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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10-25 23:07:29

클래식 애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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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2. 상세3. 비판

1. 개요

음악 장르 중 클래식이라는 장르를 좋아하고 깊이 파고든 사람들.

2. 상세

대부분 어릴 때부터 자연스럽게 클래식을 접한 경우가 많으며, 남녀노소 전반에 걸쳐 넓게 분포되어 있고 중장년층 이상의 연배에서 각별한 애정을 가진 사람들도 많이 발견할 수 있다.[1] 또한 오타쿠와는 달리 인터넷에서 활동하기보다는 오프라인에서 음감회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사람의 수가 압도적이다. 사실상 상당수의 음악 전공자들이 포함된다. 사실 전공자들은 덕후라기보다는 전문가겠지만, 음악 전공을 하는 모든 인원이 음악계로 진출하는 것은 아니고 아쉽지만 취미로 남는 경우도 많으니...

이들은 보통 두가지 부류로 나뉘는데, 음반을 사모아서 듣는 것을 중시하는 레코드 컬렉터와 실연을 듣는 것을 즐기는 콘서트 고어(goer)가 있다. 물론 레코드 컬렉터와 콘서트 고어를 동시에 즐기는 사람들도 있다. 아래 문단들에 서술된 내용들이 이름은 클래식애호가라고 달고 있지만, 정작 죄다 음반 컬렉터 얘기만 하고 있는데서도 알 수 있듯이 우리나라에서는 클래식 애호가 중에서 음반 컬렉터의 비중이 높고, 콘서트 고어의 비중은 그에 비해 더 낮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서울을 제외하면[2] 애초에 클래식 연주회 자체가 드문드문 열리는데다 연주의 질이나 공연장, 청중의 상황까지[3] 고려하면 차이가 더 심하니, 지역에 따라 클래식 애호가는 콘서트 고어가 되고 싶어도 음반 컬렉터로 만족해야 되는 경우도 있다. 또한 이상하게도 클래식 음악의 역사가 짧은 나라에서 티켓 값은 다른 나라보다 비싸니 마찬가지로 고어보다는 컬렉터가 될 여지가 크다.

클래식 연주회에서는 특수한 경우만 제외하면[4] 마이크를 사용하지 않고 연주자의 원음 그대로를 감상하며, 애초에 공연장부터도 (제대로 된 곳이라면) 이렇게 원음이 객석 끝까지 잘 전달되도록 건축음향학을 고려해 세밀하게 설계되어 있다. 때문에 클래식 연주회는 대중음악 콘서트와는 사뭇 분위기가 다르며, 그렇게 악기나 목소리가 내는 현장감의 매력에 빠진 사람들이 콘서트 고어가 된다.

대규모 음반사에서 싸게 판매하는 박스세트 전집이 아닌 바에야[5] CD 1장에 만오천원은 가볍게 넘어가는 클래식의 특성상[6], 대부분의 클래식 애호가는 재력에 있어서 일반 취미인들과는 차원을 달리한다. 가끔 클래식을 인터넷으로나마 몇 개 찾아듣고 애호가를 자청하는 무리들도 있지만, 실제 클래식 애호가에게 걸리면 쪽도 쓰지 못한다. 덕분에 이 판에 어릴 때부터 몸 담은 사람들은 밥까지 굶어 가면서 음반을 사 모은 경우도 있다.

하지만 반대인 면도 있다. 극히 일부 현대 작곡가의 작품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음악은 이미 작곡가가 한참 전에 사망해 저작권이 소멸된 상황이므로, 연주자에게 부여되는 저작인접권까지 만료된 구 음반의 경우에는 복제해서 공유해도 괜찮으며 인터넷으로 다운로드도 가능하다.[7] 또한 유튜브 등의 동영상 제공 사이트에서 클래식 음악을 공짜로 듣는 것이 매우 간단해졌다. 여러 현대 대중음악의 경우에는 저작권이 굉장히 까다롭기 때문에 정식 스트리밍이나 구매구조를 통하지 않으면 (합법적으로) 듣기 힘들다는 것과 반대되는 면이다. 음반 역시 한개씩 사면 싸면 개당 3000원 정도로 유명 작곡가의 대표곡들을 구입할 수 있다. 클래식 특성상 한 곡을 오래 반복해서 듣는다는 것을 고려하면 음반을 마구 사 모을 필요는 없다. 게다가 콘서트 티켓값은 해외의 탑클래스 급 유명 연주자나 오케스트라의 내한공연이 아닌 이상[8] 오히려 대중음악 콘서트보다 훨씬 싼 편이다. 돈이 넉넉치 않은 사람에게 더 좋은 음악 취미일 수도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음악 취향이 섬세한[9] 사람들이 아니라면 굳이 특정 연주자나 음반사 같은 것을 신경쓰지 않은 채 그냥 들으면 된다.

다만 주객이 전도되어 클래식을 들으려고 음반을 모으는 것이 아니라 무슨 포켓몬 마스터 마냥 음반수집이 주가 되는 경우도 있다. 뭐 수집이라는 쪽으로 취미가 세분화되어서 뻗어나갔다고 할 수 있으니 딱히 특이한 것은 아니다. 고서 수집을 꼭 고서를 읽으려고 하는 것은 아니니깐.

클래식 애호가 중 지식이 깊은 사람들은 나이가 꽤 있으며 충분한 재력을 갖춘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이런 사람들이 오디오 시스템에 맛들이게 되면 오디오필로도 진화하는데, 이건 진짜 상당한 재력을 갖춘 사람이 아니면 불가능하다.

또한 정도가 심한 클래식 애호가들은 지휘자나 연주자등의 팬을 넘어서 광신도에 가까운 수준의 열광을 보이는데, 이들은 원체 강한 신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활동을 하는 걸 보고 있으면 웬만한 아이돌 팬덤은 저리 가라다. 특히 니콜로 파가니니프란츠 리스트는 전성기에 아이돌 뺨치는 팬덤을 자랑했으며 리하르트 바그너, 구스타프 말러 같은 작곡가들과 빌헬름 푸르트벵글러,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 같은 지휘자들은 매우 넓고 두터운 팬층을 자랑한다.[10][11] 또 거액을 들여서라도 성악이나 클래식 악기를 전공자에게 배우기도 한다.

기본적으로 클래식 음악 시장이란 음반보다는 공연 위주의 시장인지라, 한국에서 유료로 팔리는 개별 클래식 음반의 판매량과 콘서트에서 관계자를 제외한 순수 일반 입장권의 판매량 등을 통해 진정한 클래식 애호가의 수를 대량 측정해 볼 수 있다. 위에서는 클래식 애호가에 음반 콜렉터가 더 많다는 말이 있어 서로 모순된다고 생각할 수도 있으나, 사실 한국의 클래식 공연 시장은 단지 클래식덕후만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그보다 더 다양한 계층을 상대로 하기 때문에[12] 음반보다는 더 큰 시장이 형성될 수 있다.

한국의 전통음악도 아니고 대중문화에 속하지도 않는 클래식 음악이 한국 사회에서 음악 외적으로 미묘한 인상을 주기 때문에 진정한 클래식 애호가들은 가슴 아파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어느 문화 분야나 마찬가지지만 클래식 음반시장은 한국에서 정말 작다. 그야말로 매니아들이 먹여 살리는 시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며, 음반사들 또한 마찬가지로 스타 연주자와 지휘자를 주렁주렁 꿰고 있는 거대한 클래식 음반사들마저도 문화적 사명감으로 일한다고 말할 정도이다. 물론 종합적인 음악계 돌아가는 면을 고려해보자면 정말 그렇게 공익적이라고만 바라볼 수 있는가는 재론의 여지가 있다.

3. 비판

웃프게도 많은 작곡가들이 그랬듯, 애호가 중에서도 심히 괴팍한 성격을 소유한 사람들이 꽤 존재한다. 성인 버전의 중2병적 증상을 보이는 사람들도 많이 볼 수 있는 바닥이다. 윗 문단에 '광신도'로 표현된 수준의 사람들일수록 그러한 경향이 심하다. 물론 이러한 이른바 취미인의 영역이 모두 그러하듯이 모든 사람들이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그러한 경향성을 가진 사람들이 무시하지 못할 정도로 있다는 정도로 받아들일 필요는 있다.

클래식도 결국 취미이고 즐거움을 위해 하는 것일 뿐인데, 무슨 엄청난 것이나 그것을 즐김으로서 자기가 엄청난 존재가 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에서 문제가 시작된다.[13] 취미인 이상 쾌락이라는 근본적인 목적은 다 똑같다.

일부 클래식 애호가들은 클래식에 입혀진 고상하고 부유한 계층의 취미라는 이미지를 즐기는데, 여기까지는 자기만족에 속하니까 괜찮다. 물론 더 나아가 아무 근거도 없는 선민의식을 지니는 경우도 있다. 오디오필이나 수집가적인 부심이 합해지면 더더욱 심해진다. 유튜브의 클래식 부문, 특히 팬덤의 규모가 방대한 영미권 영상 댓글란에는 이러한 스노비즘이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잦은데,[14] 명연주 영상에 뜬금없이 타 음악 장르들을 까는 멘트가 가장 흔하다.[15]

이런 몇몇 애호가들의 만행 때문에 젊은 애호가들 중에서는 클래식이라는 취미를 남들 앞에서 감추는 경우까지 있다.


[1] 바로 이 때문에 나이 지긋한 클래식덕후 어르신들이 푸념하는 모습을 간혹 볼 수 있다. 장년~노년이 되면 고음역을 듣는 청력이 급속히 떨어지는데, 이 때문에 음악을 제대로 즐길 수가 없다고 한다. 실제로 노인들의 귀는 여러 악기에서 만들어 내는 하모닉스(혹은 overtone)를 제대로 지각할 수 없다.[2] 넓게 보면 수도권 일부 대도시나 부산, 대구 정도까지는 넓힐 수 있다. 하지만 이곳들도 그 외의 지역과 비교하면 낫다는거지, 서울과 비교하면 격차가 크다.[3] 아래 문단에도 나오듯이 클래식 연주회는 자연음을 그대로 듣는다는 점때문에 홀의 음향 상태에 따라 같은 연주라도 차이가 심하며, 좋은 감상을 위해서 청중 각자가 지켜야 할 명시적, 암시적 예절도 상대적으로 까다로운 편이다. 지역 공연장은 아무래도 이런 건축음향학을 고려하지 않고 지어진 곳이 많은데다, 청중들도 문화적 경험을 해보지 못한 사람들이 많아서 그만큼 타인의 감상에 방해되는 행동을 자신도 모르게 하는 사람들도 많은 편이다.[4] 애초에 음량이 작은 악기(예:기타)이거나 야외 콘서트와 같이 음량을 증폭하지 않으면 도저히 답이 안나오는 경우, 아니면 현대음악곡 중에 전자음악이 추가되어 있는 경우 등에서만 제한적으로 스피커를 사용한다.[5] 그 전집도 CD 1장당 3천원 꼴의 가격이기는 하지만 이런 걸 30장씩 묶어서 팔기 때문에 아무리 못해도 5만원은 넘는다.[6] 낙소스를 비롯한 염가 레이블도 없는 것은 아니다. 왕년에는 듣보잡 연주자라고 무시를 당했지만 요즘은 시장이 워낙 침체되어서 유명 연주자들도 염가레이블로 많이 옮겼다.[7] 특히 과거에는 이러한 구 음반이 모노 레코딩에 한정되어 있다는 한계가 있었으나, 시간이 지나 이제는 스테레오 녹음된 음원까지 저작인접권 소멸이 시작된 관계로 이러한 제약마저 사라졌고, 음원 상태가 매우 훌륭한 녹음까지 카피레프트로 풀리기 시작했다.[8] 대중음악 가수의 공연은 아예 운동장에 무대를 설치하고 수만명이 모인 상태에서 공연을 하면 되기 때문에 탑 클래스 연주자라 하더라도 티켓값이 그렇게까지 비싸지지는 않는다. 하지만 클래식의 경우에는 그렇게 했다간 위에서 설명한대로 스피커를 쓰면서 연주의 질이 떨어지기 때문에, 아무리 개런티가 비싼 탑클래스 연주자라 하더라도 전문 공연장에서 할 수밖에 없다. 결국 수익을 위해서라도 티켓값이 오를 수밖에 없어서 4,50만원대급 티켓이 나오기도 하는 것이다. 다만, 이때도 3층 구석자리는 수만원 정도로 파는게 보통이며(대중음악의 경우 이 정도 탑클래스의 공연이면 이런 구석 자리 조차도 10만원을 훌쩍 넘기는게 일상인 것과 비교된다), 덕분에 이 자리들은 예매 오픈하자마자 가장 먼저 순식간에 매진된다.[9] 나쁘게 말하면 황금귀[10] 이중 말러는 생전에는 물론 사후에도 전설적인 지휘자로 더 잘 알려졌을 정도로 뛰어난 지휘자였고, 푸르트벵글러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교향곡도 3곡 남긴 수준급의 작곡가이기도 하다.[11] 이 중 리스트, 바그너와 말러의 경우 이들의 팬층을 이르는 명칭까지 있을 정도이다. 리스트 팬, 바그너 팬과 말러 팬을 각각 리스토마니아, 바그네리안, 말레리안이라고 한다.[12] 극단적인 예를 들면 학교 음악 숙제를 위해 반강제로 오는 청소년들, 자녀들에게 교양을 쌓아주려는 학부모 수요, 비싼 공연에 사교적인 목적으로 감상하러 오는 사람들 등[13] 비슷한 예로 일부 무술 동호인(검도, 서양검술 등)이 나 특정 문학 동호인들이 있다. 그런 것을 취미가 종교가 된다고 표현하기도 한다.[14] '기교는 좋은데 감정이 전혀 실리지 않았다'가 역시나 단골 레퍼토리 중 하나다. 거장 피아니스트들도 예외가 아닌데, 치프라의 영상에 '저렇게 감정없이 기계적으로만 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냐?'라는 등 실로 뒷목을 잡게 하는 멘트들을 볼 수 있다.[15] 예시: "왜이리 조회수가 적은가? 우매한 대중은 쓰레기같은 팝 따위에나 열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