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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귀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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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수산물 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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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귀찜

1. 개요2. 유래3. 특징4. 비슷한 음식5. 관련 문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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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아귀, 콩나물, 고추장을 기반으로 한 찜 요리.

유명한 지역으로는 마산(現 창원시)과 군산, 인천[1]이 있다. 순천을 비롯한 몇몇 전남 지방과 경남 쪽에서는 방언으로 아구찜이라고도 부르는데, 사실 아귀찜의 발상지가 남부 지방이다보니 아귀찜보다는 '아구찜'이라 부르는 것이 대부분이다. 더러는 '콩나물찜'이라고 부르는 곳도 있다.

아귀 외에도 다른 여러 해산물(미더덕, 새우, 조개, 오만둥이[2])을 넣는 곳이 대부분이다. 해물찜과 조리법이 동일하다. '찜'이라고 불리지만 실제로 아귀찜을 조리할 때는 아귀를 찜통에 찌지 않고 프라이팬에 볶는다.

2. 유래

아귀찜은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에 등장한 음식이라고 보는 편이 보다 정답에 가깝다. 물론 그 이전에도 아귀를 식용으로 섭취하기는 했으나 대중적이지는 않았다. 이를테면 정약전자산어보에서조차 아귀를 먹는 법을 따로 적지는 않았다. 자산어보를 다룬 책 현산어보를 찾아서에서도 아귀 요리의 대중화는 실질적으로 마산의 아귀찜이 최초라고 서술하였다. 또한 마산 아귀찜의 스토리텔링과 이를 소개한 허영만의 식객이 유명해진 덕에, 아귀가 현대에 들어와서야 먹기 시작한 생선이라는 사실이 널리 퍼졌다.

인천 지역에서는 어부들이 아귀를 잡으면 징그럽다고 그 자리에서 바다에 던져버려 물텀벙이라고 불렸다고 한다. 이에 유래한 것이 생물 아귀로 만드는 인천식 아귀찜인 '물텀벙이찜'이다. 인천 미추홀구 용현동에 '물텀벙이 골목'이 있다. 서울, 경기에서 익숙한 방식인 생아귀에 녹말을 넣어 만드는 형태의 아귀찜이 바로 이것.

과거 경남 마산에서 장어국을 끓여 팔던 혹부리 할머니가 어느 추운 겨울날 어부들이 아귀를 잡아와서 이 물고기로 안주를 만들어달라 했다고 한다. 혹부리 할머니는 점액이 나오는 아귀를 한참동안 바라보다가 '이렇게 콧물이나 질질 흘리는 징그럽게 생긴 물고기를 왜 먹냐?' 하며 밖으로 던졌다. 아귀가 던져진 채로 겨울의 찬 날씨에 얼었다 녹았다 하며 잘 건조되자, 혹부리 할머니가 북어찜 만드는 법으로 아귀를 조리해 단골손님들에게 팔아보니 맛있다고 하여 지금의 아귀찜 요리가 나왔다는 이야기가 유명하다.

구한말부터 일본인 상권이 강했던 원마산[3] 지역에서 어획고의 상당수를 일본인에게 강탈당한 후, 남은 생선 중에 아귀가 많았던 것은 역사적 사실이다. 그래서 남은 아귀로 요리해 먹던 것에 야사가 붙어 현재 알려진 이야기가 된 듯하다. 이러한 이야기 때문인지 마산은 아귀의 메카로 통한다. 다만 의외로 '마산'을 강조하는 집은 별로 없다. 서울 시내에서 비교적 오래 장사한 곳 중에는 마산을 강조하는 가게가 있다. 3호선 신사역 인근에서 잠원역 방향으로 형성된 아귀찜 골목에는 원조 마산이라고 붙여놓은 가게가 몇 곳 있다. 또한 탑골공원 뒤편에서 익선동으로 들어가는 곳에도 '마산 아구찜 골목'이 있다.

다만 마산 아귀찜은 처음 등장할 때는 반(半) 건조 아귀를 쓰는 등[4] 요즘의 '쫄깃한' 아귀찜과는 다른 음식이었다. 이 때문에 서울에서 원정 온 식도락객은 외려 입맛에 안 맞아하는 경우가 상당수.[5] 현재의 생아귀를 쓰고 녹말을 넣어 걸쭉하게 만드는 방식은 인천이 원조라고 한다. 근래에는 생아귀찜이 대세라서 동네 아귀찜집은 거의 다 생아귀찜으로 전환하는 추세고, 아귀찜의 발상지인 마산에서도 아귀찜은 말린 아귀와 생아귀가 거의 반반이다. 오동동 아구거리나 경남대 인근, 소답동 일대에 건아구찜을 파는 가게가 많다. 현지의 지역민은 오동동 아구찜 거리를 기피하는데, 관광객을 상대로 하는 것이라 가격대가 높고 양이 적기 때문. 합성동 동마산 시장에 가면 小자 기준 1만 원에 건아귀찜을 맛볼 수 있다.

오동동에서도 흔히 말하는 '원조'라고 하는 집이 있는데, (지역민들도 보통 아, 그 집 하면서 대충 다 아는) 지역민들에게서도 호오가 갈리는 편이다. 이유인즉, 기본 베이스가 된장(!)인 게 크다. 시킬 때마다 양과 맛도 눈대중으로 하는지 맛의 편차가 다소 있는 편. 물론, 충분한 별미니 발품을 좀 팔아도 후회는 없을 듯.

그리고 건아귀찜을 외지인이 좋아하지 않는 결정적인 이유는, 아귀는 대부분이 점액질과 수분이라 말리는 순간부터 아귀의 양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말린 생선이 으레 그러하듯 식감은 쫄깃해지고 감칠맛은 진해진다. 코다리를 좋아하면 적응이 쉽다. 처음 접할 때 참고하면 좋을 사항이다.

3. 특징

아귀찜은 얼큰하고 쫀득해서 소주, 청주, 막걸리 등과 궁합이 좋다. 와인, 맥주와는 궁합이 좋지 않다.

과거 마산에서는 1980년대 말부터 이미 아귀찜을 배달 음식으로 먹었고[6], 근래에는 인기가 제법 많아져서 짜장면이나 치킨처럼 아구찜을 배달해서 먹는 야식배달점이 곳곳에 산재한다. 물론 아구찜은 가격대가 높기 때문에 치킨이나 짜장면처럼 굉장한 인기를 누리는 정도는 아니다. 이제는 서울 뿐만 아니라 전국 어디를 가도 아귀찜을 배달해주는 곳은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매운맛을 조절하지만 아귀찜은 상당히 매운 편이다. 해물찜도 마찬가지. 사실 해물찜과 아귀찜의 구분은 들어가는 해산물의 종류만 다를 뿐 동일한 요리라 봐도 무방하기 때문에, 아귀찜을 하는 집은 해물찜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다만 아귀찜 전문점이 수족관까지 갖춘 경우는 많지 않기 때문에 해물찜 맛은 아귀찜만 못한 경우가 상당수. 아귀찜 전문점이면 아귀는 어지간하면 생아귀를 쓰지만 해물은 냉동을 쓰는 경우가 많은데, 이 경우 둘의 차이가 팍 느껴질 수 밖에 없다. 아귀찜이야 아귀와 미더덕 정도만 신선한 것을 쓰면 되지만, 해물찜은 게, 새우, 미더덕, 낙지 등 여러 가지 재료를 쓰는데, 그중 한두 가지만 저질이거나 덜 신선하면 음식의 맛이 확 떨어기기 때문에 관리가 어렵다는 이유도 있다.

아귀찜은 호불호가 꽤 갈리는 음식이다. 일단 매운 것을 못 먹는 사람은 멀리할 수밖에 없고, 아귀의 식감과 생김새를 싫어하는 사람도 흔하다. 살은 탄력이 강하고 담백하여 대부분이 잘 먹지만 껍질과 입, 대가리, 지느러미 부근 살은 점액질이 많고 연골이 뭉쳐 미끈덕하고 늘어지는 데다가 모양도 징그러워서 싫어하는 사람이 있다.[7] 아귀찜 집에서 해물찜을 같이 하는 경우가 꽤 있는 이유가 그런 사람들 때문이기도 하다. 과거 보신탕(개장국) 집에서 재료 빼고 나머지는 같은 염소탕이나 토끼탕을 같이 팔던 것과 이유가 같다. 덧붙여 생선 요리이므로 수시로 뼈를 뱉어야 하고[8], 고추장이 많으므로 이에 고춧가루가 많이 낀다. 매우므로 땀이 나 머리가 흐트러지고 콧물이 나기도 한다. 그래서 공적인 자리나 연인, 호감이 있는 이성과는 되도록 먹지 않는 게 좋다.

게다가 아귀찜에 거부감이 없더라도 안 사먹는 경우가 많은데 가격 대비 양이 적기 때문이다. 충무김밥과 함께 '창렬 음식' 하면 거론되는 대표적인 음식이다. 아귀찜에 아귀 살점보다 저렴한 콩나물이나[9] 아구 머리, 꼬리, 뼈다귀 등으로 양을 상당히 불리기 때문에 겉보기만 푸짐해 보일 뿐 막상 고기는 별로 없다. 두 사람만 접시를 둘러싸도 콩나물만 우적우적 씹게 된다. 아귀찜이 아니라 콩나물찜으로 이름 바꾸라는 비아냥을 넷상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다. 몇몇 점포는 머리 좀 더 굴려서 껍데기 채의 홍합, 대파 뿌리, 미더덕 등으로 안 그래도 없는 양을 더 뻥튀기 시키기에 바뀌는 편이 바람직한 문화다. 사실 이건 청장년층 관점이지 중노년층은 매우 좋아하는 음식 중 하나인데, 아래에 서술되어 있듯 술안주로는 그만인 음식인지라. 게다가 아구찜의 반 이상을 차지하여 양을 불리는 데 사용될 것 같은 콩나물도, 양념이 잘 배여있는 아삭한 콩나물을 매우 좋아하는 사람이 많아서 뺄 수도 없다. 그러다보니 저녁 회식으로 아귀찜을 높으신 분들이 선택하면 호불호가 반반이다.

아귀찜을 다 먹고 나서(다 안 먹어도 가능) 남은 콩나물과 양념을 이용해 볶아 먹는 볶음밥은 남부 지역에는 원래 없었고 인천이나 서울 등에서 발달했으며 2000년대에 오히려 마산 쪽으로 역수입되었다. 아니면 가열해서 밥을 볶는 게 아니라 그냥 남은 양념에 사리[10]를 비벼 먹기도 한다. 사실 아귀찜 집 중에서는 불판이 없이 요리만 나오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볶음밥 대신 사리만 제공하는 집도 드물지 않다. 어쨌거나 볶든 비비든 이 맛 또한 별미다.

아귀찜과 곁들이는 술은 대부분 소주나 소맥인데 아귀찜 특유의 매운맛이 있어서 잘 어울리기 때문이다.

전남 여수에서는 아귀의 대창(육상 동물의 그것과는 다르다)만을 이용한 대창찜을 별도 메뉴로 파는 곳도 있다.

아귀찜은 칼로리와 나트륨 함량이 높은 편이다. 아구찜의 칼로리는 200g에 500kcal에 달하며, 이는 개인접시에 두세번 집어먹었을 때의 양이라고 한다. 보통 배달이나 식당에서 한 번에 주는 양이 약 600g 정도이므로 어림잡아도 1,500kcal는 가뿐히 넘어간다. 요리에 쓰이는 고추장부터가 양념 중에서는 칼로리가 꽤 높은 편에 속하며 마무리로 넣는 녹말 역시 칼로리를 높이는 주요 원인 중 하나이다.

아귀찜의 가격은 보통 비싼 편이지만, 아귀가 많이 잡히는 서해안, 남해안의 산지에서는 아귀 가격이 매우 싸다. 특히 아귀의 제철에는 최소 한 상자 단위로만 팔거나, 선도가 떨어지면 버리거나, 떨이 처분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이 시기에 공판장을 방문한다면 상품성이 없어서 버려진 아귀가 여기 저기 널려 있을 것이다. 이렇듯 아귀는 산지에서는 싼 생선, 흔한 생선이지만 선도 유지가 쉽지 않기 때문에 보관이나 유통 등의 이유로 산지를 벗어나면 가격이 상당히 오른다. 또한, 선도(鮮度) 유지를 위해 산지에서 공매가 이뤄지면 전량 냉동 처리된다.

4. 비슷한 음식

아귀는 단가가 비싸기 때문에 아귀 대신에 흰살 생선으로 대구, 동태 등을 써서 대구찜, 동태찜 등으로 해먹는 경우도 있고, 심지어는 볼락이나 비슷한 생선을 이용한 뽈찜이라는 요리도 있다.[11] 아구찜 가게는 대구찜도 같이 취급하는 곳이 많다.

5. 관련 문서



[1] 창원의 마산아귀찜과 인천의 아귀찜은 사실상 재료만 동일할 뿐 요리법이 전혀 다른 요리이다. 그러나 인천에서는 지역 방언으로 물텀벙찜이라 부르고 일반적으로는 아귀찜이라고 잘 안 부르기 때문에 잘 모르는 사람이 물텅범(이)찜이란 말만 듣고서는 아구찜이라고 연상하기 어려운 점이 존재한다.[2] 생김새는 미더덕과 비슷하지만 맛은 천차만별이다. 창원 삼진면(진동, 진북, 진전) 지역에서 특히 미더덕 생산량이 많다. 과거 오만둥이가 들어오기 전에는 미더덕을 다 넣었지만 미더덕은 일일이 껍질을 까야 하기 때문에 인건비 때문에 가격 역시 높다. 그래서인지 미더덕보다는 오만둥이의 비율이 높다.[3] 현재의 마산용마고등학교-서성광장-상남광장(육호광장)을 잇는 삼각형 구역. 불종거리와 창동이 이 구역 중심가이다.[4] 10~3월에 말려서 쓰는데, 말린 아귀찜을 만들어 먹는 곳은 마산아구찜이 전국에서 유일하다.[5] 반대로 마산아구찜이 막 외지에 소개되었을 시기에 마산식 아귀찜을 그대로 접해본 사람들은 요즘 아귀찜은 영 옛맛이 안 난다고 여기기도 한다.[6] 최근의 야식형 아구찜 스타일보다 좀 더 본격적인 식사 스타일로, 중국집에서 큰 탕수육을 주문해서 먹듯 동네마다 아구찜 전문점이 있었다.[7] 요즘은 순살 아귀찜이라는 선택지가 생기긴 했다. 물론 아귀찜 좋아하는 사람들은 아귀의 껍질과 연골 맛을 상당히 좋아하기 때문에 순살이 아쉽겠지만... 그래도 간혹 껍질과 연골을 살려주는 집도 있다.[8] 일부 아귀찜 음식점은 뼈를 제거한 버전으로 팔기도 하니 참고할 것[9] 콩나물이 많이 들어가는 덕분에 아귀찜은 식물성 단백질 함량이 꽤 높은 음식이 되었다.[10] 주로 쫄깃한 감자면 사리가 쓰인다.[11] 볼락, 불볼락, 조피볼록(=속칭 우럭) 등 볼락류가 아닌 대구 대가리 볼살이 재료지만 명칭은 똑같은 뽈찜도 있으니 주의. 그리고 볼락은 보통 25 cm, 커도 30 cm 미만이라, 큰 것은 1미터 가까이 자라고 주로 40-50 cm짜리를 쓰는 아귀에 비해 크기가 확연히 작고, 대가리가 커 수율이 낮아 먹는 부위 중량 대비 비싸므로 아귀보다 싼 생선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