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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bgcolor=#df6a59><colcolor=#fff> CC GOQ FRSC FBA 찰스 마그레이브 테일러 Charles Margrave Taylor | |
출생 | 1931년 11월 5일 ([age(1931-11-05)]세) |
캐나다 자치령 몬트리올 | |
국적 | [[캐나다 자치령| ]][[틀:국기| ]][[틀:국기| ]] → [[캐나다| ]][[틀:국기| ]][[틀:국기| ]] |
배우자 | 알바 로머(1956년 결혼 ~ 1990년 사별) 오베 빌라드(1995년 결혼 ~ 현재) |
자녀 | 5녀[1] |
직업 | 철학자 |
분야 | 정치철학 |
학력 | 맥길 대학교 (역사학 / 1952년 학사) |
옥스퍼드 대학교 베일리얼 컬리지 (PPE / 1955년 학사) | |
옥스퍼드 대학교 베일리얼 컬리지 (철학 / 1961년 박사) | |
지도교수 | 이사야 벌린 |
지도학생 | 마이클 샌델 |
수상 | 템플턴상 (2007년) 교토상 (2008년) 클루게 상 (2015년) 베르그루엔 상 (2016년) |
종교 | 가톨릭[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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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몬트리올, 퀘벡의 캐나다 철학자. 맥길 대학교의 명예교수며 정치철학, 사회과학의 철학, 철학사 그리고 지성사에 대한 공헌으로 알려져 있다. 현대 다문화주의 사상의 기초를 다진 철학자로 유명하다. 또한 기독교적 초월성이 공동체의 도덕 가치를 지탱하고 있었으며, 현대에 이르러 이러한 종교적 의미가 상실됨으로써 도덕 가치들도 함께 무너지고 있다고 분석해서, 기독교 지식인들이 좋아하는 철학자이기도 하다.2. 생애
테일러는 1931년 캐나다의 몬트리올에서 태어났다. 캐나다는 영어권과 프랑스어권으로 구분되는데 몬트리올은 프랑스어권에 속하며 가톨릭 세력이 강한 곳이다. 테일러 자신은 가톨릭 신자이며 교황 자문단의 일원이기도 하다. 그의 부계는 영어권에, 모계는 프랑스어권에 속한 환경 덕분에 그는 어려서부터 영어와 프랑스어를 함께 사용하면서 두 문화권 모두에 익숙해 졌다. 이러한 성장 환경은 후에 그의 다문화적 사회에 대한 이해와 철학에, 그리고 퀘벡을 위한 그의 정치 경력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테일러가 학위를 위해 영국의 옥스퍼드 대학에 도착한 것은 1953년이었다. 이때의 옥스퍼드 대학은 진정한 철학적 방법으로 언어 분석에 몰두하고 있었을 때였다. 이 시기에 쓰여진 『현상학과 언어 분석』이라는 1959년의 논문에서 테일러는 언어 철학에 대한 양면적 태도를 보여주고 있다. 이 논문에서 테일러는 한 언어에 담긴 의미를 다른 언어로 남김없이 옮겨 낼 수 있다는 환원주의적, 또는 본질주의적 언어관이 오류라는 점을 일상언어 분석을 통해 적절히 보여주는 점은 큰 공헌이지만, 일상언어 분석의 방법에 함축된 형이상학적, 존재론적 전제들이 간과되는 경향은 문제라고 지적한다. 아울러 일상언어를 상식적이고 중립적인 것으로 간주하는 가운데 그 속에 담긴 역사성을 간취하지 못하는 점도 비판한다.
1956년에는 헝가리의 자유화 운동에 대한 소련의 탄압으로 인해 망명한 학생들을 돕는 운동에 몰두한다. 1957년에는 반핵 운동을 위한 옥스퍼드 대학 내의 조직의 장을 맡는데, 이때 《대학과 좌파 리뷰》라는 사회주의적 성향의 잡지 창간에 참여한다. 이 잡지는 후에 《뉴 레프트 리뷰》라는 유명한 좌파 성향의 잡지로 거듭나게 된다. 이처럼 테일러는 1961년까지 옥스퍼드의 신좌파 운동에 핵심적 역할을 수행하는데, 그의 졸업과 더불어 이 운동은 전성기를 벗어나게 된다.
학위를 취득한 뒤 1961년에 귀국한 테일러는 맥길대와 몬트리올대에서 철학과 정치학을 가르친다. 60년대의 저술 활동은 주로 당시 풍미하던 행동주의에 반대하는 인식론적 작업을 중심으로 이루어진다. 아울러 그는 현실 정치인으로 정당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한다. 이때 캐나다에서는 신민주당이 결성되면서 민주적 좌파 운동의 중추 역할을 담당하게 되는데, 테일러는 이 당이 자신의 정치적 이념에 부합하는 현실적 정치 조직이라고 생각하여 참여한 것이다. 이후 이 당을 통해 몇 차례 의회 진출을 시도하지만 근소한 차이로 실패하는 등 정치적으로는 불운했다. 그러나 테일러는 지속적으로 신민주당의 이론가로 활동했을 뿐 아니라 경제적 자립, 민족주의, 헌법, 지역 활성화 문제 등과 관련된 많은 안들을 제출하여, 신민주당의 주요 정책 입안자로 간주되었다.
1970년에는 《정치의 유형The Pattern of Politics》이라는 책을 저술하여 당시 트뤼도 수상의 자유주의 노선을 비판했고, 캐나다 정치에 대한 사회 민주적 변혁을 강력히 요구했다. 이 저술로 또다시 테일러는 정치적으로 유력한 인물로 부상했고 이듬해 신민주당의 연방 조직의 의장직에 추천되었다. 그러나 이때 테일러는 정치 활동의 중지를 결심하고 추천을 사양하며, 당시 갖고 있던 신민주당 퀘벡주 부의장직도 사임하면서 정당 생활을 청산한다.
후에 테일러는 이것이 정치를 그만둔 것이 아니며 그 후에도 현실 문제에 관심을 유지했다고 말한다. 다만 이러한 결정의 이유는 옥스퍼드 시절부터 관심을 갖고 있던 독일의 낭만주의 운동의 철학적 중요성을 정리하는 작업을 헤겔 연구를 통해 진행하려고 했는데, 이 작업을 위해서는 집중된 시간이 절대적으로 필요했으므로 현실 정치로부터 일정한 거리를 취하는 것이 필요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테일러는 1973년에 맥길대 교수로 부임했고, 1975년에는 600여 페이지로 된 연구서 《헤겔》을 저술하여 세계적인 명성을 얻게 된다.
1976년에 테일러는 옥스퍼드 대학에 초빙을 받아 강의와 연구에 몰두했고 《헤겔철학과 현대의 위기Hegel and Modern Society》(1979)를 출간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는 5년 후 캐나다 맥길대로 복귀한다. 이는 1980년대 초부터 발생한 영어권 캐나다와 프랑스어권 캐나다 사이의 갈등과 퀘벡주의 분리운동 때문이었는데, 테일러는 여기에서 자신의 역할이 있다고 인식하고 귀국을 결심했던 것이다. 맥길대에서 강의를 하면서도 테일러는 이 현안에 정면으로 부딪히면서 저술가로서 또 사상가로서의 역할을 다한다.
퀘벡주 분리 운동에 관한 테일러의 참여는 그로 하여금 다문화 사회에서의 정치적 태도에 대해 인정의 정치(politics of recognition) 개념을 정립하는 방식으로 철학적 결실을 맺었다. 이후 퀘벡주 문제는 다문화주의 논쟁과 자유주의-공동체주의 논쟁, 현상학적 정치이론 등에서 전형적인 예로 사용이 되고 있으니, 이는 전형적인 캐나다의 문제를 오늘날의 정치 철학적 논의의 핵심 문제로 만들어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헤겔 연구를 통해 독일 낭만주의 운동의 현대적 중요성을 분석하는 작업은 테일러의 정치철학과 현대의 문제에 대한 분석 및 해결책의 모색으로 이어진다.
헤겔 연구는 이론적 관점에서의 현대성 해명이며, 계몽주의의 인간관 및 사회관과 현대의 산업 발전과 맞물리면서 발생한 문제들에 대해 낭만주의적 대처와 저항의 성격을 구명하는 것이었다. 1985년의 《인간 행위자와 언어: 철학논문집 1》과 《철학과 인문과학: 철학논문집 2》는 인식론과 연관하여 언어가 갖는 정치철학적 문화론적 중요성의 구명과 연결된다. 1989년의 《자아의 원천들: 현대적 정치성의 형성》과 1991년의 《불안한 현대사회》[3]는 현대성의 해부이자 테일러 나름의 해결책 제시라고 볼 수 있다. 또한 2000년도 들어서는 《현대종교의 다양성 (2002)》, 《근대의 사회적 상상 (2004)》, 《A Secular Age; 세속화 시대(2007)》를 연달아 내놓으면서, 현대를 종교의 세속화 과정으로서 분석하고, 종교와 초월의 문제, 정치적 정체성과 종교적 정체성의 연관성과 차이 등을 연구했다.
3. 사상
3.1. 세속화
테일러는 '왜 사람들이 신을 믿지 않는 것이 가능해졌는가?'를 두고, 신에서 벗어나게 된 인간의 세속화 과정을 탐구한다. 과거 중세에는 신을 믿지 않는 것이 상상하기 어려웠을 정도였지만, 현대인들은 신을 믿는 것을 하나의 '선택'으로 여긴다는 것이다. 테일러는 이러한 변화가 현대인들이 자기와 세계를 상상하는 방식이 과거와는 달라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과거 중세에서는 초월적이고 신비주의적 상상을 믿었으며 개인은 이것들로부터 독립되어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하지만 현대인들은 과거와는 다르게 초월성과 신비주의적 상상을 믿지 않으며, 자신을 이것들로부터 독립된 고독한 자아라고 인식하기 때문에 더이상 신을 믿지 않는 것이 가능해 졌다는 것. 이를 세속화라고 부른다.테일러는 세속화가 이루어지게 된 것은 종교개혁이 가장 결정적이었다고 말한다. 중세 가톨릭의 '주지주의'에서 종교개혁을 중심으로 한 '주의주의' 신앙으로의 변화가 세속화를 만들어낸 원인이라는 것이다. 주지주의란 신의 지혜가 선하다고 생각하는 것이고, 주의주의란 신의 의지가 선하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주지주의에서는 신의 '말'이 옳기 때문에 이를 옳다고 여기지만, 주의주의에서는 '신'은 항상 옳기 때문에 '신의 말'은 옳은 것이 된다. 따라서 주지주의에서는 신의 '말'을 이해하기 위한 '인간의 이성'을 강조하게 되며 인간의 이성 또한 신의 이치에 연결되는 것이지만, 반면 주의주의에서는 '신'은 언제나 옳기 때문에 '신의 말'이 불합리하게 보이더라도 이를 '인간의 이성'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것이 되어 버린다. 여기서 '인간의 이성'과 '인간의 이성으로 이해할 수 없는 신'의 분리가 생겼고, 그에 따라 인간의 세계와 신적인 세계의 거리는 멀어져 버렸다는 것이다.
즉, 중세 시대(주지주의)는 신적 초월성과 인간의 내재성이 신비주의적 형식으로 연결되어 있었지만, 종교혁명 이후의 시대(주의주의)에서 신적 초월성과 인간의 내재성은 분리되어 버렸고, 현대의 세속주의는 더나아가 신적 초월성은 존재하지 않고 다만 인간의 내재적 세계만 존재하게 되었다. 테일러는 여기서 초월성과 내재성을 구분하는 것까지는 괜찮지만 초월성을 아예 무시하는 것은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이야기 한다. 서양에서 초월성은 도덕적 가치와 연관되어 있기 때문에 세속화가 진행됨에 따라 도덕적 가치 체계 자체도 같이 붕괴되어 버리게 된다. 이로 인해 인간은 목적(가치)을 상실하게 되었고 현대인들은 만성적인 우울증에 빠지게 되었다는 것이 테일러의 진단이다.
3.2. 원자론(아토미즘) 비판
찰스 테일러는 원자론이라는 철학적 개념을 제시하고, 자신이 제시한 이 원자론을 비판한 것으로 유명하다. 원자론이란 과학주의적 사고 방식으로, 가장 작은 단위를 생각하고 그런 작은 단위의 총합으로서 세계를 보는 사고법을 말한다. 뉴턴이 만유인력의 법칙을 발견하고 인력을 물체 사이의 관계로 생각한 것이나, 화학에서 원자나 분자의 집합으로서 물질을 생각하는 것을 말한다. 정치철학에서는 사회계약설이 원자론의 영향에 있는 사상인데, 최소 단위인 개인이 계약해 국가를 만든다는 사고방식이기 때문이다. 테일러는 세계를 작은 단위의 총합으로 보는 세계관과 여러 이론을 원자론으로 보고 비판한 것이다.테일러는 이러한 맥락에서 로버트 노직의 자유지상주의를 비판한다. 테일러에 따르면, 노직의 주장은 “의무보다도 권리를 우선하는 학설”이다. 노직의 학설은, "각 개인은 자기 삶의 방법을 자유롭게 선택하고, 그 권리는 전면적으로 인정되어야 한다"는 주장인데, 테일러는 역사적인 관점에서 이를 문제 삼고, 노직의 주장을 ‘사회적 원자론(atomism)’이라고 규정했다. 테일러에 따르면 '사회적 원자론'은 옳지 못하다. 그 이유는 “인간은 ‘사회적인 동물’이며, 사회 이전의 개인을 두고 철학적 질문을 던진다는 것 자체가 현실을 외면한 잘못된 가정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논쟁의 출발점은 “인간은 사회적”인 것에서부터 시작해야 된다는 것이다.
3.3. 다문화주의
테일러는 캐나다 퀘벡 주의 분리자치 문제를 두고 공동체를 중시하는 관점에서 다문화주의 문제를 제기한다. 그는 인간이 서로 간에 승인하는 사상에 따라 대립하는 공동체끼리 상호 승인함으로써 공존을 탐색하는 '승인의 정치'라는 사고법을 제기하여 다문화주의의 기초를 다졌다.테일러는 문화를 랑그 유사체(the langue-analogue)로 묘사한다. 소쉬르는 언어를 랑그(Langue)와 파롤(Parole)로 구분한 바 있다. 소쉬르에 따르면 랑그는 규범으로서 '언어 체계와 규칙'을 말한다. 따라서 한 개인이 일정한 언어를 사용하고자 한다면 이미 존재하고 있던 랑그를 받아들여야 한다. 반면에, 파롤은 랑그를 전제로 '실제로 하는 말'을 뜻한다. 파롤의 활동은 근본적으로 랑그에 근거해서 그 타당성을 보장받게 되므로 파롤은 랑그에 의존한다고 할 수 있다. 그런가 하면 랑그는 관념적인 언어체계이기에 파롤이라는 구체적인 활동 없이 사실상 유지될 수 없다. 즉 랑그 역시 파롤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파롤은 뜻하지 않게 혹은 의도적으로 끊임없이 랑그를 재창조함으로써 유지시킨다. 이런 면에서 랑그와 파롤은 상호의존적이며, 일종의 호혜적 관계에 있다고 할 수 있다.
테일러에 의하면, 문화와 개인의 실천의 관계는 랑그와 파롤의 관계와 비슷하다. 문화는 랑그와 비슷하게 개인이 특정한 방식으로 인식하고 사고하고 행위 할 수 있도록 하는 의미의 규범이나 규칙이다. 개인의 특수한 실천은 필연적으로 그가 속한 언어공동체의 문화를 내면화함으로써 수행될 수 있다. 게다가 그러한 실천은 문화에 근거해서 그 타당성을 인정받을 수 있다. 따라서 문화 없이 개인의 실천은 불가능하다. 이런 점에서 개인의 실천은 파롤의 활동을 닮아 있다. 한편, 눈에 보이지 않는 관념적 체계로서 문화는 마치 랑그처럼 개인의 특수한 실천 안에 존재한다. 더 정확히 말하면 문화는 문화를 내면화한 개인의 일상적인 실천을 통해서만 유지될 수 있으며, 끊임없이 재창조되는 것이다. 문화의 재창조는 랑그의 경우에서처럼, 개인의 실수나 의도적인 혁신에 의해 이루어진다. 그러므로 문화와 실천의 관계는 랑그와 파롤처럼 상호의존적이며, 일종의 호혜성을 가진다고 할 수있다.
위의 내용을 종합하면 테일러가 중요히 여기는 문화의 특성은 4가지로 다원성, 외재성, 강제성, 일상성으로 요약할 수 있다. 4가지 특성을 정리하자면 이렇다. 의미의 규범 혹은 규칙으로서 문화란 특정한 언어공동체에 속한 특정한 개인들이 만들어낸 산물로 다양하게 실재한다.(다원성) 그래서 문화란 개인 없이 애초에 존재할 수 없던 것이지만, 한번 형성되어 폭넓게 공유되고 전승된 이후에는 개인의 일상적 사고와 행위에 본질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외재적 실체로서 기능한다. 말하자면, 문화는 한 개인이 의식하든 그렇지 않든 간에 그의 외부에 존재하며(외재성) 그의 이해와 실천을 규제하고 강압한다.(강제성) 그런 점에서 개인은 문화 없이 ‘인간답게’ 존재할 수 없다. 그러나 문화가 개인의 삶에 강제력을 갖는다고 해서 문화의 힘이 언제나 개인을 압도한다고 할 수는 없다. 관념적 실체로서 문화란 근본적으로 개인의 일상적인 실천 안에 존재하는 것이기 때문이다.(일상성) 즉 개인은 뜻하지 않게 혹은 의도적으로 그에게 영향을 미치는 문화를 변형시키고 재창조할 수 있다. 각 개인은 문화를 내면화하고 구현해낼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존재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랑그 유사체로서의 문화는 필연적으로 다양하게 존재할 수 밖에 없으며 우리는 타문화에 대한 개방적 자세를 가지고 이를 서로 승인하는 것으로 공존을 탐색해야 한다. 그 어떤 집단의 문화적 삶의 유형도 그 나름대로 세상을 살아가는 방식으로서의 가치를 가진다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이 인정(승인)은 그 각각의 문화가 갖는 고유성과 차이에 대한 ‘사실적’ 인정이지, 미시단위의 수많은 다양한 문화가 만들어지고 있기 때문에 어떤 문화도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다는 상대주의적 입장은 아니다. 테일러는 한 집단의 문화는 그 공동체에 있어서 고유의 가치를 가진다는 것을 분명히 인정한다. 보통은 '지역에 따른 언어'로 구분되는 한 집단의 문화는, 그 집단에 속한 개인의 도덕적 가치관에 고유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를 쉽게 얘기하자면, 하나의 문화는 '축구'와 같다. 축구는 자연속에 본래 있었던 것이 아니라, 인간이 만들어낸 것이고 상상의 산물이다. 그리고 규칙은 시대에 따라서 달라진다. 하지만 일단 만들어진 이후에는 우리는 그것의 실체를 체험한다. 그것의 규칙을 따르고 그것을 즐기며 거기에 명예를 선사한다. 이러한 점에서 문화란 축구와 같다. 축구 규칙이 사회인 축구 등에서 임의로 조금씩 변한다고, 또는 시대에 따라서 축구규칙이 조금씩 달라진다고, '그 축구는 없는 것이다'라고는 말할 수 없다. 축구는 실체를 가지고 엄연히 사람들에게 의미를 지니고 있다. 또한 야구나 다른 경기들도 마찬가지 일테다. 그렇기에 축구팬과 야구팬은 다름에도 그들의 문화를 존중하고 공존을 탐색해야 한다는 것. 이것이 다문화주의의 핵심이다. 하지만 그것이 모든 문화가 동일한 가치를 지닌다는 것은 아니다. 만약 '도둑 경기' 규칙이 있어 물건을 훔치는 게임을 한다면 그것은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이 테일러의 생각이다.
4. 저서
- 《헤겔》 (1975)
- 《자아의 원천들: 현대적 정체성의 형성》 (1989)
- 《현대종교의 다양성 - 윌리엄 제임스 『종교적 경험의 다양성』 재고찰》 (2002)
- 《근대의 사회적 상상》 (2004)
- 《A Secular Age; 세속화 시대》 (2007)
- 《The Language Animal: The Full Shape of the Human Linguistic Capacity》 (2016)
5. 여담
- 마이클 샌델의 스승이다.
- 초월적 가치보다 내재적 가치를 긍정하는 실존주의를 비판하는 입장에 서 있는 것이 테일러의 사상이다. 테일러는 현대사회가 내재적 가치만을 중요시 여기기 때문에 초월적 가치[4]를 도외시하고 있으나, 이런 초월적 가치도 도덕적 공동체적 가치 의미를 지닌다는 점에서 버려서는 안된다고 주장하기 때문이다.
- 실존주의를 비판하며 착한 사마리아인에 대한 비유를 들었는데, 만약 모든 동기가 자신을 향한다면, 아무도 보지 않는 곳에서 누군가를 돕는 선택은 왜 일어나는가 하는 문제에 대한 내용이다.
[1] 사별한 전처 소생으로 현재 아내 사이에 애가 있는지는 밝혀진게 없다.[2] Joshua Rothman, "How to Restore Your Faith in Democracy", 「더 뉴요커」, 2016.11.11.[3] 이 책은 이듬해에 《진정성의 윤리The Ethics of Authenticity》라는 제목으로 미국에서 다시 출간된다.[4] 종교적, 영적, 형이상학적 가치를 말한다. 여기서 형이상학적 가치란 '플라톤의 이데아'를 생각하면 알기 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