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강조 명령(Severity Order)나치 독일의 총통 아돌프 히틀러는 소련을 공격했으며, 미개한 슬라브인 등의 절멸이 전쟁의 목표임을 공식화했다. 이에 근간해서, 슈츠슈타펠에 의한 많은 전쟁범죄들이 저질러졌다. 그러나, 국방군이 전쟁범죄에 개입했다는 사실은 오랫동안 국방군 무오설에 가려져 있었다.
이후 밝혀진 바에 의하면, 국방군의 장군이자 뼛속까지 친나치 성향의 군인이라는 점에서 동료들 사이에서 악명 높았던 6군 사령관 발터 폰 라이헤나우 원수는 이 전쟁의 목표는 통상적인 전쟁이 아니라, 유대-볼셰비즘을 절멸하기 위한 투쟁이며 그리하기 위해 독일의 전사들이 싸워야 한다.라고 강조했고, 이에 대한 지침를 담은 명령을 내렸다. 이 명령을 라이헤나우 강조명령이라고 한다.
2. 문제점
이 명령은 독일 국방군의 전쟁범죄의 근간이 되었다. 물론 라이헤나우의 후임 6군 사령관 프리드리히 파울루스나 공군 전투기 총감 아돌프 갈란트처럼 전쟁범죄를 경멸하고 이 명령을 이행하지 않은 양심적인 군인들도 있었지만[1] , 애석하게도 이 명령을 적극 수행하고 지지한 이들도 많았다. 특히 게르트 폰 룬트슈테트는 자신이 라이헤나우의 상관인 남부집단군 사령관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지지한다고 성명을 발표하고 전쟁범죄를 방조했다. 이는 상명하복의 원리로도 설명할 수 없다. 게다가, 중부집단군 사령관 페도어 폰 보크 원수와 북부집단군 사령관 빌헬름 리터 폰 레프 원수가 라이헤나우의 명령을 비판하면서[2] 무시했던 점 역시 룬트슈테트가 전쟁범죄에서 자유롭지 못함을 보여주고 있다. 두 사람 역시 라이헤나우의 상관이었다.라이헤나우의 강조명령을 따라 전쟁범죄를 저지른 대표적 인물로는 헤르만 호트, 나치 독일 최고의 명장 중 한 명인 에리히 폰 만슈타인 등이 있다. 이 명령에 따라서 많은 잔혹한 행위가 저질러졌으므로 라이헤나우 역시 전범임은 명약관화하다.
또한 인륜의 문제를 떠나 남부집단군의 전투 효율을 망가뜨리는 데 일조했다. 아인자츠그루펜과 국방군 장병들은 벨로루스와 우크라이나 전선에서 열심히 약탈과 학살을 저지르며 귀중한 자원을 허비했고 차후 반 소련감정이 있던 우크라이나인들조차 독일군에 적대적으로 돌아서며 극심한 파르티잔들의 사보타주에 시달려야만 했다. 결과적으로 강조명령은 군대가 개입한 절멸전쟁이라는 색깔을 부여했고 히틀러의 정치장교 사살명령과 함께 소련의 저항의지를 불타오르게 한 기름으로 평가받고 있다.
[1] 이외에 이러한 성향의 군인들로는 에르빈 폰 비츨레벤 원수나 에발트 폰 클라이스트 원수를 들 수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원수들은 전범이었다.[2] 다만 폰 레프 원수는 레닌그라드의 아사 작전의 기획자라는 것도 기억해야 한다. 한편, 폰 보크 원수는 폴란드에서 민간 가옥의 구별이 불가능하다면 무차별 포격하라는 명령을 내린 바 있었다. 그런데 이 둘은 나중에 상이한 행적을 보여주는데, 폰 레프 원수는 전쟁범죄에 대한보고를 받고도 자신이 취할 수 있는 조치는 없다며 전쟁범죄를 방조한 반면, 폰 보크 원수는 중부집단군이 (물론 그럼에도 자행되는 경우가 있었다.) 전범 행위를 자행하지 못하도록 막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