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동유럽과 서아시아의 교차점인 자캅카스 북서부 압하지야와 그 인근 지역에 거주하는 압하스인의 고유 요리이다. 압하스 요리는 압하스 특유의 자연환경 그리고 주변 민족(러시아인, 조지아인, 아르메니아인 등)들과의 활발한 교류를 바탕으로 형성된 고유한 식문화로서 주변 민족의 식문화와 다수의 특징을 공유한다.2. 특징
압하스인은 자기 요리를 곡물 가루로 만든 것을 뜻하는 "아구후"(Агуху)와 기타 요리를 뜻하는 "아치파"(Ацыфа)로 나눈다. 전자와 후자는 각각 한국 요리의 "밥"과 "반찬"에 대응한다고 보면 된다. 압하스 요리는 주식으로 기장과 옥수수 같은 곡물을 사용하고, 또한 부재료로 콩과 식물, 아지카(Аджика)와 아사즈발라(Асадзбала), 아코하(Акоха)를 비롯한 다양한 소스, 요구르트, 계란, 야채, 과일, 견과류를 많이 사용한다. 캅카스 지방 연구에 지대한 공을 세운 소련의 민족지학자 예브게니 실린크(Евгений Шиллинг)에 따르면 압하지야의 요리는 북캅카스(세베르니 캅카스)에 비해 육류와 식용유를 덜 사용하고 대신 과일과 견과류, 유제품, 포도주를 더 많이 사용한다.흑해 연안 지방인데도 생선은 별로 먹지 않는다. 이것은 역사적으로 압하스인이 농부 또는 목동으로 살아왔기 때문이다. 고기는 주로 가금류(특히 닭고기)와 그 다음으로 염소고기와 양고기, 쇠고기를 소비하는데 주로 삶아서 먹는다. 돼지고기와 오리고기, 거위고기는 거의 먹지 않으며[1] 육수를 사용한 요리나 수프 요리도 거의 없다. 전통 압하스 식단은 옥수수를 주식으로 먹고 밀가루는 과자나 디저트류를 만드는데 주로 사용하지만, 오늘날에는 식단이 많이 바뀌어서 밀가루로 만든 평범한 빵을 주식으로 훨씬 많이 먹는다.
조지아만큼은 아니지만 포도주도 유명한 편이며 그 역사는 고대 로마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백포도주는 아나코피야, 프소우, 디오스쿠리야, 아시타라샤, 아파츠하 등이 있고, 적포도주는 압스니, 리흐니, 노비아폰, 암라, 에셰라, 라데다, 체겜 등이 있다.
3. 주요 요리
러시아어와 압하스어로 이름을 표기하되 한국어로 옮긴 것이 똑같으면 원어를 나타내는 괄호 안에 (러시아어, 압하스어) 식으로 썼다.- 아차시프(Ачашв): 아치마(Ачма)라고도 한다. 압하스어는 아차슈(Ачашә), 조지아어는 아치마(აჩმა)이다. 조지아의 국민음식 하차푸리의 일종이며 필로 패스트리 또는 유프카빵에 치즈와 계란을 넣어 만들기 때문에 그 외형은 흡사 라자냐를 연상시킨다.#
- 아비스타(Абыста): 압하스어는 아브스타(Абысҭа)이다. 옥수수로 끓인 죽 요리이다. 기원은 루마니아의 옥수수 요리 머멀리거(Mămăligă)이며 머멀리거도 아비스타와 똑같이 만든다.#
- 아지카(Аджика): 압하스어는 아즈카(Аџьыка), 조지아어는 아지카(აჯიკა)이다. 압하스어로 аџьыка는 원래 단순히 '소금'을 뜻한다. 고추, 마늘, 소금, 호두, 고수, 기타 각종 향신료를 사용하는 붉은색의 매운 양념으로 본고장 압하지야와 조지아에서 널리 생산되고 소비된다. 조지아 요리로 널리 알려졌으나 그 기원은 압하스 요리이다. 가장 맛있는 아지카는 압하지야에서 만들어진다고 한다.#
- 아사즈발라(Асадзбала): 아시즈발(Асыдзбал)이라고도 한다. 압하스어는 아스즈발(Асыӡбал)이다. 자엽꽃자두와 아지카, 고수, 마늘, 소금으로 만드는 매운 소스이다.#
- 암구아차파(Амгуачапа, Амгәачаҧа): 소와 양의 간과 위장을 삶아 잘게 썬 다음 다시 약한 불로 끓이고, 여기에 호두 다진 것과 아지카, 소금, 식초를 섞은 소스를 붓고 잘 저어준 후 재워서 만드는 고기 요리다. 서빙할 때는 석류 알갱이와 고수 잎으로 장식한다.#
- 아쿠테이차르시(Акутеицарш, Акәтеиҵарш): 닭고기 요리로 닭고기 토막을 약한 불에 익히고 건져낸 다음 아지카, 버터, 다진 양파를 넣고 끓인다. 다진 견과류와 마늘, 소금, 고수를 찧은 것을 섞고 육수를 부어 소스를 만든다. 소스를 닭고기에 붓고 다시 끓인 다음 석류 주스 약간을 첨가하여 완성한다.#
- 아쿠타그차파(Акутагьчапа, Акәтаӷьчаҧа): 계란 요리로 삶은 계란을 반으로 가르고 그 노른자를 다진 견과류와 아지카, 야채 다진 것과 섞어서 다시 계란의 속을 채워 완성한다.#
- 아시바자(Ашвадза): 압하스어는 아슈아자(Ашәаӡа)이다. 산유 치즈의 일종이다.#
- 아시베일라차(Ашвеилаца): 아시블라구안(Ашвлагуан)이라고도 한다. 압하스어는 아슈에일라차(Ашәеилаҵа)이다. 염지 치즈의 일종으로, 숙성된 치즈를 염지해서 만들며 시고 짠 맛이 난다. 조지아 북서부 사메그렐로제모스바네티주에서 주로 생산되는 술구니 치즈와 유사하다.#
- 아하르츠비(Ахарцви): 요구르트의 일종으로 아르메니아의 마춘(մածուն), 조지아의 마초니(მაწონი)와 같은 음식이다.
- 아진주하(Аджинджуха): 아진주흐(Аджинджух)라고도 한다. 압하스어는 아잔즈후아(Аџьанџьыхәа)이다. 조지아의 추르치헬라와 같은 과자로 제법도 생김새도 똑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