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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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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사대 고전소설
사대기서
四大奇書
[[삼국지연의|삼국지연의
三國志演義
]]
[[수호전|수호전
水滸傳
]]
[[서유기|서유기
西遊記
]]
[[금병매|금병매
金甁梅
]]
사대명저
四大名著
[[삼국지연의|삼국지연의
三國志演義
]]
[[수호전|수호전
水滸傳
]]
[[서유기|서유기
西遊記
]]
[[홍루몽|홍루몽
紅樓夢
]]
'''{{{#f0c420 [[명나라|{{{#!wiki style="display: inline; padding: 2px 3px; border-radius: 0px; background: #f0c420; font-size: 1.0em;"
수호전
水滸傳

Shui Hu Zhuan
Water Margin
'''
파일:108_Demon_Kings.png
▲ 수호전의 삽화
<colbgcolor=#005a94><colcolor=#e0e0e0> 저자 [[명나라|
大明
]] 시내암(施耐庵), 나관중(羅貫中)
공개 원말명초[1]
언어 중국어 (백화문)
종류 소설
장르 협의 소설(俠義小說)[2]
배경
시간
CE 1112년 ~ 1125년 ( 휘종)[3]
공간
중국중원, 강남 등지
등장인물
분량
회수
120회[5]
권수
6~10권 (한국어 단행본)
출판사
[[대한민국|]][[틀:국기|]][[틀:국기|]] RHK코리아[6], 글항아리[7], 문예춘추사[8], 대산출판사[9]
관련 작품 《수호후전(水滸後傳)[10]
《탕구지(蕩寇志)[11]
금병매(金甁梅)[12]
2차 창작 영화, 드라마 등 다수 작품 존재

1. 개요2. 외국어 표기3. 판본 성립사4. 등장인물5. 줄거리6. 역사적 사실과의 관련7. 수호전의 제목8. 평가
8.1. 서로 모순되는 가치관과 갈등 묘사8.2. 비중 조절 실패8.3. 호평8.4. 그 외
9. 관련 작품10. 여담11. 관련 커뮤니티12. 둘러보기

[clearfix]

1. 개요

《수호전》[13]중국사대기서 중 하나로 인정받는 중국의 고전소설로 이후 유행했던 무협소설의 원조로 일컬어진다.

원나라시내암이 원작을 쓰고, 《삼국지연의》의 작가인 나관중이 손질했다는 설이 대세지만, 시내암이 실존인물이었는지는 불분명하다.

2. 외국어 표기

<colbgcolor=#ddd,#222> 언어별 명칭
한국어 수호전 (水滸傳)
영어 Water Margin
All Men Are Brothers
프랑스어 Au bord de l'eau
스페인어 A la orilla del agua
Bandidos del pantano
러시아어 Речные заводи
중국어(간체자) 水浒传 (Shuǐhǔzhuàn)
아랍어 حافة الماء
광동어 水滸傳 (seoi2 wu2 zyun2)
마인어 Batas Air
몽골어 미상[영어]
베트남어 Thủy hử
Thủy hử truyện
일본어 水滸伝 (すいこでん)
중국어(번체자) 水滸傳 (Shuǐhǔzhuàn)
태국어 ซ้องกั๋ง
페르시아어 لب آب
히브리어 שפת המים
힌디어 미상[영어]
그리스어 미상[영어]
네덜란드어 Verhaal van de wateroever
독일어 Die Räuber vom Liang-Schan-Moor
스웨덴어 Berättelser från träskmarkerna
이탈리아어 I briganti
튀르키예어 Su Kenarı
포르투갈어 Margem da Água
폴란드어 Opowieści znad brzegów rzek
라틴어 Margo Aquae
에스페란토 미상[영어]

3. 판본 성립사

<나관중본>과 <모종강본>으로 간단히 구분할 수 있는 《삼국지연의》와는 달리, 《수호전》의 판본 성립사는 상당히 복잡하다. 기본적으로 아래에 언급한 조본(祖本)과 번본(繁本)이 널리 알려져 있다. 번본은 100회본, 120회본, 70회본의 세 계통으로 나뉜다. 그 밖에도 여러 간본(簡本)[18]이 있지만 듣보잡으로 여겨진다.[19] 일본에서는 120회본이 수입되었기 때문에 120회본이 가장 널리 읽히지만, 중국에서 가장 널리 읽히는 것은 70회본이다.

4. 등장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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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줄거리

이 문서에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문서가 설명하는 작품이나 인물 등에 대한 줄거리, 결말, 반전 요소 등을 직·간접적으로 포함하고 있습니다.


도입부는 북송 인종 시대부터 시작된다. 인종은 나라에 역병이 돌자 태위 홍신에게 용호산으로 장천사(張天士)[23]를 찾아가 역병을 물리칠 것을 부탁하라는 명을 내린다. 고생 끝에 장천사를 만나고 장천사는 학을 타고 역병을 퇴치하러 개봉으로 떠난 후에, 도관을 구경하던 홍신은 장천사가 복마전36천강 72지살의 108 마성(魔星)을 봉인해두었다는 말을 듣는다. 홍신은 세상에 그런 것이 있을리 없다며 가짜를 밝히겠다고 봉인을 뜯어버렸고[24] 굉음과 함께 어두운 기운이 튀어나와 사방으로 흩어져 사라졌다. 겁먹은 홍신은 이 일을 비밀에 붙였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 때는 북송 말기 휘종 치세, 세상이 혼란해지고 황제는 무능하여 간신들과 어울려 충신들을 멀리하고, 황제의 측근이었던 고구가 모든 실권을 쥐고 폭정을 일삼고 있었다. 이에 과거에 복마전에서 풀려났던 108 마왕들이 현세에 108 호걸들로 강림하여 양산박을 본거지로 삼고[25] 폭정과 외부의 위협에 대항하여 새로운 세상을 열어간다는 줄거리다.

초반에는 사진노지심임충양지송강무송 등을 순서로 협객 이야기를 이끌어나가고, 중반에는 양산박의 우두머리 격이 되는 송강이 주인공이 되어 108명의 호걸들이 양산박에 집결하고, 후반에는 송나라의 초안(招安)[26]을 받고 반란군을 진압하는 내용이다. 개성이 뚜렷한 108명의 호걸들과 거칠지만 풍부한 어휘 등으로 옛부터 많은 사랑을 받으며 현재도 대중적으로 읽히고 있다. 108명 중 다수가 독립된 야담, 전설의 주인공이었으며[27], 말하자면 저스티스 리그어벤져스와 비슷하다 할 수 있다.

이 소설의 주요 사상은 사해(四海)는 모두 형제(是海之内皆兄弟啊, All men are brothers)[28]라고 할 수 있다. 작중 양산박 호걸 108명은 모두 의형제를 맺어 서로를 호형호제한다. 이는 본작이 논어의 안연편에서 인용한 ≪사해지내(四海之內) 개형제야(皆兄弟也)≫ 라는 구절로 시작되는 것으로도 알 수 있는 사실이며 흔히 이 여덟글자가 수호전의 주제를 압축하고 있다고 설명하는 것이다.[29] 그리고 작중 등장하는 양산박의 주요 이념은 체천행도(替天行道), 충의쌍전(忠義雙全)이다. 즉, "하늘을 대신하여 도를 행하며", "충과 의가 모두 온전하다"라는 뜻으로, 부패한 북송 조정을 개혁하고 어려운 백성을 구휼하고자 한다. 특히, 주인공인 송강을 비롯한 조정 관리, 장수 출신 인물들은 황제(휘종)가 양산박을 인정하여 조정에 귀의하고자 하며, 천하가 혼란하여 부득이하게 도적이 되어 고구를 비롯한 탐관오리를 척결하려 한다고 주장한다. 다만, 양산박은 이들의 주장과는 달리 100% 의적이라고는 보기 힘들다. 물론 북송 조정은 아예 답이 없는 상태다. 그래서 《수호전》을 안티히어로 작품이라고 하는 경우도 있다.

동아시아의 주된 사상인 유교, 불교, 도교의 요소도 적잖이 반영되어 있다. 충의쌍전과 체천행도(유), 노지심무송(불), 공손승과 그의 스승 나진인 그리고 108성, 올안광의 태을혼천상진(도)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소설이 전개되는 동안 거의 죽지 않던 양산박의 호걸들이 마지막 전투인 방랍의 반란 사건에서 70명 가까이 우수수 몰살되어 버리는 걸 보면[30], 충격과 공포. 이것도 소드마스터 야마토 식의 결말이라 해야 할지도. 사실 양산박이 시대와 장소를 달리한 당시 창궐하던 산적과 호걸들의 얘기들을 억지로 끌어모은 것이라서 행적을 알 수 없거나 가상의 인물들을 정리할 필요가 있었기에 어쩔 수 없이 쉽게 죽어나가는 것이다.

6. 역사적 사실과의 관련

송나라 시대의 역사서인 《송사》에 송강 등 도적의 괴수 36인이 귀순하였다는 기록이 있으며 또한 방랍강남(중국)에서 반란을 일으켰다는 기록이 있다.[31]
《수호전》에 등장하는 인물 중에 실존인물로는 송강 이외 천강성 36인(이 36인도 어떠한 사람이 실존인물인지 분분하다.), 조개, 손립, 두천, 이충, 왕륜, 방랍, 여사낭, 정표, 고구, 동관, 양전, 채경, 후몽, 장숙야, 이사사, 왕품, 왕환 등이 있다.[32] 즉 송나라와 금나라의 전쟁으로 혼란스럽던 시기, 수많은 도적떼들이 창궐하였고 그들 중 조정에 귀순한 송강의 패거리를 주축으로 삼아 당시 유명한 도적들의 일화를 양산박 108호걸이라는 이름으로 집대성한 올스타 개념의 작품이라고도 할 수 있다.[33]

7. 수호전의 제목

국내에는 흔히 《삼국지》, 《초한지》 등과 묶으려고 그랬는지 《수호지》라고 부르는 경우가 많은데, 이 소설의 제목은 《수호(誌)》가 아니라 《수호(傳)》이다. 수호전이 인기가 많은 중국일본에서도 수호전으로만 부르지 수호지라고는 부르지 않는다. 《삼국지》와 《초한지》는 왕조를 중심으로 다루기 때문에 '지'가 붙지만, 《수호전》은 인물 중심의 이야기(傳)이기 때문이다.[34] 다만 국내에서는 수호지라는 표기도 오래되었는데 이미 조선 후기에 유통되던 방각본에서도 수호지라는 표기가 보인다.

영문 제목으로는 《Water Margin》, 《All Men Are Brothers》[35][36], 《Outlaws of the Marsh》[37]가 있다. 코에이에서는 《수호전》의 제목을 《Bandit Kings of Ancient China》라고 번역했다.

8. 평가

중국사대기서의 하나로 꼽히며, 또 다른 사대기서인 《금병매》의 모체가 되는 작품이다.[38]

젊어서는 《수호전》을 읽지 말고 나이 들어서는 《삼국지연의》를 읽지 말라고 한다. 원래는 '젊어서는 《삼국지연의》를 읽고, 나이 들어서는 《수호전》을 읽어라'라는 말이 와전된 것이지만, 《수호전》은 정의감을 불러일으키기에 적합하니 젊음 자체가 발산하는 혈기를 주체하지 못하는 젊은이들은 굳이 읽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고, 《삼국지연의》에는 경험이 부족한 젊은이들에게 필요한 인생의 지혜가 담겨 있어서 이미 삶의 연륜이 쌓인 노회한 사람들에게 불필요하니 결국 업어치나 메치나 젊어서는 시간이 충분하니 함부로 나서지 말고 때를 기다리며(《삼국지》), 그리고 나이가 들어서는 시간이 얼마 없으니 현실에 안주하지 않는 도전정신을 새기라는(《수호전》)을 교훈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고금(古今)을 통틀어 큰 인기를 누리는 《삼국지연의》와는 달리,[39] 《수호전》은 상대적으로 한 단계 낮은 평가를 받거나[40] 논란에 휩싸이는 경우가 많다. 그 이유로는 다음과 같다.

8.1. 서로 모순되는 가치관과 갈등 묘사

수호전은 얼핏보면 주인공들이 거리낌 없이 인명을 살상하고, 도적질을 행하는 등, 도저히 감싸주기 힘든 악행을 저지르는 것을 미화하는 내용으로 이해하기 쉽다. 물론 작품이 어느 정도 피카레스크물적인 성격을 갖고 있는 만큼, 보통 사람들이 하지 못하는 행동을 거리낌 없이 행하는 대리만족물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를테면 재물을 한창 쌓아놓은 부잣집을 털어서 사람들에게 죄다 뿌리고, 본인들도 그것을 챙기며 희희낙낙한다거나, 오만하게 구는 관리를 한칼에 쳐죽이는 등. 이런 점에서 보자면 이는 후대 무협 소설의 대리만족적 정서와도 연결된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유교적 질서와 민간의 가치관의 충돌, 형식적이고 현실과 괴리되어 그저 부패하고 탐욕스러운 강자를 옹호할 뿐인 사회질서에 대한 반항심과 분노, 그리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각자의 악행이 마치 인과응보처럼 돌아와 천하를 횡행하던 영웅들이 그들이 비웃고 증오하던 체제를 수호하기 위해 싸우다가 허무하게 혹은 잔인하게 죽어나가며, 남은 생존자들조차 도망치듯이 조정을 등지고 도망치는 등 씁쓸하고 비극적인 결말이 기다리고 있다.

애당초 마냥 108호걸을 그저 영웅마냥 묘사하는 것은 아니다. 그들은 하늘의 신선들조차 눈살을 찌푸릴 정도로 위험하고 난폭한 요괴들이 사방에 풀려나가 사람 몸을 타고 들어와 부활한 것인데, 영웅담의 핵심 중 하나가 그들의 탄생을 미화하는 것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이미 이들의 결말이 별로 좋지 않을 것이라는 복선이 기다리고 있다. 또한 비참하게 죽임을 당한 형의 복수를 행하기 전까지는 여러 잘못을 저질렀어도 사회 질서에 순응코자 했던 무송이 전투 도중 왼팔이 잘린 것을 계기로 세상을 등지고 육화사에 정식으로 출가하거나, 멀쩡한 관리이자 명성 높은 협객이었던 임충이 아름다운 아내를 뒀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온갖 수난을 겪다가 양산박으로 들어가야 하는 처지가 되어 몰락하는 등, 사회적 질서가 타락하여 극단이 극단을 부르는 세태 또한 디테일하게 묘사하고 있다.

또한 도적으로서 이미 잘먹고 잘 살고 있었으며, 이미 관의 힘이 약해져서 도저히 토벌이 불가능했을 양산박의 영웅들이 조정의 용서를 받고자 뒤로 뇌물까지 바치면서까지 나라에 다시 초안을 받고, 목숨을 걸고 역적들과 싸우다가 죽어나가는 묘사는 이들이 단순히 탐욕스럽고, 이기적인 악당이라 보기 어려운 측면을 보여준다.

얼핏보면 굉장히 모순적인 108호걸들의 행보는 수호전이 완전히 정리되는 과정에서 뒤섞인 여러 가치관이 서로 모순되는 측면도 있으나, 근현대 이전의 중국 사회가 어떤 곳인지 이해하기 어려운 한국 독자들의 생각과 달리, 당시의 윤리관이나 명예 개념들은 우리가 아는 안정적인 법치국가의 그것과 전혀 달랐다는 점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일단 사회 지도층과 빈민, 천민, 일반인들과의 가치관에도 상당한 차이가 있었던 중국 사회인 데다, 끊임없이 지배계층이 변동하고, 불안정하며, 넓은 땅덩어리에 온갖 민족들이 뒤섞여 형성된 것이 중국이라, 하나의 가치관 아래에서 정립된 것이 아니라 각각의 지역이나 시대 정서에 따라서 각각의 해석이나 이를 따르는 방식이 달랐다. 그러다보니 사람을 함부로 해치는 것을 금하는 유교의 정서로는 이해가 안되지만, 또 반대로 유교가 중시하는 효, 충, 의와 같은 거시적인 개념을 위해서 누군가를 상하게 해야 하면 어떻게 해야 되나? 만약에 도저히 순응할 수 없을 정도로 사회적 질서가 타락하고 위선적이면 어떻게 해야 되나? 라는 질문에 일관된 답을 내릴 수 없어, 그 당시 정서에 따라, 이런 경우에는 사람을 죽이거나 해도 어쩔 수 없다거나, 오히려 이를 권장하는 등, 현대인들과 그 당시의 사고방식이 전혀 달랐다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

또, 그렇다고 기본적인 인간의 양심이나 공감능력, 정서를 또 완전히 거스르는 것은 아니라서, 수호전의 인기 캐릭터라는 이규의 행보는 이미 작중인물들조차도 기겁하면서 이 새끼 죽여야 되는 거 아니냐? 라고 치를 떨 정도로 묘사가 되며, 송강조차도 친동생처럼 아끼는 놈이지만 사람 할 짓을 못하니 너를 죽여야겠다며 몇 번이고 벌하려다가 간신히 참는 경우도 많았다. 당장 지나가는 사람들을 죽여서 먹고사는 양산박의 흉악한 산적들이, 우리의 도적질은 그래도 먹고 살 방법이 도저히 없다보니 행하는 방식이라 그렇다 치지만, 단지 맹세 때문에 멀쩡한 일반인을 죽이는 것은 잘못된 거 아니냐고 당황하는 것이 임충과 왕륜의 투명장 에피소드를 통해 나타나고, 누가 하나 죽이는 것은 그냥 파리 목숨 날리는 것처럼 하는 것을 당연히 여기는 이 도적들이 정작 존경하는 대상이 싸움질 잘하고 칼질 센 전형적인 강자존의 인물이 아니라, 평범한 약자들을 돕고, 어려운 사람이 있으면 나서서 일을 해결해주고, 강호의 여러 협객들과 친구처럼 교류하며 의리를 지킨 송강이라는 점 등.

또한 수호전은 전형적인 당대의 평민들의 욕구에 부응하며, 사회 지배계층의 질서와 정면충돌하는 내용이라는 점 또한 잊어서는 곤란하다. 고금을 막론하고 학문과 문학을 제대로 누릴 수 있으며, 비평까지 가능했던 문사계층이나, 혹은 서구의 부르주아, 그리고 그들의 정서를 계승하여 형성된 법치국가 사회를 사는 현대인들과 당장 하루하루가 고된 노동과 빈곤, 낮은 교육 수준과 관리와 지배계층에 평생을 지배당해온 밑바닥 정서를 지닌 당대 중국의 평민 사회의 가치관이 잘 맞다면 오히려 이상한 일이다. 그들 입장에서 수호전의 영웅들이 저지르는 '악행'은 그들의 겪어온 삶의 무게와 정서를 대변하는 무언가였으며, 잘난 사람들이 입으로 지껄이는, 현실과는 전혀 다른 질서의 굴레 속에서 신음하던 그들에게 기존 사회 질서라는 것은 때로는 위선적이고 역겨운 것에 지나지 않았다. 오히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를 따르고자 했으나 결국에는 실패하고 이에 대항하는 108호걸들의 행보와 자신을 겹쳐보이지 않는 것이 오히려 이상한 일일 것이다.

수호전은 이런 모순적 정서와 갈등에 대해서 어느 정도 이해하고 읽어야하는 작품이며, 의도했던, 의도하지 아니했던 간에 작중 인물과 시대상의 이런 복합적인 측면, 그들의 겪는 비극과 내적 갈등이 당대 사회의 사람들에게도 충분히 공감을 일으켰기에 오래도록 살아남으며 인기를 누렸다는 점을 잊으면 안된다. 애시당초 중국 지배 계층들의 삶과 죽음을 다룬 삼국지연의가 우리 나라에서 메이저했지만, 중국 사회 속의 평민들의 욕망과 갈등을 다루는 수호전은 한국에서 마이너 했다는 것을 생각해보자.

8.2. 비중 조절 실패

등장인물의 비중 조절에 실패했다.[41] 양산박 108호걸 중 주연급인 활약을 보이는 인물은 천강성 36명 정도이며, 지살성 72명은 엑스트라 같은 신세를 면하지 못한다. 그러나 지살성인데도 천강성보다 비중이 높은 손립, 호삼랑 같은 인물이 있어 분류 기준이 확실치가 않다. 그리고 천강성이라고 다 비중이 높은 것은 아니다. 사진, 노지심, 양지, 무송의 경우는 초반에 나오는 비중도 많고, 독자적인 에피소드가 있을 정도로 핵심 주인공인 느낌을 들게하지만 108명이 다 모인 후반부에는 비중이 많이 줄어든다.[42] 주동뇌횡, 여방곽성, 공왕정득손, 한도팽기 등 인물이 짝을 지어 세트로 나오는 경우도 많으며, 심지어 이름만 나오고 등장은 거의 없거나, 대사 한마디도 없어서 "이런 인물도 있었나?" 하는 경우도 많다. 그리고 방랍의 난에 떼죽음을 당한다. 이러한 세트형 인물 중에서 둘다 살아남은 캐릭터들은 동위동맹 형제가 있다.

전호전에서 양산박에 들어온 인물들은 모두 다음 왕경전에서 죽거나 떠나게 된다. 이것은 100회본의 결말 때문인데, 기존 100회본에서 120회본으로 확장하는 과정에서도 마지막 방랍 토벌전의 내용은 유지하려고 했기 때문이다. 전호, 왕경전이 추가된 120회본의 전호전때 양산박에 들어온 인물들은 왕경전 이후에는 나올 수가 없기 때문에 대부분 왕경전 토벌 때 죽는다. 죽지 않는 인물은 왕경 토벌이 끝난 직후에 떠나는 교도청마령이 있고, 개봉부로 귀환한 뒤, 방랍을 토벌하러 가기 전에 임신을 이유로 남게 되는 경영과 임신한 경영을 돌보는 섭청 부부가 있다.

8.3. 호평

이런 단점도 있지만 여성의 비중도 제법 있고, 등장인물들의 마초스러운 성격 등을 좋아하는 사람도 많다. 현대인에게 거부감이 들 만한 내용도 많지만 이 작품은 고전 소설이라는 사실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아울러 소설 전개과정에서 양산박 호걸들의 행적이 미화되기에 간과하기 쉬운 부분이지만, 애초에 이들 108호걸들의 정체는 이승에서 봉인되어 있어야 할 마계의 마왕들이 풀려나 탐관오리들이 판을 치며 백성들이 착취당하는 혼란스럽고 타락한 시대에 인간으로 환생하여 활약하는 이들이라는 것이 수호전의 기본적인 전제이자 발단이다. 이 전제는 전개 과정에서는 잘 드러나지는 않지만 소설 전반을 관통하는 테마이며, 송강이 구천현녀로부터 계시를 받는 부분에서 다시금 환기된다.

이렇게 본다면 노지심, 무송 등 주인공격인 송강보다도 대중적인 인지도가 높고 독자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겨온 주역 인물들의 입체적인 캐릭터성과 다른 호걸들의 선악을 오가는 행동들, 비극적인 운명을 이해하기가 쉬울 것이다. 즉, 이들은 충의와 사회정의, 부패한 조정의 불의에 대한 저항을 기치로 내세우고 있고 그들 스스로도 이를 실천하기를 바라지만 한편으로는 마계의 악령이라는 태생적 한계와 비극적 족쇄를 지닌 이중적인 존재들이다. 결국 이들은 충의를 소재로 한 고전의 주인공들로서는 충격적일 만큼 비극적인 결말을 맞이한다. 이들은 민중들에게는 통쾌함과 희망을 안겨주는 매력적인 호걸들인 동시에, 혼란스럽고 부패한 시대와 사회가 남긴 모순을 극단적으로 드러내는 반면교사의 역할을 겸한다.

이처럼 여러 양산박 호걸들이 보여주는 폭력과 정의의 입체적인 캐릭터성, 유교적 도덕에서 협객의 의, 불교와 도교의 초월 지향성에 이르는 다양한 가치의 혼재성과 희극과 비극을 동시에 오가는 소설의 테마로 인해, 수호전이 상기된 논란의 여지를 피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많은 사람들에게 시대를 초월한 매력적인 고전이자 늘 새로이 해석되고 재조명되는 기서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던 것이다. 수호전은 전근대에는 질서를 어지럽히고 반역을 선동하며 살육이 난무하는 소설로 금기시되어왔으면서 피지배계층 사이에서 통쾌함을 선사하는 이야기로 읽혀지고 재창작되었고, 근대기에는 후술하듯 관료 체제에 저항하는 반봉건적인 요소로 주목받았으며, 현대에 들어서는 인명 존중, 인권 개념이 확립되어 비판적으로 읽히면서도 상술한 문학적 성취로 끊임없이 재조명되고 재창작되고 있다.

공산주의 중국 시절에는 반봉건적인 내용 때문에 정부 인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으며 마오쩌둥도 즐겨 읽었다. 하지만 송강 등은 끝내는 황제 체제를 인정하고 봉건 질서에 영합했기 때문에 제정과 결탁하여 혁명을 망친 반동적인 인물로 보고 있다. 그래서 송강이 투항한 이후 반란군을 토벌하는 대목은 《수호전》으로 인정하지 않는 쪽도 있다.

8.4. 그 외

《수호전》에서 얻을 수 있는 교훈이 '세상의 평판을 너무 중시하여 자신의 안전을 잃지 말자' 라거나 '한번 반기를 들었으면 정부나 관군을 믿지 말고 끝까지 뒤엎어야 한다' 라는 해석은 지나치게 현대적인 관점에 치우친 것이다. 물론 인간의 가치관에는 보편성도 있지만 (시대적) 특수성도 있기 마련인데 전근대의 가치관으로 쓰여진 창작물을 무작정 현대의 가치관에 끼워맞춰 해석해버리면 그 결과물은 오독일 수밖에 없다. '세상의 평판을 쫒는다'는 것은 결국 '충'이나 '의'와 같은 고전적 도덕관을 쫒는다는 것인데, 이 문제에 대한 답은 이마 작중 명확하게 드러나 있다. 《수호전》의 가치관에서 충과 의는 목숨보다 소중한 것이고, 그래서 《수호전》의 호걸들은 충과 의를 위해서 자신의 목숨을 버린 것이다. 게다가 이들은 대부분 도적질을 하면서도 보국안민하는 마음가짐을 일관되기 견지했다.

물론 《수호전》의 호걸들이란 현대 기준으로 보면 흉악한 범죄단체 수괴쯤 되는 인간들이라 "범죄자들이 무슨 충과 의?" 라는 식으로 접근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이 문제 역시 작중에서 이미 답이 제시되어 있다. 마왕의 환생으로 산적+무법자로써 심하게는 반란군이나 다름없던 양산박은 작중 관점에서도 정상적인 상태가 아니다. 다만 천하가 혼란스러워 뜻있는 호걸들이 어쩔 수 없이 도적에 몸을 담고 있는 것이고, 이들의 목표는 <조정에 귀의하여 간신을 척결하고 천하를 바로잡는데 힘을 보태는 것>이다. "이왕 칼을 뽑았으면 뒤엎으라는 이야기다" 라고 하는데, '칼을 뽑아 천하를 뒤엎는 것'은 작중 양산박 호걸들의 관점에서 반역으로써 최대의 악행인 것이다.

북송 몰락의 최대 원흉인 휘종은 애매하게 미화되면서 실제로는 그냥 적당히 흔한 간신 중 하나였을 뿐 최악의 막장은 아니었던 고구에게 모든 책임을 돌리는 작품의 분위기 자체가 이 때문에 나타난 것이기도 하다. 당대 사회의 기준에서 '황제의 조정에 대한 충성'을 부정할 수 없었기에 '황제는 죄가 없고 황제를 어지럽히는 간신에게 모든 책임이 있다'고 얼버무릴 수 밖에 없었던 것. 결국 작품의 가치관에서 황제의 조정에 충성하는 것은 가장 소중한 가치고, 따라서 어쩔 수 없이 도적으로 전락한 호걸들의 목표는 충성스러운 신하의 자리로 돌아가 자신의 재능을 (황제의 조정이 다스리는) 천하를 위해 쓰는 것이며, 설령 그 과정에서 목숨을 잃더라도 그것은 마땅히 치를 만한 대가가 되는 것. 이러한 작품 내제적 가치관을 무시하고 <칼을 뽑아든 순간 기존의 기득권 세력이나 조정과는 화해가 불가능한 것이 당연한데, 어설프게 귀순한 것이 판단 착오> 라고 해석하는 것은 작품의 진의에 대한 해석이라기 보다는 중국 공산주의 사관에서의 비판과 같은 전형적인 현대식 2차 창작에 가깝다.[43]

9. 관련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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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여담

《삼국지》에서의 《삼국지평화》와 비슷하게 《수호전》에도 그 프로토타입 격인 《대송선화유사》가 있다.

나관중이 손질해서 그런지는 몰라도 《삼국지연의》에서 차용한 듯한 요소들이 많다. 주인공 송강유비, 오용제갈량, 이규장비, 화영조운과 이미지가 중복된다. 주동의 별명인 '미염공'은 관우의 별명이기도 하며, 관승은 아예 관우의 후손으로 등장하여 청룡언월도를 사용한다. 임충은 장비의 무기인 장팔사모를 사용하고, 여방곽성 등은 여포의 무기인 방천화극을 사용한다. 또한 노지심이 자신의 무기인 선장을 만들 때 100근 짜리로 만들어달라고 하자 대장장이가 "그런건 무거워서 못 쓴다. 관왕도 81근을 썼다."고 언급하기도 했다.[44] 그리고 《연의》에서 나온 가상진법인 장사팔괘진이 나온다. 요나라와의 진법 싸움에서의 모습을 보면 요나라는 조인의 위군에 대비되고, 주무서서에 대비된다.

이 소설을 본 사람들은 당연히 알겠지만. 작중 인물이 3형제나 4형제, 5형제면 무조건 둘째, 셋째, 다섯째는 무조건 공기가 된다. 덤으로 첫째와 넷째는 먼저 죽는다는 법칙이 있다. 다만 3형제면 첫째, 둘째, 셋째 순으로 죽는다. 그 예가 축씨 3걸과 완씨 삼형제.[45]

이 소설과 《삼국지연의》를 동시에 비판한 중국의 '《쌍전》(원제 쌍전비판)'이라는 책도 있다. 저자 류짜이푸는 천안문 사태를 겪고 공산당의 탄압으로 미국으로 건너간 지식인으로 위의 '폭력 미화'와 동시에 여성의 '기물화'를 주요 비판 소재로 삼았다.

별개로 《삼국지연의》와 비교하면 무기의 시대반영은 《수호전》이 잘했다는 소리를 듣는데, 바로 박도대부가 송나라 시절에 나온 무기로 주역 장수들과 엑스트라도 쓰고 있어서 잘했다는 소리를 들었던 것이다. 다만 이는 원나라 말엽에 쓰여진 소설들인 두 소설 중 상대적으로 훨씬 더 가까운 시대 배경인 수호전(북송말)이 당연히 삼국지(후한위진남북조초)보다 사용 무기가 시대 반영이 알맞을 가능성이 클 수 밖에 없다.

택당 이식에 의하면 허균은 수호전을 좋아해서 《수호전》의 도적 두목들의 이름으로 별명을 짓는 것을 좋아했고 《홍길동전》을 쓸 때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명나라 천계제 때 왕소휘라는 간신이 지은 《동림당점장록》이라는 책이 수호전과 연관 아닌 연관이 있다. 왕소휘는 당시 황제에게 총애받는 환관이자 권간 위충현의 당여(엄당)로서 위충현의 전횡을 비판하던 동림당과 대립하는 관계였는데, 아예 동림당의 주요 인사들에게 천강성과 지살성 호걸들의 별호를 붙여서 목록화를 해 버린 것이 바로 이 책이다. 말하자면 반대 정파의 인물들을 도적떼에 빗댄 것. 동림당 인사의 다수가 결국 천계제의 무관심 아래 벌어진 위충현의 탄압으로 비참한 최후를 맞은 것으로 미루어 이 책이 일종의 살생부 역할도 겸했다고 볼 수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엄당(환관파)의 의도와는 달리 동림당은 문(文)으로 양산박에 대비되는 충의의 사대부 집단으로 평가되기도 했다.

삼총사 시리즈와 은근히 흡사한 면이 있다. 수호전 71회까지와 삼총사 본작은 주인공들의 해피엔딩으로 끝나지만 수호전 72회 이후 120회 대단원까지와 철가면은 주요 인물들이 연달아 죽고 마지막에는 송강과 달타냥도 죽는다.

11. 관련 커뮤니티

12. 둘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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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판본에 따라서 기존 내용이 수정되거나 덧붙여지는 경우가 있어서 그 시기를 따지면 청나라까지 넘어간다.[2] 무협 소설과의 차이는 '협의 소설(俠義小說)'은 전통작품을, '무협 소설(武俠小說)'은 1910년대 이후의 작품을 지칭하는 용어로 쓰는 것이 일반적 용법이다.#[3] 이 소설의 최초 시점은 1058년 송나라 인종 연간이며, 인종이 홍신(洪信)을 시켜 신주(信州) 용호산(龍虎山)에 사는 장 진인(張眞人)을 찾으러 가고, 그곳에서 홍신이 복마지전(伏魔之殿)에서 108요마들을 풀어주는 이야기부터 나온다. 앞서 언급한 1112년부터 1125년까지는 본격적인 소설의 시작과 종료 시점이다.[4] 이준은《수호후전(水滸後傳)》의 주인공이다.[5] 출판된 버전에 따라서는 《수호후전》을 포함하여 164회까지 나오기도 한다.[6] 이문열 평역판인 《수호지》의 출판사. 총 10권.[7] 송도진 번역판인 《원본 수호전》의 출판사. 총 6권.[8] 김팔봉 번역판인《수호지》의 출판사. 총 10권.[9] 김홍신 번역판인《수호지》의 출판사. 총 10권[10] 명나라의 소설가 진침(陳忱)이 쓴 수호전의 속편이다. 살아남은 호걸들이 섬라국에 가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이준이 주인공이다.[11] 별칭은 《결수호전(結水滸傳)》. 청나라의 소설가 유만춘(兪萬春)이 쓴 수호전의 속편이다.[12] 《수호전》을 원작으로 한 2차 창작 소설에 해당된다. 《수호전》과 함께 중국사대기서 중 하나이다.[13] 뒤에 설명하지만 정식명칭은 수호지가 아니라 수호이다.[영어] 각 해당 언어의 번역어가 확인되지 않는 경우이다. 이 경우에는 영어 표기인 'Water Margin' 등으로 확인하는 게 나을 수도 있다.[영어] [영어] [영어] [18] 104회본, 110회본, 115회본, 124회본 등.[19] 국내 수호전 도서 중 팔봉 김기진이 번역한 164회본은 간본 124회본에 진침의 《수호후전》 40회본을 합친 것이다.[20] 이 내용은 100회본과 120회본에는 없는, 70회본에만 나오는 창작이다.[21] 70회본을 정본이라 주장하기 위해 다른 책엔 없는 시내암의 서문을 가탁하여 썼다.[22] 가령 사문공이 잡힌 후 송강은 조개의 원수를 갚았다며 속으로 좋아하는 서술이 있는데, 이걸 삭제해버려서 조개와 송강의 사이가 별로라는 식으로 암시하고, 나아가서 조개와 송강이 권력을 놓고 암투를 벌였다는 음모론의 근간이 된다.[23] 오두미도를 창시한 장로의 후손[24] 봉인에 홍씨 성을 가진 사람을 만나면 열릴 것이라는 예언이 써 있자, 하늘의 뜻이라며 더욱 기고만장해졌다.[25] 지금은 아니지만, 그 시절 양산박은 광활한 습지대여서 도둑들 숨기 딱 좋은 곳이었다.[26] 죄를 용서받음[27] 특히 사진, 임충, 연청 등의 독립된 에피소드가 존재하지만 막상 다 모인 후의 군사집단 양산박에서는 어쩌다가 가끔 나오는 캐릭터들이 그렇다.[28] 유튜브 '일당백 : 일생동안 읽어야 할 백권의 책'에 출연한 김성민 중국문화연구소 소장도 이와 같이 설명한다. 영상(일당백) 해당 영상 시점의 바로 직전에서도 언급되지만, 이 영문 표기는 미국의 소설가 펄 벅이 번역한 《수호전》 영문판의 이름이다. 즉, 펄 벅은 중국 문화에 대한 이해가 깊었다고 볼 수 있다.[29] 비슷한 예로, 수호전과 맞먹는 고전소설삼국지연의의 주제를 ≪분구필합(分久必合) 합구필분(合久必分)≫, '(천하가) 나뉘어진지 오래되면 반드시 합쳐지며, 합쳐진지 오래되면 반드시 나뉘어진다'로 설명하는 것을 찾아볼 수 있다. 삼국지연의 역시 저 여덟 글자로 시작하고 끝난다.[30] 59명이 전사했고, 10명이 병으로 사망했다. 심지어 진군 도중에 물에 빠져 익사하거나 독사에게 물려 독이 퍼져 죽는 경우도 있다.[31] 그 외에 군관인 송강이 별도로 활동한 흔적이 있는데, 이게 본문의 그 송강인지 아니면 동명이인인지는 논란이 있다.[32] 스핀오프작 《수호후전》에만 나오는 인물들까지 포함하면 곽경, 조양사, 양사성 등이 실존 인물에 추가된다.[33] 이는 비슷한 시기 서양에서 아더왕의 전설이 만들어진 과정과 비슷하다. 당시 유명하던 기사담을 따와서 원탁의 기사라는 조직의 멤버들에게 제각각 부여하거나 또는 아예 다른 이야기의 주인공인 기사를 원탁의 기사 중 한명으로 집어넣으며 탄생하였기 때문이다.[34] <열전>(列傳)이 무슨 내용을 담는 편성인지 생각해보자. 사실 소설 《초한지》나 《삼국지》도 국내에서만 통용되지 중국 본토에서는 각기 《초한연의》와 《삼국연의》라 부르며 우리나라에서 부르는 것처럼 얘기하면 알아듣긴 해도 잘 쓰진 않는다.[35] 한국어 번역에서는 보통 '사해(四海)는 모두 형제'라고 번역되는 '사해지내 개형제야 (四海之內 皆兄弟也)'를 영어로 번역한 것으로, 수호전을 영문으로 번역하여 처음 영어권에 소개한 것으로 알려진 (최소한 이름이 알려진 작가/번역가에 의해 작품 전체가 번역되어 공식적으로 출판된 사례로써는 처음이다.) 펄 벅이 선택한 제목이 바로 이것이었다. 본래의 제목인 '물 가(/Water Margin)의 이야기'를 그대로 사용할 경우 미국 독자들이 그 제목과 이야기 사이에 아무런 연관성을 느끼지 못할 것을 우려하여 작품 첫머리의 '사해의 사람들은 모두 형제이다'라는 구절을 제목으로 삼았다고 알려져 있다. 말하자면 수호전이나 삼국지등이 문화적 전통의 일부분으로 확고히 자리잡은 (작품을 통독하지 않아도 일부 에피소드라도 접하여 대략 어떠한 이야기인지는 십중팔구 알고있을) 동아시아 독자들과 달리, 이 이야기를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읽어야 하는 영미권 독자들에 대한 배려인 것이다. 아닌게 아니라, 수호전의 내용을 전혀 모르는 외국의 독자들로써는 그냥 제목만 보면 '평화로운 호숫가에서 펼쳐지는 이야기'인줄 알고 읽었다가 사람 죽이고 잡아먹는 이야기가 나와 질겁할 가능성도 없지 않아 보인다. 반면 All Men Are Brothers는 어느정도 거칠고 남성적인 인상을 주는 제목이라 할 수 있다.[36] 다만 이 제목에 대해 루쉰이 "양산박 사람들은 결코 모든 사람을 형제로 여기지 않았다"며 비판했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만약 사실이라면 루쉰과 펄벅의 관계가 서로의 작업에 대해 조언을 주고받을만한 관계는 전혀 아니었으므로 펄 벅이 번역작을 발표한 뒤 루쉰이 그 제목 선택에 대해 공개적으로 비판하는 형태였을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비판 자체를 보면, 해당 제목이 펄 벅이 자의적으로 지어낸 제목도 아니고 소설의 첫머리에서 따온 것인데다가 그 구절 자체가 동양 고전인 논어에서 인용한 것이며, '사해는 모두 형제다' 역시 오랜 시간동안 수호전의 이야기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로 여겨졌음을 생각하면 조금 억지스러운 트집잡기로 보이는 면이 있다. 다만 이 점은 루쉰이 펄 벅 역시 중국을 침략하여 이권과 영토를 강탈하려는 서양 제국주의자의 한 부류 (다만 중국을 좀 더 잘 아는 부류)로 간주하여 극히 싫어했다는 점(루쉰은 그 자신이 중국과 중국인을 극렬히 비판하던 인물이었지만, 펄 벅을 비롯한 '외국인'들이 중국과 중국인을 비판하는 것은 모욕으로 여기고 극히 싫어했다. 그런데 알고보면 펄 벅 역시 자기 자신은 리얼리즘적 관점에서 중국과 중국인의 치부나 어리석음도 숨기지 않고 드러내는 것이 가치있다고 여겼지만, 중국과 동양문화에 대한 이해가 자신보다 부족한 다른 서양인들이 중국을 비판하는 것은 문화적 차별주의로 여기고 극히 싫어햇던 것은 마찬가지다.), 그리고 루쉰 자신의 작품활동에서도 중국의 전통 문화와 그 사유체계의 상당부분을 '식인'이라고까지 비판하며 극복의 대상으로 삼아야 한다고 보았다는 점에서 전통적 관점에 기반한 수호전의 작품 해석 자체에 대해 반감을 가졌을 가능성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37] '습지의 무법자들'이라는 뜻으로 적절한 제목으로 보인다.[38] 사대기서에 포함되는 것이 《금병매》인지, 《홍루몽》인지에 대한 논란이 일부 있지만 사대기서에 들어가는 것은 《금병매》가 맞다. 《홍루몽》이 대중성에서나 문학성에서나 《금병매》보다 훨씬 높은 평가를 받는 것은 틀림없으나, 애초에 사대기서라는 개념 자체가 청나라 고종 건륭제원나라, 명나라 시대의 소설 네 가지를 선정한 것이었다. 선정 당시에 《홍루몽》은 막 유행하고 있을 때였다.[39] 삼국지는 무엇보다 실제 역사를 배경으로 큰 줄기를 다루는 내용이다 보니까 평가의 논지가 어느 정도 다를 수 밖에 없다.[40] 사람마다 성향과 관점에 따라 다를 수 있다. 70회 본을 편집한 대의 비평가 김성탄은 "천하의 문장으로 수호(水滸)만한 것이 없다"고 하여 수호전을 극찬하였고, 반대로 삼국지연의를 편집한 비평가 모종강은 "삼국지연의를 읽는 것이 수호전을 읽는 것보다 낫다."고 평했다. [41] 사실 108명을 골고루 나오게 하는 것은 어렵다.[42] 하지만 노지심, 무송은 이후에도 활약 장면이 있으며 사진과 양지는 독자적인 에피소드도 없는 목홍, 장횡에 비하면 훨씬 나은 편이다.[43] 그리고 사실 양산박 일당 중 조정에 의해 제거된 인물들은 송강노준의 등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으며 전쟁에서 살아남은 나머지는 그냥 자연사(노지심, 무송)하거나 자살(오용, 화영), 병사(임충, 양지), 사고사(관승)한 것이 대부분이다.[44] 집필 당시는 관우 신앙이 자리잡은 이후고 집필 당시나 송대나 관우가 이미 황실로부터 왕으로 추존된 이후이므로 일반 중국인들은 관우를 자연스럽게 관왕이라고 불렀다. 이때 노지심이 자기가 관우보다 못한게 뭐냐고 해서 81근(삼국지연의를 통해 82근으로 정리됨)으로 해달라 고집부리다가 결국 62근으로 타협을 보았다.[45] 완씨 삼형제는 막내인 완소칠만 생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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