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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08-29 11:09:53

기억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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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2. 기억술을 쓰면 좋은 경우3. 심리학 이론4. 기본적인 방법
4.1. 반복4.2. 가르치기4.3. 패그 워드(Peg word)4.4. 시각화4.5. 미각과 후각4.6. 감정4.7. 발음 변환4.8. 형태 변화4.9. 의미 변화4.10. 신체기억법4.11. 기억의 궁전4.12. 청킹(chunking)4.13. 두문자어 (Acronym, Initialism)4.14. 키워드 위주로 암기하기
5. 기억력 스포츠를 위한 기억 시스템
5.1. 2자릿수 · 3자릿수 시스템5.2. PAO 시스템
5.2.1. 변형 PAO 시스템
5.3. 메이저 시스템
6. 기억력스포츠
6.1. 개요와 종목6.2. 역사6.3. 한국에서
7. 기억술사
7.1. 해외
7.1.1. 전근대7.1.2. 현대
7.2. 한국
8. 관련 매체9. 관련 웹사이트



(한글자막 있음)

1. 개요

/Mnemonic[1]

정보를 장기기억에 저장하는 의도적이고 계획적인 활동들로서 기억전략(memory strategies)이라고도 하며, 정보를 장기기억에 저장할 때 사용하는 체제화된 방법. 기억술은 학습 내용에 존재하지 않는 연합들을 만들어 부호화하는 기술이다. 새로운 것(신정보)과 기존의 것(구정보) 사이에 인위적인 고리를 만들어 기억하는 것이다. 초월적인 기억력은 상당부분이 사전지식을 제대로 갖추었느냐에 달려있다. 다만 사전지식은 꼭 많다고 좋은 게 아니다. 효율적인 기억과 인출을 위해서는 망각이나 신경 연결의 가지치기 또한 필요하다.

원래 기억술은 고대 그리스의 연설을 연습하는 학문인 수사학의 5대 과목 중 하나인 Memoria로서 연설내용을 외우는 기술로 다루어졌던 기술이다. 유래로는 연회가 벌어지던 건물에서 음유시인 시모니데스가 볼일을 보려고 잠깐 빠져나왔다가[2] 건물이 통째로 무너져 안에 있던 사람들이 형체를 알아볼 수 없는 처참한 몰골의 시체가 되었는데, 슬픔에 빠진 유족들이 시모니데스에게 누가 자기 가족인지 알아봐달라고 하니 신기하게도 장소가 뚜렷이 기억나서 시체들 하나하나가 누군지 쉽게 기억해낼 수 있었다는 데서 기억의 궁전이 발견되었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2. 기억술을 쓰면 좋은 경우

3. 심리학 이론

기억, 정보처리이론, 인지심리학 문서로.

모든 기억전략의 본질은 "어떻게 훨씬 쉽게 단기기억을 장기기억과 연결시킬 것인가?"이다. "외울 대상을 관찰 → 외우기 쉬운 형태로 변환 → 연상할 이미지와 결합 → 지속적인 반복 → 외워지지 않는 부분을 조정" 사이클이 기억술이다.

기억술에서 중요한 것은 외우기 쉬운 것들을 잘 떠올리는 상상력과 이를 활용할 수 있는 지적 능력이다. 이는 후천적인 노력을 통해서 충분히 숙달할 수 있는 능력이다. 실제로 대한민국에서 세번째로 국제기억력마스터가 된 조주상 씨는 애니메이션 감독이며 고지능자도 아니다.

거창한 타이틀이 붙었지만 반복과 오감활용, 연관된것 끼리 묶기, 나만의 쉬운 단어와 분류체계로 정리하는 것 등등. 교사들이 사용하는 기법들이다. 교육학 관련 저서들을 찾아보면 도움이 될 것이다.

4. 기본적인 방법

4.1. 반복

시연(리허설), 자가 테스트, 반복학습(반복연습) 등으로 불린다. 기억해야 할 정보들을 읽고 쓰고 끊임없이 반복하는 행위로 기억술의 기본이며, 무대포로 반복해서 말하는 식으로 대부분의 사람들이 사용하는 유일한 기억술이기도 하다.

읽으면서 반복하든 적으면서 반복하든 반복의 횟수가 증가할수록 장기기억으로 넘어갈 확률도 커진다. 그러나 이 반복에는 텀이 있어야 한다. 무작정 반복만으로 한번에 백 번, 천 번 쓴들 우리 뇌에서는 이 정보를 중복된 정보로 인식해 중복된 것들을 모두 소거, 결국 한 번으로 인식해버린다.이놈이 "연속되는 반복을 삼가되, 주기적 반복은 지속해라"이다. 이때 주기적 반복은 에빙하우스의 망각 곡선 문서에 나와 있다. 1시간, 6시간, 1일, 3일, 일주일, 이주일 순이다. 최근의 연구를 정리한 어떻게 공부할 것인가에 따르면 얼굴과 이름처럼 잊어버리기 쉬운 것은 몇 분이 지난 뒤에는 인출해야하고, 그날 암기한 것은 하루 정도 지난 뒤 인출해 테스트한 뒤 일주일 정도는 인출하지 않아도 된다고 한다. 또한 확실히 기억했다고 생각되는 것은 한 달에 한 번 테스트를 해보라고 적고 있다.

인출[3]의 비중이 입력보다 많은 게 이상적이다. 기억은 꺼내쓰거나 자신이 잘 알고 있는지 확인하고 피드백하는 과정에서 뇌와의 연결이 공고해진다. 그렇기 때문에 한 번 외운 것을 반복해서 떠올리며, 입으로 내뱉거나 텍스트로 쓰는 연습을 하는 게 좋다. 계속 써 보아야 느는 것은 물론이고, 정확히 기억하고 있는지 테스트가 돼서 잊어버린 부분에 대한 보충이 된다.

4.2. 가르치기

위에서 언급한 인출의 연장선이다.

암기 테크닉의 최고봉은 '남에게 자신이 공부한 것을 설명하기' 이다. 기억술의 근본이 남을 설득하는 고대의 학문인 수사학의 5대 하위분야 중 하나이기 때문에 연관이 없을 수가 없는 것이다. 막상 아는 것이라도 듣는 사람이 이해하기 쉽게 쉬운 단어와 설명을 하는 과정에서 공부내용이 효율적으로 한번 정리되고, 어떻게 쉽게 설명할까 궁리하는 과정에서 사고가 활발해지면서 기억하기도 쉽고 기억 자체도 오래간다. 부모나 친구들, 하물며 자신에게라도 스스로 설명을 하면서 공부해보자.

친구들과 서로 못하는 과목을 설명해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예를 들면 수학을 잘 하고 국어를 못 하는 A가 국어를 잘 하고 수학을 못 하는 B와 서로 수학, 국어를 설명해주는 것. 상상속의 대상에게 가르치는 것도 좋은 방법으로 물리학자 리처드 파인만이 자주쓰던 방법이다 하여 파인만 테크닉이라고 흔히 부른다.

4.3. 패그 워드(Peg word)

직역하면 말뚝단어법이다. 이름처럼 기억하기 쉬운 단어를 말뚝으로 삼아 연상하는 방법이다. 말뚝이 되는 단어로는 숫자, 알파벳, 가나다라 등이 있다.

실제 예를 들어보자면
1은 초 // 2는 오리 // 3은 귀 // 4는 보트... 와 같은 식으로 숫자마다 말뚝어를 만들어서 외운다.

그리고 이후 순서적으로 기억해야 할 정보가 개미, 말, 선풍기, 지상렬이라면
1. 초를 든 SM 개미 ?
2. 말등에 타고 있는 오리
3. 선풍기 모양 귀걸이
4. 보트를 타고 있는 지상렬
과 같은 방법으로 외우는 것이다.
굉장히 유치해 보일 수 있는 암기법이지만 수많은 통제된 실험을 통해 효과는 검증된 전략이다.

실제로 굉장히 유용하게 써먹을 수 있는 방법이니 학생과 고시생들은 적극적으로 활용해보자. 특히 밀덕같은 경우 a는 알파, b는 브라보 같은 음성 기호를 그대로 말뚝어로 사용할 수 있다.
무작위 숫자를 외우기 위해 모양으로 만들어 서로 결합하는 방법이다. 24258 같은 경우 2를 오리로, 4를 활로, 5를 갈고리, 8을 수갑으로 해서 "왼쪽 오리(2)를 활로 잡고(4) 오른쪽 오리(2)를 낚싯대(5)로 잡아서 모가지를 수갑에(8) 채워버렸다" 식으로 연쇄결합이 가능하다.

0 = 공, 달걀
1 = 막대, 지팡이, 촛불
2 = 오리, 고래
3 = 갈매기, 엉덩이, 수갑
4 = 돛단배, 깃발, 동서남북
5 = 오토바이, 열쇠, 갈고리
6 = 숟가락, 배아, 골프채
7 = 부메랑, 도끼, 가로등
8 = 8번당구공, 선글라스, 눈사람
9 = 풍선, 해마
숫자-모양과 마찬가지의 원리로 0부터 9까지 발음상 비슷한 물건으로 변환해 결합하는 방법이다. 유명한 숫자세는 법(?) 한놈 두시기 석삼 너구리 오징어 육개장 칠면조 팔팔이 구급차도 좋은 발음변환 단어들이다. 235235236는 " 근운 대신 그웨이를 탄 손공이 빨을 까고 인징어를 갈아서 겹살 구이에 뿌려넣어 질을 끌어올렸다"는 장면과 소리와 냄새를 머릿속으로 떠올리는 것이다.

0 = 공, 영장, Jell-o
1 = 노동(=일), 한화, 일요일
2 = 이빨, 둘리
3 = 세그웨이, 인삼, 삼겹살
4 = 사자, 넷카마, 포돌이
5 = 손오공, 오징어
6 = 육개장, 육지, 육갑
7 = 색칠, 코찔찔이, 칠판
8 = 팔뚝, 팔로우, 에잇
9 = 구정물, 축구 등

기본적으로 자극적이고 외설적인 생각을 할수록 기억에 강렬하게 남기 때문에 상상력을 최대한 자극하는 것이 좋다. 또 위 문단을 읽었다면 알겠지만 즉각적으로 어휘를 생성해서 이를 문장으로 연결해야 하기 때문에 어느정도 언어구사력이 필요하다.

4.4. 시각화

스포츠계에서 이미지 트레이닝이라 부르는 방법이다. 시각적 심상은 서로 다른 것을 연합하여 기억하기 쉬우며, 청각에 비해 더 많은 양을 단기기억에 넣어두고 처리할 수 있다. 즉, 기억을 잘하고 싶으면 를 감상하듯이 머릿속(心)으로 이미지(相)를 떠올려 심상(心相)을 능동적으로 만들어야 한다.

그림 우월성 효과 (Picture superiority effect)라는 연구결과가 존재한다. 같은 내용이라도 언어로만 이루어진 정보로 주면 72시간 뒤 10퍼센트밖에 기억을 못했지만 이미지와 함께 제공된 정보는 65퍼센트를 기억하는 월등한 기억수준을 보였다는 것이다. 도대체 왜 이런 결과가 일어났는지에 대한 이론은 이중 부호화 이론이나 감각 의미 이론 등 여러가지가 존재하지만, 일단 기억술을 사용하는 입장이니까 결과를 받아들이고 사용하자. 즉, 이미지가 없는 경우에도 텍스트나 소리를 최대한 이미지로 상상해 심상을 떠올리는 행동은 매우 중요하다. 밑에 있는 기억술을 사용할 때도 단순히 기억술을 공식처럼 적용하지 말고 모든 과정에서 이미지로 떠올리려고 노력하자.

기억에서 시각적 심상을 이용한 기억술로 가장 유명한 것은 토니부잔의 마인드맵이다. 마인드맵은 많은 양의 지식을 한 장의 종이에 핵심어(Keyword)와 그림, 여러색의 방사형 곡선 등을 활용해 그려넣고 부호화한다. 후술할 장소법도 시각을 이용한 기억술이다.

킬러가 요인을 암살하기 위해 반 하나 분량의 바나나를 사서 침대 주변에 깔아놓으니, 요인이 일어나 침대에서 나오려다 바나나 껍질을 밟고 어어어 하고 쿵 미끄러졌고, 바닥에 부딪힌 머리에서 김치가 주르륵 흘러나왔고 김치이어폰으로 이어 (스마트)을 통해 인도 내 Sia 4명한테 인도한다

특히 순서가 중요하거나 압축적인 정보를 외울 경우엔 두문자어나 기억의 궁전을 활용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바나나, 침대, 김치, 이어폰, 인도네시아가 순서가 중요한 정보라면 만들어둔 장소에 결합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광화문 광장과 광화문역을 기억의 궁전으로 삼고 감정을 실어서
  1. 광화문광장의 세종대왕 상이 바나나를 처음먹고 맛있어서 황홀해 익선관 대신 바나나껍질을 쓰고 있고
  2. 그 앞의 이순신 상이 그 모습을 보고 쇼크을 먹고 침대에 앓아누웠고
  3. 애국심이 깊은 시민단체가 광화문역 9번 출구에서 앓아누운 이순신의 땀으로 열정적으로 김치를 만들고
  4. 9번 출구에서 광화문역 통로로 향하는 에스컬레이터를 이어폰으로 결계를 쳐놓아서 피곤스레 계단으로 내려가고
  5. 개찰구를 통해 5호선 지하철을 타고가니 인도네시아에 도착해서 미쳐버렸다.

는 식으로 장소에 결합할 수 있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관찰 → 변환 → 결합을 거쳐서 진정한 기억기술를 사용한 것. 이 과정 속에서 벌어지는 흔한 실수가 머릿속으로 떠올리지 않고 글짓기로 끝난다는 것인데, 절대로 그러면 안된다. 만들어 놓은 이미지를 눈으로 생생하게 떠올리는 심상화 작업을 끊임없이 한 다음, 그렇게 만든 시각, 청각, 촉각 여러가지 심상을 결합해 공감각적 심상을 만들어야 한다.

4.5. 미각과 후각

특히 후각과 미각이라는 생소한 감각을 사용해서 기억할 수 있으면 하는게 좋다. 일반적인 대상에서 후각과 미각을 사용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고, 그때문에 반대로 기억에 남는 냄새나 맛이 나는 장소는 일반적인 장소보다 훨씬 잘 기억이 난다. 그래서 미각과 후각을 기억해야 할 것과 연결시킬 수 있을 경우 훌륭한 기억매체가 될 수 있다.

파트리크 쥐스킨트의 소설 향수의 주인공 장 바티스트 그르누이는 설정상 마음의 궁전과 같은 곳에 방대한 양의 향을 기억하는 조향사로, 한번 맡은 향은 다시 까먹지 않는 재능을 가지고 있다. 이런 설정처럼 향수나 음식에 관심이 많다면 그대로 기억의 궁전에 활용할 수도 있을 것이다.

4.6. 감정

식욕, 음란한 생각, 분노 등 감정과 결부시키는 방법이다. 음식같은 것을 떠올려 기억하는 것은 물론이고, 음란한 생각이나 폭력적인 생각은 매우 선정적이라서 . 때문에 기억술에서는 화장실이나 스트립걸과 같은 음란한 감각들을 사용하기도 한다.

다만 선정적인 이미지를 사용하는 건 기억술에 가해지는 가장 주요한 비판 중 하나로, 16세기의 청교도 윌리엄 퍼킨스때도 있어왔던 유서깊은 비판이다. 결국 기억하기 좋은 이미지는 더욱 자극적이고 선정적일 수록 좋으니까 기억술을 위해 부도덕한 이미지를 활용하는 상황까지도 용납해야 하냐는 것이다. 실제로 대한민국의 유명 영단어 기억 강사인 경선식도 선정적이고 부도덕한 이미지로 기억술을 가르치는 비판에 직면했던 사례가 있다. 이런 비판에 특히 민감했던 중세의 수도자들은 기억술에서 일체의 선정적인 이미지를 배제하려고 시도했다. 그러나 15세기의 라벤나의 피터가 쓴 대표적인 기억술 서적에서는 "오랫동안 혼자서 간직한 비밀인데, 뭔가 기억해내려면 아름다운 처녀를 생각하면 되더라"고 하는 등, 성능 자체는 역사가 보장하긴 한다.

4.7. 발음 변환

빛이 사라지거나 대상이 움직이지 않는 동일한 형태가 유지되는 시각과 달리 소리는 생겨난 순간에 전방위로 퍼지면서 사라진다. 따라서 청각 단기기억에서는 짧은 시간동안 소리를 반복하며 기억을 유지하는데, 이를 음운 루프라고 한다. 이렇듯 리듬과 어울리는 청각 단기기억의 특성탓에 청각을 이용한 기억술은 언어유희라임, 몬더그린을 이용한 경우가 많다. 고대에 입에서 입으로 문학을 만들던 음유시인들이 진부하게시리 같은 말을 동어반복하고 라임을 욱여넣는 이유가 이것으로, 글없이 말로만 외워야 하니까 당연히 외우기 쉬운 청각적 요소들을 삽입하는 것.

영어단어같은 경우는 영어단어를 무턱대고 외우는 것 보다는 의미와 이미지에 입각해서, 그 단어의 이미지, 느낌, 리듬감, 억양, 뉘앙스를 연상해서 외우는것이 좋다. 이를 영어로는 Auditory learning이라 부른다. 왜냐하면, 우리가 모국어를 배울 때 베개를 보고 "저건 베개야, 따라해봐. 베개" "베개" 이렇게 따라하면서 이미지와 1:1로 매칭시켜 배워왔기 때문이다. 지극히 당연한 것. 온종일 공부하다보면 온종일 말을 안 하고 있어 입이 심심하기도 하니, 공부할때 입을 최대한 활용해보자. 하루 종일 너무 말을 안 하고 있어도 우울하다.

외울 전지전능하다는 뜻의 omnipotent를 외우기 위해 엄니포텐셜로 바꿔서 우리 엄마의 능력은 전지전능해 같은 식으로 변환하는 방법이다. 대중적으로 가장 널리 퍼져있는 변환방법으로, 경선식 영단어 암기법이 발음 변환으로 이미지를 만들어서 떠먹여주는 부과심상 핵심어법을 사용한 강의로 수험생들에게 널리 알려져 있다. 그러나 기억효과가 가장 강한 것은 자기에게 맞는 이미지를 직접 만드는 것이긴 하니까 웬만하면 스스로 만들어보자.

도서관에서 공부하거나 해서 그럴 형편이 안된다면, 머릿속으로 그 내용을 여러번 반복해서 되뇌이는 방법이 있다. 예를 들어 삼권분립에 대해 외운다면 "우리나라의 삼권 분립은 입법, 사법 , 행정이다"라는 글귀를 머릿속에 계속 떠올려주는것. 절대 눈으로 한번 훑고 내려갔다고 내것이 되는게 아니다! 스마트폰의 녹음 기능을 활용, 자신이 외울 부분을 입으로 읽고 녹음한뒤 반복적으로 듣는 방법도 있다. 많은 고시생들이 이렇게 공부하곤 했으며, 퀴즈 대한민국 3관왕이었던 주부의 비법이기도 하다.

4.8. 형태 변화

4.9. 의미 변화

외워야 하는 것의 의미에 집중해서 변환하는 방식이지만, 의미를 그대로 활용하기보다 의미에 신선한 이미지를 같이 껴서 활용하는 방법이다. 외워야 할 리스트 중에 오이 4개가 있다면 4번타자 이대호가 오이 4개를 배트로 날려버린다는 식으로 사용하는 것.

인간의 기억에 대해서는 청각보다 시각의 영향이 더 크기 때문에 시각적 이미지를 주로 사용하는 의미변환이 발음변환보다 효율적이지만, 기억술을 쓸 정도로 복잡한 단어는 의미가 추상적인 경우도 있어서 발음변환에 비해 사용하기가 쉽지 않은 편이다. 그나마 팁이라면, 추상적인 단어는 대부분 구체적인 대상을 묘사하는 개념인 경우가 많다. 예를 들면 "정의"라는 단어는 "국가"나 "사회"에 사용하는 단어인데, 이것을 구체화해서 "우리 학교나 직장의 정의"로 생각하자는 것이다.

4.10. 신체기억법

간단한 기억의 궁전의 일종으로, 머릿속으로 얼굴과 몸의 각 부위에 기억해야 할 것을 결합하는 방법이다 방법은 간단한데 머리 어깨 가슴 무릎 배 배꼽 손팔 발다리 등등 자기 몸의 부위에 외워야 하는 물건을 결합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외워야 할 리스트가 "아주머니, 삐에로, 노곤노곤, 쌍화차, 스스럼없다, 인터셉트, 양장피, 파릇파릇하다"가 있다면

는 식으로 몸의 각 신체부위에 저장하고, 리콜할 때 신체부위를 떠올리며 기억해야 할 것도 같이 떠올리는 것.

다만 절대로 단순히 보면 안되는 방법이다. 대회의 얼굴이름 외우기 종목은 애초부터 얼굴이라는 훌륭한 기반이 주어져있기 때문에 따로 고정기반을 사용하지 않고 얼굴을 바로 기억의 궁전으로 사용하기 때문이다. 얼굴은 인간의 안면인식능력으로 인해 선천적으로 장소만큼 잘 외우는 특수 이미지이고, 이것 때문에 장소와 비슷한 원리로 사용할 수 있는 것.

4.11. 기억의 궁전

파일:상세 내용 아이콘.svg   자세한 내용은 기억의 궁전 문서
번 문단을
부분을
참고하십시오.

장소법, 혹은 여행법이라고도 부르는 방법으로 기억해야 할 것을 장소에 결합시켜 기억하는 방법으로, 고대 그리스 때부터 사용된 유서깊은 방법이다. 인간이 시각 이미지를 언어보다 훨씬 기억을 잘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그 중 유독 인간이 기억을 잘하는 이미지가 장소이고 특히 자신에게 친숙한 장소를 일반적인 장소보다 훨씬 기억을 잘한다는 사실이 알려졌으며, 이에 따라 자신이 친근하거나 오래 다녔던 장소를 기억의 궁전으로 삼아 궁전 속의 각 장소에 기억해야 할 것을 결합시키니 기억량이 엄청나게 늘어난다! 때문에 고대부터 기억하고 싶은 것이 있으면 시각화해서 장소에 저장하고 다시 기억을 꺼내쓸 때 장소를 머릿속으로 여행하며 리콜하는 것을 공식처럼 생각한 것.

이름 한번 거창한 기억의 궁전은 사실 만드는 것 자체는 매우 간단하다. 일단 자신에게 익숙한 장소를 하나를 고르자. 집이나 학교, 대학, 직장 같은 곳부터 버스 정류장, 지하철, 상가나 관광지, 심지어는 실재하는 장소가 아니라 영화나 애니메이션, 게임 속 장소라도 익숙한 장소라면 어디든 상관없다. 그 장소가 바로 당신의 기억의 궁전이다. 이제 생각한 궁전의 내부를 머릿속으로 떠올리자. 예를 들어 본인의 집 같은 경우 현관부터 시작해서 복도, 거실, 주방 등 방이 있을 것이다. 그렇게 마음속에 정한 장소의 방의 구조를 떠올릴 수 있다면 이제 이 방을 궁전 내의 기반으로 정한 것이다.

이 기반 안에는 여러 가지 사물들이 있다. 예를 들어 본인의 방이라면 방문, 옷장, 침대, 책상, 의자, 컴퓨터, 책장, 형광등 등등. 그런 사물 하나하나가 바로 기억저장소가 되어 기억할 대상과 결합하는 매개체가 된다. 적으면 10개 정도에서 관찰력이 뛰어나면 100개도 만들 수 있다. 기반 안에서 사용할 기억저장소들을 정했으면 이제 기억저장소들의 순서를 지정한다. 방 안이라면 시계 방향이나 위에서 아래 등의 방향으로 순서를 정해서 1번 방문, 2번 옷장, 3번 책상, 4번 컴퓨터… 같은 식으로. 여기까지만 해도 즉석 기반으로는 충분히 사용 가능하다.

이렇게 기반의 저장소들을 정하고 순서까지 정했다면, 이제 이 기반을 정교화해서 강화해야 한다. 셜록 홈즈가 된 것 마냥 각 물건들의 모양, 색깔, 질감, 온도, 소리 심지어는 냄새나 맛까지 오감을 동원해서 세심하게 관찰한다. 못먹는 물건마저 상상으로 맛을 부여하자. 방의 물건을 떠올리기 위해 직접 기반의 사진으로 찍어서 더욱 떠올리기 쉽도록 해도 좋다. [4] 그 물건으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무슨 사건이 벌어질 지 시나리오도 생각하자. 이렇게 상상 속의 기반을 그야말로 눈앞에 있는 것처럼 생생하게 만들어놓아야 한다.

이런 식으로 기반 10개 정도 만들어두었다면 준비가 끝났다. 드디어 당신의 기억의 궁전이 만들어졌다. 이제 기억해야 할 문장이나 개념들을 변환이나 상상해 기억저장소에 오감을 통해 생생하게 결합(또는 저장)하면 한참 뒤에도 기반으로 삼은 장소를 머릿속으로 여행하며 기억저장소를 떠올리면 저장소에서 리콜할 수 있게 된다.

예를 들면 외워야 하는 리스트 중 "돼지, 불끈불끈하다"를 "방안의 침대에 돼지가 누우니 너무 무거워 기분이 더러워진 침대가 불끈불끈하고 괴물로 변신했다"로 침대와 결합한다 치자. 이때 단순히 인터넷소설을 쓰는 데서 그치면 안되고 눈앞에 생생하게 장면을 떠올리는 것이 중요하다. 침대 매트리스 안의 스프링이 부서지는 장면과 소리, 나무 재질의 침대 프레임 면이 불끈불끈하게 부풀어오르는 모습과 그와중에 나무면의 균열이 쩌쩍 생기는 모습과 소리, 침대가 트랜스포머같은 괴물로 변신하면서 포효하는 소리, 침대 위에서 이불과 베개가 투둑 하고 떨어지는 모습, 평화롭게 자려다가 난데없는 변신에 공포에 찌든 돼지한테서 꽤ㅔ에ㅔ에엑ㅋㅋㅋ하면서 돼지 멱따는 소리가 나는 모든 장면을 감각, 감정을 동원해 구체적이고 생생하게 상상할 수록 결합이 강해진다.

급하게 외울 것이 있거나 위처럼 수고스럽게 고정기반 만들기 귀찮으면 고정 기반을 만들 것 없이 즉석에서 생각나는 장소를 기반으로 활용해도 된다. 물론 정교화 없이 대강 만든만큼 그 성능은 보장할 수 없다. 그러나 얼굴 암기같은 경우에는 실제로 주어진 얼굴을 즉석 기반으로 사용해 특징을 잡아 기억하는게 정석이다.

현대의 복잡다단한 기억기술은 어떤 식으로든 장소법을 활용하는 식으로 설계되는 경우가 많고, 프로 기억술사들은 최소 1000개의 기반을 사용해서 기억력선수권에 출전하고, 세계기억력선수권에 우승하는 선수들은 3000개에서 4000개의 기반을 사용하기도 한다.

다만 순서가 필요없는 영단어나 한자같은 무작위 정보의 경우 억지로 기억의 궁전을 쓰는 건 비효율적이고, 방대하고 체계적인 정보를 암기할 필요가 있거나 순서가 중요한 사항에서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4.12. 청킹(chunking)

앤더스 에릭슨을 포함한 연구자들은 단 한 명의 피실험자를 상대로 무의미한 일련의 숫자들을 순서에 맞게 읽어준 뒤 피실험자가 이를 순서대로 말하게끔 하는 연구를 반복해서 시행했는데, 여기서 피실험자가 숫자를 몇 개씩 묶어서 의미있게 부호화하기 시작하자 기억할 수 있는 숫자의 개수가 단기기억의 한계를 넘어 비약적으로 상승하였다. 이렇듯 의미있는 정보의 연합(chunk)이 정보의 처리나 기억에 큰 도움이 된다는 사실은 기억술의 태동과 관련 연구들에 큰 영향을 미쳤고, 청킹은 여전히 가장 많이 사용되는 기억법 중 하나다.

5520256230394817라는 수 또는 숫자의 배열을 무작정 외우는 것은 쉽지 않다. 하지만 이를 5520-2562-3039-4817 처럼 숫자 4개를 하나로 묶어 4개의 묶음으로 구성하면 리듬감과 함께 외우기 쉬워지는 것이 chunking의 예시이다. 마치 카드번호나 계좌번호를 외우거나 적을 때, 123456789012가 아닌, 123-4567-890-12 처럼 나눠서 적는 것과 유사한 원리이다.

한편, 1491 6253 6496 481 이라는 수를 외우라고 하면 '이게 뭐야?'하겠지만, 1 4 9 16 25 36 49 64 81로 묶으면 누구나 다 외울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이는 청킹이라고 할 수 없다. 1, 4, 9, 16, 25 등은 모두 제곱수로서 1^2, 2^2, 3^2, 4^2 처럼 1부터 시작해서 연속되는 각 자연수의 제곱수를 나열한 것이 규칙임을 알아 챌 수 있으며, '제곱수'라는 개념과 '자연수'라는 개념에 '수열'이라는 나열법을 깨달음으로써 외우는 것이기 때문에 청킹과는 무관하다. 다만, 청킹을 통해 의도치 않은 규칙이나 원리를 발견해 암기에 도움이 되는 경우는 분명히 있다.

4.13. 두문자어 (Acronym, Initialis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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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해야 할 문장의 앞글자만 따서 하나의 이미지를 만드는 방법이다. 화학 주기율표를 외우기 위해 수헬리베붕탄질산이나 영어 접속사를 기억하기 위해 For, And, Nor, But, Or, Yet, So의 앞글자만 따서 Fanboys라고 하는 것이 여기에 해당된다. 다만 문제는 짧은 리스트를 외울 경우에만 제한적으로 활용할 수 있고, 화학 주기율표 100개를 외울 때 두문자어를 쓰면 앞글자만 기억나고 정작 원소 이름이 하나도 기억 안나는 참사가 일어날 수도 있다.

4.14. 키워드 위주로 암기하기

한 번에 떠올려 처리할 수 있는 양은 얼마 되지 않기 때문에, 인간은 지식을 적절한 맥락에 조건화시켜 기억한다. 때문에 제대로 기억하고 있는 내용이라고 할지라도 맥락을 구분할 적절한 인출단서가 주어지지 않으면 해당지식이 필요할 때 인출하지 못할 수 있다. 따라서 위 방법과 같이 인출단서가 될 법한 핵심어를 찾아 정리해두면 관련 내용을 인출할 때 도움이 된다.[5]

이 원리를 이용한 기억술로 코넬노트 필기법이 유명하다. 코넬노트 필기법은 세로 줄이 하나 있는 공책의 오른쪽에 학습한 내용을 정리하고 여기서 핵심어를 찾아 왼쪽에 적어놓고 기억하는 방법으로, 다양한 변형이 존재한다.

5. 기억력 스포츠를 위한 기억 시스템

기억 시스템은 기억해야 할 것을 빠르게 구체적인 이미지로 변환할 수 있도록 정형화시키는 지정변환 체계다. 방대한 기억량을 가지기 위해서는 필수적로 사용해야 하는 기술이지만, 간혹 기억력 챔피언 중에서 이런 자동화된 변환방식을 안좋아하고 모든 이미지를 직접 창의력을 동원해서 만들어내야 직성이 풀리는 경우도 있다.

본격적인 기억술을 시작했다고 하면 보통 첫번째 기억의 궁전을 만들거나 처음으로 기억 시스템을 사용하기 시작하는 걸 말한다. 또한 기억력 대회에서 기억술사가 우승하는 것도 천부적인 기억력이 아니라 바로 얼마나 효율적이고 성능이 좋은 기억 시스템을 개발하고, 기억력이나 기억시스템을 얼마나 창의적으로 사용하는 지에 달려 있다.

5.1. 2자릿수 · 3자릿수 시스템

위의 기초적인 숫자 기억법 문단과 똑같은 방식으로 발음변환을 해서 두자릿수와 세자릿수에 확장시켜서 자기만의 리스트를 만들고, 그 리스트를 통째로 외워서 정형화시키는 시스템이다. 기억술사들은 무조건 00부터 99까지 자기만의 이미지를 넣어다니다 보니 대회나 모임에서 기억술사끼리 서로 처음 만나서 대화할 때 "당신의 27은 뭔가요?" "2가 '또'고 7이 '치'라서 또치에요 아하하"같은 식으로 대화할 지경이 되었다.

2자릿수 시스템은 00부터 99까지, 3자릿수 시스템은 000부터 999까지 각자에게 맞는 이미지를 떠올리고, 그렇게 떠올린 이미지를 미리 외워놓아 고정시키면, 이후 25304143232352769 같은 숫자를 25/30/41/43/23/23/52/76/9로 두자리씩, 또는 253/041/432/323/527/6/9로 세자리씩 끊고 남는 숫자는 한자리 기억법을 사용해 변환한 뒤, 기억의 궁전 속 기억저장소 한개마다 2개에서 3개를 결합한다.

대부분의 경우 두자릿수나 세자릿수는 거의 처음부터 끝까지 발음변환을 사용하지만 11같이 빼빼로젓가락처럼 생긴 숫자는 당연히 형태변환을 사용하고, 선수 등번호의 경우처럼 의미변환을 사용할 수도 있다. 물론 대응시킬 이미지가 생각이 안나면 메이저 시스템을 통해 고정변환을 사용하기도 한다. 특히 두 자릿수의 경우 The Shaper System이란 이름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모양 변환을 사용한 독특한 시스템이 있으니 참고할 것. The Shaper System

PAO에 비해서는 인지적인 부담이 덜하기 때문에 훈련도 쉽고 순발력도 좋아서, 스피드 숫자 같이 정해진 개수의 숫자를 최대한 빨리 기억하는 종목에서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2019년 북한의 류송이 선수가 WMSC 월드 챔피언십의 1시간 숫자 종목에서 이 시스템으로 4620자리를 외워 세계신기록을 경신했어서, 결국에는 쓰기 나름이다.

2자릿수 발음변환 익히기(자료 포함)
2자릿수 형태변환 익히기(자료 포함)

5.2. PAO 시스템

Person - Action - Object System

무작위 숫자와 트럼프 카드를 외우기 위해 사용하는 말뚝어법 진화형 시스템이다. 한국어로는 주동목 시스템이라고도 부르는데, 말 그대로 그야말로 주어 - 동사 - 목적어로 문장 하나를 이루는 3개념의 조합을 두자리나 세자리 숫자에 대응시키고 외워서 숙달한 후, 숫자 목록이 보이면 각 숫자에 대해 만들어둔 PAO 대응을 불러와 순서대로 배열한 뒤 장소법이나 링크법 등으로 결합하는 것이다.

2000년대 초반 기억술사 앤디 벨 (Andi Bell)이 들고나와 세계선수권대회를 3번이나 우승하면서 기억술에 일약 혁신을 일으킨 시스템으로, 이후의 복잡다단한 기억술은 PAO 시스템에서 어떤 식으로든 영감을 받았을 정도로 기본기가 되었다.

예를 들어서 11에 대응될 만한 사람, 행동, 객체를 생각해보자. 11은 젓가락이 연상되므로 젓가락질하는 행동을, 빼빼로가 연상되므로 객체는 빼빼로를, 시비를(=11을) 거는 무서운 사람이 연상되므로 마동석을 떠올릴 수 있다. 이후 이걸 합치면 마동석이 빼빼로를 젓가락으로 옮기는 상황을 11에 대응시키는 것. 상황이 어이없으면 어이없을수록 기억에 잘 남는다.

나머지 모든 두자리 숫자에도 여차여차 대응을 시켰다고 가정하고 86는 강호동이 부채를 김장하는 것으로, 14을 원빈이 탈모약을 불사르는 것으로 생각하자. 그렇다면 118614이라는 무작위 6자리 숫자를 보고 사람-행동-객체 순서대로 11에서 "마동석"이라는 사람을 가져오고, 86에서 "김장하는" 행동을, 14에서 "탈모약"이라는 객체를 대응시켜 118614은 마동석이 탈모약을 김장하는(??) 것으로 생각하자는 것이다.

이렇게 99개의 숫자에 대해 만들어놓으면 000,000부터 999,999까지 독자적인 스토리를 만들 수 있고 6자리가 한꺼번에 겹치지 않는 이상 웬만하면 아무 연관성이 없는 무작위 숫자에 독특한 이미지나 스토리를 불어넣어 쉽게 이미지를 떠올릴 수 있다. 물론 실제로는 99개의 숫자에 맞는 사람-행동-객체를 생각하기 곤란한데다 대응시킨대도 일관성이 없으면 까먹거나 겹치기 쉽기 때문에 보통 메이저 시스템 등의 체계적인 대응방법을 사용하기 마련이다.

이렇게 이미지를 만들면 (물론 열몇자리 정도면 기억의 궁전도 필요 없지만) 자릿수가 긴 숫자를 6개씩 분해해서 기억의 궁전 속 기반에 결합할 수 있다. 기억의 궁전 속 기억저장소에 일반적인 이미지는 보통 두세개 씩 결합하는 반면 PAO 이미지는 그 자체로 이미지가 복잡하다보니 저장소 하나당 이미지 한 개를 결합하는 게 주류다.

기억력 스포츠에선 특히 한시간 숫자나 한시간 카드 등 장기 종목에서 유리해 자유변환 방식보다 훨씬 나은 성과를 내지만, 스피드 숫자나 스피드 카드 같은 단기 종목에선 오히려 순발력이 떨어져 아예 자유변환을 사용하거나 2자리, PA시스템 같이 가벼운 시스템을 챙기는 것이 대세가 되었다. 그러나 2018년 한국오픈 대회에서 몽골 선수들이 PAO 시스템으로 스피드숫자 세계신기록을 세우는 데 성공했으므로 이것 역시 활용하기 나름이다.

5.2.1. 변형 PAO 시스템

PAO 시스템은 이것이 개발된 유럽권에 더 잘맞는 방식이고, 한국어는 주어-목적어-동사를 기본구조로 하고 있기 때문에 한국인은 한국어에 맞게 사람-객체-행동을 사용하는 POA 시스템 (주목동 시스템) 을 사용하기도 한다. 치명적인 문제는 아니므로 선택은 사용자의 몫.

기억력 그랜드마스터 에드 쿡(Ed Cooke)은 이 시스템을 세자리까지 확장한 밀레니엄 PAO 시스템을 사용했다. 즉 위의 과정을 000부터 999까지 모조리 적용시켜 000,000,000부터 999,999,999까지 모두 다른 스토리를 만들어 낸 것이다. 기억술을 배운 입장에선 1000개씩 PAO 조합을 외우는 게 100개 외우는 것에 비해 대단히 어려운 일은 아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다만, 강력한 성능만큼 대회에서 리스크가 2자리 PAO에 비해 10배 커지는 것이나 다름없으니 중요한 대회같은 경우 자신없으면 사용하지 말 것.

그 외에도 동사 1000개를 만드는 것이 매우 곤란하다는 문제를 해결한 3-2-3 PAO나, PAO 셋 중 하나를 암기하지 않고 개인 창의력에 의지해 채워넣는 PA/PO/AO 시스템도 있다.

5.3. 메이저 시스템

Mnemonic Major System

숫자나 트럼프 카드를 자음으로 변환하고 그 사이에 모음을 채워넣는 말뚝어법 시스템으로, 0부터 9까지의 각 수에 자음을 대응시키고 두자리 숫자마다 자음 두개에 모음을 채워 단어로 만든 후, 이미지로 바꾸어 장소에 저장시키는 것이다. 예컨대

0 = S, Z
1 = T, D
2 = N
3 = M
4 = R
5 = L
6 = Sh, Ch
7 = K, G
8 = F, V
9 = P, B

라는 식으로 만들어 외우고, 35이라는 숫자가 있으면 M과 L이 있으니 Male로 변환해서 기억의 궁전에 "우리집 현관문 앞에 검은 타이즈를 뒤집어 쓴 수상한 Male이 있다"는 식으로 결합하는 것이다. 그러면 13121356465같은 무작위 숫자도 이와같이 Male을 끼워넣은 하나의 스토리를 만들 수 있는 것.

PAO 시스템이 최신시스템인 것과는 다르게 메이저 시스템은 18세기에도 쓰였던 유서깊은 기술로 기억의 궁전과 함께 강력한 기억술로 손꼽히던 고전기술이다. Major라는 말은 1845년 이 시스템을 책으로 써서 알린 Bartlomiej Beniowski가 장교(Major)였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라고 추측된다. #

세계챔피언을 8번이나 했던 도미니크 오브라이언은 PAO가 없었을 당시 메이저 시스템을 개량한 도미니크 시스템을 개발했는데, 1 = A, 2 = B, 3 = C, 4 = D, 5 = E, 6 = S, 7 = G, 8 = H, 9 = N, 0 = O 으로 변환시키고 숫자 두자리마다 알파벳 두개로 변환한 것은 똑같지만, 이 알파벳 두 개마다 사람술어를 고정시키고 외워서 기억의 궁전에 저장하는, 메이저 시스템과 PA 시스템을 섞은 듯한 고정변환 시스템이다. 예를 들면 19는 AN이므로 알프레드 노벨(Alfred Nobel)로 정하고 행동을 "다이너마이트에 불을 붙힌다"로 정하는 식으로 00부터 99까지 자기만의 사람과 술어를 만든 것이다.

6. 기억력스포츠

6.1. 개요와 종목

세계대회에서는 아래의 10종목을 3일에 걸쳐 대결하게 된다. 대부분의 국가대회에선 이 중 앞의 5개 종목만을 시행한다. 국제대회에선 12세 이하의 어린이부, 13~17세의 주니어부, 18세 이상 60세 미만의 성인부, 60세 이상의 시니어부로 나뉘어 각 부별 시상과 종합시상을 한다. 하지만 교육용 수요가 매우 강해서 그런지 한국은 초등부, 중등부, 고등부, 청년부, 중년부, 시니어부의 6개로 나뉘어 시상한다.

6.2. 역사

기억력스포츠는 토니 부잔(Tony Buzan)의 주도로 체스마스터 레이먼드 킨(Raymond Keene)과 함께 1991년에 만든 마인드스포츠로 상당히 신생 마인드스포츠에 속한다. 왜냐하면 서양 교육에서 암기적폐 취급 당하며 잊혀진 뒤 고급 기억술을 토니 부잔이 재발굴하면서 다시 수면위로 끌어올렸기 때문이다. 또한 둘의 주도로 기억력스포츠를 통합적으로 관장하는 세계기억력스포츠협회 (World Memory Sports Committee; WMSC)를 만들었다.

1991년 런던에서의 첫 개최 이후 세계대회에서 도미니크 오브라이언이라는 깡패가 나타나서 8번의 우승을 거머쥐었다. 대회에서 고대부터 유명하던 기억의 궁전의 성능을 당연스럽게 증명했고 이후 대회에서 기본기가 되었으며, 메이저 시스템을 자기만의 방식으로 개량한 도미니크 시스템과 4자리를 하나의 이미지로 처리하는 기술을 사용했다. 이후에 독일이나 스웨덴 등의 국가가 두각을 나타냈다.

2000년대 후반부터 몽골이나 중국, 일본 등의 동아시아 국가가 활발하게 참여하기 시작했고, 특히 중국은 왕펭(王峰)이라는 세계챔피언을 배출하고, 왕펭이 2014년 <최강대뇌最强大脑>라는 예능에 고정출연[7]하며 기억술이 붐을 탄데다 아예 대회 입상경력이 대학 진학에 가산점을 부여하는 무지막지한 정책을 펼친 뒤 그야말로 선수들을 찍어내기 시작했다.

2017년 토니 부잔의 WMSC가 비즈니스 적이고 비민주적인 운영으로 여러모로 많은 비판을 받았고, 이에 반발한 기억술사 집단이 "스포츠를 추구하는 민주적인 조직"을 표방하며 국제기억력연맹(International Association of Memory; IAM)이 만들어졌다. 이에 따라 한국의 기억력협회 역시 IAM을 따라갔다. 이후 양 측 대회 모두에 참가하려 WMC-Korea라는 별개의 협회를 만들긴 했지만.

2018년부터 갑자기 북한이 종합 준우승을 기록하는 등 기억력스포츠에서 두각을 보이기 시작하더니, 2019년 북한 평양외국어대학의 류송이가 WMSC 대회에서 우승하고 3개의 종목에서 두 협회 통합 세계신기록을 경신하는 기염을 뿜어 2019년 세계 최고 기억력국가가 북한이 되는 기현상이 일어났다. 북한은 어떻게 기억력선수권을 제패했나

6.3. 한국에서

대한민국에서 본격적인 기억력스포츠가 시작되기 이전에는 오리쌤 권순문씨를 포함해 두명만이 세계 기억력챔피언십에 출전했다. 2010년대 초만 해도 단편적인 기억술을 다룬 사람은 많았지만 실전적인 기억술을 체계적으로 다룬 사람은 극소수였고 그 중 기억력스포츠에서 활동한 사람은 권순문이 유일했기에 한국의 기억술 이론은 선구자 격이였던 권순문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

2015년에 세계기억력선수권에 출전한 경력이 있던 권순문을 포함해 5명의 선수가 2015년 세계기억력선수권에 출전했고 권순문과 정계원이 한국 최초의 IMM 타이틀을 얻었다. 이후 정계원이 주도해 2016년 한국 기억력스포츠협회가 만들어졌다. 이즈음 동아시아의 다른 국가가 한창 기억력스포츠에 열정적으로 달려들던 것과는 달리 유독 기억력스포츠에 관심이 없던 특이한 상황이다.

이후 국제기억력협회가 두개로 분열되면서 한국 KMSA는 IAM의 인가를 받았고, 2019년 김진수의 주도로 WMSC의 인가를 받는 대한기억력스포츠연맹이 만들어졌다. 물론 국제협회간의 갈등과는 아무 관계가 없고 대한민국 선수가 양 협회의 대회 모두 출전하기 위해 독립된 협회를 만들었을 뿐이다.

7. 기억술사

7.1. 해외

7.1.1. 전근대

7.1.2. 현대

7.2. 한국

8. 관련 매체

9. 관련 웹사이트



[1] 그리스 신화 기억의 여신인 므네모시네에서 유래하였으며, M이 묵음이므로 [니모닉] 정도로 읽힌다.[2] 자세한 내막은 디오스쿠로이 신화와도 관련이 있는데, 시모니데스가 연회의 주최자 왕을 찬양하는 시를 읊으며 디오스쿠로이의 이름도 함께 칭송하자 왕은 원래 주기로 한 보수의 반만을 주면서 "나머지 절반은 디오스쿠로이에게 받으라"며 조롱했다. 연회가 계속되던 중 한 시종이 시모니데스에게 밖에서 두 젊은이가 당신을 찾더라는 전갈을 전해서 시모니데스는 건물 밖으로 나왔지만 아무도 없었는데, 다시 들어가려는 순간 건물이 통째로 무너져 왕을 비롯해 시모니데스를 제외한 모든 손님이 그 자리에서 숨졌다는 이야기. 출처: 이윤기의 그리스 신화[3] 기억 떠올리기를 의미한다.[4] 기억력스포츠 선수들은 대회 준비를 위해서 1000여개 기반 모두를 사진으로 찍어놓는다.[5] 그런데 연구에 따르면 만약 영단어를 보고 한글 뜻을 떠올리며 암기했다면 그 반대로는 인출하기 힘들다고 한다.[6] 2000년대 중반까지 존재했다가 사람마다 유불리가 심하게 갈린다는 비판이 가해지면서 사라졌다.[7] 김수현별에서 온 그대 히트때 이 예능에 출연했는데, 한 회 출연료로 12억원을 일시불로 받았다.[8] 같은 내용을 다른 출판사에서 번역한 것.[9] 1993년 작품인 How to develop a perfect memory의 번역판, 의역인 듯 하다. 이 외에도 5개의 같은 시리즈의 책이 존재한다.[10] PDF 파일을 업로드하여 해당 PDF 내용을 기반으로 AI에게 질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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