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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바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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뼈 없는 이바르
Ivar the Boneless
파일:raganrsons.jpg
《King Ella's messengers before Ragnar Lodbrok's sons》
August Malmström 作, 1857년
1. 개요2. 이름3. 앵글로색슨의 연대기4. 아일랜드의 연대기5. 라그나르 로드브로크 전설
5.1. 출생5.2. 휘타베르 공략5.3. 스웨덴 침공5.4. 비빌스보르그 공략5.5. 이교도 대군세5.6. 죽음
6. 창작물7. 기타

[clearfix]

1. 개요

전승상으로는 위대한 바이킹 군주 라그나르 로드브로크의 아들들 중 한 명으로 그의 마지막 아내였던 아슬라우그로부터 태어났다.

2. 이름

언어별 명칭
영어 <colbgcolor=#ffffff,#505050>Ivar the Boneless
고대 노르드어 Ívarr hinn Beinlausi(이와르 힌 베인러우시)
이름인 이바르의 기원에는 두 가지 설이 있다. 하나는 게르만조어에서 주목를 의미하는 *īwaz와 전사를 의미하는 *harjaz가 합쳐진 주목의 전사[1]라는 설, 다른 하나는 앵글로색슨의 기록에서 이바르를 힝바르, 힝와르, 잉와르(Hyngvar, Hingvar, Hingwar, Inguar) 등으로 기록한 것을 근거로 잉비(Yngvi)의 전사(*harjaz) 혹은 잉비의 수호자(*warjaz)라는 뜻을 지닌 잉바르 혹은 잉와르(Ingvar)[2]의 변형된 형태라는 설이다.

그의 별명인 '뼈 없는 자'의 기원에는 여러가지 설이 있다. 실제로 골형성부전증을 앓던 환자였다는 설, 사실은 엄청나게 몸이 튼튼한 전사였는데 반어법적인 농담으로 뼈가 없다고 불렀다는 설, 몸이 엄청나게 유연해서 뼈가 없다는 별명이 붙었다는 설, 전술적으로 적군과 정면대결을 회피하는 성향이 있어서 그랬다는 설, Beinlausi가 바람을 의미하기도 하기에 항해를 잘해서 그런 별명이 붙은거 아니냐는 설, 심지어 고자 또는 무성애자를 의미한다는 설도 있다.

또한 Bein에는 뼈 뿐만이 아니라 다리라는 의미도 있으니 다리가 없는 자라고 해석될 수도 있다.[3] 어쨌든 뼈가 약하든, 다리가 약하든 걷기 힘들긴 매한가지였을테니, 그를 환자으로 묘사하는 기록에 따르면 목발이나 지팡이를 짚고 다니거나, 부하들이 방패를 모아 들것을 만들어 떠받치고 다녔다고 전해진다. 환자설을 부정하는 쪽에서는 이렇게 방패에 떠받치고 다니는게 승자를 칭송하는 일종의 바이킹식 가마 혹은 목말인데, 이걸 이해 못 한 기록자들이 "다리를 못쓰니깐 저렇게 들쳐 업고 다니는구나!" 하고 이해한거라 주장하기도 한다.

그리고 라틴어 기록에서 "증오스런"(exosus) 이바르라고 써야할 것을 "뼈 없는"(exos)으로 오기하거나 오독한 바람에 그렇게 된거 아니냐는 설도 있다.

3. 앵글로색슨의 연대기

앵글로색슨 연대기에서는 865년에 브리튼 땅에 상륙해서 켄트 왕국을 쑥대밭으로 만들고, 870년[4]이스트 앵글리아를 침공해 에드문드 왕을 살해한 데인족 지도자로 이바르(Hingwar 혹은 Ingwar)와 우바(Hubba)의 이름이 기록돼있다. 그리고 그들은 같은 해 머시아의 미즈햄스테드(Medeshamstede) 수도원을 공격해서 수도원장과 수도사들을 학살하고, 자신들이 발견한 모든 것을 불태우고 파괴했다고 한다. 이후 이바르는 사망한건지 아니면 다른 곳으로 떠난건지 언급이 사라지고, 878년에 이바르와 할프단의 형제[5]가 23 척의 배로 웨식스데본셔를 침공했다가 800명의 부하들과 함께 전사했고, 가지고 있던 전쟁깃발은 웨식스 인들이 수거해갔다고 전해진다.[6]

4. 아일랜드의 연대기

아일랜드의 얼스터 연대기(Annála Uladh)에서 857년 경 아일랜드를 침공해서 눌러앉은 이버르(Ímar)[7]라는 바이킹이 이바르와 동일인물로 추정된다고 한다. 특히 이버르가 864년 부터 행적이 묘연해졌다가 6년이 지난 870년에 갑자기 돌아와서 스코틀랜드의 덤바턴을 함락시킨 기록이, 위의 앵글로색슨 연대기에서 865년에 이교도 대군세가 브리튼에 상륙했고, 870년에 이후로 이바르에 대한 언급이 사라진 것과 시기가 겹친다는 점이 둘의 동일인물설에 근거를 더해준다는 주장도 있다. 그리고 연대기는 873년 "아일랜드와 브리튼에 사는 모든 노르드인들의 왕이 죽었다."라는 문장과 함께 이버르의 죽음을 알린다.

5. 라그나르 로드브로크 전설

일반적으로는 라그나르와 그의 두 번째 왕비 아슬라우그 사이에서 태어난 장남으로 소개된다. 특히 라그나르 로드브로크의 사가(Ragnars saga Loðbrókar)에서는 아들들 중에서 가장 비중이 크고, 그 활약상이 직접적으로 묘사되는 캐릭터이기도 하다. 심지어 그 볼숭의 혈통을 증명하는 뱀의 마안을 가지고 태어난 막내 시구르드보다 더 비중이 크다.

역사적 기록처럼 잔인하고 무자비한 동시에, 영주로서 백성들을 잘 돌보는 면모와 아버지의 원수와도 친하게 지내는(비록 거짓이긴 했지만) 사교적인 면도 존재한다. 또한 해당 사가에서는 인간에게 숭배받는 신성한 들을 여러번 쓰러트리고,[8] 나중에는 소의 가죽을 가공한 밧줄로 영토를 뜯어내는 등, 묘하게 소와 엮이는 일이 잦다. 의도한 점인지는 불명이나 드래곤 슬레이어외할아버지와 아버지[9]의 뒤를 이은 환상종 살해자인 셈.

5.1. 출생

이바르가 뼈가 없는 자로 알려진 사연은 라그나르 로드브로크의 사가(Ragnars saga Loðbrókar)에서 설명되는데, 라그나르와 아슬라우그[10]가 결혼 후 첫날밤을 보내기 직전에 아슬라우그가 예지력으로 미래를 보고
"우리는 사흘 동안 같은 공간에서 지내되 결코 몸이 닿아서는 안되며, 또한 거룩한 신들께 희생제를 지내야 합니다. 그래야 제 아들이 무사히 태어날 수 있으며, 이를 따르지 않고 성급하게 관계를 가진다면 아이는 뼈 없이 태어나게 될겁니다."
라고 충고하지만, 이를 믿지 않은 라그나르 탓에 예정대로 첫날밤을 보내게 된다.

그렇게 잉태된 이바르는 신벌 혹은 저주를 받아, 뼈가 있어야 할 곳에 뼈는 없고 연골만 있는 몸으로 태어나 "뼈 없는 자"라는 별명을 얻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아 시절부터 또래들에 비해 성장이 빠르고, 얼굴도 잘 생긴데다, 웬만한 조언자를 뺨치는 현명함까지 갖춘 문무겸비 사기 캐릭터였으며, 이런 먼치킨스런 카리스마를 바탕으로 목발이 없으면 거동이 힘든 몸임에도 주변 사람들에게 무시당하지 않고 리더로서 그들을 이끌었다.

5.2. 휘타베르 공략

어느 날 이바르는 이복형들인 에이렉과 아그나르[11]가 매년 여름 모험을 떠나서 많은 보물을 약탈하고, 무용담을 만들며, 명성을 쌓아가는 것을 보고 자신도 그렇게 되고 싶다는 생각을 품게 된다. 형들의 활약에 자극 받은 이바르는 비요른, 휫세르크, 로근발드를 불러모아 "우리도 언제까지 집에만 있을수 없으니 나가서 형들처럼 명성을 쌓아보자."고 동생들의 모험심을 고취한다. 동생들이 동의하자 이바르는 라그나르를 찾아가 자신들도 모험을 떠나보고 싶으니 배와 선원들을 마련해줄 수 있냐고 부탁했고, 이를 들은 라그나르는 흔쾌히 아들들을 지원해준다. -- 이바르와 동생들의 여정은 순조로웠으나, 너무 순조로웠던 탓에 도전정신이 생겨난 이바르는 자신들에게 쉽게 함락되지 않을 목표물을 찾게 된다.

그러다가 수많은 희생제(Blót)를 통한 마법으로 보호되는 탓에 어느 누구도 함락시키지 못했고, 심지어 아버지 라그나르마저 도전했다가 본전도 못찾고 돌아왔다는 마을 "휘타베르"(Hvitabær)[12]에 대한 정보을 기억해내고, 자신들의 힘과 휘타베르를 지키는 마법 중에 뭐가 더 강할지 시험해보고 싶었던 라그나르의 아들들은 그 곳으로 향한다.

휘타베르를 지키는 마법이란 바로 그곳 사람들의 숭배를 받는 두 마리의 젊은 황소였는데, 이들의 울음소리에는 마법의 힘이 깃들어있어서, 마을을 약탈하러 오는 적들에게 소들을 풀어서 "음머~" 소리를 들려주면, 적들은 그 즉시 공포를 느끼고 사기가 꺾여서 멀리멀리 도망쳐버렸다고 한다. 라그나르의 아들들이 휘타베르에 접근하자, 주민들은 이번에도 숫소들을 풀어서 빠르게 쫓아내려했으나, 멀리서 숫소들이 돌진해오는 것을 본 이바르가 을 쏴서 간단하게 그 마수들을 처치해버린다. 이후 이바르와 형제들은 일사천리로 휘타베르를 점령했으나, 안타깝게도 싸우기엔 너무 어리니 배를 지키고 있으라고 뒤에 남겨진 넷째 로근발드가, 형들만 재미보게 둘 순 없다고 전장에 뛰어들었다가 어린 나이에 발할라로 가버린다.

5.3. 스웨덴 침공

휘타베르를 점령한 형제들은 몇 년 만에 고향으로 돌아오는데, 귀향하자마자 어머니 아슬라우그에게서 두 이복형들이 스웨덴의 섭정왕 에위스테인의 손에 죽었다는 소식을 전해듣는다. 이게 대체 무슨 날벼락인가 하니, 이들이 모험을 떠난 사이 에위스테인이 왕비가 되기엔 너무 비천한 아슬라우그의 신분을 트집잡아, 라그나르의 부하들을 선동해서 그녀를 쫓아낸 뒤 자신의 딸 잉기뵤르그를 라그나르의 왕비로 만들려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타이밍 좋게 태어난 다섯째 시구르드가 전설적인 명문가인 볼숭 일족의 혈통을 증명하는 뱀눈을 가지고 태어나서, 어머니가 농부의 딸 크라카가 아닌 전설 속의 시구르드브륀힐드의 딸 아슬라우그라는 사실을 증명해버리는 바람에 실패로 돌아갔으며, 이 일을 계기로 덴마크와 스웨덴의 관계가 악화되자, 이복형들이 이 때다 싶어 스웨덴을 침공했다가 패배하고 처형당했다는 것이다.

아슬라우그는 이바르에게 이복형들의 복수를 해야한다고 요구했으나, 이바르는 에위스테인의 잔혹하고 교활한 성미에 더해, 휘타베르의 두 숫소와 유사한 능력을 가졌지만 훨씬 강력한 신수 혹은 마수인 암소 시빌야(Sibilja)[13]웁살라를 수호하고 있으니, 별다른 작전도 없는 상황에서 무턱대고 전사들을 위험에 몰아넣을 순 없다면서 거절한다. 그렇게 이바르가 어머니와 의견차로 다투던 도중, 이제 막 세 살이 된 막내 동생 시구르드가 어머니의 뜻이 그렇다면 에위스테인은 웁살라의 왕좌에서 내려와야 하며, 우리를 막겠다고 제물을 낭비해가며 마술을 부려봤자 소용 없을 것[14]이라고 발언한다. 막내의 당돌한 발언을 들은 이바르와 형제들은 마음을 고쳐먹고, 비록 어머니는 다르지만 자신들에게 잘 대해줬던 이복형들의 복수를 하기로 결심한다.

형제들은 막내 시구르드의 대부에게 배와 병력을 지원 받고, 또 각자 부대를 모아[15] 만전의 준비를 해서 스웨덴으로 출정한다. 이바르가 선두에서 배를 몰아 형제들과 함께 스웨덴으로 항해하는 사이, 어머니 아슬라우그는 기병을 몰고 육로로 진격했고, 그렇게 스웨덴에 도착한 덴마크 군대는 가는 곳마다 파괴와 죽음을 남기며 웁살라로 향해서 그들을 기다리고 있던 스웨덴군과 시빌야를 마주한다.

본격적인 전투가 시작되기 전, 이바르는 전사들의 사기를 꺾어버리는 시빌야의 울음소리를 묻어버리기 위해, 덴마크 전사들에게 쉴세 없이 함성을 지르고 무기를 두들기라고 지시해서 소리에는 소리로 대응하는 전법을 쓴다. 그리고 자신을 보좌하는 이들에게 "저 암소가 달려오기 시작하면 나를 들어서 최대한 힘껏 저 괴물에게 던져다오. 그러면 내가 죽거나, 저 소가 죽거나 결판이 나겠지." 하고 명한다. 그리고 근처에 있는 큰 나무로 감히 당길 수도 없을 만큼 거대한 활과 화살을 즉석에서 만들어서 멀리 있는 시빌야의 양 눈을 맞춰서 터트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빌야는 쓰러지긴 커녕 최후의 발악인 마냥 악을 쓰며 돌진해왔고, 작전대로 부하들에게 던져진 이바르는 시빌야에게 날아가 몸통박치기로 엄청난 충격을 선사했고, 이 충격을 고스란히 받은 시빌야는 전신의 뼈가 박살나서 죽어버린다.

시빌야를 잃은 스웨덴 군대는 더 이상 라그나르 일가의 상대가 되지 못했고 에위스테인 역시 전사한다. 에위스테인과 시빌야를 죽여 이복형들의 원수를 갚은 이바르는 지도자를 잃은 땅은 약탈하고 싶지 않다며이제 우리꺼니깐 스웨덴을 향한 공격을 멈추고, 다시 한 번 도전할 만한 상대를 찾아 모험을 떠나며 이번에는 막내 시구르드까지 데리고 간다.

5.4. 비빌스보르그 공략

막내 시구르드가 합류해서 다시 네 명이 된 이바르의 파티는 이번에는 남쪽을 향해 나아가다 비빌(Vifil)이라는 족장이 다스리며 그의 이름을 딴 비빌스보르그(Vifilsborg)[16]라는, 매우 튼튼한 장벽으로 보호받고 있는 대도시에 대한 소문을 듣고 그곳으로 향한다. 마침 족장 비빌이 대부분의 군사들을 데리고 잠시 도시를 떠나있던 상황이었고, 라그나르의 아들들은 근처 계곡에 정박한 뒤 비빌스보르그로 가서 자신들에게 얌전히 도시의 지배권을 넘기는 대신 아무런 해를 입지 않고 평화롭게 살아갈지, 아니면 자신들에 맞서서 도시를 지켜내는 대신 패배할 경우엔 쥐새끼 한마리 남기지 않고 몰살당할지 둘 중에 하나를 고르라고 주민들에게 통보한다.

그 말을 들은 도시 수비대는 이 날강도 형제들에게 대답 대신 화살을 쏴서 응대했다. 그리고 어차피 도시의 방벽을 돌파하지도 못할 것 같고, 주민들을 복종시킬 능력도 없어보이는 놈들이니 어디 한번 그 대담함과 용기를 증명해보라고 도발한다. 이에 라그나르의 아들들은 다음 날 아침이 밝자 모든 물자와 전략을 총동원해서 도시를 공격했지만, 수비대원들의 말대로 그들은 방벽에 흠집조차 내지 못했고, 그렇게 아무 의미 없이 2주가 흘러가며 이바르와 형제들은 난생 처음으로 침공을 포기하고 돌아가야하나 고민까지 하게 된다.

도시의 주민들도 형제들의 사기가 꺾인 걸 눈치챘고, 그들을 놀릴 생각으로 방벽 전체를 금사로 짜낸 태피스트리와 온갖 귀한 직물로 휘감고, 큼직한 금붙이와 보석들을 가져다가 방벽 위에 토핑 마냥 올려둔다. 그리고 주민들 중 누군가가 "난 이 라그나르의 아들들이 근성있는 전사인 줄 알았는데, 지금까지 우리 도시에 도전해왔던 잡배들 만도 못한 수준이네?" 라고 말하자, 이를 시작으로 주민들은 그 말이 맞다고 폭소를 터트렸고, 방패를 드럼마냥 쿵짝쿵짝 두들기며 있는 힘껏 형제들을 조롱하고 도발했다.

이바르는 저런 조롱을 듣고 마음에 큰 상처를 받은 건지 시름시름 앓아 눕고 만다. 저러다 죽는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하루 종일 끙끙 앓던 이바르는 저녁이 되자 겨우 일어나 동생들, 그리고 부하들 중에서 가장 현명한 이들을 불러모은다. 동생들과 조언자들이 모이자, 이바르는 우선 괜찮은 전략을 생각해둔 사람이 있냐고 물어봤고, 이에 형제들은 언제나 그렇듯 그들 중에 가장 현명한 사람은 이바르이니 그의 의견을 따르겠다고 대답한다. 그러자 이바르는 여태 자신이 시도해보지 않은 전략 한 가지가 떠올랐다면서, 이따 밤이 돼서 완전히 어두워지면 근처에 있는 큰 에 가서 최대한 많은 땔감을 모아온 뒤, 주민들의 눈을 피해 어둠 속에 몸을 감추고 방벽으로 가서 그 아래에 모아온 땔감을 골고루 흩뿌리고 불을 지르면, 그 열기에 방벽의 석회가 녹아내릴테니 바로 그 때 투석기를 사용해서 물러진 벽을 무너트리자고 했다.

이바르의 계획은 성공적으로 적중했고, 튼튼했던 방벽은 투석기에 구멍이 숭숭 뚫려서 무너져내린다. 비빌스보르그의 수비대는 도망친 소수를 제외하면 전부 전사했고, 도시에 침투한 이바르와 형제들은 약속대로 주민들에게 자비를 보이지 않고 보이는 족족 사살한다. 주민들을 몰살하고 값진 것들은 전부 약탈한 형제들은 떠나기 전 마지막으로 비빌스보르그를 완전히 불태워버린다.

이후 남쪽으로 계속 나아간 형제들은 풍문으로만 듣던 로마를 공략하려 했으나, 정작 그게 어디에 있는 도시인지 몰랐고, 도중에 들린 이탈리아의 루나[17]라는 도시에서 로마에서 왔다는 여행자를 만나서 그 곳의 위치를 물어본다. 그 여행자는 자신이 신고 있는 강철로 만든 신발을 보여주며 "내가 로마에서 떠날 때 이 철신발을 두 쌍 가지고 왔는데, 한 쌍은 먼저 신고 오다가 완전히 닳아서 등에 매달아놨고, 다른 한 쌍도 보다시피 거의 헤졌소." 라며 로마가 엄청나게 멀리 있음을 암시한다. 이 말을 들은 이바르는 로마에 한 번 가보려다 세월이 다 지나겠다며 포기하고 다른 곳으로 간다.[18]

5.5. 이교도 대군세

그러던 도중 아버지 라그나르 로드브로크가 아들들의 명성을 뛰어넘겠다고 노섬브리아를 침공했다가 그 곳의 왕 앨라 2세에게 죽임을 당한다. 앨라 2세의 전령들에게서 아버지의 죽음을 전해들은[19] 이바르는 지나치게 고집을 부린 아버지에게도 과실이 있다며[20] 전쟁에서 빠졌고, 그로 인해 수적으로 열세에 놓인 바이킹 군대는 앨라 2세에게 패배하고 도망치는 신세가 되었다고 한다. 노섬브리아 군대가 후퇴하는 동생들을 추격하는 동안, 이바르는 앨라 2세를 찾아가서 자신은 아버지 라그나르의 죽음에 대한 배상만 받으면 충분하다고 왕을 설득했다. 이에 무엇을 원하냐는 앨라 2세의 말에 황소 한 마리의 가죽으로 덮을 수 있는 면적의 땅만 주면 앞으로도 그를 거스르지 않겠다고 맹세했다. 비록 승리하긴 했어도 바이킹들을 상대하는게 힘들었던 앨라 2세가 이를 수락하자, 이바르는 자신이 구할 수 있는 것 중에서 가장 덩치가 큰 황소 가죽을 부드럽게 두드려서 세 번을 잡아 늘린 뒤, 최대한 얇고 세심하게 가공하여 아주 길고 가느다란 가죽줄을 만들었다. 그리고 그 줄로 한 바퀴 휘감을 수 있을 만큼의 큰 영토를 가져갔다고 한다.[21] 그렇게 잉글랜드 땅에 정착한 이바르는 매우 관대하고 지혜로운 영주로서 주변 사람들의 신임을 얻었으며, 심지어 그 앨라 2세와도 친분을 다지며 신하로서 이로운 조언을 해주는 위치까지 올라갔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은 훼이크에 불과했다. 자신이 충분히 신뢰를 얻은 것을 깨달은 이바르는 동생들과 몰래 접촉함과 동시에, 재산을 털어 앨라 2세가 부리던 노섬브리아 군인들을 자기 밑으로 빼돌리기 시작했다. 그렇게 노섬브리아 왕국의 군사력을 약화시킨 이바르는 동생들에게 스칸디나비아 전역에서 전사들을 집결시켜 전쟁 준비를 하라는 전갈을 보냈고, 앨라 2세에겐 동생들이 다시 침략해오면 자신이 맏이로서 잘 타일러서 돌려보내겠다며 안심시키는 등 그동안 쌓아온 신뢰를 바탕으로 수작을 부렸다.[22]

그렇게 몇 년 간 공들여온 뒤통수를 친 이바르는 포로로 잡은 앨라 2세를 피의 독수리형으로 참혹하게 죽인다.

5.6. 죽음

복수를 마친 이바르는 아버지에게 물려받은 스칸디나비아의 영토는 동생들에게 양보하고, 자신은 잉글랜드에 남아서 죽을 때까지 자기 영지를 다스리며 살았다고 한다.

이후 병세가 악화된 이바르는 자신의 죽음을 예감하고 유언을 남기는데, 그동안 브리튼 땅에 애착을 가지게 된건지
"해안가에 내 유체를 묻으면 이 땅을 침범하러 온 자들은 패배를 맛보게 될 것이다."
라고 말한 후 사망한다. 부하들은 이바르의 유언을 따라 그의 시신을 해안에 매장하는데, 이 예언이 실현된 건지 수백 년 후 잉글랜드를 침공한 하랄 3세스탬퍼드 브리지 전투에서 패배하고 전사한다. 반면 거의 동시기에 잉글랜드에 상륙한 또다른 지휘관이 이 전설을 듣고 약골 이바르의 무덤을 파헤쳐보니 시신이 마치 잠자는 것 같이 생생했다고 한다. 기겁한 지휘관은 이바르의 시체를 불태워버리고 헤이스팅스로 떠났는데... 이 지휘관이 바로 정복왕 윌리엄이었다.

6. 창작물

7. 기타



[1] 주목이 의 주재료라 활+전사 즉 궁수를 의미한다는 주장도 있다. 전설상 이바르는 활로 소들을 죽이거나, 즉석에서 거대한 활을 만들어서 마수의 눈을 터트리는 활약을 보여줬으며, 에드문드 왕의 순교를 묘사한 여러가지 설들 중에 이바르가 무수히 많은 화살을 쏴서 왕을 고슴도치처럼 만들어서 죽였다는 것도 있다.[2] 이 이름이 동슬라브로 가서 이고르가 된다.[3] 이게 실제로 다리가 없거나 걷지 못해서가 아니라, 이바르의 교활함과 은밀함을 에 비유해서 "다리 없는 생물"이라는 별명이 붙었다는 설도 있다.[4] 정확히는 869년이다.[5] 앵글로색슨 연대기에는 이름이 기록되지 않았지만, 이 사건을 기록한 다른 문헌들에 따르면 우바다.[6] 이 전쟁깃발은 "큰까마귀" 라고 불렸다고 하는데, 다른 문헌인 세인트 니오츠 연대기에서 "이바르와 우바의 자매들이자 라그나르 로드브로크의 세 딸이 히루의 정오가 지나기도 전에 짜낸 전쟁깃발"이라고 언급된 물건과 동일한 것으로 보인다. 해당 연대기에 따르면 이 깃발에는 마법이 걸려있는지 까마귀 형상이 날개를 퍼덕이면 승리할 징조였으며, 반대로 잠잠하게 날개를 떨구면 패배할 징조였다고 한다.[7] 이마르로 읽어야 할 것 같지만 아일랜드어 발음은 이바르와 유사한 듯 하다. 예를 들어 이버르가 세운 가문 "Uí Ímair"(이버르의 후예들)는 이렇게(iː ˈiːwəɾʲ) 발음된다고 한다.[8] 이 마법 소들은 북유럽 청동기 시대에 소를 숭배하던 신앙이 전설로 이어진 흔적이라고 한다. 이런 소들은 여러 문헌에서 신성한 황소(Blótnaut)로 불리며 무시무시한 울음소리를 내서 사람들을 위협하거나, 고대 왕들에게 신처럼 숭배받고 대가로 젖을 베풀어 준 걸로 묘사되기도 한다. 북유럽 신화아우둠라 역시 이런 신성한 소를 기원으로 하는 존재라고 한다.[9] 각각 파프니르린트부름을 쓰러트렸다.[10] 이때는 모종의 이유로 크라카(까마귀)라는 이름의 농부의 딸 겸 하녀를 가장해서 살고 있었다.[11] 라그나르의 죽은 전처 토라 보르가효르트의 아들들이다.[12] 하얀 정착지라는 뜻이라고 하며, 실제 위치는 비슷한 어원을 가졌고 바이킹들의 습격을 받은 역사를 가진 영국의 휘트비(Whitby)나, 스웨덴의 비타뷔(Vitaby)로 추정된다고 한다.[13] 이름은 그리스 로마 신화의 무녀 시빌라와 유사하지만, 이쪽이 아니라 라마야나를 비롯한 인도 신화에 나오는 풍요의 소 사발라(Savala)와 어원을 같이 한다고 한다.[14] "혹은 돈을 내밀며 목숨을 구걸해봤자 소용 없을 것" 이라고 번역하기도 한다.[15] 이바르는 배 열 척, 휫세르크와 비요른은 둘이 함께 열 네 척, 시구르드는 다섯 척, 그리고 아슬라우그가 열 척을 준비했다고 한다.[16] 스위스의 아방슈(Avenches)로, 이 지역이 13세기 경 비빌리(Wibili)라는 사람의 이름을 따서 비빌스부르크(Wibilsburg)라는 독일식 이름으로 불린 적 있다는 사실을 모티브로 만들어진 일화로 보인다.[17] 현재는 루니(Luni)라고 불린다.[18] 이탈리아 지도를 보면 알겠지만 루니에서 배를 타고 조금만 더 내려가면 바로 로마가 나온다. 즉 여행자가 거짓말을 한 것. 노르나게스트의 이야기(Norna-Gests þáttr)에서는 이 여행자가 야훼가 로마를 보호하기 위해 내려보낸 성령이라고 설명한다. 이 버전은 이바르가 아닌 둘째 비요른이 원정대를 이끈다.[19] 이때 분노한 휫세르크는 전령들부터 죽여버리려고 했으나, 이바르는 동생을 저지하고 그들을 무사히 잉글랜드로 돌려보냈다. 이바르의 침착한 성격을 강조하는 부분일 수도 있지만, 어쩌면 후술할 계획을 위해 잉글랜드 측에 자신이 외교적이고 침착한 사람이라는 이미지를 심어줄 목적이었을지도 모른다. 문서 상단의 그림이 이 장면을 묘사한 것이다.[20] 어머니의 충고를 무시하고 무모한 도전을 한 것이나, 자기가 누구인지 밝히면 목숨을 건졌을텐데 굳이 대답하지 않고 죽음을 택한 것을 말하는 듯 하다. 물론 후술할 행적들을 보면 본심이 아니었을 것이다.[21] 이 영토가 런던 혹은 요크라고 한다.[22] 당연하지만 이바르는 바이킹들을 돌려보낼 생각 따윈 없었고 그저 "애들이 너무 흥분해서 제 말은 안들어요ㅠㅠ" 라는 변명으로 무마했다.[23] 이버르와의 동일인물설을 반영한 걸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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