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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당시만 해도 흔하지 않았던 시신을 토막내어 유기한 잔인한 범행 방법에 많은 사람들이 분노했던 사건이다.[1]
2. 내용
압연공으로 일하던 이양길은 피해자 양 씨와 사귀고 있었는데, 양 씨는 이양길의 잦은 데이트 폭력과 집착으로 인해 결별을 통보한 상태였다. 그러던 와중에 이양길은 6월 16일 오전 11시 경 피해자 양 씨에게 자신이 보관하고 있던 양 씨의 가족사진을 돌려주겠다고 양 씨를 꾀어 자신의 집으로 유인했는데, 양 씨를 자신의 방으로 불러 다시 사귀자고 애원하다가 양 씨가 거절하자 수건으로 양 씨의 입을 막고 나일론 끈으로 손과 발을 묶어 협박조로 화해를 간청했다. 그럼에도 양 씨가 거절하며 반항하자 이양길은 양 씨의 입을 수건으로 틀어막고 목을 졸라 살해한 뒤, 밖에 나가 1시간 동안 거실에서 텔레비전의 축구 중계를 보고 돌아왔다.이 정도도 천인공노할 범죄이기는 하지만 자수를 하거나 단순히 시신을 유기했더라면 이렇게까지 지탄받지는 않았을 일인데 이양길은 피해자 양 씨의 시신을 토막낼 생각을 했다. 당일 오후 6시 경 인근 사직시장에 들러 비닐을 구입한 이양길은 다락 바닥에 비닐을 펴 그 위에 피해자의 시체를 올려놓고 집에 있던 면도날과 톱으로 토막내어 하수구와 공중 재래식 화장실, 교각 등지에 분산해 유기했다.
3. 검거
6월 20일 하수구 인근에서 놀던 국민학교 학생들이 피해자의 시신 일부를 발견하면서 사건은 경찰에 접수되었다. 신원을 파악할 수 없을 정도로 시신은 심각하게 훼손됐고 손가락까지도 절단된 상태여서 몇 개월 전에 일어났던 부산 송도 40대 여인 토막 살인 사건과 동일범의 소행일 것으로 의심됐으나, 일부 학자들은 모방범죄라고 진단했다.그러나 잘려진 손가락의 일부분에서 어렵게나마 지문 채취가 가능했고 얼마 후 피해자 양 씨의 신원이 특정되었다. 국과수의 부검 결과 사인은 교살로 밝혀졌으며 경찰은 여러 조사 끝에 양 씨의 전 애인 이양길을 범인으로 지목했다. 실제로 이양길의 집을 압수수색한 결과 경찰은 범행에 사용된 것으로 보여지는 나일론 끈 등을 발견했고 이양길의 가족들로부터 다락에 여인이 있었고 이양길이 밤에 자전거를 타고 어디 나가는 것을 보았다는 증언 등을 입수했다. 마침 이양길은 사건 전후로 다니던 회사에 사표를 제출하고 퇴직금을 받아 어디론가 잠적한 상태였다. 경찰은 이양길을 전국에 지명수배했고 6월 25일 대구로 도피한 이양길을 불심검문 끝에 검거한 후 자백을 받아냈다.
4. 결말
검거 후 1979년 7월 3일 실시된 현장검증에서 당시 새벽시간이었음에도 주민 4백명이 찾아와 동시다발적으로 이양길에게 돌을 던지며 똑같이 토막내서 죽이라며 아우성을 쳤다. 1979년 11월 29일, 이양길은 1심 재판에서 재판에서 사형을 선고받았으며 2심에서도 사형이 유지되었고 1980년 6월 25일 대법원에서 사형을 확정받았다. 그는 이후 기독교에 귀의했으며 1985년 대구교도소에서 교수형으로 처형되었다.[2]당시 사형은 판결이 확정된 이후 보통 2년 안에 다 집행하는것이 관례였는데, 사형수 이양길의 경우는 동생인 이명호와 당시 김천 개운사에 주지스님으로 있던 삼중 스님의 노력으로 사형 집행을 미룰 수 있었다. 삼중 스님 역시 언론에 대서특필된 이양길의 범행을 보고 치를 떨었지만, 이양길 동생의 간절한 부탁으로 대구교도소에 찾아가보니 이양길이 진심으로 회개하고 있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고 한다. 기독교에 귀의해 다른 재소자들의 발을 정성스레 씻겨주는 이양길의 모습과 매일 교도소 앞에서 통곡을 하는 동생의 모습[3]에 삼중 스님은 이양길이 이생에서 지은 죄를 이땅에서 원 없이 참회할 수 있도록 무기수로 감형해달라는 탄원서를 써 냈고, 이에 광화문 새문안교회의 강 목사도 사형수 이양길의 구명운동에 합류하여 민주화운동 이외의 사건에도 불교계와 개신교계가 합심하는 종교 화합의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였다.
5. 여담
- 고문과 가혹행위가 횡행했던 독재정권 시절이었기 때문에 경찰은 애꿎은 사람을 범인으로 모는 야만적인 짓을 저질렀는데 피해자의 신원이 국과수에 의해 특정되기도 전에 인근 목욕탕에서 일하던 보일러공을 범인으로 몰아 자백까지 받아냈다. 이후 국과수에서 피해자의 신원을 특정하고 이양길이 검거되며 누명을 쓴 그 보일러공은 풀려나지만 만약 이양길이 잡히지 못했다면 얼마나 끔찍한 일이 벌어졌을 지는 말을 하지 않아도 알 것이다. 이는 당시에 자백이 왕이라는 수사의 허점으로 누명을 쓴 사람이 꽤 있었음을 시사하는 것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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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사실 과거에도 이런 식의 사건은 있기는 했는데 대표적인 것이 춘천호 여인 토막 살인사건과 4년 전 일어났던 이팔국 아내 살인 사건이다.[2] 이양길의 거대한 체구(키가 175cm였다고 한다)와 집행관의 집행 미숙함 때문에 집행 과정에서 그의 목이 떨어졌다고 한다. 당시 사형을 집행 한 교도관에 의하면 사형이 집행된 후 이양길의 시신은 붉은 피와 목이 떨어진채로 피가 뒤덮인 채 주검이 되어 있었다고 한다.[3] 다만 동생 이 씨는 죽은 여인이 형이 죽인 게 아니라 혀를 깨물어 자살한 것이며 형 이양길이 누명을 썼다고 주장했는데, 이는 근거가 부족한 것이었다. 동생인 이명호는 한 쪽 다리가 불구인 장애인이었기 때문에 집안의 장남인 형이 떠나면 막막해질 것이 두려워서 이렇게나마 생각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