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無緣根 / extraneous root분수방정식, 무리방정식 등의 방정식을 풀 때는 여러 가지 방법을 통해 다항방정식으로 고쳐 근을 구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나온 해를 원래의 방정식에 대입했을 때, 등식이 성립되지 않는 근. 근에 대한 제약조건이 암묵적으로 내포되어 있는 분수방정식과 무리방정식을 다항방정식으로 고쳤을 때 그 제약조건을 고려하지 않게 됨으로써 범하는 오류이다.
2. 규명
분수방정식은 다음과 같이 주어진다.[math(\dfrac{1}{f(x)}+g(x)=0 )]
이때, [math(g(x))]는 [math(1/h(x))]의 형태인 항을 포함하지 않는다.
이때, 0으로 나누기가 수학적으로 금지되어 있다는 점에서 이 방정식에 암묵적으로 [math(f(x) \neq 0)]이라는 제약이 생긴다. 만약 이 방정식을 풀기 위하여 양변에 [math(f(x))]를 곱하면
[math(1+f(x)g(x)=0)]
과 같은 다항방정식이 되는데, 이때 앞서 존재했던 제약 [math(f(x) \neq 0)]을 지키면서 풀어야 한다. 다시 말해서 다항방정식의 해집합에는 이 제약을 위배하는 근들이 포함될 수 있으나, 그것들을 제외해줘야 하는 것이다. 그렇게 제외된 근이 무연근이다.
또한 무리방정식의 형태는 다음과 같이 주어진다.
[math(\displaystyle \sum_{j} \sqrt{f_{j}(x)}+g(x)= 0 )]
이때, [math(g(x))]는 [math(\sqrt{h(x)})]의 형태인 항을 포함하지 않는다.
이때, 근호 안에는 음수가 들어갈 수 없다는 조건에 따라 이 방정식에는 암묵적으로 모든 [math(j)]에 대하여
[math(\displaystyle f_{j}(x) \geq 0 )]
이어야 한다는 제약이 존재한다. 만약 이 방정식을 풀기 위하여 적절히 이항하고 양변을 제곱함으로써 다항방정식으로 고친다면, 그 다항방정식 자체로는 근이 되지만 처음 무리방정식의 형태에서 비롯되는 제약 [math(f_{j}(x) \geq 0)]이 위배되는 해가 있을 수 있다. 이때는 그 해를 제외해 줘야 하고, 그 제외된 해가 무연근이 되는 것이다.
무연근을 피하는 법은 다음과 같다.
- 방정식을 풀기 전, 방정식의 형태를 고려하여 해의 제약조건을 조사한다.
- 다항방정식으로 고쳐 해를 구했을 경우, 원래의 방정식에 대입하여 등식이 성립하는지 조사한다.
3. 예시
[math(\displaystyle{\frac{3x+3}{x+1}}=x-5)] [math(3x+3=(x-5)(x+1))] [math(3x+3=x^2-4x-5)] [math(x^2-7x-8=0)] [math((x+1)(x-8)=0)] [math(\therefore)] [math(x=-1)] [math(\sf or)] [math(x=8)] |
분명히 [math(x=-1)]과 [math(x=8)]은 방정식 [math((x+1)(x-8)=0)]의 근이지만, 이중에서 [math(x=-1)]은 분수방정식 [math(\displaystyle{\frac{3x+3}{x+1}}=x-5)]의 근이 아니다. [math(x=-1)]이면 분모가 0이 되고 0으로 나누는 것은 금지되어 있기 때문이다.[1]
이번에는 다음 무리방정식의 풀이를 보자.
[math(\sqrt{x+5}=x-1)] [math(x+5=(x-1)^2)] [math(x+5=x^2-2x+1)] [math(x^2-3x-4=0)] [math((x+1)(x-4)=0)] [math(\therefore)] [math(x=-1)] [math(\sf or)] [math(x=4)] |
분명히 [math(x=-1)]과 [math(x=4)]는 방정식 [math((x+1)(x-4)=0)]의 근이지만, 이중에서 [math(x=-1)]은 무리방정식 [math(\sqrt{x+5}=x-1)]의 근이 아니다. [math(x=-1)]이면 [math(x-1)]의 값이 음수가 되는데, 보통 어떤 수나 식의 제곱근의 값은 음수를 취하지 않기 때문이다.[2][3]
한마디로, 무연근이 생기는 이유는 '분모는 0이 될 수 없다', '어떤 수나 식의 제곱근은 0 또는 양수만을 취한다\'라는 약속 때문이다. 사실 [math(\displaystyle{\frac{3x+3}{x+1}}=x-5)]를 [math(3x+3=(x-5)(x+1))]로 고친다거나 [math(\sqrt{x+5}=x-1)]을 [math(x+5=(x-1)^2)]으로 고치는 것은 이러한 약속을 은근슬쩍 무시해 버리는 것이다. 요컨대, 수학의 약속에 따라 본래의 분수방정식 [math(\displaystyle{\frac{3x+3}{x+1}}=x-5)]에는 [math(\boldsymbol{x\neq-1})], 본래의 무리방정식 [math(\sqrt{x+5}=x-1)]에는 [math(\boldsymbol{x\geq1})]라는 제약이 원천적으로 내포되어 있다. 그러나 각각을 정방정식의 꼴로 고친 [math(3x+3=(x-5)(x+1))]이나 [math(x+5=(x-1)^2)]은 그 자체로 [math(x)]의 범위를 정해놓을 근거가 없다. 분수방정식이나 무리방정식을 풀 때는 이 점을 주의하면서, 방정식의 풀이의 처음부터 끝까지 미지수의 범위를 확실하게 준수해야 무연근을 진짜 근으로 오해하지 않을 수 있다. 다만 0으로 나눌 수 없음이 당연한 유리방정식과는 달리, 무리방정식은 해 집합이 무엇인지 명시해놓는 것이 근본적인 해결법이다.
4. 교육과정
4.1. 대한민국
대한민국에서는 2007 개정 교육과정까지 분수방정식, 분수부등식, 무리방정식과 함께 중요하게 다뤘으나(이과 한정. 문과생들은 배울 일이 없었다.), 2009 개정 교육과정에서 전면 삭제되었다. 그러다가 심화 수학Ⅰ에서 부활하긴 했으나 수능에 출제되지도 않을뿐더러 배우는 학생이 적은 과목이라 사실상 이 내용은 사장되었다.그러나 아무리 무연근의 개념이 교과서에 명시되어 있지 않더라도 수능 수학에서는 무연근의 존재를 염두에 두고 분수방정식과 무리방정식을 푸는 것이 도움이 될 때가 많다. 없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유리함수, 무리함수 문제 풀이에서 실질적으로 분수, 무리방정식이 쓰인다. 간단히 생각해서 유리, 무리함수의 [math(y)]값을 주고 [math(x)]값을 구하라고 하면 그게 유리, 무리방정식이다. 그러므로 무연근 개념은 명시만 되어있지 않을 뿐 여전히 교과과정 내 내용이라고 볼 수 있다.
위의 내용을 차치하더라도, 무연근 자체는 현재 수학I에서 배우는 로그방정식에서도 익힐 수 있는 부분이긴 하다. 로그방정식을 풀이할 때 진수 조건을 체크하는게 바로 무연근을 배제하는 과정이다.
5. 기타
- 한자를 그대로 해석하면 인연(緣)이 없는(無) 근(根)이라는 뜻이다. 곧, 원래 풀고자 하는 방정식과는 인연이 없는 근이라는 뜻, 그 방정식의 진짜 근이 아니라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