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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만 자가 넘는 한자를 글쇠가 기껏해야 100자 정도 밖에 없는 키보드로 어떻게 입력할까 하는 것은 상당한 호기심의 대상이다. 현재 한자 독음을 입력하고 한자로 변환하거나, 한자 자형을 각 글쇠에 할당한 후 이를 입력해 한 한자로 조합하는 방식인 IME를 사용하여 한자를 입력하고 있다.컴퓨터는 두벌식, 휴대폰은 삼성전자 ‘천지인’, LG전자 ‘나랏글’, 팬택 ‘SKY’ 휴대전화 입력기[1]를 사용하는 한글, QWERTY, 드보락 등이 있는 영어 알파벳 입력기에 비해 상당히 많은 한자 입력기가 있다. 아래에 소개된 입력기 말고도 여러 잡다한 방법들이 있으니 백도백과, 위키피디아(중문판, 영문판)을 참고. 결론적으로는 빠르게 치면 분당 200~250자 정도 나온다. 굉장히 느려 보이지만 잘 보면 입력 단위가 한글 입력기와 달리 '타'가 아니라 '자'이다. 한국어 타자와 '음절'로 비교해도 그렇고 한자 특유 압축성을 고려하면 크게 밀리지 않는다.
2. 역사
2.1. 한반도
한자 타자기를 개발할 엄두를 못내었다.컴퓨터 조판 체계가 도입되고 고전을 전산화하면서 한자 직접 입력 방식이 개발되었다.
2.2. 중화권
중국어권은 글자수가 많은 한자를 쓰는 특성 때문에 근대 시기에 기계화와 전산화로 애먹었다. 예를 들면 한자 타자기는 2,000자짜리 인쇄 원통이 부착된 소형 인쇄기에 가까웠고(실제 사용 동영상), 차라리 손으로 쓰는 것이 훨씬 빨랐다.모스 부호를 통한 전신을 사용할 때는 각 한자에 네자리 숫자 코드를 설정하였다. 가령 天安門은 1131(天) 1344(安) 7024(門)으로 하고 이 숫자를 모스 부호로 변환해서 송신한다. 그럼 받는 측에선 해당 코드를 찾아서 한자를 조합한다.(부호표 일부)
컴퓨터 시대에 들어서며 중국어권 컴퓨터공학자들은 수많은 한자를 IME를 통해 소프트웨어적으로 처리하고자 하였다. 우선 키보드 각 글쇠에 한자 자형을 할당하고 글쇠를 입력해 한자로 조합하는 방식이 시도되어 1970년대에 창힐수입법 개발로 첫 결실을 보았다. 뒤이어 한자음을 표기하는 한어병음과 주음부호를 통해 한자를 입력하는 입력기가 개발되면서, 단시간에 한자를 입력할 수 있게 되어 중국어도 기계화가 이루어졌다. 또한 이러한 입력기들은 처음에는 한글자씩 입력하는 방식이었지만 시간이 지나며 성능이 향상되어 단어 단위로도 입력이 가능해졌고, 빠른 한자 입력을 가능하게 했다.
2.3. 일본
변별 음운(음절) 수가 부족하고 문장이 지나치게 길어져 한자를 섞어 써야 하는 일본도 기계화 및 전산화로 애먹었다. 한자 혼용 타자기 2000자 정도가 원통에 부착된 소형 인쇄기에 가까웠고 손으로 쓰는 것이 더 빨랐다.#모스 부호로 전신할 때에 한자 송수신을 포기하고 가나만 송수신했다. 가나전용 타자기가 개발되었으나 거의 사용되지 않았다.
1970년대 초반에 한자직접입력법으로 몇 종류가 개발되었으나 현재는 거의 안 쓰인다.
3. 각 국가 및 지역 내 주요 입력방식
한자를 입력할 때는 다른 글자로 독음을 입력하고 해당 독음인 한자를 선택해 한자로 변환하는 방법이나 정해진 한자 자형을 입력하고 이를 조합하는 방법 등이 사용된다. 이때 한국, 중화권, 일본의 문자 생활이 매우 다르기 때문에 한자를 입력하는 방식에도 나라마다 현저한 차이를 보인다.- 중화권: 입력 방법이 굉장히 다양하다.
- 일본: 중국 한어병음처럼 로마자를 입력한 다음 한자로 변환하는 방법을 쓰거나, 일본 고유 문자인 가나로 입력한 다음 한자로 변환하는 방법을 쓰기도 한다. 자세한 내용은 키보드 배열과 휴대전화 입력기참조.
- 한국: 한글로 입력한 다음 한자로 변환한다. 다만 현대 한국에서는 일상생활에서 한자를 입력할 일이 거의 없기 때문에 한자를 필요할 때 따로 입력할 수 있도록 별도로 한자 키가 있다. 즉, 중국·일본어는 변환 키가 없거나 사용할 필요가 없(어졌)고, 단어·문장 단위로 한자 변환이 매끄럽게 이어지지만 한국에서는 한자를 입력하려면 변환 키를 반드시 사용해야 하고, 그조차 한 번에 한 글자씩밖에 변환하지 못한다. 때문에 빨리 입력하려면 각 한자마다 커맨드를 외우고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쉬울 이(易)를 입력하려면 '이' 입력→한자 키→page down 1회→6을 차례로 입력하는 식. 다만 macOS 기본 한글 입력기(구 파워입력기)는 옵션 조정을 통해 단어 단위 한자 변환이 가능하며, 구름 입력기나 Windows용 새나루 입력기 등 서드파티 IME 소프트웨어인 경우 고유어 뜻을 통한 한자 입력 기능을 지원하기도 한다. 자세한 내용은 키보드 참조. 스마트폰이 출시되기 전까지 한자 변환 기능을 지원하는 휴대폰이 없었으나, 스마트폰이 출시되고 글자 단위로 한자 변환이 가능해졌다.
4. 소리에 기반한 입력방식
4.1. 병음수입법(중국 대륙)
핸드폰에서의 병음 입력
한어병음을 이용하여 발음을 입력하면 해당 발음의 한자가 뜨고 거기서 해당 한자를 입력하는 방법이다. 일본어 로마자 입력기와 같이 로마자를 사용하므로 영미권 QWERTY 자판과 같은 것을 사용한다. 아래 설명할 솽핀(雙併/双拼; 쌍병)수입법에 대응하여 취안핀(全拼; 전병)이라고도 부른다. 중국 대륙에서 가장 보편적인 입력 방식이다.
성조까지 칠 수 있지만 그러면 너무 길어지기 때문에 실제로는 거의 치지 않으며, ü는 한어병음에서 사용하지 않는 v로 입력한다. 중국어를 가르칠 때 이걸 안 가르쳐 줘서 중국어를 입력할 때 헤매는 사람들이 좀 있다.
한어병음과 QWERTY 사용법만 알면 바로 입력 가능하다는 장점 때문에 가장 보편적으로 쓰이나, 단점이라면 동음이의자/어가 많다면 일일이 찾아야하는 불편함과 타수가 늘어난다는 점이 있다. 가령 西安(Xi'an)이나 预案(yu'an) 같은 단어는 그냥 xian과 yuan이라고 치면 한 음절짜리 xian과 yuan으로 인식되기 때문에 xi'an, yu'an과 같이 사이에 어포스트로피(')를 입력해 줘야 하는데, 요즘 나오는 입력기들은 그냥 xian이라고만 쳐도 한 음절짜리 xian에 해당되는 후보와 두 음절짜리 xi'an에 해당되는 후보를 한꺼번에 제시해 주기도 한다.
입력기가 발전해서 자주 쓰는 단어나 국가 이름, 고사성어, 심지어 문장(!) 같은 건 그냥 성모만 쳐도 바로 후보 단어가 떠서 입력 속도가 조금 더 빨라졌다. 예를 들어 cc만 쳐서 曹操를 입력하거나, mshshj로 魔兽世界도 입력할 수 있다. 이러한 타자법을 중국에서는 젠핀(简拼; 간병)이라고 부른다.
피처폰 시절 키패드도 같은 방식으로 사용이 가능하다. 버튼 하나에 서너 개의 글자를 배당해, T9 방식과 유사하게 버튼을 입력하면 해당되는 병음들의 조합으로 쓰고자 하는 글자와 단어를 유추하는 방식이다. 첨부한 스크린샷에서는 542643을 눌렀고, 따라서 542643에 해당하는 알파벳으로 조합 가능한 모든 병음과 단어 목록이 떴다. 이 방식은 단어의 경우, 경우의 수가 많아 일일이 원하는 병음이나 한자 단어를 찾아야 하지만, 단문장을 한번에 입력할 경우 경우의 수가 점점 줄어들어 그런 수고가 조금 줄어든다. 그리고 눌러야 하는 버튼의 수도 많지 않아 어느 글자가 어느 번호에 배당되어 있는가만 외우면 오타의 위험도 적고 빠르게 입력할 수 있다. 때문에 대화면 스마트폰이 보급된 현재도 두벌식보다 천지인을 선호하는 한국인들이 있듯이, 중국인들 중에서도 쿼티 대신 이러한 입력 방식을 선호하는 사용자들이 존재한다.
이 방법은 원래 표준 중국어를 기준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방언 화자는 이용하기 불편할 수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n/l, f/h, n/ng, j|q|x/zh|ch|sh/z|c|s 등 일부 방언 화자들이 헷갈리기 쉬운 발음을 구분 없이 같이 표기해주는 소위 퍼지 병음(模糊拼音; 모호병음, Fuzzy pinyin)이라는 기능이 예전부터 대부분 입력기에 존재해왔으며, 요즘은 방언 병음을 기준으로 한 입력기도 개발되고 있다. 광동어 입력기는 이미 상용화되어 있는데, 월병에 근거하며 삼성 키보드에서 지원한다. 아이폰은 iOS 16부터 지원한다.
중국 대륙에서 주로 쓰이는 입력 방식인 만큼 간체자 위주로 사용되지만, IME 설정에서 정체자를 입력하게 설정할수도 있다.
Microsoft Windows에서 지원하는 중국어 간체 IME의 기본 입력 방식이지만, 중국인들은 마이크로소프트 IME보다 써우거우(搜购/So(u)gou; 수구)병음수입법을을 비롯한 서드파티 IME를 따로 설치해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4.1.1. 쌍병수입법(雙拼輸入法/双拼输入法, Double pinyin IME)
병음수입법에서 파생된 입력 방식으로, 병음의 성모를 한 타로만 입력하고 운모를 한 타로만 입력할 수 있다. 예를 들어 撞을 일반적인 병음 입력법으로 입력하려면 z-h-u-a-n-g 여섯 타로 입력해야 하지만, 솽핀 방식에서는 zh-uang 두 타로 해결된다. 자판 배열이 굉장히 다양한데 여기서 볼 수 있다.주음부호 자판과 비슷하게 타자 수가 현저히 줄어들어 익숙해진다면 타자가 빨라진다는 장점이 있지만, 병음만 알면 사용할 수 있는 일반적인 병음 입력과 달리 자판 배열을 외워야해서 학습 장벽이 높은 편이다. 또한 성모만 쳐도 어지간한 자주 쓰는 단어 내지 문장들은 나올 정도로 입력기가 발전한 현재, "타수가 줄어든다"는 장점 역시 예전만큼 뚜렷하지 않다.
4.2. 주음부호수입법
출처
표준 중국어 발음을 표기하는 중국의 독자 문자인 주음부호를 통해 입력하는 방식. 기본 원리는 병음 입력기와 똑같다. 이전에는 키보드로 성조를 반드시 입력해야만 했지만, 요즘은 굳이 성조를 입력하지 않아도 단어를 유추하여 추천해준다.
대만에서 많이 쓰이는 방법으로, 로마자와 주음부호를 동일한 속도로 칠 수 있다는 전제하에 주음부호 입력법이 확실히 좀 더 편하다. 병음보다 타자 수가 현저히 줄어들어 더 빠르다.
배열은 맨 위에 소개된 대천식(大千式)이 가장 보편적이며, 그 외에도 몇 가지 배열이 있다. 한국어 위키백과 참조
한국어 초성체처럼 주음부호를 이용한 통신체도 있다. 자세한 사항은 주음부호 문서 참고.
5. 자형을 조합하는 입력 방식
5.1. 창힐수입법
자세한 내용은 창힐수입법 문서 참고하십시오.1976년에 대만에서 개발된 한자 입력기다. 중국어 키보드 입력기 중 가장 역사가 오래되었다.
5.2. 속성수입법(速成輸入法) 또는 간이수입법(簡易輸入法
창힐수입법 입력 코드의 처음과 끝만 타이핑 하기 때문에 숙련 시 가장 빠른 속도를 내는 방법이다.Windows 중국어(번체, 홍콩), 중국어(번체, 마카오)의 기본 자판으로 설정되어 있다.
5.3. 오필자형수입법(五筆字形輸入法/五笔字形输入法)
자세한 내용은 오필자형수입법 문서 참고하십시오.1983년에 중국 발명가 왕융민(王永民; 왕영민)이 안한 입력 방식이다. 그의 성을 따서 왕마오필(王码五笔)이라고도 불린다.
5.4. 대이수입법(大易輸入法/)
자세한 내용은 대이수입법 문서 참고하십시오.1987년에 대만인 왕찬걸(王贊傑; 왕짠제)이 개발한 한자 입력기다.
5.5. 사각호마검자법(중국)
자세한 내용은 사각호마검자법 문서 참고하십시오.본래 옥편에서 글자를 찾기 위한 목적으로 개발했지만 입력용으로도 간간히 쓰인다.
5.6. 필획수입법(筆劃輸入法/笔画输入法)
휴대폰에서의 오필획
과거 피처폰 시절 휴대전화에서 병음 입력법과 함께 널리 사용됐으며, 한자를 필순에 따라 一, 丨, 丿, 丶, 乛의 다섯 가지 구성 요소로 분해하여, 이 키를 조합해서 해당 한자를 입력하는 방식.
1 | 一과 亠,氵의 마지막 획 |
2 | 丨、亅 |
3 | 丿 |
4 | 丶、㇏ |
5 | 乙、乛、乚、𠃌、乀、乁 등 꺾인 획 |
6 | 通配(획순을 모를 경우 건너뛰는 키) |
병음수입법에 비견될 만치 진입장벽이 낮고 입력 속도가 느리다. 八、人、入,刀、力,己、已、巳 등 입력 코드가 똑같은 글자들을 제외하면 입력 후 한자를 일일이 찾아서 선택해야하는 번거로움이 거의 없다.
5.7. 뿌리법(한국)
1995년#에 서울시스템에서 이웅근이 주도해 개발했다. 대이수입법(大易輸入法)과 비슷하게 35개 또는 40개 글쇠에 할당된 240가지 자형을 최대 4번 눌러 입력한다.조선왕조실록를 전산화할 때 사용한 입력 방식이다.
유니코드한자 검색시스템 - 한국역사정보통합시스템에서 입력 코드를 확인할 수 있다.
페이지스타(유료, 고가)의 옵션으로만 접할 수 있다.
5.8. 일중자판(一中字板, 한국)
소개 페이지2018년에 일일디지털인쇄(대표 황보 영)에서 개발하여 2020년까지 무료 배포하다가 유료로 판매 중이다.
로마자 26자에 한자 자형과 획을 할당했다.
자형부터 획순으로 입력한다.
6. 기타 입력 방식
6.1. 필기 입력법
손으로 직접 써서 입력하는 방법. 과거에 기술적인 문제로 인식률이나 인식 속도가 낮았으나 현재는 이런 문제는 많이 해결되었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같은 터치스크린 환경에 적합하며, 일반적인 키보드와 마우스 환경에선 입력이 어렵다(마우스로 가능하긴 하나 상당히 힘들다). 또 필획이 많은 한자는 손을 많이 움직여야 한다는 점에서 단점으로 작용한다.
하지만 중국어 배우는 외국인이 쓰기는 편하다. 모르는 한자를 보면 발음이 뭔지 몰라도 그대로 모양을 따라 하면 알아서 그 글자를 찾아주므로 사전으로 찾기 편하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이 경우에도 원래 한자의 획순을 비슷하게나마 따라가야 인식이 잘 되지, 한자의 모양을 그대로 따라 그리다 보면(...) 제대로 인식이 되지 않거나 생뚱맞은 한자를 후보로 내놓는 경우도 수두룩해서 역시 한자에 대한 이해도가 어느 정도는 필요하다. 중국인 가운데 병음을 배우지 못했거나 배웠어도 익숙하지 않은 노인, 방언 화자 등도 필기 입력법을 사용한다.
macOS에서는 트랙패드로 하는 것을 지원하는데, 아이폰과 굉장히 유사하게 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