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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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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2. 정립3. 유대교에서의 사본의 취급4. 여담

1. 개요

토라(תּוֹרָה, Torah)는 좁은 의미로 타나크의 첫 다섯 책인 창세기, 출애굽기/탈출기, 레위기, 민수기, 신명기를 가리킨다. 히브리어 Torah는 흔히 “율법”으로 번역되지만, 본래 의미는 “가르침”, “지침”, “교훈”에 가깝다. 유대교에서 토라는 좁게는 모세오경을, 넓게는 하느님의 계시와 유대교의 가르침 전체, 나아가 구전 토라까지 포함하는 말로 쓰일 수 있다. 브리태니커도 Torah가 좁게는 히브리 성경의 첫 다섯 책을 가리키지만, 넓게는 이스라엘에게 주어진 하느님의 계시와 가르침 전체를 뜻한다고 설명한다.

기독교에서는 그리스어 명칭에서 유래한 오경, 즉 Pentateuch라는 표현이 널리 쓰이며, 전통적으로는 모세오경이라고도 불린다. 유대교와 기독교는 이 다섯 책을 정경으로 인정하지만, 사마리아교는 마소라 본문과 차이가 있는 사마리아 오경을 정경으로 삼는다. 이슬람은 모세에게 주어진 계시인 타우라트를 인정하지만, 현행 유대교 토라를 그대로 이슬람의 정경으로 삼는 것은 아니다. 바하이 신앙 역시 이전 계시 전통을 존중하지만, 고유한 권위 문헌은 바하올라, 압둘바하 등의 저작을 중심으로 한다.

2. 정립

전통적인 모세 저자론은 중세까지 거의 의심 없이 받아들여졌으며, 현재까지도 유대교 및 기독교를 중심으로 유지되고 있다. #

1697년 에든버러의 토머스 에이큰헤드(Thomas Aikenhead)라는 학생은 모세오경이 모세가 아닌 모세 시대로부터 800년 이후에 저술됐다는 주장을 했다가 교수형에 처해졌다. 그는 영국에서 신성모독죄로 처형당한 마지막 인물이었다. 덧붙이자면 토머스 에이큰헤드가 연구나 출판 등을 통해 신학적 주장을 펼친 것은 아니다. 지금으로 치자면 대학생이 친구들과 종교 논쟁을 벌이다가 성경과 성경인물들에 대한 모독적 발언들을 하였고 친구들이 신고해 기소되고 사형된 사건이다.
(신명기 34장)[1]
5 야훼의 종 모세는 그 곳 모압 땅에서 야훼의 말씀대로 죽어
6 모압 땅에 있는 벳브올 맞은편 골짜기에 묻혔는데 그의 무덤이 어디에 있는지는 오늘까지 아무도 모른다.
7 모세는 죽을 때 나이 백이십 세였다. 그러나 그의 눈은 아직 정기를 잃지 않았고 그의 정력은 떨어지지 않았었다.
8 이스라엘 백성은 모압 광야에서 삼십 일 동안 모세의 죽음을 슬퍼하며 곡했다. 이렇게 그들은 모세의 상을 입고 곡하는 기간을 채웠다.
9 눈의 아들 여호수아는 하느님의 영을 받아 지혜가 넘쳤다. 모세가 그에게 손을 얹어주었던 것이다. 그의 지휘 아래 이스라엘 백성은 야훼께서 이미 모세에게 분부하신 일을 다 이루었다.
10 그 후로 이스라엘에는 두 번 다시 모세와 같은 예언자, 야훼와 얼굴을 마주보면서 사귀는 사람은 태어나지 않았다.
그러나 모세가 쓴 것이 아니라 모세의 시대에서 수백 년이 지난 후에 그간 전해지던 창세기 전승을 모아서 여러 서술 집단의 공저로 쓰였다는 주장이 근대 이후 학계의 주류가 되어 왔다. 단편설(Fragmentary hypothesis)은 모세오경이 여러 짧은 단편들이 하나의 문서로 수집된 결과물이라는 설이다. 문서설(Documentary hypothesis)은 모세오경의 내용이 서로 다른 독립적이고 정리된 문서 몇 개로부터 편집된 것이라고 주장한다. 보충설(Supplementary hypothesis)은 서로 독립적인 문서의 존재를 가정하지 않고 이전부터 존재하던 문서에 각 시대마다 서로 다른 내용이 계속 보충되었다는 설이다.

19세기 학자 율리우스 벨하우젠이 종합한 4개 출전 모델에 의하면, 하느님을 야훼로 지칭하는 야훼계 문서(Yahwist, J), 엘로힘으로 지칭하는 엘로힘계 문서(Elohist, E), 사제들이 편집한 것으로 여겨지는 사제계 문서(Priestly, P), 신명기와 관견된 것으로 여겨지는 신명기 문서(Deuteronomist, D) 등 네 가지 문서로부터 토라가 기원하였다. 이 견해는 1970년대까지는 구약학계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한 통설이었고, '통설'이 깨지고 백가쟁명의 상태에 들어선 현대에도 수정된 형태의 문헌 가설'들'은 여전히 유력한 대안 가설 후보들에 속해있다.

현대의 오경 모델들에서도 대체로 D와 P가 토라의 기원으로 존재했다는 사실은 인정되는 편이다. 다만 J와 E에 대한 고전적 가설은 이제 지지자가 거의 없고, 핀포인트로 약간만 수정하든 완전히 4출전 가설을 포기하든 다양한 대안 가설들이 경쟁 중이다. J와 E를 완벽하게 포기하거나, JE라는 하나의 느슨한 출전으로 보거나, 아예 P와 non-P로만 구분하는 등 다양한 접근이 존재한다. 고전적 벨하우젠식 4문서설은 더 이상 단일 표준설이 아니나, 수정된 문서설·보충설·단편설 등이 경쟁한다

한편, 학계에서 토라가 언제 최종적으로 완정되었는지 추정하는 연도는 모세 시대는 물론 북이스라엘/남유다 왕국 시대보다도 후대로 밀려나 페르시아 시대(기원전 539-기원전 333)가 통설이 되기에 이르렀다.

이들은 다섯 부분으로 구분되기는 하지만 원래 한 두루마리에 묶여 전해졌기 때문에 한 권으로 취급하기도 한다.[2][3] 일반적으로 '토라'는 율법서를 가리키는데 타나크의 율법서인 토라와 예언서 그리고 성문서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구분되고 있다. 유대교의 입장에서 율법서 중 가장 중요한 책은 토라이다. 토라는 유대교의 입장에서는 모세오경 외에도 좀 더 넓은 의미에서 타나크 전체를 가리키기도 하므로 모세오경을 곧 토라로 지칭하는 것은 유대교인들의 입장에서는 다소 오해를 가져올 수 있다.

이슬람의 경전 쿠란에도 모세오경에 등장하는 이야기들이 언급되지만, 예언자들의 죄악이나 실수가 모세오경처럼 적나라하게 구체적으로 나오지는 않는다. 쿠란의 구절들은 외워서 예배 중에 낭독하기 위한 바, 예배 와중에 예언자들의 실수를 구체적으로 적나라하게 낭독하는 건 이치에 맞지 않기 때문이다. 쿠란에서 상정하는 구약성경의 이야기는 유대교나 주류 그리스도교파의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교의 소수분파가 믿던 이야기에서 접했을 가능성도 있다.

3. 유대교에서의 사본의 취급

당연한 일이지만 유대교에서 매우 귀중하게 다루는 물건이기도 하다.#

토라 두루마리, 곧 세페르 토라(Sefer Torah)는 회당 예배에서 사용되는 손필사 두루마리로, 유대교에서 매우 높은 경건성과 정확성이 요구되는 성물이다. 회당용 토라 두루마리는 정결한 종의 동물 가죽으로 만든 양피지에 기록되어야 하며, 가죽은 토라 두루마리 제작을 위한 의도를 가지고 가공되어야 한다. 반드시 송아지 가죽이어야 하는 것은 아니며, 송아지 가죽이 흔히 쓰이지만 양, 염소, 사슴 등 정결한 동물의 가죽도 사용될 수 있다. 자연사한 동물이어야 하는 것도 아니며, 핵심 조건은 정결한 종의 가죽이라는 점이다.

토라 두루마리는 검은 잉크로 써야 하며, 훈련된 서기관이 검증된 본문을 보면서 손으로 필사한다. 서기관은 기억에만 의존하여 쓰면 안 되며, 한 글자씩 정확히 베껴야 한다. 인쇄본이나 기계·로봇으로 쓴 두루마리는 회당 예배용 세페르 토라로 사용할 수 없다.

전통적으로 서기관은 깃털펜이나 갈대펜을 사용한다. 철제 필기구는 양피지를 손상시킬 수 있고, 철이 무기와 연관된다는 상징적 이유 때문에 적절하지 않은 것으로 설명된다. 다만 이를 “타나크에 나오는 정결한 식물이나 동물로 만든 필기구만 허용된다”는 식으로 쓰는 것은 부정확하다.

하느님의 이름, 곧 지워서는 안 되는 신명을 쓸 때에는 특별한 의도와 경건함이 요구된다. 서기관이 작업 전에 미크베에 들어가는 관습이 언급되기도 하지만, “하느님이라는 단어가 나올 때마다 반드시 목욕해야 한다”거나 “그때마다 펜을 버려야 한다”는 식의 설명은 일반 할라카 규정으로 보기 어렵다.

토라 두루마리는 한 글자라도 빠지거나 심하게 손상되면 예배용으로 부적합해질 수 있다. 일반 단어의 오류는 경우에 따라 긁어내고 다시 쓰는 방식으로 교정할 수 있으나, 지워서는 안 되는 신명에 생긴 오류는 훨씬 엄격하게 다루어진다. 다만 “하느님이라는 단어에서 한 획이라도 틀리면 언제나 해당 페이지 전체를 뜯어내야 한다”는 식의 설명은 지나친 단순화이다. 오류의 종류와 위치, 이미 신명의 거룩함을 위한 의도로 쓰였는지 등에 따라 실제 판단은 더 복잡하다.

토라 두루마리는 회당의 성궤, 곧 아론 하코데쉬에 보관된다. 아슈케나즈 전통에서는 천으로 된 토라 커버를 씌우는 경우가 많고, 세파르디·중동계 전통에서는 나무나 금속 케이스에 넣어 보관하는 경우가 많다. 훼손되거나 더 이상 예배용으로 사용할 수 없는 토라 두루마리는 일반 쓰레기로 버리지 않고, 게니자에 보관하거나 매장하는 방식으로 처리한다. 낡은 토라 두루마리를 토라 학자의 무덤 근처나 묘지에 묻는 관습도 문헌상 언급된다.

토라를 폐기할 때에도 유대인들은 토라를 일반 쓰레기통에 버리거나 불에 태우는 일이 없다. 얼마나 토라를 소중히 여기는지 회당에 일단 보관해 두다가 정 폐기할 때가 되면 사람이 묻히는 공동묘지에 묻는다고 한다.

회당에서 사용하는 토라 두루마리에는 모음기호나 칸틸레이션 기호가 적혀 있지 않다. 낭독자는 별도의 교재와 전승을 통해 모음, 억양, 칸틸레이션을 익힌 뒤 두루마리에서 낭독한다. 따라서 “토라 글자에 음의 고저와 장단이 표기되어 있어 누구나 동일한 소리로 낭독한다”는 설명은 틀렸다.

토라는 전통적으로 54개의 주간 독서 단위, 곧 파라샤/파르샤로 나뉜다. 그러나 유대력의 평년은 353~355일이므로 실제 안식일 수가 54개 독서 단위를 모두 개별적으로 읽기에 충분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일부 주에는 두 파르샤를 합쳐 읽으며, 명절이 안식일과 겹치면 특별 독서가 들어간다. 또한 이스라엘과 디아스포라의 독서 일정이 달라지는 경우도 있고, 일부 공동체는 3년 주기 독서 방식을 사용한다. 따라서 “전 세계 유대교 회당이 정확하게 같은 분량을 같은 날 읽는다”는 문장은 수정해야 한다.

토라는 반드시 송아지 가죽에만 기록되는 것이 아니라, 양가죽이나 사슴 가죽 등 정결한 동물의 가죽에 기록되기도 한다. 동물 가죽이 아닌 일반 종이에 인쇄된 두루마리는 아무리 고급스럽게 만들어진 것이라 할지라도 회중 앞에서 낭독할 때 사용할 수는 없다고 한다. 요새는 토라를 양장본 책으로 엮기도 하며, 심지어 손톱 크기만 한 초소형으로 만들어 휴대용이나 장신구로 사용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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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라를 읽을 때에는 보통 야드(yad)라고 불리는 지시봉을 사용한다. 이는 본문 위치를 따라가기 위한 도구이자 양피지와 글자를 직접 만지는 일을 줄이기 위한 도구이다. “손으로 만지면 부정을 탄다”기보다는, 성물을 존중하고 글자와 양피지를 보호하기 위한 관습으로 설명하는 것이 정확하다.

비유대인이 토라를 만지면 부정을 탄다는 설명은 삭제해야 한다. 마이모니데스는 의례적으로 부정한 사람, 월경 중인 여성, 비유대인도 손이 더럽지 않으면 토라 두루마리를 잡고 읽을 수 있다고 설명한다. 핵심은 접촉자의 민족성이 아니라 손의 청결과 성물에 대한 존중이다.

토라 두루마리를 떨어뜨렸을 때 금식하는 관습은 있으나, 고전적 법전에서 명시된 보편 의무로 보기 어렵다. “사흘간 금식” 또는 “40일간 금식”처럼 단정하는 표현은 피해야 한다. 현대 설명에서도 40일 금식은 널리 퍼진 오해이며, 실제로는 공동체 관습에 따라 하루 금식이나 자선, 공동체적 회개 행위 등으로 대체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된다.

전통 할라카에서 토라 두루마리의 매각은 매우 제한된다. 《슐한 아루크》는 세페르 토라를 파는 것은 원칙적으로 금지되며, 토라 공부나 결혼과 같은 제한된 목적을 위해서만 허용된다고 규정한다. 포로 구출 등 생명과 공동체 보존에 관련된 경우도 논의된다. 따라서 이를 단순히 “비유대인에게 팔 수 있느냐”의 문제로만 설명하기보다는, 토라 두루마리의 성물성 때문에 매각 자체가 제한된다고 쓰는 편이 정확하다.

4. 여담

현재 한국에 존재하는 토라 두루마리는 서울의 한남동 유대교 회당(시나고그)에 소재한다. 한국에서의 토라 봉헌식

한때 예언서라며 떠돌았지만 끼워맞추기에 말장난이라고 회의주의적으로 논파된 바이블 코드(Bible Code)가 사용하는 성서의 부분도 토라이다.

사랑제일교회에서 모세오경을 제외한 나머지 성경들은 해설서라는 발언을 해서 이단 논란이 된 바 있다.
[1] 모세 저자설이 사실이라면 모세가 자신의 죽음과 그 이후까지 서술한 것이 된다.[2] 이렇게 내용이 주욱 이어지는 두루마리를 다섯 권으로 나누다 보니 각각을 이름 짓기 애매해서 유대인들은 그냥 각 권들의 첫 줄에서 한 마디씩 따서 부른다. 이를테면 제2권(탈출기)의 첫 문장 '그리고 이스라엘 자손의 이름들은...'에서 따온 '이름들'을 2권의 제목으로 삼는 식.[3] 초막절에는 이 토라 두루마리를 안고 춤을 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