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수산물 요리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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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쥐치를 포떠서 말린 것으로 쥐치포라고도 한다. 어포류이기 때문에 영어로는 Fish jerky라고 하는 것이 정확하다.2. 상세
영화관이나 차를 타고 고향 내려가는 길에서 오징어와 함께 자주 접할 수 있는 음식이다. 아무래도 생긴 것도 그렇고 냄새도 나고 맛도 그래서 호불호가 크게 갈리는 음식이다.영화관이나 대형 할인점에 파는 노랗고 바삭바삭한 쥐포는 진짜 쥐치가 아닌 다른 생선의 살을 가공한 뒤 조미료를 대량 첨가해서 만드는 짝퉁으로, 맛도 진짜와는 비교가 안된다(맛이 서로 크게 다르다.). 제대로 된 진짜 쥐치를 말려서 만든 오리지날 쥐포는 시중에 파는 것에 비해 매우 두툼하며, 진한 갈색이다. 또한, 투명도가 매우 낮아서 반대편이 잘 보이지 않는다. 압축 어포와는 달리 먹기 좋게 결에 따라 뜯어지지도 않는다. 구우면 그 맛은 상상을 초월하는 진미 중 하나이다. 어촌에 사는 친척이 있다면 부탁해 볼 법 하지만 사실 개체 수가 너무 적은 관계로 덕분에 진짜 쥐포는 얻기 힘들다.
가끔 마트에서 국내산 쥐포를 팔긴 하는데, 무게당 가격이 웬만한 쇠고기 가격 정도 된다. 백화점에 가면 국내산 쥐포라고 파는데 2~3만원이 기본이다.
국내 최고 품질의 쥐포는 국내 최대의 어항 중 하나인 사천시의 삼천포 쥐포이다. 두툼하고 부드러우며 맛이 깊고 풍부하다. 두께가 너무 두꺼워서 먹다보면 북어를 뜯는 느낌이 들 정도. 살의 투명도는 낮은 편인데 이는 전분이나 양을 늘리기 위한 값싼 분쇄연육이 적게 들어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이름으로 돌아다니는 짝퉁이 부지기수라 현지가 아니면 제대로 샀는지 알 수 없다.[1] 근래에는 어느샌가 베트남산 쥐포가 쥐포 시장의 대부분을 점령했다.
삼천포 각 집에서는 쥐치를 쥐포로 가공하는 가내수공업을 많이 하였다. 주로 주부들의 주수입원이었다. 학교를 마친 아이들은 엄마 옆에서 쥐치의 껍질을 벗기며 돕곤 했다. 쥐치의 살을 벗겨낸 머리와 뼈 부분은 개 밥으로 주기 위해 오래되고 낡은 냄비에 넣어 한참을 팍팍 삶아 주면 개들이 잘 먹었다. 칼로 떼낸 쥐치의 살은 잘 조미해서 2미터 높이와 팔 한 뼘 너비의 발에 널어 말렸다는 회고가 있다.
사실 쥐치는 어린애들의 줄낚시로도 쉽게 잡힐 정도로 많고 흔한 생선이었다(워낙에 쉽게 잡혀 영명이 Fool fish일 정도이다). 거기에 잘 먹지 않아 어부들의 골치거리였다고…. 그래서 박정희 정부 때 어촌 수익창출 목적을 위해 남아돌다 못해 버리는 쥐치의 가공법을 연구하기 시작했고, 그래서 만든 것이 쥐포다. 그때만 해도 흔했기 때문에 가격도 저렴하고 여행갈 때는 꼭 가져가는 맛있고 좋은 영양간식이 되었다. 90년대 초만 해도 극장 앞 노점에서 국내산 쥐포를 1개당 100원에 팔고 큰 건 500원 내외로 팔던 게 흔했다... 덕분에 극장 안에서 쥐포를 쩝쩝거리면서 보는 사람도 많았다.
하지만 남획으로 인해 개체수가 급감하여 최근에는 해수온이 높은 베트남 등지에서 쥐치를 수입해서 만드는 경우가 비교적 흔하다. 우리 바다에서 잡히던 것과는 미묘하게 어종이 다르기에 크기도 작고 맛도 오리지널보다는 별로다. 그래도 듣보잡 생선을 가공한 조미료 투성이의 엉터리 어포보다는 훨씬 낫다. 쥐포는 약한 불에 은근히, 느긋이 구워야 딱딱하지 않고 맛있다. 쥐치의 개체수 급감과 같은 시기에 해파리가 한국 전 해역에 창궐하면서 근해 어장이 본격적으로 황폐화되기 시작했는데, 이는 해파리의 천적이 쥐치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남해안 지자체에서는 쥐치의 치어를 방생하는 행사를 하는 경우가 많다. 쥐치가 꽤 괜찮은 어족 자원이 됐고 치어에서 조금만 자라도 해파리를 잡아먹을 수 있어 개체수를 줄이는데 도움이 되기 때문.
단맛을 강조하는 동남아 특성상 베트남에서 생산된 쥐포의 경우 소르비톨이 많이 함유되어 있어 소화를 방해하기 때문에 많이 먹으면 설사를 일으킬 수 있다. 맛도 뒷맛이 약간 씁씁한 맛이 난다. 어차피 쥐포의 경우 대부분이 베트남산이고 일부가 중국산이긴 하지만 그래도 최종적으로 우리나라에서 가공한 것이 많이 먹었을 때 배탈이 덜 난다. 예전의 쥐포 맛과 요즘의 쥐포 맛은 미묘하게 차이가 난다. 조미료보다는 감미료의 문제인 듯하다. 올리고당이나 소르비톨 같은 인공 감미료의 경우 설탕과 다르게 흡수되지 않기 때문에 영유아나 성인의 경우도 소량으로도 복통, 설사를 동반한다.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는 베트남에서 생산되는 쥐포의 경우 위생상태가 매우 좋지 않다는 데에 있는데, 알고 나면 베트남산은 못 먹는다. 베트남 같은 후진국은 위생통제가 안 돼서 2022년 시점에서도 모든 곳이 이렇게 생산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서방권에서는 매우 생소한 음식인데다 비주얼 때문에 오해받는 경우가 종종 있다. 김수용은 미국 공항에서 쥐포를 악어 가죽으로 알고 밀반입하는 것으로 오해받은 적이 있다고 한다.# 오래된 전투식량을 먹고 감평하는 유튜버 Steve1989MREInfo는 한국 해병대 전투식량에 동봉된 쥐포에 대해 고대 생물의 화석 같다고 평하다가 먹어보고 놀라운 맛이라며 경탄했다.#
3. 종류
- 빵포: 우리가 흔히 먹는 쥐포는 거의 다 빵포이다. 쥐치 한 마리에서 포를 뜨면 포가 정말 조금만 나온다. 그 쥐치포 여러 개에 설탕의 점성을 이용해서 여러 겹으로 겹쳐서 눌러 만든 것이 빵포이다. 빵포라고 부르는 이유는 계속 겹치다 보니 가운데가 빵처럼 불룩하게 튀어나오기 때문이다. 이렇게 계속 겹친 쥐치포를 압착기로 눌러서 납작하게 만든 것이 우리가 흔히 먹는 빵포이다.
- 알포: 쥐치를 한 마리씩 포를 떠서 그대로 만든 쥐포이다. 이건 빵포와는 만드는 방법이 아예 다르다. 바닷가에 널어서 바다 바람을 맞아가며 건조시켜 만든다. 그렇기 때문에 포를 서로 붙여야 하는 빵포와는 달리 알포는 그럴 필요가 없기 때문에 최소한의 양념만 들어간다. 알포는 1마리만 사용해서 만들기 때문에 크기는 5마리 이상 사용해서 만든 빵포와는 비교가 안 되게 작은 대신 빵포와는 비교가 안 되게 맛이 좋다. 떡볶이 수준으로 설탕에 뒤덮여서 쥐치 본연의 맛을 느끼지 못하는 빵포와는 달리 알포는 딱 먹을 만큼의 양념만 들어가기 때문에 알포가 진짜 건강식품이며 알포가 쥐치 본연의 맛을 느낄 수 있다.
4. 기타
'쥐'라는 글자가 들어가서 이런저런 말장난이 많은데, 독수리 5마리는 독수리 오형제, 거북이 4마리는 닌자 거북이, 쥐 4마리는 쥐포라는 유머가 있다. 쥐를 포떠서 만들기 때문에 쥐포라는 유머도 있는데, 유머로 끝나지 않고 진짜인 줄 착각하는 경우도 제법 있다.[2]납작한 생김새 때문에 무언가에 깔려 납작해진 사람, 동물, 물건 등을 쥐포에 비유하기도 한다. 인터넷상의 악질 고인드립이자 지역드립으로는 삼풍백화점 붕괴사고의 희생자를 비하하는 것이 있다. 2022년 10월 30일 밤에 이태원 압사 사고가 발생하자 해당 사건의 희생자를 비하하는 표현으로도 등장했다. 그리고 마침 서울의 프로야구팀 LG 트윈스의 약칭이 쥐(G)라서[3] 거기에 끼워맞춘 것도 있다.
G4와 발음이 비슷해서 간혹 LG G4를 쥐포폰이라고 표현한다. 그리고 실제로 중고로 G4를 샀는데 쥐포가 온 사연이 있다. 비슷한 이유로 G4 렉스턴이 쥐포 렉스턴이라고 놀림받고 있다.
국내산 쥐치포가 비싼 이유는 인건비 부분에 있다. 이는 모든 가공을 전부 내부에서 하기 때문이다. 냉동실에서 꺼낸 쥐치포를 전부 녹인 후 해체 작업을 손으로 직접 해야 하는데, 워낙 힘든 일이라 전문가를 부르기도 한다. 그리고 냉풍기로 말린 후 조미료를 넣으면 완성되는데, 완성도면에서도 베트남산과 국내산은 겉 색깔부터가 다르다. 베트남산의 경우 다른 부위도 막 넣는 제품도 있어 노란색에 가까운 제품도 많이 나오는 편이다.[4] 어차피 먹으면 다 똑같을 것 같지만 껍질부분이다보니 질기다. 게다가 위생적으로 국내산에 비해 좋지가 않다. 철수세미는 그렇고 플라스틱에 별의별 게 다 나온다. 물론 일일이 다 확인작업해서 걸러내긴 하지만 찝찝하긴 마찬가지다... 위생적인 문제로 국내업자들이 베트남으로 반품시켜도 베트남 사람들이 반품시킨 제품을 날짜만 바꿔 은근히 섞어 다시 보내는 것은 비일비재하다.
이마트에 파는 쥐치포는 날것이 많고 롯데마트에서 파는 쥐치포는 구운 제품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