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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앞두고 발생한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해 교육부와 질병관리청은 '코로나19 대응 2021학년도 대입 관리방향'을 협의하여 발표하였다. 이 중에는 2020년에 시행되는 수능에 대한 방역 지침도 담겨 있었는데 이를 통해서 전국의 모든 시험장 책상마다 비말차단용 아크릴 칸막이(가림막)를 설치하는 것을 공식화하였다.
수험생들은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의 확산을 막기 위한 비말 차단용 책상 가림막을 '수능 칸막이', '수능 가림막', '수능 가림판', '수능 아크릴판', '수능 책상 거치대', '수능 플라스틱', '수능 판때기' 등으로 불렀다.
교육부와 시·도 교육청에서도 이것에 대한 명칭을 '수능 책상용 칸막이' 또는 '수능 가림막'을 혼용하여 불렀다.
2. 경과
- 2020년 8월 4일 교육부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와 질병관리청,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시·도 교육청, 대학 관계자와 협의를 거쳐 코로나-19 대응 「2021학년도 대입관리방향」을 발표했다. 이때 처음으로 수능 시험장 책상마다 칸막이를 설치한다는 공식적인 발표가 있었다.
* 8월 4일, 당시 교육부 차관의 발표에 따르면 수능 시험장 내 책상에 3면 가림막을 설치하겠다고 밝혔지만 어떤 이유 때문인지 전면(1면) 가림막으로 변경되었다.
* 8월 25일, 교육부 장관은 국회 교육위원회 회의에서 '안전을 위해 수능 시험장 내 책상 가림막을 설치하는 것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 9월 17일, TBS FM <김지윤의 이브닝쇼>에서 교육부 차관이 '수능 시험장 내 책상마다 전 좌석에 불투명 아크릴판으로 만든 칸막이를 설치해서 비말 발생으로 인한 감염을 최소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9월 18일, 교육부가 <2021학년도 수능 수험생 책상용 칸막이 설치 관련 추진 협조 요청>이라는 공문[교육부 대입정책과-3477(2020. 9. 18)]을 각 시·도 교육청에 전달했다. 공문에는 실제 칸막이 규격과 규격대로 제작한 칸막이 예시 사진이 포함되어 있다.
* 교육부에서 '수능 칸막이' 규격을 결정한 이후 한국교직원공제회에서 운영하는 교육기관 전자조달시스템에도 관련 공고가 올라왔다.
* 9월 22일,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3차 코로나-19 국난극복위원회의에서 유은혜 교육부 장관 겸 사회부총리는 '수능 책상 칸막이' 설치를 언급하였다.
* 9월 23일 오후 3시 56분 조달청이 운영하는 나라장터에 전라남도교육청이 「동부권 대학수학능력시험 수험생 책상 칸막이 구입 설치」 공고를 게시하면서 수능 칸막이의 형태와 규격, 실제 사진이 일반인에게 공개가 되었다.
* 9월 25일을 전후로 한 위생·안전 용품 제작 전문 업체에서 온라인 쇼핑몰을 통해 개인(수험생) 또는 단체(학원 등)를 대상으로 교육부 규격에 맞게 제작된 '수능 책상용 칸막이'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 9월 28일 오후 2시 교육부 장관과 전국 시·도 교육감 협의회 대표가 공동으로 「2021학년도 대입 관리계획」을 발표하였다. 교육부 장관은 '일반수험생을 위한 시험실은 시험실 내 인원을 기존 28명에서 최대 24명 이내로 밀집도를 낮추고 시험 책상마다 칸막이를 설치하여 책상 간 이격거리 확보의 효과와 점심식사 중 감염 위험을 최소화하고자 한다'는 입장을 다시 한 번 밝혔다. 발표 이후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 등 감염병 전문가들은 "시험을 잘 보고 싶은 마음에 수험생들이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마스크를 내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침방울이 튀는 것을 막으려면 전면과 양옆을 모두 막는 '3면 가림막'이 필요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 10월 7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수능 시험날 책상앞 가림막 설치 반대」라는 글이 올라왔다. 같은 날 오후 2시 3분 머니투데이에서 처음으로 '수능 가림막' 설치 논란을 보도하였다.
* 같은 날 유튜브 '공부의신 강성태' 채널에 최초로 '수능 칸막이'를 다룬 영상이 업로드되었다.
* 10월 8일, CBS 노컷뉴스와 교육부 관계자의 통화에 따르면 "(수능 고사장으로 선정되는)전국 고등학교에서 동일한 규격의 책상을 사용하는 것은 아니지만 과거에도 책상 크기의 차이는 존재했다며 이미 가림막과 학교 책상 크기 비교 시뮬레이션이 진행됐고 (학교 책상간)미세한 차이가 있어도 시험에 큰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다. 또한 가림막 설치는 질병관리청의 권고를 이행한 것이고 중요한 것은 수험생의 안전이라며 시험보는 방식은 모든 수험생들에게 공통적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문제없다"고 설명했다.
* 10월 12일, 교육부 장관과 차관이 라디오에 출연하여 '수능 가림막' 논란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과거에는 한 교실에서 28명이 시험을 봤고요. 금년에는 24명으로 줄였습니다. 그 이유는 앞뒤 간격 좌우 옆 간격을 띄우기 위해서 했는데 옆 사람과 간격은 충분히 어느 정도 방역 지침에 맞출 수 있도록 거리를 띄워지는데 앞뒤 간격은 띄워지지 않습니다. 방역 본부에서 중대본에서 앞뒤 간격이 제대로 안 띄워지기 때문에 가림막을 설치해달라는 요청이 있었고 지금 상황에서는 우리 아이들 건강과 안전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수능만 하는 게 아니라 수능 끝난 다음에 수시에서 치러지는 여러 가지 면접이나 논술도 있고요. 또 여러 가지 활동들이 있기 때문에 조금 불편하시더라도 감내해야 되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합니다.
박백범 교육부 차관,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10월 12일 방송 中
박백범 교육부 차관,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10월 12일 방송 中
가림막은 저희가 수능 방역을 준비하면서 방역 당국하고 여러 차례 협의를 하면서 질병관리청의 요청이 있었고요, 수능생들이 수능 시험 당일만이 아니라 그 이후에도 계속 대학별 전형도 있고 하기 때문에 수험생들의 안전을 확보하는 것이 최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사항이다. 그래서 24명으로 한 시험실당 인원을 줄이기는 했지만, 그래도 비말을 차단하고 또 점심식사도 해야 되기 때문에 가림막은 설치하는 게 좋겠다는 요청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학생들이 걱정하는 불편함도 예상할 수 있기 때문에 저희가 최대한 그런 부분들은 현장의 의견들을 수렴하면서 사전에 예방할 수 있는 조치들을 미리미리 준비하려고 하고요, 그런 부분들은 현장 의견을 잘 들으면서 소통하도록 하겠습니다.
유은혜 교육부 장관, TBS FM <김어준의 뉴스공장> 10월 12일 방송 中
유은혜 교육부 장관, TBS FM <김어준의 뉴스공장> 10월 12일 방송 中
- 10월 16일, 교육부와 17개 시·도 교육청 합동 수능 관리단은 16일 첫 회의를 열고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수능 시험장 방역 지침을 확정했다. 관련 보도자료에는 '수험생의 책상 활용도를 고려해 앞쪽에만 설치되며 칸막이 하단으로 시험지(A3 크기)가 통과할 수 있으며 시험지를 양쪽으로 펼치거나 세로로 접어서 활용할 수 있다. 빛 반사를 최소화 하기 위해 불투명한 칸막이로 제작된다. 교육부는 칸막이의 투명도와 높이 등 규격을 조정했고 사전에 학교 현장 시연과 검증을 했다'고 밝혔다.
- 10월 26일, 국회 교육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가림막이 설치됐을 때 온종일 수능을 보는데, 문제가 야기되지 않겠냐는 우려들이 있다"는 정찬민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 유은혜 교육부 장관은 "우려를 잘 알고 있다"면서도 "좌우 간격은 확보됐는데 앞뒤 간격이 확보되지 않았고 점심도 식사를 해야 해서 방역당국이 가림막 설치가 필요하다고 요청했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방해가 되지 않도록 시험지를 넘기는 것까지 시뮬레이션을 해 불편함을 최소화하면서 가림막을 준비했다"고 답변했다. 영상
* 10월 27일, 수능을 앞두고 전라남도 교육청이 전국연합학력평가를 보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2021학년도 수능 시험 현장 상황을 가정해 방역 상황을 확인했다. 학생들은 조금 낯 선 칸막이에 불편함을 호소하였고, 전라남도 교육청은 현장 점검을 통해 나온 문제점을 수능 시험 전까지 개선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 11월 1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서는 아래와 같은 <수험생 유의사항> 영상을 공개했는데 영상에서 책상 칸막이가 설치되어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참고로 영상의 댓글창에는 역시나 가림막에 대한 불평불만이 가득 찼으며 이에 대한 높으신 분들의 정책에 대한 비판도 제기되었다.
- 11월 5일, 교육부와 17개 시·도 교육청 합동 '수능 관리단'은 2차 회의를 개최하여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부정행위 방지 대책'을 확정·발표하였다. 대책 중에는 '수능 칸막이'를 활용한 부정행위를 막기 위하여 매 교시마다 감독관이 '칸막이'를 검사하는 지침이 들어 있었다.
3. 논란
코로나-19의 감염 위험으로부터 수험생을 보호하기 위해 수능 시험장의 모든 책상에 비말 차단용(침방울을 통한 코로나-19 감염 방지) 칸막이를 설치하겠다고 교육부가 8월 수능 세부계획을 발표할 때는 대부분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하지만 조달청에서 운영하는 나라장터에 각 시·도 교육청들이 '수능 시험장 책상용 칸막이'를 입찰한다는 공고가 뜨자 구체적인 시험장 책상용 칸막이 규격과 사진이 일반인에게 공개되면서 누군가 입시 커뮤니티를 통해 알리기 시작했고 입시 커뮤니티와 학부모, 맘카페 등에서 다양한 반응들이 나왔다.
3.1. '수능 가림막' 찬성 의견
- 반투명 아크릴판으로 제작된 '가림막'이기 때문에 책상 앞 수험생의 산만한 행동 등이 안 보이고 시험에 온전히 몰입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로 인한 수험생 집단 감염을 막기 위해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는 의견이 있었다.
3.2. '수능 가림막' 반대 의견
- 문제가 될 만한 건 시험지 규격이었는데 대수능 시험지는 4절지 가로 2단 접지[1]다. 학교에서 모의고사를 보면 알겠지만 보통의 책상에서는 책상이 시험지로 꽉 찬다.[2] 특히 시험지 전체가 글로 도배되어 있는 국어 영역의 경우는 독서 지문 독해 등을 위해서 시험지가 책상 앞쪽으로 빠져 나가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칸막이로 인해 걸리적거릴 수도 있는데 이에 대한 적응도 미리 할 필요가 있었다. 아니면 사관학교 1차시험처럼 A4지로 시험지를 만들 수도 있겠지만.[3]
- 효과에 대한 논란도 제기되었다. 방역에 확실히 도움이 된다는 점이 입증된다면 비록 시험을 보는 데 있어서 불편하더라도 불편을 감수할 이유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상식 선에서 보아도 큰 효능이 없다. 코로나-19가 유행하던 시기였던 만큼 감독관들이 지속적으로 마스크의 올바른 착용을 요구할 것이었으므로[4] 기침한다고 해도 애초에 비말이 튈 가능성이 매우 낮다. 수능 발 집단 감염이 없으면 마스크가 사실상 다 한 거다. 그리고 잘못된 마스크 착용이 걱정이라면 가림막이 아니라 방호복을 배급했어야 한다. 가림막은 밀폐효과가 전혀 없이 위가 뚫려 있는데 앞/옆만 막는다고 비말이 차단될 리 없다.
- 코로나-19 보균자가 마스크를 제대로 착용하지 않은 채로 있는데 감독관이 방치한 상황에서 기침하는 아주 작은 확률을 가진 사건이 발생한다고 했을 때도 칸막이는 제 역할을 하지 못할 가능성이 커졌다. 여름에 교육부에서는 비말 전파의 위험성이 높음에도 불구하고 에어컨을 가동하도록 허용했다. 수능 때는 한파가 찾아올 것이고 분명히 히터를 세게 틀 것이다. 그런 상황에 코로나-19 보균자가 마스크를 제대로 착용하지 않고 기침을 할 경우 공기 순환으로 인해 칸막이가 있어도 비말은 온 교실에 퍼질 것이기 때문이었다.
- 정작 마스크를 벗는 식사는 수험장 내 자기 자리에서 하게 되는데 결국 비말 차단이라는 구실에 그대로 반대되는 것이다. 즉, 가림막이 필요없는 셈이었다.
- 결국 자리만 차지하는 빛 좋은 개살구인 수능 칸막이인데 심지어 전국에 다 설치하니 사실상 비용 낭비였다.
위와 같은 이유로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보는 학생 및 사람들이 많았던 만큼 칸막이 설치에 대한 반감이 컸다.
4.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문제지 규격
▲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9월 모의평가 문제지 규격 |
▲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문제지 규격 |
나라장터에 올라온 평가원 공식 2021학년도 수능 문제지 규격이다. 예년과 크게 다르지 않다.
5. 교육부 지정 책상용 칸막이 공식 규격
교육부 측에서도 시험지가 칸막이에 막히는 점을 고려했는지 칸막이 아래로 시험지가 삐져나올 수 있을 만한 틈을 낸 방식의 칸막이를 채택하였다.
6. 청와대 국민청원
수능 책상용 칸막이 설치를 반대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올라오기도 했다. 그러나 최종 인원 23,717명으로 청와대 답변 기준에 크게 못 미친 채 종료되었다. #
7. 현장 의견
- 수험생 커뮤니티에 따르면 영어 듣기 평가 시간에 칸막이에 부딪혀 한 문제를 통으로 날렸다는 수험생이 있었다.
- 수험생 커뮤니티에서는 가림막이 생각보다 아늑하고 좋았다는 반응도 상당히 많았다. "오히려 칸막이가 독서실 같은 느낌을 줘서 문제 푸는데 집중이 잘 됐다"는 의견이 상당히 많았으며 오히려 시험에만 집중하느라 칸막이에 신경 쓸 여유도 없었다는 평가도 있었고 칸막이를 설치했어도 딱히 시험에 방해될 정도까지는 아니었다는 평도 있었다.
- 지우개, 수정테이프 등을 칸막이 벽앞에 두면 떨어지지 않게 할 수 있어 책상에 필기구 수납 홈이 없는 고사장에서 유용하기도 하다.
- 그러나 결국 사단이 났다. # 단, 공식적인 기사나 자료가 없는지라 확신하긴 힘들다.
- 물론 수험생들이 뒤처리 하고 갈 일이 없기 때문에 양면 테이프 끈끈이 제거하느라 현역들이 엄청난 고생을 했다. 코로나가 1년 돌고 끝날 게 아니었음을 뻔히 알면서도 회수를 안 해 가서 2022학년도 수능에 만약 가림막 또 설치한다고 하면 돈이 이중으로 깨질 수 있었다.
- 2022학년도 수능에서는 수험생과 감독관 등 시험에 참여하는 인원들에 대한 예방접종이 대부분 이루어졌다는 점을 감안해 마스크를 벗는 점심시간에만 3면 골판지 칸막이를 설치하고 식사 이후에는 접어서 반납하는 방식으로 결정되었다.
[1] 따라서 한 쪽은 8절 사이즈[2] 아무리 넉넉하게 잡아도 책상의 80~90%를 차지하고 비교적 책상이 넓은 스터디카페 혹은 독서실에서도 시험지가 책상을 덮어버린다.[3] 근데 이렇게 하면 비용이 넘사벽급으로 많이 든다. 최소 1.5배의 종이가 사용되어야 한다. 또 시험지 한 면에 많은 내용을 넣지 못해 쪽수도 불어나고... 체력적으로 지칠 수도 있다.[4] 다만 현역 교사의 말에 의하면 시험 시작 후에는 괜히 건드렸다가 험한 꼴 볼 수도 있으니 벗는 거 아닌 이상 어지간해선 건드리지 말라고 하기도 했다. 그렇다고 벗거나 턱스크 등 무개념 짓은 하지 말자. 혹시나 감염되면 답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