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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04-13 17:49:56

루이스-모그리지 명제

1. 개요2. 사례3. 관련 문서

1. 개요

Lewis–Mogridge position

영국의 수학자인 데이비드 루이스와 도시공학자인 마틴 J.H. 모그리지가 제안한 이론. 더 많은 도로가 건설되면 그만큼 교통량이 증가한다는 명제로, 일반적으로 교통 관련 논문에서는 유도된 수요라고 언급된다. 비교적 최근인 1990년에 공식화되었다. 이쪽 분야에 관심이 없더라도 일상생활 속에서 쉽게 겪을 수 있는 일이다.

유사 이론으로 세의 법칙[1], 브라에스 역설, 브래드 패러독스 이론 등이 있다.

2. 사례

1. A와 B를 잇는 고속도로 1이 있다고 가정하자. 고속도로 1의 용량은 시간당 1만 대인데, 실제로는 1만 8천 대 가량이 이용하여 정체가 지속되고 있었다.
2. 이를 보다 못한 정부 또는 지방자치단체에서 비슷한 지점을 연결하는 고속도로 2를 건설한다. 이 고속도로의 용량은 시간당 1만 2천 대다.
3. 처음에는 고속도로 1은 시간당 9천 대, 고속도로 2도 9천 대 정도의 수요를 보이면서 정체가 풀려났다. 두 도로의 총 수요는 1만 8천 대다.
4. 정체가 풀리면서 승용차 이용이 다른 교통수단보다 유리해졌기 때문에, 도로 개설 이전에 다른 교통수단을 이용하던 사람들이 승용차를 이용하게 된다.
5. 고속도로 1은 시간당 1만 2천 대, 고속도로 2는 시간당 1만 5천 대가 이용하게 된다. 전체 자동차 숫자가 늘었음에 주목하라. 결국 새로 뚫은 고속도로마저 막힌다.

특히 수도권, 부산·울산권 등의 대도시권에서 이런 사례를 쉽게 볼 수 있다. 아무리 도로를 많이 깔아도 교통정체가 해소되지 않는 이유. 확장해봤자 똑같다. 그러므로 해결책은 도로를 늘리는 것이 아니라 대중교통을 확대해 교통체증을 분산시키는 것이다.

2.1. 도로

루이스-모그리지 명제는 도로교통에 대한 내용이다. 논문도 도로교통만을 가지고 실험한 결과로 구정되어 있으며, 루이스-모그리지 명제의 핵심은 도로는 계속 건설해봐야 최종적으로 혼잡해지므로 다른 교통수단으로 분산해라라는 뜻이다. 이 결과로 교통수요관리 정책이 생겨났다. 교통수요관리 정책에 따라 도시철도, 광역철도망을 지속적으로 확충하고 있다.

도로와 다른 교통수단 사이의 큰 차이는 자동차는 타는 사람의 숫자만큼 늘어나므로 도로 사용량은 이용자 숫자와 거의 완벽하게 정비례한다는 것이다.[2] 그리고 이 부분이 핵심인데, 도로에는 이미 차가 너무 막히므로 현재 해당 도로를 이용하지는 않지만, 새 도로가 뚫리면 당장 차를 끌고 나올 예비 수요라는 것이 존재하며, 이것이 새 도로가 깔리자마자 그 용량을 채워 버릴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도로 확장이나 개통은 통행시간을 줄이는 데는 도움을 주지 못할 수 있다.

수요가 이미 한정되어 있는 경우에는 이 명제가 적용되지 않는다. 특정 지역의 인구는 1만 명인데, 해당 지역의 모든 도로의 용량이 1만 대 이상 수용 가능하다면 원칙적으론 정체가 발생할 수 없다. 시골의 뻥뚫린 신작로를 상상하면 쉽다.[3] 주말 오후의 대치동 학원가 골목길도 그 예시가 될 수 있는데, 아무리 교통정체가 심하더라도 고정적으로 차량으로 학생을 데리러 다니는 학부모들이 정체의 주 원인이 되기 때문에 도로가 확장되어도 더이상 늘어날 차량이 없다.

수요에 비해 극단적으로 도로가 적은 경우에도 예외적으로 적용되지 않을 수 있다. 고속도로가 두 개로 늘었을 때는 수요가 추가되었음에도 각 도로당 2~3천 대 정도로 용량 초과 수준이 줄어들었음을 알 수 있다. 꽉 막혀서 아예 움직이지 않는 수준에서 가다서다 하는 수준으로 도로 증설로 인한 통행 시간 단축 효과를 보긴 보는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몇몇 예외를 제외하면 도로 확장이나 개통이 의미가 없는 것이냐는 질문을 할 수도 있는데 그건 아니다. 통행시간에 이득이 없는 것은 맞지만, 해당 지역의 교통량 자체가 증가하기 때문에 이득을 본다. 오히려 해당 도로의 잠재된 예비 수요가 너무 적어서 경제적 효과가 미미하다고 판단될 때 도로를 개선하거나 개통해주지 않는 경우가 더 많다.[4]

후술하듯 철도에서도 혼잡 문제의 형태로 철도 인프라를 추가하는 만큼 (긍정적인 방향의) 수요 창출이 일어난다. 이 경우 경쟁력이 낮은 이동수단이 도태되는 방식으로 수요 대 공급 부족 문제가 유지되기 때문에, 2010년대 들어서는 아예 신규 주거지역을 업무지구 가까이 유치해서 이동 거리를 줄여버리거나, 주거지구와 업무지구가 섞인 형태의 신도시 건설, 아니면 수도에 집중된 업무지구를 위성도시로 흩어놓거나 아예 화끈하게 업무지구의 기능 중 일부만 떼어서 비수도권 지방도시로 던져버려서 어떻게든 출퇴근 경로가 한 경로로 집중되는 걸 막는 방식으로 해결하려는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다.

대한민국 수도권 지역은 지식산업센터의 대량 건설로 주거지와 공업지, 상업지를 한 지역에 건설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문제는 2022년 이후 지식산업센터 대량 건설로 인한 대규모 공실사태상가 대량 건설로 인한 대규모 공실사태가 맞물려서 터지고 있다는 점이다.

2.1.1. 탄력적 출퇴근제(flex time)

탄력적 출퇴근제의 의의 중 하나는 러시 아워에 집중된 교통 정체를 방지하기 위함도 있었다. 그러나 로스앤젤레스처럼 극도의 교통 정체를 보이는 도시에서 이를 적용해본 실증적 결과로는, flex time의 도입 → 도로 용량의 여유 발생 → 오예 그럼 나도 차끌고 나와야지(...) 라는 결과가 되어 루이스-모그리지 명제를 만족하는 결과가 관측되었다. 탄력적 출퇴근제는 소프트웨어적으로, 시계열적으로 새로운 도로를 건설한 것과 같은 효과를 낸 것이다. 덕분에 이젠 로스앤젤레스에서는 오후 3시부터 차가 막힌다.

반대로 주간고속도로 제405호선(캘리포니아)가 2011년에 3일동안 차단했음에도 평소보다 막히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였다.

2.2. 철도에서의 유도된 수요

루이스-모그리지 명제 자체는 도로의 수요 예측에 적용되는 명제이므로 철도 교통의 수요에 대해 설명하는데 사용하는 것은 잘못된 인용이다.

하지만 유도된 수요의 개념이 철도에 적용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사실 공급이 늘어나 여유가 생긴 교통수단으로 전환이 이루어지는 현상은 도로 이외에도 대부분의 교통수단, 더 나아가 대부분의 업종에 적용할 수 있다. 철도교통에 있어서는 집에서 멀다, 또는 승강장이 너무 혼잡하다는 등의 이유로 철도를 타지 않기로 선택한 예비 수요가 철도교통의 개선으로 인해 유도된 수요로 전환될 수 있다.

2.2.1. 대한민국


파일:평택시 교통 트래픽.jpg
왼쪽에서부터 서해안고속도로, 익산평택고속도로(공사 중), 서해선(건설 중), 평택파주고속도로(평택~화성) 직통 43번 국도, 경부고속선, 수서평택고속선, 경부선, 경부고속도로

2.2.2. 일본

특히 도쿄도 일대의 철도 노선들은 이미 백년 전부터 가축수송으로 유명했던지라 통근 5방면 작전으로 기존노선의 철로용량을 증설하는 등의 시도를 했는데, 그래도 해결책이 보이지 않아서 영단이나 도쿄도 교통국 같은 공기업[24] 외에도 여러 사철 운영 업체들이 협력해서 바이패스 노선까지 만들었다. 근데, 더 웃긴건 이 짓 까지 해도 완전히 해결되지 않아서 신규 노선 대책을 계속 제시하고 있긴 하나, 도쿄 시내의 땅값이 어마무시하게 올라버리고 지하에도 각종 지장물이 들어차 있는지라 쉽사리 실천에 옮기지는 못하고 있다...[25]

2.3. 이외

3. 관련 문서



[1] 공급이 수요를 창출한다는 경제학 용어이다.[2] 철도의 선로 사용량은 편성 수에만 영향을 받지, 각 열차가 공기수송을 하는지 가축수송을 하는지와는 무관하다는 점과 대조적이다.[3] 실제로는 다른 지역에서 넘어오는 차량이나 다른 지역에서 해당 지역을 통과하는 차량 등등으로 인해 계산이 복잡하긴 하다.[4] 예비타당성조사라고 한다.[5] 3기 지하철 계획이 수립되던 1990년대 초 당시에는 1기 노선들의 혼잡도가 하나같이 300% 내외 였기에 바이패스용으로 신설 노선을 건설하는 것이 타당성이 충분하다고 여겼다.[6] 1990년대에 2기 지하철 노선이 없을 적의 1기 노선들은 혼잡도가 평시(NH)에도 200%후반대, 심하면 350%까지 치솟았다. 참고로 100% 후반대만 돼도 승하차로 인한 지연이 발생하며, 그렇게 입방아에 오르내리는 9호선의 경우 4량이던 시절에도 끽해야 250%가 되지 않았던 것을 감안하면 어마무시한 수치이다.[7] 2호선의 수요분산과 더불어 2호선이 지나가지 못했던 여의도와 고속터미널 까지 일자로 꽂아주는 노선이니...[8] 한반도 최초의 철도 노선이다.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이 필요한지?[9] 상기 주석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엄청 널널해진 거 맞다.[10] 2019년 현재 계양역~김포공항역의 혼잡도가 무려 206%(!)로 그동안 1위였던 9호선 급행까지 제칠 정도로 미어터지고 있다. 더군다나 2복선에 10량 열차를 가지고 빗자루질 하는 경인선과 달리, 달랑 두 가닥 선로에 6~8량 짜리 열차로 8~12분 간격으로 굴리는 7호선과 공항철도라면 당연히 체감 혼잡도가 높을 수 밖에 없다.[11] 구로기지를 광명시 일대로 이전하고 여객영업도 할 계획이 있다.[12] 경부본선의 경우 서울~천안~대전 구간이 한 때는 흑자 까지 냈을 정도로 수요가 어마어마하지만, 이마저도 실제 수요는 수도권~동남권 수요에 비하면 낮다.[13] 원래 고속도로와 고속철도의 주된 목적은 소요시간 단축이지만 그 뒤에는 수송력 증강의 목적도 깔려있었는데, 1960년대 산업화 및 인구 급증으로 인해 열차 운행편수가 크게 늘어 대수송 기간에 증차도 할 수 없는 지경이었기 때문. 경부고속도로 개통 직후 철도의 위상이 떨어졌다는 이야기가 나오긴 했으나 이도 오래가지 못했고, 그렇게 부족한 선로용량에 무리하게 빗자루질을 하다가 1981년 대형 참사를 부르기 까지 했다. 결국은 뭐라도 더 지어서 수요 분산을 해야할 만큼 상황이 심각하게 치달았던 것으로 볼 수 있다.[14] 비슷한 사례로는 경인선 급행열차가 있는데, 실제로는 소요시간 단축보단 중~장거리 수요와 단거리 수요의 분산을 노린 것이라고 한다. 애초에 2복선화 자체가 수송용량 확장이었으니...[15] 중부고속도로중부내륙고속도로대구부산고속도로논산천안고속도로, 서산영덕고속도로용인서울고속도로상주영천고속도로, 세종포천고속도로수서평택고속선, 수색-광명 고속철도, 평택-오송 고속철도, 중앙선&동해선 복선전철화 사업, 중부~남부내륙선 등등...[16] 중앙선의 경우 일제때부터 경부선의 물류를 우회시킬 노선의 형식으로 만들어서 실제로 서울과 부산을 이어주는 가까운 도로인 영남대로의 우로(우측 방향)를 따라 부설되었고 현재는 복선 전철화에 KTX-이음이 다니고 있다. 그 외에 대구선 복선전철화 사업도 동대구~경주 구간이 경부고속선과 중복투자라는 지적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경부고속선의 바이패스 기능을 위해서인지 타당성 조사를 통과해서 완공되었고, GTX-C선은 당초계획과 다르게 기존 전철과 공용구간이 생기긴 했으나 열차가 180km/h급이기에 경부선 일반여객 열차 수요도 어느 정도 가져올 수 있다.[17] 도로와 철도를 합쳐보면 확실히 알 수 있다. 대략 흐름은 전후 복구로 수요가 늘어나네? → 선로를 2배로! → 경상도 지역의 중화학공업 발전으로 인해 화물 물동량이 폭증? → 도로를 짓자! → 그리고 열린 마이카 시대(...) → 고속도로도 꽉 찼으니 다시 철도! > 도시화로 인한 여객과 관광수요 폭증! 정도... 마지막 문제의 해결은 항공업계까지 등판한 건 덤이다.[18] 당초 수도권 1호선의 건설 목적 중 하나가 서울 도심 교통 혼잡 완화와 더불어 경부선 서울 근교 구간의 단거리 일반열차(특히 통일호, 비둘기호) 수요를 분담하기 위한 목적도 있었다.[19] 사실, 중앙선도 다 때려 넣었다가 일부 구간에서 용량 대폭발 중이다(...) 중앙선 청량리역↔상봉의 선로 사용률은 97~98%. 경부선 또한 한 때는 두 가닥의 선로에 일반열차와 전동열차를 같이 집어넣었다가 예상외로 급증한 수요에 대응하기가 벅차서 결국은 철로를 복복선으로 확장하기에 이르렀다. 또한 부산 2호선도 1990년도에는 사상 이북으로 경부선과의 직결운행을 검토했지만 철도청이 반대하여 별개의 노선으로 지어졌는데, 이미 수도권에서 그 난리통을 겪었던 철도청의 입장에서라면 곱게 협의해줄 이유가 더더욱 없었을 것이다.[20] 현실적으로 남부내륙선 연선 자체 수요만 바라보고 예타 면제를 받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경부선(김천역)에서 분기해 진주로 이어지는 노선인데, 현재 경부선~경전선 진주행 열차 수요가 만만치 않고, 포화상태인 대구를 거치지 않고 거의 일직선으로 찍어주기에 이 노선 또한 수요가 보장이 된 셈이다. 또한, 김천역에서는 중부내륙선을 통해 수서역으로 갈 수 있고, 남측 종점인 진주역은 경전선에 접속하여 부산으로 향할 수 있는 구조이기 때문에 굳이 경부선을 통하지 않더라도 서울-부산간 수송이 가능해진다.[21] 수출입 물류는 아예 부산항이 거의 대부분 책임지고 있고, 출입국 역시 부산(김해국제공항, 부산항국제여객터미널)을 통해서 하는 비율이 무시 못할 정도이다.[22] 가덕도 공항을 지으려는 이유도 허브 앤 스포크 방식에서 포인트 투 포인트 방식으로의 항공업계 페러다임의 변화와 더불어 화물, 승객 불문 동남권-인천공항 루트의 일부인 경부선 수요의 분산 의 목적도 겸하기 위해 국토부의 조직적인 반대를 뚫고 특별법까지 만들었을 정도로 항공길까지 개척하려는 경향이 강하다.[23] 사실 이 당시 계획한 9~12호선의 기존 노선 중복은 다분히 의도된 것이었다.[24] 영단도 서류상으로는 민영화가 되긴 했으나, 아직도 사실상 공영기업에 가깝다.[25] 지금 당장 실행에 옮기고 있는 노선들도 대부분 도쿄도심을 통과하는 간선 노선이 아니라 타 노선과의 연결선로 정도다.[26] 특히 요코하마역에서 시나가와역 까지 가는 방법이 통근전철만 해도 무려 4가지의 선택지가 존재한다[27] 이 집은 도리어 전 차량 10량화 계획 까지 세웠다...[28] 도에이 신주쿠선 승강장 남쪽 지하 4층에 평행하게 지을 계획이었고, 오에도선 역사도 이를 대비한 형태로 건설되었다.[29] 따로 분리되어 있음에도 츄오 쾌속선과 케이요선은 수도권 최악의 혼잡노선에 들어가는데, 이 두 개가 하나의 노선이 된다면 수요분산은 고사하고 무간지옥이 될 가능성만 높아진다. 특히 지하 도쿄역(현 케이요선 승강장)은 헬게이트 확정...[30] 심지어 바이패스 역할을 한다는 세 노선도 죄다 흑자다. 오사카 메트로 요금이 저렴한 편인데도 불구하고....[31] 일평균 43만명인데, 이것은 타 노선을 모두 제외하고 미도스지선 하나만 계산한 수치이다. 덧붙이자면 한국 최대 승하차량을 자랑하는 강남역도 이 역의 절반 수준 전후이며 서울 지하철 8호선, 인천 도시철도 1호선, 대구 도시철도 1호선 각각의 전체 일평균 이용객도 겨우(?) 40만 이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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