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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11-22 19:46:21

도검/강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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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2. 도검용 강재의 분류
2.1. 저합금강(순수 탄소강 + 저합금강)2.2. 고합금강
2.2.1. 비(非)스테인리스 고합금강
2.2.1.1. 공구강2.2.1.2. 고속도강
2.2.2. 스테인리스강
2.3. 기타
3. 평가 기준
3.1. 칼날 유지력3.2. 인성3.3. 내부식성3.4. 연마 용이성(가공성)3.5. 강재에 첨가되는 원소 및 그에 따른 특성
4. 강재 목록
4.1. 상표권이 없는 강재(Generic)4.2. 상표권이 있는 강재
5. 도검의 종류에 따른 강재6. 탄소강 vs 스테인리스강의 절삭력에 대한 오해와 실제7. 관련 문서8. 참고 웹사이트

1. 개요

현대의 도검강재에 대해 설명하는 문서. 손가락만한 잭나이프부터 부엌칼, 대형 롱소드에 이르기까지 다 포괄한다.

이제는 잘 알려진 사실이지만, 역사 속 대부분의 명검, 보검이라고 불리는 것들은 운 좋게 한번 탄소강 비율이 맞아 떨어지거나, 특정 지역의 합금 비율이 질 좋은 철광석을 모아서 만든 것으로 요즈음의 철물점 공장제 철보다도 훨씬 못한 것들이 대부분이다. 기껏해야 재래식 제강법으로 탄소강의 탄소 함량을 조절하거나 드물게 특정 지역의 철광석운 좋게 포함된 미량원소에 의존해 신주단지 모시듯 해야 했던 과거와는 달리, 근현대에 들어서는 산업 혁명 이후 제강술이 크게 발전하면서 도검의 품질이 수직상승하고 경도 편차도 크게 줄어들었다.

이후 재료공학야금기술이 더욱 발달한 현대에는 강재의 용도에 맞춰 다양한 원소도 원하는 비율만큼 첨가할 수 있게 되었고, 단순히 장인의 감에 의존했던 과거와 달리 분말야금 기술이나 정확한 온도에 따른 열처리 등 다양한 신기술이 접목되어 불과 백여 년 전 강재와 비교해도 외계 기술급의 성능 격차가 나는 상태다. 이처럼 다양한 원소의 배합 비율과 제강법에 따라 수백 가지 이상의 도검용 강재가 시장에 나와 있으며, 실험적이거나 비실용적인 것을 제외하고 실제로 상업용 도검에 널리 쓰이는 강재로만 한정해도 최소 수십 가지 이상에 달한다.

오늘날 도검용 강재 시장은 전체 철강 분야에 비하면 매우 작은 비율만을 차지하기 때문에, 처음부터 도검만을 위해 개발된 강재는 흔치 않다. 가장 기본적인 순수 탄소강을 제외하면, 대부분 스프링/각종 공구 및 공작기계/베어링/철도 레일 등 구조재 등을 위해 만들어진 강재를 도검용으로도 쓰는 것이다. 중대형 도검에 많이 쓰이는 5160/6150 스프링강은 말할 것도 없고, 한때 중상급 나이프 시장을 지배했던 154CM도 원래는 Crucible에서 제트 엔진에 쓸 베어링용으로 개발한 것이며, 나이프용 슈퍼 스틸의 대명사인 M390와 Elmax도 원래는 각각 Böhler와 Uddeholm에서 다이캐스팅금형에 쓸 목적으로 개발한 것이다.[1] 그나마 Crucible이나 Sandvik의 몇몇 강재들, 일부 일제 강재들이 처음부터 도검용으로 개발된 정도다.

기본적으로 본 문서는 대부분 중소형 나이프용 강재 위주다. 정글도나 중대형 진검, 도끼 등에는 여전히 심플한 1050 전후의 탄소강이나 5160/6150 스프링강이 주류라 딱히 길게 설명할 부분이 없다. 그런 힘을 크게 실어서 험하게 쓰는 날붙이는 절삭력이나 칼날 유지력보다도 일단 부러지지 않는 인성이 최우선이라 복잡한 고합금강보다는 단순한 저합금강이 적합하기도 할 뿐더러, 무엇보다 본 문서에서 서술된 최신 강재로 그런 큰 날붙이를 만들었다간 강재 생산부터 가공까지 지나치게 복잡해지는 관계로 가격이 너무 비싸지기 때문이다.

본 문서의 도표들은 대부분 미국의 도검용 강재 전문가 라린 토마스(Larrin Thomas) 박사가 운영하는 Knife Steel Nerds가 출처임을 밝힌다.

2. 도검용 강재의 분류

강철 순수
탄소강
저합금강
(순수 탄소강
+ 저합금강)
非스테인리스강
(업계 용어로서의 탄소강)
합금강
고합금강 非스테인리스
고합금강
(공구강,
고속도강 등)
스테인리스강
기타 패턴 웰디드 다마스쿠스 강
기타 티타늄 합금, 세라믹, 초경재료
볼드체는 본 문서에서 주로 쓰일 개념

기본적인 내용은 강철/탄소강/합금강/스테인리스강 등의 문서를 참고할 일이겠으나, 본 문단에서는 도검용 강재로서의 측면에 집중해 설명한다. 학술적인 용어와 실제 도검 업계에서 쓰는 용어 간에 괴리가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일단 이에 대한 정리가 필요하다.

우선 학술적으로는 (순수하게 탄소만 함유된) 탄소강 vs (탄소 외의 다른 금속도 함유된) 합금강으로 일차적으로 나누고 시작하는 것이 엄밀하겠으나, 어차피 10xx를 제외한 거의 모든 강재는 많든 적든 다른 금속이 조금이라도 들었기 때문에 큰 의미가 없다.

한편 칼을 많이 쓰는 산업현장(특히 요식업계)에서는 아예 탄소강스테인리스강으로만 양분하기도 한다. 즉 고합금강이라도 스테인리스가 아니면 그냥 탄소강이라 부르는 식. 사실 도검용 스테인리스강도 대부분 탄소가 들었기 때문에[2] 어폐가 있는 표현이지만, 이미 해외에서도 'Carbon Steel vs Stainless Steel' 식으로 쓸 정도로 굳어졌다. 아무래도 일상에서는 내부식성이 표면적으로 가장 와닿는 특성이기 때문이기도 하고[3], 과거에는 고합금강에 대한 연구도 미진하고 도검에 잘 쓰이지도 않아 실제로 '탄소강 vs 스테인리스강'으로만 나누어도 큰 문제가 없었기 때문이다. 강재에 대한 많은 미신과 오해들[4]도 이 때의 흔적이다.

허나 이후 재료공학이 발전하면서 고합금강이 도검에 많이 쓰이게 되었고, 동시에 녹 안 스는 것 말고는 딱히 장점이 없었던 스테인리스강에 대한 연구 또한 많이 이뤄져 소위 슈퍼 스틸이라고까지 불리는 강재들이 등장했기 때문에 이제는 '탄소강 vs 스테인리스강'으로 단순하게 나누는 것은 적절하지 않게 되었다. 게다가 스테인리스강들끼리도 종류별로 특성이 크게 다르기 때문에 단순히 '스테인리스강은 어떻더라' 식으로 뭉뚱그려 말하는 것 또한 부적합하다. 강재의 성질 측면에서는 '저합금강 vs 고합금강'의 차이가 '非스테인리스 고합금강 vs 스테인리스강'의 차이보다 훨씬 크며, 따라서 본 문서에서는 이를 절충하여 크게 저합금강(탄소강 + 저합금강) / 非스테인리스 고합금강 / 스테인리스강으로 나눌 것이다. 저합금강과 非스테인리스 고합금강을 묶어 논할 때는 탄소강이라는 표현보다는 非스테인리스강이라는 표현을 사용할 것이고, 탄소강이라는 표현은 순수 탄소강 및 그에 가까운 저합금강만을 지칭함을 일러둔다.

2.1. 저합금강(순수 탄소강 + 저합금강)


Low-Alloy Steel

도검 분야 뿐 아니라 산업 전반에서 여전히 가장 압도적으로 많이 사용되는 강재들이다. 본 문단보다는 그냥 강철 문서를 참고하는 것이 낫다.

학술적인 의미에서의 탄소강(Carbon Steel)은 이름 그대로 거의 순수하게 탄소만 함유한 강철이다. 정확히는 특정 조성 범위를 만족하는 선에서 탄소와 망간, 규소, 인, 황 등 자연상태의 철광석에 함유되어 있는 5대 대표 원소가 미량 존재하고 이외의 원소는 무시할 수 있는 수준으로 거의 함유되어 있지 않은 강철을 말한다. 10xx(1055, 1095 등)가 대표적이며, 과거에는 거의 모든 강재가 자연히 여기에 속했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10xx를 제외하면 대부분 많든 적든 다른 비철금속이 들었기 때문에, 도검 업계에서는 다른 원소들이 들어갔어도 그 양이 많지 않다면 보통 그냥 탄소강으로 치는 편이다. 가령 5160 스프링강이나 SK5, O1 공구강처럼 크롬, 망간 등이 미량 포함된 합금강도 그냥 탄소강이라 부르는 식. 이 경우 탄소강보다는 저합금강이라는 명칭이 더 적절하며, 실제로 본 문서에서도 이 명칭이 더 많이 등장할 것이다.

비용 절감이 중요한 분야에서는 여전히 저합금강이 가장 많이 쓰인다. 내부식성이 중요해 스테인리스강으로 만드는 욕실/주방/위생용품을 제외하면 건축, 자동차, 철도, 기계, 구조재, 농기구, 생활 용품 등 주위에 보이는 철은 대부분 저합금강(탄소강)이다.

본 문서에는 고합금강에 대한 내용과 설명이 많지만, 여전히 많은 도검들은 저합금강으로 만들어진다. 인성이 뛰어나며 원가가 저렴하고 가공성이 좋기 때문. 세계 최강 미해병대의 제식 총검OKC-3S에도 쓰이는 1095나 수많은 대형 도검사에서 주야장천 쓰는 5160부터, 어느 대장간에서 기차 철로를 녹여서 만들었다느니 자동차 판스프링을 녹여서 만들었다느니 하는 날붙이들까지 모조리 저합금강이다.

상술하듯 도검 강재로서의 저합금강은 저렴함과 높은 인성이 특징이다. 하지만 모든 저합금강이 다 인성이 좋은 게 아니고, 1095처럼 오히려 저가 스테인리스보다 인성이 나빠서 쉽게 깨질 수 있고, 그러면서도 날 유지력은 저가 스테인리스보다 떨어지는데 가격은 또 비싼 것들도 많다. 특히 슈퍼 청지를 비롯한 황강/백강/청강 시리즈는 그냥 그런 성능[5]에 비해 가격을 웬만한 슈퍼스틸 뺨치게 받아먹는 것으로 악명이 높다.

저합금강 도검을 장만한다면 녹을 안 나게 하는 방법보다는 녹을 쉽게 지울 수 있는 노하우를 습득하는 게 정신건강에 더 좋을 정도로 녹이 잘 핀다는 것을 항상 감안해야 한다. 특히 백강처럼 순수한 탄소강은 사용 중 실시간으로 녹이 피어나는 수준이라 녹을 피하는 게 그냥 아예 불가능하다. 설령 칼날에 코팅을 한 제품이라 해도 녹이 아예 안 나는 게 아니기 때문에, 차라리 코팅 안된 사틴 피니쉬 제품을 산 다음 기름칠과 흡습제를 구비한 보관함에 넣어두는 게 실용성이 더 높을 수도 있다. 식칼 분야라면 사용 중 벗겨질 수도 있는 코팅이 꺼려질 수 있어 더욱 그렇다.

2.2. 고합금강


High-Alloy Steel

탄소 외에 크롬, 니켈, 몰리브데넘, 바나듐, 텅스텐, 나이오븀, 코발트 등의 다른 원소도 상당량 함유한 강철. 위의 저합금강/고합금강 식의 분류를 따른다면, 이쪽은 첨가된 원소의 양이 유의미하게 많이 들어간 강철을 말한다. 물론 저 '유의미한 양'이라는 게 애매한 말이기 때문에[6][7] 명확한 기준은 불분명하지만, 도검용 강재에서는 강재에 포함된 각종 비철금속들이 탄소와 결합해 형성된 카바이드 입자가 상당량 존재하는지의 여부가 저합금강과 고합금강을 나누는 가장 결정적인 차이라 볼 수 있다[8][9] 자세한 내용은 후술할 칼날 유지력 문단 및 연마 용이성 문단 참고. 아래의 공구강, 고속도강, 스테인리스강 등이 이쪽에 속한다. 크게 非스테인리스 고합금강과 스테인리스강으로 나누어 설명할 수 있다.

도검용 고합금강 중에는 파우더 스틸의 비율이 높다.
파우더 스틸(Powder Steel; 분말강)이란?

분말야금강(Powder Metallurgy Steel; P.M. Steel)이라고도 불리며, 근래의 도검용 고급 고합금강들은 상당수가 이 방법으로 제작된다. 재료를 섞은 쇳물을 그냥 틀에 부어 굳히는 전통적인 제강법과 달리, 고온의 재료들을 나노미터 단위의 극히 미세한 분말 형태로 분사해(Atomize) 쌓아 올리는 것이다. 이 방식으로 제강을 하면 강재의 구성 입자들이 훨씬 작고 치밀하며 균일해진다.

예시로, 같은 D2 공구강을 재래식 제강법으로 제작한 버전분말야금으로 제작한 버전(CPM D2)의 전자 현미경 사진을 비교해 보면 그 차이를 명확히 알 수 있다. 보다시피 중간 중간 박혀있는 카바이드 성분들이 CPM D2에서는 훨씬 작고 균일해진 것을 알 수 있다.

그냥 순수한 탄소강이나 저합금강에는 별 의미가 없지만, 바나듐, 텅스텐 등의 비철금속 카바이드가 다량 함유된 고합금강은 분말소결로 만들었느냐 아니냐에 따른 물성의 차이가 매우 크다. 이런 카바이드 입자들은 경도가 극도로 높아 강재의 칼날 유지력에 크게 기여하는 대신, 인성이 나쁘고 취성이 강해 칼에 충격이 가해지면 해당 카바이드 부분을 중심으로 이가 나가거나 깨져 버린다는 문제가 있는데, 분말소결로 이런 카바이드 입자들의 크기를 가능한 한 작게 줄이면 그런 취약점이 크게 보강된다.

또한 후술하겠지만 카바이드 입자들의 높은 내마모성 때문에 고합금강들은 가공과 연마가 힘든 편인데, 입자가 작으면 작을수록 (그나마) 연마가 쉬워진다. 설령 카바이드 입자를 직접 갈아내지는 못해도 상대적으로 약한 주변의 철 부분이 갈려나가면서 카바이드 입자가 떨어져 나가고, 그 경우 날끝을 극단적으로 좁히지는 못해도 최소한 카바이드 입자 크기까지는 날카롭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엣지 테스터로 BESS 값을 한 자릿수까지 줄이려는 변태 매니아가 아닌 이상 대부분의 일반인들에게는 그 정도로도 충분하다.

이처럼 파우더 스틸이라는 것은 강재의 종류가 아닌 제조공법의 종류이므로 같은 소재에 같은 배합비율이라도 전통 제강법으로 만든 강재와 분말소결로 만든 강재가 따로 존재할 수 있다. Generic 공구강 중 하나인 D2도 Crucible에서 분말강으로 만든 것은 CPM D2라는 이름이 붙으며, 동사의 154CM도 분말강 버전은 CPM 154라 불린다. CruWear 또한 처음 개발됐을 때는 전통 제강법으로 만들었지만 이후 CPM CruWear로 바뀌었다.

후술할 상표권이 있는 강재들 중 소위 프리미엄 강재라 불리는 것들은 대부분 분말강이다. 이런 강재들을 전통적인 제강법으로 만들었다간 인성과 연마 용이성이 심각하게 나빠 도저히 못 써 먹을 강재가 되어 버릴 것이다. 즉 분말강이라고 강한 강재라는 법은 없지만, 굳이 비싼 공정 들여 분말소결로 제작한 강재라면 강한 강재일 가능성이 높을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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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말강을 비롯한 고합금강들은 단조 등 소성가공이 안 된다고 알려져 있으나, 사실 대부분의 강재는 강재회사에서 제작된 뒤, 회사 자체나 벤더에 의해 압연이 된 상태로 도검 제작사에 공급된다. 즉 이미 단조를 한 것과 같은 상태인 것. 그럼에도 실제로 고합금강 도검들은 추가적인 단조를 잘 하지 않는 편인데, 단조 가능한 온도 범위가 좁고 추가 공정이 들어가는 등 단조의 난이도가 저합금강에 비해 높은 데 비해 굳이 단조를 해서 얻을 이득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강재를 단류선(압연 방향)과 평행하게 절단해 만드는 것 만으로 충분하다. 때문에 특이한 도검이 아닌 이상 대부분의 고합금강 도검들은 절삭 가공으로 제작되고, 자연히 탱의 디자인도 단순한 편이다.

다만 차크람, 시미터와 같은 곡률이 큰 부분이 있는 도검은 단류선과 수직인 부분을 피할 수 있는 장점이 있고, 패턴 웰딩 다마스커스강 이나, 산마이와 같은 다른 강재와 복합구조를 만드는 경우에는 하는 경우가 있다. #

2.2.1. 비(非)스테인리스 고합금강

Non-Stainless High-Alloy Steel

고합금강이지만 스테인리스강은 아닌 강재들을 말한다. 비전문가들 입장에서는 가장 골치 아픈 강재들로, 일단 녹은 스는 걸 보면 분명 스테인리스강은 아닌데, 그렇다고 일반적인 저합금 탄소강보다는 녹이 덜 슬고 물성이 크게 다르니 많은 사람들의 혼란을 불러일으킨다. 게다가 앞서 언급됐듯이 이런 강재들도 싸잡아 탄소강이라 불러 버리는 잘못된 관행이 혼란을 더욱 키웠다.

상당수가 공구강이며, 고속도강은 공구강의 일종이다.
2.2.1.1. 공구강
※ 사실 공구강은 명확한 기준이 있는 개념은 아니다. SK강 등 저합금 공구강도, 혹은 반대로 스테인리스 고합금 공구강도 있다. 다만 도검 강재 분야에서 공구강이라고 하면 대부분 非스테인리스 고합금강을 가리키므로 본 문단에서도 일단은 그로 한정한다.
Tool Steel

말 그대로 각종 공구나 공작기계(선반, 밀링 등), 생산설비, 금형, 베어링 등에 쓰기 위해 개발된 합금강으로, 사용 목적에 따라 대단히 다양한 공구강이 존재하지만 대개 저합금강에 비해 내마모성과 경도가 높다는 특징이 있다. 스테인리스 공구강[10]도 있으나 이들은 그냥 스테인리스강이라고 하는 경우가 더 많으므로 보통 공구강이라고만 하면 非스테인리스강을 말한다. 스테인리스는 아니지만 카바이드가 강재 표면적의 적지 않은 비율을 차지하는 데다 대부분 크롬이 5% 이상은 들었기 때문에 순수 탄소강에 비하면 녹이 덜 슨다. D2, 3V, CruWear, V4E 등이 도검 업계에서 많이 쓰이는 대표적인 공구강이다.

공구강 중에서도 Z-Tuff나 3V처럼 인성을 더 중시한 강재부터 M4나 K390처럼 경도와 칼날 유지력을 더 중시한 절삭 공구강까지 다양하게 분포한다. 인성 위주의 공구강이라도 카바이드 덕분에 일반 탄소강보다는 칼날 유지력이 우수하다.
2.2.1.2. 고속도강
High Speed Steel(HSS)

공구강의 일종으로, 일본의 영향이 강한 요식업계에서는 재플리시하이스강 혹은 하이스라 불린다. 절삭 공구강 중에서도 드릴 비트나 절단기, 원형톱 등 고속 전동 절삭 공구에 쓰기 위해 특히 더 높은 내마모성과 더불어 마찰열에 대한 내열성도 갖춘 강재들을 말한다. 일반 공구강이나 스테인리스 공구강을 그런 용도로 썼다간 마찰로 열풀림이 발생해 강재가 망가지기 때문이다.[11]

고온에서의 성능 유지를 위해 텅스텐몰리브데넘 함량이 높은 편이며, 자연히 강재 내에 탄화텅스텐이 상당량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텅스텐 카바이드 입자의 소결을 위해 코발트도 꽤 많이 들어간다. 물론 인성과 연마 용이성은 상당히 나쁜 편이며 스테인리스가 아니라 녹도 조금 스는 편이고 값도 상당히 비싸다. 도검용 강재들 중 최강의 칼날 유지력을 가진 Rex 121과 Maxamet, 일본 요식업계에서 많이 쓰는 HAP40 등이 바로 고속도강이다.

2.2.2. 스테인리스강

Stainless Steel

크롬을 특히 많이 첨가해 내부식성을 강화한 합금강을 총칭한다. 그 기준은 대략 12~15%라고들 하지만, 실제로는 다른 원소의 비율에 따라 산화피막을 형성할 수 있는 자유 크롬의 비율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유동적이다. 자세한 내용은 스테인리스강 문서 및 후술할 내부식성 문단 참고.

사실 도검 분야에서 가장 많은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것이 바로 이 스테인리스강이다. 스테인리스강은 강재의 느슨한 분류일 뿐 이름이 아니다. 스테인리스강 또한 크롬 외의 다른 원소는 거의 들지 않은 기본적인 것부터, 크롬 외의 다른 원소도 잔뜩 집어넣어 물성을 크게 변화시킨 것들까지 무수히 많다. 게다가 내부식성도 천차만별이다. 이런 사실을 모르고 단지 스테인리스강이라는 이유만으로 다 비슷할 것이라 생각하는 것은, 마치 ABS, PE, PP, PC, 아크릴이 다 플라스틱이니 성질도 비슷할 것이라 생각하는 것과 같다.

흔히 스테인리스강은 탄소강(非스테인리스강)에 비해 도검에 쓰기에는 내부식성을 제외한 순수 성능은 떨어진다는 인식이 있는데,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 순수하게 칼날의 성능이라 볼 수 있는 칼날 유지력의 측면에서는 결코 낮지 않으며, 오히려 프리미엄 스테인리스강은 순수 탄소강은 물론이요 웬만한 공구강보다도 칼날 유지력이 좋거나 비슷하며, 고속도강에 버금가는 것들도 있다. 다만 인성은 확실히 대체로 떨어지는 편이라 큰 칼에는 스테인리스강이 잘 쓰이지 않는 원인이 된다. 때문에 스테인리스강은 일반적으로 나이프 등 중소형 도검이나 부엌칼 위주로 쓰인다.

엄밀하지는 않지만 도검용 강재의 측면에서 대략적으로 급을 나눠 보자면 다음과 같다. 탄소 대신 질소 함량을 높인 고질소강은 논외로 한다.

2.3. 기타

3. 평가 기준

Knife Steel Nerds의 라린 토마스가 설명하는 강재의 성분과 특성.
영어가 된다면 꼭 한 번 시청해 볼 만 하다.
포스팅 형태의 자료
여타 산업용 강재들이 용도에 맞게 압축강도나 인장강도 등을 따지듯이, 도검용 강재 또한 도검이라는 용도에 맞게 대략 다음의 네 가지 요소를 평가하게 된다. 업체나 매체에 따라 칼날 유지력과 별도로 경도(Hardness)와 내마모성(Wear Resistance)을 분리해 평가하거나, 연마 용이성 대신 가공성(Machinability)을 따로 평가하는 등 조금씩의 차이는 있으나 큰 틀에서는 비슷하다.
  1. 칼날 유지력(Edge Retention)
  2. 인성(Toughness)
  3. 내부식성(Corrosion Resistance)
  4. 연마 용이성(Ease of Sharpening)

상기한 네 요소는 상호 trade-off 관계다. 칼날 유지력과 인성은 대체로 반비례하며, 칼날 유지력과 인성의 합산값이 높으면 내부식성이 낮아진다. 칼날 유지력과 아예 정 반비례한다고 볼 수 있는 연마 용이성은 말할 것도 없다. 때문에 네 요소가 모두 고르게 높은 강재는 존재하기 매우 어렵다.

파일:toughness-edge-retention-5-9-2021.jpg
몇몇 유명 강재들의 인성-칼날 유지력 관계. x축은 칼날 유지력, y축은 인성, 주황색은 非스테인리스강, 파란색은 스테인리스강이다. 출처 보다시피 칼날 유지력/인성/내부식성을 동시에 잡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동시에 마그나컷이 얼마나 괴물인지도 알 수 있다.

따라서 대부분의 강재들은 사용 목적에 맞춰 특정 요소 한두 가지에 집중하거나 아니면 네 요소를 적당히 타협하거나 한다. 물론 최신 야금술재료공학의 적용으로 네 요소의 합산치를 높이는 연구는 꾸준히 진행되고 있으며, 네 요소 모두 탑급까진 아니더라도 상당한 수준에 도달한 강재도 계속 발표되고 있다. 2021년 개발된 최신 강재 마그나컷에 대한 설명을 보면, 대장간에서 땅땅 두드려 만들던 시절과 비교해 오늘날의 강재 개발에 얼마나 많은 재료공학야금 기술이 들어가는지 알 수 있다.

3.1. 칼날 유지력

Edge Retention

도검용 강재의 가장 기본적인 덕목으로, 칼날의 날카로움(절삭력)이 유지되는 정도를 말한다.

칼날은 예리하게 잘 들수록 당연히 좋은 것이지만, 사실 숫돌에 잘 연마하기만 한다면 어떤 쓰레기 강재라도 처음 몇 번 정도는 잘 든다. 극단적으로 초콜릿 칼로 오이를 썰거나 우유 칼(?)로 종이 푸시컷을 하는 묘기도 가능하지만[25] 당연히 이런 것은 아무 의미도 없다. 오래 오래 지속적으로 써도 칼날의 절삭력이 유지되어야 좋은 강재라 할 수 있다. 또한 칼의 절삭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칼날각을 최대한 좁혀야 하는데[26], 칼날 유지력이 낮은 무른 강재는 그랬다간 날이 뭉개지거나 휘어져 버린다.

공학적으로 딱딱 수치화되는 강도(Strength)나 강성(Rigidity)과는 달리 칼날이라는 특정 용도를 가진 물건에 대한 수치기 때문에 공학적으로 엄밀히 정의되어 있지 않다. 심지어 같은 강재 같은 열처리인데 칼날각에 따라서도 유지력이 달라지기도 한다. 그럼에도 평가는 필요하기 때문에 많은 평가 방법이 고안되었으며, 그 중에서도 보통 CATRA(Cutlery and Allied Trades Research Association) 칼날 유지력 테스트를 가장 많이 사용한다. 일정한 각도와 규격으로 만든 칼날들을 기계를 이용해 일정한 힘으로 눌렀을 때 실리카 분말이 5% 함유된 특수한 종이[27] 더미를 얼마나 많이 잘라낼 수 있는지 비교하는 것으로, Crucible이나 Böhler-Uddeholm 등 메이저 강재 회사에서도 쓸 정도로 신뢰도가 높다. 그런 장비가 없는 개인 유튜버들은 대신 일정한 규격의 밧줄을 얼마나 잘라낼 수 있는가를 테스트하는 로프 테스트를 쓰기도 한다.

강재의 내마모성(Wear Resistance)과 밀접한 관련이 있으며, 여기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크게 다음 두 가지다.
참고로 탄소는 위의 두 요소 모두에 중요하다. 저합금 탄소강에서는 고경도 마르텐사이트 조직 형성에 탄소가 필요하며, 고합금강에서는 추가로 카바이드 입자 형성에 필요하다. 자연히 저합금강이든 고합금강이든 대체로 탄소 함량이 높을수록 칼날 유지력은 높아지고 대신 인성은 낮아지는 경향을 보인다. 때문에 중대형 도검이나 도끼 등에는 탄소 함량 0.5% 전후의 강재가, 소형 나이프는 용도에 따라 0.9%~2% 가량의 강재가 다양하게 쓰이며, 간혹 Crucible의 S125V나 Rex 121, 히타치의 ZDP-189 같이 탄소 함량이 3%를 넘는 극단적인 강재도 있다. 그 이상은 소결탄화물 등 사실상 초경재료의 영역이므로 논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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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도검용 강재들의 CATRA 테스트. 보다시피 같은 경도에서도 강재의 종류에 따라 칼날 유지력이 크게 차이나는 것을 알 수 있다. 물론 같은 강재인 경우 칼날 유지력은 대체로 경도에 비례한다.

위 차트를 보면 TCC 1000 mm가 넘는 Rex 121이나 Maxamet 같은 초고경도 고속도강도 있지만, 실상 현장에서는 TCC 500 mm도 안 되는 VG-10도 고급으로 취급되어 전문 조리사들도 잘만 쓰며, TCC 500 mm 이상이면 일반인 입장에서는 칼이 거의 영원히 안 무뎌지는 것처럼 느껴질 것이다.[30] 유명한 고든 램지만 해도 VG-10보다도 칼날 유지력 낮은 X50CrMoV15제 Wüsthof 제품을 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물론 고든 램지는 요리 도중에도 샤프닝을 해주며 쓰긴 하지만 고든 램지가 돈이 없어서 비싼 강재로 된 고급 나이프를 못 살 리는 없지 않겠는가.

즉 비록 위 차트가 틀린 것은 아니지만 너무 크게 신경 쓸 필요는 없다. 기본적으로 CATRA 테스트라는 것 자체가 특수한 고경도 실리카 종이를 자르는 것이다 보니 고카바이드강에 너무 유리하다는 비판이 종종 나오는 편이며, 기껏해야 고기 썰고 야채 썰고, 혹은 베기장에서 대나무나 짚단 정도만 베어 보는 일반인 입장에서는 한계 효용 체감의 법칙상 TCC 값과 실 체감 성능이 정비례한다고 보기 힘들다. 위 차트에서 아래쪽에 있다고 꼭 나쁜 강재라는 뜻은 아니며,[31] 반대로 위쪽에 있는 강재라도 칼날 유지력은 좋겠지만 그만큼 인성이 나쁘다거나 날이 닳았을 때 연마하는 것이 불가능에 가까울 정도로 어렵다거나 하는 단점이 있게 마련이다.

비록 주관적이지만 일반인이라면 TCC 300~400 mm, 칼날 유지력을 중시하는 칼덕후라도 TCC 500 mm 이상이면 충분히 만족스런 성능이라 볼 수 있으며 거기부터는 인성, 내부식성, 연마 용이성 등 다른 특성과의 밸런스를 따지는 것이 추천된다. 당장 2021년 개발되자마자 프리미엄 강재 분야의 슈퍼스타로 떠오른 마그나컷의 TCC값이 500 대인 것만 보아도 강재 전문가들 입장에서도 그 정도면 충분하다는 뜻이다.

3.2. 인성

Toughness

강한 힘이나 충격에도 깨지지 않는 정도를 의미하며 반대로 깨지기 쉬운 정도는 취성이라 한다. 칼날 유지력이 '날이 얼마나 무뎌지지 않는가'의 정도라면 인성은 '날이 얼마나 깨지지 않는가'의 정도라 할 수 있다. 인성에는 강재 자체의 튼튼함으로 버티는 것(강도)과 휘어지거나 변형될지언정 부러지지는 않는 것(·연성탄성), 두 가지 요소가 관여한다. 강도만 높다면 꽤 강한 힘까지도 날이 버티겠지만 그 힘을 넘기는 순간 부러져 버릴 것이고, 전·연성만 높다면 날이 부러지진 않겠지만 약간의 힘만으로도 휘어져 버릴테니 무의미할 것이다.

칼날 유지력 못지 않게 매우 중요한 요소다. 칼날 유지력이 낮은 칼은 무뎌지지만 인성이 낮은 칼은 이가 나가거나 심하면 깨지거나 부러진다. 당연히 후자가 더 드물게 일어나겠지만 일단 일어나면 훨씬 더 치명적이다. 무뎌진 칼은 갈면 되지만 이가 나간 걸 복구하려면 매우 많이 갈아내야 하고 깨지거나 부러진 칼은 사실상 복구가 불가능하다.[32] 칼날 유지력과 인성 모두가 높다면 이상적이겠으나 앞서 서술했듯 대체로 둘은 반비례하기 때문에 야외에서 험하게 굴리는 칼이나 실전용 도검용 강재들은 칼날 유지력을 적절히 타협하고 대신 인성을 높인다. 설령 날이 무뎌진다 해도 다시 갈면 그만이고 부러지는 것보다는 낫기 때문이다. 반면 충격을 받을 일은 적고 날의 예리함과 단단함이 더 중요한 섬세한 칼일수록 인성보다는 칼날 유지력이 더 중시된다.[33]

또한 인성이 지나치게 낮은 강재로 날각이 좁은 칼을 만들면 설령 부러지거나 눈에 보일 정도의 이 생기지는 않더라도 사용하다 보면 날끝이 미세하게 부서지게 되고, 결과적으로 이는 칼날 유지력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옛날에 쓰던 소위 싸구려 무쇠 칼들은 질 나쁜 강재와 주먹구구식 열처리 탓에 칼날의 품질이 불균일해 군데군데 인성이 낮은 부분이 존재했는데, 이로 인해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한 칩들이 발생하고 이게 오히려 서레이션 같은 효과를 유발해 사용자 입장에서는 칼이 더 잘 드는 듯한 착각을 일으켰다는 이야기도 있다. 물론 소 뒷걸음질에 쥐 잡은 격일 뿐 좋은 건 결코 아니며 음식에 쇳가루가 섞여드는 건 덤.

도검용 강재의 인성 테스트에는 Charpy Impact Test를 가장 많이 쓴다. 강재를 작고 일정한 크기의 토막으로 만들어 고정하고 무게추로 강하게 때려 부러뜨린 뒤 부러지는 과정에서 무게추의 운동 에너지를 얼마나 감소시켰는지를 측정하는 것이다.

인성은 특정 원소 한두 가지로 결정되지 않으나 대체로 경도와 카바이드 함량이 높을수록, 그리고 카바이드 입자의 크기가 클수록 인성이 낮아진다. 때문에 고합금강보다는 저합금강이, 고탄소강보다는 저탄소강이, 같은 강재 기준으로는 경도를 낮게 세팅할수록 인성이 높다. 특히 고탄소 스테인리스강에서 필연적으로 형성되는 크롬 카바이드의 크기가 상당히 큰 편이라 인성에 많은 악영향을 주기 때문에, 동일한 칼날 유지력 기준으로는 대체로 스테인리스강이 탄소강보다 인성이 낮은 편이다. 높은 인성으로 유명한 3V나 CruWear 등의 공구강들은 대부분 스테인리스가 아니며 스테인리스강 중에서 그 정도의 인성을 가진 것들은 대신 칼날 유지력이 낮다. 고전적이고 구닥다리인 5160/6150 스프링강이 장검에는 여전히 많이 쓰이는 이유 또한 초월적인 인성 때문이다.

설령 성분이 같아도 카바이드 입자의 크기가 작을수록 인성이 좋다. 당장 아래 차트만 봐도 같은 D2인데 재래식 제강법으로 제작된 D2와 분말야금 기술로 제작된 CPM D2의 인성이 동일 경도 기준 세 배 가까이 차이 나는 것을 알 수 있다. 때문에 오늘날의 프리미엄 고합금강들은 대부분 분말야금 기술로 제작된다. 고합금강들은 그러지 않으면 인성이 너무 나빠 도저히 써먹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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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도검용 非스테인리스 저합금강들의 경도에 따른 인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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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도검용 非스테인리스 고합금강들의 경도에 따른 인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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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도검용 스테인리스강들의 경도에 따른 인성.

참고로 철기 시대 초기의 철제 검들은 경도보다 오히려 인성이 너무 낮아 문제였다. 철의 제련 과정에서 들어간 과다하게 많은 탄소를 빼내는 기술이 부족했기 때문에 군데군데 거의 무쇠나 다름없는 부분이 존재했고 그런 부분이 약점이 되어 툭하면 부러졌다. 접쇠 기술 또한 불순물 제거가 목적인 동시에 이처럼 탄소가 과다하게 많은 부분과 적은 부분을 최대한 섞어 칼날의 품질을 최대한 균일하게 만드는 것이 목적이었다. 이후 탈탄화 기술과 균일한 제강법, 열처리 기술의 발전, 재료공학의 발전으로 인한 여러 원소의 첨가 등으로 강재의 인성을 뜻대로 조절할 수 있게 된 것이다.

3.3. 내부식성

Corrosion Resistance

파일:상세 내용 아이콘.svg   자세한 내용은 스테인리스강 문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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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기나 화학물질 등에 부식되지 않는 정도. 내부식성이 강한 강재를 스테인리스강이라고 하지만, 실제로는 스테인리스강이라고 다 똑같이 녹 안 스는 것이 아니고, 非스테인리스강이라고 다 똑같이 녹스는 것도 아니다. 스테인리스강 중에서도 H-1이나 Vanax처럼 정말로 녹이 안 스는(Stain Free) 강재가 있는가 하면 XHP처럼 아슬아슬한 강재도 있고, 非스테인리스강 중에서도 1095나 5160 같은 저합금강들은 과장 좀 보태 연마 중에도 녹이 슨다고 할 정도인 반면 3V나 CruWear처럼 '스테인리스강은 아니지만 그래도 잘 닦아주기만 하면 녹이 그렇게까지 쉽게 슬지는 않는(Stain Resistant)' 강재들도 있다. 몇몇 스테인리스강들의 내부식성 테스트[34]

스테인리스강 문서에도 설명되었다시피 정확히는 부식되지 않는 것이 아니라 크롬이 산화피막을 형성하는 것으로, 크롬의 함량이 일정 이상이라 산화피막이 안정적으로 형성될 수 있는 조건이 충족되면 스테인리스강으로 분류된다. 그 기준은 대략 12%이긴 한데, 고탄소강들은 크롬이 탄소와 결합해 크롬 카바이드를 형성하여 부식을 막는데 도움이 되는 자유 크롬의 비율은 낮아지므로 실제로는 조금씩 달라진다. 저탄소강에서는 크롬 함량이 11%만 넘겨도 스테인리스의 특성을 갖지만, 고탄소강에서는 거의 20% 가까이 때려 부어야 한다.[35] 헌데 이 경우 생기는 크롬 카바이드는 칼날 유지력에는 바나듐이나 텅스텐 카바이드보다 기여분이 낮은 주제에 인성에 대단한 악영향을 주기 때문에 무작정 높일 수도 없다.

딜레마의 해결책은 몇 가지가 있다.
  1. 탄소 함량을 낮추고 니켈을 투입해 오스테나이트계 위주로 구성한다. 가장 고전적이고 단순무식한 해결책이며 당연히 칼날 유지력은 희생된다. 일상생활에서 접하는 대부분의 스테인리스강(304, 316 등)이 이쪽 계열이며, 도검용 강재 중에서는 H-1이 택한 방식으로, 탄소 함량이 0.1% 밖에 안 되는 저탄소강이라 녹 안 슨다는 것 말고는 사실상 써먹을 데가 없다.
  2. 탄소 대신 질소 함량을 높인다. 고질소 스테인리스 참조. 질소도 탄소처럼 칼날 유지력에 기여하지만, 자유 크롬의 비율은 탄소보다 덜 떨어뜨리기 때문. 대신 수백 년 간 유저 데이터가 축적된 탄소에 비해 배합비율의 조절이 난해하고, 무엇보다 질소는 기체라 기존의 제강법으로는 투입할 수가 없기 때문에 특수한 공정이 필요해 생산비가 폭등한다. 질소가 1.55%나 든 Vanax가 대표적으로, 최상급의 내부식성에 뛰어난 칼날 유지력과 인성을 겸비한 대신 엄청나게 비싸다. LC200N도 탄소(0.3%)보다 질소(0.4%) 함량이 더 높다. 또한 질화물은 탄화물에 비해 경도 상한선이 낮아 HRC 60 초반을 넘는 초고경도강은 만들기 어렵다.
  3. 탄소, 크롬, 몰리브덴, 나이오븀, 바나듐 등 원소들의 함량을 절묘하게 조절해 크롬 카바이드의 형성을 막는다. 쉬우면서도 어려운 해결책으로, 기술적으로는 복잡할 게 없지만 이런 원소들의 비율을 '절묘하게' 조절하는 게 매우 어려워 재료공학에 대한 깊은 지식이 필요하다.[36] 이 경우 위의 두 방식 같은 극강의 내부식성까진 획득하기 어렵지만, 대신 2번 방법 대비 생산비가 저렴할 뿐더러 높은 칼날 유지력과 인성 또한 동시에 달성할 수 있다. 마그나컷이 택한 방식으로, 덕분에 크롬 함량이 10.7%밖에 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최상급 스테인리스강 수준의 내부식성과 非스테인리스 공구강 수준의 칼날 유지력과 인성을 동시에 얻는 쾌거를 달성했다.[37]
    이 방법의 단점은 조합이 극도로 제한된다는 것이다. 어쨌든 탄소 함량이 제한된 상태기 때문에 최상급의 칼날 유지력을 얻기는 어렵다. 그렇다고 탄소 함량을 높여 버리면 원치 않는 크롬 카바이드가 형성되어 인성과 내부식성이 망해 버린다. 이 방법을 택한 마그나컷의 경우 그 절묘한 비율을 찾아내는데 성공한 케이스. 칼날 유지력을 극한으로 높이긴 힘들다고 하지만 그 유지력도 차고 넘치는 수준이므로, 거기에 높은 내부식성과 인성까지 겸비된다는 것을 감안하여 최고의 나이프용 강재라는 평을 듣는 것이다.

의외로 내부식성은 칼날 유지력에도 아주 약간 영향을 미친다. 칼날은 가만히만 둬도 날끝이 조금씩 부식되면서 약해져 무뎌지는데, 내부식성이 강하면 그것이 최소화되기 때문이다. 또한 내부식성이 너무 낮으면 습식 연마가 곤란하다는 문제도 있다.

바닷물과 접할 일이 잦은 낚시꾼이나 스쿠버 다이버용 칼은 스테인리스일 것이 필수적으로 요구되며, 그렇지 않더라도 아웃도어용 나이프나 식칼은 웬만하면 내부식성이 높을수록 좋다. 폴딩 나이프OTF, 멀티툴 또한 내부 작동부에 습기가 잘 차고 부식되면 작동이 잘 되지 않기 때문에 픽스드 나이프에 비해 내부식성이 중요한 편이다. 아니면 쓸 때마다 부지런히 닦아주고 기름칠해 주든가.

3.4. 연마 용이성(가공성)

Ease of Sharpening(Machinability)

은근히 중요한 요소. 아무리 단단한 칼날이라도 오래 쓰면 닳고 무뎌지기 마련이므로 연마재로 갈아줘야 하는데, 이때 '얼마나 잘 갈리는지'의 정도를 말한다. 당연하지만 날이 잘 갈린다는 것은 그만큼 원치 않게 손상되기도 쉽다는 뜻이므로, 칼날 유지력과 연마 용이성은 대체로 반비례한다.[38]

때문에 일정 급 이상의 프리미엄 강재들은 네 요소 중 하나를 타협해야 한다면 보통 연마 용이성을 타협한다. 칼날 유지력을 타협하면 그걸 프리미엄 강재라 부를 수 없기도 하거니와, 어차피 비싼 돈 주고 그런 프리미엄 강재를 사용할 사람이라면 연마재도 좋은 걸 갖고 있을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아니면 아예 돈 내고 전문 연마사에게 맡기든가.

그나마 저합금강이라면 마르텐사이트 조직의 경도가 아무리 높게 세팅되었대도 숫돌보다는 경도가 낮기 때문에 연마가 힘들 뿐 어쨌든 갈리긴 갈리지만, 고합금강의 경우 내부에 포함된 카바이드 입자들의 경도가 웬만한 숫돌보다도 높기 때문에 평범한 숫돌에 갈았다간 칼이 숫돌을 간다. 바나듐이 3% 이상 든 강재(S30V, Elmax, M390, 20CV 등)부터는 슬슬 입방격자질화붕소(CBN)다이아몬드초경재료 연마재가 필요해지고, S125V(바나듐 12%)나 Rex 121(바나듐 9.5%, 텅스텐 10%), Maxamet(바나듐 6%, 텅스텐 13%) 같은 변태적인 강재 쯤 되면 그런 연마재로도 워낙 안 갈려서 돌아버릴 지경이 된다. 물론 이런 고경도 강재들은 갈기 어려운 만큼 한 번 갈면 날이 오래 유지되므로 일장일단이 있다. 반대로 칼날 유지력이 낮다면 조금만 갈아 줘도 면도날처럼 날카로워지지만 오래는 못 갈 것이다.

현장, 특히 야외에서 실제로 칼을 매일 쓰는 부시크래프터나 군인들일수록 연마 용이성을 중시하는 경향이 있다. 비싼 고카바이드 분말강들이 물론 칼날 유지력은 좋겠지만, 무뎌지거나 이가 나갔을 때 그런 강재를 야외에서 제대로 연마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이다. 다이아몬드 숫돌을 매일 들고 다니는 것도 일이고, 급박한 야외 환경에서 세월아 네월아 칼만 갈고 있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 반면 1095 같은 저합금강들은 아무 천연석이나 야스리에만 슥슥 갈아도 금방 날이 시퍼렇게 선다. 칼덕후들이 싸구려 내지 틀딱 강재 취급하는 고전적인 저합금강들도 여전히 도검에 많이 쓰이는 데는 이유가 있는 법이다. 물론 그런 강재로 만들어 놓고 터무니없는 가격 받아먹는 건 욕 먹어도 싸다(…).

흔한 편견 중 하나인 '스테인리스강(실은 고합금강) 칼보다 탄소강(실은 저합금강) 칼의 절삭력이 더 좋더라'는 것도 사실 이 연마 용이성 때문이라 봐야 한다. 설령 바나듐이나 텅스텐 같은 하드코어한 원소가 들지 않은 평범한 스테인리스라 해도 크롬은 존재하므로 크롬 카바이드가 형성될 수밖에 없고, 크롬 카바이드가 아무리 바나듐이나 텅스텐 카바이드에 비하면 무르다지만 평범한 조직에 비하면 훨씬 연마가 어렵기 때문이다. 때문에 평범한 탄소강 갈던 숫돌로 탄소강 갈듯이 갈았다간 절대로 탄소강 칼 만큼의 극강의 예리함은 얻기 힘들며, 이는 자연히 절삭력의 차이로 이어진다. 하물며 거기에 바나듐이나 텅스텐까지 잔뜩 든 고카바이드강은 말할 것도 없다. 이런 칼을 쓴다면 연마재에도 투자를 좀 해야 한다.[39]

게다가 연마 용이성(가공성)은 칼의 가격에도 영향을 미친다. 어쨌든 강재를 절삭하고 갈아내야 칼을 만들 텐데, 가공성이 극도로 낮은 강재는 워낙 안 갈려서 제작에 오랜 시간이 걸릴 뿐더러 벨트그라인더 등 가공공구들의 극심한 마모를 일으키기 때문에 생산비가 폭등한다. 즉 S125V나 Rex 121 등의 초고합금강으로 된 칼이 시중에 드문 것은 연마가 힘들어 소비자들이 꺼리는 탓도 있지만, 그보다는 생산비가 워낙 많이 들어 칼이 너무 비싸지고 수지가 안 맞기 때문인 것이다. 스파이더코 같은 강재 덕후 회사나 몇몇 양덕후 개인 제작자들이나 시도해 보는 정도다.

이렇게만 보면 칼날 유지력과 연마 용이성은 그냥 정 반비례하므로 굳이 따지는 것은 무의미해 보이겠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물론 S125V나 Rex 121 같은 극단적인 강재들이야 어쩔 수 없겠지만, 적절한 하이엔드 강재들 중에는 우수한 재료배합과 제련기술로 웬만한 중상급 스테인리스보다 경도와 연마 용이성 모두 높은(물론 아주 쉽지는 않다.) 신통한 제품들도 많다. 동일한 재료 기준으로 무조건 카바이드 입자의 크기가 작고 균일할수록 연마 용이성이 증가하기 때문에 현대의 도검용 고합금강들은 대부분 파우더 스틸로 제작된다.

연마와는 조금 다른 이야기지만 고합금강은 열처리 난이도도 높다. 일단 저합금강보다 훨씬 높은 온도를 필요로 하며, 온도 조절 또한 훨씬 정밀해야 한다. 옛날 대장간에서 하듯이 '대충' 불에 집어넣었다 꺼내서 '대충' 물이나 기름에 집어넣었다간 칼을 못 쓰게 되고 만다. 온도와 시간이 정확히 조절되는 전용 오븐과 냉각기를 사용해야 한다. Peters' Heat Treating(PHT) 등 열처리만 전문으로 하는 업체가 따로 있을 정도로 고급 강재의 열처리는 쉬운 일이 아니며, 좋은 강재를 썼다 해도 열처리 품질이 엉망이라 저평가되는 브랜드도 있다. 당연히 이 또한 도검의 가격에 영향을 미친다. 칼덕후들이 중국 브랜드[40] 칼들을 거르는 이유는 일단 강재도 미심쩍지만, 설령 명시한 강재를 썼다 해도 열처리를 믿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

온갖 슈퍼 스틸이 넘쳐나는 오늘날에도 중대형 도검에는 심플한 1050이나 5160, 군용 보급 단검/총검에는 1095 등 저합금강이 많이 쓰이는 이유 또한 저렴한 재료비와 연마 및 열처리 용이성 때문이다. 어차피 칼이 주무장인 시대도 아니고... 오히려 칼덕후를 대상으로 한 소형 제품들이 훨씬 더 고급 강재로 제작된 경우가 많다.

3.5. 강재에 첨가되는 원소 및 그에 따른 특성

이하는 외에 도검용 강재에 자주 첨가되는 원소들 및 해당 원소들이 강재에 미치는 영향이다. 특히 중요하고 많이 첨가되는 원소는 볼드체로 표기.

4. 강재 목록

도검용 강재는 수 백 가지가 넘기 때문에 다 나열할 수는 없기에 유명하고 많이 쓰이는 강재들만 나열한다. 이하의 명칭은 AISI(미국철강협회) 규격, DIN(독일연방표준) 명칭, EN 명칭, 제조사별 명칭 등이 두서없이 섞여 있으니 주의. 가령 헹켈 식칼에 쓰이는 X50CrMoV15은 DIN 명칭이며, EN 규격으로는 1.4116, AISI 규격으로는 420MoV라 불린다. 본 문서에서는 일단 도검 커뮤니티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명칭 위주로 서술한다. 물론 상표권이 있는 강재는 해당 제조사에서 붙인 상표명을 우선시한다.

이들 중에는 사실상 동일한 강재인데 제작사만 달라 이름이 다른 것들도 있다. 대표적으로 M390/20CV/204P. 21세기 현재 야금술은 거의 상향 평준화 된 상태이므로 제작사가 달라도 조성과 공정이 같다면 성능도 큰 차이가 없다. 정밀 분석에 따르면 원자재로 철광석을 주로 쓰느냐 고철을 주로 쓰느냐 야금 공정 중에 대기 중의 산소질소가 얼마나 혼입되느냐에 따라 미세한 차이가 있긴 하지만 실 사용에 있어 체감될 정도는 아니라고. 일부 양덕후들은 미묘한 차이가 느껴진다고도 하는데, 설령 차이가 있다 해도 그 정도는 열처리로 커버된다. 물론 중국제 카피들은 제외.

이하의 강재들을 또다시 보급형/중상급/상급/프리미엄 식으로 급을 나누기도 한다. Blade HQ 예시 Knife Informer 예시 물론 이런 줄세우기가 다 그렇듯 기본적으로는 주관의 영역이며 참고 정도만 해야지 맹신하면 곤란하다.[41] 애초에 저런 줄세우기를 하는 사람들 중 야금술이나 재료공학에 대한 제대로 된 지식은커녕 경도와 칼날 유지력을 구분하지 못한다든가[42] 강재마다 경도가 정해져 있는 줄 아는 등 가장 기초적인 지식조차 없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Cedric and Ada 자료Creely 자료[43]가 그나마 정확한 편이며 아니면 차라리 문서 상단에도 첨부된 각종 테스트 차트들을 직접 보는 게 낫다. 간단히 생각하면 앞서 서술된 칼날 유지력(경도 포함)/인성(탄성·연성·전성 포함)/내부식성/연마 용이성 네 가지만 비교 요소로 잡아도 여러 가지 조합이 나올 것이고 그것마저도 각 요소가 독립적이지 않아 부정확한 척도이며 그 결과는 표로 나오지 한 줄로 나오지 않아 줄을 세우는 것은 불가능하다. 게다가 실제 제품 선택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가격이란 변수가 모든 요소 위에 군림하고 있다.

물론 그렇다고 강재들 간의 우열이 아예 존재하지 않는다는 뜻은 결코 아니다. 앞서 설명한 네 요소 모두에서 최고점인 강재는 없을지라도 각 요소 별 합산 점수의 우열, 혹은 다른 점수가 비등한 상태에서 특정 요소의 우열은 명백히 존재하기 때문이다. 강재들 간의 우열이 없다면 같은 회사 같은 디자인에 강재만 A23V로 다른 두 칼의 가격이 왜 다르겠는가.

그리고 아무리 각각의 요소 모두가 중요하다지만, 아무래도 칼날 유지력이 고급 강재의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 여겨지는 것은 사실이다. 인성은 5160, 내부식성은 오스테나이트계 스테인리스강(316 등), 연마 용이성은 순수 탄소강이 가장 훌륭하지만 이들을 고급 강재라 평하는 사람은 사실상 없으며 비싼 강재는 대부분 고경도 고카바이드강들이다. 물론 이는 현실적으로 고카바이드강일수록 강재의 원가와 제작비, 가공비가 오르기 때문이 더 크지만 어쨌든 시장 논리상 소비자들이 그 가격을 기꺼이 지불한다는 것은 그만큼 칼날 유지력에 가치를 부여한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때문에 굳이 따지자면 스테인리스강 기준 쓸만한 보급형으로는 420HC[44]와 440A가 있으며 보급형~중상급은 440C급, 중상급~상급은 154CM이나 VG-10급, 그 이상의 프리미엄급은 S30V급 이상의 분말강 정도로 간주하는 사람들이 많다.

프리미엄 강재들 중에서도 특히 성능이 뛰어난 것들은 슈퍼 스틸이라 칭하기도 한다. 물론 이 또한 주관적인 개념일 뿐더러 기술이 발전하면서 그 기준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지금은 가성비 좋은 중상급 강재 취급받는 154CM이나 VG-10도 출시 당시(1959년)에는 슈퍼 스틸로 평가받았다. 2021년 현재는 대충 S30V부터 Elmax나 M390 정도를 슈퍼 스틸의 기준으로 취급하는데 이것도 사람마다 달라서 종합적 밸런스를 중시할 것이냐 칼날 유지력을 특히 중시할 것이냐 등 의견이 갈린다. 그래도 마찬가지로 칼날 유지력이 슈퍼 스틸의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평가되는 경향은 있다. 가장 관대한 사람들은 분말강이면 일단 슈퍼 스틸로 인정해 주기도 한다.

이나 저나 소재간 우열은 칼덕후들의 설정놀음 내지는 최강 논쟁에 불과하므로 너무 진지하게 따질 필요는 없다.

성분표의 숫자는 %를 의미하며, 의도하든 의도치 않든 거의 모든 강재에 조금씩은 함유되는 망간규소는 생략한다. 이들 중 칼덕후들에게 특히 인기가 많거나 인지도가 비교적 높은[45] 강재는 볼드 처리한다.

4.1. 상표권이 없는 강재(Generic)

개발자를 특정할 수 없거나 오래되어 특허가 만료된 강재들이다. 대부분 19세기20세기 초에 개발되어 오랜 기간 쓰여온 고전적인 강재들이며, 성능은 최신 강재에 미치지 못하지만 가격이 저렴하므로 대형 도검이나 대량 보급하는 군용 도검에는 여전히 많이 쓰인다. 일반인 기준으로는 충분한, 오히려 넘치는 성능을 가진 제품들이다.[46] 이 일반인의 범주에는 가끔 캠핑나가서 칼쓰는 사람이나 일반적인 식재료를 다루는 사람들에 해당된다.[47]

제작에 특별한 기술이 들지 않는 저합금강은 대부분 Generic이다. 옛날 기술로 만들어졌다보니 0.1~0.2% 정도의 성분 오차는 흔하며, 의도적으로 순도를 높이는 과정을 거치지 않는 한 원래 철광석에 포함되어 있던 규소, 망간, , 등이 미량 포함되어 있기도 하다. 때문에 0.1% 미만의 불순물은 일단은 무시한다.

4.2. 상표권이 있는 강재

특정 회사들이 개발한 강재들이다. 상표권이 있고 제조에 고급 기술이 들어가므로 그만큼 비싸고, 내마모성이 높은 만큼 가공 난이도도 높아 도검의 생산비도 높아진다. 분말야금 기술로 제작된 고합금 파우더 스틸의 비율이 높고[57], 칼날 유지력/인성/내부식성 중 적어도 한두 가지 특성이 매우 우수하거나 셋의 총점이 높거나 하는 식으로, Generic 강재에 비해 대체로 평균적인 성능이 뛰어나다. 저합금강은 거의 없으므로[58] 굳이 저합금강/고합금강을 분리하지 않고 非스테인리스강/스테인리스강으로만 분류한다.

도검용 강재 업계에서는 미국, 스웨덴, 오스트리아, 일본 등이 특히 강세다. 흔히 공업 강국으로 알려진 독일은 의외로 도검용 강재 분야에서 존재감이 크지 않은데(그나마 Zapp 정도), 대체로 대형 중공업용 강재 위주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세계적인 대형 철강회사들, 이를테면 포스코, 현대제철, 티센크루프, 아르셀로미탈, 일본제철 등의 이름은 도검 업계에서는 존재감이 거의 없다. 개요에도 언급됐다시피 도검 시장은 워낙 규모도 작고 특수해서 저런 대기업들 입장에서 굳이 관심을 가질 이유가 없다. 이쪽에서 가장 규모도 크고 잘 알려진 Crucible만 해도 공장 영상을 보면 의외로 소박한(?) 풍경에 다소 실망할 수도 있으며, 심지어 2010년대 후반에 거의 망하기 직전까지 갔다.

참고로 유럽 나이프 제조사들은 Böhler-Uddeholm, 미국 나이프 제조사들은 Crucible과 Carpenter, 일본 나이프 제조사들은 일제 강재를 많이 쓰는 경향이 있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는 건 아니고 단순히 철강재의 운송비와 세금 때문이다. 물론 어디까지나 그런 경향이 있다 정도일 뿐 미국 회사인 마이크로텍에서도 Elmax나 M390 잘만 쓰며 이탈리아 회사인 폭스 나이프에서도 20CV 잘 쓴다. 아예 스파이더코처럼 가리지 않고 다 쓰는 회사도 있다.

파우더 스틸(분말강)은 ★, 제대로 된 분말강은 아니지만 특수 공정으로 제작해 일반 주조강에 비하면 비교 우위가 있는 강재는 ☆로 표시한다.

4.2.1. Crucible Industries(미국)

미국 프리미엄 나이프 업계에서 가장 큰 공급자다. 분말강은 제품명에 CPM(Crucible Particle[59] Metallurgy; 크루서블 분말야금 기술) 접두사가 붙는다. 사실 3V, M4, CruWear 등의 강재는 본래 재래식 제강법으로 개발되었지만 CPM 기술이 도입된 후에는 모조리 분말강으로만 생산되므로 편의상 분말강으로 분류한다. D2 등 기존의 Generic 제품을 CPM 기술로 제작하거나, SPY27, 마그나컷 등 의뢰 받은 강재를 제작하기도 한다.

나름의 명명 규칙이 있는데, 앞에 붙는 S는 스테인리스강, 뒤에 붙는 V는 바나듐, N은 나이오븀, 중간에 있는 숫자는 바나듐의 대략적인 함량(%)을 의미한다. 본 목록에는 없지만 텅스텐 위주의 공구강에는 T가 붙는다. 물론 느슨한 규칙일 뿐 척 봐도 예외가 많으니 참고만 할 것.

4.2.2. Carpenter Technology Corporation(미국)

제품명에 대부분 CTS 접두사가 붙는다. 분말강 여부와 무관하므로 BD1/BD1N에도 CTS가 붙는다.

4.2.3. Böhler-Uddeholm[66]

오스트리아의 Böhler와 스웨덴의 Uddeholm이 합병한 회사다. 유럽 회사들이 많이 쓰며, 특히 리투아니아TRC, 체코의 ANV, 불가리아의 TFK, 폴란드의 MK 등 동유럽의 신생 프리미엄 나이프 제조사들은 대부분 Böhler-Uddeholm 강재 일색이다.
4.2.3.1. Böhler(오스트리아)
분말강은 제품명에 MicroClean 접미사가 붙는다. 2010년대부터 자회사 voestalpine BÖHLER Edelstahl GmbH & Co KG가 스테인리스강(Edelstahl)생산을 담당한다.

오스트리아와 이탈리아가 붙어 있는데다 특히 이탈리아에서 도검 생산으로 유명한 마니아고(Maniago)가 오스트리아 바로 옆인 프리울리베네치아줄리아에 있다보니 이탈리아 중상급 나이프 제조사들이 특히 많이 쓴다.
4.2.3.2. Uddeholm(스웨덴)
분말강은 제품명에 SuperClean 접미사가 붙는다.

4.2.4. 그 외

5. 도검의 종류에 따른 강재

앞서 서술했듯이 위의 네 요소가 모두 탑급인 강재는 없는데다 가격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도검 제조 업체들은 해당 도검의 주 용도 및 가격대, 혹은 자사 설비로 가공할 수 있는 강재인지의 여부 등을 두고 선택하게 된다. 대략 분류하자면 다음과 같다.

5.1. 중대형 도검

일반적으로 도검이라 하면 떠올리는, 40~50 cm 이상의 칼들을 말한다. 정글도, 일본도, 롱소드 등의 진검들이 포함된다.

칼날 유지력보다 인성이 중요하므로 고합금강은 거의 쓰이지 않는다. 적절히 HRC 50대 초~중반 정도로 타협한 유연하고 탄력 있는 강재가 선호되며, 또한 크기 때문에 비싼 강재를 썼다간 가격이 답이 안 나오므로 1050~1075 정도의 탄소강이나 5150, 6150 스프링강 등의 평범하고 저렴한 Generic 강재가 많이 쓰인다. 아닌 게 아니라 콜드 스틸, 밸리언트 아머리, 알비온 소드 등 대형 도검 회사들의 볼륨 모델이 대부분 해당 강재를 쓴다. 평범하고 저렴한 강재라지만 이들도 중세~근대 도검에 비하면 외계인 기술급 성능이다. 스테인리스강이 아니므로 잘 닦고 기름칠해야 한다.

애초에 오늘날 실용적 목적으로 주로 쓰이는 도검은 중소형 나이프지 이런 큰 칼이 아니다. 이런 진검들은 콜렉터의 수집, 예술·문화적 목적, 리인액트먼트 정도가 주된 용도이며, 설령 칼날을 쓴다 해도 베기장에서 짚단, 대나무 정도나 시참해 볼 뿐이므로 최소한의 성능만 충족하면 그만일 뿐 비싼 강재를 쓸 이유가 없다. 칼날과 강재의 성능보다는 예술성이나 고증이 더 중시된다. 반대로 말해 현대 사회에서 이런 중대형 도검들이 다시 실용적 목적으로 쓰이게 된다면 비싼 강재로 성능을 끌어올린 진검들이 시장에 나올지도 모를 일이지만, 당연히 그런 일은 없을 것이다.

물론 간혹 비싼 가격을 감수하고 고급 강재를 쓰는 회사들도 있다. 미국의 MBB(Miller Bros. Blades)나 Dawson이 대표적으로, Z-Wear, 3V, 마그나컷 등 칼날 유지력과 인성의 두 마리 토끼를 잡은 프리미엄 분말강을 사용한 현대적 디자인의 정글도, 일본도, 글라디우스 등을 만든다. 물론 가격은 자비가 없어서 칼 한 자루에 2천 달러 씩 하는데, 심지어 그나마 이건 기본 모델일 뿐 커스텀으로 가면 가격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다. 그 외에 일부 양덕후 개인 제작자들이나 소규모 공방에서 CD#1, Z-Tuff 등 고인성 분말강을 쓰기도 한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런 비싼 칼을 거침없이 실사할 사람은 많지 않으므로 결국 강재의 성능이 쓰일 일은 거의 없다는 점은 마찬가지다.

5.2. 군용 단검/총검

중대형 도검보다는 칼날 유지력이 조금 더 중시되어 1095 고탄소강 등이 널리 쓰인다. 군에 대량보급하는 제품 특성상 단가의 문제로 상기한 특수강들은 여전히 잘 쓰이지 않는다. 1095도 가성비는 훌륭할 뿐더러 어차피 현대전에서 칼이 주무장도 아니기 때문에 비싼 물건을 보급할 이유가 전혀 없다. 단적으로 미 해병대 제식 총검인 OKC-3S와 제식 단검인 Ka-Bar가 1095제다. 마찬가지로 스테인리스강이 아니므로 코팅이나 기름칠은 필수.

물론 일인당 돈을 좀 더 쓸 여유가 되거나 시시콜콜하게 사제장비 사용여부를 따질 겨를도 없는 실제 전시상황에선 병사 개개인이 사비를 들여 저렴하고 쓸만한 여러 나이프들을 구입해 사용하곤 하며[78], 아예 평시에도 사제장비가 허용되는 소규모 특수부대에서는 고급 강재로 된 비싼 나이프를 쓰기도 한다. 가령 캐나다군의 모 특수부대에서는 400 달러가 넘는 S35VN 재질의 스파르탄 제품을 사용하며, 그린베레의 양성 과정인 Q코스를 수료하면 크리스 리브 제품[79]이 수여되고, Vanadis 4 Extra 재질로 만들어진 TRC의 밀레 쿠오리는 모국인 리투아니아군 특수부대에 납품되었으며, Elmax 재질로 만들어진 ANV의 M311 또한 모국인 체코 특수부대와의 협업으로 개발되었고, 넵튠 스피어 작전 당시 빈 라덴을 사살한 DEVGRU 요원이 수 백 달러 짜리 윙클러를 소지[80]하고 있었다는 사실은 칼덕후들 사이에 잘 알려져 있다. 칼은 아니지만 RMJ Tactical의 전술 토마호크는 미국 특수부대원들 사이에서 인기가 상당히 좋아 500 달러가 넘는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휴대하는 모습이 많이 포착된 바 있다.

어쨌든 이들 제품들도 제식으로 대량 채택된 경우보다는 예산이 넉넉한 특수부대 차원에서 소규모 혹은 개인적으로 구입해 쓰거나, 혹은 업체 측에서 홍보를 위한 협찬 목적으로 정식 소매가보다 저렴한 가격에 제공한 경우가 많다. 물론 고급 강재와 멋진 디자인으로 잘 만들었을테니 품질과 성능은 좋겠지만, 그래봤자 칼이다. 냉정히 말해 현대전에서 칼로 적을 한두 명이라도 죽인다면 그 칼은 임무를 초과 달성한 것이며, 그 한두 명 죽이는 데는 싸구려 탄소강으로도 차고 넘친다. 예산을 한 푼이라도 아껴야 하는 상황에서 제식 권총 뺨치는 가격의 칼을 선뜻 대량보급할 군대는 많지 않다.

오히려 현대전에서는 칼이 사람을 찌르기보다, 줄을 자르거나 전투식량을 개봉하거나 붕대를 자르거나 나무를 깎는 등 비전투적인 용도로 더 많이 쓰인다. 때문에 아예 칼날 유지력을 포기하고 저렴하고 내부식성 좋으며 아무 돌에나 슥슥 문질러도 날이 쉽게 서는 420~440A 계열 스테인리스강을 사용하기도 한다. M9 총검이 대표적. 다만 지나치게 낮은 경도로 인해 병사들 사이에서는 평가가 그리 좋지 않으며, 여전히 백병전을 중시하는 미 해병대가 비록 저렴하지만 칼날 유지력은 좋은 편인 1095를 선호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5.3. EDC/캠핑/멀티툴/부시크래프트나이프

한 마디로 칼덕후들을 위한 제품들로, 사실상 본 문서의 내용이 가장 많이 적용되는 대상이다. 대량생산성보다는 개인의 취향이나 수요에 맞추는 경향이 강하다. 상기한 칼날 유지력/인성/내부식성/연마 용이성의 네 요소들 중 한두 가지에 집중할 것인가, 아니면 넷 다 탑급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어느 하나도 크게 부족하지는 않은 제품을 선택할 것인가부터, 가격의 측면에서도 저렴한 가성비 위주의 강재부터 비싼 최신 강재까지 다양하게 시장에 나와 있다. 가령 회사 자체가 칼덕후 모임이나 다름없는 스파이더코에서는 저렴한 중국산 8Cr13MoV부터 현존 최강의 칼날 유지력으로 유명한 Maxamet, Rex 121까지 그야말로 거의 모든 강재를 이용한 나이프를 다 만든다.

대체로 큰 픽스드 나이프에서는 인성을 더 중시하고, 작은 폴딩 나이프(OTF 포함)나 멀티툴에서는 칼날 유지력과 내부식성을 더 중시하는 경향이 있다. 물론 그런 경향이 있다는 것이지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며, 높은 칼날 유지력과 내부식성에 비해 인성은 다소 부족한 Elmax를 선날길이 15 cm의 대형 아웃도어 나이프에 쓰거나(TRC 아포칼립스) 반대로 인성은 높지만 스테인리스는 아닌 CruWear를 폴딩 나이프에 쓰는 등(스파이더코 드래곤플라이 크루웨어) 반례는 무수히 많다. 사실 날을 크게 만들면 지렛대 원리에 의해 그만큼 휘는 양이 많아지며, 형상이 변하는 특정 부분(특히 탱=슴베 부분)에 집중하는 힘이 커지고, 부러지기 쉽기 때문에 크게 못 만드는 거다.

아예 실용성보다는 심미성을 중시하는 소비자들을 위해 패턴 웰디드 다마스쿠스 강[81]도 있다. 한 마디로 개인의 취향에 맞춰 웬만한 건 다 있고 다 쓰인다.

5.4. 부엌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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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사회에서 칼을 실용적 목적으로 가장 많이 쓰는 집단이 요리사들이기 때문에 자연히 강재에 대한 관심도도 높을 수밖에 없다. 특히 부엌칼에 많이 쓰이는 강재의 특징이 있는데 대략 다음과 같다.
  1. 물이 닿을 일이 많으므로 스테인리스강의 비율이 여타 분야보다 높다. 다만 일부 일식 조리사의 경우 후술할 연마 용이성을 위해 내부식성을 포기하고 저합금강(백강, 청강 등의 저합금 고탄소강)을 택하기도 한다.
  2. 충격을 받을 일이 적으므로 인성은 상대적으로 덜 중시된다. 물론 어디까지나 상대적일 뿐 인성이 좋아서 나쁠 것은 전혀 없다.
  3. 세부 업종에 따라 다르지만, 특히 회칼을 비롯한 일식도의 경우 예리한 절삭력이 가장 중시된다. 날생선살을 비롯한 일식 재료들 상당수가 매우 부드럽고 섬세해서 무딘 칼로 잘랐다간 요리의 모양을 망칠 수 있기 때문. 절삭력은 날끝을 얼마나 날카롭게 연마하기 쉬운지와 관련이 있으므로 칼날 유지력보다는 오히려 연마 용이성과 더 직결되는 경우가 많다. 소위 슈퍼 스틸이라 불리는 강재들 상당수가 칼날 유지력은 높지만 연마 용이성이 낮기 때문에 의외로 식칼 분야에서는 크게 선호되지 않는다. ZDP-189이 그 기괴한 특성에도 불구하고 요식업계에서 고급으로 취급받는 이유 중 하나가, 카바이드의 대부분이 크롬이라 높은 경도에 비해 연마가 그나마 쉽기 때문.
  4. 요식업계 특유의 보수적인 분위기로 인해 신형 강재, 특히 미국이나 유럽제 강재의 도입이 늦는 편이다. 고급 일식도는 대부분 수십 년 째 VG-10/SG2(R2)/HAP40/황·백·청강/ZDP-189 중 하나로 통일된 상태다. 이에 대해서는 후술할 탄소강 vs 스테인리스강 문단도 참조.

5.5. 스쿠버 다이버낚시꾼용 나이프

닥치고 내부식성(). 낚시꾼은 꼭 칼을 물속에 방치해야 하는 건 아니니까 그래도 다른 강재나 심지어 탄소강 칼을 쓰는 경우도 있는데, 바닷물 속에 담가져 있다시피 해야 하는 스쿠버 다이버는 얄쨜없다.

스테인리스강도 그냥 평범한 스뎅은 바닷물에서 버티지 못한다. 특히 도검에 쓰이는 마르텐사이트계 고경도 스테인리스강들은 스테인리스강 치고는 부식에 다소 취약한 편이므로 더욱 곤란하다. 따라서 대부분은 티타늄 합금이나 H-1이다. 티타늄이나 H-1이나 내부식성에만 몰빵한 나머지 경도는 매우 낮으며[82], 상당히 비싼 강재다. 오로지 녹 안 슨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쓰이는 강재들이나 다름없다. 오늘날에는 LC200N이나 Vanax등 더 뛰어난 강재를 쓰는 나이프도 나오고 있지만 이들은 H-1보다도 더 비싸다.

다만 다이버들이라고 물 속에서 24시간을 지내는 것도 아니고,[83] 항상 다이빙 후 장비들을 담수로 헹궈주는 만큼 LC200N과 Vanax보다 아주 살짝 내부식성이 약한 마그나컷 정도도[84] 충분히 다이버용 나이프로 활용할 수 있다. 실제 예시로 스파이더코의 해수용 나이프인 Salt series에 마그나컷 제품이 있다.

5.6. 기타

커터칼은 대부분 SK5 탄소강으로 만든다. 어차피 소모품이기 때문에 그렇게 좋은 강재를 쓸 이유가 없다. 스테인리스가 아니므로 공장에서 출고될 때는 기름이 발라져 있으며, 오래 방치하면 녹이 스는 것을 볼 수 있다. 대신 경도가 65 가량으로 상당히 높게 세팅되어 있다.

커터칼보다는 조금 더 비싼 유틸리티 나이프나 아트 나이프 등에는 SK5보다 좀 더 탄소 함량이 높은 SK2를 쓴다. 간혹 탄화텅스텐 같은 초경재료를 쓰기도 한다.

수술용 메스면도날[85]은 AEB-L 중탄소 스테인리스강이 많이 쓰인다. 마찬가지로 사실상 소모품이므로 그리 비싼 강재는 아니다.

유명한 빅토리녹스스위스 아미 나이프의 칼날 부분은 일명 INOX라 불리는 1.4110 스테인리스강, 혹은 다른 이름으로 X55CrMo14을 사용한다. 칼날 유지력은 최하급이지만 인성과 내부식성, 연마 용이성이 높다. 잘 무뎌질지언정 웬만해서 부러지진 않고, 어떤 환경에서도 잘 녹슬지 않고, 무뎌져도 갈기 쉬우니 스위스 아미 나이프라는 제품의 방향성에는 부합하는 셈이다.

세라믹 나이프의 경우 특유의 경도로 인해 날 유지력이 상당히 높고 절대 녹슬지 않으며 저렴하면서도 매우 가볍다는 장점이 있지만, 인성이 너무나도 약해서[86] 아웃도어용으론 전혀 사용이 불가능하고, 부엌칼로 쓰기에도 날을 얇게 뽑자니 조금이라도 질기고 딱딱한 물체를 자르면 순식간에 미세한 이 빠짐이 발생해서 음식에 세라믹 조각을 남겨버리는데다 잘못하면 날이 아예 반토막 나는 경우도 흔하고, 내구성을 위해 두껍게 뽑으면 절삭력이 떨어지는 단점이 커서 진지한 용도로는 사용이 불가능했으나, 약 2년 전 스위스에서 HIC(High Impact Ceramic)라고 불리는 인성을 대폭 강화한 강재를 개발해서 일부 분야에서 테스트 되고 있다. 정확한 구성은 불명이나, 소량의 탄성을 확보한 것이 가장 큰 차이로 얇은 엣지 부분에서 이 빠짐을 최소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

6. 탄소강 vs 스테인리스강의 절삭력에 대한 오해와 실제

※ 사실 지금까지의 문서 내용을 정독했다면 이하의 내용은 딱히 읽을 필요가 없다. 다만 그럼에도 스테인리스강과 탄소강의 절삭력에 대한 오해가 워낙 광범위하고 뿌리깊게 박혀 있어 별도의 문단으로 다시 한 번 설명한다.

칼 잡는 게 직업인 사람들 사이에선 흔히 '탄소강스테인리스강보다 절삭력(혹은 자르는 맛, 일명 '절미'[87] 혹은 '손맛')이 좋다'는 말이 많이 퍼져있고, 단순히 알못들의 카더라가 아닌 현업에서 십 년 넘게 종사하며 수많은 칼을 써 본 조리사들도 이렇게 말하는 경우가 많다. 그들의 경험이 전적으로 거짓은 아니겠으나 실제로는 오해의 소지가 있으며 상당히 복잡한 문제다.

이를 논하기 위해서는 우선 문제의 쟁점을 정리하고 좁힐 필요가 있다.
  1. 칼날의 절삭력에는 다음 두 요소가 영향을 준다.
    1. 칼날의 지오메트리: 칼날각(Edge Bevel)과 칼날 정점(Apex)의 폭, 베벨 후면의 폭으로 수치화되며, 당장의 일차적인 절삭력을 결정한다. 즉 칼날의 지오메트리가 동일하다면 일차적인 절삭력도 동일하다. 칼날 유지력이 지나치게 낮아 칼날을 대는 즉시 무뎌지기 시작한다면 다른 이야기겠지만 애초에 그딴 건 칼이라 볼 수 없으니 논외.
    2. 칼날 유지력: 지속적인 절삭력을 결정한다. 칼을 딱 한 번 쓰고 버릴 게 아닌 한 당연히 핵심적인 요소다. 이미 언급됐다시피 초콜릿 칼이나 우유 칼도 날카롭게만 갈면 한두 번 정도는 썰 수 있다. 그러나 그게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2. 다시 말하지만 스테인리스강은 강재의 종류지 이름이 아니다. 당장 와디즈 같은 크라우드펀딩 사이트들만 봐도 소위 전통 방식으로 탄소강 칼 만든다는 수많은 업체들이 "우리 칼은 탄소강이라 스테인리스강보다 절삭력이 좋다" 식으로 홍보하는데, 만약 그들에게 어떤 스테인리스강보다 좋다는 거냐고 묻는다면 스테인리스강에 종류도 있냐고 반문할 사람이 다수일 것이다. 철강재료공학에 대한 국내 업체들의 기초지식은 그야말로 참담한 수준이다. 전통이라는 핑계로 신기술이나 지식 습득에 게으른 것이다.[88] 문제는 저따위 저질 감성 마케팅에 무지한 소비자들이 넘어간다는 것. 장인이니 명인이니 하며 폼 잡고 찍은 사진 걸려있는 업체만 걸러도 돈 아낀다 그나마 2010년대 이후로는 국내에도 '전통' 따위의 허황된 미사여구 없이 고급 강재와 최신식 열처리 시설을 갖추고 제대로 된 현대적 칼을 만드는 곳이 생기고 있지만 아직 대부분 소규모라 아는 사람만 아는 수준이다.[89]
    여하튼 스테인리스강은 대단히 다양하기 때문에, 본 문단에서는 최소한 도검에 적합한 스테인리스강으로 한정하여 논한다. 평범한 주부 등 일반인들이 흔히 접하는, 싸구려 다이소 식칼에 쓰이는 저탄소 저합금 스테인리스강(304L, 420J2 등)은 당연히 논의에서 배제한다. 모루에 대고 손으로만 눌러도 날이 휘어지고 뭉개져 버리는, 냄비수저 만드는 데나 써야 할 이런 싸구려 강재들은 애초에 절삭력을 논할 가치도 없다.
  3. 마찬가지로 꾸준히 언급되었듯, 많은 업계 종사자들이 강재를 탄소강 vs 스테인리스강으로 이분하는 것도 문제다. 실제로는 둘 다 탄소 함량은 충분히 높다는 가정 하에, 저합금강 vs 고합금강으로 비교하는 것이 더 정확하다. 제대로 된 도검용 스테인리스강이라면 고탄소 고합금강일 수밖에 없으니 이는 자연스럽다.

즉 단순히 '탄소강 vs 스테인리스강'보다는 '非스테인리스 저합금강 vs 스테인리스강을 포함한 고합금강'을 비교하는 것이 이치에 맞고, 이 경우 칼날 유지력은 거의 무조건 고합금강이 뛰어나다. 이유는 당연히 고합금강에 포함된 카바이드 입자 때문. 非스테인리스강인 슈퍼청지와 고합금 스테인리스강인 S30V는 탄소 함량이 1.45%로 동일한데, 칼날 유지력은 S30V가 두 배 가까이 우월하다.[90] 심지어 탄소 함량이 더 낮은 440C조차 슈퍼청지보다 우월한 칼날 유지력을 보여 준다. 즉 저런 오해가 오랫동안 뿌리박힌 원인은 칼날 유지력이 아닌 다른 데서 찾아야 한다.

우선 첫째는 불과 수 십 년 전까지만 해도 실제로 스테인리스강들의 전반적인 성능이 도검에 쓰기에는 탄소강에 비해 부족했기 때문이다. 과거 일본 해군스테인리스도[91]의 성능이 내부식성을 제외하면 기존의 탄소강 도검에 비해 많이 부족했던 점 등, 과거에는 '스테인리스강은 탄소강보다 성능이 낮으며 오로지 내부식성만이 장점'이라는 인식이 널리 퍼져 있었고 아예 틀린 말도 아니었다. 20세기 중반까지 고탄소 고경도 스테인리스강의 물성 연구가 많이 이뤄지지 않았고, 특히 고카바이드강의 인성 향상에 필수인 분말야금 기술의 등장도 늦었으며, 설령 꽤 좋은 강재가 등장했다 해도 도검보다는 다른 분야에 우선적으로 쓰여 도검에는 적용이 늦은 경우가 부지기수다.

당장 슈퍼 스틸의 대명사인 M390와 Elmax만 해도 각각 1989년, 1994년에 개발됐지만 본래 플라스틱 가공 기계용으로 개발되어 이후 10년이 넘도록 도검 분야에서는 아는 사람조차 거의 없다가 2000년대 중후반 들어서야 비로소 나이프에 쓰이기 시작했으며, 유명한 Crucible의 S30V/S35VN/S45VN 삼형제는 각각 2001년/2009년/2019년에 개발되었다. 이러니 가뜩이나 자기 손에 익은 연장만 10년, 20년 씩 쓰는 칼잡이들 입장에서는 지식수준도 그 이상 옛날에 머물러 있을 수밖에 없다. 그러니 옛날 방식대로 인력을 갈아 넣어서(=매일 갈게 해서) 날을 날카롭게 유지하는 방법을 고집하는 것이다.[92] 한편으로는 아랫사람은 옛날식으로 안 좋은 칼로 일을 시키고 자기는 비싼 신소재로 된 고성능 칼을 쓴다면 제자, 후임 조리사들이 따라 하지 않을 게 뻔하므로 못 바꾸는 것이기도 하다.

또 다른 요소는 바로 연마 용이성이다. 이미 설명되었듯 고합금강에 포함된 카바이드 입자들은 연마가 극히 힘들고, 특히 바나듐 카바이드나 텅스텐 카바이드는 평범한 숫돌로는 연마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되기는 하는데, 실상은 카바이드 입자가 연마되는 게 아니라 입자 주변의 철 조직이 갈리니까 그냥 떨어져 나가고 마는 것이다. 이러면 아무리 연마를 해도 죽었다 깨나도 칼날 정점의 폭을 카바이드 입자의 크기 이하로 줄일 수가 없으며, 날끝도 더러워진다. 반면 저합금강은 카바이드 입자가 거의 없어 조금만 갈아도 칼날 정점의 폭이 나노미터 단위로 줄어든다. 비록 그 차이는 현미경으로 봐야 할 수준이지만, 일상적으로 칼을 쓰는 전문 조리사들 입장에서는 미묘하게 후자가 왠지 더 부드럽게 잘 드는 느낌이 들게 된다. 이것에 소위 말하는 절미다. 즉 단순히 연마가 쉽다 어렵다의 문제를 넘어, 날 끝을 일정 이상 예리하게(지오메트리) 만들 수 있느냐의 문제인 것이다. 참고할 만한 글.

이는 육안으로는 확인이 불가능하다. 단순히 날이 한쪽 방향으로 말렸거나[93] 버(Burr)가 생긴 정도는 알리에서 파는 싸구려 현미경으로도 볼 수 있지만, 카바이드 입자의 확인에는 전자 현미경이 필요한데, 일반인들에게 그런 게 있을 리가 없다. 이렇다보니 '이유는 모르겠는데 탄소강(= 저합금강)이 스뎅(= 고합금강)보다 날이 더 잘 드는 것 같아'라는 인식이 유지되는 것이다. 이런 인식은 매우 뿌리 깊어서, 심지어 슈퍼청지조차 텅스텐이 미량 들어갔다보니 순수 탄소강인 백강의 절미가 더 좋더라는 말까지 나오는 판이다. 분명 값도 청지가 더 비싸고 객관적 성능도 청지가 우월한데, 그놈의 알 수 없는 절미만은 백강이 더 좋다는 골 때리는 상황. 이처럼 과학적 원리도, 이유도 모른 채 그저 미신적이고 비과학적 개념만이 가뜩이나 보수적이고 경직된 요식업계 문화와 함께 계속 전승되어 온 것이다. 칼잡이들이 강재의 재료공학까지 다 알 수는 없는 노릇이니 어쩔 수 없지만 말이다.

해결책은 의외로 단순하다. 돈이 더 들더라도 초경재료 연마재로, 올바르게 연마하면 된다. 흔히 고급 숫돌이라 하면 나니와 초세라나 샤프톤 인의흑막 등을 떠올리는데, 이들은 연마재의 소재를 정확히 공개하지 않고 있는데 산화알루미늄(강옥)이나 탄화규소 세라믹이라는 설이 많고, 그게 사실이라면 바나듐 카바이드나 텅스텐 카바이드를 갈아내기엔 충분치 않다. 참고[94] 입방격자질화붕소(CBN)다이아몬드 연마재가 필요하며, 미제나 러시아제 다이아몬드 연마재들은 성능에 비해 괜히 거품만 낀 일제 숫돌들보다 의외로 비싸지도 않다. 최고급 강재를 연마하는 사람들은 토멕(Tormek)이나 워크샤프(Work Sharp) 등의 비싼 외국산 전동 연마기를 구비하기도 한다.

당연하지만 초경재료 연마재로도 연마가 쉽지는 않다. 슈퍼 스틸 중에서는 그나마 연마가 쉬운 편이라는 M390나 Elmax조차 제대로 연마하려면 몇 시간은 걸리며, 카바이드가 강재의 30~40%를 차지하는 Rex 121이나 Maxamet 같은 고속도강 쯤 되면 거의 108번뇌를 씻어내는 고행이 필요하다. 거기에 경면까지 내려면 때려치우고 싶을 것이다. 대신 일단 연마만 완료되면 그 탁월한 칼날 유지력으로 절삭력이 매우 오래 유지되며, 조금 무뎌졌다 해도 스트로핑만 해 주면 다시 쌩쌩해지는 칼날을 볼 수 있다. 상식적으로, 탄소강이 스테인리스보다 절삭력이 무조건 우월하다면 Zero Tolerance마이크로텍 등 자루 당 수십 만 원 짜리 프리미엄 나이프 제조사들은 뭣하러 값싸고 가공도 쉬운 탄소강 두고 비싸고 가공도 어려운 Elmax, 20CV, M390, 204P 같은 프리미엄 스테인리스강 쓰겠는가?

물론 저합금 탄소강의 장점도 있다. 고합금 스테인리스강 대비 상대적으로 압도적으로 저렴한 재료비와 가공비, 그리고 동일 경도(혹은 칼날 유지력) 기준 월등한 인성이 그것이다. 심지어 같은 고합금강끼리 비교해도 非스테인리스강이 스테인리스강보다 인성이 우월하다. 바로 이런 특성 때문에 일정 크기 이상의 날붙이는 대부분 非스테인리스 저합금강으로 만드는 것이다.

여하튼 결론적으로, 칼덕후 커뮤니티에서 조리사 커뮤니티에서 하듯 탄소강 절미 운운했다간 비웃음만 사기 십상이다. 다이아 숫돌과 시스템 샤프너, 다이아 에멀전, 가죽 스트롭, 거기에 엣지 테스터까지 갖추고 BESS 값을 한 자릿수까지 줄여 머리카락으로 포를 떠 내는 인간들 앞에서 주관적인 절미 타령하는 것은 대장간에서 전통 방식으로 만든 일본도가 공장제 스프링강 칼보다 우월하다고 주장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그나마 2020년대 들어서 정보공유의 활성화로 요식업계의 고집스런 보수성도 조금씩 옅어지고 있다. 비과학적인 개인의 감과 경험에 의존하던 모습에서 조금씩 탈피해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데이터를 중시하는 사람이 많아졌으며, 특히 다이아 숫돌과 스트로퍼 등을 이용한 올바른 연마를 통해 고카바이드 스테인리스강으로도 얼마든지 면도날 수준의 예리함을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이 설파되고 있고, 때맞춰 출시된 마그나컷에 대한 소문이 빠르게 퍼져나가면서 첨단 기술로 만들어진 최신 강재 식칼로 갈아타는 요리사들이 늘어나고 있다. 다만 이것도 비교적 젊고 개방적인 얼리 어답터들 한정이고, 신문물에 어두운 보수적인 요리사들은 여전히 자신들만의 커뮤니티에서 탄소강 절미 운운하며 기존의 방식을 고수하는 중이다.

물론 이러한 최신 강재의 장점을 아는 사람이더라도, 이런 최신 강재를 사용하는 브랜드 자체가 거의 없거나 생소한 소규모 회사 뿐인데다가 주방칼의 경우 강재의 성능 뿐 아니라 칼의 전체적인 무게와 밸런스 및 그립감도 상당히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에 이런 노하우를 가지고 있는 기성 브랜드를 선택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특히 칼날 유지력이 매우 좋더라도 최상의 성능을 유지하려면 연마를 해줘야 하는데, 이를 위해 수많은 고급 연마 장비를 구비해놓고 몇 시간씩 들여가며 연마를 하는 것 또한 큰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적당히 쉽게 연마가 가능한 강재를 고를 수도 있다.[95] 무엇보다 애초에 요리사 같은 직업인들은 칼덕후들처럼 강재를 잘 아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고, 자기 손에 익고 잘 맞는 칼을 능숙하게(그리고 무엇보다 경제적으로) 사용하면 그만이기 때문에, 무슨 강재를 선호하고 선택했다고 해서 잘못이 되는 것은 아니다. 다만 무턱대고 물성 자체가 떨어지는 탄소강이 최신 강재들보다 절삭력이나 칼날 유지력이 좋다고 맹신하거나, 제대로 된 연마 조건을 갖추지 않아 발생한 스테인리스강의 문제점을 물성 자체가 열등한 탓으로 치부하는 것이 문제.

7. 관련 문서

8. 참고 웹사이트



[1] 다만 카탈로그를 보면 적용 가능 제품군에 프리미엄 나이프도 명시해 두기는 했다.[2] 오히려 도검용 강재만 따지면 탄소강보다 스테인리스강의 평균 탄소 함량이 더 높다. 스테인리스강에 포함된 크롬 등 비철금속들이 탄소를 잡아먹어 탄소가 더 필요하기 때문. 순 탄소강은 탄소가 1%만 되어도 상당한 고탄소강으로 간주되며 1.7%를 넘기면 주철로 분류되어 칼에 쓰는 것은 사실상 무리지만, 도검용 고카바이드 스테인리스강 중에는 탄소가 2~3%에 육박하는 것도 종종 있다.[3] 칼덕후들은 반농담식으로 '깨끗한 칼날에 혀를 대어 봤을 때 금속맛이 나면 탄소강, 안 나면 스테인리스강'이라고 한다. 스테인리스는 표면에 크롬 산화 피막이 형성되어 화학적으로 안정하기 때문.[4] 대표적으로 "절삭력은 역시 스뎅보단 탄소강이지" 등등. 이에 대해서는 하단의 '탄소강 vs 스테인리스강' 문단 참조.[5] 저합금강 중 칼날 유지력이 가장 뛰어난 축에 속하는 슈퍼 청지조차도 싸구려 강재라 비하받는 D2에게 크게 밀리고, 스테인리스로 가면 평범한 보급형 강재인 440A랑 비슷하며, 식칼계에서 자주 쓰이는 VG-10에게는 마찬가지로 크게 밀린다. 물론 슈퍼 청지는 야스리질만 적당히 해줘도 날이 시퍼렇게 서는 그 간편함 덕택에 많이 팔린다. 하지만 이 장점에 비해 가격이 너무 비싸다는 의견은 상당히 흔히 나온다. 녹관리에 골머리를 앓게 만드는 내부식성 문제까지 겹치다 보니 더더욱.[6] 실제로는 0.x% 수준의 미량만 첨가해도 강재의 특성이 상당히 변한다.[7] 재료공학자 사이에서도 사람들마다 저 둘을 명확히 나누는 기준치가 조금씩 다르다. 보통은 철과 탄소를 제외한 특정 한 원소가 4~12% 이상 함유되어 있다면 고합금강으로 본다[8] 다만 이건 어디까지나 도검용 강재에 쓰이는 철강재 기준이다. 예를 들어, 도검용으론 다소 부적합한 3××계 스테인리스강은 내부식성에 몰빵하려고 의도적으로 탄소 함유량을 극한까지 줄이는데 그 결과 카바이드가 생기지 않는다. 하지만 3xx계 스테인리스는 크롬과 니켈 함유량이 8% 가 넘는 엄연한 고합금강이다[9] 또한 카바이드로 경화를 하는 게 매우 효율적이어서 상용적으로 널리 사용되고 있지만 카바이드 외에 다른 석출상과 금속간 화합물, 산화물, 붕화물을 이용해 강도를 높이는 경우도 있다. 이렇게 히는 경우는 보통 강도랑 인성의 동시 향상이나 내부식성 등 카바이드의 약점을 보완하기 위한 목적인 경우가 많다[10] 대표적인 프리미엄 스테인리스강인 Elmax나 M390도 본래는 플라스틱 사출 금형용으로 개발되었기 때문에 넓은 의미에서는 공구강이다.[11] 그래서 일반 공구강은 제조사에서도 Cold Work 용이라고 명시한다.[12] 테슬라 사이버트럭스페이스X스타십이 바로 304가 포함된 300번대 재질이다. 언론에서는 총알도 막아내는 강도라며 홍보하지만, 그건 두께 덕분에 그런 거고 사실 일상 속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스테인리스 강재다.[13] 간혹 미국이나 유럽의 나이프 전문 브랜드에서 만드는 테이블 나이프 중에 고경도 슈퍼 스틸로 만들고 날도 시퍼렇게 세워져 나오는 것들도 있는데, 말이 테이블 나이프지 사실상 도마나 서빙보드에서만 쓰는 것이다.[14] 낮은 가격과 그에 걸맞은(?) 품질로 악명 높은 M-Tech의 제품 상당수가 3Cr13제이다. 과거 일본군도스테인리스도도 성분을 분석해 보면 3Cr13과 비슷했다.[15] 정글도와 도끼는 일반적으로 인성과 경도를 둘 다 챙긴 탄소강으로 만들어진다. 다만 녹이 잘 스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420J2나 2Cr13, 3Cr13처럼 경도는 낮지만 인성과 녹방지만큼은 확실한 강재도 이용하는 것이다.[16] XHP, ZDP-189 등은 제외.[17] 일례로 마이크로텍의 나이프의 거의 모든 라인업에는 M390가 쓰인다.[18] 판매를 하더라도 한정된 강재 수량과 긴 가공시간으로 인해 초고가의 한정판으로나 발매할 수 있어서 사업성이 없다. 거기다 이런 업체들이 주로 사용해오던 중상급 강재와 성능 격차가 매우 크다보니 상대적으로 기존 제품들의 품질을 낮아보이게 하는 역효과도 날 수 있고.[19] 대표적으로 본래 가디언 시리즈로 유명한 미국 브래드포드에서 마그나컷 부엌칼을 판매중이다.[20] 사실 이런 강재는 실용적 차원에선 도검에 쓰이기보다, 방사능이 함유되지 않은 철로 정밀 계측기기를 만드는 용도가 가장 적절하다.[21] 물론 철보다 비중이 훨씬 가벼우므로 무게를 고려한 비강도 측면에선 장점을 가지나, 비강도가 중요한 분야에선 요즘 유리 섬유/탄소 섬유 등의 복합 재료를 많이 쓰므로....[22] 크롬이나 니켈 때문에 금속 알레르기가 심하게 올라오는 사람들이 쓰기 좋다.[23] 전혀 과학적인 근거가 없을뿐더러 세라믹 식칼이라고 완전무결 청결한 물질은 아니다. 오히려 싸구려 중국제 세라믹 식칼에 쓰이는 지르코늄 중 일부는 산업폐기물로 만들어졌다는 의혹이 있다. 그럼에도 어머니의 마음을 상술적으로 이용하여, 유아 이유식 조리용으로 세라믹 식칼을 쓰도록 유도하는 마케팅이 간혹 눈에 띈다.[24] 상술한대로 날이 약해 쉽게 깨지는 문제로 아직 인체 사용 허가가 나지는 않았다. 따라서 동물 실험이나 수술 용도로만 쓸 수 있다.[25] 우유팩이 아니다. 우유를 말 그대로 굳힌 것이다(...).[26] 그런데 날이 좁으면 안 되는 도검도 있어서 이것 또한 케이스 바이 케이스다. 일례로 쪼개는 용도일 때 그렇다. 때문에 도끼용 강재는 도검용 강재에 비해 칼날 유지력을 덜 따지는 대신 인성이 매우 중요하다.[27] 고경도 실리카 분말 때문에 평범한 종이보다 칼날을 훨씬 더 빠르게 마모시킨다. 사실 오늘날에는 일반적인 종이에도 돌가루가 미량 첨가되기 때문에, 평범한 식재료나 짚단 따위보다 종이를 자르는 것이 칼날을 더 빨리 마모시킨다.[28] 그나마 ZDP-189는 경도에 너무 치중한 나머지 인성과 부식 저항력, 연마의 용이성 등이 크게 떨어져서 과대평가된 강재라는 인식이 주가 되었지만, 딱히 성능 상 나을게 없는 청/백강의 경우 여전히 대다수의 일본 식칼 제작자들에게서 쉽게 찾아볼 수 있으며 미국에서도 수많은 프로 요리사나 주방칼 덕후들이 자주 찾는 소재이기도 하다. 오히려 청강/백강이 칼날 유지력이 좋다며 고급 식칼로 추천하는 사람도 흔한 수준인데, 실제로는 경도에 비해 칼날 유지력이 꽤 떨어지는데다 조금만 관리를 소홀하게 해도 순식간에 녹이 슬고, 인성도 크게 떨어져서 조심히 써줘야 하는 등 식칼 소재로썬 다소 불편한 특성이 많다. 그나마 수시로 별로 딱딱하지 않은 식재료를 자르는 일이 주가 되는 주방칼이기 때문에 인성이 낮더라도 연마가 쉬운 청/백강이 사용될 수 있는 것. 일식 레스토랑 등 최상의 절삭력을 위해 거의 매일 칼을 연마해주는 업장에서는 단순한 숫돌로도 쉽게 연마가 가능하다는 점이 큰 장점이 된다.[29] 가령 탄화텅스텐의 경도가 다이아몬드에 버금간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 탄화바나듐, 탄화나이오븀 등도 단단하기는 마찬가지.[30] Gear Patrol에서 Elmax제 식칼을 테스트한 적이 있는데, 1년 내내 사용하면서 딱 한 번 연마했다고 한다. 이 정도면 평생 마르고 닳도록 써도 칼날은 1~2 mm 줄어드는 수준이다.[31] 예시로 TCC 350보다 살짝 아래에 위치한 Blue Super(슈퍼청지)의 경우 뛰어난 경도에서 나오는 절삭력과 상당히 낮은 연마 난이도 덕분에 고급 일식 주방칼 분야에서 꽤 인기가 많은 강재다. 이런 기술적인 수치에 관심이 없는 이용자들은 슈퍼청지 정도만 돼도 날 유지력이 매우 좋다고 느끼는 수준이다.[32] 요정의 마법이라도 쓰지 않는 한 이어붙여도 그 부분이 다시 부러진다. 제대로 복구하려면 아예 녹였다가 다시 만들어야 하는데 차라리 새로 사는 게 싸다. 그마저도 분말강이라면 아예 불가능.[33] 가령 TRC의 아포칼립스와 사우스폴은 동일한 Elmax 재질이지만 선날 길이 15 cm인 아포칼립스는 HRC 59-60, 11.5 cm인 사우스폴은 60-61로 경도 세팅을 달리한다.[34] 1% 소금물을 뿌려 72시간 둔 것이다. New Steel은 마그나컷이며, 20CV = M390 = 204P이다. 보다시피 같은 스테인리스라도 Vanax는 깨끗한 반면 XHP는 도저히 스테인리스라고 부를 수 있는 상태가 아니다.[35] 가령 크롬 함량이 20%인 M390보다 13.8%인 H-1이 더 부식에 강하다. 물론 다른 성능은 M390가 압도적.[36] 실제로 마그나컷의 개발자 라린 토마스에게 누군가가 "지금껏 왜 누구도 이런 방법을 쓰지 않은 거냐"고 물었는데 그에 대해 답하기를, "Because they didn’t know how to do it." 댓글 참조.[37] 여담으로 개발자 본인의 비화에서 조합의 어려움을 볼 수 있는데, 본인조차 높은 유지력과 인성은 어느 정도 예상했으나 부식 저항력이 이정도로 높을 것이라곤 예상 못 했다고 한다.[38] 드문 반례로 칼날 유지력이 반대로 지나치게 낮고 인성만 높은 경우, 날을 연마하려 들면 롤링(Rolling)과 버(Burr)만 일어나고 오히려 연마가 안 되기도 한다. 물론 이 정도로 무른 강재는 애초에 칼로서의 가치가 없으므로 논외로 한다.[39] 다이아몬드 숫돌인데 크기가 보통 숫돌만한 것은 수십 만 원씩이나 한다.[40] 같은 메이드 인 차이나라 해도 유명 브랜드의 중국 OEM 제품들은 그나마 낫다. 본사 브랜드 이미지 차원에서라도 최소한의 QC는 하기 때문.[41] 가령 Knife Informer 자료의 경우 Elmax의 내부식성을 5점, XHP의 내부식성을 6점으로 평가했는데 실제로는 Elmax의 내부식성이 압도적이다.[42] 위에서도 언급됐듯, HRC 62 세팅의 1095보다 HRC 60 세팅의 S30V의 칼날 유지력이 압도적이다.[43] 이 둘은 카더라 자료가 아닌 테스트 팀이 모두 직접 테스트한 자료다.[44] 열처리가 제대로 된 상태 한정[45] '많이 쓰이는'이 아니다. 많이 쓰이는 걸 기준으로 하면 10xx, 5160, SK강 정도만 커다랗게 볼드 처리되고 나머지는 다 고만고만할 것이다.[46] 스테인리스 강재를 예시로 들면 매니아들은 420계열의 강재들과 440A를 중하급 내지 준 쓰레기로 취급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그 중에서도 열처리 된 420HC는 일반인들 입장에서는 오랫동안 써도 충분한 성능을 자랑한다. 440A강재는 등산이나 캠핑용도로 쓰는 비교적 저렴한 폴딩나이프에 자주 쓰이며 그만한 역할을 하기에 충분한 성능을 가지고 있다.(게다가 사실 2020년대에 웬만큼 각광받는 중급 스텐들보다도 오히려 440A가 날 유지력 자체는 더 높은데 이미지가 워낙 안좋아서 이 사실은 잘 안알려져 있다.) 또 다른 예로 매니아들에게 그럭저럭 쓸만한 싸구려 취급받는 440C역시 앞에서 말한 두 강재에 비해 녹이 조금 잘 스는 문제만 제외하면 일반인에게는 오히려 성능자체는 넘치고 부담없이 구입해서 쓰기에는 비싼 게 단점이 되는 수준이다.[47] 더 정확히 말하면 나이프의 한계점을 명확히 알고, 나이프에게 무리한 하드유즈를 강요하지 않는 사람들이나 일반적인 식재료를 다루는데 주로 사용하는 사람들에 한해서 일반인 범주의 강재인식을 적용할 수 있다. 캠핑가서 나무 결에 맞지 않는 방향으로 쵸핑을 하려들거나 두꺼운 나뭇가지, 옹이를 대놓고 내려치고 딱딱하고 단단한 식재료를 무리하게 손질하려 하는 등 나이프에게 도끼 등 다른 도구의 역할을 강요하는 사람들은 고급강재와 칼날의 두께에 집착하는 경우가 많다. 도끼나 그 외 다른 체급의 도구로 해야 할 일을 훨씬 작은 체급의 나이프에게 강요하니, 고급강재와 기술로 만들어진 비싼 나이프가 필요할 수밖에...[48] 별다른 관련지식없고 전문도구 살 의향이 전혀없는 현대인도 코카콜라의 힘을 빌리면 시도할 수 있다. 코카콜라에 열흘 이상 푹 담궈두면 된다. 다만 깔끔하게 되는 게 아니라 좀 지저분하게 되기 때문에 미관상 보기는 별로 안좋다. 기능성 하나만 보고 취하는 조치인 셈. 그리고 칼날의 날카로움도 부식되며 죽어버리기 때문에 조치가 끝나면 다시 갈아줘야 한다. 콜라 외에도 양파를 갈아서 골고루 묻혀놓거나, 케찹을 발라놓거나, 식초 원액에 담궈놓는 등의 방법이 있다. 콜라 이외의 다른 재료들은 보통 3~12시간 등 담궈놓는 기간이 하루를 넘기지 않는다.[49] 콜드 스틸의 스테디셀러 나이프인 SRK는 SK5, VG-10 산마이, 3V 버전이 있는데, 가장 많이 팔리는 게 SK5 버전이다. 이유는 별 거 없고 싸니까.[50] 십 년에서 수십 년을 쓰는 자동차, 철도차량의 하체에 그대로 드러나 있는 게 스프링이다. 표면 처리, 방청 도장을 하기야 하지만 계속 움직이는 부분이라 떨어져 나가기도 하고...[51] "semi-stainless"라고 드립마케팅 하기도 하지만 어느모로 봐도 스테인리스에는 속하지 않는다. 산이나 소금기 있는 식재료 등에 닿은 게 아니라면 일단 물기만 탈탈 털고 며칠 뒤에 닦아도 되고 기름칠은 굳이 안해도 상관 없는 수준. 스프링강이나 고속도강보다 조금 더 습기에 강하다고 보면 된다[52] 중국 유통상황이 언제나 그랬듯 요지경이라서, 칼 만드는 중국업체에선 정직하게 만들려고 했는데 정작 강재를 사기꾼 업자한테 속아서 납품 받아 본의 아니게 사기치게 되는 경우도 있다.[53] 날을 날카롭게 세워도 박스 몇 번 자르면 다시 다듬어줘야 할 정도로 낮다.[54] 바닷물에 몇 달 담궈둬야 칼날 본체에 녹이 슬고(단, 칼날과 도구 이외에 빅토리녹스 본체 틀에는 녹이 잘 스는편이니 주의. 그래서 빅토리녹스 매니아들은 본체 틈새에 기름칠을 많이 해준다.) 유리창에 대고 긁는 수준으로도 날이 다듬어질 정도이고 날이 웬만큼 무뎌진 정도는 연마재 바른 가죽으로 스트로핑만 해 줘도 다시 날카로워질 정도로 날이 잘 선다.[55] 비단 강재뿐만 아니라 완전 원통으로 만들어서 날을 원하는대로 향하게 잡기 힘든 손잡이에서부터 어설픈 기능들만 덕지덕지 붙여놓은 도신까지, 사실상 구성요소 전부가 실패한 디자인이었던것도 또다른 큰 이유.[56] 엄밀하게 따지면 좀 복잡하다. 가령 Crucible의 S60V(탄소 2.15%)와 S90V(탄소 2.3%)는 본래 이름이 각각 440V, 420V였다. 허나 이 이름들은 Crucible 자체적으로만 쓰였으며 2000년에 각각 S60V와 S90V로 개명되었기 때문에 논외로 한다.[57] 애초에 모든 분말강은 상표권이 있는 강재다. 분말야금 기술과 생산설비를 소유한 업체가 그리 많지 않기 때문.[58] 정확히는 저합금강도 만들기는 하지만 이들은 사실상 Generic과 다를 바가 없으므로 굳이 나열하는 의미가 없다.[59] 특이하게도 Powder가 아닌 Particle이다.[60] Elmax나 M390 가격의 2/3 수준이다.[61] 상단에도 있는 칼날 유지력 차트를 보면 'S30V의 칼날 유지력이 이렇게 높았나?' 하는 사람들이 있을 텐데, 저 정도의 경도에서는 인성이 쿠크다스 수준이 되므로 대부분의 나이프 제작사들은 저것보다 경도를 낮게 세팅한다. 경도 높게 세팅하기로 유명한 스파이더코의, 그것도 상대적으로 인성이 덜 중요한 폴딩 나이프에서도 간신히 HRC 60을 넘기는 수준으로 잡는 편이며, 픽스드 나이프는 대부분 50대 중후반으로 잡는 게 보통이다.[62] 실제로 2000년대에 잠깐 마이크로텍에서 S30V를 쓴 적이 있다. 이후 더 비싸고 성능 좋은 Elmax, M390, 204P로 갈아탔지만.[63] 세벤자(Sebenza), 퍼시픽(Pacific) 등의 모델로 유명하며 폴딩 나이프의 락 방식 중 하나인 프레임 락의 개발자이기도 하다.[64] 여기에는 S35VN의 개발에 관여한 크리스 리브가 그러잖아도 이전부터 제품들의 경도를 유달리 낮게 세팅하기로 유명하다는 점도 의혹에 부채질을 했다. 즉 인성은 핑계고 그냥 가공성 높여 생산비 절감하려고 일부러 칼날 유지력 희생한 것 아니냐는 비판. 이를 의식했는지 2022년 강재를 마그나컷으로 업데이트하면서 세팅 경도를 기존의 HRC 50대 중후반에서 63-64로 대폭 높였다. 마그나컷의 인성이 워낙 좋아 가능한 것.[65] 아직도 X50CrMoV14, VG10 등의 오래 되고 성능이 다소 떨어지는 강재들을 메인으로 사용한다. 상기 강재들이면 양반이고, 420J2나 전통적인 탄소강 시리즈(대표적으로 청지)를 고집하는 사람들도 아직 많다. 저런 성능의 칼들을 수백년동안 써왔기에, 하루이틀 간격으로 칼 갈아주는 게 요식업계의 전통적인 기본 루틴으로 자리잡았기 때문이다.[66] 합병했지만 통합 웹사이트는 없다.[67] 이렇게 속일 목적으로는 3cr13이 가장 많이 사용된다. 2CR13과 함께 중국에서 대량생산되는 강재 중 가장 흔하고 싼 도검용 강재이고, 도검을 만드는 중국 공장들에서도 가장 신물나게 많이 다뤄본 강재이기 때문에 가격적으로나 숙련도로나 선호도가 높다. 대략적인 완성품 도검의 시장가로 생각해보면 3cr13을 M390이라고 뻥치며 비싸게 속여팔시 최소 10배 넘는 폭리를 취하게 된다. 그나마 다행인건 이렇게 가격까지 진짜 M390처럼 속여파는 중국 가품은 거의없고, 그냥 3CR13에 걸맞은 싼 가격으로 팔면서 M390이라고 허풍만 떠는 정도가 대다수라는 것.[68] 2022년 1월 현재 기준 구독자 25.1만 명, 누적 조회수 4380만 회.[69] 자매품으로 Vanax 35와 Vanax 75도 있었지만 단종되고, Vanax 37이 그냥 Vanax로 명명되었다.[70] Vanax 뿐 아니라 동사의 Vancron 40(질소 1.8%), Erasteel/Damasteel의 Nitrobe77(질소 0.9%) 등 고(高)질소 분말강은 대부분 매우 비싸다. 분말강이 아닌 LC200N도 상당히 비싸다.[71] 중간에 오타가 있다. 노란색 부분이 White Paper로 되어 있는데 Yellow Paper여야 한다.[72] 백강을 예로 들면 #1은 탄소 1.3%, #2는 1.1%에 각각 미량의 망간, 규소, , 이 포함되어 있다.[73] 제대로 된 연마를 위한 기본적인 도구를 갖추고 연마 기술을 습득한다면 더 좋은 강재를 쓰지 않을 이유가 없지만, 요리사는 요리를 잘 하는 사람들이지 강재의 특성을 잘 알거나 연마를 잘 하는 직업이 아니다. 따로 관심을 가지고 알아보지 않는 이상 녹이 쉽게 슬고 날이 오래가지 않더라도 당장 간단하고 빠른 연마가 가능한 강재를 선호하게 되며, 무엇보다 고급 주방칼을 주로 생산하는 일본 업계의 내수 사랑 + 굳이 고급 강재로 바꾸지 않으려는 보수적인 성향이 합쳐져서 애초에 더 고급 강재로 만든 나이프 자체가 잘 안 나오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이쪽으로 굳어지는 이유도 있다.[74] 자유 크롬의 비율이 '非스테인리스강 치고는 내부식성이 좋은 편인' 3V나 CruWear와 비슷한 수준이다. 즉 사실상 스테인리스강이라 볼 수 없다.[75] 물론 브랜드와 제품에 따라 일반적인 VG10 제품들보다 훨씬 비싼 제품들도 있다.[76] 추정인 이유는 HRC 측정은 강재의 일부분을 찍어본 뒤 패인 정도를 측정하는 방식인데, 이 강재를 경도계로 찍으면 찍은 부분이 깨져버린다(...). 때문에 다른 방식으로 측정하고 대입해서 추정하는 것만 가능.[77] 기존 세라믹이 밧줄 자르기 테스트 등 실생활에 가까운 테스트에서 상당히 떨어지는 모습을 보인 경우가 많은데, 얇은 엣지가 지나치게 높은 경도를 견디지 못해서 미세하게 깨져나가는 이유가 크다.[78] 실제로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에서 병사 개개인이 스마트폰으로 찍어 SNS 등지에 게시하는 영상들에서는 종이박스를 개봉하거나 무언가를 끊거나 자르는 등 칼이 사용되는 부분에서 결코 일반병사들에게 군납용으로 보급해줄리가 없는 오만가지 브랜드의 나이프들이 등장하곤 한다. 우크라이나나 러시아나 둘다 병사들의 주머니 사정이 좋다고는 할 수 없는 특성상 가성비 좋은 중국 브랜드 물건들이 주로 등장한다.[79] 제품명이 아예 대놓고 그린베레다. 이렇게 생겼다.[80] 실제로 사용하지는 않았다.[81] 폴딩나이프 처럼 작게 만들어서 기본적인 성능을 확보하거나 중심부에 고급강재를 사용하고 표면부분에 주로 사용하기도 한다.[82] 즉 날이 쉬이 무뎌진다. 이 점을 보완하기 위해 날을 두텁게, 날 각도를 크게 하며, 칼등이나 날 일부를 톱날 모양으로 만들어 로프나 질긴 것을 절삭력보다 힘으로 자를 수 있게 만든다. 특히 다이버 나이프의 경우 그걸로 물고기를 사냥하는 게 아니라 그물에 걸리거나 했을 때 자르고 빠져나오는 용도로 휴대하는 목적이 크기 때문에 중요한 부분이다.[83] 무엇보다 산화는 산소를 만나야 발생하기 때문에 완전히 잠겨있을 때는 부식 속도가 매우 느리다. 바닷물이 묻은 채로 공기와 접촉 할 때가 문제.[84] 소금물이 3% 섞인 용액을 분사하고 72시간을 방치했을 때 표면의 극히 일부에 녹기가 살짝 발생하는 정도로, 단순히 잘 닦아주거나 간단한 연마로 쉽게 제거가 가능한 수준.[85] 도루코, 질레트 등에서 생산하는 카트리지 면도기안전면도기, 일회용 면도기용 날을 말한다. 바버샵 등에서 쓰는 일자면도기 같은 건 회사마다 다르다.[86] 인성을 포기하고 극단적인 수준으로 유지력에 몰빵한 Maxmamet이나 Rex 121보다도 낮다.[87] 이 절미(切味)는 국어사전에 올라 있는 말은 아니고, 일본어 '切れ味(기레아지)'에서 온 말로 보인다. 일본에서는 이 단어가 '써는 맛, 칼이 잘 드는 정도'라는 의미로 일상적으로 쓰인다.[88] 강재 뿐 아니라 열처리에 대한 지식도 마찬가지다. 미국이나 유럽의 제작자들은 이미 온도와 시간이 정확히 조절되는 전용 오븐액체질소로 열처리한 뒤 HRC 테스터로 정확한 경도까지 측정하는 반면, 국내의 많은 대장장이들은 여전히 중근대에나 했을 법한 주먹구구식 열처리를 전통이랍시고 내세우고 있다.[89] 가령 이 분야에서 가장 유명한 927Forge는 아예 의뢰인이 원하는 강재를 직접 구입해 맡기는 것도 가능하다. 다양한 슈퍼 스틸을 직접 사용한다. 덕분에 마그나컷제 칼을 국내에서 최초로 제작한 업체 중 하나다. 문제는 1인 업체라 주문이 수년 치 이상 밀려 있다는 것...[90] 도표 하단의 Blue Super가 슈퍼청지다.[91] 참고로 오늘날 기준으로 3Cr13(420J2)과 조성이 비슷했다. 싸구려 장식용 칼 등에 쓰이는 저가 스테인리스강이다.[92] 물론 이건 돈으로 간단히 해결된다. 강한 칼날 소재, 그에 맞는 더 강하고 비싼 연마재. 그런데 아직도 도제식인 조리사 양성 과정, 업장의 연공서열 위계질서에서 후배가 돈으로 때워 더 우월한 도구를 갖는 걸 용납하기는 어렵다. 임금이 적은 후임 입장에서는 구입할 경제력이 안 되기도 하고.[93] 해외에서는 이를 와이어 에지(Wire edge)라 부른다.[94] 보다시피 텅스텐 카바이드는 강옥이나 탄화규소보다도 경도가 높다. 자료에는 나오지 않았지만 바나듐 카바이드는 텅스텐 카바이드와 비슷하거나 미세하게 더 높다.[95] 당장 육류나 생선의 뼈를 치고 단단한 재료를 수없이 썰어 내는 조리사들은 하루에도 수십 번씩 칼날을 다듬으며 사용하면서도 연마에 시간을 투자할 시간 없이 바쁜 것이 정상이다. 발골업자들은 말할 필요도 없다. 특히 레스토랑의 셰프들은 돈이나 설비가 부족한 것도 아닐 텐데, 왜 바쁜 주방에서 고급스러운 연마 기구를 놔두고 막대형 칼갈이로 슥슥 긁고 마는지를 생각해 보자. 그런데도 '제대로 연마하면 스테인리스강이 머리카락으로 포를 뜨는데 요리사들은 모르는 척한다' 운운하며 보수적이라고 폄하하는 것은, 오히려 강재의 성질에만 관심이 있는 칼덕후들이 실제 사용자의 업무 특성을 전혀 고려하지 못한 채로 주장하는 것. 당연히 직업인들이 아닌 칼덕후 커뮤니티에서는 실사용자의 직업 특성따위 알 턱이 없고 칼이 얼마나 예리하고 유지가 잘 되는지만을 고려하기 때문에 대화가 통할 리 없다. 또는 직업인이라고 할지라도, 일단 썰어야 하는 물량 자체가 많은 레스토랑의 주방과, 연마에 시간과 여유를 들이더라도 정교하고 뛰어난 절삭력이 필요한 일식점/횟집/파인 다이닝 주방의 요리사들이 서로의 환경을 고려하지 않은 채로 대화하니 이해하지를 못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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