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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 FIFA 월드컵 독일/팀별 리뷰

파일:상위 문서 아이콘.svg   상위 문서: 2006 FIFA 월드컵 독일
1. 개요2. 32강 조별리그 팀
2.1. 폴란드 {1승 2패, A조}2.2. 코스타리카 {3패, A조}2.3. 파라과이 {1승 2패, B조}2.4. 세르비아 몬테네그로 {3패, C조}2.5. 코트디부아르 {1승 2패, C조}2.6. 이란 {1무 2패, D조}2.7. 토고 {3패, G조}2.8. 트리니다드 토바고 {1무 2패, B조}2.9. 앙골라 {2무 1패, D조}2.10. 미국 {1무 2패, E조}2.11. 체코 {1승 2패, E조}2.12. 일본 {1무 2패, F조}2.13. 크로아티아 {2무 1패, F조}2.14. 사우디아라비아 {1무 2패, H조}2.15. 튀니지 {1무 2패, H조}2.16. 대한민국 {1승 1무 1패, G조}
3. 16강 진출 팀4. 8강 진출 팀5. BEST 4
5.1. 4위 : 포르투갈5.2. 3위 : 독일5.3. 준우승 : 프랑스5.4. 우승 : 이탈리아
6. 대륙별 총평7. 기타

1. 개요

이번 월드컵에 출전한 팀들의 전체적인 총평을 적은 문서.

2. 32강 조별리그 팀

탈락이 확정된 순서대로 작성한다.

2.1. 폴란드 {1승 2패, A조}


폴란드는 지역예선에서는 항상 깡패스러운 모습을 보이는 팀 중 하나로 유명하다. 일례로 2002 FIFA 월드컵 한국·일본은 6승 3무 1패에 조 1위로 본선에 진출, 이번 대회는 8승 2패에 조 2위로 본선에 진출하는 등 지역예선은 이렇게 손쉽게 잘만 통과한다. 문제는 가장 중요한 본선만 올라왔다 하면 매우 작아진다는 것. 당장 2002 월드컵만 해도 1승 2패로 일찌감치 광탈했는데, 이번 대회도 마찬가지였다. 첫경기에서부터 남미에서는 그렇게 강한 편은 아닌 에콰도르를 상대로 0대2 완패를 당한 것을 시작으로 라이벌 독일전도 패하면서 또 광탈 확정. 그나마 최종전인 코스타리카전에서는 승리하면서 유종의 미를 거두기는 했지만, 유종의 미라고 보기에는 상처만 가득함과 동시에 확실히 폴란드에게 문제가 많다는 얘기다. 이 후유증 때문인지 2010 FIFA 월드컵 남아프리카 공화국2014 FIFA 월드컵 브라질은 모두 본선 진출에 실패했고, 그나마 2018 FIFA 월드컵 러시아를 통하여 12년 만에 본선에 이름을 올리는 데에는 성공했지만, 결과는 또다시 1승 2패 광탈. 특히 최종전인 일본전은 승리는 했지만 차라리 패배가 더 나을 정도로 상당히 한심한 모습을 보이면서 폴란드도 일본도 전세계적으로 심하게 까였다. 그나마 2022 FIFA 월드컵 카타르에서는 오랜만에 16강 진출에 성공했지만 그래도 뭔가가 부족한 모습은 여전했다.

2.2. 코스타리카 {3패, A조}


코스타리카는 지난 대회에서 같은 조에 속했던 승점자판기 중국을 2:0으로밖에 잡지 못한 것이 화근이 되어서[1][2] 튀르키예와 같은 성적을 기록하고도 골득실에서 밀리면서 아쉽게도 12년 만에 돌아온 월드컵 본선에서 조별리그에서 아쉽게 탈락하는 수모를 당했다.

한편 이번 대회에서는 한 조에 속한 팀들이 개최국 독일, 동유럽의 강호 폴란드, 남미의 다크호스 에콰도르였는데, 독일을 제외하면 코스타리카 입장에서는 충분히 해 볼 만한 팀들이었다. 하지만 독일전과 에콰도르전에서 모두 너무 무기력한 모습만을 보여주며 일찌감치 폴란드와 함께 광탈이 확정돼 버렸고, 탈락이 확정된 상태에서 치른 폴란드와의 최종전은 1:2 역전패를 당하며 3전 전패라는 역대 최악의 성적으로 탈락하고 말았다. 대회가 끝난 후 코스타리카의 알레산드레 기마랑예스(Alexandre Guimarães) 감독은 지속적으로 살해 협박을 받았고, 그 때문에 한동안 경호원을 두고 살아야 했다고 한다.

결국 이것이 후유증이라도 되었는지 이후의 남아공 월드컵은 본선 진출 실패.

물론 브라질 월드컵을 통해서 8년 만에 본선 진출에 성공하기는 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하필이면 우루과이, 잉글랜드, 이탈리아와 한 조를 형성하는 최악의 상황이 되고 말았다. 자신들을 제외하고 모두 월드컵 우승을 경험한 나라였던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코스타리카는 호르헤 루이스 핀투 감독과 케일러 나바스를 앞세워 달라진 모습을 보이며 이런 정신나간 대진을 일찌감치 뚫고 조 1위로 당당하게 24년 만에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또한 복병 그리스를 승부차기로 잡아내고 8강까지 가면서 역사상 최고의 성적으로 대회를 마쳤다.[3]

러시아 월드컵은 2014년에 비하면 쉬운 조편성[4]을 받았지만, 1무 2패, 꼴찌로 광탈하고 말았다. 전력상으로는 다운그레이드되었으나, 그 네이마르가 버티는 브라질을 후반 추가시간까지 고전시키는 등 인상적인 모습을 남기긴 했다.

2.3. 파라과이 {1승 2패, B조}


지난 대회 16강에 진출했음에도 소위 OME스러운 경기력으로 인해 저평가를 받은 파라과이지만, 1998 FIFA 월드컵 프랑스에서도 16강에 진출하는 등 만만한 팀은 절대 아니며, 다음 대회까지 본선에 오르는 등 지옥의 남미예선을 4번이나 뚫어낸 저력은 절대 무시 못한다.

조편성은 잉글랜드, 스웨덴, 트리니다드토바고와 같은 조에 편성. 3중 1약으로 그래도 해볼 만 하다는 평가를 받았으며, 이 때 폼이 좋은 산타 크루즈와 넬손 발데즈 등 분데스리가에서 맹활약하는 선수들이 대거 포진하였기에 3연속 16강 진출의 기대감을 높였다.

하지만 잉글랜드와 1차전에서 카를로스 가마라의 자책골로 0-1로 패했고, 상대적으로 강한 스웨덴이 트리니다드 토바고에게 비기면서 우주수비를 펼치며 무승부 작전을 펼쳤으나 마지막 1분을 버티질 못하고 무너졌다. 그렇게 허무하게 탈락 확정. 그래도 트리니다드 토바고를 2-0으로 꺾으면서 유종의 미를 거두었으나, 이번 대회에서도 파라과이의 경기력은 상당한 비판을 받아야 했다. 하지만 본선에서 이런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더라도 다음 대회까지 남미의 예선을 뚫어낸 걸 보면 그래도 한가닥 하는 팀인데, 월드컵 본선 울렁증이라고 해야 할까?

2.4. 세르비아 몬테네그로 {3패, C조}


지역예선에서는 그 강호 스페인을 플레이오프로 던져넣고 본선에 직행했다. 세르비아 몬테네그로는 과거 유고슬라비아 출신의 국가로 같은 유고슬라비아 출신인 크로아티아[5]와 마찬가지로 축구실력이 만만한 상대는 아니었다. 전적도 단 한번만 비기고 나머지를 다 이겼으며, 지역예선 전체에서 단 1실점에 그치는 등 철벽수비의 정수를 보여줬다. 지역예선 때는 분명 그랬다.

그러던 팀이 본선 와서 완전히 붕괴되고 만다. 비유럽 전체 최강자인 아르헨티나가 톱시드인 조에 유럽의 강자 네덜란드, 아프리카의 강자 코트디부아르가 걸려버린 것이다. 네덜란드 상대로는 0-1로 틀어막아 졌지만, 선전을 했다. 그러나... 최대 문제는 아르헨티나전. 그 전날 스페인이 우크라이나를 4-0으로 대파해서 인구에 회자되었는데, 그 경기는 장난으로 보일 만큼 세르비아 몬테네그로는 심각했다. 물이 오를대로 오른 아르헨티나의 선수진 앞에 세르비아 몬테네그로 선수들은 추풍낙엽처럼 하염없이 와르르 무너져갔다. 전반전에만 이미 3골을 실점한데다가 간판 스트라이커인 마테야 케즈만마저 퇴장을 당했다. 결국 당시 후보 선수였던 리오넬 메시가 이 경기에서 월드컵 본선 데뷔골을 기록하게 되어 0-6으로 완패를 당했다. 그리고 고대로 탈락 확정. 코트디부아르전에서는 비록 조별리그 탈락은 확정되었지만, 1승이라도 챙겨가려고 최선을 다했다. 그래서 2골을 먼저 넣었으나, 되려 역전당해서 2-3으로 패배하고[6] 3전 전패 골득실 +2, -10을 기록해서 32위, 꼴찌로 월드컵을 마감했다.

하지만 이 팀이 그래도 무서운 이유는 그 다음 월드컵에서 해당 대회 3위를 달성한 독일을 격파했기 때문이다. 그런 팀이 지나치게 죽음의 조가 걸려 억울하게 희생양이 되고 만 것이다. 이런 팀조차 '잉글랜드 - 스웨덴 - 파라과이 - 트리니다드 토바고'의 조에 잉글랜드스웨덴 대신 들어갔더라면 3승도 가능했다.

세르비아 몬테네그로의 어이없는 광탈로 인해 2010 FIFA 월드컵 남아프리카 공화국, 2014 FIFA 월드컵 브라질에서는 더욱 확고하게 대륙별로 조편성을 하게 되었다. 그래서 그 이후 월드컵부터는 일본 - 호주같은 약체끼리 묶이는 조편성은 이루어지지 않게 되었다.

한편 세르비아 몬테네그로는 월드컵이 끝난 후 세르비아몬테네그로로 분리되었다. 사실 국가 자체는 월드컵 개막 사흘 전에 분리되었다. 여유가 없다 보니 팀만큼은 월드컵 기간만이라도 계속 유지됐던 것.[7]

이후 세르비아로 재탄생한 이후로 월드컵에 나갔지만, 모두 광탈되고 말았다. 그나마 앞의 대회 때는 모두 1승이라도 챙겼었지만 세번째는 1승도 못챙기고 1무만 대신 얻은 채 초라하게 마무리를 짓고 말았다.

2.5. 코트디부아르 {1승 2패, C조}


첫 본선 진출이였지만, 코트디부아르의 기세는 상당히 좋았다. 이번 대회에서 튀니지를 제외한 나머지 아프리카 국가들이 전부 첫 진출의 역사를 이루었는데, 코트디부아르는 그 중 가당 기대치가 높은 아프리카팀이였다.

하지만 조편성이 그야말로 최악이였다. 남미 최강자 아르헨티나, 非톱시드 최강의 팀 네덜란드, 스페인을 밀어내고 유럽예선 1위로 본선에 오른 세르비아 몬테네그로와 한 조에 편성된 것.

첫 경기인 아르헨티나와의 경기에선 크레스포와 사비올라에게 연달아 골을 먹히면서 코트디부아르는 역습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고, 후반 막판 아르헨티나가 소강상태에 접어든 틈을 타 드록바가 만회골을 터뜨리며 영패는 모면하지만, 결국 2-1로 패하게 된다. 이어진 네덜란드와의 2차전 역시 전반에만 반 페르시와 판 니스텔루이에게 연속골을 먹히면서, 하루 전 아르헨티나가 세르비아 몬테네그로를 6-0으로 대파한 것 처럼, 코트디부아르도 똑같이 당하지 않을까, 우려했지만 바카리 코네가 바로 만회골을 터뜨리면서 세르비아 몬테네그로가 당한 참사를 되풀이 하진 않았다. 하지만 결국 네덜란드 전도 1-2로 패하면서 아르헨티나와 네덜란드가 사이좋게 2승을 먼저 거두면서 일찌감치 조별리그 탈락이 확정되었다.

마지막 세르비아 몬테네그로전에서는 또 전반에만 지기치와 일리치에게 연속골을 먹히면서 0-2로 끌려갔지만, 아뤼네 데이단의 2골과 보나벤투르 칼루[8]의 역전골로 3-2 역전승을 거두며 첫 승을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두었다. 못했다라기보단 조가 너무 최악이어서 문제. 그리고 다음 월드컵에서는 아예 두번 다시 없을 불운까지 겹치고 말았다.[9]

2.6. 이란 {1무 2패, D조}


사실 예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이란은 동·서 아시아 전체로 볼 때 분명 최강 팀이다. 특히 이번 월드컵은 독일에서 열렸는데, 알리 카리미(FC 바이에른 뮌헨), 메흐디 마다비키아(함부르크 SV), 비하드 하세미안(하노버 96) 등 분데스리가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이 많은 만큼 대한민국보다도 16강 진출 가능성이 매우 높은 아시아 팀이였다. 실제 조편성도 당시 톱시드 약체 멕시코, 토고와 더불어 처녀 출전국 중 하나이자 아프리카 약체 앙골라, 그리고 포르투갈과 같은 조에 편성되었는데, 포르투갈만 잘 버틴다면 당시 원정에서 약한 멕시코를 상대로 분데스리가 선수들이 대거 포함된 이란의 우세가 예상되었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양상은 반대로 흘러갔는데, 1차전인 멕시코전에서 1-3으로 완패를 당했다. 아무리 이란이 아시아 최강이라 하더라도 월드컵의 관록이 있는 멕시코에 완전히 밀린 경기였으며, 2차전인 포르투갈전 역시 0-2 완패로 일찌감치 조별리그에서 가장 먼저 탈락의 쓴잔을 마시게 된다. 하다 못해 최약체 앙골라와의 경기에서도 고전하다 간신히 비기면서, 월드컵 25위 미국 다음으로 월드컵 26위로 쓸쓸히 대회를 마감했다. 포르투갈과 멕시코는 그렇다 치더라도 앙골라한테까지 밀리며 이란이 조 꼴찌를 할 줄 누가 알았겠는가? 결국 아시아오세아니아 다음으로 약체 대륙이란 걸 증명밖에 못했으니 씁쓸하기 그지 없다.

2.7. 토고 {3패, G조}


월드컵 아프리카 예선에서 무려 지난 2002월드컵에서 피파랭킹1위 & 디펜딩챔피언 프랑스를 격파하며, 8강 7위를 기록한 세네갈을 탈락시키며, 월드컵에 첫 진출했고, 대회를 얼마 앞두고 감독도 갑자기 바뀌고, 선수들도 수당 문제 및 축구 협회와의 갈등으로 훈련 참가를 거부, 사실상 파업(…)하는 등 이거 국가 대표팀 맞나 싶을 정도의 개판 5분 전 상황이 지속되었다.[10] 결국 조별리그에서도 한국을 상대로 월드컵 데뷔이자 선제골을 먼저 넣고도 순식간에 역전패를 당하며 한국의 원정 월드컵 첫 승이 되더니, 스위스와 프랑스에도 각각 0:2로 패배하여 3전 전패했으나, 첫 월드컵 최하위가 아닌 월드컵 30위를 기록하고 쓸쓸히 귀국했다.[11]

조별리그 마지막 날, 수많은 한국인들은 진심으로 토고를 열렬히 응원했다. 토고가 프랑스를 잡거나 비기면 한국이 스위스에 패배하더라도 16강 진출이 가능했기 때문. 물론 전반까지는 그럭저럭 잘 버텼지만 후반에 두 골을 내주면서 아무리 지단이 빠졌어도 프랑스는 프랑스라는 사실만 확인시켰을 뿐이었다.

경기력과는 상관없는 여담일 수 있지만, 토고는 돈이 없어서 유니폼도 제일 싸구려 유니폼으로 만들어 입어야 했을 정도로 상당히 열악했다. 다른 팀 유니폼과는 달리 땀 흡수도 제대로 안 되는 옷이었다.

2.8. 트리니다드 토바고 {1무 2패, B조}

트리니다드 토바고는 해당 월드컵에 난생 처음으로 출전한 팀으로, 워낙 약체팀이라서 대량실점하고 광탈할 것이라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그러나 트리니다드 토바고는 첫경기에서부터 스웨덴을 상대로 0:0 무재배를 하면서 세계를 놀라게 했고, 이어 2차전에서 맞붙게 된 잉글랜드를 상대로는 0:2로 완패를 당했지만, 그래도 오래 버티다가 막판에야 실점한 것이라 졌잘싸라는 의견이 대세였다. 마지막에 만난 파라과이를 상대로는 비록 0:2로 완패하며 1무 2패, 꼴찌로 대회를 마쳤지만 그래도 세계 팬들은 트리니다드 토바고가 제법 잘 했다고 칭찬들을 해 주었다. 다만, 한 골도 기록하지 못하고 돌아온 점은 아쉬운 점으로 꼽힌다.[12] 그로부터 11년 뒤, 트리니다드 토바고는 2018년에 열릴 러시아 월드컵지역예선에서 미국동반 탈락의 길로 함께 끌고 들어가는 그야말로 무서운 잠재력을 발휘하고 만다.[13]

2.9. 앙골라 {2무 1패, D조}

해당 대회 처녀 출전국 중 하나였던 앙골라는 그렇게 크게 주목을 받는 편도 아니었다. 실력도 실력이거니와 같은 조에 속한 팀들이 멕시코, 이란, 포르투갈이라는 앙골라 입장에서는 너무나 버거운 조에 들어와 버렸기 때문이다. 아무튼 그렇게 월드컵 본선을 맞게 된 앙골라는 첫 상대였던 포르투갈을 상대로는 비록 0:1로 패했지만 그래도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았고,[14] 이어진 멕시코전에서는 무려 0:0 무재배를 하는 대이변을 연출하였다. 그리고 탈락이 확정된 이란[15]과의 최종전에서는 1:1 무재배를 기록하며[16] 경기 결과 2무 1패, 조 3위를 기록하며 조별리그에서 아쉽게 광탈하고 말았다. 그래도 첫 대회에서 강팀들을 상대로 대등한 경기를 펼쳐 총 2실점만을 내주는 선전을 했기에 전 세계는 앙골라에게 열광했다.

2.10. 미국 {1무 2패, E조}

미국은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는 지역 라이벌 멕시코를 16강에서 꺾고 8강에 갔고, 8강에서는 독일을 상대로도 비록 패했지만 그 강한 독일을 상대로 졌지만 독일을 압도하는 경기력을 보여줘 아름답게 월드컵 8위로 탈락하는 제법 강해진 모습을 보였지만, 이때의 영광도 잠시뿐이었는지 해당 대회에서는 아주 형편없는 모습만 보였다.

물론 당시 미국이 속했던 조가 역대급 죽음의 조였던 것은 맞지만, 그래도 경기력이 형편없는 것은 사실이었다. 1차전 체코를 상대로 0:3으로 패하면서 불안한 출발을 했으나, 2차전에서는 이 대회 우승팀 이탈리아와의 경기에선 둘이서 쌍으로 종합격투기에 가까운 더티 플레이를 벌인 끝에 양 팀 합쳐서 3명이나 퇴장당하는 유혈 사태를 빚으며 1:1로 무승부 승점 1점을 거두었다. 그나마 이 골도 본인들이 넣은 골이 아니라 이탈리아 수비수 크리스티안 자카르도의 자책골이었다.[17] 그리고 3차전 아프리카 처녀 출전국인 가나를 상대로도 1:2로 패배하며 1무 2패로 조 최하위를 기록하며 월드컵 25위로 탈락했다.

결국 이 대회에서 미국이 자기 힘으로 득점한 건 가나전의 클린트 뎀프시의 골 1개밖에 없다. 지난 2002월드컵에서 맹활약을 하며 8강 8위 신화의 1등 공신이었던 랜던 도노번브라이언 맥브라이드 등은 모두 약속이나 한 듯이 침묵했다. 공격수란 포지션은 있되 전형적인 스트라이커가 없었던 미국의 약점이 드러난 대회였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2.11. 체코 {1승 2패, E조}

슬로바키아와 분리된 후 처음으로 본선에 진출한 체코는 E조에 속했는데, 그 조에는 이탈리아 - 미국 - 가나 등 한가닥 하는 팀들이 들어가 있었다. 해당 조는 C조 다음으로 죽음의 조였다. 하지만 나이를 무색하게 만드는 파벨 네드베드의 활약과 그를 보좌하는 토마시 갈라세크토마시 로시츠키, 백전노장 스트라이커 얀 콜레르와 그의 도우미 카렐 포보르스키,유로2004 득점왕을 차지한 밀란 바로시, 대형 신인 골키퍼 페트르 체흐, 노련한 수비수 즈데넥 그리게라마렉 얀쿨로프스키 등 공수 모두 안정된 스쿼드로 당시 최전성기를 달리고 있었으며, 충분히 E조에서 문제없이 살아날거라 아무도 의심하지 않았다. 그리고 이 당시의 체코의 피파랭킹은 무려 2위였다.

그리고 본선 1차전 지난 대회에서 선전한 미국을 상대로 융단폭격을 날리며 3-0 대승을 이루었고, 이 때의 기세만으로 체코는 이탈리아까지 따돌리고 조 1위를 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으나, 이 경기에서 콜레르가 부상으로 대회 마감을 한 것이 크나큰 타격이였다. 아니나 다를까, 2차전인 가나전에서 0-2로 일격을 당하면서 조 1위는 고사하고 순식간에 탈락 위기까지 몰리게 된다. 대형 거인 공격수 얀 콜레르의 부상과 로크베츠의 경고누적으로 체코는 이탈리아를 상대로 타깃형 스트라이커도 없이 경기를 치를 수 밖에 없었다. 체코가 이를 뚫기 위해선 중원에서 번뜩이는 창의성으로 빈 공간을 찾아내야 하는데 그 빗장수비로 유명한 이탈리아가 그걸 허락할 리는 절대 없고, 아니면 중거리 슛으로라도 포문을 열어야 하는데 하필이면 골키퍼가 부폰이니 그 부폰이 중거리 슛을 허용할 리가.....

실제 경기를 보면 체코가 압도한 것처럼 보이나 실속은 전혀 없었고, 반면 이탈리아는 "그래 어디 뚫을 때면 뚫어봐라 우리 방패는 브라질, 아르헨이 와도 못 뚫어!"라고 비웃기라도 하듯 느긋하게 수비하면서 도리어 체코 진영의 빈 공간을 들쑤시는 판이였다. 결국 이탈리아의 방패는 뚫리지 않았고, 이탈리아의 카운터 두 방에 0:2로 패배하면서 1승 2패로 체코의 월드컵의 도전은 32강에서 쓸쓸히 멈춰야 했다. 그리고 이후로 체코는 도통 월드컵에 못 나오고 있다. 동시에 유럽축구, 나아가 세계축구의 중심에서도 점점 멀어져만 가고 있다.

2.12. 일본 {1무 2패, F조}

희대의 개그팀(…)으로 이번 월드컵에 이름을 남기게 되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 경기인 당시 오세아니아 대표 호주전에선 심판의 오심으로[18] 1골을 운 좋게 넣고도 후반 39분부터 갑자기 무너지더니 내리 3골을 헌납하며 알아서 자멸했다. 특히 첫 골의 경우는 GK의 공중 볼 처리 미숙으로 알아서 골을 내준 것과 다름없었으며 이후 남은 경기 시간 내내 의욕이 사라져서 졌지만 질만한 상태가 지속되었다.


파일:호주와 일본의 독일 월드컵.jpg

상대가 고무인간이라 그랬다 카더라

이렇게 5분 새 역전을 당하는 OME스러움을 보여주며 1:3으로 역전패당했다. 누가 봐도 어처구니없는 참패다 보니 일본 현지 팬들도 분노했고, 심지어 당시 총리였던 고이즈미 준이치로는 어떤 기자가 경기 결과를 언급하자 고개를 내저으며 허탈한 웃음을 지었다고(...). 당시 영상. 급하다면 01:10부터 보면 된다.

일본의 개그는 2차전 크로아티아와의 경기에서 빛을 발했다. 그 유명한 신칸센 대탈선슛이 바로 이 경기에서 나왔다. 활짝 열린 골문 앞에서 아주 대놓고 골키퍼 방향으로 차주는 공격수인지 수비수인지 모를 이 플레이에 일본 열도는 경악. 그리고 1차전에 실수를 범한 일본 GK는 이 날도 수비수 백패스를 못받아 뒤로 흘려서 자책골을 기록할 뻔 했다(…). 골문을 비켜나가서 망정이지. 그래도 신칸센 대탈선슛과 상대 PK를 선방해 패배를 막아내서 그나마 묻히는데 성공했다.

1무 1패로 탈락 위기에 내몰린 일본은 16강 진출을 위해 마지막 3차전을 꼭 2골차 이상으로 이겨야 했다. 그런데 그 상대가 다른 팀도 아니고 브라질. 그래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은 일본은 전반 34분에 기적의 선제골을 따냈다. 그러나 약팀이 강팀에 역습으로 선제골을 넣고 우주방어해야 하는 기본적인 전술을 일본에게는 당연히 절대로 불가능했다. 최소 2골차 이상의 승리가 필요했기 때문. 비록 일본에게 첫 골을 내줬지만 이후 몸 좀 풀기 시작한 브라질이 일본을 갖고 놀기 시작하면서 결국 일본은 1:4로 대패를 당하고 퇴갤했다.

뚱땡이로 놀림받던 호나우두가 이 경기 2골을 넣으며 부활, 호나우두 부활 1등 공신이라며 비야냥받고, 경기 후반이 되니 아예 브라질은 주전 GK까지 뺄 정도로 아주 여유롭게 플레이했다.[19] 그야말로 굴욕 중의 굴욕. 덕분에 이 때의 일본 대표팀은 희대의 개그 팀으로 남게 되었다.

한편, 한국에서는 조별리그로 일본이 브라질과 같은 조로 배치되자, 한국인들이 크게 좋아하는 모습이 언론에 나오기도 했었다.

그리고 8년 후 월드컵에서 데자뷰 현상이 일어나는데...[20]

2.13. 크로아티아 {2무 1패, F조}

지난 대회에서는 우승후보 이탈리아한테만 승리를 거두고 멕시코에콰도르에 일격을 당한 것이 원인이 되면서 광탈한 크로아티아는 이번 대회 브라질, 호주, 일본과 같은 조에 편성되었다. 우승후보 브라질과 같은 조이지만, 맛집이 한 집도 아니고 두 집이나 걸렸기 때문에 크로아티아로선 전혀 나쁠 것 없는 조 편성이였다.

먼저 브라질과의 1차전 경기 결과는 0-1로 패배했지만 경기 내용은 상당히 선전했다. 이는 브라질이 기형적인 4-2-2-2 포지션 고집과 더불어 호나우도의 기록 경신의 집착의 이유도 있지만, 같은 스쿼드로 호주와 일본을 난도질 시킨 걸 보면 확실히 크로아티아는 브라질을 상대로 어쨌든 매우 선전한 것이다. 그러나 일본과의 2차전에서는 OME스러운 경기력으로 무재배를 하는데, 이게 얼마나 심각한 거냐면 경기 자체가 노잼인 것을 떠나, 하마터면 크로아티아가 질 뻔한 아찔한 상황도 연출했기 때문. 게다가 전반 초중반에 우연히 얻은 PK마저 실축했다. 이 때문에 크로아티아의 16강행은 매우 어두웠으며, 결국 호주를 상대로도 역시 무재배를 하며, 2무 1패로 16강 진출에 실패하고 만다.

98년 황금세대와 현재 모드리치, 라키티치의 월드클래스 급 선수들 만큼의 스쿼드는 아니더라도 당시 커리어 최전성기를 달리던 다리오 스르나다니옐 프라니치, 즈보니미르 솔도, 로베르트 코바치 등 충분히 경쟁력 있는 선수들이 많았고 실제 브라질을 상대로 대등하게 싸웠으나 상대적으로 쉬운 상대에 이상하리만치 고전하면서 호주에 16강 티켓을 넘겨주게 되었다. 그나마 2년 후에 있던 유로 2008에선 선전하였지만, 남아공 월드컵은 예선에서 플레이오프도 못 올라가면서 예선탈락하고 만다.

그리고 8년 만에 진출한 브라질 월드컵에서는 카메룬만 잡았을 뿐 브라질멕시코는 이기지 못하면서 또 16강 진출에 실패하였으나, 러시아 월드컵에서는 조별리그에서 아르헨티나를, 준결승에서 잉글랜드차례로 물리치며, 사상 최초로 결승에 진출하고 준우승을 기록해 종전 최고 기록을 갈아치우면서 오랜만에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올렸고, 카타르 월드컵에서는 8강에서 브라질을 만나 승부차기로 물리치는 등 점점 강팀으로 변모하는 중이다.

2.14. 사우디아라비아 {1무 2패, H조}

사우디아라비아는 1994 미국 월드컵을 통해 월드컵 본선에 처음 나가서 16강에 진출하면서 새로운 돌풍을 예고하는가 싶었다. 그러나 1998 프랑스 월드컵 이후로는 번번히 조별리그에서 광탈만 하고 있는데, 특히 지난 대회 때는 전패도 전패였지만, 첫경기였던 독일전에서 0:8이라는 스코어로 대패하는 개망신을 당했던 것이 가장 임팩트가 컸다. 그런 만큼 이번 대회에서는 명예회복이 급선무였다. 이번 대회에서는 스페인, 우크라이나, 튀니지와 한 조를 형성했는데, 무슬림 매치라고도 할 수 있는 튀니지와의 첫 대결에서는 무재배를 하면서 오랜만에 승점 획득에 성공하였지만 앞서고 있다가 추가시간마저 거의 다 지나간 시점에 동점골을 허용하여 그나마 해볼만한 상대인 튀니지를 잡지 못한점은 남은 일정에 큰 부담으로 다가왔다. 그리고 이어진 우크라이나와의 대결에서는 유럽에 도통 힘을 못 쓰는 중동팀 특성상 패배했는데, 그냥 패배도 아니고 0:4로 압도적인 패배를 당해 버렸다. 것도 우크라이나는 처녀출전국들 중 하나인데다가 유럽에서도 그리 강한 편이 아닌 나라임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이어진 스페인전에서는 그나마 우크라이나전만큼 패하지는 않았지만[21], 결과는 0:1 패배. 최종 결과는 튀니지와 같은 1무 2패를 기록하였는데, 골득실에서 밀려서 4위로 대회를 마감하였다. 사우디도 이렇게 이란과 마찬가지로 본선에서는 영 힘을 못 쓰고 있다.

이러한 후유증 때문인지 사우디아라비아는 차기 대회차차기 대회는 모두 본선 진출에 실패했고, 이후 2018 러시아 월드컵을 통해 12년 만에 본선에 진출했는데, 이번에도 2경기만에 광탈이 확정되었지만, 그래도 앞의 대회들과는 달리 1승이라도 기록하면서 아름답게 러시아를 떠나는데 성공했다. 그리고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는 역시 16강 진출은 못했지만 어느 우승후보급 강팀을 상대로 업셋해버리는 놀라운 일까지 일으키기도 했다.

2.15. 튀니지 {1무 2패, H조}

다른 아프리카 팀들이 모두 처녀 출전국들인 것과 달리 튀니지는 프랑스 월드컵 때부터 3연속으로 출전하는 팀이었다. 그러나 문제는 그 기간 동안 성적은 모두 1무 2패로 똑같았다는 것. 그런 만큼 이번 대회에서는 이전 대회들과는 확실히 뭔가 다른 모습을 보여야만 했다. 그러나 결과는 이번에도 1무 2패. 첫 상대였던 사우디아라비아를 상대로는 2대2 무승부, 이어진 스페인전과 우크라이나전은 모두 패하고 만 것이다. 그래도 이번에는 사우디를 제치고 3위를 차지하면서 꼴찌는 면했다. 스페인전에서 70분까지 앞서고 있다가 역전패 했던게 아쉬움으로 남는다.

이후 튀니지는 한동안 월드컵 구경은 TV로만 하다가 러시아 대회를 통해 12년 만에 본선에 진출했는데, 탈락이 확정된 상태에서 치른 최종전인 파나마전에서 파나마를 꺾고 장장 40년 만에 월드컵 본선에서 승리를 맛보는 데에 성공했다.

2.16. 대한민국 {1승 1무 1패, G조}


자세한 것은 아드보카트호/2006 FIFA 월드컵 독일 문서도 같이 참조.

대한민국은 톱시드 중에서는 그나마 해볼 만한 팀이라는 평가와 함께 죄다 노장[22]으로만 구성되어 있긴 했어도 마에스트로 지네딘 지단과 당대 최고의 스트라이커 티에리 앙리가 버티고 있는 프랑스, 유럽의 고춧가루 부대 스위스, 아스날 FC에서 활약하던 엠마누엘 아데바요르를 제외하면 모든 것이 베일에 싸여있던 토고와 한 조가 되었다. 하지만 개최 1년도 안 남은 상황에서 사령탑이 조 본프레레에서 딕 아드보카트로 교체된 데다가, 본선 진출의 주역이었던 이동국이 십자인대 파열로 인해 엔트리에 탈락되면서 뭔가 위기론이 나오게 되었다. 당시 대표팀은 2004 아시안컵에서 이란과 졸전끝에 3:4 패배를 기록하는 등 경기력 자체는 좋지 않았지만, 이동국은 절정의 폼을 보여주며 아시안컵에서도 4골을 득점하고, 월드컵 최종예선 과정에서 독일을 잡아내는 멋진 골을 기록하기도 하였으니 이동국 개인으로도, 한국 국가적으로도 매우 아쉬웠던 순간이였다.

1차전인 토고전에서는 전반전에서 수비진이 토고의 스트라이커 압델 카데르 모하메드 쿠바자에게 돌파당해 선취골을 허용하면서 불안한 모습을 보여줬으나, 후반전에 이천수의 프리킥 동점골과 교체 투입된 안정환의 중거리골로 역전을 하면서 사상 첫 원정 승리의 기쁨을 누리게 되었다. 특히 이천수는 골 세레브레이션으로 이동국이 하던 골 세레브레이션을 하면서 많은 사람들의 심금을 울리기도 했다.

2차전인 프랑스전에서는 전반 시작 10분도 안돼서 티에리 앙리에게 선취골을 허용했으나, 후반전에 설기현의 크로스 - 조재진의 헤딩 어시스트로 떨어트린 볼이 골문으로 돌진하던 박지성의 다리에 닿아 골망 오른쪽에 꽂혔다. 이러한 근성의 만회골을 뽑아낸 덕에 1:1 무승부를 거둬 소중한 승점 1점을 챙기게 되었다. 이 경기는 상대가 상대다 보니[23] 사실상 패하는 것을 염두에 두고 있었기에, 프랑스를 상대로 무승부 승점 1점을 얻은 것만으로도 충분히 16강이 눈 앞에 보이는 상황이었다. 톱시드도 아닌 팀인 스위스를 이기면 16강이 100% 확정되기 때문. 반면 스위스에 이어 한국에게까지 비긴 프랑스는 체면을 완전히 구겼으며, 자국 팬으로부터 짐 싸고 돌아오라는 비난을 들었을 정도.

여담으로 파비앙 바르테즈의 이른바 개선문 붕괴 스로인이 이 경기에서 나왔다. 공을 손으로 돌리다가 슬쩍 미끄러져 페널티 라인 바깥으로 샜던 것. 마침 그 방향에 자팀 수비수가 있었기에 망정이지, 행여 운이 나빠 공이 미끄러진 방향에 한국팀 공격수가 있었다면 꼼짝없이 역전당하고 2회 연속 조별리그 광탈이라는 진기록을 쓸 뻔했다. 카잔의 기적이 12년 일찍 벌어지고, 라이프치히의 기적이라는 문서가 작성되어 프랑스에게는 라이프치히 전투에 이어 라이프치히가 또다시 굴욕의 땅으로 각인될 뻔한 셈이다. 나아가 지네딘 지단의 마지막 국가대표 커리어 역시 철저한 흑역사로 마무리 지어졌을 것이고, 프랑스 국대 역사에 1994년의 콜롬비아 축구 국가대표팀 못지 않은 암흑기가 도래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3차전인 스위스전에서는 공교롭게도 심판을 잘못 만났다. 경기 내내 뻑하면 문제투성이 판정을 하는 것도 모자라[24][25] 대한민국의 패스를 심판이란 작자가 끊어먹고, 스위스의 센터백 필리페 센데로스에게 선취골을 허용하면서 끌려다니다가, 후반전에는 부심이 오프사이드를 선언했음에도 알렉산더 프라이의 골을 득점으로 인정하면서 그대로 무너지고 말았다. 이 사건으로 대한민국의 네티즌들이 재경기를 요구하기 위해 FIFA의 홈페이지에 접속한 것이 폭주해 마비가 되었고,[26] 결국 FIFA가 한국 네티즌의 접속을 차단시키는 결과까지 나왔다. 또한 이 골을 오프사이드가 아니라고 했던[27] 신문선은 그대로 SBS 해설에서 잘렸고(...), 결국 이후로 축빠들 사이에서 스위스는 축구고 뭐고 어느 분야에서고 이미지가 엄청나게 좋지 않은 국가가 되었으며, 동시에 알렉산더 프라이오라시오 엘리손도는 그야말로 쳐죽일 놈들 취급을 받았다.[28]

32강 본선 조별리그 전적 1승 1무 1패, 승점 4점. 승점만 놓고 보면 충분히 16강을 볼 수 있는 상황이지만, 결국 승점 차이 때문에 아깝게 월드컵 17위로 기록하였으며, 이 대회에서 승점 4점을 얻고도 16강에 진출하지 못하는 유일한 팀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외신들 역시 이 점을 상당히 아쉬워했고, 당시 대표팀의 미드필더였던 이천수는 그라운드에 꿇어앉아 펑펑 울었으며,[29] 스트라이커였던 조재진 역시 스위스전이 끝난 후 눈물을 참지 못했다. "동국이 형만 있었어도 결과는 달랐을 것이다."라는 말을 했을 만큼 너무나도 아쉬웠던 대회였다.

그래도 토고를 이긴 건 기념비적인 일로 한국 축구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준 경기라 할 수 있다. 단순히 지난 2002월드컵 4위 보다 약한 2006월드컵 17위로 치부할 일이 아닌 게 원정에서는 그 동안 단 한 번도 못 이기던 한국이 비록 토고가 잘 나가는 팀은 아니지만, 그래도 원정간 대회에서 이겼다는 점은 높이 평가할 만하다.[30] 비단 토고전 승리뿐 아니라, 그 이전의 대회와 2014 FIFA 월드컵 브라질에서 어이없는 졸전을 보여주었던 것과 달리 이번 대회는 3경기 모두 결과는 달라도 그전처럼 밀리는 경기는 하지 않았다는 점에서,[31] 소기의 성과를 달성했다고 볼 수 있으며, 16강 바로 밑순위 월드컵 17위를 기록하며, 원정 월드컵 최고 승점(4점)을 기록했다.[32]

당시 한국 대표팀 선수로 뛰었던 선수들 중 마지막까지 현역 선수로 남았던 박주영이 2024년 11월 23일을 끝으로 은퇴하면서 이 대회에서 현역 선수로 뛰었던 한국 선수들은 모두 은퇴하게 되었다.

3. 16강 진출 팀

탈락이 확정된 순서대로 작성한다.

3.1. 스웨덴

스웨덴이 이번 대회에서 보인 모습은 실망스럽기 그지 없었다. 첫 상대였던 트리니다드 토바고를 상대로는 0:0 무재배를 해 버렸고, 이어진 파라과이전에서는 경기 종료 직전 융베리의 결승골로 겨우 승리, 최종전인 잉글랜드전은 시소게임 끝에 2:2 무승부로 끝났다. 결과는 1승 2무로 조 2위. 이런 결과 때문에 스웨덴은 하필이면 16강에서 무서운 독일을 만나고 말았다. 결과는 0:2 패배로 탈락. 사실 탈락도 탈락이었지만, 스웨덴으로써는 전반전에 루치치가 퇴장당하고 거기다 어렵게 얻은 페널티킥라르손이 허공으로 날리는 등 운이 더럽게도 없었다. 스웨덴 대표 스트라이커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는 이번대회에서 0골 0어시스트라는 실망스런 경기력을 보였다. 반면에 잉글랜드는 조 1위의 행운 덕에 유유히 손쉽게 8강까지 진출하였다.

3.2. 멕시코

멕시코는 이번 대회 조편성을 앞두고 1번 포트까지 얻는 행운을 누렸다. 그런 행운 끝에 이란, 앙골라, 포르투갈 등과 한 조가 되었다. 일단 첫 상대였던 이란을 상대로는 3대1 완승을 기록하며 출발은 좋았지만, 이어진 앙골라전은 뜻밖의 0대0 무재배를 기록했고, 이것은 결국 자국이 조 2위로 16강에 진출해서 무서운 아르헨티나를 만나는 결정적 원인이 되고 말았다. 최종전인 포르투갈전은 패했지만, 다행히 앙골라가 이란을 이기지 못하는 바람에 어부지리로 16강 진출에는 성공하였다. 그렇게 해서 1승 1무 1패 조 2위로 16강에 진출해 멕시코가 맞붙게 된 상대는 아르헨티나. 예상대로 멕시코는 아르헨티나에 패해서 이번에도 16강에서 물을 먹고 말았다.[33]

3.3. 에콰도르

지난 대회에 이어 2회 연속 월드컵 무대를 밟은 에콰도르인데다가 조 편성 역시 개최국이나 당시엔 과도기로 전력이 떨어진 독일, 유럽국가들 중 해볼 만 한 폴란드와 멕시코 및 미국에 비해 전력이 그리 강하지 않은 편에 속하는 코스타리카와 한 조에 편성, 지난 대회보다 쉬운 조편성을 받았지만, 유럽 대륙에서 월드컵이 열린데다가 에콰도르가 홈에서만 깡패고 원정에서는 승점자판기이기 때문에 에콰도르의 16강 행을 낙관하는 언론은 얼마 없었다.

그러나 조별리그에서 초장부터 폴란드를 2-0으로, 이어 코스타리카를 3-0으로 잡아내면서 독일과 함께 동반 16강을 확정지으면서 남미 축구의 강력함을 알렸고, 비록 최종전에서 개최국 독일에게 0-3으로 완패했으나, 16강에서 무늬만 최강인 잉글랜드를 상대로 대등하게 싸우는 등 지난 대회보다 더 발전된 모습을 보였다.

다만 이 때는 당시 콜롬비아, 우루과이, 칠레 등 기존의 남미의 다크호스들이 부진한 시기였는데다 브라질, 아르헨티나의 투탑 체제이던 때라서 운이 좋았을 뿐, 바로 다음 대회엔 플레이오프에 가보지도 못하고 지역예선에서 탈락했으며,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선 남미 국가들 중 유일하게 16강 진출에 실패할 뿐만 아니라 위의 세 나라가 다시 예전의 강력함을 찾으면서 앞으로의 남미 예선은 다시 험난해졌다. 결국 2018년 러시아 월드컵도 본선 진출에 실패했다. 2022년 카타르 월드컵에 와서야 간신히 본선에 복귀했지만 1승 1무 1패로 조별리그에서 광탈했다.

3.4. 네덜란드

2002년 월드컵 탈락의 아픔을 딛고 심기일전하여 유럽예선에서 당시 최고의 전성기를 달리는 체코를 밀어내고[34] 조1위로 본선에 합류한 네덜란드는 비록 4년 전에는 불참했지만, 이어진 유로 2004에서 준수한 경기력을 거두어서 여전히 기대치가 높은 팀이였다. 이 때 반 바스텐 감독의 강도 높은 개혁 아래 로이 마카이, 반 더메이더, 에드가 다비즈 등 노장들을 과감히 내치고 반 더 바르트, 아르연 로번, 웨슬리 스네이더, 로빈 반 페르시, 라이언 바벌, 디르크 카윗 등 젋은 피를 대거 수혈하며 이번 월드컵에서의 복귀를 기대하고 있었다.[35]

비록 아르헨티나, 코트디부아르, 세르비아 몬테네그로와 같은 죽음의 조에 편성되었으나, 세르비아 몬테네그로와의 1차전은 로벤의 원맨쇼로 승리를 거두었고 코트디부아르와의 2차전 역시 반 페르시와 판 니스텔로이의 골로 2-1로 꺾으며 16강 진출을 확정지었다. 하지만 아르헨티나전에서 무승부를 거두었고, 이전 경기에서 아르헨티나가 세르비아 몬테네그로를 대파하는 바람에 조 2위가 되었다.

그리고 이어진 포르투갈과의 16강 전은 뉘른베르크의 전투에서 모든 걸 다 설명해 준다. 퇴장만 양팀 합쳐서 네 명이 나왔고, 네 명 모두 경고누적이었다.

예상보다 허무하게 대회를 마감했지만, 네덜란드는 2년 뒤인 유로 2008에서도 프랑스와 이탈리아를 깨는 퍼포먼스를 보였고, 2010년 FIFA 월드컵 남아공에선 32년만에 결승에 오르면서 사상 첫 월드컵 트로피를 들어올릴 기회를 잡았으나, 결국 스페인에 패해 준우승에 머문다.

그리고 2006년 신성으로 떠올랐던 선수들은 이제 다 노장이 되었는데, 문제는 2014 FIFA 월드컵 브라질에 나왔던 신예들이 성장에 한계를 보이면서 순식간에 암흑기에 접어들게 된다는 거다. 유로 2016에는 체코, 튀르키예, 아이슬란드에 패배를 당한 것이 원인이 되면서 본선 진출에 실패하였고, 2018 FIFA 월드컵 러시아도 프랑스에 두 번 연속 패하고, 심지어 불가리아한테까지 패하면서 예선에서 탈락하게 된다.

3.5. 호주


대회 직전 OFC에서 탈퇴, AFC로 편입이 확정되어 있던 호주가 OFC 소속으로 치른 마지막 대회였다. 사실 1974년 월드컵 이후 오랜 기간 본선 무대를 방문하지 못한 호주는 최근 몇 번의 대회에서 연속으로 대륙간 플레이 오프에서 좌절한 상태였다. 94년 대회[36]에는 아르헨티나, 98년 대회에는 이란, 2002년 대회[37]에는 우루과이에 각각 막힌 호주는 1998년, 2002년 연속으로 4강 신화를 써낸 명장 거스 히딩크를 영입하여 오랜 숙원을 풀고자 했다. 결국 대륙간 플레이오프에서 우루과이를 승부차기 접전 끝에 격파, 4년 전의 설욕을 하고 오래간만에 본선 무대에 귀환했다.

그리고 첫 경기 일본전…. 심판의 오심에 따른 상당히 애매하고 억울한 실점을 한 호주는 경기 내내 일본에게 주도권을 빼앗기며 이대로 본선 무대 첫 날 패배하는 줄 알았으나 후반 39분부터 히딩크 매직이 발동하여 후반 47분까지 내리 3골(…)을[38] 넣으며 3:1 역전승을 거두었다. 혹자는 이걸 두고 히딩크 3분요리라고 하였다. 동점 골 및 역전 골이 3분 간격으로 나왔기 때문. 그리고 일본은 '호주에 1대0 승리' 라고 다음날 스포츠신문을 인쇄했다가 윤전기를 다시 돌려야 했다. 이후 브라질엔 패했지만, 동유럽의 강호 크로아티아와 비김으로서 조 2위로 16강 진출을 확정지었다. 이것 역시 호주 역사상 최초. 16강 이탈리아 전에서는 강호 이탈리아를 상대로 마테라치가 이른 시간에 거친 태클로 레드카드를 받아 퇴장당함으로써 10명을 상대로 싸우는 이점을 안았지만, 끝끝내 점수를 내지 못하다가 후반 50분, 상당히 애매한 판정에 따른 페널티 킥으로 실점하여 0:1로 패했다.[39] 비록 16강에서 탈락했으나 호주 축구가 보여준 위력은 결코 만만치 않았고, 사커루(Socceroo)[40]의 존재를 전 세계에 널리 알렸다.

하지만 정작 아시아로 오고 나서 치른 대회들은 모두 조별리그 통과에 실패하고 있는 중이다.[41] 이후 16년만에 다시 카타르에서 원정 16강에 성공했다.

3.6. 스위스


미국 월드컵 이후 12년 동안 본선 출전을 못했지만, 안정된 수비력을 바탕으로 플레이오프에서 튀르키예를 제치고 이번 월드컵에서 다시 돌아왔다. 조별 예선에서는 지역예선 때 보여준 안정된 수비력을 바탕으로 실점하지 않은 채 토고와 대한민국을 상대로 2대0으로 승리하여 2승 1무 조 1위로 16강에 진출했다.

그리고 16강전에서 만난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무재배를 하고 승부차기로 넘어갔고, 이후 스위스는 승부차기에서 삼연뻥을 기록한 채 한국인들이 바라던 대로 무실점 탈락했다.

대한민국은 이 스위스전에서 알렉산더 프라이가 넣은 두 번째 골로 인해 상당히 피해를 보게 됨과 동시에 16강 진출이 좌절되자, 이후 스위스에 관해서 무엇을 하든지간에 무조건 엄청나게 안 좋은 이미지만 가지게 된다. 특히 그 회장이라는 작자의 출생지까지도 스위스인지라... 이후 남아공과 브라질에서 회장의 은덕에 힘입어 연속으로 월드컵 본선에 진출, 각각 조별 탈락과 16강 진출이라는 성과를 얻어냈으나, 2015년 부패 혐의가 드러나자마자 블래터는 물러났다. 그러나 그 차기 회장인 인판티노의 국적이 하필이면...

3.7. 가나

미카엘 에시앙, 설리 문타리, 라파엘 킹스턴, 사무엘 쿠포르, 조로 아스터 등 당시 유럽 빅리그에서 좋은 모습을 보인 톱클래스 선수들이 대거 포진한 가나였으나, 조 편성은 영 좋지 않았다. 우승후보 이탈리아와 70년대 이후 30년만에 다시 전성기를 맞이한 체코, 확실한 북중미의 양강으로 떠오른 미국과 같은 조에 편성되에 C조 다음으로 죽음의 조에 편성되었다.

이어진 조별리그 1차전 이탈리아와 경기에서 백전노장 수비수인 사무엘 쿠포르의 뼈아픈 실책으로 이탈리아게 0-2로 패배하면서 16강 진출이 어려울 것이라 예상했으나, 전력상 한 수위인 줄 알았던 체코를 오히려 농락하면서 2-0으로 격파하며 이변을 만들어내더니[42] 미국마저 꺾고 이탈리아에 이어 조2위로 16강에 진출하였다. 하지만 16강 상대는 공교롭게도 브라질. 게다가 전력의 절반인 에시앙이 경고누적으로 결장하고 브라질과의 경기 초반 문타리의 이른 퇴장까지 겹치면서 0-3으로 완패하고 물러났다.

비록 16강에서 가나의 돌풍은 멈추었지만, 유럽의 텃세와 유럽, 남미 외의 국가들 가운데 호주와 유이하게 타 대륙 16강 진출의 성과를 거두었고, 다음 대회에 8강까지 오르며 21세기 코트디부아르와 함께 아프리카 축구의 사실상 양대산맥으로 군림하게 된다.[43]

3.8. 스페인

사실 독일 월드컵 시작 직전 스페인에 거는 기대치는 높지 않았다. 일단 아무리 유럽예선이 어렵다 하더라도, 세르비아 몬테네그로에 밀리며 플레이오프에 밀려나 간신히 본선에 진출한 것이다. 또한 선수층도 이 당시는 그리 두텁지 않았는데, 다비드 비야페르난도 토레스도 뜨기 직전이였고, 2010년대 세계축구를 휘어잡은 이니에스타도 이 당시까지만 해도 신성이였으며, 주전인 사비 에르난데스도 이 시기에는 끝판왕 미드필더라 불리기엔 부족했다.

하지만 스페인은 본선에서 우승후보급 퍼포먼스를 펼치기 시작했는데, 동유럽 강호 우크라이나를 4-0으로 대파한 것. 이어진 튀니지 전도 3-1 역전승을 거두더니, 2진으로 내보낸 사우디와의 3차전도 여유롭게 승리를 거두며 3전 전승으로 16강에 진출했다.

16강 상대는 늙은 수탉 프랑스였다. 경기전만 해도 스페인의 압승을 예상했으나, 당시 신인프랑크 리베리의 각성과 비에라, 마켈렐레의 중원듀오의 안정화에 따른 지네딘 지단의 물오른 기량으로 인해 1-3으로 역전패 당하며 허무하게 탈락하고 만다.

하지만 16강에서 허무하게 탈락해도 찬사를 받았고 브라질과 함께 페어플레이 상을 수상했다. 동시에 이번 대회에서의 액땜이었는지 유로 2008과 2010 FIFA 월드컵 남아공, 유로 2012를 연달아 재패하면서 2010년대 초 스페인 축구의 시대의 천하가 된다. 하지만 런던브라질에서는...

4. 8강 진출 팀

탈락한 순서대로 작성한다.

4.1. 아르헨티나


지난 대회에서 조국의 디폴트 선언으로 인해 제대로 지원도 못받고 결국 아쉬운 결과를 얻었으나,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내면서 자존심을 회복했고, 독일 월드컵 남미예선에서도 당시 기세가 좋은 최강 브라질을 상대로 1승 1패씩 호각을 이루며, 골득실에 밀려 2위로 본선에 진출했을 뿐 1위 브라질과 공동승점을 기록하며 남미양강의 저력을 보여주었고, 아르헨티나는 이 대회에 대한 기대가 높았다. 그런데 조 추첨을 하고 보니 지난 대회에서 잉글랜드, 스웨덴, 나이지리아가 걸리는 죽음의 조에 이어 이번에도 네덜란드, 코트디부아르, 세르비아 몬테네그로를 만나는 죽음의 조에 또 당첨되며 불안감이 높아져갔다. 특히 세르비아 몬테네그로는 지역 예선에서 무려 스페인을 플레이오프로 밀어 내고 본선에 직행한 만큼 복병 중에서도 강팀에 속하는 팀이었으며, 세르비아 몬테네그로가 아르헨티나를 이긴다 해도 놀랄 사람이 없었을 만큼 실력이 좋았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조별리그는 굉장히 쉽게 풀렸다. 첫 경기 코트디부아르를 상대로 2:1로 승리를 거두더니, 두번째 경기상대인 복병 세르비아 몬테네그로를 아예 갖고 놀며 두 경기만에 16강행을 확정지었다. 시작 6분 만에 막시 로드리게스의 선취골로 아예 상대가 걸어잠글 기회조차 주지 않더니, 이후로도 무려 다섯골을 더 넣으며 6대0으로 아예 관광보내버렸다. 특히 소린부터 시작하여 사비올라와 리켈메, 크레스포를 거쳐 에스테반 캄비아소가 넣은 두 번째 골은 독일 월드컵 최고의 골 1위를 차지할만큼 아름다운 골이었으며, 심지어 6골 중 4골이 이 대회 최고의 골 1~10위를 장식할 정도로 경기력이 훌륭했다. 두 경기만에 16강행을 확정지은 또 다른 상대인 네덜란드와의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서는 접전 끝에 0대0 무승부를 기록했으며, 16강에서는 멕시코를 상대로 연장 접전 끝에 막시 로드리게스의 환상적인 발리골로 2대1로 승리하고 8강에 진출했다. 16강에서도 사실 라파엘 마르케스에게 선취골을 얻어맞긴 했으나 전체적인 경기력면에서는 아르헨티나가 매우 우세했으며, 리켈메를 중심으로 하는 전술이 대단히 잘 먹혀 리켈메가 그야말로 날아다니며 마구 킬패스를 넣어줬으나 공격진이 제대로 받아먹지 못했다.

그러나 하필 8강 상대가 개최국 독일이었던 것이 굉장한 불운이었다. 그럼에도 아르헨티나는 로베르토 아얄라의 헤더골로 앞서갔으며, 독일은 경기내내 아르헨티나에 눌려 변변찮은 공격기회조차 잘 만들지 못했다. 그러나 클로제의 거친 태클로 인해 주전 골키퍼 로베르토 아본단시에리가 부상을 당해버렸고, 감독인 호세 페케르만이 수비 강화를 위해 리켈메에르난 크레스포를 연거푸 교체한 것이 화근이 되어, 후반 막판에 미로슬라프 클로제에게 동점골을 허용해버렸고, 이후 공격진의 창의성이 떨어진 아르헨티나는 승부차기까지 간 끝에 하필 독일의 골키퍼 옌스 레만이 두번이나 페널티킥 선방을 하며 결국 준결승 진출이 좌절되었다. 특히 그 동안 지속적인 뛰어난 선수들을 배출해내며 항상 우승급 전력을 구축하였음에도 기대에 미치지 못한 실적을 올린 1998년, 2002년 대회 대회와 달리 이번 대회에서는 우승후보다운 막강한 경기력을 보였고, 실제 대회 중반엔 압도적인 경기력을 보이며 브라질보다도 우승확률이 높았으나, 계속된 지옥불 대진에 하필 8강에서 개최국이자 똑같이 경기력이 우승후보급으로 부활한 독일을 만난 탓에 아르헨티나의 도전은 8강에서 마무리되어야 했다.. 그리고 바로 이후 대회에서도 독일에게...[44] 게다가 그 다음 대회에서도...[45] 심지어 이 땐 우승할 수 있던 절호의 기회였는데...

후일담으로, 2022년 카타르 월드컵에서 리오넬 메시의 활약을 앞세워 아르헨티나가 36년 만에 3번째 우승을 달성했는데, 감독인 리오넬 스칼로니는 바로 이 2006년 월드컵에서는 메시와 똑같은 선수로서 엔트리에 올라가 있었고 똑같이 뛰었다.

4.2. 우크라이나


비록 첫 출전이지만 우크라이나는 이번 유럽 지역예선에서 가장 먼저 본선진출을 확정지을 만큼, 그 기세가 매우 좋았다. 당시 물이 오른 톱 클래스 스트라이커 안드리 셰우첸코를 필두로, 분데스리가에서 어느 정도 좋은 모습을 보인 안드레 보로닌 등 겉으로 보기엔 세브첸코에 의존할 것처럼 보이나, 실제론 선수 개개인의 조직력이 뛰어난 마치 4년 전 확실한 목표로 좋은 성과를 거둔 대한민국처럼 우크라이나가 지역예선에서 보인 모습은 분명 단단했다. 실제로 부동의 에이스 안드레이 셰우첸코를 필두로 아나톨리 티모슈크, 루슬리 로탄, 안드리 보로닌 등 멤버들도 밸런스가 좋았고, 우크라이나는 지역예선 12경기에서 단 7실점만 허용하는 철벽수비로 조 1위를 차지하며 튀르키예를 밀어내고 당당히 본선에 진출했다.

그럼에도 월드컵 조별예선 첫 경기상대인 스페인에게 0-4로 대패하며 출발부터 심하게 꼬이는 듯 했다. 마치 세르비아 몬테네그로처럼, 아무리 상대가 강팀이라 할지라도 월드컵 최종예선 당시 기세로만 본다면 우크라이나가 충분히 이변을 일으킬 수 있을 정도로 박빙이 될거란 예상을 깨버리고 스페인에게 그야말로 대패를 당한 것이다. 그러나 우크라이나는 세르비아 몬테네그로와 달랐다. 2차전 상대인 약체 사우디를 상대로 4-0 대승을 거두었고, 2004년 네이션스컵 우승국인 튀니지와의 3차전은 후반 막판까지 고전하다 셰브첸코가 직접 페널티킥을 얻어내고 성공시키며 1-0 으로 승리하고 2승 1패로 16강에 진출했다. [46]

16강에서는 조별예선에서 1실점도 허용하지 않았던 스위스를 만났는데, 전반적으로 위협적인 찬스를 크게 만들지 못하며 0대0으로 승부차기까지 끌고갔고, 셰브첸코가 1번키커로 나서 실패했으나 골키퍼 쇼우코우스키가 스위스 키커 2명의 슛을 막아내고 바르네타가 실축하며 연장 혈투 끝에 역사상 최초로 월드컵 8강에 진출하는 데에 성공했다. 그러나 8강 상대가 하필 우승후보 이탈리아였다. 오히려 이탈리아를 상대로 스위스전보다 더 위협적인 기회를 여러번 만들어냈으나, 끝내 부폰을 뚫지는 못했고, 잠브로타의 원맨쇼로 3대0 완패를 당하며 우크라이나의 월드컵 도전은 8강에서 마무리되었다.

다만 최종성적이 8강인 것에 비해 경기력은 그닥이었으며, 대진운을 많이 받았다. 스페인이 조별리그 팀 모두에게 1승씩 가져간데다 최약체 사우디아라비아가 끼어있었고, 튀니지와의 경기도 꾸역꾸역 이겼으며, 스위스를 상대로도 셰우첸코가 날린 헤더가 골대를 맞춘 걸 제외하면 그닥 위협적인 찬스도 만들지 못했다. 확실히 체급차가 나는 상대인 스페인과 이탈리아에게는 찍소리도 못하며 완패하는 등 월드컵 지역예선과 본선의 물은 확실히 달랐다.

독일월드컵에서 거둔 8강은 우크라이나 역사상 최고의 성적으로 지금까지도 남아있다. 이후 우크라이나는 거침없이 추락하여 월드컵2010 FIFA 월드컵 남아프리카 공화국시발점으로 해서 아예 못 나오고 있고, 유로컵도 나오기만 하면 광탈만 하고 있는 중이다. 그나마 다행인 점이라면 자국의 레전드 솁첸코가 감독이 된 이후로 다시금 부활의 신호탄을 조금씩 쏘아 올리는 중이라는 것. 그리고 역사적인 월드컵 8강을 이뤄낸지 15년 후에는 최초로 우크라이나의 유로 8강을 이뤄냈다! 하지만 이후 2021년 8월 1일 계약 종료로 솁첸코는 감독직에서 물러났다.

4.3. 잉글랜드


2006년의 잉글랜드는 골키퍼 정도를 제외하면 전 포지션에 자국 최고의 스타들이 총출동한 강력한 스쿼드였다. 수비진에는 게리 네빌, 애슐리 콜이라는 EPL 최고의 풀백듀오에 존 테리솔 캠벨, 리오 퍼디난드로 구성된 엄청난 센터백들이 자리잡았고, 미드진에는 프랭크 램파드스티븐 제라드라는 EPL 최고의 중앙미드필더에 조 콜데이비드 베컴이라는 엄청난 측면 자원, 그리고 상대적으로 빈약했지만 마이클 오언피터 크라우치, 웨인 루니가 버티는 공격진까지 이름값만 보면 우승도 가능했다. 베컴과 네빌 정도를 제외하면 주전의 대부분이 20대중반일 정도로 세대교체도 잘 되었으며, 자국리그나 챔피언스리그 우승의 주역들로 구성되어 있어 이제야말로 우승을 노릴 시기라며 설레발을 쳐댔다.

그런데 저런 막강한 선수들을 가지고도 막상 본선에서는 굉장히 답답한 경기력을 보였다. 조별예선 파라과이전부터 데이비드 베컴이 프리킥 상황에서 대충 붙여준 공이 파라과이의 카를로스 가마라의 몸을 맞고 운좋게 골이 되었는데, 이후 골을 더이상 넣지 못하며 1대0으로 찝찝한 승리를 챙겼고[47], 승점자판기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던 트리니다드 토바고를 상대로 후반 80분이 넘도록 0대0으로 팽팽하게 맞서다 후반 막판에 크라우치와 제라드가 겨우 두 골을 넣어 2대0으로 승리했다. 그리고 스웨덴 전에서는 엎치락뒤치락하다가 후반 추가시간에 헨릭 라르손에게 동점골을 얻어맞으며 2대2로 비기고 1위로 16강 진출을 하긴 했다. 첼시의 핵심 중원이었던 프랭크 램파드는 최다슈팅 무득점이라는 불명예를 남겼고, 공격진은 크라우치가 트리나드 토바고 전에서 터뜨린 헤더골을 제외하면 득점이 없었으며, 오히려 미드필더인 스티븐 제라드가 두 골이나 집어넣으며 해결사 능력을 과시했으며, 수비진에서는 존 테리가 연신 막강한 수비를 보여주며 버텼다.

16강에서도 역시 남미에서 크게 강호급은 아닌 에콰도르를 만났다. 그럼에도 잉글랜드는 여기서도 고전했으며, 후반 60분이 돼서야 데이비드 베컴의 환상적인 프리킥 골이 터지며 겨우 1대0으로 승리하고 8강에 진출했다. 8강 상대 역시 우승후보의 전력은 절대 아니었던 포르투갈을 만났으며, 양팀 모두 위협적인 공격을 많이 보여주며 박빙의 승부를 보여주었으나 웨인 루니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다이빙 트랩에 걸렸고 4년 전에 마이클 오웬이 마우리시오 포체티노에게 저지른 것과 똑같은 상황을 연출하여 퇴장당하기에 이르렀다. 결국 엄청난 악전고투 끝에 승부차기까지 가긴 했으나, 포르투갈의 골키퍼 히카르두가 선방쇼를 보여준 탓에 승부차기 징크스를 극복하지 못하고 결국 8강에서 탈락했다.

냉정하게 말해, 월드컵 4강을 달성한 2018 러시아 월드컵 당시의 스쿼드보다 2006년의 전력이 훨씬 좋았다. 골키퍼와 최전방 공격수를 제외하면 모든 포지션이 리그 베스트급에 준하는 선수들이었으며[48], 대부분은 축구 역사에 이름을 남긴 레전드들이 되었다. 저 막강한 스쿼드를 가지고 겨우 8강에 그친게 실망스러울 정도.

4.4. 브라질


지난 대회보다 스쿼드가 강해진 브라질은 조별리그 조추첨에서 과도기인 크로아티아와 변방대륙 일본, 호주와 같은 조에 편성되는 최상의 대진표를 받게 된다. 브라질로서는 승점자판기가 두개나 붙어버린 셈이다. 서두에 언급한 것처럼 스쿼드의 질은 훨씬 좋아졌다. 공격만 강했고 호베르투 카를로스, 카푸 밖에 없던 브라질의 스쿼드는 2002년 이후 괄목할 정도로 성장을 한 후앙, 호케 주니오르, 루시우, 에메르송, 제 호베르투 등의 기량이 만개했고, 이 대회를 기점으로 망했지만 당시 전성기를 달리는 브라질의 괴물이자 거포였던 아드리아누와 당시 펠레가 지목한 초신성 호비뉴, 그리고 정점에 서 있던 외계인 호나우지뉴와 밀란의 황태자 카카에 데드볼 스폐셜리스트 주니뉴, 거미손 디다까지 한팀에 있었다. 그야말로 천운의 대진운으로 인해, 조롱을 받긴 했지만 어찌되었건 스쿼드 면면의 선수들의 이름값만으로도 충분히 강력한 우승 후보로 불리기에 전혀 손색이 없었다.

그러나 조별리그 1차전인 사실상 호적수나 다름없는 크로아티아 전에서 상당히 고전했다. 물론 크로아티아가 강한 이유도 있었지만, 브라질은 이미 호나우두, 아드리아누, 카카, 호나우지뉴를 한꺼번에 선발로 놓는 한마디로 중원 밸런스는 안드로메다로 보낸 4-2-2-2 전술을 짜놨다. 이런 건 약체들에나 통하는 전술이지, 크로아티아 같은 어느 정도 호적수를 상대로 저 전술을 쓰다간, 아무리 브라질이라도 중원이 도륙날 것은 정말 뻔할 뻔자였다. 실제로 경기 당시 크로아티아가 브라질에게 꽤 우세한 경기를 펼쳤다. 그래도 브라질은 브라질이라 브라질은 카카의 중거리 슛 한방으로 인해 간신히 크로아티아를 1-0으로 잡는다.

그리고 상대적으로 약체들인 호주일본을 상대로는 어렵지 않게 두들겨 패며 3전 전승으로 올라왔고, 이런 모습만 보기엔 "역시 브라질" 이라고 생각할 수 있었다. 하지만 크로아티아 전만 보면 '이 대회에서 크로아티아보다 강한 팀들이 많은데, 과연 이딴 경기력으로 월드컵에 우승할 수 있을까?'란 의구심도 들었다. 그리고 후술하겠지만, 그 불안감은 8강전에서 제대로 터지고 만다.

16강에서는 별로 강하지 않은 상대이자 팀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에시앙의 결장으로 전력이 반토막난 가나를 만나 시작하자마자 호나우두의 골로 일단 앞서고 시종일관 가나를 농락한 끝에 3-0 대승을 거두었다. 그리고 8강에서 지네딘 지단프랑스를 만났다. 지단 의존팀인 프랑스와는 달리 브라질은 선수들이 골고루 잘하는 선수들이라 승리를 확신했다만...

FC 바르셀로나 합류부터 이번 월드컵 전까지 세계 축구의 본좌로 군림하던 외계인 호나우지뉴가 05/06 시즌 말부터 부진하기 시작하였고[49], 이번 월드컵 역시 부진하며 다시는 전성기의 기량을 찾지 못했다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월드컵 이후였는데 당시 '제2의 호나우두'라 불린 브라질 차세대 공격수이자, 국제 무대를 진동하게 만든 아드리아누도 2006년부터 극적으로 몰락하였고, 호비뉴는 초기 잠재성에 비해 성장세가 정체되었다.[50] 그나마 셋에 비해 롱런한 카카조차 2007 발롱도르 수상 이후 집중 견제에 의한 잔부상으로 유리몸이 되고, 2010 월드컵 이후로는 스포츠 탈장으로 운동능력이 완전히 떨어지며 제대로 하락세를 탔다. 이렇게 브라질 축구의 황금기를 이어가야 할 역대급 재능들이 다음 월드컵부터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게 됨에 따라 미네이랑의 비극의 도화선이된 시점이 바로 이 시점이다.

사실 브라질이 이번 대회에 스쿼드에 맞지 않는 성적을 낸 데에는, 자칭 판타스틱 4라 말하는 호나우두, 아드리아누, 카카, 호나우지뉴에만 지나치게 포커스를 맞추며 팀 밸런스를 안드로메다로 보내버린 공격 일변도 전술과, 어떻게든 호나우두의 월드컵 최다골 경신을 이루겠다는 말도 안 되는 사리사욕이 빚어진 참사에 있다. 재미있게도 4년 전, 아르헨티나도 똑같은 욕심을 부리다 참사를 당했다. 그 주인공은 바로 가브리엘 바티스투타.[51] 1998 월드컵과 2002 월드컵에서 아르헨티나는 브라질 못지 않게 우승후보급 포스를 내었으나, 개인 스텟에 눈이 멀어 2002 월드컵 조별 예선에서 광탈하고 말았다. 팀보다 위대한 선수는 없다.

특히 2005년부턴 해외에서조차 조롱되는 분위기였고, 06년부터 스페인 라 리가에서도 부진하던 호나우두를 매경기 선발 출전시켰고, 크로아티아와의 1차전 역시 호나우두가 나가고 원톱으로 바꾸자 밀렸던 중원 싸움에서 브라질이 본격적으로 살아날 수 있었다. 그럼에도 호나우두를 선발 기용하면서 우승과 기록경신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으려는 지나친 무모함으로 인하여 결국 프랑스에 일격을 당했다. 그래도 호나우두는 최다골 기록을 경신했는데 이마저 8년 뒤미로슬라프 클로제결국 깨버리면서 결과적으로 2위로 밀려나게 되었다. 재밌게도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 독일 대표팀의 뢰프 감독은 PK를 뮐러에 차게하는 등 클로제의 기록 경신은 신경쓰지 않았다.[52]

그러나 브라질이 이 대회에서 거둔 8강이란 성적은 이전의 프랑스 그리고 이후 이탈리아, 스페인, 독일까지 3연속으로 이어진 월드컵 디펜딩 챔피언 징크스로 인해 조별리그에서 탈락하자 재평가를 받게 된다. 그 때문에 많은 축구팬들은 2006년의 브라질이 그래도 브라질이라 8강까지 갔다는 걸 확인하게 되었다. 하지만 이 대회부터 토너먼트에만 들어가면 유럽 팀들에게 매번 패하는 고약한 징크스가 시작되었다.[53]

5. BEST 4

5.1. 4위 : 포르투갈



1966 FIFA 월드컵 잉글랜드에서 에우제비우라는 불세출 스타를 앞세워 3위를 기록한 포르투갈은, 이후 1986년 월드컵을 포함해 20세기 월드컵 출전 횟수는 달랑 두 번일 정도로 월드컵과 인연이 없었다. 특히 지난 대회에선 루이스 피구, 주앙 핀투, 파울레타, 세르지우 콘세이상, 비토르 바이아 등 골든제너레이션이라 불리는 황금멤버를 구축하고도, 미국에 뜬금없이 패하고, 결국 개최국인 한국전마저 패하면서 조별리그에 광탈했다.[55]

하지만 당시 최고의 신인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더불어 데쿠히카르두 카르발류를 중심으로 한 2004 UEFA 챔피언스리그의 우승팀 FC 포르투의 일명 무리뉴의 아이들로 중무장한 스쿼드에, 기존의 백전노장의 클래스있는 선수까지, 신구콤비의 조화를 이루며 조별예선에 전승을 찍었고, 16강에서 네덜란드와의 혈전 끝에 1-0 신승을 거두더니, 8강에서 황금세대 잉글랜드마저 깨고 4강까지 진출했다. 비록 4강에서 지단의 팀이라 불리는 프랑스에 패하고 3, 4위전에서도 개최국 독일에 분패했지만, 포르투갈은 1966년 월드컵 이후 실로 오랜만에 월드컵에서 자기 실력을 다 보여줬다.

사실 포르투갈은 원래 이런 실력을 가진 팀이다. SL 벤피카, FC 포르투 등 유럽클럽대항전을 호령하며 트로피를 든 적도 있는 만큼, 리그 경쟁력도 준수하고, 좋은선수들도 꾸준히 나오지만, 워낙 유럽예선 자체가 헬게이트다 보니, 월드컵 출전 횟수가 심각하게 적었던 것이다.[56] 특히나 98 프랑스 월드컵 예선에선 하필 천적 독일과 같은 조에 끼면서 20대 중반 전성기를 구가하는 골든 제너레이션 멤버들이 있었음에도 그 독일을 넘지 못했다. 하지만 2002년 월드컵에 진출한 이후, 지금까지도 꾸준히 월드컵도 유로컵도 모두 출전하면서 강호다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유로 2016에선 사상 첫 유로컵을 들어올렸고, 초대 네이션스 리그에선 무패 우승을 달성하여 네이션스리그 첫 챔피언이 되었다. 하지만 이후 월드컵 대회들에서는 조별리그, 16강 혹은 8강에 그치는 성적을 계속해서 거두게 된다.

5.2. 3위 : 독일


전기 대회 준우승을 일궈냈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여전하다는 평도 있었고, 그 평가대로 유로 2004에서 망한 후 독일은 여러 방면으로 체질개선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고 이 대회에서 그동안의 노력의 성과를 보여주기 시작했다. 조별리그에서부터 이미 코스타리카, 폴란드, 에콰도르를 연파하고 3승으로 16강에 진출했다. 16강에서 역시 북구의 강호인 스웨덴을 일신한 스쿼드와 홈버프로 제치고 8강에 올라갔다.

8강에서 아르헨티나를 만난 독일은 이 경기에서 선제골을 내주며 상당히 고전하였지만, 클로제의 동점골로 승부차기까지 간 끝에 아르헨티나를 제치고 4강에 진출했다. 그러나 여기서 기력을 지나치게 많이 소진했고, 특히 경기가 다 끝난 직후에 독일의 미드필더 토어스텐 프링스가 쓸데없이 아르헨티나의 공격수 훌리오 크루스를 때리는 바람에 출전정지를 먹은 것이 원인이 되어 4강 이탈리아전에서는 제대로 된 능력을 발휘할 수 없는 지경까지 갔다. 결국 4강에서 만난 이탈리아를 상대로는 연장혈투까지 갔다가 2골을 연달아 실점하고 패했다. 그래도 3위 결정전에서 포르투갈을 상대로 이겨서 3위로 마무리하며 유종의 미를 거두었다.

32년만에 홈에서 열린 대회에서 그때처럼 우승을 이루지는 못했지만, 10여년간 이어지던 암흑기를 제대로 떨쳐낸 대회로, 이는 이후 대회에서도 이어져 2014년에는 월드컵 사상 최초 4연속 4강 진출+통일 후 첫 우승을 일궈냈다.

5.3. 준우승 : 프랑스



대회 직전까지만 해도 프랑스가 자국 대표팀에게 거는 기대치는 상당히 낮았다. 개막장이 된 국대를 구하고자 98 월드컵의 영웅 지네딘 지단이 돌아오며 팀이 안정되었으나, 상대적으로 노쇠한 걸 어쩔 수는 없었다. 심지어 조 편성 직후 스위스와 한국에서는 톱 시드 중에서 그나마 해볼 만한 상대가 걸렸고 희망이 있다는 반응까지 있었다. 단순 희망 사항이긴 하지만 이런 만화도 있었고... 그리고 실제로도 1차전에서 의외의 고전끝에 스위스와 0:0으로 비겼으며, 대한민국과 치른 2차전은 티에리 앙리의 선제골을 앞세우고 시종일관 슈팅 공세를 퍼붓다가 경기 막판 박지성에게 동점골을 허용[57]하고 1:1로 비겨서 승점 1점 획득에 그치며 자국내 여론으로부터 당장 짐싸서 돌아오라는 냉대를 받았다.[58] 3차전에서 겨우 승점자판기 토고를 2:0으로 잡아서 16강에 진출하긴 했지만 기대치는 여전히 낮았다.

그러나 16강부터 팀이 확 바뀌었다. 32강 조별 리그서 3전 전승 8득점 1실점이라는 가공할 실력으로 올라온 스페인을 3:1로 두들겨 패며 환골탈태한 프랑스는 8강에서 역대 최다 월드컵 우승국이자 디펜딩 챔피언을 만났다. 그러나 티에리 앙리의 한방으로 이기며 아트 사커의 부활을 만천하에 선언함과 동시에 그 디펜딩 챔피언의 진정한 킬러임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프랑스: 우리가 조별 경기에서 죽을 쒔던 건 16강에 가서 난동을 부리기 위함이었다! 게다가 4강에서는 데이비드 베컴의 잉글랜드를 좌절시키고 올라온 데다가 지난대회 +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라는 가공할 엔트리 멤버로 중무장한 포르투갈이었며, 지네딘 지단의 PK 한방으로 결승에 진출해버렸다. 비록 우승 문턱에서 이탈리아의 벽에 가로막혔으나, 그 실력만큼은 가히 전성기의 아트 사커에 버금간다 할 수 있었다. 지단이 PK골로 앞서 나갔으나 마르코 마테라치의 헤딩 동점골로 연장전에서 지단이 마테라치에게 박치기를 가하다가 현장에서 주심에게 걸려서 다이렉트로 퇴장당했다. 승부차기 끝에 우승을 내주었지만 특히 이 대회에서 프랑스의 수비 조직력은 매우 탄탄해서 전체 실점 3개 중 필드 골은 2개뿐이었다. 그 중 하나가 대한민국이었고, 1개는 이탈리아였으며 나머지 1개는 스페인에 허용한 PK. 근데 4년 뒤... 지네딘 지단: 대체 무슨 일이었죠?

이렇게 남아공 대회를 통해 크게 망신을 당한 프랑스는 이후 절치부심하며 로랑 블랑디디에 데샹이라는 자국 출신의 레전드들을 통해 유로 2012 8위(8강) → 2014년 브라질 월드컵 7위(8강) → 유로 2016 준우승 → 2018년 러시아 월드컵 우승이라는 테크를 하나하나 밟아가면서 다시 한 번 최정상의 자리를 탈환하는 데에 성공하였다. 그리고 2022년 카타르 월드컵에서 드디어 월드컵 디펜딩 챔피언 징크스를 깨부수고 또다시 결승전에 올랐지만 그 결승전에서 아르헨티나와의 일진일퇴의 접전 끝에 승부차기에서 아쉽게 져서 준우승을 기록했다.

프랑스는 (상의 기준) 조별리그 토고전과 스위스전에서만 홈 유니폼을 입었고, 조별리그 한국전과 토너먼트 전 경기에서는 모두 어웨이 유니폼을 입었다.

프랑스가 16강, 8강, 4강에서 꺾은 스페인, 브라질, 포르투갈은 모두 32강 조별리그를 3전 전승으로 통과한 팀이다.

5.4. 우승 : 이탈리아


이번 월드컵 만큼은 상대한 팀으로 하여금 통곡의 벽이 무엇인지 확실하게 보여준 사상최강 수비팀. 조별예선에서 3골을 먹고 16강에서 설기현안정환에게 골폭풍을 얻어맞아 짐을 쌌던 지난 대회와는 확실히 달랐다. 그 때는 네스타칸나바로가 부상 및 경고 누적 때문에 없었고, 대신 빈자리에 들어온 녀석이 하필 파누치...

이탈리아는 조별리그에서 가나와 체코를 각각 2-0으로 이겼지만 정작 제일 약해 보였던 미국을 상대로는 1-1로 비겼다.[59] 근데 실점이 자책골이었던지라... 매 경기마다 2골씩 넣어주는 이탈리아의 위엄. 비록 독일이나 아르헨티나만큼 강력한 포스는 없을 지언정 매 경기마다 안정적으로 운영해서 지지만 않으면 된다라는 진리를 충실히 이행해 나갔다. 그렇게 이탈리아는 2승 1무로 16강에 올랐다.

아니나 다를까, 16강전에서 약체 호주를[60] 만나고도 프란체스코 토티가 연장전으로 넘어가기 일보직전에서야 골을 넣어 겨우 체면치례를 했다. 다만, 8강전 우크라이나를 상대로는 부동의 에이스 안드리 셰브첸코 빼면 아무것도 아닌 팀이었기 때문에 돌변해서 골폭풍을 퍼부어댔다.

준결승전에서 독일을 만났는데 이탈리아가 상대했던 모든 독일 중 가장 어려운 독일이었다. 그럼에도 굴하지 않고 결국 연장혈투까지 가게 되었다. 엄청난 홈 텃세와 루카스 포돌스키, 필립 람, 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등 새로 일신한 독일 선수들의 가공할 위력에 되려 이탈리아가 더 힘들었다. 하지만 이건 정규경기까지 그랬고 4강까지 폭풍처럼 올라온 독일과는 달리 이탈리아는 체력을 안배해가면서 약체를 상대로도 대충 졸전하고 올라왔기 때문에 진정한 싸움인 연장전에서는 승부차기[61] 돌입 직전에 2골을 연속으로 넣고 독일을 밟아죽였다. 사실 독일은 조별리그는 쉬웠으나 본선 토너먼트가 완전히 가시밭길이었는데 16강에서는 북구의 강호 스웨덴, 8강에서는 세계최강의 아르헨티나를 만나 엄청나게 고생하고 올라온 탓이 컸다. 반면 이탈리아는 16강에서 다크호스라지만 비교적 쉬운 상대인 호주를 만났고, 8강에서는 처녀출전국 우크라이나가 상대였다. 그렇게 이탈리아는 독일에게 다시 한번 아주리 징크스를 각인시켜주면서 결승에 올랐다.

결승에서는 지네딘 지단 원맨팀인 프랑스가 기다리고 있었다. 이탈리아는 셰브첸코의 우크라이나처럼 프랑스도 지단 빼면 아무것도 아닌 팀인 것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마르코 마테라치 역시 잉글랜드의 마이클 오언이나 포르투갈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썼던 그 트랩을 지네딘 지단에게 시전했다. 마테라치의 도발로 인해 머리꼭지가 돌아버린 지단은 결국 마테라치에게 헤딩을 시전했고 마테라치는 그라운드에 나뒹굴었다. 결국 지단은 레드카드 얻어먹고 그라운드에서 쫓겨났다.

승부차기는 이탈리아의 선축으로 시작했지만 이 승부차기에 참여한 9명의 키커들 중 다비드 트레제게 혼자만 실축했고 결국 챔피언 벨트는 이탈리아의 허리에 채워졌다.[62]

이 월드컵에서 이탈리아는 최강의 축구란 지지 않는 축구라는 사실을 일깨워주며 코스타리카에게 4골을 시전한 독일, 일본에게 4골을 시전한 브라질, 사우디아라비아에게 4골을 시전한 우크라이나, 우크라이나에게 4골을 시전한 스페인, 세르비아몬테네그로에게 6골을 시전한 아르헨티나를 모두 비웃으며 우승을 차지했다. 실제로 이탈리아는 독일보다 적은 득점을 기록했지만 그 반면 실점 역시 미국전의 자책골과 지네딘 지단의 페널티 킥에 의한 실점이라 전체 실점 2개 중에 필드골이 아예 없었다.

그러나 이 때의 영광은 이후 독이 되었고, 그리하여 이탈리아는 이후 세대교체에 실패하면서 암흑기를 순식간에 맞이하며 제대로 내리막길을 걷게 되었다. 그러니까 이 대회 이후로 대회 연속으로 16강 토너먼트 진출에 실패하더니 급기야 12년 뒤 러시아에서는 아예 60년 만에 본선도 못 가고 예선에서 일찌감치 광탈하며 2010년대를 암흑기로 막을 내렸다. 결국 1950년대 시절의 이탈리아의 완벽한 재림이 되고 만 것이다.[63] 설상가상으로 16년 뒤 카타르에서도 적색 시라소니들한테 뜻밖의 패배를 당하며 결국 자국 축구 역사상 처음으로 월드컵 2회 연속 본선 진출 실패의 고배까지 마시고 말았다.

6. 대륙별 총평

6.1. AFC

총 전적 : 1승 4무 7패

이번 대회에서 아시아 대표로 출전한 4팀은 한국을 빼면 모두가 최악이었다. 우선 한국은 아시아 팀들 중에선 가장 선전했다. 1차전에서 토고를 2 : 1로 이겼는데 이게 이번 대회에서 아시아 팀이 거둔 유일한 승리이다. 이거 아니었으면 아시아 팀 전원이 무승으로 끝날 뻔했다. 그리고 2차전에선 이 대회에서 준우승을 한 프랑스를 상대로도 1 : 1 무승부를 거두어 승점 4점을 챙기며 선전했다. 그러나 마지막 스위스전에서 최악의 심판을 만나 0 : 2로 분패하며 아쉽게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다만 그런 경기 외적인 부분 외에 딕 아드보카트 감독의 아쉬운 전술 운영 능력이 문제가 되기도 했다. 토고전에서 1골을 더 넣어 3 : 1로 이겼거나 아예 프랑스를 상대로도 이겼다면 스위스전을 여유롭게 치렀을 것인데 2경기 모두 소극적인 경기 운영을 해 토고전은 그냥 이기는 것에만 집착해 경기 막판을 시간 지연으로 일관했고 프랑스전 역시 비기기 작전으로 일관했다. 그 결과 스위스와 승점은 같았어도 골득실에서 약간 밀려서 무조건 이겨야만 하는 부담감을 안게된 것이다.

그래도 한국은 승점 4점을 챙겨서 나름대로 저력을 보여주기라도 했지 이란, 일본, 사우디아라비아는 전부 쓰레기 같은 경기력으로 마치 셋이서 약속이라도 한 양 똑같이 1무 2패로 탈락해 아시아 축구에 망신살만 잔뜩 끼쳤다. 이 셋 중에서 일본이 제일 한심했다. 일본은 이번 대회에서 도대체 월드컵에 왜 나온 건지 모를 정도로 개그쇼만 잔뜩 선보이고 사라졌다. 사우디아라비아는 그나마 튀니지를 상대로 승리할 뻔했으나 막판 1분 남기고 동점골을 먹어 아쉽게 승리를 놓쳤다. 그러나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0 : 4로 대패해 역시 망신거리가 되었다. 이란 역시 늪 축구 이외엔 별 볼 일 없었다.

6.2. OFC

총 전적 : 1승 1무 2패

오세아니아의 유일한 대표 호주는[64] 거스 히딩크 감독의 지휘 아래 대륙간 플레이오프에서 난적 우루과이를 꺾고 32년 만에 본선에 올랐다.[65] 그리고 1차전에서 일본을 3 : 1로 격파했는데 이것은 호주의 월드컵 첫 승이자 오세아니아 팀 최초의 월드컵 첫 승이었다.

2차전에선 브라질을 맞아 분전했지만 실력 차를 극복하지 못하고 0 : 2로 패배했다. 3차전 크로아티아와의 경기에선 거친 파울을 주고받은 끝에 2 : 2로 비겨 조 2위로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오세아니아 팀이 토너먼트에 진출한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16강전에선 이탈리아를 맞아 우수한 경기력을 보였으나 심판의 석연찮은 판정 때문에 막판 페널티 킥 실점으로 0 : 1로 석패했다. 하지만 축구 최약체 대륙인 오세아니아 팀이 16강 올라간 것만으로도 엄청난 주목거리였다. 조 추첨 당시 F조의 판세는 1강 1중 2약으로 분석하는 견해가 지배적이었고 호주는 일본과 함께 2약으로 분류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6강에 올라간 건 대단한 것이다.

다만 아쉬운 건 호주는 이 대회 이후 세대교체 실패로 인해 점점 실력이 퇴보하고 있다는 것이다. 2010년엔 그래도 독일에 0:4로 대패했지만 1승 1무 1패로 승점 4점을 챙겼고, 동시에 세르비아도 제쳤다. 물론 조별리그에서는 가나에게 골득실에 밀리는 바람에 광탈하였지만... 2014년엔 아예 죽음의 조에 걸리는 불운을 겪어 칠레, 네덜란드, 스페인에 연달아 패배해 3전 전패로 탈락했다.[66] 2018년엔 밀레 예디낙페널티킥 골 2개 외엔 득점이 전혀 없는 형편없는 모습을 보인 끝에 아시아 5팀 중 유일하게 혼자만 1승도 못하고 1무 2패 꼴찌로 탈락했다.[67] 그러나 2022년 16년 만에 16강 진출에 성공하며 다시 한 번 싸커루의 부활을 알렸다.

6.3. CONCACAF

총 전적 : 1승 3무 9패

이번 대회에서 북중미 팀은 아시아 팀과 함께 정말 형편없었다. 먼저 A조의 코스타리카는 1차전 독일과의 경기에선 파울로 완초페가 2골을 넣으며 선전했으나 부실한 수비력을 보이며 2 : 4로 패배했다. 그리고 2차전 에콰도르를 상대로는 공수 양면으로 허접한 모습만 보이며 0 : 3으로 완패하고 말았다. 3차전 폴란드전에서도 1 : 2 역전패를 당하며 결국 3전 전패의 고배를 마셨다. 당시 코스타리카는 완초페와 로날드 고메스를 빼면 그냥 햄덩어리들이었다. 특히 주장인 센터백 루이스 마린은 매 경기 나사빠진 모습을 보이며 수비 라인 조율을 제대로 못했고 골키퍼 호세 포라스는 도대체 그 실력으로 어떻게 국대 주전 수문장이 됐는지 의심스러운 실력이었다.

E조의 미국이라고 다를 게 없었다. 1차전에서 체코를 상대로 변변한 카운터 펀치 1번 못 날려보고 0 : 3으로 완패했다. 과연 이 팀이 전 대회에서 8강 간 팀이 맞는지 독일을 고전시킨 팀이 맞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형편없었다. 2차전 이탈리아전에선 둘이서 세트로 막장 싸움판 경기를 벌인 끝에 크리스티안 자카르도자책골 덕분에 1 : 1 무승부를 기록했다. 3차전 가나와의 경기에서도 미국은 1 : 2로 패배하며 1무 2패로 탈락했다. 스스로의 힘으로 득점한 건 클린트 뎀프시의 골이 전부였다.

트리니다드 토바고는 첫 출전한 팀이라 애초에 참가에 의의를 둔 팀이어서 큰 기대감이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차전 스웨덴과의 경기에서 골키퍼 샤카 히즐롭의 엽기적인 선방쇼에 힘입어 0 : 0 무승부를 기록했다. 잉글랜드와의 경기에서도 잘 버텼지만 결국 피터 크라우치의 높이에 당하며 0 : 2로 패배했고 파라과이전 역시 0 : 2 패배로 마무리 했다. 1무 2패에 그치긴 했지만 워낙 약체팀이었기에 졌지만 잘 싸웠다는 평을 받기엔 충분했다.

그나마 멕시코만이 북중미의 자존심을 살렸다. 물론 멕시코 역시 썩 성적이 좋았던 것은 아니다. 1차전에서 이란을 3 : 1로 이겼지만 2차전에서 아프리카 처녀 출전국 앙골라와 0 : 0 무승부를 기록하는 굴욕을 당했다. 그것도 앙골라 쪽에서 1명이 퇴장당했는데도 못 이긴 것이다. 3차전에서 포르투갈에 1 : 2로 패배했지만 앙골라가 이란을 이기지 못한 덕분에 간신히 16강에 오를 수 있었다. 다만 16강전에선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꽤 잘 싸워서 연장전까지 승부를 끌고 갔지만 아쉽게 막시 로드리게스의 중거리포 한 방에 무너지며 1 : 2 역전패를 당했다.

즉, 멕시코가 이란을 이긴 게 북중미 4팀이 거둔 유일한 승리인 것이다. 그나마 멕시코가 북중미 팀 중 유일하게 1승이라도 거두고 또 16강에 올라가서 자존심은 세웠다. 만약 멕시코마저 16강 진출에 실패했다면 이 대회는 북중미 팀들에게 최악의 대회가 될 뻔했다.

6.4. CONMEBOL

총 전적 : 10승 2무 5패

남미는 이번 대회에서 썩 재미를 보지 못했다. 남미 대표로 출전한 4팀 중 단 1팀도 4강에 진출하지 못했다. 4강 진출 팀 중 남미 팀이 단 1팀도 없었던 것은 1982 스페인 월드컵 이후 24년 만의 일이다. 그나마 그 때는 브라질이 예상 외로 이탈리아에 일격을 당했고 아르헨티나가 포클랜드 전쟁으로 인해 선수들이 심리적 충격을 받아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다는 변수가 있었지만 이번에는 어떻게 된 것인지 남미 팀들이 8강에서 전원 탈락해버렸다.

그나마 에콰도르만이 기대 이상의 성과를 올렸을 뿐이다. 대회 전만 하더라도 에콰도르의 16강 진출을 예상한 이는 거의 없었다. 안방 챔피언으로 악명 높은 팀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에콰도르는 1차전에서 폴란드를 2 : 0으로 털어버리더니 2차전에서 코스타리카를 3 : 0으로 찍어누르며 일찌감치 16강 진출을 확정지었다. 다만 3차전 독일과의 경기에선 실력 차를 이기지 못하고 0 : 3으로 완패했다. 그러나 16강전 잉글랜드를 상대로는 꽤 잘 싸워서 0 : 1로 석패했다.

파라과이는 실망스럽기 짝이 없었다. 남미 지역예선은 3위로 통과했으면서 정작 본선에선 잉글랜드와 스웨덴에 각각 0 : 1로 패배하며 일찌감치 탈락이 확정되었다. 공격수들은 2차전까지 단 1골도 못 넣고 3차전에서 조 최약체 트리니다드토바고를 상대로 간신히 2골 넣었다. 그 조에 트리니다드토바고가 아니라 미국이나 아시아의 대한민국이 대신 들어갔다면 파라과이는 3전 전패도 가능했을 정도로 정말 형편없었다.

아르헨티나는 8강까지 순항했지만 약간의 불운과 결정적인 순간에 감독의 판단 미스로 대사를 그르쳤다. 죽음의 조에서도 단 2경기만에 16강 진출을 확정지어 싱거운 조로 만들어버렸고 특히 지역예선에서 스페인을 플레이오프로 밀어내고 본선에 직행한 돌풍의 팀 세르비아몬테네그로를 무려 6 : 0이란 스코어로 밟아죽인 게 아르헨티나였다. 그런데 토너먼트에 들어서 16강에선 멕시코를 상대로 고전하며 연장전까지 간 끝에 간신히 2 : 1로 물리쳤다. 독일을 상대론 로베르토 아얄라의 선제골로 이기고 있었는데 골키퍼 로베르토 아본단시에리의 부상으로 골키퍼 교체에 교체카드를 써야하는 불운을 겪었다. 이후 페케르만 감독은 플레이메이커 후안 로만 리켈메와 공격수 에르난 크레스포를 성급하게 빼며 굳히기에 들어가려고 했지만 그 직후 미로슬라프 클로제에게 동점골을 내줬다. 결국 승부차기에서 패배해 고배를 마셨다.

브라질은 그야말로 빛 좋은 개살구였다. 호나우두 - 아드리아누 투 톱과 그 뒤를 받치는 2선의 호나우지뉴 - 카카로 이어지는 휘황찬란한 공격진인 이른바 '마법 4중주(판타스틱 4)'는 대회 전 전 세계 축구팬들의 기대를 한몸에 받았다. 그러나 정작 실전에선 호나우두는 체중 관리 실패로 뚱땡이가 되어 플레이가 둔탁했고 호나우지뉴 역시 지난 대회에 비해선 상당히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그나마 조가 쉬웠기에 가볍게 3승으로 찍어눌렀을 뿐이다. 16강전 상대 역시 아프리카의 처녀 출전국 가나여서 무난하게 3 : 0으로 털었지만 내용 면에선 가나한테 살짝 밀리는 모습도 보였고 심판의 오심 도움도 받아 찜찜하게 이겼다. 그리고 이 불안한 공수 균형 문제는 8강전 프랑스전에서 제대로 터졌다. 앞선에 4명이나 배치되었다 보니 수비 숫자가 부족해 프랑스의 역습에 번번이 뚫렸다. 지다 골키퍼의 선방이 아니었으면 진짜 8년 전처럼 0 : 3으로 대패를 당할 수도 있었다. 결국 브라질은 또 프랑스에 0 : 1로 패배하며 짐을 쌌다.

하지만 아이러니한 건 이 대회 이후 브라질은 오히려 재평가를 받게 된다. 2010 남아프리카 공화국 월드컵디펜딩 챔피언 이탈리아가 허무하게 2무 1패로 탈락한 이후 3개 대회 연속으로 디펜딩 챔피언들이 조별리그를 못 넘고 떨어졌기 때문이다. 21세기 월드컵 디펜딩 챔피언들 중에선 그나마 브라질만이 8강이라도 갔기에 오히려 "브라질이 기본이라도 했구나." 하는 재평가를 받은 것이다. 특히 이 월드컵 디펜딩 챔피언 징크스 희생양들 중에서 그나마 조 편성의 불운을 탓할 만한 팀은 2014 브라질 월드컵 때 스페인 정도밖에 없었다. 이 다음 대회에서 조별리그 탈락한 이탈리아는 파라과이, 슬로바키아, 뉴질랜드와 함께 꿀조 중의 꿀조에 편성되었는데 2무 1패로 탈락했고 독일 역시 이탈리아가 속했던 조보다야 훨씬 더 어려웠지만 그래도 본인들보다 한 수 아래 상대들인 멕시코, 스웨덴, 대한민국과 한 조에 편성되었는데도 스웨덴만 이기고 멕시코와 대한민국에 차례로 패배하며 1승 2패로 탈락했다. 하지만 거꾸로 자신들이 이긴 스웨덴은 자신을 패배시킨 두 나라를 이긴게 특이점

어쨌든 이 대회 이후로 세계 축구 패권 다툼에서 남미는 유럽에 점점 뒤처지게 된다. 1962 칠레 월드컵에서 브라질이 2연속 우승을 차지한 이후 이 대회까지 44년 동안 유럽과 남미가 교대로 우승하는 징크스가 있었다.[68] 그래서 다음 대회는 그래프 상으로 볼 때 남미 팀이 우승할 차례였고 그래서인지 초반엔 남미 팀이 매우 강세를 보였지만 8강 이후로 남미 팀이 가라앉으면서 결국 유럽 팀인 스페인이 우승했다. 또 그 다음 대회는 남미 국가인 브라질에서 열렸음에도 불구하고 또 유럽 팀인 독일이 우승을 차지했으며 그 다음 대회에선 또 남미 팀이 단 1팀도 4강에 오르지 못하며 유럽에 우승컵을 넘겨야 했다. 즉, 2002년에 브라질이 우승한 이후로 무려 4연속으로 유럽에 우승컵을 넘기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게 유럽 천하를 4연속으로 본 후 2022년에야 아르헨티나가 우승하며 간신히 20년 만에 우승컵을 되찾게 된다.

6.5. CAF

총 전적 : 3승 3무 10패

이번 대회에 출전한 아프리카 팀은 총 5팀인데 이 중 무려 4팀이 이번 대회에 첫 출전한 팀이었다. 심지어 원조 검은 돌풍 주자인 카메룬과 나이지리아는 예선 탈락했으며 지난 대회에서 8강 신화를 썼던 세네갈 역시 예선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하지만 이 검은 돌풍의 계보는 가나가 이어받았다. 사실 가나는 조별리그 1차전에서 이탈리아를 맞아 무기력한 경기 끝에 0 : 2로 패배할 때까지만 해도 그다지 주목을 못 받았다. 그러나 2차전에서 체코를 2 : 0으로 물리치며 크게 주목을 끌기 시작했다. 그것도 내용 상으로 보면 4점 차 이상의 대승이었어도 전혀 이상할 것이 없었는데 순전히 페트르 체흐 골키퍼의 선방 덕에 그나마 2점 차로 끝낸 것이었다. 그리고 3차전에서 주포 아사모아 기안설리 알리 문타리가 경고 누적으로 빠진 상황에서도 미국을 2 : 1로 물리치며 2승 1패(승점 6점)의 전적으로 조 2위를 차지해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그리고 16강에서 브라질에 비록 0 : 3으로 패배했지만 그래도 주눅들지 않고 당당하게 맞서 싸워 극찬을 받았다.

하지만 가나를 제외한 나머지 4팀은 다소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우선 가나의 라이벌 코트디부아르는 경험 부족과 조 편성의 불운에 눈물을 흘려야 했다. 1, 2차전에서 아르헨티나와 네덜란드를 상대로 대등하게 잘 싸웠지만 경험 부족으로 인해 각각 1 : 2로 석패하며 2경기만에 일찌감치 탈락이 확정되었다. 그나마 3차전에서 세르비아몬테네그로를 상대로 0:2로 밀리다가 막판 집중력으로 3골을 넣어 3 : 2 역전승을 거두어 유종의 미를 거둔 것에 만족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그 이후로도 코트디부아르는 계속해서 조 편성의 불운을 겪으며 3연속으로 조별리그에서 탈락하고 만다.

앙골라는 전력에 비해선 꽤 선전한 편이었다. 애초에 앙골라는 조 편성 당시부터 조 최약체로 지목된 팀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르투갈을 상대로 선전하여 전반 4분에 파울레타에게 실점한 이후 더 이상 추가실점을 하지 않고 버텨 0:1로 석패했다. 그리고 멕시코를 상대로는 1명이 퇴장당한 불리한 상황에서도 끝까지 버티고 버텨서 0:0 무승부를 기록해 귀중한 첫 승점을 따냈다. 3차전 이란과의 경기에서 드디어 첫 골을 터뜨렸지만[69] 결국 1:1 무승부에 그치며 2무 1패로 아쉽게 조 3위로 탈락했다.

토고는 모래알 조직력이 화를 불렀다. 대회 전부터 보너스 문제로 축구협회와 갈등을 빚으며 염불보다 젯밥에 더 관심이 많은 모습을 보이더니 급기야 선수와 감독 간 불화로 인해 선수들이 훈련을 거부하고 파업하는 지경까지 이르렀다. 결국 1차전에서 대한민국에 1 : 2 역전패를 당한 것을 시작으로 스위스와 프랑스에 각각 0 : 2 패배를 당하며 3전 전패로 허무하게 탈락했다. 주포 에마뉘엘 아데바요르는 자신의 이름값을 전혀 증명하지 못했다. 오죽했으면 현역 은퇴했다가 복귀한 최진철이 아데바요르를 가뿐히 지워버리고 "쉬운 상대였다."고 할 정도였다. 그 정도로 토고는 상당히 형편없었다.

튀니지 역시 형편없긴 마찬가지였다. 이번 대회에 출전한 아프리카 팀들 중 유일하게 월드컵 경험이 풍부한 팀인데도 불구하고 실력은 거의 최하위 수준이었다. 1차전에선 사우디아라비아를 상대로 하마터면 질 뻔한 불안한 모습을 보이더니 2차전에선 스페인을 상대로 꽤 잘 싸웠지만 결국 1:3 패배를 당했다. 3차전에선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전혀 위협적인 모습을 못 보이며 결국 0:1로 패배했다. 이렇게 이 대회에서도 1승을 챙기는 데에 실패하였지만, 그나마 12년 뒤 러시아에서 파나마를 이기며 40년 만에 승리를 맛보았다는 것이 위안거리.

6.6. UEFA

총 전적 : 33승 17무 16패

유럽에서 열린 대회답게 이번 대회는 가히 유럽의 천하였다. 이번 대회에서 유럽 팀은 총 14팀이 출전했는데 그 중 폴란드, 세르비아몬테네그로, 체코, 크로아티아 단 4팀을 뺀 10팀이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지난 대회와 비교하면 놀라운 생존력이 아닐 수 없다. 그리고 16강에서도 이 10팀 중 스웨덴, 네덜란드, 스위스, 스페인 4팀을 뺀 나머지 6팀이 모두 8강에 진출했다. 그나마 이 4팀도 모두 같은 유럽 팀인 독일, 포르투갈, 우크라이나, 프랑스한테 져서 떨어진 것이다. 그리하여 8강 진출 팀은 유럽 6팀, 남미 2팀으로 결정되었는데 남미 2팀인 브라질과 아르헨티나는 각각 유럽 팀인 프랑스와 독일한테 패배하며 결국 이번 대회를 유럽의 천하로 만들었다. 2018년에도 유럽천하가 형성된 것은 비밀

4강 진출 팀이 전부 유럽 팀으로 구성된 것은 1982 스페인 월드컵 이후 24년 만의 일이다. 그나마 24년 전에는 남미의 원 투 펀치 중 하나인 아르헨티나가 포클랜드 전쟁으로 인해 선수들이 충격을 받아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한 점, 브라질이 이탈리아에 의외의 일격을 당한 점이 원인이었지만 이번에는 그런 요소들이 없었는데도 유럽 천하가 되었다. 그리하여 결국 최후의 승자는 이탈리아가 되었다. 이탈리아는 강력한 수비 축구의 힘을 과시하며 24년 만에 우승컵을 들어올리는데 성공했다. 7경기 동안 이탈리아는 총 2실점을 기록했는데 그 2실점도 1개는 크리스티안 자카르도의 자책골이었고 다른 1개는 지네딘 지단페널티킥 골이어서 결국 단 1개의 필드골도 실점하지 않는 놀라운 수비력을 보여주었다. 특히 칼초폴리 스캔들로 나라 전체가 어수선한 가운데 일궈낸 우승이라 더욱 값진 트로피였다. 그러나 애석한 점이 있다면 바로 이 대회가 이탈리아가 2023년 현재까지 마지막으로 토너먼트에 진출한 대회란 것이다. 이 대회 이후로 이탈리아는 세대교체에 실패하여 2회 연속 조별리그 탈락의 고배를 마셨고 그 다음 대회에선 아예 예선탈락까지 하는 등 60년 만에 암흑기를 맞았으며 이는 또 그 다음 대회에서도 마찬가지로 이어졌다.

준우승을 차지한 프랑스는 사실 전 대회에서 거대한 사고를 쳐서 전혀 우승후보로 주목받지 못했다. 조별리그에서도 스위스와 대한민국을 상대로 각각 0 : 0, 1 : 1로 비기는 등 부진한 모습을 보여 오래 못 갈 것이란 예측이 지배적이었다. 그렇게 3차전에서 조 최약체 토고를 간신히 2 : 0으로 이기고 같은 시각에 스위스가 한국을 2 : 0으로 이겨준 덕에 한국을 승점 1점 차로 제치고 천신만고 끝에 16강에 올라갔다. 그러나 막상 토너먼트에 들어서자 지네딘 지단이 각성했다. 16강에서 스페인을 3 : 1로 물리친 것을 시작으로 8강에서 디펜딩 챔피언 브라질을 1 : 0으로 이겼고 4강에서도 포르투갈을 1 : 0으로 이기며 8년 만에 결승까지 올라갔다. 결승전에서도 이탈리아와 대등한 경기를 주고 받았으나 연장전에서 지네딘 지단이 퇴장당하는 불운을 겪은 끝에 승부차기로 석패했다. 즉, 이 대회 프랑스는 12년 전 '로베르토 바조에 의해 결승까지 갔으나 정작 바조에 의해 우승이 좌절된' 이탈리아와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지단 덕분에 결승까지 갔으나 정작 지단에 의해 우승이 좌절된 셈이다. 이 준우승 덕분에 레몽 도메네크는 형편없는 자질로도 끈질기게 살아남을 수 있었다. 그러나 4년 뒤에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그 실체가 발가벗겨지듯이 홀라당 다 드러나서 결국 쫓겨나게 된다.

3위 독일은 드디어 1990년대 암흑기 시절인 '녹슨 전차'에서 벗어났다고 당당하게 외칠 수 있게 되었다. 물론 전 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하긴 했지만 대진표가 사우디아라비아 → 아일랜드 → 카메룬 → 파라과이 → 미국 → 대한민국 → 브라질로 이어지는 역대급 꿀대진이어서 저평가를 받았다. 그리고 2년 후 유로 2004에서도 2무 1패로 조별리그 탈락했기 때문에 진정으로 '녹슨 전차'에서 벗어났다고 말할 수 없었다. 그러나 이번엔 달랐다. 물론 조별리그 상대는 쉬워서 코스타리카, 폴란드, 에콰도르를 상대로 3승으로 가볍게 이겼지만 토너먼트는 스웨덴 → 아르헨티나 → 이탈리아로 이어지는 대진이라 험난한 대진표였다. 그러나 16강전에서 스웨덴을 2 : 0으로 격파하고 8강에 올랐고 8강에서도 상당히 고전했지만 아르헨티나를 승부차기 끝에 물리치고 2개 대회 연속으로 4강에 오르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아쉽게도 아주리 징크스 극복에 실패하며 결승 진출에 실패했고 3위 결정전으로 밀려나 포르투갈을 3 : 1로 이기며 결국 3위에 만족해야 했다.

4위 포르투갈은 그 동안 거품이란 오명을 뒤집어 썼다. 1966 잉글랜드 월드컵에서 흑표범 에우제비우의 맹활약으로 3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던 팀이었지만 그 이후로는 한 20년 동안 아예 본선 무대조차 밟지 못했고 1986 멕시코 월드컵에서 오랜만에 다시 본선에 올랐지만 허무하게 조별리그 탈락했다. 그리고 또 3개 대회 연속으로 예선 탈락한 후 2002 한일 월드컵 때 황금세대들을 이끌고 다시 등장했다. 이 때는 우승후보로까지 거론되었지만 상대를 가볍게 여기다가 결국 폴란드 하나만 이기고 대한민국과 미국에 각각 패배를 당해 또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절치부심한 포르투갈은 지난 대회 브라질에 우승컵을 안겨준 브라질 출신 명장 루이스 펠리페 스콜라리 감독을 영입해 그의 지휘 아래 40년 만에 다시 4강에 올랐다. 이번 대회에서 포르투갈은 루이스 피구, 파울레타 등으로 대표되는 기존 황금세대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로 대표되는 신예들의 조화로 뛰어난 성적을 거두었다. 그러나 아쉬운 것은 이 대회를 끝으로 그 황금세대들이 은퇴해서 포르투갈은 점차 호날두 원맨 팀으로 전락해버렸다.[70]

이 대회 이후로 유럽은 세계 축구 패권 경쟁에서 남미를 상대로 승리해 4연속으로 유럽 천하를 이어갔다. 특히 2010년과 2014년엔 초반에 상당히 부진한 모습을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끝내 우승을 차지하여 항상 최후의 승자를 유럽으로 만들어주었다. 또 2018년엔 이 대회와 마찬가지로 또 유럽 팀들로만 4강 진출국이 완성되었다.

7. 기타

7.1. 우루과이

1970 멕시코 월드컵에서 4강에 오른 후 계속해서 우승 후보 자리에서 멀어지고 있는 우루과이는 여전히 암흑기에서 벗어나지 못한 모습을 보였다. 이번 대회 지역예선에서 우루과이는 롤러코스터를 타듯 매 경기 요동을 치는 불규칙한 경기력을 보였다. 1라운드 홈 경기에서 볼리비아를 5 : 0으로 대파하며 순조로운 출발을 했지만 2라운드 파라과이 원정 경기에서 1 : 4 대패를 당하고 말았다. 3차전 칠레와의 홈 경기에서 2 : 1 승리를 거두었고 4라운드 브라질 원정 경기에서 3 : 3 무승부를 거두었지만 5라운드 베네수엘라와의 경기에서 홈인데도 불구하고 0 : 3 대패를 당하는 굴욕을 겪었다. 그리고 6라운드 페루와의 홈 경기에서도 1 : 3으로 패배하며 점점 망조가 들기 시작했다. 7라운드 콜롬비아 원정 경기에선 0 : 5로 떡실신을 당했다. 8라운드 에콰도르와의 홈 경기에서 간신히 1 : 0 승리를 거두며 한숨을 돌리나 했는데 9라운드 아르헨티나 원정 경기에서 귀신 같이 또 2 : 4 완패를 당했다.당시 우루과이는 공격력에 비하여 수비력이 초라할정도로 형편없었는데 특히 0:5로 대패했던 콜롬비아전에서 형편없는 수비력을 제대로 보여주었다. 이렇게 형편없는 수비력은 2010 FIFA 월드컵 남미 지역예선에서도 그대로 보여줬다.결국 이때도 플레이오프를 통하여 본선에 진출하긴했으나 월드컵이 시작하기 이전까지 수비진 보강이 이루어졌고 본선 조별리그에서는 이전과는 180도다른 탄탄한 수비력을 보여주며 무실점으로 조1위로 무려 20년만에 16강에 진출하였고 토너먼트에서도 승승장구하며 40년만에 4강까지 진출하게된다.

반환점을 돌았을 때 남미 지역예선의 순위는 브라질이 5승 4무(승점 19점)로 1위이고 2위 아르헨티나가 5승 3무 1패(승점 18점)로 그 뒤를 바짝 추격하고 있었다. 뒤이어 파라과이가 4승 3무 2패(승점 15점)로 3위, 에콰도르가 4승 1무 4패(승점 13점)로 4위, 칠레가 3승 3무 3패(승점 12점)로 5위였다. 그리고 베네수엘라와 우루과이가 각각 3승 1무 5패(승점 10점)를 기록했지만 골 득실에서 베네수엘라가 -5, 우루과이가 -8을 기록해 베네수엘라가 6위였고 우루과이는 7위에 불과했다. 그리고 콜롬비아(2승 3무 4패), 페루(2승 3무 4패), 볼리비아(3승 6패)가 모두 승점 9점으로 동률이었으나 골 득실에서 콜롬비아가 0으로 제일 앞서서 8위였고 페루가 뒤이어 -1을 기록해 9위, 볼리비아는 -8에 그쳐 10위에 있었다. 그야말로 우루과이는 본선 진출은 고사하고 남미 지역예선 꼴등이 될 수도 있는 판이었다. 결국 우루과이는 후안 로만 카라스코 감독을 경질하고 호르헤 포사티를 새 감독으로 앉혔다.

이어진 10라운드에서 우루과이는 볼리비아 원정 경기에서 0 : 0으로 비기고 말았다. 그러나 다행히도 콜롬비아와 페루도 무재배에 그쳐 더 이상 순위 역전을 당하진 않았다. 그러나 베네수엘라가 에콰도를 3 : 1로 이기며 승점을 13점으로 올려 우루과이와의 승점 차를 더 벌렸다. 그리하여 10라운드 종료 후 순위는 브라질이 승점 20점으로 1위, 아르헨티나가 19점으로 2위, 파라과이가 16점으로 3위였으며 에콰도르, 칠레, 베네수엘라가 13점으로 동률이었고 우루과이는 11점에 그쳐 여전히 7위였다. 그리고 콜롬비아, 페루, 볼리비아가 10점으로 동률인 상황이었다.

11라운드 파라과이와의 홈 경기에서 우루과이는 간신히 1 : 0 승리를 거두어 간만에 승전보를 울렸다. 그러나 콜롬비아와 페루도 나란히 승리를 거두어 그들과 격차를 더 벌이지 못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칠레와 베네수엘라가 패배를 기록했다는 것이다. 11라운드 종료 후 순위는 아르헨티나가 22점으로 1위 자리에 올랐고 20점에 그친 브라질은 2위로 내려왔다. 그리고 파라과이와 에콰도르가 각각 16점으로 동률이었으며 14점을 기록한 우루과이는 5위로 올라섰다. 13점에 그친 칠레와 베네수엘라는 탈락권으로 떨어졌고 페루, 콜롬비아와 동률을 이뤘다. 10점에 그친 볼리비아는 꼴찌로 떨어졌다.

12라운드 칠레 원정 경기에서 우루과이는 반드시 이겨야 했으나 1 : 1 무승부에 그치고 말았다. 그나마 다행인 건 베네수엘라와 콜롬비아가 둘이 서로 비겼고 페루는 브라질에 패배해 순위가 역전되진 않았다는 것이다. 12라운드 종료 후 순위는 아르헨티나가 25점으로 여전히 1위였고 뒤이어서 브라질이 23점으로 2위, 19점인 에콰도르가 3위, 16점인 파라과이가 4위, 15점인 우루과이가 5위, 칠레, 베네수엘라, 콜롬비아가 14점으로 6~8위였고 13점인 페루는 9위, 10점인 볼리비아가 최하위였다.

13라운드 브라질과의 홈 경기에서 우루과이는 악전고투 끝에 1 : 1 무승부를 거두었다. 그리고 같은 날 칠레와 베네수엘라, 콜롬비아가 나란히 패배를 기록했다. 13라운드 종료 후 순위는 아르헨티나가 28점으로 1위, 브라질이 24점으로 2위, 에콰도르가 20점으로 3위, 파라과이가 19점으로 4위, 우루과이가 16점으로 5위였다. 뒤이어 칠레, 베네수엘라, 콜롬비아, 페루가 모두 14점으로 6~9위까지 형성했다. 그리고 13점인 볼리비아가 여전히 최하위였다.

이어진 14라운드 베네수엘라 원정 경기에서 반드시 승리해야 했는데 우루과이는 또 1 : 1 무승부에 그쳐 3연속 무재배에 그쳤다. 설상가상으로 콜롬비아와 칠레가 나란히 승리를 거두었다. 이로써 14라운드 종료 후 순위는 아르헨티나가 28점으로 1위, 브라질이 27점으로 2위, 에콰도르가 23점으로 3위, 파라과이가 19점으로 4위, 우루과이, 칠레, 콜롬비아가 나란히 17점으로 5~7위를 형성했다. 그리고 베네수엘라가 15점으로 8위, 페루가 14점으로 9위, 볼리비아가 13점으로 최하위였다.

우루과이는 15라운드에서도 여전히 정신 못 차리고 페루 원정 경기를 또 0 : 0 무승부로 끝내 4연속 무승부를 기록했다. 후반 레이스 6경기에서 우루과이는 1승 5무를 기록해 고작 승점 8점을 추가하는데 그쳤다. 15라운드 종료 후 순위는 아르헨티나가 승점 31점으로 1위를 기록해 남미 팀 중 가장 먼저 본선 진출을 확정했다. 뒤이어 브라질이 27점으로 2위, 에콰도르가 23점으로 3위, 파라과이가 22점으로 4위였으며 콜롬비아와 칠레가 나란히 승전보를 울리며 승점 20점으로 5, 6위로 올라섰고 18점에 그친 우루과이는 탈락권인 7위로 밀려났다. 뒤이어 15점인 베네수엘라, 페루가 포진했고 13점인 볼리비아는 여전히 꼴찌였다.

이렇게 4연속 무재배로 헤매던 우루과이는 16라운드 콜롬비아와의 홈 경기에서야 3 : 2로 간신히 승리하며 승리를 따냈다. 16라운드 종료 이후 순위는 아르헨티나가 승점 31점으로 1위, 브라질이 승점 30점으로 2위를 차지해 역시 본선 진출을 확정했다. 뒤이어 26점인 에콰도르가 3위, 25점인 파라과이가 4위였으며 21점인 우루과이가 5위로 다시 올라섰다. 콜롬비아와 칠레는 승점 20점에 그쳐 나란히 6, 7위로 떨어졌다. 뒤이어 18점인 베네수엘라가 8위, 15점인 페루가 9위인데 페루는 본선 직행이 불가능하다. 그리고 13점인 10위 볼리비아는 결국 탈락이 완전히 확정되었다.

하지만 우루과이는 또 17라운드 에콰도르 원정 경기에서 0 : 0 무승부에 그쳤다. 그나마 콜롬비아와 칠레가 서로 비긴 덕에 간신히 역전만 면했다. 17라운드 종료 후 순위는 아르헨티나가 34점으로 1위, 브라질이 31점으로 2위, 뒤이어 파라과이가 28점으로 3위, 에콰도르가 27점으로 4위를 유지해 본선 진출을 확정지었다. 1경기 남은 시점에서 이미 5위 우루과이와 승점 차가 각각 6점, 5점 차였기 때문이다. 뒤이어 우루과이가 22점으로 5위였고 콜롬비아와 칠레가 각각 21점이었다. 18점인 베네수엘라, 15점인 페루, 14점인 볼리비아는 모두 탈락이 확정되었다.

이제 남은 건 대륙간 플레이오프 자리 하나뿐인데 우루과이, 콜롬비아, 칠레가 3파전을 벌이게 되었다. 우루과이 입장에선 닥치고 18라운드 아르헨티나와의 홈 경기를 이겨야 했다. 그 경기를 이기기만 하면 콜롬비아나 칠레가 몇 골 차로 이기든 아무 필요 없다. 결국 우루과이는 악전고투 끝에 아르헨티나를 1 : 0으로 이기고 6승 7무 5패(승점 25점)의 전적으로 간신히 5위를 유지해 대륙간 플레이오프 진출에 성공했다.

대륙간 플레이오프는 오세아니아 지역 예선 1위 팀과 맞붙는데 상대는 네덜란드 출신 명장 거스 히딩크가 이끄는 사커루 호주였다. 지난 대회 지역예선에선 우루과이가 호주를 합산점수 3 : 1로 물리치고 극적으로 본선에 오른 바 있다. 1차전 홈 경기에선 다리오 로드리게스의 결승골로 1 : 0 승리를 거두었다. 2차전에선 비기기만 해도 올라갈 수 있었지만 마크 브레시아노에게 결승골을 허용해 0 : 1로 패배했다. 합산 점수 1 : 1 동률이었기에 연장전에 들어갔다. 그러나 우루과이는 좀처럼 동점골을 넣지 못했고 결국 승부차기로 들어갔다. 여기서 호주가 4 : 2로 승리하며 우루과이는 8년 만에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역대 월드컵 우승국 중 유일하게 우루과이만 예선 탈락의 고배를 마시고 말았다. 당시 선수단 면면이 나쁜 것도 아니었다. 왼발의 마술사 알바로 레코바를 비롯해 프리메라리가 득점왕 디에고 포를란, 높은 타점을 바탕으로 한 장신 공격수 세바스티안 아브레우, 다리오 실바, 다리오 로드리게스, 리차르드 모랄레스 등 뛰어난 선수들이 많은데도 무슨 저주인 것인지 도통 월드컵과 30년 넘게 악연을 이어가고 있었다.

이렇게 암흑기를 헤매던 우루과이는 이후 오스카르 타바레스 감독의 부임 이후 환골탈태하여 부흥에 성공했다. 다음 대회에서 40년 만에 4강 진출에 성공하며 암흑기 탈출과 우루과이의 부활을 당당하게 선포할 수 있게 되었다.이후 브라질 월드컵,러시아월드컵에서도 16강, 8강이라는 성적을 기록하며 우루과이의 20년주기 징크스도 완전히 깨지게 된다. 장기적으로 보면 이 대회 예선 탈락이 오히려 절치부심해 다시 일어나게 해준 쓰지만 몸에는 좋은 보약이 된 셈이다.

7.2. 튀르키예

1986 멕시코 월드컵에서 3위를 했던 프랑스가 다음 대회에서 지역예선 탈락의 수모를 겪은 뒤로 매 대회마다 지난 대회에서 4강에 오른 팀 중 하나는 꼭 다음 대회서 예선 탈락한다는 이른바 4강의 저주는 이번에도 유효했다.[71] 이번 대회의 희생자는 바로 튀르키예였다. 튀르키예는 유럽 지역예선에서 우크라이나, 덴마크, 그리스, 알바니아, 조지아, 카자흐스탄과 함께 2조에 속했다. 전통의 강호는 없지만 다크호스들이 즐비한 생각보다는 조금 까다로운 조였다. 아니나 다를까 튀르키예는 1차전 조지아와의 홈 경기에서 충격적인 1 : 1 무승부를 거두며 불안한 출발을 했다.

그리고 2차전 라이벌 그리스 원정 경기 역시 0 : 0 무승부에 그치고 말았다. 3차전에서 조 최약체 카자흐스탄을 상대로 4 : 0 대승을 거두며 비로소 첫 승을 신고했지만 4차전 덴마크 원정 경기에서 또 1 : 1 무승부에 그치고 말았다. 그리고 사실상 조 1위 결정전이었던 5차전 우크라이나와의 홈 경기에서 튀르키예는 0 : 3 대패를 당하고 말았다. 6차전 알바니아와의 홈 경기에서 2 : 0 승리를 거두며 일단 다시 한숨을 돌렸다. 반환점을 돌았을 때 2조의 순위는 우크라이나가 4승 2무(승점 14점)로 1위, 그리스가 3승 2무 1패(승점 11점)로 2위, 덴마크와 튀르키예가 2승 3무 1패(승점 9점)으로 동률이었으나 골 득실에서 덴마크가 +4, 튀르키예가 +3이어서 덴마크가 3위, 튀르키예가 4위로 처져 있었다.

튀르키예는 7차전 조지아와의 경기에서 5 : 2 대승을 거두며 다시 살아나는 듯했지만 8차전 그리스와의 홈 경기에서 또 0 : 0 무승부에 그치고 말았다. 9차전에선 카자흐스탄을 6 : 0으로 대파하며 다시 한숨을 돌렸다. 이 시점에서 조별리그 순위는 우크라이나가 7승 2무(승점 23점)로 1위였고 튀르키예가 4승 4무 1패(승점 16점)로 2위, 그리스가 4승 3무 2패(승점 15점)으로 3위, 그리고 1경기 덜 치른 덴마크가 3승 3무 2패(승점 12점)로 4위에 있었다. 3경기 남은 시점에서 1위와 7점 차로 벌어진 것이다. 튀르키예로서는 10차전 덴마크와의 홈 경기에서 반드시 이기고 우크라이나가 패배하길 바라야 했다. 그러나 튀르키예는 이 중요한 경기에서 2 : 2 무승부를 거두고 말았다. 그리고 우크라이나가 조지아와 1 : 1로 비기며 승점 차를 그대로 7점으로 유지해 결국 본선 진출이 확정되었다. 이후 튀르키예는 남은 2경기를 모두 이겨서 6승 5무 1패(승점 23점)의 성적으로 조 2위를 유지해 플레이오프 진출에 성공했다.

플레이오프 상대는 스위스였다. 스위스는 1994 미국 월드컵 때 본선에 오른 걸 끝으로 2개 대회 연속으로 예선 탈락의 고배를 마신 팀이었다. 그런데 튀르키예는 1차전 원정 경기에서 그만 0 : 2로 패배하고 말았다. 이제 홈에서 3골 차 이상으로 이겨야만 본선에 진출할 수 있는 불리한 입장에 놓였다. 그리고 이스탄불에서 열린 2차전 홈 경기에서 튀르키예는 처음부터 강한 공격 축구를 구사하며 스위스의 혼을 빼놓았다. 당시 페네르바흐체 SK의 주포 툰자이 샨르가 해트트릭을 달성하며 스위스를 압도적으로 밀어붙였으나 4 : 2로 2점 차 승리에 그치고 말았다. 후반 39분에 마르코 슈트렐러에게 실점한 것이 뼈아팠다. 결국 튀르키예는 합산 점수에서 4 : 4 동률을 이뤘으나 원정 다득점 원칙에 밀려 패배하고 말았다. 이 경기에서 튀르키예 선수들과 스위스 선수들 사이에 벤치 클리어링이 발생하여 현재까지 튀르키예와 스위스 양측 축구팬들은 감정의 골이 깊은 상황이다.

7.3. 그리스

그리스는 그 동안 유럽 내에서 약체 팀으로 분류되었던 팀이었지만 독일 출신 오토 레하겔 감독의 지휘 아래 유로 2004에서 깜짝 우승을 차지하는 이변을 일으켰던 팀이었다. 그래서 1994 미국 월드컵 이후 12년 만의 본선 진출이 유력하다고 보았다. 하지만 현실은 정반대였다. 사실 유로 2004 우승 당시에도 그리스의 우승에 대해 "운이 많이 따라줬다."는 식의 반응이 많았는데 그리스는 그것이 운이 아닌 실력이었다는 걸 이번에 증명해주지 못했다.

그리스는 1차전 알바니아 원정 경기에서 충격적인 1 : 2 패배를 당하며 불안한 출발을 했다. 2차전 튀르키예와의 홈 경기에서 0 : 0 무승부를 거두었고 3차전에서 난적 우크라이나와 1 : 1 무승부를 거두며 4차전 조 최약체 카자흐스탄전에서 간신히 3 : 1 승리를 거두었다. 이어진 5차전 덴마크와의 홈 경기에서 2 : 1 승리를 거두었고 6차전 조지아 원정 경기에서 3 : 1 승리를 거두었다. 그리하여 6차전까지 반환점을 돌았을 땐 우크라이나에 이어 조 2위를 기록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 이후로 점점 순위가 처지기 시작했다.

7차전 알바니아전 리턴 매치에서 2 : 0으로 이긴 것까지는 좋았지만 8차전 튀르키예 원정 경기에서 0 : 0 무승부에 그쳤고 9차전 우크라이나와의 홈 경기에서 0 : 1 패배를 당하고 말았다. 이 시점에서 2조의 순위는 우크라이나가 7승 2무(승점 23점)로 독보적인 1위였고 뒤이어 튀르키예가 4승 4무 1패(승점 16점)으로 2위, 그리스가 4승 3무 2패(승점 15점)으로 3위, 그리고 1경기 덜 치른 덴마크가 3승 3무 2패(승점 12점)로 4위에 있었다. 그 뒤로 2승 7패(승점 6점)를 기록한 알바니아가 5위, 1경기를 덜 치른 조지아가 1승 2무 5패(승점 5점)로 6위, 카자흐스탄이 역시 1경기 덜 치른 상태에서 8전 전패(승점 0점)로 최하위에 있었다. 카자흐스탄은 남은 4경기를 모두 다 이겨도 튀르키예의 승점을 넘을 수 없으므로 탈락이 확정되었다.

그리스가 휴식할 때 알바니아가 카자흐스탄을 이기며 승점 3점을 추가했고 조지아는 우크라이나와 비겨 1점을 추가하는데 그쳤다. 튀르키예와 덴마크는 2 : 2로 비겼다. 이로 인해 우크라이나는 승점 24점을 확보해 2경기 남은 시점에서 17점에 그친 2위 튀르키예와 승점 7점 차를 유지하여 본선 진출을 확정지었다. 조지아는 3경기 남은 시점에서 튀르키예와 승점 차가 11점이 났기 때문에 역시 탈락이 확정되었다. 그리하여 이제 튀르키예, 덴마크, 그리스, 알바니아 4개 팀이 플레이오프 진출 자리를 놓고 다툴 수밖에 없게 되었다.

그리고 10차전 카자흐스탄 원정 경기에서 그리스는 고전 끝에 2 : 1로 신승하는데 그쳤다. 같은 날 튀르키예는 우크라이나를 1 : 0으로 이겼고 덴마크 역시 조지아를 6 : 1로 이겼다. 그리하여 튀르키예가 승점 20점으로 올라섰고 1경기 덜 치른 그리스는 18점, 덴마크는 16점을 기록했다. 11차전 덴마크 원정 경기는 사실상 플레이오프 진출자를 가리는 경기나 다름 없었다. 그런데 그리스는 이 중요한 경기에서 덴마크에 0 : 1로 패배하고 말았다. 그리하여 덴마크가 19점으로 3위에 오르고 18점에 그친 그리스는 4위로 떨어졌다. 이제 플레이오프 자리라도 가기 위해선 마지막 경기에서 반드시 이기고 동시에 튀르키예와 덴마크가 패배해야만 가능했다.
12차전 조지아와의 홈 경기에서 그리스는 고전 끝에 1 : 0 신승을 거두었지만 튀르키예 역시 알바니아 원정 경기에서 1 : 0 승리를 거두며 승점을 23점으로 올렸고 덴마크 역시 카자흐스탄 원정 경기에서 2 : 1로 승리하며 승점을 22점으로 올렸다. 그리하여 21점에 그친 그리스는 최종 순위 4위로 예선 탈락이 확정되고 말았다.

7.4. 카메룬

카메룬은 1990 이탈리아 월드컵 당시 디펜딩 챔피언 아르헨티나를 1 : 0으로 격파한 걸 시작으로 8강에 올랐던 검은 돌풍의 1세대 팀이었다. 그러나 그 이후로 별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하고 있었는데 이번에는 아예 본선 진출조차 실패했다. 이번 대회 지역예선에서 카메룬은 코트디부아르, 이집트, 리비아, 수단, 베냉과 함께 3조에 속했다.

카메룬은 1차전에서 베냉을 2 : 1로 이기며 순조로운 출발을 했지만 2차전 리비아 원정 경기에서 0 : 0 무승부에 그치고 말았다. 그러나 3차전 강력한 경쟁자였던 코트디부아르를 홈에서 2 : 0으로 이기며 여전히 건재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4차전 이집트 원정 경기에서 2 : 3 충격패를 당하고 말았다. 그것도 0 : 3으로 밀리다가 후반 막판에 간신히 2골을 만회해서 그나마 1점 차로 끝낸 것이었다. 이 충격 때문인지 카메룬은 5차전 수단 원정 경기에서도 1 : 1 무승부에 그치고 말았다. 반환점을 돌았을 때 3조의 순위는 코트디부아르가 4승 1패(승점 12점)로 1위였고 리비아가 뒤를 이어 3승 1무 1패(승점 10점)로 2위에 올랐다. 카메룬은 2승 2무 1패(승점 8점)에 그쳐 3위에 그쳤다. 뒤이어 이집트가 2승 1무 2패(승점 7점)로 4위, 베냉과 수단이 각각 2무 3패(승점 2점)로 동률을 이뤘으나 골 득실에서 베냉이 -5, 수단이 -9를 기록해 베냉이 5위, 수단이 6위였다.

뒤이어 열린 6차전 수단과의 리턴 매치에서 카메룬은 2 : 1로 승리했으나 같은 날 코트디부아르가 베냉을 3 : 0으로 이겨버리는 바람에 승점 차를좁히지 못했다. 그리하여 코트디부아르는 승점 15점으로 독보적인 1위를 달렸고 뒤이어 카메룬이 11점으로 2위, 이집트와 리비아가 10점으로 동률이었으나 골 득실에서 이집트가 +5, 리비아가 0이어서 이집트가 3위, 리비아가 4위에 올랐다. 베냉과 수단은 여전히 승점 2점으로 각각 5위, 6위를 차지했다. 이 둘은 4경기 남은 시점에서 1위 코트디부아르와 승점 차가 13점 차이가 났기 때문에 남은 경기를 다 이겨도 역전이 불가능하므로 탈락이 확정되었다.

7차전 베냉 원정 경기에서 카메룬은 4 : 1 대승을 거두었다. 그런데 마침 코트디부아르가 리비아 원정 경기를 망쳐서 0 : 0 무승부에 그쳤다. 그리하여 코트디부아르는 승점 16점으로 올라섰고 카메룬은 14점으로 승점을 추가해 2점 차로 격차를 좁혔다. 그러나 이집트 역시 수단을 6 : 1로 쳐발라버리며 승점을 13점으로 올려 계속해서 카메룬을 1점 차로 추격하였다. 리비아는 11점에 그쳐 사실상 경쟁에서 거의 뒤처졌다. 사실상 코트디부아르, 카메룬, 이집트의 3파전이었다.

8차전 리비아와의 홈 경기에서 카메룬은 고전 끝에 1 : 0 신승을 거두었으나 코트디부아르가 이집트를 2 : 0으로 이겨버렸다. 그리하여 코트디부아르는 승점 19점으로 올라섰고 카메룬은 17점에 그쳐 여전히 2점 차 격차가 좁혀지지 않았다. 이집트는 13점에 묶이며 카메룬과의 승점 차가 4점으로 더 벌어졌다. 한편 11점에 그친 리비아는 2경기 남은 시점에서 코트디부아르와 8점 차가 났기 때문에 남은 경기를 다 이겨도 역전이 불가능하므로 역시 탈락이 확정되었다.

9차전 코트디부아르 원정 경기는 그야말로 진검승부였다. 양 팀의 승점 차가 2점이었기 때문에 카메룬은 반드시 이 경기를 이겨야만 순위 역전이 가능했다. 이 경기에서 양 팀은 피에르 웨보의 해트트릭디디에 드록바의 멀티골이 오가는 난타전을 벌인 끝에 카메룬이 극적으로 3 : 2 승리를 거두었다. 그리하여 카메룬은 승점 20점을 기록하여 19점에 그친 코트디부아르를 제치고 1위로 올라섰다. 이집트는 같은 날 베냉을 4 : 1로 이겼지만 카메룬이 코트디부아르를 이겨버렸기 때문에 승점 4점 차가 좁혀지지 않아 결국 1경기 남은 시점에서 탈락이 확정되었다. 이제 코트디부아르와 카메룬의 2파전으로 압축되었다.

10차전 이집트와의 최종전에서 카메룬은 이기면 다른 경기에 관계없이 무조건 본선 진출이 확정되고 만약 비기거나 질 경우엔 반드시 코트디부아르가 수단에 패배해야 했다. 그렇게 양팀의 운명이 걸린 마지막 경기가 열렸다. 카메룬은 전반 20분에 넣은 선제골로 앞서가며 여유롭게 경기를 했다. 그런데 후반 34분에 이집트에 동점골을 허용하고 말았다. 종료 직전 천금같은 페널티킥을 얻어냈지만 피에르 워메가 이를 실축하면서 월드컵 본선행을 날렸다. 결국 카메룬은 홈에서 이집트의 물귀신 작전에 휘말려 1 : 1 무승부에 그쳤다. 그리고 뒤이어 열린 코트디부아르 대 수단의 경기에서 코트디부아르가 3 : 1로 승리를 거두며 결국 다시 코트디부아르가 승점 22점으로 조 1위에 올라 본선 진출에 성공했고 카메룬은 21점에 그쳐 2위로 예선 탈락의 고배를 마시고 말았다.

7.5. 나이지리아

나이지리아의 예선 탈락은 위에서 언급한 카메룬보다 더 처절했다. 그나마 카메룬은 1위 코트디부아르와 승점 1점 차이 나기라도 했지 나이지리아는 그런 것도 없었다. 당시 나이지리아가 속한 조의 1위는 앙골라였는데 앙골라와 나이지리아는 6승 3무 1패(승점 21점)로 동률이었을 뿐 아니라 골 득실을 비교하면 앙골라가 +6, 나이지리아가 +14로 오히려 나이지리아가 무려 8골이나 더 앞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이지리아가 탈락하고 앙골라가 본선에 오른 건 지역예선의 특이한 규정 때문이었다.

보통 다른 대륙 지역예선의 경우는 승점이 같을 경우엔 골 득실을 먼저 비교하도록 되어 있었는데 이번 지역예선만은 승점 다음으로 승자승을 비교하도록 되어 있었다. 그런데 앙골라와 나이지리아의 상호 전적을 비교하면 앙골라가 1승 1무로 더 앞서 있었다. 그 때문에 나이지리아가 골 득실에서 무려 8골이나 더 앞서고도 이 규정에 걸려서 예선 탈락의 고배를 마신 것이다. 다른 대륙 규정과 동일하게 적용했더라면 앙골라가 떨어지고 나이지리아가 올라갔을 것인데 좀 억울한 탈락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 때 지역예선에서 억울하게 탈락한 것이 엄청나게 화났는지 나이지리아는 이후 3연속 본선 진출에 성공하며 원조 검은 돌풍의 자존심을 지키고 있다. 똑같은 검은 돌풍 1세대인 카메룬이 모래알 조직력과 내분으로 엉망진창이 된 것에 비하면 그래도 나이지리아는 차차기 대회에서 16강 진출에 성공하는 등 예전의 영광을 되찾을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7.6. 세네갈

지난 대회에서 디펜딩 챔피언 프랑스를 1 : 0으로 제압한 이른바 세네갈 쇼크의 주인공 세네갈은 4년 만에 전력이 급추락한 모습을 보였다. 이 팀이 지난 대회 8강 진출에 성공한 팀이 맞는지 의심스러운 경기력으로 예선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세네갈을 밀어내고 본선에 오른 주인공은 바로 본선에서 대한민국, 스위스, 프랑스에 차례로 패배하며 3전 전패로 퇴장하는 토고였다. 세네갈은 이 토고에게 원정에서 1 : 3으로 패하고 홈에서 2 : 2 무승부에 그쳐 1무 1패로 전적 열세를 기록했다.

지난 대회 8강 신화 멤버들이 전부 은퇴한 것도 아니었고 아직 대부분이 건재했는데도 이런 결과를 맞은 것이다. 예선 결과를 보면 세네갈은 최약체 라이베리아만 압도적으로 대파했을 뿐 콩고를 상대로는 원정에서 무승부를 거두는 등 별로 상태가 안 좋았다. 이 때 예선 탈락의 충격이 꽤나 컸는지 이 대회를 포함해서 세네갈은 무려 3연속으로 예선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그러다가 세네갈 쇼크 당시 대표팀 주장이었던 알리우 시세가 감독으로 부임한 이후 다시 힘을 모아 무려 16년 만에 본선 진출에 성공했다.

하지만 그래도 세네갈을 업신여기면 안 되는 것이 16년 만에 본선에 올라왔어도 아직 옛날의 실력이 죽지 않았다는 듯 1차전에서 톱 시드 팀 폴란드를 2 : 1로 격파하며 유럽 팀에 강하다는 좋은 징크스를 유감없이 과시했기 때문이다. 다만 2차전 일본을 상대로는 좀 안일한 경기력을 보인 끝에 2 : 2 무승부에 그쳤고 3차전에선 남미 팀에 약한 징크스를 이기지 못하며 0 : 1로 패배해 일본과 승점, 득실 차, 다득점, 승자승까지 다 같았는데도 카드 횟수에서 2장이 밀려 결국 아쉽게 조별리그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이후 절치부심한 끝에 그 직후 월드컵에서 20년만의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1] 브라질은 중국을 4:0으로, 튀르키예는 중국을 3:0으로 잡은 것과 비교해 보면 두고두고 아쉬운 결과였다.[2] 그러나 사실 우리나라도 첫 경기에서 승점자판기였던 토고 상대로 1골차 승리에 그치면서 스위스전을 어렵게 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을 생각해보면, 이러한 팀을 첫 경기에서 만나는 것 또한 어찌보면 불운일 수 있다. 첫 경기이기 때문에 이 팀이 어렴풋이 예상은 되어도 남은 경기에 승점자판기로 전락할 지 뚜껑을 열어보기 전이기 때문에 득실 보다는 승리 자체를 목표로 임할 수 밖에 없으며, 이 경기에서 득점이 얼마나 필요한지 가늠하기 힘든 어려움도 있다.[3] 8강전조차도 네덜란드와 승부차기 접전을 펼쳤던 만큼 4강에 한 끗 차이로 가지 못한게 아쉬울 정도로 엄청난 성과를 거두었다.[4] 브라질, 스위스, 세르비아. 브라질을 제외한 나머지 두 팀은 지난 대회 같은 조 팀들에 비해 이름값은 떨어졌지만 세계 정상급 국가들도 결코 만만히 보지 않는 제법 어려운 상대들이다.[5] 1998년에 독일, 2002년에 이탈리아를 이길 정도로 굵직굵직한 전적이 있다.[6] 더욱 어이없는 사실은 그 3실점 중 2실점이 페널티 킥으로 인한 실점이었던 것...[7] 유사한 사례로 유로 1992의 독립국가연합(구 소련)과 1994 월드컵 예선 당시의 체코슬로바키아가 있다.[8] 살로몬 칼루의 형이다.[9] 브라질에게 1:3으로 져버린 데다가 포르투갈북한7:0이라는 엄청난 점수차로 뭉개기까지 해서 코트디부아르는 마지막 3차전인 북한전에서 무려 10점(!) 이상의 대승을 거두는 것과 동시에 브라질이 포르투갈을 반드시 꺾어주어야 겨우 16강 진출을 할 수 있는 절박한 상황이 된 것이다. 결국 코트디부아르는 그 북한전에서 3:0 승리에 그친 데다가 브라질과 포르투갈이 서로 비기기까지 해서 불운하게 탈락하고 말았다.[10] 그로부터 4년 뒤, 프랑스이와 같은 행보를 답습했다.[11] 다만, 스위스전의 경우에는 노골적인 오심 판정으로 인해 경기 흐름이 스위스에 넘어간 탓에 선수들이 멘탈이 무너졌고, 결국에는 오심 때문에 큰 피해를 당하며 0:2로 패배하고 말았다.[12] 심지어 파라과이와의 마지막 경기에서는 자책골을 넣어버리고 만다.(...)[13] 이로 인해 파나마어부지리러시아 월드컵 본선에 올라가게 되었다.[14] 이 대회 4강까지 올라간 팀을 상대로 한 골밖에 내주지 않은 것이다.[15] 이란은 멕시코에게 1대3으로 패하고, 포르투갈전에서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에게 월드컵 데뷔골을 허용하며 0대2로 패했다.[16] 플라비우 선수가 선제골을 넣었는데, 이 리드를 지켰다면 멕시코가 포르투갈에 3골차로 진다는 가정 하에 16강 진출을 바라볼 수도 있었다.[17] 하지만, 자카르도가 자책골이 아니었어도 그 뒤에 있던 미국 선수가 넣을 수 있었던 위치였다.[18] 영상을 보면 알겠지만, 일본 공격수에게 밀려 중심을 잃었고 올라온 크로스를 처리하지 못했다. 당시 VAR이 있었으면 번복되고 오히려 일본 선수가 카드를 받을 상황.[19] 이 때 벤치에 있던 호베르투 카를로스가 거의 집에서 TV를 보는 것 마냥 잔디밭에 편히 누워 있는 장면은 당시 브라질 팀이 어떻게 일본 팀을 대했는지 나타내주는 상징적인 장면으로 남게 되었다. 말년병장 문서의 사진이 바로 그것. 사실 브라질이 체력 저하로 인한 일본의 고질적 약점을 알고 있었기에 이런 플레이가 가능했다.[20] 이 때도 첫 경기에서 전반에 앞서가다가 후반에 역전을 당하고, 두 번째 경기에서 유럽 중위권팀과 0:0 무재배 이후 마지막 경기에서 조 톱시드 남미팀에게 같은 스코어로 처참하게 관광당하며 굴욕까지 당하는 모습이 신기할 정도로 비슷하다. 심지어 월드컵 최종순위도 똑같이 29위로 탈락했다.[21] 조별리그 통과가 확정되었기 때문에 주전들을 대거 빼고 경기에 나선 것도 있다.[22] 선수단 평균 연령이 32세가 넘었다.[23] 실제로 06 프랑스는 한국이 지금까지 조별리그 2차전에서 만났던 상대 중에 98 네덜란드와 더불어 가장 강력한 상대였고 4년 뒤 우승멤버가 대거 포함된 스페인을 3:1로 관광태우고 최고수준의 공격진과 호나우지뉴를 보유한 브라질에 우세한 경기력으로 승리와 피구, 호날두의 포르투갈도 이겼다.[24] 스위스의 핸드볼 파울을 보고도 수차례나 대충 넘어갔다.[25] 하지만 이는 한국전뿐만 아니라 프랑스전과 토고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스위스는 조별리그에서 특혜를 받은 셈이다.[26] 사실 이 재경기 요구 서명은 해충갤의 낚시였다.[27] 당시 문제는 부심은 선언했으나 주심이 선언하지 않은 것이다. 일단 오프사이드가 아니라는 것은 팩트였지만, 한국 측 수비진은 부심을 보고 플레이를 멈췄던 것이 문제였다. 여하튼 오프사이드가 아니긴 했지만 당시 여론은...[28] 알려진 점과는 다르게, 이호의 터치 이전에 이미 명백한 오프사이드 패스가 있었다. 하지만 주심과 부심 모두 그 부분을 캐치하지 못했고, 당시 MBC 해설위원이었던 차범근만이 그 장면에서 오프사이드라고 언급을 하였다. 그럼에도 여론은 결론적으로는 온사이드 플레이였던 이호의 백패스 이후의 상황에 집중하였다. 엘리손도 심판이 조국 스위스에게 유리한 판정을 일삼긴 했지만, 해당 논란은 온사이드가 맞다. 그 전에 있었던 오프사이드를 캐치하지 못한게 잘못인 것이다.[29] 당시 포털사이트 다음의 월드컵 헤드라인 뉴스 제목이 '천수야 울지 마라'였고, 그라운드에 주저앉은 이천수의 사진이 걸려 있었을 정도니 말 다했다.[30] 아무리 상대적인 약팀이라고 해도 월드컵 32강 본선에 진출했다는 사실만으로도 그 팀은 충분히 강팀이며, 특히 토고는 아프리카 예선에서 2002년 프랑스에게 쇼크를 일으킨 8강팀 세네갈을 탈락시키고 진출한 팀이었다. 더구나 대한민국은 독일 월드컵 이전까지 유럽 불가리아, 남미 볼리비아 등 약팀이라고 우습게 보다가 승리를 거두지 못하고 무승부 승점 1점에 그쳤던 점을 상기하자.[31] 물론 프랑스와의 2차전은 팀간 체급차가 워낙 크게 나다 보니 전체적으로 한국이 밀리는 양상이였지만, 브라질 월드컵에서의 알제리전급의 최악의 졸전은 절대 아니었다.[32] 그리고 다음 2010 남아공월드컵에서 원정 첫 2라운드(16강) 진출과 월드컵 15위를 기록하며, 1954년 16개팀이 진출한 1954 스위스 월드컵 한국 16위 이후 원정 월드컵 최고 순위를 갱신한다.[33] 그래도 라파엘 마르케스가 선취골을 넣었고 져도 연장전까지 가서 졌다.[34] 체코와 두 경기를 치렀는데 두 경기 다 승리했다. 본래 네덜란드는 체코한테 약하다.[35] 물론 필립 코쿠뤼트 판니스텔로이, 에드빈 판데르사르 같은 백전노장들도 중용하였다.[36] 참고로 당시에는 남미팀과 대결하기 전에 먼저 북중미 팀과 겨뤄야 했는데, 호주는 캐나다를 동점 끝에 승부차기로 최종 라운드에 진출하였다.[37] 이 대회 예선에서 통가를 22:0, 아메리칸 사모아를 무려 31:0 승리라는 기록을 갱신하였다.[38] 이때 히딩크가 벌인 작전은 2002년 16강 경기인 한국 - 이탈리아전과 유사했다. 바로 수비수 3명을 빼고 공격수 3명을 투입한 것. 그리고 이 도박은 또다시 대성공했다.[39] 히딩크는 월드컵에서 두 번 연속으로 16강에서 이탈리아를 만났는데, 이탈리아 입장에서는 후반 막판에 주심이 도와주지 않았더라면 사실상 호주한테 이변의 희생양이 될 가능성이 높았다.[40] 사커와 캥거루의 합성어. 호주 대표팀을 뜻하는 말이다.[41] 오세아니아 소속일 때는 비교적 전력이 떨어지는 아시아가 타 대륙이었으니 같은 조에 배정되는게 가능했으나 아시아 소속이 된 이후에는 같은 아시아 국가와 만나지 못하고 대신에 좀 더 강한 아프리카나 북중미, 남미 국가 중 한 팀과 만나야 하기 때문에 승점을 쌓기가 버거워진 게 사실이다.[42] 물론 경기결과가 이변이지, 경기 내용을 본다면 가나가 아예 체코를 가지고 놀았기 때문에 이변이라 불리기도 뭣하다...[43] 그러나 정작 가나는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에선 1982년 우승 이후 인연이 없는데, 이는 그만큼 아프리카 축구도 절대강자도 절대약자도 없다는 뜻이다.[44] 그나마 독일에서는 승부차기까지라도 갔지, 남아공에서는 0:4라는 치욕스런 스코어로 아주 일방적으로 대패를 당했다. 그것도 디에고 마라도나라는 역사상 최악의 축구 감독 때문에...[45] 2010년의 그 때와는 달리 2014년에는 연장 후반까지 0:0으로 팽팽히 맞서다가 막판에 교체투입된 그 선수의 한 방에 0:1로 아쉽게 져서 준우승을 기록했다.[46] 다만 세르비아 몬테네그로는 조별예선 상대가 아르헨티나, 네덜란드, 코트디부아르라는 최악의 죽음의 조였기에 매우 어려웠던 점은 감안해야 한다[47] 다만 가마라의 몸에 맞지 않았어도 베컴의 프리킥골이 들어갔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는 편이다.[48] 2018년은 해리 케인과 라힘 스털링이라는 크랙들이 있었으나, 그걸 제외하면 나머지는 냉정하게 별로였다.[49] 05-06 UCL 4강전에서 보인 AC 밀란과의 경기가 거의 마지막 절정의 퍼포먼스였다.[50] 그래도 커리어는 꾸준히 이어가서 국가대표팀 센추리 클럽에도 가입했다.[51] 당시 바티스투타는 호나우두 이전에 게르트 뮐러의 월드컵 최다골 기록을 경신할 가장 유력한 후보였다.[52] 브라질 월드컵 초반에 클로제는 교체 자원이었다. 그가 선발로 출전한 것은 8강전 부터이다.[53] 2006년 8강전 對 프랑스 패, 2010년 8강전 對 네덜란드 패, 2014년 준결승전 對 독일 참패(...)& 3위결정전 對 네덜란드 패, 2018년 8강전 對 벨기에 패, 2022년 8강전 對 크로아티아 무(승부차기에서 패)[54] 양팀에서 두명씩 퇴장당한 지저분한 경기[55] 특히 한국전에서는 비토르 바이아들어갈 골을 막아줘서 그렇지, 그가 없었으면 한국에게 역대 월드컵 최다 점수차 승리를 헌납해도 이상하지 않은 경기였다.[56] 당연히 한국보다도 월드컵 진출 횟수가 적다![57] 프랑스의 독일월드컵 첫 실점이었다.[58] 재수 없었으면 아예 역전패를 당하고 2연속으로 광탈할 뻔했다. 후반전 이른바 '개선문 붕괴 스로인'으로 회자되는 바르테즈 골키퍼의 공 패대기 치기. 공을 손으로 굴리려다 어이쿠 손이 미끄러졌네를 시전하면서 슬쩍 옆으로 던져버리고 말았는데 다행히 그 방향에 프랑스 선수가 가까이 있었던 덕분에 가까스로 실점을 면했다.[59] 다만 미국전에서 지난 대회 때 선보인 이탈리아 선수들의 팔꿈치 반칙이 이번에도 나왔는데, 다니엘레 데 로시는 바로 퇴장당했고 결승전에서야 복귀할 수 있었다.[60] 어디까지나 상대적인 시선에서 약체일 뿐, 실제로는 복병 수준의 준 강팀 중 하나. 히딩크 감독의 지도 하에 가다듬어져 오세아니아 축구 역사상 최고의 실력과 성과를 보여주었다.[61] 이탈리아는 이 대회 전까지 유로 2000 준결승을 제외하고는 승부차기와 인연이 없었다. 반면 독일은 승부차기에 극강이었다.[62] 앞선 설명에서 트레제게가 아르헨티나인지만 프랑스로 귀화했다고 써 있지만 아르헨티나 국적은 일단 부여되면 절대 포기가 안되는 국적이다. 실제로 트레제게는 프랑스 루앙에서 태어난 프랑스인으로 부친이 아르헨티나계인 관계로 유년시절을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보냈다. 그래서 프로 데뷔를 부에노스아이레스에 있는 클럽인 CA 플라텐세에서 했다. 트레제게가 아르헨티나 국적이라고 적혀있는 것은 한국어 위키뿐인데 그가 아르헨티나에서 프로데뷔를 해서 그런 오해가 생긴 듯하다.[63] 참고로 이탈리아는 56년 전 브라질 월드컵4년 뒤 스위스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 8년 뒤 스웨덴 월드컵 지역예선 탈락을 차례로 겪은 뼈아픈 역사를 가지고 있다.[64] 호주는 2006년 1월에 이미 AFC로 이적했지만 이미 지역예선을 오세아니아 소속으로 치렀고 조 추첨 당시에도 오세아니아 대표로 배정받았기에 이미 AFC 소속이 되었어도 이 대회까지는 편의상 오세아니아 대표로 출전한 것으로 본다.[65] 물론 이 당시 우루과이가 암흑기였지만 속담에 '부자는 망해도 3년은 먹을 것이 있다.'고 아무리 우루과이가 쇠잔했어도 핫바리 오세아니아 팀에까지 잡힐 정도는 아니었다. 당시 호주 전력으로 우루과이는 상당한 난적이었다. 지난 대회 플레이오프에서도 홈에서 1 : 0으로 이겼지만 몬테비데오 원정에서 0 : 3으로 대패해 우루과이에 본선 출전권을 넘겨야 했다. 그러니 호주의 본선 진출이 대단한 것이다.[66] 그나마 네덜란드전에서는 2:1로 잠시 역전하여 앞서가는 모습을 보여주는 등 내용 면에서 비교적 선전했다.[67] 최종전 상대가 그나마 쉬운데다가 탈락이 확정된 상태였던 페루였다. 하지만 호주는 이런 페루한테도 패하였다.[68] 1962년 : 브라질(남미) → 1966년 : 잉글랜드(유럽) → 1970년 : 브라질(남미) → 1974년 : 독일(유럽) → 1978년 : 아르헨티나(남미) → 1982년 : 이탈리아(유럽) → 1986년 : 아르헨티나(남미) → 1990년 : 독일(유럽) → 1994년 : 브라질(남미) → 1998년 : 프랑스(유럽) → 2002년 : 브라질(남미) → 2006년 : 이탈리아(유럽)[69] 이 때 득점자 플라비우는 앙골라 대통령으로부터 무려 15만 달러 상당의 집을 선물로 받았다고 한다.[70] 그래도 이후에도 브루노 페르난데스, 베르나르두 실바, 주앙 칸셀루, 후벵 디아스 등 새로운 황금세대들이 등장하여 여전히 우승 후보급의 팀으로 남게 된다.[71] 1990년 : 프랑스(1986년 3위), 1994년 : 잉글랜드(1990년 4위), 1998년 : 스웨덴(1994년 3위), 2002년 : 네덜란드(1998년 4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