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발해

"짐의 종실(宗室)에 많은 불행이 닥친 가운데, 사촌 아우 탁발해가 세상을 떠나니, 슬픔과 고통이 너무나 커서 이를 멈출 수가 없다. 옛 사람들은 대신의 상(喪)에는 세 번 조문하는 예가 있었으니, 이는 삼공(三公) 이상의 지위에 해당하였고, 경(卿)이나 사(司) 이하의 대신은 마땅히 해당하지 않는다. 한나라 이후로는 이 예가 거의 시행되지 않았다. 그러나 짐은 옛 전통을 따르고자 하며, 슬픔이 마음에서 우러나오니, 비록 지위가 높아 예를 갖춘다 해도 사사로운 고통이 어찌 덜하겠는가? 여러 왕 중 기친(期親)의 친족에게는 세 번 조문하도록 하고, 큰 공을 세운 친족에게는 두 번, 작은 공을 세운 친족에게는 시마(緦麻)를 입고 한 번 조문하게 하고자 한다. 광천왕은 짐에게 대공의 친족이므로, 반드시 두 번 조문하고자 한다.

두 번 조문하는 경우, 대렴(大殮)의 날에 친히 임하여 슬픔을 다하고, 상복을 갖춘 후에 시마(緦麻) 입고 조문하도록 하고자 한다. 이미 빈소에서 시마로 조문하는 것은 당연하여 의심의 여지가 없으나, 대렴에 조문하는 것이 맞는지 여부는 어찌 해야 하는가? 상이 시작될 때 관을 어루만지며 애도를 표하는 것이 맞는지, 혹은 관을 닫을 때 슬픔을 다해야 하는지 여부는 어찌 해야 하는가? 그 시기의 적절함을 고려하여 그 중간을 선택하고자 한다."

"세 번 조문하는 일은 예로부터 내려오는 의례이지만, 한(漢)나라와 위(魏)나라에 이르기까지 이를 행한 자는 드물었습니다. 폐하께서는 지극히 성스럽고 자애로우셔서 이전의 전통을 따르시며, 반드시 애도의 뜻을 표하시고, 근심하며 슬퍼하심이 심히 간절하십니다. 신(臣)들은 기친(期親)의 친족은 세 번 조문하고, 대공(大功)의 친족은 두 번 조문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여깁니다. 상(喪)의 시작은 슬픔이 지극한 때이니, 이미 마음을 낮추셨다면 초기부터 따르는 것이 마땅합니다. 대렴(大殮)에서의 조문은 성스러운 뜻을 따르심이 좋겠습니다."

"위(魏)와 진(晉) 이후로 친히 조문하는 예가 많이 빠졌으나, 가까운 친척 신하에 대해서는 반드시 동당(東堂)에서 곡하였다. 얼마 전 대사마(大司馬)•안정왕(安定王) 탁발휴가 사망하였을 때, 짐이 이미 조문한 뒤 다시 동당에서 위로하였다. 오늘의 일에 다시 곡하는 것이 맞는가?"

"동당에서의 곡은 직접 조문하지 못한 경우에 행하는 것입니다. 지금 폐하께서 몸소 조문하시고, 신하들이 폐하를 따랐으니, 신들이 의논하기에 다시 곡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습니다."

"대사마는 친척으로서 지위가 중하니, 반드시 동당에서 곡해야 했으나, 광천왕은 여러 왕의 자손들 중 하나일 뿐 아니라 나이와 지위가 아직 젊다. 경(卿)들이 논의한 바에 대해 짐은 이견이 없다."

"낙양(洛陽)으로 이주한 사람은, 이후 모두 망령(邙嶺)에 묻히게 하고, 영구(靈柩)를 항대(恆代)로 가져가는 것을 허락하지 않는다. 남편이 북쪽에 먼저 묻히고 아내가 지금 남쪽에서 사망한 경우, 아내는 남편을 따라야 하므로 대(代)로 돌아가 묻히는 것이 마땅하다. 만약 자식이 아버지를 어머니에게로 이장하고자 한다면 그 또한 허락한다. 아내의 무덤이 항대(恆代)에 있고 남편이 낙양에서 사망한 경우, 지위가 높은 이를 낮은 이에 맞추어 이장할 수는 없다. 어머니를 아버지에게 이장하고자 한다면 마땅히 따르게 하고, 따로 묻고자 해도 이를 허락한다. 만약 이장할 제한이 없는 경우, 대(代)에 상주(喪主)가 있는 상황에서 어느 쪽에 묻든 모두 허락한다. 호적이 항주(恆州)나 연주(燕州)에 속해 있으나 몸은 경사(京師)나 낙양에 있는 경우, 어디에 묻을지는 본인의 선택에 따르게 한다. 주(州)에 속한 자들에 대해서는 각자 원하는 바에 맡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