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Robot 步行兵器. 다리로 걸어 다니는 로봇[1] 병기. 크게 이족보행병기와 다족보행병기로 나뉜다.로봇이 아닌, 사람이 대부분 수동 조작하는 기계(보행차량)도 로봇보행병기의 특성을 공유하기에 본 문서에서 함께 설명한다.
2. 거대 보행병기
"아니 그런 걸 왜 만든대. 인간형 그거 X나 비효율적인데."
"피탄 면적 넓어서 그냥 총알받이 되는 거잖어."
"무게 때문에 그거 제대로 움직이기나 하겠어? 관절 부품도 엄청 소모될 거 아니야."
"지면에서 제대로 걷기는 가능해? 무기 반동같은 거 어떻게 버틸 건데?"
— 방구석매니아의 기동전사 건담 병맛더빙# 中
"피탄 면적 넓어서 그냥 총알받이 되는 거잖어."
"무게 때문에 그거 제대로 움직이기나 하겠어? 관절 부품도 엄청 소모될 거 아니야."
"지면에서 제대로 걷기는 가능해? 무기 반동같은 거 어떻게 버틸 건데?"
— 방구석매니아의 기동전사 건담 병맛더빙# 中
거대 이족보행병기의 낭만과 현실 |
본격 로봇병기 디스하는 만화[2] |
이족보행 거대로봇병기의 개발이 비효율적인 이유[3] |
보행형 로봇의 개발과 운용이 현실적으로 가능하다고 보는 의견은 과거부터 많았다. 실제로 2020년 기준 로봇은 두 다리로 걷는 것은 기본이며 달리기에 공중제비도 할 수 있다. 심지어 두 다리에 바퀴를 다는 형태에서 점프도 가능한 상황까지 발전하였다.
현실에서 운용되기 위한 수요 역시 충분히 존재한다. 순수 전투력이 높은 건 물론 갈수록 귀해지는 일반 보병의 머릿수를 대체 가능한 로봇 병사는 어느 군대든 필요로 할 것이며, 군사용뿐만 아니라 상업용으로도 인간을 대체할 수 있는 보행형 로봇의 존재는 매우 매력적이기 때문이다. 아직은 기술이 부족해 많이 쓰이지 않을 뿐, 일정 수준 이상의 성능이 확보된다면 사회에 새로운 혁신을 일으킬 기술이다.
다만 여러 매체의 영향으로 로봇보행병기란 보통 '인간형 거대로봇'으로 이해되는 경우가 많고, 본 문서에서 현실성을 논하는 부분도 이런 대형 이족보행병기, 일명 거대전투로봇이 현실화될 수 있는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즉, 여기서 말하는 이족보행병기는 건담 같은 로봇으로 치환해서 보면 된다.
초중전차 문서에서도 알 수 있다시피 이런 규격 외의 장비들은 언제나 말썽을 일으키기 마련이다. 바거 288 같은 초거대 굴삭 장비처럼 딱히 무기가 아니더라도 본연의 용도에 맞는 적절한 형상과 부피, 중량을 갖추지 않으면 문제가 터지는 마당에, 이를 무시한 거대한 인간형 장비를 전투용으로 운용하는 건 필연적으로 여러 심각한 난관을 마주하는 일이 된다. 이하 내용은 그 난관들에 대해 서술한다.
2.1. 픽션의 정당화 방식
이족보행병기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픽션에서 다양하게 정당화를 하지만, 현실 세계에서는 정당화하기 어렵다. 픽션에서의 정당화에 대해서는 픽션에서의 보행병기 변명 문서 참고.2.2. 보행 방식별 고려 사항
2.2.1. 대형 이족보행병기
그리스 로마 신화의 청동 거인 탈로스 등 고대 신화에 나오는 인간형 병기를 보면 이족보행병기에 대한 구상이 단순히 현대인의 로망이 아니라 고대부터 이어진 로망임을 알 수 있다.거대로봇물의 중요 소재인데, 창작물의 거대로봇이 거의 이족형인 이유는 여타 병기보단 사람을 닮은 인간형 병기가 감정 이입하기 좋고 따라서 상품가치가 높기 때문이다. 조이드 같은 예외도 있지만 일반적으론 그렇다.
현실에서도 대형 이족보행로봇이 제작되고 있지만 창작물에서의 활약과는 달리 병기로서의 실용성은 애매하다. 혹자는 전차나 전투기도 초창기엔 보잘 것 없는 성능으로 무시당하다 지금은 주력 무기 체계가 된 것처럼, 이족보행병기도 꾸준한 개량을 거치면 실용적인 병기로 활용할 수 있으리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전차나 전투기는 기술적 한계에 부딪혔을지언정 최소한 만들어질 때부터 명확한 장점과 용도가 있었으며, 기술적 한계가 해결되자 그 장점과 용도가 극대화되어 빛을 발한 경우이다.
이와 달리 이족보행병기는 기존 병기를 능가하는 어떤 이점이 있는지 명쾌하게 제시하기 힘들다. 이족보행병기가 군사병기로 활용되려면 장갑, 기동성, 화력, 에너지 효율 등 전장에서 필요로 하는 필요 최저한의 조건을 하나 이상 달성해야 하는데, 문제는 이족보행이란 형태가 궤도장비나 항공병기에 비해 중량이나 확장성 면에서 열세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어떻게든 이족보행병기를 효율적으로 써먹을만한 고성능의 장갑이나 동력원이 나와도 당연히 그 기술을 전차나 장갑차, 항공기나 헬기에 적용할 경우 훨씬 강력해지므로, 동일 체급에선 이족보행 형태로 만들 메리트가 전혀 없다. 이족보행병기의 문제가 최소화되도록 소형화·경량화시킨다 해도 마찬가지로 소형화·경량화된 기존 병기나 다른 신병기 쪽이 보행병기보다 탁월한 성능을 낼 것이므로 의미가 없다. 그나마 명시적인 이점은 지상 병기 중에서 인력을 대체할 가능성이 높단 점과 지형지물을 피할 수 있단 점 정도. 이것도 소형 부류 한정이며 거대로봇의 경우 희대의 돈지랄 신세를 벗어날 방법이 전무해진다.[4]
이러한 요소 때문에 로봇보행병기 떡밥은 유달리 밀덕후와 충돌하는 사례가 많다. 밀덕후 문서의 '다른 장르 덕후들과의 충돌' 문단에서 자세히 설명하듯이 밀덕후들은 밀리터리와 연관된 장르와 연출에 대한 존중 여부에 민감한 편이다. 그런데 이 떡밥은 위에서 나온 것처럼 로봇보행병기를 '현실'적인 영역으로 끌어들이면서 현실의 밀리터리와 부딪힐 확률이 대단히 높다. 본문 및 픽션에서의 보행병기 변명 문서에서 유난히 '현대 병기'와 비교하는 설정놀음이 상세하게 나오는 것도, 밀덕후와 로봇 팬 간의 논쟁이 쌓이면서 나온 결과이다. 사실 이런 거대로봇물의 원조인 일본부터가 이즈부치 유타카 등 밀덕(특히 독빠)이면서 로봇덕후이기도 한 창작자들이 많이 나와 밀리터리적 설정을 많이 넣었던 것 역시 관련 이야깃거리를 늘리는 이유가 되었다.
2.2.2. 거대 다족보행병기
거대보행병기를 실용화한다면 가장 현실성이 있는 형태. 다족(多足)보행병기 역시 다리를 사용해 움직이는 이상 이족보행병기에서 발생하는 방어력[5], 동력, 피탄 면적 등의 문제는 비슷하게 공유하지만, 이족보행에 비해 안정성이 뛰어나다는 최대 장점을 가진다. 이족보행병기는 보행 도중 다리 한 개로 몸 전체를 지탱해야 하지만, 4족의 경우 보행법에 따라 항상 다리 3개로 안정성을 확보하며 이동하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만큼 각 다리에 걸리는 부하도 줄어들고, 6족 이상의 경우 다리가 한두 개 날아가더라도 보행할 수 있기도 하다.[6]접지면적 또한 이족보행에 비해 매우 넓어서 하중이 분산되기에, 로봇의 무게 또한 넉넉하게 잡을 수 있다. 이 개념을 극단적으로 강화하면 현실 예술가 테오 얀센이 만든 스트랜드비스트(Strandbeest)처럼 약한 동력원만 가지고도[7] 수십개의 다리를 이용해 기동할 수 있다. 위에 서술한듯 방어력과 동력, 피탄 면적 등 해결해야 할 숙제가 많겠지만 관절, 구동계, 조종방식 같은 건 어느 정도 해결될 만한 게 있다보니 먼저 구현해보고 나서 동력 문제를 해결해보는 사람들이 존재한다.
또한 이런 이동 방식은 (비록 속도는 떨어지더라도) 기존 병기체계 대비 분명한 장점을 가지는데, 바로 어떤 환경에서도 지형 적응력이 극히 높다는 것이다. 무한궤도를 사용하여 지면 극복력이 지상 병기들 중 가장 좋다는 전차라도 수직으로 1m, 수평으로 2m 이상 되는 걸림돌은 절대 극복할 수 없다. 산악지형에서 전차운용이 곤란한 이유가 이것 때문. 반면 4족 보행을 하는 산양 같은 동물들은 70~80도를 넘나드는 수직에 가까운 절벽을 자유자재로 올라 다닌다. 즉 이론적으론 다족보행병기가 무한궤도 대비 더 우월한 험지(險地) 주파능력을 갖춘다.
단 현용(現用) 전차급의 6~70톤짜리 중장갑을 갖춘 거대 다족보행로봇은 동력, 방어력 및 접지압 면에서 애로사항이 꽃피어 현재 기술로는 만들기 힘들다. 보행로봇은 구조상 접지압이 동일 중량 전차보다 수배에서 수십 배까지도 올라갈 수 있는데, 전차도 운용하기 힘든 게 산악지대이다. 반대로 경량급의 경우 관절이 달려 가동되는 무한궤도를 장착하고, 이미 계단 정도는 쉽게 오르내리는 로봇(폭탄 제거 로봇 등)이 이미 나와 있다. 그리고 기동력, 연비 또한 바퀴/무한궤도 방식에 비교하면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뒤떨어진다. 빅독 같은 로봇의 경우, 크기가 작은데도 불구하고 시속 10km대에 주행거리 40km 내외로 타 기갑차량에 비교하면 거북이 수준이다. 무겁고 둔한 M1 에이브람스 전차가 도로에서 72km/h까지 낼 수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다리에 바퀴를 단다면 동일크기 차량 대비 훨씬 작은 바퀴밖에 달 수 없기에 험지 주파, 고속주행 성능이 그냥 트럭보다 떨어지게 된다. 하지만 다리에다 바퀴다는 거 말고 몸체에다 다리랑 바퀴를 따로 붙여서 가는 방식이라면 얘기가 달라질 수 도 있는데, 이미 호버나 바퀴따로 연결된 보행 기계들을 묘사한 바가 있어 일반 보행형이나 발대신에 바퀴단 방식에 비하면 속도와 가성비, 구조에선 효율성이 젤 크다. 예시 1, 예시 2, 예시 3
일단 꽤 거대한 탑승형 다족보행로봇이 개발되기는 했다.
2.3. 기술적인 문제점
인간의 5배, 10배 크기의 거대 보행병기는 넘어야 할 기술적인 난관이 터무니없을 정도로 높기에 근미래에 실현되기 힘들다. 아래에는 이에 대해 항목별로 서술한다.다만 하술하는 부분에서는 제작자들의 과학적 지식 부족으로 인한 잘못된 스펙 책정에 대한 비판 부분도 있는데, 이 부분은 현실적인 설정이 아니라 작품에 대한 비판에 가깝다.
2.3.1. 무게 문제
거대병기가 현실화될 수 없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무게 때문이다. 같은 밀도의 물체의 길이가 n배 커질 경우, 넓이는 n2배, 부피는 n3배로 증가하게 된다. 건담 같은 경우, 키 18.5m 무게 43t으로 키 185cm, 몸무게 43kg인 인간을 10배 키운 크기에 대응되게 되는데, 185cm에 43kg라면 인간 기준으로도 해골 수준의 저체중이다. 건담의 덩치를 고려하면, 체중 70kg인 인간급의 부피는 나온다고 보아야 한다.그런데 다들 알다시피 인간은 별다른 훈련을 받지 않고[8] 아무 장비의 도움이 없어도 물에 뜰 수 있다. 즉 인간의 밀도는 1.0 정도밖에 되지 않고, 티타늄의 밀도는 그 4배, 강철의 밀도는 그 8배에 달한다. 흔히 쓰는 폴리카보네이트 플라스틱의 밀도도 1.2로, 건담을 통째로 플라스틱으로 만든다고 해도 무게가 설정상의 스펙의 2배인 80톤이 넘어가게 된다. 카본을 쓰더라도 카본섬유의 비중은 1.60 정도로 더 무겁다. 즉 건담의 스펙은 장갑을 고려하지 않더라도 현재의 재료기술로는 구현이 불가능하다. 게다가 자동차, 비행기 등 비롯한 기계를 제작할 땐 목적에 따라 소재와 피로 파괴등을 고려해야 하기에 이런 거대 병기를 개발하면 훨씬 복잡할 것이다. 재미있게도 마징가Z로 대표되는 과거 슈퍼로봇 애니메이션에 강력하다는 인상을 주기 위해 추가한 설정들이 묘하게 현실감이 생긴다.
그나마 이 부분은 재료공학의 발달으로 해결될 가능성이라도 있기에 후술될 부분에 비하면 약과라 할 수 있다.
2.3.2. 동력과 구동계
엄청나게 가볍고 강한 신소재가 나온다고 해도 거대로봇을 민첩하게 움직이는 것이 큰 문제가 된다. 길이와 부피가 커지면 필연적으로 모멘트가 커지는 데, 동일한 중량이라도 길이가 길어지면 모멘트가 커져서 회전시키는데 큰 힘이 든다. 일단 현재 기술로 거대한 물체를 움직이는 것도, 큰 출력을 확보하는 것도, 유압으로 관절을 고속으로 움직이는 것도 모두 충분히 가능하다. 1만3천 톤짜리 바거 288을 만든 날짜가 1978년이다. 문제는 이 기술들로 과연 거대 이족보행을 민첩하게 움직이는 게 가능한가 하는 것이다.일단 인간을 10배 확대한 사이즈의 로봇인 건담을 예시로 들 경우, 길이는 10배이지만 부피, 즉 무게는 가로 10배, 세로 10배, 높이 10배 해서 1,000배가 된다. 그런데 관절에 걸리는 부하는 토크=힘*받침점부터 힘점까지의 거리이기 때문에, 1000*10 = 10000배가 된다. 즉 인간과 비슷한 속도로 관절을 움직이기 위해서는, 건담은 인간의 1만 배의 힘이 필요하게 된다. 인간의 경우, 아킬레스건은 체중의 10배 정도의 힘을 항상 받고 있고, 사이클링 선수가 결승 근처에서 내는 최고조 힘이 1,500W 정도라고 알려졌다. 그러면 건담은 움직이기 위해서 15,000kW (약 2만 마력) 정도의 출력을 내야 하고, 관절부위는 1만 톤의 힘을 견뎌야 한다.[9][10]
문제는 출력을 내는 기관이 있다고 장땡이 아니라는 점이다. 앞서 건담을 움직이기 위해서는 2만 마력 가량의 힘이 필요하다고 해설하였는데, 일단 중량대비 출력이 충분한 힘을 낼 수 있는 기관 자체는 제트엔진 등 현실에도 꽤 존재한다. 문제는 보행병기에게 필요한 출력은 기계적 동력이지 추력이 아니라는 것. 더 중요한건 기체의 하중에서 오는 상당량의 부하를 견뎌야 하는 관절[11]과, 각각의 관절에서 요구하는 동력을 생성하고 이를 적지에 분배하는 문제다.
이는 후술할 접지압 문제로도 이어진다.
2.3.3. 접지압 문제
무거워지기 시작하면 대책이 안 선다. 크기와 비교하면 너무 무거우면 발을 딛다가 발이 땅속에 박혀버릴 수 있기 때문. 특히 일반적인 창작물에 나오는 군용 대형 보행병기가 이 문제에 심각하게 영향을 받는다.제2차 세계 대전에서 독일 등의 여러 국가에서 시도했던 초중전차 계획을 참고하면 이해가 빠른데, 출력 부족으로 속도가 극히 느린 것 자체도 문제였지만 더 큰 문제점은 이동을 하지 않는 상황에서도 무지막지한 자체 하중이 지면과 주행계통을 이루는 부품에 심각한 부담을 주었다는 것이다. 이동은 커녕 가만히 멈춰서 있기만 해도 하중으로 인해 차체가 땅으로 꺼지고 부품들이 고장나는 경우가 많아서, 접지면적을 미친 듯이 늘리고, 연약해 보이는 곳은 절대 가지 않는 방식으로 운영했으며 실제로 티거 전차같은 경우에도 박물관에 보존되어 기동 가능한 모델의 경우 절대로 20킬로미터 이상 달리지 못하게 제약을 뒀고 제자리 선회도 하지 못하는 제한을 뒀다. 독일 대전기 전차들은 엔진이나 현가장치를 비롯한 값비싼 주행계통을 장착 후 일정 시간이 지나면 무조건 교체해야 하는 소모품 형식으로 운영했다.
이런 일이 거대로봇에게 고스란히 일어난다고 해보자. 거대로봇의 자체 하중이 여러 개의 관절로 이루어진 복잡한 구조의 팔다리에 들어있는 구동부에 집중되는 것이다. 아무리 튼튼한 소재로 만들었다 한들 바퀴식이나 궤도식에 비해 부담이 더 클 것은 자명하다.
사실 접지압 문제는 발의 접지압을 땅이 버틸 수 있을 수준이라면 큰 문제는 없다. 아무리 키가 크더라도 땅이 버티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현실에선 그렇게 튼튼한 지형이나 도로는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당장 전차만 해도 고무패드를 궤도에 장착하지 않으면 접지압 문제로 도로를 박살내는 민폐를 끼치고 다니는 일이 허다한데, 전차보다도 접지압이 클 이족보행병기가 도시에서 돌아다니면 걷기만 해도 도로가 다 망가질 가능성이 크다.
사실 건담의 설정처럼 20m 정도의 보행병기를 50톤 정도로 만드는 것이 아예 불가능하지는 않다. 일례로 전폭이 19m, 날개폭이 13m 가량인 F-22의 공중량이 20톤, 최대이륙중량이 38톤 정도이다. 즉 전투기와 같이 내부를 텅텅 비우고 아예 방어력을 고려하지 않은 물건이라면 만드는 것 자체는 가능하다는 것. 그러나 방어력을 추구하게 되는 순간부터 실현 가능성은 불가능에 가깝게 변한다. 전투기와 같은 항공병기가 아니라 이러한 장갑화 기갑병기와 비교하자면, 길이 5~7m 가량에 보병들을 태우기 위해 속을 텅텅 비우고, 방어력과 공격력을 극단적으로 깎아낸 병력수송장갑차가 10톤 가량이다. 똑같이 속을 비우고 어느 정도 공격력과 방어력을 가진 보병전투차는 30톤 정도. 이정도의 무게를 장갑에 배분했음에도 중기관총 수준의 화력에는 속절없이 뚫리곤 하며, 방어력은 전면, 소화기에 한정되는 것이 현실이다. 중기관총 정도는 코웃음치며 막아내는 전차는 길이 6~7m가량에 무게도 보통 50~60톤 이상이다.
게다가 명색이 육전용 군용 병기를 가정한다면 20~30mm까지는 못해도, 적어도 12.7mm 정도의 총탄에 대한 방호력은 있어야 한다. 안 그러면 허술한 참호에 기본적으로 설치하는 적의 중기관총 1정이 로봇보행병기 수십 대를 잡는 웃지 못 할 일이 발생할 것이 분명하다. 즉, 그말은 병사들도 바렛 M82 정도의 대물저격총만 있다면 혼자서 보행병기를 무력화시킬수 있다 그런데 이러한 상황을 막기 위해 방어력을 늘리면 또 무거워질 수밖에 없고, 무거우면 무거울수록 속도는 느려지고, 발을 디딜 때마다 땅 밑으로 발이 처박히는 것. 무게 문제 때문에 방어력을 포기하는 순간, 포기한 정도가 얼마나 되든 고작 보병, 차량 수준의 기관총에도 구멍이 뚫리는 밥통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
정 안되면 어느 정도 저구경에도 뚫리는 것을 고려하고, 설계 개념을 '외골격' 계열에 속하는 장갑차와는 달리 '내골격' 계열인 헬리콥터 같은, '좀 뚫려도 웬만한 수준이면 작전에는 문제없는 기계'로 구상하고 만드는 게 고작일 것이다.[12] 혹시 총알을 맞히기 힘들 정도로 '상당한 기동성'(잘해봐야 시속 100km를 못 넘겠지만)을 염두에 두고 그걸 실현할 수만 있다면, 어느 정도 해봐도 손해 볼 여지는 없다. 아니, 해야 할지도 모른다.
무게를 저만큼 줄이는 것도 힘든 데다, 무게를 이 정도로 줄여도 하중 문제는 여전히 걸린다. 인간의 키가 1.8m라고 가정 시 보행병기의 키가 9m라서 모든 면에서 대략 5배를 했다면, 부피는 125배가 되어서 무게도 125배가 되지만, 발 면적은 25배(가로 x 세로. 발 높이가 증가한다고 면적이 늘지 않는 건 당연지사)만 늘어나기 때문에, 발에 걸리는 하중이 5배가 된다. 따라서 1.8m가량에 무게는 400kg 정도인 사람 수준의 하중이 걸린다. 일단 인간의 발 크기가 대략 40cmX10cm이라고 칠 때 발 면적은 대략 40cm×10cm = 400cm² = 0.04m²가량. 몸무게가 80kg일 때 나누면… 1cm²당 약 200g 정도이다. 이는 한쪽 발로 지탱 중일 때 기준이다. 크기를 5배 한 보행병기의 발 면적은 대략 200cm×50cm = 10,000cm² = 1m²가량. 정말 25배다. 몸무게가 10톤(10,000kg)일 때 나누면 역시 한쪽 발로 지탱할 때 1cm²당 약 1kg이다.
사실 이 정도까지만 볼 때는 잘만 하면 큰 문제가 없는 것처럼 보인다. 현대 주력 전차의 접지압도 약 1cm²당 1kg보다 약간 작다(0.89~0.96가량). 주력 전차보다 더 많이 나가는 건 흠이지만 한쪽 발로 저 정도다.
그러나 결정적으로 무한궤도는 무게에 비해 접지압이 꽤 적다는 점과[13], 특히 보행병기는 움직여야 가치가 있다는 점[14]을 고려해야 한다. 단순히 걷기만 하더라도, 사람의 발에 걸리는 하중은 체중의 수 배가 되며, 달릴 때는 걸을 때의 수 배로 뛰어오른다. 부속 단계로 가면 부하는 더욱 심해져서, 사람이 달릴 때 아킬레스건에 걸리는 장력은 거의 1톤에 달한다. 이 정도로 증폭되는 하중을 지탱하는 부품을 보행병기의 다리 내에 다른 장치와 함께 넣고 보수하는 것도 보통 일이 아닐 것이다. 상기 이족보행병기가 양발로 그냥 서 있을 때는 대략 5~60톤쯤 되는 주력 전차의 절반 정도이나, 인간 기준으로 걸을 때는 원래 하중의 대략 2배가 된다. 그럼 한쪽 발로 지탱할 때와 비슷할 테니 접지압이 대략 주력 전차 수준이라고 보면 된다. 만약 정말로 뛴다면? 뛸 때는 대략 3~4배 정도가 걸리니까 4배라고 치면 접지압이 1cm²당 2kg 정도. 더 심하면 3kg 정도가 넘을 수도 있다. 게다가 이 계산들은 400mm짜리 설인급 왕발을 기준으로 계산한 것임을 고려하면, 현실에서는 도저히 무리다.[15]
영어 위키피디아의 접지압 항목에서는 달리는 말의 접지압이 최대 1cm²당 35.6kg 정도는 나올 수도 있다고 한다. 말이 300~700kg쯤 나가는 걸 생각하면 이상할 것도 없긴 하지만. 그리고 1톤이 안 되는 녀석과 10톤쯤 나가는 거대 로봇은 접지압 문제 외에도 문제가 될 소지가 더 있을 수 있으므로, 실제 시험이라도 하든가 그 외의 고려하지 못한 상황에 대해서도 '안전하다'고 결론이 나오지 않으면, 완벽히 비교할 수는 없다.
또한, 고무를 쓰는 인간 신발과 비교하면, 금속이 끄트머리일 로봇은 지면의 피해가 더 심할 수도 있으니 이런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게다가 내구성과 내탄성(耐彈性) 때문에 발 부위가 금속이므로 지면을 걸을 때 오는 충격이 더 심하게 위로 전달되므로, 관절부위를 특별하게 강화하고 완충장치를 부설하지 않으면, 단순히 걷다가 관절파손으로 골골대는 신세가 될 것이다. 게다가 장난감 로봇들처럼 발바닥을 수평으로 해서 걸음을 옮길 경우 면적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겠지만, 발바닥 전체를 쿵쿵 찍으면서 달리기는 것은 부적절하다. 그렇다고 각도를 주어 땅을 박찼다가는 유연성 없는 금속의 특성상 땅에 푹 꽂히기 십상. 사람의 경우 하이힐의 끄트머리에 걸리는 접지압이 대략 1cm²당 6.25kg이라고 한다.
2.3.4. 속도와 연비 문제
해당 부분은 그동안 말만 많았던 논쟁거리이지만 현재는 실존하며 상용화에 성공한 보행로봇장비들이 존재하는 덕분에 동급 체급의 로봇 제품들과 비교분석 할 수 있게 되면서 확실하게 결론을 낼 수 있게 되었다.결론부터 말하자면 보행로봇은 바퀴보다 속도는 물론 연비도 나쁘다. 그러나 그것이 보행형을 쓰지 말아야 할 정도의 치명적인 약점은 아니다.
보행형은 서 있기만 해도 에너지를 소모한다. 바퀴형은 그냥 가만히 있어도 서스펜션이 알아서 차량을 지탱해주지만, 보행형은 서 있으려면 모터가 특정 각도를 계속 유지하고 있어야 한다. 따라서 구동계가 이동 역할 뿐만 아니라 차체 질량도 지탱해야하며 이 때문에 보행형은 적재중량이 적다. 바퀴형은 프레임이 버텨주면 과적하더라도 어찌어찌 굴러가게는 할 수 있지만 보행형은 모터의 부하 한계를 넘게 과적하면 주행은 커녕 일어서지도 못한다. 심하면 모터가 망가질 수도 있다.
그리고 최소 구동/조향 모터 2개만 있으면 그만인 차량형과 달리 보행형은 관절 축마다 모터를 넣어야 한다. 따라서 정밀제어 능력을 가진 고성능 모터를 적게는 6개 이상[16]은 필요하다. 실제 보행형 로봇은 동일 체급&동일한 배터리 용량을 사용한 차량형 로봇과 비교하면 운용시간이 필연적으로 적을 수밖에 없다.
물론 이족보행이 다족보행보다 연비가 높은 것은 맞다. 당연하게도 다리가 적게 달렸으니까[17] 모터도 적게 사용한다. 물론 운용환경에 따라서 2족이 더 효율적일 수도 있고 4족 이상이 더 효율적일 수도 있기 때문에 이족이냐 다족이냐는 별 의미 없는 논쟁이나 다름 없다. 승용차에 바퀴를 4개 달고, 덤프 트럭에는 연비가 희생되더라도 바퀴를 8개 다는 것처럼 필요 용도에 따라서 다리를 더 달고 말고의 차이이다.
속도 면에서는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치타 로봇처럼 수십km/h로 달릴 수 있는 사례가 존재하기에 만들기 나름에 따라 속도 차이는 충분히 극복 할 수 있다. 물론 그 속도를 내기 위해 연비는 보행형 쪽이 당연히 나쁠 수밖에 없다.
이러한 한계점을 극복하기 위해 다리에 바퀴를 다는 사례도 존재한다. 위에는 미국 보스턴 다이내믹스사가 공개한 핸들이다. 다리에 바퀴를 달아 지형적응성은 상상을 초월한다. 심지어 아무리 바퀴를 단 차량도 넘어갈 수 없는 도저히 갈수 없는 공간인 좌우의 경사차이가 심한 지형도 가볍게 이동한다. 거기에 이족의 특성을 살려 점프도 가능하며, 장애물을 쉽게 지나갈 수 있다. 당연히 순수 바퀴보다는 못해도 순수 다리와 비교하면 연비면에서도 압도적으로 우위인 것도 사실이다. 거기에 방향전환능력은 다리의 유연함이 더해져서 상당히 우수하다. 물론 바퀴+다리의 조합에도 분명 단점이 존재한다. 그러나 이 사례는 다리의 험지돌파능력의 유용성을 인정하고 이를 최대한 활용하기위해 바퀴를 더해 속도와 고속주행의 안정성을 개선하고자 하는 사례라고 볼 수 있다.
정리하자면 바퀴든 다리든 운용하기에 최적의 환경에 따라 적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바퀴와 다리의 장단점은 매우 명확하다. 이 둘은 서로 대체하기 어려운 특징을 가지고 있다. 평지에서 굳이 다리를 고집할 필요도 없고, 계단에서 굳이 바퀴를 고집할 필요도 없다. 모든 것은 적재적소에 배치되어야 하며 다리 말고 갈 방법이 없는 곳에서 다리의 비효율과 바퀴의 효율을 따지는 것은 의미없다. 따라서 속도와 연비 문제가 있더라 하더라도 다리의 유용함을 부정하기 어렵다. 그리고 상용화 된 로봇 제품들의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속도와 연비문제는 지금의 현대과학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적정히 타협하는 수준에서 충분히 극복 가능하다.
다만 연비와 속도는 병기화의 필수적인 요건이 아니다. 높으면 좋긴 하겠지만 무기의 역할은 적을 제압하거나 쓰러뜨리는 것이고 이것만 가능하다면 다른 부분은 후순위가 된다. 전차의 경우 연비는 최악인데 속도도 민간 차량에 비해 그렇게 높지 않다.[18] 그럼에도 전차를 쓰는 이유는 연비와 속도보다 더 중요한 전략적 이점이 있기 때문이다. 강인한 장갑과 막강한 화력이다. 또한 전투기는 이런 전차가 고효율로 보일 정도로 연비가 심해를 뚫어버리지만[19] 이를 이용하는 이유는 제공권 장악이 가능한 전략적 이점이 있기 때문이다.
즉, 병기는 명확한 전략적 이점이 있으면 얼마든지 만들어지며 연비나 속도와 같은 문제는 부수적인 문제일 뿐이다, 연비나 효율을 최우선으로 여겼으면 총은 한참 전에 사라졌을 것이다. 지금에야 총이 가장 효율적인 살상무기이지 총이 막 개발되던 시기엔 화력은 강하지만 만들기도 힘들고 유지비도 비싼 주제에 명중률과 지속력은 처참한 문제투성이 무기였다. 총이 활의 효율성을 뛰어넘기까진 무려 100년의 시간이 걸렸다. 달리 말해 거대보행병기도 다른 병기엔 없는 명확한 전략점 이점이 하나라도 있다면 비효율을 감수하고 굴릴 수 있다.
따라서 거대보행병기의 문제는 다리의 비효율성이라기보단 그 크기와 중량으로 인해 전략점 이점이 대부분 상실된 부분이 크다고 볼 수 있다.
2.3.5. 항력 문제
대기권 한정으로 극히 치명적인 문제. 항력이란 공기를 가르며 나갈 때 받는 저항을 의미하는데 이 항력이 상상이상으로 골치아프다.지상운용에서는 항력으로 인한 큰 문제가 없지만 다리가 바퀴보다 느리다는 약점이 있어 이를 보완하기 위해 보행병기에 비행 기능을 추가하는 걸 상정하기도 하는데, 양력을 발생시키는 형상과는 거리가 먼 보행병기는 비행 시 순수하게 자신의 추진기관만으로 고도유지+고속추진을 해야 한다.
당연하게도 에너지 효율이 떨어짐은 물론 순수한 성능으로 비교해도 보행병기는 공기역학적 구조를 지닌 항공기에 기동성이 밀릴 수밖에 없다. 전투기가 속도 차이를 이용해 마음대로 거리를 벌리고 온갖 비행 기술로 사각을 노려오는 식으로 싸울 경우 답이 없으니, 보행병기는 헬기처럼 저고도로 날아다니며 적 후방 보급기지 등을 박살내고 다니는 식으로 운용해야 하는데 상술한 항력이 해당 전술의 발목을 분질러놓는다.
보행병기가 고속으로 비행하면 관절부, 장갑, 엔진 등 유선형이 아닌 모든 곳에서 와류가 일어나고 이 와류의 영향으로 상상이상의 항력이 발생한다. 이는 대기가 존재한다면 어디서나 일어날 현상이며 기체 외형의 문제라 보행병기라는 형태를 유지하는 한 어찌할 방법이 전혀 없다.
이 와류에 의한 항력은 보행병기의 약점인 관절부에 엄청난 부하를 가한다. 적 후방까지 가려면 직선거리만 최소 100km에 적 부대를 피해 돌아가면 몇 배가 되니 도중에 부하를 견디지 못하고 고장 나는 사태가 빈번히 일어나기 충분하다. 더불어 항력과 와류가 저고도비행에서 안정성을 대폭 떨어뜨려 날아가다가 어? 하는 순간 추락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20] 현대 저고도 침투 비행의 기준이 10m대에서 날아다니는 건데, 이 높이에서 문제가 생기면 대응하기도 전에 이미 지면과 충돌해 있을 것이다.
시속 수백km로 땅바닥에 다이빙을 하고 살아남기만 해도 기적이며 설령 어찌어찌 움직일 수 있는 상태라고 해도 기체에 장착된 온갖 전자장비들까지 무사하리라 바라는 건 양심을 안드로메다로 보낸거다. 그리고 복잡한 구조로 인해 기동을 보조할 전자장비가 없으면 그대로 멍텅구리가 되는 보행병기의 특성상 작전 속행은커녕 기지로 귀환할 수만 있어도 다행이다.
2.3.6. 거대로봇의 초기술을 일반병기에 적용한다면?
[21]현실 세계에서는 거대로봇, 보행로봇 양자 모두 엄청난 기술적 문제와 경제성 (동일 수준 기술로 타 병기를 만들면 훨씬 효율적이라는) 문제가 있으나, 더러운 외계인 기술을 사용하거나 오버 테크놀러지급 기술력이 사용된 SF의 이족보행병기는 그야말로 킹왕짱. 120mm 자쿠 머신건을 괜찮아! 튕겨냈다하는 RX-78-2나, 맞기 전에 잘도 피하는 나이트메어 프레임만 봐도... 또 고작 26대의 넥스트로 세계를 상대로 맞붙어서 이기기도 한다.
이런 현상은 동서양 어디에서나 나타나는데, 공통점은 전차나 공격헬리콥터 같은 기존 무기 체계에는 더러운 외계인 기술이나 오버 테크놀러지급 기술이 쓰이지 않는다는 특징이 있다. 《트랜스포머 시리즈》나 《용자 시리즈》 등의 슈퍼로봇물은 애초에 나오는 로봇이 특이하기도 하고, 외계 생명체나 초 A.I 등의 설정에서 현 인간의 범주를 넘은 것들이지만, 나름대로 밀리터리 냄새가 난다는 《풀 메탈 패닉!》의 암 슬레이브나 《마브러브》의 전술기들도 등장 배경을 보면 허술한 것이 사실이고, 아예 《풀 메탈 패닉》에서는 등장인물들조차 암 슬레이브의 존재 자체에 괴리감을 토로한다.[스포일러]
그나마 이족보행병기의 가능성을 크게 보는 사람들이 현실에 등장할 것 같다고 주장하는 《배틀테크》는 기존 내연기관보다 효용성이 뛰어난 인공 근섬유인 마이오머(Myomer) 기술과 아무리 두께가 얇아도 존재하기만 하면 쉽게 관통되지 않는 오버테크놀러지 장갑 기술에 의해 가능해진 설계이고, 비슷한 기술이 적용되는 차량은 일부러 설계상의 한계를 둬서 장갑의 양만으로 배틀메크를 압도하지 못하게 하고 있다. 그리고 진짜로 이 기술들을 재래식 병기에 적용하면 어떻게 되는지의 예시도 존재한다.[23]
그나마 '현실적인 로봇 밀리터리물'의 최고봉이라 칭해지는 《장갑기병 보톰즈》조차도 현실에 대입해보자면 당위성이 떨어지는 설정일 수밖에 없다.[24]
일단 외계인을 고문해서 얻은 초과학 소재로 기동력과 방어력을 갖춘 거대로봇을 만들었다고 가정해 보자. 그러면 이 기술력으로 일반 병기를 만들면 과연 어떨까? 위의 계산에 따르면, 건담이 10톤의 장갑 무게로 균질강 600mm 수준의 방어력을 갖게 하기 위해서는, 강철 대비 100배 강도의 신소재가 필요하다. 인간이 입는 풀 플레이트 아머를 이 신소재로 만들 경우 무게 12kg에 방어력 80mm 수준으로 중기관총과 웬만한 고폭탄 폭발을 ‘괜찮아, 튕겨냈다’ 할 수 있게 되고, 장갑 험비와 같은 소형 차량의 방어력이 현존 전차 이상으로 올라가게 된다. 전차의 경우는 철근 콘크리트를 떡칠한 강화 벙커보다 튼튼해지는 것은 물론 거대로봇병기 하나에 쓸 소재를 초중전차 하나로 바꿀 경우 더욱 효율적이고 막강한 움직이는 지상요새를 만들 수 있다.
그러면 이제 거대로봇 쪽에서는 답이 안 나오는 상황이 된다. 이러한 강화 슈트를 입은 보병부대의 경우 포탄의 직격이 아닌 공격들은 다 씹어버릴 수 있고[25] 반대로 개개인이 휴대하는 대전차 미사일 한 방이면 로봇은 완파 당하게 된다.[26] 소형 전투차량이나 공격헬기 등의 경우 로봇대비 크기가 1/5 이하에 가벼운 무게 덕에 날아다니는 수준의 압도적인 기동력을 보이면서도 방어력은 동급이기에, 역시 로봇이 일방적으로 불리하게 된다. 마지막으로 저런 신소재를 사용한 전차가 등장한다면? 셔먼 초기형의 장갑 두께가 경사각을 계산하지 않은 순수한 전면 방호력이 51mm[27]인데, 여기 신소재를 적용하면 균질강 5.1m(5100mm) 수준의 미친 방어력을 갖게 된다. 이 정도면 항공폭탄으로도 격파를 장담할 수 없고[28], 핵폭탄 직격 정도가 아니라면 다 씹어버리게 되어[29] 단순방호력에서도 압도적인 우위를 가진다. 500마력급의 80년 전의 전차가 이 정도인데, 1500마력인 현대 전차의 차대와 엔진은 공간장갑 복합장갑 고려 없이 균질강으로 올려도 전면장갑에 수백mm를 감당할 수 있다.
이제 동력을 살펴보자. 무게대비 동력이 10배로 뛰었으니, 전차에 들어가는 2톤급의 엔진에서 1만5천 마력, 자동차에 들어가는 200kg급 엔진에서 1,500마력이 나온다. 이를 위의 초합금과 결합하면? 무게 2톤급에 현존 전차급 방어력, 스포츠카를 웃도는 기동력의 괴물 병기가 탄생한다. 아니, 이 정도 출력이면, 자동차 크기에 현존 주력 전차급 방어력을 갖추고, 고속으로 날아다니는 소형 비행 전차도 가능하다.[30] 거대로봇의 시속 100km 이내의 걸음걸이로는 답이 나오지 않는다.
또한 관절기술을 보면 자쿠의 경우 2만마력의 출력과 1만톤의 부하를 견디는 물건이 나오는데, 이걸 전차 포탑에 적용하면 포탑 회전속도가 원심분리기가 된다(...) 빠르게 조준하는 것을 넘어서 포탑측 탑승인원(포수, 전차장, 장전수 등)가 기절하거나 주포가 휘청이는 걸 걱정해야 할정도로 빠르게 회전시킬 수 있는 것이다. 이 경우 T-14나 에이브람스X처럼 포탑을 무인화하고, 무게중심을 포신의 중앙으로 옮기는 것으로 대응하면 상대하는 입장에서 정말 답이 없는 조준속도가 나온다. 관절을 회전시켜 팔을 움직이고 그것으로 회전중심에서 멀리 떨어진 무장을 움직여 조준하는 보행병기와, 포탑 회전부 중앙에 무게중심이 실린, 그것도 무장만 올라가있는 포탑이 같은 토크로 작동할 때, 같은 힘으로 야구방망이 휘두르는 속도와 펜 돌리는 속도 수준으로 회전속도가 차이가 나는 것이다.
건담 시리즈에서 이 항목을 대변하는 기체는 차세대 전차라고 공인된 힐돌브가 있다. 해당 기체가 나오는 기동전사 건담 MS IGLOO 시리즈에서는 MS가 전차부대와 일개 보병에게도 패배했다. 힐돌브 단일기체로 자쿠 6기를 말 그대로 개발살 내버린 데다가 초반에 자쿠 두대가 걸레짝이 되기 전까지 이족보행인 자쿠들은 전고가 낮은 힐돌브를 못찾아서 발포된 방향으로 위치를 유추해야 했으며, 힐돌브의 사격에 안 맞으려고 부스터를 이용해서 별의별 회피기동을 시도해야 했다. 그리고 보행병기의 한계로 캐터펄트로 주행하는 힐돌브의 속도를 못따라 잡아서 힐돌브의 바퀴를 파괴한 뒤에야 접근전이 가능했다.
2.4. 병기로서의 문제점
설령 위의 모든 기술적 문제를 엄청난 기술력으로 다 극복했다고 해도, 거대보행병기는 실전에서 다양한 문제점을 가진다. 이를 이하에 서술한다.2.4.1. 키가 크다
이미지의 로봇들은 '기동전사 건담'에 등장하는 로봇병기인 모빌슈트. 좌우에 위치한 초록색 기체는 자쿠 II, 가운데 있는 파란색 기체는 구프.[31] |
산업용으로 보면 신호등이나 가로등에 부딪히거나 높이 제한이 걸려있는 교각을 통과하는 등의 문제만 제외하면 키가 크다고 써먹는데 큰 문제는 없겠지만[32] 군용이라면 얘기가 다르다. 사람처럼 '엎드려 쏴/무릎 꿇고 쏴'가 되긴 하지만, 걸어 다니거나 뛸 때는 보통 사람처럼 일어서서 뛸 것이기 때문에 당연히 피탄 면적이 엄청나게 늘어난다. 일반 전차가 앞에서 봐서 키가 커봐야 3m가량인 반면에[33] 이런 병기는 보통 애니메이션에서 아무리 작은 체급이라도 4~10m 정도는 되는 키로 묘사된다. 상대가 안 된다. 같은 기술로 만들었다고 가정한다면 로봇보행병기는 엄폐물 하나 없는 넓은 평지에서는 전차를 정면 대결로 이길 수 없다. 간단하게 예시를 들자면, 광활한 평지에서 저격병(전차) 다수가 달려가는 보병(로봇보행병기)을 일제히 저격하는 상황이라고 보면 된다.[34] 거기다 현용전차는 그때와 견줘봐도 엄청난 수준으로 정밀도가 올라갔고, 또한 사격통제장치의 발전으로,[35] 로봇보행병기 같은 거대한 표적은 부위별로 저격해서 맞출 수 있다. 거기다 유효 사거리 이상의 거리로 관통력 저하가 생기면 성형작약탄을 날리면 된다. 성형작약탄은 착탄하는 그 자리에서 관통력을 만들어내는 포탄이어서 유효 사거리 제한이 거의 없다. 그러니깐 최대사거리가 즉 유효사거리인셈. 게다가 이족보행병기는 전차들보다 크니 절로 과녁신세...[36] 거기다, 현대의 사통장치와 3축 안정장치는 전차가 고속으로 주행하면서도 목표에 명중시킬 수 있게 해 준다. 그러니까 저격수가 엎드린 상태로, 보병이 달리는 속도보다 빠르게 움직이면서 서서 달리는 보병에게 사격할 수도 있다.(...)
이런 이유로 어느 정도의 엄폐물이 있는 시가전이나 산악 지형에서의 전투에서 사용해야 한다.(사실 보행병기니 그쪽이 맞기도 하고)[37][38] 이도 저도 아니면, 사람처럼 닥치고 대전차호 수준의 참호 파거나 포복하는 것 정도인데, 그냥 인간이 하는 일이랑 하나도 다를 바 없다. 무겁고 둔하다는 것만 빼고.
우선 일반적인 전차만 보더라도 전고가 고작 3m이며, 여차하면 콘크리트 벙커에 넣을 수도 있으며, 현용 전차 대부분은 숲에 들어가는 것만으로 간단히 매복할 수 있다. 게다가 전차포 같은 고화력 무기를 탑재하고, 정밀한 사격통제장치를 이용해서 수 km에서 핀포인트 포격을 할 수 있다. RPG 등의 휴대용 대전차 무기 때문에 전차 무용론이 잠깐 대두하였다 버로우 탄 적이 있는데, 이들 무기의 사거리와 전차의 사거리가 비교가 안 되기 때문이다. 시가전이 아닌 이상, 전차는 육상전투의 주역 병기다. 태생적인 설계상, 전차보다는 저화력 병기를 탑재하여 더 낮은 사거리와 정확도를 가질 수밖에 없는 보행병기는, 먼저 보고 먼저 쏘는 쪽이 이기는 현대전에선 관절 속까지 탈탈 털리는 신세가 될 수밖에 없다.
가공 매체 중에서도 조금이나마 '사실성'을 넣으려고 하며, 보행병기가 다른 병기에 대해 압도적으로 우위가 아니면서 보행병기와 전차가 공존하는 세상이라면, 키가 큰 게 전차와 싸울 때 불리한 점으로 작용하는 묘사를 넣을 때가 있다. 대표적으로 《풀 메탈 패닉》에서는 이족보행병기인 암 슬레이브가 성능 면에서는 기존의 기갑 병력보다 뛰어남에도 불구하고, 대(對)테러전, 게릴라전 등의 특수전 상황이나 시가전에서만 제한적으로 사용되며, 전면전에서는 기존의 기갑 병력이 오히려 암 슬레이브를 압도하는 장면들이 나온다. 암 슬레이브가 처음으로 실전에서 효용성을 입증한 전쟁도 제1차 아프간 전쟁이라는 설정. 람다 드라이버를 사용하면 그런 제약이 없어지지만 너도나도 달고 나오는 물건이 아니니 논외.
기동전사 건담 시리즈에서는 일부 강한 모빌슈트가 함대를 쓸어버리는 묘사가 나온다. 그러나 은하영웅전설 같은 작품들에서 등장하는 빼곡한 우주전함대의 포격은 피탄면적이 엄청나게 넓은, 그것도 세로축 면적이 엄청나게 넓은 모빌슈트를 접근하기도 전에 벌집으로 만들어버릴 수 있으며, 그런 빼곡한 우주전함의 밀집진형을 비집고 들어갔다고 하더라도 또 호위함대인 순양함, 구축함을 상대해야 한다.[39][40] 우주전함의 함재기는 놀고 있는 게 아니다.[41] 건담 같은 모빌슈트가 이러한 함재기를 쉽게 잡는 묘사는 스타크래프트의 골리앗이 조준사격으로 캐리어의 인터셉터를 잡는 묘사와 같다. 올리비어 포플랭처럼 함재기의 달인들이 나서면 샤아나 아무로가 나와도 일단 전함 전열에 접근하는 것조차도 힘들다.[42] 함재기는 z축이 워낙에 작은데다가, 방향전환이 자유롭고 z축이 큰 동체보다 훨씬 운동각을 넓게 잡을 수 있다. 모빌슈츠가 함재기를 잡는 것은 인간이 총을 들고 모기나 파리를 맞추는 난이도와 비슷하다 볼 수 있다.
하프라이프 2부터 등장하는 스트라이더는 유도탄을 5~7발 막아내는 방어력과 뛰어난 공격력을 가졌지만, 그 높이 때문에 근거리에서 조금만 엄폐해도 플레이어는 유도탄으로 공격할 수 있는데 스트라이더는 아무것도 못하는 상황이 종종 발생한다. 특히 에피소드 1 마지막 챕터에서 두드러지는 점. 사실 엄폐물 따위 없는 개활지에서도 정말 개나소나 다 맞출 수 있는 건 덤이다.
실제 역사상에서 거대보행병기와 유사한 사례를 찾자면 중세시대의 기사가 있다. 전신 갑옷을 걸치고 마갑을 씌운 말에 올라탄 철갑기사는 그 덩치와 무장에서 비롯된 막강한 공격력과 방어력으로 과거의 조잡한 활이나 창병으로는 아예 상대가 불가능한 존재였다. 하지만 백년전쟁, 몽골의 원정에서 나타났듯이 큰 장궁, 석궁에는 약점을 노출했으며, 몽골 제국군의 뛰어다니는 기마궁사에는 속수무책이었다. 다수의 기마궁수가 쏟아내는 화살은 말의 운동에너지가 더 해져 있으며, 화살이 갑옷을 뚫지 못한다 하더라도 충격량은 철갑기사에게 그대로 전해져 바로 낙마하기 딱 좋았다. 게다가 머스킷의 등장으로 현 시점 가치로 몇 억, 몇 십억 가치의 갑옷과 군마로 무장한 최고의 고급인력인 기사[43]가 납탄 한방에 쓰러지는 일이 비일비재해졌다.[44]
2010년대 인기를 끈 만화 진격의 거인에서도 이런 거대보형병기의 단점이 여실히 드러난다. 인간에 비해 압도적으로 크고 재생능력까지 있는 거인은 분명 강한 생물이었지만, 기술 억제가 풀린 시점부터 개량형 입체기동장치와 뇌창이라는 무기가 등장하면서 덩치만 큰 거인들은 날아다니는 병사들을 잡기 더 힘들어졌고 심지어 한 방에 약점이 폭파당하는 화력이 확보되어 재생력도 의미 없게 됨으로써 그냥 잡몹 1이 되었다. 일반 거인보다 뛰어난 힘과 지성으로 인류의 절망으로 군림하던 특수한 거인들조차 일반 병사들에게 공략당할 정도. 거인보다 강력한 로봇보행병기가 개발되더라도 그걸 상대하는 측 역시 입체기동장치나 뇌창보다 훨씬 빠르고 강한 첨단 무기를 투입할 테니 피탄 대책 없는 대형 병기의 한계는 해결되지 않는다.
게다가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서 보이듯, 강대한 기갑군단으로 보병을 쓸어버리는 이야기도 옛날 2차 대전 시절의 이야기임이 드러나버렸다. 2000년대 초까지만 하더라도 개인 보병은 화력의 한계가 명확했지만, 재블린을 위시한 fire-forget 방식의 막강한 첨단무기, 드론 자폭 공격 등 보병의 화력이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막강해진 현재에는 현용 주력전차도 몸을 사려야 하며 이런 상황에서 거대 보행병기가 나와봤자 그냥 거대한 표적일 뿐이다. 보이지도 않는 곳에서 수많은 보병들이 컴퓨터의 도움을 받아 쏘고 튀는 전술로 인해 세계 2위 수준의 러시아 기갑부대가 크게 고전하며 기약 없는 소모전만 강요받고 있는 현실인데, 미래에는 이런 양상이 더 심해지면 심해졌지 대세를 거스르고 거대 병기가 유리해질 확률은 낮다.
구석기 시대부터 4차 산업 혁명 시대에 이르기까지 변하지 않는 진리는 막는 것보단 애초에 안 맞는 것이 유리하다이다. 방어수단이 아무리 발전해도 공격수단이 발전하는 속도[45]가 더 빠르기에 현대 인류의 방어체계는 방어력의 강화보단 스텔스와 피탄면적 감소에 집중하고 있다.[46] 이것은 기존 상식을 뒤바꿀 어떤 기술적 대격변이 없는 이상 미래에도 지속될 경향일 것이며, 실제로 기존 방어체계들을 너무나 쉽사리 무력화시키는 드론의 도래 이후 이 점은 더욱 공고해지고 있다.[47] 오랜 세월 검증된 기존 병기들도 도태될 마당에, 피탄면적을 극도로 늘려 현대의 방어 체계와 완전히 정반대의 개념을 달리는 로봇보행병기는 실전성을 논할 수 없는 이야기가 되어버렸다.
2.4.2. 정비 문제
로봇보행병기는 차량에 비해 구조적으로 훨씬 복잡하므로 정비는 실전에서 커다란 문제가 된다. 당장 거대로봇도 아닌 LS3이 빠꾸먹은 이유 중 하나가 정비성이다. 관절이 한두 개만 늘어도 정비 소요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데, 로봇보행병기는 팔과 다리 어깨 손발을 구동시키기 위한 대형관절부품이 대량으로 쓰일 수밖에 없다. 관절이 두세 개밖에 안되는 포크레인도 정비하기 어려운 장비인데 로봇보행병기는 더 말할 필요가 없다. 정태룡도 이런 병기를 쓰다가는, 정비 때문에 진격 속도가 느려져서 이기고도 지게 될 거라는 발언을 한 적이 있다.단순한 유압 피스톤 현가장치로 이루어진 전차는 설사 돈좌(頓挫)되더라도 구동계에 큰 손상이 없으면 후방으로 견인해와서 수리할 수 있으며, 궤도가 손상되어도 예비 트랙과 정비병만 있으면 야전에서도, 심지어 상황만 안정되면 승무원이 그대로 내려서 고쳐져라 뚝딱 수준으로 수리할 수 있지만, 최첨단 기술이 총동원될 게 틀림없는 보행병기의 다리를 전장에서 뚝딱 수리하거나 질질 끌고 후방으로 와서 고치는 것을 기대하긴 어렵다. 보행병기가 예비 다리를 들고 다녔다가는 중량이 대폭 늘어날 테고[49], 사막 지대나 극지대에서 굴리다간 전투도 해보기 전에 모조리 기동불능이 될 위험도 크다. 거기에 예비 다리를 챙겨다니더라도 피격 시 그냥 버려야 한다. 예비궤도도 마찬가지지만 이쪽은 개수가 많은 데다 오히려 그게 정석적인 사용법이다.
전차의 경우는 보통 예비 궤도 조각과 보기륜 등의 부품 정도는 싣고 다니기 때문에 대전차 지뢰 밟아서 궤도 한쪽이 망가져도 추가적인 공격만 없다면 현장에서 즉시 빠르게 수리해서 재투입할 수 있다. 심지어는 포탄 유폭으로 포탑이 사출되어 못쓰게 된 완전격파 상태에서도, 시간만 있다면 회수해서 병기창에 넣으면 다시 수리가 가능할 정도다. 독소전쟁 최대 규모의 전차전이었던 쿠르스크 전투에서 격파된 소련 전차의 절반이 전부 수리해서 재투입되었다는 것을 보면 수리의 용이성은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요소인 셈. 게다가 궤도나 장갑의 경우는 수리시간도 그렇게 오래 걸리진 않는다. 총알이 빗발치는 전장에서 바로 수리하는 것은 어렵더라도, 아군이 그 지역을 장악하는 즉시 현장, 임시기지에서 야전 수리가 가능한 것이 전차다.
그런데 로봇보행병기가 고장날 때를 대비해서 발과 무릎, 종아리 한짝씩을 추가로 갖고 다니는 게 가능할까? 피격당하면 필연적으로 쓰러져서 처박히게 될 보행병기를 일으켜 세워서 수리하려면 얼마만큼의 노력이 필요할까? 한 마디로 로봇보행병기는 보행 특성상 엄청나게 복잡해질 수밖에 없고, 이는 가공할 만한 비효율성을 불러온다. 극단적으로 비교하면 자전거 펑크 수리와 최신형 유기압 서스펜션 수리 정도의 차이가 나는 것이다. 실제 현실에서도 F-22 같은 경우 비행시간당 정비소요가 30시간이 걸릴 정도로 유지가 어렵단 이유로 최강의 성능을 지니고도 퇴역이 논의된 바 있다. 그런데 이 F-22의 정비 시간마저 기계적으로 문제가 많았던 F-105에 비하면 그다지 긴 것도 아니다.[50] 가동부가 별로 없는 전투기들도 이렇게 긴 정비시간이 필요한 마당에 이족보행병기가 도입된다면 F-105는 발톱의 때 수준으로 볼 정도의 정비 노동이 필요할 거다.
다만 흔히 생각하는 정도로 정비소요 문제가 어떤 절대적인 한계라고 보기는 어렵다. 정비소요가 많고 체계 복잡성 때문에 야전정비가 어렵다면, 전차 파워팩 갈아주듯 주요 부품별로 모듈화시켜서 진공으로 포장한 패키지를 부식 추진하듯 운용부대에 뿌려주면 되는 문제고, 아니면 좀 더 무식한 방법으로 그냥 머릿수를 늘여서 돌려가며 운용하는 방법으로 가동률을 끌어올리는 방법도 있다(...). 어찌 됐던 군수나 정비계통에 걸리는 부담은 결국엔 자원을 더 투입합으로써 해결 가능한 문제라는 것.
문제는 이러면 가성비가 나락으로 떨어진다. 설령 보행병기가 전장에서 쓸만하다고 쳐도 장기전이 될수록 경제가 먼저 무너질 것이다. 상기 예시의 F-22는 어쨌든 기존의 전투기와는 차원이 다른 현존 최강의 제공력을 갖고 있기 때문에 정비가 좀 힘들고 오래 걸리더라도 용인이 될 수 있다. 그러므로 로봇보행병기의 처참한 정비성을 감수하고서라도 도입을 하려면 그만큼 로봇 보행병기가 기존의 병기들에 비해 넘사벽으로 강력해야 하는데 현실은...
즉 이러한 정비성의 난점으로 인해, 이족보행병기는 아무리 장점이 많다 해도 가격 대비 성능비가 떨어진다는 극복불가능한 한계로 인해 일반병기보다 경쟁력이 밀릴 수밖에 없다. 군대 명언들 중 하나, 네가 쓰는 병기는 최저 입찰자 놈들이 만든 거다를 상기해 보자. F-22 등 정비 비용이 어마어마한 기체들은 애초에 스텔스라는 매우 우수한 이점이 존재하여, 이전 세대 기체들은 거의 장난감처럼 가지고 노는 성능을 가지고 있기에 출혈을 감수하고 있는 것이나
2.4.3. 조종 편의성 문제
2.4.3.1. 80~90년대의 관점
IT 기술의 발전이 더뎠던 2000년대 이전의 관점으론 로봇보행병기를 제대로 조종하는 것은 불가능했다.컴퓨터를 이용한 정밀 조작형 방식을 사용하게 되면 개발, 정비, 생산의 어려움은 둘째 치더라도, 현재 사용하는 정밀병기인 전투기 등의 조종사도 엄청난 훈련을 받은 똑똑한 엘리트여야 제대로 다룰 수 있는 상황에서, 조종사가 이 병기를 인간만큼 세밀하게 다루려면 웬만한 천재들 뺨치게 머리가 좋아야 해서, 정작 병기의 생산보다 조종사의 육성이 불가능에 가까울 정도로 힘들어서 사장(死藏)될 가능성이 크다. 간단히 말해서 다른 부위는 둘째 치더라도, 팔, 다리, 목, 허리 이 부위들만큼은 정밀하게 구동돼야, 인간형 병기의 유일한 장점인 범용성이 생기게 되는데, 이를 조이스틱 또는 핸들로 실시간 조작하거나 혹은 컴퓨터를 이용하여 일일이 수치 값을 입력해 조작한다고 생각해 보면… 플래시 게임 QWOP만 봐도 이게 무리라는 건 금방 알 수 있다. 실제로 인체의 움직임은 수많은 근육의 미세한 움직임이 복합적으로 작용해서 이뤄지는 것이기 때문에, 인간이 신체를 움직이는 것도 무의식의 영역에서 행하고 있다.
결국 거대 보행 병기는 그냥 커다란 강화복이라 치고, 탑승자의 동작을 병기가 그대로 흉내 내도록 센서를 조종사의 몸에 부착하거나 조종석에 장비하는 수밖에 없다. 이 경우에도 인간의 몸과 병기의 몸이 갖는 구조적 차이가 있고, 여기서 발생하는 여러 가지 장애 요소를 직관적으로 인지하고, 병기를 자기 몸처럼 다룰 수 있을 때까지 훈련을 받아야 한다. 땅개 주제에 전투기 조종사 이상의 훈련과정이 필요하다는 얘기. 풀 메탈 패닉!에서도 관련 내용이 나온다. 풀 메탈 패닉에서 나오는 암슬레이브는 탑승자의 동작을 따라하는 조종임에도 불구한데도[51] 작중에서 아무나 막 다룰 수 있는 병기가 아닌 훈련을 받은 파일럿만 다룰 수 있다고 나온다.[52] 단, 이런 방법도 완벽한 건 아닌 게, 조종사가 빠르게 잽을 날린다고 해서 로봇이 같은 속도로 잽을 날릴 수 있을 리 만무하므로 조종사가 평소 하던 동작보다 느리게 로봇에 맞춰 움직여 줘야 한다. 그리고 사람이 이를 의식해서 움직이다 보면 은근히 어색하고 뻣뻣해진다. 멀리 갈 필요 없이 항아리 게임을 보면 망치가 움직이는 속도와 커서가 움직이는 속도가 맞지 않아 플레이어가 마우스를 의도적으로 적절히 움직여줘야 한다.
문제는 병기가 움직이기만 하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 만약 탱크인데 주행만 할 수 있다면? 아무리 탱크로 《이니셜D》를 찍는다 해도 그건 이미 병기라곤 할 수 없다. 그러니 탑승자는 화기 조작은 물론, 동력계의 출력을 조절하거나 로켓 부스터, 레이더 등 인체 동작과 상관없는 부품도 만져야 한다. 그런데 이렇게 다른 조작을 가하면, 그 시점에서 병기는 탑승자의 (외부에서 보기엔) 엉뚱한 동작을 따라 하든지 아니면 멈춰 있어야 한다. 이쯤 되면 전투기처럼(...) 화기 조작 등을 전담하는 승무원을 추가로 탑승시키는 수밖에.[53][54]
정 단독으로 조종하게 하고 싶으면 《에반게리온》의 싱크로 시스템처럼 사용자의 뇌파를 감지하거나, 혹은 신경계통에 직접 연결하는 조종법으로 가는 수밖에 없는데, 이것 역시 상술한 동작을 흉내 내는 것의 연장선상이므로, 여전히 화기조작은 물론 병기에는 있지만 인체에는 없는 온갖 장비를 어떻게 통제할 것인가가 문제로 남는다. 뇌파나 신경 접속만으로 이걸 모두 처리할 수 있다면, 그냥 기존 병기에 그런 시스템을 탑재하는 쪽이 반응속도도 빨라지고 훈련 기간도 단축될 것이다.(...)[55]
거기에 인간과 거대로봇은 크기가 다른 만큼 관성의 영향이 크게 다르다.
진자(振子)의 주기 공식을 상기해보자. 진자가 4배로 커질 경우, 진자의 주기는 2배로 늘어나고, 10배 크기의 거대로봇은 인간보다 √10≈3.16배 느리게 넘어지게 된다. 따라서 인간의 동작을 그대로 거대로봇이 모방하는 것은 불가능하다.[56]
그렇다고 일부러 관성을 고려해 조종하면 조종이 편하단 이점을 상당히 날려먹게 되며, 별도 조종장치를 증설해서 조종하는 것도 그럴 바엔 조종계열이 단순한 전차나 전투기가 더 편하다.
때문에 인간의 움직임을 100% 따라갈 수 있는 초기술로 개발된 로봇이 아닌 이상 인간형은 다른 형태보단 조종사의 감정 이입이 쉬워진다는 약간의 장점밖에는 없다.
문제는 조종해야 하는 관절이 머리1+어깨4{(상하+좌우)×2}+팔꿈치4{(상하+회전)×2}+손목4{(상하+회전)×2}+손34{(엄지2+검지3+중지3+약지3+애지3+손바닥2+엄지접기1)×2}+허리2(회전+숙이기)+고관절4{(앞뒤+벌리기)×2}+무릎4{(회전+접기)×2}+발목4{(회전+상하)×2}+발6{(발뒤꿈치+발바닥+발끝)×2} 까지 총 67개에다가 이 관절 하나하나의 출력까지 세심히 설정해 조종해야 하고 또 추진용 쓰러스터는 별도로 또 조종해야 한다. 그것도 전투 중에[57] 전투병기의 조종성은 매우 중요하며[58] 그런 면에서 이족보행병기는 고려대상조차 될 수 없다.[59]
《무한의 리바이어스》라는 작품에서는 이러한 점을 꼬집다시피 하고 있는데 분명 주인공격의 기체임에도 불구하고 이족보행 형태임을 알게되자 뭐 이런 어처구니없는 하면서 웃어재낀다. 결정적으로 메인 파일럿만 무려 5명에다가 그들을 관제하는 별도의 오퍼레이터가 따로 있으며 더 엽기적인 것은 별도의 공간에 무려 30여 명이 보조적 역할을 해줘야 움직인다. 파일럿이나 조종수가 움직인다기보다는 프로그래머가 실시간으로 제어프로그램을 작성하는 형태인데, 현실에서 억지로 이족보행병기를 만들면 이런 식이 될 확률이 매우 높다.
스타워즈의 4족보행병기 AT-AT도 마찬가지로 조종수 육성이 매우 어려웠으며, 그 인명경시로 유명한 은하 제국에서조차 조종수의 생존을 위한 온갖 노력을 다했다는 설정이 있다.
어느 방향으로 가도 적합한 조종사를 찾아내고 훈련하기 위해서는, 기존 장갑 전투차량이나 항공 병기보다 몇 십 배의 노력이 들어간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설령 모든 어려움을 극복하고 거대보행병기를 자기 몸처럼 조종 가능한 최고의 파일럿을 양성하는데 성공했다고 해도 그 파일럿을 보호하는데도 엄청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전투기 파일럿도 엄청난 고급 인재인 상황에서 그보다 월등하게 조종이 어려울 거대보행병기 파일럿은 죽으면 전쟁 내에 충원 자체가 불가능할 수도 있다. 대인, 대물저격총의 공격력이 점점 강해지는 추세[60]라 콕핏의 위치가 알려지면 그곳을 저격하는 방법으로 거대로봇병기를 충분히 무력화시킬 수 있다. 비전투 상황에서도 정보전, IT 해킹, 드론 추격, 대인 저격, 대인 암살술 등이 나날이 발전하고 있는 현대에서 조종사를 허무하게 잃을 수 있다.[61]
2.4.3.2. 2000년 이후 고도의 AI와 프로그래밍을 통한 극복
하지만 상술한 바가 무색하게 조종체계의 개발은 이미 현실화되었다. 소형이라지만 이미 이족보행로봇이 춤을 추게도 할 수 있다. 그리고 NVIDIA와 같은 회사에서는 제로베이스에서 스스로 몸(모델)을 움직이는 법을 배울 수 있는 AI를 개발하고 있다.
상기 언급된 대로 분명 인간형 병기를 조종하는 게 기존 병기보다 훨씬 고난이도이긴 할 테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로봇의 움직임을 일일이 수동 조작할 때나 문제되는 점이다. 로봇의 행동 패턴에 고도의 AI를 부여하고 사람의 개입은 최소화할 수 있는 조종 체계가 완성될수록 병기의 복잡한 형태가 조종에 문제 될 일은 줄어든다.
막연한 미래를 생각할 것도 없이 지금도 대부분의 이동은 프로그램화되었는데, 예를 들어 로봇의 두 다리를 하나하나 전후 조작할 필요 없이 그냥 전진 상태로 놓으면 알아서 주변 지형을 돌파하며 움직인다는 것이다. 이런 이동AI를 전장에 적용 가능하도록 완성시키고 제대로 된 전투AI까지 추가한다면 사람은 전투결정만 내리고 직접적인 조작은 필요 없을 정도로 조종이 간편화될 것이다.
실제로 요즘 전투기/민항기들도 이와 유사하게 작동한다. 발진과 착륙 부분 등에서는 아직 인간의 조종이 필요하다고 하지만 이륙 후의 비행은 요즘 대부분 기계가 담당한다. 2차 세계 대전 중에도 독일은 전투기의 조종편의성을 높이기 위한 장치를 제작하기도 하였다. 또한 최근 전차도 사격통제장치에 의해 거의 조준이 전자화되어 있다. FPS 게임에서 에임핵이라 부르는 기능은 이미 3.5세대 전차의 사통장치에 기본적으로 탑재되어있다.
물론 이런 방식으로 구동되려면 현재 기술론 매우 크고 정밀한 컴퓨터가 탑재되어야 하기에 비용 문제를 제하더라도 피탄저항성 등이 극히 떨어지게 되어 아직 군용으로서의 실효성은 꽝이나 마찬가지다.[62]
그리고 이런 AI를 겨우 조종을 보조하자고 탑재할 바에는 그냥 사람 없이 AI가 전투를 하게 하는 것이 맞다. 이미 전투장비에 AI를 탑재하는 것 또한 현실에 가까우며[63] AI를 위한 장비와 사람을 위한 콕핏을 동시에 구겨넣을 바에는 AI가 전부 통제하는 기계가 더 효율적이라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통신장애나 복잡한 전장상황에서의 정치적, 윤리적 판단 문제 등을 고려해서 명령을 내릴 사람을 탑승시킬 수는 있겠지만 이때 탑승자의 역할은 조종사라기보다는 지휘관에 더 가까울 것이다.[64]
다만 AI에 의한 전투도 통상병기가 훨씬 우월하다는 것이 문제다. 고도의 AI로 이족보행의 전투효율을 끌어 올린다 해도 똑같이 고도의 AI로 움직이는 통상병기와 싸운다면 아무 의미가 없다. 동급의 AI끼리 전투한다면 이족보행에 탑재된 AI는 상기 언급된 모든 패널티를 감수해야 하므로 통상병기에 탑재된 AI에게 밀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추가로 전투 알고리즘 개발, 소프트웨어 유지보수 및 개량에 있어서도 보행병기보다 통상병기의 형태가 유리하기에 경제성에서도 밀린다.
2.4.4. 높은 무게중심으로 인한 화기 사용의 제한
무게가 가벼우므로 당연히 강한 무기도 사용할 수 없다. 잘해봐야 20mm~40mm 기관포 정도가 고작으로, 만약 현대의 대략 60톤쯤 하는 주력 전차가 쓰는 120mm 활강포라도 들고 쐈다가는 쏘는 즉시 뒤로 날아갈 것이다. 보통 이런 경우에 생각하는 물건인 120mm 머신건을 연발로 쏴대는 자쿠는 기본 중량만 70톤으로 주력 전차보다 무거우므로, 이미 본말이 전도된 상태인 데다가 무게 중심도 높으므로, 쏘다가 넘어지면 자칫하다가는 건물이 무너지는 것과 같은 피해를 줄 수도 있다. 그리고 실제로 127mm 대포를 연사하는 구축함의 경우에도 적어도 1천 톤 이상의 배수량을 자랑하지만, 연사 시 조금씩 배가 움직인다는 것을 고려할 때, 그런 수준의 물건을 고작 70톤으로 버틸 경우, 자기도 모르게 조금씩 밀리거나 땅을 파고 들어가는 상태에 놓일 가능성이 매우 크다.때에 따라 40mm보다 더 구경이 큰 화기도 쓸 수도 있겠지만, 그러려면 그나마 '장점'인 기동성을 포기하고 멈춰서 쏴야 한다. 물론 그렇게 하더라도 일반 병기보다 명중률이 떨어진다. 드라군같은 전례도 있으니, 좋은 위치를 먼저 잡고 쏴대는 것도 썩 나쁜 발상은 아니지만, 장갑이 너무 빈약하다. 그리고 일반적으로 보행형이 무한궤도나 차륜형을 뛰어넘는 기동성을 얻을 수 있는 확률은 전혀 높지 않다. 항공기쯤 가면 말할 필요도 없다. 보행병기가 들고 쏠 야포 들고 산 타는 것보다 그냥 수송헬기에 견인포 매달고 운용인원 태워서 고지에 배치하는 게 훨씬 빠르다는 뜻이다.
물론 무반동총이나 로켓 같은 발사할 때의 반동이 없는 무기는 제약 없이 사용할 수 있으므로, 이런 무기라면 주력으로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인간이 쓰는 수류탄을 본뜬 무기도 괜찮을 수도 있다. 그런데 주력 전차는 360도 휙휙 돌아가는 두꺼운 장갑으로 무장된 납작한 포탑을 달고 있는데, 다리 위나 팔에 들려있을 수도 있는 무기가 정확도, 연사성, 화력에서 뭐 하나 앞서기는 힘들 것이다. 일단 사용 편의성이 급격히 떨어지기 때문이다. 거기에 자쿠처럼 120mm급 연사기술을 전차에 적용하면 보행병기보다 훨씬 안정적인 사통으로 화력 투사가 가능하다.
탄약을 비롯한 보급도 상당한 문제. 보행해야 하니 무게를 줄여야 할 테고, 그러다 보면 내부공간이 협소해질 텐데, 전투 헬기처럼 기동성이 빠른 것도 아니면서 몇 발 쏘고 탄환이 바닥나면 맞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못 한다. 게다가 그 전에 무장을 사용하기 위해 거치했던 각종 장비를 추스르는 동안, 무방비로 탄환에 노출될 수 있다.
근접전을 한다고 해도, 달려가다가 포탄을 맞아 조각이 나거나 보병이나 경차량이 쏘는 중기관총 따위에 맞고 관절에 이상이 발생해서 혼자 쓰러진다. 뭐 시가전이고 적 전차나 장갑차를 뒤치기 할 수 있다면 등짝을 칼 모양의 쇳덩이로 찍어주는 것도 좋은 발상이겠지만, 찍을 때 관절이 박살나서 골골대면 낭패를 보는 데다, 요새는 상판에 죄다 반응장갑 도배가 트렌드라 찍다가 칼 안 부러지길 바라는 게 더 힘들다. 70t짜리 전차를 뒤집으려면 그 중량의 4배에 달하는 힘이 필요하지만, 동급의 보행체를 쓰러뜨리는 데에는 충분히 강한 바람만 있어도 된다. 반대로 생각해서 전차를 뒤집는 데는 13kg을 깡폭약으로 채운 대전차지뢰가 여러 개 필요하지만 인간형의 보행병기라면 관통하지도 못한 대전차로켓 한방에 앞뒤로 넘어갈 수도 있는 것이다.
그나마 가능성을 생각할 수 있는 무장들은 플라즈마 병기나 레이저 건 같은 차세대 무기 같은 에너지를 모아 쏘는 거의 일격필살의 무장 정도다. 보통 SF장르에서 등장하는 포스트 아포칼립스 정도의 무기를 생각할 법하지만, 최근에서야 미국도 레이저 포 실험을 하는 상황이다. 백 보 양보해서, 만약 플라즈마나 레이저, 이온을 쓰는 병기를 개발했다고 한다 해도, 그것들을 구성하는 에너지는 손쉽게 모으기 어렵다. 그 유명한 레일건조차 1발을 쏘는 것만으로도 포신을 대체하는 긴 레일이 필요하며, 탄환을 쏘아내기 위해선 막대한 전력이 필요하다. 그 전력이 로봇 1대에서 나오기란 원전을 들고 나와도 부족할 참이다. 결국, 병기를 이동시킬 동력으로 써도 모자랄 판에, 무기에다 쏟아 부으면 에반게리온처럼 될 수밖에 없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족보행병기가 그걸 들고 다닐 정도면, 이미 전차, 심하면 항공기에 달려 있을 것이다. 실제로 이족보행병기는 들고 쏘기 힘들 반동의 전차포나 야포도 비행기에서 프로펠러 비행기 시절 발사 해 봤고 광학 병기의 경우 반동이 없는 것에 가깝기 때문에 발전기를 싣고 날아오를 수 있는 대형 수송기 기반 기체에서 시험발사해본 전력이 있다.
2.4.5. 팔의 필요성
ED-209나 배틀메크[65]등을 제외한 대부분의 거대로봇, 특히 일본쪽 창작물에선 대부분 로봇에 손이 달려있고 이 손으로 무기를 드는데, 원거리 무기는 손가락으로 방아쇠를 당기기까지 한다.[66] 이건 사실 따져보면 이족보행보다도 합리화가 더 힘든 개뻘짓이다.우선 무기 조준에 2축 이상의 자유도는 의미가 없다.[68] 총/포와 같은 지향성 병기의 경우 2축의 자유도만 있어도 모든 방향의 조준에 아무 문제가 없다. 괜히 현존 모든 병기들의 포탑이 가로/세로 2축으로 회전하게 설계된 것이 아니다. 6-8자유도 이상의 팔은 섬세한 조작을 위해 만들어진 것이며, 냉병기나 격투를 하지 않는 일반적인 전투 상황에서는 완전히 무의미하다. 또한 현실의 포탑이나 병기 거치대 (기관총 삼각대 등)은 전체의 무게중심이 회전축에 가능한 가까이 오도록 설계된다. 이는 관성모멘트를 최소화하여 가능한 작은 힘으로 빠르게 조준점을 바꿀 수 있게 하기 위함이다. 반면 무기를 손에 들고 발사하는 로봇의 경우 회전축이 한쪽 끝이다! 이 경우 관성모멘트가 커져 조준점을 회전하는데 많은 힘이 소요되고, 단순히 무기를 겨누고 있는 것만에도 관절부위에 지속적인 부하가 걸리게 된다. 게다가 이런 긴 팔은 방어력 면에서 치명적으로 작용한다. 장갑으로 뒤덮인 작은 포탑과 달리 여러 개의 관절로 연결된 긴 팔은 방어도 쉽지 않고, 피탄면적도 넓고 관절 하나라도 파손되면 통째로 무력화된다.
마지막으로 전투용 로봇에 손이 필요할 이유는 전혀 없고, 무기는 하드포인트에 확실하게 고정하고 발사하는 것이 모든 면에서 합리적이다. 애초에 무기를 손에 느슨하게 잡고 발사한다는 것 자체가 정확도를 내다버리는 행위이며, 무기를 놓칠 위험성만 가증시킬 뿐 아무리 찾아봐도 장점이라곤 없다. 굳이 따지자면 사람이 도구를 바꿔 쓰듯이 무기를 교체하기 쉽다는 장점이 있지만 그럴거면 FN SCAR처럼 무기를 모듈화하면 될 일이다. 혹은 팔 자체를 굳이 만든다면 건탱크나 쥬앗그의 팔처럼 해야 전투용으론 그나마 적합하다.[69]
팔이 필요한 경우를 굳이 따져보면 섬세한 작업을 할 경우, 그리고 주먹으로 근접 격투를 할 경우 정도를 꼽을 수 있는데 커다란 전투로봇으로 섬세한 작업을 할 이유는 전혀 없고 멀쩡한 화기 놔두고 근접격투를 할 이유도 없다. 거대로봇은 단순히 걸어다니는 데에만도 강철의 100배 강도의 신소재가 필요할 정도로 엄청난 부하가 걸리는데, 격투라도 한다면 친 로봇의 관절부위부터 맛이 갈 테고 관절들이 고장난 로봇은 바로 전투불능, 심지어 기동불능이 될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로봇끼리 치고받고 격투하는 건 현대전에서 탱크끼리 포신을 휘두르면서 서로의 몸체를 후려갈기는 수준인데다, 굳이 근접전을 한다고 하더라도 둔기, 냉병기 같은 대체 요소가 얼마든지 있는데 굳이 주먹을 쥘 필요가 없어 여전히 뻘짓임에는 변함이 없다
하지만 그 전투로봇의 기원이 전투용이 아니라면 이야기는 살짝 달라진다. 손이 있다면 구조용이나 공업용으로 쓰일 때 다양한 상황에 대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럴 바엔 모듈을 다는 것이 효과적으로 볼 수 있다.[70]
백번 양보해서 팔이 정말 유용하다면 일반적인 창작물에선 도대체 팔을 왜 두 개만 달고 다니는가?? 가능한 한 많이 달고 나오면
우스갯소리로 넘어졌을 때 일어나기 편하라고 만들었다는 말이 있지만 나름 헛소리는 아니다. 티라노사우루스가 팔이 더럽게 짧지만 아예 퇴화하지 않았던 이유를 넘어지거나 누웠을 때 다시 기립할 때의 용이성으로 추측하는 가설도 있을 정도이니.
2.4.6. 충격 흡수 문제
이 문제는 '탑승형' 로봇이라는 것에서 문제가 된다. 단순히 걷기만 해도, 인간의 5배라면 인간이 걸을 때 흔들리는 것의 5배는 흔들린다. 인간이 걸을 때 10cm 정도 흔들리면 보행 로봇을 타면 50cm씩. 더 큰 거대 로봇은 이 격차가 더 심해져서 1~2m씩 위아래로 흔들릴 수 있다는 것이다. 즉 조종석에서 조종하는 사람은 그야말로 멀미 크리. 게다가 조종사 주변은 충격흡수장치를 사용하더라도 조종간은 그럴 수 없는 경우가 많아서, 조종간 주위로 손이 접근하다가 조종간에 맞아서 다칠 수도 있다. 이 단점을 없앨 수 있는 것이 원격 RC 조종이다.일례로 《20세기 소년》에서 시키시마 박사가 이 문제점을 가지고 2족 보행 로봇을 만들라고 요구하는 친구 집단을 깠다. 그런데 후반 가더니, 역관절 워커형으로 2족 보행 로봇을 공학도의 오기 때문인지 진짜로 만들어 버렸다. 물론 조종석에서 조종하면 멀미로 고생하고, 이런 점 때문에 RC 조종 방식도 있다. 작중에서 이놈을 조종석에서 조종한 사람은 엔도 켄지 뿐이고, 그나마 멀미하는 모습도 안 나왔다.
그 외에도 격투하다가 회피를 하는 등의 이유로 저 하늘의 별이 되는 것처럼 날아가 버린다면(...) 단순 계산으로 인간이 격투할 때의 몇 배는 날아가고, 받을 반동은 그 곱절. 따라서 조종사를 격투 시 해치우려면, 귀찮게 칼로 찌를 것 없이 탑승한 로봇보행병기를 그냥 들어서 날려버리면 끝 아닐까? 단순히 넘어뜨려도 몇m 정도는 가볍게 추락하기에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을 것이다. 로봇보행병기 자체에는 손상이 없어도, 주변이 초토화되는 것은 로봇보행병기를 다루는 작품이라면 대부분 묘사하고 있으며, 《파이브 스타 스토리》에서는 MH가 쓰러지기만 해도 심한 손상을 입는다고 설명해서 이 문제를 반영했다. 제국의 역습에 나온 호스 전투의 유명한 AT-AT 다리걸기 장면도 이러한 약점을 보여준다. 온갖 화기의 포화를 묵묵히 견뎌내던 로봇보행병기가 고작 넘어지는 것 하나로 완전히 무력화되어버린다. 심지어 이건 이족보행에 비해 더 안정적이며, 설원, 정글을 포함한 모든 지형(그래서 All-Terrain이다)에서 운용 가능할 정도로 보행 성능이 뛰어난 사족보행병기임에도 그렇다. 다리가 달린 로봇인 이상, 그리고 적들이 강제로라도 다리를 묶어 넘어뜨린다는 아이디어를 실행할 수 있다면 이 문제에서 예외가 아니라는 것이다.
물론 이는 기술이 엄청나게 발전하면 해결할 수 있는 문제이긴 하다. 일단 지형 자체가 심하게 굴곡져서 오르내려야 하는 건 현재의 차량도 마찬가지이고, 급격한 기동으로 G가 걸리는 전투기도 비슷하게 겪는 문제. 인체가 걸으면서 흔들리는 것을 단순히 로봇 병기 크기로 확대한다면, 구조적인 미세한 흔들림이 몇m 단위로 확대될 것처럼 보이겠지만, 티베트모래여우의 도도한 워킹처럼, 동체의 흔들림은 최소화하고 관절 달린 구동부만 지형에 맞추어 오르내리도록 하면 탑승자와 장착 무장의 흔들림 문제를 상당 부분 해결할 수 있다. 기동전사 Z 건담부터 등장한 리니어 시트가 이 설정이다. 이와 비슷한 기술은 이미 전차에 쓰는 주포 안정화 장치 등에 쓰이고 있다. 다른 부위가 얼마나 움직이든 간에 포는 항상 같은 지점을 조준하게 하는 것은 현재 기술로도 가능한 부분이니, 로봇 공학이 발전해서 구동계 관절 문제를 해결할 수준이 된다면, 어렵지 않게 해결할 수 있다. 관절이 좋은 이유가 그런 점이긴 하다.
그러나 대부분의 지상 병기에는 이미 개발이 이루어진 데다 가격도 정비도 비교도 안 되게 우월한 현가장치가 적용되어있다. 굳이 엄청난 시간과 노력을 기울여서 신규 기술을 개발할 필요도 없이, 기존 병기는 로봇보행병기의 문제점을 상당 부분 해결한 뒤라는 이야기다. 그리고 현용하는 현가장치를 장착한 전차도 주포 안정화 장치는 자이로와 유압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포는 1분당 5~6발이 한계고, 포의 반작용 에너지는 대부분 차체와 포 주퇴장치로 가서, 유압이 할 일은 틀어진 포 조준점을 되찾아주는 일밖에 없다. 하지만 사람의 형상을 한 이쪽 병기가 뛸 때는 초(秒) 단위로 흔들릴 텐데, 그 정도 수준의 진동을 상쇄하려면, 적어도 앞뒤 좌우 위아래에 유압 시스템을 장착해야 하는데. 가격뿐만 아니라 무게와 비용, 그리고 정비 면에서 상상을 초월하는 문제를 떠안게 된다. 그리고 그런 안정화 장치를 유지할 에너지는 어디서 나오나? 그리고 관절은 무기를 들거나 뛸 수나 있지, 진동은 해결하지 못한다.
게다가 격투하다가 저 하늘의 별처럼 날아가는 일은 현실이라면 거의 있을 수 없는 일로, 화기 시대에 좋은 총포 놔두고 격투할 이유가 없고, 설령 격투하더라도 영거리 사격으로 흔히 알려진 근접포격이 있으며, 그냥 맨몸으로 충돌해도 넘어지거나 나뒹구는 정도가 한계이다. 출력이 좋아서 정말 날릴 수 있다면, 날아가는 것만으로도 이미 끔살당한다만, 그것도 특성상 보통 지상 병기보다 가벼워야 하는 보행병기라면, 전차나 장갑차보다는 월등히 잘 날아갈 것이다. 혹시나 날릴 수 있다면 말이지만. 게다가 현대 전장은 포병과 공군의 시대. 굳이 정통으로 맞지 않더라도, 가까운 거리에서 착탄한 폭탄이 일으킨 폭압은 높이 수m의 대형병기를 쓰러뜨리기에 충분하다. 그 병기가 엎어지면, 그 병기 자체의 높이가 이미 치명적인 무기다.
2.4.7. 지형적응성
이동과 관련된 논란 중 보행병기는 지형적응성이 더 뛰어나기에 바퀴, 무한궤도를 장착한 병기에 우위를 보일 상황이 나온다는 주장도 있다. 연비보다도 이쪽 주장에 더 무게를 둔 이족보행 지지자들이 많은데 평지용으로 사용되는 일반 차량 등의 바퀴 장착 장비들이 장애물 돌파능력이 다소 제한적인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 제약이 이족보행병기에 비해 지형적응성이 낮다는 것은 잘못된 주장이다. 평지에서만 사용되도록 설계된 차륜장비는 험지 주파에 제한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계단이나 산악지형 등의 험지에서 사용되도록 설계된 차륜이나 궤도장비[72]는 엄청난 험지주파능력을 보인다. 최근 개발된 특수바퀴의 경우 휠체어 등에 적용하면 계단까지 올라갈 수 있을 정도로 기술이 발전했다.휠체어는 말그대로 다리를 사용할 수 없는 사람이 팔 힘으로만 어느정도 이동성을 회복하기 위해 이루어진 특수기구다. 무게를 줄여 최대한 팔의 부담을 줄이면서 구름저항을 줄이기 위해 가느다란 휠을 서스펜션도 없이 앉아있고 하체를 고정시키기 위한 기구까지 달아놓은 좌석에 고정시킨 형태다. 그리고 그걸 사람의 다리보다 몇배나 약한 사람의 팔 힘 또는 소형 모터를 통해서만 동력을 가하는 형태다.
무게만 해도 20만원짜리 휠체어가 비슷한 가격의 자전거 1개 무게랑 맞먹는데 사람의 팔 힘이 다리힘이랑 같다고 해도 같은 효율이면 기동성에서 손해보는 건 당연한 상황이고 당연히 평지에서만 운용을 전제로 만들어졌고 지형적응은커녕 평지에서조차도 어디까지나 장애(부상 포함)보조용이지 고기동을 위한 장치가 아니다.
이런 예시를 들면서 마치 바퀴가 보행로봇보다 평지에서만 좋고 산, 언덕, 사막, 늪지에서 더 문제가 있다는 식으로 주장하는데 말도 안되는 억지다. 의료공학에서 의족의 연구는 말그대로 동력, 무게, 비용, 범용성 방면에서의 휠체어라는 시스템 자체의 제약과 정상인 기준으로 맞춰져 있는 시스템의 적응문제 때문이지 단순히 바퀴 vs 보행의 문제가 아니다.[73] 그런 논리라면 노인 보조기구에서 동력이 따로 달린 전동 스쿠터 vs 지팡이 논리로 바퀴 우월론을 내세울 수도 있을 것이다.
바퀴의 지형 적응력이 상황에 따라 어느정도 제약이 있는 것은 사실이나 이들의 주장과 달리 바퀴의 일정크기 및 서스펜션이 견딜 수 있는 한계, 타이어가 견딜 수 있는 마찰력을 넘어서는 크기의 장애물이나 일종의 암반 절벽같은 아주 극단적인 지형이 아니라면 인공 보행기기에 비해 전혀 밀리지 않는다.
예를 들면 저기 예시를 둔 것중 늪지나 사막 같은 경우는 접지압 문제로 아예 같은 무게면 뭔짓을 해도 그냥 바퀴 >> 보행기기다. 산지 같은 경우도 경량 버기 정도면 어지간한 경사는 씹어먹는다. 현재 기술수준에선 80도 경사 같은 경우가 아닌 이상[74] 오히려 2륜 경량 이동수단(즉 마운틴 모터바이크, 산악 자전거)이 보행기기 및 인간을 뛰어넘는다. 이들 상대로 우위를 보이는 건 산양 같은 동물들 밖에 없다. 숙련자라고는 하지만 기동성 자체가 저런 험지에서도 바퀴가 우세함은 쉽게 알 수 있다.[75]
이들이 앵무새처럼 주장하면서 단골 레퍼토리로 드는 예시가 바로 계단인데 위에서 언급한 특수한 상황[76]에 해당하면서도 일상적으로 볼 수 있고 정상인 입장에서 아주 쉽게 극복할 수 있는 장애물이다 보니 보행로봇우월론에 자주 쓰이는데 현실은 건장한 사람, 동물한테나 그렇고 2족보행 로봇에서도 아주 골치아픈 장애물이다. 심지어 보행 그자체가 무조건 계단의 극복을 보장하는 것도 아니다. 기본적으로 각(脚)축의 가동 범위가 커야 하는데 이건 결국 바퀴의 크기 문제와 다를게 없다. 오히려 후륜이 버티는 동안 전륜이 등판하면 바퀴 사이즈보다 다소 크더라도 극복이 가능한 바퀴와 다르게[77] 보행장치는 가동 범위 이상의 계단을 극복할 방법이 없다.[78]
재밌는 점은 2족보행로봇의 계단극복 우월성을 주장하는 이들은 정작 계단을 예시로 들때 이러한 로봇이 아닌 사람이나 동물을 예시로 들고 바퀴는 휠체어나 일반 차량을 예시로 든다. 그러나 현실은 바퀴 역시 산악용 바이크나 특수 고기동 차량의 예를 보면 알겠듯이 이러한 특수상황을 가정하고 설계를 하면 당연히 극복이 가능하다. 심지어 휠체어 역시 계단을 극복 대상으로 상정하고 설계된 동력 휠체어인 경우 1만달러도 안되는 가격에 계단을 극복하는 각종 기술이 첨가된 휠체어가 이미 판매되고 있으며, 인력 휠체어도 장애인들의 레포츠 용으로 오프로드 휠체어가 5천달러가량에 판매되고 있다. 심지어 TED에서는 3세계의 산지, 비포장 환경에 보급하기 위해 300달러 정도의 비용으로 동급의 휠체어 제작기를 강연한 적도 있다. 거기에 바퀴의 험지기동 특화형 바리에이션인 무한궤도님이 등장하시는 순간 이족보행의 모든 장점을 만족시키고 더 나아가 장점이 더 나온다. 계단도 등반각이 정신나간 수준이 아닌이상 궤도의 마찰력만 충분하다면 얼마든지 등반 가능하며 제자리회전도 가능해 시가전은 물론 집안에서 전투가 벌어져도 얼마든지 대응가능하다. 더불어 에너지효율도 압도적으로 우수하다.[79] 더불어 자세제어 프로그램을 돌릴 용량을 전투나 전장파악에 사용하여 더 나은 전투성능을 보인다. 신속한 조준? 포탑쓰면 된다. 더군다나 무게중심도 낮아 더 강한 화기를 사용할 수 있다. 당장 4족보행병기도 7.62mm기관총을 쓰는 걸 목표로하는데 비슷한 크기에 궤도형 UGV는 이미 M2 브라우닝 중기관총을 쓰고있다. 2족보행으로는 5.56mm도 버거울 수 있다. 반사적으로 대응하는 능력이 떨어지니까.
또한 이들이 간과하는 것이 설령 2족 보행로봇기술이 발전해서 저런 곳의 답파능력이 바퀴를 넘어서게 된다해도 저런 지형을 위해서 2족 병기를 도입할 이유가 현재로선 전혀 없다는 것이다. 훨씬 가볍고 성능도 더 우수하고 범용성까지 갖춘 기존의 병기체계를 고기동성의 헬리콥터로 언제든지 투입이 가능하고 불가능한 상황이라도 적보다 불리해질 이유도 없다. 반대로 그런 곳에 보행병기를 투입해 봤자 노출만 커질 뿐이지 압도적인 기동성을 보여주지도 못하기에 적에게 먼저 쓸려나가거나 아차하는 순간에 기동불능에 빠질 것이다. 차라리 지형적응의 장점일 보일 수 있는 것은 사람 크기의 아주 협소한 공간에서 그러한 지형이 있는 경우 즉 도심의 건물 내에서 기동하는 경우다. 그 이유는 그런 실내 계단돌파를 위해 바퀴를 이용하는 것이 비효율일 수 있기 때문. 이에 대해서는 크기를 줄인다면 문단을 참고.[80] 설령 위 모든 제약조건이 현실에서 작동해서 계단돌파가 불가능하다면 계단을 부숴버려서 평지로 만들면 해결이다. 아니면 새로운 경사로를 깔거나.
결국 이는 이족보행병기의 우월성이 아니라, 아직까지 기계나 인공지능이 이루지 못하는 인간을 비롯한 생명체의 엄청나게 우월한 다중 처리 능력과 적응성, 학습력, 창의성, 순발력 등을 증명하는 꼴이 되어버리는, 졸지에 인간예찬(...)이 되어버리는 것이다.
아니면 위 빅독 영상에 있는 것처럼 허들과 같은 좁고 높은 형태의 장애물을 뛰어넘는 형태나 사다리를 올라갈 수 있다는 것인데... 이것 모두 대형로봇에게는 불필요한 기능들이다.
2.5. 그나마 남아있는 장점
위에 열거한 문제점들과는 별개로 분명 장점은 있긴 하다. 그저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얻어낸 기술을 전차 같은 기존 병기에 적용하면 훨씬 더 강력한 병기가 나오기에 장점의 의미가 퇴색될 뿐이다.[81]- 험지·도시에서의 활동에 유리한 형태
적절히 가볍고 산을 잘 타고 넘을 수 있다면 산악부대에 배속시켜 정찰 임무 등을 맡기고, 도시에서도 마찬가지로 건물 내외로 이동이 자유롭다면 굳이 보병이 나설 필요 없이 시가전·실내전의 포인트를 맡게 하면 될 거란 주장도 있다.[82] 기술력과공돌이와자본력이 어마어마하게 뒷받침된다는 전제 하에 관측장비 달린 포탑에 다리만 달아서 산 타고 건물과 계단을 타고 넘나들며 다족보행병기보다 연비와 스피드가 좋은 병기를 상상할 수도 있다. 모양새가 괴상할지 몰라서 그렇지...
실제 이런 용도로 로봇들이 개발되고 있긴 한데... 중요한 건 얘들은 소형이라는 점이다. 건담처럼 십몇 미터씩 되는 괴물들이 아니다. 사실 각국 군대에서 개발하고 있는 차세대 보병용 강화복이 이런 보행병기라고도 할 수 있다. 강화복은 타는 게 아니라 입는 것에 가깝고 그 개념도 완전 다르긴 하지만, 어쨌든 이런 형태의 병기라면 이미 활발하게 개발이 진행되고 있으니 관심 있다면 강화복 문서를 살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83]
- 범용성
전장의 열악한 환경에서 장비 하나로 모든 일을 다해야 한다면 다리와 팔이 달린 보행병기는 특유의 범용성으로 생각보다 쓸만할 수 있다. 팔다리가 있다면 아무 장비나 들고 사용하거나 옮기는 게 가능하고 인간이 활동 가능한 지형은 물론 그 이상의 험지도 통과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절대 다수의 상황에서는 한 장비를 모든 상황에 돌려쓰기보단 그냥 각각의 상황에 맞는 장비를 따로 개발하는 게 훨씬 효율적이고, 한 장비가 다수의 상황에 대응해야 하는 상황이라도 굳이 팔다리를 달기보다는 모듈화하여 상황에 맞는 모듈을 교체하도록 하는 것이 현실적이고 효율적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흠이다.[84]
그런데 범용성 문제에서도 로봇이 소형일 경우는 팔다리가 굉장히 쓸만해진다. 왜냐하면 인간병사가 쓰는 모든 장비를 자연스럽게 로봇과 공유할 수 있으므로, 오히려 모듈보다 팔다리를 이용하여 범용성 있게 인간병사의 모든 장비를(개인화기, 중화기, 공구, 의료도구, 탈것 등) 공유하여 즉각적으로 들고 현장에서 활용하는 쪽이 효율적인 경우가 압도적으로 많아진다. 이러면 모듈을 따로 생산하여 보급할 필요가 없으니 그로 인한 비용절감 효과와 보급체계 효율도 높다. 무엇보다 인간 병사가 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은 이론상 로봇기술 발전만 따라준다면, 대형로봇과 달리 인간과 동일한 크기와 신체구조 (특히 손)을 가진 로봇은 인간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아무런 제약 없이 상위호환으로 해낼 수 있다는 정신나간 수준의 확장성과 범용성을 가지게 된다. 기술력만 된다면 전투 이외에도 동시에 공병, 취사병, 의무병, 정비병, 행정병의 업무까지 수십년간 숙련한 병사 이상으로 휴머노이드가 처리하게 만들 수 있고 양산까지 가능하다는 장점 때문에 소형 안드로이드는 대형 로봇과 달리 범용성에서 상상을 초월한 강점을 가지고 있다.
- 멋
마지막으로 남은 장점. 단순한 농담이 아니라 정말로 로봇보행병기가 가지고 있는 매우 중요한 특성이자, 로봇보행병기에 대한 이야기가 끊이지 않고 계속해서 나오는 큰 이유이다. 인간형의 이족보행병기는 마치 피노키오를 만든 제페토 할아버지와 같이, 인간을 쏙 빼닮은 피조물을 만들고 싶어 하는 인간의 욕망에 불과하다. 신이 자신들의 모습을 본떠 사람을 만들었다는 신화가 사실 자신을 닮은 피조물을 만들고 싶어 하는 인간의 욕망을 투사(透寫)한 이야기란 말처럼 말이다. 이는 현재로선 기술력 과시를 제외하면 일반적인 효용 가치가 없다시피한 인간형 로봇 개발이 꾸준히 이루어지는 이유로도 볼 수 있다.[85]
사람들은 어설프게 인간을 모방한 존재에 불쾌한 골짜기를 느끼기도 하지만[86], 인간의 형태를 모방했을지언정 명확하게 인간과 구분되는 정체성을 갖춘 이족보행병기는 이런 제약에서 보다 자유로워 인간에게 비교적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다. 무엇보다 이러한 관심을 살 수 있다는 것이 투자를 유치하기가 용이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민간 연구개발은 최적화된 주제가 아니라 민간에서 가장 관심있어하는 주제 위주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87]
때문에 전투 로봇으로서 현실적인 활용처를 찾자면, 스포츠에 활용하면 엄청 쓸만하기는 할 것이다. 메가보츠사의 메가봇 역시 거대로봇의 스포츠화를 위해 시험작으로 만들어진 로봇이었으며 기원 역시 로봇이 등장하는 비디오 게임, 영화, 애니메이션, 만화책을 즐기던 한 엔지니어로부터 시작되었다 한다. 실제로 로봇이 배틀하는 스포츠는 이미 있으며 휴머노이드로 복싱하는 기술리얼 스틸은 워낙 유명해서 장난감으로도 출시되기까지 한 바 있다. 리모트형 소체를 이용한 소형 로봇들은 이미 상당한 궤도에 올라있기도 하다.
로봇보행병기가 등장하는 창작물이 사라지지 않는 이유도 바로 이것이다. 독자나 시청자들이 로봇보행병기를 멋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작가는 자신의 작품에 로봇보행병기를 등장시킨다. 그리고 리얼리즘 성향이 강한 작가라면 굳이 비효율적인 이족보행병기를 사용하는 이유에 대한 그럴싸한 설정을 만들어넣는 것이다.
2.6. 정리
기존 병기가 효율적이라 해도 이 역시 미래까지 지속될 무기체계는 아닐 수 있다. 군사전문가들은 미래의 전장은 기존 병기가 활약하기 어렵다고 본다. 한국군사문제연구원에서 2018년에 발표한 세계주요군사동향에서 미래전의 양상은 과학기술 주도, 인공지능 주도, 시가전, 마지막으로 값싼 방어이다. 특히 미래전쟁은 F-35나 전략핵잠수함, 항모와 같은 비싼 공격장비보다 값싼 방어체계를 활용해 수백 불 단가로 게임 체인저 효과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한다.간단히 말해 무인 드론 앞에서 비싼 공격이 무력화된다는 것이다. 미래에서도 기존 병기가 지금처럼 유용할 것이라는 예측은 없다. 이는 바이락타르 TB2같은 가성비 극강의 무인기가 활약한 2020년 아르메니아-아제르바이잔 전쟁과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통해 입증되고 있다. 이미 인류는 전쟁도 가성비를 추구하는 시대를 맞이한지 오래다.
거대로봇병기를 옹호하는 측에선 이와 같이 재래식 병기가 도태될 것이라 주장하며, 그 말대로 재래식 병기는 언젠간 신병기에 의해 도태될 것이다. 그러나 그 신병기는 기존 병기를 더욱 효율적으로 진화시킨 병기거나 아예 다른 개념의 무언가일 것이며, 적어도 기존 병기와 동일한 전술적 목표로 만들면서도 한계점이 명확한 거대이족보행병기는 아닐 것이다.
현실의 병기는 효율적인 살상을 위해 이성적이고 합리적으로 만들어진 것들이고, 때문에 공감의 대상이 되기보단 건조하고 냉정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이에 반해 인간형 로봇은 머리가 있고 얼굴이 있다거나, 손가락의 움직임, 제스쳐 등이 가능하다는 점 때문에 인간이 느끼는 희노애락을 표현하기 쉽고, 그것을 접하는 독자, 시청자가 훨씬 쉽게 이입할 수 있다.[88] 당장 사족보행병기와 이족보행병기 둘만 비교해도 인간이 훨씬 몰입하기 쉬운 건 이족보행병기 쪽이다. 현실의 병기와 로봇보행병기와의 비교는 뻔할 수밖에 없다.
이런 특성 덕분에 거대로봇은 전차나 전투기 같은 기존 병기와 비교해 확연하게 구별되는[89], 혹은 좀 더 있어 보이는 존재를 묘사하는 데[90] 편리하다. 즉, 작품을 만드는 입장에서 '표현의 범위'가 보다 자유로워진다는 이점이 있기에 지금도 이족보행병기와 관련된 작품이 만들어질 뿐, 거대로봇은 그 자체가 현실적이라서 가상매체에 쓰이는 것이 아니다.
결론적으로 현재는 물론 미래에도 인간형 거대로봇이 병기화될 가능성은 극히 희박하다. 그러므로 거대로봇을 논할 때, 고증이나 현실적인 것은 사실상 안 따지는 게 낫고, 흔히 말하는 리얼로봇도 일종의 기믹이나 콘셉트라 보는 편이 편하다.
3. 소형 보행병기
상술된 문제들 대부분은 로봇이 비현실적으로 거대하기 때문에 발생한다. 그러면 인간과 비슷한 크기의 보행병기는 어떨지 생각해 볼 수도 있겠다.3.1. 휴머노이드 병기
대표적인 예시 |
3.1.1. 인간과의 비교
인간 사이즈의 보행병기는 보병 및 위험 작업자들을 대체하는 목적으로 장점이 있다. 산악전, 시가전, 실내전 등 인간이 걸어서 접근 가능한 곳은 로봇도 문제 없이 갈 수 있고, 인간 전용으로 만들어진 장비나 시설도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 IED(Improvised Explosive Device: 급조 폭발물) 제거 임무처럼 인간에게 너무 위험한 임무도 로봇에게는 부담없이 시킬 수 있다. 현재 보행병기는 이라크전 이후 보병들의 사망 및 부상을 최소화시키려는 쪽으로 발전해가고 있다.거대 로봇보행병기가 문제였던 건 해당 병기가 수행할 수 있는 역할은 모두 기존 병기 쪽이 더 뛰어나단 게 문제였지, 전차나 전투기가 아니라 '인간 병사'가 하던 일을 보조하거나 대체할 목적이라면 보행병기는 충분한 수요가 있다.
인간을 초월하는 신체능력이 있으므로 단순히 인간 병사를 대체하는 것을 넘어 그 이상도 기대할 수 있음은 물론이다. 로봇은 총알 한 방 맞는다고 무력화되지 않으며 부상의 고통으로 쓰러질 일도 PTSD 등의 정신병에 걸릴 일도 없다. 저격과 폭탄에 대한 공포도 느끼지 않아 아무리 위험한 임무도 묵묵히 수행할 수 있고, 전장의 상황도 인간 이상의 관측력과 빠르고 강력한 네트워크로 잘 알려줄 것이다. 그에 더해 생화학병기나 방사능으로 오염된 지역 등 인간이 활동하기 극히 어려운 곳에서도 전투와 장시간 체류가 가능한 장점까지 있다.
게다가 내장된 컴퓨터 등으로 인해 인간을 능가하는 기억력과 연산기능까지 발휘할 수 있으며, 미래에 인공지능의 발달이 계속 누적될 경우 인간병사 이상의 지능과 판단력, 창의성을 가지고 활동하는 것도 이론상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 이렇게 되면 아예 외부 조종 없이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한 후 자동으로 돌아오게 하는 것도 가능해질 것이다.
무엇보다 로봇은 몇 달을 임신해 낳아서 십수 년을 키워야 병사가 되는 인간과 달리 공장에서 뽑아내기만 하면 바로 투입할 수 있다. 장기전으로 갈 경우 상대가 인간 보병을 쓴다는 전제 하에 소모전으로 이끌어 승리할 수 있을 것이며, 여기까지 가지 않더라도 인권이 중요시되며 병사 한 사람의 가치가 치솟은 현대에선 단순히 경제적으로만 봐도 압도적인 장점을 지녔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특징은 전장에서 굉장히 유리한데, 대부분 전쟁터에서의 윤리적 딜레마는 "아군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약자의 생명을 앗아야 하는가?" 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예컨대 아메리칸 스나이퍼에 나오는 RPG를 든 소년을 쏴야할지 고민하는 장면을 들 수 있다. 하지만 만약 아군이 로봇이라면 고민할 필요가 없다. 로봇은 부서지면 고치면 그만이고 완파되어도 다시 만들 수 있는 소모품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민간인들이 아무리 무기를 들고 있다 하더라도, 먼저 공격하기 전까지는 절대 선제대응을 하지 않도록 놔두면 된다. 또한 이런 특징 덕분에 적을 전혀 살상하지 않고 제압하는 전술을 구사하는 것도 가능할 것이다.
이처럼 다양한 특성을 완벽하게 갖춘 인간형 로봇이 미래에 개발될 경우 어느 정도의 파급력과 실용성을 보일지는 미디어에 등장하는 터미네이터를 보면 잘 알 수 있다. 인간형 외모를 바탕으로 사회 속에 침투하고 인간을 능가하는 무서운 힘과 내구성을 지니며 각종 화기에 맞으면서도 완전히 부서질 때까지 묵묵히 작전 수행을 위해 활약한다. 심지어 공포를 느끼지 못하니 압도적인 상대 앞에서도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끝까지 최선을 다해 활약한다. 목적 달성에 필요하다면 아예 같은 로봇끼리 집단을 이루기도 하며, 임무달성을 위해 인간 뺨치는 갖가지 책략을 짜내고 장착된 기기를 이용한 첨단기술까지 목표달성을 위해 총동원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인간과 함께 활동하면서 지시에 따라 역할을 보조하거나, 인간이 사용하는 무기와 각종 장비를 노획하자마자 컴퓨터에 입력되었던 사전지식을 통해 장기간 훈련받은 인간 이상으로 효율적 활용을 하는 장면들이 나온다.[91] 심지어 인간의 몸에 대한 정보를 이용해 사람의 상처를 의사 못지않은 실력으로 봉합하고 관리하는 사례까지 보여준다.
이런 모습이 현실에서 실현된다면 굉장히 유용하기 때문에 각국은 막대한 투자를 통해 인간 사이즈의 보행병기를 단계적으로 개발하고 있으며, 만약 AI 기술의 발달이 예상 외로 가속화될 경우 근미래에 실현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아직은 피아인식, 능동적인 전술구사, 상황판단, 전장에서 부딪히는 윤리적인 문제에 대한 판단, 기계 특유의 단점 등 기술적으로 넘어야 할 난관이 많다.
특히 작전지속성이 인간에 비해 떨어지는 것이 현행 기술의 가장 큰 문제다. 동력원으로 내연기관을 쓰면 유류소모량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92] 배터리를 쓰면 따로 충전시설과 전력보급시설이 부대와 함께 움직여야 한다. 식량이 없어도 버틸 수 있고 일정 수준의 자급자족이 가능한 인간과 달리 로봇은 극히 제한적인 특정 물품으로만 움직이며 연료 보급이 끊긴 순간 전투력이 감소하는 수준이 아니라 아예 0이 되어버린다.[93]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배터리 기술의 혁신이 절실한 상황이다.[94]
로봇이 기계적인 구조를 지닌 이상 추가적인 정비 소요도 계속 발생한다. 기계는 단단하긴 해도 고장률은 높은데 다리의 동력장치만 고장나도 깡통이 되어버리는 탓에 이 문제를 등한시할 수도 없다. 사람도 몸에 문제가 생기긴 하지만 부상과 질병을 자체적으로 회복할 수 있는 데 반해 로봇은 알아서 재생이 안되기 때문. 교체용 장비가 없으면 바로 전력외 판정이다. 한마디로 보급이 며칠 정도 막히면 수백만 기계군단도 한순간에 증발해버릴 수 있다.
소음 문제도 크다. 항공기야 소음 문제의 중요도가 덜하지만 육상드론에게 소음은 매우 치명적인 단점이다. 현재 기술력으론 소음을 잡는 데 한계가 많다. 실제로 보스턴 다이내믹스 사의 빅독의 경우 과도한 소음으로 인해 군용으로 채택되지 않았다. 다만 이는 유압식 구동으로 인한 것으로, 전기 모터식으로 대체하는 것으로 해결할 수 있다. 실제로 보스턴 타이나믹스는 아틀라스의 구동 방식을 유압식에서 전기 모터식으로 바꾸어 나가는 중이다.
전자적 간섭에 의해 쉽게 무력화될 수 있다는 위험도 빼놓을 수 없다. 대표적으로 EMP가 있지만 이는 이미 많은 군용 장비들에 적용된 것과 같이, 계속해서 발전 중인 EMP 차폐 기술로 해결 가능하긴 하다. 하지만 무기의 발전에 따라 차폐가 뚫릴 위험도 있고, EMP가 아니더라도 로봇의 전자회로에 간섭해 정상적인 작동을 방해할 수단은 여럿 있으며 최악의 경우 해킹으로 제어권 자체가 탈취당할 수도 있단 점에서 로봇 병기의 신뢰성에 심각한 문제가 야기될 수 있다. 전차나 전투기 같은 기존 병기의 경우 이런 수단에 당하더라도 인간 병사들로 저항한다는 최후의 수단이 있지만, 만약 인간 병사가 로봇 병사로 대체된 시점에서 당한다면 그대로 패망으로 이어질 것이다.
생산 능력과 별개로 생산된 로봇을 유지하는 데도 신경써야 한다. 항공모함의 예시에서 알 수 있듯 강력한 병기를 생산 혹은 도입할 능력이 있어도 그걸 유지관리할 능력이 없다면 무의미하다. 특수전 전력으로 소수 운용하는 것이라면 모를까, 한두 대도 아니고 최소 1천대 이상 운용하게 될 텐데 단순 자재비는 물론 그 정비인원을 양성하고 교육하는 것도 상당한 문제다.
다만 이 문제는 기술 발전에 따라 인간 기술자 소수가 정비용 로봇 다수를 관리하여 전투용 로봇군단을 수리하는 형태로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이고, 여기서 기술이 더욱 발전한다면 인간의 간섭 없이 로봇들이 스스로 정비하도록 프로그래밍하고 보조적으로 최종상태만 확인하면 유지가 된다.[95]
현행 기술로도 이족보행 인간형 로봇이 함께 작업하여 업무량을 줄이는 것은 위의 BMW 공장 영상처럼 이미 실현되고 있다. 기술은 더욱 발전하고 있으므로 인간이 정비 목표를 설정한 후 공장 전체의 흐름만 관리감독하는 수준으로 바뀐다면 정비인력 문제는 상당수준 해결된다.
3.1.2. 같은 크기의 UAV, UGV와 비교
휴머노이드 병기는 비슷한 크기의 드론 병기와 비교해볼 수 있다.실전에선 인간보다 전고가 낮고 자그마한 크기의 소형 로봇에 무한궤도나 차륜을 붙여 이동하는 형태로 만들어진 로봇이 적은 피탄율과 함께 특정 목적에 대한 효율은 유리하긴 하다. 그래서 인간 대신 작은 무인장치를 이용해 전쟁을 시킨다는 개념은 이미 제2차 세계 대전에서 독일 국방군이 무한궤도가 달린 골리아트 지뢰를 전장에 투입한 사례 등이 유명하며 실전에 본격적으로 활용한 적이 있는 오래된 컨셉이다.
그렇지만 전쟁과 작업 모두에서 인간이 하는 일을 다양하게 대신한다는 범용성과 장비 호환성이란 측면을 고려하면 인간 크기에 팔다리를 지닌 로봇이 무인기보다 더 나을 수 있다. 예를 들자면 팔다리가 달려 있기 때문에 적군 기지를 점령하는 과정에서 적 병사들과 벌어지는 육탄전과 몸싸움에도 유용하게 쓸 수 있고, 특히 적의 장비에 탑승해 직접 조종하거나, 사살한 적의 무기를 빼앗아서 사용한다든지, 적 기지에 있는 시설물을 활용하는 인간 병사의 행동을 그대로 따라할 수 있다는 것도 인간형 로봇의 장점이다.
한발 더 나아가 팔다리를 이용해 적 기지에 있는 드라이버, 드릴, 곡괭이, 삽 등의 도구를 인간처럼 사용하여 망가진 곳을 수리하거나 자재를 나르는 등 각종 작업을 도울 수도 있다. 게다가 전투 이후 적 기지의 시체를 치우고 청소하면서 파손된 곳은 수리하고 보강하는 공병의 역할이나, 부상자를 들어올려 안전한 곳으로 옮기거나 간호하는 의무병 역할도 동시에 수행할 수 있다. 의학지식을 전문가 수준으로 로봇에 입력해 두면 현장에서 응급처치는 물론 군의관처럼 의료도구를 이용하여 전문적인 수술까지 가능하니 생존자를 대폭 늘릴 수 있다. 반면에 전투용이나 특정 목적으로만 개발된 무인기라면 이렇게 팔다리를 이용한 범용성을 지니고 각종 목적에 다방면으로 활용하는 측면에서 인간형 로봇을 당해낼 수 없다.
그 외엔 인간병사와 비슷한 크기의 전투로봇에게도 팔다리와 손발 대신 교환형 부품으로 모듈화를 활용하는 편이 유용할 수 있다는 견해도 있으나, 인간 병사를 대신하는 모든 행동에 범용성을 추구하는 본질상 작업 시마다 팔다리를 계속 교환할 경우 운용상 범용성에 여러가지 문제가 따른다. 차라리 모듈 대신 일체형 팔다리와 손발을 달고 인간병사와 동일한 무기와 공구, 장비를 공유하여 사용하는 편이 유리할 수 있다.
게다가 전쟁을 수행하는 야지에는 각종 먼지, 모래, 흙, 돌, 파편, 얼음, 눈, 빗물과 기름 등 로봇을 고장내기 좋은 이물질이 대량으로 존재하며 이런 극악한 환경에서 휴머노이드에게 모듈식 장비를 운용할 경우 밀폐된 일체형보다 오염으로 인한 고장 가능성이 높아진다. 게다가 모듈식 장비의 경우 고정식과 달리 자주 탈착하기 때문에[96] 접합부 마모 등이 발생할 수 있고 일체형으로 만들어진 것에 비해 큰 힘이 가해질 경우 내구성이나 접합부가 버텨주는 강도가 떨어지기 쉽다. 더구나 용도에 따라 다수의 모듈형 부품을 돌려가며 사용할 경우 생산, 보급과 운송, 관리 측면에서도 상당한 부담이 온다.[97]
더구나 인간병사를 보조하는 휴머노이드가 야지에서 발생하는 다수의 용도에 맞춰 매번 팔다리의 모듈을 교환해 사용한다면 1~2개로는 무리가 있고 최소 몇십에서 몇백종의 모듈을 만들어 보급하고, 현장에 운반해야 하며, 심지어 전투가 벌어지는 곳이나 야지 작업장에 인간 병사의 장비는 물론 각종 모듈까지 따로 가지고 다녀야 하는 막장사태가 벌어진다. 범용성을 추구하며 인간 병사를 보조하는 용도인데 모순적으로 모듈형 팔을 가진 휴머노이드를 사용하기 때문에 들고 다녀야 하는 장비와 부품이 늘어나고, 치열한 전투나 바쁜 작업중에 들고 다니는 모듈을 계속 뒤지며 용도가 바뀔 때마다 하나하나 바꿔끼워야 하는 사태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실전이라 아래와 같은 6가지 긴급상황이 동시에 발생했다고 가정해 보자.
* 가진 총의 탄약이 떨어져서 옆에서 사망한 병사가 떨어뜨린 총을 집어야 함
* 하필 커다란 파편 아래에 죽은 병사의 총이 깔려있음
* 적은 중화기를 장전하는 중이라 5초 안에 총을 집어들어 사살해야 함
* 바로 옆엔 적의 총탄에 맞아 출혈로 생명이 위독한 아군 병사도 있음
* 중상자의 생존을 위해 얼른 응급상자를 열어 지혈하고 붕대를 감아야 함
* 타고 온 차량은 시동이 걸리지 않아 공구를 이용해 현장수리해야 탈출 가능함
이런 6가지 긴급상황이 동시에 발생했다고 가정하면, 모듈형 휴머노이드가 시간을 들여 하나하나 팔다리를 바꿔가면서 대응하는 것 자체가 매우 어렵다.
반대로 인간의 손이 달려 있다고 가정하면 얼른 손으로 파편을 치우고 총을 집어들어 적을 처치한 다음, 곧바로 응급상자를 손으로 열고 붕대를 꺼내 자른 후 지혈대와 약품을 손으로 집어들어 아군 병사를 지혈하고, 바로 차량에 달려가서 인간이 쓰는 공구를 손으로 집어들고 용도에 맞춰 교환하며 수리하고 전선의 피복 등은 손으로 벗겨서 연결하는 것이 가능하다. 수리조차 불가능한 상황이라면 적이 타고 왔던 차량을 빼앗아 부상자를 태우고 로봇이 손발로 운전하여 돌아가는 것도 고려할 수 있다.
더구나 군용으로만 사용할 것이 아니라 채산성을 위해 민수용으로 로봇을 공유하여 사용할 것까지 고려한다면 모듈형은 문제가 더욱 심각해진다. 아이를 돌보면서 동시에 요리를 만들거나, 한손으로 물건을 들고 동시에 다른 손으로는 문을 여는 등 일상생활은 복합적인 다양한 행동을 연속적으로 하루 종일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걸 모듈형으로 하나하나 바꿔가면서 대응한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
일상생활 속과 군대에서 인간의 손은 우리가 느끼는 것 이상으로 굉장히 복잡하고 다양한 작업을 섬세하게 하루종일 수행하며 이것을 단순 모듈로만 대응하려면 옆에 모듈을 몇백 개 이상을 놓고 하루종일 바꿔끼워야 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로봇공학에서 휴머노이드 개발자들이 가장 탐내는 것이 인간의 팔, 그 중에서도 최고의 범용성과 유용성을 지닌 인간의 손 부위인데, 역설적이게도 인간의 손이 너무나 섬세하고 복잡하여 개발이 가장 어려운 부위라 그동안 로봇공학을 가로막는 큰 장애물로 여겨져 왔다.
다른 측면에서 보면 인간의 활동을 위해 계획된 도시의 제한적 환경에선 차량이나 항공기는 범용성이 떨어지는데, 반면 인간 크기의 이족보행병기의 경우 이러한 적응문제를 상당수 해결할 수 있고, 차량이 다닐 수 없는 험난한 지형을 이동할 시 무거운 보병용 짐을 들 수 있는 수단으로 이용할 수 있다. 실제로 이런 다족보행로봇들이 시범적으로 만들어지고 있기도 하다. 어쨌거나 포병이나 전차의 비율이 아무리 높아져도, 결국 깃발을 박는 건 보병이라서 이러한 인간 크기의 이족보행병기가 보병을 대체하는 게 아주 불가능한 것은 아니며, 인간의 통제하에 역할을 보조하거나 분담할 가능성은 훨씬 높다.
팔이 달린 인간 크기의 로봇에겐 이족보행은 비행을 제외한 다른 이동방식보다 도시에서의 지형적응성도 높은데, 바로 90도 각도로 사다리나 난간을 붙잡고 오르내릴 수 있다. 사소해 보이지만 계단만 나와도 무용지물인 일반적인 바퀴나, 계단은 가능한데 그 이상은 아직 힘든 사족보행과 달리 수직 이동에 있어 엄청난 자유도를 가진다는 뜻으로 시가전의 경우 특히 이러한 능력이 빛을 발한다. 바퀴를 특수하게 설계할 경우 고각 커버도 가능하다곤 하나 바퀴를 활용할 수 없는 일종의 암반 절벽같은 아주 극단적인 지형은 시가전에서 각종 건물과 잔해로 인해 자주 등장한다. 게다가 바퀴는 사다리를 통한 수직이동이 필요한 곳은 설령 간신히 위에 올라갔다 해도 내려갈 때가 더 문제인데, 굴뚝이나 고가빌딩 꼭대기처럼 수직이면서 고도까지 높은 곳에 올라간 경우 다시 자력으로 사다리를 잡고 내려가지 못하면 지상으로 떨어져 박살난다. 결국 바퀴 달린 형상이면 줄을 이용하거나 비행 능력을 갖추어 내려가야 하므로 기동성 면에서 굉장히 불리하다.
반면에 팔다리가 달리고 이족보행이 가능한 인간형 로봇은 사다리를 붙잡고 굴뚝이나 지붕, 건물 옥상 같은 곳에 스스로 올라가 적을 저격하거나 작업을 마친 후 다시 사다리를 사용해 내려가는 동작 등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아예 별다른 시설이나 장비가 없어도 인간형 로봇은 설계에 따라 인간 병사를 흉내내어 동일한 방식으로 벽을 타거나 밧줄을 걸어 오르내리는 것도 가능하다. 한발 더 나아가 관련기술이 더욱 발전하고 데이터가 쌓일 경우, 차량이나 기타 비행수단을 이용할 수 없는 산악 지대나 시가전 상황서 적의 눈을 피해 철저히 도보로만 이동할 때 빌딩 사이사이를 건너뛰고 벽과 지형지물을 사용하여 신속 이동이 가능한 파쿠르까지 사용할 수 있다. 그래서 인간병사 크기 전투로봇은 범용성에선 하체에 바퀴만 달 경우 이족보행의 효율을 절대로 따라갈 수 없다.
또한 직립보행 항목에 나온 것처럼, 사족보행과 비교할 때 이족보행은 에너지 효율성 면에서 훨씬 우월하다. 상식적으로 다리가 네 개인 것보다 다리가 두 개인 것이 두 배는 싸게 먹히며, 두 발로 몸을 지탱하고 걷는 인간이 직립보행으로 소비하는 에너지는 사족 보행인 침팬지와 비교하면 4분의 1 밖에 되지 않는다. 괜히 인간이 직립해 이족보행하는 형태로 진화한 것이 아니다. 속도를 희생한 대신 40억년의 진화의 역사를 통해 철저하게 검증된 범용성을 얻은 것이다.
4족보행병기가 인간형에 팔이 달린 2족보행보다 전고가 낮아 피탄율도 줄고 험지에서 쓰러지지 않아 더 유용하니 인간형은 전혀 쓸모없다는 극단적인 관점도 있으나 여기엔 치명적인 헛점이 있다. 왜냐하면 이런 사람들이 언급하는 4족은 다리만 달려있고 팔이 없다. 당연히 범용성을 위해 반드시 필수인 손이 없어진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생긴다. 그래서 4족의 문제는 단순히 무기를 장착해 싸우거나 짐을 싣고 나르는 작업만 수행하면 인간형보다 효율이 높을 수 있지만, 팔과 손의 역할이 없어서 인간을 흉내낸 정밀 작업을 시키는 것이 어렵다. 전쟁터에서 쓰러진 병사를 잡아 들어올리거나, 도구를 집어들어 고장난 장비를 수리하거나, 중상자를 수술하기 위해 의사의 메스와 수술도구를 들고 활용하는 것이 4족에게 가능한가? 하는 질문을 던져보면 바로 알 수 있다.
그럼 4족보행의 다리 부분을 개조해 인간의 팔처럼 활용하면 해결된다 라고 한다면, 이번엔 평소엔 엎드려 돌아다니다 작업시엔 두 다리로 몸을 지탱하고 돌아다니며 양팔을 사용하는 이족보행의 변형판이 되어버린다(...) 다른 방법으론 켄타우로스처럼 팔을 가진 인간형의 상체에 네 다리를 가진 형태로 만들 수도 있는데, 이러면 역으로 2족보행하고 전체 높이는 같은데 하체는 엉덩이 부분이 쭉 빠져나온 형태로 커져서 피탄면적도 늘고 부품도 더 들어가게 된다. 이럴거면 왜 길쭉하게 만들고 일부러 다리를 4개 달아야 하냐? 하는 황당한 딜레마가 생긴다.
그나마 타협해서 실용적으로 만드는 방법이라면 공각기동대에 나오는 다족보행병기 타치코마 처럼 4족보행 몸체에 추가로 작은 팔을 두 개 달아주는 형태가 있긴 하다.[98] 이렇게 하면 팔과 손이 생기므로 단순 4족과 달리 활용도가 상당히 늘어날 수 있으나 인간장비 호환성과 노획장비 활용, 인간병사의 업무대체 측면에서 완벽한 이족보행 인간형의 상위호환까진 역시 불가능하다. 해당 작품서도 4족 타치코마와 2족보행 사이보그는 단독활동이 아니라 서로의 강점을 살린 팀을 짜서 역할을 분담하고 협력하여 사건을 해결한다. 그것이 현실의 로봇공학자들이 바라는 다족과 2족병기의 이상적인 사용 방식이다.
로봇공학 전문가들은 바보거나 시간이 남아돌아서 두 다리로 걷는 인간형 로봇을 다족보행과 함께 연구하는 것이 절대로 아니다. 인간과 완전히 동일한 크기와 신체구조의 이족보행로봇은 특화된 용도엔 다른 형태의 로봇보다 불리한 부분이 분명히 있으나, 기술 발전만 따라준다면 어떤 상황이라도, 무슨 일이 터져도, 인간이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이든 상위호환으로 해낼 수 있다는, 다른 어떤 형태도 절대 따라오지 못하는 무시무시한 범용성과 신뢰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단순 전투만이 아니라 현대전에서 보병의 가장 큰 존재 이유인 점령지 치안유지 임무도 휴머노이드 병기라면 수행이 가능하다. 소형 병기라면 꼭 인간형이 아니라도 가능한 임무이긴 하지만 인간형이라면 인간의 생활에서 발생하는 변수에 대응하기 좋으며, 위에서 이족보행로봇이 꾸준히 개발되는 이유라 말했던 인간이 공감하기 쉬운 모습 덕에 점령지 주민들의 친근감을 사기에 보다 유리하다. 더구나 같이 전투하는 인간 병사들에게도 친근감이나 유대감을 줄 수 있어서 전투나 작업 효율을 높일 수 있다.
로터로 날아다니며 주변을 감시하는 드론, 지면을 굴러다니며 도로를 순회하는 기갑차량보단 인간형 로봇이 거부감을 덜 느낄 확률이 높다. 나아가 인공피부를 씌우고 인간적인 행동패턴을 구현하여 인간과 구분이 어려울 정도로 만든다면, 즉 안드로이드 보병을 만든다면 외형적인 단점은 아예 없어진다.[99] 오히려 전장의 스트레스로 인해 어떤 일탈을 벌일지 모를 인간 병사와 달리 명령받지 않은 일은 절대 벌이지 않는 휴머노이드 쪽이 사람들에게 훨씬 잘 받아들여질 수도 있을 것이다.
다만 현행 기술 수준에선 완벽한 인간형 로봇 병사를 구현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이미 실전에 투입되는 드론 무인병기 쪽이 훨씬 실용적이다. 게다가 로봇 병사가 구현된다 해도 제작 난이도와 비용, 정비성 면에서 제한된 목적을 가진 드론을 만드는 쪽이 기술적으로 훨씬 쉽고 채산성에서 저렴할 수밖에 없다.
채산성의 예시를 들면 다목적 로봇 병사를 100명 만들 비용과 시간으로 각종 무인병기를 1천대 정도 만들 수 있다면, 로봇 병사는 일단 40~50대만 만들고, 남은 50~60대 분의 비용과 시간으로 각종 무인병기도 500~600대 가량 생산하여 혼성부대를 편성한 후 로봇병사와 서로 역할을 보조하는 쪽이 로봇병사만 100명 굴리는 쪽보다 더 효율적일 수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면 미디어에서 인간형 로봇으로 유명한 터미네이터 시리즈에서도 인간형이 아닌 다양한 형태의 H-K 무인병기 시리즈를 인간형 터미네이터와 함께 운용하며 상호보완하는 장면이 나온다. 형상도 바이크, 헬기, 비행드론, 뱀, 거대병기 등으로 용도에 따라 다양하게 만든다.
더구나 로봇 병사를 개발하는 각 단계에서 나오는 기술은 동시에 무인병기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현실에서도 상호보완적인 관계로 관련기술이 개발되는 추세이며 미래에도 제한된 목적에만 활용하는 무인병기가 없어질 가능성은 없다.
그렇다고 해서 무인병기 때문에 인간형 로봇이 필요없는 것은 또 절대로 아니다. 드론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례만 봐도 무인병기의 보조를 받으면서 상호보완적으로 각종 임무를 수행하는 인간 군인들이 필수인데, 휴머노이드는 인간 군인들이 전쟁터에서 맡는 역할을 대신하여 희생을 줄여준다는 점에서 개발 필요성이 절실하다. 또한 광학렌즈와 카메라, 센서, 컴퓨터를 내장하고 있으므로 주야간 장거리 관측은 물론 잠복하여 저격하거나 포병을 도와 타격 정밀도를 높여주는 등 최전선에서 인간을 보조하는 활용 범위가 무궁무진하다.
게다가 군사적 활용은 적과 직접적인 전투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적을 파괴하는 것만 잘하고 다른 지원업무를 못 하면 절대로 군대가 효율적으로 돌아가지 않는다. 군대가 효율적으로 돌아가려면 건설과 적 장애물 돌파를 위한 공병, 부상자와 환자를 치료하기 위한 의무병, 각종 물건을 보급하고 운반하며 재고를 관리하는 보급병, 다양한 장비와 도구를 점검하고 수리하는 정비병, 음식을 만들어 주는 취사병, 전략을 수립하고 각종 업무를 수행하는 행정병이 모두 필요하다. 그런데 고도로 발달된 휴머노이드는 전투병의 역할을 수행하는 것 이외에도 공병+의무병+보급병+정비병+취사병+행정병 역할을 모두 동시에 몇십년간 숙련된 고참병사 이상으로 완벽하게 해내는 만능 엘리트 병사로서 큰 활약을 할 수 있다.
요약하자면 급변하는 상황이나 예측 불가능한 변수 속에서도 인간의 상위호환으로 활용하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올인원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에 휴머노이드에 막대한 가치가 있는 것이다. 제한된 목적의 무인병기는 이런 식의 무시무시한 범용성이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휴머노이드의 개발 필요성은 결코 줄어들지 않는다.
3.1.3. 정리
결론적으로 건담이나 마징가와 같은 거대로봇은 남자의 로망 이상의 의미가 없지만, 휴머노이드 보병은 아직 여러 한계점은 있어도 군사병기로 실현될 가능성이 분명 존재한다. 미래 전장은 드론 등의 무인병기가 주도할 것이며, 인간형 병기도 그러한 새로운 전장의 병기로 주목받고 있다.추측의 영역이지만 탑승 로봇이 아닌 이쪽 분야에서 오히려 문자 그대로의 '거대' 로봇이 출몰할 수도 있다. 실제 역사에서 주력전차는 본래 세계 대전기의 중형전차 스케일이었으나 수십년간 개발 경쟁을 하며 이런 저런 요구사항이 붙자 현대에는 과거 기준 중전차 수준까지 커진 전례가 있다. 로봇과 로봇간의 전쟁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면 전투에서 우위를 점하거나 민사작전에서 더 많은 기능을 활용하기 위해 덩치가 불어나는 것도 이상한 일은 아니다.
물론 상술한 온갖 단점들 때문에 건담이나 마크로스처럼 커지지는 않겠지만 도시환경에서도 활용가능한 신장 3~5m 정도까진 대형화될 수 있고 이 정도만 해도 인간 기준으로는 충분히 거대해진다.
3.2. 그 외
3.2.1. 소형 다족보행병기
눈 쌓인 산을 오르는 빅독 로봇.
해병대와 실전 테스트중인 LS3 로봇.
산악이나 험지에서 보병들을 보조하는 목적으로 다족보행로봇도 연구되었다. 일단 예산 압박과 미군 철수로 중단되었긴 했지만, 베트남 전쟁 도중 미국의 GE와 국방부가 산악뿐만 아니라 외진 곳, 수림, 정글 개척 및 수송용으로 Mosher라는 4족 보행 차량을 개발했던 전적이 있고, 보스턴 다이내믹스에서 개발한 빅독은 장애물을 만나 넘어지거나 사람이 발로 차서 쓰러트리려 해도, 스스로 자세를 잡아 넘어지지 않거나 다시 일어나는 근성 가이다. 머리도 꼬리도 없이 다리만 달린 로봇이 껑충껑충 걸어 다니는 모습을 보면 왠지 공포영화에 나오는 괴물 같아 보이긴 하지만, 저걸 실현한 기술은 한없이 경이롭다고 할 수 있다. 직접 보자.[100]
이렇듯 우수한 험지 주파 성능을 보여준 미국의 빅독과 그 대형화 버전 LS3을 보고 세계 각국에서 유사한 소형 4족 보행 로봇들을 개발하고 있고, 한국에서도 유사한 로봇들을 견마 로봇이라는 명칭 하에 다양한 연구기관에서 개발 중이다. 이러한 소형 다족보행 로봇들은 차량이 가기 힘든 험지에서 인간이 들고 다니기 무거운 장비를 운반하며, 우수한 센서를 통한 적지 정찰, 덤으로 분대지원 정도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사실 공격 헬리콥터는 공중에 날아다녀야 하는 이상, 보병들에게 쉽게 관측될 수 있으며, 발견 시 맨패즈에 취약하지만, 땅에 붙어 다니는 보행로봇은 시인성이 낮고 은엄폐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거기다 항시 공중을 날아다녀야 하는 헬리콥터나 비행형 드론은 그 특성상 불가피하게, 다족 로봇 등의 지상형 드론에 비하면 연료나 전력의 소모가 무척 심한 편이다.
태양의 엄니 다그람에선 이 점을 살려 실제로 다족형 컴뱃 아머인 크랩 거너, 데저트 거너, 블리자드 거너는 주로 험지에서 운용되며, 험지에서는 이족보행의 한계로 기동력이 저하되는 다그람을 일방적으로 농락한 적도 있었다.
당연하지만 주요 시청자가 사람일 수밖에 없는 SF 애니나 영화에서 다족보행 로봇은 인간과 비슷한 이족보행 로봇보다 인기가 없다. 그래서 실용성은 이족보행보다 더 좋음에도 엑스트라 취급을 받는다. 애초에 다족보행병기 자체가 잘 나오지 않으며, 어쩌다가 영상에서 다족보행 로봇이 등장한다 하더라도, 대체로 이족보행 로봇에 비하면 큰 의미가 없는 병기인 경우가 많다. 조이드나 타치코마, 바쿠 같이 동물에 가까운 친숙한 모습으로 디자인하면 인기가 있다. ATAT의 별명이 강아지인 이유. 《커맨드 앤 컨커 시리즈》에서 다족보행은 스크린이 주로 쓰나 이것은 만들어내는 것이 아닌 유기물과 타이베리움으로 이루어진 생명체를 사용하기에 쓰는 것이다. 대표적인 다족보행 유닛은 기계 지네. 이외에 건 워커, 파편 워커, 어나이얼레이터 트라이포드, 리퍼 트라이포드, 이레디케이터 헥사포드. 타작품으론 《스타워즈》의 AT-AT, AT-TE, 《스타크래프트》 시리즈의 용기병, 불멸자, 거신이 있다.[101][102]
그리고 결국 미군의 빅독 기반 다족보행 로봇 계획인 LS3 계획이 2015년 엎어지면서 아직 다족보행로봇의 갈 길이 멀다는 것이 드러났다. 필드 테스트 결과 경량/고효율 엔진을 다는 것은 좋았는데 소음이 너무 심각하여 적에게 발각될 위험이 컸던 데다가 복잡한 구조 때문에 야지에서 퍼져버리면 수리가 거의 불가능한게 문제였다고 한다.
그런데 LS3 개발 경험을 토대로 내구성, 민첩성, 복잡한 구조를 보완한 로봇개 스팟을 개발해 민간인 대상으로 판매하는 방향을 잡아 일반인, 건설, 의료쪽에서 활동하다가 2019년 11월경 미국 cnn에서 미국 메사추세츠 경찰이 실제 현장에 투입했다는 소식이 나왔었다. 또 미군에서 스팟을 기반으로 개발한 로봇개로 병사들과 함께 훈련하는 장면을 공개됐다는 소식이 나왔었다. 아무래도 신 기술 등의 등장에 드론 전력화 영향 덕분인지 그전에 실패한 LS3 계획의 목적을 이어 받아 멀티콥터와 함께 보병 전술에 쓰일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로 인해 인공지능 무기화 가능성에 대한 논란이 전보다 크게 나올 예상이 된다. 또 현대자동차가 2019 ces에서 '엘리베이트'라는 주행겸 보행을 하는 콘셉트 차를 공개를 하였다. 평소엔 주행을 하지만 지형에따라 필요시 보행모드로 전환하여 이동하는 특수목적차량이다. 만약 이 주행/보행형 탑승 차량이 실용화 성공한다면 앞으로 다족보행같은 보행 기술의 미래가 밝을 확률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103]
로봇개는 스팟외에도 비전60, anymal도 상용화되었다. 위는 고스트로보틱스의 4족 보행 로봇 비전60.
한국도 이에 관심을 갖고 계속 연구하고 있다. 바로 동부전선 강원도의 험난하다못해 거의 지옥같은 험지 환경 탓인데, 이 탓에 상용화된 다족 굴삭기[104]나 중장비같은 특수차량에 착안하여 보행 경전차를 만들어보자는 탐구가 고려대/육군 아미타이거 포럼에서 나왔다. 물론 아직은 진짜 예산이 나와서 개발이 추진중인 것은 아니고 '이런 게 있으면 쓸만할 것 같다'는 제안에 그친다.#, #
중국은 2024년 여름 캄보디아와의 합동훈련에서 QBZ-95자동소총을 장착한 살상용 로봇개를 공개했고 #, 2024년 주하이 에어쇼에서는 이런 로봇개가 떼로 몰려 작전할 수 있는 "로봇늑대"를 선보였다.
3.2.2. 소형 무관절 보행병기
다리를 부착하되, 문어와 같이 관절이 존재하지 않는 무관절 보행로봇 역시 연구되고 있다. 종이접기 방식이나 나노기술 혹은 인공 근섬유 같은 유연한 특수 소재 등으로 팔다리가 자유자재로 움직이는 방식이다. 예시는 소프트 로보틱스.참고1 참고2, 연성체 로봇(continuum robot)참고3, 참고4, 참고5일반적으로 알려진 보행형 기계들의 다리는 대부분 딱딱한 재질을 가졌고 동그란 구멍 안에 막대기를 넣어 연결하는 방식인데, 비교적 쉽게 제조할 수 있으나 관절이 3개 이상[105]이 생기고 유압장치도 넣어야 하는 등 부품 수가 늘어난다는 단점이 존재한다. 반면 무관절 다리는 특성상 바퀴처럼 일체형에 가깝다 보니 제조와 수리가 보다 용이할 수 있다.[106]
이러한 기술 개념은 꽤 오래된 것으로 보이는데, 옛날에 보행형 기계를 그릴 때 그림적 허용으로 구부리거나 휘어지게 그린 모습이 종종 보인다. 대표적인 작품들은 우주전쟁에 등장하는 트라이포드, 스파이더맨 시리즈의 닥터 옥토퍼스. 가끔 현실의 개발사의 구상도에서 등장하기도 한다.[107]
과거엔 거의 불가능한 기술로 취급됐지만 1960년대부터 등장한 연성체 로봇 팔이라는 기계에 공기압, 철사, 실리콘, 스프링을 비롯한 여러 소재가 도입되며 방식이 다양해지고 있는 데다, 2007년경부터 공기압으로 움직이는 최초의 소프트 로봇이 나온 걸 계기로 관련 연구가 활발해졌을 뿐더러 종이접기방식으로 변형하는 바퀴의 등장과 여러 소재로 만든 생체조직을 씌운 로봇, 저 전압으로도 움직이는 인공근육 같은 엑츄에이더, 형상기억합금으로 제조된 골격에 감싸놓은 코일을 통해 다리가 움직이는 소프트 로보틱스를 개발하는데 성공한 상황이다 보니 무관절 다리는 더 이상 SF 매체에서만 존재하는 기술이 아니게 되었다.
다만 이제야 좀 가능성이 보인다 뿐이지 실제 구현하려면 애로사항이 산적해 있다. 다리는 당연히 무게 지탱을 해야 하고 이를 위해 단단한 소재로 만들어야 하는데 무관절 다리의 소재는 유연성이 높은 재질을 써야 하므로 단단함과 정반대의 특성을 지닌다. 유연하면서 단단하다는 조건을 동시에 만족시켜야 하는데 이런 꿈 같은 소리를 실현시키려 노력할 바엔 그냥 포기하고 딱딱한 관절 다리나 연구하는 게 나아 보일 정도. 게다가 설령 개발에 성공한다 해도 무관절을 구현하기 위해 비싼 소재를 써야 한다면 단가가 천정부지로 치솟을 수 있다.
내구성 문제도 무시할 수 없다. 고강도 부품들을 조립해 만드는 하드형 다리에 비해 태생상 튼실함이 떨어지는 무관절 다리는 폭탄, 총탄, 날붙이 등의 요인에 더 취약한데, 망가졌다간 보행병기의 다리가 파괴될 시의 끔찍한 페널티를 그대로 진다는 난점이 있다. 전장에선 그냥 하드형 다리의 하위호환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이런 외부 요인을 고려하지 않더라도 유연성 소재에 흔히 발생하는 탄성의 한계로 인한 피로 파괴 현상도 고려해야 한다. 계속 휘어지는 특성상 소재의 수명이 짧아질 위험이 크기 때문.
성능과 별개로 외형도 좀 단점이 될 수 있는데, 사람들에게 익숙한 무한궤도, 제트엔진과 같은 단단하고 무기질적인 구조와 달리 무관절 다리의 연체동물과 비슷한 형태는 사람에 따라 다소 징그럽게 느껴질 수 있다. 예시로 미녀와 야수에 나오는 마차를 보면 마차 바퀴 대신 달린 긴 막대기들이 휘어지며 마을을 향해 움직이는데, 이를 보면 신비로우면서도 한편으론 이질적인 불쾌함이 느껴지기도 한다. 다행히 이게 무조건 발생하는 문제는 아닌 게, 머시나리움에 나오는 대다수 로봇들의 팔다리는 마찬가지로 휘어지는 소재를 가지고 있음에도 뭔가 친숙한 느낌을 준다. 그러니 무관절 다리를 실생활에 도입하려면 디자인적인 부분도 상당히 신경 쓸 필요가 있어 보인다.
단점들을 보면 아쉬운 점이 많은 기술로 보이지만 응용할 수 있는 분야가 무궁무진해 차세대 이동수단으로 주목받는 기술이다. 다행히 현재 연구 중인 소재 중에 인공근육, 형상기억합금과 같이 상당한 성능이 기대되는 소재[108]가 여럿 있어 위의 단점들을 해소하고 실현될 가능성도 있는 상황이다.
4. 실제 개발 사례
한국미래기술에서 METHOD-2라는 이름의 이족보행 로봇이 개발되고 있다고 한다. 일본의 바퀴형, 미국의 무한궤도형이 아닌 진짜 발을 가진 세계 최초의 탑승형 거대로봇이다. 거대로봇 문서 참고. AMP 슈트와 유사한 디자인의 높이 4m, 중량 1.5톤의 탑승형 로봇으로, 다양한 실용 분야에서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로봇 플랫폼을 구축하기 위한 프로젝트라고 한다. 3D 모델링 디자이너 비탈리 불가로브가 SNS에 관련 사진을 게시하면서 알려졌다.
대한민국 국군이 진짜 전투용으로 개발한다고 한다. 2가지 종류가 있는데 하나는 2족보행, 하나는 4족보행으로 평소엔 다리를 숨기고 바퀴로 주행하다가 보행모드로 변신할 때는 이 다리가 튀어나온다.
5. 기타
- 실전에 쓰이는 병기에서 눈을 낮춰 배틀로봇만 봐도 보행형 로봇은 잘 쓰이지 않는다. 보통 무게제한이 1.5배[109]/2배[110] 늘어나지만, 이동이 느려서 공격당하기 쉽다. 가끔 보이는 보행형 로봇도 2족보행은 거의 없고 대부분 4족 이상. 물론 이는 배틀로봇의 전장이 평평한 바닥에 좁은 아레나인 탓이 크다. 전장이 사막이나 도심처럼 바퀴가 굴러다니기 힘든 오프 로드로 바뀐다면 한쪽으로만 특화된 차량들이 활약하기 어려울 수밖에 없다.
- 건담의 탑승감을 3D 물리 엔진으로 시뮬레이션한 영상이 있다.
6. 관련 문서
[1] 로봇이란 사전에 정해진 규칙에 따라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하는 기계를 의미하는데, 사람의 지시에 따라 움직이거나 인공지능을 탑재하여 자율적으로 움직이면 좁은 의미의 로봇이라 부를 수 있다.[2] 광수생각의 에피소드 중 하나. 사실 굳이 보행병기가 아니더라도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결전병기에 다 해당하는 얘기라 할 수 있다. 이게 연재된 이후 작가에게 항의 전화가 들어왔는데, 막상 항의 전화를 한 곳은 안기부가 아니라 대한민국 공군이었다. 게다가 반쯤은 공군을 강하게 그려줘서 고맙다는 식의 전화였다.[3] 장갑차 문서에 나오는 장갑과 병력수송의 딜레마 문단의 만화를 패러디한 것이다.[4] 다만 꼭 기존 병기를 성능 면에서 능가하지 않더라도 인간 보병을 투입하는 것보다 효율성 면에서 앞설 수 있다면 충분히 로봇보행병기를 투입할 가능성이 생기게 된다. 자세한 내용은 하단의 휴머노이드 병기 문단 참고.[5] 차륜과 무한궤도도 단단한 장갑으로 둘러싸지 않는 한 쉽게 파괴될 수 있지만 비교적 구조가 단순하여 다리보단 상황이 낫다. 다만 호버링의 경우 배출구 같은 부분이 노출되기 쉬울 뿐 아니라 조금만 손상당해도 밸런스가 완전히 무너져 이동이 불가능해질 수 있는 등 다리보다 문제가 많다.[6] 바퀴가 1~2개만 있어도 주행이 가능함에도 일반적인 차량의 바퀴가 4개 이상 달리는 이유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7] 현실의 스트랜드비스트의 경우 무게까지 가벼워서 풍력만으로도 기동할 수 있다. 말 그대로 걸어다니는 돛단배.[8] 수영을 못하는 사람은 많지만, 수영 여부와는 별개로 인간의 신체는 이론상 물 위에 뜰 수 있다. 당장 물 위에 대자로 누우면 뜨는 것도 생각해보자.[9] 실은 경우마다 다르겠지만 다리뿐만 아니라 바퀴든 뭐든 서스팬션과 관절같은 곳의 연결부위와 조인트 등에 무게와 진동, 충격에 인한 과부하 주고 받기에 바퀴도 역시 이륜이면 비슷한 영향을 받는다.. 플라스틱 장난감 같은 물건들을 보면 바퀴쪽은 관절(조인트)1개 정도로 가지고 있고 다리 가진 쪽은 관절(조인트) 2개 이상 가지고 있거나 무릎을 상략되는 경우도 있다. 바퀴와 다리 차이를 보면 어떤 사람은 다리 조인트 때문에 인형처럼 관절 움직일 수 있는 데다 일체화시킬 수 없는 등.. 뭔가 불안해보이고 골머리 아픈 인식도 존재하기에 딸랑 관절 1개에 그냥 받쳐줄 수 있는 바퀴쪽이 나아보이지만 장난감이 아닌 실제 기계쪽에선 언급했다시피 서스펜션등 쪽에 관절뿐만 아니라 고정 나사도 너무 많아 실제쪽에서 비교하기가 좀 난관하고 무의미할 수도 있다.. 당장 전차의 서스펜션같은거 보면 보행형 장난감이나 스팟같은 다족형의 다리처럼 관절이 2개 이상 가지고 있다...[10] 다륜형(?)과 다족형경우 4개 이상 가지고 있어 연결부위인 조인트나 관절부위같은 부분에 과부하를 줄일 수 있다. 거대 보륜(바퀴)형 차량들이 4개 이상 쓰는 이유가 그것이다.[11] 이는 단순히 튼튼한 신소재를 쓴다고 해결되는 게 아니다. 관절의 구현과 강도의 향상은 생각보다 매우 어려운 문제이며 기본적으로 튼튼하면서도 깨져서는 안되는 게 내마모성도 우수하고 온도 변화에도 강하고 탄성도 없어야 하는 대단히 까다로운 요구를 만족해야 하는 부품이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탄소나노튜브나 그래핀같은 신소재로는 어림도 없다. 물론 관절 문제 해결된다 한들 동력 설계 문제와 거대 2족 보행병기의 필요성 등 또 다른 문제들을 피할 수 없다..[12] 물론 이렇게 되면 조종사의 생존은 장담하기가 조금 힘들어진다.[13] 그런 무한궤도를 장착한 현대무기도 주둔지의 지반 상태를 확인하고 주둔시킨다.[14] 무한궤도와 비교하면, 평상시와 이동 시의 접지압이 큰 차이가 나는 것을 고려한다면 움직여야 한다는 것 자체가 압박인 셈.[15] 흔히 겨울에 얼어붙은 강이나 호수에서 놀다가 발 밑의 얼음이 깨질 것 같으면 바로 배나 등을 깔고 엎드리라고 하는 것이 접지압을 낮추기 위한 것이다. 몸의 무게는 그대로라도 바닥에 닿는 면적을 늘려 접지압(단위 면적당 걸리는 무게)를 줄이면 그만큼 빙판에 가하는 부담이 줄어들어 얼음이 깨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수십톤짜리 쇳덩어리 전차들의 경우 의외로 접지압은 그냥 사람과 비슷하다고 알려져 있다. 즉, 사람이 걸어서 건널 수 있는 두께의 빙판이라거나, 사람이 걸어서 지나갈 수 있는 무른 진흙탕 정도면 어지간한 경우 전차 역시 지나갈 수 있다는 것. 그런데 수십톤짜리 쇳덩어리를 사람처럼 일으켜세워 양 발만으로 그 무게를 감당하게 하면? 빙판이나 진흙탕 등의 험지는커녕, 멀정한 포장도로조차도 그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깨져나간다는 것.[16] 2족 보행 기준으로 골반 2축x2, 무릎 1축x2이 필요하다. 2023년 기준 가장 많이 제작되고 있는 스팟형 4족 로봇은 최소한 12개의 모터가 필요하다. 물론 자동차처럼 대형 고출력 모터 하나를 다는 것이 아닌 적당한 크기의 모터를 여러 개 장착하는 것이니 동등한 비교선상에 두기는 어렵겠지만 연비가 바퀴형보다 뛰어나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17] 동물의 경우에는 보행에 다른 근육 뿐만 아니라 다양한 근육들을 유기적으로 사용하지만, (인공근육이 개발되면 이야기가 좀 달라지겠지만)로봇은 오직 모터만 구동한다. 그리고 2족 보행도 인간처럼 똑바로 선 다리 덕분에 뼈로 지탱하며 근육을 최소한으로 사용해서 똑바로 서 있을 수 있지만, 침팬치처럼 무릎이 굽어진 상태에서는 오직 근육의 힘으로 다리를 지탱하기 때문에 효율이 떨어진다. 2족 보행이라고해서 무조건 인간만큼 단순히 다리가 적게 달린 것을 넘어서는 극적인 지구력을 가지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것.[18] 동네에 굴러다니는 맛가기 직전 승합차도 밟으면 140km/h는 그냥 나오지만 최신 전차 K-2 흑표의 경우 평지에서도 70km/h밖에 내지 못한다.[19] 에프터버너를 쓰면 출력이 통상보다 향상되지만 연료를 공중에서 거의 내뱉어 버린다.(농담이 아니라 연료를 진짜로 뿌려대며 추진체의 질량을 늘려 추력을 올리는 원리이다.) 거기에 엔진 수명까지 깎아버린다.[20] 기체고도를 유지하는 출력이 있는데 왜 떨어지냐는 사람도 있는데, 난기류가 생기면 순수하게 위로만 떠오르는 헬기도 못버틴다.[21] 마법소녀 프리티☆벨의 10식 보행전차. '공격력이 동등'이라는 부분이 에러로 생각될 수 있으나, 전투기에 탑재되는 미사일을 그대로 쓴다던가, 전차의 주포를 그대로 분리한 무기를 쓴다던가 하는 방식으로 현용 무기체계를 그대로 쓴다고 가정하면 어거지로 화력 자체는 비슷하게 만들 수 있을 가능성은 있다. 문제는 무기를 사용하는 것과 별개로 전투 지속력(주포라면 포탄 장전, 미사일이라면 폭장량 등)과 다른 모든 부분이 시궁창이 된다는 것.[스포일러] 작품 후반부에 '인간형이 효율적이라 인간형이 됐다'가 아니라 '다른 용도로 사용하기 위한 것을 개발을 빨리하고 그 목적을 이루기 위해 군용으로 활용하도록 개발하게 유도했다'는 언급이 나온다. 그러니까 원래 군용으로 부적합한 게 맞는데 기술 개발을 가속시키려고 군용으로 유도한 것. 정상적인 경우라면 이쪽으로도 개발이 안 됐을 것이라고. 이에 따르면 암 슬레이브에 람다 드라이버를 탑재한 것이 아니라 람다 드라이버를 탑재하기 위해 암 슬레이브가 만들어졌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람다 드라이버는 작중 타로스라는 기술의 파편에 불과하며 이 타로스를 가동하기 위해서는 인간의 육체와 비슷한 기계를 사용해야 하며 인간형 기계가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병기로 개발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기 때문에 암 슬레이브는 인간형 병기가 된 것이다. 그리고 그 정점에 선 기체가 바로 레너드 테스탈로사의 기체 벨리알이다.[23] 이 경우에는 배틀메크를 상대로 선전하면서 같은 톤수의 어썰트메크도 상대하기 꺼리는 명품이 나오게 되었다. 문제는 같은 톤수의 배틀메크보다 배로 비싼 가격. 이와 달리 비슷한 톤수의 메크보다 가격은 싸면서 메크와 비빌만한 성능을 가지는 차량도 있다.[24] 한 가지 사람들이 착각하는 게 있는데, 보톰즈의 AT는 어디까지나 보병의 대체품이다. 기존의 중병기보단 대량으로 운송할 수 있고 머릿수로 탱크와 헬기를 상대하는 게 가능한 수준일 뿐, 일반적인 로봇보행병기와는 거리가 멀다. 특히 주 기동법이 다리를 사용한 걸음이 아니라 발바닥에 달린 휠이란걸 생각하면 오히려 보병의 기동력과 전투력을 강화시키는 강화복 계열에 가깝다.[25] 물론 총탄의 운동에너지는 냉병기와는 비교할 수 없이 크므로 피탄이 누적되다보면 고통으로 일시적으로 전투력을 상실하거나 할 순 있다. 이조차도 보병에게는 의무병이라는 병과가 있으므로 후송시켜 치료와 휴식을 취하면 그만.[26] 건담 IGLOO 시리즈에는 보병들로 이루어진 대 MS 특기병이 있었고 제08 MS소대에서 시로 아마다는 자쿠들을 미사일 런처로 대파시킨 전과도 있다.[27] 차체 전면장갑이다. 일반적으로 전차의 차체는 포탑보다 얇다. 포탑 전면장갑에 포방패까지 가면 120mm가 넘는다.[28] 물론 상부장갑을 생각하면 뚫릴 가능성이 아예 없는 건 아니다. 하지만 상부장갑이 웬만한 주력전차만해진 만큼 웬만한 대전차 미사일은 씹고다닐 가능성이 높다.[29] 물론 수치상의 방어력이고, 실제로는 장갑이 늘어나도 무게가 안늘어난 만큼 폭압으로 인해서 뒤집혀 버리거나 외부장치가 다 나가서 그냥 전차 모양의 쇳덩어리가 될 가능성이 높다.물론 전차가 이렇게 될 정도면 로봇은 답이 없다[30] 파이브 스타 스토리에는 실제로 이런 전차가 상용화되어 있다. 작중의 이족보행병기와 화기도 똑같은 것을 쓰므로 맞추기만 하면 잡을 수도 있다고 작중에 언급된다. 문제는 이쪽의 이족보행병기를 타는 인간들은 죄다 초인이라 반사신경과 사격 예측으로 다 피하거나 받아쳐 버리고 저쪽 포격은 생체 컴퓨터가 계산해서 쏘는 거라 무조건 명중한다는 게... 이쪽은 이쪽대로 기술차별때문에...[31] 상단 만화와 달리 설정상 저런 포격 정도는 방패로 막을 수 있다. 하지만 현실에선 그런 방패를 만들 기술력이 있다면 거대로봇을 만드는 게 아니라 더 튼튼한 전차를 만들 거라는 게 비판의 요지. 게다가 포탄 자체는 막을 수 있어도 포탄이 전달하는 운동에너지는 어디 가는 것이 아니기에 모빌슈트는 자세를 유지하기가 어려울 것이다.[32] 기본적으로 상당한 높이를 커버할 수 있으므로 오히려 장점이 될 수도 있다.[33] 심지어 전고 2.74m의 M4 셔먼도 너무 높다고 주구장창 까인다. 물론 이것은 지금보다 전차가 훨씬 작았던 2차 대전 당시의 중형전차라는 건 감안해야 한다.[34] 전차포 같은 대포를 가지고 군에서 통용되는 의미의 저격, 즉 원거리에서의 고성능 화기를 이용한 은밀한 공격이 가능하냐는 의문이 있을수 있는데, 애당초 공성무기였던 포를 대인살상 용도에 맞추면서 만들어진 물건이 총이므로 애초에 둘은 같은 뿌리의 물건이다. 구경과 화력 규모 차이가 있을 뿐 총으로 시도할 수 있는 짓은 포로도 대부분 시도할 수 있다. 더욱이 전차포는 이미 제2차 세계 대전부터 정밀도가 높아 그 역할도 적 전차를 조준, 즉 저격하는 물건이다. 따라서 전차포 같은 직사포는 죄다 조준해서 쏘는 총에 가까운 물건이다.[35] 현대화된 사통장치를 갖춘 K-1A1 승무원의 증언에 따르면 배율, 영점 조절만 제대로 되어 있으면 2 km 정도 거리에서 500원짜리 동전 정도의 과녁에 충분히 명중시킬 수 있다고 한다.[36] 심지어 사통장치에 컴퓨터가 도입되며 조준의 모든 과정이 전全자동화가 이뤄진지라 전차포 사수는 쏘기만 하면 끝이다...[37] 아바타 시리즈에 등장하는 AMP 슈트가 대표적인 예시. 판도라 행성이 대부분 거친 밀림이나 산악 지형으로 이루어진 행성이라 차량보다는 AMP 슈트같은 보행병기가 굉장히 활약하기 좋은 환경인데, 만약 판도라가 주로 평원 같이 탁 트인 개활지로 이루어진 행성이었으면 AMP 슈트같은 장비는 허구한 날 외계인 화살에 맞기만 할 뿐 그냥 없느니만 못했을 것이다.[38] 애초에 AMP 슈트는 원래 설정상 작업을 위한 강화복이었다가 시위진압용으로 쓰이다가 전투용으로 투입된 것이다. RDA가 이를 쓴 것은 지구서 멀리 떨어진 판도라이기에 바로바로 보급이 불가능한 환경서 전투 포함 작업을 위한 장비로 택한 것이다. 거기다 상대하는 외계인 나비족들이 지구 기준으로는 선사시대 기술력을 지닌지라 지구서는 비효율적인 병기라도 충분히 써먹을 수 있었을 테고.[39] 그러나 함대의 화망만으로 함재기나 MS를 완전히 방어하는 게 불가능함은 이미 2차 세계 대전에서 증명된 바이다. 당장 현대 미군만 해도 이지스 방어 체계까지 갖추고 있지만 적 항공기의 공습은 같은 항공기로 후려친다. MS들이 설치는 동안 함재기들은 뭐하고 있었냐 하면 모를까 함대의 화력만으로 MS의 공습을 막을 수 있을 거라 하는 건 헛소리에 불과하다. 하물며 건담 세계관은 미노스프키 입자 탓에 레이더도 쓸 수 없는 곳이고.[40] 애시당초 함대의 함재기를 대신하는 것이 MS이므로 함재기는 뭐하냐는 말도 사실 헛소리이긴 마찬가지다. 미노프스키 입자로 인해 레이더가 통하지 않기 때문. 그리고 애시당초 은하영웅전설에서도 함재기는 잘만 나온다.[41] 우주전함 야마토가 참전한 슈퍼로봇대전 V에서도 이러한 면이 잘 드러나는데, 가밀라스의 함대 위주의 전술 앞에서 모빌슈트가 힘을 쓰지 못했다는 묘사가 나온다.[42] 별개로 연방의 함대와 모빌슈트의 첫 대면은 거함거포주의에 자만한 기존 병법을 고집해 작전을 진행한 오만함의 결과이고, 미노프스키 입자 탓에 탄도가 불안정해져 초장거리 사격이 어려워진 관계로 유시계 전투가 주류를 이루게 됐단 점은 감안해야 한다.[43] 쓸만한 군마 한마리가 당시 가치로 2억이 가볍게 넘고, 전신 풀 플레이트 갑옷은 1억이 넘는다. 여기에 뛰어난 승마술과 무술까지 지닌 기사는 그야말로 어마어마한 가치였으며, 전군 지휘가 가능한 장군급 인재는 현 메이저급 축구선수들 몸값에 비견될 정도이다.[44] 유효 사거리 안이라면 머스킷의 위력은 오히려 현대 총기보다 더 강한 측면도 있다. 총기의 발전은 재장전 및 발사의 용이성, 정확도, 유효 사거리에서 이루어진 것이지 발사 시의 위력 자체는 초기 총기도 현대화된 총기에 뒤지지 않는다.[45] 이는 시대가 발전할수록 더더욱 강해지는 경향이다. 구석기시대에도 갑옷이었던 가죽옷이나 뼈 투구보다 제대로 던지는 슬링샷이 훨씬 강력해서 몸을 사려야 했고, 가죽 갑옷, 찰갑, 플레이트 갑옷이 개발되었지만 석궁, 거대한 장궁, 기마궁수가 등장하면서 방어구가 화살을 다 막아주지 못하는 지경에 이르렀으며 화기가 등장한 뒤로는 떡장갑이 의미가 없어졌다. 화기의 카운터로 전차가 등장했으나 대전차무기가 빠르게 등장했고 현대에는 드론까지 가세했다.[46] 같은 거대병기인 전함이 몰락한 이유도 이런 추세에 맞지 않는 병기였기 때문이다.[47] 드론은 EMP라도 터트리지 않는 이상 무력화시키기 어려우며, 심지어 원시적으로 만든 싸구려 드론조차 피해 없이 상대하긴 쉽지 않다. 드론의 구조가 원시적일수록 오히려 현대의 감시 장비가 포착하기 어렵기 때문이다.[48] 게이머즈 시절 이 주제를 논했던 만화의 대사. 후방 보급부대에 전화로 화를 내는 지휘관의 대사인데, 제대로 된 지휘관 입장에선 내 새끼같은 부하들이 죽어가며 전투에 승리했는데 보급이 늦어 전선은 그대로라면 화가 머리끝까지 날 만 하다.[49] 당장 사람의 다리 무게는 전체 몸무게의 1/3 정도이지만, 50~60톤 전차를 받치는 보기륜과 예비궤도는 웬만큼 많이 챙겨도 1톤 내외이다.[50] F-22의 정비 비용이 비싼 이유는 스텔스 도료 때문이지 기계적인 문제가 많아서는 아니다.[51] 단, 100% 따라하는 것은 아니다. 콕핏 공간의 제약이 있어서 조종사가 움직이는 동작보다 좀 더 크게 과장해서 움직이는 방식이다.[52] 『고양이와 새끼고양이의 로큰롤』 에피소드에서 AS를 처음 몰아보는 테레사 테스타롯사가 걸으려고 움직이는 순간 자기 무릎으로 자기 가슴에 셀프 니킥을 먹이고 뒤로 자빠졌다. 그나마 텟사가 위스퍼드라 그 정도라도 해 낸 거지만.[53] 《FSS》의 모터헤드가 이런 설정을 쓰는 대표주자다.[54] 풀 메탈 패닉!에 나오는 96식의 경우 훈련용의 복좌기가 등장하지만 상반신과 하반신을 각각 제어하는식으로 처참한 수준이다.[55] 다만 예시가 된 에반게리온은 쿨하게 영혼 설정을 넣어서 기존병기 도입 자체를 불가능하게 만들었다. 1로봇=1영혼에다가 기계에 갈아넣은 영혼과 연관이 있는 파일럿만 싱크로가 가능하다는 설정이라 양산 자체가 불가능.[56] 때문에 나름 현실적인 설정을 하려고 노력한 알드노아. 제로에서는 팔다리에 추진기를 달아 속도를 빠르게 가속한다.[57] 전투 중에는 당장 내 등짐이 뭔지조차 잊어버릴 정도로 정신이 없다. 실제로 M72 LAW를 매고다니다 잊어먹어 전투 후에야 이게 있었구나하고 생각했다는 증언이 많다. 무게만 3.5kg이 넘는 쇳덩이를 인지 못한다는 거다.[58] 모든 군대는 조작편의성이 중요한 요소다. 당장 2차대전기 나치독일도 전략폭격으로 영혼까지 털리고 주요 기갑전력이 다작살난상황에서조차 전투기용 출력제어 컴퓨터를 개발했다.[59] 그래서 현실성을 중요시하는 작품들에서는 정신으로 조종할 수 있는 기술이나 모션인식기술을 사용하는데 그런 정신감응계열 기술은 굉장이 정밀해야 하며 충격 등으로 고장나는 순간 파일럿에게 어떤 영향을 줄지 모르기에 불가, 모션인식기술은 공간효율이 작살나고 추진제어에 어려움이 많고 센서오류에 치명적이기에 마찬가지로 불가하다. 그나마 모션인식이 가능성은 있으나 추진기, 연료통, 엔진, 제어컴퓨터, 배선, 회로, 센서, 장갑판 등과 함께 장착되려면 30m쯤 되어야 한다. 건담 정도의 사이즈면 가슴 부위의 절반 이상이 조종석이어야 한다.[60] 바렛 같은 경우에는 장갑차의 장갑이 약한 부분은 쉽게 격파한다.[61] 에이스 파일럿을 전장에서 직접 상대해서 수많은 전략자산을 날리는 것보다는, 모사드 암살팀 같은 최정예 암살 요원들이 24시간 생활밀착을 하면서 음식에 독을 타든지, 수면가스를 뿌린다든지, 도움을 요청하는 척하면서 허를 찌른다든지 하는 방식을 쓰는 것이 훨씬 저렴하고 성공확률도 높다.[62] 따로 중앙컴퓨터를 두고 로봇들을 원격제어하는 방식을 쓰면 설계 문제는 크게 감소하겠지만 딜레이라든지, 통신장애라든지, 해킹이라든지 여러 문제점이 있다. 당장 스타워즈 에피소드1서 나부 행성을 침공한 B-1 드로이드들이 이 방식으로 구동되었는데 그 중앙컴퓨터가 작살나자 모두 작동정지되어 전멸 직전이던 건간 족들이 승리했다.[63] 보잉 ATS 등 AI를 통한 독자적인 작전이 가능한 전투장비는 이미 테스트 단계에 돌입해 있다.[64] 예를 들어 변신자동차 또봇에 등장하는 또봇들은 기본적인 전투나 작전 수행 등은 자체적인 인격을 가지고 알아서 수행하지만, 필살기 발동 및 합체, 긴급작전명령 등 특별한 지시가 필요할 때 무전기로 전달하는 사령관 역할을 수행하는 인간 파일럿이 존재한다.[65] 손에 드는 무장이 있긴 한데 활용하기엔 제약이 많아 웬만해선 무장을 로봇에 붙박이로 설치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66] 무기 외에도 일부작품의 거대로봇은 자신보다 큰 탈것을 원격조종이 아닌 그 탈것 조종석에 탑승해 직접 조종하기도 한다(대표적으로 마스터 건담과 건맥스, 마이크 사운더스 13세.).물론 당연히 그냥 통신케이블 연결해서 조종하는 게 더 쉽고(쓸대없이 조종간을 거대로봇 사이즈맞춰 제작할 필요가 없음) 빠르고('입력->기체크기에 맞춰 입력신호 보정->모터제어->출력->조정간입력->재보정->최종 신호 출력->탈것제어'보다 당연히 '입력->송신->최종출력이 빠르다) 정밀하며(정보입력의 중간과정이 없으므로) 확실하다(조정간or로봇팔중 하나만 망가져도 끝장나는 것과 달리 연결케이블만 온전하면 되므로).[67] 애시당초 지옹의 손은 손처럼 생겼을뿐 엄연히 빔병기이다. 더군다나 기동성에 악영향을 주는 다리또한 없는지라 연방의 하얀 악마따위보다는 훨씬 실용성있는 초기술의 집합체 기체다. 근데 그렇게 초기술의 집합체 기체를 사용하는데도 털리는 샤아 당신은....[68] 굳이 따지자면 기갑병기의 포신의 가동각이 안 닿는 방향을 닿게 하기 위한 다단축 구조는 있는 게 좋지만 방어성능이 치명적으로 떨어지므로 순양전함처럼 동급 기갑병기는 싸움이 성립조차 안되고, 전차가 보병에게 당할 수 있게 만드는 선택이다.당장 외부노출된 무기가 피격당하면 유폭이라는 이름의 재앙이 눈앞에 온 거다.[69] 그래서인지 북미, 유럽권 매체의 로봇병기들은 이족보행병기이긴하나 생김새가 인간형과는 많이 동떨어져 있으며 팔 자체가 없거나 손, 팔이 있을 자리에 총, 대포 등이 달려있는 경우가 대다수다. 이족보행병기가 주인공격인 배틀테크에서도 배틀메크의 팔은 대부분 포탑에 가깝고, 일부 메크는 팔과 주먹 모양까지는 만들지만 손가락으로 무기를 조작하는 배틀메크는 거의 없다. 정확히는 손으로 무기를 드는 특수 규칙이 있기는 하지만 제약이 너무 심해서 대부분의 메크는 사용하지 않는다.[70] 모듈화를 굳이 하지 않은 이유를 찾자면 다양한 상황이 실시간으로 일어날 때의 즉각적으로 여러가지의 활동을 할 수 있기 때문이라 변명할 수는 있다.[71] 애초에 제대로 된 2족보행이 아니었다[72] 폭탄 제거용 로봇이나 산악용 자전거, 트라이얼 바이크 등.[73] 간단히 휠체어에 바퀴 떼고 앉은 상태 그대로 손힘으로 작동하는 다리가 붙었다고 생각해봐라. 중심잡기에 대한 문제가 전혀 없다고 가정해도 그딴 물건이 차마 바퀴달린 휠체어 보다 낫다고는 주장하지 못할 것이다. 아예 어드밴티지를 더 줘서 자세자유+휠체어 만큼의 무게 제약도 없도록 그냥 맨손정도의 힘으로 같은 높이에서 움직이는 상황을 가정해 봐도 마찬가지일 것이다.[74] 근데 이런 경우면 이미 보행로봇 역시 보행이 아닌 암반에 자신을 고정하고 견인하는 형태가 된다. 당연히 경량일 경우에만 가능하고 그런 경우면 어차피 경량병기의 경우 바퀴달린 병기라고 견인체제를 채택 못할 이유도 없다. 그런 삽질을 할 이유가 없어서 그렇지[75] 인력을 사용하는 자전거 역시 유사한 영상을 쉽게 찾을 수 있다. 바퀴가 괜히 인류 최대의 발명품 중 하나가 아니다.[76] 바퀴의 크기가 작다면 아주 큰 각도를 극복해야 하고 그렇지 않다면 바퀴의 사이즈가 상당히 커져야 하며 미끄러짐을 방지하기 위해 타이어의 마찰력도 커져야 한다.[77] 물론 이런 구조를 가지려면 마찰력이 큰 것은 물론이고 차체가 높아지면서 전륜 앞으로 차체가 나와있지 않는 등의 험로돌파를 고려한 설계가 되어 있어야 한다. 모든 바퀴나 무한궤도 차량이 가능하지는 않다.[78] 말그대로 등반을 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전술했듯이 이정도 까지 되면 바퀴역시 견인하는 것과 같은 상황이다.[79] 간단히 말해 왕복운동으로 관성을 상쇄시키며 나아가야 하고 한번에 나아갈 수 있는 거리가 제한되어 관성의 효과를 못받는 이족보행VS상쇄해야 하는 관성없음+관성에의한 에너지 소모감소효과를 받는 무한궤도. 어디가 더 좋은지 말할 필요가없다. 거기에 각종 프로그램 돌릴 전기와 기계적 동력손실까지 계산하면 더더욱 격차가 벌어진다.[80] 근데 이 경우도 사실 관측용 같은 아주 작은 크기면 실내에서 사용 가능한 자동 안정장치, 충돌 방지 인공지능이 있는 소형 비행드론을 사용하는 것이 더 낫고 어느 정도 크기가 필요한 경우면 실내 돌입이 필요 없는 경우는 바퀴나 무한궤도, 실내 돌입 역시 속도와 소음감쇄가 필요 없다면 무한궤도를 쓰는 게 훨씬 낫다. 사람 수준의 빠른 자세제어가 가능해진다면 조용히 계단을 극복하는 게 가능해질 테니 잠입 용도로 도입될 수 있겠지만 가성비 면에서는 여전히 불리해서 아주 제한적으로만 쓰일 것이다.[81] 물론 전차와 보행병기의 형태가 다른 이상 보행병기를 위한 기술이 전부 전차에 적용 가능하진 않을 것이다. 문제는 그 차이가 유의미해질 정도로 뛰어난 보행병기 전용 기술이 나오려면 몇 세기가 걸릴지, 그런 기술이 물리법칙상 존재할 수 있는지부터 알 수 없다는 것.[82] 이마저 해당 용도로 가장 쓸만한 건 드론이지만 소음 문제 탓에 비밀작전에 있어선 보행형 로봇이 나을 수 있다.[83] 여기서 중요한 것은 강화복이라는 점이다. 탈것으로써의 장비라면 굳이 사람 형태로 만들 이유를 거의 찾기 힘들지만, 사람이 '입는' 장비라면 당연히 사람 형태가 되는 것. 그리고 각종 첨단 병기들이 수두룩한 현대 전장에서도 보병의 입지가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는 것처럼, 사람이 가진 도구 중에서 가장 기초적이면서도 범용성 있고 효율적인 도구가 바로 사람의 몸이라는 주장에는 분명 일리가 있다. 그렇다면 그 몸을 보조하기 위한 '착용형' 장비로서 강화복은 실현 가능성이 분명 있을 것이다. 게다가 후술된 내용처럼, 로봇보행병기의 단점 중 상당부분은 그 크기가 줄어들면 해소되는데 착용형 장비라면 이 조건도 충족할 수 있다.[84] 예를 들어 팔다리 달린 인간형 탑승물을 제작하더라도 이 장비로 뭔가를 하기 위해서는 그에 맞는 도구가 필요할 것이다. 땅을 파려면 삽, 사격공격을 가하려면 총, 접근전을 하려면 칼이나 몽둥이, 짐을 나르려면 지게 등의 도구를 '로봇의 사이즈에 맞춰' 만들어야 한다는 것. 그렇다면 애초에 그런 도구 자체를 모듈화하여 교체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손으로 쥔다'와 같은 사용법보다 훨씬 효율적이고 안전할 가능성이 높은 것.[85] Warhammer 40,000의 이족보행병기 타이탄도 작중에서 비효율적이라는 지적이 있지만, 그 멋에 집착해서 계속 운용되고 있다. 다만 워해머 세계관은 정신력이 물리력으로 구현되거나 광신도가 되지 않으면 타락하는 등 그런 정신적인 요소 자체가 무척 중요한 세상이기에 멋을 추구하는 것도 실용적인 의미가 있을 수 있다.[86] 인간의 얼굴을 포함한 피부 부분을 로봇으로 재현하는 부분은 매우 복잡해서 아예 인공 피부를 씌우지 않는 쪽이 거부감도 적고 효율적이다. 피부까지 씌우려면 진짜 사람과 구분이 안될 정도로 완벽히 인간의 모습을 재현해야만 불쾌한 골짜기 문제를 피할 수 있을 것이다.[87] 사례가 드문 희귀병 치료제보다 건강에 치명적이진 않지만 대중의 관심이 많은 대머리 치료제 개발이 훨씬 많은 돈을 투자받는 이유이기도 하다.[88] 쓸데없는 근접 격투전 같은 게 계속해서 묘사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89] 건담 시리즈와 같은 리얼로봇 계열에서의 로봇 병기는 기존 병기의 자리를 대체하는 신병기로 묘사된다.[90] 마징가 시리즈가 대표적. 작중에서 마징가는 단순한 병기나 탈것이 아닌, 신도 악마도 될 수 있는 초월적인 힘을 상징한다.[91] 자동차나 오토바이는 물론이고 즉석에서 헬기까지 조종하는 사례가 대표적이다. 인간이 헬기 조종사가 되려면 관련지식을 공부하여 비행관련 이론 자격증을 획득하고, 다시 실습과 현업을 거쳐 장시간 조종 경험을 쌓아야 한다. 반면에 영화 속 터미네이터는 인간 조종사를 쫓아내고 헬기 조종석에 앉자마자 내장된 컴퓨터의 헬리콥터 조정법을 즉석에서 사용해 인간 숙련자 뺨치는 실력으로 헬기를 조종한다.[92] 연비 문제보단 소지 가능한 연료로 한 번에 이동할 수 있는 거리가 줄어드는 게 문제다.[93] 다만 움직이지 않을 상황에선 로봇이 나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주둔지에선 식량과 물을 꾸준히 소모하는 인간과 달리 전원을 끄면 연료나 전기를 먹지 않는다.[94]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영화 터미네이터에서는 로봇의 신체 내부에 원자력 발전 기관을 들고다니기도 한다. 하지만 기관의 소형화가 어려울 뿐 아니라 핵분열 기술로는 로봇이 파괴되었을 때 일대가 방사능 오염이 될 우려가 있어 비현실적이다. 핵융합 역시 비교적 오염이 적다는 장점이 있지만 핵융합을, 그것도 저온핵융합을 구현하려면 건물 만한 규모의 장치가 필요하기에 그 역시 어렵다고 할 수 있다. SF수준의 로봇이 활동하기 위해서는 배터리 기술의 혁신이 반드시 필요하다.[95] 영화 터미네이터에서는 인간이 한 명도 개입되지 않은 전범위 자동화 공정이 이루어지고 있다. 인간형 인공지능 로봇이 전쟁마저 수행할 정도의 미래라면 로봇 정비공의 정비 실력이 인간을 추월했을 것이다.[96] 극도로 다양한 작업을 하는 휴머노이드 특성상 하루 1~2번 정도가 아니라 여러가지 모듈을 몇백에서 몇천 번 이상 탈착해야 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97] 인간의 손이나 팔, 다리 사이즈에 맞는 모듈을 로봇 1기당 30~40 종류만 가져간다고 가정해도, 로봇이 10기면 300~400개 이상을 들고 다녀야 한다는 어이없는 상황이 나온다. 금속제 로봇 팔다리가 300~400개면 무게와 부피 때문에 가지고 다니는 것만으로도 부담이 막대하고 골치 아파진다.[98] 자연서도 가재나 전갈처럼 팔이 추가된 유형을 쉽게 찾아볼 수 있으며, 꼬리 부위에 촉수나 팔을 추가해서 손 역할을 보조할 수도 있다. 자연 속의 4족보행 동물들은 꼬리를 이용하여 다리가 닿지 않는 부위의 벌레를 잡고, 인간과 가장 유사한 원숭이의 경우엔 나무를 타거나 매달리는데 이용하는 사례가 대표적이다.[99] 물론 어설프게 만들면 불쾌한 골짜기가 발생해 역효과가 날 수 있으므로 기술이 충분히 완성되어야 한다.[100] 리플을 보면 사일런트 힐 같다는 내용이 있다(…). 신기하게도 이 로봇을 보면서 드는 혐오감은, 《메탈기어 시리즈》의 메탈기어 레이나 겟코를 볼 때 좀 역겨운 느낌이 나는 것과 매우 흡사하다. 이 메탈기어들도 공개되었을 때 이전의 메탈기어들의 좀 기계다운 모습보다는, 뭔가 인간 비스름한 관절을 가진 다리 때문에 매우 흉측한 느낌이 든다는 불평이 많았다. 불쾌한 골짜기 모랄빵[101] AT-AT는 누가봐도 딱 보행병기의 단점을 그대로 지니고 있는 것처럼 보이나, 막상 그렇지도 않다. 호스 전투에서 반란군이 멀리서부터 AT-AT를 발견하고 포화를 개시했으나 씨알도 안먹혔다. 방어력은 웬만한 화력으론 답이 없다. 그나마 다리를 걸어서 넘어뜨리긴 했는데 AT-AT가 전진을 멈추면 말짱 도루묵이다. 거기에 다리를 걸었어도 주변에 AT-AT를 호위하는 병력이 있으면 선회하는도중 가루가 되어버린다. 이는 배틀 프론트 3에서 확실하게 체험할 수 있다. 오히려 거대한 덩치와 그에 따르는 전투력에 의해 적들에겐 엄청난 공포심을 선사한다. 레전드 작품중에선 반란군이 진격하는 AT-AT를 발견하자 절규에 빠지는 묘사도 있을 정도. 확실히 처리하는 법은 폭격기 편대가 폭격하고 가는 수밖에 없다. 폭격기인만큼 당연히 제공권이 확보되어야 하고. 타이 파이터가 아무리 야라레메카 취급을 받아도 화력은 X윙과 동등하고(물론 미사일은 없다) 속도는 비교도 안되게 빠르다. 스타 디스트로이어의 포화밭도 당연히 뚫고 가야 한다(주인공 버프 때문에 디스트로이어들이 장식 취급은 받아도 설정상으론 웬만한 반란군 소함대 하나로는 절대 못잡는 위력이다). 인터딕터 크루저나 타이 디펜더라도 뜬다면 제공권은커녕 당장 공군의 생존부터 도모해야 한다. 어떻게 제공권을 확보했어도, 그동안 지상군의 운명은...[102] 용기병은 납작한 생김새에 프로토스 기술력이 합쳐져 보행병기로서의 단점이 없다.무뇌라는 게 문제지[103] 앞서 언급했다시피 개발된 보행 차량 및 로봇들은 실험목적으로 개발한거라 실제 실용화된게 대부분 '스팟'같은 로봇과 작은 무선조종로봇, 로봇연구소의 체험소에 있는 탑승기계와 로봇들뿐이다.[104] 발이 아니라 바퀴가 붙어 제한적인 보행과 주행이 동시에 가능하다.[105] 스팟 견마로봇 기준으로 무릎, 허벅지-어깨, 어깨 정도인데, 이 정도면 군용, 탐사용 무한궤도랑 자동차의 서스펜션의 조인트 수랑 맞먹는다.[106] 서스펜션 제외된 자동차 바퀴의 조인트 수와 하드계열 보행형 기계의 조인트 수를 비교해 보면 바퀴쪽의 조인트 수가 적다는 걸 볼 수 있다. 당장 단순한 4살 이상의 장난감을 보면 한 덩어리에 꼴랑 4개 부품만 있는 자동차와 비행기가 많다. 팔다리가 있는 로봇의 경우는 인형을 제외한 대부분이 하드형이지만 관절이 한 부위에 있거나 어깨 관절이 제외된 일체형 관절에 짧은 길이 정도의 팔다리밖에 없다. 인형의 경우는 재질 때문인지 대체로 무관절 같은 팔다리로 되어 있다. 따라서 무관절 팔다리가 일반 바퀴와 같은 장점을 지니고 있다는 걸 조금 느낄 수 있다.[107] 현대자동차에서 공개한 보행형 기술 구상도에도 무관절 다리가 있는데, 현대 자동차가 올린 무관절 다리는 일반 바퀴랑 무관절 다리를 결합한 바퀴형태를 지니고 있다.[108] 예시로 나노기술 등을 이용한 두께 동일화로 만들어내는 원리를 가진 기술 발상과 뜨개질 인형 혹은 매듭인형의 팔다리처럼 이루어져 있는 구조를 가진 무관절 다리 기술이 있다.[109] Shuppler, 태엽 장난감처럼 걸어가는 것.[110] Walker, 실제 동물이 걸어가듯 걸어가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