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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11-05 00:16:40

기업국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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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2. 정의3. 특징4. 역사상의 유사사례5. 현실성
5.1. 국가 권력의 비경제성5.2. 경쟁의 부재로 인한 정체 현상5.3. 윤리적 문제5.4. 군사적 문제5.5. 우주진출 시기라면?
6. 비유적 의미7. 기타8. 대중문화
8.1. 사이버펑크에서8.2. 목록

1. 개요

기업국가 또는 기업정치(企業政治, corporatocracy)는 국가의 기능을 수행하는 기업, 혹은 기업들이 장악하여 운영하는 국가 체제이다. 기업이 오늘날의 기업이 할 수 없는 통치나 국방 같은 업무까지 수행하는 가상의 정치 체제로, 현실에는 등장하지 않았다. 창작물에서 다뤄지는 이러한 기업은 초거대기업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2. 정의

기업국가라고 하면 다음과 같이 나눌 수 있다.
  1. 국가가 하나의 매우 거대한 기업처럼 운영되는 것
  2. 기업들이 국가를 장악하여 운영하는 것

즉 더 단순하게 말하면 '국가가 기업'인가 '기업이 국가'인가 주술관계를 서로 뒤바꿔서 이해해도 무방하다. 전자는 민간 자본주의가 발달하지 않았던 전근대에 절대왕정 국가들이 중상주의를 내세우며 기업처럼 움직였던 것이 유사한 사례다. 후자는 반대로 기업이 국가를 장악해 국가처럼 움직이는 것으로서 후술할 영국 동인도 회사령 인도가 이 사례에 가장 가깝다.

구성 기업의 수도 갈릴 수 있다. 흔히 1개 기업이 국가를 운영하는 것을 떠올리지만, 여러 기업이 연합하여 국가처럼 기능할 수도 있을 것이다. 만약 기업국가가 출현할 만한 상황이 갖춰진다면 후자의 형태가 먼저 등장할 가능성이 높을 것이다.

다른 의미로는 국가가 행해야 하는 기본적인 의무를 서비스 형태로 제공하는 국가 형태를 말하기도 한다. 즉 국민은 고객이 되고, 세금 대신 서비스 이용료를 지불하면 국방, 교통, 교육, 기반시설 등의 인프라를 거대 기업 또는 기업군에서 제공하는 것이다. 이 경우에는 기업국가보단 기업'형' 국가라고 부르는 것이 더 정확하다.

로버트 노직은 《무정부, 국가, 그리고 유토피아》에서 국가 발생을 설명하면서 정부의 모든 기능을 민영화하는 아나코 캐피탈리즘을 실현하는 형태 중 하나로서 기업국가를 언급한 바 있다. 자연상태에서 개인들이 상호보호협회를 구성하고 그것이 노동분업에 의한 상업적보호협회로 발전하며 지역적으로 분리된 협회들이 한 지역 내의 지배적 보호협회가 되어가고 극소국가를 거쳐 최소국가가 되는데 노직은 이를 프리드먼(Friedman)식 보증서제도로 이루어진 상업적 제도의 국가로 서술한다.[1][2]

3. 특징

기본적으로 모든 국민은 기업의 사원이며, 정치 행위 역시 기업과 그 기업의 하청업체에서 이뤄진다. 시민권은 기업 국가의 사원 자격과 동일하며, 따라서 그 국가의 시민으로서의 권리는 국가 기업에서의 자신의 직책에 따라 결정된다. 그런데 이들은 모두 봉급을 줘야 하는 대상이니 수익 모델에 의구심이 들 수 있는데, 모든 시민이 사원인 동시에 고객이므로 이들에게 영리활동을 통해 수익을 짜낼 수는 있다. 사실 거대 내수 기업들은 지금도 정상국가의 테두리 내에 있다 뿐이지 이런 식의 수익모델을 통해 돌아간다. 독점적인 지위를 갖지 않을 뿐이다.

국가 기업 자체는 민주적으로 운영될 수도 있고 CEO들의 과두정으로 운영될 수도 있다. 다만 주식회사를 기반으로 한 기업이라면 민주적인 과정을 거치더라도 보통 선거평등 선거의 원칙은 지켜지기 어려울 것이다. 주주총회주식이 있는 자들만을 대상으로 하며(보통선거에 위배됨) 주식의 양에 따라 권한이 달라지기 때문(평등선거에 위배됨)이다. 모든 구성원들은 고객이자 사원이 되겠지만 주주는 아닐 것이다. 따라서 이들을 착취하는 방향으로 정책(정관)이 세워질 가능성이 높다.

사상적으로 시민의 편익과 안전을 위해 조직된 결사체인 근대국가[3]와는 달리 기업국가는 각 구성원의 경제적 이익을 위해 결성된 기업이기 때문에 근대국가에서 내세우고 있는 각종 자유권리는 전제되지 않는다. 그래도 복지 자체가 폐지되진 않을 것이다. 일단 시민들이 자기 기업에 있고 싶도록 만드는 것이 이익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현실의 민주국가에서 제공되는 복지와는 완전히 달라진다. 정상적인 민주국가에서 복지는 모든 국민에게 아무 이유 없이 당연히 주어져야 하는 것이지만[4], 기업국가의 경우에는 현실의 정상적인 국가와 정 반대로 정부의 수익 창출에 도움이 되는 상류층에게 집중적으로 복지를 제공하고 그렇지 않은 이들은 해고, 그러니까 더이상 국민으로 간주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예를 들어 어떤 노동자가 산업재해를 당해 치료가 필요해졌다고 가정할때, 정부에서 이 국민을 치료시키고 지원을 줘 다시 노동에 복귀할 수 있게 하는것보다 그냥 다른 노동자를 뽑는게 더 경제적이라고 판단하거나 그냥 치료할 돈이 아깝다라고 판단한다면 그 국민은 그자리에서 해고당하고 어떤 도움도 받지 못해 사실상 폐사당하는 형식이 대표적이다. 이러한 상황은 국민의 권리가 천부적이라는 현대 민주주의 국가의 입장에서 보면 윤리와 완전히 어긋난 형태가 된다. 어떤 의미로는 국가 차원에서 빈익빈 부익부를 장려하는 상황이다보니 이 때문에 기업국가가 등장하는 창작물은 디스토피아적 세계관으로 묘사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보편적인 디스토피아물에서 묘사되는 기업국가의 형태는 사실 산업혁명기 영국과 비슷한데. 회사가 사원복지를 챙겨주는 것이 사원만을 위한 것이 아닌 것처럼, 국가 역시 국민이 자발적으로 열심히 일하게 하기 위해서는 어느정도의 복지 및 희망과 동기의 부여가 필수적이지만 기업국가의 이념에서는 국가가 국민의 복지나 희망의 동기를 과감히 없애버리고 무조건적인 희생만을 권장하는 것과 비슷한 형태라 21세기의 보편적 윤리와 비교하면 현실성이 크게 떨어지는 부분이긴 하다.

국민으로서는 소속 관계가 얼마나 자유로울지는 알 수 없다. 상황에 따라 말로나 계약이고 자유로운 해지는 불가능한 예속적 관계일 수도 있다. 기업국가 측에서는 수틀리면 맘대로 해고가 가능하지만 국민은 맘대로 계약을 해지할 수 없는 갑을관계에 놓일 수도 있겠다. 현재의 기업을 최대한 투영해보면 오늘날 회사의 사원은 언제나 퇴사의 권리가 있으니 기업국가의 국민도 그럴 수 있는 것이 자연스럽겠지만[5] 기업이 정말 국가의 영역으로 들어선다면 사원에 대하여 더 불리한 계약을 강요할 수도 있을 것이다. 현 국제법상으로는 1개 국적을 지닌 사람이 스스로 국적을 포기하거나 국가에서 1개 국적자의 국적을 박탈하여 무국적자를 형성하는 것을 지양하고 있으나, 기업국가에서 각 국민의 퇴사가 자유롭다면 오늘날 세계보다는 무국적자가 많을 수 있다.

세금의 존재도 문제다. 특정한 시기마다 별 이유 없이 돈을 가져간다는 세금이라는 개념은 기업의 틀에서 있기 어려운 매우 황당한 행위이다.[6] 월급에서 세금만큼을 제하고 지급한다고 하면 나름대로 효율적이기는 하겠지만 세금 수급활동으로 인한 자금흐름이 없어져서 그건 그것대로 곤란하다. 그리고 이렇게 국가가 할만한 걸 다 하면 그게 일반 국가랑 뭐가 다르냐 하는, 즉 기업국가가 굳이 존재할 필요가 있느냐는 문제도 있다. 그렇다고 세금이나 비슷한 것을 걷지 않는다면 다른 일반 국가랑 자금력에서 경쟁할 수가 없을 것이다.[7]

기업국가는 최대효율로 운영된다면 초기에는 여타 국가보다 더 높은 경쟁력을 지닐 수도 있다. 기업국가는 내부 구성원을 사원으로 관리하기 때문에 경영면에서 손해를 볼 요소의 필요성을 못 느끼는 사회환경을 조성하기 쉽다. 그런데 이렇게 엄청난 경제적 경쟁우위를 가지려면 기업국가는 '건국과 동시에' 비용절감 및 효율성을 위해 일반적인 국가라면 마땅히 보장해야 할 인권 등을 무시하며 국민=사원들을 혹사시켜야 한다는 문제가 항상 발생하게 된다. 결국 기업국가는 얼마 지나지도 않아 극소수의 주주와 그들을 따르는 회사원으로 구성된 중산층 및 기업국가에 적응하지 못하는 대다수의 빈민층으로 나눠지게 될 것이고 이러한 양극화는 기업국가로서의 상당수의 장점이 상쇄된다. 완벽히 통제가능한 내수 시장은 결국 기업국가만 이득을 보는 착취구조로 악화되기 좋으며 결국은 빈민들이 엑소더스를 벌이거나 반란이 일어나는 등 어떻게든 국가의 잠재력 자체가 고갈되어 종국에는 무너질 가능성이 크다.

4. 역사상의 유사사례

4.1. 영국 동인도 회사령 인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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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1024px-Coat_of_arms_of_the_East_India_Company.svg.png
파일:영국 동인도 회사 깃발(1801-1858).svg
국장 상징기

과거 제국주의 시대에 기업의 형태를 한 사실상의 국가기관이 식민지를 통치하고 이윤을 착취한 사례가 많다. 대표적으로 영국 동인도 회사가 있다. 영국 동인도 회사는 무굴 제국으로부터 봉토와 태수의 자격을 받아서 통치권과 조세권을 갖추고 신민을 직접 다스렸고, 영국 정부로 부터는 사법권과, 전쟁 선포를 할 수 있는 등의 외교권, 직접 현지에서 화폐를 발행할 수 있는 조폐권을 얻었다. 그리고 영국 정부는 책임지기 싫다는 이유로 동인도 회사가 다스리는 영토가 영국의 영토라고 주장하기를 한동안 꺼렸고, "동인도 회사만이 통치권을 가진다" 라고 설명할 수밖에 없는 강역인 영국 동인도 회사령 인도가 설립 되었다. 이는 역사상 나타난 유사사례 중 가장 기업국가에 가까운 형태이다. 그러나 아래에서도 설명하듯 통치 행위 자체의 비경제성으로 인한 파산 압박과 세포이 항쟁으로 인해 해체되고 만다.

조선을 수탈한 일본의 동양척식주식회사가 동인도회사와 비슷한 성격이지만 기업국가 같은 부류는 아니었다. 동양척식주식회사가 조선에서 통치권을 행사한 것이 아니기 때문. 일제강점기 조선에 대해서는 조선총독부가 전권을 행사했다.

4.2. 허드슨 베이 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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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허드슨 베이 로고.png
파일:허드슨 베이 국기.png
로고 루퍼츠랜드의 국기

캐나다의 유통기업 허드슨 베이 회사(Hudson bay's company)는 1670년 영국 런던에서 설립되어 지금 현재도 캐나다와 미국에서 운영되고 있는 350년에 달하는 굉장히 오랜 역사를 가진 북미에서 가장 오래된 장수기업이다. 허드슨 베이 회사는 원래 동인도회사처럼 식민지를 관리하던 기업이었다. 현재의 매니토바 주, 서스캐처원 주 전체와 앨버타 주, 누나부트 준주, 미네소타 주, 노스다코타 주의 일부에 해당하는 루퍼츠랜드(Rupert's Land)[8]라는 광대한 영토를 회사령으로 삼아 1670년부터 1870년까지 200년간 기업국가처럼 통치했다. 350년 지속 기업 캐나다 HBC

비슷한 종류의 회사였던 네덜란드 동인도 회사나 영국 동인도 회사는 방만한 경영으로 인해 각각 1799년, 1874년 파산하여 사라진 반면 허드슨 베이 회사는 19세기에 사업을 다각화하여 부동산과 유통업으로 사업을 확장하여 살아남았다. 지금은 캐나다 최대의 소매 유통기업이 되어 캐나다 뿐 아니라 미국의 유명 백화점 체인 색스 피프스 애비뉴도 인수하여 자회사로 두고 있는 등 현재도 북미에서 상당히 규모있는 유통업체 중 하나이다. 현재 캐나다 서부에 해당하는 지역이 캐나다의 영토로 편입되게 된 것이 바로 이 허드슨 베이 회사의 공인데 처음에는 모피 교역을 위한 회사로 설립되어 모피를 얻기 위해 캐나다 서부 내륙의 루퍼트랜드로 진출하여 많은 교역소들을 세우고 그 일대의 무역을 독점하여 루퍼트랜드를 회사령으로 삼아 통치하는 기업국가로 군림했다. 그러다 1869년에는 미국대영제국이 회사령인 루퍼트랜드를 서로 자신들이 매입하겠다는 제안을 했고 이에 허드슨 베이 회사가 회사령을 대영제국에게 파는 것을 선택하여 루퍼트랜드 일대는 영국령 캐나다의 영토로 편입되게 된다. 즉, 오늘날 미국과 캐나다의 영토 확정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회사인 셈이다.

루퍼트랜드를 회사령으로 통치하던 시절에는 캘리포니아까지 진출하고 회사 자체적으로 독자적인 화폐까지 발행하는 등 상당한 위세를 떨쳤고 영국군 근위대의 상징인 털모자도 이 회사의 인기 제품 중 하나였다. 허드슨 베이 회사가 루퍼트랜드를 회사령으로 통치하면서 남긴 사내 기록물은 캐나다 정부로 이관되어 캐나다 역사의 중요 사료로서 보존되어 있고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도 등록돼있다. 이런 역사가 있어서 지금도 허드슨 베이 회사는 회장의 공식 직함을 총독이라 부르고 있다.

2020년에는 캐나다 국립 조폐청에서 허드슨 베이 회사 창사 350주년 10달러 기념 화폐 은화를 발행했다. 허드슨 베이 회사가 19세기 캐나다 서부를 실제 기업국가처럼 통치하면서 독자적인 화폐를 발행한 적이 있기 때문에 캐나다 조폐청과 허드슨 베이 회사는 역사적으로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한다. 해당 기념 은화는 1860년대 허드슨 베이 회사가 발행했던 실제 은화를 그대로 재현한 것이라고 한다. 1/2 oz. Pure Silver Coin – 350th Anniversary of Hudson's Bay Company (2020) HBC | The Royal Canadian Mint Launches Commemorative Silver Coin to Mark Hudson’s Bay Company’s 350th Anniversary

4.3. 남만주철도주식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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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철이 만주국을 수탈하기는 했어도 직접적으로 통치권을 행사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만철이 소유한 남만주철도부속지에서는 소유권과 행정권을 보유했다. 만철의 철도부속지는 철도 운영에 필요한 제반 시설들이 자리잡은 토지로 철도 부지나 역사, 숙박시설등이 속했고, 이곳에는 철도 운영에 필요한 인력들이 거주했다. 이러한 거주민들에게 만철은 공비(公費)를 걷어 조세권도 행사했으며, 지방사무소라 하여 관청도 설치하는 등 전적으로 만철이 통치권을 행사했다. 그리고 치외법권이 설치되었기 때문에 땅주인인 만주국의 입김도 받지 않았다. 이러한 통치는 1937년 일제과 만주국 사이 체결된 일만조약에 따라 종료되었지만 소유권은 놓지 않았고, 이는 1945년 소련이 만주를 침공한 이후 만철을 장악할 때까지 이어졌다.

4.4. 대일본제당

대일본제당은 이름처럼 제당기업이지만 일제시기 오키나와다이토 제도를 지배했다. 1900년 무인도였던 다이토 제도가 개척된 이래 처음 섬을 지배한 기업은 타마오키 상회(玉置商会)였다. 이후 1916년부터는 토요제당(東洋精糖), 1927년부터는 대일본제당(大日本製糖)이 섬들을 소유했다. 제도의 주요 산업이 사탕수수 재배였기 때문에 제당기업이 이 섬을 다스리게 되었다. 이 지역에서 기업들은 직접 우체국, 학교, 상점 등을 설치하였고, 다이토지마 지폐(大東島紙幣)라는 자체 화폐를 유통시켰다. 지역 사탕수수 노동자(현지 일본인류큐인, 대만인, 조선인 등)는 기업에 의해 착취당했으며, 허락없이 섬을 벗어나는 것은 금지되었다. 일본 제국이 행정력이 미치는 것은 파견되는 청원순사들 뿐이었는데, 이들마저도 급료는 기업으로부터 받았다. 이러한 기업의 통치는 태평양 전쟁으로 인해 끝이 났다.[9]

4.5. 국제 아프리카 협회

파일:벨기에 식민지 콩고의 문장.png
파일:콩고 독립국 국기.svg
국장 상징기
벨기에의 2대 국왕 레오폴드 2세가 설립한 콩고 독립국 역시 오로지 그 나라의 설립자이자 주인인 레오폴드 2세의 이익만을 위해 운영되었고 나라의 모든 구성원들은 레오폴드 2세가 고용한 종업원 내지 부속품 취급을 받았다는 점에서 기업국가의 한 전형으로 볼 수 있다. 다만 레오폴드 2세 자체가 콩고 자유국을 기업이 아닌 일종의 개인 사유 식민지 쯤으로 생각했고, 대외적으로는 '콩고의 문명화'를 위해서 세워진 회사이며, 장래에 벨기에 정부에 콩고를 인도할 것이라고 말했기에 공식석상에서도 기업의 이윤을 최우선시 하는 기업국가와는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

5. 현실성

20세기를 거치면서 자본주의는 더욱 강력해지고 유수의 거대 다국적 기업이 등장했지만, 국가의 역할까지 대신하려는 기업국가는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 오히려 정부가 자본주의의 폭주 가능성을 통제하고 자원을 분배하는 역할로서 더 중시되고 있고, 시민들 또한 사회민주주의의 가치의 이름으로 대기업을 배척하는 등 사회적으로도 기업에 종속되기보단 그 반대의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물론 거대기업이 국가에 끼치는 영향력은 막대하지만, 적어도 초법적인 권한이나 군사력까지 행사하는 기업은 없다.

국가 vs 기업 문서도 참고할 수 있다.

5.1. 국가 권력의 비경제성

제일 근본적인 요인이라고 할 수 있다. 국가를 운영하려면 크고 작은 손해를 감수해야 하는데, 이윤의 창출을 우선시하는 기업이라면 굳이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우선 대중적인 감정 측면에서 외래 세력의 통치는 외래 자본의 유입보다 더욱 굴욕적으로 여겨지며 반발이 심하다. 외래 자본의 침탈 역시 굴종이라고 여기는 시선이 있고 종종 반발이 일어나지만 '바깥에서 좋은 물건을 만드니까 구매하는 게 뭐가 나쁘냐' 하고 받아들일 여지도 큰 반면, 외래자의 통치는 민족 단위의 굴복으로 여겨지며 민족주의의 형성 이후에는 매우 용인하기 어려운 것이 되었다. 기업의 제1 목표는 상품의 판매이므로, 시장만 형성할 수 있다면 굳이 반발을 살 통치 행위를 할 필요가 없다. 각국의 경제가 폐쇄되어있던 시대에는 서구 열강들이 비서구 지역에 강제로 시장을 형성하기 위해 무력을 동원해 기존 통치 세력을 몰아내기도 했지만 지금은 시장의 세계화가 이루어져서 어지간한 국가에서는 자유롭게 무역이 가능하니 그럴 필요가 없어졌다.

또한 사회 인프라와 같은 공공재는 초기 비용이 커 시장성은 낮지만 일단 갖춰지기만 하면 모두에게 편리하다. 이를 시장 경제적 원칙을 따르는 기업이 구축하기는 다소 비효율적이다. 때문에 기업은 설령 경제적 규모가 국가보다 더 거대하다 할지라도 국가 권력에 도전하지 않고 지킬 건 지켜가면서 국가가 세금으로 공짜로 제공하는 치안과 행정력을 이용하는 것이 훨씬 이득이다.

그리고 애초에 국가가 공권력을 유지하고 있다면 기업에서 이를 굳이 방해할 이유가 없다. 공권력이 부재해 무질서한 상태는 기업에게 도리어 해가 되기 때문이다. 무정부 상태가 되어 초법적인 폭력을 행세하는 갱단이나 조폭이 득세하고 시민을 위협하는 지경에 이르면 시민들의 주 목표는 소비가 아닌 생존이 된다. 그래도 필수적인 생존 물품은 구매하겠지만 미래가 불확실한 만큼 소비 활동은 위축될 것이다. 권력의 부재 속에서 기업이 이 자리를 차지할 가능성도 있기야 있겠지만 경제력보다 무력이 더 힘을 얻을 만한 혼란한 사회상에서 경제적 합리성을 무기로 한 기업이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기란 어렵다.[10]

스스로 권력을 행사하면 일견 기업에 방해가 되는 규제를 철폐할 수 있겠지만, 국가의 규제 역시 기업에게 방해만 된다고 할 순 없다. 규제는 장기적으로 기업의 신뢰성을 위해 꼭 필요하고, 규제에 맞추지 못하는 경쟁자들을 미리 도태시키는 진입장벽 역할을 해서 거대 기업의 시장 점유를 수월하게 한다. 국가는 기업에 비해서 비효율적인 것처럼 보이지만, 이는 국가의 제1목표가 생존, 혹은 국민들의 안전 등으로 훨씬 더 복합적인 요소를 고려해야만 하기 때문이다. 만약 효율만을 추구한다면 모든 사람이 합리적 경제주체임을 가장하는 경제환경에선 상상조차 하기 어려운 내란, 선동, 청탁, 침략 등과 같은 혼란을 빚을 가능성이 클 것이다. 하지만 후술하듯이 기업의 경제력만으로는 군사력을 확보하기가 상당히 힘들다.

가령 중국 정부와 삼성 그룹의 투자를 보면 삼성그룹의 투자가 훨씬 효율적인 것은 사실이다. 실제로 펀드를 통해 중국 반도체 산업에 투자된 금액은 2년간 1500억 위안(약 26조 원)에 이른다. # 하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경제적, 기술적인 영향 부문만의 비교일 뿐이고 삼성은 국방이나 영토통치에 관한 행정비용 등 기타 모든 것을 한국 정부에 맡기고 한국 정부의 보호를 받으므로 가능한 것이다. 한국 정부의 보호 영역을 떠나 아프리카 등 오지에 별도의 삼성 직할영토를 가지고 그것을 통치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이다. 해당 지역 현지인들이 삼성의 통치를 받기 원하지 않아 반정부 시위나 불매 운동이 일어나면 어떻게 할 것인가? PMC를 고용하여 무력 진압을 하고 관세 등 행정 정책을 이용하여 단기간은 독점적인 시장지위를 누리며 삼성 상품을 강매할 수도 있겠지만 불만이 터지다 못해 반군이 등장하고 내전 수준까지 치닫게 되면 이윤 창출이 최대 목적인 삼성 입장에서는 그냥 놓아줄 수밖에 없다. 그 조그마한 약소국 시장 하나 독점하고 점유하여 얻는 이득보다 전비와 대외관계로 인한 비용이 더 들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적자투성이가 될 뿐이며 기업국가를 운영하기보다는 일체의 강압적/행정적 조치 없이 순전히 해당 국가 시장에서의 자유경쟁만으로 높은 수준의 시장점유율을 확보하고 조용히 상품만 팔아먹는게 식민지 병합 및 직할령 통치를 통한 완전 시장 독점보다 더 이득이 된다는 것이다.

이는 실제 역사에서도 잘 살펴볼 수 있다. 산업혁명 이후 서구의 힘은 막대해졌고, 거대 기업들은 서구 국가보다야는 약소할지 몰라도 비서구 지역의 군소 세력 정도는 제압할 수 있는 무력을 확보할 수 있었다. 만약 기업국가가 경제적 이득이 됐다면 근대 시기에, 적어도 서구 국가들이 관심을 좀 덜 가질 만한 변두리 지역에는 기업국가가 보편화되어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위의 사례에서 보듯 몇몇 제한된 사례만 있을 뿐이다.

통치가 비경제적이라는 점은 2차대전 이후 유럽 열강이 식민지를 포기한 것에서도 알 수 있다. 당시 강대국들의 재정 규모는 현 삼성보다 훨씬 컸고 식민지를 장악할 능력도 충분했지만 구태여 그렇게 하는 이득이 크지 않았고, 큰 전쟁을 치른 이후 자국의 피해를 수습하는게 우선이었고 당시 국제적 여론도 식민지 재점령에 부정적이라서 식민지의 독립 요구를 수용하게 되었다. 단, 이는 아래에 서술하듯 경제적 이유 때문만은 아니다.

또한 통치 행위는 여러 정치, 외교적 문제를 초래한다. 영국도 케냐 등지에서 독립을 요구하는 현지인들을 잔혹하게 탄압한 전적이 있으며 프랑스는 아예 대규모 군사 작전까지 시행했다가 베트남과 알제리에서 모두 실패하고 축출되었으며 네덜란드도 군사력으로 인도네시아를 재점령하려고 했고 성공하기 직전까지 갔지만 미국의 압력에 마지못해 독립시켰다. 국가로서는 이를 감당해낼 영향력을 행세할 수 있지만 기업이 이를 감당하기란 어렵고 그럴 동인도 없다.

5.2. 경쟁의 부재로 인한 정체 현상

기업은 어디까지나 자유경쟁 체제에서 빛을 발한다. 문제는 이를 국가에 대입시키면 기존 한개 나라로 지배했던 영토를 여러 기업국가들로 쪼개야 한다는 문제가 있다. 왜냐하면 그래야 경쟁이 성립하니까. 설령 거대기업 여러개가 모여 과두제 기업국가를 결성했다 해도 그건 표면상으로만 한개 나라일 뿐, 경쟁해야하는 기업체제의 특성상 실질적으로는 여러개 소국으로 결성된 연맹국가라고 봐야할 확률이 높다. 기업의 세계에서 공존을 허락받는 것은 자회사 뿐인데, 자회사도 어차피 모회사 소속이므로 경쟁이 성립하기 힘들다. 그리고 자회사가 모회사랑 경쟁할 정도로 성장해서 독립하면 그게 바로 또다른 기업국가다. 그래서 제대로 된 경쟁을 하려면 아예 동등한 위치의 다른 기업국가가 있어야 한다.

해외의 기존 '국가에 종속된 기업'들과 경쟁하기에는 이미 기업국가의 체급이 너무 크고, 기업국가는 내수시장 전체라는 막대한 파이를 독차지하고 있으므로 해외기업과의 경쟁에서 안일해지기 쉽다. 독과점을 달성한 기업은 시간이 지날수록 나태해지고 경쟁력을 잃어갈 뿐이다. 그리고 이렇게 여러 소국으로 쪼개져 있으면 외부로부터의 침략에도 매우 취약해지는 등 좋을 것이 없다.

기업 시점으로 보자면 일반국가의 정부도 해당 지역에 대한 독과점을 달성한 상태라 봐도 과언이 아니다. 마찬가지로 기업국가도 독과점 상태를 달성하고, 국가를 대신하는 기업이 되었다는 그 사실 하나만으로 일자리를 보장받는다면 사원의 관료화같은 부작용을 피할 수 없다. 당장 현실에서도 '공기업이라서 애들이 빠릿하지 못하네', '지들이 공무원인줄 아네', '역시 공기업이라 일처리 느리네 어쩌네' 하는 소리를 많이 들어봤을것이다.

5.3. 윤리적 문제

기업국가는 민주국가가 보기에는 윤리적 결점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외교적 문제를 빚을 가능성이 크다. 민주국가와 대비될 수밖에 없는 과두체제, 국민을 소모품 취급하는 운영 방식, 빈약한 환경규제 등은 타 민주국가들에게 비판 대상을 넘어서, 기업국가를 향한 규제 명분이 될 수 있다. 형식적으로도 인권과 민주주의를 저버리지 않았다고 보여주지 않는다면 비판 성명부터 무역 규제, 투자 금지 또는 제한 등의 철퇴가 뒤따를 위험이 크다. 오늘날의 독재국가가 민주국가로부터 외교적 압박을 받는 것과 유사한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

이는 기업국가의 딜레마 중 하나인데, 저걸 다 해결해서 도덕적으로 올바른 일들만 하려 노력하는 경우 일반국가랑 차별점이 없어져서 기업국가의 존재 이유가 사라진다. 기업은 무조건 자본창출을 최우선순위에 놓는게 존재이유이자 생존비결이기 때문이다. 기업 스스로는 이걸 제어 못하기에, 선넘지 않도록 시시때때로 국가가 간섭하며 "비효율적이고 비경제적인" 노동자 인권보장이나 각종 환경규제를 강제하는 것이다.

5.4. 군사적 문제

국민을 사원처럼 두는 기업국가는 전쟁을 수행하기 어렵다. 기업국가가 사원에게 기대하는 것이 영업 효율성인 것과 마찬가지로 사원이 기업국가에 기대하는 것은 수익일 뿐이다. 죽고 나면 수익도 뭐고 없기 때문에 통제하기가 어렵다.[11] 현대 민주국가에서는 국가가 국민을 보호해야 한다는 입장을 지니고 있으니 국민도 국가의 위기에는 참여해야 한다는 애국심을 어느 정도 지니고 있다. 그러나 기업국가는 돈이 안 되는 국민은 애초에 해고할 생각을 하고 있으니 그런 국가에 대해 희생할 국민을 찾기는 어렵다.

다만 제한적으로나마 병력을 모을 순 있을 것이다. 비효율적이긴 하겠지만 스톡옵션 등을 준다든지 할 수 있겠다. 마치 전시과 마냥 국가의 파이를 소모하는 일이라 기존 주주들의 반발이 심할테지만 기업이 없다면 지분 또한 존재할 수가 없으므로 울며 겨자먹기로 동의할 가능성이 높다. 또한 존립이 위태로워지는 상황이 되면 좀 더 병력을 끌어모을 수 있을 것이다. 그래도 전면적 징병이 가능한 기존 국민국가와 비할 바는 되지 못한다.

때문에 기업국가는 막대한 자금력으로 고용한 PMC와 같은 소수정예 군대에 의존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만약 무인기 같은 무인 군대가 실용화될 정도로 기술이 발전한 상황이라면 기업 이미지 하락과 기회비용 문제를 제외한 많은 것들이 해결되므로 기업국가가 실질적인 군사력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정 방법을 모색하려면 크메르 루주처럼 아예 고아나 버려진 아이들을 받아들이고 직접 키워서 진로를 기업의 사병으로 강제하는 등 극단적인 방법을 동원해야 할텐데 이 과정에서 드는 비용 또한 만만치 않으며, 이 과정에서 반발하는 당사자들도 많아 잡음이 클것이고, 현대의 윤리관으로는 결코 받아들일수 없는일이기 때문에 국제사회에서 많은 견제, 심지어는 직접적인 경제제재를 받게 될것이다.

직접 무력을 행사하면 마찰이 불가피하며 이미지가 하락한다는 것도 기업으로서 타격이 크다. 때문에 실제로 후진국에서 활동하는 대기업들도 PMC를 고용하고 그들에게 악역을 떠맡기든가 하지 절대로 자기들이 직접 사병을 양성하지는 않는다.

5.5. 우주진출 시기라면?

우주시대가 열린다면 다를 수도 있다. 우주라는 새로운 공간 속에서 국가라는 기존 권력에 공백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초기 우주 시대에는 거주 목적보다는 자원 채굴 등 경제 활동이 주류를 이룰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12] 기업의 영향력이 더 클 수 있다. 즉 대항해시대와 양상이 유사해질 가능성이 높다. 당시 비유럽 식민지는 국가가 직접 진출하기엔 거리가 너무 멀었기 때문에, 이익을 위해서라면 위험도 감수할 수 있는 소수의 상인들을 필두로 동인도 회사 같은 기업국가가 탄생할 수 있었던 것이다.[13]

다만 동인도 회사가 그랬듯이 이 경우에도 영역이 커지기 시작하면 국가가 다시 그 자리를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 상술했듯이 불만을 최소화하면서 집단을 운영하려면 최소한의 손해를 감수하며 평등을 추구해야지, 이득을 우선시하는 기업 마인드로는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나 외계인처럼 토착 혹은 외부 세력의 침입 등 군사적인 문제가 발생할 경우, 유지비부터 엄청나게 깨지는 군사력을 충원하기 힘든 기업보다는 국가가 더더욱 유리하다. 결국 처음에는 기업에서 경영하다 나중에는 본국에 통치권을 이양할 가능성이 높다.

6. 비유적 의미

대한민국을 두고 삼성그룹이 사회 전반에 엄청난 영향력을 발휘하는 것을 지적하면서 '삼성 공화국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일본의 국민 경제를 회사조직에 빗댄 "일본 주식회사"라는 표현도 있다. 전후 일본의 급속한 성장을 설명하기 위해 나온 이론으로, 일본경제는 정경관이 한 몸이 되어 양질의 제품을 수출하며 사회제도는 이 경제체제의 운용과 유지에 맞춰져 있고 교육제도는 고등교육을 받은 "일본주식회사"의 "사원"들을 만들어내는 데 맞춰져 있다. 즉 일본 경제는 기업처럼 이윤 추구를 위해 돌아가며, 국민들도 기업의 사원처럼 이에 맞춰 움직인다는 뜻에서 이러한 표현이 나왔다. 사이버펑크의 기업국가 이미지가 여기서 많이 따온 것.

싱가포르는 정부가 100% 지분을 소유하여 리콴유 일가가 지배하는 테마섹 홀딩스가 주요 산업 전반에 관여하고 있다.

현실에서 가장 기업국가에 가까워진 국가는 러시아다. 블라디미르 푸틴이 절대권력을 쥐다보니 독재의 변형처럼 보이나, 실상은 푸틴이 옐친 시기의 혼란을 이용한 러시아의 거대 재벌층 올리가르히들을 하나하나 제거하고 그들이 가진 자산들을 자신의 수족으로 만들고, 그 다음 실로비키들로 채운 후 러시아 국영기업 '가스프롬'의 실질적인 통제권을 푸틴과 실로비키 측근들이 쥐는 형태로 변화했다. 그리고 주요 고객층인 서유럽, 중유럽 등을 대상으로 에너지를 무기화시켜 러시아의 국익을 침해할 경우 이를 원하는 대로 휘두르며 사실상 푸틴/실로비키 = 가스프롬 = 러시아로 일체화된 국가의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2021년 에너지 대란의 진원지나 다름없는 곳이 가스프롬이니.

다만 이러한 예는 아직까지는 비유적 의미이지 실제로 국가처럼 행동하는 것은 아니다. 콩고 자유국을 제외한 해당 국가들 모두 적자가 발생하는 공기업을 다수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영에서 손해를 보더라도 국민들의 보편적인 복지를 위해 손해를 세금으로 메꿔가면서 유지하는 것이다. 이윤 추구가 최고의 목표인 기업국가에서 이런 공기업은 존재할 수 없다. 또한 기업국가는 말 그대로 기업 자체가 국가라는 뜻인데 정부 조직이 기업과 갈등을 빚는 일들이 흔해서 더더욱 기업국가의 사례로 볼 수 없다. 당장 그 엄청난 마이크로소프트빌 게이츠만 해도 미 법무부의 윈도우 독과점 제재로 마이크로소프트 회장직에서 물러나야 했다. 미국이 기업과 기업인에게 상대적으로 관대한 자본주의 국가라는 점을 고려해보면 더더욱 기업의 힘이 무한한 것은 절대로 아님이 분명하다. 애초에 기업국가는 말 그대로 한 개인이 국가에 맞서는 것이 가능하거나 아예 압도해버린 경우이다. 미국이 기업국가라면 역으로 미 법무부가 빌 게이츠한테 약점이라도 잡혀서 꼭두각시처럼 부려먹혔을 것이다.

7. 기타

국가자본주의가 이와 유사한 성향을 띠곤 한다. 국가자본주의에서, 국가의 공적 운영을 기업논리와 시장논리에 입각해 실행하면 그 국가는 실질적으로 기업국가화된다. 국가가 국민 상대로 최소한의 보장없이 영리활동을 무한히 추구할 수 있는 환경이 되기 때문이다.

영어로는 Corporatocracy라고 한다. 여기서 주의해야 할 점은 Corporate State라고 할 경우엔 의미가 완전히 달라진다는 것이다. Corporate State, 혹은 조합국가는 파시즘 치하의 이탈리아를 지칭하는 준 고유명사이다. 파시스트들이 경제이론으로 조합주의를 내세웠기 때문이다.[14]

8. 대중문화

현실에서는 기업국가의 사례가 없기 때문에 가공의 기업국가들의 정치 체계는 대개 정밀하게 묘사되고 있지는 않으며, 기업이라는 이름을 빌린 단순한 독재정부나 과두제에 가깝게 묘사된다.

일반적인 국가의 삼권분립에 빗대어서 설명하자면 일단 사법부가 어떻게 돌아가는지는 잘 묘사되지 않는 경우가 많고[15], 대개 입법부행정부가 어떻게 돌아가는지를 보여주는 데에 집중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 중 입법부의 경우에는 노비타와 구름의 왕국에서의 사례와 비슷하게 주주총회 혹은 그 비슷한 기관이 그 역할을 수행하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즉 기업의 주주가 일반적인 국가의 국회의원과 비슷한 노릇을 하는 것으로, 기업은 정당의 역할을 대신하게 되며[16] 기업의 주주총회 혹은 그 비슷한 기관이 정당의 전당대회의 역할과 국가의 국회의 역할을 통합하여 대체하게 되는 형태이다.

행정부의 경우에는 이사회와 경영진 그리고 그 통제 아래에 있는 기업 내 각 부서들이 그 역할을 수행한다고 묘사되는 경우가 많으며[17], 기업국가를 묘사할 때 보통 가장 자세한 묘사가 이루어지는 부분이기도 하다. 일반적인 국가의 행정부에 해당되는 역할을 하는 조직들만 묘사하고 나머지는 묘사를 생략하는 경우도 흔하다. 한편 행정부 산하의 군대경찰민간군사기업으로 대체된다고 묘사되는 것이 보통이며, 민간군사기업을 통한 군대와 경찰의 민영화는 기업국가를 다룰 때 언제나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클리셰로 정착하고 있다.

8.1. 사이버펑크에서

사이버펑크라는 장르 특성상 기술의 지나친 발전에 의해 역으로 지배 및 억압당하는 암울한 사회를 표현하기 위해 기업국가 개념이 많이 등장한다. 또한 미래에 대한 무책임한 낙관주의를 경계하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에, 현실성 문제는 이런저런 설정으로 넘어가는 편이다.

가령 현실의 독재국가가 자국민을 끊임없이 감시 및 통제하면서도 불만을 잠재우고 대외적인 이미지를 위해 최소한의 분배나마 실현하는 데에 비해, 사이버펑크의 기업국가는 기업의 이익주의에 기반하여 그 분배마저도 실행하지 않는 경우가 대다수이다. 그 쪽이 기술의 발전과 그 이익의 배분이 항상 정비례하지는 않는다는 점을 잘 표현하기 때문이다. 심지어 타국과의 전쟁이라거나 하는 중대한 문제마저도 서로에게 손해만 발생한다는 이유로 각국 지도자들끼리 몰래 협정을 맺고 자국민 통제에 열을 올리는 것으로 묘사하기도 한다.

쉽게 말해 사이버펑크 장르에서는 세계의 모든 국가가 기업국가이며, 그로 인해 세계의 모든 인구는 사실상 기업국가에 상관없이 지도자 세력을 포함한 상류층과 그 단물을 받아먹는 중류층 및 최소한의 지원을 받지 못해 굶주리거나 심하면 자원으로 이용당하는 하류층으로 나뉜다고 볼 수 있다. 소일렌트 그린을 떠올리면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사이버펑크 장르에 나오는 기업국가의 소속원들은 '국민'보다는 '소비자'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즉 국가보다는 기업에 초점을 맞춘 것이다. 따라서 정상적인 국가의 국민들이라면 마땅히 누려야 할 의식주 등의 생계나 권리는 '상품', 즉 돈을 내야만 누릴 수 있는 것이라 돈이 없으면 그냥 그림의 떡이다. 따라서 빈민층은 그대로 사지로 내몰리거나 생존을 위해 스스로 사지로 뛰어들거나 둘 중 하나밖에 선택지가 없다.

8.2.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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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로버트 노직, 『아나키에서 유토피아로』 남경희 옮김. 문학과지성사. 1997. p.49[2] 노직의 국가이론의 특이한 점은 자연상태에서 법질서를 집행하는 사설기업체가 스스로는 국가라고 선언하지 않지만, 베버적 의미의 국가의 요건을 자연스럽게 갖추게 된다고 주장하기에 노직은 이를 ‘사실상의 국가’ 로 서술한다는 점이다.[3] 사회계약론에 따라 그런 식으로 여겨진다는 것이다. 다만 실제로는 추상개념인 국가가 유한한 수명의 생명체인 개별 국민보다 훨씬 더 먼저부터 있었고, 대다수 국민들은 국가가 이미 있는 상태에서 탄생했을 뿐이다. 어쨌든간에 그런 사상적 기반이 있기 때문에 국민의 이득에 부합하지 않는다면 저항하고 새로운 국가를 형성할 수 있다.[4] 단, 이는 이상의 영역이고, 일반적으로는 상대적으로 사회적 자립이 힘든 개인들에게 복지혜택이 우선적으로 돌아간다. 대다수 국민들 역시 '국가가 모든 국민을 챙겨줬다간 국고가 거덜날 테니 어느 정도는 알아서 밥벌이 해야 한다.' 정도로 적당히 납득하고 넘어가는 식이다. 여기서 특수한 사정이 생겨 어려운 상황이 생기면 각 국민은 언제든지 국가의 보호를 요구할 수 있는 형태로 복지가 기능한다.[5] 이러한 자유로운 계약과 해지는 근대 노동의 핵심 요건이다. 산업혁명 초기의 노동자의 처우는 노예에 비견될 정도로 열악했으나 어쨌거나 본인이 원하면 그만둘 수는 있었다. 반면 노예를 그만둘 수 있는 방법은 매우 드물거나 전무하다.[6] 사실 세금 자체가 이렇듯 별 이유가 없기 때문에, 세금을 걷는 국가 체계란 근본적으로 도둑정치나 다름 없다고 보는 견해도 있다.[7] 결국 여기서 도출되는 결론은 사실상 하나 뿐이다. 간접세의 강화. 애시당초 국가가 직접세를 걷는 것은 그만큼 부익부 빈익빈을 방지하기 위해서이기도 하므로 반대로 기업국가에서는 굳이 직접세를 늘리기보다는 간접세를 거두는 편이 더 적절하다.[8] 제임스 1세의 외손자인 컴벌랜드 공작 루퍼트 왕자의 이름을 따왔다.[9] 여담으로 이 때 섬을 지배한 대일본제당은 종전 이후에도 계속해서 운영되다가 1996년에 메이지 제당과 합병해서 대일본 메이지 제당으로 사명이 바뀌었고, 현재는 미쓰비시 상사의 자회사가 되면서 미쓰비시그룹의 일원으로 편입되었다.[10] 세계구급 기업들이 후진국이나 분쟁지역에 굳이 진출하지 않는 것도 이 때문이다. 사소한 이유로 기업이나 기업이 소속된 국가가 미움을 사서 폭동이라도 일어났다간 매장이 박살나고 털리는 건 거의 확정이기 때문이다.[11] 목숨을 걸고 돈을 받는 것은 용병도 마찬가지이지만 그들은 애초부터 전투 참여가 본업이기에 죽을 가능성을 전제한 것이다.[12] 일례로 현 시대 기술력으로 소행성에서 자원을 캐오는 것은 충분히 상상할 수 있으나 인간을 거주시키는 것은 언감생심이다.[13] 스페이스 오페라 TRPG 세계관인 트래블러의 고대 우주제국인 "제1제국" 지루 시르카가 그들의 우주개척 시기에 바로 이런 과정으로 기업국가로 변모한다.[14] 조합주의를 영어로 Corporatism, 이탈리아어로는 Corporativismo라고 한다.[15] 검찰민영화를 통해 변호사들처럼 로펌의 형태로 바뀌게 된다는 묘사가 들어가는 경우가 있기는 하며, 법원에 대해서는 자세히 묘사되지 않는 것이 보통이지만 법원도 민영화되어 기업의 형태로 재편된다는 설정이 들어갈 수도 있다.[16] 기업국가가 단일 기업으로 국가를 구성하는 형태라면 사실상 일당제가 되고, 반대로 기업국가가 여러 기업의 연합체로 구성되는 형태라면 다당제에 가깝게 된다.[17] 상기한 대로 기업이 정당의 역할을 대신하게 되기에, 의원내각제 국가에서 집권여당이 입법부의 일원이면서 동시에 행정부의 중추를 구성하는 것과도 비슷한 양상을 보이게 된다.[18] 기후변화로 천연공기가 인류에게 'The Sickness'라는 치명적 병증을 일으키기 시작하면서, 인류가 절멸 직전까지 가고, 모든 국가, 모든 정부가 무너지면서, 사실상의 무정부 상태가 된다. 호주의 한 도시에서 크로니코프라는 이 회사만이 인류에게 무해한 합성 공기를 완성하여, 이를 석유처럼 국유화하여 관리하기 시작하는데, 이에 따라 크로니코프가 사실상의 기업국가 역할을 한다.[19] 갓이터 시리즈의 세계관은 아라가미의 발호로 인한 전지구적으로 생태계는 물론 국가·경제 체제가 완전히 붕괴된 상태고, 실질적으로 국가 비슷한 역할을 할 수 있는 집단이 펜리르 하나뿐인 상태다.[20] 대놓고 기업국가를 표방하는 건 아니지만 효율성을 인권보다 중시하며 정치 체제도 기업국가와 유사하게 운영된다.[21] 해왕성 궤도상의 기업국이자 독립 칼리프국으로 세계대전으로 혼란에 빠진 지구와의 통신을 끊고 독립을 선언, 외계인을 찾기 위한 스타게이트를 건설하고 있다.[22] 다만 이쪽도 기업국가라고 보기는 어려운 게, 붓흐 콘체른은 코스모 바빌로니아 제국을 지배하는 것이 아니라 그 일부일 뿐이다. 애시당초 코스모 바빌로니아 제국이며 이들은 귀족주의를 주장했으므로 결국은 기업이 모든 것의 꼭대기에 올라앉은 형태는 아니다.[23] 사실 테이 말고도 던전 앤 드래곤 쪽 설정에는 마법사들의 단체가 곧 국가의 정부 자체인 경우가 꽤 많다. 이런 경우는 마법사들의 집단이 지배하는 체제로서 Magocracy라고 따로 호칭하기도 한다.[24] 타임머신을 이용해 미래에서 돈이 될만한 소재들은 죄다 베껴서 세계구급의 다국적 기업이 되고 나중에는 월드컵도 열었다.[25] 바이오로이드를 이용한 첩보전과 사보타주로 정부 측의 전쟁수행능력은 완전히 붕괴했고, 결전병기였던 타이런트피아 구분 능력이 극단적으로 떨어진다는 치명적인 결함을 제대로 몰랐던 정부군이 같은 전장에 다수를 투입했다가 지휘부와 함께 산화했다.[26] 직원 수만 무려 86만 명에 달한다고.[27] '연방' 으로 불리는 UN이나 미국의 역할을 하는것으로 추정되는 세력이 언급되긴한다. 법원에서 알테라가 민주적으로 운영된다는 주장을 인정하지 않았다나 뭐라나. (알테라 주식회사가 국가 정부와 비슷한 척만 하는게 뻔히 보이는데도, 기업 변호사들은 '직원들'에게는 어떠한 법적 의무도 없으며, 이들이 민주 정부가 제공하는 권리를 수행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투표한다고 주장합니다. 이 주장은 아직 연방 법원에서 인정되지 않았습니다.)[28] 이념 강요 자체는 기업국가 이전부터 있어왔고, 유물론(게임 내에선 Materialist라 쓰고 물질주의로 번역) 같은 윤리관을 강요하는 전쟁 명분이나, 기업국가가 일반 국가에게 이걸로 쳐맞고 항복하면 일반 국가로 강제 개조 당하는 수가 있다.[29] 언급만 되는 밑에 붙어사는 작은 기업들도 있긴 있다.[30] 미시마 재벌의 사설 군대인 철권중이 불법적으로 폴란드에 주둔하자 폴란드의 총리당시 미시마 재벌의 총수에게 철권중 철회를 요구했지만 총수난 철권중을 철회할 생각이 없으니 불만 있으면 철권 토너먼트에 참가해서 스스로 힘을 증명하라고 답변한다. 사기업의 총수가 한 나라의 통치자의 항의조차도 묵살할 수 있을 만큼 미시마 재벌의 영향력을 제대로 보여주는 부분.[31] 총수가 철권 토너먼트를 개최함과 동시에 승자는 힘에 의한 자유를 누리도록 해주겠지만 패자는 국가랑 함께 사라질 것이라는 선포까지 한다. 그를 증명하듯 G사가 예선전 탈락자의 국가에게 제재를 가한다는 언급이 나온다.[32] 현재 중국의 인민해방군의 총 규모가 이 정도이다. 더군다나 백년도 더 된 미래의 기술력을 생각하면...[33] 운영중인 게임 Satisfy의 통화인 골드가 달러를 대신하는 기축통화가 되었으며, 52권에서 중국이 한반도 영공에 전투기를 보내는 군사도발을 해오자 미국 정부와 EU를 동원해 중국을 규탄한다.[34] 트로피코의 주인공은 개인의 이익을 추구하는 독재자일 뿐 딱히 주인공의 소속이나 주인공 자신이 기업은 아니다.[35] 일개 기업이 사실상의 세계정부 레벨까지 올라갔던 케이스.[36] 하필이면 모티프가 일본 기업이다. 이는 거품경제로 인해 급성장하며 서구권이 위협을 느낄정도로 일본이 비약하자, SF에서 일본을 미래를 지배하는 거대 기업국가로 모티브 잡고 많은 작품들을 출품했던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다. 일본이 왜 부각되었냐 하면, 2차 대전의 악몽을 아직 잊지 않던 시절이었기 때문에, 일본이 미국을 군사력 대신 경제적으로 침탈할 것이며, 무기력하게 당할 수밖에 없다는 공포감이 팽배해서였던 것 같다.[37] Incorporated의 세계에선 지구온난화와 관련한 환경재해로 전지구적인 난민이 발생한 상태이다. 이 와중에 사실상 거의 모든 실권을 상실한 미국 정부가 법인에게 주권을 부여하는 미국 수정헌법 제29조를 비준시키면서 식량생산에 큰 영향력을 가진 바이오테크 기업들이 강력한 권력을 가지게 되었다. 이러한 기업의 사원은 직급에 따라 안전한 그린 존 내부에 거처를 지급받고 각종 특혜를 누리지만, 비고용 상태거나 해고당했다면 레드 존으로 추방된다. 특히 해고당하는 경우에는 NDA(비밀유지계약)의 집행으로 모든 기억을 상실한 채로 추방당한다.[38] 사실상 기업가들이 장악한 나라지만, 게임 진행 중 완전한 민주국가로 탈바꿈할 수 있다.[39] 게임 내에서 이 기업들간의 투쟁이 주요 줄거리다.[40] 세르게이 타보리츠키 사후 등장[41] 물론 4차 산업혁명으로 대표되는 급격한 기술 발전과 자동화·무인화가 문화 지체기술적 실업 등의 부작용을 불러 올 수 있다는 우려는 현실에서도 존재하긴 하지만, 지나친 발전으로 인한 혼란을 막기 위해 발전 자체를 정체시켜야 한다는 지루 시르카와 같은 논리는 그다지 널리는 수용되지 않고 있으며 대체적으로 네오 러다이트 운동의 일종으로 다루어지고 있다.[42] 머리 자체도 공기업이긴 하지만 기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