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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01-06 19:15:45

고증덕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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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2. 명칭 문제3. 분야4. 장단점
4.1. 순기능4.2. 역기능4.3. 총평
5. 예시
5.1. 창작자5.2. 비창작자
6. 관련 문서

1. 개요

어떤 작품이나 전시물 등이 고증된 사실을 제대로 반영하고 있는지 검증하기를 좋아하는 덕후를 이르는 말이다.

2. 명칭 문제

'고증'은 옛것에 기초해 증거를 세위 이론적으로 밝히는 것을 뜻하는데, 그렇게 밝혀진 게 아니어도 '고증'으로 부르는 문제가 있다. 애초에 고증은 입증하는 행위므로, '고증하는 덕후'라고 하면 '고고학자들처럼 새 인문학(사학, 고고학) 이론을 입증해나가는 덕후'라는 엄청난 뜻이 되어버린다. 고증, 고증 오류 등은 틀리게 쓰는 사례가 많아, 고증덕후라는 표현도 자정적인 교정이 필요한 상황이며 사실 표제어도 '고증덕후'로 되어있기는 하나 이렇게 칭하는 곳은 나무위키가 사실상 유일하며 통상적으로 고증충으로 지칭된다.

3. 분야

보통 역사, 과학, 전통의상, 밀리터리에서 자주 나타난다는 선입견이 있지만, 실제로는 마니아 계층이 있는 분야라면 어디서든지 나타난다.[1] 인터넷이 등장하기 전에는 특정한 매체의 고증 문제를 다루는 저널이나 매체가 드물었기 때문에 잘 나타나지 않았다가, 21세기에 인터넷이 등장하고 대중화되면서 의견이 활발히 교류되고 있다.

4. 장단점

4.1. 순기능

작품의 제작 인원 가운데 사실을 검수할 수 있는 인원은 아무래도 해당 분야의 마니아들이 모여 기획한 인디 작품이 아니고서야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영상 매체를 예로 들면, 실제 촬영은 긴박하게 이뤄지고 기획 단계에선 주로 예산과 극본의 작성이 중시되지, 사실을 일일이 검수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자발적으로 제작진에게 검수해줄 수 있거나 대중에게 올바른 사실을 계도할 수 있다면 크게 도움이 될 수 있다.

또한 사투리 같은 경우, 대중문화가 성과 인종, 지역의 정체성에 미치는 영향력을 생각하면 지역색을 살리는 것은 결코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후술하는 일본 대중문화 못지않게 한국 드라마도 '우리가 보는 드라마의 리얼리티는 현실과 다릅니다'라고 언어 차별/한국 문서에서 지적하듯이 현실성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예컨대 사극에서 양반은 항상 표준어를 쓰고, 노비머슴사투리, 특히 충청 방언을 사용한다. 또한 현대물에서도 파출부, 가정부는 충청 방언을, 공장 노동자는 서남 방언을 사용하며, 반대로 해당 지역 출신 캐릭터라 하더라도 네임드 캐릭터(주인공, 보스급)는 표준어를 사용하는 식.

4.2. 역기능

근모실모(謹毛失貌)[2]
― 회남자
내 우주에서는 난다.
조지 루카스, '우주에서는 소리가 나지 않는다'라며 스타워즈 시리즈의 우주전 장면이 틀렸다는 지적을 받자

애니매니악스[3]에서 설정덕후와 같이 이들을 비판한 적이 있다.[4]

특정 분야 마니아들의 지적질이란 사전적 조치보다는 앞으로 제작될 작품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되는 사후 진단이 대부분인 점이 문제이며, 그 진단이랄 만한 것도 자신의 현학적 면모를 부각시키기 위하는 지적 허세가 대부분인 것도 문제가 된다.

요즘에야 이런 류의 아싸화법을 일삼는 설명충들을 조소하는 분위기가 조성되어 자기가 파는 분야에 고압적인 자세를 취하며 TMI를 남발하는 고증덕후를 묘사한 풍자화[5]까지 나올 수 있는 환경이기에 망정이지 2010년대 중반만 해도 이토록 유저들을 갈궈 학이 떼이게 하는 고증덕후들이 분야를 막론하고 문서 사유화를 하는 일이 허다해 이들의 패악질을 공론화하고 제어할 수단은 사실상 없다시피 했다. 기껏해야 철도 동호인, 버스 동호인이 관련해서 까이는 수준이었고 그나마도 보통 지적질 보다는, 지적질 정도는 '따위' 소리가 나올 정도의 다른 행태 때문에 까이는 경우가 태반이었다. 고증덕후들한테 쌓이고 쌓인 유저들의 분노가 이제사 폭발했다고 해석할 수도 있을 듯. 반면 여초 쪽은 예전부터 일명 '훈장질'하는 유저를 백안시하는 문화가 퍼져있어서 상대적으로 숨통은 트여 있었다. 원래 고증덕후들 만큼 재현에 목메는 이들이 흔치도 않았고.

창작물의 반영 오류를 파악하고 이를 지적하는 차원에서 벗어나 재현성만으로 해당 매체의 가치를 결정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고증덕후들은 거부감을 주는 경우가 없지 않다. 한마디로 스티븐 스필버그가 만들어도 재현도가 낮으면 백안시하고 심형래가 만들어도 재현이 뛰어나면 눈감아주는 식의 이중잣대가 팽배해 있는 것이다.

특히나 '일반 시청자'와 자신은 다르다는 우월의식을 느끼는 부류가 있는 것이 큰 문제로, 시청자 중에는 재현 오류가 나더라도 오히려 드라마를 두둔하고 오류를 허용해주는 사람을 비난하기도 한다. 더구나 재현성을 비판하면서 우월감을 느끼는 자들[6]은 작품에 큰 영향을 미치는 부분은 물론이거니와, 환도 패용 방식처럼 중요하지도 않고 눈에 띄지도 않아 해도 그만이고 하지 않아도 그만인 사소한 부분에 목숨을 걸기도 한다. 그런데 정작 눈에 잘 들어오는 건축이나 복장, 소품, 메이크업[7] 등에 대한 비판은 찾아보기가 어려운 편.

무엇보다도 작품에서 각종 소품과 장치, 배경은 고증덕후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단순한 '물건'으로서 배치되는 게 아니라 인물의 성격, 작품의 주제, 작가의 의도, 심리묘사 등 많은 것을 함축적으로 담아내고 있는 '극의 일부분'으로 위해서 작가들이 연출에 기를 쓰는 것이고, 의상과 세트를 비싼 돈을 들여서 매번 제작하는 것이다.(관련 사설) 그러니까 단순히 "저거 저 인물이 안 썼다구요 저거 실제 유물이랑은 다르다구욧 빼애애애액!!!" 해대는 것은 시를 읽다가 '비릿한 냄새가 나는 붉은색' 같은 공감각적 표현을 보고는 "왜 색깔에서 냄새가 납니까? 이게 말이 되나요?" 식으로 화를 내는 것과 똑같은 짓이라는 소리다. 또 과거로 가면 갈수록 작품내 시대의 정서와 현재를 살아가는 시청자들의 정서의 갭은 커지기 때문에 관객의 몰입을 위해서 사실을 그대로 지키면 안 되는 부분에서도(즉, 사실을 어겨야 원활한 극 진행이 되는 상황) 앵무새처럼 재현만을 외치기도 한다. 사실 이런 경우는 알량한 단편적 지식만 갖추고 있을뿐, 진짜 중요한 큰 틀인 인문학적 상식 및 이해력이 부족하다고밖에 볼 수 없다.

과거 군대의 경우도 정작 나중에 개량된 무기나 장구류 유물 혹은 회고록, 사진 기록 등을 보고 입을 다물기도 한다. 위에 언급된 띠돈을 차고 거꾸로 패용하는 게 정석인 조선 환도의 경우에도 실제로는 경우에 따라 앞으로도, 등으로도 메고 다니거나 손으로 들고다니는 경우 역시도 있었다는 게 구한말 사진으로 확인된다.

당연한 말이지만 사람이 항상 FM대로만 움직이지는 않는다. 법치 질서가 정교하게 짜여진 오늘날조차도 FM대로만 움직이는 사람들을 융통성없는 꼰대로 취급하기 마련인데[8] 과거는 말할 필요도 없다. 대표적인 예가 고지전에서 중대장이 즉결처분 운운하면서 협박하는 장면과 슈룹에서 후궁이 자기 휘하 자식에게 반말을 하는 장면이다. 해당 장면들에서 일부 덕후들이 고증에서 벗어났다고 지적하는데 이는 오히려 이들이 6.25전쟁 회고록이나 조선왕조실록조차 읽지도 않았단 사실을 반증하는 바이다. 각각 고지전 당시 즉결처분 행태나 후궁이 자기 친자에게 반말을 쓰는 장면이 아주 자세히 실려 있다. 아니 사료를 들여다 볼 필요도 없이 상식선에서 생각해봐도 6.25전쟁에 참전한 군인 수만 수십만이고 조선시대는 무려 500년 넘게 이어졌단 점을 고려해보면 즉결처분법 폐지 이후에 즉결처분이, 조선왕조 내내 후궁이 친자에게 반말을 단 한 번도 쓰지 않았다는 게 오히려 더 이상할 지경이다.

또한 대중 매체 속의 반영 오류를 지적하는 대중서적이나 잡지 등에서는, 작품 자체를 이해하려 하기보다는 그저 실제와 다른 부분만을 강조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이는 '틀린 사실이 이렇게 많으니 이 작품은 명작이 아니다' 라거나 '사실을 이렇게나 정확하게 지켰으니 이 작품은 불후의 명작이다' 라는 논리로 이어지는데, 문제는 지적을 올바르게 하려면 지식은 기본이고 해당 작품을 어느 정도 이해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가령 근초고왕을 예로 들면 비록 외적인 재현은 완벽에 가까웠으나 줄거리와 연출 등 극으로서 중요한 부분은 정작 총체적 난국이라는 평가를 받았으며, 실제로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경우를 찾기 어렵다. 또한 황산벌(영화)에서는 백제 측 인물들이 충청도 사투리가 아니라 전라도 사투리를 사용하며,[9] 서력 기원을 언급하거나 '쿠데타' 등의 외래어를 쓰기도 하는데, 그럼에도 역사학자들에게서도 제법 높은 평가를 받았다.

게다가 사극이나 역사물, 과학물이 아니라면, 설령 이에 해당한다 할지라도 대체역사물이거나[10] 말 그대로 '공상과학물'[11]일 경우 총론에서 나오는 장점이 전부 깨져버린다. 이게 상술한 문제점과 합쳐지면 작품의 팬들과 고증덕후들이 뒤엉켜 병림픽이 시작된다. 대표적인 게 걸즈 앤 판처. 안 그래도 싸움나기 딱 좋은데 밀덕 특유의 혐일, 혐덕이 합쳐져 허구한 날마다 소모전이 일어난다.

우연인지 필연인지 이들 중 일본식 오타쿠 대중문화를 곁다리로 파는 부류는, 정작 일본 대중문화 특유의 과장된 그림체(물론 그림체는 데포르메의 영역이니 논외로 하더라도)와 현실과 괴리된 언행을 오류라며 문제로 삼는 이들은 아무도 없다.

구체적으로 보면 일본 오타쿠 대중문화 속에서 묘사되는 일본 문화, 특히 여성들에 대한 묘사는 1990년대 중반~2000년대 중후반 언저리에 머물러 정체된 상태이다. 아직도 여자 일진이 피부를 검게 태우고 진한 화장과 금발 염색을 하고 다니며 루즈삭스를 고집한다든가 이제는 아무도 안 찾는 전통 온천을 그렇게 물고 늘어진다든가 동네 목욕탕 가서 목욕 후에 커피우유를 마시는 게 국룰이라든가 니코동식 구름 코멘트로 화면을 가득 메운다든가 하는 것들 말이다. 한국으로 치면 2000년대 이후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에서도 응답하라 시리즈의 생활상이 일상화되어 있다거나 인터넷에서 지금은 멸종해버린지 오래인 PC통신 시절의 용어를 쓰는 상황이다. 오타쿠 대중문화를 만들어내는 창작자들이 다른 데서 정보를 얻는 게 아니라 애니나 보다 보니 같은 오류를 남발하는 데서 유래한 악순환인데, 미야자키 하야오가 이에 대해 크게 일침을 가한 바 있다

물론 전술한 한국 드라마와 마찬가지로 고정관념이 되어버려 너무 자연스러워서 별다른 생각이 들지 않는 것일 수도 있고, '학습만화의 말하는 동물'과 같이 '만화적 허용'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이들은 학습만화도 아닌 오락용 작품에 엄격한 잣대를 들이댄다는 것이 문제다. 막말로 과거 공룡덕후들에게 그렇게 가루가 되도록 까였던 한반도의 공룡과 실제 백악기 생태의 괴리, 아니 '학습만화의 말하는 동물(=인간시각 위주로 캐릭터화한 동물)'과 실제 동물의 차이보다 허구한 날마다 묘사되는 하와와 여고생과 실제 여고생의 차이가 더욱 컸으면 컸지, 결코 작다고 할 수 없다.

4.3. 총평

역사를 다루는 작품이 오락성과 시청률에만 신경을 쓰면 역사를 다룬다는 정체성이 흐려진다. 제아무리 역사가 기반이라고는 해도 창작물이니만큼 소소한 차이에 눈을 감거나 각색을 할 수는 있겠지만, 어디까지나 역사를 위주로 한다는 것도 무시해서는 안 된다. 그리고 역사를 바탕으로 한 대중매체의 묘사가 사회에 끼치는 영향력은 의외로 무시할 만한 것이 아니다. 특히 무비판적으로 정보를 수용하기 쉬운 저연령층일수록 더하다. 현대에는 다양한 자료를 찾아볼 수 있는 인터넷이라도 상용화되어 있지, 불과 20~30년 전만 해도 TV 이상가는 배체가 사실상은 없다시피 했다. 이런 마당에 사극에서의 묘사에 중후한 목소리의 나레이션이 때로는 사료까지 언급해 가며 해설하면 그것이 사실이라고 철석같이 안 믿기가 더 어렵다. 더구나 책임회피를 위해 ‘실화, 사실에 근거하되 각색을 더하였다’ 정도 멘트를 붙여주면 어디까지가 사실이고 어디까지가 각색인지도 (이미 사극을 보고 역사를 공부할 필요가 없어진 수준의) 전문가가 아닌 이상은 판별이 불가능했다.

가령 조선시대 사극에서 군인들에게 포졸복만 입히고 삼지창과 활만 쥐어준 결과, 학습용 만화나 일러스트, 게임 등 다른 매체에서도 조선군을 포졸로 묘사하는 게 통례가 되었다. 조선군은 엄연히 갑옷과 투구 등 방어구를 다 갖춰 입고 다양한 무기를 다루는 체계적인 병종을 갖춘 군대였는데, 정작 오늘날에는 저렇게 표현해대니 조선의[12] 국방이 형편없었다는 인식이 주류를 이루게 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또 구한말에 국민적으로 악평이 자자했던 명성황후가 드라마 한 편으로 조선의 국모요 구국의 영웅으로 둔갑한 사례도 있으며, 삼국시대 사극에서 국적 불명의 판타지풍 갑옷과 고구려 바이킹 뿔투구를 입히자 삼국시대를 다루는 다른 매체에서도 이를 참고하기 시작했다. '싸울아비'나 '조의선인' 등 실제로는 있지도 않았던 군사조직이 특정 매체에 등장하기 시작하니 다른 매체에서도 열심히 베끼고 있다는 점도 좋은 예로 들 수 있다. 이러한 경우들은 자국의 역사를 왜곡하는 길일 뿐만 아니라, 이 매체들이 외국으로 수출되었을 경우 한국에 대한 잘못된 정보를 제공하는 길이기도 하다. 반면에 역사적 소품을 만들 때 재현을 철저히 지키고 적절히 활용하면 덕후들을 만족시키는 데에서 나아가 역사에 관심이 없던 사람들도 흥미를 느낄 수 있게 해 주며, 역사물만이 제공할 수 있는 품격과 매력을 어필할 수도 있다.

그러나 사극이 역사 재현을 못 했다고 무작정 비판하기도 곤란하다. 역사 재현은 인프라 문제와도 관련되어 있고, 무엇보다 자금이 뒷받침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즉, 드라마나 영화의 경우 시청률, 터놓고 말하면 수입을 올리지 못하면 안 되는데, 제작비는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재현보다는 극의 완성도나 재미에 더 치중하여 소소한 요소들을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무시하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몇몇 작품들에서는 이러한 사실도 완벽한 면죄부가 되기는 어려운데, 지키는 데 비용이 그다지 들지 않는 경우나 역사책을 한 번만 들여다보아도 지킬 수 있을 정도의 기본적인 사항조차 틀리는 경우도 눈에 띄기 때문이다.[13] 다만, 그런 식으로 기본적인 부분들이 틀렸을 때는 크게 두 가지 결과로 나뉘는데, '작품성'에서 좋은 평가들을 받고 '재현'부분에서만 비판을 받는 경우, '작품성'과 '재현' 양쪽을 말아먹고 비판을 받는 경우, 크게 두 가지 결과로 나뉘는 편이다.

5. 예시

5.1. 창작자

이 경우 작가, 감독 등 창작물의 제작자가 고증덕후인 케이스로 독자가 고증적 비판만을 일삼으며 지적허영을 채우려 하는 분야와 다소 의미가 다르다. 오히려 이 경우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사례가 많다. 다만 이 마저도 과하면 창작자 스스로의 건강이나 시간, 예산을 갉아먹을 수 있다는 문제도 있다. 역사적 및 과학적 재현 이외에 디테일에 신경을 쓰는 경우 포함.

5.2. 비창작자

6. 관련 문서



[1] 쉬운 예로 응답하라 1994처럼 현재와 그다지 멀지 않은 시대를 다룬 작품이면 특정 분야의 덕후나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비판하는 사람이 많다.[2] 털을 하나하나 그리다가 오히려 전체를 망침. 작은 일에 구애되어 큰 일을 망쳐 버림의 비유.[3] 90년대 방영작이다. 어제오늘 불거진 일이 아닌 점을 시사한다.[4] 문법 나치에 대한 비판도 포함되어 있으며, 중간에 파블로프의 개는 사실 침을 연구 운운하는 부분은 제멋대로 작품에 대해 독자연구를 하는 덕후들을 희화화한 것이다.[5] 심지어 해당 트윗의 내용은 단순히 지나가던 밀리터리 동호인이 딴죽을 걸었다 수준이 아니라 '단종된 총기를 모델로 한 캐릭터를 왜 코스프레하느냐?'라는 정말 어디서부터 해명을 해야할지 감도 안 잡히는 훈장질을 한 상황이었다. 사실 이외에도 유난히 남덕들 사이에선 이런 류의 '한물 간 캐릭터'를 애호하는 행위를 무시하는 분위기가 없잖아 있는 편이다.[6] 주로 군사나 과학 분야에서 눈에 많이 띈다.[7] 잘 부각되지 않지만 고증충들 사이에서도 내로남불이 극심한 분야이다. 의상 관련해서는 그렇게 열불을 올리던 이들도 기이하기로 소문난 중세 일본의 화장법에 대한 고증을 포기하는 부분에 존재하고 있어서 관대한 점은 역사 커뮤니티의 공공연한 비밀이다.[8] 군복무 시절 어느 부대에나 있던 FM충 장교들을 생각해보면 된다.[9] 백제의 수도였던 웅진과 사비가 오늘날 어느 도에 있는지를 생각해 보자. 그리고 까다롭게 비판하면 당시의 백제어와 신라어가 오늘날 전라도, 경상도 사투리와 같느냐고 할 수도 있다.[10] 예를 들어 은혼의 경우 외계인이 나오는 시점에서 재현을 따지는 게 무의미하다. 실제로 작가 소라치 히데아키무츠고치현 출신도 아닌데 왜 도사벤을 쓰냐는 지적에 '그 이전에, 막부 말에 외계인은 없었다'고 일갈한 바 있다.[11] 예를 들어 수십년 후 이상의 미래를 배경으로 하고 있어 현재의 과학기술로는 재현을 논하기 어려운 경우.[12] 다만 삼국, 고려 등은 (판타지 갑옷이란 비판을 종종 받기도 하지만) 어쨌든 갑옷은 대체로 챙겨입혀주고 나온다. 사극 포졸복은 조선왕조만 해당.[13] 이쪽의 좋은 예시로 들 수 있는 것이, 몽골인이 변발은 안 하고 당나라 복장을 입고 돌아다니는 드라마 기황후다. 애초에 이쪽은 기획 의도부터가 역사를 엿 바꿔 먹기로 작정한 경우다.[14] 《셰틀랜드의 가마우지~》 참고. '리얼리티'에 신경쓰는 광고업자들을 그에 비유했다.[15] 가장 유명한 건 폴스타트 와일드해머항목을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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