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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평준화(平準化)는 평균에 맞추는 행위를 말한다. 이 과정에서 평균이 감소하면 하향 평준화, 상승하면 상향 평준화로 나눌 수 있다.흔히 평균으로 정확히 맞추는 것만을 떠올리지만 지표간 간극(편차)을 줄여 평균에 가깝게 한다면 이 역시 평준화의 일종으로 볼 수 있다.[예시]
2. 분야별 쓰임
- 사회학적으로는 평등이 평준화와 관련된 개념이다. 개인의 평등에 있어 경제적 요건이 매우 큰 영향력을 지니므로 경제 소득의 분화가 사회의 주된 변수로 작용한다. 대개 지니 계수가 높은 양극화 상태는 사회 불만을 야기시키기 좋은 부정적인 상황으로 여기기에 각 개인의 재산에 대한 평준화를 목표로 하는 편이다. 다만 지나치게 평등한 사회는 생산성을 떨어뜨릴 수 있어 양날의 검인 면모가 있다.
- 자본주의 시장경제에서는 각 생산 주체(주로 기업)의 경쟁에 따라 평준화가 나타난다. 특별히 이득이 없는데 혼자만 성능이 더 낮거나 높은 제품을 만들면 도태되기 때문에 평균 수렴이 나타나는 것이다. 상황에 따라 제품 성능이 향상되는 상향 평준화, 감소하는 하향 평준화가 나타나곤 한다.
반대로 경쟁이 부재한 배급이나 공산주의식 계획경제 체제에서는 제품 성능 향상의 동인이 크지 않기 때문에 주로 하향 평준화가 우세하게 나타난다.[2] 공산주의 국가에서는 품질이 열악하거나 공급이 부족해 오랜 시간을 기다려야 하는 등의 현상이 일상적이었다.
- 교육의 평준화는 크게 학업 성취도와 교육 행위의 평준화로 나뉜다. 전자는 지나치게 어려운 내용을 수업하여 낙오자가 생기는 것을 방지하고자 중간 성취도 학생에 맞추어 진도를 나가는 것을 들 수 있다. 후자의 예로는 보충수업 등과 같이 특정 학생에 대한 교육 행위를 하지 않는 것을 들 수 있다. 더 나아가 학력고사나 학력평가 등의 평가 행위를 하지 않는 것도 평준화로 포함시키곤 한다. 대체로 개개인에 특화된 교육이 학업 성취도를 높이는 경향이 있으므로 하향 평준화가 좀 더 우세하게 나타나는 편이다.
근래의 21세기 한국에서 평준화라고 하면 주로 이 분야의 평준화로, 특히 고등학교의 평준화(고등학교 평준화 정책)를 대상으로 한다.
- 공사 현장에서는 바닥의 경사(구배)를 평평하게 맞추는 것을 '평탄화'라고 한다.
3. 유형
3.1. 상향 평준화
상향 평준화(上向平準化)는 높은 평균을 새 기준으로 맞추는 일이다.3.1.1. 사례
- 자본주의 시장경제에서 경쟁의 순기능으로 종종 언급된다. 타 제품보다 더 나아져야 시장성을 확보할 수 있으므로 서로서로 경쟁하다 보면 성능이 나쁜 것은 자연도태되고 좋은 것만 남아 상향 평준화된다.
- 이동 통신 시장은 후발주자들도 좋은 제품을 많이 만들고, 선두기업들이 초창기에 비해 획기적인 제품까지는 만들어 내지 못하고 성능만 조금씩 올리고 있다. 2020년대 초반 기준으로는 어느 회사의 어느 휴대 전화를 사용하건 크게 불편함을 느끼지는 않는다.
- 데스크탑 PC 시장도 더이상 사무용, 웹서핑용 컴퓨터를 구입하려고 큰 돈을 투자할 필요가 없어졌다. 수십년간 가격은 물가대비 매우 저렴해졌으며 20~30만원대 투자만으로도 충분히 좋은 본체를 구입할 수 있고, 또 과거보다 고장이 덜 나서 오래 쓸 수 있다.[4]
- 국민의 교육 경쟁은 국민의 지적 수준의 상향 평준화를 일으킨다. 다만 대체로 입시로 대표되는 교육 제도에 역량이 집중되기 때문에 이런 상향 평준화가 반드시 국력에 100% 기여한다고 단언하기는 어렵다.
- 취업 시장(특히 대기업이나 전문직)은 종종 상향 평준화가 일어난다. 지원자가 몰리면서 취업 경쟁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공무원 시험 역시 다소 변동은 있지만 전체적으로 상향평준화되어 있다.
- 알파고 vs 알파고 기보도 인간 바둑을 상향평준화시킨 사례로 볼 수 있다. 기계에게 좀 더 빨리 역전당한 체스의 경우 프로 기준 첫 20수가량은 컴퓨터로 분석한 수에 의존하고 있다. 단, AI에 의해 대격변이 일어난 바둑과 달리 체스 오프닝의 경우 원래 바둑 정석에 비해 경우의 수가 적은 편이었던 것도 있어서 기존 오프닝의 타당성이 재확인된 경우가 대부분이다.
3.2. 하향 평준화
하향 평준화(下向平準化)는 낮은 평균을 새 기준으로 맞추는 일이다.3.2.1. 사례
- 위 상향 평준화와 마찬가지로 자본주의 시장에서 흔히 나타나는데, 성능만이 시장을 장악할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5] 정확히 말하자면 성능이 아니라 가성비가 시장을 장악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한데, 가성비는 성능을 높이기보다는 생산력(과 그에 기반한 가격 경쟁력)을 높이는 방향이 더 일반적으로 나타난다.[6] 혹은 소비자에게는 안 좋은 일이지만 심지어 가격 경쟁력도 썩 좋지 않은데 홍보를 잘해서 시장을 장악할 때도 있다. 이런 식으로 시장을 장악하면 양산형 제품만 가득해져 성능은 하향 평준화될 수 있다.
물론 이것이 나쁘기만 한 것은 아니다. 적당한 성능의 양산품이 보급되면 국민 전반의 삶의 질이 향상된다. 말 그대로 전국민이 이용할 수 있는 국민상품이 되는 셈이다. 기본적인 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빈민층은 이런 양산형 제품의 보급에 매우 큰 영향을 받는다.
- 국민의 지적 수준은 교육, 언론 등으로 하향 평준화될 수 있다.
대체로 국민의 지적 수준은 인적개발 정도로서 국력에 기여하므로[7] 국가로서도 상향 평준화를 꾀하기 마련이지만, 독재 국가에서는 체제의 안정성을 위하여 국민의 수준을 낮게 유지하는 우민화 정책을 펼치곤 한다. 국민의 지적 수준이 향상되면 반독재 민주화 운동을 일으킬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종교 분야에서도 신자의 자유로운 토론은 교리의 안정성을 훼손할 수 있어 금지할 때가 많다.[8]
- 온라인 게임의 밸런싱이 너프 위주로 이뤄질 경우 상대적으로 강한 캐릭터들이 번갈아 너프를 당하며 결국 모든 캐릭터가 점점 약해지는 하향평준화가 일어나기도 한다. 결론적으로 밸런스가 맞게 된다고 해도 그 과정에서 너프당하는 캐릭터 유저들이 불쾌감을 느끼기 때문에 유저들은 OP 너프보다는 고인 버프 위주의 밸런싱을 더 선호한다.
- 이솝 우화의 "꾀 많은 여우" 에피소드는 "저 놈이 더 많은 것만큼은 용납할 수 없다"라는 심리, 중재자(여우)의 과도한 수수료(?)가 빚어낸 하향 평준화라고 할 수 있다. 하향 평준화가 계속 일어난 나머지 결국 개와 고양이는 둘 다 고기를 조금도 먹지 못하고 여우가 독차지하고 말았다.
- 군대에서는 원칙(FM)대로 하면 너무 빡빡해서 자율적으로 좀 풀어주는 경향이 있는데, 누군가 이를 문제삼으면 다 같이 좋아지는 게 아니라 그 자율적으로 풀어준 데까지 도로 FM으로 돌아가는 하향 평준화가 일어난다.
4. 여담
- 평균 올려치기·내려치기는 실제로 평균을 조정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평균과는 달리 인식적 평균을 올려잡거나 내려잡는 것이다. 어떤 현상에 대해서 평균을 올려치면 본래 평균보다 올려쳐진 평균으로 인해 평균에 미달하는 이들이 늘어나게 되고 사회적 불만도가 높아진다.
[예시] 100, 50, 0이라는 지표가 있을 때, 60을 평균으로 잡는다면 90, 60, 30처럼 간극만 줄여도 평준화가 일어났다고 볼 수 있다.[2] 그래서 배급은 성능 향상보다는 전쟁이나 자연재해 등으로 공급 상황에 급락이 일어나 당장의 공급 양을 맞춰야 하는 국가비상사태에 주로 운용된다.[3] 사회적으로 은어나 표기 규칙 이탈형은 비격식적으로 여겨지곤 하나 이는 사회적 속성으로 언어적 속성은 아니다.[4] 과거에는 매년 신제품이 과거 보다 성능이 월등히 좋게 나와 업그레이드를 하거나 새로 구입하지 않으면 성능이 매우 뒤떨어지게 되었고 새로운 소프트웨어를 잘 구동하려면 하드웨어 구입이 필수였다. 그러나 2010년대 기준 CPU 성능향상도 완만해졌다. 램용량도 과거엔 추가 할때마다 성능차이가 확실했으나 이즈음이 되자 누구나 사무용으로 4~8기가 정도는 쓰는 시대가 되어서 차별점도 없어졌다. 저장장치도 과거엔 항상 공간이 부족해서 1기가와 2기가만해도 차이가 컸고, 10기가 대와 20기가대도 불편함의 정도가 달랐었다. 그러나 나중에는 수백기가나 테라 단위 제품이 나와도 소프트웨어 설치 말고 특별히 공간을 채울 필요가 없는 사람에겐 이미 충분해 소리가 나오게 되었다.[5] 소비의 촉진으로 이어지지 못하는 고성능 제품은 생산 비용만 클 뿐 생산자의 이득이 되지 못하므로 도태되어버린다.[6] 이는 물론 성능 개선보다 공급 확대가 좀 더 쉽기 때문이다.[7] 예컨대 중진국 정체 현상의 원인으로는 낮은 인적개발지수가 꼽힌다. 쉽게 말해 배운 게 없으니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는 것이다.[8] 때문에 교조화된 종교가 우세한 종교 국가는 학문의 발전을 억압하는 경향이 있다. 다만 역사적으로 종교 기관이 학문을 담당하는 등의 예도 있어 종교와 교육이 완전히 상반되는 것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