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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일반적인 케이크의 재료인 밀가루, 계란, 설탕, 버터를 각각 1파운드(453.592g)씩 배합한 뒤 굽는다고 하여 파운드 케이크라 불린다.[1]도합 1.8kg이니 상당히 클 것 같지만 처음 고안됐을 당시에는 보존성을 위해 쿠키에 가까울 정도로 작은 크기로, 여러개로 나누어서 마르게 구웠기 때문에 완성품의 부피는 생각보다 크게 나오지는 않았다. 현대로 쳐도 보통 7~800g씩 분할해서 굽는 장파운드틀(30x7x6) 2개 살짝 넘는 분량의 반죽이라 딱 가정용 오븐 1판에 올려 구울만한 분량이긴 하다. 또한 서양은 쿠키류나 슈톨렌같이 꽤 대량으로 만들어 오래 두고두고 먹는 제과류가 많다.
사실 재료 자체는 일반적인 케이크와 다를 바 없고, 만드는 사람의 취향에 따라선 첨가물이 대폭 변하기도 하므로 파운드 케이크란 단어가 특정한 케이크를 지칭한다기보다는 해당 레시피를 가리킨다고 볼 수 있다.
2. 설명
기본 레시피만으로 만들어도 되지만 취향에 따라서 녹차, 초콜릿, 견과류, 향료, 말린 과일 등을 첨가하여 함께 굽기도 한다.[2]파운드 케이크의 경우 부재료에 따라 맛이 조금 달라지긴 해도 기본 식감 자체는 크게 변하지 않기 때문에 어떤 걸 넣고 굽는다 해도 어지간하면 다 잘 어울린다. 그런 만큼 이것저것 뭔가를 추가해서 자신만의 시그니처 케이크를 만들고 싶어하는 사람들에게도 추천할 만한다.
비교적 입수하기 쉬운 기본적인 재료로 만들 수 있는데다, 만드는 과정도 해당 재료를 거품을 내거나 체로 치는 등 특별한 기교 없이 전부 그릇에 때려넣고 대강 밀가루가 안 보일 정도로만 배합해서 틀에 붓고 오븐에 170℃ 정도로 굽는 게 전부일 정도로 매우 단순하고, 스펀지케이크, 카스텔라 같은 걸 부풀릴 때 쓰는 별립법이나 공립법을 적용할 필요도 없는 터라[3] 여러모로 제과 초심자들이 처음 도전하기 매우 좋은 케이크라 할 수 있다. 준비부터 굽기까지 1시간 내에 끝낼 수 있다.
권장 첨가물이라면 향신료 정도. 밀가루와 달걀의 비린내를 제거하기 위해 바닐라 에센스나 레몬즙을 넣으며, 럼주나 위스키를 넣기도 한다. 건포도, 건자두 등 말린 과일을 넣을 때 럼이나 저가 위스키, 브랜디로 불려서 넣으면 매우 풍미가 좋다.[4]
일반적인 케이크들 중 가장 식감이 단단한 것으로 유명하다. 거의 케이크계의 돌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일단 식감이 일반적인 케이크처럼 부드럽지가 않고 마치 단단한 빵을 먹을때처럼 처음 먹을 때의 식감이 그렇게 느껴진다.
사실 일반적인 케이크보다 밀가루 비율도 높고, 머랭을 사용하는 케이크도 아니기 때문에 전통적인 1:1:1:1 레시피로 만들었다간 탄성이 거의 없는 뻑뻑한 초콜릿 브라우니에 더 가까운 음식이 된다.[5] [6] 물론 정통 레시피대로 만들어도 먹어보면 생각보다 맛있다는 사람이 꽤 많다. 당연하지만 이럴 경우에는 무척 퍽퍽하니 그냥 먹는 것보다는 우유, 주스, 차 등 음료와 같이 먹는 편이 훨씬 낫다. 본래 그렇게 먹도록 만들어진 음식이다.
또한, 각각의 재료를 1파운드씩이나 써서 만들었다간 1.8 kg으로 양이 어마어마해지므로 설령 해당 비율을 유지하더라도
상술한 바와 같은 이유 때문에 제과점에서 일상적으로 판매하는 파운드 케이크는 위에 나온 전통적인 비율을 그대로 지키는 경우가 드물다. 보통은 버터 비율을 대폭 줄이거나 아예 빼고[8] 우유나 요구르트를 쓰고, 달걀 비율을 크게 높여 맛을 한층 부드럽게 만든 뒤 여기에 케이크를 부풀리기 위한 베이킹파우더를 소량 추가하는 방식을 사용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설령 이렇게 만들어도 다른 종류의 케이크에 비하면 다소 뻑뻑한 편인 터라 개인 취향에 따라서는 약간 호불호를 타는 편이다.
대신 당분 함량이 높고 수분이 적어 특별한 추가 조치 없이도 유통기한이 제법 길어,[9] 선물용으로 쓰기에도 안성맞춤이며, 해당 특성을 잘 살리면 빵 통조림으로 만드는 것도 가능하다.
위에 상기했듯이 장기보관이 가능하고 칼로리가 높아서 각국 군대에서는 파운드 케이크를 아예 전투식량에 포함시키기도 한다.[10] 대항해 시절에도 카스텔라나 파운드 케이크는 장기 보관이 가능하고 오븐 없이도 만들 수 있어서 # 배 안에서도 만들기 쉽다는 점 덕분에 선원들의 식사로 애용되었다. 물론 재료가 떨어지면 그 뒤에는 건빵 지옥이 기다리고 있었지만.
뜨거울 때 먹어도 맛있지만 충분히 식힌 후에 썰어야 부서지지 않고 맛도 좋다.[11] 이외에 아이싱을 비롯해 여러 재료를 이용하여 멋들어지게 꾸며보는 것도 가능하다. 반죽 마블링 기법[12]을 사용하면 다 구운 뒤 속을 알록달록하게 만들 수도 있다.
위의 각주에서 언급된 전투식량 버전 파운드케이크. 먹어본 사람에 의하면 약간의 치즈 맛이 느껴진다고 한다.
미국 시간 기준 2017년 8월 11일에 남극에서 로버트 팔콘 스콧이 이끌었던 테라 노바 탐험대의 것으로 추정되는, 약 100년 전에 만들어진 말린 과일을 넣은 파운드케이크가 발굴되었다. 영국의 제과회사인 헌틀리 앤드 파머스 사가[13] 만든 것으로 밝혀졌고 발굴당시 케이크를 보관했던 철제 상자는 심하게 부식된 상태였으나 내부에 있던 케이크는 먹을 수 있을 정도로 잘 보존되었다. #
3. 전통적인 제조법
3.1. 재료
1796년의 파운드 케이크 제조법을 재현한 영상. |
밀가루, 버터, 계란, 설탕을 먹을 만큼 1:1:1:1 '중량' 비율로 준비한다.
파운드 케이크 자체가 정밀한 비율을 요구하는 음식이 아니기 때문에, 만약 저울이 없다면 계량컵을 이용해 대강 맞춰도 된다. 밀가루와 설탕은 cc/2 정도 하면 g을 대강 구할 수 있고, 달걀은 개당 60 g 정도로 잡으면 된다. 버터는 포장에 무게가 써 있으므로 적당히 비율을 맞춰 자르면 끝.
값이 비싼 버터의 양을 줄이려면 버터의 50% 정도 분량을 적당히 집에 있는 특이한 향기가 없는 식용유 아무거나 집어서[14] 사용해도 된다.
추가적으로 바닐라 엑스트랙으로 향미를 잡고자 한다면, 재료를 모두 1파운드씩 준비했을 경우, 2티스푼 안팎으로 넣으면 된다.
3.2. 과정
- 버터와 계란은 미리 상온에 15~30분 놔두고 오븐을 170 ℃로 5분 동안 예열한다.
- 버터를 그릇(믹싱볼)에 넣고 설탕과 녹을 때까지 섞고 계란과 밀가루를 넣고 밀가루가 보이지 않을 때까지 섞는다.[15]
- 2의 반죽을 틀에 부어넣고 1의 예열된 오븐에서 1시간 전후로 굽는다. 시간은 틀의 크기에 따라 가감한다.
4. 제과 기능 시험에서
크림법으로 제작한다. 시험 시간도 여유롭고 공정도 까다롭지 않으며 기계가 다 알아서 해주기 때문에 언뜻 쉬워 보이지만 칼집 내기에 따라 난이도가 갈리는데, 예쁘게 내야 좋은 점수를 기대할 수 있다. 게다가 계란을 넣는 과정에서 너무 성급하게 넣으면 계란과 버터가 분리나게 되므로 계란을 천천히 조금씩 넣어 충분히 섞일 수 있게 해야 된다.또한 케이크류 제품이 대부분 그렇듯 비중을 체크해야 되는데 파운드의 적정 비중은 0.8~0.9 사이로 매우 높은 편이다. 비중이 너무 낮으면 기포가 터져서 제품 표면이 우둘투둘해지는데 계란이 많이 들어가고 휘핑을 오래 해야 하는 제품이라 필연적으로 비중이 낮게 나올 수밖에 없다. 가루류를 넣고 주걱으로 열심히 휘저어 거품을 적당히 꺼트리는 게 좋다.
5. 창작물
- 꿈빛 파티시엘에서 하나부사 사츠키가 장미로 맛을 낸 파운드 케이크를 만들려고 향신료인 로즈워터를 이용했지만 굽기 전 반죽에 넣으면 향이 다 날아가고 구운 후에 뿌리면 향이 지나치게 강해 고뇌에 빠진다. 그러다, 시럽과 로즈워터를 적절한 비율로 섞어서 케이크를 적시는 사바랭 요법으로 해결.
- 모리 카오루의 <엠마 빅토리안 가이드>에 의하면, 당대엔 파운드 케이크 계열의 디저트가 "1년 이상 보관가능!"이라는 무시무시한 문구를 자랑스레 붙여놓은 채 팔렸다고 한다. 그러나 이는 영국 특유의 해양성 기후 때문에 그런 듯하다. 대륙성 기후에 여름이 고온다습한 한국에서는 고전적인 레시피를 따라 해도 냉장고에 넣고 빨리 먹어치울 수밖에 없다.
- 요츠바랑!에서 후카네 학교 축제에 간 코이와이 요츠바가 파운드 케이크를 받고 "크림도, 딸기도 없어"라고 하면서 울먹인다. 5살 꼬마애 눈엔 크림, 딸기가 올라간 쇼트케이크만이 케이크라고 인식된 듯.[16] 결국 아야세 후카와 다리미는 요츠바를 달래려고 다른 반에서 크레이프를 가져왔다.
- 쥬만지: 새로운 세계에서는 프리지가 선택한 케빈 하트의 약점은 케이크인데, 프리지가 시장에서 실수로 파운드 케이크를 먹어버려서 몸이 폭발해 한 번 사망한다.
-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소설들에서 자주 등장한다. 주로 베르베르 세계관에 등장하는 잡학사전인 '상대적이고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 형식을 빌려 4가지 재료를 1:1:1:1로 섞는 게 특징인 음식으로 소개된다. 프랑스 소설이므로 작중에서 부르는 이름 역시 프랑스어인 '카트르 카르'. 4/4라는 뜻이다.
- 책벌레의 하극상에서 '카트르 카르'라는 프랑스식 이름으로 등장하는데, 마인이 오토마르 상회의 요리사인 일제에게 카트르 카르의 레시피를 넘겨줬다가 벤노에게 한 소리 들은 후, 오토마르 상회장 구스타프에게 카트르 카르의 1년 독점 생산권을 정식으로 판매했다.
- 모여봐요 동물의 숲에서는 2.0 버전에 추가된 요리 레시피로 등장. 오리지널 기준으로 밀가루 2개와 설탕 1개로 요리가 가능하다. 바리에이션으로 흑당, 오렌지, 호박 파운드 케이크가 있다.
[1] 재료를 다 합하여 1파운드가 되기 때문에 붙은 이름이라는 썰도 있지만, 1980년대에 국내에 번역된 요리책에 이미 각각 1파운드라고 소개하고 있다. 밑에 예시로 나온 외국 동영상을 봐도 각각의 재료를 1파운드로 맞추어서 넣는 것이 정식 레시피가 맞는 것으로 추정된다.[2] 애니메이션 꿈빛파티시엘에서 파운드케이크를 만드는 편을 보면 파운드케이크에 코코아가루, 녹차가루, 장미향료, 견과류, 밤 등 온갖 바리에이션이 다 나온다. 그만큼 무궁무진하게 만들 수 있는 것이 파운드 케이크이다.[3] 스펀지 케이크와 카스텔라는 파운드 케이크에 비해 달걀의 비율이 훨씬 높고 들어가는 지방의 비율이 적어 달걀을 제대로 부풀리지 않으면 식감이 뻣뻣해진다. 파운드 케이크처럼 지방이 많이 들어가는 케이크는 달걀을 젓는 과정에서 정성을 조금 덜 수 있다.[4] 럼이나 위스키등에 오렌지피나 레몬피를 잘게 썰어서 불려서 넣어도 좋다.[5] 게다가 원래는 끈기가 적은 박력분을 쓴다.[6] 여기에 베이킹 파우더를 넣으면 구조가 부풀면서 폭신한 식감이 나온다.[7] 칼로리와 당도가 높기 때문에 건강에 좋지않아서 너무 자주는 먹지 않도록 해야한다.[8] 버터가 비싸고 향이 강하며 느끼하다는 이유도 있다.[9] 만들고 2-3일 지나면서부터 버터 맛이 배어들어 맛이 더 좋아진다.[10] 당장 미군도 한동안 MRE 구성품 중 당분을 담당하는 후식으로 우려먹은 전례가 있으며(현재는 너무 물려져서 대부분의 메뉴에서 퇴출), 지금도 대한민국 국군 전투식량의 즉각취식형에 파운드 케이크와(1식단) 아몬드 케이크가 있다(2식단).[11] 사 놓은 파운드케이크를 썰어서 전자레인지에 돌려 먹으면 뻑뻑함이 줄어들어 나름 좋은 방법일수도 있다.[12] 여러 색의 반죽을 돌돌 말아서 만들거나 여러 색의 반죽을 섞어 마블 무늬를 만들고 굽는 것이다.[13] Huntley and Palmers. 지금도 영업 중인 회사다. 다만 케이크도 만들었던 당시와는 다르게 지금은 비스킷만 제조한다.[14] 올리브유 같은 경우 냉각 착유까진 필요없다. 엑스트라 버진 등급이나 진짜 지중해 사람들이 먹는 향미가 진한 기름은 비싸기도 하지만 특유의 풀냄새 같은 향 때문에 호불호가 갈려 오히려 적당하지 않다. 향이 약하고 저렴한 가열 착유식 저급 올리브유로 충분하다.[15] 너무 고르게 치대 섞으면 끈기가 생겨서 입안에서 바스라지는 특유의 식감이 안 나오고 케이크가 질겨진다.[16] 나중에 아사기가 이 얘기를 듣고 "그치, 요츠바한테 파운드 케이크는 케이크가 아닐 만하지."하고 공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