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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그레이트 헬름(great helm), 또는 배럴헬름(barrel helm) 12세기 말부터 14세기 중반까지 널리 쓰였던 기사들의 투구. 십자군과 기독교 성전의 상징이기도 하다.2. 상세
바가지 모양으로 머리와 얼굴 전체를 가리고 눈구멍과 숨구멍만 뚫어 놓은 것이 주요 특징이다.원래 중세 기사들은 바이킹들로부터 전래된 코가리개가 달린 슈팡겐 헬름[1]을 사용했다. 그러나 중무장한 기사들은 어느 전장에서나 제 1 목표가 되기 십상이었기에 더욱 방호력이 뛰어난 보호구가 필요했고, 그런 필요에 따라 등장한 것이 그레이트 헬름이었다.
대중적으론 기사하면 개폐형 면갑(바이저)이 달린 아흐멧 투구를 떠올리는 이들이 많다. 그러나 성전 기사단, 구호 기사단, 튜튼 기사단 등. 내로라하는 기사들이 사용했던 투구는 바로 이 그레이트 헬름이었다.
시대에 따라 디자인에 곡선이 점점 추가되었는데, 특히 sugar-loaf(슈거로프)형이라 부르는 퇴출 직전의[2] 그레이트 헬름은 완전한 구형에 가까웠다. 이는 정수리 쪽을 원뿔이나 반구형으로 곡면 처리를 하면 구조적으로도 튼튼해지고, 적이 휘두른 칼이 곡면을 따라 미끄러지도록 한 개선이었다.
판타지 장르의 매체에선 인체 비율에 맞게 크기를 다소 수정해서 나오지만, 실제 그레이트 헬름은 '싸우다가 벗겨지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그 크기가 크다. 이는 그레이트 헬름이 단독으로 착용하는 투구가 아니라, 완충제인 아밍 캡과 체인 후드를 쓰고 나서야 착용하는 투구이기 때문이다.
3. 매체에서
십자군 전쟁을 다룬 모든 매체에서 반드시 등장한다. 당시 기독교 측의 주 장구류였기 때문.그레이트 헬름을 주로 쓴 튜튼 기사단이 과거 발트해 지역 주민들한테 저지른 학살과 노예 사냥이 악명 높았기에, 오늘날에도 발트 3국과 인근 동유럽의 매체에선 주로 악역들이 쓰고 나온다. 1938년작 <알렉산드르 넵스키>가 대표적. 우리나라에서 사무라이 투구가 그리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지지 않는 것과 일맥이 같다.
포 아너에서 컨쿼러(포 아너)의 주요 무구이기도 하다. 캠페인에서 등장하는 허비스 더브니는 날개 장식이 달린 화려한 금색 그레이트 헬름을 쓰고 나온다.
둠 리부트 시리즈의 등장세력, 밤의 감시단원들은 이 그레이트 헬름에서 모티브를 딴 투구를 착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