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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색깔의 가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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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Leather벗겨낸 동물의 피부를 일컫는 말로[1], '가죽'은 한자어 같지만 순우리말이다. 한자어는 피혁(皮革)이다. 사람한테는 잘 쓰이지 않으며, 사람한테 쓰이는 경우 살 또는 피부를 낮잡아 이르는 말이기도 하다.[2]
2. 단어
한자: 皮 (가죽 피) / 革 (가죽 혁)두 글자 중 전자는 가공하지 않은 생가죽, 후자는 무두질한, 즉 가공한 가죽을 말한다. (가죽으로 만든) 허리띠의 한자어인 혁대(革帶)가 후자의 대표적인 사용례.
영어: Fur 혹은 Pelt / Hide / Leather / Skin
각각 털가죽, 동물의 가죽, 가공한 가죽, 생가죽(또는 표피 가죽)을 말한다. Skin은 작은 가죽 즉 원피 무게 기준 25~30파운드 이하(Sheep skin, pig skin), 그 이상은 Hide로 원피(cattle hide)를 분류한다. Pelt는 무두질이 되지 않은 중간 상태의 가죽을 말하고 (Lime pelt/Pickle Pelt) 무두질을 한 가죽은 Leather라고 호칭한다.
에스페란토: ledo
'모피(毛皮 / Fur)'와는 약간 다르다. 모피는 이름 그대로 '털(이 달린) 가죽'으로, 가죽의 하위 개념이다.
본래 '갗'이었다가 '갖'으로 바뀌고[3] 여기에 '-욱'이 붙은 것으로 추정된다. '갗'의 출처는 한글 최초의 문헌인 훈민정음으로, '여우의 가죽'이라는 뜻으로 '여ᇫ의 갗'을 쓸 수 있다고 언급된다. 'ㅊ' 종성이 쓰인 것이 특이한데 7종성 외의 종성을 쓸 수 있지만 7종성으로 써도 됨을 언급하는 부분으로 소개됐다. 고려 시대 차자 표기 자료인 향약구급방(鄕藥救急方)에서는 '加次(가차)'로 표시된 바 있어 'ㅊ'을 품고 있었음을 보여준다. 현대 한국어 중 '갗' 표기가 남아있는 표준국어대사전에 수록된 단어는 '살갗'이 유일하다.
거죽과도 헷갈리면 안 되는데, 가죽은 동물의 몸을 감싸고 있는 껍질을 일컫고, 거죽은 생명체가 아닌 물체의 겉 부분을 일컫는다. 때문에 가죽 거죽과 같은 표현을 쓸 수 있다. 참고로 이는 구기 종목 스포츠에서 쓰이는 용어인 Leather skin을 가리키는 표현이기도 하다. 주로 포유류의 것을 가죽이라 이르지만, 파충류(악어나 뱀 등)나 조류(타조 등), 어류(상어 등)의 것 중에도 가죽이라고 부르는 용례[4]를 볼 수 있다. 그 외 생물의 것은 그냥 '껍질'이라고 한다.
3. 역사
인류의 가장 원초적이면서도 본질적인 의복의 재료. 가죽은 섬유 가공 기술이 없었던 원시 시대부터 사용되어 온 대표적인 소재로, 인류가 생존을 위해 수렵과 사육을 시작한 이래로 발생한 부산물인 동물 가죽을 의복의 소재로 활용한 것이 그 시작이다. 물론 가죽은 가공하지 않으면 썩어 없어지므로, 인류 문명이 탄생한 각지에서 다양한 무두질 방식 또한 발명되었다.가죽은 단순한 의복의 소재뿐만 아니라 사용자의 행적과 명예를 대변해 주는 상징물로서 사용되기도 하였다. 고대에는 전사가 우대를 받았기 때문에 전사들은 자신이 잡은 동물의 가죽을 벗겨내어 자신의 신체나 거주지를 장식하곤 했다. 매체에서 흔히 묘사되곤 하는 늑대 가죽을 뒤집어쓰거나, 곰 가죽을 양탄자처럼 깔아 두는 등의 모습이 바로 이러한 자기 과시의 산물인 셈. 또한, 맹수의 가죽을 뒤집어쓰면 그 맹수의 힘을 얻을 수 있다는 주술적인 믿음 역시 있었다. 가장 유명한 사례들 중 하나가 헤라클레스의 사자 가죽이다.
청동기를 거치면서 인류의 생활방식이 수렵채집이 아닌 농경으로 변화하게 되자 필연적으로 섬유의 수요는 늘어난 반면 가죽의 공급량은 감소하게 되었다. 그렇게 해서 석기 시대에는 끈을 만드는 용도 정도로 사용되던 섬유가 대량 생산이 용이하다는 장점에 힘입어 의류의 주재료로 급부상했다. 가죽의 문제는 그 생물을 죽이지 않고 얻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점에 있었다. 가령 양털은 양을 죽이지 않고도 얼마든지 얻어낼 수 있지만, 양의 가죽은 그렇지 않은데, 이렇게 가축을 죽인다는 것은 곧 가축으로부터 얻을 수 있는 각종 부산물과 노동력을 포기해야 한다는 것이었기에[5] 섣불리 도축하기가 힘들었다. 반대로 가죽이 대량으로 필요한 상황이 되어 가축을 많이 도축해야 할 때는 육류 소비량이 치솟곤 했는데, 대표적인 예시로 한국의 일제 강점기에 설렁탕, 냉면이 크게 유행했던 사례가 있다. 군수품 생산에 필요한 가죽 수급을 위해 도축을 많이 해야 했기 때문.
그럼에도 대체가 불가능한 가죽만의 특징(방수성, 탄력, 내구성)이 있고, 농사일하는 소가 수명이 다한다거나 뒷산에서 야생동물을 사냥하는 식으로 가죽은 소량이라도 꾸준히 생기기 때문에 원시시대 이후에도 가죽옷은 사치품이 아닌 실용품으로 꾸준히 이용되었다. 예를 들어 삼국사기 색복지를 봐도 통일신라 사회에서 소가죽은 상류층이 아니어도 입는 옷 중 하나였다. 목화도 전근대엔 나름대로 비쌌기 때문에 겨울 방한용으로도 쓸만했다.
오늘날 가죽은 의류의 주류는 이니지만, 그래도 그 특성 덕분에 현재도 일부 의류(가방, 벨트, 구두 등), 그리고 생활용품의 소재로 꾸준히 쓰이고 있다. 늙어 죽거나 사냥을 통해 얻은 가죽의 경우는 포기할 부산물이 없기 때문에 경제적으로 불이익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 다만 땅에서 자라나는 식물류에 비하면 생산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기에 가격이 비쌀 뿐.
전체적으로 인류의 생활권이 안정권에 접어들면서 가죽 패션 아이템들의 수요가 늘게 되었으며, 개중에는 원숭이 가죽이나 밍크 모피 등 희귀한 동물 가죽을 베이스로 한 제품들도 속속들이 나오게 되었다. 그러나 정해진 법적 절차하에 생산되는 가죽만으로는 수요가 충족되기 어려운 만큼, 가죽 수요를 충당하기 위래 불법 사육 및 밀렵이 개발 도상국 내에서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모피 생산으로 인해 멸종 위기 상태에 몰린 밍크 같은 경우만 봐도 패션 아이템의 폐해는 여지없이 드러난다. 이로 인해 희귀 모피의 경우, 짝퉁도 많이 생겨났다. 일반적으로 소가죽이나 돼지, 양가죽 등 일반적이고 무늬가 없는 밋밋한 가죽에 악어나 타조 등의 특징적인 무늬를 금형 틀로 찍어내어 만드는 형식. 적어도 양심이 있는 곳이라면 그냥 XX가죽 패턴이라고 설명하지만, 그냥 XX가죽이라고 말하는 곳도 많다. 소비자들도 상당한 매니아나 가죽 전문가가 아닌 이상, 구분을 못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꽤 횡행하는 사기 수법이다.
이후 과학 발전과 동물권 운동 등 다양한 이유로 인조 가죽도 주류로 오르고 있다.
3.1. 인조 가죽의 등장
이에 인조 가죽(Artificial Leather, Synthetic Leather, Imitation Leather, 요즘은 하단에 기술된 동물 학대 관련 여론을 업고 Vegan Leather라는 표현도 쓰인다.)이라 하여, 부직포와 폴리우레탄 등의 재료들을 배합하여 만든 가죽이 등장했다. 우리나라에서는 보통 '레자'라고 표현한다.[6]가죽과 거의 흡사한 외형과 질감을 자랑하는 물건으로, 재료를 봐도 알겠지만 진짜 동물 가죽은 전혀 들어가지 않는다. 값이 비교적 싸기 때문에 인조 가죽을 쓰는 경우도 많지만 미세하게 진짜 가죽과 느낌이 달라서 알아채는 사람은 금방 알아채고, 잘 만든 인조 가죽도 새것일 때는 실제 가죽과 흡사하지만 어느 정도 손을 타면 금방 티가 나기 때문에 아직도 동물 가죽은 널리 유통되고 있다. 실제 동물 가죽으로 만든 제품은 오래 쓸수록 그 가치가 살아난다. 다만 최근 나오는 나일론 같은 재질로 만든 인조 가죽의 경우에는 피혁으로서의 성능도 어느 정도 보장할 수 있게 됐다.
인조가죽 제품의 가장 큰 문제점은 수명이 짧다는 것이다. 5~10년 정도 묵으면 흉측하게 벗겨지는 경우가 많다. 반면 천연가죽은 관리를 특별히 하지 않아도 그 정도 세월이면 자연스러운 사용흔적만 보이고, 좀 더 관리를 하면 수십년 이상 사용할 수 있는 것과의 차이점이다. 벨트처럼 힘이 자주 가해지는 물건은 이 차이가 더욱 크다.
미군의 경우 사막 지역 전투화 혹은 동계 전투화 외피에 러프아웃[7], 스웨이드[8] 가죽 종류를 사용한다. 제화업체가 이런 군화 제작용으로 가죽을 최대한 싸게 납품받아서 신발을 만들었지만, 나일론이나 면 같은 원단처럼 찍어내는 대량 생산이 불가능한 가죽 특성상 여전히 생산 단가가 비싸게 잡히자 나이키, 뉴발란스, 언더 아머 등 민간 스포츠 브랜드에서 나일론 소재의 인조 가죽으로 기존보다 훨씬 가볍고, 물에 강하고, 젖어도 빨리 마르며, 강한 물리적 강도를 가진 데다, 무엇보다 (키워서 도축하고 벗겨낼 필요가 없이 기계로 찍어 대량 생산이 가능하므로) "저렴한" 군화 스타일 부츠를 싸게 시장에 풀었고 주머니 사정이 넉넉하지 못한 병사들이 구매해서 너도 나도 신고 다니게 됐었다. 그러나 실제로 가혹한 환경에서 작전을 뛰자 단순히 긁히거나 비벼지는 마찰에는 진짜 가죽 이상으로 잘 버텨내지만, 합성 섬유의 단점도 그대로 적용되어 열에 너무 취약하다는 문제가 발견되어 제식에서 제외시키고 unauthorized boots 목록을 만들어 개인 사용도 금지시켰다.
2000년대 초중반 이후 국내에서 발간되는 가죽 성경책의 대부분은 인조 가죽으로 만들지만, 해외에서 발간되는 가죽 성경책은 천연 가죽, 재생 가죽, 인조 가죽으로 딱 나누어져있다. 케임브리지대 출판사 등과 같이 고급 성경책을 발간하는 해외 일부 출판사들은 염소 가죽이나 송아지 가죽 같은 고급 가죽을 쓰기도 하며, 서양에는 천연 가죽 커버 성경책 덕후들이 존재한다.
천연 가죽 쪼가리들을 모아 가공하여 만든 재생 가죽(Bonded Leather)도 있다. 제대로 만든 재생 가죽의 품질은 천연 가죽(Genuine Leather)과 인조 가죽 사이라고 한다.
일반적인 폴리우레탄 재질의 인조 가죽의 경우 지속적으로 습하거나 건조한 환경에 노출될 경우 갈라지거나 부스러지는 경우가 있다. 특히 오래된 헤드폰의 경우 인조 가죽 이어패드가 부스러지곤 하는데 이걸 김 가루가 묻는다고 표현하기도 한다.
인조 가죽 하면 일반적으로 떠오를 합성 섬유가 아닌 파인애플 껍질 등의 식물성 소재로 만든 인조 가죽도 있다. 관련 기사
4. 특징
가죽은 생명의 일부이니만큼 가죽의 본체가 나이를 먹으면 가죽도 나이를 같이 먹게 된다. 즉, 젊은 동물의 가죽과 늙은 동물의 가죽은 질적 차이가 존재하는데, 늙은 동물의 가죽은 대체로 질겨지고 탄력이 없어지는 등 패션 제품에 쓰기엔 부적합한 면이 많다.(괜히 송아지. 그중에서도 암송아지 가죽을 썼다고 광고하는 것이 아니다.) 그래서 보통의 가죽 제품들은 아직 튼실하고 탄력이 살아있는 젊은 동물의 가죽을 사용하기 마련인데, 이 때문에 각종 동물 보호 단체들의 입장이 또 갈리고 있다. 늙어서 죽게 된 또는 그렇게 될 동물의 가죽은 찬성하는 단체도 있고, 늙든 젊든 동물의 가죽 자체를 거부하는 단체도 있다.가죽으로 된 지갑, 벨트, 자켓 등을 사용하다 보면 가죽이 낡으면서 색이 변하고 뻣뻣하던 질감도 부드러워지는데, 이를 경년 변화 혹은 에이징이라 한다.
5. 동물 학대 논란
기본적으로 가죽과 모피를 제작하기 위해선 동물의 도축이라는 과정이 꼭 필요하기 때문에, 각종 동물 보호 단체들은 이러한 가죽 의류를 굉장히 싫어한다. '동물을 도축한다는 것 자체'를 싫어하는 단체(대체로 채식주의자들과 겹친다)도 있고, '인류의 생존과 관계없이 단지 겉멋을 위해'(즉 쓸데없이) 동물을 도축한다는 것을 싫어하는 단체도 있다.전반적으로 사치재로 사용되는 가죽과 일반적인 가죽이 혼용되어 설명되는 경향이 있다.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소', '양' 등의 가죽은 도축 과정에서 얻어지고 이러한 대형 동물의 경우엔 식품 등의 관련법에 의해 도축 과정이 법률에 의해 규정되고 감독된다. 따라서 채취 과정도 상당히 투명하다. 게다가 이런 가죽은 그 특성상 따로 사치재도 아니다. 전 세계에서 동물이 식용 목적으로 엄청나게 도축되는데 그 부산물인 가죽은 상당히 흔할 수밖에 없다. 시장 등지에 가면 분명 진짜 가죽인데 1~5만 원 내외로 벨트, 지갑 등을 구매할 수 있는 경우가 제법 있다. 이런 가죽은 도축 과정에서 나오는 부산물로 봐도 무방하기 때문에 따로 사치재라 규정하긴 어려울 것이다.
반면 사치재로 사용되는 가죽의 경우엔 도축 등에 있어 제도적 규제가 미비하거나 아예 없는 경우가 많으며 상당수 가죽, 모피는 동물에 대한 인도적 인식이 부족한 개발 도상국 등에서 생산, 수출하는 경우가 매우 많기 때문에 채취에 비인도적인 문제가 쉽게 발생한다. 당연히 이들은 선진국의 소비자를 위해 도축하기 때문에 도덕적으로 비난하기 어렵다. 대표적으로 악어 등의 파충류 가죽이 있다. 가죽을 벗겨 쓸 정도의 대형 파충류는 체온 관리가 어려운 파충류 특성상 대부분 아열대, 열대 기후에 서식한다. 아프리카, 동남아시아, 남미 등에서 주로 생산될 수밖에 없는데 이쪽 국가들의 상황을 굳이 설명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9] 그리고 가죽 손상을 최소화하기 위하여 때려 죽이는 등 비인도적인 방법을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찬반을 논하기 전에 '부산물로서의 가죽'과 '사치재로서의 가죽(모피)'을 제대로 인지하는 편이 좋다.
5.1. 비판
첫째로 일부[10] 가죽의 생산 공정이 상당히 잔혹하고 비인도적이라는 것이다. 가령 악어가죽을 얻어낼 때는 어린 악어의 뒷목을 벤 후 아직 살아있는 상태로 긴 금속 꼬챙이를 척추 방향으로 깊이 쑤셔넣은 다음, 가죽을 벗기는 과정 이후 사체를 버린다. 먹기 위해 도살하면서 부산물로 얻어지는 가죽이라면 아무 문제가 없지만, 사치품에 쓰일 가죽만을 얻기 위해 동물을 죽이는 것은 정당성이 떨어진다고 보기도 한다.기본적으로 모피는 이런 잔인성의 문제가 있다. 특히 중국의 경우 일반 농부들도 작은 동물을 길러다가 그 모피를 판매하고는 하는데, 이들은 흠집 없이 머리까지 남아있는 모피를 선호하기 때문에 실제로 때려서 동물을 죽이며[11], 가죽을 산 채로 벗겨야 더 질이 좋다는 미신이 퍼져있기 때문에 완전히 숨이 끊어지지 않은 상태로 모피를 벗겨내기도 한다. 게다가 최대한 많은 모피를 얻기 위해 채취 대상인 동물을 최대한 살찌우기도 한다. 일례로 야생의 북극여우는 무게가 5kg이지만 가죽을 얻기 위해 사육되는 북극여우는 19kg으로 비대해져 움직이기도 힘들게 된다. 그리고 그 이유는 '상품 가치' 하나뿐이다.
또한 다양한 재질의 섬유가 등장한 현대에 가죽옷이 갖는 장점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그리고 가죽의 경우 다양한 사치품 제작을 위해 사용되는데, 단순한 치장을 위해 수많은 동물들에게 고통을 주면서 대량 도살을 하는 것은 정당화되기가 매우 어렵다. 그렇기에 현재 유명 브랜드에서는 가축의 사육 시 환경과 상태를 검사하고 재대로 된 환경에서 보호와 사육이 된 동물이라는 증명서도 발급이 되고 있으며, 일부 브랜드에서는 RR Grade 즉 책임 사육 가죽을 사용하는 비율도 늘어나고 있다.
이러다보니 과격 동물 보호 단체들이 먹는 것이라면 그나마 낫지만 이건 일부 부유층, 극소수층을 위한 동물 살상 행위라고 소리 높여 비난하고 테러를 가하기 일쑤다. 해외 모피 공장에 불을 지른 사례도 있고 이런 기술자를 구타하여 중상을 입힌 경우도 있다.
환경 오염의 문제도 있다. 염색 과정에서 오염을 유발하는 거야 가죽의 대체재인 천이라고 해서 별다를 건 없으니 넘어간다 치더라도, 무두질 과정에서 크롬을 사용하는데 이게 매우 독한 약물인지라 관련 노동자들의 손을 보면 보호 장구를 착용하고도 피부가 다 상하며 코의 점막으로 흡수되어 비강이나 비중격이 녹아내리게 된다. 가죽 세공인마저도 크롬산에 의한 직업병이 있을 정도다. 거기에 크롬은 폐수로 배출되는 것조차도 상당한 오염을 불러일으킨다. 다만 이 부분은 6가 크롬의 독성을 말한 것이고 일부 몰지각한 영세 공장들을 제외한 대부분의, 특히 LWG의 비준을 받은 가죽 공장의 환경 상태는 매우 우수하다. 크롬 역시 독성이 없는 3가 크롬을 사용하거나 무크롬 무두질도 많이 하고 있다. 실제 가죽은 폐기 후에 토양에서 무두질이 깨어지면서 질소 비료의 역할을 하기도 한다.
5.2. 옹호
모피 퇴출 운동과는 달리 (털 없는)가죽 사용 제한 운동의 경우 일반인의 공감을 잘 얻지 못하고 있다. 일단 모피는 사치품이라는 인식이 박혀있는 데다가 모피를 대체할 수 있는 의류가 많다. 대다수 모피는 패션 혹은 방한의 용도로 사용되는데 패션 용도는 멋만 부리려고 돈지랄한다고 욕을 먹고, 방한 용도에도 모직물, 조류의 깃털을 이용한 패딩 점퍼가 발전하면서 대체 의류가 생겼기 때문[12]. 게다가 모피의 획득 과정도 일부 사육이 가능한 종류를 제외하면 대부분 밀렵이나 사냥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일반 소비자 계층도 모피 퇴출에는 공감을 하는 경우가 많다.하지만 (털 없는) 가죽은 조금 다르다. 이러한 가죽은 마찰이 생길 경우 털이 빠져 흉해지는 모피와는 달리 마찰에 강하여[13] 굉장히 튼튼하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으며 방습성도 매우 우수하다(고무 커팅 천보다도 뛰어나다). 어찌 보면 이는 당연한 것인데, 가죽은 원래 살아있는 동물의 피부였기 때문이다. 게다가 필요에 따라 가축이 아니거나 밀렵 등이 금지 된 동물을 사냥해야 하는 모피류와는 달리 이런 종류의 가죽은 원래부터 죽여서 인간에게 필요한 것을 얻기 위해 키워지는 평범한 가축에게서도 얻을 수 있다. 고기를 얻으려고 키우나 가죽을 얻으려고 키우나 어차피 키우는 사람이나 가축 입장에선 도긴개긴이다.
게다가 보통 피혁 제품으로 쓰이는 가축의 고기는 육용으로도 인기가 높다. 어린 가축의 가죽일수록 질이 좋은데 고기 역시 그렇기 때문.[14] 소 같은 포유류는 물론이고, 동남아시아에서는 악어를 농장에서 키워 잡아서 가죽은 해외에 수출하고 고기는 현지 시장에 팔고 현지인들이 요리해 먹는다. 즉 어차피 식량도 얻으면서 가죽도 같이 얻는 개념이라, 가죽제품 사용을 만약 금지한다면 가축을 키워 고기는 얻고 가죽은 버려지게 될 것이다.
또 다른 문제는 일반 직물로는 이런 가죽의 용도를 대체하기가 어렵다는 점이다. 보통 내구성을 만족하면 방습성이 문제가 되며 방습성을 만족하면 내구성에 문제가 생긴다. 특히 허리띠 같은 경우 충분한 내구력과 동시에 척추 보호를 위해 탄력 또한 일정 부분 필요하므로 일반적인 원단으로 이를 해소하긴 어려운 편이다. 가죽만 한 내구, 방수 투습, 탄력을 가진 재료는 없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이다. 고어텍스를 위시한 방수 투습 원단이 있으나 관리가 까다롭고 수명도 짧은데 상당히 비싸다. 특히 신발 같은 부분에선 딱히 대체할 소재가 없는 실정. 그렇다고 해서 속칭 '레자'라 불리는 인조 가죽이 가죽을 또 제대로 대체할 수 있느냐 하면 그것도 아니다. 일단 내구성이 떨어지고[15] 수명도 진짜 가죽보다 훨씬 짧고[16] 인조 가죽은 유기 용제와 고분자 물질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환경 오염을 유발시킨다. 물론 천연 가죽도 가축이 살아있을 때 메탄가스 나오고 가공 과정에서도 어느정도 환경 오염이 유발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다른 원단, 재료에서 발생하는 환경 오염이 그것보다 못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또한 보통 많이 이용되는 소나 양 등 언젠가는 어떤 이유로든 사람 가까이서 죽게 되는[17] 가축(특히 소, 돼지, 양)의 가죽은 산 채로 벗기는 것도 아니고 벗긴 후에 고기를 버리지도 않는다. 오히려 가축 부산물 가운데 가장 전문 기술이 많이 들어가는 것이 가죽이기 때문에 전문적인 처리 기술을 아는 사람이 없으면 아까운 가죽이 통으로 버려지는 것을 더 걱정해야 할 판이다.
마지막으로, 비판 문단의 잔인한 방식으로 얻어야 하는 가죽에 관한 내용은 틀린 정보이지만 가죽 반대론자에게는 정설에 가깝게 퍼진 내용이므로 삭제하는 대신 반론을 서술한다. 일단 가죽의 경우 특별 주문이 아닌 이상 목 윗부분은 굳이 벗기지 않고 머리째 잘라낸다. 어차피 얼굴 부위 가죽은 눈, 코, 입 부위에 뚫려있는 구멍이란 존재로 인해 제품으로 사용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전기 도축이 불가능할 경우라도 목이나 머리를 노리고 시간 소모를 최소한으로 해서 도축하지 흔히 생각하듯 죽을 때까지 몽둥이로 때려 죽이거나 하지는 않는다. 애초에 동물을 죽을 때까지 때리는 것 자체가 엄청난 시간과 노동력의 낭비인 데다, 상품 가치 측면에서도 사람 피부가 맞으면 멍이 들듯 가죽 역시 상하게 되므로[18] 그런 무식한 도축 방법을 쓸 리가 없고, 쓸 수도 없다. 윤리적인 부분은 차치하고서라도 동물을 마구잡이로 구타해서 때려 죽이는 식으로 도축하면 가죽만 망가지는 것이 아니라, 고기에도 피멍이 들면서 고기의 질이 매우 나빠지기 때문이다.[19]
또한 산 채로 가죽을 벗긴다는 부분에 대해서도, 당장 주요 가죽 공급원인 소나 양조차도 먼저 도살한 뒤 가죽을 벗기고 정형을 하지 산 채로 가죽을 벗기지는 않는다. 악어의 가죽도 어차피 가죽이라 벗긴 후 상당한 시간을 들여 가공을 거쳐야 사람이 쓸 수 있는 물건이 되는데[20] 굳이 산 채로 가죽을 벗길 이유가 없다. 위에서 예시로 든 악어가죽만 해도 뒷목을 벤 시점에서 그 악어는 경추가 끊어져 포유류라면 즉사한다. 다만 신체 구조가 다른 파충류이기 때문에 잠시 목숨만 붙어있을 뿐이며, 그나마도 경추가 끊어진 시점에서 목 아래쪽으로는 감각이 없어지기에 가죽을 벗기건 어쩌건 느끼지도 못한다. 게다가 악어 자체가 날카로운 이빨을 가진 위험한 육식 동물인 것을 생각해 보면 경추를 끊지 않고 작업을 할 리도 없다. 악어가 고통을 느끼면서 발버둥치는 것만으로도 작업자가 크게 다칠 수 있기 때문. 또한 현재 허가받은 도축장과 가죽 제조 공장에서는 LWG와 같은 감사 기관들의 감사를 통과한 제품만을 사용하고 있다.
그렇게 가죽을 벗겨 죽은 악어도 대부분의 지역에서는 식용으로 쓰이거나 사료용으로 판매가 될지언정 그냥 버리지 않는다. 위의 악어 시체를 그냥 버린다는 이야기는, 일단 가죽을 벗기는 데 집중하고 시체는 일단 한곳에 쌓아뒀다가 나중에 한 번에 발골 처리를 거쳐 고기를 얻는 공정이 와전되거나 왜곡된 채로 전해진 것으로 보인다.
즉, 위의 가죽이 잔인한 방식으로 얻어진다는 부분은 가죽이 아니라 모피, 그중에서도 사치품으로 소비되는 중국산 소동물 모피에만 해당되는 이야기이며, 이조차도 모든 모피의 문제라기보단 그런 비인도적인 방식으로 모피를 벗기는 저학력 중국 농부들, 나아가서는 그걸 규제조차 하지 않는 중국 정부의 문제라고 할수 있다.
그럼에도 인터넷에는 그런 일부 모피의 문제를 모든 가죽의 문제라고 싸잡아서 비판하거나 심지어는 사실을 왜곡시킨 이야기가 많다. 인터넷에서 잔인한 방식의 도축 어쩌고 하는 글이나 영상은 절대다수의 출처가 PETA인데, 비판 항목을 보면 알겠지만 이 단체의 신뢰성이 그다지 높지 않아 무작정 믿기 전에 이게 논리적으로 말이 되는 소리인지 한 번쯤은 스스로 생각해 보는 편이 좋다.
6. 종류
6.1. 동물별
6.1.1. 소
소가죽은 쇠고기를 얻기 위해 사육되는 소의 숫자가 많아서 자연히 가죽도 많이 나오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저렴한 편이고, 두께가 두껍고 내구성이 좋아서 대부분의 피혁 제품에 사용되고 있다.수소(bull)나 고환을 거세한 수소 스티어(steer)의 경우, 내구성이 필요한 용품에 사용되고, 반면에 송아지(Calf)의 경우, 표피의 모공이 작고 조직이 치밀하여 광택 가공이 용이하여 명품 브랜드의 구두나 가방을 만들 때 사용된다. 송아지 가죽 중, 고가의 남성 구두에 사용하는 종류를 복스(box) 카프 가죽이라고 한다. 원래는 영국에서 쓰던 단어로 '크롬 무두질을 한 검은색의 고품질 송아지 가죽'을 뜻하는 명칭이었지만, 시간이 지나고 세계로 단어가 퍼져나가면서 검은색이 아니더라도 이러한 가죽들을 복스 카프 가죽이라고 부르게 되었다. 영국 노스햄튼(Northampton) 지역의 복스 카프 가죽 , 프랑스 가죽 무두질 업체 아노네이 태너리(Tanneries D'Annonay) 박스 카프 가죽 , 독일 바인하이머(weinheimer) 업체의 복스 카프(국내에선 일명 '서독복스' 등으로 불린다.) 등이 고품질 카프 가죽으로 유명하다.
미국의 경우, 야생 들소 가죽도 사용한다. 현재 미국 정부에서 허가 받은 사육된 들소(Bison)를 사용한다. 일반적으로 동남아에서 사육된 물소(Water Buffalo)와 구분해서 Bison이라고 부른다. 버팔로 가죽의 특징은 일반적인 소와 다르게 슈렁큰 수축 가공 없이도 본래의 주름진 무늬를 갖추고 있고, 더 두껍다. 동남아시아 등에서 많이 키우는 물소도 가죽으로 이용 된다. 물소 가죽으로 구분되어 팔리기도 하지만, 소가죽과 대비했을 때 특별한 장점은 없고 대부분이 일소로 일하던 중 나이가 들어 도축된 경우가 많아, 두껍고 딱딱한 편이라 주로 가구 등에 쓰인다. 조직이 미세하고 단단한 은면층이 두껍고 비율이 높아 부드러운 가죽을 만들기 어렵다.
소가죽은 도축 시기 및 성별로 다음과 같이 나뉜다.
- 카프 스킨(Calf Skin): 생후 3개월 미만의 송아지의 가죽을 일컫는다. 모공이 작고 조직이 치밀하다. 가죽이 얇지만 상당히 매끄럽다. 표피에 광택 가공이 용이하며 가죽이 가볍고 유연하여 명품 가방 등에 자주 사용된다. 최고급 성경책 커버로 쓰이는 소가죽이 주로 이쪽. 야구용품 제조사에서도 가장 고급 야구글러브는 이것을 사용하는 경우가 있다.
카프 스킨 중에서도 송치(Calf Slink, 또는 Slunk) 가죽이라는 명칭으로 분류하는 제품이 있는데, 사전적 의미로는 아직 태어나지 않은, 어미 뱃속에 있는 태아 상태의 송아지로 만든 가죽을 말한다. 물론 그렇다고 태아 송아지를 억지로 끄집어내서 도축하는 것이 아니며[21], 이미 자연적으로 사산된 상태이거나 조산 등의 문제로 분만 직후에 죽은 송아지를 사용한다. 따라서 공급량이 제한적이라 값이 비싼 편이다.
- 킵 스킨(Kip Skin): 생후 6개월 ~ 1년 미만의 소가죽. 카프 다음으로 얇으며, 가죽이 섬세하고 매끈하다.
- 캘빈 하이드(Calvin hide): 생후 2년 이상이면서 출산한 적이 없는 암소의 가죽이다. 카우 하이드와 킵 스킨 사이의 두께와 매끈함을 가졌다.
- 카우 하이드(Cow hide): 생후 2년이 지났고, 출산한 적 있는 암소의 가죽이다. 약간 얇지만 부드러워 가죽옷이나 가방에 사용하는 편이다. 주로 베지터블용으로도 많이 사용한다. 소가죽 성경책의 경우 중급 퀄리티로 쳐준다.
- 스티어 하이드(Steer hide): 생후 2년 이상이면서 거세된 수소의 가죽. 많이 사용하는 가죽으로, 두께가 괜찮고 탄력도 무난하다.
다만 약간 거친 점이 흠. 가죽 자켓 같은 의류나 구두 외피, 손가방, 야구 글러브 등에 주로 쓰인다.
- 불 하이드(Bull hide): 생후 3년 이상인 수소의 가죽이다. 가죽이 거칠고 모공이 넓다. 대신 매우 두툼하고 견고해서 구두 밑창과 같이 심미성보다는 내구성이 요구되는 곳이나 공업용 등의 용도로 애용된다. 두께가 최대 6.4mm(16온스 16oz)가량으로 두껍고, 외피의 매끄러운 피부 표면 층에 흉터가 있을 확률이 높고 표피의 모공이 눈으로 보일 정도로 구멍이 크며, 다른 가죽들보다는 유연성이 떨어진다.
6.1.2. 양
양 역시 양고기를 얻기 위해서, 때론 양모를 얻기 위해 전 세계에서 많이 키우므로 자연히 양가죽도 많이 나온다.특징은 얇고 부드럽다. 그리스 로마 신화의 황금 양가죽이나, 고대의 양피지 기록물들이 있듯이, 양가죽도 깊은 유서를 자랑한다.
양가죽은 소가죽이 너무 두꺼워 적합하지 않은 경우에 주로 사용된다. 일상복으로 입는 스타디움 자켓(스타장)의 양팔과 소매는 양가죽으로 만든다. 소가죽에 비해서 표피가 약하고 얇고 가죽이 잘 늘어지는 등 내구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라이더 자켓[22] 등에는 잘 사용되지 않는다. 신발에도 간혹 사용되는데 주로 여성화에 사용되며 착화감이 소가죽 신발에 비해 훨씬 부드럽지만 내구성이 떨어져 뒤꿈치나 앞코가 상하는 경우가 많아서 관리를 잘해서 신어야 한다.
성체 양(Sheep) 가죽과 생후 1년 내외의 새끼 양(Lamb) 가죽으로 구분하여 사용한다. 산양 혹은 염소의 가죽이 이용되기도 한다.
전 세계적으로 거의 같은 종을 키우는 면양(일반적으로 양 하면 떠올리는 털이 복슬한 양)과 달리, 염소나 산양은 지역마다 선호하여 기르는 종이나 품종이 조금씩 다르다. 그래서 산양 or 염소 가죽으로 유통되는 물건은 다 똑같다고 볼 수 없지만 대체로 양가죽보단 튼튼하고 소가죽보단 부드러운 중간 정도의 특성이 있다.
털을 제거하지 않은 양가죽의 겉과 안을 거꾸로 뒤집어 털을 보온용으로 사용한 의류가 무스탕(무톤) 시어링 자켓이다. 이때, 바깥에 노출되는 가죽의 안쪽 면은 북실북실한 스웨이드 조직 상태로 두지 않고 코팅을 입혀서 매끄러운 가죽의 겉면처럼 보이게 하고 방수/방풍 기능과 내구성을 추가한다.
6.1.3. 말
말가죽은 과거에는 널리 쓰였지만 기병 및 우마차의 실용성이 사라진 현대에 들어서 말의 사육 숫자가 줄어들며 수급 문제로 인해 소가죽보다 두 배 이상 비싸진 상태이다.말가죽은 표피층 아래의 섬유질이 그물 모양으로 규칙적으로 형성되어 있어, 섬유질이 무작위하게 엉켜있는 소가죽보다 섬유질의 밀도가 더 높아서 동일 두께의 소가죽과 대비했을 때 내구성이 더 질기고 튼튼한 특성이 있다. 가죽 지갑 혹은 가죽 자켓 같은 1.2mm(= 3oz) 내외의 얇은 두께 가죽으로 가벼운 물건을 만들어야 한다면 소가죽보다 말가죽이 선호된다. 그 이유는 말의 목부터 등허리 부위까지의 프론트(Horse Front) 부위가 가죽이 가볍고 얇으면서도 밀도가 높아서 질기고 튼튼하기 때문이다. 만약에 소가죽으로 말가죽과 동일한 지갑, 자켓 같은 물건을 만들려면 더 두껍고 무거운 소가죽을 사용해야 내구성이 보장된다. 이 때문에 소가죽 자켓은 동일 디자인의 말가죽 자켓보다 더 무겁고 두꺼워서 착용감이 몹시 불편하다는 평을 듣는 것.
호스 프론트 부위의 아래쪽부터는 호스 스트립(Horse Strip) 허리 쪽 가죽과 호스 버트(Horse Butt) 엉덩이 쪽 가죽으로 분류하는데 이 부위는 말의 하체가 격하게 움직이는 부위라서 거의 소가죽만큼 무겁고 두껍다. 구두 혹은 부츠 같은 강력하게 압력을 받아내야 하는 물건에 말가죽이 사용되었다면 이 하체 쪽 부위의 무겁고 두꺼운 가죽이다. 크롬 태닝 무두질 후 오일과 왁스를 주입한 풀업(Pull Up) 가죽 계열 말가죽은 물과 습기에 견디는 내후성도 좋아서 중고 시장에 나도는 말가죽 자켓 중엔 20~30년 전에 만든 물건도 자주 보인다.
말가죽 중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엉덩이 부분의 코도반 가죽인데, 가격이 가죽계의 다이아몬드라고 할 정도로 고가이다. 코도반은 말 엉덩이 가죽으로 알려져 있지만 사실 이것은 가죽이 아니다. 말의 좌우 엉덩이 쪽 가죽을 조심히 벗겨내면, 그 피하 지방 밑에 바로 말의 엉덩이 근육이 보이는 게 아니라, 타원형의 근막이 붙어있다. 이 근막을 무두질 과정을 거쳐서 만들어 낸 것이 코도반 가죽이다. 이 근막의 위쪽 표면이 아니라, 근막의 아래쪽 미세한 섬유질 조직 면을 가공하여 거울처럼 매끄럽게 만드는 것이 코도반 가죽의 특징이다.
식물성 탄닌 태닝으로 근막을 무두질 한 후 근막의 아래쪽 섬유질 면에 왁스 성분이 함유된 유약을 바르고 적당히 뜨겁게 달궈진 유리병이나 유리 막대가 달려있는 와이퍼 기계(글레이징 잭, Glazing jack)로 문질러 가며 강하게 눌러서 가공하면 섬유질 조직이 납작하게 눕혀지고 뭉치면서 북실북실했던 섬유질 면이 평평하게 성형이 되며, 글레이징 잭 머신으로 반복적인 성형을 가하면 결국 거울처럼 매끄러운 광택이 형성된다. 동물의 표피층 가죽은 부드럽고 유연한 반면, 코도반은 표피 가죽이 아니라 체내의 근막, 결합 조직 종류이기 때문에 더 질기고 단단하며 잡아당겨도 늘어나지 않는다. 미국의 무두질 업체 호윈(Horween) 태너리 셸(Shell) 코도반 가죽이 유명하다.
하지만 코도반 자체가 지나치게 고평가되었다는 반응도 없지 않다. 미국의 알든(Alden)사가 대표적으로 비판을 겨냥받고 있는데, 고가 브랜드의 대부분이 코도반을 사용한 물건들에 흠집 방지와 광택 보호용으로 아주 두껍게 아크릴 코팅을 올려서 오래도록 광택과 표면의 매끈함을 유지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두껍게 아크릴 코팅을 올리게 되면 평범한 폴리시드 페이턴트 에나멜 가죽과 별 차이 없어 보이는 광 때문에 부담스러워하는 반응이 많다. 코도반 사용 제품의 터무니없이 비싼 가격에 대한 거부감, 커뮤니티 포럼의 악성 옹호자들[23]에 대한 반발도 꽤 보이는 편.
6.1.4. 악어
악어가죽은 크게 앨리게이터, 크로커다일, 카이만 등의 크게 세 종의 가죽으로 나누어진다.소가죽과 말가죽은 두껍고 튼튼한 등 쪽을 선호하는 것과 다르게, 악어가죽은 돌기가 없고 부드러운 배 쪽이 주로 사용된다. 우리가 생각하는 악어 등짝의 돌기 부분은 마치 돌처럼 너무 단단하고 울퉁불퉁해서 제품으로 사용하기 애매하고, 유연하지 않기 때문이다. 등 부위를 전혀 쓰지 않는 건 아니지만 그 사용처가 제한된다.
1. 커팅 방법에 따른 악어 가죽의 가공 방법
- 벨리(백 컷): 등 부분을 절개하여 혼(horn)을 떼어낸 가죽으로 부드러운 뱃가죽을 메인으로 사용하기 위한 방법. 카이만을 제외한 앨리게이터나 크로커다일에서 주로 사용한다.
- 혼백(벨리 컷): 배 부분을 절개하여 혼을 메인으로 사용하기 위한 방법. 주로 뱃가죽에 주름이 많아 사용하기 어려운 카이만에 사용하지만 앨리게이터나 크로커다일 역시 혼백 가공을 사용하기도 한다.
2. 후처리 가공에 따른 악어가죽의 가공 방법
- 매트 타입(Matte type)
무광 처리 가죽으로, 은면의 흔적이나 상처가 잘 드러나기 때문에 원피의 품질이 그대로 드러나고 유광 가죽보다 고가다. 사용에 따른 변화가 자연스럽게 생기기 때문에 멋스럽게 즐기기 에 좋다.- 글로시 타입(Glossy type)
소비자가 흔하게 접할 수 있는 유광 처리 악어가죽이다. 돌이나 아크릴 봉 등을 이용해 왕복 운동하는 기계로 강한 압력을 가해 글레이징 처리하여 광택을 낸다. 글레이징 가공 후에는 패턴이 보다 단단해지고 악어가죽 특유의 반짝이는 광이 난다. 하지만 사용하면서 처음의 광택을 유지 하는 것이 어려우며 시간이 지나면서 광택이 사라지고 꺾이면 패턴에 주름이 생길 수 있다.- 밀레니엄 타입(Millennium type)
유광 처리 가죽이지만 글로시 타입과 달리 광택이 있으면서 표면을 부드럽게 가공한 가죽이다. 공정이 복잡해서 매트 타입과 글로시 타입보다 가격이 높다.이외에도 투톤 가공이나 빈티지 가공, 스웨이드 가공 등이 있으며 매년 전시회 등을 통해 다양한 방식으로 가공된 새로운 아티클을 공개하고 있다. 대표적인 태너리는 루이비통의 모 회사인 LVMH가 지분을 소유한 싱가포르의 Heng Long과 에르메스 그룹이 지분을 소유한 HCP가 있다. 미국, 아프리카, 동남아시아 등지에 여러 태너리가 있으며 국내에도 원피를 수입하여 악어가죽을 가공하는 태너리들이 있다.
3. 악어가죽의 크기 책정 기준
- 악어가죽은 뱃가죽 부위의 가장 넓은 부분의 폭은 기준으로 크기를 측정한다. 제작물에 적합한 크기를 알아보자.
20~29cm 시곗줄, 신발, 소품 등
30~34cm 작은 가방, 부츠, 크기가 있는 지갑 등
35~39cm 의류, 중간 크기 가방, 태블릿 케이스 등
40~59cm 의류, 큰 크기 가방, 벨트 등
60cm 이상 캐리어, 소파 혹은 의자의 커버 등
4. 악어의 종에 따른 구분과 악어가죽의 특성
- 아메리칸 앨리게이터 American alligator: 북아메리카 대륙의 남동부 미시시피강 유역(주로 플로리다주, 루이지애나주)에 서식하는 야생 악어다. 야생이 기본이기 때문에 흠집이 없는 큰 크기의 가죽은 구하기가 어렵고 고가에 거래된다. 가뭄, 태풍, 토네이도 등의 자연 현상에 영향을 많이 받아 원피 가격이 불안정한 편이다. 완전히 자란 악어의 크기는 2.8~3.2m 정도며 6m 까지 자라기도 한다. 가죽의 일반적인 생산 범위는 폭을 기준으로 15~100cm 정도다. 숨구멍이 없기 때문에 패턴이 깨끗하며 크로커다일에 비해 뱃가죽(사각 패턴)이 좁고 옆구리(원형 패턴) 부분이 넓으며 몸통은 긴 편이다. 사각 패턴의 크기는 악어가죽 중에서 중상 정도의 크기다. 같은 크기의 다른 종에 비해 꼬리 부분이 넓어 활용도가 좋다.
- 아메리칸 크로커다일 American crocodile(Crocodylus acutus): 중앙아메리카나 남아메리카 대륙 최복단에 주로 서식하는 열대종이다. 완전히 성장하면 3.8~4.5m 정도며 7.7m까지 자라기도 한다. 가죽의 크기는 폭 35~75cm 정도다. 배 부분의 가죽이 넓고 옆구리가 좁은 특징이 있다. 숨구멍의 크기가 작은 편이다. 미국에서는 거래가 금지되어 있다.
- 나일 크로커다일 Nile crocodile(Crocodylus niloticus): 아프리카 대륙에 서식하며 아프리카에서 가장 유명한 강인 나일강에서 이름을 따왔다. 가죽으로 사용하는 크기는 주로 4~4.5m 정도며 8m에 이르기도 한다. 일반적인 생산 범위는 폭 20~70cm 정도다. 앨리게이터와 비교하면 뼈 부분의 돌기가 더 두드러진다. 또한 폭에 비해 꼬리가 좁고 길다. 뱃가죽 부분이 넓어 더 많은 사각 무늬를 가지고 있으며 사각 무늬는 악어가성장할수도 점점 커지기 때문에 큰 크기의 가족은 사라 무늬 역시 더 크다. 그래서 큰 크기의 가죽을 소품으로 활용하기는 어렵다. 크로커다일 특유의 숨구멍을 가지고 있다.
- 포로수스 크로커다일 Saltwater crocodlile(Crocodylus porosus): 주로 동남아시아와 남태평양 지역에서 발견되는 악어로 바다악어 혹은 포로수스라고 부른다. 크로커다일 중 가장 크기가 큰 종이다.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가죽의 크기는 4~45m 정도지만 10m에 이르기도 한다. 일반적인 생산 범위는 폭 35~55cm 정도다. 크기가 커져도 사각 무늬의 크기가 작게 유지되며 그 수가 늘어나기 때문에 다른 악어 가죽과 비교하면 한 열에 위치하는 사각 무늬의 개수가 많다. 나일 크로커다일처럼 크로커다일 특유의 숨구멍을 가지고 있다. 뱃가죽에 다른 악어가죽보다 뼈 성분이 극히 적어 매우 부드럽고 유연하다. 이런 특성 때문에 크기가 큰 제작물(큰 크기의 가방 등)을 만들 때도 오밀조밀한 무늬와 함께 부드럽고 유연한 질감을 얻을 수 있어 악어가죽 중 최상급으로 치며 가장 고가에 거래된다.
- 샴 크로커다일 Siamese crocodile(Crocodylus siamensis): 말레이시아, 라오스. 캄보디아, 태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지역에 서식하는 악어다. 가죽으로 사용하는 길이는 2~2.5m 정도며 4m에 이르기도 한다. 일반적인 생산 범위는 폭 35~45cm 정도다. 무늬 크기가 작고 뼈 성분이 적어 부드럽다. 나일 크로커다일과 비교하면 뱃가죽 부분의 사각 패턴 분포가 일자로 구분되고 좀 더 좁으며, 옆구리의 원형 패턴의 크기가 좀 더 작고 두드러진다. 꼬리의 폭은 약간 더 넓다.
- 카이만 Caiman(Caiman crocodilus fuscus) : 중앙아메리카와 남아메리카에 서식하며 대부분의 원피는 콜롬비아에서 수입되는 작은 종이다. 가죽으로 사용하는 길이는 1.2~1.8m 정도며 2.5m에 이르기도 한다. 일반적인 생산 범위는 폭 15~45cm 정도다. 카이만 가죽은 뱃가죽의 사각 무늬에 자글자글한 주름이 있기 때문에 보통 벨리 컷 하여 단단한 등 부분의 패턴을 사용하는 혼백으로 사용한다. 크로커다일이나 앨리게이터에 비해 같은 폭인 경우 더 길이가 짧다. 가죽이 단단하며 표면이 깨끗하지 않고 가공성 또한 좋지 않아 앨리게이터나 크로커다일에 비해서 저가의 악어가죽으로 분류된다.
5. 악어가죽의 가격 책정
- 종에 따른 가격의 차이
포로수스 크로커다일> 앨리게이터 = 나일 크로커다일, 아메리칸 크로커다일, 샴 크로커다일 >> 카이만- 품질 등급
악어가죽은 등급을 매겨 판매하며 등급과 크기별로 가격이 다르다. 등급은 가 태너리의 기준에 따르며 일반적으로 뱃가죽 부분의 흉터, 흠집이나 구멍에 따라 달라진다. 예를 들어 국제 표준에서는 뱃가죽의 면적을 사등분하여 모든 면에 흠집이 없는 경우 1등급, 하나의 면에 흠집 이 있는 경우 2등급, 두 개의 면에 흠집이 있는 경우 3등급, 세 개의 면에 흠집이 있는 경우 4등급으로 분류한다. 태너리에 따라 그 이하의 등급을 5등급이나 R등급으로 구분하기도 한다.- 무광> 유광
무광 가공 가죽이 유광 가공 가죽에 비해 더 고가다. 무광 가죽은 유연하고, 사용하면서 자연 스럽게 사용감이 남아 멋스러워지지만, 유광 악어가죽은 돌이나 아크릴, 유리봉 등으로 질러 광택을 내기 때문에 좀 더 표면이 단단하 고 광택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관리가 필요하 다. 무광 가죽에 비해서 사용감이 남게 되면 자 연스럽지 않고 더 지저분해 보인다.- 큰 크기 > 작은 크기
당연히 크기가 클수록 더 비싸지만 소품 크기, 가방 크기, 혹은 좀 더 세분화된 크기 기준에 따라 단위(cm)당 가격 기준이 아예 달라진다. 원피와 태너리, 태너리의 위치 등에 따라 가격은 천차만별이다.6. 악어가죽에 관한 흔한 오해들
- 입체감이 좋은 악어가죽이 비싸다?
악어가죽 제품을 고를 때 등 패턴이 유난히 두드러지거나 배 부분의 사각 무늬에 자글자글한 주름이 있다면 저렴한 카이만 가죽이 아닌지 한 번 더 확인해보자. 물론 확고하게 디자인적인 방향성을 가지고 앨리게이터나 크로커다일을 혼백으로 사용하는 경우도 있긴 하지만, 일반적으로 등 쪽을 살린 혼백을 사용하는 경우 대부분 저가의 악어가죽인 카이만이 많다. 심지어 판매상에게 물어보면 카이만을 앨리게이터나 크로커다일이라고 소개하는 일도 있다. 완제품 시장에서 명확한 원재료를 따지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일부러 속이는 일도 더러 있다. 엄밀히 따지자면 카이만은 생물학적 분류로 악어목 앨리게이터과에 속하기도 하고 'Caiman crocodilus fuscus' 라는 이름에는 크로커다일이라는 단어가 포함되어 있긴 하지만 가격과 특성에서 큰 차이가 있기 때문에 원자재 시장이든, 완제품 시장이든 카이만은 앨리게이터나 크로커다일이 아닌 카이만으로 분명하게 구분되는 것이 맞다.
- 앨리게이터가 가장 고가의 악어 가죽이다?
특히 시곗줄 애호가들 사이에서 도는 이야기인데, 이는 사실과 다르다. 앞서 설명한 것처럼 포로수스 크로커다일(바다악어)이 같은 크기와 등급을 기준으로 가장 고가에 거래된다. 앨리게이터는 원피 가격에서는 크로커다일과 별다른 차이가 없지만 원피 Raw skin가 아닌 가공된 가죽의 경우 어느 나라에 위치한 어떤 태너리가 어떤 공정을 통해 생산하였느냐에 따라 다양하게 가격이 매겨진다. 당연히 유서 깊은 태너리에서 가공된 가죽의 가격이 높을 것이며 대부분의 나라에서 악어는 CITES 협약 항목(멸종 위기에 처한 동식물 교역에 관한 국제 협약)으로 구분하여 수출입에 제한을 두고 있기 때문에 원피의 수급이 원활하지 않은 국가에 있는 태너리는 추가적인 서류 발급과 물류 비용이 더해져 가격이 높게 책정된다. 예를 들어 앨리게이터는 원피의 주요 공급처가 미국이기 때문에 미국 태너리의 가격이 더 경쟁력이 있고, 크로커다일은 아프리카나 동남아시아 쪽의 태너리가 가격 경쟁력이 있다.
유독 시곗줄에서 앨리게이터가 강세인 이유를 찾자면 첫 번째는 기껏해야 사각 무늬(뱃가죽으로 제작하는 것을 기준으로) 한두 개가 걸쳐지는 작은 제작물인 만큼 숨구멍이 없는 앨리게 이터가 깔끔한 이미지의 결과물을 내기 때문일 수도 있고, 더 설득력 있는 이유는 같은 크기에 서 크로커다일보다 몸통이 긴 앨리게이터 쪽이 동일한 비용으로 더 많은 시곗줄을 생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옆구리의 동글동글한 부분과 폭이 넓은 꼬리 부분까지 활용한다면 그 차이가 어마어마하다. 생산성 측면에서 같은 비용을 들여 굳이 몸통 길이가 짧고 꼬리 폭도 좁은 크로커다일을 사용할 이유가 없다. 악어가죽의 가격은 길이가 아닌 폭으로 매겨짐을 명심하자.[24]
유독 시곗줄에서 앨리게이터가 강세인 이유를 찾자면 첫 번째는 기껏해야 사각 무늬(뱃가죽으로 제작하는 것을 기준으로) 한두 개가 걸쳐지는 작은 제작물인 만큼 숨구멍이 없는 앨리게 이터가 깔끔한 이미지의 결과물을 내기 때문일 수도 있고, 더 설득력 있는 이유는 같은 크기에 서 크로커다일보다 몸통이 긴 앨리게이터 쪽이 동일한 비용으로 더 많은 시곗줄을 생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옆구리의 동글동글한 부분과 폭이 넓은 꼬리 부분까지 활용한다면 그 차이가 어마어마하다. 생산성 측면에서 같은 비용을 들여 굳이 몸통 길이가 짧고 꼬리 폭도 좁은 크로커다일을 사용할 이유가 없다. 악어가죽의 가격은 길이가 아닌 폭으로 매겨짐을 명심하자.[24]
6.1.5. 어류
상어, 가오리, 꼼장어, 틸라피아, 잉어, 광어 등이 쓰인다. 상어나 가오리 등 연골어류 일부는 비늘이 없고 껍질이 거칠면서 두껍기 때문에 가죽으로 사용할 수 있다. 이러한 어류 가죽의 특징이라면 원래부터 털이 없는 동물이기 때문에 가죽에 모공이 없고, 그로 인해 육상 동물의 가죽에 비해 내수성이 좋다는 점이 있다.가오리 가죽은 특유의 자잘한 알갱이 같은 것들이 박혀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 알갱이 하나하나는 인산칼슘으로 이루어져 있어 매우 단단하며, 그로 인해 가오리 가죽의 내구성 역시 매우 뛰어나다.[25] 알갱이들 덕분에 겉결이 오돌토돌하거나 거칠기 때문에 가공을 잘 하면 그립감이 좋아 칼자루 등에 사용하기도 했으며, 일본에선 검도용품에 많이 사용하는 편이다. 전통적인 검도 호구에 많이 사용하는데, 검도 호구 가격을 올리는 주범이다.
상어 가죽은 겉이 사포같이 거칠기 때문에 강판의 용도로도 사용했는데, 일식에선 와사비를 가는 데 있어 가장 좋은 강판으로 평가한다. 내구성이 매우 뛰어난 가죽이기 때문에[26] 강판 이외에도 지갑이나 가방 등 일반적인 가죽 제품에도 간혹 사용된다. 물론 이 경우는 표면이 지나치게 거칠지 않도록 처리한다.
장어의 경우, 흔히 꼼장어라고 부르는 먹장어를 사용하는데, 이름은 장어지만 우리가 흔히 먹는 뱀장어와 먹장어는 엄청 다른 부류이다. 한국에서야 둘 다 요리로 먹으니 알고 있는 편이지만[27], 해외에선 먹장어는 거의 먹지 않아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해외 자료를 그대로 들여오는 패션 쪽에서도 그냥 장어 가죽이라고 부르는데, 뱀장어인지 먹장어인지를 정확히 모르는 경우가 종종 있다. 하여튼 이런 먹장어 가죽은 매우 얇고 크기가 작아 사용처가 지갑, 핸드백, 신발 정도로 제한적이다. 지갑 하나를 만들려 해도 수십 마리가 필요하다. 다만 패턴에 독특한 개성이 있고, 원래 크기가 작으면서도 길쭉한 모양이라 등나무 바구니처럼 엮거나 여러 개를 붙여 패턴처럼 만들어 디자인적인 요소를 주기도 한다.
6.1.6. 기타
- 뱀
뱀과 도마뱀의 색상과 무늬는 이국적이고 다양한 아름다운 색을 자랑한다.
파충류 가죽은 내구성이 약하다는 인식이 있는데, 큰 뱀 종류와 큰 도마뱀 종류의 가죽은 태생부터 가죽이 두껍고 유연하며 튼튼하다. 일반적으로 비단뱀의 가죽을 쓰는 경우가 흔하다. 하지만 표피층의 내구성은 뱀피 특성상 비늘이라는 구조적 한계가 있어 내구성이 떨어지는 편이라 조심해야 한다.
- 돼지
돼지 역시 고기를 얻기 위해 엄청난 수가 사육되고 또 도축되는 만큼 돼지가죽은 소가죽보다도 저렴한 가격을 특징으로 갖는다. 또한 다른 가죽에 비해 돈피는 모공 구멍이 큰 편이다. 하지만 두께가 얇아서 장갑 안쪽의 부드러운 내피나 신발 안쪽의 부드러운 내피 등으로 사용처가 제한된다. 특히 소와 말을 포함한 거의 대부분의 동물 가죽이 등 쪽보다 배 쪽이 얇은 양상을 띠는데, 돼지가죽의 경우는 이 점이 더욱 도드라진다. 새끼 양처럼 돼지의 뱃가죽은 쉽게 해지고 찢어진다. 반면에 등가죽은 신발이나 장갑의 겉감으로 쓸 수 있을 정도로 내구성이 좋다. 종종 저가형 야구글러브는 돈피 재질로 만든 경우가 있다. 연식구를 사용한다면 상관없지만, 경식구를 사용할 경우 웹 부분이 찢어져 크게 다치는 수가 있으니, 양가죽 또는 소가죽을 추천하며, 특히 스티어하이드 야구글러브는 본인이 관리만 잘 한다면 농담 반 진담 반으로 평생 쓸 수 있으니 조금 더 돈을 내어서 이빨에 돈 쓸 일 없도록 하자. 미국의 신발 회사 울버린, 그리고 그 자회사 허쉬파피 등이 돼지 가죽으로 유명한데, 제2차 세계 대전과 연달아 터진 6.25 전쟁 때문에 소가죽이 부족하게 되어, 이를 돼지로 바꿔본 것이 성공한 것이라고 한다.
- 타조
타조 가죽은 무두질 후 가방이나 신발 등 가죽 제품 용도로 사용한다. 타조 가죽은 몇 cm 간격으로 큼직한 돌기들이 박혀있는데, 이 돌기들은 타조의 깃털이 꽂혀있던 구멍들이다. 멀리서 봐도 한눈에 타조 가죽임을 알아볼 수 있는 특징. 타조의 몸통 쪽 피부 가죽 외에도 타조 다리 피부 가죽 또한 사용된다.
조류의 다리와 발 부위는 파충류처럼 비늘 피부를 가졌기 때문에 악어 가죽처럼 광택을 내기 용이하다. 악어가죽만큼 비늘이 튼튼하지는 않지만 뱀피 가죽보다는 내구성이 좋기 때문에 타조 다리 가죽을 사용한 지갑이나 시계줄 제품들도 인기가 많다. 공룡 피부를 연상시키는 비늘과 주름 무늬 덕분에 매니아층이 깊다.
- 사슴
사슴이 아직 많이 돌아다니는 일본과 미국에서 많이 사용된다. 미국에서는 용접용 장갑을 만드는 데 많이 사용되며 내구성이 높으면서도 양가죽보다 더 부드러운 특성 때문에 장갑, 공업용 장갑, 야구 글러브 등 움직임이 많고, 마찰이 많은 장갑류와 신발에 주로 쓰인다. 사슴가죽은 따로 녹비(鹿皮)라고 불리기도 한다.
- 개
조선 시대부터 북과 장구, 소고 등을 만드는 데 쓰였다.[28] 또한 보온성이 높은 가죽이어서 조선 시대 군인들이 동절기에 방한을 위해 개가죽으로 만든 피갑이나 개가죽 옷 등을 입었다는 기록도 남아 있다.
- 밍크
밍크코트 제작에 사용된다.
- 라쿤
패딩 후드 털로 가장 많이 쓰이며 털 끝에 검은색 팁이 있는 것이 특징이다. 대부분 브라운 색깔이며 풍성하고 거친 느낌이라 야상 브랜드에 많이 쓰인다.
이 외에도 인류가 가축으로 사육한 여러 동물이 가죽으로 사용된다. 그 예로는 캥거루 가죽, 당나귀 가죽, 물개 가죽, 토끼 가죽[30], 낙타 가죽(낙타가 흔한 곳, 주로 중동 같은 사막 지역) 등이 있다. 잉어 가죽 등 어류의 가죽 역시 사용되긴 하나 그 빈도와 쓰임이 극히 드물다. 인피의 경우, 고대 스키타이인들이 많이 사용했다고 하며, 해부학 관련 서적 등 의학 서적 표지로 하는 것이 유행하여 서울대학교 도서관에서도 인피 장정의 책 한 권을 소장 중이다.
6.2. 부위별
- 풀그레인(full-grain)
풀그레인은 피부 부분을 그대로 놔 둔 은면 부분 그 자체, 혹은 그 부분이 포함되어 있는 가죽을 뜻한다. 과거에는 피할 과정[31]을 거쳐 망상층 부분을 완전히 제거하지 않은 풀그레인 가죽을 '통가죽'이라고 불렀다. [32] 보통 균일하지 않은 패턴, 눈에 보이는 모공, 언커렉티드(겉면에 인위적인 무늬를 씌우지 않음) 등등의 특징을 지닌다. 당연히 가죽 자체도 매우 비싸며, 고급 백, 일부 지갑, 고급 남성 구두 등 손이 많이 가고 잦은 관리를 필요로 하는 제품에 사용되는데, 2000년대부턴 소비자들이 풀그레인을 선호하기 시작하며 지갑, 벨트, 핸드폰 케이스 등등으로 두루 쓰이는 추세이다.
풀그레인의 은면을 그대로 사용하면 스무스 레더라고 하고, 이리저리 마구 굴려서 은면의 패턴(피부 주름)을 강조한 것을 텀블드 레더(Tumbled leather)라고 한다. 텀블드 레더는 손이 더 많이 가지만, 가죽이 더 부드러워지는 장점이 있어서 쇼파 등에 널리 쓰인다. 텀블드 레더는 더 부드러워지기 위해 작업한 다음 망상층을 분리하기도 하는데, 그래서 어지간한 고급 가죽이 아니면 스플릿과 구분하기 어려운데다가 스플릿으로 모사한 텀블드 레더는 피부 주름을 따라 찢어지는 낮은 내구성을 가지고 있어서[33], 잘못 구입하는 경우 관리 문제가 심각하다. 그래서 어중간한 메이커들은 텀블드 레더를 제공한 회사의 메이커명을 표시하기도 한다. 텀블드 레더가 되는 풀그레인은 좋은 품종의 송아지를 애지중지 키웠지만, 키우는 과정에서 불행한 실수로 은면에 흠결이 있는 경우가 많다.
또한 피할 과정을 거치지 않은 통가죽을 왁스나 오일에 반복해서 담궈서, 더 질기고 방수 성능이 강해지며 적당히 부드러워지도록 처리한 소 가죽을 '크레이지 호스(Crazy horse)'라고 한다. 전통적으로는 말 안장에 주로 사용하는데, 1달만 사용해도 세월의 흔적이 빡세게 들어가는 가죽이지만[34] 가공의 성격상 매우 실용적인 성능을 가지고 있고, 은면의 흠결을 크게 따지지 않는다. 그래서 귀족적인 이미지의 명품들에는 거의 쓰이지 않는 대신, 텍사스 카우보이의 스테레오 타입으로 여겨지면서, 빈티지 컨셉의 가죽 제품으로 만들어진다. 다만 오일/왁스 무두질을 한 제품이 전부 크레이지 호스인 것은 아니다. 스무스 레더같은 질감을 유지하는 검은 가죽으로 나오는 경우도 있다. 이런 제품들은 표면에 유분이 하얗게 뜨기 때문에, 마른 천이나 부드러운 솔로 문대서 유분을 다시 가죽에 흡수시켜야 한다.
- 표피 가죽/탑그레인(top-grain)
피할 과정으로 얇게 만든 가죽 중에 위쪽의 매끄러운 표피의 겉면을 사포로 갈아내고 가공한 천연 가죽. 보통 풀그레인 가죽의 두께를 줄이기 위해서, 은면(grain)에 난 모기 자국 등의 상처를 가리기 위해서, 좀 더 균일한 룩을 부여하기 위해서 등등 여러 이유로 풀그레인의 위쪽, 즉 피부 부분을 갈아낸다. 그 후 인위적인 패턴을 삽입하거나, 혹은 비닐 안료를 올리고 사용한다. 또한 탑그레인 가죽 중에서도 풀그레인의 패턴을 인위적으로 재현한 커렉티드 그레인 레더가 다수 존재한다.
가죽의 퀄리티는 풀그레인이냐 탑그레인이냐에 따라 결정되지는 않지만[35], 보통 같은 소에서 나온 가죽을 놓고 비교하면 풀그레인이 더 고급으로 여겨진다.
흔히 운동화나 저가형 구두에 쓰이는 매끈한 소가죽이 바로 탑그레인에 속한다. 또한 풀그레인의 경우는 가죽의 색상을 은면을 코팅하는 것이 아니라 가죽을 염색하는 것으로 진행하는데, 최고급도 아니고 싸구려도 아닌 어중띤 염색으로 진행하면 옷이나 피부에 묻어나는 문제가 있어서, 익숙하지 않은 고객들은 돈들여서 질좋은 풀그레인 신발이나 가방을 샀는데 양말이나 상의를 망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탑그레인 레더에서 인조 은면을 올리지 않고 철솔로 문대서 벨벳같은 표면을 만든 것을 누벅이라고 하는데, 한국에선 '세무'라고도 불린다. 누벅은 표피를 가공했기 때문에 스웨이드와 비슷하게 생겼음에도 어느 정도는 방수 효과가 있다. 스웨이드처럼 물에 닿아도 변색되는 문제가 없어서 관리가 수월한 편이다. 다만 단점으로는 긁힘에 취약해서, 가방으로는 잘 만들어지지 않는다.
- 내피 가죽/스플릿(split)
피할 과정으로 얇게 만든 가죽 중에 아래쪽 북실북실한 내피를 가공한 천연 가죽. 은면 가죽을 제거하였으니 남아있는 내피 가죽은 위아래 모두 양면이 북실북실한 스웨이드 가죽이어야 정상이겠지만, 내피의 위쪽 면에 또다시 안료를 코팅(페인트칠과 원리는 같고 페인팅 가죽이라고도 불린다)하여 매끄러운 가짜 표면을 만들어 외피처럼 보이는 커렉티드 가죽(corrected leather)으로 만들어 표피 가죽처럼 사용한다. 싸구려 구두 , 싸구려 운동화 , 싸구려 소파 가죽 표면이 주름 자주 가는 곳에서 껍데기처럼 벗겨지면 거의 99% 스플릿 커렉티드 가죽이라고 보면 된다. 애초에 스플릿 가죽의 표면은 가죽의 매끄러운 피부층이 아니라, 안료 분말을 녹여 매끄럽게 페인트칠하여 모방한 것이기 때문에 주름이 자주 생기는 곳부터 벗겨질 수밖에 없다. 위의 것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여기까지는 진정한 천연 가죽(genuine leather)의 범주에 속한다. 단, 제뉴인 레더라는 말을 달고 커렉티드 그레인 레더 제품을 파는 업체가 많았기 때문인지 풀그레인이나 탑그레인 가죽으로 만든 제품을 파는 업체는 제뉴인 레더란 말보다 풀그레인/탑그레인이란 용어를 더 많이 사용한다. 영국에서는 제뉴인 레더가 아예 스플릿 가죽을 지칭하는 것으로 자리잡아버렸다.
가죽의 퀄리티가 좋다면, 피할 과정에서 나온 내피가 충분히 두텁고, 근육에 맞닿은 면의 지방을 제거했을때 아주 유려한 표면을 얻을 수 있다. 이런 질좋은 내피에서 근육쪽 면을 사포와 철솔로 문대서 벨벳 표면처럼 만든 가죽을 스웨이드라고 한다. 스웨이드는 내피이기 때문에 방수가 되지 않고, 물이 닿으면 변색되는 문제가 있어서 사용하기 까다롭지만, 표면이 매우 부드럽고 가죽 자체도 연해서 피부에 물집이 생기지 않는 장점이 있기 때문에 구두와 벨트에 자주 쓰인다.
- 재생 가죽/본디드(bonded)/롤 가죽
가죽계의 합판. 천연 가죽 쪼가리들을 화학적으로 가공한 다음 접착제로 천연 가죽 섬유를 결합하여 만든 가죽이다.
- 가죽 보드
본디드(bonded) 가죽의 일종으로 가죽의 북실북실한 내피 섬유 조직을 톱밥처럼 갈아낸 후 접착제로 뭉쳐 강하게 압축시켜서 만들어낸 것. 단단하면서 유연하기에 신발 뒷굽 중창(mid sole) 재료에 사용하며 처음 보는 사람들은 대부분 나무 아니냐고 착각한다. 목재는 수분의 흡수 건조 상태에 따라서 부피 차이가 너무 크고 나무가 갈라지거나 실밥이 뜯어지기 때문에 중창으로 사용하지 않는다. 톱밥처럼 갈아낸 코르크 나무 껍질을 쿠셔닝 재료로 신발의 안창 밑에 깔아서 속창으로 사용하는 경우와 착각하는 것.
6.3. 무두질별
무두질은 가죽이 썩지 않게 만드는 작업이다. 영어로 태닝(tanning)이라고도 한다. 가죽 무두질 공장은 대부분 태너리(tannery)라는 명칭으로 불린다.동물을 도축 후 피하 지방까지는 고기, 고기 위쪽의 피부 + 털 조직을 생가죽(raw hide)이라고 한다. 생가죽은 생체 조직이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산소와 반응하는 산패 과정으로 가죽이 부패하고 썩는다. 도축업자들은 도축장에서 고기를 발라내고 고기 위쪽의 생가죽은 썩지 않게 소금을 뿌려 염장해서 태너리에 보낸다. 태너리는 배송받은 생가죽에서 위쪽은 털을 뽑아서 매끄러운 표피층만 남기고, 아래쪽은 북실북실한 단백질 섬유 조직 밑에 아직 남거나 묻어있는 지방 조직을 제거한다. 그 후 단백질을 화학적인 공정으로 썩지 않게 만드는 것. 태닝 과정에는 크롬 태닝 작업과 베지타블 태닝 작업이 가장 많이 사용된다.
- 광물성 무두질(Mineral tanning)
미네랄 태닝. 광물성 태닝 성분을 이용한 방법. 광물성이므로 식물성 탄닌 성분을 포함하지 않는다 . 크롬 외에도 다양한 종류의 광물염 성분들은 가죽 무두질이 가능한 특성을 가지고 있다. 크롬 , 알루미늄 , 지르코늄 , 티타늄 , 철 , 실리콘 등의 광물들이 이들의 염화물의 무두질 성능이 알려져 있다. 광물성 무두질 중에서는 크롬 무두질이 가장 일반적이고 사용되는 비중이 높다. 미국의 소방관 부츠를 납품하는 신발 제조업체들은 실리콘 태닝 가죽의 내화성 내열성 성능이 크롬 무두질 가죽 이상으로 우수해서 소방화 신발의 외피로 사용하기도 한다.
- 크롬 무두질(Chromium sulfate tanning)
크롬염을 이용한 가장 일반적인 방법이다. 내열성, 내수성, 생산성(가격, 생산 속도) 등 환경 오염을 제외하면 크롬 태닝 가죽 제품이 베지터블 가죽 제품보다 대량 생산과 상품화에 적합하다고 여겨진다. 크롬 태닝 원리는 크롬 염화물의 3가 크롬 + 가죽의 콜라겐 단백질 3가 크롬 성분과 가죽의 콜라겐 단백질의 카르복실기 사슬이 강력한 수소 결합, 가교 결합으로 구조가 변하고 화학적으로 결합한다. 무두질 후 청회색을 띠지만 추가 염색이 쉽고 습기에도 강하다. 크롬 태닝과 식물성 태닝 둘 모두 태닝 전 로우 하이드(raw hide 날가죽) 상태보다 더 유연하게 변하지만, 크롬 태닝 가죽이 태닝 과정 중에 단백질 사슬 구조의 간격이 넓어지는 특성으로 더 유연하고 신축성이 높아져서 강한 힘으로 늘어나거나 휘어도 끊어지지 않고 더 잘 버틴다. 다만 환경 오염이 심하다는 게 흠.
- 비 크롬 무두질(Chrome-free tanning)
위의 크롬 태닝과는 다른 원료를 사용하는 무두질의 방법. 엣지코트로 유명한 지아디니 사에 따르면, 보통 인공적인 재료와 광물, 그리고 식물성 탄닌 성분 등을 혼합한다고 하며, 무두질을 마친 가죽이 흰색이라 웻 블루의 크롬 태닝 가죽과 비교하는 느낌으로 웻 화이트라는 이명으로 불리기도 한다. 크롬 태닝의 대부분의 장점을 갖고 있으면서도 환경 오염이 적고, 파스텔 톤의 화사한 색감을 표현하는 데 특히 강점이 있다고 한다. 식물성 성분이 일부 들어가나 배지터블 태닝처럼 오랜 시간 전통적인 방법을 이용하는 쪽은 아니다.
- 식물성 무두질/베지터블 태닝(Vegetable tanning)
식물의 껍질, 잎 등에서 얻은 탄닌 성분으로 무두질을 하는 방법. 역사적으로 가장 빨리 등장한 무두질 방법이다. 통기성이 좋지만 무겁고 습기에 약해 후가공이 필요하다. 원리는 식물의 탄닌 성분 + 가죽의 콜라겐 단백질 (폴리페놀계)탄닌 성분이 가죽의 콜라겐 단백질을 코팅하는 화학 반응으로 만들어진다. 크롬 무두질한 가죽이 무두질을 끝마쳤을 때 푸른색을 띠는 것에 비해 식물성 무두질을 거친 가죽은 황갈색 혹은 적갈색을 띤다. 이로 인해 은면을 피그먼트로 가리지 않고 자연스러운 색상을 내는 데 유리하기 때문에 현대에 생산되는 베지터블 태닝 가죽은 대부분 아닐린 염색을 거친다. 또한 식물성 태닝 가죽은 유분과 습기, 마찰에 쉽게 반응하기 때문에 오랫동안 사용할수록 표면에 광택이 생기고 색상의 변화가 일어나게 된다. [36]
식물성 태닝 가죽은 섭씨 75도~80도까지 견디고 그 이상 열기에 노출되면 딱딱하게 쪼그라들고 영구적인 경화, 수축 손상을 입는데, 크롬 태닝 가죽은 섭씨 85도에서 100도까지 열기를 견디고 경화, 수축 손상이 약하게 나타난다. 식물성 태닝 가죽은 크롬 태닝 가죽보다 내수성이 약한 가죽으로, 애초에 식물성 탄닌 성분 자체가 수용성이다. 덕분에 식물성 무두질 가죽은 물에 쉽게 젖고, 젖은 상태에서는 마찰에 잘 헤지기 때문에 관리에 주의해야 한다. 따라서 소형 가죽 제품이나 가방, 구두 등 지속적인 관리를 필요로 하는 쪽에 자주 사용된다.
실용성 측면에서는 크롬 무두질에 밀리고, 그래서 점유율도 많이 낮은 편이지만 고급스러운 발색이나 전통 덕에 소위 명품 제품에 사용되는 편이며, 특히 루이 비통 백의 손잡이 부분에 전통적으로 사용되어 온 피렌체의 바케타 가죽(Vacchetta)이 유명하다.
- 유성 무두질(Oil tanning)
엄밀히 얘기해서 무두질 자체를 기름으로 하는 건 아니고, 후가공 시에 기름 성분을 이용하는 무두질이며, 가죽에 기름을 먹였다고 하여 오일 풀업 레더로도 불린다. 보통 기름을 먹인 가죽은 번들거리며 내구성이 좋아진다고 한다. 색은 연황색을 띠는 편.
- 복합 무두질(Combination tanning)
크롬 염화물 + 식물성 타닌 + 알루미늄 명반(alum) 등을 중복으로 이용한 가죽 가공. 가방 밑바닥 부분이나 가죽 허리 벨트 같은 곳에 주로 사용된다. 식물성 태닝 가죽의 단단함을 요구하는 동시에 크롬 태닝 가죽의 내수성과 유연함까지 필요한 경우 복합 무두질 가죽을 사용한다. 무두질 업체에서 라티고(Latigo 스페인어로 채찍을 뜻한다.) 가죽이라고도 불리는 가죽 종류가 복합 무두질 가죽이다. 미국의 호윈(horween) 태너리의 크롬엑셀(Chromexcel 국내에서는 크롬악셀, 크로막셀 등으로도 불린다.) 가죽이 크롬 태닝 후 식물성 태닝으로 한 번 더 가공하여 만들어지는 것으로 유명하며, 벨루티의 베네시안 가죽도 양쪽을 모두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6.4. 후가공별
시작하기에 앞서 염료(染料)와 안료(顔料)의 차이를 알아야 한다. 염료는 가죽에 색을 흡수시켜 '염색'한다면, 안료는 색을 가죽 표면에 얇게 덮어 색깔을 낸다. 가죽을 잘라보면 염색된 가죽은 표면과 단면의 색이 일치하지만, 안료를 올린 가죽은 표면에 얇은 막을 제외하고는 본연의 가죽 색깔이 드러난다. 단, 특수한 목적으로 염색 후 안료를 올리는 경우도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풀 아닐린(Full aniline): 물이나 기름, 알코올과 같은 침투성 용매를 통해, '아닐린' 염료를 이용한 염색만 하고 안료를 올리지 않는 것. 상품으로 만들 가죽에 코팅을 하지 않는다는 것은 그만큼 좋은 가죽을 사용한다는 것이다.[37] 천연 가죽의 느낌이 가장 잘 느껴지며 가죽 표면의 무늬나 상처 등이 그대로 보이며, 매우 부드럽고 통기성이 좋다. 하지만 그 대신 내구성, 내습성이 떨어지고 오염에 취약하여 고가의 상품에 사용된다.
- 세미 아닐린(semi aniline): 염색을 하되 최소한의 안료 처리만 하는 것. 역시 최고급 가죽을 사용하기 때문에 고가지만 풀 아닐린보다는 가격이 조금 낮다. 일반적으로 가죽 상태는 좋으나 은면을 완전하게 드러내기는 조금 부족한 가죽을 세미 아닐린으로 처리하며, 가죽 제품이 내구성과 아름다움 사이에서 타협을 해야 할 때(가방이나, 고급 자동차의 시트 등) 사용한다.
- 피그먼트(Pigmented, Opaque): 표면에 안료를 덮고 연마한 가죽. 가죽의 은면에 얇은 한 겹(0.03~0.04mm)의 불투명한 막이 덮여 색깔을 내는데, 코팅과는 차이가 있으며 일반적으로 '화장'에 비유된다. 가죽으로서의 특성이 그대로 남아있지만 표면의 무늬나 상처 등은 거의 드러나지 않는다. 촉감이 위의 아닐린 염색 가죽에 비해 떨어지지만, 연약한 은면이 덮여지기 때문에 긁힘과 마찰에 강하다.
- 바이캐스트(Bycast, Coated leather): 가죽 표면을 매끄럽게 다듬고 염료와 폴리우레탄을 '코팅'하는 가공법. 표면의 무늬나 상처는 아예 드러나지 않으며, 가죽으로서의 특징이 남아있지 않아 사실상 가죽이 아니라 비닐에 가깝다. 색이 균일하고 광택이 돌지만 내구성은 떨어진다. 하급의 스플릿 가죽은 대부분 이쪽.
7. 관련 물건
8. 기타
가죽 제품에 사람 가죽(인피)을 벗겨내 사용했다는 괴담이 종종 들려온다. 과거에나 지금에나 유명한 괴담이며, 비슷한 것으로 싸울 때 상대를 도발, 기선 제압 하기 위해 '살가죽을 뜯어다가 가방/자켓으로 만들어주마'라는 말을 하기도 한다.그 부위의 껍데기를 벗겨내는 수술을 하고 남은 껍데기를 가지고 있다거나 그걸 꿰매어 모양을 만들었다는 경우도 있다는 모양.
중세 시대에는 가죽 외의 고기가 효용성이 없는 동물의 경우 그냥 한곳에 버리는 경우도 있었는데, 이 장소에는 부정한 자들[38]의 시체는 땅에 묻힐 자격이 없다 하여 이런 곳에 버리는 경우가 많았다는 썰이 있다. 썰인 이유는 심심찮게 사람이 굶어 죽던 중세 시대에 고기를 그냥 버릴 이유가 없기 때문.
가죽옷에 대한 페티시도 존재하는데, 자세한 건 여기를 참고.
가죽을 식재료로서 사용하는 요리도 있다. 돼지가죽(돼지 껍데기라고 부른다)의 경우 등가죽을 제외하면 너무 얇고 연해서 의복용으로는 사용하기가 어렵지만, 바꿔 말해서 먹는 용도로 쓰기는 좋다 보니 한국의 돼지 껍데기를 비롯해서 전 세계적으로 식재료로서 사용된다. 소의 경우 한국에서는 가죽 자체를 먹지는 않고[39] 가죽에 붙은 피하 조직인 수구레를 먹으며 중국에서는 가죽 자체를 먹기도 한다.
이스라엘이 세계 최초 모피 무역을 금지했다.# 다만, 과학적 연구, 교육 또는 교육 및 종교적 목적이나 전통을 위한 경우에는 허용된다. 유대교에 따르면 토라는 동물 가죽으로만 만들 수 있어서 그런듯.
일상에서 쓰는 가죽 제품을 관리할 때 팁으로, 가죽 전용 약품이 없을 경우 핸드크림과 같이 피부에 바르는 로션을 발라도 어느 정도 효과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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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암의 종류에 따라 1군/2A군으로 나뉜다. [2] GMO, 항생제 등 고기 잔류 물질이 문제가 아니다. IARC에서는 확실히 밝히지는 않았지만 고기의 성분 자체가 조리되면서 발암 물질을 필연적으로 함유하기 때문이라고 논평하였다. 청정우 같은 프리미엄육을 사 먹어도 발암성이 있다는 뜻이다. 이에 전세계의 육류업자들이 고기를 발암물질로 만들 셈이냐며 정식으로 항의하기도 하는 등 논란이 있었다. [3] 단, 올바른 조리 과정을 거치면 먹어도 문제는 없다. 문서 참조. [4] 카프로락탐. 2019년 1월 18일 IARC 서문 개정에 따라 불필요하다고 판단되어 삭제되었다.# | }}}}}}}}} |
WHO는 가죽에서 나오는 먼지를 발암 물질로 규정했다.
9. 게임에서의 등장
대체로 천보다 바로 위의 등급이다. 이 위의 등급은 보통 사슬. 주로 '민첩함'하면 떠오르는 궁수와 도적 등의 직업을 가진 캐릭터들이 주로 착용하게 된다. 다만 현실에서는 천으로 만든 갑옷과 성능 차이는 크지 않으면서도 가격은 매우 비쌌다 보니 특수 환경에 진입하는 게 아닌 이상 잘 사용되지 않았다.실제로 옛날에는 가죽을 재료로 만든 갑옷이 군용으로 많이 이용되었지만, 게임이나 영상물에서는 대부분 이를 잘못 묘사하고 있다. 매체에서는 보통 그냥 가죽으로 만든 옷과 같은 형태로 묘사되지만, 진짜 가죽 갑옷은 가죽을 기름에 끓이는 등의 특수한 가공을 통해 딱딱한 판으로 만든 후[40] 그것들을 이어 붙여서 만든 갑옷이다. 게임이나 영상물에 종종 등장하는 가죽옷 스타일의 “갑옷”은 전투에서 보호 기능을 거의 제공하지 못할 것이다.
드래곤의 가죽 같은 것으로 설정해서 방어력을 꽤 높게 설정하는 경우도 있다.
대체적으로 야만 속성을 가진 사람들은 가죽 패션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바바리안의 대표적 아이템인 가죽 부츠와 가죽 치마만 봐도 그러하다. 그리고 이런 야만인의 가죽 패션은 대개 마무리가 거칠게 되어있다. 야만 속성을 부각시키기 위해서인 듯.
마비노기에서 경갑이라고 하면 주로 가죽 갑옷을 일컫지만, 정확하게는 시스템상 악세사리를 1개만 낄 수 있는 옷을 부르는 명칭이다. 이 때문에 대마로 만든 경갑이나 쇠로 만든 경갑, 그리고 솜으로 만든 중갑이 존재하는 등 작품 외적을 보면 기막힌 경우가 종종 등장한다.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에는 가죽 세공이라는 전문 기술이 있고 이 가죽 세공이라는 전문 기술로 각종 가죽 방어구를 제작할 수 있다. 자세한 것은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전문 기술 참조.
9.1. 던전앤파이터에 등장하는 가죽
자세한 내용은 던전 앤 파이터/아이템/가죽 문서 참고하십시오.9.2. 엘더스크롤 시리즈에 등장하는 가죽
자세한 내용은 가죽(엘더스크롤 시리즈) 문서 참고하십시오.[1] 참고로 동물의 고기는 근육에 해당한다.[2] 반대로 '살가죽'은 크게 낮춰 부르는 느낌이 없으며, 사람과 동물 모두에게 쓰인다. 또한 '살갗'은 거의 사람한테만 쓰인다.[3] 대표적으로 예전에, 가죽신을 만드는 일을 직업으로 하던 사람을 가리키는 단어인 '갖바치'와, 아교를 가리키는 고유어인 '갖풀'이 있다. 현재까지 쓰이는 단어는 '살갗'이다.[4] '가죽'의 용도, 즉 의류와 일부 도구(가방, 지갑 등)의 재료로 사용되는 동물의 껍질을 가죽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5] 단적인 예로 소가죽을 들자면, 소가죽을 얻고자 소를 죽인다면 그 소가 살아 있었을 때 할 수 있었던 일들, 즉 그 소가 일군 논밭에서 몇 년 동안 얻을 수 있는 각종 농작물, 그 소가 송아지를 낳고, 그 송아지가 자라서 또 논밭을 일궈 주면서 다시 논밭에서 나오는 각종 농작물, 그리고 소에게서 나올 우유와 쇠똥(비료), 그리고 소가 송아지를 너무 많이 낳으면 필요 이상으로 많은 송아지들을 다른 사람에게 빌려주거나 팔아 치우면서 생기는 부가적 수입 등을 모두 포기해야 한다는 것이다.[6] 가죽의 영어 표기인 'Leather'를 발음하면 대충 '레더' 정도가 되고, 이를 일본어로 옮기면 일본에서는 th 발음을 z로 옮기기에 'レザー'가 된다.レザー의 뜻이 두 가지가 있는데 첫 번째가 가죽이고 두 번째가 모조(인조) 가죽이다. 일본에서도 진짜 가죽은 本皮(혼가와)라 표기하며, 레자는 인조 가죽을 일컫는 데 사용된다. 그리고 일본에서 생긴 이 용법이 한국에 넘어오고 한글로는 Z 발음을 표기할 수 없기 때문에 J로 바꿔 '레자'로 변형되었다.[7] rough out, 겉과 안을 뒤집어 매끈한 면을 안쪽으로 향하고 거친 면을 바깥으로 노출시킨 가죽[8] suede, 안쪽 바깥쪽 양쪽 다 거친 면으로 가공한 가죽[9] 루왁 커피의 제작 역시 엄청나게 비인도적인 것으로 유명하며, 심지어 한국에서도 반달곰을 웅담 채취를 위해 사육한 적이 있었는데 똥도 제대로 치우지 않는 철제 캐비지에 그대로 가두어 사육한다든가, 쓸개즙을 채취하기 위해 고로쇠물 채취하는 것처럼 산 곰에게 관을 꼽는 등 엄청나게 비인도적인 경우가 존재했다. 그나마 선진국인 한국에서도 규제가 없으면 이런 사태가 발생한다. 사람 살기도 어려운 개도국에서 어떤 일이 일어날지는 매우 자명하다.[10] 특히 육용으로 사육되지 않는 동물의 경우[11] 다만 이는 목이나 머리 등의 급소를 둔기로 때려서 가죽의 손상 없이 빠르게 목숨을 끊는 방식이지, 옛날 개 잡아먹듯 온몸을 두들겨 패는 방식은 아니다. 상식적으로 생각해 봐도 생산 공정을 저런 식으로 운영하면 시간과 노동력의 낭비가 지나치게 심하고 가장 중요한 가죽도 상한다.[12] 다만, 방한 용도에 한정해서는 아직 실용성이 있는데, 하술할 털없는 가죽의 장점을 모피도 당연히 가지고 있는데다, 모피 대체재료들도 방한성이라는 부분에 있어서 진짜 모피에 비해 다소 모자른 편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누이트나 네네츠족, 사미인같은 북극권 원주민들에게는 모피 말고는 방한복의 재료를 조달할 방도가 마땅하지 않다보니, 실용적인 목적으로 모피 제품을 찾는 것에 대해서는 뭐라하지 않는 환경 운동가들도 좀 있을 정도다. 로알 아문센 vs 로버트 스콧 항목을 보면 알겠지만, 영국산 공장제 모직물 방한복을 입은 로버트 스콧 탐험대는 전부 추위에 몰살당했는데, 로알 아문센 탐험대는 동상 하나 입지않고 무사히 생환한 비결도 이누이트식 모피 코트였을 정도였다.[13] 물론 가죽 역시 마찰에 의해 표면에 상처가 날 수 있지만, 모피와는 달리 빠질 털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 데다가 직물처럼 찢어지는 일도 거의 일어나지 않아 미관상 흠이 생길지언정 기능상으로는 큰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 만약 가죽이 찢어질 정도의 마찰이라면 모피 같은 것은 진작에 폐품이 되어 버리고, 케블라와 같이 특수한 경우를 제외한 일반적인 직물 역시 버텨내지 못한다.[14] 소나 양, 피혁 용도로 흔히 쓰이는 것은 아니지만 돼지 역시 오래 키워서 잡는 것보다 적당히 살집 붙었을 때 잡는 것이 맛이 좋다. 그렇다고 태어나자마자 잡아먹는 것도 아니다. 애저회나 새끼 돼지 통구이 등의 사례를 볼 수 있듯이, 태어나자마자 잡아먹는 요리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대체로 2~3년 키운 다음에 도축하는 것보다 맛이 옅어서 별미로 먹는 것 외에는 요리로서의 가치가 그다지 없다고 한다.[15] 국내 성경 출판업계가 2000년대 초반부터 성경책 커버용으로 인조 가죽으로 대거 많이 갈아탔으나, 세월이 지나 인조 가죽의 내구성 클레임이 많이 제기되어 현재는 출판업계가 이 문제를 자각하고 가격을 올려받을 겸하여 천연가죽 판본을 여럿 발매하고 있다.[16] 5~10년 정도만 지나면 인조가죽 제품은 흉하게 벗겨지거나 경화되어 갈라지는 경우가 많다.[17] 그나마 농사용 가축이나 오래오래 살려두거나 죽어도 그냥 묻어주는 거지, 물자가 풍족한 나라에서 육용으로 계획 사육한 가축은 보통 생애의 반도 안 보낸 시점에서 도축한다. 가죽 가지고 뭐라 할 바엔 그냥 육식 자체를 끊는 것이 좋다.[18] 가죽의 특성상 멍이 들거나 흠집이 나면 상품 가치가 떨어진다. 최고급 브랜드인 롤스로이스 같은 경우 모기 물린 자국조차 허용하지 않는다.[19] 고기의 질긴 근섬유를 풀어주기 위해 고기를 망치 등으로 두드리는 것은 어디까지나 피를 모두 뺀 상태로 시행하는 것이지, 피가 그대로 남아 있는 채로 마구잡이로 두들기면 피가 고기에 배게 되고 그로 인해 피비린내가 배면서 고기를 못 쓰게 된다.[20] 가죽, 모피 모두 벗긴 상태 그대로 쓰지 않는다. 생가죽을 그대로 사용하는 것은 고대시대에나 했던 일이며, 가공법이 발달한 현대에는 그냥 가죽을 버리는 짓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 또한 이렇게 가공을 마친 가죽은 가공하는 사람의 몸에도 유해할 정도로 화학적인 과정을 거친 상태기에 가공 이전의 가죽과 차이가 크다.[21] 동물보호론자들은 그렇다고 주장하지만 실제로 그런 업체는 없다시피 하다. 태아 상태로는 고기와 가죽 수율이 너무 낮기 때문에 그냥 살려서 더 키우는 게 이득이기 때문.[22] 요즘 라이더 자켓은 사실상 패션 아이템이 되었기 때문에 편의나 옷 핏을 살리기 위해 양가죽 등도 사용된다.[23] 특히 남성복 패션계에 영향을 많이 끼치는 스타일 포럼의 경우 그 정도가 심하다.[24] 참고문헌 : 김세준, <<가죽공예베이직>>, 중앙북스, 2018, p.54-61[25] 단, 내구성이 튼튼하다는 것과 아름다움을 오래 유지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이다. 오래 사용한 가오리 가죽은 특히 자주 움직이거나 접히는 부위를 중심으로 표면에 박힌 알갱이들이 하나둘씩 떨어져 나가기 때문에 튼튼한 내구성은 유지될지언정 외관상으로는 점점 볼품없게 변해갈 수 있다.[26] 일본 측에서는 소가죽 대비 30배의 인장강도를 가졌다는 언급도 나오나, 진위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물론 상어 가죽이 내구성이 아주 강한 가죽이라는 점은 변함이 없다.[27] 한국에서 먹장어 요리가 대중화된 계기가 먹장어 가죽을 벗겨내고 남은 고기를 싸게 구할 수 있어서였다. 요즘은 먹장어를 그대로 들여와 요리하기 때문에 가격이 엄청나게 올라갔다.[28] 이정갑(1985).『실용적인 생활예술-가죽공예-』.(서울:한림출판사) ,p.35[29] 다만 현재는 동물 보호 단체의 항의에 의해 다른 동물의 가죽이나 인조 가죽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으며, 진짜 고양이 가죽을 사용햔 샤미센은 대단히 비싸다.[30] 주로 모피에 이용된다. 토끼는 북한이나 과거의 대한민국같이 가난한 나라에서 많이 키웠는데, 사람이 먹을 수 없는 풀을 먹여서 사람이 먹을 수 있는 토끼 고기와 그 외에 유용한 토끼 가죽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의 대한민국같이 살 만해진 나라에선 수요가 적다.[31] 가죽의 매끄럽고 단단한 은면(grain)과 섬유 조직이 북실북실하게 뒤엉킨 망상층(corium)을 갈라내는 작업. 은면을 가공하지 않으면 풀그레인, 은면의 피부 부분을 갈아내면 탑그레인으로 분류한다. 망상층은 주로 스웨이드나 커렉티드 레더의 재료로 쓰인다.[32] 이러한 통가죽은 기성 제품에서는 잘 사용되지 않는데, 가죽이 두꺼우면 접히거나 접착되어 두꺼워지는 부분을 필요로 하는 거의 모든 소형 가죽 제품들로 가공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보통 통가죽으로 이러한 소형 제품을 제작할 때는 공장에서의 가공이 모두 완료된 가죽의 면 전체 혹은 일부분(주로 접착면)의 두께를 제품 제작자가 직접 피할하는 과정을 거치며 이러한 과정이 일반적인 기성품을 대량 생산하는 공정에는 적합하지 않기 때문에 주로 소규모의 수제품 등에 사용된다.[33] 제대로 된 텀블드 레더도 스무스 레더보다는 내구도가 약하다. 그래서 더 부드러운 것이지만.[34] 심지어 택배 배송이 되는 과정에서 박스에 부딪혀서 흔적이 생길 정도고, 손톱으로 긁으면 자국이 남아서 지지 않는다.[35] 극단적으로 비교하자면, 평생 역용우로 사육되며 일을 하다 늙어서 자연사한 소의 풀그레인 VS 태너리에서 신경 써서 방목 관리한 뒤 만든 카프 스킨 탑그레인을 예로 들 수 있겠다.[36] 이 효과로 나타난 외관의 변화를 파티나(patina)라고 한다.[37] 흔히 전후 관계가 바뀌곤 하는데, 아닐린 염료로 염색을 했기 때문에 고급품이 되는 것이 아니라, 고급 가죽이기에 아닐린 염료로 염색을 하는 것이다.[38] 범죄자나 창녀, 고리대금업자 같은 자들.[39] 머리 고기는 예외. 소머리 국밥에 들어 있는 고기에는 비계도 아니고 갈색의 반투명한 부위가 있는데, 그것이 푹 익어 젤라틴화한 소머리 부분 가죽이다. 이그니라고 한다.[40] 제대로 가공된 고급 가죽 갑옷은 거의 플라스틱 수준으로 단단하다. 둔기 등에 의해 강한 충격을 받으면 일반적인 가죽처럼 휘어지는 것이 아니라 그대로 깨져 버릴 정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