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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11-20 19:49:38

아키하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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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키하바라
[ruby(秋, ruby=あき)][ruby(葉, ruby=は)][ruby(原, ruby=ばら)]
Akihabara
파일:AKIBASOUTH_20171018.jpg
파일:AKIBA_20180214_r.jpg
위치 일본 도쿄도 치요다구, 다이토구 일대

1. 개요2. 특징
2.1. 취미의 거리2.2. 전자제품의 거리2.3. 면세점의 거리2.4. 오피스 타운
3. 교통4. 행정구역5. 역사
5.1. 지명의 유래5.2. 청과시장 시대5.3. 전자상가 시대5.4. 오타쿠 성지5.5. 오타쿠 없는 오타쿠 성지, 관광지로의 변질
6. 관광 가이드7. 기타8. 대중매체9. 타국의 유사 지역10. 관련 문서

[clearfix]

1. 개요

아키하바라([ruby(秋葉原, ruby=あきはばら)])는 일본 도쿄도의 번화가이자 주요 테마 관광지 중 하나이다. 줄임말은 "아키바"[1]

2. 특징

파일:Akiba Denkigai.jpg 파일:akihabara2.jpg
UHD(4K)로 본 아키하바라 영상
Take me down to Akihabara City where the laptop's cheap and lights are pretty
노트북이 싸고 불빛이 화려한 아키하바라 시티로 나를 데려다 줘
m-flo loves Alex(CLAZZIQUAI PROJECT), Love Me After 12AM 中 (1:55 정도)[2]

'만화 왕국' 일본을 상징하는 오타쿠 문화의 본고장이자 집합지로서 세계적인 명성을 떨친 관광지이다. 한편으로는 도쿄 중심부의 주요 교통 요지이자 오피스 타운의 면모 또한 가지고 있는 번화가이기도 하다. 대개 아키하바라역 주변과 그 서측에 있는 주오도리(中央通り) 주변 정도 혹은 소토칸다(外神田) 일대를 아키하바라라고 일컫는데, 사람마다 생각하는 범위가 다른 모양이다. 치요다구에서 세운 도시계획에서의 정의, 아키하바라의 여러 상점 조합들의 정의가 다 다르다.

과거엔 대한민국의 용산전자상가처럼 전자상가 이미지가 강했으나, 2000년대 중후반부터 오타쿠 문화 및 애니메이션 상품 판매 등을 위한 장소로 변모하였다. 때문에 현지 서브컬쳐 오타쿠들은 물론이고 한국을 비롯한 해외의 애니메이션 매니아들에겐 서브컬쳐계의 성지메카로 여겨지는 장소다. 물론 해당 분야에 큰 관심이 없거나 2000년대 초 이전 일본을 방문했던 사람들, 나이 든 일본인들에게는 왕년의 전자상가 이미지가 아직 더 강하게 남아있다.

2.1. 취미의 거리

애니메이션과 만화 등의 오타쿠 문화로 유명하긴 하지만, 사실 비디오 게임, 모형, 컴퓨터를 중심으로 아이돌, 음향기기, 밀리터리, 철도, 트레이딩 카드 등, 2차 대전 이후부터 버블 경제 말엽까지 일본에서 발달한 매니악한 취미가 모두 모여있는 거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국에서는 마이너한 취미와 관련된 매장을 찾기 위해 서울 전 지역을 돌아다니거나[3] 얼마 안 되는 온라인 샵들을 이용해야 하고, 그나마 있는 점포에서도 매니악한 부류는 찾기 어렵지만, 아키하바라는 그 마이너한 취미를 취급하는 매장이 적게는 두세 개에서 많게는 열 군데 이상 존재한다. 미소녀 피규어, 건프라 등은 물론이고 철도 모형, 모형 총기, 1980~90년대 애니메이션, 자동차 모형 등 가히 무한에 가까운 테마 상품들이 쌓여 있다.

아키하바라를 처음 방문하면 그 관문이 될 아키하바라역 안에도 애니와 만화 광고가 도처에 깔려 있고, 역에서 나오면 애니나 게임 음악이 여기저기서 울려퍼진다. 역 주변은 비교적 얌전한 편이지만 조금만 안으로 들어가는 순간 신세계가 펼쳐지는데, 주오도리로 다가가면 애니와 게임 광고들이 말 그대로 사방에 넘쳐나고 길가에 늘어선 가게들도 전부 만화, 애니, 게임 등으로 들어차 있으니 처음 방문한 오타쿠라면 저만치서 WTF를 외치며 돌아다니는 서양인 오타쿠의 심정에 공감 갈 것이다. 점심 시간이 지나가면 슬슬 코스프레를 한 홍보 알바들이 보이기 시작하며 퇴근한 현지 직장인, 학생들, 저녁에 놀러 나온 관광객들이 모여드는 오후 6~9시에는 현란한 네온 간판들, 코스프레한 사람들이나 피규어나 각종 제품들 중 일부를 아예 가게 밖에 쌓아 놓고 홍보하는 가게까지 정말 미어 터질 정도로 사람이 너무나도 많다. 이런저런 이유로 처음 가보는 사람은 정말 눈이 쉴 틈이 없다.

오타쿠 굿즈 관련 가게들은 보통 오전 10시는 지나서야 오픈하기에 점심 시간 정도는 되어야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아키하바라의 풍경이 본격적으로 나타난다. 밤 늦게까지 사람들이 많이 모여드는 곳인데, 정작 오타쿠 관련 가게들은 보통 아침 10시에 문을 열어 큰 곳들은 저녁 7~8시, 좀 작은 가게들은 5시 정도에 상당히 일찍 문을 닫는다. 한국 기준으로는 일찍 닫는 거지만 사실 일본의 밤 문화가 좀 빨리 끝나는 편이라 일본 기준으로는 상당히 늦게까지 여는 것이다. 같은 시간대를 사용하고 있지만 실제 경도 차이로 도쿄가 서울보다 한 시간은 일찍 해가 지기 때문이기도 하다.

서점이나 모형점 등 단순 유통업체 뿐만 아니라 서비스업에서도 독특한 점포가 많다. 무엇보다 아키하바라를 상징하는 것이라 할 수 있는 메이드 카페를 들 수 있고, 메이드와 함께 마작을 칠 수 있는 마장, 보드 카페처럼 휴대용 콘솔을 즐기러 모일 수 있는 집회소, 동인 작가를 위한 대여 스튜디오도 있다. 종종 뉴스에도 나오는 업소녀 대신 메이드가 나오는 유사풍속점[4]도 거의 아키하바라에 모여 있으며 J-코어 또는 애니송 리믹스를 트는 클럽도 곳곳에 있다. 또한 전자부품 등을 많이 다루던 데서 착안해 개인의 공작활동에 사용할 수 있도록 각종 공구나 시설 등을 갖춰 놓은 공작카페 등도 있다. 단순히 드릴 같은 것만 가져다 놓은 게 아니라 DMM에서 운영하는 DMM.make AKIBA 같은 곳은 PCB 인쇄 설비나 CNC 설비 등 실제 산업 현장에 준하는 시설을 갖춰 두기도 한다.

2.2. 전자제품의 거리

아키하바라가 오늘날과 같은 취미의 거리로서의 지명도를 갖게 된 건 21세기에 들어서이다. 그 이전까지는 가전제품, 전자제품, 전자부품, 컴퓨터 등을 주로 다루는 점포들이 모인 마을로 유명했다. 라옥스, 이시마루 전기, 야마다 전기, 오노덴 등 거대 가전제품 전문점들이 아키하바라 중심가에 즐비했으며, 그 사이로 아이산 전기 등 대규모 점포부터 라디오 가든이나 전파회관 등의 상가에 자리한 소규모 점포까지 존재했다. 다종다양한 전자제품과 부품을 취급하던 지역으로서의 아키하바라는 세계 최고의 명성을 지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이제는 많이 쇠퇴했으나, 아키하바라는 전자 및 가전제품을 다룸에 있어서 여전히 일본 최고의 지명도를 지닌 거리이다.

패전 직후의 아키하바라는 가전제품을 거래할 수 있는 암시장이었다. 이후 지속적으로 성장을 거듭해 간 결과, 아키하바라 전자상가(秋葉原電気街, 아키하바라 전기가)가 형성되기에 이르렀다.1980년대 중반 이후 빅 카메라요도바시 카메라를 위시한 비 아키하바라 출신 전자제품 전문점이 일본 각지에 점포망을 펼치자 아키하바라의 상인들은 당시 새로이 등장하던 첨단제품인 컴퓨터에 집중하는 것으로 대응했다. 기존 전문점들은 물론이고 야마기와 소프트, T-ZONE, 도스파라, 츠쿠모, 소프맙 등 컴퓨터에 특화된 컴퓨터 전문점이 새로이 등장하였는데, 특히 1990년대 최전성기에는 이들 전문점이 아키하바라 각지에 부품 별 특화 점포를 내며 각자 열 곳, 스무 곳에 달하는 분점을 가지고 영업하며 컴퓨터의 거리로서의 명성을 공고히 했다.

2.3. 면세점의 거리

아키하바라에 모여있는 각종 취미 전문점에 관심이 없더라도, 아키하바라는 전자제품을 중심으로 한 다양한 면세 쇼핑을 즐기기에 부족함이 없는 지역이다.

이전부터 아키하바라 곳곳에 면세점이 상존하고 있었는데, 2013~2016년 중국 경제 성장으로 인한 중국인들의 단체관광 러시 및 엔화 가치 하락으로 한때 아키하바라에 중국인들이 들끓었던 적이 있었다. 한 번 사면 몇 십만 엔 어치를 살 정도로 싹쓸이 쇼핑으로 유명한 유커들 덕분에 라옥스[5], 아소비트시티 등 몇몇 가게들은 덕질용품 판매사업을 접고 중국인을 위한 전자제품이나 면세상품 판매에 주력하기도 했었다. 심지어 이들이 오덕굿즈까지 싹쓸이해서 막상 가면 일부 품목은 이가 빠지거나 재고가 없는 경우가 더러 있었고 중국인들을 노리는 바가지도 흔했다. 몇몇 곳에서 파는 피규어들은 도쿄타워 쇼핑물이 더 가격이 쌌을 정도이다. 아키하바라 주변 호텔들도 중국인 관광객들 때문에 만실인 경우가 허다해서 예약하기가 무척 어려웠다.

다만 2016년 중국 증시 폭락 이후 중국인 단체관광객이 많이 줄어든 모습이 보이고 있다. 이 때문에 호텔 예약도 그나마 한층 여유로워졌다. 반면 개개별로 여행하는 중국인 관광객인 싼커들이 눈에 띄게 늘었다. 또한 입국 조건이 중국인보다 편하고 저가 항공으로 인해 일본 여행이 국내 여행과 경비차이가 별로 없어진 데다가 덕후문화&서브컬쳐의 양지화로 인해 아키하바라를 찾는 대만인 또는 한국인 관광객이 예전보다 많이 보이는 실정이다.

2.4. 오피스 타운

21세기 들어 아키하바라는 일본 정부에 의해 IT 산업의 요람으로서 새로이 육성되고 있다.

아키하바라를 알고 찾는 관광객들이 종종 놀라는 것 중 하나가 정장을 입은 사무직 직장인들이 생각 이상으로 많이 보인다는 점이다. 도쿄에서 사무단지 하면 일반적으로 떠올리는 곳은 '샐러리맨의 성지'라는 별명까지 있는 신바시를 필두로 마루노우치, 오테마치, 니혼바시 등이 꼽히는데, 이들 지역이 실업, 금융업, 언론 등의 기업이 몰려있다면 아키하바라에는 주로 대형 IT 기업이 많이 모여있는 편이다. 청과시장 부지를 재개발하여 2000년대에 준공된 아키하바라 크로스필드가 대표적인데, 저층부의 식당가가 유명하긴 하지만 사실 이 곳은 대형 오피스 빌딩으로서의 구실이 훨씬 크다. 그 외에도 거대한 자사 빌딩을 가지고 있는 소프트웨어 기업인 후지소프트와 인테이지가 눈에 띄는 편이고, 외국계 기업으로는 Yostar 일본 지사가 아키하바라에 이전해 소소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전자상가 시대의 연장선상으로, 아키하바라 전자상가를 요람 삼아 성장한 전자부품 회사들도 아직 다수가 아키하바라에 본사를 두고 있다. 히로세 무선 등이 대표적인데, 이 회사의 경우는 자사 본사 빌딩에 유명 오락실인 HEY를 운영하기도 했다. 지금은 타이토에 넘겼지만 여전히 히로세 무선 빌딩에서 영업 중. 그 외에도 각종 전자제품을 생산 및 판매하는 기업이 많다.

물론 이런 업종들만 있는 건 아니고,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아키하바라랑 그다지 관련없어 보이는 업종도 많다. 세계 최대의 지퍼 생산 업체인 YKK의 본사가 아키하바라에 존재하고, 일본에서 유명한 초콜릿 메이커인 티롤 또한 아키하바라 주오도리에 본사를 두고 있다. 히타치 그룹의 주요 계열사인 산업기계 메이커 히타치산기도 아키하바라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이외에도 히타치 그룹의 사무실이 여기저기 다수 입주해 있다. 일본 굴지의 물류 기업인 일본통운은 아예 아키하바라에서 창업하기도 했고, 잠시 신바시로 본사를 옮기기도 했지만 2022년에 다시 아키하바라 인근에 새 건물을 세워 돌아오기도 했다.

당연하지만 오피스 타운 근처에는 가난한 샐러리맨들을 위한 가성비 좋은 식당들이 많다. 또한 아키하바라 오타쿠 상점 쪽은 프렌차이즈들만 많기에, 제대로 된 밥을 먹고 싶다면 회사 단지 쪽으로 가는 것을 추천한다.

3. 교통

파일:akihabara_station_northgate.jpg

위 사진은 아키하바라역 전기상점가 출구 북쪽[6]으로, 서울역, 강남역 정도는 뺨 다섯 대 정도 치고도 남을 정도로 거대하고 복잡하다. 그 만큼 출구의 개수도 많아서 멋모르고 걷다 보면 엉뚱한 방향으로 나가게 될 수도 있으니 주의해야 하며, 아키하바라 역의 개찰구를 통과하기 전에 자신의 목적지 역과 그것에 해당되는 노선의 전철을 어디서 타야할 지 정확히 알아야 한다. 아키하바라역이지만 역내 구역이 서로 달라서 이어지지 않아 모르고 헤메다가 자신이 타야 할 노선이 해당 구역 내에 없음을 확인하고 다시 나와야 하는 경우가 외국인에게는 빈번하다.

아키하바라의 발전에는 철도가 중요한 역할을 했던 만큼, 아키하바라는 철도 교통의 요지다. 아키하바라역 하나에만 야마노테선, 케이힌토호쿠선, 주오-소부선도쿄메트로 히비야선, 츠쿠바 익스프레스가 지나가고, 인근 이와모토초역신주쿠선이 지나가고 스에히로쵸역긴자선이 지나가는 교통의 요지라서 오타쿠 문화와는 별 상관 없는 사무실도 엄청나게 많아 한국인들의 통념과는 달리 양복 입은 직장인들이 넘쳐나는 풍경을 볼 수 있다. 또한 JR 아키하바라역 언저리의 토림 아키바나 아키바 크로스는 오히려 오덕과는 거리가 먼 일반적인 상가들이다.

흔히 아키하바라 하면 생각하는 애니송이 들리고 어딜 봐도 온갖 굿즈들과 가챠가 널려있는 오타구 거리라는 이미지에 맞는 곳은 아키하바라 역을 나서면 보이는 곳 근처일 뿐이고, 역을 나와서 어느 한쪽으로 10분 정도만 걸어가도 여기가 내가 아는 아키하바라가 맞나 싶을 정도로 일본 특유의 고요하고 평범한 주거밀집 공간이나 오피스 타운이 나타난다. 이곳에서 한 5분 정도 멍하니 있다가 문득 멀리서 작게 들려오는 아키하바라 역 근처에서 나오는 총천연색의 음악들을 듣고 있다보면 마치 별세계라는 인상을 받을 수도 있다. 이 영상의 7분부터 17분, 그리고 17분부터 27분 두 구간을 비교하면서 보면 이해가 더 쉬울 것이다.

철도교통과 달리 도로교통에 있어서는 다소 미묘한데, 주오도리는 쭉 따라만 가도 우에노와 긴자, 신바시와 요코하마까지 갈 수 있는 주요도로기는 해서 보행자 천국이 열리면 주변 도로에는 지옥이 열린다. 바로 옆으로는 수도고속도로 우에노선이 지나가긴 하는데 정작 진입로가 없어서 혼쵸까지 내려가야 한다. 버스는 도영 버스 秋26(카사이역 방면)과 茶51(코마고메역 방면)이 아키하바라역에서 회차한다. S-1 계통도 아키하바라 초입의 스다초 정거장에 정차하며, 히타치 자동차교통에서 AKIBA SHUTTLE이라는 이름의 직행버스를 운행하고 있다. 아키바 01계통은 도쿄 스카이트리 앞으로, 03계통은 아사쿠사 카미나리몬으로 직행하며, 02계통은 아키하바라역 → 스카이트리 → 카미나리몬 → 아키하바라역 순으로 운행한다. 그 외에도 여러 고속버스와 야간버스가 정차한다. 공항버스는 하네다 행만 정차한다. 나리타에서 버스로 오려면 도쿄역 앞 정거장을 경유해야 한다.

이처럼 워낙 직장인들이 자주 다니며 역 자체가 통행량이 어마어마하다 보니 주변에 숙박시설이 굉장히 잘 되어있다. 우리나라에선 찾아볼 수 없는 캡슐호텔들부터 상당한 가격의 호텔들 까지 그 종류가 다양하다. 캡슐호텔의 경우 일본에선 주로 싸구려에 저질 취급 받지만, 아키하바라는 그래도 캡슐호텔들의 전반적인 퀄리티가 상당히 높은 편이다. 영어도 잘 통하는 데다가 숙박비가 민박 다음으로 저렴하기에 현지인보단 외국인이 많이 보인다. 단 남자라면 몰라도 여자는 사용할때 몇 가지 주의할 점들이 있다.

4. 행정구역

파일:Akibamap3.png

후술할 행정구역상의 아키하바라를 제외하면, 오타쿠들이 아키하바라라고 부르는 지역은 어디까지나 속칭이기 때문에 사람마다 범위를 다르게 잡곤 한다. 통념적인 범위로는 치요다구의 칸다강 이북 지역에 해당하며, 좁은 의미의 아키하바라는 아키하바라역 인근과 만세이바시와 스에히로초역 사이의 주오도리 주변으로 한정할 수 있지만, 조금 더 범위를 넓게 잡고 메이드 카페나 특유의 각종 취미 전문점이 구석구석 숨어있는 쇼헤이바시도리 주변이나 근 몇년간 존재감을 키워가고 있는 아키하바라역 동쪽 지역과 쇼와도리 주변, 다이토구 일부나 칸다가와 남쪽 일부까지도 포함할 수 있다. 정정(町丁)으로 치면 치요다구 소토칸다, 칸다사쿠마초, 칸다사쿠마가시, 칸다히라카와초, 칸다하나오카초, 칸다아이오이초, 칸다네리베이초, 칸다마츠나가초, 칸다이즈미초, 다이토구 다이토1가와 2가, 아키하바라, 우에노 3가, 5가 남부가 해당한다.

행정구역으로서의 아키하바라는 아키하바라역에서 북쪽으로, 스에히로초역의 동쪽에 자리한 2만㎡ 남짓한 작은 정정(町丁)이다. 이 쪽은 아키하바라 하면 으레 떠올리는 취미용품점이나 오타쿠 대상 가게는 커녕 심지어 아키하바라에 대한 고전적인 인식인 가전상가조차 거의 없고, 전부 사무실 등으로 가득 차 있어 오피스 타운으로의 아키하바라의 성격이 강하다. 그나마 뒷골목의 작은 오타쿠 대상 클럽 정도다. 2016년부터는 비즈니스 호텔 체인인 케이큐 EX 인의 아키하바라점이 여기에 문을 열기 때문에 그나마 외국인 오타쿠라도 볼 수 있다. 이 곳은 원래 지명이 아키하바라였던 것도 아니고 1964년에 시타야마츠나가초, 시타야네리베이초를 편입해서 생긴 지명이다. 다만 아키하바라가 소속되었던 칸다구(현 치요다구 북쪽)에서 편입된 지역이고 치요다구 측에도 분할되기 전 같은 정정(町丁)이었던 칸다마츠나가초, 칸다네리베이초가 각각 존재하기 때문에 아예 역사적으로 관련없는 지역은 아니다.

5. 역사

5.1. 지명의 유래

원래 에도 시대 아키하바라 일대는 하급 무사들이 사는 마을이었다고 전해진다. 1869년 말 이 일대에서 큰 불이 있었는데, 불이 진정된 후 생긴 공터(현재의 칸다하나오카초)에 메이지 덴노의 칙령에 따라 에도 성 안에서 모시고 있던 진화삼신(鎮火三神, 불의 신 카구츠치, 나무의 신 미즈하노메, 흙의 신 하니야스)을 권청[7]하여 화재 방지를 기원하는 친카진쟈(鎮火神社, 진화신사)를 1870년 창건하였다.

지역 주민들은 친카진샤가 막연히 방재를 기원하는 신사라고만 알고 여기서 모시는 신을 에도에서 잘 알려진 소방의 신 아키하곤겐(秋葉権現)[8]이라 착각해, 그 이름을 따라 주민들이 '아키하샤', '아키하 님' 등으로 불렀는데, 거기서 따 이 자리를 아키바노하라(秋葉の原, 적어도 1887년의 지도에서는 이미 발견되었던 지명이다)나 아키밧파라(秋葉っ原)라 불렀던 것이 유래라 알려져 있다. 이후 1888년 도호쿠 본선우에노역에서 이곳까지 연장공사를 하게 되었고, 친카샤는 철도에 떠밀려 지금의 마츠가야 3가로 천궁했다. 이후 1930년 이름을 정식으로 아키바진자(秋葉神社)로 바꾸었다.

친카진샤를 내보낸 공터에 들어선 이 철도역의 이름이 문제였는데, 1890년 화물 전용역으로 처음 개업한 이 철도역의 이름은 분명 처음에는 아키하노하라역(秋葉原駅, あきはのはらえき, Akihanohara Station)이었다. 그런데 1907년에 아키하바라역이 되어버린 것[9]. 사실 유래는 정확히 알려져 있지 않고, 안 그래도 당초 유래부터가 행정구역명 등의 형태로 명확하게 정해진 것이 아니라 지역 주민들이 부르는 속칭이었던데다가, 1925년 여객 업무를 개시할 때 秋葉原라는 한자를 읽는 법을 제대로 몰랐던 관청 공무원이 요미가나를 잘못 써넣는 바람에 "아키하바라역"이 되었다는 설이 가장 유력하고 널리 알려져 있으며, 이 철도역의 이름이 퍼지면서 아예 굳어져 버렸다는 건 확실하다.

일본어에는 연탁(連濁)이라는 현상이 있는데, 간단히 말하면 복합어의 요소 중 뒤쪽 부분의 첫자리가 か, さ, た, は행일 경우 이들의 발음이 탁음으로 변화하는 현상이다. 원칙대로라면 아키하바라는 秋葉+原이므로 중간의 하(は, 葉)가 바(ば)로 연탁되고, 뒤쪽 하라(原)는 연탁되지 않는 것이 맞다.(유사한 사례로 尾白鷲((お(尾)+ろ(白))+わし(鷲)=おろわし, 흰꼬리수리)가 있다.) 다만 연탁 현상은 예외도 굉장히 많고 지역에 따라 연탁이 있고 없는 경우도 많은데다(특히 동일본 지역에서는 연탁이 훨씬 많았다. 아키하바라의 유래가 에도 사람들의 속칭이었음을 고려하면 무시할 수 없다.), 고유명사라는 부분까지 감안하면 이게 옳다고 두기 어려운 게 많다. 시즈오카 아키하 산(秋葉山)과 아키하곤겐은 연탁이 없지만 아키하곤겐을 모시는 일본 각지의 아키바진자(秋葉神社)는 연탁이 있는 경우도 많으며, 그 총본산인 시즈오카의 아키하산혼구 아키하진자(秋葉山本宮秋葉神社)는 연탁이 없고, 그 뿌리가 되는 니가타의 아키바산자쿠 보다이곤겐(秋葉三尺坊大権現)은 다시 연탁이 있는 등, 한자어(연탁이 일어나지 않음)와 고유명사의 크로스파이어로 아키하바라의 이름은 그 자체로 민속학적, 향토학적 떡밥이 된다.

5.2. 청과시장 시대

파일:co1398.jpg
칸다 청과시장. 1930년대에 촬영된 것으로 추정
오늘날 흔히 생각하는 아키하바라의 모습과 달리, 철도역 개업 후 이 지역은 목재와 농산물 유통의 중심지로서 기능했다. 당시 아키하바라역은 화물 전용역이었고 여객취급을 시작한 건 한참 후(1935년)였기 때문에 이 지역의 상업은 자연스레 도매의 비중이 커지게 됐다. 도호쿠 지역에서 생산된 농산물과 목재가 도호쿠 본선을 타고 오늘날의 도호쿠 본선 아키하바라역 동쪽에 자리잡은 화물 하역장에서 하역되어, 오늘날의 요도바시 카메라 아키바점 자리에 있던 선착장과 아키하바라 공원 - 사쿠마바시 유아공원 자리에 나 있던 수운로를 통해 도쿄 각지로 운송되었기 때문이다. 특히 인근 칸다타초에 오랫동안 자리하고 있던 칸다 청과물시장이 관동대지진으로 큰 피해를 입고 붕괴된 이후 1928년에 아키하바라로 이전한 후 크게 발전해, 쇼와 초기에는 동양 최대의 시장이라고 칭해지기까지 했다. 이런 이유로 전자상가 시대 이전의 아키하바라에는 운송회사와 운송업자, 청과물 도매상과 그들을 상대로 영업하는 음식점 등이 모였다. 일본의 거대 물류업체인 일본통운(日本通運)의 본사가 2003년까지 아키하바라에 자리[10]했고 일본농업신문의 본사는 여전히 아키하바라에 남아있는 것도 그런 맥락에서 생각할 수 있다.

아키하바라가 농산물 유통의 중심지로서 기능할 수 있었던 원동력인 아키하바라역이 화물 취급을 1975년 중단한 뒤에도, 칸다 청과물시장은 제법 오랫동안 살아남았다. 아키하바라가 가전상가로서 명성을 날리던 시대에도 이 시장은 아키하바라 한 쪽에 자리잡고 있었지만, 결국 1989년 오타구에 자리한 오타시장으로 통합, 시장 건물은 철거되었다. 청과물시장 부지는 주차장이 되었다가 재개발되어 아키하바라 크로스필드가 들어섰다. 아키하바라 UDX 앞에는 이 자리에 농산물 시장이 있었음을 알리는 기념비가 자리한다. 아키하바라역의 하부 고가 기둥 일부에도 '야채 동쪽 출입구 매장'이라는 글씨가 쓰여있어, 농산물 시장이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청과 시장 자체는 해체되었지만 당시 영업하던 가게들 중에는 아직까지도 남아 있는 곳이 있는데, 주오도리 동쪽의 '아키바의 노포 칸다 식당'(1958년 창업)과 Steins;Gate에 나온 걸로도 유명한 주오도리 서쪽의 '규동전문 삼보'(청과시장 시대부터 있었다고 알려져 있으나 정확한 연도는 알려져있지 않다.)가 대표적이다.

5.3. 전자상가 시대

1986년 당시의 아키하바라 일대를 촬영한 영상
1995년의 아키하바라. Windows 95의 출시와 함께 컴퓨터가 보급되며 컴퓨터 전문 지역으로 바뀌기 시작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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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진작가가 1983년에 오차노미즈역 근처에서 찍은 아키하바라의 풍경이다. 빌딩 위에 솟아있는 샤프전자, 데논 등 가전기업들의 간판이 전자상가였던 아키하바라의 1980년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20세기 초중반 라디오 상회들이 하나둘씩 설립되고 이후 전자 상점들이 들어서긴 했지만, 본격적으로 전자상가로 이름을 떨치게 된 건 제2차 세계 대전 패전 이후이다. 이는 아래에 자세히 설명되어 있듯이, 아키하바라가 전자상가로 성장한 주된 이유는 2차대전이 끝나고 한창 어수선하던 일본에서 몰래 빼돌린 전자제품들을 팔려던 상인들이 모여 형성된 일종의 암시장이 아키하바라에 형성되었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들은 소부선 고가 선로 아래에 주로 모여 거래를 하곤 했다. 다만 이때까지는 역시 청과물을 중점으로 취급하던 칸다시장의 한구석에서 전자부품을 취급하는 정도였다.

아키하바라가 전자상가로 명성을 떨치기 시작한 데에는 라디오, 그리고 도쿄전기대학이 큰 영향을 미쳤다. 아키하바라 인근(구 칸다 캠퍼스, 현 KANDA SQUARE 및 칸다 경찰서 청사 부지)에 있던 도쿄전기대학에 재학하던 대학생들이 이 곳의 상점에서 진공관 라디오 조립 아르바이트를 많이 했는데, 이것이 인기를 끌었던 것. 그 영향으로 아키하바라 일대의 많은 노점상들이 진공관을 위시한 전자부품을 취급하기 시작했다. 또한 도쿄전기대학의 학생들의 왕래가 잦아지자 이들을 상대로 한 부품 장사 또한 많아지기 시작한 것도 한 몫 했다. 도쿄전기대학은 2012년 키타센주역 앞으로 이전했는데, 지금도 여전히 히비야선과 츠쿠바 익스프레스를 통해 아키하바라를 오가기 쉬운 위치다. 학생들도 여전히 부품이나 공구 등을 구하러 아키하바라를 자주 오간다고. 다만 그 부작용으로 도쿄전기대학은 오타쿠 대학 이미지가 꽤 강하다고 하다.

칸다 시장의 전자제품 노점상들은 1949년 GHQ의 노점철폐령에 의해 노점 생활을 접고 조합 단위로 상가 건물을 세워 이주했는데, 이 상가들이 아키하바라 전자상가의 기반을 이루게 된다. 아키하바라의 상가 중 '전파(電波)'나 '라디오' 등의 키워드가 들어가는 상가가 많은 것은 이런 이유로 이 때 라디오를 취급하던 점포들이 주축이 되어 만든 상가이기 때문이다. 이 시기부터 취급하기 시작한 전자 부품의 취급에 있어서는 많이 죽었다고는 하지만 아직까지도 세계 유수의 수준이다.

1950년대와 1960년대에 걸친 일본의 고속 성장기와 더불어 일반 국민들의 생활 수준 또한 빠르게 진보했고 그에 따라 삼종신기로 대표되는 가전 제품의 수요 급증 속에서 아키하바라는 가전제품의 도소매상가로 유명세를 떨쳤다. 한국의 용산전자상가와도 같았던 전자상가의 대명사적인 이미지는 이때 굳어졌다. 이런 이미지는 오래 가서 1990년대까지만 해도 아키하바라 하면 일제 전자제품을 파는 전자상가가 떠올랐다. 위로 올라가면 코끼리 밥통부터 시작해서 소니라디오(특히 단파 라디오, 포켓탑 라디오), 워크맨 등으로 내려오는 일반적인 가전상가의 이미지였다.

아키하바라가 전자상가로 유명세를 떨쳤지만, 아마추어 무선의 경우 사정이 약간 다르다. 아키하바라에는 아직 취급하는 곳이 있긴 하지만, 예나 지금이나 일본에서 아마추어 무선의 성지 하면 일본 아마추어 무선 연맹 본부가 자리하고 그 영향으로 전문점이 많이 모여있는 스가모 일대를 꼽는다. 아마추어 무선의 전성기에도 아키하바라의 아마추어 무선 전문점은 스가모에 본점을 둔 상점의 지점인 경우가 많았다.

가전상가로서의 아키하바라의 몰락은 1980년대 중반부터 이미 진행되고 있었다고 볼 수 있다. 요도바시 카메라, 빅 카메라 등 전자제품 양판점이 대두되고 교외 쇼핑센터의 출현과 자동차의 보급으로 인해 굳이 전철을 타고 아키하바라까지 가지 않아도 교외의 쇼핑센터로 자동차를 타고 가 원하는 가전제품을 사 오는 거면 충분했기 때문. 자동차가 없더라도 물류 시스템의 발달로 냉장고나 세탁기 등을 구매해도 배송 비용 등에 있어서 아키하바라에서 구매하는 것과 그 외 지역에서 구매하는 것에 큰 차이가 없어진 것도 있다.

이 공백을 매운 것이 컴퓨터였다. 1976년 NEC가 마이크로 컴퓨터 제작 키트인 TK-80의 선전과 판매를 목적으로 아키하바라 라디오 회관 7층에 Bit-INN이라는 아키하바라 최초의 컴퓨터 전문점[11]이 문을 연다. Bit-INN은 크게 히트를 쳐 주말이면 수천명의 젊은이가 도시락을 싸들고 모여들 정도였다 한다.

이것을 시작으로 다른 메이커도 라디오 회관에 쇼룸을 하나 둘씩 문을 열기 시작, 그 영향으로 아키하바라에 컴퓨터 전문점이 하나 둘 들어서기 시작했다. Bit-INN의 존재감은 엄청나서, 일본제 마이크로 컴퓨터의 시작은 TK-80이며 라디오 회관 7층은 일본 마이크로 컴퓨터의 발상지라 일컫기도 했을 정도다. NEC는 80년대, 90년대까지도 PC-8801PC-9801 등을 통해 일본 PC업계의 트렌드를 주도했기 때문에 그 첨단에 서 있던 Bit-INN의 의미는 각별했다.

1980년대에 들어 아키하바라의 OA 기자재 전문점에서 컴퓨터를 취급하는 일이 많아졌다. 전국시대와도 같았던 당시 일본 PC 시장에서 난립하던 온갖 아키텍처, PC-8801 같은 메이저한 것부터 매킨토시 128K 같은 외산, X68000 같은 매니악한 물건까지 아키하바라에 모여들었다. 이러한 경향은 1990년대에 IBM PC 호환기종이 일본에서 뒤늦게 대두되자 자작 PC 전문점이 모여드는 것으로 이어졌다.[12] Windows 95가 그야말로 IT 대혁명을 일으키며 엄청난 수요를 모아내던 1990년대 중반에 이르자 아키하바라는 컴퓨터 상가의 대명사가 되기에 이르렀다. 제멋대로 카이조 초반을 보면 아키하바라에 서식하는 건 단순 오타쿠가 아니라 컴덕후들로, 진공관을 달라거나, LED단자를 찾거나 하는 컴덕후 좀비의 서식지로 묘사되었다.

지금은 아키하바라의 컴퓨터 매장은 애니메이션 부분과 요도바시 아키바라는 강력한 경쟁자에게 많이 밀렸고, 주오도리 곁에도 컴퓨터 전문점보다 오타쿠 대상의 전문점이 더 많다. 컴퓨터의 거리로서의 아키하바라를 상징하던 Bit-INN은 2001년 8월 31일 폐점했고, 그 자리는 바로 아래층을 쓰고 있던 보크스의 쇼룸이 확장하여 들어왔다. 당시 PC 워치가 이를 다룬 기사에서 보듯, 이는 아키하바라의 모습이 컴퓨터의 거리에서 오타쿠의 거리로 바뀌고 있음을 알리는 상징적인 사건이기도 했다.

그래도 2000년대 초반까지는 아직 전자상가라는 인식이 제법 남아있었다. 현시연 2권에서 현시연 멤버들이 동인지를 사러 아키하바라에 왔다고 하자 사키가 "그런 것도 팔아? 전자상가잖아?"라고 하는 장면이 나온다. 지금도 일본 최대 전자제품 상가중 하나인 요도바시 아키바가 이곳에 있으며, IT 관련 상품도 취급하는 크로스파이어도 역 바로 옆에 있다. 소규모 전자상가들은 옛날에 비하면 거의 죽었다고 볼 수도 있지만, 뒷골목을 뒤져보면 여전히 컴퓨터 전문점 등이 산더미처럼 남아있기 때문에 이들에 의해 전자상가의 명맥이 이어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5.4. 오타쿠 성지

WORLD ORDER의 HAVE A NICE DAY 뮤직비디오.
2014년 3월에 촬영된 것으로, 당대 아키하바라의 풍경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아키하바라가 오타쿠성지로 굳어진 것은 21세기 들어서, 일러도 1998년경으로 추정된다.

아키하바라가 오타쿠의 성지로 굳어진 이유에 대해서는 몇 가지 요인이 있다. 이 중 하나만이 옳다고 보기는 어렵고, 여러가지 이유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봐야 할 것이다.

우선 1980년대 중반부터 이어진 전자제품점의 부진, 그리고 게임 취급 확대이다. 양판점의 부상으로 인해 아키하바라의 전자제품점들은 가전 제품 판매의 부진을 매꾸고자 전자제품의 연장선상으로 게임기와 게임 소프트를 다루기 시작했고, 이게 게임 오타쿠들의 호응을 얻었다. 이로 인해 아키하바라에 게임 전문점이 하나 둘 늘어갔고 이곳을 드나드는 게임 오타쿠들도 늘어난 것이다. 특히 이 부분에 있어서 당시 컴퓨터 붐에 힘입어 아키하바라에서 맹렬하게 점포를 늘려가던, 당시에는 게임을 포함한 컴퓨터 소프트웨어 전문점이었던 소프맙의 힘이 컸다.

두 번째로 마찬가지로 1980년대 중반부터 1990년대 초에 시작된 전자제품점의 다각화로 인한 A/V매체 취급 확대다. 이는 부진과도 연관이 있는데, 전자제품 한 우물만 파서는 한계가 있다고 느낀 전자제품점들이 그 이외 관련있는 여러 분야로 사업을 다각화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 중에 하나가 영상매체이다. 일본은 일찌기 높은 소득 수준을 달성함으로서 그만큼 고가의 문화 소비도 수요가 높았고, 덕분에 고급 A/V와 레이저디스크 같은 고사양 매체에 대한 수요 또한 상당했다. 아키하바라의 전자제품점들은 여기에 주목해 이러한 매체들의 취급을 시작했고 나름의 위치를 점하게 된다. 물론 이 중에서는 애니메이션도 많았고, 특히 이전부터 음반 등의 분야에서 강세를 보였던, 아키하바라의 터줏대감 이시마루 전기(이후 에디온에 흡수)의 경우 영상매체 부문에서도 두각을 드러냈기 때문에 애니메이션 오타쿠들이 아키하바라에 모이게 된다.

세 번째로 2000년대 들어 시작된 PC 시장의 부진과 타겟층의 전환이다. 가전 부문에서의 부진을 매꾸기 위해 컴퓨터를 다루기 시작했고 이들이 90년대까지의 아키하바라 컴퓨터 붐을 이끌었다는 것도 상술했는데, 2000년대 들어 컴퓨터 붐이 점점 사그라들고, 일본 컴퓨터 시장이 조립보다 완제품 위주로 전환되게 되자 조립 PC 위주였던 아키하바라 컴퓨터 전문점들도 점점 가라앉게 된다. 더구나 일본 PC 게임 시장은 MSX의 종말 후 대형 게임 메이커가 진출하지 않거나(닌텐도, 남코 등) 곁다리 수준(스퀘어, 세가 등. 이나마도 해외 지사나 자회사가 주축이 되었다.)으로, 혹은 해외 게임 유통 정도로만 대응하는 수준(일본 게임회사 중 PC 게임을 주 종목으로 삼는 회사 중 가장 메이저한 것이 니혼 팔콤이었으니 말 다 했다.)이었기 때문에 점점 축소되게 되었으며, 이는 안 그래도 비교적 작았던 일본 국내의 개인용 컴퓨터 시장을 축소시키는 데 일조했다. 그 속에서 꾸준히 남은 것이 다름 아닌 에로게 시장이었으며, 결국 아키하바라에 PC 게임을 구매하러 모이는 소비자는 주로 에로게 오타쿠들이 되었다.

네 번째로 1990년대 중반 꿈틀거리기 시작한 취미 전문점들의 확대이다. 상술한 이유로 아키하바라에 알게 모르게 오타쿠들이 모이기 시작하자, 이들을 겨냥해 각종 오타쿠 상품, 특히 당시에는 수요는 있어도 다소 위험성 있는 상품으로 취급되던 동인지를 전문으로 하는 서점인 토라노아나가 1994년 아키하바라에 창업한다(이후 1996년 법인화). 이를 시작으로 이케부쿠로에서 창업해 본거지로 삼던 애니메이트도 1997년 아키하바라점을 개업하고, 1998년에는 아키하바라의 얼굴인 라디오회관에 오타쿠 대상 점포인 이케부쿠로의 K-BOOKS, 교토의 보크스, 오사카의 카이요도 등이 몰려들게 된다. 이렇게 아키하바라에 오타쿠들이 모이기 시작하자 이들을 겨냥하여 각종 오타쿠 점포가 일본 각지에서 모여들게 된 것이 아키하바라의 오타쿠 거리화의 시초로 꼽힌다.

1995~1996년에 걸쳐 신세기 에반게리온이 대성공을 거둔다. 안노 히데아키의 폭로를 인용하자면 이 대성공한 애니메이션인 에반게리온을 활용한 각종 상품화 기획이 상품화 창구인 가이낙스에 쏟아져 들어왔다고 하고 가이낙스는 이걸 들어오는대로 모두 GO 사인을 내 줬던 모양인데, 그런만큼 각종 공식 상품이 시장에 넘실거리는 상황이 된다. 아키하바라 주오도리는 이 모든 공식 상품들을 한 곳에서 구매할 수 있는 곳으로, 다시 말해 에반게리온 VHS와 LD와 DVD를 파는 이시마루 전기와 에반게리온 게임을 파는 소프맙과 아야나미 레이 피규어를 파는 카이요도와 부채 등 각종 에반게리온 굿즈를 파는 애니메이트와 에반게리온 동인지를 파는 토라노아나가 반경 200m 안에 모여있는 곳으로 오타쿠들에게 주목받게 된다. 이렇게 모인 오타쿠들을 타깃으로 다시 오타쿠 점포가 늘어나게 된 것은 말할 것도 없다.

이후 1998년에 아키하바라 전뇌조라는 간접 홍보 애니메이션이, 1999년에 사실상의 직접 홍보 애니메이션인 디지캐럿이 등장하며 아키하바라의 성지화는 가속되었다. 실제로 디지캐럿의 첫 TVA인 원더풀 판에서는 데지코 일행이 아키하바라(대놓고 실명을 썼다.)에 도착하는 것으로 시작하고 동시기 게이머즈의 TV CM에도 데지코가 등장하여 홍보했다. 이러한 아키하바라를 배경으로 한 애니메이션이 연이어 방영되며 아키하바라의 오타쿠 거리화에 대한 인식에 일조한다. 2000년 최초의 코스프레 카페가 아키하바라에 개업, 2001년에는 아키하바라 최초의 메이드 카페로 리뉴얼하였다. 앞서 언급했듯, 2001년은 Bit-INN이 문을 닫고 그 자리에 보크스의 쇼룸이 확장해 들어온 해이기도 했다. 막 확장개업한 보크스 아키하바라 쇼룸을 다룬 기획. 글의 말미에서 필자는 아키하바라의 모습이 변하고 있음을 정확히 짚고 있다.

치요다구와 도쿄도, 일본 정부 등 관청 측에서는 아키하바라를 IT 산업의 요람으로 육성하려 하고 있다. 의외로 오래된 계획으로, 1992년 처음 수립된 아키하바라역일대 토지구획정리사업 계획에서 이러한 의도가 내비쳐졌다. 아키하바라 UDX 등의 아키하바라 크로스필드나 토림 아키바, 요도바시 아키바 등의 신축 또한 이 계획의 일환.[13] 츠쿠바 익스프레스가 우에노 같은 전통적인 철도 터미널 대신 아키하바라를 종착역으로 정한 것 또한 (도쿄역 진입이 어려워서 그렇다고도 하지만) 대학교와 연구 시설이 몰려있는 학원도시인 츠쿠바와 아키하바라를 연결시켜 산학연계를 용이하게 하려는 것 또한 목적 중 하나가 아닌가 생각해 볼 수 있다. [14]

이러한 재개발의 바람은 아키하바라를 세련된 모습으로 바꿔나가고 있지만, 젠트리피케이션이 발생해 오랫동안 서브컬쳐의 거리로서의 아키하바라를 이루던 중요한 구성요소 중 하나인 소규모 상점이 하나 둘 아키하바라에서 사라지고 있다는 점 때문에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아키하바라의 인지도 상승은 서브컬쳐의 거리라는 점에서 기인한 것이 크기 때문에 이런 부분에 대한 고민도 필요한 점.

한국인의 경우, 일본 대중문화 개방 이후 2000년대부터 오타쿠 세대가 생기면서 자연스레 여행 온 한국인의 절반 정도가 아키하바라로 여행을 오면서 한국의 1980~90년대 이후 세대에게 가장 유명한 지역이라고 봐도 된다.

5.5. 오타쿠 없는 오타쿠 성지, 관광지로의 변질


이미 최소 2010년대부터는 오타쿠 성지로서의 아키하바라가 변질되었다고 생각하는 일본의 오타쿠들이 많았다. 그 이유와 시점에 대해서 주로 나이와 세대에 따라 의견의 차이가 있었을 뿐이다. 이르게는 2000년대 초(구체적으론 아키하바라역 앞에 있었던 농구장이 폐장된 2001년) 이미 젠트리피케이션의 조짐이 보이며 코어한 오타쿠 문화의 본질을 잃었다는, 좋았던 옛날 편향에 가까운 극단적인 의견도 존재했으며, 아키하바라 무차별 살상사건이 일어난 2008년에 사회적 인식 악화와 더불어 무리한 양지화로 인해 변질되었다는 사람도 있으며, 늦게는 2010년대 중반까지는 그래도 모에 문화의 최전선으로서 제 역할을 했다가 2015년 5월, 아키하바라의 오타쿠 문화를 상징하는 디지캐럿 간판이 철거되었을 무렵부터 몰락이 시작되었다는 의견도 있었다.

2010년대 초반부터도 '아키하바라에 가봤자 별로 살 게 없고, 있는 것도 인터넷에서 더 싸게 살 수 있다'는 말이 공공연하게 돌 정도였다. 이는 인터넷 거래의 발달로 인해 필연적으로 겪을 수 밖에 없었던 현상이긴 한데, 안 그래도 인터넷과 친한 오타쿠들이 인터넷 정보들을 통해 가격을 훤히 알게 된 이후로 직접 가서 사는 메리트가 크게 떨어진 것에 더해서, 제작사 측에서도 적극적으로 직접 통신 판매를 개시하고, 특히 메루카리 등의 등장으로 중고 거래마저 훨씬 손쉽게, 더욱 저렴한 가격으로 가능하게 되자 아키하바라의 가게들은 이미 한 차례 크게 타격을 입었다. 업자 입장에서는 마진을 위해 당연한 것이지만, 중고 매장은 고객으로부터 매입할 때는 가격을 깎고 팔 때는 비싸게 판다. 공급자 → 중개자 → 수요자 구조를 거치며 가격이 오르는 것인데 메루카리를 통해 중개자 없이(혹은 훨씬 낮은 중계비용을 요구하는) 중고거래가 가능해지자 그 타격이 아키하바라의 중고매장을 덮친 것이다.[15]

즉, 이미 이때부터 일본 현지 오타쿠들에게 아키하바라에 간다는 것은 무언가를 반드시 사기 위해서라기보다는, 오타쿠 문화 성지인 아키하바라의 분위기 자체를 즐기거나, 행사가 있어서 가거나, 혹은 근처 애니메이트, 게이머즈, 소프맙 등의 대형 점포를 방문하는 김에 들르는 정도의 의미가 되었고, 이는 당연히 전체적인 매출의 하락을 초래했다. 규모나 질의 차이는 있지만, 각 권역별 큰 도시의 중심가마다 만화 상점, 메이드 카페 등 오타쿠 대상 점포 밀집 지역이 존재하기 때문에 일본 현지인들은 굳이 아키하바라까지 가서 시설을 이용할 필요도 없다. 사실 서점 멜론북스, 중고샵 스루가야, 메이드카페 허니허니 등 '아키하바라'하면 떠오르는 대형 점포들은 본점이 타 지역에 있고 아키하바라에 진출한 경우가 매우 많다. 순수하게 아키하바라에서 시작해서 아키하바라에서 큰 곳은 별로 없고(토라노아나 정도), 그런만큼 아키하바라 밖에 점포를 내는 것도 통신판매를 전개하는 것도 전혀 거리낌이 없는 것이다.

이렇듯 아키하바라를 방문하는 일본인 오타쿠들이 줄자 아키하바라의 매장들은 영업 전략을 전환하기 시작했는데, 바로 성지에 방문하려는 외국인 라이트 오타쿠들을 타겟으로 잡는 것, 다시 말해 관광지화를 꾀하는 것이었다. "AKIBA"등의 홍보 문구를 시작으로 아키하바라를 어떤 의미에서 양지로 끌어올려 적극적으로 해외 관광객들을 유치하였고, 거리에는 영어중국어, 한국어가 범람하게 된다. 그리고 관광객들이 몰려든 결과 점주들이 내국인을 차별하고 외국인을 우대하는 역차별이 발생했다. 이는 침체되는 내수 시장을 관광객 유치로 매우려던 아베 신조 정권의 정책 방향성과 일치하는 부분이기도 했고, 그래서 아키하바라뿐 아니라 교토 등 타지의 유명 관광지에서도 흔하게 볼 수 있는, 관광공해라는 표현으로 비판되는 풍경이 재현되는 모습이었다. 이렇다 보니 2010년대의 아키하바라는 이미 다양한 취미의 성지로서의 본기능을 많이 상실한 채 라이트 오타쿠인 해외 관광객들에 의해 유지되었던 관광지라는 측면이 컸으며, 이런저런 역효과는 감수할 수 있을 정도로 성공적인 한 수가 되어서 아키하바라는 대표적인 도쿄의 관광명소가 되었다.

한편 또다른 뿌리깊은 문제로 아키하바라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중요한 존재들인 메이드 카페의 질적 수준 하락이 있다. 2000년대부터 꾸준히 말이 나왔던, 서비스의 질이 나빠지고 요금은 비싸지는 현상이 지속되며 메이드 카페라는 업종 자체를 몰락시키고 있다는 분석이 있었다. 이 문제 또한 코로나-19를 만나며 심화되었는데, 이른바 컨셉 카페(줄여서 콘카페)[16]라 불리는 업소들이 등장해 바가지를 씌운다는 점이다. 일본 당국이 카부키쵸 등지의 풍속업 점포들을 코로나19 확산의 원인으로 지목하며 때려잡고 이와 함께 안 그래도 유흥가 이미지가 각인되어 사람들이 근처에도 얼씬 않는 상황이 되자, 이런 유흥업소들이 코스프레를 해도 거부감이 없는 아키하바라로 피난해서 들어와 이런 '카페'를 만든 뒤 말만 메이드 카페인 풍속업소가 생겨났다는 이야기도 있다.

이렇게 아키하바라에 유흥업소가 과잉 공급되자 2020년대 이후로 거리마다 호객 행위를 하는 여성들이 대충 한 블록당 최소 7명 이상으로 도를 넘어서며 통행이 불가능할 정도에 이르렀다. 코로나 이전 메이드 카페 홍보를 하는 메이드들은 주오도리에선 의외로 잘 보이지 않았는데, 이유는 오가는 사람이 너무 많아서 거기에 죽치고 서있을 수가 없었거니와 굳이 주오도리까지 나오지 않아도 될 만큼 장사가 잘 되었기 때문이다. 이런 호객 메이드들이 홍보를 하는곳은 메인로드에서 좀 깊게 들어가야 나오는 코토부키야 근처로 한정되어 있었고 기껏해야 골목에 한두명 정도였다(그나마도 메이도리밍이나 지금은 사라진 COS-CHA같은 유명점포로부터 파견하는 정도). 하지만 지금은 이 영상에서 보듯[17] 주오도리를 3분만 걸어도 호객 메이드를 예닐곱명은 볼 수 있을 지경이 되었다. 특히 밤이 깊어질수록 호객꾼들은 더 늘어난다. 몇몇 콘카페 호객꾼의 경우 전단지에 사탕이나 휴지 등을 끼워주기도 한다.[18] 심지어 아키하바라의 오타쿠들은 여자에 대해 내성이 없다며 업소로 반쯤 끌고 들어가는 호객을 한 뒤에 카부키쵸의 스낵바, 캬바쿠라 스타일 바가지 요금을 씌운다는 이야기도 들릴 정도로 치안까지 악화된 상태다. 다만 코로나 이전인 2010년대 말부터 극심해지기 시작하였고, 팬데믹이 진정되면서 정점에 이른것으로 보인다. 2022년 리오프닝 이후로는 아키하바라 내 갸쿠비키(客引き)를 방지하는 자경단 활동과 지자체인 지요다구에서도 호객방지 조례를 제정하는등 이러한 행위에 대한 제재가 크게 강화되었다. 하지만, 아키하바라의 홍등가화는 가속적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밤에는 메이드 카페와 콘카페의 오너, 그리고 성매매의 포주를 하고 있는 한구레들이 불법개조한 차량이 거리를 불법주차하고 돌아다니는 상황이며#, 데이유스 오피스를 빙자한 러브호텔이 들어서면서, 본격적으로 제2의 카부키쵸로 되어가고 있다.

2020년대 현재 아키하바라가 오타쿠 문화계에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바로 각 기업의 이벤트 플로어나 전시전, 콜라보 카페나 지하 아이돌들의 라이브 하우스[19], 애니송 클럽(e.g. 클럽 MOGRA) 등이 이루어지는 오프라인 이벤트 장소로서의 기능 정도일 것이다. 도쿄 한복판에 있는 만큼 너무 크고 비싼데다 대관 스캐줄도 빡빡하고 교통 인프라도 나쁜 빅사이트나 마쿠하리 멧세 등지에 비하면 교통 액세스가 편리하고 인프라도 잘 갖추어져 있기 때문에, 적어도 라이브하우스나 중소규모 이벤트 장소로써는 앞으로도 명맥을 한동안 더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매우 비슷한 경우로는 한국의 홍대거리가 있다. 홍대의 힙했던 인디 문화는 이미 사라졌지만, 아직도 다양한 라이브 하우스(록밴드)들이나 대형 클럽(힙합/EDM)이 모여있는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일본에 다양한 오타쿠 문화의 성지로 살아남은 곳은 나카노 브로드웨이가 있지만, 이쪽은 아키하바라만큼의 관광적 메리트를 기대하기는 힘들 것이다. 나카노 브로드웨이의 경우 초입 입장에서는 분위기가 기괴하거나 어수선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 데다, 과거나 지금이나 하드한 오타쿠들을 대상으로 하는 곳이라 어느 정도 안목이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갈 곳이 못 되는 건 여전하다. 애초에 공간이 한정된 만큼 확장할 여지도 없다.

6. 관광 가이드

파일:상세 내용 아이콘.svg   자세한 내용은 아키하바라/가이드 문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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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기타

아키하바라가 독보적이긴 하지만 도쿄 내에는 보다 특정 분야에 특화된 영역으로 고전 만화 및 애니메이션에 특화된 나카노 브로드웨이나 여성향 특화 점포가 모인 이케부쿠로 오토메 로드가 있다. 또한 오사카부에는 아키하바라에 비해 규모는 밀려도 유사한 성격의 거리인 덴덴타운이, 나고야에는 그 둘에게 규모로는 밀리지만 카오스하기로는 밀리지 않는 오스가 존재한다.

2016년 들어서 유튜브에서 아키하바라의 모습을 라이브로 볼 수 있는 채널이 생성되어 아키하바라 내에서도 오타쿠 문화의 중심으로 통하는 주오도리의 모습을 보여준다. 덧글을 통해 실시간으로 채팅을 할 수 있는 서비스는 덤이다. 평소에 아키하바라 주변에서 알바하는 프리터부터 아키하바라를 갔다왔다가 인상깊어서 검색해서 들어오는 외국인 등 들어와서 채팅하는 사람도 가지각색이다. 가장 유명한 건 아키하바라에 본사를 둔 전자제품 업체인 Cerevo가 운영하는 Cerevo live camera로, 스미토모 부동산 아키하바라 빌딩과 빅카메라 아키하바라점 앞 사거리를 비춘다. 그 외에도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아키하바라 가전제품점인 오노덴이 운영하는 오노덴ch 라이브 스트림은 오노덴 앞 보크스 아키하바라 하비천국과 소부선 고가철교를 한눈에 담는 구도를 비추며, 아키하바라 크로스필드가 운영하는 아키하바라 UDX 비전은 UDX 비전 앞을 비춘다.

고전 프라모델이나 초합금, 용자시리즈, 고전대, 레어 피규어 등 레어 아이템의 성지 라고도 알려져 있으나 최근엔 중국, 대만, 동남아 등지의 업자들이 싹 쓸어가는 바람에 관련 물품이 많이 빠져 지금 이걸 보러 가겠다면 좀 듬성듬성 하다. 이런 고전 레어 아이템들을 구경해보고 싶다면 나카노역에 위치한 만다라케 나카노 본점에 가거나 혹은 대만 시먼역에 위치한 "만년상업대루"(萬年商業大楼) 빌딩 4층에 가보는 것을 추천한다. 대만의 만년상업대루 빌딩은 이상하게도 일본에서는 유명한 곳이나 한국에서는 포스팅을 하나도 볼 수 없다. 일본의 원본제품부터 라이센스 생산판, 중국 해적 짝퉁까지 다양한 제품을 구경할 수 있다. JUNGLE 역시 3층 규모로 입점해 있으므로 체크해 보자. 다만 일개 빌딩의 1개 층인 만큼 규모가 작은 편이라고 한다. 국제전자상가와 비슷한 수준이다.

동명의 회사가 존재했다. 현재는 사라진 타이도 그룹 산하의 아키하바라 역사 내에 있던 아키하바라 백화점을 운영하던 회사였는데, 모기업의 경영 악화로 2002년 JR 동일본에 넘어갔다. 2005년 JR 히가시니혼 산하의 역사 개발과 운영을 담당하는 도쿄권역빌딩주식회사(현 주식회사 atre)에 흡수합병되었다.

일본에서 가장 규모가 크고 인지도가 높은 걸그룹AKB48이 AKB라는 그 이름 답게 이곳을 거점으로 두고 있다.

오타쿠들이 일본 여행기를 보면 아키하바라를 주로 소개하는 경우가 많다. 보통 오타쿠와 관련이 없는 한국인들 대부분은 일본 여행기에서 주로 일본 요리나 번화가, 또는 벳푸 온천 등 일본의 온천이나 닛코시 같은 명승지, 명소 및 야경 위주, 더러는 통신사(通信使) 유적지, 홋카이도아이누 민속관, 오키나와류큐 왕국 왕궁 여행 내용을 소개하는 것이 전부이고, 일본 애니메이션이나 캐릭터에 관한 내용은 거의 드물어보이거나 없는 것에 비해서, 오타쿠들이 소개하는 일본 여행기 대부분은 주로 일본 애니메이션의 성지인 아키하바라[20]나 애니메이션 및 캐릭터 피규어 등을 판매하는 가게, 혹은 특정 애니메이션의 무대가 된 동네 탐방 위주이고 일반인들이 주로 경험담으로 소개하는 온천이나 명소 및 야경의 경우는 거의 드물어보이는 편이다. 일본 라멘이나 우동 같은 음식에 관한 내용은 오타쿠들이 더 잘 아는 경향이 있다.

현재는 꼭 오타쿠가 아니더라도 아키하바라를 가는 경우는 많다. 보통은 일본 애니메이션 캐릭터 이름이나 상세한 애니메이션 내용에 대해서는 별로 언급을 하지 않는 편이며 '아키하바라가 이런 곳이다', '만화 캐릭터들이 많아보인다'는 경험담만 나오는 경우가 많다. 그에 비해 오타쿠들의 일본 여행기 중 아키하바라에 관한 내용이 나오면 이와는 다르게 일본 애니메이션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는 경우가 많다. 사실 여행기는 기본적으로 여행의 목적을 따라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당연한 현상이다. [21]

2024년 1월 3일, 도쿄 지요다구 JR 아키하바라역 야마노테선 열차 내에서 한 여성이 흉기를 휘둘러 승객 4명이 다친 사건이 발생했다. 이 여성은 살인미주 현행범으로 체포중이다. 다친 사람들과 일면식이 없는 사이라고 한다. #
파일:1636820219.jpg
아키하바라에 방문한 마이클 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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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대중매체

매우 많은 일본 만화 및 애니메이션과 게임에서 이곳을 무대로 다루었다. 때문에 여기에서는 아키하바라가 의미 있을 만큼 많이, 깊게 다루어진 작품을 주로 언급한다.

9. 타국의 유사 지역

10. 관련 문서

이곳의 업계 및 모에 전반을 다루는 뉴스사이트로는 아키바블로그(アキバblog)닷컴이 있다. 아키하바라 모 점포 직원이라고 자칭하는 Geek라는 필명의 익명인이 운영하는 개인뉴스 블로그다. 업계에선 유명한 블로그로, 모에땅으로 유명한 POP이 너드땅이라는 마스코트 캐릭터를 제공해줬으며 여러 유명 작가과 단독으로 인터뷰 기사를 따내기도 한다. 동인워크, 하야테처럼!, 내여귀 등에서 중에 나오는 인터넷 화면에 이 사이트(혹은 이와 비슷한 사이트)를 서핑하는 모습이 비쳐지기도 하는 모양. 다만 성인물 관련 기사 비중이 많으므로 나무위키 방침상 링크하기는 좀 위험하므로 직접 검색하자.


[1] 한국과 일본 모두 쓰는 말이며 AKB48 같은 용어들도 여기서 나왔다.[2] 건즈 앤 로지스Paradise City를 패러디한 것이다.[3] 다만 최근에는 서울의 홍대가 아키하바라 비슷하게 변하고 있다[4] 하지만 성과 관련된 행위는 일체 하지 않는다. 자세한 내용은 메이드 카페 문서를 참조하기 바란다.[5] 이쪽은 아예 중국의 쑤닝그룹이 인수했다.[6] 전기상점가 출구 방향 개찰구를 나갈 때 기준으로 오른쪽 방향의 출구이다. 건담 카페와 아키하바라 UDX로 가려면 이 쪽으로 나가면 되고, 왼쪽(남쪽) 방향으로 나가면 라디오회관을 비롯해 우리가 잘 아는 그 아키하바라의 모습이 펼쳐진다.[7] 신토 용어로, 신사에서 모시고 있는 신을 다른 곳으로 모실 때 그 신의 영을 나눈 것을 분령이라 하는데, 이 분령을 옮기는 것이다.[8] 에도는 목조건물로 들어찬 도시였기 때문에 화재가 정말 잦았다. '불 구경과 싸움 구경은 에도의 꽃'이라는 말도 있었을 정도였다. 그래서 본래 토토미 지방에서 불과 소방의 신으로 모시던 아키하곤겐은 에도에서도 많은 신앙을 모으고 있었다.[9] 사이토 료지(齋藤良治, 아키하바라 역장), 「秋葉原驛の驛名稱呼に就て」『鐵道時報』、第1781-1785號、1933年。 연도에서 보듯 아키하바라라는 이름 자체가 이미 100년 가까이 된 떡밥이라는 걸 알 수 있다.[10] 현재는 철거 후 벨살 아키하바라라는 이름의 빌딩으로 재건축되었다. 소프맙 아키하바라 본점 맞은편에 있는 스미토모 부동산 아키하바라 빌딩이라는 간판이 달린 빌딩 부지가 구 일본통운 본사 부지다. 한편 일본통운 본사는 아키하바라 주오도리를 떠난 후 시오도메 시오사이트로 이전했는데, 이 곳이 시오도메 화물역을 재개발한 곳이라는 걸 생각해보면 단순 우연은 아닌 듯 하다. 2019년 일본통운이 새 본사를 아키하바라 인근에 다시 옮기기로 했는데, 역시 아키하바라에 각별한 무언가가 있는 듯.[11] 아키하바라에 본격적으로 컴퓨터 매장이 생겨난 뒤에는 쇼룸 겸 서비스센터으로 전환.[12] 이 시대의 흔적으로, 소토칸다 3가를 남북으로 관통하는 도로에는 DOS/V 거리(DOS/V通り)라는 별명이 붙어있다. IBM PC 호환기종 취급점이 많이 모여있었기 때문이다. 정크 거리(ジャンク通り)라고도 불리는데, 버려진 컴퓨터에서 떼어낸 폐부품을 헐값에 파는 곳 또한 많았기 때문이다(지금도 많다).[13] 다만 재개발 당시에는 요도바시 카메라가 갑작스래 등장해 상당한 규모의 토지를 손에 넣은 상황이었기 때문에 여기에 대한 의혹도 있었던 모양.[14] 여담이지만 아키하바라의 발전과 함께한, 아키하바라 인근에 위치했던 도쿄전기대학이 츠쿠바 익스프레스의 주요역인 키타센쥬역바로 앞으로 이전했다.[15] 메르카리의 경우 중개비용으로 수수료 10%+배송료가 드는데, 중고샵에 판매할 경우 거기까지 가는 교통비와 수고를 쓰고도 잘 쳐줘야 절반 이하의 가격을 받는다. 특히 북오프 계열이 매우 짜기로 악명 높다.[16] 메이드 카페 문서에도 언급된 각종 특이 컨셉을 잡는 업소들이다. 여장남자카페, 이세계(혹은 국적불명 하이판타지풍) 카페, 바니걸 카페, 차이나 드레스 카페 등등등... 심지어 호그와트 학원을 패러디한 카페에 한류/K-POP 카페까지 보일 지경이다.[17] 찍힌 시기가 코로나 대봉쇄 시기였음을 감안해도 이 정도였는데 하술한대로 코로나 엔데믹 선언 이후로는...[18] 이런 측면에서는 한국의 대부업 노상홍보꾼(과거 산와머니가 활개쳤을때 일본계 대부업체의 호객꾼이 휴지 등을 돌렸다는 이야기도 있다), 부동산 호객꾼, 개신교 노방전도사와 비슷한 측면도 있다.[19] 굳이 지하 아이돌이 아니더라도 이곳을 거점으로 성장한 그룹은 상당히 많다. 멀리 갈 것도 없이 일본 최대 규모이자 이름부터 이곳을 가리키고 있는 아이돌 그룹 AKB48이 있다. 이들 역시 지금도 꾸준히 이곳의 전용 극장에서 라이브를 이어나가고 있다. 다만 평일에는 잘 안하기에, 이런 곳의 본진인 신주쿠를 가는 것도 좋다.[20] 다만 아키하바라 같은 경우에는 일반인과 자주 겹치기도 한다.[21] 예를 들어 축구 팬의 스페인 여행기라면 대중적인 여행지인 알함브라 궁전이나 산티아고 순례길 얘기보다는 캄 노우가 어떻네, 메시가 어떻네하는 내용이 주를 이루고 빨강머리 앤 애호가는 캐나다 여행에 있어 나이아가라도 나이아가라지만 특히 프린스 에드워드 아일랜드에 대부분 집중한다. 반대로 한류 팬의 한국 여행기라면 경복궁, 남산, 숭례문 같은 대중적인 관광지보다는 한류스타거리나 한국 드라마 촬영지와 같은 한류 관련 내용이 주를 이룰 것이다.[22] 특히 핵심적인 빌딩이 시노센터라는 빌딩이다. 아키하바라에서 익숙한 스타일의 점포들과 게임샵이 많이 보일것이다.이외엔 리치몬드 쇼핑센터, CTMA, 인스포인트 등이 있다.[23] 이쪽은 아키하바라보다는 용산전자상가와 남대문 시장을 합쳐놓은 느낌에 가깝다.[24] 역에서 6번 출구로 나가면 쇼핑몰이 보인다. 건물 4층에 피규어, 모형점들이 있고 5층에 게임센터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