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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10-06 14:39:22

나카노 브로드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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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2. 상세3. 역사4. 교통편5. 대중매체6. 외부 링크

1. 개요

나카노 브로드웨이(中野ブロードウェイ)는 일본 도쿄도 나카노구에 위치한 주상복합 건물이다. 아키하바라, 이케부쿠로 오토메 로드와 함께 도쿄 서브컬쳐 3대 성지로 꼽힌다. 단일 건물이니만큼 둘에 비하면 규모는 작은 편이다. 이곳에선 나머지 장소에서는 쉽게 찾을 수 없는 80-90년대 오타쿠 물건[1]이 아키하바라와 이케부쿠로보다 더 높은 비중으로 위치해있으며. 특유의 미궁과도 같은 구조와 어두운 실내가 합쳐져 미궁과도 같은 분위기가 있다. 농담삼아서 아키하바라보다 이곳을 더 선호하는 시점에서, 오타쿠 초보 레벨은 졸업한 거라는 말할 정도다. 그만큼 옛날 오타쿠 물건이 많이 배치되어 있다.[2]

2. 상세

지상 10층, 지하 3층으로 주상복합 건물 치고는 층수가 낮은 편이지만 건물이 완공된 시기인 1966년에는 이 정도 층수면 높은 축에 들었다. 건물은 전체적으로 남북으로 길쭉한 형태인데, 길이가 140미터에 달한다. 비슷한 시기에 준공된 세운상가와 유사한 의도를 가지고 설계된 형태이고, 그 결과물도 비슷했다. 그리고 후술하겠지만, 계획이 어그러진 것도 똑같다.

지하 1층 ~ 지상 4층은 상가이고, 5층 이상으로는 주거영역이다. 주거영역은 상당한 고급 아파트였는데, 그때에 벌써 옥상정원, 야외 수영장, 골프 연습장 등이 있었고 엘리베이터도 다수 가동중이다. 당대 유명인들 중 많은 수가 입주했는데, 작가, 영화감독, 배우 등을 고루 거치며 당대의 멀티 엔터테이너로 이름을 날린 뒤 도쿄 도지사와 참의원까지 지낸 아오시마 유키오나, 70년대를 지배한 명가수 사와다 켄지, 더 타이거스와 PYG 등의 유명 밴드를 거쳐 배우로 이름을 날린 키시베 잇토쿠 등이 이곳에 입주한 유명인이다. 완공 후 50년이나 되었지만 지금도 입주 수요가 많다. 나카노역이라는 교통 요지에서 걸어서 5분이면 도착한다는 입지 덕분.

상가는 당초에는 1층과 3층은 패션, 지하는 식품 전문점, 2층은 음식점이 주로 입주하는 식의 구분이 있었지만, 다른 상가와는 달리 소유주가 건물 전체를 소유하고 부지를 임차해주는 식이 아니라 점포를 통째로 분양하는 식이었기 때문에 이러한 구분은 상점의 퇴거와 입주가 반복되며 점차 흐려졌다. 그래도 지금은 어느정도 구분이 이뤄져서, 지하에는 식품과 패션이, 2~4층은 만다라케를 필두로 한 오타쿠 소굴이 도사리고 있고 기타 잡다한 부류의 점포들이 1층에 입주하며, 4층 일부 구역에 타 점포들의 사무실들이 함께 입주하는 식의 구분이 되어있다. 또한 3층에는 중고 명품 시계샵들이 즐비한데 이게 또 세계적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고 한다. 물론 1층에도 입구부터 만다라케 매장이 하나 있고 렌탈 쇼케이스 샵도 존재하며, 반대로 점집이나 도시락 가게 등이 4층에 박혀있기도 하는 등 명확한 구획 구분이 이루어지고 있는 건 아니다. 기껏 찾기도 어려운 엘리베이터를 겨우겨우 타고 4층의 미궁까지 올라가서 만다라케와 유쾌한 친구들의 사이를 뒤진 끝에 아무 소득 없이 지친 몸을 이끌고 1층으로 다시 내려왔더니 당신이 찾는 물건이 1층의 가게에서 기다리고 있는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다.

오늘날 나카노 브로드웨이를 유명하게 한 가장 큰 이유라고 하면 단연 만다라케 등의 오타쿠 소굴이 품고 있는 온갖가지 희귀한 아이템일 것이다. 애니메이션 셀화, 오래된 피규어, 작가나 성우의 친필 사인, 만화 원고 원본 같은 엄청나게 레어한 물건들이 이곳에 즐비하다.[3] 특히 셀화가 많은데, 바로 인근에 토에이 애니메이션이나 TMS 엔터테인먼트 등의 애니메이션 제작사가 위치하여 애니메이션 제작 과정에서 나오는 셀화 등의 물품이 흘러들어가기 좋은 위치이기 때문에다. 덕분에 조금 오래된 만화나 애니메이션 관련 아이템을 찾는다고 하면 나카노는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하는 동네가 되었다.

반대로 수십년은 족히 된 오랜 컨텐츠가 아니라 스마트폰 시대 이후의 최신 컨텐츠만을 즐기는 사람들에겐, 나카노 브로드웨이가 딱히 매력적인 곳이라고 말하긴 힘들다. 어차피 최신 물품들은 나카노 브로드웨이까지 갈 것도 없이 다른 곳에서도 구할 수 있는 경우가 많고, 구조 자체가 소비자에게 친절하지는 않기에 초행자는 거의 해매다가 돌아오는 일이 많다. 특히 나카노 브로드웨이 특유의 빨갛고(?) 기괴한 분위기는, 흔히 마굴이라곤 해도 사실은 매우 밝은 편인 이케부쿠로, 아키하바라 등과 비교하면 상당히 달라서, 심하면 공포감마저 느끼는 사람도 있으니 여행시 참고하면 좋다.

나카노 브로드웨이에는 세 개의 게임센터가 있는데, 그 중 하나가 4층에 입주한 나카노 TRF라는 대전 격투 게임 전문으로 유명한 세기말 오락실. 왜 세기말이냐면 북두의 권 -심판의 쌍창성 권호열전- 관련 이벤트를 꾸준히 열기 때문으로, 해당 게임 관련 성지로는 필두로 꼽힌다. 1층에는 어도어즈 나카노점도 함께 입주해 있는데, 이 어도어즈는 TRF에 비하면 라인업은 좀 정상적이지만 구조가 좀 엽기적인 게 특징. 전체 면적을 보면 어지간한 일본 기준의 중규모 오락실 정도 되어 보이지만 1층에만 입주해서 그런지 점포가 상가 통로 좌우를 사이에 두고 길게 이어져 있는 구조다. 원래대로라면 이 길게 이어진것이 일반적인 오락실 복층건물로 겹쳐져야 정상이겠지만. 동쪽 출입구로 연결되는 별관의 남코 나카노점은 1층은 인형뽑기와 리듬게임. 2층은 격투게임 등이 놓여있는 복층을 이용하는 일반적인 일본의 게임센터 배치이다. THE iDOLM@STER(아케이드 게임)이 매장 한켠에 구동중이고 방명록과 판넬등을 전시하여 나름 그 작품의 애호가에게는 성지. 방명록을 뒤져보면 꽤 유명한 동인작가가 그림을 그리고 간 경우도 보인다.

나카노역 북쪽 출구 바로 앞에서 이어지는 아케이드인 나카노 선 플라자와 위화감 없이 이어지는 것도 특징. 나카노 역에서 북쪽 상점가로 들어가 생각없이 걷다보면 금방 브로드웨이다. 나카노 선 플라자는 평범한 상점가로 나카노 브로드웨이와는 입주한 가게의 경향이 다르다. 다만 선플라자에도 빅 마리오(BIGマリオ)라는 중고전문 게임샵이 있었지만, 2020년 1월 중순을 기점으로 망했다...

2022년 여성 오타쿠들을 위한 '라의 일족'코너가 신설되었다. 여성향 만화뿐 아니라 세계의 각종 아이돌 굿즈도 시대별로 진열해 놓은 것이 특징이다. 뉴스기사에 대략적으로 나와있으니 참조해보면 좋을 듯.

3. 역사

나카노 브로드웨이의 부지는 60년대까지만 해도 목조주택이 다닥다닥 붙어있는 지역이었다. 나카노 선 플라자의 전신이 되는 상점가가 나카노 브로드웨이 부지에 다다르면 막다른 길이 되어버렸기 때문에, 나카노의 지역 유지들이 여기서 퍼져버리는 유동인구를 모으고 북쪽의 와세다도리의 유동인구도 상점가로 모아오기 위해 이 자리에 건물을 짓고 그 1층에 넓은 통로를 내자는 계획을 냈다. 이 '넓은 통로'가 (물론 뉴욕의 브로드웨이에서 따 온 것도 있겠지만) 나카노 브로드웨이(Broadway)의 유래. 그러나 이 계획은 자금난으로 인해 무산될 처지가 되었지만, 부동산개발업체인 도쿄코프가 이 계획을 인수한다.

하지만 지역 유지들이 자금난에 빠진 것은 나카노 브로드웨이의 당초 견적 상으로는 건설비가 당시 돈으로 60억엔이라는 어마어마한 금액이었기 때문이다. 도쿄 시내에 고급 아파트를 여럿 분양시키며 승승장구하던 도쿄코프였지만, 이 사업을 인수할 즈음에는 자전거조업[4] 상태에 빠져 있었고, 때문에 사업비 조달 자체가 여러모로 난국에 빠져있었다. 때문에 건설비 절감을 위해 상당한 견적 변경이 이루어졌고, 그 결과 나카노 브로드웨이의 구조는 오늘날까지 회자되는 미궁이 되어버렸다.

사실 부지 매입에도 난국이 있었는데, 군인인 노기 마레스케가 사 놓았다가 그의 할복으로 친척에게 넘어간 땅도 나카노 브로드웨이의 계획 안에 포함되어 있었던 것. 그 친척 또한 노기의 흔적이 사라지는 것을 원치 않아 토지 매각에 반대했다. 나중에는 결국 토지를 팔았지만. 무엇보다 결정적으로 지금은 다이소가 입주해 있는 북쪽 끝의 가구점을 인수하는데 실패해, 나카노역 북쪽 출구와 와세다도리를 잇는 종관도로 상가를 완성한다는 당초의 나카노 브로드웨이 계획은 완전히 망가지고 말았다. 이 영향으로 인해 원래 계획대로라면 나카노 브로드웨이의 한 익을 담당해야 할 북쪽 출구는 초라하기 짝이 없는 조그마한 수준이다. 그야말로 도쿄의 세운상가.

도쿄코프의 사장 미야타 케이이치로는 나카노 브로드웨이의 건설과 분양까지의 이 모든 개판을 다 겪고 난 뒤, 부동산 사업에 완전히 질려버리는 바람에 도쿄코프를 해산해버린 뒤 그 돈을 싸들고 대학을 세우게 된다. 그 뒤 자서전도 썼는데, 대학 이야기만 나오고 도쿄코프와 부동산 사업 이야기는 전혀 나오지 않을 정도이니 그가 나카노 브로드웨이 건설 과정에서 얼마나 고생했을지 짐작할 수 있다.

60~70년대의 리즈시절을 거쳐 주위 상권의 팽창이 나카노를 위협했다. 당장 지도를 펴들고 살펴보면, 서쪽의 키치죠지역 상권은 그렇다치고 바로 인근에 붙어 있는 게 초거대상권 신주쿠다. 주오 본선으로 직접 연결되어 있으니 상권이 빨려나가지 않는 게 더 이상할 정도. 일단 나카노 브로드웨이의 상점가 주인들도 나이를 먹은 게 있어서 나카노 브로드웨이의 상가는 천천히 쇠락해갔다.

이때 등장한 게 2층의 당초 분양된 공간을 더 잘게 쪼개서 만들어진 2평짜리 공간에서 1980년 개업한 만다라케다. 당시로선 드문 만화 전문 고서점으로 출발한 만다라케는, 이후 만화 관련 각종 상품 등은 물론 셀화 등의 만화 및 애니메이션 관련 희귀 물품 등의 매입과 취급에 적극적으로 나섰고, 더 나아가 인형이나 미니카 등의 분야에까지 손을 뻗치며 성장해간다.

만다라케 부지 자체도 2층의 쪽방에서 벗어나 3층으로 이주하고, 성장세에 힘입어 계속 확장해나갔다. 이웃 점포가 비면 거기도 매입하고, 또 다른 점포가 비면 거기도 입주하고, 비면 입주하고 비면 입주하는 식으로 거의 마구잡이에 가까운 수준으로 확장해나갔다. 이 마구잡이라는 표현이 과장이 아닌 것이, 실제로 나카노 브로드웨이의 내부 지도를 보면 만다라케의 점포가 (○○관 하는 식으로) 여기저기에 어지러이 흩어져있는데, 이게 비면 입주하고 비면 입주하는 식의 확장의 결과물이다.

헤이세이 불황이 찾아오며 이전까지 나카노 브로드웨이를 차지하고 있던 가게들이 여럿 문을 닫고, 반대로 만다라케를 찾는 오타쿠들은 늘어가자, 빈자리를 채우듯 만다라케 이외에도 오타쿠를 대상으로 하는 가게가 늘어나기 시작했다. 이런 부류의 점포들이 모이고 모인 결과, 아키하바라에 본격적으로 오타쿠가 모이기 전인 90년대 초에 이미 오타쿠의 성지로 자리잡게 되었다. 덕분에 나카노 브로드웨이도 상권 재생이 이루어져 활기를 되찾게 되었다. 일본 각지의 오타쿠 거리는 전자상가가 자연적으로 오타쿠 문화의 중심지로 변모한 경우가 많은데, 나카노 브로드웨이는 가게 하나가 상가 하나를 통째로 마굴로 변모시킨 특이한 사례이다.

2016년에 50주년을 맞이하였다.

코로나 19이후 나카노 브로드웨이의 폐쇄적인 건물 구조 특성 상, 코로나 19에 취약할 수 밖에 없어서 심각한 타격을 입었지만, 단일 기업인 만다라케가 주축이 되어 마니악한 오타쿠 문화만을 수용한 나카노 브로드웨이의 역사 덕에 특유의 오타쿠성을 유지하고 있다. 옆 동네인 아키하바라의 경우 2010년대 이후로 이미 취미의 성지로서의 기능이 점점 흐려져 가고 있고,[5] 심지어 코로나 19 이후로 대형 점포들마저 문을 닫고 있는 상황에서 매우 선방하였다.

2022년 이후 기준 만다라케를 제외한 매니악한 개인 점포들은 대부분 철수하였으며, 그 자리에는 원래부터 많이 있었던 시계상들이 더 늘어 자리를 채웠다. 만다라케가 절반 시계상이 절반인 오묘한 공간이 되었다. 둘 다 돈 많은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덤태기를 씌우려는게 비슷하다면 비슷하다.

2024년 이후 코로나 19가 끝나고 외국 관광객들이 다시 찾고 엔저로 인하여, 아키하바라처럼 코로니 19 이전보다 전반적으로 판매하는 상품들이 많이 줄었다. 엔저로 외국 관광객들이 상품을 많이 구입하기 때문에 발생한 현상이다.

4. 교통편

나카노역에서 북쪽 출구로 나와서 5분 거리. 츄오 쾌속선, 츄오-소부선 각역정차, 토자이선을 통해 접근이 가능하다.

5. 대중매체

6. 외부 링크


[1] 란마, 울트라맨, 드래곤볼[2] 물론 절대적인 양은 아키하바라가 더 많다. 다만 2010년대 이후 점차 몰락해나가는 아키바와는 달리 나카노는 여전히 예전의 위세를 유지하는 점에서, 질적인 수준은 점차 벌어지는 중.[3] 물론 그 레어도가 높아지는 만큼 가격 역시 흉악해지며, 최근의 작품보다 오래된 작품들이 프리미엄이 붙어서 가격대가 훨씬 더 높은 경우가 많다.[4] 만성적인 적자 상태에 빠져 있으면서도 사업을 중단하면 완전한 파산 상태에 빠져버리기 때문에 울며 겨자먹기로 사업을 계속하는 것.[5] 물론 오타쿠 업계에서 아키하바라라는 장소 자체가 가지는 상징성이 워낙 크기 때문에 오타쿠 색이 싹 빠질 가능성은 상당히 낮다. 전성기 시절에 비하면 매우 심심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는 없게 되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