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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할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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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할라
ᚹᚨᛚᚺᚨᛚᛚᚢ | ᚢᛅᛚᚼᛅᛚ | Valhǫll | Valhalla
파일:external/upload.wikimedia.org/Walhall_by_Emil_Doepler.jpg
에밀 되플러(Emil Doepler) 作

1. 개요2. 어원3. 특징

1. 개요

북유럽 신화에 나오는 공간. 흔히 알려지기로는 신들의 세계 아스가르드에 있는 전사들의 천당이지만, 현존하는 북유럽 신화의 1차 자료에서 발할라의 개념은 통일되지 않고 상당히 들쭉날쭉하다.

2. 어원

발할라를 고대 노르드어로는 왈홀(Valhǫll)[1]이라는 여성 명사로 지칭한다. 오늘날 북유럽 신화의 1차 자료가 거의 대부분 아이슬란드에서 작성된 고대 노르드 문헌이므로 이것이 원어라고 해도 무방하다.

Valhǫll이란 단어에서 hǫll은 영어의 홀(hall)과 어원과 의미가 같다. 문제가 되는 것은 val이란 부분이다. 이 단어는 고대 노르드어로 '전투를 하다가 죽은 전사'를 가리키는 특수한 어휘이다.[2] 그러므로 Valhǫll이란 '전사자의 공간'이라고 풀이할 수 있다.

영단어 Valhalla는 19세기쯤에 Valhǫll을 영어로 옮기면서 hǫll을 영어의 대응어인 hall로 받고, 이 단어가 여성 명사라는 이유로 라틴어나 그리스어의 여성 명사처럼 끝에 -a를 덧붙인 데서 나왔다.

3. 특징

북유럽 신화의 1차 자료에서 죽은 자가 간다고 말하는 곳은 하나가 아니다. 어디서는 지하 세계 [3]로 간다고 하고, 어디서는 발할라에 간다고 하며, 또 다른 곳에서는 프뢰이야 여신의 폴크왕그르(Fólkvangr)에 간다고도 한다. 익사한 자들은 에기르와 란으로 간다고 전해진다. 농부나 일꾼 같은 평민은 토르에게 보내진다는 말도 있다. 또한 옛 노르드인들이 환생을 믿었다는 증거도 있으므로, 북유럽의 사후 세계에 대한 관념이 통일되지 않고 사람에 따라, 또는 지역에 따라 상당히 달랐음을 알 수 있다.

스노리 스튀르들뤼손은 산문 에다를 쓰면서 이렇게 중구난방인 신화의 묘사를 나름대로 정리하여 '전쟁터에서 죽지 못한 자들은 헬에 가지만, 전사자들은 발할라에 간다.'고 풀이하였다.

처음부터 발할라가 이런 개념이지는 않았다. 초기에는 사후 세계가 아니라 진짜로 '전쟁터에서 죽은 전사들의 시체가 쌓인 곳'이란 뜻이었다. 그러다가 사후 세계가 되어 헬의 일부가 되었다가, 나중에 애시르 신들의 천상 세계 아스가르드의 일부로 자리매김하였다.

후대에 정리된 개념에 따르면, 발할라는 발키리가 데려온 에인헤랴르들이 연회를 벌이는 곳이다. 전사들의 궁전답게 천장은 황금 방패로 뒤덮였고 대들보는 창대이다. 홀 앞에는 황금의 나무 글라시르가 서 있다고 한다. 에인헤랴르는 아침이 되면 서로 무기를 잡고 죽을 기세로 싸우고 또 싸운다. 날이 저물면 이 전투에서 상처 입거나 죽었던 사람도 멀쩡해져서 일어나서 안드흐림니르가 요리한 끝없이 나오는 돼지고기헤이드룬이 만든 꿀로 빚은 술을 먹고 마시면서 놀다가 다시 해가 뜨면 싸우기를 반복한다.

에인헤랴르들의 최종 목적은 라그나로크에서 싸우는 것이다. 발할라에 오기 위해서는 반드시 싸우다가 죽어야 했기 때문에 병환으로 쓰러졌던 전사들은 병으로 침상에서 죽기 전에 일어서서 죽을 수 있도록 목을 쳐주었고, 전투 중 전투 불능 수준의 부상을 입었다면 창자에 구멍을 내어 친히 발할라로 보내주었다고 한다. 단 북유럽 신화에서 전투에서 죽지 않았다고 딱히 벌을 받거나 하는 건 아니다. 평범하게 죽은 사람들은 에 가서 선행에 따라서 보상받는다. 악인들이 가는 곳은 나스트론드라는 곳으로, 여기로 떨어진 죄인들은 사악한 용 니드호그와 무수히 많은 늑대들에게 뜯어 먹힌다.

황금 털과 볏을 단 수탉 굴린캄비가 사는데, 라그나로크가 시작되면 이 닭이 크게 울어 전사들에게 개전을 알린다고 한다. 발할라 지붕 위에는 에이크쉬르니르라는 수사슴이 사는데, 이그드라실의 가지를 씹는다. 그 뿔에서 스며 나온 물이 떨어져 흐베르겔미르에 모여서 세상 모든 강물의 원류가 된다.

영원히 싸움을 반복하며 사는 저승이라는 점에서 불교의 삼계육도 중 수라도[4]와도 유사한 면을 찾을 수 있는데, 전장에서 명예롭게 죽은 전사들이 가는 천국인 발할라와 달리 수라도는 '분노', '끝없는 싸움' 등이 연관되어 그다지 좋은 느낌이 아닌 데다 인간도보다 낮다는 평가도 적지 않은 상황이라[5], '싸움'이라는 키워드를 바라보는 사상의 차이를 볼 수 있다. 이렇게 사후 세계를 바라보는 관점의 차이를 다룬 흥미로운 단편 애니메이션이 있다. #[6]

그러나 두 저승은 명백한 차이가 여럿 존재한다. 발할라가 대표하는 명예로운 결투와 수라도의 개싸움은 아무래도 차이가 크게 나기 때문이다.

다만 그렇다면 '발할라로 와서 살다가 라그나로크가 시작되면 신들의 적인 거인들과 싸우다 죽은 전사들의 영혼은 어떻게 되는가?'하는 문제가 있는데, 굳이 설정 놀음을 하자면 북유럽 신화의 원전인 신에다에는 라그나로크 이후에 재정립된 저승도 나오므로 그후로도 명예로운 전사의 영혼으로 대우받을 것으로 보인다. 고대 북유럽인들은 모든 인간은 모든 시대에 어딘가엔 살아있다고 믿었다.

하지만 그들이 명예롭게 죽었음이 중요하지 구질구질하게 그들의 다음 삶을 논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발할라와 라그나로크의 요점은 내세에 대한 집착이 아니기 때문이다. 북유럽 신화를 만든 바이킹들은 내세를 결국 허망한 곳으로 묘사했고, 현세의 후손들에게 이름을 남기는 것을 더 중요하게 생각했다. 바이킹들은 "나와 내 가족, 가축들도 언젠가는 다 죽는다. 영원히 살아남는 것은 오직 영웅의 위대한 이름뿐이다."라는 격언을 갖고 있었다. 이런 식으로 '내가 비록 죽는다 해도 내 이름은 살아남아 다른 사람들의 말 속에서 영원히 남게 된다'는 사후관은 비단 바이킹들뿐만 아니라 고대 그리스나 동양의 중국 및 한국 등지에도 널리 퍼져 있었다. 일례로 2004년 개봉된 할리우드 영화 트로이를 보면 주인공인 아킬레우스가 불멸에 그토록 집착하는 것도 자신은 언젠가 죽지만 자신의 이름만은 수천 년이 지난 이후에도 영원히 남아있고, 그것을 통해 자신이 간접적으로 영원한 삶을 살 수 있다고 믿었던 것이다. 물론 이것은 어디까지나 죽음을 너무 두려워하지 말자는 전사들을 위한 가르침에 가깝고, 바이킹들도 인간이었기에 죽음 이후에도 윤택한 삶을 누리고 싶은 것은 매한가지여서 무덤에 부장품을 많이 넣고 장례식도 가능한 성대하게 치렀다. 동양권에서도 이를 대표하는 인물로 남다른 충의와 의리를 보여줘 중국 사람들에게 신으로 숭배받는 삼국지연의로 유명한 후한 말의 장수인 관우가 있다.

암튼 현대에 들어서면서 '명예로운 전사들의 천국'이라는 인식이 강해졌고, 나치 독일의 208대 격추 에이스인 하인리히 에를러는 마지막 전투에서 자살 공격 직전 동료에게 발할라에서 만나자는 무전을 보냈다.

2025년 찰리 커크 피살 사건 당시 FBI 국장이자 트럼프의 최측근인 캐시 파텔이 뜬금없이 발할라에서 보자는 발언을 하여 화제가 되기도 했다.[7]
[1] 초기 노르드어에서는 V를 /w/로 읽었지만 어느 시점부터 /w/가 /v/로 바뀌었다. 따라서 Valhǫll의 한글 음역을 '발홀'이라고 해도 틀리진 않는다.[2] 게르만조어로 *walaz(전쟁터, 시체)라는 뜻에서 유래하였다. 같은 어원에서 유래한 고대 영어의 왤(wæl)은 도살, 도축, 드물게 시체를 가리키는 의미로 쓰였다.[3] 헬(hel)은 어원을 따지면 좋은 의미도 나쁜 의미도 없이 말 그대로 '지하 세계'란 뜻이다.[4] 생전에 자애 없이 분노만 품고 살았던 이들이 계속 싸우고 또 부활해서 싸우는 곳이라고 한다. 아수라가 이곳의 우두머리와 같은 존재. 그런데 공교롭게도 아수라애시르 신족 문서에 따르면 '아수라'의 어원은 발할라의 우두머리인 애시르 신족의 '애시르'와도 공유되는 부분이 있다고 한다. 애초에 바이킹들 역시 인도유럽어족을 쓰는 민족에 속하며 원시 인도유럽 신화에서 파생된 북유럽 신화이기에 인도 신화와 유사한 면이 발견될 여지가 많기도 하다.[5] 각 분파의 해석에 따라 다르다. 수라도에 있는 자들은 어쨌든 신체 조건만은 다들 좋다고 묘사되기 때문이다.[6] 요약하자면 전장에서 전사하여 발할라로 가길 원하던 노전사가 여러 적들과 싸우려 했으나 계속 실패했다. 그러던 중 교회를 습격한 거인과 싸워 쫓아냈지만 자신도 전사하면서 발할라로 갈 수 있게 되었는데, 노전사가 발할라로 들어가기 직전에 교회의 수녀들이 죽은 전사의 시신을 매장하고 기독교식의 십자가 모양 묘비를 세워주면서 발할라 대신 가톨릭의 천국으로 가버렸단 내용이다. 영상에서 주인공은 전사들의 천국인 발할라에 입성하고 싶었지만 발할라 대신에 가톨릭의 천국에 가버렸고, 그곳은 그에게 천국이 아닌 따분한 헬과 똑같을 뿐이었다. 기독교인에겐 천국이지만 북유럽 전사에겐 천국이 아닌 셈.[7] 막상 찰리 커크는 개신교 신자에 폴란드계라 북유럽 혈통도 아니고 캐시 파텔 역시 인도계라 힌두교 신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