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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11-13 18:42:11

태자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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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2. 설명3. 태자귀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4. 천도5. 매체

1. 개요

한국의 귀신.

2. 설명

태자귀를 죽은 어린 아이나, 자의적인 낙태, 유산으로 인해 죽은 태아의 영혼이라고 하는데 이는 근래의 괴담으로 보이고 한국민속신앙사전[1] 에 의하면 옛날 영아 사망률 1등 공신인 병마(특히 천연두)와 영양실조로 죽은 아기 혼령들을 말한다.

태자귀는 태자귀(太子鬼), 태자귀(胎子鬼), 동자신(童子神), 탱자귀(撑子神)로도 부르며 무당에게 실린 것을 태주(太主), 명도(明圖)라고 부른다.[2] 근래에 와서는 태주도령, 동자, 애기동자, 산신동자, 선동이란 이름이 선호된다고 한다. 지역에 따른 다른 명칭은 새타니 항목 참조.

오주연장문산고의 태자귀변증설에 따르면 태자귀가 오면 말채찍을 치는 소리나 휘파람 소리가 나는데 무당들은 이를 알아 듣는다고 한다. 북쪽의 새타니도 그렇지만 태주무당들은 공중에서 울리는 휘파람 같은 소리로 혼령과 대화하는데 학계에서는 이를 복화술로 정의한다.

태자귀가 들어온 무당은 아이처럼 말하고 신점을 치며, 굿을 할 때에는 칠성거리에서 무당의 몸에 들어온다. 이 귀신은 영유아의 혼령인만큼 변덕이 심하고 진지함이 없어 단골(점을 치러 온 손님)앞에서 소란을 떠는 경우도 많은데다 무책임하게 틀린 점괘를 알려주기도 한다. 하지만 아이이기 때문에 무당이나 단골이나 그러려니 한다고. 그래도 잘만 달래면 인간의 요구를 잘 들어준다고 한다. 그러나 강한 영험만큼 후환도 만만치 않아 아이가 좋아하는 음식과 사탕, 새옷을 공물로 바치며 정성스레 받든다.

이 아기신은 점을 칠 때 무당이 원하는 집의 굴뚝을 통해 안으로 들어가 집안 내력과 운명을 알아내 무당에게 휘파람으로 전하는데 인간의 길흉화복 예언 외에도 자손 번영과 무병장수의 기원도 들어준다고 한다. 심지어는 죽은 자를 살려내는 힘까지 지니고 있다 사전에 기재되어 있다. 점을 치지 않을 때는 신당에 모신 ""에 머문다. 태자귀 뿐 아니라 한국의 신령들은 신당안에서 조화나 생화위에 좌정한다고 한다.[3]

일제강점기 때 태자귀를 모시는 영험한 무당이 있었는데 그 무당이 사기꾼이란 소문이 돌아 경찰서장이 그 무당을 잡아다가 자신의 근황과 미래를 물으니 그 무당이 아기 목소리로 숨겨둔 첩 하나 때문에 관직에서 쫓겨날 거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에 경찰서장은 무당이 거짓말을 한다며 급히 경찰서에서 쫓아냈는데 그날 밤 그 무당의 집에 경찰서장이 찾아와 자신이 첩 때문에 쫓겨나지 않는 방법이 있으면 가르쳐 달라고 빌었다고 한다.

성호사설에서 저자 이익은 유학자 다운 지식으로 이 태자귀를 설명하려 했다.

3. 태자귀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속설에 따르면 태자귀는 악랄한 방법으로 만들기도 한다고 한다.

아이를 가두어 굶긴 후에 음식이 든 대나무 통을 보여주어 아이의 온 정신이 대나무 통에 쏠리게 한 다음, 아이가 일심으로 대나무 통을 응시할 때 아이의 목을 잘라 대나무 통에 깃들게 한다고 한다. 그 대나무 통을 흔들어 태자귀를 불러 신점을 치게 한다고 한다.

더 자세한 이야기도 인터넷에 떠돈다.
아이를 데려와 좁고 어두운 곳에 가둬서 며칠을 굶긴다.
결국 아이는 배고픔에 울다가 거의 실신지경에 이르게 되는데 그때 아이 앞에 먹을 것을 갖다 놓는다.
이때 먹을 것을 향해 손을 내미는 순간 그 손을 잘라 신체(神體)로 삼는다.
아이의 넋을 손(혹은 손가락)봉인한 뒤 시체는 48조각으로 잘라 태운다.
손을 작은 궤짝에 넣어 99일이 지나면 아이의 영혼을 조종할 수 있다고 한다.
조선시대의 기록서나 1976년경 신문에 실제 아이를 유괴해서 태자귀를 만들려고 했다는 기록이 있다고 한다.

인터넷에 떠도는 "조선시대 괴담 12가지"란 글 중 일부를 옮기면 이렇다.
김위(金偉)는 개성에서 살고 있는 선비 였는데, 어린 아들이 유괴 당한다.
아이는 빛 한 점 없는 바위굴에 갇혀 누군가 작은 통로로 건네는 달달한 죽 비슷한 음식만으로 연명한다.
그러다 6년 뒤, 재령의 장수산에서 철광을 캐기 위해 굴을 파던 한 광부에 의해 구조된다.
광부는 수소문 끝에 김위를 찾아내었다.
김위는 되찾은 아들을 어떻게든 살려보려 했지만 정신이 망가진 아이는 결국 2년 뒤 숨을 거둔다.
1500년대 말엽 즈음에 회자되던 사건이다. - 원본출전 어우야담
1700년대 초반에 기괴하고 섬뜩한 이야기로 항간에 돌았던 소문 중에는
속칭 염매(厭魅)라고 불리는 끔찍한 물건에 대한 것이 있다.
우선 아이를 유괴해 비밀스런 곳에 가두고 굶기는데 죽지 않을 만큼만 음식을 주어 연명시킨다.
아이는 점차 괴로움 속에 말라가며 음식에 대한 강한 집착을 가지게 된다.
결국 아이가 죽기 직전 버틸 수 없을 만치 흉측하게 마르게 되면 대나무통 깊숙히 음식을 넣어 아이 앞에 놓는다.
피골이 상접해 몸이 작아진 아이는 좁다란 죽통(竹筒)속을 음식에 대한 일념만으로 발버둥치며 들어간다.
그리고 아이가 다 들어간 순간 칼을 번개처럼 찔러 죽이고 바로 뚜껑을 닫아 봉한다.
이렇게 죽통 안에 끔찍하게 구겨 넣어진 아이는 그 모습 그대로 "염매"가 된다.
염매가 든 통을 가지고 부유한 집을 찾아가 안쪽을 보여주면 그 집 사람들은 미쳐 발작하다
결국 염매를 만든 자들에게 귀신을 쫒아달라며 돈을 바치게 된다. - 원본 출전 성호사설

당장 주술의 목적을 떼어놓고 봐도, 다른 주술들이 현대 법률의 기준에서 봤을 때 동물보호법 위반의 범죄 수준이라면, 염매는 유괴, 아동 학대, 살인, 시체 훼손의 중범죄들을 한꺼번에 짓는 악질 행위임을 볼 수 있다.

물론 이 괴담은 조선시대 유학자들이 무당의 명예를 실추시키기 위해 퍼뜨린 흑색선전이 의심된단 설도 있다. 헌데 본문에 나온 염매(厭魅)를 찾아보면 이 주술의 정체가 위키백과의 "염매"항목에 고독蠱毒의 수법으로 나와있다. 이 글과 차이점은 염매통을 보여주는 게 아니라 염매 귀신이 음식 냄새를 맡고 집안에 들어가 병을 일으키면 주술사가 돈을 받은 뒤 염매귀를 이용해 병을 낫게 한다는 것. 출처가 한국고전종합DB로 나와 있으니 이쪽의 내용이 더 정확할듯 싶다.

염매는 무고(巫蠱) 또는 고독(蠱毒)의 일종으로, 한, 중, 일 공통으로 가장 악독한 주술로 보고 있다. 일본에서도 고독과 함께 최악의 주술로 간주하여 "고독염매(蠱毒厭魅)"라 묶어 불렀다고 한다. 중국에서도 수나라 개황 8년(588년) 묘귀(猫鬼), 고독(蠱毒), 염매(魘魅), 야도(野道)를 모두 금하였다. 1763년에 사망한 이익은 성호사설을 통해 협잡을 위한 술수로 설명하며 조선왕조실록에도 이 염매를 금지하는 내용이 나온다고 한다. "무고"도 위키에 따로 항목이 있다. 한국에도 제법 알려진 일본의 "이누가미"도 이런 주술로 만들어진 식신이다. 중국은 고양이로 만든 묘귀가 유명한데 이쪽도 고독에 관해 자세히 나와있다. 일본의 도시괴담 코토리바코도 이와 비슷한 개념의 주살법.

결국 귀신의 분류에 있어선 병으로 죽은 태자귀와 주술로 만들어진 염매는 엄연히 다른 종류이다. 염매는 점복이 아닌 그저 주술사의 술수로 병주고 약주는 능력만 있는 귀신인 반면 태자귀는 신으로 모셔지는 위치이다. 물론 옛날 유학자들 입장에선 태주무당이나 염매술사나 도긴개긴이었겠지만....이빈작가의 작품 마나(MANA)에선 이 염매를 영험이 떨어지는 무당이 억지로 영력을 늘리기 위해 행한 주술로 그리고 있다. 다음웹툰에서도 이를 소재로 한 에피소드가 귀신(웹툰)에 나온다.

독립영화 사이에서를 보면 이해경 대무가 태자귀를 받은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이는 다름 아닌 만신 본인의 일찍 여읜 자식이다. 토요미스테리극장에서도 자신의 영력을 높이기 위해 어린 아이를 입양해 기를 빼앗아 죽이고 그 혼을 모시려는 무당의 일화가 언급되는데 이 또한 태자귀와 관련된 것으로 추정된다.

현대과학적 시점에서는 이렇게 염매와도 같은 주살법을 통해 인공적으로 만들어지는 태자귀를 이용한 저주의 원리가 사실은 어린아이의 부패된 시신을 갑작스럽게 보게되었다는 것에서 오는 심한 정신적 충격, 시체 부패과정에서 생기는 온갖 유독가스와 세균들이나 바이러스에 직접 노출돼서 그런 것이 아니냐는 추측도 있다. 그 당시 기술로는 시체 부패를 완전히 막을 방도는 없었고 멸균기술도 상당히 열악했다. 아무리 염을 잘했어도 부패진행을 느리게 할뿐, 부패과정을 완전히 막지는 못하고 부패과정에서 생길 온갖 바이러스와 세균이나 유독가스를 막는 일은 완전히 불가능한 일이었을텐데 일반적인 통에 대충 봉해져 있던 부패된 시체를 직접 보고도 이상이 생기지 않을 리가 없다.

4. 천도

불교에서는 태자귀를 전문적으로 천도하지는 않으나 천도의 대상으로 보고 있다. 태자귀가 있는 집은 태자귀가 시기하므로 그 집안의 다른 태어난 자식들이 잘 되지 않는다는 이야기도 있다. 때문에 불교에서는 지장보살의 원력으로 한을 풀고 성불시키는 천도가 필요하다고 본다.

일본에서는 지장 신앙과 결합하여 태자귀의 천도가 보편적으로 행해지며 물론 우리나라 절에서도 태자귀 천도를 한다.

불교에서 태아령의 천도를 위한 지장보살을 태안지장(胎安地藏)이라고 부른다. 오른손에는 (아미타불을 모신) 석장을 짚고 왼손으로는 동자를 안고 있는 태안지장의 모습은 다음과 같은 불교설화에서 유래한다.
이승과 저승 사이에 삼도천이 흐른다. 이 강가 모래밭에는 부모자식의 인연이 두텁지 못해 어려서 죽은 갓난아이와 햇빛도 보지 못하고 죽어간 핏덩이들이 모래밭에서 고사리 손을 모아 탑을 쌓고 있다고 한다.
부처님의 공덕을 빌어 삼도의 강을 건너려 고사리 손을 모아 돌 하나를 들고 어머니를 생각하며 합장하고, 다시 하나의 돌을 들어 아버지를 생각하며 탑을 쌓는다.
그러나 하나의 탑이 완성되어 갈 때쯤이면 저승의 도깨비들이 나타나 호통을 치며 쇠방망이로 탑을 부숴버린다. 애써 쌓아올린 탑이 무너져 내리면 어린 영혼들은 그만 모래밭에 쓰러져 서럽게 서럽게 울다 지쳐서 잠들어 버린다.
그 때 지장보살님이 눈물을 흘리며 나타나서 옷자락으로 어린 영혼을 감싸안으면서, "오늘부터는 나를 어머니라고 불러라."하면서 삼도천을 건네준다고 한다.

5. 매체


[1] 무료로 제공되던 사전은 갑자기 없어지고 한국민속신앙사전 정식 출판 이후 국립민속박물관 사이트에 PDF파일 다운로드로 열람이 되도록 바뀌었다. 다행히 네이버에 가보니 옮기는 작업이 진행되긴 하는듯. 그런데 카테고리 구분도 없고 태자귀 항목은 아예 올라오지도 않는 등 많이 부족하다. 네이버에 등록된 다른 사전쪽의 태자귀 내용은 민속사전에 비하면 양도 질도 많이 부족한 편.[2] 새타니 항목을 보면 새타니는 태자귀를 북한에서 부르는 말이며 남녀는 상관 없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경상도 지방에서는 남녀를 나누어 호칭한다고 한다.[3] 불교의 영향이라는 설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