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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07-16 12:11:39

잡탕



1. 한국 요리

한국의 국물 요리 파일:대한민국 국기.sv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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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반을 처리하기 위해 만들어진 공법. 섞어찌개라고도 한다.

대표적으로 제사남은 , 어패류, 떡 등 빠른 처리가 힘들고 버리기 아까운 것들을 모조리 집어넣고 김칫국물, 고춧가루, 고추장, 미원 등의 조미료나 매운 양념으로 간하여 끓인다.

조리법이 규정된 음식은 아니지만, 보통 전이나 생선구이 같은 일차 조리가 완료된 음식이 주재료라서 조리할 때 상당량의 기름이 배어나오기 때문에 느끼함을 상쇄하도록 매운 양념을 많이 사용해서 국물이 칼칼한 경우가 대다수다.

게다가 만드는 사람마다 솜씨나 취향이 천차만별이라 비주얼이 개밥처럼 보여도 재료마다 조화가 잘되고 간이 적당해 의외로 맛있거나 진짜 개나 줄 정도로 형편없는 등 호불호가 극명하다.

갱시기똥국[1], 꿀꿀이죽이 이 부류에 속하며, 후자의 경우 며칠 지난 잔반을 대충 끓여서 탈도 많았다. 또 매운탕부대찌개가 여기에서 파생됐다. 그 외에도 포항시의 향토음식인 모리국수가 있다. 외국에도 이와 같은 요리가 많은데, 스튜라고 불리는 대부분의 요리나 스튜 형태를 한 일부 수프의 기원이 죄다 이런 형태다. 대표적으로 프랑스 요리부야베스이탈리아 요리미네스트로네가 있다. 일단 국물 우려내기는 양 불리기 좋은 방식인지라 동서양 막론하고 흔하다.

게다가 마구 뒤섞인 광경을 이것에 비유해 표현할 수도 있는데, 주로 개판 같은 부정적인 의미가 크다.

군산지역에서는 분식집에서 파는 음식을 모두 섞어 넣은 것을 잡탕이라고 한다. 대표적으로 라면, 떡볶이, 순대, 김밥, 만두 등등. 물론 파는 집마다 넣는 건 크고 작은 차이가 있다. 다만 향신료, 조미료를 잔뜩 넣는 게 보통이라 호불호가 좀 있다. #

1.1. 궁중요리

[정혜경 교수의 '전통 한식 문화']잡스런 조선 왕실음식, 잡탕

조선 궁중에서도 연회 때 올라가기도 했는데, 궁중음식답게 재료가 휘황찬란하다.

주의해야 할 점은 "잡"이란 뜻이다. 잡이란 본디 위와 같이 잡스럽다라는 뜻도 있지만 음식이름에서는 아무것이나 마구 쓴다는 의미가 아니라 좋은 재료, 온갖 재료가 국거리가 되어 맛이 좋다라는 뜻으로 쓰인다.굿-잡 이와 비슷한 것이 잡채이다.

궁중의 잡탕은 조선시대 의궤에서 열구자탕 만큼 자주 등장하는 탕이다. 소의 아롱사태와 돼지고기로 육수를 낸다. 남은 고기는 썰어서 손질한 소의 양, 곤자소니, 전복, 해삼, 표고버섯 등을 육수와 함께 끌여낸다. 여기에 은행, 미나리, 달걀지단, 석이 등을 고명으로 함께 올린다.

2. 중화 요리

파일:external/mini-files.thinkpool.com/IMG_6865.jpg

1번 항목의 잡탕과는 아무 관련이 없는 일본식 중화 요리. 한국의 중국집 중에도 이 요리를 파는 경우가 많다. 이름은 잡탕밥/잡탕면이나 특밥, 혹은 광동밥/광동면이라고도 하며, 일본에서는 중화덮밥(中華丼)이라고 주로 부른다.

요리의 이름처럼 육류, 해물과 죽순을 비롯한 야채 등과 같은 온갖 재료를 볶아서 굴소스, 두반장, 녹말 푼 물을 첨가하여 걸쭉하게 만든 고급 음식이다. 모양은 얼핏 전가복이나 팔보채와 비슷하나 재료와 소스가 다르다.

단품 요리보다는 밥에 얹어서 먹는 "잡탕밥"이라는 형태가 많이 판매되며, 1번 항목에서 연상되는 이미지와는 달리 중국집 식사 종류 중 가장 높은 가격을 자랑한다. 한국식 중화 요리에서 잡탕밥이 높은 가격대에 속하는 음식임을 보여주는 사례로 90년대 지존파 사건의 사례가 있다. 당시 범인들을 조사하던 고병천 서초경찰서 강력반 반장이 이들을 회유하여 수사에 협조하게 할 의도로 조금 비싼 식사를 먹여주겠다며 잡탕밥을 시켜주었는데, 대부분 극히 가난한 집안 출신이던 지존파 조직원들에게는 당시 가격으로 7000원이던 잡탕밥이 자신들이 먹어본 음식 중 가장 비싼 음식이었다고 한다. 이 때문에 고병천 반장은 이후 일종의 씁쓸함을 느껴 잡탕밥을 먹지 않게 되었다고 할 정도. 이와 유사한 요리로 유산슬, 팔보채, 전가복, 찹 수이 등이 있다. 이걸 밥 위에 얹으면 한 끼 식사가 되는 한 그릇 요리가 되는 것. 이런 중화풍 볶음 요리의 본산격인 중국에서는 들어가는 재료에 따라 각각의 요리를 상세하게 구별하고, 중국과 가까운 한국과 일본에서도 중국의 영향을 받아 각각의 요리를 서로 다르다고 구별하는 경향이 강하다.[2] 이에 비해 중화요리 전통이 비교적 약한 미국/유럽등 서구 문화권 기준에서 보면 전부 '찹 수이' 로 퉁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일본에서 온 중화요리 형태로 일본에서는 중화볶음(中華炒め, 츄카이타메)이라고 부른다. 전가복에서 유래한 중국식 잡탕은 걸쭉한 녹말국물이 거의 없이 소스에 볶은 탕수육와 같은 형태에 가깝고, 한국의 잡탕처럼 녹말 푼 물을 첨가해서 걸쭉하게 만들어 먹는 것은 카레라이스에서 영향을 받아 밥에 얹어먹을 수 있도록 변형된 일본식 중화볶음이 그대로 건너온 것으로 일본에서도 중화볶음 단품보다는 중화동이라고 해서 잡탕밥처럼 덮밥 형식이 더 흔하다. 애초에 카레처럼 밥에 얹어먹을 수 있게 일본에서 개량을 한 것이기 때문에 밥과 잘 어울리는 것. 비슷한 일본식 중화 요리로 '광동밥', '광동면'이 있는데 일본에서 광동면은 녹말이 함유된 뻣뻣한 라멘을 부르는 말이었는데 한국에서는 잡탕과 비슷한 음식이 되었다. 이름에는 광둥성이 들어가 있지만 텐신항처럼 광동성에는 없는 메뉴이다.

재밌는 점이라면 원조인 일본에선 마파두부, 중화소바, 친자오로스등과 함께 값싼 대중요리로 서민의 한끼식사 정도인데, 한국에서는 중국집에서 시킬 수 있는 요리류 중 나름 비싼 고급 메뉴 중 하나다. 비싼 가격답게 일본에 비해 1인분의 양도 많다. 음식점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보통 잡탕 1인분에 밥 두그릇이면 성인남성 2명이 식사하기에 적당하다. 일본의 중화볶음과 비슷하지만 건더기가 훨씬 푸짐한 편으로 일본식 중화요리가 한국으로 건너오며 한번 더 어레인지되었다고 할 수 있겠다.

한국에서도 일부 중국집은 일본처럼 일상적 한 끼 식사로 팔기도 하는데 높은 확률로 식사 메뉴 중 최고가이며 10,000원을 넘어간다.

3. 일본 요리

잡취(雑炊) 라고 쓰고 조우스이(ぞうすい) 라고 읽는다. 이름에 같은 잡자가 들어가지만 탕은 아니고, 죽이다. 전혀 다른 요리. 한국식 잡탕이 찌개, 중국식 잡탕이 카레나 마살라류에 가깝다면 이쪽은 그냥 죽이다. 보통 그냥 흰쌀만 넣은 흰쌀죽인 오카유와는 다르게 흰쌀죽을 메인으로 계란이나 파 등등 입맛에 맞게 잡다한 부재료를 넣어서 끓여먹는 것이 포인트. 잡 자도 부재료의 잡다함에서 온 것이지 흰쌀죽이라는 메인 재료가 있다는 점에서 죽의 바리에이션에 가깝다. 사실 여기보다는 항목에 있는 것이 더 올바른 요리이다.
[1] 남은 식재료를 처리하려고 국에 넣는 경우에 한함.[2] 중국과 다르게 한국의 경우는 엄격하지 않다. 예를 들면 김치찌개에 돼지고기를 넣는지 참치를 넣는지(이런 경우엔 보통 앞에 첨가된 재료의 이름을 붙이긴 하지만), 간고기를 넣는지 덩어리 고기를 넣는지, 국물을 자작하게 하는지 국물을 듬뿍넣는지 등을 요리사의 특징으로 간주하지 요리로서 엄격하게 구분을 하지는 않는다. 반면에 중국의 경우는 저런 하나하나를 요리명을 바꿀 정도의 변화로 간주하여 김치찌개 하나로도 십수가지의 요리가 탄생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