅 삼진 삼진 사구
4타석 3타수 0안타 1득점 1사구 2삼진
3 김현수 LF 삼진 삼진 삼진 볼넷
4타석 3타수 0안타 1타점 1볼넷 3삼진
4 이대호 DH 사구 삼진 3땅 좌안
4타석 3타수 1안타 2타점 1사구 1삼진
나성범 PR→DH
5 박병호 1B 우플 삼진 중플 유직
4타석 4타수 0안타 1삼진
6 민병헌 RF 2병 삼진 유땅 좌안
4타석 4타수 1안타 1삼진
7 황재균 3B 삼진 3땅 삼진 유플
4타석 4타수 0안타 2삼진
8 양의지 C 삼진 2플
2타석 2타수 0안타 1삼진
오재원 PH 좌안
중플
2타석 2타수 1안타 1득점
강민호 C
9 김재호 SS 1땅 삼진
2타석 2타수 0안타 1삼진
손아섭 PH 중안
1타석 1타수 1안타 1득점
김상수 SS
일본 대표팀 타자 기록
<rowcolor=#ffffff> 타순 선수 포지션 1회 2회 3회 4회 5회 6회 7회 8회 9회
1 아키야마 쇼고 CF 유직 1땅 볼넷 삼진 중플
5타석 4타수 0안타 1볼넷 1삼진
2 사카모토 하야토 SS 유땅 삼진 우희플 볼넷 삼진
5타석 3타수 0안타 1타점 1도루 1볼넷 2삼진 1희생플라이
3 야마다 테츠토 2B 볼넷 사구 심진 볼넷 삼진
5타석 2타수 0안타 2볼넷 1사구 2삼진
4 쓰쓰고 요시토모 DH 볼넷 1직 중플 삼진 1땅
5타석 4타수 0안타 1볼넷 1삼진
5 나카타 쇼 1B 유플 볼넷 볼넷 중플 중안
5타석 3타수 1안타 1도루 1득점
나카시마 타쿠야 PH
6 마쓰다 노부히로 3B 1플 삼진 삼진 좌플
4타석 4타수 0안타 2삼진
나카무라 타케야 PH 3땅
1타석 1타수 0안타
7 나카무라 아키라 RF 좌안 좌중안 2땅 유땅
4타석 4타수 2안타 1득점
8 히라타 료스케 LF 우플 좌안 좌플 좌안
4타석 4타수 2안타 1타점 1득점
9 시마 모토히로 C 유땅 실책 3플 우안
4타석 4타수 1안타
}}}}}}}}}}}} ||
득점 루트
{{{#!wiki style="margin: 0 -10px -5px"
{{{#1f2024,#ffffff {{{#!folding [ 펼치기 · 접기 ]
{{{#!wiki style="margin: -6px -1px -11px"
이닝 득점 팀 득점 루트 스코어
4회말 일본 (1사 1,3루)히라타 료스케의 좌전 적시타로 1득점 대한민국 0 : 1 일본
4회말 일본 (1사 1,2루)시마 모토히로 타석에서 상대 유격수 실책으로 1득점 대한민 0 : 2 일본
4회말 일본 (1사 만루)사카모토 하야토의 우익수 앞 희생플라이로 1득점 대한민국 0 : 3 일본
9회초 대한민국 (무사 1,2루)정근우의 좌전 2루타로 1득점 대한민국 1 : 3 일본
9회초 대한민국 (무사 만루)김현수의 밀어내기 볼넷으로 1득점 대한민국 2 : 3 일본
9회초 대한민국 (무사 만루)이대호의 좌전 적시타로 2득점 대한민국 4 : 3 일본
}}}}}}}}}}}} ||
SBS H/L 다시보기 파일:유튜브 아이콘.svg WBSC H/L 파일:유튜브 아이콘.svg WBSC 풀영상 파일:유튜브 아이콘.svg

4. 경기 정황

4.1. 1~8회

이건 아닙니다. 못 칩니다.
김현수, 오타니 쇼헤이에게 삼진을 당하고 돌아와서 한국 선수들에게 #
선발로 나온 오타니 쇼헤이는 4회에 160km/h를 찍고 직구의 구속이 평균 155km/h였을 정도로 혼신의 투구를 펼쳤고[2], 1차전과 마찬가지로 대한민국의 타선은 마치 추풍낙엽처럼 나가떨어졌다. 한국 타선은 오타니를 두 번째로 상대할 때는 타자들이 오타니의 공에 어느 정도 익숙해졌을 것이라 예상하고 패스트볼만 노리고 초구와 2구를 계속해서 공략하는 빠른 승부라는 전략을 들고 왔다. 그러나 오타니는 그런 건 상관없다는 듯 구위로 한국 타선을 압도했고, 한국 타자들은 삼진 11개를 헌납하면서 오타니 공략에 완전히 실패했다. 그나마 2회초에 이대호가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한 것을 제외하면 7회초가 되어서야 이닝 선두 타자 정근우가 간신히 팀의 첫 안타를 침으로써 노히트 행진을 깰 수 있었다.[3] 하지만 후속 타자인 이용규김현수가 연이어 삼진을 당했고, 이대호마저 3루 땅볼에 그치면서 기회는 날아갔다. 이후 8회초에 오타니가 내려가고 노리모토 다카히로가 올라오자 8회의 기적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지만, 박병호-민병헌-황재균불과 8구 만에 삼자범퇴를 당하면서 이닝이 허무하게 끝났다.

일본이 이처럼 쉽게 경기를 풀어나간 반면 한국은 그야말로 위기의 연속이었다. 3점만 내준 게 용할 정도로 매 이닝마다 아슬아슬한 순간이 계속됐다. 선발로 나선 이대은은 구위는 괜찮아 보였지만 제구 난조와 심판의 스트라이크 존에 적응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매 이닝마다 주자를 출루시켰다. 그래도 아슬아슬하게 3이닝을 막아냈고 4회 1사까지는 괜찮았는데 그 이후부터 연속으로 안타를 허용했고, 김재호의 아쉬운 수비로 병살을 잡아낼 수 있는 코스를 정근우와의 사인이 어긋나면서 레이업 송구를 시전했다. 그렇게 이대은은 2실점을 하고 주자 만루 상태에서 강판당했고, 이번 대회에서 그야말로 역투를 하던 차우찬은 희생 플라이로 1점을 내준 걸 제외하면 2.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내면서 제 몫을 했다.

7회에 등판한 심창민이 일명 '별모양 존'으로 불리는 심판의 괴상한 스트라이크 존으로 인해 멘탈적으로 흔들리며 제구가 불안해져 사카모토 하야토야마다 테츠토를 연이어 볼넷으로 내보내며 다시 무사 1, 2루의 위기가 닥쳤지만, 이어서 등판한 정우람이 삼진 - 중견수 뜬공 - 좌익수 뜬공으로 타자들을 돌려세우면서 다행히 실점 없이 넘어갔다.[4]

이후 8회에 정우람이 1아웃을 잡은 상태에서 연타를 허용해 1사 1, 2루가 되면서 다시 위기가 닥쳤다. 하지만 정우람이 아키야마 쇼고를 중견수 플라이로, 그 다음에 등판한 임창민이 사카모토를 삼진으로 잡아내면서 진화되었다. 이렇게 한국 타선이 오타니에게 완전히 말려버린 가운데 투수진은 최대한의 노력으로 3점으로 실점을 막아냄으로써 일말의 역전의 기반을 마련했다.

4.2. 9회초

그렇게까지 뒤집을 거라고 생각은 못했고요. 사실 이렇게 그냥 이렇게 끝내서는 안 된다고 생각을 했어요.
모든 국민들이 보고 계실 것이고, 기대를 하고 계실 것이고, 그리고 5만 관중들 사이에 국민들이 와서 응원을 하고 계셨으니까.

오재원, 인터뷰
일본프로야구를 대표하는 투수답게 8회초를 삼자범퇴로 막은 노리모토 다카히로는 계속 마운드를 지켰고, 이제 대한민국에게 남은 아웃 카운트는 단 3개였다. 9회말까지 승부를 끌고 가기 위해서는 9회초에 3점 이상 득점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리고 9회초, 김인식 감독이 8번 타순에 대타로 오재원을 기용하면서 한국의 공격이 시작되었다. 그런데 오재원은 첫 타석부터 없던 루틴까지 만들며 노리모토의 신경을 박박 긁는[5] 그야말로 본인다운 모습을 보여주더니, 헛스윙을 대차게 두 번 한 후 2볼 2스트라이크에서 스트라이크 존 근처로 들어오는 5구째 변화구를 밀어쳐 3루수유격수 사이로 빠지는 안타를 치며 출루했다. 일본 덕아웃을 향한 세리머니는 덤.[6]# 이후 9번 타순에서 대타로 나선 손아섭이 2구째에 제대로 된 풀스윙 정타로 노리모토의 다리 사이로 빠져 마운드를 맞고 완벽한 정중앙 방향으로 중견수 앞까지 가는 중전 안타를 치며 노아웃 주자 1, 2루가 된다. 뒤이어 1번 타자 정근우도 변화구를 당겨쳐서 3루 베이스를 넘어 그대로 좌측 담장까지 빠르게 굴러가는 강타구를 만들며 좌익선상 2루타를 기록했다.[7]

이렇게 한국은 세 타자가 연속으로 안타를 치면서 마침내 첫 득점에 성공했으며, 스코어는 1:3에 주자 상황은 노아웃 2, 3루가 되었다. 안타 세 개 모두 130km/h대 변화구를 정타로 쳐서 만들었는데 수 싸움에서 앞선 것이다. 정근우도 경기 후 인터뷰에서 변화구를 노렸다고 말했고, 당시 일본 해설진이었던 나카하타 키요시는 당시 일본의 포수였던 시마 모토히로의 사인에 "시마 포수가 볼 배합을 어떻게 하고 있는 건지 모르겠네요."라고 말하며 의문을 표했다. 실제로 나카하타의 이 말은 일리가 있는 것이, 시마는 8회까지 오타니 쇼헤이와 노리모토의 패스트볼에 맥을 못 추던 한국 타자들을 상대로 9회초에는 변화구 위주의 투구를 주문했고, 이로 인해 오재원, 손아섭, 정근우에게 연속으로 안타를 맞았는데 맞은 구질은 전부 서클 체인지업이었다.[8] 물론 패스트볼 구위가 좋은 노리모토와 달리 김현수를 상대한 마쓰이 유키는 기교파에 조금 더 가까운 투수이기는 하다.[9]

상황이 이렇게 되자 도쿄 돔의 한국 팬들은 열광하기 시작했고, 일본 선수들과 코치진은 당황했다. 그렇게 분위기가 한국 쪽으로 조금씩 기울던 중요한 상황에서 2번 타자로 나온 이용규에게 노리모토는 속구로만 볼 배합을 가져가 153~157km/h에 형성된 공들을 몸쪽 높게 두 개[10], 바깥쪽 한 개[11]에 던졌다. 그렇게 1볼 2스트라이크의 불리한 상황에서 노리모토는 초구와 비슷한 코스였던 152km/h 몸쪽 높은 속구를 던졌는데, 왼쪽 팔꿈치 근처에 공이 스치면서 이용규는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하게 되었고 무사 만루가 되었다. 당시 이용규가 투구에 스쳤다고 하며 스친 팔꿈치 부위를 손으로 치는 제스처를 취할 때 심판은 바로 이용규와 같은 제스처를 취하며 1루에 가라고 선언했고, 노리모토는 이에 충격을 받은 듯 뚱한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나카하타는 "이번 것은 좀... 이건 좀 아니네요..."라며 어이없다는 듯한 멘트를 남겼다.[12]

일본 팬들 입장에서는 편파로 보일지도 모르지만 경기를 보면 중계 도중에 보호대에 맞는 소리가 들렸다. 현장음을 들어보면 포수의 미트에 공이 들어가는 소리 외에 소리가 하나 더 들리는데, 심판은 이 소리로 판단한 듯하다.[13] 이용규와 심판의 제스처가 비슷했던 데다가 그 시점이 거의 동시라고 해도 될 만큼 잠깐도 주저하지 않고 몸에 맞는 공 선언이 나온 걸로 보아 심판이 확신한 것으로 보인다.[14] 너무 몸쪽이라 그냥 기다리다가 스쳤기 때문에 HBP로 인정하지 않는 게 원칙이 아니냐는 의견도 있는데, 원래 몸에 맞는 공은 몸 쪽으로 날아오는 공을 타자가 피하려는 움직임이 있었지만 맞았을 때 인정되며 타자가 적극적으로 맞으려고 하지 않는 이상 피하는 시늉이 적거나 없다는 이유로 불인정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스윙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몸이 앞으로 나가서 맞는 것도 HBP로 처리하는 것이 일반적이다.[15]

이어서 타석에 들어설 준비를 하던 선수는 조별리그 당시 만루에서 3타점 싹쓸이 장타를 친 적이 있을 정도로 좋은 모습을 보였던 김현수였다. 당시 한국 중계진은 만루 상황임을 강조하며 김현수에게 큰 기대를 표현했다. 그러자 안타 한 방에 동점을 허용할 수도 있는 대위기에 처한 일본은 곧바로 일본 불펜 투수계의 초대형 신인으로 공인받던 만 20세 신성 마쓰이를 마운드에 올렸다. 하지만 강심장이라는 별명이 무색하게 긴장한 모습이 역력하던 마쓰이는 과감한 투구 패턴을 보이기는 커녕 변화구 하나 없이 바깥쪽 속구를 다섯 개나 던졌다. 마쓰이가 바깥쪽 속구 두 개로 2볼을 만들자 당시 해설을 맡았던 안경현 해설과 이승엽 해설 모두 마쓰이는 변화구는 완전히 버리고 직구만 던지기로 작정한 게 틀림없다며 입을 모아 말했고, 이후 마쓰이는 정말 그 말대로 계속 속구만 던졌다. 그것도 오직 바깥쪽으로만 말이다.

여기에는 복선이 있었던 것이, 당시 일본 내야 수비진이 병살을 노리는 시프트를 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유인구로 김현수의 병살을 유도하려 했다는 일본의 작전이 드러나는 대목인데 문제는 김현수는 이런 시프트에 전혀 걸려들지 않는 타자라는 것. 물론 그렇다고 정면 승부를 걸 만한 타자인가 하면 그건 더욱 아니다.[16][17] 그렇게 김현수는 계속된 볼에 반응하지 않고 3볼 1스트라이크에서 침착하게 또 볼을 골라 밀어내기 볼넷을 얻어내 타점을 올렸다.[18][19] 그러면서 스코어는 2:3, 단 한 점 차이로 바뀌게 된다. 상황별 승리 확률에 따르면 9회초가 시작할 때 한국이 이길 확률은 2% 정도였으나, 김현수의 밀어내기 볼넷이 나온 순간 41%가 62%로 바뀌며 한국의 승률이 일본을 앞섰다.#

도쿄 돔은 한국 팬들의 흥분과 일본 팬들의 불안이 뒤섞인 혼란스러운 분위기에 휩싸였는데, 그 이유는 다음 타자가 2015년 일본시리즈 MVP인 이대호였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일본은 마쓰이를 강판시키고 2015년에 이대호를 상대로 4타수 무피안타 4삼진을 기록한 마스이 히로토시를 등판시켰다. 마스이는 이 대회에서는 영 부진했지만 2012년에는 45홀드로 NPB 홀드왕, 2015년에는 39세이브로 NPB 세이브 2위에 올랐으며 장타 허용률이 가장 낮기로 유명했다. 일본으로서는 이대호를 상대로 내세울 수 있는 최선의 카드였다. 그렇게 이대호와 마스이의 승부는 초구 볼, 2구 파울, 3구 볼까지 투구가 이어졌고 2볼 1스트라이크 상황에서 도쿄 돔에는 알 수 없는 긴장감이 감돌았다. 그리고 4구째...


관중석에서 찍은 현장 반응. 이대호가 공을 받아쳐서 날리는 모습은 2분 5초부터 나온다.
이 결과가 믿어지십니까! 9회 초에! 대한민국이 일본을 무너뜨립니다!
정우영 캐스터, 이대호가 2타점 적시타를 날리는 순간
이대호는 마스이의 날카로운 초구 포크볼을 걸러낸 뒤[20][21] 좌측 2타점 적시타로 경기를 뒤집었다. 무려 세 타자 연속 안타 + 여섯 타자 연속 출루로 일군 대역전극. 약속의 8회 대신 기적의 9회가 이뤄진 것이다. 한국은 이대호가 안타를 칠 때까지 타석에 들어선 타자 여섯 명 중 단 한 명도 아웃되지 않았다. 일본 해설진 역시 착잡한 심경을 해설로써 나타냈는데, 기누가사 사치오는 포수인 시마가 변화구 위주의 볼 배합을 요구한 것에 불만을 보였고 사사키 가즈히로는 공격적이지 않고 침착했던 이대호의 영리함을 에둘러 표현했다.

일본 중계진은 이대호의 타석 때 왜 외야를 뒤로 물렸냐며 의아해했지만, 결과만 놓고 본다면 이는 고쿠보 히로키 감독이 옳았다. 후진 수비를 하지 않았다면 1루 주자마저 2루에 못 묶고 3루 진루를 허용하며 민병헌이 친 안타 때 5:3이 될 뻔했고, 좌측으로 꽤 치우친 타구라 전진 수비였다면 공이 담장까지 가버렸을 가능성도 높아서 잘못하면 3루 진루가 아니라 아예 싹쓸이도 나올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안타를 친 이대호는 대주자로 교체되었고, 이어서 민병헌의 안타까지 나오면 6:3에 도쿄 대도서관은 덤이었다. 캐스터와 기누가사와 달리 사사키는 코칭스태프의 후진 수비 결정을 납득하는 반응을 보였다.[22]
적시타를 날리고 환호하는 이대호
이후에는 5번 타자 박병호의 안타성 타구가 유격수 직선타로 잡히는 아쉬운 상황이 나왔다. 그러나 6번 타자 민병헌이 자신있는 스윙으로 좌익수 앞 안타를 치면서 1사 만루를 만들며 다시 추가 득점에 대한 기대를 올렸다. 조금 짧은 안타와 전진 수비의 영향으로 2루 주자는 3루에서 멈췄고 홈에 들어올 수 없었다. 그리고 7번 타자 황재균이 이대호의 타석부터 계속된 마스이의 조금 뻔했던 투구 패턴을 읽지 못하고 초구 헛스윙 등 급한 모습을 보이다가 가운데로 들어오는 공에 외야 플라이를 노리는 듯한 스윙을 했는데, 전형적인 인필드 플라이가 되면서 2사 만루가 되었다.

그 뒤 타석에는 기적의 9회초를 시작했던 남자 오재원이 들어섰고, 오재원은 볼 카운트 2볼 1스트라이크에서 마스이가 차마 뒤도 못 돌아볼 만큼 큼지막한 타구를 만듦과 동시에 역대급 배트 플립을 선보였지만 중견수 아키야마 쇼고의 호수비로 담장 앞에서 잡히면서 9회초가 끝났다. 자세히 보면 큰 타구이기는 했지만 펜스를 넘기기에는 배트 중심에서 약간 빗겨난 것이 보인다. 물론 그걸 감안해도 오재원이 풀스윙으로 갈겨버린 데다가 타구도 빗맞기는 했지만 잘 맞은 타구였고, 배트 플립 동작도 매우 커서 순간 마스이와 시마가 그대로 얼어버렸다. 시마는 공이 뻗는 걸 앉아서 바라보고만 있었고, 마스이는 그대로 바로 공을 뒤돌아보는 것이 아니라 한동안 그 자리에서 얼어있다가 뒤늦게 타구를 확인했다.
오재원의 타구, 우중간 깊습니다! 오재원은 배트를 던졌고!!
이 타구! 아~ 담장 바로 앞에서 잡히네요!
맞는 순간은 오재원도 홈런임을 직감했는데, 담장이 조금 멀었습니다!
정우영 캐스터
수많은 일본 야구팬들이 가장 충격을 많이 받았다고 한 장면은 이대호의 역전 적시타가 아닌 오재원의 배트 플립이었다. 이대호는 일본 야구팬들도 다 아는 선수였지만 오재원은 그들이 누군지 전혀 모르던 한국 선수였다. 그래서 안타를 쳐도 뜬공을 쳐도 도발적이고 파이팅 넘치는 플레이가 일본 팬들에게 불안감을 안겨주었다고 한다. 맞는 순간 마스이의 표정부터 썩어있었는데 만약 타구가 담장을 넘어갔으면 8:3, 넘어가지 않더라도 아키야마가 못 잡았으면 7:3도 가능했으니 1이닝에 7득점 이상을 올린 빅 이닝이 될 수도 있었던 것이다. 일본에서는 4:3과 비교할 수 없는 큰 충격, 그야말로 야구계 대공황급 사건으로 받아들여졌을 것이다. 그와는 별개로 일본 중계진에서 오재원의 배트 플립에 대한 별다른 반응은 없었다. 이미 6연속 출루를 당할 때부터 큰 충격을 받아서 약간 반 포기한 느낌으로 말수가 적어졌기 때문인 것, 9회초 초반부터 많이 소리를 지르다가 타선이 한 바퀴 돌면서 지친 것 등의 영향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설명한 대로 9회에 나온 노리모토 다카히로, 마쓰이 유키, 마스이 히로토시 모두 일본에서 선발이나 불펜으로 손에 꼽던 일류 선수였기 때문에 그 선수들이 다 당했다는 것에서 이미 중계진들은 실망과 멘붕을 일으켰을 수밖에 없었던 상황이었다.[23]

이 타구는 홈런이 되지는 못했지만 일본 투수와 팬들에게 잠시나마 큰 절망감을 선사했던 시원한 빠던과 파이팅 넘치는 모습 덕분에 오재원은 까방권을 얻었다. 우리혐 빠던.GIF[24] 못 잡았다면 이미 출발한 주자 3명이 모두 들어와 승부가 사실상 끝날 수도 있었다. 역전당했으나 이 수비로 한 점 차이를 유지하는 데에 성공한 일본은 덕아웃에서 박수를 치며 한 점 차이는 얼마든지 뒤집을 수 있다는 표정과 함께 자신들에게 기운을 불어넣었다. 일본은 예선에서 멕시코베네수엘라를 상대로 9회말에 역전해서 이긴 데다가, WBC에서도 한국에게 따라잡혔던 경기를 역전해 이긴 적도 있으니 자신만만할 만도 했다. 특히 일본 해설진은 오재원의 장타성 타구를 호수비로 저지시킨 것이 한국의 사기를 꺾었다고 생각한 모양이었다. 게다가 다음 문단에 설명할 내용대로 당시 일본의 9회말 타선은 3-4-5 클린업 트리오였고, 그 중에는 이번 대회 최고의 클러치 히터이자 결승타 제조기면서 홈런이든 단타든 종류를 안 가리는 미친 타격으로 예선 13타점을 올린 타점 괴물 나카타 쇼가 마지막인 5번 타자로 있었다. 이러했기에 일본 입장에서 완전히 포기할 상황은 당연히 아니었다.


[25]


어쨌든 이렇게 대한민국은 9회초에 타선이 한 바퀴 돌면서 역전에 성공했다.

4.3. 9회말

9회말에 등판한 정대현은 대수비로 나온 포수 강민호와 함께 배터리를 이뤘다. 강민호와 정대현은 롯데 자이언츠에서 이미 몇 년 동안 호흡을 맞춘 베테랑들이었으나 대한민국은 그렇게 안심할 만한 상황이 아니었다. 경기 내내 이대은의 위기 상황에서의 깜짝 호투로 3점만 내준 게 용할 정도로 계속 출루를 내줄 만큼 위기가 많았던 데다가, 1, 2점 정도 더 낼 수 있는 1사 만루에서 한 점도 못 뽑았고 마지막에는 일본 수비의 호수비까지 있었기 때문에 분위기를 완전히 가져왔다고 말하기 힘든, 뭔가 찜찜하고 불안한 상황이었다.

9회말 일본의 타선은 3-4-5 클린업 트리오였고, 5번 타자는 조별예선 13타점의 타점왕 나카타 쇼였다. 지켜보던 한국 팬들 역시 안심이 되지는 않았던 상황. 하지만 국제 대회에 강한 걸로 유명한 정대현은 3번 타자 야마다 테츠토[26]를 헛스윙 삼진[27]으로 잡아내며 첫 번째 아웃 카운트를 기분 좋게 얻어 깔끔한 출발을 했다. 다음으로 나온 4번 타자 쓰쓰고 요시토모가 정대현의 몸쪽 공을 노려 우익선상으로 날카롭고 빠른 안타성 타구를 만들었으나, 1루수 박병호의 온몸으로 공을 막는 호수비[28]와 정대현의 빠른 1루 베이스 커버 + 깔끔한 포구를 통해 아슬아슬한 땅볼로 두 번째 아웃 카운트가 잡혔다. 이제 극적인 역전승을 확정짓기 위한 남은 아웃 카운트는 1개.

하지만 정대현은 다음 타자인 5번 나카타에게 몸쪽 공을 던졌다가 중전 1루타를 허용했다. 그러자 고쿠보 히로키 감독은 퍼시픽 리그 도루왕 나카시마 타쿠야[29]를 대주자로 투입했는데, 도루 견제 능력이 떨어지는 언더핸드 투수인 정대현으로서는 동점 주자가 2루로 가는 걸 막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게다가 고쿠보 감독이 도루 없이도 일발 장타를 통한 동점 내지 역전을 위해 오른쪽 허벅지 2루과 통증으로 그날 선발 라인업에서는 빠져있었으나, 퍼시픽 리그 홈런왕 경력이 무려 6번이나 있고 경기가 열렸던 해인 2015년 퍼시픽 리그 홈런왕인 우타 거포 나카무라 다케야를 대타로 내자 김인식 감독은 좌완 투수 이현승을 등판시켰다.[30]

초구에는 이현승의 영점이 흔들렸는지 투구가 바깥쪽으로 많이 치우친 바운드 볼이 되어 하마터면 뒤로 빠질 뻔했으나, 강민호가 필사적으로 블로킹한 뒤 더 필사적으로 달려가 공을 잡아채면서 1루 주자의 진루를 견제하여 이현승에게 부담이 될 만한 상황(득점권인 2루로 진루)을 막아냈다. 많은 한국 팬들은 이를 보면서 놀랐던 가슴을 쓸어내렸고 일본 팬들은 아쉬워했다. 그리고 2구째, 나카무라는 투구된 몸쪽 공을 쳐서 3루 측으로 체공 시간이 길고 애매한 땅볼 타구를 만들었고 어려운 바운드를 3루수 황재균이 잘 잡아내 1루로 송구하여 마지막 아웃 카운트를 잡았다. 체공 시간이 워낙 길어서 달리기가 빠른 선수가 전력 질주했다면 충분히 내야 안타가 될 수 있어 많이 위험했던 땅볼 타구였다. 빠른 발의 타자였으면 1루에서 승부해 볼 만했으나, 나카무라는 173cm, 105kg의 체구에 원래 발이 느리고 당시 부상까지 달고 있었다. 전혀 위협적이지 않은 주루로 인해 포구 후에는 부담없이 송구해서 포스 아웃을 시킬 수 있었다.[31]

이로써 대한민국의 극적인 역전승이 확정되었다. 그리고 SBS는 엔딩 노래로 마야진달래꽃을 내보냈다. 너무나도 상황에 적절한 가사가 중계를 보던 많은 사람의 가슴을 벅차게 만들었다고.

5. 총평과 경기 후 반응

5.1. 한국 측 반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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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 해설은 오타니 쇼헤이의 공이 워낙 강력하기 때문에 다른 일본 투수의 공은 몇 번만 보면 눈에 익을 것이라고 예상했고, 이는 적중하면서 대한민국은 극적인 역전승을 만들어내게 되었다.

야구 잘 모르는 해설이라고 무진장 까였던 안경현 해설은 이날 경기 이후 상반된 평가를 받았다. 실제로 안경현 해설은 9회초 3연속 안타 직후, 1:3에 무사 2, 3루 상황에서 당시 중계진 중 가장 먼저 "역전도 가능한 상황입니다."라는 말을 했다. 이승엽 해설의 경우는 일본의 세이프티 스퀴즈 대비를 언급하며 동점 플레이도 염두에 두었던 걸로 보이는 멘트를 했고 김현수의 타석에서도 3볼 상황에서 밀어내기를 고려하여 스탠딩 사인의 필요성을 말했으나, 안경현 해설은 그 상황에서 연속 3개의 직구를 본 상황 + 앞으로도 직구가 들어올 가능성이 99%이기에 직구가 눈에 익었을 김현수의 타격을 원한다는 표현을 했다. 이에 정우영 캐스터는 "쓰리볼에서 타격을 하라는 말씀이신 거죠?"라며 살짝 의아해하는 반응을 보였다. 결국 5구에 밀어내기 볼넷이 되었지만, 저 멘트 직후 투구된 4번째 공이 이전까지 한 투구와 같은 종류인 바깥쪽 직구면서 그날 마쓰이 유키의 투구 중 유일하게 객관적인 스트라이크 존으로 들어온 공, 즉 밀어쳐서 안타를 만들 수도 있던 공이기도 했기 때문에 타격을 노릴 필요가 있다고 했던 안경현 해설의 예측이 무조건 틀린 것은 아니었다고 볼 수도 있다.

한국에서는 스포츠서울이 지방에 나갈 판본에 역전 결과를 반영하지 않고 대표팀 패배로 미리 다음 날 헤드라인을 올렸다. 이후 판본은 사과 이후 한국의 승리로 고친 듯한데 아무래도 저 오보판은 희소가치가 있을 듯. 참고로 보통 스포츠 경기 관련 기사가 있는 신문 1면은 이길 때와 질 때를 둘 다 만들어 놓는다. 보통 스포츠 팀을 가진 기업들이 리그 결승전에서 우승할 때와 준우승할 때의 광고 둘 다 만드는 것과 같은 격. 그런데 스포츠서울은 이미 경기 전 데이터나 8회까지 나온 데이터만 보고 질 때의 기사와 사진은 만들었지만 이길 때를 가정한 케이스를 따로 만들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32], 그 부분은 2002 한일 월드컵 4강 한국-독일전 당시 신문들이 만들려던 판본들을 참고하면 된다.[33]

아쉬운 점이 있다면 한 번 붙어봤던 오타니에게 타선이 묶였다는 점. 2경기 동안 아예 공을 제대로 건들지도 못했다. 안타를 3개 뽑았는데 그중에서도 정타로 맞은건 두 개 뿐이었다. 아무리 엄청난 투수여도 한국이 낼 수 있는 최고의 타자들로 상대해서 손도 제대로 못 썼다는 것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그동안 일본의 뛰어난 투수진을 상대해서 한국이 공략에 어려움을 겪었던 것이 한두 번이 아니긴 하지만, 그래도 어떻게든 이길 수 있는 점수를 뽑아내긴 했었으며 이렇게까지 굴욕적으로 압도당한 적은 없었다. 다만 아쉽긴 해도 뭐 어쩔 수 없는 게, 오타니는 메이저 리그 베이스볼 진출 이야기가 늘 거론되는 에이스 투수이다.[34] 한국 네티즌도 오타니의 실력을 인정해 줄 정도였다. 당장 승리에 안주하지 말고 다음 국제 대회까지 KBO 리그, 선수들의 수준과 기량을 높이는데 주력하고 일본의 신예 선수들을 철저히 분석해 다음 대회에서도 기분 좋은 승리를 이어가도록 해야 할 것이다.

물론 이와 달리 국제 대회에서 삽질 한 번 하면 기어나오는 불분명한 하향 평준화론은 또 가루가 되었다. 애초에 이 하향 평준화론 자체가 2013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 예선 탈락이라는 충격의 바람이 불면서 퍼진 것에 불과하다. 과거의 국제 대회와 비교하지만 언제나 야구에서 프로 대 프로로 붙었을 때 한국 대표팀은 일본 대표팀에게 맞붙을 수는 있지만 어쨌든 좀 더 불리한 위치에 있는 언더독 포지션이었다. 오타니의 위엄을 이야기하지만 다르빗슈 유는 이후 사이 영 상 컨텐더급 성적을 찍어봤고, 2009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 결승에서 한국을 격파한 이와쿠마 히사시 또한 이후 MLB에서 팀 에이스가 되었다. 물론 포텐 면에서는 오타니가 더 높게 평가받지만 지금 오타니는 덜 성장한 투수이고 저 둘은 구위와 제구 모두 당시에는 일본 기준으로는 완성된 투수였다.

한국은 이번에도 전력이 밀리는 상황에서 이를 극복하고 멋지게 1승 1패를 수확했으며, 그것도 토너먼트에서 승리하며 완벽히 실리까지 챙겼다. MLB 선수들을 뺀 베스트 전력을 기준으로 하면 한국 쪽에 더 전력 누수가 많았고, 대회 진행에서도 편파적으로 휘둘린 것을 극복했기 때문에 더욱 값지다 하겠다. 물론 이런 비생산적인 비난과는 별개로 진짜 중요한 대표팀 세대교체 문제와 고교야구부터 시작되는 야구 인프라 및 기초 체력 문제는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한다. 또한 일본도 전력 누수가 심하긴 했지만 그에 못지않게 한국의 전력 누수가 심각했다는 사실도 감안해야 한다. 투수진만 봐도 2015년 삼성 라이온즈 원정 도박 사건에 연루된 3인과 오승환, 양현종윤석민까지 빠져서 사실상 A급 불펜이 없다고 봐도 좋았고, 오히려 그 상황에서 위기를 꾸역꾸역 틀어막은 한국 불펜의 뎁스가 더 깊다고 봐도 좋을 정도다. 타자 역시 메이저 리거를 제외하더라도 박석민이 부상으로 제외되었다. 필승조 없이 임한 경기에서 뎁스와 격차를 논하는 건 비판이 아닌 그냥 까고 싶어서 까는 것일 뿐이다.

김인식 감독은 국가대표 감독으로서 2002 부산 아시안 게임 금메달, 2006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 4강, 2009 WBC 준우승에 이어 프리미어 12 우승을 달성했다. 그야말로 먼치킨스러운 기록이 아닐 수 없으며 괜히 국민 감독 칭호 받는 게 아니라는 걸 증명했다. 이 와중에 선동열 투수코치는 작두탄 투수 교체로 재평가받고 있다. 사실 선동열은 투수코치로는 어울린다는 평이 KIA 타이거즈 감독 시절에도 있었다. 9회말 2아웃 직후 정대현나카타 쇼에게 안타를 맞자마자 선동열 투수코치가 김인식 감독에게 무언가 강하게 호소하는 장면이 포착되었고, 약 10초 뒤 투수가 바로 교체된 걸로 보아 그 교체는 선동열이 밀어붙인 판단이었을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교체된 투수 이현승이 대타로 나온 일본 타자 나카무라를 땅볼로 아웃시키고 이겼다. 대회가 끝난 후 한 방송에 출연한 정근우가 이 상황에 대해 말하길, 당시 자신도 정대현의 퀵모션이 도루를 막는데 불리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선동열이 마운드에 올라와 투수와 야수들을 모두 불러모으며 바로 "대현이 투구 시간이 도루에 위험하니까 그냥 투수를 바꾸자"라고 말하며 교체를 했다고 한다. 이에 대해 정근우도 크게 공감하며 이젠 정말 이길 수 있겠다고 속으로 확신했다고 한다. 이로써 투수 교체는 실제로 선동열이 판단해서 김인식을 설득해서 이루어졌던 것으로 보인다.

5.2. 일본 측 반응

설마했던 악몽
(まさかの悪夢)
[35]
야후! 재팬 메인 뉴스의 제목.

9회 일본 중계 자막 풀 버전. 이대호[36]가 적시타를 날리는 장면부터 보고 싶다면 21분 경부터 재생하면 된다. 해설에 나카하타 키요시, 기누가사 사치오[37], 사사키 가즈히로.[38] 싱글벙글하던 해설자들은 말을 잃었고, 경기 종료되자 캐스터 혼자만 간신히 말을 꺼내는 게 초상집이 따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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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직후 일본 야구 팬들이 보인 넷상 반응은 무능, 쓰레기, 나가뒤져라, 영구추방, A급 전범 고쿠보GO 크보?, 보다가 리모컨 던졌어요 등 거친 비난 일색이었다.

야구일본에서 최고 인기의 스포츠이자 자존심인 만큼 이번 패배는 일본 열도를 큰 충격에 빠뜨렸다. 가장 인기 있는 스포츠인 야구에다 처음 열리는 대회, 일본의 심장 도쿄에서 개최되는 대회, 야구 세계 랭킹 2위 일본과 숙적 3위 한국과의 대결, 초대 1위 타이틀 등으로 이 경기는 일본 언론에서 큰 떡밥이었고, 당연히 전 국민이 관심을 가진 경기였다. 당연히 승리할 것 같았던 경기가 9회에서 완전히 뒤집어지자 도쿄 돔은 침묵에 잠겼다. 불과 경기 종료까지 남은 아웃 카운트는 세 개였고, 극적으로 지옥에서 천국으로 올라간 한국과 거꾸로 천국에서 지옥으로 떨어진 일본의 운명이 뒤바뀌어 일본 전역에 엄청난 후폭풍이 불어닥쳤다.

3점 차로 이기다가 9회에 속절없이 뒤집히면 페넌트 레이스 때라도 팬들의 멘붕을 불러일으키기 충분하다. 하물며 페넌트 레이스도 아니고 지면 3-4위전으로 떨어지는 4강전에, 이전까지 지지 않고 6연승한 상태에서 만난 상대가 한국이었다는 것[39], 게다가 초대 대회 우승을 홈에서 이룰 것이라는 기대감에 부푼 상황이었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3시간 동안 이기고 있어서 기대감은 한층 올라왔고, 9회에 아웃 카운트 3개만 더 잡으면 결승행이라는 사실에 도쿄 돔에 직관하러 온 일본 관중들을 포함해 TV와 컴퓨터로 지켜본 일본인들은 결승에서의 시나리오를 예상하고 있었다. 게다가 9회초에 8회의 한국을 삼자범퇴로 틀어막은 노리모토 다카히로가 그대로 올라왔는데...

그들에게 사무라이 재팬이 보여준 것은 무사에서 6연속 출루로 역전당하는, 페넌트 레이스에서도 보기 힘든 졸전이었다. 아래에 서술된 대회 가치 폄하 등 각종 자기합리화와 민폐질은 패배로 인한 멘붕의 영향으로 추측된다. 한국 대표팀이 이런 짓을 벌였다면 설명은 더 이상 할 필요가 없다.

한편 대표팀 감독 경험에선 신인 축이었던 고쿠보 히로키 감독이 노련한 김인식 감독에게 말린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왔는데, 오타니가 마운드에 있는 한 이길 방법이 없다고 결론내린 김인식 감독이 일부러 0:3이 될 때까지 이대은을 일단 두었고 이후로 곧바로 계투진을 투입했다는 것.[40] 아마도 0:3 정도면 오타니를 내리고 다른 투수를 올릴 것이라고 분석한 김인식 감독의 의도대로 점수차가 이길 수 있다는 확신이 들자 오타니를 결승전에 투입하려는 의도로 고쿠보 감독은 내렸는데, 그러자마자 김인식 감독은 곧바로 발 빠른 좌타자들을 대타로 투입하고 오타니의 공에 익숙해진 한국 타자들이 일본 피쳐들의 공을 냅다 후려 결국 역전패를 허용하고 말았다는 것이다.[41] 하여튼 고쿠보 감독은 본인도 인정했듯 전술 싸움에서 말렸고, 일본 네티즌들도 고부코 감독을 가루가 되도록 깠다.
リリーフじゃないピッチャーを無理矢理リリーフに使う。
ノーアウト満塁でノーコン起用。
最後の最後で代打、怪我人。
小久保さん、選手としては一流だったけど監督としてはド素人だったね。
お疲れ様。


중간 계투가 아닌 투수[42] 억지로 중간 계투로 기용,
무사 만루에서 제구력이 부족한 투수 기용[43],
하다 하다 마지막엔 대타에 부상자.
고쿠보 씨, 선수로는 일류였지만 감독으로선 쌩 뉴비였네.
수고했다.
이 경기에서 고쿠보 감독을 바라보는 일본 팬들의 시선을 단적으로 알 수 있는 댓글. 물론 반론에서도 알 수 있듯 결과론적인 얘기긴 하나 그럼에도 잘했다고 보기도 어려운 기용이긴 했다.

5.3. 총평

It ain't over till it's over.
끝날 때까지는 끝난 게 아니다.[44]
요기 베라
역시 야구는 오래 이기고 있을 필요 없어요. 마지막에 이기면 되는 거죠.[45]
안경현, 해당 경기 중계 중
2010년대 한국 야구의 쾌거로, 한국보다 더 높은 전력을 가졌다 평가받는 일본을 상대로 4강전에서 집중력과 끈질김을 토대로 역전승을 뽑아낸 명경기다. 반대로 일본에게는 중요한 4강전에서 한 수 아래 전력을 가진 라이벌 팀에게 업셋을 당하는 바람에 역대 최악의 경기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

일본은 중요한 4강전인 만큼 진심 전력으로 한국을 상대했으며, 이에 따라 허접은 커녕 평범한 수준의 선수도 없었다. 특히나 이날 투수진들 중 오타니 쇼헤이가 너무 돋보여서 그렇지 뒤에 나와 털린 투수들도 일본 스포츠계의 주목을 받던 1류 선수들이었으며, 한국을 투타 양면에서 완벽히 압도하기 위해 투수의 수준이 상대적으로 높기로 유명한 일본프로야구에서도 최강 축에 속하는 투수들을 데려왔는데 결과적으로는 9회에 털리며 졌기에 일본 입장에서는 폭망한 게 맞다. 이날 올라온 일본 투수진들의 2015 시즌 성적은 다음과 같다.[46]

투수 교체 자체는 충분히 할 수 있는 것이었고, 위의 시즌 성적에서 보듯이 원래 선발이었던 노리모토를 빼면 마쓰이와 마스이는 충분히 1회 정도를 막아주리라 기대할 수 있는 정도의 특급 불펜이었다. 문제는 그 교체를 첫 경기 승리의 투수 순서까지 똑같이 갔고(오타니→노리모토→마쓰이), 웃기게도 평균 구속이 가장 빠른 선수에서 한 단계씩 한 단계씩 차근차근 느린 투수로 바꿨다는 것. 이렇게 되면 오타니의 160km/h짜리 속구와 싸운 타자의 눈에 다른 투수들의 공은 상당히 느리게 보이기 마련이다. 이는 팬들의 추측이 아니라 실제로 선수들이 인터뷰 등에서 직접 언급한 내용이다. 당장 이 기사에서도 김현수가 직접 "오타니 공을 보다가 보니 느려 보였다. 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언급한 것을 볼 수 있다.[48]

노리모토 역시 성적을 보면 선발 투수인 선수다. 야구에서 선발을 불펜으로 돌리는 것은 경험이 있지 않을 시 피해야 하는 행동이지만 했고, 이는 결국 안 좋은 결과로 나오고 말았다. 선발이 보직인 투수는 일반적으로 볼 때 전문적으로 중간 계투를 뛰는 투수보다 몸이 풀리는 것이 늦다. 일부 선발 투수들이 유달리 1회에 약한 모습을 보이는 것이 그러한 이유다. 선발들은 길게 던지기 때문에 게임 초반에 던지면서 몸을 푸는 경우가 많고, 실제로 경기 초반보다 중반에 더 구위가 살아나는 투수들도 꽤 있다.[49] 반면 중간 계투는 언제 등판할지 모르기 때문에 몸이 금방 풀리는 데에 최적화되어 있으며, 대부분 긴 이닝을 던지지 못하는 것도 금방 몸이 풀려서 전력 투구를 하도록 몸이 맞춰져 있기 때문이다. 그러한 이유로 서로 보직을 바꾸는 것은 일반적으로 매우 어려운 일이다. 물론 그러한 사례가 없지는 않지만 시즌이 끝나고 체계적으로 다듬어서 그 다음 시즌부터 적용하는 것이 일반적.

마쓰이와 마스이 역시 시즌 성적은 좋지만 이번 대회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였는데 기용한 것 역시 문제가 된다. 특히 시리즈 내내 흔들리던 마쓰이였고, 한국과의 개막전도 무사 만루를 자초했던 투수를 피한다고 전문 선발 투수 노리모토에게 2이닝을 맡기려다 사단이 나자 더한 폭탄을 올렸으니... 김인식 감독의 경기 후 인터뷰 평처럼 이런 생각 없는 투수 교체는 한국 타자들이 9회에 대역전을 만드는 큰 요소 중 하나가 되었다.

사실 투수 교체 자체에도 문제가 있었다. 더할 나위 없이 잘 던지고 있었고, 1차전까지 생각하면 그야말로 한국 타선을 압도하고 있던 오타니를 불과 85구만 던진 상태에서 위기가 없었는데도 불구하고 바꾼 것에 대한 의문이 나오고 있는 상황. 이는 결승전에 쓰기 위해 한 박자 빠르게 투수 교체를 했다는 설이 유력하다. 사실 확실하게 상대 타선을 100% 틀어막는다는 보장이 있는 투수가 오타니밖에 없기 때문에 위기 상황에 투입하려고 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NPB는 결승전에서 에이스 선발 투수를 부상이 아닌 이상 컨디션 상관하지 않고 마지막 경기에 불펜, 특히 마무리로 등판시키는 경우가 전통적으로 꽤 있긴 하다.

또 다른 설로는 오타니가 85구까지 전력으로 투구한지라 고쿠보 감독의 눈에는 7회부터 조금씩 오타니의 공끝이 무뎌지고 있다는 판단이 들어서 비교적 일찍 교체했다는 얘기도 있다. 3점 정도면 일본의 남은 투수진으로도 어떻게든 한국의 타선을 막아볼 수는 있겠다는 생각인 듯. 실제로 오타니는 85구를 던지면서 패스트볼의 평균 속도가 155km/h를 넘기는 괴력투를 보였는데, 컨디션이 좋고 나쁘고를 떠나서 어느 정도 오버 페이스로 볼 수 있는 면이 있다. 그러니까 오타니의 페이스가 무리할 정도로 가팔랐다는 점도 교체를 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이라고 볼 수도 있다. 비록 85구밖에 던지지 않았지만 오타니의 경우 이날 한 경기에 160 km/h 이상의 공을 무려 7개나 꽂아넣었다. 이를 뒷받침해주는 일화로 오재원라디오 인터뷰에 따르면 이대호에게 "오타니가 리그에서도 저렇게 던지냐?"라는 질문을 하자 이대호가 "리그에서는 1회부터 전력투구하는 모습을 본 적이 없다."라고 했다고. 해당 대화는 4분 15초부터 나온다. 이 정도로 무리한 것은 사실상 7이닝 마무리처럼 던진 거니 좀 많이 무리했다고 볼 수도 있고, 슈칸 베이스볼에서도 이 순간을 리뷰하면서 두 번째 맞붙는 상대이고 1회부터 전력 투구했으며, 6회[50]에 정근우가 친 안타는 구위가 떨어져서 맞은 것이기에 이는 잘못된 판단만은 아니라고 결론내리기도 했다.

고쿠보 감독은 경기 직후 마운드 운용 계획에 대해서 밝혔다. 거기에 따르면 오타니는 7회까지, 이후 불펜 투수들이 1회씩 나눠서 막는 계획을 짰다고 한다. 한국 선수들은 어차피 오타니의 공을 공략하지 못할 것이고, NPB 최고의 셋업맨과 마무리 투수면 1회씩 나눠막는 것은 아무 무리가 없다는 계산이었다. 그리고 실제로 그렇게 했다. 이것이 중요한 이유는 당시 오타니를 전혀 공략하지 못했던 한국 타자들을 볼 때 85구밖에 던지지 않은 선발 투수를 충분히 더 길게 가져가도 되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당장 자주 보는 국내 리그로 돌아와 보자. 매일 5선발씩 돌리는 리그에서도 3:0으로 이기는데 7이닝 무실점인 85구 선발 투수를 교체할 감독은 많지 않다. 그런데도 다음 선발 일정을 위해 85구에서 내린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결정이다. 상황이 나쁘다면 투구 수에 관계없이 교체하기도 하지만, 85구에 7이닝 무실점 3:0 승기를 잡으면 8회, 잘하면 9회까지도 100~120구 이내의 범위에서 선발을 길게 가는 것이 보통 감독의 결정이다. 지금 잘 던지고 있는데 굳이 바꿀 이유는 없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오타니의 오버 페이스를 우려했다면 선발이 아닌 3~4회에 투입해서 그 시점부터 아예 대한민국의 득점을 틀어막을 생각으로 했어야 했다.

어쨌건 오타니의 투수 교체 이후 이해하기 힘든 마운드 운용은 고쿠보 감독이 은퇴 이후 짧은 해설자 생활을 거쳐 바로 국가대표 감독이 되었기에 필연적으로 따라오는 경험 부족을 여실히 나타낸 것으로 보인다. 2013년 선임 이후 대만과의 평가전, 미일 올스타전, 유럽 팀과의 평가전 등 경기 자체는 많이 가졌으나, 이는 전부 친선 경기였을 뿐이고 정말로 중요한 상황에서 위기에 처해서 그 위기를 극복해 본 적은 한 번도 없었다. 넓게 보면 이런 경험 부족한 감독을 선임한 일본야구협회도 책임이 있는 셈이다.

일본 현지에서는 고쿠보 감독과 경기를 말아먹은 도호쿠 라쿠텐 골든이글스 출신 선수들을 다른 팀 팬들이 욕하고 있다. 사실 타선도 욕먹어야 하기는 마찬가지인 게, 한국 불펜진에게 이들이 묶여버리는 바람에 9회에 대반격의 빌미를 제공했다. 일본어판 위키백과에서는 고쿠보 감독의 국적을 한국으로 바꿔놓는 반달이 있었다. 주 비난의 대상은 1점을 실점하고 노아웃 만루 상황으로 내려온 투수 노리모토와 일본 중계진이 오재원-정근우가 같은 코스로 들어오는 변화구를 노려 안타를 만든 것을 지적하면서부터 9회 초 내내 볼배합으로 까인 포수 시마 모토히로. 마쓰이는 등판 시점에 이미 한 방은 맞을 수밖에 없었기에 욕을 먹진 않는다.

일본 선수단이 아닌 특정인, 노리모토나 시마나 고쿠보 감독에게만 책임을 돌리는 건 일본 스포츠 팬들의 전형적인 전범 찾기 문화의 일환일 뿐이었다. 그나마 조금 시간이 지난 지금은 코칭스태프들과 다른 선수들 역시 많은 비판 및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다. 특히 사카모토 하야토, 아키야마 쇼고를 비롯해 하단 여담 문단에 적혀있는 대만 클럽에서의 뒤풀이 현장에 있었다는 의혹을 받는 선수들에 대한 비난이 많다. 물론 가장 많고 거센 비난을 받고 있는 인물은 대표팀의 수장인 고쿠보 감독이다.

반면 후쿠오카 소프트뱅크 호크스 팬들은 상대적으로 조용하다. 고쿠보가 현역 시절 2000안타를 돌파했던 우수한 선수이자 미스터 호크스라 불릴 정도로 소프트뱅크의 프랜차이즈 선수였기 때문이다. 게다가 결승타를 날린 이대호는 정규시즌의 활약과 일본시리즈 MVP로 팀을 우승시켰다. 또한 치바 롯데 마린즈 팬들도 조용했는데, 일본 선수들이 국가대표에 아무도 안 뽑혔기 때문이었고 치바 롯데 소속으로 타국 대표로나마 국가대표에 뽑힌 유일한 인물이 당시 한국 대표팀 선발이었던 이대은이었다. 실제로 치바 롯데는 2006 WBC를 제외하면 대표팀에 1명이 겨우 합류하거나 아무도 못 들어갔으며, 2017 WBC에 이시카와 아유무가 국대로 뽑힌 이후 WBC와 프리미어 12 대표에 롯데 선수가 합류한 적이 없었다.

베이징 올림픽 당시와도 비슷하다. 우승하려고 꼼수를 부린 일본을 상대로 준결승에서 일본 감독삽질이 겹치면서 역전승한 것과, 당시 NPB에서 활동하던 한국의 1루수에게 비수를 얻어맞은 것까지.

6. 경기 이후

3·4위전으로 밀려난 일본은 낮 1시 도쿄 돔에서 열린 멕시코와의 3·4위전에서 홈런 5방을 포함해 11점으로 대거 난타하면서 콜드승을 거두었다. 멕시코에게 제대로 화풀이를 한 일본마치 결승전은 열리지 않기라도 하는 마냥 3위 시상식을 거하게 열었다.[51]

대회 MVP, 결승전 MVP, 준결승전 MVP에게 각각 스위스 명품시계 '위블로'가 하나씩 총 4개가 부상으로 주어지는데 이 회사 기본 제품 가격이 최소 1,000만 원 이상이다. 일본이 이 시계 4개 중 3개를 가져갈 것이라는 확신을 했었다는 기사가 있었다. 기사에서는 3, 4위전에는 시계 부상이 없다고 했는데, 실제로는 3, 4위전 Player of the Day 자격으로 야마다 테츠토 선수가 하나 받아갔다. 예선전이 진행 중이던 상황에서 나온 보도자료의 내용을 보면 부상용 시계는 원래 3개[52]였고, 3, 4위전 부상은 없었던 걸 보면 아무리봐도 일본이 준결승에서 지고 나서 부랴부랴 하나 추가한 모양. 어쨌든 오타니에게 99% 넘어갔던 시계는 이대호가 뺏어갔고, 대회 MVP에게 배당된 시계는 김현수가 가져갔다.

일본을 꺾으며 기세가 오른 대한민국은 결승에서 박병호의 홈런을 포함해 8점을 냈고, 투수들이 미국 타선을 봉쇄하여 8:0으로 승리[53], WBSC 프리미어 12우승을 함으로서, 일본이 자기가 가지려고 공들여 디자인한 우승 트로피를 수상했다. 그리고 불멸의 기록인 초대 MVP는 김현수가 가지고 갔다.

6.1. 일본의 여러 수작

꼼수는 실력을 이길 수 없다.
이현승, 경기 이틀 전 인터뷰
대회 주최 측의 절대적인 지원을 받은 일본은 자신들이 어떻게든 우승하겠다고 발악하는 모습을 보였다. 고칠 것이 많더라도 일본은 개최국 지위와 이 대회의 개최로 얻은 WBSC에서의 입지를 이용하여 대회 일정을 이리저리 고쳤고, 한국 대표팀은 이 일정 놀음에 고통받았다. 당장 가관이었던 것들만 서술하면 다음과 같다.

이렇게까지 대놓고 우승하겠다고 거하게 난리법석을 피웠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그 혜택은 한국이 다 가져갔다.

여하튼 한국이 이겨 결승에 올라갔지만 일본이 보여준 횡포로 인하여 다음 대회는 보이콧하던지, 이 대회 전신인 대륙간컵이나 야구 선수권 세계 대회처럼 아마추어나 보내자는 의견이 많아짐에도 WBSC는 20일, 일본에서 가진 이사회 정리 기자회견에서 이 대회가 야구를 글로벌하게 알렸으며 일본이 운영을 잘했다고 정신승리적 생쇼를 저질렀다. 그리고 WBSC는 20일 도쿄 도내에서 이사회를 열고 2020 도쿄 올림픽 추가 종목으로 야구·소프트볼이 정식 채택될 경우 2019년에 역시 일본에서 열릴 2회 대회를 야구 올림픽 예선으로 치를 방침을 정했다. 규정에 따라 상위 팀에 올림픽 출전권을 부여하고 나머지 팀은 각 대륙별 예선을 통해 결정할 방침을 확인했다. 그런데 1회 대회에서 일본이 보여주는 막장 운영을 보고 과연 IOC에서 잘도 야구를 정식 종목으로 계속 남겨둘지? 2020 도쿄 대회에 한해서 임시 종목이 되겠지만 그 다음은? 결국 올림픽 진출권조차 사라진다면 이 대회 존재 여부는 대륙간컵처럼 아마추어 대회로 남을 수밖에 없다. 이런 막장 운영이 계속된다면...[56]

7. 여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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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흔한 일본 스포츠 언론들설레발.[57] 일본의 4강 진출 후 나온 기사로, 제목은 "강하다! 사무라이 재팬 4강행. 세계제일이 보였다!!" 참고로 해당 잡지 주간 베이스볼은 2008년 한신 타이거스 특집호에서도 우승한답시고 설레발을 떤 적이 있었고, 2015년 내는 특집마다 족족 타어강급 이상으로 대박을 쳤다. 요코하마 DeNA 베이스타즈 특집, 주니치 드래곤즈 특집, 한신 타이거즈 특집까지 기사 특집 전까지 잘나가던 팀들이 이후로 죄다 처참한 꼴을 당했다.[58] 오죽하면 일본 넷 쪽에서는 폐간 이야기가 진지하게 오고갈 정도. 일본 야구팬들은 아예 이걸 두고 '슈베[59]의 저주'라 부르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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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그 유명한 김재박의 개구리 번트와 한대화의 홈런으로 8회에 역전한 경기. 20세기 대한민국 스포츠 10선에 꼭 올라오는 경기다.[2] 오타니가 공을 75개밖에 안 던졌는데 공 끝이 무뎌졌다는 건 그동안 전력 투구를 했다는 의미다. 참고로 당시 오타니는 벌크업하기 전이라 구속이 지금과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느렸다.[3] 이 안타의 의미는 컸는데, 만약 정근우가 안타를 치지 못했더라면 고쿠보 히로키 감독이 노히트 노런을 위해 오타니를 9회까지 계속 등판시켰을지도 모른다.[4] 일본의 야구 전문 잡지 슈칸 베이스볼은 이 경기에서 일본이 패배한 원인 셋 중 하나로 이 순간의 무득점을 꼽았다.[5] 오재원은 리그에서는 저렇게까지 과한 액션이 동반되는 루틴은 웬만하면 하지 않는데 국제 대회여서 더 심하게 오버한 것으로 보인다. 이후 오재원은 한 인터뷰에서 노리모토의 템포가 빨랐는데 노리모토가 하고 싶은 대로 하도록 놔두기 싫어서 자신이 하고 싶은 걸 다 해서 시간을 늘려 흔들어 보자는 생각이었다고 밝혔다. 안경현 해설도 1볼 상태에서 오재원이 이렇게 과한 루틴을 하는 것을 보고 "저런 부분도 사실 투수 입장에서는 굉장히 거슬리거든요."라고 말했을 정도였으며, 노리모토 역시 불편해하는 모습을 내비쳤다.[6] 1루에 안착한 오재원이 주먹 박수를 칠 때 마침 도쿄 돔의 안타 효과음인 칼소리가 나며 폭풍전야의 분위기가 연출되었다.[7] 참고로 정근우는 당해 거의 똑같은 코스의 끝내기 안타를 리그에서 친 적이 있었다.[8] 노리모토는 패스트볼의 구속이 시속 155km를 상회하는 정통파 투수이며, 변화구는 포크볼슬라이더 정도밖에 쓰지 않는다. 안 그래도 강속구에 약한 한국 타선을 상대로 방금 전 이닝에 쉽게 마무리했는데 굳이 주 무기인 포심과 포크볼 대신 서클 체인지업을 고집해 연속 안타를 허용한 것에 대한 의문으로 보인다.[9] 마쓰이도 최고 구속이 시속 154km에 육박하므로 한국에서는 강속구 투수로 불릴 만하다. 다만 빠른 직구 대비 제구가 굉장히 좋지 않아서 변화구에 중점을 둔 투수다.[10] 초구는 볼이었고 2구는 파울이었다. 초구는 몸에 맞을 뻔한 걸 이용규가 피했는데, 이때 덕아웃에서 "야! 그냥 맞아!"라고 소리친 장원준이 압권이다.[11] 3구였고 파울이었다.[12] 당시 일본 측 중계석에는 후술할 소리가 들리지 않은 듯하다.[13] 실제로 심판들은 제대로 보지 못했을 때 소리나 공에 묻은 도료로 판정을 내린다.[14] 그리고 마쓰이가 노리모토의 뒤를 이어 등판해 워밍업을 하고 있을 때 일본 해설진이었던 사사키 가즈히로는 "지난 경기들을 보면 인코스로 공이 들어오면 다리를 내밀어 맞기도 했기 때문에 주의해야죠."라고 말했다.[15] 이용규가 맞은 HBP는 전광판 기준으로 152km/h의 포심이었으니 피하는 게 어려웠다. 그리고 일부러 맞아 출루하려고 해도 시속 130km 이상으로 날아오는 공은 몹시 아플 수밖에 없다.[16] 실제로 김현수는 볼티모어 오리올스 시절 상대 팀에서 본인에게 시전한 시프트를 그대로 파훼하며 역관광을 시전했다. 이후에도 시프트만 걸리면 현무타가 터져나오기로 유명했다.[17] 이와 비슷한 상황이 2009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에서도 있었는데, 샌디에이고에서 있었던 한일전에서 8회에 이범호가 만루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서자 당시 일본은 유인구로 이범호의 헛스윙을 유도하며 2스트라이크를 잡아놓았다. 그러나 이범호는 두 번째 헛스윙을 당한 후 유인구로 삼구 삼진을 잡으려고 할 것이라는 것을 간파한 후 4개의 공이 연속으로 같은 코스로 들어오는 것을 그대로 내버려둬 볼넷을 얻어내 밀어내기로 추가점을 올렸다.[18] 경기를 보던 많은 한국 팬들은 8회까지 유독 한국 투수에게만 바깥쪽 공에 까다로운 볼 판정을 보이는 심판에게 불만이 많았지만 이 볼넷으로 사이다를 느꼈다. 볼넷 판정에 의아해하는 마쓰이의 표정은 겸사겸사였다.[19] 이후 김현수는 인터뷰에서 이때 심장이 터질 것 같았지만 자신이 떨린다면 상대 투수도 지금 이 순간에 무척 떨릴 것이라는 생각으로 마음을 다스렸다고 밝혔다.[20] 스트라이크 존 근처에서 뚝 떨어지는 기막힌 포크볼이었다. 사실 어지간하면 배트가 나갈 정도로 굉장히 좋은 볼이었는데, 문제는 이대호가 이 초구 포크볼을 예상이라도 했는지 아예 반응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일본 해설진은 이를 보고 잘 떨어진 공이었으나 너무 간단히 이 공을 골라낸 게 마음에 걸린다고 했다.[21] 후일담 인터뷰에서 이대호는 투수가 만루 상황에서 직구를 쉽게 던질 수 없다는 점, 마스이가 포크볼을 잘 던지는 투수였다는 점 등을 활용했다고 밝혔다. 초구는 무조건 하나 보겠다는 생각을 했고 결과적으로 그는 마스이의 날카로운 포크볼에 속지 않았다. 마스이의 2구째 볼도 처음 보는 타자였으면 무조건 속았을 것이며, 그래서 계속 포크볼만 공략하기로 하고 타석에 들어섰는데 3구째는 직구(바깥쪽 볼 판정)가 들어와 놓쳤다고 밝혔다.[22] 키누가사: "외야 수비가 좀 깊은 거 아닌가요?" 사사키: "이대호에 대한 수비 범위라면 괜찮지 않을까요."[23] 한국으로 치면 임창용, 안지만, 양현종이(대표팀 선수로는 정대현, 양현종, 이현승이) 9회에 4점을 내주고 무너진 꼴이다.[24] 여담으로 만약 여기서 오재원이 홈런을 쳤다면 애국가 표지는 물론 죽어서도 현충원에 묻혔을 거라는 우스갯소리가 있다.[25] 원본은 2013 내셔널 리그 챔피언십 시리즈에서 류현진맷 애덤스를 삼진으로 처리하는 장면이다.[26] 이후 대회들에서 한국전 때마다 좋은 활약을 보여줘 한국 킬러로 자리매김했다.[27] 8강 쿠바전에서 율리에스키 구리엘을 삼진으로 잡던 것과 같은 코스인 바깥쪽 높은 공으로 헛스윙을 유도하여 3번째 스트라이크를 잡아냈고, 이를 보고 신이 난 안경현 해설은 "이 순간 가장 생각나는 선수가 누군지 아세요? 구리엘 선수에요."라고 언급했다.[28] 수비 시프트가 잘 걸린 탓도 있었다. 허나 이것이 빠져나갔다면 2루타성이었기 때문에 모멘텀을 사실상 대한민국 쪽으로 가져온 셈이었다.[29] 본 포지션은 유격수로, 수비가 좋고 발이 매우 빠르지만 방망이는 2할 6푼을 겨우 치는 수준에 엄청난 똑딱이라서 일본프로야구에서 데뷔 홈런을 가장 늦게 친 선수라는 기록을 가지고 있다.(통산 2홈런)[30] 이 과정에서 김인식 감독과 선동열 투수코치 간의 짧은 대화가 있었다. 특히 선동열이 김인식에게 손짓 제스쳐까지 보여주며 뭔가를 강하게 호소하는 모습이 화면에 잡혔는데, 이는 아마도 좌완 투수 이현승을 우타자에게 내는 것에 대한 논의였던 것으로 보인다. 정근우의 말에 따르면 선동열이 1루 주자가 스코어 포지션에 가게 되면 불안하니 언더스로인 정대현이 상대적으로 퀵 모션에 느리기에 좌완인 이현승으로 바꿨다고. 출처(9분부터)[31] 황재균은 이 수비에 대한 뒷이야기를 풀었는데, 마지막 아웃 카운트를 잡았던 타구는 한 번 튄 걸 잡고 던져야 하는 타구였는데 하필 튀던 순간에 공이 라이트에 들어가는 바람에 공이 시야에서 사라지게 되었고 '이거 놓치면 한국 못 들어간다.'라는 생각에 공이 사라지기 직전에 봤던 지점에 글러브를 댔다고 한다. 천만다행으로 공이 딱 글러브 안으로 들어와 아웃을 잡을 수 있었다고. 사실 이전 타석에서도 성급한 타격으로 내야 플라이를 치면서 흐름을 끊어먹었기 때문에 이걸 놓치면 2008년의 이와세 히토키, G.G.사토급의 정말로 상상하기 힘든 엄청난 욕을 먹었을 것이다. 결과적으로 어려운 타구를 잘 처리해서 이전 타석의 타격을 만회했다.[32] 그 근거로 9회 역전을 헤드라인으로 실은 것을 들 수 있다. 보통 이길 때를 가정하고 만든 게 있다면 그 헤드라인 기사는 "한국, 결승이다!!!"라는 식으로 기사를 만들기 때문.[33] 이길 때 - 드디어 요코하마/졌을 때 - 졌지만 고마웠다 이런 식이다.[34] 실제로 MLB 진출 첫 해에 베이브 루스의 기록을 역사책에서 소환하는 100년 만의 대기록을 찍어내며 신인왕에 올랐으며, 4년차에는 MVP를 수상하면서 MLB 최고의 슈퍼스타 반열에 올라섰다.[35] 후일담에 따르면 이 기사는 야후 재팬 뉴스 사상 가장 많은 댓글이 달렸다고 한다.[36] 당시 일본프로야구에서 뛰고 있어 한국 선수들 중 유일하게 소속팀 표기가 병기되어있는 걸 볼 수 있다.[37] 안타깝게도 일본이 2회 프리미어 12 우승과 2020 도쿄 올림픽 금메달과 WBC 3회 우승을 따낸 것을 보지 못하고 2018년에 사망했다.[38] 참고로 영상 13분 25초 즈음에 나카하타 키요시가 다음 타석에 들어설 준비를 하는 이대호가 웃는 모습(영상 12분 15초)을 보고 "느낌이 쎄하다. 뭔가 해낼 것 같은 느낌이 든다."라는 말을 한다.[39] 개막전 조별리그 한일전에서 5:0으로 압승을 거두었고, 이 경기에서도 8회까지 꽉꽉 틀어막으면서 2경기 도합 17이닝 무실점 중이었다. 그러다가 한 이닝에 4점을 내줬으니 그 충격은 더욱 컸을 것이다.[40] 사실 김인식 감독은 이런 승부수의 귀재이기도 하다. 2000년 한국시리즈에서 조웅천 공략을 위해 시리즈를 3:0으로 밀리는 한이 있더라도 투수력을 쏟아부어 시리즈를 3:3으로 이끌고 간 것, 2001년 한국시리즈에서 업셋 우승한 것이 대표적이다.[41] 이러한 상황은 2022년 한국시리즈 5차전에도 나왔는데, 안우진은 6회까지 압도적인 투구를 하였고 1차전의 물집 부상, 100구에 다다른 투구수 등을 종합하여 홍원기 감독이 교체를 단행하였으나 뒤에 올라온 김재웅, 최원태의 구위가 이에 못 미쳐 결국 키움 히어로즈김강민에게 끝내기 역전 쓰리런 홈런을 허용하고 만다. 다만 휴식일이 넉넉한 상황에서 7회까지 85구를 투구한 오타니와 물집 부상을 안고 5일 휴식한 상태로 100구를 던진 안우진의 상황 차이는 명확했다.[42] 노리모토는 시즌 내내 선발로만 출장했던 투수다.[43] 다만 마쓰이는 2015 시즌에 0점대 방어율을 기록한 데다가 72이닝에 100탈삼진을 넘긴, 불펜 투수 중 최고의 탈삼진 비율을 가진 선수였다. 아웃 카운트의 무려 47.5%가 탈삼진이었다. 분명 탈삼진을 잘 잡는 투수이긴 하지만 국가대표로 선발된 2015년에 9이닝당 볼넷 수가 3.48를 찍었을 뿐, 2014년과 그 다음해 2016년에는 5개를 넘길 정도로 아주 극악한 제구력을 지녔다. 공의 구질 하나 하나는 최고라고 손꼽히지만 안 잡혀있는 제구력이 매우 큰 흠. 불펜으로 뛰게 된 것도 불안한 제구력 탓이었다.[44] 스포츠의 묘미를 제대로 표현한 것으로 평가받는 말로, 스포츠에서 가장 많이 인용되는 말이다. 1973년 뉴욕 메츠의 감독이었던 요기 베라가 했던 말인데, 1973년 시즌 중반 메츠가 9.5게임차 꼴찌를 기록하는 상황에서 기자가 요기 베라에게 "님네 팀 이제 올 시즌은 끝났네요?"라고 묻자 요기 베라가 이에 대해 "끝나봐야 아는 거지"라고 대답한 것이다. 참고로 1973년 메츠의 최종 성적은 내셔널 리그 동부 디비전 우승, 월드 시리즈 진출이다. 월드 시리즈에서는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에게 7차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패배했다.[45] 일명 야오이마이로 통하는 격언. 야구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스포츠, 게임, 심지어 정치계의 선거에도 적용되는 말이다.[46] 참고로 이들은 전부 퍼시픽 리그 투수다. 또한 지명타자제의 퍼시픽 리그가 센트럴 리그보다 평균 타율이 높다.[47] 고쿠보 히로키 감독이 경험 적은 어린 선수를 썼다고 비난받지만, 실제 마쓰이는 경기 당시 한국 나이 21살로 1년 선배 오타니만큼 탈아시아급은 아니라 해도 어린 나이에 리그에서 손에 꼽을 성적을 냈던 선수다. 2013년 드래프트에서 라쿠텐의 1순위 지명 선수였고, 분명 당시 NPB 내 최고급 대형 신인으로 엄청난 주목을 받던 1류 불펜 투수였다. 한국으로 치면 불펜계의 류현진급 선수였다고 볼 수 있다. 애초에 1년차 고졸 신인이 입단 직후 1군에서 선발 투수로 바로 뛰다가 2년 차에 주전 마무리 투수를 한다는 점을 생각해보고 그의 이닝 수와 탈삼진 수를 비교해 보자. 분명 신인의 기록이라 보기 힘든 수준의 엄청난 기록이었다.[48] 하지만 이들은 거의 다 아무리 못해도 150km/h대 초반의 강속구를 던졌다. 참고로 150km/h대 초반은 예나 지금이나 KBO 리그에서 어마어마한 강속구 취급을 받고 있다. 다만 선발 투수인 오타니가 경기 중반인 4회에도 160을 던지는 투수라 상대적으로 느리게 느껴졌을 것이다.[49] 장원준이 대표적인 예시. 물론 차우찬처럼 본업은 선발이고 몸도 늦게 풀리는데 불펜으로도 잘 던지는 사례도 있으나, 이건 차우찬이 특이한 거고 대부분의 선발 투수들은 몸이 늦게 풀리는 편이고 그로 인해 불펜 등판 시 성적이 좋지 않다.[50] 이때부터 배트에 닿은 공이 뻗어나가기 시작했다.[51] 당연하지만 비매너 행위이다. 올림픽이나 월드컵같은 세계대회에서 이런짓 했다간 전세계 언론들이 씹어댔을 것이다. 거기다 자신들이 주도로 한 대회이자 야구올림픽을 이을 대회라고 포장한 큰 무대에서 이런 추태를 보였으니 앞으로의 대회 위상이 상당히 걱정되는 부분.[52] 준결승 MVP 2개, 대회 MVP 1개, 결승전 부상은 없다.[53] 물론 애초에 미국 선수들은 MLB가 차출에 부정적이라 베스트 라인업은 아니었다.[54] 오재원이 말하길 이 사실을 전해들은 당시 한국 선수단의 분위기는 "이건 너무한다"를 넘어서 "갈 때까지 가보자"였다고 한다.[55] 참고로 정근우는 이 해 7월 4일 NC vs 한화 경기에서 이와 비슷한 경로로 날아가는 끝내기 안타를 기록한 적이 있다.[56] 아니나 다를까 2024 파리 올림픽에선 바로 짤렸다. 그나마 2028 LA 올림픽에는 다시 들어갈 예정이지만...[57] 2006년 독일 월드컵 때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기사의 내용을 해석하면, "이겼다! 슌스케 탄!"[58] 요코하마 DeNA 베이스타즈는 올스타 브레이크 전까지 1위였다가 DTD하면서 6위로 수직추락하며 나카하타 키요시 감독이 사임했고 주니치 드래곤즈는 DeNA보다 낫지만 그래도 5위로 겨우 꼴찌를 탈출. 결국 타니시게 모토노부 플레잉매니저가 선수를 은퇴하고 감독으로 전임. 한신 타이거스도 턱걸이로 클라이맥스 시리즈에 가긴 했지만(오심만 아니었어도 빨간 잉어 야구단한테 막판 진출권 허용할 뻔했다) 바로 탈락하고 와다 유타카 감독이 사퇴.[59] 주간 베이스볼(週刊ベースボール)을 줄인 것.[60] 요미우리 신문에서 발행하는 스포츠신문. 검은 안개 사건을 보도한 것으로도 유명하다.[61] 이전에 야구만화 사무라이 자이언츠 등이 연재된 적은 있다.[62] 심지어 사카모토는 문서를 보면 알다시피 이후에 이 일 정도는 애교로 보일 정도의 역대급 스캔들을 치고 만다.[63] 심지어 사카모토는 요미우리 주장이다.[64] 야구 한일전의 최대 라이벌전이라는 성격으로 인해 실제로도 매진이 되는건 기본이고 TV광고단가가 높다. 미국이 사실상 에이스들을 국대에 잘 차출해주지 않는 2010년대 야구판 특성상 한일 야구전은 야구계에선 나름 가장 큰 흥행이 보장되는 글로벌 빅매치였던 것. 게다가 경기 하나하나가 박진감과 긴장감이 높은 경기로 양국팬들의 손에 땀을 쥐게 만든 명승부들이 대부분이어서 클래스 역시 수준급이다. 물론 그렇기 때문에 감독과 코치, 선수들은 엄청난 압박감을 가질 수 밖에 없다.[65] 그래도 아시안게임 야구에서는 일본과 만나면 한국이 전승을 이어가고 있다.[66] 여담이지만 여러 아시안게임 야구 경기에서는 일본에서 치르진 않았지만 모두 승리했다.[67] 그러나, 그 후 대한민국 대표팀은 이스라엘도 대파하고 준결승에 갔지만 일본과 미국에 연달아 패배하며 동메달 결정전으로 밀려나 도미니카 공화국과의 리턴매치가 성사되었는데 이번에는 반대로 5회에 4점을 내며 역전했으나 8회에 오승환이 무너지며 5점을 내주고 결국 10:6으로 패배하며 메달 획득에 실패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