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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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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2. 역사3. 사용 방법4. 의의와 한계
4.1. 개발 이후 한자음 변화
5. 파생물, 관련 있는 것들

1. 개요

반절()은 한자의 소리를 표기하는 한 가지 방법이다. 두 글자를 가져와서 그 글자의 음을 조합해서 원래 글자의 음을 표기하는 방식이다. 반절이라는 이름은 반(反)과 절(切)을 합친 것으로, 수나라 시대 이전에는 '반' 혹은 '번'(翻)이라고 부르다가 당태종 때 반역을 두려워한 황제가 '反'이라는 글자를 피휘(避諱)로 지정함으로 인해서 당대 이후에는 '절'이라고 부르게 된 것에서 유래했다.

2. 역사

한자는 기본적으로 표음문자가 아니기 때문에, 처음 보거나 처음 배우는 한자의 음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그래서 한어병음이나 주음부호와 같은 한자음 표기수단이 고안되기 전에는, 어떤 한자의 음을 나타내기 위해서 필연적으로 다른 한자를 가져와 쓸 수밖에 없었다.

이아》 같은 고대 사전에서는 어떤 한자의 음을 표기하기 위해서 그 한자와 음이 같은 다른 한자를 예로 들었다. 이 경우 보통 문장 형식이 'A, 讀若B'(A는 B와 같이 읽는다), 혹은 'A, 音B'(A는 음이 B다)였는데, 전자를 '독약법'(讀若法)이라고 하고 후자를 '직음법'(直音法)이라고 했다. 하지만 한자의 음을 다른 한자를 통해 표기할 수밖에 없었기에 순환참조가 된다는 한계가 있었다.

일반적으로 반절이라는 방식이 나타난 데에는 후한 시대에 불교가 전래되면서 인도의 음운학적 지식이 중국으로 들어온 것과 연관이 있다고 본다. 삼국시대 위나라 손염(孫炎)이 《이아음의》(爾雅音義)를 쓰고 이 책에 처음으로 반절을 학술적인 표음 방법으로 채택했다고 하며, 위진시대에 들어서 반절이 널리 쓰이기 시작했다.

반절이 사용된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자료는 6세기 《옥편》과 《경전석문》(經典釋文)이다 그 이후로도 601년 집필된 운서(韻書) 《절운》(切韻)이나, 1716년에 완성된 《강희자전》에서도 한자음을 표기하기 위해 반절을 사용했다. 이렇듯 한어병음주음부호가 등장하기 전까지는 반절이 널리 사용되었다.

현대에 들어서 반절은 중고음 및 중국음운학을 연구하는 데 기초자료가 된다. 반절 개념이 한글을 아는 사람에게는 이해가 쉽기도 하거니와 반절이 주로 쓰인 중고음의 한자 발음이 한국의 한자 독음과 유사한 부분이 있다. 그 때문에 중국에서는 반절 연구를 위해 한국 한자음을 공부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3. 사용 방법

반절의 기본 구조는 A, BC反 혹은 A, BC切이다.[1] 여기서 음을 나타내려는 대상이 되는 글자 A는 반절귀자(反切歸字), 음을 표기하기 위해 가져온 글자 B와 C는 각각 반절상자(反切上字)와 반절하자(反切下字)라고 한다. 반절상자는 성모를 표시하고 반절하자는 운모와 성조를 표시한다. 즉, B에서 음절의 초성 부분만 취하고, C에서 음절의 중성과 종성 및 성조를 취한 다음, 이 둘을 조합해서 A의 음을 표기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대송중수광운에 '東'(동)이라는 글자의 발음을 설명하기 위해 東, 德紅切이라고 쓰여 있는데, 이는 '德'(덕, /tək/ 입성)의 성모인 /t/, '紅'(홍, /ɣ/ 성)의 운모 /uŋ/과 성조 평성을 합해서, '東'(동, /tuŋ/ 평성)의 발음을 나타낸 것이다.
한자 반절 분석
德紅切 東(/təwŋ/ 평성) = 德(/tək/ 입성) + 紅(/ɣəwŋ/ 평성)
古痕切 根(/kən/ 평성) = 古(/ku/ 상성) + 痕(/ɣən/ 평성)
枯我切 可(/kʰɑ/ 상성) = 枯(/u/ 평성) + 我(/ŋɑ/ 상성)
北滕切 崩(/pəŋ/ 평성) = 北(/pək/ 입성) + 滕(/dəŋ/ 평성)
田候切 豆(/dəw/ 거성) = 田(/den/ 평성) + 候(/ɣəw/ 거성)

중국을 제외한 나머지 한자문화권 국가에서도 마찬가지 방법으로 쓰였다. 다만 성조가 원래 없는 일본과 성조가 사라진 조선에서는 첫 번째 글자의 성모와 두 번째 글자의 운모를 취하는 형태가 되었다. 예를 들어 조선에서는 音,於今切로, ㅓ + ㄱᅟᅳᆷ = 과 같은 식으로 했다.[2]

4. 의의와 한계

반절은 음절을 반으로 나눠 인식하고 이를 체계적으로 표현했으므로 이전보다 훨씬 체계적이고 발전된 표음방식이다. 또한 반절에 쓰이는 반절상하자에는 잘 쓰이지 않는 글자를 피했기 때문에, 반절상하자의 음들을 알면 원래 알고자 하는 어려운 한자의 음을 금방 알 수 있었다. 이런 면에서 반절은 이전에 쓰이던 독약법, 직음법 등 방법과 비교해서 사용자에게도 훨씬 나은 방법이라 할 수 있겠다

그러나 반절에는 다음과 같은 문제가 있었다.

4.1. 개발 이후 한자음 변화

반절은 중고한어시기의 중국 한자음을 기준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한자음이 서서히 변한 현대에 이르러서는 반절귀자와 반절상자·반절하자의 관계가 불분명해졌다. 중고 시대에는 현재 보통화의 성조체계와 달리 사성체계였고, 전탁음(全濁音), 즉 유성 장애음 성모가 있었다. 그러다 사성체계가 성모의 청탁에 영향을 받아 음조(陰調)와 양조(陽調)로 나뉘어 팔성체계가 되었고, 그 후에 오어노상어(老滳語)를 제외한 모든 중국어 방언에서 (거의) 모든 전탁음이 청음화(淸音化, 무성음화)되었다. 이때 성조의 영향을 받아 전청(全淸, 무성무기음)이 되거나 차청(次淸, 무성유기음)이 되었다. 疑母(이)가 사라지고 입성이 약화되며 운모가 달라졌다. 이렇게 청탁과 성조가 서로에게 영향을 끼치면서 변화한 결과, 현대 중국어에서 한자의 음은 더 복잡해졌고, 옛 운서의 반절과는 어긋나는 경우가 많아졌다.

예를 들어, 위의 예인 「東,德紅切」에서 東, 德, 紅의 표준 중국어 발음은 각각 dōng, dé, hóng으로, 東과 紅의 성조가 일치하지 않는다. 이는 東의 성모인 단모(端母, /t/는 무성음이고 紅의 성모인 갑모(匣母, /ɣ/)는 유성음이라서, 원래 평성이었던 東과 紅의 성조가 각각 음평성(1성)과 양평성(2성)으로 나뉘었기 때문이다. 또한 「豆,田侯切」에서 豆, 田, 候의 표준중국어 발음은 각각 dòu, tián, hòu로, 豆과 田의 성모가 일치하지 않는다. 이는 豆과 田의 성모는 원래 정모(定母, /d/)였는데, 유성음인 정모가 무성음화될 때 豆의 성조는 거성이어서 단모(端母, /t/)로 흡수되고, 田의 성조는 평성이어서 투모(透母, /tʰ/)로 흡수되었기 때문이다.

한국어에서도 마찬가지다. 구개음화, 활음조 현상 등의 후대의 음운 변화를 고려할 필요 없기 때문에 반절 자체로 놓고 보면 괴리가 있다. 대표적인 예가 치경 파열음(/t/,/d/) + 경구개 접근음(/j/) 조합의 반절. 여기에 속하는 한자는 죄다 치경구개 파찰음(/tɕ/,/dʑ/)으로 발음된다. 長을 예로 들자면, 반절이 直良切(ᅟᅵᆨ + ㄹᅟᅣᆼ)로 원음은 '댱'이었으나 '쟝'을 거쳐 '장'으로 바뀌었다.

일본에서 (/e/, 에)와 (/je/, 예)가 평안시대에 /je/로 합쳐지고 에도 시대에 /e/로 단모음화되며 西,世를 받아들였다.
[3]

5. 파생물, 관련 있는 것들



[1] A는 B + C다.[2] 중국에서는 於金切이었는데, 사실 이 경우는 今이나 金이나 평성이라 큰 차이는 없다.[3] 日本漢字音と反切 - 国立情報学研究所(PDF), 자동 다운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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