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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04-02 21:58:19

랜슬롯


1. 개요2. 행적3. 랜슬롯의 원형4. 랜슬롯과 여인들5. 인간 관계6. 기타7. 대중문화 속의 랜슬롯
7.1. 개별 문서가 존재하는 랜슬롯7.2. 그 외
8. 관련 문서

1. 개요

파일:external/upload.wikimedia.org/250px-La_Dame_du_Lac.jpg
Lancelot

아서 왕 전설에 나오는 원탁의 기사.

랜슬롯 듀 라크(Lancelot du Lac, 프랑스어 발음으로는 '랑슬로 뒤 라크')[1]이라고도 불리며, '호수의 기사'라는 별명을 가졌다. 한국에선 랜슬롯, 란슬롯, 랑슬로트 등으로 표기되기도 한다.

2. 행적

프랑스 아르모리크(브르타뉴)[2]의 영주 '반 왕'의 아들로, 아버지가 아서 왕의 왕위 계승을 돕다가 그만 프랑크족의 왕 클라우디오의 정복으로[3] 본진이 박살나서 어머니가 호수가에 두고갔다. 그 후 호수의 여인, 비비안이 양자로 거두어 그 슬하에서 무예를 닦으며 성장했다.[4] '호수의 기사'라는 랜슬롯의 별명은 여기서 유래한 것이다. 장성한 뒤에는 비비안에게 마법을 막는 반지와 명검을 받아 카멜롯에 등성, 원탁의 기사가 된다.

작중 출중한 무력 때문에 유난히 무용담이 많은 인물이다. 아서 왕이 영국의 왕이다 보니 프랑스 자국의 기사가 활약하는 이야기를 만들기 위해 탄생된 인물로 아서 왕의 프랑스판 부캐로 불리기도 한다. 그래서 엑스칼리버를 손에 쥔 아서 왕과 싸움에서 그의 맞먹을 정도로 싸운다거나 하는 등 거의 일당백의 실력을 지닌 괴물인 양 그려지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이런 이야기들은 아서 왕에 대한 질투도 그 바탕에 놓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게 한다. 어쨌든 기사는 왕 아래니까.

원탁의 기사 중 최강이 누구냐고 하면 후보는 여럿 있지만, 랜슬롯이 그 후보에 빠지는 법은 없다. 절친한 친구이자 라이벌가웨인과 나란히 원탁의 쌍벽이다. 《브리타니아 열왕사》에서는 모드레드가 가웨인의 형제이자 라이벌이었는데, 프랑스로 전래되면서도 가웨인과 랜슬롯이 라이벌 관계를 이루게 되었다.

최종적으로 아서 왕의 왕비기네비어와의 불륜 때문에 충성심이 강한 기사였음에도 불구하고 제국이 분열하는 계기를 만든 비극적인 인물이다. 몬머스의 제프리가 쓴 《브리타니아 열왕사》에서는 모드레드가 로마 원정 중인 아서 왕이 전사했다고 속여 기네비어와 혼인하고 비어 있는 브리튼을 차지하는데 프랑스로 전래되면서부터는 랜슬롯이 등장하며 기네비어랑 엮이는 것으로 나오게된다. 아그라베인의 고발로 부적절한 관계가 드러나는 바람에 기네비어는 재판을 통해 화형에 처해지게 되었고, 랜슬롯은 이를 구출해내기 위해 한때 같은 원탁의 동료이자 친우 가웨인의 동생들인 가레스와 가헤리스를 비롯한 수 많은 기사들을 베어버렸다.

이로써 아서 왕은 수많은 기사들을 잃었으며 랜슬롯과 가웨인의 사이는 결정적으로 틀어져버렸다. 더 나아가 주군의 아내를 탐내고 그 여자에게 빠져 동료들까지 죽인 행위로 인해 랜슬롯은 '배신의 기사'가 되었다.[5] 이에 가웨인은 아서 왕에게 랜슬롯을 칠 것을 건의하고 그와의 전투를 준비하지만 거기에서 가웨인이 쓰러지며 전투는 잠시 휴전에 들어갔고 랜슬롯은 프랑스로 도망간다. 랜슬롯의 불륜은 카멜롯의 멸망을 불러오는 단초가 되고 만다. 모드레드가 반란을 일으킬 정도로 아서 왕의 세력이 약해진 것도 랜슬롯이 기사들을 많이 살해했기 때문으로 랜슬롯이 그 원인의 제공자라고 할 수 있다.

이렇게 그는 아서 왕과 사이가 틀어지긴 했으나 여전히 아서 왕에 대한 충성심만은 끝까지 잊지 않은 것으로 묘사되고 있다. 아무래도 자국의 기사이니 부정적으로 묘사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그래서 오히려 가웨인과의 갈등이 더 잦게 일어나게 된다. 가웨인과 같이 대결을 벌였을 때 아서 왕이 그들을 중재했다는 이야기도 만들어지게 된다. 중세 시대를 거쳐 기독교 요소가 강화되며 성배 이야기가 강화되었고 아서 왕이 불륜을 저지른 기네비어와 랜슬롯도 용서하는 이야기가 만들어진다.

이후 모드레드가 아서 왕에게 반기를 들자 가웨인은 개인적인 원한 때문에 랜슬롯에게 도움을 요청하지 않고[6] 아서 왕을 도우려고 나섰다가 캄란 전투에서 사망했고, 아서 왕도 결정적으로 이 전투에서 큰 부상을 입고 사망하여 아발론으로 떠나버리면서 원탁의 기사 중 생존자는 베디비어 한 명밖에 남지 않게 된다. 이에 랜슬롯은 큰 허무함을 느끼게 되었다.

이후 기네비어를 만나기 위해 아서 왕의 무덤으로 찾아가서 자신과의 혼인을 요구한다. 하지만 이미 기네비어는 남편인 아서 왕을 배신하고 그의 신하인 랜슬롯과 불륜을 저지른데다 랜슬롯이 자신을 구한답시고 원탁의 기사들을 도륙해버리는 바람에, 아서 왕의 세력이 약해지고 그 틈을 탄 모드레드가 반란을 일으켜 결국 아서 왕이 거기에서 전사하게 만든 스스로에 대한 죄책감으로 수녀가 되었고 랜슬롯과의 만남도 거부했다. 그 모습에 랜슬롯도 체념하며 이후로는 베디비어와 함께 칩거에 들어가 남은 여생을 보냈다고 한다.

사실 최강의 기사라는 타이틀에도 불구하고 왕비인 기네비어와 불륜을 저지르며 아서 왕을 배신하고 가레스와 가헤리스를 죽여버리는 등, 아서 왕과 원탁의 기사단을 상대로 민폐를 끼친 게 한둘이 아니기에 배신의 기사라는 멸칭으로 불려도 할 말 없는 행적을 보인다. 이런 랜슬롯의 이중적인 행적 때문에 어찌 보면 충성하던 주군과 동고동락하던 동료들을 전부 잃고, 사랑하던 여자에게마저 거부당해 남은 평생을 후회 속에서 살아간 것이 오히려 랜슬롯에게 어울리는 결말이라고 할 수 있다.

3. 랜슬롯의 원형

출신지만 봐도 알 수 있듯 아서 왕 전설이 프랑스로 건너간 뒤 프랑스 작가들이 만든 인물이다. 랜슬롯은 원탁의 기사 중 비중이 높은 기사로 그 일화도 다양하지만, 본판인 웨일스 전설에는 등장하지 않으며 프랑스 판본에서 만들어졌기 때문에 랜슬롯이라는 캐릭터 자체가 으레 프랑스 작가들의 자작 캐릭터라는 식으로 비웃음을 사기도 한다.

하지만, 아서 왕의 전설에 편입된 기사들이 각각 존재하는 독립된 전승의 주인공으로 영웅 서사를 가지듯 랜슬롯의 설화들 역시 그러하다. 랜슬롯의 원전이 되는 일화나 성질 등은 켈트 신화 내에 반복되는 모티프의 일종이라는 게 대다수 학자들의 공통된 견해다. 예를 들어, 랜슬롯이 광기에 빠져 방황하는 일화가 많은 건 대다수 원탁의 기사 캐릭터들이 그렇듯 켈트 신화의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쿠 훌린의 뒤틀린 발작(Riastrad) 전설에서 가져온 요소이다.

문헌상으로 랜슬롯이 최초의 주연으로 등장하는 건 크레티앵 드 트루아의 작품 《짐마차의 기사 란슬롯》(Lancelot, le Chevalier de la Charrette)이다.[7] 리처드 1세의 누나인 샹파뉴의 백작 부인 마리가 아이디어를 제공해서 쓴 것인데 크레티앙이 결말부는 쓰지 않고 지인에게 맡겼다. 연구자들은 트리스탄과 이졸데를 비판하는 작품을 낼 정도로 간통 주제를 싫어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물론 안타깝게도 프랑스-노르망디 계통 귀족들에게 랜슬롯이 인기가 있었던 이유는 정작 그 궁정식 연애담 때문이었으니 아이러니하다고 할 수 있다.

그 이전에는 크레티앙의 작품인 《에레크와 에니드》에서 가웨인, 에레크를 뒤이은 최강의 기사로 언급되며 《짐마차의 기사 란슬롯》보다 시기상으로는 조금 뒤지만 프랑스 서적을 독어로 번역한 사본이고 더 원형에 가까운 것으로 여겨지는 《란젤렛》에서는 바다의 여왕인 물의 요정[8]에 의해 호수로 끌려가 처녀들의 땅에서 자란 아서 왕의 조카로 나오고 기네비어와는 불륜을 저지르지 않는다.

과거에 나온 학설로는 20세기 당시 아서 왕 전설의 원형 중 하나인《마비노기온》의『쿨후흐와 올웬』(Culhwch ac Olwen)에 나오는 아서 왕의 전사 중 흘루흐(Llwch) 혹은 아서 대신 칼레드불흐(엑스칼리버)를 사용한 아일랜드인 휀레오그가 원형이라고 하는데, 이는 음운이나 어원을 통해 서사시적 기원을 추적하는 방식이 유행했던 시대의 가설이고 지금은 근거가 부족해서 21세기엔 폐기된 설이다. 이런 가설은 동일한 어군 내에서 어원이 같으면 모두 같은 영웅이라는 식으로 호도될 수 있어 지극히 위험하다. 예를 들어, 명궁인 영웅이 활이나 화살에서 따온 이름을 지녔다고 해서 모두 같은 영웅일 수는 없기 때문이다. 덕분에 이런 가설은 21세기엔 환빠 등이 애용하는 방법으로 전락한 지 오래. 실제로 흘루흐나 휀레오그 가설을 제시한 루미스는 해당 캐릭터가 보검을 사용하고 성배를 손에 넣는다는 점에서, 나아가서는 그들의 이름이 랜슬롯과 유사하다는 점에서 랜슬롯의 원형으로 들었지만 현대 연구에 의하면 저 두 캐릭터는 호수와 연관이 있고, 새하얀 얼굴을 지녔으며, 벼락을 방출하는 신의 무기를 다루고, 성배를 손에 넣는, 아일랜드의 주신인 루 라바다투이렌의 아들들 일화에서 유래했다고 여겨지고 있다. 요소요소만 따져보면 비슷한 면모가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실제로는 성배(가마솥) 신화소가 존재하는 다른 캐릭터가 기원이었던 셈.

마찬가지로, 웨일스 전설과는 무관계하며 노르만인[9]들에게 전승되는 과정에서 편입되었다고 보기도 한다.

한편 기네비어와의 불륜 같은 기믹은 샤를마뉴의 12기사 전설로 대표되는, 당시 프랑스에서 유행하던 궁정 로맨스물의 영향으로 추정된다. 이 때문에 원탁의 기사 랜슬롯과 12 팔라딘의 수좌 롤랑 사이의 관계성을 지적하는 학설도 있다.

이처럼, 랜슬롯의 일화나 신화소 자체는 켈트 및 웨일스계 전반에 걸쳐 존재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신화소가 하나로 엮여 랜슬롯이라는 캐릭터로 정립된 시기나 그 원본 되는 캐릭터가 명확하게 존재하느냐 하는 점에 대해선 학자들마다 이견이 갈린다고 말할 수 있다.[10]

4. 랜슬롯과 여인들

왕비 기네비어 외에도 수많은 여성들과 염문을 뿌렸다. 란슬롯은 호수의 여인에게서 받은 마법의 반지와 명검을 지니고 있었으며, 뛰어난 무용을 자랑했지만 그의 약점은 바로 여자 관계가 복잡하다는 것이었다. 그런 부정함 때문에 성배와 성창을 찾음에도 불구하고 소유하지 못하게 된다. 이 때문에 2004년 영화 킹아서에서는 호색한으로 묘사되기도 하였다.

엮이는 여자가 많기 하지만 기네비어 외에는 모두 짝사랑으로 전개되어 프랑스 작가들이 방어막을 쳐주기는 한다. 랜슬롯은 그들의 구애를 거절하나 여자들이 덤벼들어 결국은 엮이고 마는 식이다. 랜슬롯을 납치하고 지하 감옥에 감금하는 왕비들도 나오고, 랜슬롯을 죽여서라도 가지겠다는 할레위즈(Hallewes)같은 여자 마법사도 나오며 랜슬롯은 끊임없이 여자들과 엮이는데 이런 여자들은 하나같이 마법을 쓴다.

갤러해드의 모친은 성배의 처녀 일레인이다. 랜슬롯과 엮이는 일레인만 해도 여러 명이 나온다. 마녀 브리센의 마법에 걸려 일레인을 기네비어로 착각하고 동침했고 그 사실을 알고, 일레인에게 죽일 듯이 화를 내나, 임신한 것을 알고 다 용서한다. 나중에 일레인이 다시 찾아와 마법으로 다시 동침하고 기네비어가 분노하여 추방시키자 랜슬롯은 미쳐버린다. 일레인의 아버지에게서 신세를 지면서 회복되다가 일레인과 동거하지만 결국 카멜롯으로 돌아간다. 기네비어와 연인 관계이면서 일레인과 자식을 가지고 동거한 것을 이런 식으로 풀어낸 듯하다.

아무튼 랜슬롯은 애욕에 빠진 인물로 그려져 기독교적 영웅상에서 벗어나, 순결한 영웅이 필요하게 되었다. 대다수 프랑스 판본들은 이런 애욕을 낭만으로 불륜을 로맨스로 묘사하고 있기는 하나 성배라는 기독교적 임무 앞에서는 도저히 방어가 되지 않았는지 그의 아들에게 임무를 수행하게 한다. 랜슬롯의 세례 이름은 갤러해드(Galahad)이니 갤러해드가 성배의 기사로 대체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원래 운명이 점지한 성배의 기사(즉 세상에서 가장 고결한 기사)는 란슬롯이었다. 하지만 랜슬롯이 인기 있는 기사이긴 했지만 불륜을 저질렀기 때문에 성배를 성취한다는 건 이치에 맞지 않아서, 갤러해드가 만들어지게 된 것이다.

5. 인간 관계

6. 기타

7. 대중문화 속의 랜슬롯

7.1. 개별 문서가 존재하는 랜슬롯

7.2. 그 외

8. 관련 문서


[1] 여기서 '뒤 라크'는 성씨가 아니라, 프랑스어로 '호수의'라는 뜻이다. 즉, 호수의 랜슬롯이라는 의미다. 영어로는 'of the Lake'가 된다.[2] 브르타뉴는 프랑스에서 켈트계 민족이 주로 살던 지역이며 현재에서 섬 켈트어 계열인 브르타뉴어가 소수지만 쓰이고 있다. 채널 제도가 바로 이 지역 북쪽에 위치한다.[3] 실존 인물 클로비스 1세를 의미하는 것으로 추측된다.[4] 호수의 요정은 초기 아서 왕 전설에 없는 인물로 《짐마차의 기사 랜슬롯》에서 랜슬롯의 보호자로 언급되었고 이후 정식으로 편입되면서 점점 역할이 커진다.[5] 이 이야기를 영화화한 것이 '카멜롯의 전설'로, 숀 코너리가 아서 왕, 리처드 기어가 랜슬롯 역을, 줄리아 오몬드가 기네비어 역을 맡았다. '카멜롯의 전설'보다 이전에 제작된 영화로는 존 부어만 감독의 81년작 《엑스칼리버》가 있는데 두 영화 다 고증과는 달리 중세풍으로 아서 왕의 전설을 그려내고 있다. 2000년대 이후 영화는 고증에 맞게 로만 브리튼 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어 랜슬롯의 역할은 매우 작은 편이다. 부하 중의 한 명.[6] 치명상을 입고 아서 왕의 품 안에서 죽어갈 때서야 자신이 고집을 부리던 것을 반성하고 랜슬롯에게 사죄와 지원 병력을 요청하는 편지를 쓰다가 죽었다.[7] 이는 악당에서 납치된 기네비어를 구하는 이야기인데, 전술했듯 이 이야기 또한 웨일스에서 별도로 존재하던 일화를 랜슬롯의 이야기로 습합한 것이다.[8] 호수의 여인의 전신으로, 처녀들의 땅인 낙원을 다스리는 요정 여왕이라는 점 내지 바다와 관련이 있다는 점 등으로 인해 몬머스의 제프리가 묘사한 모르겐과 비교되며 유사점을 지적받는다.[9] 노르만족은 프랑스 북부에 자리 잡은 바이킹의 후손들로, 노르망디는 이름으로도 알 수 있듯이 이들이 정착한 땅이다.[10] 현대엔 상기 《란젤렛》 등 판본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 바에 따르면 기사도 문학에서 첨가된 랜슬롯의 캐릭터성을 제외한 본질적인 면모는 물의 요정에게 축복과 무기를 받아 적을 쓰러뜨리고 보물을 손에 넣는 부분에 있다 추측하고 있다. 거인을 죽인 잭이나 바보 이반처럼, 저런 공통된 신화소가 존재하던 해안가 지역의 영웅 요소가 기사도 문학에 합류하면서 일어난 변화라고 여기는 듯.[11] Secace, Seure로도 표기된다.[12] 이쪽은 랜슬롯과 귀네비어가 남매로 나온다.[13] 츠루기(검성) '츠루기의 랜슬롯'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