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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10-16 00:51:34

피의 독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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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2. 유래3. 처형 방법4. 매체

1. 개요

고대 노르드어(Old Norse): blóð-ǫrn[1]
영어: Blood Eagle

바이킹들 사이에서 행해지던 사형 풍습. 대체적으로 노르드인들 사이에서 전해져 내려오고 있다. 매우 잔인한 형벌이었기에 행해진 바는 많지 않았다고 한다. 아직도 역사학자들 사이에서 실제로 행해졌는지의 여부와 스칸디나비아인들의 싯귀 해석을 두고 설왕설래한다. 북유럽의 각종 시나 신화에서 많이 등장하는데, 대표적으로 앵글로색슨 신화, 《Orkneyinga saga》, 《Heimskringla》, 《Norna-Gests þáttr》 등에서 언급이 된다. 앞선 세 가지 신화에서는 방법 역시 묘사가 된다.[2]

이 형벌의 실존 여부에 대해 쉽게 결론이 나지 못하는 이유는 바이킹 문화에서는 문헌이 드물고 대부분 구전인데다가, 남겨진 문헌도 해석하기 난해한 룬 문자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이 형벌(?)이 언급된 중 Ok Ellu bak / At lét hinn's sat / Ívarr ara / Iorví skorit"를 직역하면 "엘라의 등 / (에) 살았던 / 이바르 독수리 / 요크 잘랐다"가 된다. 이를 의미가 통하도록 '요크에 살았던 이바르가 엘라의 등을 독수리처럼 잘랐다.'로 (다분히 임의적으로) 정돈한 것이기 때문에, 정말 저런 뜻이라고 단언하기가 어렵다.

이 문서는 이 형벌이 실존했다는 전제로 작성되었다. 다만 해부학적으로 가능은 하나 집행하기 위해서는 매우 많은 사람이 필요했을 것으로 추측된다.

2. 유래

바이킹들의 (法)은 매우 엄격하기로 유명한데, 바이킹은 법을 '정의를 구현하는 수단'이 아닌 공동체를 유지하는 질서(秩序)로 생각했다. 그렇기에 법에 있어서 사실을 중요시하여 증인과 증거가 꼭 필요했다. 하지만, 바이킹은 반드시 악한 사람만이 죄를 저지른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예를 들어 살인의 경우, 살인을 저지르고 만나는 첫 번째 사람에게, 혹은 세 집을 지나쳐 오기 전에 만나는 사람에게 자수하면 사형 대신에 피살자의 유족에게 금전적인 손해배상을 해주는 조건으로 사형 집행을 면제하여 주기도 했다.

이러한 바이킹들의 법에는 왕이나 귀족들도 예외가 없었다. 천재지변으로 흉작이 발생하면 처음에는 소를, 효과가 없으면 사람을, 마지막에는 왕을 신에게 제물로 바치는 의식도 행했고, 왕족이 죄를 저지르는 것 역시 엄하게 처벌했다. 왜냐하면 바이킹들은 '명예'와 '수치심'을 '법치'(法治)의 중요 근거로 삼았기 때문이다.

여기서 가장 극형이 바로 '피의 독수리'라는 형벌이었는데, 잉글랜드캔터베리 대주교, 노섬브리아 왕, 노르웨이 왕자가 이 방식으로 처형되었다고 한다.

사형 방법 중에 설명하기도 어려울 정도로 끔찍한 사형 방식이 존재한다는 건 당시 약탈로 생계를 유지하던 바이킹들에게 있어 국내에서의 질서를 지키게 하는데 꽤나 유용한 방법이었을 것이다. 오늘날에도 사람들 사이에서 '법은 멀고 주먹은 가깝다'는 문장이 종종 튀어나오는데, 약탈로 생계를 유지하며 전투 중에 죽으면 발할라에 간다고 외쳐대는 바이킹들이야 말할 것도 없다.

3. 처형 방법

파일:50e74d2f4b4b5526021ed7444905a186.jpg

우선, 사형수의 양팔을 벌린 채로 고정하고, 등의 가죽과 근육을 칼로 벗겨내어 갈비뼈가 보이도록 한 뒤, 상처에 소금을 뿌린다. 그리고 갈비뼈를 모두 깨뜨려 척추에서 끊어낸 다음, 그 벌어진 틈으로 허파를 길게 늘어뜨려 전체적으로 뼈와 허파가 늘어진 독수리의 형상을 만든다.[3] 풍습에서는 이들을 이러한 형상으로 오딘에게 바친다고 표현한다. 실제로 북유럽 신화에서 오딘은 인신공양을 받는 신이었다. 라그나로크에 대비해 에인헤랴르를 모아야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바이킹들이나 그들의 선조인 게르만족들은 전투에서 승리하면, 붙잡은 포로들을 나무에 매달거나 못을 박아 죽여서 오딘에게 제물로 바쳤다. 가끔 호러 사이트 등에서 갈비뼈를 차례대로 부수고 하나하나... 등의 섬뜩한 표현을 쓰기도 하는데, 원문에서는 그냥 갈비뼈를 부순다 정도밖에 언급되지 않는다.

이때 비명을 지르거나 소리를 내지 않고 죽으면 오딘에게 갈 수 있다고 한다. 그러면 사후에 전사들의 낙원 발할라로 갈 수 있다는 것이다. 당연히 현실적으로 말이 안 되는 소리이기 때문에 사실상 지옥에나 떨어지라는 말과 다름이 없다. 아무리 바이킹의 풍습이 잔혹했다고는 하지만, 이 정도로 잔인한 형벌을 내릴 정도면 죄의 무게가 씻을 수 없이 무겁거나, 피형자가 집행자에게 극도의 증오를 받는 경우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피의 독수리 처형 대상은 내부의 배신자, 원수인 적대 세력의 지도층(귀족과 왕족), 부친 살해자 등 죄의 무게가 아주 무겁거나, 당시의 기준으로 증오받아 마땅한 자들에게 행해졌다. 이 때문에 '이 끔찍한 처형과정을 겪고도 비명을 지르지 않으면 발할라에 갈 수 있다=기백은 대단하니 전사의 명예를 회복할 수 있다'는 조항이 있기는 한 것이다.

4. 매체



[1] ð는 IPA 기준 [ð\], ó는 [oː\], ǫ는 [ɔ\]로 읽는다. 나머지는 영어와 같다. 즉 한글로 전사하면 "블로드오른"(블로드어른) 정도가 될 것이다.[2] 《Norna-Gests þáttr》에서는 그저 'bloody eagle'이라고 해석되는 단어들만 있다.[3] 피의 독수리를 표현하는 매체에선 여기에 더해 등가죽을 완전히 벗겨내는게 아니라 절개해서 갈고리로 당겨 펼쳐주는 형태의 묘사가 자주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