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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9월 26일(3차), 9월 28일(4차), 10월 1일(5차) 경선 토론회 중 윤석열의 손바닥 |
2. 전개
2.1. 2021년
2.1.1. 10월 1일
- 5차 경선 토론회 이후 윤석열의 손바닥에 무언가 써져 있다는 논란이 촉발되었고, 이후 다수의 사람들이 손바닥에 임금 왕(王)자가 써져 있었던 것을 확인했다. 그로 인해 왜 윤석열의 손바닥에 저런 글자가 써져 있는지 논란이 되었다. 역술인/무속인이 그려준 부적이 아니냐는 추측이 생겼다. 왜냐하면 무속에서 손바닥에 ‘王’자를 쓰는 것은 말발이 부족하거나 가기 싫은 자리에 가야할 때 좋은 기운을 받기 위한 것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2.1.2. 10월 2일
- 윤석열 경선캠프의 이두아 대변인은 경향신문과의 통화에서 "10월 1일 오전, 후보가 차를 타려고 집 밖으로 나오는데 동네에 연세 좀 있으신 여성 주민 몇 분이 후보를 붙들고 '토론회 잘하시라'며 격려차 적어준 것이다. 후보 손금을 따라 그은 건데 처음에 물티슈로 닦았지만 안 지워졌고, 알코올 성분이 있는 세정제로 다시 닦아도 지워지지 않았다. 결국 지우지 못한 채 그대로 방송에 나가게 된 것이다. 그런 생각(역술적 의미)이 있었다면 방송에는 반창고 등으로 가리고 나가지 않았겠느냐"라고 했다. # 그러자 한국일보는 수성사인펜이든 유성매직이든 에탄올 성분이 있는 물티슈 및 손 소독제로 쉽게 지워진다는 실험으로 '지우려 했다'는 주장을 반박했다. #
- 윤석열 경선캠프의 윤희석 대변인은 경향신문과의 통화에서 "토론회 때마다 이웃 주민 한 분이 손바닥에 그렇게 글씨를 써주시는데, 1일 토론회 때는 특히 글씨가 커서 지우려고 했는데 잘 안지워졌다."고 했다. #
- 윤석열 경선캠프의 윤희석 대변인은 머니투데이와의 통화에서 "윤 후보와 같은 동네에 사는 연세가 높은 여성 지지자 한 분이 토론회를 할 때마다 '王'자를 써준 것이다. 3차 토론회 때부터 써준 것으로 파악되는데 5차 토론회에서는 유독 크게 쓰면서 대중에 알려진 것 같다. 이 지지자는 윤석열 후보의 집에서 일하는 도우미와 아는 사이여서, 윤 전 총장이 집에서 나와 방송국으로 출발하는 때를 파악해 토론회 때마다 여러차례 써줄 수 있었다"고 보다 상세히 설명했다. #
- 윤석열 경선캠프의 김병민 대변인은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윤석열 후보와 같은 아파트에 사는 동네 할머니들이 토론회 갈 때 몇 차례 힘 받으라고 손바닥에 적어주신 것에 불과하다. 지지자들의 성원의 메시지가 뭐가 문제가 될 게 있겠는가"라고 했다. #
- 윤석열 경선캠프의 관계자는 "윤 전 총장 근처에 사는 노인이 토론회 날 만나 적어준 것. 이전 토론회에서는 없었다"고 했다. #
2.1.3. 10월 3일
- 유승민 경선캠프의 권성주 대변인은 '지워지지 않은 흔적에 덧칠해서 더 크게 써줬다'는 해명에 대해선 "5차 토론 전 9월 29일 간담회에 참석한 윤 후보의 왼손은 매우 깨끗했다"고 지적했다. #
- 윤석열 본인이 이 날 청년위 발족식을 마친 뒤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해명했다. "손바닥 글씨가 왕이나 대통령, 정권교체와 관련이 있다거나 주술적 의미를 담고 있다는 얘기는 억측이다. 같은 동네 사시는 할머니께서 열성적인 지지자 입장에서 써준 것이다. 지지자가 그렇게 하시니 뿌리치지 못했다. 처음에는 손바닥에 가로로 줄을 긋고 점 세 개를 찍기에 왕자 인 줄도 몰랐다. 세 번째 토론 때 글씨가 커서 '왕자입니까' 물었더니 '기세 좋게 토론하라는 뜻'이라고 하더라. 옛날에는 아이들이 열나고 아프거나 중요한 시험을 보러 갈 때 집안 어른들이 '병마를 물리쳐라', '시험 잘 보라'는 의미로 손바닥에 왕자를 써주기도 했다. 주술적 의미가 있었다면 부적을 만들거나 해서 숨겼겠지, 다 보이게 손바닥 한가운데 적었겠나. 토론하는 날만 그렇게 쓴 것만 봐도 말이 안 되는 얘기다. TV 토론 대기실에 있을 때 방송사 관계자가 '손에 왕자를 썼다'고 얘기할만큼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요즘 세상에 왕이 어딨으며, 대통령이나 정권교체와도 무슨 관계가 있겠나"고 했다. #
- 더불어민주당의 이소영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에서 "손바닥의 '왕'자가 주술적 의미라는 의혹도 있는데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 대한 향수냐. 국민은 무능한 지도자가 미신과 주술에 의존해 정치적 결단을 내렸을 때 어떤 위기를 겪었는지 기억하고 있다"고 했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도 "왕의 시대, 모든 권력기관을 사유하는 시대에 국민이 국정농단을 심판하고 촛불혁명으로 새 정부가 만들어졌는데, 국민을 위해 가장 봉사해야 할 1번 일꾼인 대통령을 왕으로 생각하는 사람. 주술에 의거한 것인지, '왕'자를 써서 부적처럼 들고나오는 황당한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고 했다. # # #
- 홍준표 의원은 페이스북으로 비판했다. 2일 오후 "이젠 무속인까지 등장하는 역사상 최악의 대선 경선, 주술에 의해 대통령이 되겠다는 거냐"고 썼다. 3일 오전에는 "점으로 박사학위를 받는 것도 처음 봤고 무속인 끼고 경선에 나서는 것도 처음 봤다, 부적 선거는 포기하라"고 했다. 이에 윤석열 경선캠프의 김기흥 대변인은 "원래 '홍판표'였던 홍준표 후보의 현재 이름은 역술인이 지어준 것이라는 걸 잊었나"라고 했다. 홍준표 의원은 다시 맞서 "윤 전 총장 부인 김건희 씨도 결혼 직전에 김명신에서 개명했다고 알려져 있다. 그 과정도 풀어내보라"고 했다. # # #
2.1.4. 10월 4일
- 윤석열 경선캠프의 김용남 대변인이 "(손바닥 대신) 주로 손가락 위주로 씻으신 것 같다. 윤 전 총장이 주변에 사시는 할머니들께서 기운 내라고 적어준 걸 선거에 나온 후보가 안 하겠다고 현장에서 거부하긴 상당히 어렵다. 전문적인 (주술가)분들은 까만 매직으로 안 쓴다."라고 하여 '자폭해명' 소리를 들었다. 이에 대해 홍준표 후보는 "코로나인데 하루에도 10번이고 손바닥을 다 씻어야 한다. 후보들은 돌아다니면서 악수하니까 차를 타면 먼저 손소독제로 씻는다"고 했다. 중앙일보는 또한 '윤 후보의 가사 도우미와 아는 할머니'에서 '주변에 사시는 할머니들'로 바뀐 점을 지적했다. #
2.2. 2022년
2.2.1. 1월 16일: 김건희 녹취록에서의 언급
이명수: 그.. 토론회에서 그 뭐냐, 왕(王)자 때문에 얘기 많았더만 오늘.
김건희: 아 그거는 우리 주민이,
이명수: 예.
김건희: 조금 나이 드신 분이, 맨날 조금 걱정해 주고, 완전 지지자 할머니가 있는데.
이명수: 예예..
김건희: 거기다 맨날 그리 써 줘... 음?.. 할머니가... 그래 가지고 거기다 그냥 쓰게 된 거고 매번 이게... 그 거절할 수 없어서 쓰고 갔는데... 무속인이 어디 있어요. 그게 무슨 '무속인'이에요. 주변에, 우리 주변에.
이명수: 예...
김건희: 그리고 무속인 만났다가는 여기는 소문이 금방 나서 만날 수가 없어. 그리고 우리는 그렇게 무속인 안 만나. 내가 더 세기 때문에.
이명수: (웃음) 그렇지.
김건희: 솔직히 내가 더 잘 알지 무슨 무속인을 만나.
이명수: 예....
김건희: 그리고 그, 어설프잖아! 그 무속인이 하면 뭐 부적이나 이런 거 주지 누가 손에다 그렇게 써줘. 아유... 진짜..
김건희: 아 그거는 우리 주민이,
이명수: 예.
김건희: 조금 나이 드신 분이, 맨날 조금 걱정해 주고, 완전 지지자 할머니가 있는데.
이명수: 예예..
김건희: 거기다 맨날 그리 써 줘... 음?.. 할머니가... 그래 가지고 거기다 그냥 쓰게 된 거고 매번 이게... 그 거절할 수 없어서 쓰고 갔는데... 무속인이 어디 있어요. 그게 무슨 '무속인'이에요. 주변에, 우리 주변에.
이명수: 예...
김건희: 그리고 무속인 만났다가는 여기는 소문이 금방 나서 만날 수가 없어. 그리고 우리는 그렇게 무속인 안 만나. 내가 더 세기 때문에.
이명수: (웃음) 그렇지.
김건희: 솔직히 내가 더 잘 알지 무슨 무속인을 만나.
이명수: 예....
김건희: 그리고 그, 어설프잖아! 그 무속인이 하면 뭐 부적이나 이런 거 주지 누가 손에다 그렇게 써줘. 아유... 진짜..
2.2.2. 2월 11일 제20대 대통령 선거 TV 토론회 흰눈썹
제20대 대통령 선거 TV 토론회에서 오른쪽 눈썹에 하얀색 털을 붙어 있는 장면이 목격 되었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관상학적으로 흰 눈썹이 성공과 장수를 의미한다"면서 “‘왕(王)자’ 논란 때처럼 미신적인 것을 아직 끊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이라고 주장했다. # TV조선의 뉴스트라다무스에서 일부러 붙인 것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2]하였다. 한국기자협회 주최, 방송 6사 공동 주관 2022 대선후보 초청 토론회 5분 38초 오른쪽 눈썹에 흰 털 |
3. 반응
3.1. 여권
더불어민주당은 공식 논평을 통해 "전에는 국민을 '백성'이라고 일컫더니 대통령은 '왕'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냐, 윤 후보의 정치 비전은 '절대왕정'인 것이냐, 대통령이 되어 나라를 소유하겠다는 시대착오적이고 불순한 태도가 민주국가의 대선 후보라고는 믿기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어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향수냐, 우리 국민은 무능한 지도자가 미신과 주술에 의존해 결단을 내렸을 때 어떤 위기를 겪었는지 기억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 #송영길 대표 또한 "주술에 의거한 것인지, 부적처럼 왕 자를 쓰는 것을 보고 최순실 시대로 돌아가려는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비판했다. 이어 “대통령을 왕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주술에 의거해 왕(王)자를 부적처럼 들고나오는 황당한 상황”이라며 "이상한 주술적 행태가 우리 대한민국의 수준을 우스꽝스럽게 만들지 않나 아쉬움이 크다"고 지적했다. # # #
이재명 후보 측에서는 "국민의힘 대선주자 간 부적정치 논란을 보면 국민의힘은 아직도 최순실 망령이 떠도는 주술집단 같다"고 논평했다. #
김남국 민주당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국정운영을 전문가에게 묻지 않고, 무속인과 상의해서 결정하지 않을까 매우 우려스럽다"며 "한편으로는 얼마나 준비가 안 됐으면 매번 무속신앙에 의존했을까 측은하기도 하다"는 글을 올렸다.#
진성준 민주당 의원은 “같은 동네에 사는 할머니가 어떻게 윤석열 집 나가는 시간을 정확히 알고 세 번씩이나 써주셨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 전 총장이 유력 정치인을 만날 때도 점쟁이를 대동해서 나갔다던데 주술에 의존하는 게 아닌지 의심된다”고 꼬집었다. # #
3.2. 야권
국민의힘 홍준표 후보는 "부적 선거는 포기하라", "정치의 격을 떨어뜨리는 유치한 행동이다. 기초의원 선거도 그렇게 안 한다"며 강하게 비판하였고, 윤 후보의 부인인 김건희가 운세 사이트를 주제로 박사학위를 받은 것까지 언급하였다.[3] # 이에 윤석열 후보측은 정작 홍준표 후보 본인도 역술인의 제안으로 이름을 개명했다는 것을 거론하면서 그런 의도가 아니라고 반박했다. #[4] 이에 홍준표 후보는 윤석열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의 개명 과정을 밝히라고 역공했다. #유승민 후보 측은 "무속에 의지하는 후보와 거짓말하는 참모들은 절대 국가 권력을 쥐어선 안 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유승민 캠프의 권성주 대변인은 논평에서 "국민을 얼마나 바보로 생각하면 이렇게 뻔뻔할 수 있는가"라며 "토론이 겁나 후보가 부적을 붙이든 굿을 하든 자유나 국민을 속이려 해선 안 된다"고 밝혔다. # 또 유승민 후보는 "과거 오방색 타령하던 최순실 같은 사람과 윤 후보님은 무엇이 다르냐"고 비판했다. #
3.3. 기타
신율 명지대 교수는 “지지자가 써줬든 아니든 정치에서 중요한 건 국민에게 어떻게 보여지느냐다”며 “이번 사안에 ‘최순실 프레임’이 씌어지도록 스스로 자초한 측면이 있다”고 평가했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원장도 “왜 왕이란 글씨를 썼는지 이유를 떠나 국민 눈높이나 상식적으로 보면 우스꽝스러운 일로 보일 수 있다”고 논평했다. #유창선 시사평론가는 "윤석열 후보가 즉각 공식적으로 경위를 밝히고 사과해야 할 무거운 일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대통령이 되겠다며 TV 토론에 나온 사람이 손바닥에 임금 '왕'자를 쓰고 와서 국민들이 보게 만든 것은 황당을 넘어서 국민에 대한 무례다"라고 꼬집었다. #
가수 이승환은 "수술 부위 통증이 말끔히 사라졌습니다. 덕분에 공연에 더 집중할 수 있었네요. 효험 있음"이라면서 손바닥에 임금 왕자를 새긴 사진을 자신의 SNS에 공개했다. #
진중권은 "조선 왕조에서도 왕궁에서 주술을 금했다. 정치가 장난인가"라며 "그렇게 절실하면 아예 돼지머리 상에 올리고 대권기원 고사를 지내든지"라고 비꼬았다. #
홍콩 언론인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에서도 국내의 반응을 자세히 전하면서 이 사건을 심층 분석하는 기사를 작성했다.# 영국의 언론 인디펜던트도 한국 대통령 후보가 미스테리한 한자를 손에 쓰고 나와 논란이 됐다고 보도했다. #
4. 논란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왼쪽 손바닥에 적힌 임금 왕(王)자를 둘러싼 논란이 뜨겁다. 윤 전 총장이 최근 열린 당 경선 TV토론회에 세 차례나 ‘왕’자 손바닥으로 참석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당내에서조차 “무속인이 개입했다” “주술 대선이 되고 있다”는 비판이 나왔다. 윤 전 총장은 어제 “토론을 잘하라는 지지자의 응원 메시지였다”며 “지금 생각해 보면 (토론회에) 들어갈 때는 지우고 가는 게 맞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윤 전 총장의 손바닥 ‘왕’자는 그 해명에도 불구하고 한낱 해프닝으로 넘어갈 수 없다. 윤 전 총장은 “그냥 가서 기세 있게 자신감 갖고 토론하라는 뜻으로 생각했다”며 그 어떤 무속적 의미도 없다고 했다. 앞서 측근을 통해서는 “지우려 했는데 잘 안 지워졌다” “남은 토론회에선 응원 메시지를 굳이 지우지 않겠다”는 얘기들로 ‘거짓말 해명’ 논란을 키웠다. 어쨌든 지지자의 성원을 무시할 수 없었다는 순수함으로 받아들여 달라는 취지다.
하지만 그가 손바닥에 적힌 ‘왕’자의 의미를 한 번이라도 생각했다면 그런 가벼운 처신도, 그런 어설픈 해명도 할 수 없다. 대통령은 국민을 위해 국민에게 봉사하는 ‘제1의 공복’이다. 그런 자리를 하겠다고 나선 사람이 백성 위에 군림하던 지배자를 뜻하는 글자를 공개석상에 나와 거리낌 없이 드러냈다. 그 ‘생각 없음’이야말로 과연 대통령이 되겠다는 사람으로서 기본적인 인식과 자질이 있는 것인지 의심케 하는 대목이다.
우리나라 대통령은 국가원수이자 행정수반으로서 최고의 권력을 가진 동시에 최고의 책임을 요구하는, 그래서 가장 치명적인 자리이기도 하다. 역대 대통령의 불행한 말로가 증명한다. 이번 손바닥 ‘왕’자는 과거 정부의 ‘오방색’ 논란까지 소환하며 가뜩이나 비웃음을 사는 우리 정치를 더욱 희화화했다. 윤 전 총장은 뒤늦게 “깊이 생각을 못 한 것 같다”고 했다. 이제라도 대통령직에 대한 ‘깊은 생각’을 밝히고 제대로 사과하는 것이 옳다.
[동아일보][사설]윤석열 손바닥에 ‘王’자, 대통령직도 그렇게 보는 것 아닌가
윤 전 총장의 손바닥 ‘왕’자는 그 해명에도 불구하고 한낱 해프닝으로 넘어갈 수 없다. 윤 전 총장은 “그냥 가서 기세 있게 자신감 갖고 토론하라는 뜻으로 생각했다”며 그 어떤 무속적 의미도 없다고 했다. 앞서 측근을 통해서는 “지우려 했는데 잘 안 지워졌다” “남은 토론회에선 응원 메시지를 굳이 지우지 않겠다”는 얘기들로 ‘거짓말 해명’ 논란을 키웠다. 어쨌든 지지자의 성원을 무시할 수 없었다는 순수함으로 받아들여 달라는 취지다.
하지만 그가 손바닥에 적힌 ‘왕’자의 의미를 한 번이라도 생각했다면 그런 가벼운 처신도, 그런 어설픈 해명도 할 수 없다. 대통령은 국민을 위해 국민에게 봉사하는 ‘제1의 공복’이다. 그런 자리를 하겠다고 나선 사람이 백성 위에 군림하던 지배자를 뜻하는 글자를 공개석상에 나와 거리낌 없이 드러냈다. 그 ‘생각 없음’이야말로 과연 대통령이 되겠다는 사람으로서 기본적인 인식과 자질이 있는 것인지 의심케 하는 대목이다.
우리나라 대통령은 국가원수이자 행정수반으로서 최고의 권력을 가진 동시에 최고의 책임을 요구하는, 그래서 가장 치명적인 자리이기도 하다. 역대 대통령의 불행한 말로가 증명한다. 이번 손바닥 ‘왕’자는 과거 정부의 ‘오방색’ 논란까지 소환하며 가뜩이나 비웃음을 사는 우리 정치를 더욱 희화화했다. 윤 전 총장은 뒤늦게 “깊이 생각을 못 한 것 같다”고 했다. 이제라도 대통령직에 대한 ‘깊은 생각’을 밝히고 제대로 사과하는 것이 옳다.
[동아일보][사설]윤석열 손바닥에 ‘王’자, 대통령직도 그렇게 보는 것 아닌가
4.1. 후보 캠프측의 오락가락한 해명
(한국일보) 윤석열의 손바닥 '王', 오락가락 해명으로 더 꼬였다(뉴시스)손바닥 王자에 '거짓 해명' 논란 확산…윤석열 '곤혹'
(서울신문)“손가락만 씻어” “홍준표도 개명”…윤석열 오락가락 ‘왕(王)’ 해명
(서울경제)“손가락 위주로 씻어” “언론이···” 꼬여가는 윤석열 王자 해명
(중앙일보)王논란 더 키우는 尹캠프의 자폭 해명 “손가락 위주로 씻어”
사실 이 문제는 곧이곧대로만 대응해도 이렇게 논란이 될 일이 아니다. 대통령 선거라는 것이 긴장되지 않을 수는 없다. 즉, 단순히 '마음에 위안을 주기 위한 것이며 그 외의 의미는 없다' 한 문장으로 대응 가능한 것이었다. 윤석열의 손바닥에 임금 왕(王)자가 써져 있는 사건에 대한 논란에 기름을 부은 것은 바로 윤석열 캠프였다.
"1일 오전 윤 전 총장이 차를 타고 집 밖으로 나올 때 연세가 있는 동네 여성 주민이 '토론회 잘하라'는 격려 차원에서 적어줬다. 물티슈와 알코올 성분이 있는 세정제로 닦았지만 지우지 못했다."고 하며 일회성 해프닝으로 변명했지만, 정작 26, 28일 열린 3, 4차 TV토론회 때도 윤 전 총장의 왼쪽 손바닥에 왕(王) 자가 새겨져 있었던 사실이 드러나면서 거짓 해명을 한 것이 되었다.
그러자 윤석열 캠프측은 "여성 지지자가 토론회 때마다 왕(王)자를 써줬는데, 5차 토론 때는 3, 4차 토론 당시 남은 흔적에 덧칠을 해 더 크게 써줬다. 유성매직으로 써서 손세정제 등으로 잘 지워지지 않았다."고 했는데, 이번에는 유성매직을 운운하며 손세정제등으로 잘지워지지 않았다는 해명이 또다시 논란이 되었다. 실제로 일부에서 윤석열 캠프측의 해명대로 해보자 잘 지워졌기 때문.
그 외에도 '세정제로 지우려 했는데 안 지워졌고 5차 토론회엔 지워지지 않은 흔적에 덧칠해서 더 크게 써줬다고 했는데 5차 토론 전 29일 간담회에 참석한 윤 전 총장 왼손은 매우 깨끗했다. 결국 유승민 캠프측에서 이 점을 지적하며 비판했다. #
윤석열 캠프의 김용남 대변인은 손바닥 글씨에는 주술적인 의미는 없었고 단순 해프닝에 불과했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손 소독제에 웬만한 것은 지워지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윤석열 후보가 "주로 손가락 위주로 씻으신 것 같다" 고 대답했다. 김용남 대변인은 나아가 "쉽지 않은 언론 환경"이라며 언론에 책임을 돌렸다. #
하지만 코로나 시국인 점을 감안, 아니 그렇지 않더라도 이는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는 해명이며 김용남 대변인의 말은 앞서 윤석열이 직접 한 해명과도 배치된다. 홍준표 후보 역시 "코로나19 때문에 하루에 열번이라도 손을 깨끗이 씻어야 한다. 손가락만 씻는다는 그런 거짓말을 하면 안 된다"고 비판했다. # #
또한 정청래 의원은 “손바닥 ‘왕’자가 지워질까 걱정된다면 살색 투명 테이프를 붙여라. 사모님 손바닥에도 비(妃)자를 쓰고 똑같이 살색 투명 테이프를 붙이면 부창부수 쌍끌이로 더 효험이 있을 것 같다. 이런 좋은 방법이 있는데 뭐 어렵게 조심조심 손가락 위주로 씻느냐”고 조롱했다.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도 “손 씻을 땐 손가락 위주로, 발언할 땐 거짓말 위주로”라며 비꼬았다. #
이에 이준석 대표도 “대변인 분들이 한 사람마다 다른 이야기 하시는 거 보면서 아직 팀빌딩(team buliding)이 안 된 거 아니냐"면서 캠프 대응의 미숙함을 지적했다. #
4.2. 윤석열 본인의 안일한 인식과 자질 논란
(뉴스1)전국민 시청한 윤석열 '손바닥 王' 직격탄…이미지 실추 불가피'손바닥 왕' 논란 윤석열에 신문들 "생각없다" "자질 문제"
손바닥에 王자에 대해 해명하는 과정에서 윤석열 본인의 안이한 인식이 드러나서 자질 논란이 일어나고 있다.
앞서 윤석열 본인은 “처음에는 손바닥에 가로로 줄을 긋고 점 세 개를 찍기에 왕자 인 줄도 몰랐다. 세 번째 토론 때 글씨가 커서 ‘왕자입니까’ 물었더니 ‘기세 좋게 토론하라는 뜻’이라고 하더라”는 식으로 설명하며 이를 대수롭지 않은 문제로 치부했다. #
이에 국민의힘에서도 “윤 전 총장의 안일한 인식이 논란을 키웠다”는 지적이 나왔다. 특정 대선 주자 캠프에 속하지 않은 한 중진 의원은 “‘왕’ 자를 지우지 못했던 게 아니라 지우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잘못된 해명으로 상황을 더 키웠다”며 “본선 경쟁력을 스스로 깎아먹고 있다”고 말했다.#
결국 동아일보와 서울신문에서 사설을 통해 이를 지적하며 윤석열의 인식과 자질이 의심되며 '왕'자의 의미를 축원으로 받아들였다는 것에 대해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알다시피 대한민국 헌법 제1조에 따르면 ①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고[5], ②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으며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이런 국가에서 대통령은 군주 같은 자리가 아니라 국민을 대표하여 나온 자리라는 성격에 가깝다. 즉 국민들에게 제왕처럼 군림하는 정치인이 되겠다는 안 좋은 의미로 이해될 수 있기에 문제가 된거다. 심지어 진짜 군주인 입헌군주제 군주들도 국민들에 대놓고 어그로를 끄는 행동은 안 하며 국민들을 섬긴다는 스탠스를 취한다.
하지만 그가 손바닥에 적힌 ‘왕’자의 의미를 한 번이라도 생각했다면 그런 가벼운 처신도, 그런 어설픈 해명도 할 수 없다. 대통령은 국민을 위해 국민에게 봉사하는 ‘제1의 공복’이다. 그런 자리를 하겠다고 나선 사람이 백성 위에 군림하던 지배자를 뜻하는 글자를 공개석상에 나와 거리낌 없이 드러냈다. 그 ‘생각 없음’이야말로 과연 대통령이 되겠다는 사람으로서 기본적인 인식과 자질이 있는 것인지 의심케 하는 대목이다.
[사설]윤석열 손바닥에 ‘王’자, 대통령직도 그렇게 보는 것 아닌가
[사설]윤석열 손바닥에 ‘王’자, 대통령직도 그렇게 보는 것 아닌가
윤 전 총장이 손바닥에 ‘왕’자를 적어 넣은 확실한 이유는 자신을 포함한 몇몇 측근만이 알 것이다. 하지만 ‘같은 아파트 주민의 성의를 무시할 수 없었다’는 취지의 해명조차 일반 상식으로는 이해하기가 불가능하다. 민주주의 국가의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겠다고 당내 경선에 나선 후보가 손바닥의 ‘왕’ 자를 일종의 축원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난센스다. 왕이란 국가원수를 세습하는 군주국가의 최고통치자다.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면서 백성을 자신의 재산쯤으로 여긴다는 사실은 어린아이도 모르지 않는다. ‘왕’의 권력을 가진 통치자를 그리며 대통령 선거에 나선 것인지 윤 전 총장에게 묻지 않을 수 없다.
[사설] 민주공화국 희화화 모자라 거짓 해명한 윤석열
[사설] 민주공화국 희화화 모자라 거짓 해명한 윤석열
4.3. 여담
2024년 12월 14일 2024년 윤석열 탄핵 촉구 집회에서 국회의사당에서 여의도공원까지 의사당대로를 가득 메운 시민들이 마치 王자를 그린 모습이라서 다시 회자가 되고 있다.[1] 국민의힘은 필사적으로 공개를 막고, 더불어민주당 측은 필사적으로 공개하려 했기에 녹취의 신빙성이 높아져 버렸다. 하지만 오전에 받은 왕자를 저녁 토론회까지 닦지 않거나 새로 그려 유지한 것은 윤 후보의 선택이다.[2] 없던 털이 붙었지만, 그런 털이 저절로 자라나거나, 어디서 날아와 붙는 일은 가능성이 높은 일이라는 이야기가 된다.[3] 다름아닌 '회원 유지'를 'Member Yuji'라고 번역하여 논란이 된 그 논문이다.[4] 실제로 홍준표의 젊은 시절 이름은 홍판표였다. 그런데 이 판(判)에 칼이 들어가 사람이름으로 쓰기엔 불길하다면서 윤영오 당시 청주지방법원장이 개명을 권유했다고. 2017년 한겨레 기사. 자세한 사항은 홍준표/생애 항목 참조.[5] 잘 알려져 있다시피 공화국은 군주가 없는 국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