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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東 浩紀1971년 5월 9일 ~ ([age(1971-05-09)]세)
일본의 철학자, 문예 비평가, 서브컬처 비평가, 소설가.[1] 도쿄도 미타카시 출신이다.
도쿄대학에서 학사, 박사를 취득하고 게이오기주쿠대학 비상근 강사, 도쿄대학 객원 조교수, 도쿄공업대학 특임 교수를 거쳐, 2010년부터 2013년 3월까지 와세다대학 문화 구상학부 정교수로 재직했다. 현재는 주식회사 겐론(ゲンロン)의 대표 이사 겸 편집장. 대한민국에서 번역된 저서는 《동물화하는 포스트모던》(2007년), 《게임적 리얼리즘의 탄생》(2012년), 《일반의지 2.0》(2012년), 관광객의 철학 (2020)과 소설인 《퀀텀 패밀리즈》(2011년)가 있다.
2. 생애
국내 독자들에게는 파우스트에서 연재했던 《게임적 리얼리즘》과 문학동네(2007)에서 출간된 서브컬처 분석론에 포스트모더니즘적 해석을 접목한 《동물화하는 포스트모던》으로 유명해진 소장 비평가이다. 2010년 현재, 서브컬처와 일반 문예, 사회론 등 광범위한 분야를 다루는 문예 계간지 사상지도라는 잡지의 편집장도 맡고 있고, 아사히 신문이나 니혼게이자이신문에도 기고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보여주고 있다.그러나 처음부터 서브컬처 비평을 해온 것은 아니었다. 그에게 영향을 끼친 인물은 한국 문학계에서도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가라타니 고진으로, 도쿄대학 대학원 시절에 제출한 논문을 시작으로 25살이라는 이른 나이에 등단하여 가라타니 고진, 아사다 아키라 이후 공백이라고 일컬어지는 일본 비평 논단의 가능성으로 불리며 주목받던 신인이었다. 실제로 그가 전공한 것은 자크 데리다론이었고, 첫 저작도 <존재론적, 우편론적>이라는 지극히 데리다적 사유에 근거한 철학서였다.
그러나 일본 문학의 한 축을 담당하는 라이트 노벨의 약진을 보고, 본격적으로 서브컬처 문화에 대한 비평으로 전환하였다. 그 결과가 2001년의 《동물화하는 포스트모던》과 2007년의 《게임적 리얼리즘 동물화하는 포스트모던 2》이다. 이 저작들에서 그때까지 서브컬처계의 비평으로 가장 선구적이었던 오쓰카 에이지를 뛰어넘었다는 평가를 듣게 된다.
텍스트에서 분석 대상으로 삼은 작품이 《Ever17》, 《쓰르라미 울 적에》, 《츠쿠모쥬쿠》, 《All You Need Is Kill》, 《이 세상 끝에서 사랑을 노래하는 소녀 ~YU-NO~》 등과 같은 평행세계와 루프물, 세카이계 작품으로,[2] 작품들을 통해 작금의 오타쿠 문화들이 포스트모던 시대의 어떠한 소비 문화 양태를 보이는가에 대해서, 기존 비평론의 방법론을 최대한 배제하려고 노력했다. 그것이 실제로 이루어지고, 성공적인 시도였느냐에 대한 평가는 조금 미묘한 측면이 있지만, 지금까지 이렇게 과감하게 서브컬처를 분석한 이론가는 그리 많지 않았던 터라, 크게 주목을 받아왔다.
서브컬쳐 문학 창작에도 관심을 보여, 《캐릭터즈》(2007)라는 캐릭터 소설화한 비평과, 《퀀텀 패밀리》(2009)라는 소설도 직접 써서 발표하기도 했다. 그런데 아이러니컬하게도 《퀀텀 패밀리》는 메이저 출판사인 신조(라이트 노벨 레이블이 아닌)에서 출간되었고, 2010년 미시마 유키오상의 주인공이 되기도 했다.
특기할 만한 행보로는 애니메이션 감독인 야마모토 유타카의 청춘 영화, 《나의 자상하지 않은 선배 - 私の優しくない先輩》에 우정 출연도 했다. 참고로 저 영화는 중간중간 삽화 일러스트가 그대로 삽입된다거나, 모든 장면에서 "내"가 하나하나 해설하는 라이트 노벨식 1인칭 서사 전개를 보여주었고, 스태프 롤 엔딩은 카와시마 우미카가 교복 차림으로 참으로 모에하게 노래 부르고 춤을 추는데, 감독이 감독이라서 그런지 모든 등장인물과 군무를 추는 ハレ晴レユカイ 댄스를 떠올리게 한다. 여러모로 특이한 영화. 그러나 영화는 성공하지 못했다.
2011년 1월, 아즈마 본인이 직접 스토리 원안을 내고, 야마모토 감독이 감독을 맡은 애니메이션 《프랙탈》이 후지 TV에서 노이타미나로 방영되었고 망했다.
《게임적 리얼리즘》의 출간 이후에는 비평 활동과 겸해서 정치 영역에도 발을 걸쳐놓고 도호쿠 대지진에 대해서도 여러모로 지대한 관심을 쏟고 있다. 2011년 5월에는 사상지도 베타의 이벤트 겸해서 센다이에 다녀오기도 했다. ised 작업이나 문예 비평에서는 점진적으로 손뗄 거임 하는 트윗 등을 보면 근래에는 정치적 견해를 중점적으로 언설을 전개하려는 움직임을 보인다.
2011년 11월 25일, 2009년부터 2011년 봄에 걸쳐, 코단샤 잡지에서 연재했던 원고를 모아 《일반의지 2.0 - 루소, 프로이트, 구글》이라는 제목으로 4년 만에 신간을 냈다. 정치사상서에 "가까운" 책으로, 장 자크 루소의 고찰과 비판점을 분석하고 루소가 비판받았던 부분이 현대의 구글을 비롯한 네트워크 정보 혁명을 통해 극복할 수 있을지도 모르며, 도리어 그것이 민주주의의 원리로 회귀할 수 있는 새로운 민주주의를 발견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주장하는 내용이다.
카오스 라운지 사건에도 일정 부분 관여했다. 사건의 발단이 된 우메라보의 '키메코나' 작품은 원래 그의 사무실 로비를 장식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것이었던 것. 아즈마는 이 키메코나를 보고서 매우 만족하며 "키메코나야말로 우메라보의 걸작이 될 것이다"라는 등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 키메코나가 사실 자신이 매우 싫어하는 익명 사이트에서 만들어진 캐릭터라는 것도 모르는 채.
2013년 5월, 위안부 관련 발언으로 트위터에서 논란을 일으켰다.##
3. 평가
하지만 일본의 오타쿠들에게는 '텍스트가 낡았다'나, ' 기존 문단 출신이 아무것도 모르고 인문학적 잣대에서 오타쿠 문화를 비평하려고 든다'는 반응이 적지 않게 있고, 아즈마의 문예론은 루프물이라는 지극히 한정적이고 관념적인 장르, 결정적으로 일본 국내에 국한되어 있다는 치명적인 문제가 있는 게 사실이다. 문예 평론가로서 가라타니 고진에게 영향을 받았다는 자부심을 지니고 있지만 가라타니 본인에게서는 비평을 비평하는 것밖에 한 적이 없으니까 소설을 (제대로) 읽지 못하고 교양도 없고 어학력도 없다고 평가받은 적도 있다. 실제 말하는 걸 들어보면 이 사람이 일본의 최고 학부를 나온 사람이라고는 생각되지 않을 정도로 쉽게쉽게 질러대는 식으로 말한다. 자신은 바보들을 이해시키려고 일부러 그렇게 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는데... 트위터 같은 것만 보더라도 조금만 자기 생각이랑 안 맞거나 자기 말을 인용하거나 하면, "난 그런 말 한 적 없는디?"라며 싹 밀어버리는 식의 발언이 좀 있는 편이다.요즘 세대에 따라가지 못하고 너무 옛날 관점으로 평론을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비판도 있고, 실제로 인터넷 게시판의 젊은 오타쿠들에게는 시도 때도 없이 까인다. 딱히 평론가로서만이 아니라 문제 발언이나 기행 탓도 있지만[3]. 문제라면 서브컬처계 평론가 중에서 이 사람만큼 역량과 인지도가 높은 사람이 달리 없다는 것. 사사키 아쓰시[4]가 자신의 저서 현대 일본 사상에서 2000년대는 아즈마 히로키의 '독무대'라고 평가할 만큼 거물이라 무시하기도 힘들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서브컬처를 있는 그대로 보아주려고 애쓰는 소장파라는 평가도 적지 않다. 실제로 파우스트나 메피스토와 같은 라이트 노벨 계간지에도 꾸준히 기고하고 있으며, 나스 기노코, 사쿠라자카 히로시, 용기사07, 니시오 이신같은 유명 시나리오 작가들과도 잡지 연재를 통해 관계를 맺고, 이들과 함께 꾸준히 작업해 온 비평가이다. 물론 신진 비평가들을 키우기도 해서, 구로세 요헤이나 후쿠시마 료타, 오기우에 지키 같은 새로운 비평가들을 소개하는 자리를 열기도 한다.
4. 기타
어째서인지 아즈마 히로키의 사진이 서양에선 니시오 이신의 사진이라고 떠돌고 있다. 그래서 이런 글까지 올라올 정도 This is not Nisioisin5. 주요 논설
- 오타쿠의 데이터베이스 소비: 《동물화하는 포스트모던》에서 제창한 개념. '커다란 이야기'가 상실된 이후 사람들은 순간순간의 '데이터베이스'만을 소비하게 되었다. 오타쿠들은 작품이나 캐릭터가 아니라 그보다 심층에 있는 오타쿠계 문화 전체의 데이터베이스를 소비한다는 주장.
- 게임적 리얼리즘: 《게임적 리얼리즘 - 동물화하는 포스트모던 2》에서 제창한 개념. 아즈마는 「세이브→선택→분기→엔딩→로드→다른 선택→분기→다른 엔딩」이라는 게임의 구조에서 착안해 그걸 바탕으로 하는 메타적인 주제 의식과 투명함(현실적인 허구)를 꿈꾸는 리얼리즘에 대비되는 또 다른 리얼리즘이라는 점에서 논리를 끌어와 "반투명적"「게임적 리얼리즘」이라 명명하고, 이 개념을 사용하여 미소녀 게임과 라이트 노벨에 대해서 논하였다. 그러나 기본적으로는 가라타니 고진의 《일본 근대 문학의 기원》과 오쓰카 에이지의 《이야기의 소멸》에서 많은 논리를 빌려 와서 자기식으로 소화한 이론.
- 세카이계에 대해서: 세카이계를 '주인공과 히로인을 중심으로 하는 작은 관계성의 문제가 구체적인 중간항을 사이에 두지 않고 '세계의 위기', '이 세상의 끝' 등의 추상적인 대문제에 직결되는 작품군'이라 정의했다. 또한 자의식 과잉인 주인공이 세계와 사회에 대한 이미지 없이 사변적 및 직감적으로 '세계의 끝'과 이어져 버린 듯한 상상력으로 성립된 작품이라고도 분석했다. 대표작으로는 《이리야의 하늘, UFO의 여름》, 《별의 목소리》, 《최종병기 그녀》를 꼽았으며, 그 선구자로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를 언급하였다. 하루키를 언급하면서 결론을 지은 말이 여러 가지 의미로 걸작인데 세카이계를 비롯한 라이트 노벨이 일본 정통 사소설의 포스트모던적 계승이라고 주장했다.(...)
이럴 거였으면 왜 그렇게 장황하게 얘기한 거야
- 2ch에 대해서: 2000년대 일본의 최대의 문화적 발명은 Wii도 핸드폰도 아닌 2ch이라 말하였다. 직접 2ch에 나타나 자기 스레에서 레스를 단 적도 있다. 그러나 2ch의 넷 우익 성향에 대해서는 철저히 비판적이다. 그러나 문제는 그가 제창한 포스트모더니즘론에 따르면 그런 식의 비판은 제 살 깎아먹기라는 점이다. 아즈마의 포스트모던에 있어서 정치적 담론은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점은 슬라보예 지젝이나 조르조 아감벤 같은 이들에게 철저히 공격당하기 쉬운 부분이기도 하다.
- 현대 사상에 대해서: 현대 사상에서 빼놓을 수 없는 사람을 꼽아달라는 말에 고마츠 사쿄, 아라이 모토코, 오시이 마모루라는 세 작가의 이름을 댔다. 고마츠 사쿄의 경우, 아즈마가 직접 선집의 서문을 쓰고 해설을 달기도 했다.
- 우노 츠네히로의 비판 : 《제로년대의 상상력》(2007)에서 우노는, 아즈마의 캐릭터 해석론이 정치성과 자기반성의 부재로 인한 공허에서 벗어날 수 없는 문제가 있다고 강렬하게 비판했다. 상술한 바와 같이 아즈마는 기본적으로 데리다적, 즉 근대의 해체라는 역설적으로 근대의 존재가 없으면 성립하지 못하는 포스트모던 감각을 가지고 있으며, 우노는 그로 인해 "거대한 이야기의 소멸"과 동시에 근대의 정치성마저 소멸되었다는 뉘앙스로 논지를 전개했다. 문제는 거대한 이야기의 소멸이란 이미 누구나 주지하는 사실인데, 아즈마는 장황하게 그 사실에 대해 지적하기는 하지만 차근차근 따져보면 별로 나아간 것은 없다는 것도
도리어 회귀해 버렸다는비판도 제기했다. 그러면서 우노는 '결단주의'라는 개념으로 아즈마가 보인 공백을 메꾸려고 시도했었다. (물론 우노가 아즈마를 이토록 비판했지만, 서로의 잡지에도 참여하고, 리트윗질도 하는 불꽃 관계이기도 하다.우노가 싫어하는 건 사실 아즈마가 아니라 아즈마만도 못한 그의 저질 카피들일지도)
우노가 아즈마를 비판한 것 중에서 가장 뼈아픈(?) 말이, "포르노 게임 하면서 마초주의 타파니 뭐니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는 것도 문제다."였다. 마초 타파를 위한 예시로 잘못되었을뿐더러 그에 대한 반향으로 모계 사회에 대한 희구를 할 때에도 타카하시 루미코는 걸작으로 칭송하면서 《전설거신 이데온》이나 그 전에 발표된 작품은 언급도 안 했다는 문제도 지적했었다. 틀린 말이 아닌 게, 아즈마의 예시가 알고 보면 대부분이 그 당시에 엄청나게 신선한 것이 아니라, 독특하긴 했지만, 그 기원을 찾으려면 충분히 찾을 수 있었던 것이었고 특별히 구별 짓는 논리가 없어 보인다는 점이 문제였기 때문이다.
- 《캐릭터즈》의 창작 계기와 대략적인 내용: 안 그래도 인터넷을 많이 하는 아즈마는 인터넷상에서 자신의 이론을 받아들이는 수용자들이 "사실 아즈마는 저렇게 말하고 있지만 속으로는 그렇게까지 생각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하는 점에서 충격을 받고,[5] 아예 자신의 이름을 붙인 세 명의 아즈마 히로키[6]를 등장시켜 일본 현대 문학계, 비평 논단에 대한 신랄한 비판을 가하기로 했다, 는 취지로 비평을 전개하고 있다. 이에 대해 고려대 김항 교수의 평가는 "사소설이 아니면서 사소설인 평론"이었다. 그러나 사쿠라자카 히로시를 비롯한 라이트 노벨 작가들에게 속으로 "이딴 거 취미로 하는 거니까 니놈들 같은 씹덕들이랑 비교하지 말았으면 한다."라고 말하면서, 자신이 그토록 주목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씹덕 소설 연구하니까기존 문단계로부터 반버림받은 일을 소리 높여 까는 걸 보면 이건 사소설 맞다(...).
6. 주요 저작·소설 일람
- 《존재론적, 우편적》(1997/2015)
- 《동물화하는 포스트모던》(2001/2007)
- 《캐릭터즈》(2007) - 사쿠라자카 히로시 공저
- 《게임적 리얼리즘의 탄생 - 동물화하는 포스트모던 2》(2007/2012)
- 《퀀텀 패밀리즈》(2010/2011)
- 《프랙탈》(2011) - 원안
- 《일반의지 2.0 - 루소, 프로이트, 구글》(2011/2012)
- 《관광객의 철학》(2017/2020)
- 《느슨하게 철학하기》(2019/2021)
그 외에 비평 전집이 따로 발간되었고, SF 소설을 발표하기도 했다.
[1] 트위터에서 본인의 직함을 '사상가/소설가/필자/인터넷 유저'라고 밝혔다.[2] 이 중에 소설의 형식을 갖고 있는 작품은 《츠쿠모쥬쿠》 하나뿐이다.[3] '원전 사고가 일어난 후쿠시마를 관광지화하자'라든가.[4] 현재 와세다대학, 무사시노 미술 대학 강사, HEADZ 대표[5] 당연한 사실인 게 고전 정신 분석학과는 달리 무의식의 경지와 의식의 경지를 분리해서 생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는 게 요즘 논리라....[6] 각각 아즈마 히로키 I, 아즈마 히로키 S,아즈마 히로키 R이다. 영어 약자에서 예상할 수 있듯이 라캉의 상상계, 상징계, 실재계를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